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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직원 중 일부가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6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사내 감사팀은 수개월 전부터 일부 직원을 상대로 횡령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직장인 익명 게시판 서비스를 통해 알려졌다. 게시글에는 직원들이 짜고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이 회사를 통해 특정 부품의 단가를 부풀리거나 허위 발주를 내는 방식으로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횡령 규모가 100억 원이라는 추정도 있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감사가 진행되던 중에 사이트를 통해 외부로 알려진 것”이라며 “다만 아직 감사가 종료된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일부는 과장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 의뢰 여부는 사내 감사가 종료된 뒤 사안의 경중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에서는 지난해에도 한 직원이 니켈을 빼돌려 수십억 원을 챙긴 사실이 적발됐다. 이 직원은 상습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은 뒤 지난해 10월 구속됐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연이은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임플란트 1위 업체 오스템임플란트에서는 재무 담당 직원이 회삿돈 2200억 원을 빼돌린 사건이 있었다. 4월 우리은행에서는 6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터졌다. 강동구청에서는 직원이 115억 원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는 어려운데 금리는 오르면서 부동산 대출 등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고, 주식과 가상자산 등의 거품이 꺼지면서 금전적 압박을 받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는 이달 선보일 전용 전기자동차 모델인 아이오닉6가 현대차 역대 모델 중 공기저항이 가장 낮은 모델이 됐다고 6일 밝혔다.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6의 공기저항 계수(CD)가 0.21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공기저항 계수는 운행 중 공기 저항을 나타내는 숫자다. 0∼1 사이인데 숫자가 작을수록 저항을 덜 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이 숫자가 낮을수록 연료소비효율이 높아지고, 주행 안정성이 좋아지는 만큼 제품 경쟁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전까지 현대차 중 가장 공기 저항을 적게 받는 모델은 하이브리드 차량인 아이오닉(0.24)이었다. 현대차는 바람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 후방 날개 모양의 리어 스포일러, 바퀴와 자동차 사이 간격을 줄여주는 ‘휠 갭 리듀서’ 등이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푸조는 해치백 차량 ‘뉴 푸조 308’을 국내에 선보였다. 푸조는 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전시관에서 뉴 푸조 308(뉴 308) 공개 행사를 갖고, 이날부터 사전 계약한 소비자들에게 인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 308은 푸조 브랜드를 대표하는 소형 해치백 308을 9년 만에 완전변경해 선보이는 모델이다. 푸조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과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의 합병으로 탄생한 스텔란티스 산하에 편입된 뒤 엠블럼(문양)도 새롭게 바꾸며 체질 개선을 노리고 있다. 뉴 308은 푸조의 새 엠블럼이 처음 적용된 차량이다. 푸조 측은 뉴 308이 한국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해치백 스타일 차량이어서 자신을 위한 소비에 의미를 두는 젊은 세대를 주 고객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뉴 308은 역동적인 외관을 갖추고 있다. 푸조가 개발한 최신 플랫폼 EMP2 V3를 적용해 이전 대비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사이의 거리)를 60mm 늘렸다. 외관은 소비자들이 푸조 브랜드의 상징인 사자를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면부 주간 주행등은 사자의 송곳니를, 후면 후미등은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했다. 운전석은 비행기 조종석을 떠올릴 수 있는 ‘아이 콕핏’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2대의 전화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기능도 눈에 띈다. 경유를 사용하는 1.5L 블루HDi 엔진이 장착됐다. 복합 연료소비효율은 L당 17.2km. 뉴 308 알뤼르 모델은 3680만 원, GT 모델은 4230만 원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볼보가 올해 상반기(1∼6월) 독일 3사에 이어 국내 수입차 판매량 4위를 차지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차량을 라인업에 추가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볼보는 플래그십(기함) 세단인 S90에 PHEV 시스템을 추가한 ‘S90 리차지 PHEV T8’(S90 PHEV)을 판매하고 있다. S90은 전장(앞뒤 길이)이 5020mm에 이르는 대형 세단이다. 넓은 실내와 다양한 안전 관련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다. 볼보의 올 상반기 판매량 7013대 중 26%인 1830대가 S90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가 강화되는 가운데서도 세단인 S90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90 PHEV 모델은 2.0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이면서도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효율적이고 강력한 구동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90 PHEV 모델에는 102개의 셀로 구성된 배터리가 탑재돼 2020년형 S90에 탑재됐던 것보다 용량이 62% 증가했다. 이를 통해 순수하게 전기 모터만을 이용해 59km를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 주행거리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울 승용차 소유주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29.2km, 전국 평균은 32.8km다. 볼보 측은 “배기가스 배출 없는 전기 모터만을 이용해도 충분히 출퇴근을 포함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주행 성능도 강화됐다. 312마력의 내연기관 엔진, 143마력의 전기 모터를 통해 구형 S90보다 출력이 50마력 늘어난 455마력을 낼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4.8초가 걸린다. 후면 출력도 옛 모델보다 65% 향상돼 4륜 구동 차량의 강점을 강화했다. 노면 상태에 따라 흔들림을 조절해주는 후륜 에어 서스펜션도 기본 탑재됐다. 시속 140km까지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는 ‘퓨어’ 모드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파워, 오프로드, 상시 사륜구동 등 5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가속 페달만으로 가감속을 모두 제어하는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도 들어갔다. 볼보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수입차 중 최초로 한국 소비자를 위한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해 탑재하고 있다. 볼보 S90에도 티맵모빌리티와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탑재됐다. 