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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6구에 있는 불로뉴 숲. 조용한 숲속으로 들어가니 파리에서 보기 힘든 열대 식물들이 우거져 있었다. 300㎡가 넘는 공간엔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 마레섬에서 온 나무와 풀이 빽빽이 심어져 있었다. 나무 사이로 촉촉한 흙이 깔린 이국적인 산책길이 이어졌다.이곳의 정식 명칭은 ‘샤넬 정원’.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션 명품 브랜드 샤넬이 만든 정원이다. 마레섬을 옮겨 놓은 듯한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백화점 명품관에 있을 법한 샤넬의 대형 브랜드 로고가 나타났다. 특이한 건 브랜드 로고가 목재로 만들어졌다는 점. 이곳이 샤넬 정원임을 강조하는 조형물 같았다.》로고 앞에는 인플루언서 등 젊은 방문객들이 다양한 포즈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정원의 특징은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검정 유니폼을 입은 가이드들이 방문객들을 밀착 안내하고 있는 점이었다. 이들은 대형 백화점 매장에서보다도 더 정성스럽게 방문객들을 일일이 이끌고 정원을 돌아다니며 설명하느라 바빴다.● 특별한 경험으로 소비 유도샤넬이 마레섬을 재현한 이유는 샤넬 향수의 원료가 이곳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샤넬 정원 중앙엔 샌들우드라고 불리는 ‘백단향(白檀香)’ 목재가 주인공처럼 전시돼 있었다. 인도, 호주 등에서 주로 자라는 백단향은 상쾌하고 달콤한 향기를 자랑한다. 샤넬 향수에 녹아 있는 오일이 이 목재에서 나온다. 정원에 세워진 건물 내부엔 백단향 목재와, 목재를 갈아 만든 가루, 가루에서 추출된 오일이 전시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각각 향을 맡아 보며 향수의 기원을 알게 됐다. 병에 담긴 향수는 마레섬의 귀한 백단향 목재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몸소 배우는 것. 소피 베르제 샤넬 홍보 담당 이사는 “정원에선 아름다운 향수 뒤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며 “향수를 사용한다는 건 병 안에 담긴 것 이상을 체험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성인 입장료가 15유로(약 2만4000원)인 이 정원은 서비스도 특별했다. 방문객들을 네다섯 명 단위로 안내하는 가이드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가이드들은 방문객들을 데리고 정원 곳곳을 다니며 향수의 원료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관리되는지 자세히 설명했다.이들은 샤넬이 향수의 원료를 얼마나 공들여 관리하는지를 강조했다. 백단향 목재 견본에는 각기 다른 일련번호가 새겨진 철판이 박혀 있었다. 각 목재의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기 위한 표지다. 가이드들은 향수 생산을 위해 나무 한 그루를 베면 나무 30그루를 새로 심는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샤넬이 환경 보호를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리려는 취지로 보였다.백단향 원산지인 인도에선 2000년대 산림이 과도하게 파괴되며 백단향 수출이 중단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샤넬은 백단향 수입 대체지로 뉴칼레도니아를 주목했다. 한 가이드는 기자에게 “우리는 지속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뉴칼레도니아에서 백단향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샤넬은 환경을 보호하면서 자사의 대표 향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백단향을 더욱 애지중지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모습을 직접 지켜본 ‘샤넬 팬’들은 제품에 대한 호감을 더욱 키우고 있었다. 가이드와 정원 투어를 마친 프랑스인 아녜스 마슬로 씨는 “향수에 더 자연스럽고 귀한 원료가 쓰인다는 점을 알게 되니 향수가 비싸게 팔리는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며 웃었다.● 패션 본업 벗어나 카페, 서점 개장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패션이란 본업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샤넬 못지않은 명성을 누리고 있는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은 파리 중심부 센강 가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선 루이비통의 로고를 새겨 넣은 각종 케이크와 초콜릿 등 디저트가 판매된다. 또 루이비통 로고가 박힌 그릇은 물론이고, 소형 조명, 인형 등 각종 기념품도 팔리고 있다.22일 찾은 파리 루이비통 카페에선 젊은 여성 관광객들이 독특한 로고로 장식된 디저트들이 전시된 진열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카페 옆에는 루이비통 제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어 다양한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다.루이비통 카페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는 마치 루이비통 가방처럼 갈색 초콜릿 파우더로 로고가 표현된 초콜릿 케이크. 네다섯 입이면 사라질 크기였지만 가격은 20유로(약 3만 원)에 달했다.명품 브랜드가 운영하는 카페답게 디저트도 명품을 표방한다. 카페 측은 홈페이지에서 “이런 작은 즐거움 속엔 (로고를 표현하는) 전문적인 수공예 기술이 필요하다”며 “(셰프) 프레데리크는 신선한 원재료를 고른다. 특히 바닐라와 커피 원두는 최고급 원료로 직접 선택하고 달걀은 노르망디에 있는 자신의 가족 농장에서 조달한다”고 설명했다.패션 명품 기업인 생로랑은 올해 2월 파리에서 이색적으로 스시 전문점을 열어 화제가 됐다. 패션의 정체성을 미식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취지다. 이 식당 곳곳엔 생로랑의 고급스러움을 살리려는 흔적이 보인다. 짙은 원목, 왁스 처리된 콘크리트 재질, 은은한 랜턴 조명이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생로랑은 이 레스토랑의 개장을 피에르 앙주 카를로티 감독이 연출한 단편 영화를 통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생로랑은 지난해 초엔 파리 도심에 책방을 열기도 했다. 이 책방은 영국, 프랑스 등 세계적인 예술 잡지와 음반 등을 판매하는 종합예술 공간이다. 비교적 저렴한 볼펜이나 에코백에 생로랑의 로고를 새겨 팔고 있다. 명품 가방이나 의류 가격이 부담스러워 구매하지 못하는 젊은층이 쉽게 명품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매출 정체로 고전하고 있는 명품 기업들… ‘새로운 시장 개척’에 공들여럭셔리 브랜드가 색다른 실험에 나서는 데는 최근 두드러진 매출 부진이 큰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주춤하면서 매출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전략 컨설팅업체 맥킨지와 패션 컨설팅업체 BoF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명품 시장의 성장률은 2024∼2027년 연평균 1∼3%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럭셔리 산업의 위기는 경기 침체라는 외부적 요인 외에 제품 개발보다 가격 인상에만 초점을 둔 내부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은 “최근 명품 업계의 성장은 주로 판매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으로 주도됐다”며 “혁신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명품의 전반적 매력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이에 따라 명품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맥킨지와 BoF의 보고서는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시계와 의류에서 웰빙과 여행 경험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훌 말릭 BoF 최고성장책임자(CGO)는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명품 업계는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구조적으로 변했고 노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제 럭셔리 브랜드는 럭셔리의 초석인 매력, 창의성, 독점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특히 명품 업계는 소비자의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면서 미래 고객 확보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존 고객들은 더욱 나이를 먹고 있는 반면에 젊은 고객은 부족하단 얘기다. 