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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윤성빈 선수(25)의 아시아 최초 금메달 무대가 됐던 ‘슬라이딩 코스’ 건설 기술이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세계 최초로 ‘셀룰러 스프레이 콘크리트’ 기술을 개발한 윤경구 강원대 토목공학과 교수(57) 등 5명은 16일 제64회 대한민국학술원상을 받았다. 대한민국학술원상은 세계 수준의 독창적인 연구를 한 국내 학자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1955년부터 올해까지 257명이 수상했다. 올해 대한민국학술원상 자연과학 응용부문 수상자인 윤 교수는 일반 콘크리트를 공사 현장까지 옮긴 뒤 기포(셀룰러)와 고성능 분말을 섞어 뿌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무기로 물을 뿌리듯 콘크리트를 분사해 붙이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콘크리트의 강도와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윤 교수가 개발한 이 기술은 봅슬레이와 루지를 비롯한 썰매 경기가 열린 평창슬라이딩센터 건설에 적용됐다. 당초 30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 공사 기간은 12개월로 단축됐다. 사회과학 부문 수상자로는 김영환 한양대 명예교수(66) 등 2명이 선정됐다. 김 명예교수는 ‘독일과 한국에서의 법철학과 형법’ 등 관련 저서를 통해 한국이 독일법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분석하고 한국법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동 수상자인 이종은 국민대 명예교수(68)는 한국의 사회정의론을 체계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자연과학 기초부문 역시 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필호 강원대 화학과 교수(58)는 원자번호 49번 인듐을 이용한 다양한 유기반응 연구를 수행했다. 이 교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여럿 내놓으면서 국내외 학술잡지에 총 209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53)는 미생물 돌연변이 유전 연구를 통해 생명진화의 원리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학술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자 5명은 상장과 메달, 상금 각 1억 원을 받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동기 학술원 회장, 수상자와 가족 등 약 130명이 행사에 참석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기업에 다니는 고졸 취업자도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희망사다리 장학금’ 가운데 고졸 직장인의 대학 학비를 지원하는 ‘Ⅱ유형’ 지원 대상을 기존 중소·중견기업 직원에서 대기업과 비영리기관 직원까지 확대한다고 15일 밝혔다. 대기업에 다니는 고졸 직원도 ‘2년 이상 재직’을 비롯한 수령 요건을 맞추면 대학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는 중소·중견기업 직원과 달리 등록금의 50%만 지급된다. 주점업, 사행업, 도박업 같은 일부 업종은 재직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장학금 대상이 되지 않는다.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받으려는 사람은 17∼27일 한국장학재단에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0곳의 내년도 모집인원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과정에서 논란이 된 사회통합전형 등을 통한 신입생 선발 비율은 소폭 늘어난다. 15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내놓은 ‘2020학년도 전국 선발 자사고 모집요강’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하나고, 용인외대부고, 민족사관고 등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은 내년도에 2659명을 선발해 올해(2720명)보다 신입생 수가 61명(2.2%)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전국일반전형의 모집 인원이 내년도 1184명으로 1년 새 51명(4.3%) 줄어든다. 반면 총 361명을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과, 자사고가 위치한 지역에 신입생을 할당하는 지역일반전형(총 657명 선발)은 각각 올해보다 1.4% 증가했다.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 가운데 내년도 사회통합전형 인원을 가장 많이 늘리는 학교는 전북 전주 상산고다. 상산고는 내년도 신입생 360명 중 5%인 18명을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한다. 올해 11명(전체 선발인원의 3%)을 사회통합전형으로 뽑았던 것보다 7명 늘어난다. 옛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한 상산고는 법적으로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지만 올해 재지정 평가 때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항목이 4점 만점 가운데 1.6점을 받으며 지정 취소 위기에 몰렸다. 울산 청운고도 올해 180명 가운데 8명에 그쳤던 사회통합전형 신입생을 내년도에 10명으로 늘린다. 강원 민족사관고는 내년에 새로운 선발 방식인 전액장학생전형을 통해 4명을 뽑는다. 이는 다른 학교의 사회통합전형과 비슷한 방식이다.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은 12월 10일 전후로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실시된 시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사회통합전형 배점이 커지면서 선발 의무가 없는 자사고도 내년도 전형에서 사회통합전형 선발 정원을 늘린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 수가 1993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55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수능을 치르는 고교 3학년 재학생 수도 40만 명 아래로 감소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일까지 2020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마감 결과 54만8734명이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2020학년도 수능은 올해 11월 14일에 실시된다. 2008학년도(응시생 58만8899명) 이후 12년 만에 수능 응시자 최저 기록이 바뀐 것이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4만6190명(7.8%) 줄었다. 2002학년도와 2003학년도에 응시생이 전년 대비 각각 15.3%, 8.6% 줄어든 이후, 3번째로 수능 응시생 하락이 큰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2002학년도 당시에는 수능 점수 위주로 대학에 진학하는 특차모집 제도가 사라지면서 재수생 수능 응시가 크게 줄었다”며 “이번에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능 응시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재학생 수능 지원자는 39만4024명으로 수능 도입 이후 처음으로 40만 명 선이 무너졌다. 반면 졸업생 지원자는 14만2271명에 달했다. 수능 응시생 4명 중 1명 이상(25.9%)이 졸업생으로 채워진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수능이 이른바 ‘불수능’이었던 관계로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올해 재도전을 선택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응시자를 영역별로 살펴보면 국어 54만5966명(전체 응시자 대비 99.5%), 수학 52만2451명(95.2%), 영어 54만2926명(98.9%) 등이 지원했다. 