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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30%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낸다고 생각해봐라. 어느 국민이 버티겠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니고 우리 청년세대가 겪게 될 일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소장파 연금 전공 학자 A는 한숨부터 쉬었다. 수년 만의 조우였지만 근황 이야기도 건너뛰고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국민연금 개혁에 침묵하는 대선 주자들의 비겁함에 대한 이야기로 점심시간이 꽉 채워졌다. 그는 “지금 당장 개혁해도 문제가 심각한데, 그대로 두면 약 30년 후엔 연금 적자에 의한 국가부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A의 말처럼 국민연금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학계, 정부뿐 아니라 정치권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단지 ‘먼 미래의 위기’로 치부하며 ‘어려운 숙제’를 미루고 있을 뿐이다. 정부 추계(4차 재정계산)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적립기금은 2057년 고갈된다. 저출산 저성장 추세를 반영하면 이 시점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위기론이 나올 때마다 ‘고갈론’이 강조되는 건 그 이후의 삶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암울하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는 기금이 없어도 서유럽처럼 세금(부과방식)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과방식으로 운영하려면 2050년 보험료율을 20.8%, 2060년 26.8%까지 올려야 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 국민연금 개혁 없인 보험료가 현재(9%)의 2∼3배까지 오른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이 추계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것. 4차 재정계산은 2020년 합계출산율을 1.24명으로 가정했지만, 현실은 0.84명까지 떨어졌다. 미래 보험료를 낼 사람이 적어진다는 의미다. 제대로 추계하면 보험료가 30%대(국회 예산정책처)까지 늘어난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복지의 천국’ 핀란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핀란드연금센터에 따르면 출산율이 1.45명으로 유지되면 미래 보험료가 30% 수준으로 버틸 수 있지만 1명까지 떨어지면 보험료를 37%까지 올려야 한다. 재정적자는 또 어떤가. 비교적 ‘낙관적인’ 정부추계만 봐도 2060년 한 해만 국민연금으로 인한 적자가 327조 원, 2088년 782조 원에 이른다. 내년 정부 예산(604조 원)보다도 큰 액수다. 2088년까지 누적적자가 1경7000조 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다. ‘경’ 단위의 적자 규모가 상상조차 잘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럴진대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대선 주자들은 ‘연금개혁’에 침묵하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는 연금공약조차 없는 실정이다. 연금개혁에 미적거리며 골든타임을 놓친 지난 정부들처럼 임기 5년만 버티자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청년세대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다. 연금개혁을 뺀 ‘청년 공약’은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청년세대가 향후 소득의 30%를 연금 보험료로 떼일 수 있단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몇 푼 안 되는 현금성 복지로 무마하려 했던 대선 후보들의 위선에 분노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대선 주자들이 청년들과 연금개혁에 대한 진솔한 대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아직 대선까지는 67일이 남아 있다.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다음 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1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모임 인원 4명, 식당 카페 영업시간 9시 등 현재의 거리 두기 조치를 2주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 영업시간 1시간 늘면 1만8000명 확진30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방역 수준을 현 단계로 유지해도 내년 1월 중하순이 되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1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시뮬레이션은 질병청이 의뢰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산출했다. 방역당국은 1월 2일로 예정된 현행 거리 두기 종료를 앞두고 방역 수칙 완화를 가정해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측했다. 만약 내년 1월 3일부터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현재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 1시간 늘린다면 1월 말 하루 확진자 수는 1만8000명대로 예측됐다. 30일 0시 기준 하루 확진자 5037명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영업시간을 지금처럼 유지한 채 모임 인원만 4명에서 8명으로 늘릴 경우 1월 말 하루 확진자가 1만4000명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확진자 증가의 주된 이유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다. 질병청은 1월 중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는 625명으로, 하루 새 67명 늘었다. 전문가들 역시 지금이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확진자 증가를 미리 대비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해 확진자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거리 두기를 좀 더 유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31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1월 3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을 결정한다. 현재 거리 두기 조치를 2주 더 연장하는 것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미국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도입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1월 중 도입되는 팍스로비드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악화 비율을 88% 낮춰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도 낮은 시설부터 방역패스 해제 검토보건복지부는 이날 내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위험도가 낮은 다중이용시설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 확인제) 의무 적용을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방역패스가 시설 위험도와 관계없이 일괄 적용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시설별 위험도는 △마스크 상시 착용 △공간 내 밀집도 및 환기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내년 중 시설별로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식당 카페 등은 방역패스가 마지막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식당과 카페는 마스크를 쓴 채 음식을 먹을 수 없어 공연장, 영화관 등에 비해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또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비해 하루 확진자 1만 명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병상을 늘릴 계획이다. 