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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기고 싶어 하는 게 나와 아버지의 공통점이다.” 경기 용인시 흥국생명 연습 체육관에서 최근 만난 윌로우 존슨(26)은 한눈에 보기에도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레전드 투수’ 랜디 존슨(61)이 그의 아버지다. 아버지는 2009년 은퇴하기 전까지 MLB 역사상 키(208cm)가 가장 큰 선수였다. 윌로우는 키 191cm이고 아버지와 같은 왼손잡이다. 한국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에 입단한 윌로우는 등번호 51번을 달고 뛴다. 아버지가 선수 시절 달았던 번호다. 랜디 존슨이 뛰었던 MLB 애리조나 구단은 이 번호를 영구 결번으로 남겼다. 윌로우는 “프로 선수가 되고 보니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를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MLB에서 22년간 뛰면서 통산 303승(166패) 평균자책점 3.29의 기록을 남긴 레전드다. 윌로우는 존슨의 네 자녀 중 셋째 딸이다. 어려서부터 배구 말고도 농구, 소프트볼, 수영, 체조, 축구 등 여러 운동을 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팀 정신’을 늘 강조했다. 윌로우는 미국 오리건대 재학 시절부터 ‘랜디 존슨의 딸’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대학 배구 스타로 언론에도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한국 프로배구 V리그에 입성하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윌로우는 대학 졸업반이던 2020년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했다가 튀르키예 리그 닐뤼페르에 입단하면서 신청을 철회했다. 튀르키예에서 향수병에 시달리던 윌로우는 미국에 단기 프로 리그가 생기자 고향으로 돌아갔다. 미국에서 뛰면서 2022년과 지난해에도 KOVO 트라이아웃(선수 공개 평가)에 참가했는데 그를 지명한 팀이 없었다. 당시 윌로우는 큰 키에 비해 공격 타점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행에 실패한 윌로우는 이번 달에 개막하는 미국 리그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때 흥국생명의 러브콜을 받았다. 흥국생명은 부진에 빠진 외국인 선수 옐레나(27)를 대신할 선수를 찾고 있었다. 윌로우는 “전에도 세 번이나 도전했던 만큼 이번엔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내가 V리그에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윌로우는 V리그 데뷔 후 첫 두 경기에서 36득점에 공격 성공률 45.2%를 기록하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 오퍼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득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팀 동료 김연경(36·아웃사이드 히터)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기엔 충분하다. 윌로우는 공을 끊어 때리는 스타일이어서 스파이크 구질이 까다로운 편이다. 공격 루트도 다양하고 점프할 때 완급 조절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격이 밝고 쾌활해 팀 동료들과도 금세 친해졌다. 김연경은 윌로우를 두고 “팀에 아주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다. 우리 팀에 꼭 필요했던 캐릭터”라고 했다. 윌로우는 “분홍색을 좋아한다. 작년엔 분홍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기도 했다. 흥국생명의 분홍색 유니폼을 입게 된 게 운명처럼 느껴진다”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또 좋은 선수이자 동료로 매일매일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 2위 흥국생명은 윌로우가 합류한 이후 첫 두 경기에서 내리 3-0 완승을 거두고 선두 현대건설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존슨도 네 자녀 중 유일한 프로 선수인 셋째 딸의 도전을 응원했다. 윌로우는 “아버지가 ‘시간은 짧다. 모든 순간을 즐기고 받아들이라’고 조언해 주셨다”며 “한국에 온 뒤 (한국도로공사와) 첫 경기를 하는데 아버지의 유니폼을 들고 온 팬이 관중석에 있었다. 한국에도 아버지 팬이 많아 놀랐다. 아버지를 사랑하던 팬들이 앞으로 나와 흥국생명을 응원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랜디 존슨도 딸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 방문을 계획 중이다.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지애가 4일 끝난 호주여자프로골프(WPGA)투어 빅오픈에서 준우승을 했다. 그런데 이틀 뒤인 6일 발표된 세계여자골프랭킹(WWGR)에선 일주일 전보다 한 계단 더 떨어진 16위였다. 대회에 출전하지도 않은 양희영은 16위에서 15위로 한 계단 더 올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랭킹을 매기는 방식 때문이다. WWGR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등 세계 주요 12개 투어에서 거둔 최근 2년간 성적을 반영해 순위를 정한다. 각 대회 성적에 따라 얻은 랭킹 포인트를 합산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누적 포인트를 출전 대회 수로 나눠 순위를 정한다. 대회마다 걸려 있는 랭킹 포인트도 다르다. 우승자의 경우 대회 수준에 따라 적게는 2점부터 많게는 100점까지 얻는다. 신지애가 준우승을 한 빅오픈은 우승자에게 랭킹 포인트 5점을 주는 대회다. 준우승을 하면 3점을 얻는다. 빅오픈 참가자 중 세계랭킹 톱10에 드는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지난달 29일 끝난 LPGA투어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우승자가 챙긴 랭킹 포인트는 빅오픈의 10배인 50점이다.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엔 세계랭킹 1위 릴리아 부(미국)를 포함해 톱10 이내 선수 5명이 출전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12월 출전한 W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공동 3위를 했는데도 랭킹 포인트 5.95점을 쌓았다. 