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우

주현우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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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woojoo@donga.com

취재분야

2026-03-12~2026-04-11
경제일반44%
금융33%
사회일반6%
인물/CEO4%
기업4%
인사일반2%
사건·범죄2%
자동차2%
정치일반2%
미국/북미1%
  • 파주 호텔서 20대 남녀 4명 숨진채 발견, 여성 2명 손 묶여… 남성은 추락사 추정

    경기 파주시의 한 호텔에 머무르던 2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객실 안에서 발견된 여성 2명이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10일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5분경 파주시 야당동의 한 호텔 정문 앞 큰길 쪽 인도에 남성 2명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투숙하던 최상층(21층) 객실 테라스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남성들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건 직후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등산복을 입은 거구의 남성 2명이 푸른 천으로 덮여 있었고 주위로 피가 흥건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투숙하던 객실 안에서는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여성들은 케이블타이로 손목이 묶인 상태였다. 경찰은 숨진 남성들이 여성 2명의 사망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객실 안에선 빈 소주병 4개가 발견됐다. 다만 주사기 등 마약류를 사용한 흔적이나 성관계의 물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음주나 마약류 사용 여부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시신을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부검을 의뢰했다. 1차 부검 결과는 7일 내로 경찰에 전달되며, 정밀 결과는 약 한 달 뒤에 나온다. 숨진 4명은 8일부터 이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2명이 먼저 입실하고 여성 2명은 약 1시간 간격으로 따라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 2명은 지인 관계였지만, 숨진 여성들과 무슨 관계였는지는 파악 중이다. 남성 중 1명은 특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해왔고, 여성 중 1명은 갓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예약한 객실은 평일은 10만 원대, 주말에는 25만 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방으로, 바비큐 장비 등이 갖춰진 테라스에는 약 1.5m 높이의 유리 난간이 설치돼 있다. 이들은 21층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도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호텔 폐쇄회로(CC)TV와 고인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하는 등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투약이나 동반 자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파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파주=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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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호텔서 남녀 4명 사망…여성 2명은 객실서 손 묶인 채 발견

    경기 파주시의 한 호텔에 머무르던 2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객실 안에서 발견된 여성 2명이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10일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5분경 파주시 야당동의 한 호텔 정문 앞 큰길 쪽 인도에 남성 2명이 쓰러져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투숙하던 최상층(21층) 객실 테라스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남성들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건 직후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등산복을 입은 거구의 남성 2명이 푸른 천으로 덮여있었고 주위로 피가 흥건했다”고 전했다.이들이 투숙하던 객실 안에서는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여성들은 케이블타이로 손목이 묶인 상태였다. 경찰은 숨진 남성들이 여성 2명의 사망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객실 안에선 빈 소주병 4개가 발견됐다. 다만 주사기 등 마약류를 사용한 흔적이나 성관계의 물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음주나 마약류 사용 여부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시신을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부검을 의뢰했다. 1차 부검 결과는 7일 내로 경찰에 전달되며, 정밀 결과는 약 한 달 뒤에 나온다. 숨진 4명은 8일부터 이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2명이 먼저 입실하고 여성 2명은 약 1시간 간격으로 따라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 2명은 지인 관계였지만, 숨진 여성들과 무슨 관계였는지는 파악 중이다. 남성 중 1명은 특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해왔고, 여성 중 1명은 갓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예약한 객실은 평일은 10만 원대, 주말에는 25만 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방으로, 바비큐 장비 등이 갖춰진 테라스에는 약 1.5m 높이의 유리 난간이 설치돼있다. 이들은 21층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도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호텔 폐쇄회로(CC)TV와 고인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하는 등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투약이나 동반 자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파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파주=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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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양심고백’ 짜깁기 영상 만든 50대 입건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을 조작한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에 유포한 사람은 현재 조국혁신당 부산지부에서 활동하는 5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으로 꾸며 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만들어 지난해 11월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50대 남성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해당 남성에게 당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어느 정당에 소속됐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간담회 이후 한 언론이 ‘해당 남성은 조국혁신당 소속’이라고 보도하자 조국혁신당은 8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해당 남성이) 영상을 만든 것은 지난해 11월로, 조국혁신당을 창당하기 전”이라며 “(영상 제작은 정당 활동과 무관한데) 경찰이 총선에 임박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고 주장했다. 46초 분량인 영상은 2022년 2월경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의 TV 후보 방송 연설을 짜깁기한 것으로, 윤 대통령이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고 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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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포대 뒷산 하얀 나목… 벌거벗긴 ‘산불의 아픔’

    지난해 4월 11일 화마(火魔)가 휩쓸고 간 강원 강릉시 경포대 뒷산. 이달 2일 기자가 찾은 이곳엔 불에 타 잘려 나간 나무가 드문드문 있고 그을린 수풀이 새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었다. 그 한복판에 새하얀 나목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이 소나무도 화재 당시 고사해 푸른 잎과 튼튼한 껍질은 잃고 말았다. 하지만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는 번개처럼 구불구불한 모습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인근 주민은 “멀리서 보면 조형물 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지난해 산불이 떠올라 경각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소나무의 주인은 평소 자신이 아끼던 나무가 화재로 고사하자 이를 안타까워하며 썩지 않도록 껍질을 모두 벗기고 화학약품으로 보존 처리했다. 가지가 꺾이거나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도 설치했다. 한 주민은 “(해당 나무 주인이) 마을에 작은 집을 짓고 가끔 찾아왔는데, 산불 이후론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뿌리를 내린 나무의 형태 그대로 보존 처리한 드문 사례”라고 했다. 황원중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벤 나무는 방부 처리를 하면 야외에서도 최소 10년 이상은 보존된다. 다만 (경포대 뒷산) 소나무는 보존 기간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19명의 사상자를 내고 인근 건물 260여 채와 379ha(산림 179ha)를 잿더미로 만든 강릉시 화재가 발생한 지 곧 1년이 된다. 봄은 숲엔 ‘잔인한 계절’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4∼2023년 전국 산불 5668건 중 3192건(56.3%)이 3∼5월 봄철에 일어났다. 건조한 날씨 탓도 있지만, 대다수는 인재(人災)였다. 입산자·담뱃불·성묘객 등 실화가 43%로 가장 많았고, 농산부산물·쓰레기 소각 등이 25%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도 전국에서 73건의 산불이 났다. 지난달 31일 강원 평창군에서 생활 쓰레기를 태우다 번진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했고, 같은 달 22일 충남 보령시에서도 축사 쓰레기 소각에서 비롯된 산불을 끄느라 진화 헬기 4대를 투입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매년 4월은 양간지풍 등 국지성 강풍으로 산불이 대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산불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 광진구는 지난달부터 아차산에 드론을 띄워 제트엔진 소음과 맞먹는 최고 130dB(데시벨)의 안내음으로 등산객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경북도는 안동시 맑은누리파크타워에서 산불 모습을 담은 사진 50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절차를 지키지 않고 논·밭이나 쓰레기 등을 태우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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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컵뚜껑-각휴지-화분 교묘한 ‘변형 몰카’… 해외직구 느는데 단속법은 10년째 맴맴