이 때문에 명품 기업들은 젊은 고객의 주목을 끌 다양한 체험 행사를 열고 정원, 카페, 서점 등 젊은층과의 접점을 찾으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한국 아이돌 블랙핑크의 제니가 샤넬, 리사가 루이비통, 로제가 생로랑, 지수가 디올 등 각각 명품 브랜드 홍보를 맡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돌 멤버들을 전면에 내세워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취지다.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심각한 양극화에서 나라를 치유해야 할 것” (워싱턴포스트(WP))“한국 대선 후보들은 젊은 유권자들을 실망시켰다. 이들은 ‘먹을 게 하나도 없는 잔치 같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NYT))3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언론들은 한국 대선을 보도하며 차기 대통령이 안으로 극렬한 사회 분열과 경기침체, 밖으로 미국 관세전쟁과 북한 핵위협 대응 등 풀어야 과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차기 대통령 최대 과제는 트럼프”이날 WP는 신임 한국 대통령의 최대 과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WP는 “미국 관세는 차기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들에 대한 불안정한 접근 방식과 한국을 ‘머니머신(현금인출기)’로 여기는 인식에도 맞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이번 대선이 18년 만에 여성이 출마하지 않은 대선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NYT는 대선에 대한 한국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실망을 조명했다. NYT는 “대선 후보들은 청년실업, 연금 개혁, 여성 차별 등 젊은이들이 원하는 핵심 문제들을 다루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대선에 대해 “미중경쟁이 심화하며 일본과 한국까지 4개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갖춘 나라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새 대통령이 관세, 방위비 재협상, 대북 관계는 물론 주요 대기업의 경쟁력 저하, 인구 위기 등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인 일부는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가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여기지만 분열은 새 대통령이 4일 임기를 시작하며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1980년대 독재 정권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 위기를 극복하려는 목표가 있었지만 급박한 선거 운동은 사회의 지속적인 분열과 젊은층의 실망감을 낳았다”고 보도했다.● 中, 차기 정부 ‘한중관계’ 개선 의지 주목일본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3일 아사히신문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을 거쳐 실시되는 이례적 선거”라며 여론조사 추이와 보수진영의 단일화 실패 등을 상세히 전했다. 아사히는 “후보자들은 모두 경제정책에 주안점을 뒀다”며 “다만 선거전에서 서로에 대한 비난과 반박이 이어져 깊이 있는 정책 논쟁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했다.NHK는 사전 투표율이 34.74%로 역대 2번째로 높았다는 점을 짚으며 한국인들이 이번 선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승패를 가를 요인으로 “비상계엄을 선언한 윤 전 정권의 평가와, 정체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대응책”을 꼽았다.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부정선거 방지가 이번 대선의 또 다른 쟁점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는 이번 선거의 개표 과정에 외국 국적자의 참여를 배제하는 등 이례적 조치를 취하며 선거 불신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중국 매체들은 윤 전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를 두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한국 내 반중 정서가 높아진 만큼 차기 정부의 한중관계 개선 의지에 주목했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은 서울 영등포구 투표소 앞에서 생중계를 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3일 양극화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전하며 “한국 경제가 위축되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차기 정부는)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경색된 외교를 회복해 양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오늘 ‘정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소프라노 조수미(63·사진)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미크’에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코망되르는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받기 힘든데 (내가 받다니) 놀랍다”며 눈물을 흘렸다. 코망되르를 받은 한국인은 2002년 연극연출가 김정옥, 2011년 지휘자 정명훈에 이어 그가 세 번째다. 1957년 제정된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프랑스 문화의 위상을 높인 인물이 받는다. 코망되르, 오피시에, 슈발리에 등 세 등위로 나뉜다. 이날 시상자로 나선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장관은 “1980년대만 해도 동양인이 서양 오페라 세계에 진출하는 건 전례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며 “당신은 장벽을 깨고, 편견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축하했다. 조수미는 “1986년 유럽에서 처음 데뷔하며 여러 무대에 섰는데 프랑스 오페라에선 내가 (동양인으로는) 거의 처음이었다. 프랑스가 많은 기회를 줬다”고 했다. 그는 국제 무대 데뷔 40주년,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활발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오늘 ‘정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소프라노 조수미(63·사진)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믹’에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받고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코망되르는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받기 힘든데 (내가 받다니) 놀랍다. 한국인의 문화와 예술을 인정받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코망되르를 받은 한국인은 2011년 지휘자 정명훈에 이어 그가 두번째다.1957년 제정된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창작 활동을 펼치거나 프랑스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인물이 받는다. 코망되르, 오피시에, 슈발리에 등 세 등위로 나뉜다. 이날 시상자는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장관. 