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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어릴 적 유모였던 90대 노인을 내쫓으려던 아들의 시도가 법원 판결에 의해 무산됐다. 전문직인 아들은 유모가 살던 오피스텔이 자신의 명의로 된 점을 이용해 소송을 냈지만, 유모의 편에 선 아버지에 의해 오피스텔마저 잃게 됐다. 8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40대 아들 A 씨가 90대 유모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인도 소송 항소심에서 아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유모의 손을 들어줬다.유모는 과거 A 씨의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투병 중인 모친을 대신해 아버지를 포함한 5남매를 친자식처럼 키우고 집안일을 해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집을 나와 기초생활수급자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나갔고 치매 증세마저 오게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는 형제자매들과 상의해 2014년 10월경 서울 성동구에 7평(23.1m²) 크기의 오피스텔을 매입해 유모가 머물게 했다. 다만 유모가 사망하면 자연스럽게 아들 A 씨에게 넘겨주기 위해 오피스텔의 명의를 아들로 해뒀다. 하지만 2021년 아들 A 씨는 유모에게 오피스텔을 비워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밀린 임차료 약 1300만 원을 한꺼번에 지급하라는 요구도 했다. A 씨는 “전문직으로 일하면서 모은 돈과 대출금으로 오피스텔을 구입했다”며 자신이 진짜 소유자라고 주장했다. 아버지의 선택은 아들이 아닌 유모였다. 아버지는 유모의 성년후견인을 자처하며 아들의 소송에 맞섰다.결국 1심 재판부는 “오피스텔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아버지”라며 아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아들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아버지의 손을 들어줬다. 아버지는 이 사건과 별개로 아들 명의로 오피스텔이 등기된 것이 무효라며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 소송도 진행해 올 10월 승소했다. 법원은 “아들이 이 사건 건물과 관련해 관리비, 재산세 등 어떠한 자금도 부담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결국 아들은 유모를 내쫓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피스텔 소유권마저 아버지에게 뺏기게 됐다. 유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김기환 변호사는 “처음에는 명의신탁 법리에 따라 승소가 쉽지 않은 사건으로 봤다”며 “길러주신 은혜를 잊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아버지의 의지가 승소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이 사건을 ‘2023년도 법률구조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경기 과천시에 있는 유모 씨(88)의 아파트에선 3년여 전부터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14층 아파트의 13층에 거주하는 유 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새벽까지 소음이 지속되면서 급성 이명 진단까지 받았다. 유 씨는 윗집을 의심했지만 소음의 원인은 찾아낼 수 없었다. 결국 유 씨는 2021년 1월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전문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 씨는 “센터 측은 생활소음이 아니라 해결해줄 수 없다며 전화 상담만 한 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유 씨는 지난해 8월 민간소음 측정 업체를 통해 정밀 소음 감정을 받았다. 그 결과 정부가 정한 층간소음 기준 48dB(데시벨)을 초과하는 60dB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 씨는 “윗집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갈등이 곳곳에서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최근 3년간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 2만7773건 대부분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크게 전화 상담과 방문 상담, 현장 진단 및 소음 측정 등 3가지로 처리된다. 그런데 2020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 동안 접수된 민원 중에서 실제 소음 측정까지 이뤄진 건 1032건(3.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문 상담도 2699건(9.7%)에 불과하다. 경실련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 10건 중 7건은 전화 상담 단계에서 종료되고 2건 안팎만 현장에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웃사이센터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사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살인,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가 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증가했고 그중 일부가 강력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층간소음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야 피해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규수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대표는 “이웃사이센터 측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층간소음의 종류를 생활소음으로 한정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층간소음에는 뛰거나 걸을 때 생기는 직접 충격 소음과 텔레비전 소리 등 공기 전달 소음만 포함되고 배수로 인한 소음이나 청소기 소음, 사람 말소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최근 시공한 주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잘못 시공한 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란 주장도 나온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경기 과천시에 있는 유모 씨(88)의 아파트에선 3년여 전부터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14층 아파트의 13층에 거주하는 유 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새벽까지 소음이 지속되면서 급성 이명 진단까지 받았다. 유 씨는 윗집을 의심했지만 소음의 원인은 찾아낼 수 없었다.결국 유 씨는 2021년 1월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전문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 씨는 “센터 측은 생활소음이 아니라 해결해줄 수 없다며 전화상담만 한 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웃사이센터 관계자는 “쇠가 부딛히는 소리라고 해서 생활소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민원 건수가 워낙 많아 기준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답답한 마음에 유 씨는 지난해 8월 민간소음 측정업체를 통해 정밀 소음 감정을 받았다. 