    《컵뚜껑에도… 활개 치는 몰카화분이나 각휴지, 커피컵 뚜껑까지. 일상 속 물건 속에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변형 카메라를 해외 사이트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4·10총선 사전투표소에 변형 카메라가 설치되는 등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몰카(불법 카메라) 사러 누가 여기로 와요. 인터넷에서 직구(직접 구매)하지.” 1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전자제품을 파는 유모 씨(67)의 말대로 매장엔 다른 물건으로 위장한 변형 카메라가 없었다. 다른 점포 사장 윤모 씨(58)도 “정부가 계도를 많이 해서 여기선 (변형 카메라를) 잘 안 판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취재팀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니 변형 카메라가 수십 종 나타났다. 유튜버 한모 씨(49·구속)가 4·10총선을 앞두고 사전투표소 등 41곳에 설치한 것처럼 충전기 어댑터로 꾸민 카메라도 2만∼4만 원이면 살 수 있었다. 정부가 국내 전자제품 판매장에서 계도에 집중하는 사이, 해외 사이트에서는 클릭 몇 번이면 변형 카메라를 직구할 수 있게 된 것.● ‘3일 안에 무료 배송’… 해외 사이트서 ‘몰카’ 직구 변형 카메라를 파는 해외 사이트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영국의 한 사이트는 화분, 각휴지, 램프 등으로 위장한 변형 카메라를 50종 넘게 홍보하고 있었다. 커피컵 뚜껑에 변형 카메라를 설치한 제품의 가격은 276유로(약 40만 원) 상당이었다. 이 쇼핑몰은 “한국은 3일 만에 배송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불법 카메라 탐지업자들은 변형 카메라를 구하는 경로가 해외 직구 사이트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탐지업체를 운영 중인 김모 씨(55)는 “과거에는 국립전파연구원 인증을 받은, 펜이나 손목시계 등으로 위장한 카메라가 많았는데 최근엔 해외에서 들어오는 미인증 변형 카메라가 90% 이상”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한 씨가 사용한) 충전기 어댑터형 카메라는 오히려 찾기 쉬운 편”이라며 “사무용품이 많은 사무실에서 카메라를 찾으려면 정말 모든 물건을 의심해야 해서 어렵다”고 했다. 변형 카메라 수입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초소형 특수카메라’ 품목 분류를 신설한 2022년엔 약 7465kg에 해당하는 변형 카메라가 수입됐다. 금액으론 242만2000달러(약 32억 원) 규모다. 지난해에는 약 299만 달러(약 40억 원) 상당의 변형 카메라 1만2818kg이 국내에 수입됐다. 올해 1분기(1∼3월) 수입량은 4832kg으로, 이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보다 수입량이 많아지게 된다. 카메라의 형태가 다양해진 만큼, 이를 악용한 범죄도 성범죄에 그치지 않고 있다. 1일 대전지법은 2022년 7월경 대전 중구의 한 기원에서 내기 바둑을 두며 단춧구멍 형태의 변형 카메라를 통해 훈수를 받는 방식으로 사기 범행을 저지른 일당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11월엔 아파트 복도 천장에 화재감지기 형태의 변형 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금품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변형 카메라 관리법, 또 국회서 폐기 우려 변형 카메라의 제조와 수입, 구매 등 이력을 관리하고 미등록 변형 카메라를 취급하면 처벌하는 ‘변형 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2015년 19대 국회 때 처음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대와 21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총 4건 발의됐지만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카메라 관련 기술이 자동차,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산업계의 우려 때문이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카메라 관련 기술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변형 카메라가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매매 이력의 관리를 강화하는 등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변형 카메라를 판매한 업체의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법원 결정도 나오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지난해 12월 한 50대 남성이 수건걸이 등으로 위장한 카메라로 미성년자를 불법 촬영하자 피해자 측이 해당 카메라를 판매한 사이트 아마존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아마존 측은 “판매자가 사용 목적은 미처 예상할 수 없다”며 소송 각하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잠재적 위험성을 미리 알았을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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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 곽, 커피컵으로 위장한 카메라…높은 접근성에도 단속법안 아직

    “몰카(불법 카메라) 사러 누가 여기로 와요. 알리(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 직구(직접 구매)하지.”1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내 한 전자제품 판매장. 1980년대부터 이곳에서 장사했다는 유모 씨(67)가 이렇게 말했다. 상가 내부엔 ‘몰래카메라’ 등이 적힌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실제로 진열해둔 매장은 찾기 어려웠다. 다른 점포 사장 윤모 씨(58)도 “정부가 계도를 많이 해서 여기선 (변형 카메라를) 잘 안 판다”라며 “인터넷에서 사는 게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이날 취재팀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니 변형 카메라가 수십 종 팔리고 있었다. 유튜버 한모 씨(49·구속)가 4·10 총선을 앞두고 사전투표소 등 41곳에 설치한 것처럼 충전기 어댑터로 꾸민 카메라도 2만~4만 원이면 살 수 있었다. 정부가 국내 전자제품 판매장에서 계도에 집중하는 사이, 해외 사이트에서는 클릭 몇 번이면 변형 카메라를 직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3일 안에 무료배송’… 해외 사이트서 ‘몰카’ 직구변형 카메라를 파는 해외 사이트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영국 한 사이트는 향수와 디스펜서, 화분, 휴지곽 등으로 위장한 변형 카메라를 50종 넘게 홍보하고 있었다. 커피컵 뚜껑에 변형 카메라를 설치해 16GB(기가바이트)의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는 한 제품은 276유로(한화 약 40만 원)에 구매가 가능했다. 이 쇼핑몰은 “한국은 3일 만에 배송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불법 카메라 탐지업자들은 변형 카메라를 구하는 경로가 해외 직구 사이트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탐지업체를 운영 중인 김모 씨(55)는 “과거엔 정부 인증을 받은, 펜이나 손목시계 등으로 위장한 카메라가 많았는데 최근엔 해외에서 들어오는 미인증 변형 카메라가 90% 이상”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한 씨가 사용한) 충전기 어댑터형 카메라는 오히려 찾기 쉬운 편”이라며 “사무용품이 많은 사무실에서 카메라를 찾으려면 정말 모든 물건을 의심해야 해서 어렵다”고 했다.변형 카메라 수입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초소형 카메라’ 품목 분류를 신설한 2022년엔 약 7465kg에 해당하는 변형 카메라가 수입됐다. 금액으론 242만2000달러(약 32억 원) 규모다. 지난해에는 약 299만 달러(약 40억 원) 상당의 변형 카메라 1만2818kg이 국내에 수입됐다. 올해 1분기(1~3월) 수입량은 4832kg으로, 이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보다 수입량이 많아지게 된다.● 변형 카메라 관리법, 또 국회서 폐기 우려변형 카메라의 제조와 수입, 구매 등 이력을 관리하고 미등록 변형 카메라를 취급하면 처벌하는 ‘변형 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2015년 19대 국회 때 처음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대와 21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총 4건 발의됐지만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카메라 관련 기술이 자동차,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산업계 우려 때문이었다. 변형 카메라는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큰 만큼 매매 이력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선 변형 카메라를 판매한 업체의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법원 결정도 나오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지난해 12월 한 50대 남성이 수건걸이 등으로 위장한 카메라로 미성년자를 불법촬영하자 피해자 측이 해당 카메라를 판매한 사이트 아마존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아마존 측은 “판매자가 사용목적은 미처 예상할 수 없다”며 소송 각하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잠재적 위험성을 미리 알았을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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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 동작 부구청장, 지하철 철로서 숨진채 발견

