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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는 올 2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중 상당수가 복귀해야 현재의 의료공백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이 때문에 사직서 수리 허용, 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중단 등의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공의 대다수는 사태를 관망하며 버티는 모습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수련병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레지던트 1, 4년 차가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하고 결원을 채워 올 9월 1일 수련을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레지던트 1년 차의 경우 올 초 인턴을 마치고 3월부터 시작하는 레지전트 수련계약을 정식으로 맺지 않았기 때문에 3월 1일자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4년 수련을 일괄 계약한 레지던트 4년 차도 “고용계약 기간이 3년을 초과하는 경우 3년이 지나면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민법 조항에 따라 사직서 수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그럼에도 수련병원 상당수는 여전히 사직 처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 처리를 조속히 마쳐야 9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모집 공고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미복귀 전공의 대책을 추가로 발표하며 “복귀든 사직이든 결정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반면 전공의 대부분은 아쉬울 게 없는 만큼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이상 계속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토론회에서 “대화의 선결 조건은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의) 잘못된 점을 수정하고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정해졌고 2026학년도 이후에 한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필수과 전공의는 “한 번 정원이 늘면 이후엔 현실적으로 정원 조절이 어렵다는 게 전공의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는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 명단이 포함된 ‘블랙리스트’ 게시물이 올 3월에 이어 다시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말 의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댓글로 출근한 전공의 현황을 제보받는 게시글이 올라온 것이다. 병원별로 근무 중인 전공의 수, 소속 진료과와 연차 등의 정보가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복귀 전공의 대책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복귀 여부를 고민하는 전공의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의대에선 교수들의 자율 휴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고려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입장문을 내고 “과로를 피하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12일부터 응급·중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진료를 대상으로 무기한 자율 휴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에 대해 “전공의 요구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전공의와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충북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26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기로 했다. 다만 휴진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달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가 닷새 만에 중단했고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자율휴진을 진행 중이지만 참여율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4일부터 휴진에 돌입하는데 역시 제한적으로만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투표에선 휴진 찬성률이 높더라도 예약 환자들을 생각해 실제로는 휴진하지 않는 의대 교수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의료계는 올 2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중 상당수가 복귀해야 현재의 의료공백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이 때문에 사직서 수리 허용, 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중단 등의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공의 대다수는 사태를 관망하며 버티는 모습이다.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수련병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레지던트 1, 4년차가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하고 결원을 채워 올 9월 1일 수련을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레지던트 1년차의 경우 올 초 인턴을 마치고 올 3월부터 시작하는 레지전트 수련계약을 정식으로 맺지 않았기 때문에 3월 1일자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4년 수련을 일괄 계약한 레지던트 4년 차도 “고용계약 기간이 3년을 초과하는 경우 3년이 지나면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민법 조항에 따라 사직서 수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그럼에도 수련병원 상당수는 여전히 사직처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처리를 조속히 마쳐야 9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모집 공고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미복귀 전공의 대책을 추가로 발표하며 “복귀든 사직이든 결정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반면 전공의 대부분은 아쉬울 게 없는 만큼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이상 계속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토론회에서 “대화의 선결 조건은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의) 잘못된 점을 수정하고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정해졌고 2026학년도 이후에 한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필수과 전공의는 “한 번 정원이 늘면 이후엔 현실적으로 정원 조절이 어렵다는 게 전공의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했다.한편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는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 명단이 포함된 ‘블랙리스트’ 게시물이 올 3월에 이어 다시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말 의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댓글로 출근한 전공의 현황을 제보받는 게시글이 올라온 것이다. 병원별로 근무 중인 전공의 수, 소속 진료과와 연차 등의 정보가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복귀 전공의 대책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복귀 여부를 고민하는 전공의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의대에선 교수들의 자율 휴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고려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입장문을 내고 “과로를 피하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12일부터 응급·중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진료를 대상으로 무기한 자율 휴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에 대해 “전공의 요구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전공의와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충북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26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기로 했다.다만 휴진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달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가 닷새만에 중단했고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자율휴진을 진행 중이지만 참여율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4일부터 휴진에 돌입하는데 이 역시 제한적만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투표에선 휴진 찬성률이 높더라도 예약 환자들을 생각해 실제로는 휴진하지 않는 의대 교수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정부가 수련병원에 “복귀 의사가 없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는 6월 말까지 사직 처리를 해 달라”고 했지만 제시 시한까지 사직을 택한 전공의는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음 주 미복귀 전공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전공의 대다수가 여전히 복귀도 사직도 거부한 채 버티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수련병원 221곳의 레지던트 누적 사직자는 40명으로 0.4%가량에 불과했다. 