펠르랭 전 장관은 “1980년대만 해도 동양인이 서양 오페라 세계에 진출하는 건 전례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며 “당신은 장벽을 깨고, 편견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축하했다. 조수미는 수훈식 전 기자 간담회에서 “1986년 유럽에서 처음 데뷔하며 여러 무대에 섰는데 프랑스 오페라에선 내가 (동양인으로서는) 거의 처음이었다. 프랑스가 많은 기회를 줬다”고 했다. 이어 “어떤 언어를 쓰든 어떤 종교를 갖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이라면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성악 후배들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고성(古城) ‘라페르테앵보’성에서 시작한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내년에도 개최할 뜻을 밝혔다. 다음달 19~25일에는 한국에서 이 대회의 지난해 수상자들과 공연하기로 했다. 조수미는 “나는 ‘콩쿠르 키드’”라며 “이탈리아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 콩쿠르에서 1등을 해서 받은 상금으로 2, 3년을 살았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의 자신과 마찬가지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유학생에게는 콩쿠르가 꼭 필요할 것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건 콩쿠르를 계속할 뜻을 비쳤다. 그는 국제 무대 데뷔 40주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3일부터 25일까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최대 규모인 총 1000명씩의 포로 교환을 완료했다. 그럼에도 두 나라는 이 기간 중 상대방을 향해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다. 특히 각각 상대방 수도인 우크라이나 키이우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습도 실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러시아가 밤사이(24일 밤∼25일 새벽)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30여 개 도시와 마을에 공격용 드론 약 300기와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약 70기를 발사했다”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러시아의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24일에도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8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쳤다고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공격이 있을 때마다 (휴전 협상을 거부하고) 전쟁을 질질 끌고 있는 것은 러시아임을 전 세계가 확신하게 된다”며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많이 제안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에 드론 공습을 가했다. 23일 러시아 국방부는 남서부 벨고로드 지역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의 공습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며칠간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를 겨냥해 총 800대에 가까운 드론을 날렸다. 두 나라는 23일 390명, 24일 307명, 25일 303명 등 총 1000명 씩의 포로를 교환했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공습 수위는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여 휴전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공습을 계속하는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는 러시아 은행 20여 곳을 국제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북유럽의 덴마크 의회가 2040년까지 은퇴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찬성 81표, 반대 21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971년에 태어난 사람부터는 70세에 은퇴해야 정상적으로 퇴직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덴마크는 유럽에서 은퇴 연령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덴마크 의회는 전날 이 같은 은퇴자 연령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덴마크는 2006년부터 공식 은퇴 연령을 기대 수명에 연동해 5년마다 개정하고 있다. 현재 정년은 67세이지만 2030년 68세, 2035년 69세, 2040년 70세로 높일 예정이다. 덴마크 정부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지고, 일찍 퇴직 연금이 지급되면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은퇴 연령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덴마크 사회에서는 은퇴 연령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특히 육체노동자들은 고령에 근무하는 게 무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최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정년 연장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예스페르 에트루프 라스무센 덴마크 노동조합연합 의장은 정년 연장에 대해 “완전히 불공평하다”며 “은퇴 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사람들이 존엄한 노년 생활을 누릴 권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 국가들의 은퇴 연령은 제각각이다. 스웨덴은 63세이다. 영국은 66세이지만 은퇴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67세이나 2026년 기대 수명에 연동해 역시 올라갈 수 있다. 프랑스에선 2023년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리는 법안이 진통 끝에 통과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요즘 영국은 세계 외교가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 동맹국에까지 대대적인 관세 공격을 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8일 미국과 무역합의를 이룬 첫 국가가 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영국산 자동차의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0%로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의 관세율은 한국산 등 다른 수입차에 비해 15%포인트 낮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설득하는 데 안간힘을 쓰는 국가들은 영국의 비결에 주목하고 있다.美통상 ‘전담 마크맨’, 중재 역할 영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어 협상이 쉬운 편이긴 했다. 미국이 양보해도 무역에서 큰 손해가 없기 때문에 영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해도 콧대 높은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이 마음을 돌리도록 물밑에서 움직인 건 ‘숨은 전략가’들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전담 ‘마크맨’으로 알려진 인도계 바룬 찬드라 총리 고문이 대표적이다. 그는 스타머 총리가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는 내내 뒤에 앉아 있었다. 찬드라 고문의 경쟁력은 전문 통상관료의 협상 기술이 아니었다. 결국 협상은 관료들이 했고, 그는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스타머 내각의 제안에 망설인 트럼프 행정부의 ‘키 맨’들에게 확신을 줬다는 얘기다. 