누구(NUGU) 음성 제어를 통해 별도 조작 없이 목적지를 입력하고 주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주유소 및 전기차 충전 설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냉난방과 열선 및 통풍 시트 등 공조장치 제어, 생활 정보 탐색, 전화 및 메시지 전송도 음성을 통해 할 수 있다. 영국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드윌킨스의 1460W(와트) 고출력 음향 시스템도 탑재됐다. 신형 S90 리차지 PHEV의 판매 가격은 8740만 원. 복합 연료소비효율은 L당 11.9km. 볼보 측은 5년 또는 10만 km 일반 부품 보증과 소모품 교환 서비스, 8년 또는 16만 km 고전압 배터리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제철이 직원 중 일부가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6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사내 감사팀은 수개월 전부터 일부 직원들을 상대로 횡령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직장인 익명 게시판 서비스를 통해 알려졌다. 게시글에는 직원들이 짜고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이 회사를 통해 특정 부품의 단가를 부풀리거나 허위 발주를 내는 방식으로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횡령 규모가 100억 원이라는 추정도 있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감사가 진행되던 중에 사이트를 통해 외부로 알려진 것”이라며 “다만 아직 감사가 종료된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일부는 과장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 의뢰 여부는 사내 감사가 종료된 뒤 사안의 경중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에서는 지난해에도 한 직원이 니켈을 빼돌려 수십 억 원을 챙긴 사실이 적발됐다. 이 직원은 상습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은 뒤 지난해 10월 검찰에 송치됐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연이은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임플란트 1위 업체 오스템임플란트에서는 재무 담당 직원이 회삿돈 2200억 원을 빼돌린 사건이 있었다. 4월 우리은행에서는 6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터졌다. 강동구청에서는 직원이 115억 원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는 어려운데 금리는 오르면서 부동산 대출 등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고, 주식과 가상자산 등의 거품이 꺼지면서 금전적 압박을 받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포스코그룹은 478억 원을 투자해 차세대 음극재 생산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한다고 5일 밝혔다. 테라테크노스는 기존 기술보다 생산성이 3배 이상 향상된 고온 액상 방식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술을 갖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밀도를 4배 정도 높일 수 있다.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그룹은 증설을 통해 2024년 상반기(1∼6월)부터 실리콘 음극재 양산과 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이날 투자자들을 상대로 이차전지소재사업 성과와 방향성을 설명하는 2022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개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 원료부터 소재까지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라며 2030년까지 이차전지소재사업 매출액 41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상반기(1∼6월) 미국 시장에서 ‘빅5’ 자리를 공고히 했다. 경쟁사들에 비해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량들의 경쟁력이 개선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미국에서 70만2785대를 팔았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를 합한 수치다. 같은 기간 100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도요타, 80만 대 이상을 판매한 미국 포드와 스텔란티스에 이은 다섯 번째 실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일본 혼다를 약 3만 대 차이로 6위로 밀어낸 뒤 올해 그 격차를 더 벌렸다. 특히 6월의 경우 현대차 단일 브랜드만으로도 시장 점유율이 5.9%까지 올라 혼다(6.2%)와의 차이가 0.3%포인트에 불과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고전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줄었다. 혼다(―39.3%)와 닛산(―34.2%), 폭스바겐(―32.2%)의 판매량 감소율은 30%를 넘었다. 점유율 1, 2위인 GM과 도요타도 각각 17.8%, 19.1% 줄어들었다. 올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늘어난 브랜드는 테슬라(67.9%)가 유일했다. 미국에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상품성이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딜러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판매 촉진 비용)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춰 놨다. 미국은 제조사가 딜러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딜러는 이를 활용해 고객에게 가격을 할인해 주는 구조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6월 인센티브는 500∼600달러 선으로 1000달러가 넘는 미국 업체들에 비하면 할인폭이 크지 않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제 값 받기’를 하면서도 차량 판매 감소폭이 적다는 건 그만큼 소비자들의 신뢰가 커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차량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성적이 특히 눈에 띈다. 현대차 중에서는 투싼이, 기아에서는 스포티지가 각각 8만4071대, 5만2356대로 최다 판매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전용 전기차인 현대 아이오닉5는 1만3692대, 기아 EV6는 1만2586대가 팔렸다. 최근 블룸버그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전기차 브랜드는 현대와 기아”라며 “출시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2만 대 넘는 전기차를 팔았는데, 이는 테슬라가 10년에 걸쳐 도달한 것”이라고 짚었다. 현대차가 이달 선보이는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6를 비롯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대형 SUV 전기차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선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주가도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현대차 주가는 13.6%, 기아는 6.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은 21.7%였다. 반면 전기차 세계 1위 테슬라의 주가는 36.3% 내렸다. GM(45.8%), 포드(46.4%)는 주가가 거의 반토막이 났다. 유럽의 대표주자 폭스바겐과 르노의 주가 하락률도 28.2%, 21%로 현대차나 기아보다는 내림폭이 컸다. 일본 도요타와 혼다만이 거의 주가에 변화가 없었다. 최근의 엔화 약세로 인해 역대급 실적을 올릴 것이란 기대가 선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공식 개막하는 2022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6를 비롯한 신차와 로보틱스 관련 기술을 전시한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7월 판매 예정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 실물이 이번 모터쇼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현대차는 지난달 29일 아이오닉6의 내외관 디자인을 사진으로만 공개한 바 있다. 