이달 4일 정부가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허용하겠다”고 밝히고 수련병원에도 사직서 수리를 독려했지만 반응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는 1065명으로 복귀율 역시 7%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사직 전공의만큼 결원을 충원해 9월부터 현장에 투입하려던 정부의 구상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복지부는 다음 주에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보류, 수련규정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지만 이를 통해 전공의를 움직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는 “정부도 의사도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전공의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전공의·의대생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지만 참석자는 20∼30명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대 교수들은 다음 달 26일 전국 대학병원에서 하루 휴진하고 ‘올바른 의료발전을 위한 의료정책 대토론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29일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정부가 수련병원에 “복귀 의사가 없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는 6월 말까지 사직 처리를 해 달라”고 했지만 제시 시한까지 사직을 택한 전공의는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음 주 미복귀 전공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전공의 대다수가 여전히 복귀도 사직도 거부한 채 버티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수련병원 221곳의 레지던트 누적 사직자는 40명으로 0.4% 가량에 불과했다. 이달 4일 정부가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허용하겠다”고 밝히고 수련병원에도 사직서 수리를 독려했지만 반응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수련병원 근무 중인 전공의는 1065명으로 복귀율 역시 7%대에 머물고 있다.이에 따라 사직 전공의 만큼 결원을 충원해 9월부터 현장에 투입하려던 정부의 구상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복지부는 다음 주에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보류, 수련규정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지만 이를 통해 꿈쩍하지 않는 전공의를 움직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는 “정부도 의사도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전공의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이날 전공의·의대생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지만 참석자는 20, 30명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대 교수들은 다음 달 26일 전국 대학병원에서 하루 휴진하고 ‘올바른 의료발전을 위한 의료정책 대토론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29일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지금까지 교수들의 휴진 동참율이 낮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참여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연세대 의대 산하인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27일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자율 동참’ 방식이다 보니 참여율은 높지 않았지만 진료가 지연된 일부 환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27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본관 로비 대형 전광판에는 ‘정상 진료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었지만 환자들은 곳곳에서 휴진으로 불편을 겪었다. 이 병원 뇌신경센터에선 오전 9시경 간호사가 환자 조모 씨(80)에게 “교수님 휴진 때문에 오늘 진료를 못 받는다. 다음 달 15일에 다시 오시라”고 안내했다. 파킨슨병을 앓는 조 씨는 뇌경색 증상으로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고 이날 결과를 확인하러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남편에게 진료 연기 통보가 갔다는데 전달이 안 된 것 같다”며 “결과를 확인하고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소아소화기영양과, 소아정신과도 진료실 앞 상황판에 ‘휴진’이란 문구가 떠 있었다. 전립샘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이모 씨(81)는 “다행히 예약된 진료를 받긴 했지만 의사들이 생명을 담보로 삼고 휴진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만 휴진에 참여한 교수들은 많지 않았다. 병원 측은 “대부분의 진료실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고 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교수 중 10∼15%가 휴진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석균 연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개별적 휴진이기 때문에 비대위에서 참여율을 계산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5대 대형 병원 중 휴진 방침을 굽히지 않는 곳은 세브란스병원과 다음 달 4일부터 휴진을 선언한 서울아산병원 정도다.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연세대 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전면 휴진 결정은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집단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브리핑에서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다시 집단 휴진이 강행된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끝까지 환자 곁을 지켜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한편 소비자시민모임과 한국YWCA연합회는 전국 성인 1000명 대상 온라인 설문 결과 응답자의 27.4%가 “의료 공백 사태 이후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의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까 불안하다는 응답도 88.4%에 달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연세대 의대 산하인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27일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자율 동참’ 방식이다 보니 참여율은 높지 않았지만 진료가 지연된 일부 환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27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본관 로비 대형 전광판에는 ‘정상 진료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었지만 환자들은 곳곳에서 휴진으로 불편을 겪었다.이 병원 뇌신경센터에선 오전 9시경 간호사가 환자 조모 씨(80)에게 “교수님 휴진 때문에 오늘 진료를 못 받는다. 다음 달 15일에 다시 오시라”고 안내했다. 파킨슨병을 앓는 조 씨는 뇌경색 증상으로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고 이날 결과를 확인하러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남편에게 진료 연기 통보가 갔다는데 전달이 안 된 것 같다”며 “결과를 확인하고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소아소화기영양과, 소아정신과도 진료실 앞 상황판에 ‘휴진’이란 문구가 떠 있었다. 전립샘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이모 씨(81)는 “다행히 예약된 진료를 받긴 했지만 의사들이 생명을 담보로 삼고 휴진하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다만 휴진에 참여한 교수들은 많지 않았다. 병원 측은 “대부분의 진료실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고 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교수 중 10~15%가 휴진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석균 연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개별적 휴진이기 때문에 비대위에서 참여율을 계산하진 않는다”고 밝혔다.이 병원 소아혈액종양내과 소속 한정우 교수는 낮 12시부터 병원 본관에서 사직 전공의 한 명과 함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 교수는 “하루 휴가를 쓰고 외래 진료를 중단했다. 중증 환자 진료 일정은 26, 28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5대 대형 병원 중 휴진 방침을 굽히지 않는 곳은 세브란스병원과 다음 달 4일부터 휴진을 선언한 서울아산병원 정도다.