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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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종교53%
문학/출판20%
문화 일반17%
음악7%
칼럼3%
  • ‘다양한 분야 활약’ 스님 10명의 출가 이야기

    “출가를 위해 포기한 것은 없어요.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니 포기할 게 없어요.”(비구니 군법사 균재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이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스님들의 출가 이야기를 담은 ‘슬기로운 출가생활’(사진)과 ‘불교는 좋지만 출가는 겁나는 너에게’ 등 2종(담앤북스)을 발간했다. ‘슬기로운 출가생활’에는 각계에서 활약하는 스님 10명의 사연과 삶이 담겼다. 젊음의 거리인 홍익대 인근에 ‘명상+게스트하우스’인 ‘저스트비(Just Be) 홍대 선원’을 연 준한 스님은 미국 유학파. 출가 후 대학 시절 경험했던 수행을 바탕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한 그가 문을 연 ‘저스트비’는 댄스 명상, 소리 명상 등의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며 청년들의 ‘힙’한 수행처로 자리 잡았다. 사찰에 담긴 문화재와 역사 이야기를 소개하는 무여 스님은 1세대 불교 유튜버. 그가 운영하는 ‘무여 스님 TV’는 구독자 5만여 명, 누적 조회수 440만여 회에 이르는 대표적인 불교 유튜브 채널이다. 이 밖에 비구니 군법사 균재 스님, 사찰음식 전문가 성화 스님, 사회복지사 혜능 스님 등의 출가와 활동 이야기가 담겼다. ‘불교는 좋지만 출가는 겁나는 너에게’는 청소년부터 은퇴자에 이르기까지 출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법문 자료집이다. 각 세대에 맞춘 법문을 통해 출가의 의미와 중요성을 짚어보고 초기 불교와 대승불교 경전, 선어록 등을 바탕으로 출가 정신을 되새겼다. 교육원장인 범해 스님은 “고뇌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완성하는 방법은 자기 생각과 실천에 있다”며 “각자의 소신대로 노력하며 구도의 길을 완성해 가는 스님들의 모습이 인생의 길을 모색하는 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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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달장애 아이들 특별한 연주회, 꿈 이뤄진다는걸 보여줘”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세라믹팔레스홀에서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운영하는 밀알첼로앙상블 ‘날개’의 제11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2012년 창단된 ‘날개’는 발달장애 등 자폐성 장애인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첼로 앙상블. 지휘를 맡은 정석준 음악감독(45)은 3일 일원동 밀알아트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장애가 있어도 꿈을 가질 수 있고, 또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주곡이 에드바르 그리그의 ‘홀베르 모음곡’, 하이든 교향곡 94번 ‘놀람’ (2악장), 영화 ‘맘마미아’ OST 등 쉽지만은 않더군요. “하하하. 우리 단원이 모두 18명인데, 다들 열심히 했어요. 물론 연습이 쉽지는 않지요. 한창 연습 중에 갑자기 나가서 간식을 먹거나 하는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우영우처럼 소리에 민감한 단원도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관객들에게 연주가 끝난 뒤에도 박수를 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지요. 그런데 놀라운 게… 그 학생이 점차 악기 소리에 적응하고, 앙상블의 즐거움을 느끼다 보니 이제는 박수 치지 말아 달란 부탁을 안 해도 될 정도로 나아지더라고요.” ―‘날개’를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날개’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장애가 있다 보니 아이들이 세상에서 고립되기가 쉽거든요. 악기를 하다 보면 음악에 대한 기쁨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맞춰 가게 되잖아요. 더 나아가 관객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박수를 받는 그런 과정 모두가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죠. 음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이들이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고 이겨 내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눈으로 확인이 될 정도입니까. “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무래도 발달장애라는 특성상 좀 산만한 경우가 많아요. 집중을 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연습하면서 집중하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더군요. 재미도 있고, 왜 해야 하는지도 알고 그러니까 견뎌 내는 것 같아요. ‘날개’에서 활동하다가 음대(첼로 전공)에 진학한 단원들도 있으니까요.” ―첼리스트로 활동하는 차지우 씨를 말하는 건가요. “네. 그 외에도 몇 명 더 있어요. 지우는 치료 차원에서 첼로를 배웠는데 ‘날개’에서 활동하는 동안 악기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아예 음대 진학으로 진로를 결정했어요. 지금은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면서 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지요. 2016년 뉴욕 유엔본부 초청으로 ‘세계 장애인의 날’ 기념 공연도 했고요.” ―입단 자격은 어떻게 되는지요. “초등학교 4, 5학년 이상만 되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요. 악기를 배우지 않았어도 상관없어요. 들어와서 배운 아이도 많거든요. 들어오면 여기 있는 선생님들이 주 1회씩 개인 지도를 해줘요. 단체 앙상블 연습은 별도고요. 지금은 연 1회 정기연주회와 외부 초청 연주를 나가는데 앞으로 더 많은 공연 기회가 있었으면 하지요. 장애가 있어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으니까요.”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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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족화-우민화 된 한국교회… ‘신분’ 상승하니 현실 안주”