현재는 아이오닉6 실물을 미리 접한 일부 해외 매체와 유튜브 영상으로만 아이오닉6를 확인할 수 있다. 2700m²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 현대차는 아이오닉6와 함께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개발 방향을 담은 시제차) 세븐도 전시한다. 제네시스는 미래 전기차 디자인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제작한 콘셉트카 ‘엑스 스피디움 쿠페’를 국내에 처음 전시한다. 7일 새로 판매하는 G70 슈팅 브레이크를 전시하고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아는 2500m² 규모의 전시관을 열고 소형 SUV 셀토스의 신형 ‘더 뉴 셀토스’ 실물 차량을 처음 선보이게 된다. 지난해 11월 LA오토쇼에 소개됐던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 ‘더 기아 콘셉트 EV9’도 전시된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로보틱스 관련 제품들도 소개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폿’, 작은 테이블에서부터 대형 컨테이너까지 어떤 사물에든 부착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개발한 ‘플러그 앤드 드라이브(PnD) 모듈’,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등도 전시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대거 수주하고 있다. 3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LNG 운반선 발주량은 767만8585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집계됐다. 선박 수로는 89척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8만6795CGT, 18척보다 410% 늘어난 규모다.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도 늘었다.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 17척의 LNG선 건조 계약을 맺으며 발주량 143만3562CGT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80% 늘어난 544만4931CGT(63척) 수주 실적을 올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영하 163도 이하로 LNG를 보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줄여야 하는 기술은 한국이 가장 앞서 있고, 글로벌 선사들도 한국 조선사를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96%였으나 올해는 71%로 떨어졌다. LNG선은 통상 계약부터 인도까지 3년 안팎 걸리는 만큼, 앞서 계약을 맺은 선박들을 제작하느라 독이 부족해서다. 이에 당장 배가 부족한 선사들이 중국을 찾으면서 중국의 LNG선 수주량이 같은 기간 1척에서 26척으로 늘어났다. LNG 운반선 가격은 여전히 강세다. 17만4000m³급 이상 대형 LNG 운반선 가격은 6월 말 기준 2억3100만 달러다. 이는 지난해 말(2억1000만 달러) 대비 10%, 2020년 말(1억8600만 달러) 대비 24% 오른 수준이다. 카타르의 LNG 운반선 발주가 본격화되면서 LNG 운반선 신조선가는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럽의 LNG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가 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덩달아 오르면서 조선사 수익성 개선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 국내 조선 3사가 지불한 후판 평균 가격은 t당 68만 원에서 지난해 114만 원, 올해는 120만 원까지 올랐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치솟는 물가와 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연일 민간 기업을 겨냥해 ‘가격 통제’ 메시지를 내놓으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대기업의 과도한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한 데 이어 30일 또 한 번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에 이어 보험사를 대상으로 사실상 대출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고물가, 고금리를 해결할 마땅한 카드가 없는 당국이 기업을 옥죄는 ‘신관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호 “기업들, 가격 인상 요인 흡수해 달라”추 부총리는 30일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제161회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해 “기업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달라”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그는 “단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며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저력이 있는 만큼 국민, 기업, 정부가 힘을 모아 이겨나가자”고 강조했다. 조만간 6%대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물가를 자극할 요인들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6월 28일에도 추 부총리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분위기에 편승한 경쟁적인 가격, 임금의 연쇄 인상이 물가 상승 악순환을 초래해 경제와 사회 전체의 어려움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감안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자체적으로 흡수해달라”고 했다. 이날 조찬회의 한 참석자는 “추 부총리가 ‘기업인 여러분이 현장에서 더 많이 느끼고 있으실 것’이라면서 정부 역시 최근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공감을 얻으려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대기업의 임금 인상 자제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참석자는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임금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복현 “대출 금리 합리적인지 살펴 달라”이 금감원장 역시 이날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첫 간담회를 열고 “최근 물가 상승 등은 경제적 취약계층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인 만큼 취약 차주 보호를 위해서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채무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 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되는지 살피고, 보험권에도 도입된 금리 인하 요구권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선 20일 은행장들을 만나 과도한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을 비판한 데 이어 보험사를 대상으로도 사실상 대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요 보험사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6%를 넘어서는 등 대출 금리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이 원장은 또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특히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재무 건전성 규제를 지키지 못하는 보험사를 겨냥해 “태풍이 불기 전에 이미 부러지거나 흔들리는 나뭇가지는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업계의 자율적인 자본 확충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치솟는 물가와 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연일 민간 기업을 겨냥해 ‘가격 통제’ 메시지를 내놓으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대기업의 과도한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한 데 이어 30일 또 한 번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에 이어 보험사를 대상으로 사실상 대출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고물가, 고금리를 해결할 마땅한 카드가 없는 당국이 기업을 옥죄는 ‘신관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추경호 “기업들, 가격 인상 요인 흡수해달라”추 부총리는 30일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제161회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해 “기업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달라”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그는 “단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며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저력이 있는 만큼 국민, 기업, 정부가 힘을 모아 이겨나가자”고 강조했다. 