그의 중재 능력은 다년간의 네트워킹에서 쌓은 신뢰에서 비롯됐다. 2008년 세계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하기 전까지 미국의 간판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에 다녔던 찬드라 고문은 정계와 재계를 오가며 풍부한 인맥을 다졌다. 러트닉 장관 역시 월가 출신이니 유대나 정서가 남달랐을 법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집권) 노동당 내각에서 찬드라 고문의 기업 인맥을 따라올 자는 없다”고 평가했다. 일반 관료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영업력’도 발휘됐다. 그의 전직 동료는 가디언에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사를 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찬드라가 그의 자녀들이 다닐 만한 현지 명문 학교 목록을 갖고 나타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트럼프 2기, 다른 접근법 필요 찬드라 고문의 존재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접근법이 기존과 확실히 달라야 함을 보여준다. 기존 외교와 통상 질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협상하는 트럼프 행정부엔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적 신뢰나 호감이 무기가 된다는 의미다. 어쩌면 한 관료의 개인기에 많은 게 달려 있을 수 있다. 찬드라 고문이 영국의 통상 협상팀에 ‘새롭고 젊은 피’를 수혈했다면 피터 맨덜슨 주미국 영국대사는 노련한 ‘장인의 기공’을 뽐냈다. 토니 블레어 내각 때부터 갈고닦은 유창한 언변이 큰 무기다. 맨덜슨 대사는 미국 기업인들을 꾸준히 만나 영국이 할 수 있는 일을 물었다. 또 호화로운 관저도 최대한 활용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위한 파티도 세 차례나 열었다. 한국은 수출 의존적인 경제구조와 북한의 위협 탓에 그 어느 국가보다도 대미 외교가 중요하다. 그런 한국에 ‘찬드라’나 ‘맨덜슨’은 얼마나 있을까. 외교의 큰 장이 섰던 2023년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지켜본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전을 떠올리면 걱정이 크다. 당시 전략도 인력도 부족해 ‘모든 사람이 모든 일을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다음 달 출범할 새 정부는 미국과 진행될 통상협상, 나아가 정부 운영에서 정부 안팎의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길 기대한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3일부터 25일까지 총 1000명씩의 포로 교환을 완료했다. 그럼에도 두 나라는 이 기간 중 상대방을 향해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다. 특히 각각 상대방 수도인 우크라이나 키이우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습도 실시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러시아가 밤사이(24일 밤~25일 새벽)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30여개 도시와 마을에 공격용 드론 약 300기와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약 70기를 발사했다”고 X를 통해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러시아의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또 24일에도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8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쳤다고 공개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공격이 있을 때마다 (휴전 협상을 거부하고) 전쟁을 질질 끌고 있는 것은 러시아임을 전 세계가 확신하게 된다”며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많이 제안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밝혔다.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에 드론 공습을 가했다. 23일 러시아 국방부는 남서부 벨고로드 지역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의 공습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며칠간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를 겨냥해 총 800대에 가까운 드론을 날렸다.두 나라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인 1000명(23일 390명, 24일 307명, 25일 303명) 포로를 각각 교환했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공습 수위는 전쟁 발발 후 최고 수준으로 높여 휴전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공습을 계속하는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는 러시아 은행 20여 곳을 국제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북유럽의 덴마크 의회가 2040년까지 은퇴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찬성 81표, 반대 21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971년에 태어난 사람부터는 70세에 은퇴해야 정상적으로 퇴직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덴마크는 유럽에서 은퇴 연령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전망이다.23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덴마크 의회는 전날 이 같은 은퇴자 연령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덴마크는 2006년부터 공식 은퇴 연령을 기대 수명에 연동해 5년마다 개정하고 있다. 현재 정년은 67세이지만 2030년 68세, 2035년 69세, 2040년 70세로 높일 예정이다. 덴마크 정부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지고, 일찍 퇴직 연금이 지급되면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은퇴 연령을 올리고 있다.하지만 덴마크 사회에서는 은퇴 연령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특히 육체노동자들은 고령에 근무하는 게 무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최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정년 연장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예스페르 에트루프 라스무센 덴마크 노동조합연합 의장은 정년 연장에 “완전히 불공평하다”며 “은퇴 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사람들이 존엄한 노년 생활을 누릴 권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현재 유럽 국가들의 은퇴 연령은 제각각이다. 스웨덴은 63세이다. 영국은 66세이지만 은퇴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67세이나 2026년 기대 수명에 연동해 역시 올라갈 수 있다. 프랑스에선 2023년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리는 법안이 진통 끝에 통과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스라엘이 미국의 반대에도 이란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하려 한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공습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은 물론 주변국이 가세한 범세계적 전쟁을 촉발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정치매체 액시오스는 21일 두 명의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결렬되면 신속히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루 전 CNN 또한 미국 정부의 첩보를 토대로 이스라엘군이 이란 공습을 위해 무기를 이동시키고 훈련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은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오만의 중재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5번째 협상으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불허하겠다’는 미국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는 이란 간 입장 차이가 커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근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도 핵협상 타결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한편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1일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한 각국 외교관에게 경고 사격을 가했다가 사과했다. 