    “지금 한국 교회는 밤길을 걷고 있습니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올라왔는데, 신분이 상승하니 이제는 안주하고 있으니까요.” 2일 경기 동두천시 두레문화마을에서 만난 김진홍 목사(82·두레문화마을 대표)는 한국 개신교계가 귀족화, 우민화, 물량화의 늪에 빠져 본질을 잊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1971년 서울 청계천에서 빈민선교와 사회사업으로 목회 활동을 시작한 그는 최근 80년 인생을 정리한 ‘내 삶을 이끌어준 12가지 말씀’(미문 커뮤니케이션)을 출간했다. ―교회가 신분이 상승하니 안주하고 있다고요. “집회나 모임 같은 곳에서 외제 차, 대형 차를 끌고 온 젊은 목사들을 자주 봐요. 심지어 신학대학 교수 중에도 자기 차가 벤츠라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명색이 목사가 그걸 자랑이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그런데 신학대 학생 중 상당수가 또 그런 목사들을 동경하고 추종해요. 사회의 가장 낮은 밑바닥 사람들과 함께하며 올라온 한국 교회가 어느새 사회 지도층이 되고 신분이 상승하니까 귀족화돼 그 단맛을 즐기기 시작한 거죠.”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준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보시는지요. “한국 개신교는 1970, 80년대 폭발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저도 청계천에서 빈민 선교부터 시작했습니다만, 당시 한국 교회는 사회의 가장 하층민들에게 다가가 스스로 희생하고 봉사하고 아픔을 함께 나눴지요. 교회에 가면, 목사를 만나면 행복하고 따뜻하니 사람들이 모이는 게 당연하지요.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 교계 지도자들은 누구와 함께하고 있습니까.” ―과거와 달라졌다는 말인지요. “제가 어떤 회사의 판매 여직원들을 모아서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눈을 감고 ‘혹시 이 중에 교회에 다니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지요. 3%가 채 안 되더군요. 저는… 과거와 달라진, 귀족화된 한국 교회가 없는 사람,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질감을 느끼게 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초청을 받아서 차를 갖고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왔는지 말했는데도 입구에서 안 믿고 들여보내 주질 않는 거예요. 나중에 죄송하다면서 그러더군요. 프라이드 타고 오는 종교인은 처음 봤다고. 30년 전에도 그 정도였으니…. 교회가 사람들이 발길을 끊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건 아닌지 자성해야 합니다.” ―목사신데…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도 하셨더군요. “예수님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진리 안의 자유를 말씀하신 거지요.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도록 설명을 해줘야지 ‘무조건 믿어라’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그건 우민화지요. 그러니 목사가 기침해도 ‘아멘’ 하는 사람이 나오는 거지요. 맹목적인 신앙은 추종자만 양산하지, 참된 신앙인을 기르지 못합니다. 신앙이 먼저가 아닙니다. 인간다운, 사람이 되는 게 먼저지요.” ―실례입니다만, 아주 느린 말투로 설교하는데 원래 그런 것인지요. “아니에요. 젊었을 때는 저도 ‘따발총’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청계천 빈민 선교부터 시작했잖아요.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교회 용어나 어려운 말을 쓰면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교회 어법이 아니라 그들의 용어, 화법으로 말을 쉽게 바꿨지요. 말이 빨라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들으면서 생각하고 이해할 시간을 갖게 하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말하고 설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오래되다 보니 지금처럼 느릿한 말투가 되더군요. 하하하.”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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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들어주기만해도 어려운 사람에겐 큰 힘 되죠”

    “귀담아들어 주기만 해도 힘든 사람에게 정말 큰 힘이 되지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의 빈곤을 호소하는 시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만난 순복음상담소 이미옥 선임 목사(상담 총괄)는 “어려움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삶의 용기를 갖는 분들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로 설립 44년째인 순복음상담소 ‘아가페 전화’(옛 사랑의 전화)는 8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한 달 평균 500여 통의 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많이 상담하는지요. “가족 문제, 직장 문제, 물질과 대인관계 등 어려움의 유형은 대체로 전과 비슷해요. 그런데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비혼, 1인 가구가 늘어나다 보니 그로 인한 외로움이나 대인관계 문제를 호소하는 상담이 많아졌어요. 대체로 가족과도 교류가 거의 없고, 일은 하지만 회사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분들이에요. 그러다 보니 이직을 자주 하게 되고, 점점 더 질 좋은 직장과는 멀어지면서 악순환이 거듭되는 거죠.” ―상담만으로 문제가 해결되거나 치료될 수가 있습니까. “전화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 상당수는 문제 해결보다 어디에 자기 이야기를 할 곳이 없으니까 찾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분들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들어주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얻거든요. 상담이 효과가 있다는 방증이죠. 그래서 이런 분들은 상담으로 힘을 얻고 살다가 또 힘들어지면 전화하는 패턴을 보여요. 물론 전화 상담이라는 특성상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변화를 끌어내기가 쉬운 것만은 아니지요.” ―남의 어려움을 들어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만….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쉬운 일은 아니에요. 아가페 전화에서는 80여 분의 자원봉사자가 각자 하루 3시간씩 상담 전화를 받는데, 시작하면서 30분 동안 한다고 알려주지만 시간을 넘기기가 일쑤지요. 어디에 얘기할 곳이 없어서 힘들게 용기를 냈는데 시간 됐다고 끊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분들로서는 죽을 것 같은 고통을 어떻게든 이겨내 보려고 몸부림치는 것일 수 있잖아요.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가족이나 친구, 지인이 힘듦을 호소할 때 ‘그게 뭐 힘들다고…’라는 식으로 말을 대수롭지 않게 던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말을 대수롭지 않게 던지지 말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요. “내가 볼 때는 대수롭지 않은 어려움이어도 누군가에게는 자기 삶이 송두리째 날아간 것 같은 큰 힘듦일 수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 겪는 일이라고 ‘뭐 그런 일로 우냐?’ ‘시간 지나면 다 나아진다’는 식으로 별것 아닌 것처럼 대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럼 당사자는 입을 닫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거든요. 그렇게 오랜 시간 쌓이면서 문제가 커지는 거죠. 상담하다 보면 가정이나 주변에서 조금만 신경을 써줬어도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경우를 많이 봐요. 누군가 ‘힘들다’고 말하면 ‘살기 위해 내게 손을 뻗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으면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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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없는 사람에게 밥은 하늘, 연탄은 땅입니다”