조만간 6%대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물가를 자극할 요인들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6월 28일에도 추 부총리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분위기에 편승한 경쟁적인 가격, 임금의 연쇄 인상이 물가 상승 악순환을 초래해 경제와 사회 전체의 어려움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감안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달라”고 했다. 이날 조찬회의 한 참석자는 “추 부총리가 ‘기업인 여러분이 현장에서 더 많이 느끼고 있으실 것’이라면서 정부 역시 최근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공감을 얻으려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대기업의 임금 인상 자제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참석자는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임금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이복현 “대출 금리 합리적인지 살펴 달라”이 금감원장 역시 이날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첫 간담회를 열고 “최근 물가 상승 등은 경제적 취약계층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인 만큼 취약차주 보호를 위해서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채무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 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되는지 살피고, 보험권에도 도입된 금리 인하 요구권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선 20일 은행장들을 만나 과도한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을 비판한데 이어 보험사를 대상으로도 사실상 대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요 보험사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6%를 넘어서는 등 대출 금리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이 원장은 또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특히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재무 건전성 규제를 지키지 못하는 보험사를 겨냥해 “태풍이 불기 전에 이미 부러지거나 흔들리는 나뭇가지는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업계의 자율적인 자본 확충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다음 달 출시를 앞둔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 내외관 디자인이 29일 공개됐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날렵한 디자인과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한 넓은 실내 공간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가 2020년 전기차 브랜드를 ‘아이오닉’으로 통합한 뒤 내놓는 두 번째 차량이다. 콘셉트카(개발 방향성을 담은 시제차) ‘프로페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아이오닉6는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에 이어 4번째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됐다.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6에 대해 “깔끔하고 감각적인 곡선들로 완성된 유선형 실루엣을 통해 뛰어난 공기역학적 형상이 구현돼 있다”고 소개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아이오닉6의 공기 저항 계수는 0.21로 테슬라 전기차 모델S(0.20)보다 소폭 높고 아이오닉5(0.28)보다는 낮다. 공기 저항 계수가 낮을수록 적은 에너지로도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상징이 된 ‘파라메트릭 픽셀’(기하학적 모양의 화소)이 전조등, 후미등 등에 700개 이상 사용됐다. 차량 전면에는 얇은 평면 형태로 제작된 알루미늄 소재 엠블럼(문양)이 처음으로 사용됐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사이 거리)는 3m에 육박해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전용 전기차의 특성인 평평한 뒷좌석 바닥도 공간감을 극대화하는 요인이다. 현대차 측은 실내에 누에고치를 연상시키는 ‘코쿤’형 인테리어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실내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스티어링 휠에는 관습적으로 배치됐던 제조사 로고 대신 4개의 점으로 표현된 발광다이오드(LED)가 자리를 잡았다. 이를 통해 배터리 충전량, 전원 온오프 상태, 음성인식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오닉6의 성능 및 가격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아이오닉5 등에 비해 늘어났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가격은 한국 판매 기준으로 5000만 원 중반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측은 다음 달 초 아이오닉6를 공개하고, 같은 달 15일 공식 개막하는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실물을 전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6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높은 편이다. 중고차 플랫폼기업 케이카는 소비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하반기(7∼12월) 신차로 아이오닉6를 뽑기도 했다. 다만 관심이 큰 만큼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디자인을 둘러싼 긍정적, 부정적 반응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28일 오전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자유로. 강풍주의보까지 발효돼 도로 옆 가로수는 가지가 부러질 듯 춤을 췄다. 이런 날씨엔 자동차도 때때로 휘청거림이 느껴지는 게 익숙하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로 내놓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300 AMG’ 내부에서는 바람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정숙하다’는 느낌마저 받을 정도였다. 강력한 엔진 성능은 비바람으로 인해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가속력을 유지했다. 큰 흔들림 없는 주행 감각 덕분에 빗길 운전마저 편안하다는 인상을 줬다. 메르세데스벤츠는 4월 준중형 세단 C클래스의 완전변경 모델(풀체인지)을 한국에 선보였다. 