우선 1월 말까지 코로나19 병상을 2만4702개로 늘릴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장기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대비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기존 일상 회복 구상은 오미크론 변수가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졌다”며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정부가 내년 1월 2일까지로 예정된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최소 2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을 막기 위해 모든 해외 입국자의 10일간 자가 격리 방침은 4주 연장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9일 “위중증 환자가 매일 1000명을 상회하고 오미크론 변이가 위협하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 적용할 방역 조치 조정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당정협의를 열고 ‘모임 인원 4명, 영업시간 9시’를 핵심으로 하는 현행 거리 두기 연장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업종 특성에 따라 거리 두기 강도를 미세 조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같은 날 정부 자문기구인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 참석한 한 위원은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거리 두기를) 2주 정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1시 등으로 늘리고 3차 접종자 혜택을 늘리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거리 두기 조정안을 31일 발표한다. 방역당국은 모든 해외발 입국자의 10일간 격리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1개국 출신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년 2월 3일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3일 시작해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오미크론 신규 확진 109명… 신속판별 시약 오늘부터 사용 감염경로 모르는 확진자 11명 늘어 거리두기 2주 연장할듯이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가 늘기 때문이다. 29일 0시 기준 신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109명으로 국내 유입 이래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해외 유입 확진자가 69명에 달했다. 해외 각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며 입국자 중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사회 전파도 늘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11명 늘어났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고려할 때 앞으로 감염 경로 불명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특히 30일부터 증가 양상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30일부터 일선 검사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3, 4시간 안에 판별할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시약을 사용한다. 기존에는 3∼5일 소요됐다. 이미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전파가 상당히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약 보급에 따라 오미크론 확진자 수도 빠르게 늘 것으로 보인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먹는 치료제가 이르면 당초 계획보다 2주 빠른 내년 1월 중순부터 국내에 도입된다.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1월 중에 약 2만 명분 들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 도입될 예정이다. 초도 물량이 적지만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줄여 의료 시스템 포화 상태를 낮출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를 열고 화이자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위원회는 화이자 치료제보다 효과가 적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추후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팍스로비드는 델타 변이 확진자가 입원 또는 사망으로 가는 비율을 88% 낮췄다”며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까지 먹는 치료제 총 60만4000명분(화이자 36만2000명분, 머크 24만2000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1월 초까지 화이자 위주로 40만 명분을 추가 확보해 총 100만4000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 물량이 언제 들어올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각국의 먹는 치료제 구매 경쟁이 치열한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치료제가 충분히 풀리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분량이 충분하지 않아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게 선별적으로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방역 상황은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이날 비수도권의 코로나19 위험도는 ‘높음’으로 한 단계 떨어졌지만 수도권은 6주 연속 ‘매우 높음’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2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207명으로 20일 만에 처음 4000명대까지 떨어졌지만 위중증 환자는 1078명으로 7일째 1000명을 넘어섰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국 확산도 본격화해 17개 시도에서 모두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27일 하루만 69명 추가돼 총 445명으로 늘었다. 오미크론 감염자의 3.9%는 3차 접종(부스터샷)을 맞은 사람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는 과정에서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 당국은 내년 1월 3일부터 6개월의 방역패스 유효 기간을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2일까지 적용 예정인 고강도 거리 두기(사적모임 4인-식당 카페 오후 9시 영업제한)의 연장 여부는 31일 발표할 예정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어린이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2010년 이후 태어난 11세 이하, 초등학교 5학년 미만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대상을 5∼11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부터 24일까지 0∼11세 어린이 2만2244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11월(8242명)의 2.7배 수준이다. 