    “없는 사람에게 밥은 하늘, 연탄은 땅이지요.” 최근 전국을 강타한 최강 한파가 물러간 27일 서울 노원구 연탄은행에서 만난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67)는 어려운 이들에게 연탄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허 목사는 “올해 목표가 300만 장인데 현재 약 250만 장을 후원받은 상태”라며 “작년에 비해 기업 후원이 꽤 줄었다”고 말했다. ―작년보다 목표를 적게 잡았는데도 부족하다고요. “작년에는 약 400만 장을 후원받았는데, 올해는 전기료도 많이 오르고 경기도 좋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있어서 목표를 적게 잡았어요. 그런데 기업 후원이 많이 줄어서 50만 장 정도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후원하던 기업에 호소했는데 쉽지 않습니다.” ―연탄을 때는 가구가 얼마나 됩니까. “전국적으로는 현재 7만4000가구 정도인데, 2년 전(8만1000여 가구)보다 7000가구 정도가 줄었어요. 하지만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2400가구 정도가 늘었지요. 기름보일러를 쓰다가 다시 연탄으로 돌아갔기 때문이에요.” ―다시 연탄을 사용하는 이유가 뭔가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거 개선 차원으로 기름보일러로 바꿔줬는데 기름값 지원은 없어요. 기름보일러를 쓰면 한 달에 50만 원 정도가 드는데, 연탄은 15만 원(150∼200장·장당 850원)이면 되거든요. 기름값이 없으니 연탄으로 다시 돌아간 거죠.” ―여름에도 연탄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주거 환경이 워낙 안 좋아 장마철에는 방 안이 눅눅하고 통풍도 잘 안 돼 곰팡이가 많이 피거든요. 난방을 좀 해야 벽이나 방바닥에 습기가 고이거나 곰팡이가 피는 걸 막을 수 있어요. 봄, 가을에도 씻을 때 온수는 필요하고요.” ―연탄은행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겁니까.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강원 원주에서 무료 급식소를 시작했는데, 어떤 분이 연탄을 후원하겠다고 하셨어요. 연탄 나누기 운동을 하자는 거죠. 그때 하루에 3시간 잠잘 정도로 너무 바빠서 처음에는 고사했는데, 후원하겠다는데 안 하는 것도 그렇잖아요. 그래서 수요 조사를 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일주일째 한겨울 냉방에서 이불만 뒤집어쓰고 떨고 있는 걸 봤어요. 충격이었죠. ‘내가 목사라면서 세상을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게 계기가 돼 2002년 원주에 연탄은행 1호점을 세웠고, 현재 전국에 31곳의 연탄은행이 있습니다.” ―후원 모금 외에 힘든 점은 없는지요. “도시가스가 훨씬 싼데 연탄 때는 걸 보면 부자 아니냐, 그런 사람들을 왜 도와주냐고 따지는 분들이 있어요. 도시가스가 연탄보다 싸긴 하죠. 도시가스관을 설치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된 동네라 연탄을 때는 건데…. 또 대부분 산동네다 보니 일일이 지게로 져 날라야 하는데 조심해도 연탄 가루가 길에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동네 지저분하게 한다고 뭐라 하는 분들도 있고…. 새해에는 조금은 더 남을 생각하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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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순택 대주교 신년 메시지 “전세계 전쟁… 평화 일구는 사람돼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사진)는 27일 발표한 신년 메시지에서 “최근 전 세계가 전쟁과 폭력으로 신음하는, 우리 모두 평화가 간절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평화를 내려주시길 청하며, 우리 스스로 각자의 자리에서 평화를 일구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 “하느님, 이웃, 나 자신과 ‘친교’를 이루고, 세상의 논리가 아닌 복음의 논리를 삶으로 증거하는 ‘선교’를 실천하며, 세상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주인공으로 살아가도록 ‘참여’를 증진하는 길, 이 길이 바로 우리가 모두 바라마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어줄 것”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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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철 회장이 ‘신과 죽음’ 물었던 정의채 몬시뇰 선종

    ‘한국 천주교의 지성’으로 불린 정의채(세례명 바오로·사진) 몬시뇰이 27일 선종했다. 향년 98세. 1925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난 정 몬시뇰은 28세에 사제품을 받고, 부산 초량 본당과 서대신 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사목했다. 1961∼1984년 가톨릭대 신학부(현 가톨릭대 성신교정) 교수로 근무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불광동 본당과 명동 본당 주임신부를 지낸 후 학교로 돌아가 학장(당시 총장)으로서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92∼2009년 서강대 석좌교수를 지낸 정 몬시뇰은 2005년 교황이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에게 부여하는 몬시뇰 칭호를 받았다. 정 몬시뇰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1987년 10월 죽음을 한 달여 앞두고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등 24가지 질문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불광동 본당 신부였던 정 몬시뇰은 답변을 준비했지만 이 회장이 별세해 답을 들려줄 수 없었다. 정 몬시뇰은 국가적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보수를 넘어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빈소는 서울 명동대성당에 마련되며 28일 오전 11시부터 조문객을 받는다. 장례미사는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와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30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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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총무원장 신년 메시지… “몸-마음 평안한 푸른용의 해 되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사진)은 26일 신년 메시지를 통해 “갑진(甲辰)년에도 몸과 마음이 평안하시고 뜻한 바를 이루는 푸른 용의 해가 되길 지극한 마음으로 축원드린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개인의 작은 이익과 편리함을 위하여 대의는 가차 없이 버려지며, 경제의 저성장 속에서 저출산 고령화가 대세가 되어 사회 구조의 근간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마음 수행법을 대대적으로 보급하면서 동시에 불교적인 대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한불교조계종은 기존 조직의 전면적 개편을 통해 종단에 부여된 사명 완수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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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족에 용서 빌고 싶다는 사형수, 옥중시집 인세 보내”