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연세대 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전면 휴진 결정은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집단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브리핑에서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다시 집단휴진이 강행된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끝까지 환자 곁을 지켜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한편 소비자시민모임과 한국YWCA연합회는 전국 성인 1000명 대상 온라인 설문 결과 응답자의 27.4%가 “의료 공백 사태 이후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의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까 불안하다는 응답도 88.4%에 달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모든 손가락이 용산 대통령실을 가리키고 있다.”(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의 타당성과 이에 따른 의료 공백의 책임을 다룬 국회 청문회가 26일 열렸다. 야당 의원들은 ‘2000명 증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하자 국면 전환용으로 대규모 의대 증원을 추진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가 결정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군사작전 하듯 증원, 대통령 뜻 아니냐”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복지부가 400, 500명 수준에서 논의하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협의 과정에서 2000명까지 확대됐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그 배경으로) 역술인 이천공이 거론되기도 하고, 대통령의 격노 때문이란 소문도 파다하다”고 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군사작전 하듯 증원 규모를 발표한 건 대통령 뜻 아니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조 장관은 “대통령실에서 (복지부가 낸) 숫자를 바꿨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2000명 증원은) 하루빨리 의사 수급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 제가 결정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2000명’이 결정된 시점도 캐물었다.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의료개혁에 대해 복지부와 거의 매일 협의했고 매달 한두 번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다”며 “증원 필요성에 대해선 지난해 11, 12월 복지부와 대통령실의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또 “(복지부로부터) 2000명 증원을 전달받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건 2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 직전이었다”며 “대통령이 격노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서울고등법원이 판결문에서 ‘2000명이란 수치의 직접적 근거는 특별한 게 없다’고 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공세를 펴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박주민 복지위원장은 자율 감축을 통해 의대 증원 규모를 1509명으로 줄인 걸 두고 “그렇게 오래 전문가들과 논의해 필요하다고 한 숫자를 2개월 만에 4분의 1을 확 줄이느냐. 비과학적이고 주먹구구”라고 지적했다.● 의료 공백 ‘정부 책임론’… 의협 회장 막말도 논란 의료 공백에 대한 정부 책임론도 불거졌다. 조 장관은 “넉 달 넘게 의료 공백이 지속될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국민과 환자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굉장히 나이브하게(안일하게) 예상하고 대비하신 것”이라며 “주먹구구식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한 예”라고 비판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죽어가고 있다”며 “계속 문제를 제기하니 복지부와 환자단체 간 1 대 1 전담관을 지정한다고 했는데 한 달 만에 엊그제 처음 연락 온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야당 의원들과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의료 공백에 대해) 국민께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임 회장은 “멀쩡하게 잘 돌아가던 의료 시스템을 (손댄) 복지부 공무원들이 만든 사태”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또 무기한 휴진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과거 의사가 환자를 성폭행한 사건을 두고 자신이 낸 논평에 대해 임 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친 여자’라고 했던 것을 거론하며 “하실 말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임 회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강 의원이 그 밖에 논란이 됐던 발언을 문제 삼자 임 회장은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산하에 둔 연세대 의대 소속 교수들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분야 진료는 유지할 방침이다.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현 의료정책의 심각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27일부터 기한 없는 휴진을 시작한다.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 시술 휴진과 진료 재조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무기한 휴진을 진행했다가 닷새 만인 21일 철회한 바 있다. 가톨릭대 의대와 성균관대 의대도 여론의 비판과 환자들의 불편 등을 고려해 25일 무기한 휴진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연세대 의대 비대위는 “이번 결정과 행동이 학교와 병원에 여러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환자들의 우려에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휴진 강행 방침을 밝혔다. 병원 측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휴가를 내고 휴진에 참여하는 형태인 만큼 실제 휴진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노조는 “휴진 탓에 발생하는 예약 진료 조정 등은 의사 본인이 해야 하는 만큼 휴진율은 20∼30% 수준으로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도 “병원은 정상 운영된다”고 했다. 연세대 의대 비대위 역시 “개인의 양심과 자율에 기반한 결정”이라며 전면적인 휴진이 되진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모든 손가락이 용산 (대통령실을) 가리키고 있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의 타당성과 이에 따른 의료공백의 책임을 다룬 국회 청문회가 26일 열렸다. 야당 의원들은 ‘2000명 증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하자 국면 전환용으로 대규모 의대 증원을 추진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가 결정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군사작전 하듯 증원, 대통령 뜻 아니냐”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복지부가 400, 500명 수준에서 논의하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협의 과정에서 2000명까지 확대됐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대통령의 격노 때문이란 소문도 파다하다”고 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군사작전 하듯 증원 규모를 발표한 건 대통령 뜻 아니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조 장관은 “대통령실에서 (복지부가 낸) 숫자를 바꿨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2000명 증원은) 하루빨리 의사 수급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 제가 결정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야당 의원들은 ‘2000명’이 결정된 시점도 캐물었다.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의료개혁에 대해 복지부와 거의 매일 협의했고 매달 한두 번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다”며 “증원 필요성에 대해선 지난해 11, 12월 복지부와 대통령실의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또 “(복지부로부터) 2000명 증원을 전달받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직전인 2월 6일이었다”고 했다야당 의원들은 서울고법에서 ‘2000명이란 수치의 직접적 근거는 특별한 게 없다’고 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공세를 펴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박주민 복지위원장은 자율감축을 통해 의대 증원 규모를 1509명으로 줄인 걸 두고 “그렇게 오래 전문가들과 논의해 필요하다고 한 숫자를 2개월 만에 4분의 1을 확 줄이느냐. 비과학적이고 주먹구구”라고 지적했다.● 의료공백 ‘정부 책임론’…의협 회장 막말도 논란의료공백에 대한 정부 책임론도 불거졌다. 