그 결과 정부가 정한 층간소음 기준 48dB(데시벨)을 초과하는 60dB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 씨는 “윗집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 10건 중 7건은 전화상담으로 끝최근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갈등이 곳곳에서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신련)은 6일 최근 3년간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 2만7773건 대부분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경실련에 따르면 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크게 전화상담과 방문상담, 현장 진단 및 소음 측정 등 3가지로 처리된다. 그런데 2020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 동안 접수된 민원신청 중에서 실제 소음 측정까지 이뤄진 건 1032건(3.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문 상담도 2699건(9.7%)에 불과하다. 경실련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 10건 중 7건은 전화상담 단계에서 종료되고 2건 안팎만 현장에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웃사이센터가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살인,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가 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집에 거주하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증가했고 그 중 일부가 강력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실제로 2021년 전남 여수시의 한 아파트에선 30대 남성이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윗집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 “층간소음 지원 대상 범위 확대해야”전문가들은 정부가 층간소음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야 피해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규수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대표는 “센터 측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층간소음의 종류를 생활소음으로 한정하고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층간소음에는 뛰거나 걸을 때 생기는 직접 충격 소음과 텔레비전 소리 등 공기전달 소음만 포함되고 배수로 인한 소음이나 청소기 소음, 사람 말소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최근 시공한 주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잘못 시공한 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란 주장도 나온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오늘 만드는 김치는 집에 가져가는 게 아니라 어려운 분들과 함께 먹는 것이니 더 열심히 맛있게 담가야 되지 않겠습니까!”(윤석열 대통령) 주황색 앞치마와 모자, 투명 마스크 차림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자 참석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네!”라고 응답했다. 검사 시절 김치찌개 요리가 주특기 중 하나였던 윤 대통령은 모처럼 정장 차림이 아닌 요리사 차림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한결 편안한 표정이었다.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김장 행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김치를 함께 담그고 사회적 약자층에 전달하며 국민 대통합 정신을 고취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장 재료로 경기 파주 배추, 경북 의성 마늘, 충북 괴산 고춧가루 등 전국 각지 재료를 모아 통합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김치는 다양한 재료와 양념이 어우러지고 일정 기간 숙성시켜 먹는다”며 “(그런 뜻으로) 전국 모든 곳에서 절인 배추와 다양한 양념들을 다 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웃에 대한 이런 따뜻한 배려와 손길”이라며 “이 김장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이웃을 더 배려하고,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는 아주 좋은 행사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등 참석자들과 김장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종종 김 여사를 도와주는 모습도 보였다. 윤 대통령은 배추 6포기로 김치를 직접 담갔다고 한다. 골드버그 대사도 미국 의회가 ‘김치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할 예정인 만큼 이를 기념해 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여러 김장 테이블을 방문해 참석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었다. 윤 대통령은 어린이들이 담근 김치를 시식하면서 “어린이들이 김치를 꼼꼼하게 만들어 어른보다 더 잘 만든다”고 칭찬했다. 김 여사도 김치를 맛본 뒤 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은 담근 김치를 통합, 화합, 나눔의 의미가 확산되길 기원하며 직접 기부 트럭에 실었다. 현장에서 완성된 김치 2만5000kg과 시도 현장에서 만든 김치 등 총 10만 kg이 소외계층에 전달된다. 정부는 이번 김장 행사는 당초 집회 시위가 빈번하게 일어나 사회적 갈등이 빈번하게 표출되는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하려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을 통합의 광장으로 만든다는 취지에서 행사가 기획됐지만 추운 날씨 탓에 실내로 장소가 변경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 17개 시도 현장에서도 동시 개최돼 행사장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됐다. 전국 243개 지자체의 청년, 노인, 외국인 근로자,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학생 등 2000여 명이 모였다. 행안부가 주최하는 김장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4년 만에 재개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특색 있는 김장 재료를 한자리에 모아 배추와 모두 섞었다”며 “한반도를 다 섞어 만든 ‘대통합 김치’로 더 이상 분열하지 말고 통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일산=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오늘 만드는 김치는 집에 가져가는 게 아니라 어려운 분들과 함께 먹는 것이니 더 열심히 맛있게 담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주황색 앞치마와 모자, 투명 마스크 차림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대통합 김장행사’에서 이같이 말하자 참석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네!”라고 응답했다. 검사 시절 김치찌개 요리가 주특기 중 하나였던 윤 대통령은 모처럼 정장 차림이 아닌 요리사 차림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한결 편안한 표정이었다.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김장 행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김치를 함께 담그고 사회적 약자층에 전달하며 국민 대통합 정신을 고취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장 재료로 경기 파주 배추, 경북 의성 마늘, 충북 괴산 고춧가루 등 전국 각지 재료를 모아 통합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김치는 다양한 재료와 양념이 어우러지고 일정 기간 숙성해 먹는다”며 “(그런 뜻으로) 전국 모든 곳에서 절인 배추와 다양한 양념들을 다 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웃에 대한 이런 따뜻한 배려와 손길”이라며 “이 김장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더 이웃을 배려하고,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는 아주 좋은 행사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등 참석자들과 김장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종종 김 여사를 도와주는 모습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김치 6포기를 직접 담갔다고 한다. 