    “옥중에서 낸 시집 인세를 피해자 유가족에게 보내는 사형수도 있지요.” 서울 영등포구 글로벌 찬양의 교회에서 21일 만난 안홍기 목사(66·법무부 교정위원·사진)는 “흔히 사형수 정도면 교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다 그렇지는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목사는 20여 년간 사형수 등 중범죄자 교화 사역을 해 ‘사형수, 조폭 교화 전문 목사’로 불린다. ―같은 노력이라면 사형수 같은 중범죄자보다 죄가 가벼운 이들을 교화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습니까. “제 경험으로는 사형수나 10년, 20년씩 사는 중범죄자들이 오히려 쉬웠어요. 그 사람들은 체념하고 다 내려놓는 경우가 많거든요. 1, 2년 사는 사람들은 곧 나가니까 욕심도 버리지 못하고,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운이 없어서 잡혔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교화가 쉽지 않아요.” ―오늘도 사형수를 만나고 오셨다고요. “제가 사형수 8명을 교화 중이에요. 오늘 만난 사형수는 20여 년째 수감 중인데 옥중에서 시집을 내서 그 인세로 연락이 되는 피해자 유가족에게 얼마라도 보내줬어요. 용서도 빌고요. 물론 교화가 안 되는 사람도 당연히 있지요. 참회한다고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유가족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리지 않았을까요.” ―교정위원인데, 우리 교정 정책에 아쉬움이 많다고 했습니다. “이름은 교정·교화 정책인데 실제로 그 역할은 거의 하지 못해요. 처음부터 중범죄자가 되는 게 아니에요. 작은 범죄로 들어왔을 때 제대로 교정·교화하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거든요. 소년범은 특히 더 그렇고요. 그런데 교정위원인 저조차 하루 면담 시간이 10분밖에 안 돼요. 그 시간에 뭘 할 수 있겠어요. 교정 활동이 아니라 일반인 면회 개념으로 생각하는 거죠.” ―일각에서는 교정보다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합니다만…. “휴…. 교정·교화에 더 투자하고 노력하면 작은 범죄가 큰 범죄로 자라는 걸 차단할 수 있어요. 재범률도, 수도 줄겠죠. 그런데 근본적인 노력을 안 해 범죄를 키워놓고, 대책이라고 처벌을 강화하고 교도소를 더 짓고 각종 관리 장비와 인력을 늘리는 게 과연 합당한 방법이겠습니까? 저는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서 범죄가 더 흉악해져 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형 집행을 할 때도 흉악범죄는 있었으니까요. 우리가 생각을 바꿨으면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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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전쟁도 파괴하지 못한 ‘사랑하는 습관’

    나이가 들면서 인간 혐오증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처음에는 ‘네가 어떻게 내게…’,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로 시작된다. 점점 심해지다 보면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지’라는 데까지 생각이 이른다. 바람직한 생각은 분명 아니지만 딱 잘라 잘못됐다고 하기도 어려운 게, 살면서 도움을 받을 때와 그 후가 달라지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와 내 가족, 친구들의 목숨을 걸고 남을 도우라고? 자기 이득을 위해서라면 욕먹는 것 정도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남을 짓밟고 법을 어기는 것조차 무감각한 사람들이 판을 치지만 그래도 세상에는 자기 이득이나 악의 유혹, 이기주의를 이겨내고 선함의 꽃을 피워내는 사람들이 있다. 인류학자인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의 만행을 피해 프랑스 중남부에 있는 작은 고원 비바레리뇽으로 숨어들어 온 낯선 이들을 도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남을 돕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이 살기 위해 타인을 죽여도 정당화되는 당시 현실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목숨을 걸고 타인을 지키려 했을까.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비바레리뇽 주민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나치 점령이라는 불운을 맞닥뜨린 낯선 사람들을, 수백에서 수천 명까지 수용했다. … 이들은 늘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었다. 실제로 일부 마을 주민들은 독일 점령군과 이들에게 부역한 프랑스 경찰에게 처벌받았다. 일부는 목숨을 잃었다.”(1장 ‘대답 없는’에서) 저자는 그 선함의 뿌리를 찾고자 고원을 찾았지만, 주민들과 만나 대화하면서 인류학자, 사회과학자로서의 태도를 내려놓는다. 탐구하고 파고들기보다 서로 느끼며 함께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한 것이다. 그리고 비바레리뇽 주민들이 전쟁 중임에도 밤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을 때 문 뒤에 누가, 무엇이 있는지 모른 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어준 것처럼 우리 모두 사랑이 습관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읽다 보면 세파에 치여 자꾸만 오그라들고 비뚤어지던 마음이 조금은 더 넉넉해지고, 지금보다는 약간 더 예뻐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제 ‘The Plateau(그 고원)’.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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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도 감소는 사람들의 바람을 종교가 못채우기 때문”