    자해 후 병원 치료를 받다가 실종됐던 서울 동작구 부구청장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구로경찰서와 소방당국은 31일 오전 7시 39분경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차량기지 인근 철로에서 숨진 동작구 부구청장 A 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8일 병가를 내고 한 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구조됐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하지만 입원 중이던 31일 새벽 병원을 몰래 빠져나갔다. A 씨의 보호자는 그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곧바로 A 씨 수색에 나섰지만, 그는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유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동료 직원 등을 상대로 업무와의 관련성 등도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행정고시 35회 출신으로 서울시 재정분석담당관과 문화전략기획반장 등 다양한 직책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는 서울의 다른 자치구 부구청장 직무를 6년가량 수행했고, 이후 약 1년 7개월간 현 직무를 수행해 현재 서울 시내에서 부구청장을 지내는 인물 중 가장 오래 근무한 것으로 꼽혀 왔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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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층 건물 넘나드는 곡예 시도… 남성 3명 건조물침입 혐의 체포

    대낮에 서울의 고층 오피스텔에서 안전장비 없이 난간이나 건물 사이 공간을 넘나드는 ‘파쿠르(파르쿠르)’를 시도하던 남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오후 중구의 한 19층 오피스텔 옥상에서 파쿠르를 시도하다 주민 신고로 발각된 20, 30대 남성 3명을 건조물 침입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경찰은 소방당국과 협조해 옥상에 숨어 있던 이들을 안전하게 내려오게 했다. 그중 1명은 체코인이었다. 국내 고층 빌딩에서 위험한 스포츠를 즐기다가 적발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2월엔 미국인 유튜버 2명이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99층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렸다. 지난해 6월엔 영국인 조지 킹톰프슨 씨(25)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맨손으로 등반했다가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같은 해 8월 벌금 5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도심 속 위험 스포츠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선 이런 행동에 ‘평화교란죄’ 혐의를 적용해 중형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에서 벌금형에 그친 킹톰프슨 씨는 2019년 7월경 영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샤드’를 맨몸 등반했다가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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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흔드는 극단 유튜버들, 투표 조작론-피습 배후설 기승