골드버그 대사도 미국 의회가 ‘김치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할 예정인 만큼 이를 기념해 행사에 참석했다.윤 대통령 부부는 여러 김장 테이블을 방문해 참석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었다. 윤 대통령은 어린이들이 담근 김치를 시식하면서 “어린이들이 김치를 꼼꼼하게 만들어 어른보다 더 잘 만든다”고 칭찬했다. 김 여사도 김치를 맛본 뒤 박수를 쳤다.윤 대통령은 담근 김치를 상자에 담아 통합, 화합, 나눔의 의미가 확산되길 기원하며 직접 기부 트럭에 실었다. 현장에서 완성된 김치 2만5000kg와 시도 현장에서 만든 김치 등 총 10만kg이 소외계층에 전달된다.정부는 이번 김장 행사는 당초 집회 시위가 빈번하게 일어나 사회적 갈등의 빈번하게 표출되는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하려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을 통합의 광장으로 만든다는 취지에서 행사가 기획됐지만 추운 날씨 탓에 실내로 장소가 변경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 17개 시도 현장에서도 동시 개최돼 행사장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됐다. 전국 243개 지자체의 청년, 노인, 외국인 근로자, 북한이탈주민, 다문화학생 등 2000여 명이 모였다. 행안부가 주최하는 김장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4년 만에 재개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특색 있는 김장재료를 한자리에 모아 배추와 모두 섞었다”며 “한반도를 다 섞어 만든 ‘대통합 김치’로 더이상 분열하지 말고 통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일산=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76)의 종교시설로 알려진 ‘하늘궁’ 숙박시설에서 생활하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경기 양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반경 “하늘궁에 입소한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양주시 장흥면의 한 모텔 객실에서 숨진 80대 남성 A 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A 씨 주변에선 유통기한이 3개월가량 지난 우유가 마시다 만 상태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모텔은 하늘궁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이다. 경찰은 A 씨가 지병으로 요양원에서 생활하다가 이달 21일 부인 B 씨와 하늘궁에 입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소 후 부부는 식사를 하지 않고 이른바 ‘불로유’와 단백질 음료만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불로유는 일반 우유에 허 명예대표의 얼굴 사진과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 상온에 보관한 것이다. 허 명예대표는 강연에서 “불로유를 먹으면 암, 피부병을 낫게 하거나 수명이 두 배 이상 연장되는 등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불로유를 홍보했다. “불로유가 불로초”라고도 했다. 허 명예대표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는 몸이 쇠약해 불로유 자체를 못 먹었다”며 “새벽에 침대에서 떨어져 변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하늘궁은 불로유를 팔지 않는다”며 “(신도들이) 알아서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A 씨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현장에서 수거한 우유에 대한 검사도 할 방침이다.양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76)의 종교시설로 알려진 ‘하늘궁’ 숙박시설에서 생활하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6일 경기 양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반경 “하늘궁에 입소한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양주시 장흥면의 한 모텔 객실에서 숨진 80대 남성 A 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A 씨 주변에선 유통기한이 3개월가량 지난 우유가 마시다 만 상태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모텔은 하늘궁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이다.경찰은 A 씨가 지병으로 요양원에서 생활하다가 이달 21일 부인 B 씨와 하늘궁에 입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소 후 부부는 식사를 하지 않고 이른바 ‘불로유’와 단백질 음료만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불로유는 일반 우유에 허 명예대표의 얼굴 사진과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 상온에 보관한 것이다. 허 명예대표는 강연에서 “불로유를 먹으면 암·피부병을 낫게 하거나 수명이 두 배 이상 연장되는 등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불로유를 홍보했다. “불로유가 불로초”라고도 했다.허 명예대표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는 몸이 쇠약해 불로유 자체를 못 먹었다”며 “새벽에 침대에서 떨어져 변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하늘궁은 불로유를 팔지 않는다”며 “(신도들이) 알아서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A 씨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현장에서 수거한 우유에 대 검사도 진행할 방침이다.양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미리 검사해 보고 양성이 나오면 머리카락을 탈색하거나 아예 밀어 버리세요.” 이달 9일 마약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텔레그램 단체 익명 대화방에서 기자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글을 올리자 한 참여자가 “마약 간이 검사기를 사서 미리 검사해 보라”며 이 같은 조언을 건넸다. “어디서 검사기를 구할 수 있느냐”고 묻자 다른 참여자가 판매자의 텔레그램 아이디(ID)를 알려줬다. 연결된 판매자는 “현재 경찰에서 사용 중인 간이 검사기를 개당 15만 원에 판매한다”며 “간이 검사기 3개를 구입해 받은 직후, 사흘 후, 조사 직전 검사를 해 보라”고 했다. 다른 판매자는 “미리 검사해 보고 음성이 나올 때까지 수사기관 출석을 미루면 된다”고도 했다. 최근 마약 관련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마약 간이 검사기를 거래하며 수사망을 피해갈 수 있는 편법이 공유되고 있어 수사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찰 사용 제품 암암리 판매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된 검사기를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건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에 납품되는 외국 제조사 A 제품은 국내에서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지만 개인에게는 판매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해외 직구로 구입하는 건 불법이지만 경찰 조사를 앞둔 이들 중 상당수는 해외 직구로 구입하거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구한다고 한다. 