조 장관은 “4달 넘게 의료공백이 지속될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국민과 환자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참고인으로 출석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죽어가고 있다”며 “계속 문제를 제기하니 복지부와 환자단체 간 1대 1 전담관을 지정한다고 했는데 한 달 만에 엊그제 처음 연락 온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참고인으로 출석한 임 회장은 야당 의원들과 날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의료 공백에 대해) 국민께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임 회장은 “멀쩡하게 잘 돌아가던 의료시스템을 (손 댄) 복지부 공무원들이 만든 사태”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또 무기한 휴진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과거 의사가 환자를 성폭행 한 사건을 두고 자신이 낸 논평에 대해 임 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친 여자’라고 했던 것을 거론하며 “하실 말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임 회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강 의원이 그 밖에 논란이 됐던 발언을 문제 삼자 임 회장은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산하에 둔 연세대 의대 소속 교수들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분야 진료는 유지할 방침이다.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현 의료정책의 심각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27일부터 기한 없는 휴진을 시작한다.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 시술 휴진과 진료 재조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무기한 휴진을 진행했다가 닷새 만인 21일 철회한 바 있다. 가톨릭대 의대와 성균관대 의대도 여론의 비판과 환자들의 불편 등을 고려해 25일 무기한 휴진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연세대 의대 비대위는 “이번 결정과 행동이 학교와 병원에 여러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환자들의 우려에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휴진 강행 방침을 밝혔다. 병원 측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휴가를 내고 휴진에 참여하는 형태인 만큼 실제 휴진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노조는 “휴진 탓에 발생하는 예약 진료 조정 등은 의사 본인이 해야 하는 만큼 휴진율은 20∼30% 수준으로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도 “병원은 정상 운영된다”고 했다. 연세대 의대 비대위 역시 “개인의 양심과 자율에 기반한 결정”이라며 전면적인 휴진이 되진 않을 수 있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 공장 화재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가 모두 고용노동부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동포(F-4) 비자 등으로 입국해 일해 왔기 때문인데 이들도 정부의 근로 관리망에 포함시켜 산업 안전 조치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고용부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리튬전지 제조 공장은 고용부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는 고용허가제 대상 사업장이 아니다. 숨진 외국인 근로자들은 전원 비전문취업(E-9) 비자가 아닌 재외동포 비자(F-4), 결혼이민 비자(F-6), 방문취업 비자(H-2) 등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허가제는 제조업 등 특정 업종의 내국인 인력이 부족한 사업장이 외국인 인력을 신청하면 고용부가 외국인 근로자를 연결해주는 제도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는 주로 E-9 비자를 발급받는데, 고용부는 이 비자에 대해서만 신원과 소속 사업장을 파악해 관리한다. 문제는 고용부가 고용허가제 사업장 위주로 근로 기준 준수 여부와 산업 안전 및 주거 환경 등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올 초 중소기업 등의 구인난이 심해지자 고용허가제 규모를 역대 최대인 16만5000명으로 늘리며 “사업장 산업안전·보건 점검 대상을 1657곳에서 2500곳으로 확대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은 고용허가제 사업장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체류한 외국인 총 143만여 명 중 E-9 비자 소지자는 26만9000명(18.8%)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근로 여건과 안전 등을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러 부처에 흩어진 외국인 근로자 정책을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도 “외국인 근로자는 언어 장벽 때문에 화재 같은 재난 상황에서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며 “올해부터 중대재해법 적용 사업장이 확대됐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영세 사업장을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또 다른 일터에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수 있다.”경기 화성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 참사가 일어난 다음날(25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덕수 사무실에서 만난 비영리 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의 센터장 조영관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 이주 노동자에 대한 법률상담과 소송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지금도 다른 노동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산업재해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더 큰 참사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화성 참사 사망자 23명 중 18명이 중국인 등 외국인으로 확인되자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변호사는 본보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가장 많은 외국인이 숨진 단일 산업재해 사건”이라며 안전 대책이 미비했음을 지적했다. ―이번 참사를 어떻게 보나.“이번 사건은 단일한 사건 중 가장 많은 외국인이 숨진 산업재해다. 아직 고용형태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희생자들은 원청 업체에서 직접 고용하지 않은 불법 파견 근로자일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근로자들에게 공장 내 구조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는 등, 안전교육이 부실한 까닭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기본적인 안전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향후 더 큰 참사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25일 공개 사과문에서 “불법 파견은 없었다”며 “안전 교육도 충분히 했다”고 말했다. 또 “업무 지시는 파견 업체에서 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아리셀에 외국인 근로자를 공급한 인력파견업체 메이셀은 인력만 보냈을 뿐 근로자 교육이나 작업 지시는 아리셀이 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불법 파견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우리나라 외국인 근로자에게 산업재해가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나. “비일비재하다. 4월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가 폐기물 처리 공장에서 기계를 청소하던 중, 관리자가 기계를 작동해서 사망한 사건을 내가 맡고 있다. 사람의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기계 작동 버튼을 눌러서 근로자가 사망한 것이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몽골 국적 근로자가 고용허가제 비자를 받고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철근을 묶고 있던 와이어가 터져서 철근에 깔려 사망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이 업무를 2인 이상이 하도록 규정돼있으나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다.”―외국인 노동자들은 왜 산업재해에 더 취약한가. “첫 번째는 언어문제다.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는 한국어를 구사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 안전과 관련된 정보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적절하게 제공되지 못하니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비상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면서 사고시 비상구를 제대로 찾지 못하지 않았나. 두 번째로는 내국인들이 위험한 업무를 꺼리면서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작업을 외국인이 맡게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은 어떠했나.“정부는 일반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산업재해 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취급했다. 이번 사건 이후 경기도에서 외국인 희생자들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밝혔는데, 대부분 다른 사고들에서는 개인이 전부 비용을 부담한다. 