    “투표 인원 부풀리기를 위해 폐쇄회로(CC)TV를 가린 게 아닌가 의심이 되고요.”4·10총선을 앞두고 전국 40곳의 사전투표소와 개표소, 본투표소 등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검거된 유튜버 한모 씨(49)가 지난해 10월 13일 게재한 동영상에서 한 발언이다. 같은 달 11일 실시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조작됐다는 취지였다. ‘후원 ○○은행 한××’이라며 계좌번호를 자막으로 표시한 이 동영상은 1만 명이 넘게 시청했고, “우리 모두 이 채널을 후원합시다” 등 댓글이 300건 넘게 달렸다. 이처럼 일부 유튜버가 극우·극좌 성향 유권자를 겨냥해 과격한 주장을 되풀이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선거 등 제도 정치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지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와 음모론 등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 카메라·음모론… 도 넘은 정치 유튜버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불법 카메라 설치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유튜버 한 씨는 자신의 채널에서 ‘부정선거’ 등 의혹을 주장해 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땐 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실제 들어간 인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가 200명 가까이 차이가 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유튜버는 한 씨만이 아니다. 올해 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됐을 당시에도 구독자가 88만 명이 넘는 한 극우 성향 유튜버는 “피습은 이 대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극좌 성향 유튜버들도 “여권 인사가 배후” 등을 외치며 ‘클릭 장사’에 몰두했다. 이런 영상 앞뒤에는 어김없이 광고가 붙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 땐 한 보수 성향 유튜버가 “만약 배 의원의 동선이 사전에 새어 나간 거라면 미용실을 의심해야 한다”라며 ‘배후설’에 무게를 실었다. 진행자는 영상 말미에 녹용과 피로회복제를 광고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당시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는 ‘(교사 사망에) 국민의힘 3선 의원이 연루돼 있다’는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다가 이튿날 정정했는데, 해당 방송 앞에는 닭곰탕 광고가 붙었다.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진 시일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한 좌파 성향 유튜브 채널은 2022년 12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을 주장했다가 이듬해 3월 법원으로부터 영상 삭제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해당 채널 운영진 측은 최근 관련 민사 소송에서 “한 전 장관이 그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다는 증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단 지지자 후원금→자극적 영상, ‘악순환’유튜브에서 자극적이고 편향된 주장은 큰 수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 채널 분석 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슈퍼챗(후원 시스템) 규모 상위 30개 채널 중 9개가 정치 유튜브로 나타났다. 슈퍼챗 규모 상위 정치 유튜브 채널 10곳이 지난해 슈퍼챗으로 받은 후원금만 평균 2억5942만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신종 신념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영세 유튜버가 후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말초적인 의혹을 주장하면 대형 유튜버는 기존 구독자를 유지하기 위해 더 강한 발언을 쏟아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 정치권이 거리를 두기는커녕 여기 편승하는 행태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단 성향의 유튜버의 인기에 현직 국회의원이나 주요 정당 후보까지 편승하면서 적대와 혐오를 키우고 있다”며 “과거 이념적(이성적) 양극화보다 지금의 정서적 양극화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지율 유지를 위해 극단적인 유튜버를 이용하는 정치인도 사실은 ‘공생 관계’에 있다”고 했다.구글 등 플랫폼 기업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유튜버를 제재하도록 법적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슈퍼챗 등 광고수익을 정산받지 못하게 하거나 개인 후원계좌를 병기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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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전투표소 출입’ 누구도 제지 안해 사실상 무방비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사전투표소. 동아일보 취재진이 이날 방문한 주민센터는 사전투표소로 공지된 2층 다목적회의실까지 올라가는 데 제지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2층 회의실의 철문 한쪽이 활짝 열려 있어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다음 달 5, 6일 치러지는 사전투표 당일에 쓰일 ‘2투표소’라고 적힌 종이 등 각종 선거 관련 문서가 놓여 있었다. 4·10총선 사전투표가 7일 앞으로 다가온 이날 서울과 인천, 부산, 경남 양산, 울산 등 전국 총 26곳의 사전투표소와 개표소, 본투표소 등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됐다. 하지만 이날도 여전히 사전투표소가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이 일었지만 투표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영등포구 일대 사전투표소 5곳을 점검한 결과 4곳은 사전투표소 입구까지 아무런 통제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 신촌주민센터 1곳만 ‘사전투표소 장소’라고 안내문을 써 붙이고 외부 철문을 잠가 접근을 막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사전투표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영등포주민센터 앞에서 만난 주민 한모 씨(72)는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전투표를 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주민센터 등 관공서가 있는 건물의 경우 투표설비가 설치되기 전에는 각 지자체에 관리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사전투표 전날 투표소를 설치할 때 건물의 관리자와 선관위가 함께 시설 전반을 살펴본다”고 했다. 반면 지자체는 “선관위에서 사전에 투표소를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는 명확한 지침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사전투표소에 대한 명확한 관리 책임이 현행법상 명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사전투표소가 설치될 장소에 대해 관리 주체와 선관위가 미리 협의를 하고 일반에 공고를 하도록 돼 있을 뿐 관리 책임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전투표소 관리 부실이 선관위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정주의적 발상에서 빚어진 사태라고 지적했다.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거는 선관위 본연의 사무인데도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길 때가 많았다”며 “선거와 관련한 업무는 선관위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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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전투표소 5곳중 4곳 제재없이 접근…현장 지키는 인원도 없어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주민센터 3층 다목적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사전투표소 장소로 안내돼 있는 이곳엔 현장을 지키는 인원은 한 명도 없었다. 전날 선관위로부터 불법 카메라 점검 등 투표소 관리에 대한 지침이 내려왔지만, 외부인 출입에 대한 통제는 없었다. 사전투표소 내부로 들어가는 문은 잠겨있었지만 건물 밖에서 문 앞까지 접근해 손잡이를 돌려봐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다음달 5, 6일 실시되는 4·10총선 사전투표가 8일 앞으로 다가온 이날 서울과 인천, 부산, 경남 양산, 울산 등 전국 총 18곳의 사전투표소와 개표소, 본투표소 등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됐다. 하지만 이날도 여전히 사전투표소가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이 일었지만 투표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 긴급 점검해 본 5곳 중 4곳 ‘뻥 뚫려’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영등포구 일대 사전투표소 5곳을 점검한 결과 4곳은 사전투표소 입구까지 아무런 통제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 신촌주민센터 1곳만 ‘사전투표소 장소’라고 안내문을 써붙이고 외부 철문을 잠가 접근을 막고 있었다. 사전투표소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대흥동주민센터 지하 1층에 있는 공간은 문이 잠겨있었지만 유리문 너머로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 발송봉투 등 선거 관련 물품을 밖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유권자들은 사전투표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영등포주민센터 앞에서 만난 주민 한모 씨(72)는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전투표를 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다 28일 경찰에 붙잡힌 극우 성향 유튜버 한모 씨(49)는 2020년 21대 총선부터 양산 지역 내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한 씨는 이달 11일 양산 주민센터 4곳에서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0일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인천 계양구 선관위에 방문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을 직접 올리기까지 했다. 그는 선관위 관계자에게 “투표소 안에 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며 안 되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 서로 책임 미루는 선관위·지자체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주민센터 등 관공서가 있는 건물의 경우 투표설비가 설치되기 전에는 각 지자체에 관리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사전투표 전날 투표소를 설치할 때 건물의 관리자와 선관위가 함께 시설 전반을 살펴본다”며 “이번 같은 경우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건물에 불법 카메라가 발견이 돼서 전수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지자체는 “선관위에서 사전에 투표소를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는 명확한 지침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행정안전부는 “각 지자체와 지역선관위가 관리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도 정확한 상황을 언론 보도를 보고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사전투표소에 대한 명확한 관리 책임이 현행법상 명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사전투표소가 설치될 장소에 대해 관리주체와 선관위가 미리 협의를 하고 일반에 공고를 하도록 돼 있을 뿐 관리 책임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없다. 사전투표 관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대선의 사전투표 당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격리자의 사전투표 용지를 선거 사무원들이 소쿠리나 쇼핑백에 담아 옮겨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사전투표 부정선거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선관위는 뒤늦게 개표과정에 수검표 절차를 추가하고 사전·우편투표함 보관장소의 폐쇄회로(CC)TV를 시·도 선관위 청사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24시간 공개해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전문가들은 “뒷북 대처를 할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관위가 지금부터라도 주도적으로 사전투표소 주변을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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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 등 AI 학습때 주민-신용카드 번호 제대로 제거 안해”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빅테크 기업이 AI를 학습시킬 때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는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될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는 기업들에 취약점을 보완하라고 권고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27일 전체 회의를 열고 오픈AI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네이버, 뤼튼 등 6개 업체에 “개인정보 보호의 취약점을 보완하라”고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이들 업체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를 위한 대규모 언어모델을 개발 및 배포한다. 개인정보위는 생성형 AI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함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주요 AI 서비스를 대상으로 사전 실태점검을 진행했다. 그 결과 AI 서비스에 입력되는 정보에서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신용카드번호 등 개인정보가 제거되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 대규모 언어모델이란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입력하면, 주어진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언어를 출력해내는 일종의 딥러닝 기술이다. 입력 데이터에 개인정보가 포함되더라도 자체 필터링 기술을 통해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 오류로 인해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어 사전에 입력 단계에서 정보를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실제 지난해 7월 구글 연구진은 챗GPT에 “poem이라는 단어를 무한으로 반복하라”는 명령어를 입력했을 때 필터링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며 전화번호, 이메일 등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12월 오픈AI 기반의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포착해 사업자들에게 안내한 바 있다. 개인정보가 학습 데이터에 무분별하게 포함되는 것은, 대규모 언어모델 사업자들이 웹상의 정보들을 무작위로 탐색하는 ‘크롤링’ 기술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추출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양이 방대하고 데이터 형식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보 주체의 의사와 무관하게 개인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정보위는 AI 서비스 이용자가 입력된 데이터를 보고 손쉽게 제거·삭제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일 것을 이들 사업자에게 권고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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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학습시키고 주민-여권번호 제거 안해…정부 “개인정보 보호 취약점 보완하라”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빅테크 기업이 AI를 학습시킬 때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는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될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는 기업들에 취약점을 보완하라고 권고했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27일 전체 회의를 열고 오픈AI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네이버, 뤼튼 등 6개 업체에 “개인정보 보호의 취약점을 보완하라”고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이들 업체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를 위한 대규모 언어모델을 개발 및 배포한다.개인정보위는 생성형 AI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함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주요 AI 서비스를 대상으로 사전 실태점검을 진행했다. 그 결과 AI 서비스에 입력되는 정보에서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신용카드번호 등 개인정보가 제거되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대규모 언어모델이란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입력하면, 주어진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언어를 출력해내는 일종의 딥러닝 기술이다. 입력 데이터에 개인정보가 포함되더라도 자체 필터링 기술을 통해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 오류로 인해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어 사전에 입력 단계에서 정보를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실제 지난해 7월 구글 연구진은 챗GPT에 “poem이라는 단어를 무한으로 반복하라”는 명령어를 입력했을 때 필터링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며 전화번호, 이메일 등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12월 오픈AI 기반의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포착해 사업자들에게 안내한 바 있다.개인정보가 학습 데이터에 무분별하게 포함되는 것은, 대규모 언어모델 사업자들이 웹상의 정보들을 무작위로 탐색하는 ‘크롤링’ 기술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추출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양이 방대하고 데이터 형식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보 주체의 의사와 무관하게 개인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정보위는 AI 서비스 이용자가 입력된 데이터를 보고 손쉽게 제거·삭제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일 것을 이들 사업자에게 권고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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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출마지역 오피스텔 11채 월세장사”…“관료퇴직 5일뒤 세종땅 매입”