신지애는 빅오픈 준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3점을 얻었지만 최근 2년간 출전 대회 수 또한 54개에서 55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랭킹 포인트는 지난주 3.96점에서 이번 주 3.88점으로 떨어졌다. 빅오픈에 출전하지 않은 양희영은 대회 수가 41개에서 40개로 줄면서 포인트가 3.92점에서 3.98점으로 올랐다. 최근 2년간 대회 성적을 반영하는 WWGR은 13주씩 구간을 나눠 오래전 대회일수록 포인트 반영 비율이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다. 같은 수준의 대회라면 1년 6개월 전 우승보다는 한 달 전 우승 포인트가 더 많이 반영된다는 의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 욘 람(30·스페인·사진)이 LIV골프 데뷔 무대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람은 5일 멕시코 플라야델카르멘 엘카말레온 골프코스(파 71)에서 열린 LIV골프 마야코바 1차 대회에서 3라운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3타를 기록해 개인전에서 공동 3위를 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01타로 우승한 호아킨 니만(칠레)에게 두 타가 뒤졌다. 13∼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하며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17, 18번홀 연속 보기로 개인전 우승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람은 티럴 해턴(잉글랜드), 키런 빈센트(짐바브웨), 케일럽 수랏(미국)과 ‘레기온 13’ 팀으로 나선 단체전에선 최종 합계 24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최종전인 팀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크러셔 팀을 네 타 차로 따돌렸다. 람은 이번 대회 들어 개인전(125만 달러)과 단체전(75만 달러) 상금을 합쳐 총 200만 달러(약 27억 원)를 챙겼다. 람은 경기 뒤 “다른 대회 같았으면 마무리가 좋지 않아 화가 났겠지만 (단체전 우승으로) 축하할 일이 있어서 매우 좋다. 이런 게 바로 내가 LIV골프로 이적한 이유”라고 소감을 남겼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포함해 4승을 거둔 람은 최대 6억 달러(약 7989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LIV골프로 이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만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의 4차 연장 승부 끝에 버디를 따내면서 개인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니만은 개인전 첫 우승(400만 달러)에 단체전 3위(12만5000달러)까지 더해 총 412만5000달러(약 55억 원)의 상금을 손에 쥐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출전한 윈덤 클라크(사진)는 쥐구멍 덕을 크게 봤다. 3라운드 16번홀에서 친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빠졌는데 땅 쥐가 파놓은 것으로 보이는 구멍에 놓여 있었던 것. 이럴 경우 골프 규칙에 따라 벌타 없이 공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위기를 넘긴 클라크는 해당 홀을 파로 마쳤고, 이날 12언더파 60타로 코스레코드를 새로 썼다. 5일 악천후로 대회가 3라운드로 축소되면서 1타 차 우승까지 차지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지애(36·사진)가 올해 첫 출전 대회인 호주여자프로골프(WPGA)투어 빅오픈에서 준우승했다. 1타 차로 대회 2연패를 놓쳤다. 신지애는 4일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헤즈의 서틴스비치 골프링크스 비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1언더파 278타를 기록했다. 이날 6타를 줄인 말레이시아의 애슐리 라우(12언더파 277타)에 1타 뒤져 준우승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는 1, 2라운드 중 하루를 크리크 코스(파73)에서 치렀다. 신지애는 전날 3라운드 16번홀(파4)에서 153m 거리 샷 이글에 성공하는 등 4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날 전반 들어 선두권에서 물러났던 신지애는 11번(파5), 15번(파4)홀에서 버디를 따내며 다시 공동 선두까지 올랐으나 남은 16∼18번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앞선 조에서 플레이하던 라우가 18번홀(파5) 버디에 성공한 반면 신지애의 버디 퍼트는 홀컵을 돌아 나왔다. 대회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했던 신지애는 “스스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라’고 말한 게 큰 부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1988년 출범한 이 대회는 1992년 대회 이후 중단된 뒤 2012년 재개됐다.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15위인 신지애는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랭킹 포인트를 쌓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대회 문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을 주 무대로 삼고 있는 신지애는 이번 달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3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퍼힐스 세리박 챔피언십에 나선다. 출전 정지 징계가 풀린 뒤 첫 실전에 나선 윤이나(21)는 최종 합계 2언더파 287타로 공동 11위를 했다.