또 외국인 근로자들은 내국인 근로자들과 배상 기준이 다르다. 외국인은 통상적으로 비자 받은 날로부터 최대 3년까지 한국에서 벌 수 있는 소득으로 계산하고, 나머지 65세까지는 본국의 현지 급여를 기준으로 미래에 벌 수 있는 수입을 산정한다. 몽골의 경우 한 달 평균 임금이 16만 원 정도로,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다. 똑같은 사람이 죽어도 사업주가 배상해야 하는 금액이 한국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셈이다.”―사고 때 기업들의 대응은 어떠했나. “보상을 해줄 수 있는 경제적인 여력이 없는 영세한 사업장들이 너무 많다. 그런 사업장에서는 사고가 났을 때 제도적으로 많은 보상을 약속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보상을 못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 원청에서 직접 고용하는 게 아니라면 보상 책임의 소지가 모호해진다. 인력 소개 업체 소속 외국인들이라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국내 외국인 근로자는 점차 늘어나는데. “과거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성격이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터로 유입됐다. 이들은 오로지 해당 사업장에서 일하기 위한 비자를 받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노동 이외 다른 목적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재외동포나 결혼이민자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자녀를 키우면서 맞벌이를 하고 싶은 마음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외국인 근로자 정책의 문제는 무엇인가. “변화한 노동시장 속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관리나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양한 비자의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유입되면서 같은 노동자 사이에서도 급여조건 차이가 많이 나기 시작했다. 사회가 여기에 대한 제도나 대안을 만들지 못하는 상태다.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도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용부에서 외국인 산업재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긴 하나,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노동자들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느낌이다. 이번 사건처럼 고용허가제 외 비자를 받고 입국한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감독 등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부가 모르는 것이다.” ―정부는 돌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더 많이 들여오려 한다. “모든 문제를 외국인 도입으로 해결하려 하는 정책적인 기조가 엿보인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외국인 노동력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저렴하다는 생각이 전제돼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국내에 정책적으로 유입된 후에는 경제적 비용 외에도 사업장 내 안전 조치를 다국어로 진행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지 않고 외국인을 도입하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이나 지원은. “한국인 근로자들이 꺼리는 위험한 업무에 외국인 인력을 쓸 수밖에 없다면, 최소한 이들에게는 산업안전 관련 매뉴얼 등 조치를 마련하거나, 교육 이수 조건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교육 이외에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위험 요인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작업중지권 등 노동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에 대한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들의 안전을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게 하는 필요한 장치들도 함께 고려해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7일부터 진행하겠다고 밝혔던 ‘무기한 휴진’ 계획을 철회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일주일 만에 중단하는 등 동력이 떨어지면서 의대 교수, 동네병원 개원의 등의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내린 결정이다. 의사단체 내부에서도 “장외 투쟁을 고집하기보다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실익을 챙겨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의협 “29일 특위 결정 따라 투쟁” 의협은 24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27일부터 진행될 연세대 의대 교수들의 휴진 결정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며 “이후 투쟁은 29일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2차 회의 결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직역 의사들이 각자 준비를 마치는 대로 휴진 투쟁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휴진의 불씨는 남겨놨지만 임현택 의협 회장이 18일 총궐기대회 폐회사에서 밝힌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방침은 엿새 만에 철회한 것이다. 의협 관계자는 “18일 같은 전면 휴진을 당장 (무기한으로) 진행하는 건 어렵다고 내부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의협의 이 같은 결정에는 악화된 여론과 내부 반발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이 큰 동네병원 개원의들은 하루만 휴진해도 상당한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또 지역 온라인 카페에서 휴진 병원 명단이 공유되며 보이콧 움직임까지 생기는 것에 부담을 느낀 개원의들도 적지 않다. 의대 교수들도 “예약 진료 조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휴진에 난색을 표했다. 경찰도 대규모 리베이트 조사 등으로 의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18일 휴진 당시 동네병원 동참률이 14.9%로 2020년 첫날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의협 지도부의 전략을 불신하는 회원들이 많아졌다. 다시 휴진할 경우 동참률은 첫날의 절반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의협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론의 비판을 감안한 듯 “국민께서 겪는 불편과 불안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몸을 낮추기도 했다.● 전공의 내부서도 “특위 참여해 목소리 내야” 정부와 환자단체는 휴진 철회 결정을 환영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사들은 이제 정부와 마주 앉아 의료 발전을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집단 휴진으로는 국민도 정부도 설득할 수 없다. 의료개혁특위 등 정부와의 대화 창구에서 필요한 것을 요구해 달라”고 말했다. 대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의정 협상이 본격화되기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많다. 내년도 증원 재논의, 미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처분 등을 놓고 견해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의협은 18일 집단 휴진에 참여한 의사들을 경찰이 조사하는 걸 두고 24일 “양아치 같은 행태를 중단하라”고도 했다. 한편 전공의 내부에선 서울대 교수들에 이어 의협까지 휴진을 철회한 것에 실망하며 “이제 우리끼리 뭉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는 “내부 동의도 없이 휴진을 불쑥 꺼냈다가 철회하는 과정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전공의 단체 일각에선 2020년 의정 합의에 배제됐던 것을 감안해 이제라도 올특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의협 기획이사를 맡은 강동성심병원 사직 전공의 임진수 씨는 의협 몫으로 올특위에 참여해 간사를 맡았다. 임 씨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향해 “의료계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올특위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방안을 논의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7일부터 진행하겠다고 밝혔던 ‘무기한 휴진’ 계획을 철회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일주일 만에 중단하는 등 동력이 떨어지면서 의대 교수, 동네병원 개원의 등의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내린 결정이다. 의사단체 내부에서도 “장외 투쟁을 고집하기보다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실익을 챙겨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의협 “29일 특위 결정 따라 투쟁”의협은 24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27일부터 진행될 연세대 의대 교수들의 휴진 결정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며 “이후 투쟁은 29일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2차 회의 결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직역 의사들이 각자 준비를 마치는 대로 휴진 투쟁에 동참해나갈 것”이라고도 했다.