올해 탐구영역 가운데 과학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은 23만2270명으로 지난해보다 11.6%(3만582명) 줄었다. 또 제2외국어·한문을 선택한 수험생은 8만9410명이었다. 이 가운데 6만3271명(70.8%)이 ‘아랍어’를 선택해 올해도 제2외국어의 아랍어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 수가 1993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55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수능을 치르는 고교 3학년 재학생 수도 40만 명 아래로 감소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일까지 2020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마감 결과 54만8734명이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2020학년도 수능은 올해 11월 14일에 실시된다. 2008학년도(응시생 58만8899명) 이후 12년 만에 수능 응시자 최저 기록이 바뀐 것이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4만6190명(7.8%) 줄었다. 2002학년도와 2003학년도에 응시생이 전년대비 각각 15.3%, 8.6%씩 줄어든 이후, 3번째로 수능 응시생 하락이 큰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2002학년도 당시에는 수능 점수 위주로 대학에 진학하는 특차모집 제도가 사라지면서 재수생 수능 응시가 크게 줄었다”며 “이번에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능 응시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재학생 수능 지원자는 39만4024명으로 수능 도입 이후 처음으로 40만 명 선이 무너졌다. 반면 졸업생 지원자는 14만2271명에 달했다. 수능 응시생 4명 중 1명(25.9%) 이상이 졸업생으로 채워진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수능이 이른바 ‘불수능’이었던 관계로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올해 재도전을 선택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응시자를 영역별로 살펴보면 국어 54만5966명(전체 응시자 대비 99.5%), 수학 52만2451명(95.2%), 영어 54만2926명(98.9%) 등이 지원했다. 올해 탐구영역 가운데 과학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은 23만2270명으로 지난해보다 11.6%(3만582명) 줄었다. 또 제2외국어/한문을 선택한 수험생은 8만9410명이었다. 이 가운데 6만3271명(70.8%)이 ‘아랍어’를 선택해 올해도 제2외국어의 아랍어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7곳의 입학전형 요강을 승인하지 않았다. 추가모집 일정이 입학요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해당 학교는 관련 내용을 보완해 다시 제출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까지 서울 지역 자사고 21곳의 입학요강을 받아 검토한 결과 7곳의 요강을 미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는 추가모집 일정을 입학요강에 기재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내년 1월 추가모집 일정을 기재하라”고 요구했다. 교육계는 서울시교육청의 미승인 결정이 자사고 재지정을 둘러싼 자사고와의 ‘힘겨루기’의 하나로 보고 있다. 입학요강이 미승인 된 7개 고교는 모두 서울시교육청이 7월에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린 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3월 내놓은 서울시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근거로 “모든 고교가 추가모집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사고는 “입학요강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할 내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자사고가 1월 추가 모집을 하지 않고 남은 결원을 일반고 학생 전학으로 채우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사고들은 일반고 탈락 학생들이 자사고 추가모집에 지원해 입학한 뒤 다시 일반고로 전학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는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82)가 증인 11명 중 유일하게 출석했다. 김 이사는 조 후보자 일가가 사학법인인 웅동학원을 통해 재산 증식을 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이사는 이날 “웅동학원 이사회 회의석상에서는 금전문제가 거론된 것이 없었다”며 “(재단에) 채무 문제가 있었다면 이후 ‘이렇게 처리했다’고 밝혀야 하는데 그런 결론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이사회 이사였지만 웅동학원 채무 형성 과정에 대해 몰랐다는 뜻이다. 웅동학원 문제는 산하 웅동중학교가 1996년 학교 부지를 옮길 때 생긴 부채 때문에 발생했다. 당시 웅동학원 이전 공사는 이사장이던 조 후보자의 부친(2013년 사망)이 대표였던 고려종합건설이 16억 원대에 맡았다. 조 후보자 동생이 대표였던 고려시티개발은 하도급 업체로 참여했다. 학교가 관련된 빚을 갚지 않고, 고려종합건설 역시 부도나면서 조 후보자 동생이 소송을 통해 웅동학원에 거액의 채권을 갖게 되면서 ‘편법 상속’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이사는 이와 관련한 이사회 논의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내가 웅동학원 이사였지만 29살부터 사업이 바빠 자주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여야 양측의 웅동학원 관련 정쟁성 발언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조 후보자 부친이 웅동중 이전을 하면서 웅동학원 부채가 생기게 됐다”며 “조국 일가가 소송 등으로 ‘장난’을 쳐서 채권은 조국 가족이 가져가고 학교에는 빚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조 후보자 동생이 웅동학원 사무국장, 처남이 웅동중 행정실장으로 간 이후 학교가 (소송에서) 조국 가족들에게 져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김 의원이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장난이라는 표현도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도의를 지키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내 첫 인공지능(AI)대학원이 5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개원 기념식을 갖고 출범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산하 AI대학원은 매년 석·박사 통합 및 박사과정 신입생 5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딥러닝, 음성인식, 빅데이터 등이며 헬스케어, 금융, 자율주행 같은 특화 연구도 진행한다. AI대학원은 미국 카네기멜런대(CMU)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대학 및 연구소 15곳과 공동 연구를 추진해 기술창업 인재를 양성한다.