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 경기 도중 오구 플레이로 대한골프협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윤이나는 이후 1년 6개월로 감면된 징계를 마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빙속 여제’ 김민선(25·의정부시청)이 두 시즌 연속 랭킹 1위를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김민선은 4일 캐나다 퀘벡의 상트르 데 글라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최종 6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1차 레이스를 37초69에 마쳤다. 이번 대회 1위 기록이자 2022년 이곳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 때 자신이 남겼던 38초14를 0.45초 앞당긴 ‘트랙 레코드’였다. 월드컵 500m 경기에서 7회 연속 메달이자 시즌 세 번째 금메달을 따낸 김민선은 랭킹 포인트 60점을 추가하면서 총점 460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금 3개, 은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김민선보다 여자 500m 랭킹 포인트가 높은 선수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때 이 종목 금메달을 딴 에린 잭슨(미국·474점) 한 명뿐이다. 김민선이 5일 열리는 6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우승하고 잭슨이 입상하지 못하면 역전이 가능하다. 김민선은 지난 시즌 총점 354점을 기록하며 한국 선수로는 2012∼2013시즌 ‘빙속 여제’ 이상화 이후 10년 만에 이 종목 랭킹 1위를 차지했었다. 김민선은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다시 딸 수 있게 돼 뿌듯하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선수권은 16일부터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다. 이어 열린 남자 매스스타트 디비전A에선 정재원(23)이 7분56초11의 기록으로 사사키 쇼무(일본·7분56초06)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올 시즌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한 정재원은 랭킹 2위로 시즌을 마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저에게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일본 무대에서 활동 중인 골퍼 신지애(36)가 지난달 12일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에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결장 탄원서’라고 제목을 단 편지에는 지난해 자신이 우승한 대회이자 올 시즌 JLPGA투어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에 출전하지 않는 것을 양해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리를 비우게 된 것에 대한 미안함을 대회 주최 측에 전한 것이다. 신지애의 이런 결정은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다. 신지애는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 대신 같은 기간(2월 29일∼3월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해선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JLPGA투어보다는 LPGA투어 대회에 더 많은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다. 신지애는 “선수로서 가능성을 찾고 싶다.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쥐고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편지에 담았다. JLPGA투어 개막 대회 후원사인 다이킨공업의 이노우에 노리유키 회장은 편지 내용을 전해 듣고 “나였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내년 대회에 출전해 달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미일 투어 등 프로 통산 64승을 기록 중인 신지애는 미국 무대에서 주로 뛰던 2010, 2011년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당시 골프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었다. 현재 여자 골프 세계 15위인 신지애가 파리 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선 6월 24일까지 한 계단도 밀려선 안 된다. 올림픽 여자 골프에는 국가당 2명이 출전할 수 있는데 세계 15위 이내 선수는 최대 4명까지 나갈 수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고진영이 6위, 김효주 8위, 양희영이 16위다. 주로 일본 투어에서 뛰는 신지애의 경우 랭킹 포인트를 쌓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1일 개막한 호주여자프로골프(WPGA)투어 빅오픈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 신지애는 이번 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3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LPGA투어 퍼힐스 세리박 챔피언십에 나설 계획이다. 빅오픈은 신지애가 지난해 우승한 대회다. 상반기 열리는 LPGA투어 메이저 대회 출전도 고려 중이다. 지난해 세계 68위로 시즌을 시작했던 신지애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공동 준우승, AIG여자오픈 3위 등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축구 FC서울의 ‘원클럽맨’ 고요한(36·사진)이 선수 유니폼을 벗는다. FC서울 구단은 2일 “고요한이 입단 후 20년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그라운드를 떠난다”며 “프랜차이즈 선수 고요한의 등번호 13번은 영구결번으로 남긴다”고 알렸다. FC서울의 첫 영구결번이다. 2004년 FC서울에 입단한 고요한은 2006년 K리그에 데뷔했고 지난해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2018∼2020년 세 시즌 동안엔 팀 주장을 맡았다. 