    일부 4·10총선 출마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몇몇 후보는 지역구 내 오피스텔을 여러 채 보유한 채 월세를 받거나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로 퇴직한 지 닷새 만에 세종시 땅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취재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지역구 출마 후보 312명 가운데 10억 원 이상 재산을 신고한 후보 184명의 부동산을 분석한 결과다. 이 중 34명은 보유 재산이 50억 원 이상이었다.● “청년 주거 부담 줄이겠다”더니 월세 장사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후보(서울 관악갑)는 출마 지역구인 봉천동에 오피스텔 11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11채 중 9채는 전용면적이 26.6㎡였고, 나머지 2채는 각각 26.51㎡, 25.56㎡였다. 재산 신고서에 총 8억 원 상당의 임대보증금이 15건 채무로 기재된 점으로 미뤄 최근까지도 임대 사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취재팀이 박 후보가 보유한 오피스텔을 방문해 보니 같은 건물의 비슷한 전용면적(26.45㎡)의 경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85만 원, 관리비 13만 원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박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이후인 올 1월부터 거듭 20, 30대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주택 도입 등 맞춤형 주거 정책 도입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그는 26일 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관악 청년들을 만나 보니 월세 부담을 완화해 달라는 요청들이 있다”며 “단발성 정책보단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개발할 것에 대해 의견도 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박 후보의 해명을 듣기 위해 이날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 기재부 퇴직 닷새 후 세종시 땅 매입 국민의힘 박수민 후보(서울 강남을)는 2018년 8월 31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기재부 국장급)로 공직에서 퇴직했다. 박 후보는 퇴직 닷새 후인 2018년 9월 5일 세종시 장군면 대교리 일대 임야와 대지, 도로, 공원 등 토지 14건을 20여 명과 공동 매입했다. 총 9719.96㎡(약 2940평) 규모다. 박 후보가 매입한 땅은 정부세종청사로부터 약 4km 떨어진 곳이다. 박 후보는 “아는 공무원들과 함께 나중에 실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전원주택 용지이고, 실제로 몇 명은 현재 (그 땅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있다”며 “이미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됐지만 별문제가 없어서 넘어간 사안”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이기한 후보(경기 용인정)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보유한 상태로 13억 원을 대출받아 강남구 아파트를 한 채 더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국대 법대 교수 시절인 2019년 5월 15일 강남구 소재 본인 소유 상가를 담보로 돈을 빌려 닷새 후인 같은 달 20일 강제경매를 통해 매물로 나온 압구정동 아파트를 사들인 것. 이 후보 측은 이날 다주택 보유 경위 등에 대한 본보의 질의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후보자 직계존속은 신고 거부 가능” 제도적 허점 보완해야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논란은 국회마다 반복되는 실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논란이 발생한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여야 양당의 요청으로 각 당 의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사퇴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 출마자는 후보 등록 시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본인, 배우자는 물론이고 직계 존비속 가족에 대한 재산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국회의원과 다르게 피부양자가 아닐 경우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 고지 거부가 가능하다. 신고한 내역에 대한 별도의 증빙자료도 요구되지 않는 등 기준이 느슨하다. 이에 재산 신고 과정을 일원화해 재산 미신고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명한 재산 공개를 위해 직계 존비속 재산 명세까지 다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후보와 의원 간) 제출 부서가 나뉘어 있고 소관 법령도 다르니, 일부러 누락한 정보를 당선 이후 싣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후보가 제출한 재산 관련 자료를 선관위가 바로 국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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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민원 넣으면 치킨 경품”… 담당 공무원 ‘좌표’ 찍고 전화폭탄

    “‘민원 릴레이’에 참여하면 치킨 경품을 드려요.” 지난달 경기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아파트 인근 도로 보수 등을 관할 시청과 국토교통부에 요구한 뒤 이를 게시판에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치킨 주문 교환권을 나눠준다는 내용이었다. 게시자는 민원 접수 사이트로 연결되는 QR코드까지 첨부했다.● 해운대구, 전국 최초로 직원 이름 비공개 최근 경기 김포시의 한 9급 공무원(주무관)이 온라인에 신상이 공개되는 이른바 ‘좌표 찍기’ 방식으로 민원에 시달린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악성 민원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로도 특정 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사안으로 여러 차례 민원을 접수시키는 일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취재팀이 포털 사이트에서 ‘민원 릴레이’를 검색하자 이처럼 집단 민원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수십 건 검색됐다. 그중엔 공무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전화를 유도하는 글도 있었다. 경북의 한 구청에서 일하는 주무관도 이달 초 관내 한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 전화번호 등이 공개됐다. 해당 주무관은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하루에도 30통 넘게 받느라 업무가 마비됐다”며 “대부분 구청이 해결할 수 없는, 개인 간 계약 갈등을 중재하라는 내용이어서 무력감이 들었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임용된 지 5년도 안 돼 퇴직한 공무원은 2019년 6663명에서 2022년 1만3321명으로 2배로 늘었다. 주로 일선에서 민원 처리 등을 담당하는 저연차 공무원들이다. 25일 부산 영도구청에선 한 70대 주민이 ‘주택 보수를 요청했는데 들어주지 않는다’며 공무원을 흉기로 위협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공무원 신상털이’가 문제가 되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부산 해운대구는 21일 홈페이지 내 공개된 행정조직도에서 담당 직원의 성만 남기고 이름을 모두 ‘○○’으로 익명 처리했다. 또 직원 이름과 사진이 담긴 좌석배치표를 청사에서 모두 철거했다. 이런 정보보호 조치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악성 민원에 악용되는 걸 방지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美선 공무원 신상 유포 시 48시간 내 삭제해야 행안부는 26일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온라인으로 마음건강을 자가 진단해본 뒤 상담이나 병원 진료를 연계해주는 내용이다. 민원 과정에서 폭언이나 폭행 등의 위험에 자주 노출되는 직원은 민원 업무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고 승진 시 가점을 부여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또 민원 공무원이 안전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17개 기관이 협업하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4월 중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이런 조치만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우므로 공무원의 신상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움직임 자체를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유포 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적용되지만, 실제론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신상 유포자 등을 엄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선 공무원 개인정보의 온라인 유포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행정기관이 소속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위해선 미리 허락받아야 하고, 만약 해당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유포되면 SNS 운영 업체는 피해 신고를 접수한 지 48시간 이내에 이를 삭제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업체가 벌금을 물거나 해당 공무원에게 위자료를 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민원 편의성을 유지하면서 공무원들의 ‘숨을 권리’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름 역시 그 사람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공무원이 위축될뿐더러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업무와 내선 번호만 공개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유출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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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민원 넣으면 치킨경품”… 담당 공무원 ‘좌표’ 찍고 전화폭탄