    “신도 감소 현상은 지금 사회와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종교가 채워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자성할 부분이 많지요.”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19일 만난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사진)은 내년 익산 중앙총부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교단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1943)가 1916년 창시한 원불교는 1924년 익산에 중앙총부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2021년 취임 때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100년이 넘다 보니 세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우리 안에서 안주하는 경향이 솔직히 있었습니다. 종교가 사회를 앞장서서 견인해야 하는데 사회 변화를 뒤쫓는 입장이고, 그마저도 느렸지요. 대표적인 예가 원불교 여성 교무 법복(法服)입니다. 흰색 한복 저고리에 검정 한복 치마, 쪽 찐 머리로, 원불교 초기인 일제강점기 이 복장은 신여성을 상징했습니다. 당시에는 가장 엘리트 여성이 입는, 진보적인 것이었죠. 그런데 100여 년 동안 그대로 있다 보니 이제는 사람들이 ‘웬 유관순 열사 복장?’ 하며 신기하게 봅니다. 지금은 양장도 함께 입을 수 있게 바꾸긴 했지만 몇 년 안 됐어요.” ―변화의 하나로 최고 의결기구의 일반 신도 비율을 높일 계획이라고요. “교단 최고 의결기구는 수위단회로, 교단 내 모든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 짓는 가장 핵심 기구지요. 어느 종교든 이런 최고 의결기구에 일반 신도가 참여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처음부터 성직자와 재가자의 비율이 3 대 1 정도 됐어요. 그걸 내년 3월경 교헌 개정을 통해 2 대 1 정도로 바꾸려고 합니다. 재가자들은 사회에서 각종 활동을 하시기 때문에 재가자 비율이 높아지면 우리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좀 더 사회 변화에 발맞출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중앙총부를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내년이 익산 중앙총부가 설립된 지 꼭 100년 되는 해입니다. 여러 행사를 준비 중인데 중앙총부 이전도 고민 중이지요. 다른 종교들은 모두 서울에 있지 않습니까. 큰 틀의 변화를 하려면 이전도 필요한 것 아니냐는 제안이 꽤 있지요.” ―올해도 며칠 안 남았습니다.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요. “현재 보건복지부와 연계해 전체 성직자를 대상으로 자살 예방 및 상담 교육을 시행 중입니다. 교육의 특성상 소수로 진행할 수밖에 없어서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궁극적으로 전체 성직자 1500여 명 중 절반 정도를 이 분야 전문가로 양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하는 당사자는 물론이고 자녀나 형제자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도 종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는 물론이고 사회 지도층이 힘든 국민을 보살피고 치유해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심정입니다.”익산=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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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정엔 인물의 정신 담겨야”

    “영정(影幀)에는 인물이 표방하는 정신이 담겨야 해요. 그래서 어렵지만 보람된 작업이지요.” 대전 자택에서 14일 만난 윤여환 충남대 회화과 명예교수(70)는 평생 역사적 인물들의 영정을 그려온 이유를 말했다. 유관순 논개 박팽년 등의 국가표준영정을 그린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표준영정 작가로, 최근 대전 중구 대전예술가의 집에서 화업 49년을 마무리하는 회고전을 열었다. ―역사적 인물은 대부분 실제 모습을 모르지 않습니까. “작가마다 방법이 다르겠지만, 저는 일차적으로 후손들 얼굴에서 공통점을 찾습니다. 논개(주논개·국가표준영정 제79호)를 그릴 때는 그가 자란 전북 장수지역 신안 주씨 후손 40여 명을 촬영해 특징을 분석했지요. 화장과 복식도 문헌과 출토된 동시대 유물을 참고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죠. 그래서 완성될 때까지 문화체육관광부 내 영정동상심의위원회 심의를 수십 번 받습니다. 유관순 열사 새 영정을 그리는 데는 2년이나 걸렸지요.” ―유관순 열사는 사진이 남아 있는데요. “이화학당 재학 중 찍은 단체 사진과 감옥에 있을 때 사진이 있어요. 그런데 기존 영정은 수형 중 고문 등으로 부은 얼굴 사진을 토대로 그려 수심이 가득한 중년 여성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을 받았지요. 그래서 18세 소녀의 청순함과 나라를 지키려는 기개, 결연함을 담은 모습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어떤 모습, 표정이 기개 있는 건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그래서 어렵지요.” ―유관순 열사가 든 태극기도 몇 번을 수정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워낙 화제가 되다 보니 중간 심의 과정 중인 그림이 언론에 공개됐어요. 그런데 ‘잘못된 태극기를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거죠. 지금 쓰는 태극기와 다르다는 건데…. 현재 태극기 모양은 광복 후 정립된 거예요. 3·1운동 때는 정해진 규격도 없고 만드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었지요. 저는 당시 썼던 것 중 하나를 고증해 그렸거든요. 심의위원회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반반이었는데 ‘유관순 열사가 잘못된 태극기를 들고 있다’는 말을 매번 듣는 게 힘들 것 같아서 결국 지금 모양으로 바꿨지요.”대전=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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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는 세계 10위권, 기부는 88위… 부끄러운 현실”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데, 지난해 세계기부지수는 88위였다는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경기 광주의 한 카페에서 11일 만난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85)가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 부족을 지적했다.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 장애인 인권운동,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 등 활발한 사회운동을 펼쳐 온 그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12년간 맡았던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에서 올해 8월 물러난 그는 “우리 사회가 커진 경제 규모만큼 나눔 문화가 확산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연말이라 아름다운 기부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는데 88위라니 의외입니다. “‘세계기부지수’란 것이 있어요. 영국 자선구호단체인 CAF(Charity Aid Foundation)가 100여 개 나라에서 1000여 명씩 설문 조사해 발표하는 것인데, 지난해 우리나라는 88위를 했지요. 