미드필더인 고요한은 K리그 366경기를 포함해 FC서울에서 공식전 446경기를 뛰면서 40골 39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3회, 대한축구협회(FA)컵 1회, 리그컵 2회 등 모두 6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고요한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은퇴를 여러 번 생각해 봤지만 막상 은퇴하려니 고민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고요한은 FC서울의 18세 이하 유스팀인 오산고 코치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이어간다. FC서울은 2024시즌 중에 고요한의 은퇴식과 영구결번 행사를 열기로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 참가한 네덜란드 선수 에인절 달레만(17·사진)에게 ‘빙상 오타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모든 세부 종목에 출전한 그를 미국프로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 쇼헤이에 빗댄 것. 오전엔 스피드스케이팅, 오후엔 쇼트트랙 경기를 뛴 그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여자 500m, 1500m, 매스스타트 3관왕에 혼성계주 동메달까지 4개의 메달을 땄다. 달레만의 다음 무대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토너먼트 라운드 첫 판인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25일 말레이시아(130위)와의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을 졸전 끝에 3-3으로 비기면서 1승 2무(승점 5)가 돼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E조에선 바레인(2승 1패·승점 6)이 1위를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대진에 따라 F조 1위를 차지한 사우디와 31일 오전 1시 8강 진출을 다툰다.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2승 1무(승점 7)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 4골을 넣고 1골을 내줬다. FIFA 랭킹 56위 사우디는 아시안컵에서 통산 3차례 우승했다. 최다(4회) 우승국 일본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사우디는 이번 대회 엔트리 26명 모두가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다. 사우디 주장이자 미드필더인 살렘 알 다우사리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 매체가 뽑은 ‘주목해야 할 선수 톱10’에서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중앙수비수 김민재에 이어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사우디의 역대 전적은 5승 8무 5패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은 ‘수비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6골을 허용한 한국은 16강 진출국 중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다 실점 팀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1승 2패·승점 3)는 D조 3위로 16강에 올라 B조 1위 호주(2승 1무·승점 7)와 8강 진출을 다툰다. 6실점은 한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역대 최다 실점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경기력 때문에 대표팀 일부 선수가 팬들에게 심한 비난을 받게 되자 캡틴으로서 방어에 나섰다.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 후 “선수를 흔들지 말고 보호해주면 좋겠다. 선수들한테는 가족과 동료가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수비라인이 흔들리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축구가 말레이시아에 3골을 내준 건 1980년 이후 44년 만이다. 세계 최고 레벨의 센터백으로 평가받는 김민재가 버티고 있지만 커버플레이 같은 약속된 움직임에선 허점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사진)은 말레이시아와의 3-3 무승부 경기를 두고 “총평을 하자면 아주 익사이팅한 경기였다. 후반 막판에 말레이시아의 골을 포함해 모두 6골이 나왔다”고 말해 한국 축구 팬들의 화를 돋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후 5경기(3무 2패)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해 축구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아시안컵이 우리의 시험대다. (아시안컵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그때 비난하고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했었다. 부상으로 조별리그 1,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황희찬과 김진수가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 후반에 교체로 투입돼 경기를 뛴 건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레프트백인 김진수는 그동안 불안 요소로 지적돼 온 측면 수비와 역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 수비수인 김진수는 오버래핑이 뛰어나고 크로스가 정확해 날개 공격수 못지않은 공격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선수다. 일본과 함께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부진하자 스포츠 통계 전문 회사 ‘옵타’는 한국의 우승 확률을 낮췄다. 16강 진출국이 모두 가려진 뒤 옵타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우승 확률에서 한국은 11%로 전체 5위를 했다. 대회 개막 전 한국의 우승 확률은 14.3%로 일본(24.6%)에 이어 2위였다.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일본(2승 1패·승점 6)은 우승 확률이 18.2%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1위였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도 16강에 올랐다. 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마추어 선수로는 33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닉 던랩(21·미국·사진)이 프로로 전향한다. 