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 38곳과 산학 협력해 대학원생들의 인턴십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8년까지 우수 벤처 기업 10곳 배출을 목표로 한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이날 기념식 환영사에서 “AI 관련 모든 대학, 연구소, 산업체와 협업해 한국이 세계 최고의 AI 인재를 양성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김태희 서울시 경제일자리기획관,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국의 교육감들이 대입에서 정시비율을 늘리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의 모임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5일 입장문을 내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 돌파구 역할을 해왔다”며 “(대입 제도 재검토가) 공정성만 강조하다 자칫 ‘한 줄 세우기’식 정시 확대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자기소개서 허위 작성 의혹과 입시 부정 의혹이 부른 ‘금수저 학종’ 논란에도 전국 교육감들이 ‘정시 확대 반대’라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협의회는 “학종 문제는 교육의 본질에 반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닌 근본적 문제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입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곧 바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오해이고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정시와 수시 비율을 조정하는 문제로 불평등과 특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22년 대입개편 방안은 발표한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권고한 대로 2022년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당정청은 6일 대입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를 연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유 부총리, 이광호 대통령교육비서관이 참석한다. 교육 당국이 주장하는 대로 정시 확대 대신 학종을 보완하는 방향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조속히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5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3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4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4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3, 4명씩 참여해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이론-경험 겸비한 대표적 교육철학자 “교육은 백년대계 의미 명심해야할 때” ▼[교육]이돈희 서울대 명예교수“일반적으로 교육 부문은 정치와 경제 문화 등의 다음에 위치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촌상은 수여하는 상 가운데 교육 부문을 가장 앞세웁니다. 망국의 시기, 교육으로 나라를 구하려 했던 인촌 선생의 뜻을 이어받은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이돈희 서울대 명예교수(82)는 4일 인촌상 수상 소감으로 “교육계의 일원인 저는 누구보다도 이 상을 무겁게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수상 사실을 통보받은 뒤 내가 인촌상을 감당할 정도로 교육 분야에 기여한 것이 있었는지 되돌아봤다”며 “앞으로도 인촌의 정신을 기리고, 교육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명예교수는 한국 교육학계에서도 대표적인 교육철학자로 평가받는다. 30년 동안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를 지내며 교육철학과 교육정의론 등을 연구했다. 그가 가르친 제자들은 전국 각 대학에 포진해 한국 교육계의 핵심 학자로 성장했다. 더불어 이 명예교수는 이론과 현장을 모두 아우른 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본인 스스로 “초등학교 외에 거의 모든 교육현장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교수를 지내며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교육부 장관에 임명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3년간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2003년 서울대 교수직을 퇴임하고 강원 횡성군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전직 교육부 장관이 일선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건 처음이어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여기에는 이 명예교수의 ‘철학’이 숨어 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당시 새교육공동체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자립형사립고 도입을 주창했고 장관이 돼서 실제로 도입 방안을 연구했다”며 “과학자가 실험실에 가듯 교육학자로서 내가 만든 정책이 반영되는 현장을 찾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에는 숙명여대를 운영하는 숙명학원 이사장을 맡아 재단 경영에 참여했다. 2016년부터 2년 동안 전문대인 김포대 총장을 맡기도 했다. 자립형사립고의 주창자였던 이 명예교수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교육은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정책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며 “획일화된 교육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다양한 분야의 영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립학교 정책에 대해서도 “사학마다 각자의 건학 이념이 있는데 이를 지나치게 평준화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교육에 정치 이념이 개입돼 정권에 따라 주요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불렀던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교육계에 당부했다.● 공적서울대 교육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미국 웨인주립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부터 30년 동안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교육개발원장(1995∼1998년), 교육부 장관(2000∼2001년), 민족사관고 교장(2003∼2008년), 숙명학원 이사장(2013∼2017년) 등을 역임했다. 1980년대 이후 근대 학문으로서 한국의 교육철학을 이끈 주도적 학자이면서 동시에 장관과 고교 교장, 학교법인 이사장 등의 직책을 맡아 자신의 교육철학을 현장에 접목시켰다. 자립형사립고 도입을 직접 발의해 현실화하기도 했다. ▼ 역사-폭력 탐구… 한국문학의 지평 넓혀 “박경리-박완서 선생님과 같은 상 기뻐” ▼[언론·문화]한강 소설가“박완서 박경리 선생님 같은 훌륭한 작가들이 수상한 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49)은 최근 인터뷰에서 “인촌상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자세히 찾아봤다”며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93년 11월 계간지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그는 정교한 시선으로 세상을 탐구하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역사와 폭력성을 깊이 있게 사유한 작품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2016년 장편 ‘채식주의자’로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국인으로서 처음 이 상을 받은 그는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밀려드는 업무를 차분히 잘 헤쳐 나가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그 뒤로 (집필 활동을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설가 한승원(80)의 딸이다. 어린 시절 지천에 널린 아버지의 책과 더불어 자랐다. “책 속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으니 현실의 세계가 절대적이지 않았고, 그렇게 두 세계에서 살 수 있었던 점이 유년기의 나를 도와줬다”고 한다. 