    “‘민원 릴레이’에 참여하면 치킨 경품을 드려요.”지난달 경기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아파트 인근 도로 보수 등을 관할 시청과 국토교통부에 요구한 뒤 이를 게시판에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치킨 주문 교환권을 나눠준다는 내용이었다. 게시자는 민원 접수 사이트로 연결되는 QR코드까지 첨부했다.● 해운대구, 전국 최초로 직원 이름 비공개최근 경기 김포시의 한 9급 공무원(주무관)이 온라인에 신상이 공개되는 이른바 ‘좌표 찍기’ 방식으로 민원에 시달린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악성 민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로도 특정 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사안으로 여러 차례 민원을 접수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26일 취재팀이 포털 사이트에서 ‘민원 릴레이’를 검색하자 이처럼 집단 민원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수십 건 검색됐다. 그중엔 공무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전화를 유도하는 글도 있었다. 경북 지역의 한 구청에서 일하는 주무관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달 초 관내 한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서 벌인 집단 민원의 표적이 됐다. 해당 주무관은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하루에도 30통 넘게 받느라 업무가 마비됐다”며 “대부분 구청이 해결할 수 없는, 개인 간 계약 갈등을 중재하라는 내용이어서 무력감이 들었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임용 5년 미만 퇴직 공무원은 2019년 6663명에서 2022년 1만3321명으로 2배로 늘었다. 주로 일선에서 민원 처리 등을 담당하는 저연차 공무원들이다. ‘공무원 신상털이’가 문제가 되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구책을 찾아나섰다. 부산 해운대구는 21일 홈페이지 내 공개된 행정조직도에서 담당 직원의 성만 남기고 이름을 모두 ‘○○’으로 익명 처리했다. 또 청사에 설치됐던, 직원 이름과 사진이 담겨있는 좌석배치도를 모두 철거했다. 이런 정보보호 조치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악성 민원에 악용되는 걸 방지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美선 공무원 신상 유포시 48시간 내 삭제해야행안부는 26일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온라인으로 마음건강을 자가 진단해본 뒤 상담이나 병원 진료를 연계해주는 내용이다. 민원 과정에서 폭언이나 폭행 등의 위험에 자주 노출되는 직원은 민원 업무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고 승진 시 가점을 부여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또 민원 공무원이 안전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17개 기관이 협업하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4월 중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다만 이런 조치만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공무원의 신상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움직임 자체를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신상 유포자 등을 엄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일부 지역에선 공무원 개인정보의 온라인 유포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행정기관이 소속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위해선 미리 허락받아야 하고, 만약 해당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유포되면 SNS 운영 업체는 피해 신고를 접수한 지 48시간 이내에 이를 삭제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업체가 벌금을 물거나 해당 공무원에게 위자료를 줘야 한다.전문가들은 이처럼 민원 편의성을 유지하면서 공무원들의 ‘숨을 권리’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름 역시 그 사람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공무원이 위축될뿐더러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업무와 내선 번호만 공개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유출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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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명” 신고해 도로 막았더니, 70명 모여…‘뻥튀기 집회’

    《‘참가인원 뻥튀기 집회’ 몸살 봄이 되면서 날씨가 풀리자 각종 단체가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동아일보가 이달 서울 도심에서 3000명 이상 참석하겠다고 신고한 집회 4곳의 현장을 둘러본 결과 1만 명 규모로 신고한 집회에 불과 경찰 추산 70명(주최 측 추산 200명)만 참석하는 등 신고 인원에 미치지 못하는 ‘뻥튀기 집회’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는 존중하되, 참가자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집회 신고에 대해선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2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북문 앞 한강대로. 보수성향 단체 신자유연대가 참가자 1만 명 규모로 신고해 점거해놓은 편도 2개 차로에는 빈 의자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나머지 편도 3개 차로에선 차량 정체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은 경찰 추산 70명(주최 측 추산 200명)이었지만, 실제 참가자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신고 인원의 1%도 채우지 못한 집회 때문에 1시간가량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을 맞아 각종 단체의 집회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집회 인원과 시간을 실제보다 크게 차이 나게 신고하는 집회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다 보니 제재할 방법도 없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고의성이 인정되는 뻥튀기 집회의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텅 빈 거리에 시민 불편만 가중돼 이날 신자유연대 집회는 같은 날 오후 3시경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가 중구 숭례문에서 이곳으로 행진해오는 집회에 맞불을 놓기 위해 열렸다. 동아일보가 9∼20일 ‘3000명 이상 참가하겠다’고 신고한 주요 집회 4곳의 현장을 취재한 결과 모두 인원과 시간이 경찰 추산 인원, 실제 집회 시간을 넘어서는 범위에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중 2곳은 경찰 추산은 물론이고 주최 측 추산 참석 인원마저 신고 인원보다 적었다. 민노총 금속노조 집회는 무대 설치 등을 이유로 본집회 시간보다 4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열겠다고 신고하고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 편도 3개 차로를 사용했다. 평일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집회로 인해 인근 버스정류장 3곳은 상당 시간 이용할 수 없었다. 주부 김모 씨(56)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어떡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진보성향 단체 모임인 전국민중행동은 9일 오후 3시경부터 1시간 반가량 집회를 열고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 세종대로 편도 전 차로를 점거했다. 집회 신고 인원은 5000명 규모였지만 경찰 추산 700명(주최 측 추산 2000명)이 참석했다. 오전 10시부터 집회를 신고해 오전 11시 반경 무대 설치가 끝난 뒤 본집회가 열리기 전까지 3시간 넘게 이곳 도로는 텅 빈 채 방치됐다. 대학생 이모 씨(24)는 “도로가 비어 있길래 의아했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 반경 인근 차로를 지나는 차량의 통행 속도는 시속 7∼9km에 그쳤다. 16일 촛불행동 집회 역시 1만 명 신고에 경찰 추산 3000명(주최 측 추산 1만 명)이 참가했다.● 전문가들 “고의성 있으면 과태료 부과해야” 집회 단체들은 당일 참가 인원을 추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고 인원이 많을 뿐 집회의 자유 내에서 허용된 권리라고 주장했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국내 집회는 신고제이며 허가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도 “조직 점검을 통해 예상한 만큼의 신고 인원을 내는데 사정상 못 오거나 더 오는 조직원도 있는 것”이라며 “무대 설치에 몇 시간이 걸릴지도 예측하지 못하기에 안정적 진행을 위해 시작 시간도 여유를 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내부적으로 집회 신고 단체의 과거 집회 전력 등을 토대로 실제 인원을 예측해 도로 통제 등을 집행하지만 현실적으로 신고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 헌법 21조는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이에 집회 및 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에 따라 국내 집회 신고는 미국 등과 달리 준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된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에 따르면 통제 차로 등을 줄이는 제한은 반드시 서면으로 집회 주최자 등에게 송달해야 한다”며 “참가 인원이 적어도 집회나 시위가 벌어지는 현장에서 이를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고의적인 허위 신고 집회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희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부득이하게 신고한 규모보다 실제 집회에 적게 참가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를 무조건 제재하는 규정을 둘 순 없다”면서도 “참가 인원의 50% 이하, 70% 이하 등 관련 기준을 지속적으로 충족하지 못할 경우 ‘뻥튀기’ 집회 신고로 판단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시행령이나 규칙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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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뻥튀기 집회’ 골머리… “1만명” 신고해 도로 막았더니 70명 모여