이스라엘군은 유럽연합(EU),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중국, 일본 등에서 온 외교관들이 승인된 경로를 벗어나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해 경고성 의미로 사격했다며 “불편을 끼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은 이번 사태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또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 가자지구 공습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도자인 무함마드 신와르를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지휘한 야흐야 신와르의 동생이다. 야흐야 또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은 오는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제주, 바다와 함께 살다’ 특별전을 개막했다. 한국의 대표 관광지인 제주와 해녀의 매력을 알려 국내 관광을 유도하고 한국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취지다. 특별전에선 제주 출신 덴마크 영상 아티스트 제인 진 카이젠의 ‘할망’,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정상기 사진작가가 담아낸 제주 자연의 사진과 영상이 선보인다. 영상 아티스트 장 쥘리앵 푸스가 제주 해녀와 피레네산맥 치즈 농가 여성의 삶을 비교한 작품도 소개된다.강만보·서재철 작가가 1960∼1970년대 촬영한 해녀들의 물질 과정, 귀가 장면 등도 흑백 사진으로 전시된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제주 4·3사건 기록물과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방문객들을 맞이한다.이날 개막식을 찾은 프랑스 인플루언서 로라 프리우 씨는 “최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제주와 해녀에 관심을 갖게 돼 방문했다”고 말했다.다양한 즐길 거리도 마련된다. 제주 민요, 노동요, 민속춤 등 각종 공연이 22일, 재즈와 전통음악 등을 다루는 밴드 ‘신노이’의 공연이 27일 열린다.문화원은 제주만의 특별한 문화와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잘 표현할 계획이다. 이일열 문화원장은 “한국의 보석 같은 섬 제주도의 자연과 해녀 같은 제주 고유의 문화를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20일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같은 EPL팀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충돌하며 난투극을 벌였다. 두 팀은 다음 날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맞붙는다. 토트넘의 주장은 손흥민(33)이다. 현지 매체 ‘엘디아리오바스코’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 20분경 산세바스티안 도심에서 맨유와 토트넘 팬들이 충돌했다. 이들은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 와중에 일부 팬들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흥분한 일부 팬들은 길가의 테라스 식당에서 가져온 컵, 쓰레기통 등 각종 물건들을 던지기도 했다.곧 경찰이 대거 출동했고, 상황을 통제하면서 분위기가 진정됐다. 충돌로 인한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구급차도 급파됐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결승전이 열리는 빌바오의 산마메스 경기장은 약 5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스페인 당국은 이번 경기를 보기 위해 영국에서 이보다 훨씬 많은 8만 명이 입국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스페인 도시의 영국 식민지화”라고 표현할 정도로 산세바스티안, 빌바오 일대에 영국 축구 팬들이 넘쳐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한국과 프랑스 정부가 내년 ‘조불수호통상조약’ 140주년을 앞두고 문화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파리 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고 아비뇽 페스티벌에서도 한국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유인촌 장관과 라시다 다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2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문화부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문화 분야 협력에 관한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ion)’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체결한 문화협력의향서는 문화유산과 문화·예술 활동, 문화산업 등에서 구체적인 협력 범위와 분야를 명시했다. 1965년에 체결한 한불 문화기술협력 협정을 60년 만에 개정해 협력 분야를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양국은 내년 6월 4일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도 함께 준비한다. 수교 기념일 특별행사와 파리도서전 한국 주빈국 행사, 아비뇽 페스티벌 한국 포커스 행사 등이 열릴 예정이다. 프랑스 주요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문화기관과 함께 투르, 낭트, 몽펠리에, 툴루즈 등 프랑스 주요 문화거점도시에서 한국문화축제도 마련된다.유 장관은 “최근 K팝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등 한국 대중문화예술이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협력할 분야가 많다”며 “문화협력의향서 체결을 계기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풍성한 문화교류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20일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같은 EPL팀 토트넘 훗스퍼(토트넘) 팬들이 충돌하며 난투극을 벌였다. 두 팀은 다음날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맞붙는다. 토트넘의 주장은 손흥민(33)이다.현지 매체 ‘엘디아리오바스코’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 20분경 산세바스티안 도심에서 맨유와 토트넘 팬들이 충돌했다. 이들은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 와중에 일부 팬들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흥분한 일부 팬들은 길가의 테라스 식당에서 가져온 컵, 쓰레기통 등 각종 물건들을 던지기도 했다. 곧 경찰이 대거 출동했고, 상황을 통제하면서 분위기가 진정됐다. 구급차도 충돌로 인한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급파됐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21일 결승전이 열리는 빌바오의 산마메스 경기장은 약 5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다만 스페인 당국은 이번 경기를 보기 위해 영국에서 이보다 훨씬 많은 8만 명이 입국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스페인 도시의 영국 식민지화”라고 표현할 정도로 산세바스티안, 빌바오 일대에 영국 축구팬들이 넘쳐난다.