소설을 진지하게 대하기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무렵. 대학 시절 습작기를 거쳐 출판사에 취직한 뒤 3∼4시간씩만 자면서 글을 썼다. 뜨거움이나 열정보다 끈기로 소설을 써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현재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작별’(2018년)에 이은 ‘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을 집필 중이다. “‘여수의 사랑’에 실린 단편을 쓰던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을 쓰던 2015년 초까지 비슷한 밀도의 끈기로 작업해 온 것 같습니다. 최근 4년여 동안은 개인적 위기를 지나고 있어서 더 강한 끈기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세간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은 느낄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수년째 붙들고 있는 이 소설은, 지극히 사적인 방식으로 돌파해야 하는 어떤 것입니다.” 올 6월 서울국제도서전을 끝으로 그는 칩거해 집필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의 머릿속은 오직 소설 생각뿐이다. 그는 “지금까지 쓰고 싶은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왔다. 그 결과는 통제 밖의 영역”이라며 “오직 쓰는 과정에 있는 사람만이 작가이며, 다행히 지금 쓰고 있으니 나는 아직 작가”라고 말했다. 이따금 그는 소설 밖을 꿈꾼다. “전에 만들고 불렀던 노래들을 담담하게 다시 녹음해보고 싶습니다. 그 사이 새로 만든 노래들도 넣고요. 음반 제목은 오래전 보았던 연극의 대사인 ‘안아주기에도 우리 삶은 너무 짧잖아요’로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백일몽일 뿐이지만 언젠가 그런 여유가 찾아올 수도 있겠지요.”● 공적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검은 사슴’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와 소설집 ‘노랑무늬 영원’ ‘내 여자의 열매’ ‘여수의 사랑’,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채식주의자’의 영미판이 해외 언론에서 호평을 받고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 ‘몽골제국의 역사’ 연구서 세계적 성과 “중앙유라시아史로 韓 문화채널 확장” ▼[인문·사회]김호동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인촌상을 받을 만큼 학문적 성과를 냈는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더욱 근실하게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김호동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64)는 수상 소식을 듣고 숙연해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국내 중앙유라시아사 연구의 선구자이자 몽골제국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성과를 쏟아낸 석학이다. 몽골제국의 제도와 정책을 분석해 제국의 역사를 지속적으로 유지된 단일한 실체로 입증했다. 1980년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시 국내에서 불모지와 다름없던 이 분야 연구에 뛰어들었다. 중앙유라시아에서 명멸한 여러 민족의 역사를 그들의 입장에서 조명하기 위해 중국인의 시각이 반영된 한문 사료가 아니라 원 사료를 분석했다. 언어 공부부터 시작했다. 1980년대 중앙유라시아는 거의 공산권이어서서 현지 방문도 불가능했다. “15∼18세기 위구르 말은 미국에도 가르치는 분이 없어 독학했지요. 중세 텍스트는 현대어 사전에는 없는 어휘가 있어 여러 사전을 찾아보기를 되풀이했습니다.” 그가 해독할 수 있는 언어는 몽골어, 페르시아어, 아랍어, 튀르크어, 위구르어 등 10개 정도 된다. 세계에 흩어진 사료를 수집하는 것도 난관이었다. 요즘은 웬만한 사료의 사본을 온라인으로 구할 수 있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현지에 가서 사본을 만들어야 했다. 김 교수의 서울대 연구실에는 유라시아 각지의 박물관에서 복사하거나 마이크로필름으로 촬영해 인쇄한 자료들이 빼곡하다. 한때 중앙유라시아를 누비며 찬란한 문화를 만들었지만 현대에는 위축됐거나 다른 나라의 구성원으로 살았던 유목 민족의 역사가 객관적인 시선에서 되살아났다. 19세기 중반 중국 서북부 신장(新彊)지역 무슬림의 혁명운동을 다룬 연구서 ‘근대 중앙아시아의 혁명과 좌절’(사계절)은 미국 스탠퍼드대가 ‘Holy War in China’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몽골제국과 고려’(서울대출판부), 몽골제국의 역사를 페르시아어로 기록한 ‘집사(集史)’의 역주서, 교양서 ‘황하에서 천산까지’(사계절),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돌베개) 등 여러 저서를 냈다. 2017년부터는 국제역사학회 한국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정년을 맞는 그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세계 학자 약 40명의 글을 모아 출판하는 ‘몽골제국사’의 책임편집을 계속하는 한편 몽골제국의 군사, 민정, 교통, 통신 등 ‘제국적 제도’를 몽골인의 관점에서 총괄하는 책을 쓸 계획이다. “우리의 문화적 관심과 지식이 지역적으로 편향돼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중국 일변도였고, 현대에는 서구 일변도지요. 신라부터 조선 초까지 우리의 문화 채널은 초원과 유라시아 멀리까지 연결돼 있었어요. 우리 문화의 또 다른 근원이자 역동성의 원천이죠. 중앙유라시아사 연구를 통해 우리의 문화적 채널도 다양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적 중앙유라시아사 연구에 40년 가까이 천착하며 이 분야 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유목 소수민족의 역사를 그들의 주체적인 시각으로 서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6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로 부임해 제자들을 양성했다. 1993년 중앙아시아연구회를 창설했고 2002년 중앙아시아학회장을 지냈다. 대중성을 갖춘 여러 저술도 이 분야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지적 영역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 데이터로 미래 예측하는 통계학 석학 “길을 잃은 시대,불확실성 줄여나갈것” ▼[과학·기술]박병욱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큰 상을 받아서 놀랍고 감사합니다. 통계의 중요성을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박병욱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58)는 한국 통계학계를 대표할 수 있는 학자 중 한 명이다. 전 세계 통계학자 및 통계 전문가들의 국제기구인 국제통계기구(ISI)의 부회장에 8월 취임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수학자들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통계학자로는 이례적으로 초청강연을 했다. 학문적 성과를 수학자들도 인정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통계학자로서 한국사회에서 큰 상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데이터의 시대지만, 역설적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통계학이 설 자리가 그렇게 넓지만은 않다는 생각에서다. “통계에 대한 조예 없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루는 사례를 많이 봅니다. 이에 따라 왜곡된 사실이나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도 하지요. 전문가인 통계학자에게 검토만 받아도 되는 일인데, 잘 안 됩니다. 몸이 아플 때 의사를 찾는 일은 상식이 됐지만, 통계 분석이 필요할 때 통계학자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의사를 찾지 않는 사람은 자신만 손해지만, 통계학자를 찾지 않는 사회는 그 피해가 사회 전체에 미친다. 