    2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북문 앞 한강대로. 보수성향 단체 신자유연대가 참가자 1만 명 규모로 신고해 점거해놓은 편도 2개 차로가 텅빈 채 방치돼 있었다. 나머지 편도 3개 차로에선 차량 정체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은 경찰 추산 70명(주최 측 추산 200명)이었지만 실제 참가자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신고 인원의 1%도 채우지 못한 집회 때문에 1시간 가량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을 맞아 각종 단체의 집회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집회 인원과 시간을 실제보다 크게 차이 나게 신고하는 집회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다보니 제재할 방법도 없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고의성이 인정되는 뻥튀기 집회의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텅빈 거리에 시민 불편만 가중돼이날 신자유연대 집회는 같은 날 오후 3시경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가 중구 숭례문에서 행진해오는 것에 맞불을 놓기 위해 열렸다.동아일보가 9~20일 ‘3000명 이상 참가하겠다’고 신고한 주요 집회 4곳의 현장을 취재한 결과 모두 인원과 시간이 경찰 추산 인원, 실제 집회시간보다 많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중 2곳(전국민중행동·신자유연대)은 경찰 추산은 물론 주최 측 추산마저 신고 인원보다 적었다. 민노총 금속노조 집회는 무대 설치 등을 이유로 본 집회 시간보다 4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열겠다고 신고하고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 편도 3개 차로를 사용했다. 평일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집회로 인해 인근 버스정류장 3곳은 상당 시간 이용할 수 없었다. 주부 김모 씨(56)는 “경기 고양시 일산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어떡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앞서 전국민중행동은 9일 오후 3시경부터 1시간 반가량 집회를 열고 중구 프레스센터 앞 세종대로 편도 전차로를 점거했다. 집회 신고 인원은 5000명 규모였지만 경찰 추산 700명(주최 측 추산 2000명) 만 참석했다. 오전 10시부터 집회를 신고해 오전 11시 반경 무대 설치가 끝난 뒤 본 집회가 열리기 전까지 3시간 넘게 이곳 도로는 텅빈 채 방치됐다.대학생 이모 씨(24)는 “도로가 계속 비어 있길래 의아했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 반경 인근 차로를 지나는 차량의 통행 속도는 시속 7~9km에 그쳤다. ● 전문가들 “고의성 있으면 과태료 부과해야”집회 단체들은 당일 참가 인원을 추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고 인원이 많을 뿐 집회의 자유 내에서 허용된 권리라고 주장했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국내에서 개최하는 집회는 신고제이며 허가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도 “부풀려서 신고하진 않는다. 조직 점검을 통해 예상한 만큼의 신고 인원을 내는데 사정상 못 오거나 더 오는 조직원도 있는 것”이라며 “무대 설치에 몇 시간이 걸릴지도 예측 못하기에 안정적 진행을 위해 시간도 여유를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내부적으로 집회 신고 단체의 과거 집회 전력 등을 토대로 실제 인원을 예측해 도로 통제 등을 집행하지만 현실적으로 ‘뻥튀기 신고’를 막을 방법은 없다. 헌법 21조는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못박고 있다. 이에 집회 및 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에 따라 국내 집회 신고는 미국 등과 달리 준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된다.경찰 관계자는 “집시법에 따르면, 통제 차로 등을 줄이는 제한은 반드시 서면으로 집회 주최자 또는 연락책임자에게 송달해야 한다”며 “참가 인원이 적어도 집회나 시위가 벌어지는 현장에서 이를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고의적인 허위 신고 집회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희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부득이하게 애초 신고한 규모보다 실제 집회에 적게 참가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를 무조건 제재하는 규정을 둘 순 없다”면서도 “참가 인원의 50% 이하, 70% 이하 등 관련 기준을 지속적으로 충족하지 못할 경우 ‘뻥튀기’ 집회 신고로 판단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시행령이나 규칙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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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차 막은 아파트 불법주차, 쪽문으로 대원 진입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한참을 못 들어가더라고요.” 24일 오전 10시경 경기 광주시 도척면의 한 아파트 단지.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목격자는 주차구역 밖에 세워진 차량 다섯 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아파트 차원에서 단속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주민들 항의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전날 새벽 이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나 일가족의 가장이 숨지고 두 자녀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전체 380여 가구 중 78가구가 거주하는 동이었다. 하지만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가 아파트 단지 안으로 진입하는 데 5분 넘게 걸렸다.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서 소방차 진입이 지연될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입로 막혀 쪽문으로 돌아간 대원들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23일 오전 2시 56분경 13층짜리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났다는 맞은편 아파트 주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1시간 20여 분 만인 오전 4시 19분경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 불로 집 안에 거주하던 이모 씨(45)와 아들(10), 딸(7)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 씨는 끝내 숨졌다. 두 자녀 역시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6분경 소방차가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그러나 오르막길을 따라 승용차와 트럭 등 차량 6대가 주차돼 있어 소방차가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진과 후진을 반복한 끝에 약 7분 뒤 소방차가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섰지만 이번에도 주차구역 밖에 세워진 차량 때문에 소방차는 사고가 난 건물 공동현관 앞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뒤늦게 차량 주인이 차를 옮겼지만 이미 소방대원들은 아파트 쪽문 계단을 통해 현장으로 진입한 뒤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차량 진입은 지연됐지만 다행히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로가 가까워 빠르게 달려가 초동조치를 할 수 있었다”면서도 “아파트 내부 소화전이 노후해 고장나 있는 경우도 많아 소방차가 반드시 아파트 공동현관 앞까지 진입해야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막으면 부순다”…실제론 6년간 4건 불과 사고 다음 날 다시 찾은 현장에는 여전히 차량 5대가 오르막길 노면에 표시된 ‘소방차전용’ 구역을 차지한 채 주차돼 있었다. 아파트 주민 김모 씨(68)는 “늦게 퇴근하면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주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8년 3월 이처럼 소방차의 화재 현장 진입을 막는 차량을 부수는 등 강제처분할 수 있도록 소방기본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올 1월 공개된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6월 개정안이 시행된 이래 약 6년간 실제 주차된 차량을 강제처분한 사례는 4건에 불과했다. 강제처분 훈련은 2022년 약 4000회, 지난해 약 5300회 실시했지만 현장에선 사실상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선 강제처분이 어려운 이유로 사후 처리 과정의 행정적 부담을 꼽고 있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강제처분이 면책되려면 소방 당국이 ‘긴급한 상황’이었다고 입증해야 해 이 과정에서 소방관 개인이 시달릴 여지가 있다”며 “소방 활동을 방해한 차량의 경우 배상을 받으려는 이들이 책임 소재를 입증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광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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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종량봉투 주웠다가 절도 벌금 30만원… 낼돈 없어 ‘장발장은행’ 북적