국내 시장 기준으로 8년 만에 선보인 C클래스 차량은 외관과 내부 디자인을 대폭 바꾸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C클래스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다. 1982년 처음 선보인 뒤 글로벌 시장 누적 판매량이 1050만 대에 이른다. 준중형 차량으로 벤츠 차량 중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책정된 만큼 입문용 차량으로 사랑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시장에 우선 ‘더 뉴 C200 4MATIC 아방가르드’와 ‘더 뉴 C300 AMG’ 2종을 들여왔다. 두 차량 모두 2L 가솔린 엔진에 48V 전기모터가 탑재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복합연비는 C200이 L당 11.3km, C300 AMG가 L당 11.8km다. 서울 종로구에서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까지 왕복 90km 구간을 운행했을 때 연비는 L당 14.4km가 나왔다. C200은 204마력에 4륜 구동, C300은 258마력에 후륜 구동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이 외에도 C300 AMG는 C200에 비해 엔진 출력은 물론 전장(앞뒤 길이)이 길고 전고(차량 높이)도 높다. C300에만 적용된 기능도 꽤 있다. 우선 운전석 전방에 정보를 띄워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MBUX)이 적용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포함된다. 교통, 도로 상황, 날씨 등의 환경에 따라 전조등 밝기를 최적으로 유지해주는 디지털 라이트도 탑재됐다. 완전변경된 C클래스 차량에는 11.9인치의 액정표시장치(LCD)가 센터 콘솔에 위치해 있다. 운전석에는 12.3인치 크기 스크린이 장착돼 속도, 엔진 출력 등 기본 정보와 함께 다양한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벤츠의 대형 세단 S클래스의 인테리어를 상당 부분 차용해 간결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베이비 S클래스’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인테리어를 갖췄다. 공간도 이전보다 넓어졌다. 이전 세대 차량보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사이 길이)는 25mm 늘어났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를 얇은 곡선형으로 제작하는 최근 트렌드가 적용되면서 뒷좌석 레그룸(발이 움직이는 공간)도 제법 넓어졌다. 다만 뒷좌석 바닥 가운데를 지나는 터널의 높이가 상당해, 뒷좌석에 3명이 타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뛰어난 주행 성능과 다양한 편의장치, S클래스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는 C클래스 완전변경 모델을 구입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다만 가격은 아쉬운 부분이다. C200이 6150만 원, C300 AMG가 6800만 원. C클래스보다 한 단계 큰 E클래스가 6700만 원부터 시작하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가격에 부담을 느낀다는 반응들이 나온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마세라티가 개발한 슈퍼카 ‘MC20’의 새로운 모델인 ‘MC20 첼로’(사진)가 자동차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공기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접이식 글라스 루프를 앞세워 슈퍼카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마세라티는 5월 이탈리아 모데나 본사에서 ‘MC20 첼로’를 선보였다. 마세라티가 자체 제작한 3.0L 6기통을 갖춘 가솔린 터보 엔진인 ‘네뉴토 엔진’이 장착됐다. 모든 차량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생산된다. 첼로(Cielo)는 이탈리아어로 하늘이라는 뜻.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컨버터블 차량임을 강조하기 위한 이름이다. 최고 시속 320km까지 낼 수 있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3.0초다. 마세라티는 통상 쿠페 모델을 컨버터블로 제작할 때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증량에 따른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공차중량이 65kg 늘었음에도 제로백 2.9초인 쿠페 모델 MC20과 거의 유사한 성능을 내는 데 성공했다. 이 차는 전동 접이식 글라스 루프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고분자 분산형 액정 기술이 적용된 첨단 스마트 글라스 윈도는 중앙 디스플레이 버튼 조작을 통해 투명 또는 불투명한 상태로 즉시 전환된다. 글라스 루프는 단열과 차내의 소음 감소에 있어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루프 개폐 속도는 12초에 불과하다. 마세라티 측은 “MC20 첼로는 ‘움직이는 조각상’이라 불릴 만큼 공기역학적으로 정교하게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접이식 루프가 열려 있을 때나 닫혀 있을 때 모두 공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루프의 개폐 상태에 상관없이 공기역학적 효율성이 최대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MC20 첼로는 내부 인테리어 요소에도 절제미를 뜻하는 ‘미니멀리즘’을 구현했다. 2개의 10.25인치 스크린 중 하나는 운전자용, 다른 하나는 차량을 제어하기 위한 마세라티 인텔리전트 어시스턴트용으로 중앙 위치에서 살짝 운전자 쪽에 있다. 센터 터널에는 불필요한 장식을 모두 없애고, 드라이브 모드 선택기, 2개의 기어 버튼, 창문 및 음량 제어기, 스마트폰용 무선 충전 패드만 배치했다. 다른 조작 버튼은 모두 스티어링 휠에 있다. 이 차량은 사전 주문 형태로만 구매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주문을 받고 있으며, 인도 시점은 내년 중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량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3억 원대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 대표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혁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원자재 가격 강세,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등이 겹치며 시계 제로(0) 상태의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신기술을 확보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함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수준을 높임으로 미래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신기술 앞세워 새로운 미래 창조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 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6월부터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 ‘로보라이드’를 시범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자율주행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2028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현대차그룹은 안전한 기체 개발과 UAM 관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은 AI를 미래 경영을 위한 핵심 기술로 육성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12월 약 3000억 개의 파라미터(학습으로 생성된 데이터의 저장 단위)를 가진 국내 최대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공개했다. 