현재 토트넘과 맨유는 모두 성적이 좋지 않다. 20일 기준 맨유는 EPL 1부 리그 20개 팀 중 16위, 토트넘은 17위다. EPL 역대 전적에선 맨유가 39승 14무 13패로 토트넘에 크게 앞서 있다. 다만 이번 시즌 EPL과 EFL컵 세 차례 경기에선 토트넘이 모두 이겼다. 두 팀에겐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고 이른바 ‘권위있는 대회의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시간 동안 통화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통화 직후 성명에서 협상 시기에 대한 언급 없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위기(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시 협상’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두 정상이 ‘알맹이 없는 통화’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간 자신이 직접 중재에 나서야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 협상이 가능하다고 큰소리친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이 있지 않으면 그냥 물러날 것”이라며 중재를 포기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시간 끌기에 나선 러시아를 향해 유럽이 추가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 “근본 원인 제거돼야 협의”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2시간(러시아 발표는 2시간 5분)에 걸친 통화가 매우 잘됐다고 믿는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더 중요한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매체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통화 뒤 “매우 유익하고 매우 솔직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정의 윤곽을 그리는 각서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적절한 합의에 도달하면 휴전할 수 있다”며 협상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또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두 정상 간 통화 뒤 성명에서 “러시아의 입장은 명백하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동안 러시아가 전쟁의 원인으로 지목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이 무산돼야 한다는 얘기다. 또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등 러시아 점령지의 영토 편입도 인정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곳은 우리 땅이고 우리는 우리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블룸버그 “트럼프, 푸틴에 승리 안겨줘”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 중재를 포기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다시 평화협정이 이뤄질 거 같지 않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오 14세) 교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참여한다고 해서 미국이 더 적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바티칸에서 (평화 협상을) 하는 게 대단할 것”이라며 교황이 중재하는 협상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CNN방송은 “트럼프는 통화 직후 이미 분쟁에서 물러난 사람처럼 보였다”며 “마치 다른 누군가가 협상 중재를 이끌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의 진전 가능성이 있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현행 배럴당 60달러에서 50달러로 낮춰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여기에 동참하지 않기로 한 것.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철수하며 푸틴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서 발을 빼려는 건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려하는 건 결실 없는 외교가 ‘조 바이든의 전쟁’을 ‘도널드 트럼프의 실패’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시간 동안 전화 통화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통화 직후 성명에서 협상 시기에 대한 언급 없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위기(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시 협상’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두 정상이 ‘알맹이 없는 통화’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그간 자신이 직접 중재에 나서야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 협상이 가능하다고 큰소리 친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이 있지 않으면 그냥 물러날 것”이라며 중재를 포기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시간 끌기에 나선 러시아를 향해 유럽이 추가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 “근본 원인 제거돼야 협의”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2시간(러시아 발표는 2시간 5분)에 걸친 통화가 매우 잘됐다고 믿는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더 중요한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매체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통화 뒤 “매우 유익하고 매우 솔직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정의 윤곽을 그리는 각서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적절한 합의에 도달하면 휴전할 수 있다”며 협상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다.또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두 정상 간 통화 뒤 성명에서 “러시아의 입장은 명백하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동안 러시아가 전쟁의 원인으로 지목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이 무산돼야 한다는 얘기다. 또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등 러시아 점령지의 영토 편입도 인정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곳은 우리 땅이고 우리는 우리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 블룸버그 “트럼프, 푸틴에 승리 안겨줘”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 중재를 포기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다시 평화협정이 이뤄질 거 같지 않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오 14세) 교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참여한다고 해서 미국이 더 적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바티칸에서 (평화 협상을) 하는 게 대단할 것”이라며 교황이 중재하는 협상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CNN방송은 “트럼프는 통화 직후 이미 분쟁에서 물러난 사람처럼 보였다”며 “마치 다른 누군가가 협상 중재를 이끌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진단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의 진전 가능성이 있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현행 배럴당 60달러에서 50달러로 낮춰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여기에 동참하지 않기로 한 것.