그 폐해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생각이다.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졌고 복잡해진 반면 옥석을 가리기는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잘못된 분석이나 여론조사에 의한 가짜뉴스도 횡행한다. 포털 뉴스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잘못된 정보에 따른 편 가르기 싸움으로 늘 시끄럽다. 그는 “길을 잃은 시대에 통계와 데이터 분석으로 진실을 찾아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데이터에서 법칙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이론을 연구한다. 특히 데이터가 추출된 곳(모집단)의 특성과 관계없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모수 추론’이 그의 전문 분야다. 박 교수는 2017년 대선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를 하기도 했다. 전국 지역구별로 평균 나이와 교육 정도, 주거지 시세, 보험료 액수, 직전 총선에서의 정치 성향별 후보자 득표수 등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지역구별 득표를 예측하는 모형을 개발했다. 모형 예측치는 실제 득표 결과를 비교하니 정확히 들어맞았다. “사람들은 흔히 나이가 많거나 돈이 많으면 보수화되고, 교육수준이 높으면 진보 성향을 띤다고 생각합니다. 통계로 검증해 보면 조금 다릅니다. 나이는 정치 성향과 연관성이 있는데, 경제력은 영향이 없더군요. 교육은 오락가락합니다.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을 때까지는 보수 성향을 띠다가도 교육수준이 높아지면 진보 성향으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미래 예측은 틀릴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통계학이 유용한 것은, 바로 그 불확실성을 계량화하고 조금이라도 줄여 나가려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적 고통스러운 이론 증명 과정을 마치고 그 내용을 논문으로 쓸 때 어떤 취미보다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천생 학자다. 서울대 계산통계학 학사,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통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를 거쳐 1988년부터 서울대 통계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통계학 분야 양대 학술지로 꼽히는 ‘미국통계학협회저널(JASA)’과 ‘통계학 연보(Annals of Statistics)’ 등에 발표한 논문 30여 편을 포함해 총 1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설 기자 snow@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 제33회 인촌상 심사위원(가나다순)▽교육 △위원장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전 포스텍 총장 △위원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 김성훈 동국대 교수, 백순근 서울대 교수 ▽언론·문화 △위원장 윤영철 연세대 미래캠퍼스 부총장 △위원 김은미 서울대 교수, 왕은철 전북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부사장 ▽인문·사회 △위원장 박찬욱 전 서울대 총장직무대리 △위원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이재열 서울대 교수 ▽과학·기술 △위원장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위원 김성근 서울대 교수, 김승환 포스텍 교수, 전호환 부산대 총장}

“오만데/한글이 다 숨었는 걸/팔십 넘어 알았다 낫 호미 괭이 속에/ㄱ ㄱ ㄱ 부침개 접시에/ㅇ ㅇ ㅇ 달아 놓은 곶감에/ㅎ ㅎ ㅎ 제아무리 숨어봐라/인자는 다 보인다” (시 ‘숨바꼭질’ 전문, 정을순) 경남 거창군청 문해(文解)교실에 다니는 정을순 씨(83·여)는 여든 넘어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자신 표현대로라면 ‘연필도 안 잡아 보고’ 80년을 보냈다. 지금 정 씨는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한글을 배우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3일 “글을 더 배워서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보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019년 대한민국 문해의 달’ 선포식을 연다. 이날부터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인근 야외에서 처음 글을 배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쓰고 그린 작품을 전시하는 시화전(詩畵展)도 개최한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대국민 투표로 정 씨가 쓴 ‘숨바꼭질’을 비롯해 시 10편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특별상(40편)과 우수상(72편)을 합쳐 총 122명이 문해 교육을 통해 글을 익힌 뒤 쓴 시로 상을 받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000명 늘어난 1만5894명이 작품을 제출했다. 수상작은 세종문화회관 전시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서울시청을 비롯해 전국 약 80곳에서 선을 보인다. 읽기 쓰기 셈하기가 어려운 성인은 전국 311만 명(성인 인구의 7.2%)으로 추산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든 국민이 생각한 것을 마음껏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못 배운 한(恨)은 오래 간다. 어린 시절 그렇게도 혹독하던 가난, 서울로 유학 간 오빠 뒷바라지, 여자는 학교에 보내지 않던 시대. 배우지 못한 이유도 저마다 모두 다르다. 그런 분들이 인생의 황혼기에 펜을 잡았다. 글을 배우니 보이는 모든 것이 새롭다. 농기구 안에 ‘ㄱ(기역)’이 있고, 곶감 안에 ‘ㅎ(히읗)’이 숨었다. 이름이 ‘분한’인 할머니는 “구십에 글자를 배우니 분한 마음이 몽땅 사라졌다”고 썼다.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뒤늦게 연애편지의 답장을 보낸 할머니도 있다. 4~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야외에 전시될 ‘2019년 성인 문해(文解)교육 시화전’ 최우수상 수상작들을 미리 살펴봤다.● 글자 배우니 새로 보이는 세상 “오만데/ 한글이 다 숨었는 걸/ 팔십 넘어 알았다 낫 호미 괭이 속에/ ㄱ ㄱ ㄱ 부침개 접시에/ ㅇ ㅇ ㅇ 달아 놓은 곶감에/ ㅎ ㅎ ㅎ 제아무리 숨어봐라/ 인자는 다 보인다” (숨바꼭질, 정을순) 경남 거창군청 문해교실에서 작품을 낸 정을순 할머니(83)는 여든이 넘어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한글을 배우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정 할머니는 “밭일이 힘든 날에는 공부하러 가기 망설여질 때도 있다”면서도 “글을 깨우치고 나니 모든 것에 글자가 숨어 있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뒤늦게 글을 배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새로운 세상’을 느끼게 된 심정을 시로 표현했다. 글을 배운 것이 인생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 것이다. 경북 안동시의 권분한 할머니(86)는 이제 이름과 달리 분하지 않다. 권 할머니가 쓴 시인 ‘내 이름은 분한이’에서는 할머니 이름이 ‘분한’인 이유가 나온다. “우리 어매 딸 셋 낳아 분하다고 지은 내 이름 분한이 내가 정말 분한 건 글을 못 배운 것이지요.” 권 할머니는 자신의 시에 “글자만 보면 어지러워 멀미가 났지만/ 배울수록 공부가 재미나요/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요”라며 “구십에 글자를 배우니까/ 분한 마음이 몽땅 사라졌어요”라고 읊었다. 19세에 결혼해 5남 1녀를 낳아 키운 권 할머니는 “글을 배우는 요즘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뒤늦게 글 배워 쓰는 사랑 노래 이번에 문해교육을 배운 뒤 작품을 제출한 어르신은 전국 609개 기관, 1만5894명에 달했다. 