‘각자 준비 후 동참’이라며 휴진의 불씨는 남겨놨지만 임현택 의협 회장이 18일 총궐기대회폐회사에서 밝힌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방침은 엿새 만에 철회한 것이다. 의협 관계자는 “18일 같은 전면 휴진을 당장 (무기한으로) 진행하는 건 어렵다고 내부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의협의 이 같은 결정에는 악화된 여론과 내부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이 큰 동네병원 개원의들은 하루만 휴진해도 상당한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데 ‘무기한 휴진’은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내부에서도 나왔다. 또 지역 온라인 카페에서 휴진 병원 명단이 공유되며 보이콧 움직임까지 생기는 것에 부담을 느낀 개원의들도 적지 않다. 여기에 시도의사회장들도 “사전 논의 없는 무기한 휴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의대 교수들도 “예약 진료 조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휴진에 난색을 표했다. 경찰도 대규모 리베이트 조사로 의사들을 압박하고 있다.경기도의 한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18일 휴진 당시 동네병원 동참률이 14.9%로 2020년 첫날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의협 지도부의 전략을 불신하는 회원들이 많아졌다. 다시 휴진할 경우 동참률은 첫날의 절반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의협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론의 비판을 감안한 듯 “국민께서 겪는 불편과 불안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몸을 낮추기도 했다.● 전공의 내부서도 “특위 참여해 목소리 내야”정부와 환자단체는 휴진 철회 결정을 환영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사들은 이제 정부와 마주 앉아 의료 발전을 논의해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집단 휴진으로는 국민도 정부도 설득할 수 없다. 의료개혁특위 등 정부와의 대화 창구에서 필요한 것을 요구해 달라”고 말했다.집단 휴진 움직임이 잦아들며 대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의정 협상이 본격화되기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많다. 내년도 증원 재논의, 미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처분 등을 놓고 양측의 견해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한편 전공의 내부에선 서울대 교수들에 이어 의협까지 휴진을 철회한 것에 실망하며 “이제 우리끼리 뭉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는 “내부 동의도 없이 휴진을 불쑥 꺼냈다가 철회하는 과정이 실망스럽다”고 했다.전공의 단체 일각에선 2020년 의정 합의에 배제됐던 것을 감안해 이제라도 올특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의협 기획이사를 맡은 강동성심병원 사직 전공의 임진수 씨는 의협 몫으로 올특위에 참여해 간사를 맡았다. 임 씨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향해 “의료계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올특위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방안을 논의해달라”고 호소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사진)이 “집행부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문제 불개입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의협과 전공의 단체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임 회장은 “(전공의 단체가) 의협 개입은 원치 않는다면서 4억 원을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며 예산 지원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전날(13일) 오후 11시경 자신을 지지하는 전공의 등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더 이상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걸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 또 글을 올리기 직전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임 회장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 등의 글을 올렸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의협을 단일 창구로 요구사항을 다시 논의할 경우 18일 집단 휴진을 취소할 수 있다”고 한 걸 두고 “단일 대화 창구? 통일된 요구안? 임 회장과 합의한 적 없다”고도 했다. 의료계에선 의협에 대한 전공의들의 불신이 갈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2월 전공의 병원 이탈 후 의료공백이 발생하자 환자들이 대형병원 대신 동네병원으로 몰리며 개원의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공의들은 개원의 중심인 의협이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위해 나서줄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또 전공의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의협이 우리를 대표할 수 없다”고 밝혀 왔다. 임 회장은 “2000, 2020년 선배들이 걷어준 성금은 어디 있고 규모가 어떤지 대전협에 물어보라”며 “이번에도 4억 원을 달라고 공문을 보냈는데 중간 착취자라고 욕하면서 중간착취자들이 준 돈은 받느냐”고도 했다. 임 회장이 언급한 4억 원은 올 4월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전공의 지원 목적으로 결의된 지원금인데 아직 건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전공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며 “의협에 부정적인 입장을 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 정도가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임 회장과 의협은 ‘의협 중심 단일대오’를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회장 대신 전공의를 움직일 수 있는 교수들과 주로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박 위원장과의 갈등까지 표면화되면서 의료계에선 “의협 중심으로 투쟁하려는 임 회장의 구상이 어긋나고 있다. 의협이 주도하는 집단 휴진 동력도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18일 집단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사전에 신고한 동네병원이 4.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단체 등의 선언도 이어지고 있어 의협이 밝힌 ‘역대급 집단 휴진’ 구상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13일)까지 ‘18일 휴진’ 계획을 신고한 동네병원은 전국 3만6371곳 중 1463곳(4.02%)에 불과했다. 서울의 경우 9863곳 중 229곳(2.3%)만 휴진을 신청했다. 신고하지 않고 휴진에 참여하는 곳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동네병원 휴진율은 2020년 파업 첫날(32.6%)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다. 또 14일 상급종합병원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가 “협의체 차원에서 18일 의협 단체 휴진에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에 이은 의사단체의 3번째 불참 선언이다. 이 협의체의 홍승봉 위원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뇌전증 환자들은 치료 중단 시 신체 손상과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져 약물 투여를 절대 중단해선 안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아무리 목적이 좋더라도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겁주고 피해를 줘선 안 된다”며 집단 휴진을 선언한 의협과 서울대 교수들을 비판했다. 경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등도 정상진료 방침을 밝혔다. 한편 임현택 의협 회장이 전날(13일) 밤 전공의가 포함된 의사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더 이상 전공의 문제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의협과 전공의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전날 임 회장의 ‘의협 중심 단일대오’ 방침을 비판한 바 있다. 의사 내부서도 “환자 고통 주느니 휴진 대신 삭발-단식 투쟁을” [의료계 집단휴진 균열]뇌전증 의사들 18일 집단휴진 비판… 정상진료 밝히고 진료시간 연장도일각 “의협, 뒤늦게 명분 쌓기용 휴진”서울대병원 “정부와 소통… 논의 진전”“의사들은 잘못이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지 말고, 차라리 삭발하고 단식하면서 스스로 희생하며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 홍승봉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14일 낸 성명에서 집단 휴진을 선언한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서울대 교수들을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병원 이탈이 장기화되고 있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대해서도 “115일 동안 수많은 중증 환자들과 가족들이 극심한 고통과 피해를 보고 있다.