해당 제품의 경우 소변에서 마약을 검출하는 데 5분가량 소요되는데 정확도는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양성이 나올 경우 출석을 여러 차례 미루면서 염색, 제모 등의 조치를 취한 후 경찰에 출석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간이 검사기를 통해 수사망을 피해 가는 수법이 퍼지면서 갈수록 수사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간이 검사기는 변호인들이 제공하기도 한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간이 검사기로 미리 검사해본 뒤 결과를 토대로 의뢰인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법무법인은 “자체 보유 중인 간이 검사기를 사용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도 한다. 일부 간이 검사기는 온라인으로 1만∼2만 원 정도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간이 검사기 중 일부가 의료가 아니라 수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안 받고 수입 후 유통하는 것이다. 실제로 대마초,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 마약류 4종을 검사할 수 있는 간이 검사기를 온라인에서 2만 원에 주문하니 사흘 만에 제품이 도착했다.● “검사기 판매·유통 엄격하게 관리해야” 전문가들 사이에선 마약사범들이 마약 간이 검사기를 이용해 수사를 회피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검사기가 수사 기피 용도로 악용되는 걸 막을 수 있도록 판매 및 유통을 규제하며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묵 마약류중독재활센터장도 “간이 검사기를 구입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마약 혐의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다만 간이 검사기 구매가 어려워질 경우 단약 증빙 목적 등으로 검사기를 활용해 온 이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병원이나 무료 검사를 제공하는 구청을 찾아가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간이 검사기 악용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조 목적에 따라 의료기기 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수사용 검사기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고 거꾸로 수사 기피용으로 사용되는 실정”이라며 “법을 개정해 의료 목적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경우 의료기기로 분류해 유통을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인턴기자 연세대 문화디자인경영학과 수료}

“미리 검사해보고 양성이 나오면 머리카락을 탈색하거나 아예 밀어버리세요.”이달 9일 마약 관련 정보를 주고 받는 텔레그램 단체 익명 대화방에서 기자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글을 올리자 한 참여자가 “마약 간이 검사기를 사서 미리 검사해 보라”며 이 같은 조언을 건넸다. “어디서 검사기를 구할 수 있느냐”고 묻자 다른 참여자가 판매자의 텔레그램 아이디(ID)를 알려줬다.연결된 판매자는 “현재 경찰에서 사용 중인 간이 검사기를 개당 15만 원에 판매한다”며 “간이 검사기 3개를 구입해 받은 직후, 사흘 후, 조사 직전 검사를 해 보라”고 했다. 다른 판매자는 “미리 검사해보고 음성이 나올때까지 수사기관 출석을 미루면 된다”고도 했다.최근 마약 관련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마약 간이 검사기를 거래하며 수사망을 피해갈 수 있는 편법이 공유되고 있어 수사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찰 사용 제품 암암리 판매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된 검사기를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건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에 납품되는 외국 제조사 A 제품은 국내에서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지만 개인에게는 판매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해외직구로 구입하는 건 불법이지만 경찰 조사를 앞둔 이들 중 상당수는 해외 직구로 구입하거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구한다고 한다.해당 제품의 경우 소변에서 마약을 검출하는 데 5분 가량 소요되는데 정확도는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양성이 나올 경우 출석을 여러 차례 미루면서 염색 제모 등의 조치를 취한 후 경찰에 출석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간이 검사기를 통해 수사망을 피해가는 수법이 퍼지면서 갈수록 수사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간이 검사기는 변호인들이 제공하기도 한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간이 검사기로 미리 검사해본 뒤 결과를 토대로 의뢰인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법무법인은 “자체 보유 중인 간이 검사기를 사용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도 한다.일부 간이 검사기는 온라인으로 1만~2만 원 정도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간이 검사기 중 일부가 의료가 아니라 수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식약처 허가를 안 받고 수입 후 유통하는 것이다. 실제로 대마초,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 마약류 4종을 검사할 수 있는 간이 검사기를 온라인에서 2만 원에 주문하니 사흘 만에 제품이 도착했다.●“검사기 판매·유통 엄격하게 관리해야”전문가들 사이에선 마약사범들이 마약 간이 검사기를 이용해 수사를 회피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검사기가 수사 기피 용도로 악용되는 걸 막을 수 있도록 판매 및 유통을 규제하며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묵 마약류중독재활센터장도 “간이 검사기를 구입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마약 혐의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다만 간이 검사기 구매가 어려워질 경우 단약 증빙 목적 등으로 검사기를 활용해 온 이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병원이나 무료 검사를 제공하는 구청을 찾아가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정부는 간이 검사기 악용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조 목적에 따라 의료기기 여부를 판단하다보니 수사용 검사기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고 거꾸로 수사 기피용으로 사용되는 실정”이라며 “의료 목적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경우 의료기기로 분류해 유통을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인턴기자 연세대 문화디자인경영학과 수료}