인생에서 처음 글을 배운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읽는 사람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작품도 적지 않았다. 전남 영암군청 문해교실에서 글을 배운 이문자 할머니(65)는 호남 사투리가 고스란히 담긴 자신의 입말로, 세상을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했다. “지천이 꽃 단장한 오월 어느날 하얀 구름타고 하늘나라 소풍 가신 당신 학교 이름도 요상한 호맹이학교 댕긴다고 나보다 더 조아하셨는디 조아한다고 팬지(편지)쓸라 햇는디 쪼그만 더 살다 가시제 인자 숙제는 누가 바주까요 틀린 글자는 누가 바주까요 테레비 보다가 몰른 글자는 누가 바주까요 알콩달콩 홍복대기(콩 볶으며) 살앗는디요 그래도 걱정마시요 호맹이학교 가믄 선상님이 다 갈챠(가르쳐) 줍디다 내 옆지기 여보당신 겁나게 보고 잡소” (헤어진 연습도 업시 가븐 당신깨, 이문자) 인천시 평생학습관 윤천순 할머니(67)는 젊은 시절 남편으로부터 받았던 연애편지에 이제야 답장하는 사연을 적었다. “꽃다운 시절 첫사랑 그님에게/ 연애편지를 받았어요 글 모르는 까막눈 부끄러워/ 고개 숙이고 얼굴만 붉혔어요 (중략) 서러운 까막눈 세월 60년 보내고/ 한글자 한글자 열심히 한글배워 님이 주신 연애편지 읽고 답장을 씁니다 기성아부지 답장이 늦어서 미안해요/ 앞으로는 내가 연애편지 많이 쓸게요 나도 당신 사랑합니다” (연애편지, 윤천순) 할머니가 글을 배워 이 시를 썼을 때는 이미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였다.● 문해교육 어르신 작품, 3개월 동안 전시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최우수상을 받은 10명을 포함해 특별상 40명, 우수상 72명 등 122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이들 작품은 4~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전시되는 것을 시작으로 9~11월 서울시청 등 전국 80여 곳에서 선을 보인다. 교육부는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시화전 시상식 겸 문해의 달 선포식을 연다. 2017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읽기 쓰기 셈하기가 어려운 18세 이상 성인의 수가 전체의 7.2%인 311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문해교육을 통해 모든 국민이 생각한 것을 마음껏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웅동학원의 총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빚을 정리하고도 자산이 남는다”며 사회 환원 의사를 재차 밝혔지만 이는 교육당국이 파악한 자산부채 현황과는 거리가 있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해 “(웅동학원의) 수익용 기본 재산이 최소 130억∼200억 원, 교육용 기본재산이 60억∼80억 원에 이른다”며 “(빚을) 정리하고도 자산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웅동학원을 국가와 사회에 돌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남도교육청이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웅동학원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73억 원이다. 조 후보자가 언급한 금액의 절반 수준이다. 교사(校舍) 등 교육용 기본재산은 61억 원이다. 보유자산은 총 134억 원 수준이다. 반면 부채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진 채무 74억 원과 조 후보자 남동생 등에 진 채무 68억 원 등 현재까지 밝혀진 금액만 142억 원에 이른다. 기자들은 웅동학원의 정확한 자산 내용을 캐물으며 사회 환원 실현 가능성을 거듭 물었지만 조 후보자는 “상세한 숫자는 지금 알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오히려 질문을 한 기자에게 “저보다 웅동학원에 대해 아마 10배, 100배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사회 환원) 약속은 지킬 것이고 임명이 되든 안 되든 사태를 해결하고 어머니 약속이 지켜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웅동학원 의혹은 사회 환원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 의혹과 공사 대금 관련 소송은 다뤄지지 못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웅동학원의 총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빚을 정리하고도 자산이 남는다”며 사회 환원 의사를 재차 밝혔지만 이는 교육당국이 파악한 자산부채 현황과는 거리가 있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해 “(웅동학원의) 수익용 기본 재산이 최소 130억∼200억 원, 교육용 기본재산이 60억∼80억 원에 이른다”며 “(빚을) 정리하고도 자산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웅동학원을 국가와 사회에 돌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남도교육청이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웅동학원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73억 원이다. 조 후보자가 언급한 금액의 절반 수준이다. 교사(校舍) 등 교육용 기본재산은 61억 원이다. 보유자산은 총 134억 원 수준이다. 반면 부채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진 채무 74억 원과 조 후보자 남동생 등에 진 채무 68억 원 등 현재까지 밝혀진 금액만 142억 원에 이른다. 기자들은 웅동학원의 정확한 자산 내용을 캐물으며 사회 환원 실현 가능성을 거듭 물었지만 조 후보자는 “상세한 숫자는 지금 알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오히려 질문을 한 기자에게 “저보다 웅동학원에 대해 아마 10배, 100배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사회 환원) 약속은 지킬 것이고 임명이 되든 안 되든 사태를 해결하고 어머니 약속이 지켜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웅동학원 의혹은 사회 환원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 의혹과 공사 대금 관련 소송은 다뤄지지 못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 깊은 상처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첫 언급을 내놓으며 ‘입시제도 개편’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조 후보자 딸의 대입 특혜 의혹에 대한 심각성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특히 청와대가 청년소통정책관을 신설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쏟아온 2030세대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의 정쟁화로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고 한 것은 사실상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공정’ 가치 흔들리자 첫 언급 나선 文 문 대통령은 이날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그동안 입시제도에 대한 여러 개선 노력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입시제도가 공평하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의 가치는 경제 영역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회 영역, 특히 교육 분야에서도 최우선의 과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와 관련한 숱한 의혹 가운데 대입 제도를 콕 찍어 언급한 것은 이 문제가 2030세대가 가장 분노하는 지점이고, 문재인 정부가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공정’ ‘정의’를 건드릴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조 후보자 임명 찬반 여론조사에서 가장 반대 여론이 높았던 연령층은 20대(62.1%)였다. 