물론 자선단체에 기부한 적이 있는지, 도움이 필요한 낯선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는지,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는지 등 질문이 상당히 주관적이어서 의외라고 생각하는 나라가 앞쪽에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이 대체로 순위가 높지요.” ―그런 지수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우리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입니다. 월드컵, 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하거나 순위 안에 못 들면 난리가 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기부·나눔 문화가 꼴찌 수준이라는 것에는 아무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몇 년 전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앞에서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애원한 일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나눔 문화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저도 그런 일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은 적이 있으니까요.” ―명예훼손이라니요? “자폐 아동을 위한 특수학교를 설립할 때였어요. 지역 주민들이 기피 시설로 간주해 공사를 심하게 방해했죠. 그래서 주민들에게 편지를 썼어요. 절대로 학교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지 않으니 반대하지 말아 달라고. 그랬더니 자기들을 집값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으로 매도한다고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더군요.”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에서 스스로 물러나셨다고 들었습니다. “8월 말에 물러났는데, 너무 오래 한 것도 있고 또 사회적으로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제 능력이 부족한 건지 큰 열매를 거두지 못한 것 같았어요. 더 잘할 수 있는 분이 맡는 게 낫겠다 싶었지요.” ―지난해 13억 원 상당의 재산을 장애인을 위해 기부하셨습니다. “제가 평소 강의에서 유산을 남기지 말자고 많이 말했어요. 그 강의를 들은 사람들이 유산남기지않기운동본부를 만들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참여하지 않을 수는 없잖아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건 행복한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보다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줄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가장 고통을 많이 받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장애인들이고요.” ―한 해가 또 저뭅니다. 나눔의 정신이 더 절실할 때인데 어떤 말씀을 하고 싶습니까. “모든 부모는 자녀가 훌륭하게 자라길 바랄 겁니다. 그런데 부모가 집값 떨어진다고 동네에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학교가 들어오는 걸 반대하고, 임대아파트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아파트 단지에 벽을 치는 걸 아이가 보고 자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대한민국은 선진국입니다. 하지만 삶에 대한 가치관도 선진국 수준이냐고 물으면 많이 아쉽지요. 새해에는 좀 더 달라진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광주=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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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로 필요한 분들에 희망을” … 정순택 대주교, 성탄 메시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사진)는 13일 발표한 성탄메시지를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분들과 위로가 필요한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이 큰 희망과 힘이 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아기들은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이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선함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며 “예수께서 가장 연약한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심은 우리 안에 원래부터 내재해 있던 선함을 이끌어 내시고자 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힘없고 가난하고 소외된 분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가장 연약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의 부르심을 들어보자”고 강조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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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도시 격차 해소, 국제 협력-지식경제 구축해 풀어야”

    얼마 전 여당 대표가 갑자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를 들고나오면서 온 나라가 한바탕 소란을 겪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보름여 만에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원포인트 특별법안을 발의하자 구리, 과천 등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많은 도시의 편입 요구가 이어진 것. 서울 인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서울 편입 대신 아예 수도권 재편을 요구하고 나섰고, 비수도권 지자체들도 인근 도시와 통합해야 살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 갑자기 ‘메가시티’를 들고나온 배경과는 별개로 각 지자체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이대로 가면 소멸한다’는 위기감이 절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로 전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부총재,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수석경제학자,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지낸 이언 골딘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필진인 톰 리-데블린이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도시에 대해 이런 의문을 던졌다. 도시는 왜 번영하고, 몰락할까.