정부가 전 국민의 일상을 마비시킨 ‘행정망 먹통 사태’를 56시간이나 걸려 겨우 정상화시킬 정도로 문제 파악 및 대응이 늦었던 것은 정부의 ‘쪼개기 발주’ 탓이라는 지적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2002년 11월 전자정부 시스템 출범 후 전산망을 구축하거나 수리할 때 여러 업체로 나눠서 발주하고, 또 계약 만료 후 새 업체로 관행처럼 교체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공무원 행정전산망 ‘새올’ 및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를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네트워크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한 적이 있는 IT 업계 임원 A 씨는 “정부는 입찰을 낼 때 전체 사업을 통합해 한 업체를 선정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업으로 쪼개 입찰을 낸다”고 말했다. 그 경우 여러 기업이 각각 사업을 수주하게 된다. 이번과 같은 먹통 사태가 일어나면 정부로선 어느 업체에 연락해 문제를 파악해야 하는지 알기 힘들어진다. A 씨는 또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정부는 거의 예외없이 새 사업자를 선정한다”며 “그러다 보니 기존 시스템을 더 고도화하시키고 확장시키는 게 아니라 새 사업자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쪼개기 입찰에 나서는 것은 공공 시스템 입찰제도가 대기업의 진입을 막고 있는 게 근본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13년 대기업이 공공 소프트웨어(SW) 서비스 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산 5조 원이 넘는 기업의 공공 서비스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대기업의 독점을 막고 실력 있는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니 통합된 전체를 통틀어 맡을 수 있는 역량 있는 곳이 드물었다. 결국 정부는 각 사업을 쪼개 발주할 수밖에 없게 됐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새 사업자를 관행처럼 구하는 것은 감사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년 연속으로 동일한 사업자를 선정해도 ‘특혜’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에 가급적 1년 계약이 끝나면 다른 사업자를 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만약 정부가 다시 공공 시스템 입찰제도를 수정해 대기업의 참여를 열어 놓는다고 해도 대기업이 정부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 정보통신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공공 서비스가 워낙 저가로 발주되다 보니 대기업 차원에서 수익성이 낮아 참여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박병호 KAIST 경영공학과 교수는 “공공 수주에 참여하는 기업 대부분이 인건비 정도만 받고, 추후 큰 입찰에 경력쌓기용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 보니 실력 있는 인력이 참여하거나 좀 더 나은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T1(티원)! T1! 페이커! 페이커!” 19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현장. 페이커(이상혁)가 이끄는 T1이 결승 상대인 중국 웨이보게이밍(WBG)을 3-0으로 꺾고 우승을 확정 짓자 현장에 모인 관중 1만8000여 명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2013년 프로 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페이커는 롤드컵에서 T1 소속으로 4회 우승을 차지했다. T1이 우승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롤)는 2009년 글로벌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출시한 온라인 전투 게임으로 전 세계 월 이용자 수는 1억 명 이상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세계 대회는 월드컵만큼 인기가 높아 ‘롤드컵’으로 불린다. 페이커를 포함한 한국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른바 ‘e스포츠계의 메시’로 불리는 페이커의 추정 연봉은 7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2시경부터 고척 스카이돔 근처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선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은 다양한 국적의 게임 팬들이 쏟아져 나왔다. 역을 빠져나오는 데만 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정도로 붐볐다. 고척 스카이돔의 1만8000여 석은 이미 8월 예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 고척 스카이돔이 보이기 시작하자 게임 팬들은 하나같이 ‘페이커’를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보였다. 열기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선 30여 명의 게임 팬들이 오후부터 진행되는 거리 응원전 입장을 기다렸다. 가장 앞에서 대기하던 박모 씨(20)는 “아침 일찍 이곳에 왔다. 밥도 먹지 않고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 30분경 수용 인원 한도인 5000명이 들어찼다. 그러자 게임 팬들은 건너편 도로에서 응원했다. CGV는 전국 43개 지점 100여 개 상영관에서 롤드컵 결승전을 생중계했고 2만 명 가까운 관객이 찾았다. 결승전 전인 16∼18일 광화문광장에선 문화 행사가 열렸고 8만140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18일 부산에서 자녀들과 함께 상경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김세란 씨(50·여)는 “아들이 평소에 롤드컵, 페이커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니 나도 모르게 흥이 난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많이 보였다. 롤드컵 운영사인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고척 스카이돔 결승전 좌석 15%는 외국인이 구매했다. 핀란드 국적인 요나스 씨(25)는 “교환학생으로 왔는데 마침 롤드컵이 서울에서 열린다고 해 다른 해외 친구들과 왔다”며 “한국이 e스포츠에서 가장 앞선 국가 중 하나여서 꼭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세대와 성별, 국적을 뛰어넘는 다양한 게임 팬이 롤드컵을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인 문화 행사와 ‘스토리텔링’을 앞세우는 것에 집중했다. 걸그룹 ‘뉴진스’가 부른 롤드컵 공식 주제곡 ‘GODS’는 유튜브에 지난달 4일 공개된 뒤 현재 누적 조회 수 3750만 회를 넘어섰다. 고척 스카이돔 결승전 개막 공연엔 엑소(EXO) ‘백현’이 참여한 가상 아이돌 ‘하트스틸’과 뉴진스가 등장해 무대를 꾸몄다. 롤드컵은 40일간 한국에서 진행된 뒤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폐막했다. 한국 4개 팀을 포함해 전 세계 22개 팀이 참여해 서울과 부산에서 예선전과 토너먼트까지 총 53경기를 벌였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222만5000달러(약 29억 원)로 우승팀이 이 중 20%를 가져간다. 롤드컵의 우승 트로피인 ‘소환사의 컵’은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가 제작했다. 한국이 롤드컵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4년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년에는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결승전이 각각 열렸다. 내년 롤드컵 결승전은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울의 한 복도식 아파트에서 70대 남성이 초등학생이 던진 돌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가해 학생은 형사 책임이 면제되는 만 10세 미만이었다. 19일 서울 노원경찰서와 강북소방서 등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반경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부축해 계단을 오르던 아파트 주민 김모 씨(78)가 10층가량에서 떨어진 돌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성인 주먹 크기의 돌을 던진 건 초등학생 A 군(8)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A 군은 동갑내기 친구와 아파트 복도에 함께 있다가 돌을 던졌다고 한다. 