여권 관계자는 “이들의 마음을 다잡지 못하면 당장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현 정권의 지지 기반과 핵심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교육부는 2일 차관 주재 회의를 열어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은) 당초 생각했던 범위를 벗어난 것이어서 더 큰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게 됐다”며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복귀하면 개편 방향을 지휘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조국 임명은 강행할 듯 이날 문 대통령의 언급과 별개로 조 후보자의 임명은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됐는데, 이게 정쟁화돼 버리면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입 제도 개선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다툼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대입 제도를 언급한 것 역시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특혜 논란이 조 후보자 가족의 잘못이 아니라 10년 전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 제도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규정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3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하며 조 후보자 임명 강행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자유한국당의 청문회 연기 주장에 대해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 생겼다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물타기’라며 반발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위선정권의 실체가 다 드러났음에도 혼자만 정의의 사도인 양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민심 이반”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달나라에 가 있는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기가 막힐 뿐”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회는 지금이라도 공교육 정상화 등을 통해 교육의 황금 사다리를 걷어내고 보다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입시 제도 마련을 위해 진지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박효목 tree624@donga.com·최고야·박재명 기자}

경기 북부의 한 대학에서 4년 동안 시간강사로 일했던 30대 여성 A 씨는 올 2월 ‘e메일 해고 통지’를 받았다. 시간강사가 많은 교양학부 소속이던 A 씨는 “학교 사정에 따라 다음 학기부터 수업이 없을 것”이란 내용의 e메일을 조교 계정으로 받은 뒤 실직했다. 그는 “지난해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학교가 갑자기 강의료를 올려줄 때는 좋았다”며 “돌이켜 보니 해고의 전 단계였던 모양”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교육부가 29일 발표한 ‘2019년 1학기 대학 강사 고용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 399개 대학의 강사는 지난해보다 1만1621명 줄었다. 전체 강사(5만8546명) 5명 가운데 1명 정도(19.8%)가 1년 만에 대학에서 사라진 것이다. 초빙교원이나 겸임교원같이 대학에서 다른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고 A 씨처럼 아예 강단을 떠난 사람도 7834명이었다. 교육부의 이번 조사는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이 시행된 1일 이전에 전국 대학들이 강사 수를 어느 정도 줄였는지 파악하기 위해 처음 실시했다. 교육부는 1년 만에 전체 강사의 20%가 줄어든 데 대해 “학생 정원이 감소하는 등 다른 이유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들은 강사법 시행을 ‘강사 고용 절벽’이 발생한 핵심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강사법은 시간강사를 고용할 때 1년 이상 임용하도록 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3년의 재임용 기회를 보장하도록 했다. 방학 기간에도 임금을 지급하고, 퇴직금도 준다. 대학으로서는 연간 2000억 원이 넘는 추가 재원이 들어가는 일이다. 이 때문에 올 1월 전국 대학총장 139명이 “강사법 시행이 대학에 불러올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 정원이 줄고 등록금이 10년 넘게 동결되는 상황에서 강사에 들이는 비용만 늘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학의 재원 확보를 막은 채 강사 처우를 올리라고 주문하는 정책적 요구가 강사 수의 급격한 감소라는 ‘부메랑’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강사법 시행 여파로 감소하거나 심지어 실직할 강사의 수를 제대로 예측하지도 대비하지도 못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교육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강사법 시행으로 실직한 박사급 연구자를 지원하는 규모는 실제 실직자의 4분의 1 수준인 2000명(1인당 1400만 원)에 그쳤다. 교육부 관계자는 “강사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이 실직하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여서 이를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올 1학기 실직한 전업강사만 따져도 4704명이나 됐다. 교육부는 올해 강사들의 방학 중 임금 288억 원을 각 대학에 나눠 주고 내년에는 퇴직금(232억 원)까지도 지원할 계획이지만 대학들은 “지엽적인 대책”이란 반응이다. 고용 경직성이 커졌는데 전체 인건비가 아닌 일부를 지원한다고 해서 강사 채용을 다시 늘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강사법 시행은 최저임금 인상과 마찬가지로 보호하려고 한 사람들의 고용 안정성을 도리어 흔드는 정책”이라며 “대학 재정을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국가재정 투입 외에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강동웅 기자}
경기 북부의 한 대학에서 4년 동안 시간강사로 일했던 30대 여성 A 씨는 올 2월 ‘e메일 해고 통지’를 받았다. 시간강사가 많은 교양학부 소속이던 A 씨는 “학교 사정에 따라 다음 학기부터 수업이 없을 것”이란 내용의 e메일을 조교 계정으로 받은 뒤 실직했다. 그는 “지난해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학교가 갑자기 강의료를 올려 줄 때는 좋았다”며 “돌이켜 보니 해고의 전 단계였던 모양”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교육부가 29일 발표한 ‘2019년 1학기 대학 강사 고용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 499개 대학의 강사는 지난해보다 1만1621명 줄었다. 전체 강사(5만8546명) 5명 가운데 1명 정도(19.8%)가 1년 만에 대학에서 사라진 것이다. 초빙교원이나 겸임교원같이 대학에서 다른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고 A 씨처럼 아예 강단을 떠난 사람도 7834명이었다. 교육부의 이번 조사는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이 시행된 1일 이전에 전국의 대학들이 강사 수를 어느 정도 줄였는지 파악하기 위해 처음 실시했다. 교육부는 1년 만에 전체 강사의 20%가 줄어든 데 대해 “학생 정원이 감소하는 등 다른 이유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들은 강사법 시행을 ‘강사 고용 절벽’이 발생한 핵심 이유로 꼽고 있다. 