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철수하며 푸틴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서 발을 빼려는 건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려하는 건 결실 없는 외교가 ‘조 바이든의 전쟁’을 ‘도널드 트럼프의 실패’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통화 뒤 성명을 통해 협상 시기에 대한 언급 없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위기(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 개최 등 구체적인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2시간(러시아 발표는 2시간 5분)에 걸친 통화가 매우 잘 됐다고 믿는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더 중요한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것을 위한 조건들은 두 나라 사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그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은 다른 누구도 알지 못할, 협상의 구체적 사항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 재앙적인 ‘대학살’이 끝나면 미국과 대규모 무역을 하고 싶어 하며 나도 동의한다”라고 밝힌 뒤 “러시아에는 막대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 그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정상회담을 압박하면서 미국과의 무역 거래를 ‘당근’으로 제시한 셈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는 국가 재건 과정에서 무역의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도 협상에 성공할 경우 경제적 혜택을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이 대표하는 바티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개최에 매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고 소개한 뒤 “(협상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바티칸 평화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 이와 관련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을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회담 장소로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미국과 여러 유럽 지도자가 (레오 14세 교황의) 제안에 대해 화상 회의를 통해 논의했다”며 “교황이 바티칸에서 회담을 주최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고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 대해 “매우 유익하고 매우 솔직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정의 윤곽을 그리는 각서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다양한 입장을 정의한 미래 평화 조약 각서에 협력할 준비가 됐다”며 “예를 들어 해결 원칙, 평화 협정 체결 시기 등 적절한 합의가 이뤄지면 일정 기간 휴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적절한 합의에 도달하면 휴전할 수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회담했다는 것은 우리가 대체로 옳은 길을 가고 있다고 믿게 해줄 이유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다만 러시아 측이 기존처럼 전쟁의 근본 원인이 해결돼야 휴전할 수 있다고 버티고 있어 실제 협상이 속도를 내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두 정상의 통화 뒤 성명에서 “러시아의 입장은 명백하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이 꼽은 전쟁의 원인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 및 비무장화 △점령지 편입을 통한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 보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등이 포함된다.우샤코프 보좌관은 또 이날 전화 통화에서 미러간 수감자 교환 문제도 논의됐다면서 각국에 수감된 시민을 9명씩 교환하는 방안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동부시간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9일 오후 11시)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18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푸틴 대통령 또한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러시아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대(對)러시아 제재 가능성을 거론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국 정상은 휴전 협상에 협조적이지 않은 러시아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중재를 중단할까 우려해 18일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그를 설득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러, 드론 공격 vs 美, 제재 카드 만지작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현지 시간 18일 오전 8시 기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최소 273대의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후 2년 3개월 만의 최대 규모 공격이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만 최소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BBC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서방을 위협하기 위해 중서부 스베르들롭스크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핀란드 국경 일대에서 군사기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19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이틀 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강도가 높아졌고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사 또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러시아에 불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루비오 장관은 18일 CBS 인터뷰에서 “(두 정상의 통화) 결과가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다면 아마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스투브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시간 끌기 전략’에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공개했다. 특히 미국 집권 공화당 중진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추진 중인 러시아 제재 법안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제기했다. 러시아산 원유, 천연가스, 우라늄 등을 구매한 국가들이 미국에 자국 제품을 수출할 때 ‘500% 관세’를 매긴다는 법안이다. 