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데, 그럼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전염병이 도시에 미치는 불평등한 영향에 대해 중요한 점을 보여준다. 뉴욕의 퀸스는 인구밀도가 맨해튼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지만 1인당 전염병 사망자(사망률)가 50% 더 많다. 런던과 파리 같은 도시도 마찬가지다. 이 도시들의 가난한 지역 주민들은 대면이 필요한 서비스 직종에서 많이 일한다. … 도시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더 가혹한 것이 오랫동안 전염병의 특징이었다.”(8장 ‘어떤 도시가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할까’에서) 저자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한때 도시는 물론이고 인류를 위협하는 적에서 탈락한 것처럼 보였던 전염병이 다시 당면한 문제가 됐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200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제1차 세계대전 사망자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망자 상당수가 가난한 나라 또는 도시에서도 잘살지 못하는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말한다. ‘도시’를 ‘인류’와 바꿔도 별 차이는 없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으니까. 기후 재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도시의 비대화, 저출산, 원격 근무 같은 사이버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한 문제는 도시(특히 거대도시)에서 더 심각할 뿐 전 인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들은 ‘지역과 국가, 세계의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식 경제 중심으로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원한 답변 같지는 않지만 이런 거대 문제에 ‘뾰족한 답’이 있었다면 문제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저자들은 “쉬운 해결책이 있다고 우리 스스로를 속여서는 안 된다. 재치 있는 구호와 희망 사항은 진전에 방해될 뿐이다”라며 국가(도시) 지도자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우리의 경우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수도권(특히 서울) 편중 현상이라며 공기업을 지방에 내려보내는 분산 정책을 쓰더니, 최근엔 주변 도시의 서울 편입이나 ‘메가시티’ 같은 광역 집중 정책이 떠오르고 있다. 뭐가 더 시급한 걸까. 역사학, 경제학과 지리학, 사회학, 도시공학 등 폭넓은 분야의 통찰을 알차게 담고 있는 책이다. 원제 ‘Age of the City’.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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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장종현 목사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신임 대표회장에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대표총회장 장종현 목사(74·사진)가 선출됐다. 공동대표회장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 오정호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김의식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철 감독,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임석웅 목사가 추대됐다. 임기는 1년.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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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소강석 목사, 14일 북콘서트

    대한예수교장로회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담임목사)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내 세빛섬에서 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북콘서트를 연다. 소 목사는 윤동주 문학상과 천상병문학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중견 시인이다. 시집은 우리 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비유한 90여 편의 시를 담았다. 소 목사는 “시 한 편 한 편이 봄날의 꽃이나 가을날의 낙엽처럼 독자들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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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는 사회발전 기여할 책무… 내년 여성 장로 20명 배출”

    “교회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내년엔 여의도순복음교회부터 여성 장로 20여 명을 배출하려고 합니다. 교계에 유례가 없는 일이 될 겁니다.” 7일 퇴임하는 이영훈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이기도 한 그는 “한국 교회가 처한 어려움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해법과 희망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그간의 소회를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8일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교총 대표회장에 선임됐다. ―올해 개신교 140년 역사상 처음으로 광화문에서 부활절 퍼레이드를 여는 등 굵직한 일이 많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어느 순간부터 무슨 일만 생기면 비판과 책임 추궁에 빠지는 경향이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를 만들고 키우는 데는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 교회가 힘을 모아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 지원,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각종 포럼 개최 및 사회운동, 강원도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주택 지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등에 나선 것도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과 희망을 잃지 말자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였지요. 물론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아쉬우신지요. “지금 우리 사회는 어느 때보다 정치적, 이념적 대립이 심각합니다. 교회가 화합과 하나 됨을 위해 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했어야 하는데…. 국가조찬기도회 같은 모임에서 정치인들에게 제발 정신을 차려달라고 애원합니다만 앞에서만 ‘네’라고 할 뿐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리더라고요. 