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과거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 이상으로 의식을 잃거나 발작이 생기는 등 뇌 기능이 일시 마비되는 질환이다. 홍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뇌전증 환자 중 상당수는 언제든 다치고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집에서도 벌벌 떨면서 생활한다. 그런데 의협의 단체 휴진 발표 후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처방전을 받지 못할까 봐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의협이 18일 예고한 집단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단체, 병원, 교수 등의 입장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명령에 따라 18일 휴진하겠다고 신고한 동네병원도 전국적으로 1463곳(4.02%)에 불과해 집단 휴진 참여율이 당초 우려했던 만큼 높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산대 교수 “진료 시간 오히려 늘렸다” 의료 공백이 더 커지는 걸 막기 위해 진료 시간을 늘린 의사도 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폐암 치료 전문가인 엄중섭 부산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주 3회 맡았던 외래진료를 최근 주 5회까지 늘렸다. 대형병원 상당수가 초진 환자를 안 받는 가운데 엄 교수가 초진 환자도 본다는 소문이 나면서 부산은 물론 영호남 지역에서 환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엄 교수는 “가족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만큼 환자와 그 가족의 절박한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정부와 전공의 입장 모두 이해되지만 계속 근무하며 불안해하는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 진료 방침을 밝히는 병원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강원대병원은 “교수의 집단 휴진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경북대병원도 “휴진 없이 정상 진료하겠다”고 했다. 대구·경북의 유일한 화상전문병원인 대구푸른병원도 정상 진료를 유지할 방침이다. 의사들 사이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 절차가 다 끝났는데 지금 집단 휴진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의협 지도부가 ‘아무것도 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뒤늦게 ‘명분 쌓기용 휴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비대위 “정부와 소통하며 논의 진전”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을 선언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14일 기자회견에서 “희귀병·중증·응급 환자는 예정대로 진료하기 때문에 진료실 문을 완전히 닫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중에는 진료 예약을 변경하지 못해 정상 진료하기로 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집단 휴진 불허’ 방침을 밝히고 간호사와 행정직원들도 진료 일정 변경 업무를 거부하고 있어 교수들이 수백∼수천 명의 예약 환자에게 일일이 연락해 일정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오승원 비대위 홍보팀장은 “교수가 직접 일정을 변경하기도 하고 비대위가 만들어 14일부터 가동 중인 진료 변경 시스템을 통해 안내 문자를 보내 예약 환자 일정을 한 달 후로 조정하기도 한다”며 “(교수 1500여 명 중) 200여 명이 비대위 시스템을 통해 진료 일정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뵈었고 보건복지부와도 계속 소통하며 논의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막판 휴진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섬을 돌며 주민을 진료하는 병원선은 현행법상 병의원이나 보건소로 분류되지 않고 지역보건소의 ‘순회 진료’ 형태로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 정식 의료기관이 아니다 보니 환자들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약값 등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있다. 지자체의 재정 상황에 따라 언제든 운영 여부 및 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년 8개월 동안 전국 병원선 5척이 도서 지역 주민 25만758명을 진료했다. 월 평균 4500여 명을 진료하는 셈이다. 병원선은 인천 경남 충남에 1척씩, 전남에 2척이 배치돼 의사가 없는 섬 204곳을 돌고 있다. 병원선에는 보통 의학, 치의학, 한의학 전공 공중보건의가 1명씩 탑승한다. 다만 수술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병원선은 의료법상 의료기관(병의원)이나 지역보건법에 따른 지역보건의료기관(보건소)에 해당되지 않고 복지부 훈령이나 지자체 조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병원선’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법안이 추진됐으나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부 지자체는 병원선 운영에 재정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의료 취약지가 많은 전남도는 2척을 운영하기 때문에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전남도 관계자는 “병원선 유류비만 연간 약 17억 원이 소요된다”며 “병원선이 없는 광역지자체에 비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병원선을 운영하는 지자체들은 건강보험 재정이나 국비 지원 등을 요청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섬 주민도 건강보험료를 내는데 정작 병원이 없다 보니 건강보험 혜택을 못 받는 상황”이라며 “운영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면세유 공급이나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재정당국은 운영 주체인 지자체에서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선 운영은 지자체가 하지만 건조에는 국비가 투입된다. 국내 병원선의 시작은 1971년 도입된 충남501호와 전남512호인데 당시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건조됐다. 이후 2000년 전후에 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낸 돈으로 한 차례 노후 선박을 교체했다. 또 2022년부터 3세대 병원선으로 대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병원선 규모도 100t대에서 최대 390t급으로 점차 커지고 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섬 주민 건강 지키는 ‘바다 위 병원’수평선 멀리서 초록색 십자가가 선체에 새겨진 ‘전남511호’가 모습을 드러내면 섬 주민 얼굴에 화색이 돈다. “오메, 왔네 왔어!” 동아일보 기자가 전남 77개 섬 주민 건강을 책임지는 이 병원선에 이틀 동안 탑승해 진료 현장을 취재했다.》11일 오후 1시 20분, 전남 고흥군 남양면 우도 남쪽 200m 해상. 섬에서 보트를 타고 온 주민 8명이 조심스럽게 ‘전남511호’에 올라탔다. 이들은 배 안에 들어서 자연스럽게 접수실로 향했다. 접수실 옆에는 내과 치과 한방과 진료실과 약제실, 방사선실, 임상병리실 등이 배치돼 있었다. 53년째 우도에 살고 있다는 신일남 씨(74)는 “논일을 못 할 정도로 허리가 아파서 왔다”며 “오늘 내과, 치과 진료와 물리치료를 모두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511호는 390t 규모의 국내 최대 병원선이다. 상담부터 처방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이른바 ‘바다 위 병원’인데 골밀도측정기, 혈액분석기, 물리치료기 등도 갖추고 있다. 건조와 의료 장비 탑재에 약 130억 원이 들었다. 이 배는 병의원과 보건소는 물론이고 약국조차 없는 외딴섬들을 돌며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한다. 동아일보 기자는 의료진과 함께 전남511호를 타고 11일 우도, 12일 고흥군 봉래면 쑥섬(애도)을 방문했다.● 물리치료실 가장 인기 우도에는 현재 49가구 85명이 살고 있다. 0.5km²에 못 미치는 작은 섬이다 보니 선박이 정박할 시설도 없어 주민들은 병원선에서 보낸 보트를 타고 진료를 받으러 온다. 주민 신영숙 씨(62)는 “삭신이 쑤셔도 육지 병원에 가는 게 불편해 3개월마다 오는 병원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올 때마다 건강을 챙겨주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이 식구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진료와 물리치료를 받은 신 씨는 환하게 웃으며 양손 가득 약 봉투를 들고 섬으로 갈 보트를 기다렸다. 배에는 의학, 치의학, 한의학 전공 공중보건의가 각각 1명씩 탑승해 주민을 진료한다. 부산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 5년 전 우도에 들어왔다는 김남석 씨(64)는 “도시에선 약국에서 쉽게 약을 구했는데, 여기선 아파도 해열제 하나 사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미국에 거주하다 여생을 고향에서 어머니와 함께 보내기 위해 3개월 전 섬에 들어왔다는 이재환 씨(55)도 “최근 꼬막 작업을 많이 하면서 허리 쪽이 아팠다”며 진료를 받고 어머니의 약 봉투를 함께 챙겨 갔다. 증상이 심각해지기 전 대형병원을 찾으라고 조언하는 것도 공보의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1년차 때 그만두고 공보의로 온 김진영 씨(27)는 “최근 혈소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간부전 환자를 발견했다”며 “위급한 상황이라 대형병원을 빨리 방문하라고 했다”고 돌이켰다. 한의과 공보의 조재현 씨(27)도 “2주 전 안면 마비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찾아왔길래 빨리 육지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설은 물리치료실이라고 한다. 