그레이엄 의원 측은 이 법안이 러시아에 ‘뼈가 으스러질 만큼의 고통(bone-crushing)’을 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밴스-카니와 잇따라 회동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 바티칸에서 진행된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를 계기로 올 2월 말 공개 설전을 벌였던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의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관저에서 약 40분간 회동했다. 두 사람은 올 2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 당시 목소리를 높여 언쟁을 벌였지만 이날 러시아 제재 가능성, 휴전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루 전 역시 로마에서 올 3월 집권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도 처음 회동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두 사람은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원유를 수출하기 위해 비밀리에 운영하는 선박)’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2016년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했던 영국은 19일 EU와의 관계 재설정을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양측은 새 협정을 통해 식품 검역과 영국 국민의 EU 국가 출입국 간소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영국이 1500억 유로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에 동참하는 등 방위 및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과 무역 관련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하겠다며 ‘중재 외교’를 재개할 의지를 드러냈다.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움직일 카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월요일(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11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통화의 주제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5000명 이상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을 죽이는 ‘대학살’을 끝내는 일과 무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그런 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여러 회원국과도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가 이뤄지면 올 1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두 정상 간의 3번째 통화가 된다. 두 정상은 2월 12일 첫 통화를 가졌고, 3월 18일 두 번째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30일간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을 협의했다. 이번 통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의 16일 이스탄불 회담이 진척을 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회담이 열리기 전에도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접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무역을 논의한다고 예고한 만큼 에너지 등 대러 경제 제재를 완화하거나 강화할 카드를 거론하며 휴전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통화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인 휴전과 폭력 행위의 종식을 요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한편 18일 즉위 미사를 치른 새 교황 레오 14세도 전쟁 중재에 적극적 모습을 보여 바티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상이 열릴지 주목된다. 레오 14세 교황은 16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직접 회담이 큰 성과 없이 종료되자 바티칸을 양측의 휴전 협상 장소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의 최고 외교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레오 14세 교황은 양측의 직접 만남을 위해 교황청과 바티칸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 역시 바티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편하게 올 수 있는 장소라면서 즉위 미사에서 대화가 촉진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평화가 다스리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교회가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18일 오전(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공식 거행됐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세계 각국 주요 인사를 포함해 약 25만 명이 모여든 가운데, 교황은 “지금은 사랑을 위한 때”라며 세계 평화와 분쟁 종식을 촉구했다.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공식 미사에 앞서 교황 전용 의전 차량인 ‘포프모빌’을 타고 광장에 나타났다. 광장에 모인 인파는 “비바 일 파파(Viva il Papa·교황 만세)”를 외쳤으며, 교황은 미소를 지은 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로이터통신은 “교황이 포프모빌을 두 번 멈춰 세운 뒤 아기 3명에게 축복을 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레오 14세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 도착한 뒤 중앙 제대 아래의 성 베드로 무덤에 경배를 올리며 미사를 시작했다. 추기경들을 따라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야외 제단에 올라 ‘팔리움’을 착용했다. 팔리움은 어깨에 걸치는 흰색 양털 띠로, 붉은 십자 문양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다섯 상처를 뜻한다. 이어 교황의 사도적 임무를 상징하는 ‘어부의 반지’도 착용했다. 예수가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레오 14세는 결연한 표정으로 의식을 치르고 두 손 모아 기도한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그리스도인이 인류의 화합을 위한 누룩이 되는 교회를 세우자”며 “불화와 증오, 폭력, 편견 등으로 인한 두려움, 지구 자원을 착취하고 가장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는 경제 논리가 만든 상처를 우리는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애도를 표하며 “아무런 공로 없이 선출됐지만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형제로서 여러분에게 다가가겠다”고 했다. 교황은 또 “모두 함께 걸어야 한다. 작은 울타리 안에 갇혀 있지 말고, 세상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지도 말자”며 “모든 민족의 사회·종교적 문화 가치를 존중하며 서로 사랑하자”고 당부했다. 미사 마지막 삼종 기도에서도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희생자들, 가난한 사람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즉위 미사에는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인 에드워드 왕자 등이 참석했다. 레오 14세의 주요 사목지였던 페루에선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왔다. 미사 직전 밴스 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끄는 교황 즉위 경축 사절단이 미사에 참석했다.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 신부도 참석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