이 아파트는 A 군의 친구가 사는 곳이었다. A 군은 경찰에 “별생각 없이 돌을 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은 복도 방화문이 닫히지 않도록 주민들이 문틈에 놓아둔 것이었다. 평소 지병도 없이 건강했던 김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유족들은 “억울하고 황망하다”고 전했다. 김 씨의 유족들은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애 부모를 탓해야 할지, 그 애를 탓해야 할지, 세상을 탓해야 할지”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 주민들은 “할머니가 다리가 불편해 넘어질까 봐 늘 곁에서 도와주시던 할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족 측은 아직 가해 학생 측으로부터 사과도 못 받았다고 한다. A 군은 촉법소년(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에도 해당되지 않아 법적으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초등학생이 던진 돌 때문에 발생한 사망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5년 경기 용인시에서도 9세 초등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하고, 20대 남성은 두개골이 골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도 벽돌을 던진 가해 학생은 10세 미만이라 불기소돼 처벌받지 않았고, 당시 함께 있었던 11세 초등학생만 과실치사상 혐의로 가정법원 소년부에 넘겨졌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T1(티원)! T1! 페이커! 페이커!”19일 오후 8시10분경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현장. 페이커(이상혁)가 이끄는 T1이 결승 상대인 중국 웨이보게이밍(WBG)을 3대0으로 꺾고 우승을 확정 짓자 현장에 모인 1만8000여 명의 관객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2013년 프로 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페이커는 롤드컵에서 T1 소속으로 4회 우승을 차지했다. T1이 우승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리그오브레전드(LoL·롤)는 2009년 글로벌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출시한 온라인 전투 게임으로 전 세계 월 이용자 수는 1억 명 이상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세계 대회는 월드컵만큼 인기가 높아 ‘롤드컵’으로 불린다. 페이커를 포함한 한국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른바 ‘e스포츠계의 메시’로 불리는 페이커의 추정 연봉은 7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오후 2시경부터 고척 스카이돔 근처 지하철1호선 구일역에선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은 다양한 국적의 게임 팬들이 쏟아져 나왔다. 역을 빠져나오는 데만 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정도로 붐볐다. 고척 스카이돔의 1만8000여 석은 이미 8월 예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 고척 스카이돔이 보이기 시작하자 게임 팬들은 하나같이 ‘페이커’를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보였다.열기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선 30여 명의 게임 팬들이 오후부터 진행되는 거리 응원전 입장을 기다렸다. 가장 앞에서 대기하던 박모 씨(20)는 “아침 일찍 이곳에 왔다. 밥도 먹지 않고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 30분경 수용 인원 한도인 5000명이 들어찼다. 그러자 게임 팬들은 건너편 도로에서 응원했다. CGV는 전국 43개 지점 100여 개 상영관에서 롤드컵 결승전을 생중계했고 2만 명 가까운 관객이 찾았다.결승전 전인 16~18일 광화문광장에선 문화 행사가 열렸고 8만140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18일 부산에서 자녀들과 함과 상경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김세란 씨(50·여)는 “아들이 평소에 롤드컵, 페이커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니 나도 모르게 흥이 난다”고 말했다.외국인도 수시로 보였다. 롤드컵 운영사인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고척 스카이돔 결승전 좌석 15%는 외국인이 구매했다. 핀란드 국적인 요나스 씨(25)는 “교환학생으로 왔을 때 마침 롤드컵이 서울에서 열린다고 해 다른 해외 친구들과 왔다”며 “한국이 e스포츠에서 가장 앞선 국가 중 하나여서 꼭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라이엇게임즈는 세대와 성별, 국적을 뛰어넘는 다양한 게임 팬이 롤드컵을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인 문화 행사와 ‘스토리텔링’을 앞세우는 것에 집중했다. 걸그룹 ‘뉴진스’가 부른 롤드컵 공식 주제곡 ‘GODS’는 유튜브에 지난달 4일 공개된 뒤 현재 누적 조회 수 3750만 회를 넘어섰다. 고척 스카이돔 결승전 개막 공연엔 엑소(EXO) ‘백현’이 참여한 가상 아이돌 ‘하트스틸’과 뉴진스가 등장해 무대를 꾸몄다.롤드컵은 40일간 한국에서 진행된 뒤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폐막했다. 한국 4개 팀을 포함해 전 세계 22개 팀이 참여해 서울과 부산에서 예선전과 토너먼트까지 총 53경기를 벌였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222만5000달러(약 29억 원)로 우승팀이 이 중 20%를 가져간다. 롤드컵의 우승 트로피인 ‘소환사의 컵’은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가 제작했다.한국이 롤드컵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4년에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년에는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결승전이 각각 열렸다. 내년 롤드컵 결승전은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남성이 초등학생이 던진 돌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해 학생은 형사 책임이 면제되는 만 10세 미만이었다.19일 서울 노원경찰서와 강북소방서 등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반경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부축해 계단을 오르던 아파트 주민 김모 씨(78)가 10층가량에서 떨어진 돌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경찰 조사 결과 성인 주먹 크기의 돌을 던진 건 초등학생 A 군(8)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A 군은 동갑내기 친구와 아파트 복도에 함께 있다가 돌을 던졌다고 한다. 이 아파트는 A 군의 친구가 사는 곳이었다. A 군은 경찰에 “별생각 없이 돌을 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은 복도 방화문이 닫히지 않도록 주민들이 문 틈에 놓았던 것이었다.평소 지병도 없이 건강했던 김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유족들은 “억울하고 황망하다”고 전했다. 김 씨의 유족들은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애 부모를 탓해야 할지, 그 애를 탓해야 할지, 세상을 탓해야 할지”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이웃 주민들은 “할머니가 다리가 불편해 넘어질까봐 늘 곁에서 도와주시던 할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족 측은 아직 가해 학생 측으로부터 사과도 못 받았다고 한다. A 군은 촉법소년(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에도 해당되지 않아 법적으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초등학생이 던진 돌 때문에 발생한 사망 사고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5년 경기 용인시에서도 9세 초등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하고, 20대 남성은 두개골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도 벽돌을 던진 가해학생은 10세 미만이라 불기소돼 처벌받지 않았고, 당시 함께 있었던 11세 초등학생만 과실치사상 혐의로 가정법원 소년부에 넘겨졌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선거 때만 되면 매번 개선하겠다는 공약이 나오는데 그때뿐이에요. 