던랩은 26일 자신이 2학년에 재학 중인 미국 앨라배마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GA투어 회원 자격을 받고 (다음 달 2일부터 열리는) AT&T 페블피치 프로암 대회에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추어 골프 최강자로 평가받던 던랩은 22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으로 1991년 필 미컬슨(54) 이후 명맥이 끊겼던 아마추어 선수의 PGA 투어 우승 기록을 남겼다. 아마추어 선수는 PGA투어에서 우승해도 상금은 받을 수 없는 대신 프로 전향 의사를 밝히면 2년간 투어 출전 자격을 얻는다. 프로 전향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던랩은 이날 눈물을 흘리며 “내 평생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던랩이 프로로 전향하면서 4대 메이저대회 중 디오픈 챔피언십은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던랩은 지난해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디오픈에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마추어 신분을 잃었기 때문에 이 자격으로는 디오픈에 출전할 수 없어 세계랭킹 50위 이내 등 다른 출전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나머지 3개 메이저대회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자 자격 등으로 출전할 수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일단 하나 성공해서 기분 좋은데 아직 두 개 더 남았으니까 많이 응원해 주세요.” ‘보드 타는 흥민이’ 이채운(18·수리고)은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서 첫 단추를 금빛으로 채운 뒤 이렇게 말했다. 손흥민(토트넘)을 닮아 이런 별명이 붙은 스노보드 국가대표 이채운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슬로프스타일, 하프파이프, 빅에어 등 3개 세부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25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백사이드 1620’(4바퀴 반) 점프를 성공시켜 96점을 받으며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채운다’라는 순우리말에서 따온 이름을 쓰는 이채운이 28일 빅에어, 다음 달 1일 하프파이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면 이번이 제4회 대회인 겨울청소년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스노보드 3관왕에 오르는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스노보드는 크게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알파인 부문과 ‘연기’로 승부를 가리는 프리스타일 부문으로 나뉜다. 그리고 프리스타일에는 △키커를 사용한 점프와 레일, 테이블, 박스, 웨이브 등 다양한 기물을 사용해 연기하는 슬로프스타일 △하나의 큰 점프대에서 한 번의 고난도 기술로 승부를 보는 빅에어 △반원형의 경사진 파이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연속으로 점프하는 하프파이프 등 3개 세부종목이 있다. 슬로프스타일과 빅에어는 병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도약과 착지가 더 어려운 하프파이프까지 잘하는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몇 없다. 이채운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하프파이프 부문에서 우승하는 등 하프파이프가 주 종목인 선수다. 이채운은 전 세계 하프파이프 선수 가운데 8명만 받을 수 있는 ‘X게임’ 초대장을 올 시즌 개인 처음으로 받았지만 더 많은 안방 팬들에게 프리스타일 스노보드를 알리기 위해 X게임 출전을 포기하고 이번 대회 전 종목 출전을 결정했다. 20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채운은 22일 오전 9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횡성으로 이동해 당일 낮 12시 반경부터 시작된 대회 슬로프스타일 공식 훈련에 나서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이채운은 “사실 지금도 시차 적응이 안 돼서 살짝 졸리다”며 웃은 뒤 “(횡성 특산품인) 소고기를 먹고 남은 경기도 힘내서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3 대 3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이날 은메달을 따냈다. 성인 대회와 청소년 대회를 통틀어 한국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한국의 결승 상대는 준결승까지 이번 대회 8경기에서 144점을 올리는 동안 9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전승을 기록한 헝가리였다. 예선에서 헝가리에 0-16으로 패했던 한국은 이날도 2-10으로 졌다. 아이스하키는 원래 골리(골키퍼)를 제외하면 5 대 5로 승부를 가리지만 청소년올림픽에는 3 대 3 종목이 따로 있다. 허석(17·의정부고)-임리원(17·의정부여고) 조도 스피드스케이팅 혼성 계주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횡성=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기서 엔터를 누르는 순간 결과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대로 공식 기록이 발표됩니다. 엄청난 압박감이 이 타임키퍼의 어깨에 달려있다고 보면 되죠.”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이곳 2층에 마련된 타임키핑룸엔 올림픽 공식 타임키핑 업체 오메가의 직원 여섯 명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링크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분주히 모니터 화면을 살피는 이들은 스피드스케이팅 공식 기록을 측정하는 타임키퍼들이다. 대부분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모니터 화면에서는 선수들의 피니시 장면이 나란히 떠 있었다. 