섬에는 대부분 고령층이 거주하는데 “생계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하다 보니 몸 곳곳이 쑤신다”며 병원선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11일에도 진료 개시 30분 만에 물리치료실 침대 4개가 모두 찼다. 허리에 물리치료를 받은 명재만 씨(70)는 “허리가 시원하고 좋다”고 말했다. 10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농사를 짓는 송순자 씨(76)는 “바다에 그물을 던지다 어깨를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며 “수술 후 어깨가 쑤실 때마다 병원선에 와서 물리치료를 받는데 효자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은 개인적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다. 한 환자는 “얼마 전 남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요새 밤에도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다른 환자는 “작년에 허리 수술을 받았는데 일이 여전히 많다. 쉬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했다. 김 씨는 묵묵히 듣다 두 환자에게 “힘드셨겠다. 너무 힘들면 꼭 큰 병원에 가 보시라”고 조언했다.● 병원선 직원들은 섬마을 수호천사 전남511호는 매달 평균 18일 동안 운항하는데 한 번 출항하면 2, 3일 동안 섬을 다니며 진료한다. 운항 기간 중 의료진은 배 안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조 씨는 “선상 생활이 많이 익숙해졌고 침대도 편해서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했다. 매끼 식사를 같이 하다 보니 서로 ‘식구’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워지는 경우가 많다. 동갑내기 공보의 3인방은 육지에 도착해서도 함께 식사와 산책을 할 정도로 친하다고 한다. 전남511호의 최고참은 2006년부터 19년째 병원선 생활을 하고 있는 간호사 이숙연 씨(51)다. 이 씨는 “오랜 기간 섬을 찾다 보니 주민들 얼굴을 거의 모두 외웠다”며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혹시 돌아가신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무료로 진료를 받는 주민들은 상추, 콩 같은 농작물을 수확하거나 낙지, 바지락, 꼬막 등 해산물이 생기면 따로 보관해 놨다가 배를 탈 때 들고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12일 병원선이 방문한 쑥섬 부녀회장은 아침 일찍 부침개를 만들어 가져왔다. 차병래 전남511호 선장은 “섬 주민들의 애환을 들으며 말동무를 해주다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며 “휴가도 제대로 못 가는 상황이지만 즐거워서 계속 병원선을 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결혼한 정성윤 항해사는 “신혼이지만 병원선 근무 탓에 자주 외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행스럽게도 아내가 좋은 일을 한다며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준다”고 했다. 쑥섬 주민 강순혜 씨(62)는 “섬에는 약국도 마트도 없다. 또 다들 나이가 있다 보니 외부에 진료를 받으러 가기 쉽지 않다”며 “병원선 의료진은 섬마을 수호천사”라고 말했다.● “짧은 진료 시간-긴 진료 주기 아쉬워” 의료진은 많은 주민을 한 번에 진료하다 보니 진료 시간이 짧고, 돌아야 하는 섬 수에 비해 배가 적다 보니 진료 주기가 긴 점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김 씨는 “의료 기기도 배에 있는 것들만 사용하다 보니 아무래도 진료에 한계가 있다. 또 3개월마다 치료하다 보니 면밀한 추적 관찰이 쉽지 않다”고 했다. 치의학 공보의 정회윤 씨(27)도 “구강 관리가 익숙지 않은 어르신이 많은데 스케일링이나 구강검진을 제외하면 해드릴 수 있는 게 솔직히 많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주민들도 병원선이 더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우도 주민 김선례 씨(57)는 “병원선에서 빠르고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3개월이 아니라 매달 한 번씩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쑥섬 주민 박강국 씨(55)도 “수령할 수 있는 약의 종류나 양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현재 병원선 2척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511호는 여수시와 강진·고흥·보성·완도군에 있는 섬 77곳을 돌고 있다. 전남512호는 목포시와 무안·신안·영광·진도·해남군에 있는 섬 90곳을 오간다. 이들 섬 167곳 중 135곳(약 81%)에는 의사가 한 명도 없다. 병원선 두 척에 탄 의료진 15명은 지난해 섬마을 주민 9173명에게 2만4851건의 진료를 제공했다. 고흥=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18일 집단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사전에 신고한 동네병원이 4.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단체 등의 선언도 이어지고 있어 의협이 밝힌 ‘역대급 집단 휴진’ 구상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13일)까지 ‘18일 휴진’ 계획을 신고한 동네병원은 전국 3만6371곳 중 1463곳(4.02%)에 불과했다. 복지부는 동네병원에 “피치 못한 사정으로 휴진할 경우 13일까지 신고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서울의 경우 9863곳 중 229곳(2.3%)만 휴진을 신청했다. 의료계에선 신고하지 않고 휴진에 참여하는 곳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동네병원 휴진율은 2020년 파업 첫날(32.6%)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또 14일 상급종합병원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가 “협의회 차원에서 18일 의협 단체 휴진에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에 이은 의사단체의 3번째 불참 선언이다. 이 협의체의 홍승봉 위원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뇌전증은 치료 중단 시 신체 손상과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져 약물 투여를 절대 중단해선 안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의사들이 환자를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는 건 삼가야 한다”며 집단 휴진을 선언한 의협과 서울대 교수들을 비판했다. 경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등도 정상진료 방침을 밝혔다.한편 임현택 의협 회장이 전날(13일) 밤 전공의가 포함된 의사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의협이 더 이상 전공의 문제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의협과 전공의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전날 의협 중심 단일대오 방침을 비판한 바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 대표에게 공개적인 비판을 받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원하지 않으면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 투쟁 전부 대전협(대한전공의협의회)에 맡기고 손 떼고 싶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전협이 의협에 4억 원의 성금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밝히며 전공의 단체를 비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13일 오후 11시경 임 회장은 자신을 지지하는 전공의 등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집행부와 의협 전공의 문제 전면 불개입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 “컴플레인(불평)만 가득이고 왜 내가 내 몸 버려가며 이 짓하고 있나 싶다”고 밝혔다. 전날(12일)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임 회장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단일 대화 창구? 통일된 요구안? 임 회장과 합의한 적 없다” 등의 글을 올리며 임 회장을 비난하자 반발한 것이다.임 회장은 카톡방에서 “대전협에 물어보라. 2000년과 2020년 선배들이 걷어준 성금은 어디에 있고 규모가 어떤지”라며 “이번에도 의협이 개입하는 거 원치 않는다면서 4억 원 달라고 공문을 보냈더라”고 했다. 이어 “중간 착취자라고 욕은 하고 중간 착취자들이 준 돈은 받느냐”고 힐난했다. 임 회장이 언급한 4억 원은 올 4월 28일 의협이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전공의 지원 목적으로 대전협에 지급하기로 결정한 돈으로 14일 현재 아직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임 회장은 의정 갈등 국면에서 ‘의협 중심의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의료계에서 정부의 대화 파트너는 의협이어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이를 불신하며 의협과 다른 독자 노선을 고수하는 중이고, 의대 교수들도 따로 정부 및 정치권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협이 중심이 되려는 임 회장의 구상이 뜻대로 안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의협 지도부는 임 회장의 ‘불개입’ 발언을 부인하며 해명에 나섰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발언과 무관하게 전공의를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며 “의협에 부정적인 입장을 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 정도가 있을 뿐”라고 일축했다. 의협은 18일 예고된 집단 휴진 계획을 철회하는 대가로 정부에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 전면 철회, 의대 증원 재검토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