지금은 기대도 안 합니다.” 10일 수도권에 있는 한 하수종말처리장 앞.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30년 가까이 방치된 시설을 두고 ‘지역 흉물’이라며 혀를 찼다. 인근 상인은 “선거 공약이 매번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걸 봐 왔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도 ‘주민 숙원 사업을 이뤄 주겠다’며 다시 공약으로 내미는 국회의원 후보자가 있는데 이젠 믿지 않는다”고 했다. 22대 총선을 5개월 앞두고 동아일보는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238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 1만4119개를 전수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공약 중 검증 가능한 공약은 70%에 불과했고, 검증 가능한 공약 중 올 6월 말까지 이행된 비율은 18.5%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 곳곳에는 무분별한 공약 남발로 주민들이 ‘희망 고문’을 당하는 지역이 적지 않다.● “트램 사업? 처음 들어봤다”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은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공약을 다수 발표했다. 문제는 사업 타당성을 도외시한 채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공약을 발표하다 보니 당선 후에도 현실화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철도 건설과 도로 연결 및 확장, 트램 개통 등 교통 관련 공약만 10여 개를 내놨다. 하지만 시동이라도 건 공약은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해당 지역구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는 “트램 사업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해당 의원 외에도 21대 총선에서 트램 관련 공약을 발표한 국회의원은 26명이나 됐다. 하지만 실제로 공사에 착수한 건 3명이 공약으로 냈던 사업 1개에 불과했다. 개중에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이미 탈락한 전력이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업도 상당수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트램이 지하철보다 건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총선 당시 트램 개통 공약이 쏟아졌다”면서도 “사업 타당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해 아직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SOC 공약 중에는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의 소속이 다른 상황에서 지자체장이 반대하면서 사업이 무기한 연기된 공약도 있었다. 시공사의 재정난 때문에 선거 당시 이미 추진할 동력이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매립지를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무기한 연기되기도 했다. 모두 선거 당시부터 현실성이 떨어지는 상태였고, 당선 후에도 추진되지 못했다.● 리모델링 공약 10년 넘게 표류수도권 도심의 한 오래된 상가는 10여 년 전부터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리모델링 공약이 거론됐다. 하지만 부지가 넓고 소유 관계가 복잡해 번번이 성사되지 못했다. 최근에야 재개발 계획이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지만 상인들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13일 찾은 상가의 한 동은 이미 상점 10곳 중 7곳이 넘게 비어 있었다. 손님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상인은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없다 보니 리모델링 구호만 외치다가 당선되면 계획 수립 단계에서 좌절되는 일이 반복됐다”며 “세월이 지나는 동안 노후화가 가속화되며 상권 자체가 무너져 버렸다”고 했다. 다른 상인은 “손님이 하도 없다 보니 리모델링 될 때까지 버틸 수 없어 가게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많지 않더라도 실현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공약을 발표하고 당선 후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도 제대로 된 비용 추계가 없는 공약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에 자문을 해준 바른사회시민회의 김하영 대외협력실장은 “공약보다 후보나 정당에 초점을 맞춰 투표하는 선거 문화가 바뀌지 않다 보니 공약 검증에 소홀했던 것”이라며 “공약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투표하는 문화가 더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기획·취재: 김수현 newsoo@donga.com 최미송 손준영 주현우 기자 김송현 박경민 서지원 이수연 한종호 인턴기자▽디자인: 갈승은}
공직선거법 66조는 대통령 선거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선거 공약을 담은 인쇄물(선거공약서)에 ‘사업 목표와 우선순위, 이행 절차, 기한, 재원 조달 방안 등을 게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내년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조항은 2007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들의 무분별한 공약 남발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2008년에 대통령 선거에도 적용하도록 대상이 확대됐다. 동시에 선거공약서를 발행할 경우 재원 조달 방안 등을 “게재할 수 있다”에서 “게재해야 한다”고 바뀌며 강제성이 부여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개정안을 제안할 당시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 선거에서도 선거공약서를 발행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와 입법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의원들은 제외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거공약서 발행 대상에서 국회의원 후보자가 빠질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선거공약서 대상에 대통령과 자치단체장은 포함되고 같은 선출직인 국회의원은 배제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재원 조달 방안 등을 담은 선거공약서를 제출하게 할 경우 무분별한 공약 남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는 선거벽보와 선거공보물만 발행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도 선거공약서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해 유권자들의 판단 근거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장 법 개정이 어렵다면 특활비 공개처럼 국회 차원에서 홈페이지에 공약 관련 사항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게 만드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기획·취재: 김수현 newsoo@donga.com 최미송 손준영 주현우 기자 김송현 박경민 서지원 이수연 한종호 인턴기자▽디자인: 갈승은}