어떨 때는 듣지도 않는 말을 매번 하는 저 자신이 허망하게 느껴질 정도지요.” ―국가 지도자들이 젊은 세대에게 꿈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과거에는 현실은 어려웠지만 젊은이들 가슴속을 가득 채운 꿈과 희망이 있었습니다. 1960∼70년대 ‘잘살아 보자’는 구호도 그런 것이죠. 지금은 힘들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세상에서 잘살아 보자는 희망요. 그런데 어느 틈엔가 그런 게 없어졌어요. 꿈과 희망은 미래 지향적인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겠습니까. 젊은이들이 마약에 빠지는 것도 그런 영향이 아닌지…. 어른들 책임이 큽니다.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그런데 매일 싸움만 하니….” ―종교계가 오히려 여성에게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런 면이 있지요. 저는 교회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올 5월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안수식에서 49명 중 47명이 여성이었던 것도 그런 차원이죠. 이 정도 대규모 여성 목사가 한 번에 배출된 것은 국내 교회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내년에는 한꺼번에 여성 장로 20여 명을 배출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장로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어서 여성 장로는 극소수였거든요. 순복음교회는 최초고요. 아마 교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도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요. “앞서 말했듯이 힘들어도 긍정과 열정으로 이겨내야 합니다. 사실 이렇게밖에 말해줄 수 없는 게 답답하긴 합니다. ‘힘이 없는데 어떻게 힘을 내나요’라고 할 수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힘들지만 이겨내자’는 긍정의 에너지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에너지가 사회 전반에 퍼지도록 저는 물론이고 한국 교회가 노력하겠습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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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자승 스님 위치추적 좀, 긴급합니다” 제자가 최초신고… 화재는 언급 안해

    자승 스님이 지난달 29일 경기 안성시 칠장사에서 입적하기 직전 자승 스님의 제자가 “스님이 위급한 것 같다”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종은 자승 스님이 남긴 다른 유언장 가운데 3장을 추가로 공개했다. 1일 경기소방재난본부가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에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49분경 신고자 A 씨가 119에 전화를 걸어 칠장사에 위급한 일이 있는지 물으며 “(자승 스님을) 위치추적을 좀 해주십시오. 긴급합니다”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분은 저의 스승이다. (스승은) 스님”이라고 밝혔는데, 화재 관련 언급은 없었다. 제자의 전화는 화재가 발생하고 6분 후 걸려온 것으로, 칠장사 보살이 신고하기 1분 전에 이뤄졌다. 현장을 파악한 소방서가 화재 사실을 알려주자 A 씨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스님이) 위급한 것 같다”고 했다. 자승 스님이 진우 총무원장, 자신의 상좌 스님들, 수행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긴 유언장 3장도 이날 추가로 공개됐다. 조계종 기획실장 겸 대변인인 우봉 스님은 1일 이를 공개하며 “자승 스님이 올 3월 인도순례를 마친 뒤 지인들과 차를 마시다가 ‘나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내 방 어디 어디를 열어 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유언장은 모두 10여 장인데 소신공양(燒身供養)의 배경이나 이유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화재 당일 자승 스님은 칠장사 주지 스님인 지강 스님과 일상적 대화만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지강 스님은 1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평소처럼 쉬러 왔다’며 하루 묵겠다고 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스님의 시신)의 유전자(DNA)를 감정한 결과 자승 스님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안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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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자승 스님 위치추적 좀, 긴급합니다” 제자가 최초신고…화재는 언급 안해

    자승 스님이 지난달 29일 경기 안성시 칠장사에서 입적하기 직전 자승 스님의 제자가 “스님이 위급한 것 같다”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종은 자승 스님이 남긴 다른 유언장 가운데 3장을 추가로 공개했다.1일 경기소방재난본부가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에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49분경 신고자 A 씨가 119에 전화를 걸어 칠장사에 위급한 일이 있는지 물으며 “(자승 스님을) 위치추적을 좀 해주십시오. 긴급합니다”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분은 저의 스승이다. (스승은) 스님”이라고 밝혔는데, 화재 관련 언급은 없었다. 제자의 전화는 화재가 발생하고 6분 후 걸려온 것으로 칠장사 보살이 신고하기 1분 전에 이뤄졌다. 현장을 파악한 소방서가 화재 사실을 알려주자 A 씨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스님이) 위급한 것 같다”고 했다.자승 스님이 진우 총무원장, 자신의 상좌 스님들, 수행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긴 유언장 3장도 이날 추가로 공개됐다. 조계종 기획실장 겸 대변인인 우봉 스님은 1일 이를 공개하며 “자승 스님이 올 3월 인도순례를 마친 뒤 지인들과 차를 마시다가 ‘나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내 방 어디 어디를 열어 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유언장은 모두 10여 장인데 소신공양(燒身供養)의 배경이나 이유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한편 화재 당일 자승 스님은 칠장사 주지 스님인 지강 스님과 일상적 대화만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지강 스님은 1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평소처럼 쉬러 왔다’며 하루 묵겠다고 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스님의 시신)의 유전자(DNA)를 감정한 결과 자승 스님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안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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