이어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국내외 13개 기업이 모인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이를 통해 이종 산업 간 협력을 강화하면 초거대 AI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빠르게 구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21일 누리호 발사 성공에 따라 그 동안 미래 먹거리로 준비해온 우주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가 참여하는 우주 사업 컨트롤타워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효성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개발에 성공한 탄소섬유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철보다 10배 강하면서도 무게는 25% 수준에 불과해 ‘꿈의 첨단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는 수소탱크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GS그룹은 에너지 생산과 관리, 전기차와 수소, 탄소포집 등 에너지 관련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과감한 투자 행보… ESG도 챙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7일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한 ‘SK경영시스템 2.0’으로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환경과 신재생에너지에 중심을 둔 경영 방침을 제대로 알리자는 것이다. 동시에 과감한 투자와 새로운 시도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벤치마킹을 할 대상 또는 쫓아가야 할 대상을 찾거나 현재의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 활동에 나서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SK그룹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와 혁신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낸드메모리와 저장장치 사업을 인수했다. 2015년부터 미래 성장 분야로 점찍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바이오, 제약 분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거치며 ‘K바이오’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배터리용 양극재, 음극재, 배터리 소재인 리튬, 니켈 등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탄소중립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 판매량을 100만 t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 아래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 제작과 판매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정보기술(IT)기업들도 환경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는 단순히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를 통해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다음달 출시를 앞둔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 내외관 디자인이 공개됐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날렵한 디자인과 함께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한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9일 현대차는 전기차 세단 ‘아이오닉6’의 실제 외관과 내부 디자인 이미지를 국내외에 처음 소개했다. 현대차가 2020년 전기차 브랜드를 ‘아이오닉’으로 통합한 뒤 내놓는 두 번째 차량이다. 당시 공개한 콘셉트카(개발 방향성을 담은 시제차) ‘프로페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아이오닉6는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에 이어 4번째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됐다.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6에 대해 “깔끔하고 감각적인 곡선들로 완성된 유선형 실루엣을 통해 뛰어난 공기역학적 형상이 구현돼 있다”고 소개했다.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 디자인인 스트림라이너가 구현됐다고 덧붙였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아이오닉6의 공기 저항 계수는 0.21로 테슬라 전기차 모델S(0.20)보다 소폭 높고 아이오닉5(0.28)보다는 낮다. 공기 저항 계수가 낮을수록 적은 에너지로도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상징이 된 ‘파라메트릭 픽셀’(기하학적 모양의 화소)이 전조등, 후미등 등에 700개 이상 사용됐다. 아울러 차량 전면에는 얇은 평면 형태로 제작된 알루미늄 소재 엠블럼(문양)이 처음으로 사용됐다.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6를 시작으로 향후 현대차가 선보이는 신차에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전용 전기차의 특징으로 꼽히는 넓은 실내 공간도 확보됐다. 실내 공간 넓이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사이 거리)는 3m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 전기차의 특성인 평평한 뒷좌석 바닥도 공간감을 극대화하는 요인이다. 도어 트림에 있던 주요 조작 버튼이 가운데로 옮겨지면서 도어 트림의 두께를 줄여 공간감을 넓히기도 했다. 현대차 측은 실내에 누에고치를 연상시키는 ‘코쿤’형 인테리어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실내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스티어링 휠에는 관습적으로 배치됐던 제조사 로고 대신, 4개의 점으로 표현된 LED가 자리를 잡았다. 이를 통해 배터리 충전량, 전원 온오프 상태, 음성인식 상태 등을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성능 및 가격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기 저항 계수가 낮아진 만큼 전기차의 핵심 성능 중 하나인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아이오닉5 등에 비해 늘어났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가격은 한국 판매 기준으로 5000만 원 중반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측은 다음달 초 아이오닉6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같은 달 15일 공식 개막하는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 실물을 전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6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중고차 플랫폼기업 케이카는 소비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하반기(7~12월) 신차로 아이오닉6를 뽑기도 했다. 다만 관심이 큰 차량인 만큼 일각에서는 디자인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특히 전면부 디자인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아이오닉6 실물을 확인한 일부 해외 유튜버들은 디자인이 어딘가 어색하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조등이 너무 크다’ ‘현대차의 예전 쿠페형 세단인 투스카니를 닮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실제 도로에서 주행을 해봐야 디자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신중한 반응도 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부사장)은 “아이오닉6는 기술과 미학의 감성적 융합이다. 고객 중심의 가치를 고민해 만들어낸 개성적 스트림라인 디자인으로, 도심 속 나만의 안식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금 중소업체는 죽음을 앞두고 버티는 시한부 환자 같은 처지입니다.” 28일 직원 40여 명을 거느린 고무제품 생산업체 A 사장은 현재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업체는 고무를 수입해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한다. 합성고무는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는데 고유가로 최근 수입 가격이 30∼40% 올랐다. A 사장은 매달 1000만∼2000만 원 적자에 대출 이자는 월 700만 원씩 낸다. 최저임금, 차량 운임, 대출 금리까지 올라 부담이 더 커졌다. 