초당 1만 장의 사진이 찍히는 스캔 오비전 포토 피니시 카메라 촬영 이미지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 번 이 경기장을 찾은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최고경영자(CEO)는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정확히 계측할 것이냐, 또 선수들의 기량을 정확히 계측할 것이냐가 우리의 목표다. 이 두 가지 영역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위해 끊임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메가는 1932년 LA 대회부터 올림픽 공식 타임키핑 업체를 맡고 있다. 청소년올림픽 무대에서 타임키핑 업체로 나선 건 2010년 싱가포르 대회 때부터 총 7차례다.다음달 1일까지 14일간 이어지는 이번 대회에는 오메가의 타임키퍼 120여 명이 강릉, 평창, 정선 현장을 찾았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당시 300여 명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대회 종목 수(15개), 참가인원(1900여명) 등을 감안하면 올림픽 못지않은 규모다. 2018년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 선보인 신기술들도 겨울청소년올림픽 무대로 대거 옮겨왔다. 조브리스트 CEO는 “성인 올림픽과 비슷한 수준의 핵심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시연회가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도 오메가의 타임키핑 기술들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전자식 스타팅 피스톨, 우승자의 스케이트날이 결승선에 작은 레드박스를 지나자마자 시계가 자동으로 멈추는 포토셀 기술 등이다. 선수들이 양쪽 발목에 하나씩 착용해 움직임과 위치를 추적하는 초소형 무선 장치 ‘트랜스폰더’도 있다. 조브리스트 CEO는 “트랜스폰더 하나의 무게는 8g으로 선수들이 경기력에 방해받지 않도록 최대한 가볍게 설계됐다. 선수들의 구간, 시간대별 움직임과 기록을 데이터화해 제공한다. 트랜스폰더처럼 선수들이 직접 착용하는 기기는 연구개발 과정부터 선수들을 참여시킨다”고 설명했다. 2021 도쿄 여름올림픽,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연이어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하는 ‘모션 센싱 및 포지셔닝 감지 시스템’을 강조한 오메가가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선 어떤 키워드를 던질지도 관심사다. 조브리스트 CEO는 “영구불변한 시간을 보다 더 정밀하게 계측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선수들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중국 축구가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아시안컵 조별리그 일정을 마쳤다.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해 일명 ‘트리플 베이글’의 불명예도 안았다. 트리플 베이글은 도넛형 빵인 베이글이 숫자 0과 모양이 닮은 데서 나온 표현이다. 중국은 23일 아시안컵 개최국 카타르에 0-1로 패하면서 조별리그 A조 세 경기를 2무 1패(승점 2)로 끝냈다. A조 최종 순위는 3위다. 중국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건 1976년 이란 대회 이후 48년 만이다. 당시엔 참가국이 조별리그를 2경기씩 치렀는데 중국은 1무 1패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9위 중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타지키스탄(106위)과의 1차전, 레바논(107위)과의 2차전 모두 0-0으로 비겼다. 세르비아 국적의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중국 대표팀 감독(사진)은 카타르와의 3차전에서 패한 뒤 “감독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경질된’ 감독이고 다른 하나는 ‘경질될’ 감독”이라며 자신의 앞날을 내다본 듯한 말을 했다. 레바논과의 2차전이 끝난 뒤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이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던 것과는 달라진 발언이다. 중국은 가능성이 낮지만 16강 진출이 완전히 물 건너간 건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6개 조의 1, 2위와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네 팀이 16강에 오른다. D조 3위 인도네시아, E조 3위 바레인은 각각 두 경기만 치르고도 승점 3점을 챙긴 상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개막 대회 정상에 오르며 투어 통산 2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LPGA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포인트도 1점만을 남겼다. 리디아 고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힐턴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4라운드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위 얼렉사 패노(미국)를 2타 차로 제치며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3억 원)를 챙겼다. 리디아 고는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5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나섰고 3라운드 들어 4타를 더 줄이면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4라운드 한때 2위 그룹에 5타까지 앞서며 여유 있게 정상을 밟았다. 한국 선수 중에선 지난 시즌 LPGA투어 신인왕 유해란이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공동 12위를 했다. 이번 대회에는 최근 2년 이내 투어 우승자 35명만 출전했다. 2022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1년 2개월 만에 우승을 맛본 리디아 고는 LPGA투어에서 20승을 채운 역대 15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6세 8개월 28일에 20승을 달성했는데 역대 7번째로 어린 나이다. 