강사법은 시간강사를 고용할 때 1년 이상 임용하도록 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3년의 재임용 기회를 보장하도록 했다. 방학기간에 임금을 지급하고, 퇴직금도 주도록 했다. 대학으로서는 연간 2000억 원이 넘는 추가 재원이 들어가는 일이다. 이 때문에 올 1월 전국 대학총장 139명이 “강사법 시행이 대학에 불러올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 정원이 줄고 등록금이 10년 넘게 동결되는 상황에서 강사에 들이는 비용만 늘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학의 재원 확보를 막은 채 강사 처우를 올리라고 주문하는 정책적 요구가 강사 수의 급격한 감소라는 ‘부메랑’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강사법 시행 여파로 감소할 강사의 수를 제대로 예측하지도, 대비하지도 못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교육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강사법 시행으로 실직한 박사급 연구자 지원에 책정한 규모는 실제 실직자의 4분의 1 수준인 2000명(1인당 1400만 원)에 그쳤다. 교육부 관계자는 “강사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이 실직하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여서 이를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올 1학기 실직한 전업 강사만 따져도 4704명이나 됐다. 교육부는 올해 강사들의 방학 중 임금 예산 288억 원을 각 대학에 나눠 주고 내년에는 퇴직금 예산(232억 원)까지도 지원할 계획이지만 대학들은 “지엽적인 대책”이란 반응이다. 고용의 경직성이 커졌는데 전체 재원이 아닌 일부를 지원한다고 해서 강사 채용을 다시 늘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강사법 시행은 최저임금 인상과 마찬가지로 보호하려고 한 사람들의 고용 안정성을 도리어 흔드는 정책”이라며 “대학 재정을 현실화시키지 않는다면 국가재정 투입 외에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동생 조모 씨(52)가 2008년 자신이 가진 웅동학원 공사비 채권을 담보로 사채(私債) 14억 원을 빌릴 당시 웅동학원 측이 이를 인지했을 것이란 주장이 26일 제기됐다. 채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담보를 제공할 땐 그 사실을 채무자인 웅동학원에도 알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조 씨가 웅동학원이 채무자인 채권을 담보로 사채를 빌린 사실을 학교 측에 통보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다. 민법 제346조와 450조에 따라 채권자가 자신이 가진 채권을 누군가에게 양도할 땐, 채무자에게도 확정일자가 있는 증서로 통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통보를 하는 게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23일 출근길에 동생의 웅동학원 채권 사채 대출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후 자료를 통해 “동생이 돈을 빌리면서 웅동학원에 대해 보유한 학교 신축 공사대금 중 일부를 양도 형식으로 담보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조 후보자는 웅동학원 이사였다. 조 후보자가 동생의 사채 대출 사실을 몰랐다면 조 씨가 이를 웅동학원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법인에 (채권 담보대출) 통지가 가는 게 당연한데 법인 이사였던 조 후보자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조 후보자가) 정말 몰랐다면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되고, 알고도 묵인했다면 ‘공모’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조 씨의 ‘사채 14억 원’과 관련해 조 후보자 일가를 27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사채 발생 과정에서 웅동학원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다. 김수연 sykim@donga.com·박재명 기자}

웅동학원에 거액의 빚을 안겨준 ‘무변론 소송’에 대해 현직 법학 교수가 “연체이자를 활용한 재산 부풀리기로 배임 조사할 사안”이라며 비판했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45)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조국 일가에 분노하는 이유는 법학 교수가 있는 가족이 법을 교묘하게 이용해 재산 불리기를 했기 때문”이라며 “머리가 상당히 좋은 사람이 설계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웅동학원은 현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동생인 조모 씨(52)가 대표인 코바씨앤디와 그의 전처 등에 약 68억 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약 74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앞선 채무는 코바씨앤디의 전신인 고려시티개발이 1996년 웅동중학교 교사 신축공사 때 16억 원의 공사비가 밀렸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17년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2차 소송이 진행됐다. 캠코 부채는 웅동학원에 교사 신축비를 빌려 줬다 받지 못한 동남은행 채권(15억 원)이 불어난 것이다. 김 교수는 “판결문에 따르면 (조 후보자 동생에게 주는) 연체이자율은 연 24%인데 만약 웅동학원이 각서를 쓰지 않았다면 상법상 연 6%의 이율만 적용됐을 것”이라며 “판결문을 받은 뒤에도 (조 후보자 동생 측은) 강제집행을 하지 않고 매년 24%씩 채권이 늘어나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조 후보자 동생이 받게 될 웅동학원 자산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그는 “캠코의 지연이자율이 (동생 측에 주는 이자율보다) 낮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캠코 채권 비중은 조 후보자 동생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코가 웅동학원에서 받는 지연이자율은 연 18%로, 조 후보자 동생이 받는 이자율보다 낮다. 김 교수는 “조 후보자가 2009년까지 웅동학원 이사였는데 이러한 범죄에 아무 관련이 없다는 말인가”라며 “정말 관련이 없다면 가족 비리조차 파악하지 못한 무능력자이며 관련이 있다면 ‘큰집(교도소)’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5일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해당 글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 논문과 관련해 “에세이를 제출한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당연히 제1저자는 (조 후보자의) 따님”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다못해 한마디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학생들이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고 실습 보고서를 쓰면 미국에서는 ‘에세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적절한 말이 없어 ‘논문’이라고 부른다”며 “조 후보자의 따님도 현장실습을 한 것이고 그 경험으로 ‘에세이’를 제출한 것을 논문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제1저자는 그 따님이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는 약 1500개(오후 6시 기준)의 댓글이 달렸다. “에세이와 학회지 논문도 구분 못하는 사람이 교육감이라니 걱정스럽다” “대한병리학회가 고딩들 에세이나 싣는 곳이냐” 등 이 교육감을 비판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 교육감은 다시 글을 올려 “(논문) 등재는 학술지 권위에 따라 결정되지 저자가 누구냐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