그는 “당장 부도를 막기 위해 대출 이자라도 갚으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올해 3분기(7∼9월)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 조사’에 따르면 기업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가 전 분기(96)보다 17포인트 낮아진 79까지 급락했다. BSI는 100 이상이면 기업들이 해당 분기 경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100 이하면 그 반대로 본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됐던 시기의 BSI가 2020년 1분기(1∼3월) 75에서 2분기(4∼6월)에 57로 18포인트 폭락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 대한상의 조사 대상 2389개 업체 중 54.9%는 올 상반기(1∼6월)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은 물가 및 환율 불안, 소비 침체 우려 등으로 하반기(7∼12월)에도 실적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7월 중소기업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도 81.5로 전월 대비 4.6포인트 하락했다. 수입물가 인상분만큼 대기업 납품 단가를 올리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더해 고임금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산업현장에 닥치는 ‘4고(高) 복합위기’를 맞으며 이처럼 우울한 경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음 달부터 산업 활동의 원재료인 전기·가스요금이 동시에 오르는 점도 부담이 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 불확실성을 키우고 무역수지 적자 확대, 임금 상승 우려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대기업은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도산하는 중소기업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車부품사 “자재값-환율 올라 팔수록 손해”… 석유화학, 적자 걱정원자재값 엎친 데 高환율 덮쳐 매출 늘어도 영업이익 3분의 1석유화학도 경기전망지수 급락삼성-현대-LG 글로벌 불황 공포… 협력업체 실적 줄줄이 타격 예상일부 기업 “이자 갚기도 버겁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은 것은 치솟는 물가와 환율, 복잡한 국제 정세가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각국이 대거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점차 현실화하고 있는 ‘소비 침체’ 공포는 소비재 회사뿐만 아니라 부품사와 원자재 회사로까지 번지고 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에서 BSI가 가장 낮은 업종은 자동차부품(68)과 석유화학(63), 비금속광물(61) 등이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급등과 달러당 130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다. 지역별 BSI를 살펴봤을 때 석유화학과 자동차부품 공장이 밀집한 전남(63), 인천(68), 울산(71), 광주(72), 충남(76) 등의 경기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된 배경이다. 자동차부품사들은 최근 매출액이 늘어도 영업이익은 되레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 부품기업 중 하나인 한온시스템의 1분기(1∼3월) 매출은 1조9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04억 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한 부품사 관계자는 “지금은 제품을 많이 만들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전했다. 석유화학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고유가와 원화 약세에 따른 원가 상승,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등의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나프타 평균 가격은 t당 104만3578원으로 작년 평균 가격보다 42.7%나 뛰었다. 증권사들은 2분기(4∼6월)에 석유화학업계 대부분이 적자로 전환하거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의 한 직물 염색업체는 작업용 스팀(증기)을 만들기 위해 수입하는 석탄 가격이 3배로 뛰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팀 값 인상분이 가공료에 제대로 반영이 안 돼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대한상의 조사에서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전체의 54.9%로 절반을 넘었다. 목표치를 달성하거나 근접할 것이란 응답은 41.3%였고, 목표치 초과 예상은 3.8%에 그쳤다. BSI 폭락에서 나타난 것처럼 기업들은 한결같이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걱정에 휩싸여 있다. 이번 조사에서 상반기 실적이 계획치를 밑돌 것으로 본 기업 10곳 중 6곳은 하반기(7∼12월)의 가장 큰 대내외 리스크로 ‘물가·환율 불안’(62.6%·복수 응답)을 꼽았다. ‘소비 위축’(52.3%)을 우려하는 기업도 절반이 넘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조차 ‘글로벌 불황’에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 소비 제품들의 판매 실적 상승세가 꺾이면 대기업은 물론이고 협력업체들의 실적 전망치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업은 이미 현금 흐름이 막혀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상환 압박을 받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은 늘어났는데 원자재 가격과 환율 때문에 영업이익이 줄어 이자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주변 부품사들도 금융사들로부터 추가 대출이 거부된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비용의 압박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침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가 큰 업종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안정, 세제 개선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은 것은 치솟는 물가와 환율, 복잡한 국제 정세가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각국이 대거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점차 현실화하고 있는 ‘소비 침체’ 공포는 소비재 회사뿐만 아니라 부품사와 원자재 회사로까지 번지고 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에서 BSI가 가장 낮은 업종은 자동차부품(68)과 석유화학(63), 비금속광물(61) 등이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급등과 달러당 130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다. 지역별 BSI를 살펴봤을 때 석유화학과 자동차부품 공장이 밀집한 전남(63), 인천(68), 울산(71), 광주(72), 충남(76) 등의 경기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된 배경이다. 자동차부품사들은 최근 매출액이 늘어도 영업이익은 되레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 부품기업 중 하나인 한온시스템의 1분기(1∼3월) 매출은 1조9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04억 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한 부품사 관계자는 “지금은 제품을 많이 만들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전했다. 석유화학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고유가와 원화 약세에 따른 원가 상승,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등의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나프타 평균 가격은 t당 104만3578원으로 작년 평균 가격보다 42.7%나 뛰었다. 