이 부문 최연소 기록은 낸시 로페즈(미국)가 1980년 9월 레일채리티 골프클래식에서 작성한 23세 7개월 26일이다. 리디아 고는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기준 점수(27점)에도 1점 차로 다가섰다. 이번 우승으로 1점을 늘려 26점이 됐다. 투어 일반대회 우승과 시즌 최저 타수상(베어 트로피), 올해의 선수상, 올림픽 금메달은 1점을 얻는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 2점을 쌓는다. 리디아 고는 “명예의 전당 문 앞에 섰다. 정말 가까워졌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2년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거뒀다. 당시 15세 4개월 2일에 첫 우승을 차지하며 ‘천재 소녀’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지금도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14년 LPGA투어에 데뷔한 리디아 고는 세계 랭킹 1위에 3차례 오르며 총 125주간 1위 자리를 지켰다. 리디아 고는 2022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시즌 3승을 비롯해 올해의 선수상, 베어 트로피, 상금왕을 휩쓸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심한 부진을 겪었다. 투어 대회에 20번 출전했는데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톱10에 든 건 두 번뿐이었고 컷 탈락을 네 번 했다. 평균 타수는 61위, 상금 순위는 90위까지 밀렸다. 리디아 고는 부활을 위해 노력했다. LPGA투어 고진영,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김주형 등을 지도하는 이시우 스윙코치와 지난해 연말 손을 잡고 올 시즌을 준비했다. 이 코치와 떨어져 있을 때도 영상 통화를 주고받으며 스윙을 점검했다. 리디아 고는 “2022년이 내게 놀라운 한 해였다면 2023년은 큰 물음표가 남은 한 해였다”며 “골프는 8번 컷 탈락을 하고도 바로 다음 주에 우승할 수 있는 이상한 게임이다. 골프라는 게임에 정답은 없다. 나는 그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7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금메달에 도전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은메달, 2021년 도쿄 대회에선 동메달을 땄다. 그는 “완벽한 동화 속에서 나는 금메달을 따고 (금, 은, 동메달) 3개의 컬렉션을 갖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축구 경기를 보러 갔던 관중이 갑자기 심판을 맡게 됐다. 울버햄프턴이 브렌트퍼드를 3-2로 물리친 18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경기를 찾은 로스 베넷에게 벌어진 일이다. 연장전을 앞두고 심판 한 명이 쓰러지자 유소년 심판 자격이 있는 베넷(사진 왼쪽)이 그라운드에 투입된 것. 베넷은 30분 동안 대기심으로 선수 교체판을 들었다. 울버햄프턴 시즌권 티켓 보유자인 베넷은 “심판은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우리 팀 결승골을 축하할 수 없어 속상했다”는 소감을 남겼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투수 랜디 존슨(61)의 딸이 ‘배구 여제’ 김연경(36)과 한솥밥을 먹는다. 랜디 존슨의 딸 윌로 존슨(26·오퍼짓 스파이커)이 20일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선수단에 합류했다. 다만 비자 취득 등 입단 마무리 절차가 남아 있어 흥국생명은 21일까지 외국인 선수 교체 사실을 정식 발표하지 않았다. 존슨이 공식 입단하면 기존 외국인 선수 옐레나(27)는 한 시즌 반 만에 흥국생명을 떠나게 된다. ‘빅 유닛’으로 불렸던 아버지(208cm)처럼 딸 존슨 역시 장신(191cm)인 데다 왼손잡이다. 존슨이 처음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낸 건 미국 오리건대 졸업반이던 2020년이었다. 그러나 튀르키예 리그 닐뤼페르로 방향을 틀면서 참가 신청을 철회했다. 이후 미국 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긴 존슨은 2022년과 지난해 V리그 문을 두드렸으나 두 번 모두 그를 선택한 구단이 없었다. 현대건설(승점 58)에 이어 여자부 2위로 올스타 휴식기(20∼29일)를 맞은 흥국생명(승점 50)은 김연경, 존슨 ‘쌍포’를 앞세워 선두 탈환에 도전한다. 흥국생명은 2라운드까지 승점 30(11승 1패)으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2라운드까지 43.6%(4위)였던 옐레나의 공격 성공률이 3라운드 이후 36.4%로 떨어지면서 7승 5패(승점 2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김연경은 1, 2라운드(44.3%)와 3, 4라운드(46.1%) 모두 공격 성공률 2위 자리를 지켰지만 홀로 팀 공격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버지 존슨은 1988년부터 2009년까지 22년 동안 MLB에서 뛰며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 등의 기록을 남겼다. ‘최고 투수’의 상징인 사이영상을 5번 받았고 올스타로도 10번 선정됐다. 애리조나 시절인 2001년에는 김병현(45)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고 2004년에는 퍼펙트게임도 달성했다. 2015년 득표율 97.3%(당시 8위)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된 그는 2022년부터 대학 전공을 살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공식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토너먼트 라운드 첫판부터 버거운 상대와 맞닥뜨릴 분위기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면 숙적 일본을, 2위로 마치면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1, 2순위로 꼽힌 일본과 한국 모두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된 팀들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예상 밖의 16강 대진 시나리오가 나올 조짐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로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요르단(87위)을 상대로 어렵지 않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무승부였다. 