전문가들은 내년 4월 총선부터라도 후보자들이 무분별하게 공약을 남발하는 걸 막고 선거 후 공약 이행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와 함께 21대 의원 공약 분석을 진행한 한국정치학회 소속 김형철 한국선거학회장은 “현재 시민단체와 언론이 하고 있는 공약 검증 빈도를 늘리고 정례화하면서 현실 가능성과 구체성 외에 보편성, 사회통합 기여 등의 기준을 추가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다방면으로 평가한 정보를 선거운동 기간에 유권자에게 제공하면서 선택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공약의 구체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형식적인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분석에 자문을 해준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공약을 제출할 때 목적, 대상, 기대효과, 재정소요 등을 명시하도록 하면서 공약의 구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천 권한을 갖고 있는 당이 후보들의 공약 이행에 책임을 지고, 공약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전문가는 후보 공약과 정당 공약을 분리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후보들이 ‘북핵 문제 해결’ 등 국회의원 한 명이 할 수 없는 공약을 남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약 남발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선거공보물이 복잡해서 잘 모르겠더라도 최소한 ‘했습니다(업적)’와 ‘하겠습니다(공약)’를 구분하고, 정당 공약인지 후보자 공약인지를 구분하면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유권자들이 입법부를 ‘고용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어가는 공약인지 등을 생각해 보고 투표하면 예산을 무분별하게 쓰겠다는 후보가 당선되는 건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기획·취재: 김수현 newsoo@donga.com 최미송 손준영 주현우 기자 김송현 박경민 서지원 이수연 한종호 인턴기자▽디자인: 갈승은}
디스플레이 등 국가 핵심 산업기술을 포함한 기술 해외 유출 적발 사례가 최근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1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올 2∼10월 경제안보 위해범죄를 특별 단속한 결과 해외 기술 유출 21건 등 총 146건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기술 유출에는 국가 핵심 기술 유출 사례 2건도 포함됐다. 유출 피해가 발생한 기술은 디스플레이 8건, 반도체·기계 각 3건, 로봇·조선 각 1건, 기타 5건 등이었다. 올 6월에는 국내 대형병원 연구소에서 첨단 의료 로봇 기술 관련 파일을 1만 건 가까이 중국으로 빼돌린 연구원도 붙잡혔는데 유출된 기술은 약 60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본은 또 국내외 업체에 국내 대기업 공장자동화 솔루션을 유출하고, 액정표시장치(LCD) 공정 등 국가 핵심 기술을 은닉해 외국에 유출하려던 협력업체 대표 등 5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국수본이 올해 적발한 해외 기술 유출 건수는 지난해(12건)에 비해 75% 증가했다. 유출처로는 중국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유출 피해는 대기업 8곳, 중소기업 13곳이 입었다. 기술 탈취를 시도한 피의자는 관련 기업 내부인 15명, 외부인 6명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를 중국에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임원 출신 최모 씨는 보석으로 풀려났다. 수원지법 형사14단독(판사 이지연)이 10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씨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다른 삼성전자 출신 직원들과 공모해 중국에 공정 기술을 넘기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판박이 공장을 지으려 한 혐의로 올 6월 기소됐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디스플레이 등 국가 핵심 산업기술을 포함한 기술 해외유출 적발 사례가 최근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1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올 2~10월 경제안보 위해범죄를 특별단속한 결과 해외 기술유출 21건 등 총 146건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기술유출에는 국가 핵심기술 유출 사례 2건도 포함됐다. 유출 피해가 발생한 기술은 디스플레이 8건, 반도체·기계 각 3건, 로봇·조선 각 1건, 기타 5건 등이었다. 올 6월에는 국내 대형병원 연구소에서 첨단 의료 로봇 기술 관련 파일을 1만 건 가까이 중국으로 빼돌린 연구원도 붙잡혔는데 유출된 기술은 약 60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본은 또 국내외 업체에 국내 대기업 공장자동화 솔루션을 유출하고, 액정표시장치(LCD) 공정 등 국가 핵심기술을 은닉해 외국에 유출하려던 협력업체 대표 등 5명을 검거하기도 했다.국수본이 올해 적발한 해외 기술유출 건수는 지난해(12건)에 비해 75% 증가했다. 유출처로는 중국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유출 피해는 대기업 8곳, 중소기업 13곳이 입었다. 기술 탈취를 시도한 피의자는 관련 기업 내부인 15명, 외부인 6명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자료를 중국에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임원 출신 최모 씨는 보석으로 풀려났다. 수원지법 형사14단독(이지연 판사)이 10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씨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다른 삼성전자 출신 직원들과 공모해 중국에 공정 기술을 넘기고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 판박이 공장을 지으려 한 혐의로 올 6월 기소됐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14일 여성 근로자의 성과급을 산정할 때 보건·출산·유산휴가 등을 근무시간에 포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런 휴가는 여성만 사용하는 데다 사용 시기를 정하기 어려운 만큼 불이익을 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취지다.인권위는 “보건·출산·유산휴가는 명백하게 여성만 사용할 수 있다”며 “성과급을 지급할 때 근무시간에 해당 휴가를 포함하지 않는 것은 실질적으로 여성 근로자임을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라고 판단했다.인권위에 따르면 콜센터업체 A사는 성과급을 계산하면서 여성 근로자가 사용하는 보건·출산·유산휴가와 가족돌봄 휴가 등을 근무시간에서 제외했다. 이에 상담사 B 씨는 여성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A사 대표는 “(성과급을 산정할 때) 실제로 근로했는지 여부만 따졌을 뿐 성별로 근무시간을 계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해당 휴가뿐만 아니라 결근, 병결, 지각, 조퇴, 파업 등 실제 근로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을 남녀를 불문하고 근무시간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인권위는 “여성의 생리적·신체적 상황에 기반한 휴가는 사용 시기를 임의로 정하기 어렵다”며 “이런 휴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성과급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인권위는 가족돌봄휴가를 근무시간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선 “남녀 근로자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성별에 의한 불리한 대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