증권사들은 2분기(4∼6월)에 석유화학업계 대부분이 적자로 전환하거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의 한 직물 염색업체는 작업용 스팀(증기)을 만들기 위해 수입하는 석탄 가격이 3배로 뛰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팀 값 인상분이 가공료에 제대로 반영이 안 돼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대한상의 조사에서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전체의 54.9%로 절반을 넘었다. 목표치를 달성하거나 근접할 것이란 응답은 41.3%였고, 목표치 초과 예상은 3.8%에 그쳤다. BSI 폭락에서 나타난 것처럼 기업들은 한결같이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걱정에 휩싸여 있다. 이번 조사에서 상반기 실적이 계획치를 밑돌 것으로 본 기업 10곳 중 6곳은 하반기(7∼12월)의 가장 큰 대내외 리스크로 ‘물가·환율 불안’(62.6%·복수 응답)을 꼽았다. ‘소비 위축’(52.3%)을 우려하는 기업도 절반이 넘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조차 ‘글로벌 불황’에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 소비 제품들의 판매 실적 상승세가 꺾이면 대기업은 물론이고 협력업체들의 실적 전망치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업은 이미 현금 흐름이 막혀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상환 압박을 받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은 늘어났는데 원자재 가격과 환율 때문에 영업이익이 줄어 이자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주변 부품사들도 금융사들로부터 추가 대출이 거부된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비용의 압박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침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가 큰 업종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안정, 세제 개선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장녀 진희 씨(25)가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의 손자 김지호 씨(27)와 27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재계에 따르면 신부인 정진희 씨는 미국 웰즐리대를 졸업한 뒤 컨설팅회사인 롤랜드버거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현대차 해외법인에서 상품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랑 김지호 씨는 미국 조지타운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교육정책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둘은 미국 유학 중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결혼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재계 총수와 현대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주요 총수 중에서는 구 대표가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어 이 부회장이 딸과 함께 입장했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현대가 인사들도 참석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예배 형식으로 치러진 결혼식은 가족과 지인만 초대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동제일교회는 1995년 정의선 회장과 부인 정지선 씨의 결혼식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 정몽준 이사장 등 여러 현대가 인사들이 결혼식을 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는 올해 5월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5.1% 줄었다. 기아도 같은 기간 57.4%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부품 공급 등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미중 경제 갈등을 겪으면서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소비 성향이 더욱 강화된 것도 악재로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에 진출한 자영업자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중국 상하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교민 A 씨는 상하이 봉쇄 기간 공식적 매출이 0원이라고 전했다. 비공식적으로는 중국 당국의 눈을 피해 아는 교민 몇 명씩을 손님으로 받으면서 영업을 이어갔다. A 씨는 “중국 정부가 6개월 임대료 할인 정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건물주가 정부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현실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특히 ‘동태청령(動態淸零)’으로 불리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27일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는 중국에 진출한 177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설문에 응한 기업은 제조업이 50곳(28.2%), 비제조업이 127곳(71.8%)이었다. 우선 응답 기업의 88.1%가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정책으로 ‘피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는 응답은 97.4%나 됐다. 특히 매출 감소율이 50%가 넘는 기업도 31.4%에 이르렀다. 중국 내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낮았다. 응답 기업의 95.5%는 하반기(7∼12월)까지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한 생활용품 제조업체 대표는 “현지 직원들이 코로나 통제를 핑계로 출근을 안 하기도 한다. 통제 및 봉쇄 여파가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어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현지 진출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예측 불가능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응답 기업의 55.3%는 향후 중국 내 사업에 대해 축소나 중단, 나아가 제3국 이전이나 시장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상하이 교민 단체 관계자는 “상하이 교민 60∼70%가 자영업, 30∼40%가 큰 기업 주재원으로 구분되는데 많은 자영업자가 한국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한국 기업만이 아니다. 무역협회는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의 총이익이 올해 4월 전년 동기 대비 37.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적자를 기록한 외자기업이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국유기업 중 적자기업이 7.4% 는 것에 비하면 증가 폭이 두 배 이상이다. 해외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한 유럽계 기업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목격하며 정부의 입김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 나라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투자를 지속하는 게 맞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 지시에 따라 기업의 운명은 물론이고 개인 간 이동, 교류 등이 통제되는 나라에서 기업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무역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중국으로의 발령은 ‘경력에 흠집’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