한국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37분 박용우의 자책골에 이어 전반 추가시간 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상대 자책골로 패배를 면해 승점 1을 챙겼다. 승점 4점(1승 1무)이 된 한국은 골 득실차에서 요르단(1승 1무)에 뒤져 조 2위다. 골 득실에선 한국이 +2, 요르단은 +4다. 25일 오후 8시 30분 동시에 킥오프하는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한국은 말레이시아(130위)를, 요르단은 바레인(86위)을 상대한다. 요르단이 바레인에 승리할 경우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많은 점수 차로 꺾어야 조 1위를 기대할 수 있다.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는 2연패를 당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24개국이 참가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르는 이번 대회에선 각 조 1, 2위와 성적이 좋은 3위 네 팀이 16강에 오른다. 스포츠 통계 전문 회사 ‘옵타’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참가국들의 우승 확률을 예측하면서 일본(24.6%)을 1위, 한국(14.3%)을 2위에 올려놨다. E조의 한국과 D조의 일본은 무난히 조 1위로 각각 16강에 오르면서 두 팀끼리의 맞대결은 결승전에서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FIFA 랭킹 17위 일본은 19일 이라크(63위)에 1-2로 패하면서 조 1위 가능성이 사라졌다. 일본이 24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꺾고, 이라크가 베트남에 패하면 일본과 이라크는 나란히 2승 1패가 되는데 이 경우엔 맞대결에서 이긴 이라크가 조 1위가 된다. 이번 대회 16강 대진은 E조 1위와 D조 2위가 맞붙게 돼 있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1위로 마치면 토너먼트 라운드 첫판인 16강에서 일본과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2위를 하면 16강에선 F조 1위를 상대한다.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오만, 키르기스스탄이 속한 F조는 21일 현재 조별리그 1경기씩 마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태국이 1승씩 기록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옵타가 예측한 우승 확률에서 10.6%로 전체 5위를 했다. 아시안컵에서 3차례 우승한 사우디아라비아는 통산 최다 우승국(4회) 일본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 8무 5패를 기록 중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전 세계 중앙수비수 중 공중볼 처리 능력 2위로 이름을 올렸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풋볼옵서버토리는 18일 공중볼 처리 능력이 뛰어난 중앙수비수 100명의 순위를 발표하면서 김민재를 2위로 꼽았다. 이번 시즌 프로 무대에서 소속 팀 경기 900분 이상을 출전한 센터백을 대상으로 공중볼 경합과 승리 횟수, 승리 비율, 경기 수준 등을 수치화해 순위를 매겼다. 김민재는 92.2점을 받아 93.0점을 받은 네덜란드 국가대표 수비수 버질 판데이크(리버풀)에 이어 2위를 했다. 90점을 넘긴 선수는 판데이크와 김민재 둘뿐이었다. 김민재(190cm)와 판데이크(195cm) 모두 190cm대의 큰 키에 탄탄한 체격을 갖췄다. 지난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나폴리의 33년 만의 우승을 이끈 김민재는 같은 해 7월 뮌헨으로 이적해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김민재는 2일 대한축구협회(KFA) ‘2023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대회가 진행 중인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한국 대표팀 수비 라인을 책임지고 있다. 판데이크는 2018∼2019시즌에 수비수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당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치고 수상해 주목받았다. 2019년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에서 메시에 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강인의 파리 생제르맹(PSG) 동료 다닐루 페레이라가 89.4점으로 3위를 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선수 중에서는 해리슨 델브리지(인천)가 45위(82.3점)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서울시, 대한육상연맹, 동아일보 공동 주최)이 올해도 세계육상연맹(WA)이 인증한 최고 등급 ‘플래티넘 라벨’ 대회로 열린다.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은 2024년에도 플래티넘 라벨로 인증받았다. WA가 플래티넘 라벨을 도입한 2020년 이후 5년 연속이다. WA는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수준과 국제표준을 관리하기 위해 해마다 등급을 매기고 있다. 낮은 등급부터 차례로 WA, 엘리트, 골드, 플래티넘 라벨이 있다. 올해 1월 현재 WA에 등록된 플래티넘 라벨 대회는 뉴욕, 도쿄, 보스턴 마라톤 등 10개다. 한국에서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이 유일하다. 라벨을 받은 국내 대회는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엘리트 라벨), 대구마라톤(골드 라벨)까지 모두 3개다.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은 2019년에 보스턴, 아테네 마라톤과 함께 세계육상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2024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은 3월 17일 열린다. 70개국 3000여 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4만 명이 참가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