    빵을 훔치고 감옥에 갇힌 소설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처럼, 생계형 소액 범죄에 내몰리는 극빈층이 늘고 있다. 인권단체 ‘장발장 은행’은 벌금을 낼 형편이 안 돼 노역을 할 위기에 놓였을 때 최고 300만 원을 빌려주는 제도를 운영한다. 월평균 이용자는 올해 들어 100명이 넘는다. 2년 새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0만 원 이하인 소액 절도 사건은 4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기 침체와 물가 폭등이 겹치면서 막다른 길에 내몰린 2024년 한국의 장발장들을 만나봤다.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연명하던 이무재 씨(84)는 지난해 4월 ‘도둑’이 됐다. 그는 평소처럼 경기 부천시의 한 가게 앞에 쌓인 상자들을 손수레에 실었는데, 그 사이에 50L짜리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10장 끼워져 있었던 것. 버린 건 줄 알고 이를 고물상에 내다 판 이 씨는 가게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고, 총 1만5000원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30만 원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달 18일 기자와 만난 이 씨는 백내장으로 희뿌예진 눈에서 눈물을 찍어내며 “평생 범죄는 저지른 적이 없다”며 “수사에, 재판에 끌려다니는 4개월 동안 건강이 더 악화됐고, 그 사이 돈을 벌 수 없어 생활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이 씨는 충남 당진 출신으로 젊은 시절 서울에서 사무직으로 일했다. 하지만 퇴직할 즈음 아내와 아들과 소원해졌고 그 후 연락이 끊겨 홀로 산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이 씨는 한 달에 27만 원을 지원받지만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었다. 허리 협착증을 앓고 있지만 수술비 300만 원은커녕 진통제를 살 돈도 부담된다. 그는 경기 부천시 중동에 있는 한 사찰에서 공양하거나 대부분의 끼니를 라면으로 때운다. 이 씨는 “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벌금 낼 돈 없는 극빈층, 9년 새 최다최근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물가마저 급등하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극빈층이 범죄를 저지르는 등 막다른 길로 몰리고 있다. 20일 인권단체 ‘장발장은행’에 따르면 이 씨처럼 벌금형을 선고받은 극빈층에게 담보나 이자 없이 최고 300만 원을 빌려주는 사업에 올 1월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총 307명이 신청했다. 월평균 신청자는 102.3명에 달했다. 이는 2022년(26.2명)의 3배가 넘는다. 장발장은행이 처음 만들어진 2015년(151.3명) 이후 가장 큰 규모다.장발장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는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년소녀 가장 등 형편이 어려워 벌금 대신 노역을 선택할 위기인 이들이 대다수다. 최모 씨(21)가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1월 임신 중 극심한 생활고로 여러 날 굶주리자 온라인 중고장터에 ‘아기 침대를 판다’고 가짜 매물을 올렸다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780만 원이 선고됐다. 최 씨는 지금도 벌금을 갚느라 분윳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다.극빈층 범죄자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생계가 끊겨 더 큰 빈곤에 시달린다. 이로 인해 다시 범죄에 내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경찰청에 따르면 훔친 금품이 10만 원 이하인 소액 절도 사건은 2018년 3만1114건에서 2022년 5만6879건으로 4년 새 82.8% 늘었다. 법무부 분석 결과 절도범은 2명 중 1명(50.0%·2022년 기준)꼴로 출소 후 3년 안에 다시 범행해 교도소에 수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일용직 노동자 김모 씨는 2020년 10월경 울산의 편의점 3곳에서 총 2만 원 남짓한 깻잎 통조림과 도시락을 훔치다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1월 또다시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훔치다가 같은 해 10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벌금형 집유-조건부 기소유예 늘려야”생계형 범죄의 경우 엄하게 벌하는 것만으로는 재범의 고리를 끊을 수 없으며, 범죄의 유혹에 노출된 계기를 살펴 이를 해소하는 대책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의 경우 생계형 범죄자가 오랜 사법 절차 속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2018년 1월 ‘장발장법(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됐다. 5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대해 집행유예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벌금형 집행유예를 받는 이들 중 단순절도 등 생계형 범죄자 비율은 매년 4~6% 수준에 그친다.생계형 범죄자가 취업 지원이나 직업 훈련, 심리 상담 등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하는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지금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법무부는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2022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편의점에서 도시락 등을 훔친 20대 남성에게 기소를 유예하고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지원을 연계해주는 등 적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다만 현재는 담당 검사와 소속 검찰청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려, 이무재 씨처럼 절도 초범인데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존걸 전주대 법학과 교수는 “독일처럼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의 근거를 형사소송법 등에 마련해야 한다”며 “또 재범 방지와 함께 치료, 배상 등을 기소유예 조건으로 활용해 제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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