특히 12월 넷째 주(19∼24일) 전체 확진자의 16.2%가 11세 이하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지난달 첫째 주(11.5%)보다 비중이 약 1.5배로 뛰었다. 방역조치 강화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3차 접종률이 높아진 60세 이상 고령층 감염이 줄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어린이 시설 집단감염…11세 이하 접종 검토방역당국에 따르면 11세 이하 어린이가 이용하는 교육·보육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20일 첫 환자 발생 후 원생 16명을 포함해 27명이 확진됐다. 경기 의정부시, 충남 천안시, 대구 달서구 등의 어린이집과 전북 익산시의 유치원에서도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어린이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해 우려스럽다”며 “질병관리청은 외국 사례, 과학적 근거 등을 면밀히 살펴 어린이 백신 접종 여부를 미리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5∼11세의 백신 접종이 허용된다고 해도 접종률이 빠르게 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24일 현재 12∼17세 접종률은 46.3%로 전체 평균(82.3%)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낮다. 청소년 방역 패스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초등학교 자녀 2명을 키우고 있는 서울 송파구의 40대 회사원은 “백신을 맞아도 3∼4개월 지나면 효과가 떨어져 확진될 수 있고 증상도 대부분 경증인데, 부작용 부담까지 감수하며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5∼11세 백신 접종에 신중한 모습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심근염 심낭염 등 해외 백신 부작용 사례를 보면 소아는 중증 사례가 거의 없다”며 “다만, 접종 의무화 논의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호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어린이들은 어린이집, 학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해 전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종플루 등 다른 감염병 때도 먼저 백신 접종을 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이 난다면 안전성은 어느 정도 담보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먹는 치료제 54만 명분 이상 확보정부는 코로나19 치료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먹는 치료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지금까지 최소 54만2000회분을 확보했고, 이르면 내년 1월 말 도입을 조율 중이다.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30만 명분 이상, 미국 머크(MSD)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르면 연말 식약처의 긴급승인 일정이 나오면 구체적인 도입 물량과 시기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또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3∼4시간 정도면 확인할 수 있는 유전체 증폭(PCR) 시약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 5개 주요 변이를 한번에 판별하는 세계 최초의 PCR 검사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확진 후 오미크론 확정까지 유전체 분석에만 3∼5일이 소요됐지만, 신규 PCR 시약을 도입하면 3∼4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29일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 시약을 배포해 30일부터 사용할 계획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내 확산세는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9월 수준을 넘었고,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확진자 증가세는 일단 둔화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의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16만8535명이다. 델타 유행의 정점이던 9월 1일(16만4418명)보다 많다. 23일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서 18만5841명으로 집계됐다. 올 1월 집계된 최다 확진자(25만1232명)를 조만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 상황도 심각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23일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11만9789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다였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많은 9만160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상황도 여전히 심각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확진자는 6233명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는 1084명으로 사흘 연속 최다였다. 특히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11세(초등 5학년) 이하 확진자가 이달 들어 11월의 2.7배 수준으로 늘었다. 오미크론 감염도 16명 늘어나 262명이 됐다. 특히 경남 거제, 전북 익산, 강원 등에선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오미크론 전파 사례도 나왔다. 18일부터 시작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적용 기간은 내년 1월 2일까지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1주간 상황을 보며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어린이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2010년 이후 태어난 11세 이하, 초등학교 5학년 미만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대상을 5~11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부터 이날까지 0~11세 어린이 2만2244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11월(8242명)의 2.7배 수준이다. 특히 12월 넷째 주(19~24일) 전체 확진자의 16.2%가 11세 이하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지난달 첫째 주(11.5%)보다 비중이 약 1.5배로 뛰었다. 방역조치 강화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3차 접종률이 높아진 60세 이상 고령층 감염이 줄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어린이 시설 집단감염…11세 이하 접종 검토 방역당국에 따르면 11세 이하 어린이가 이용하는 교육·보육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20일 첫 환자 발생 후 원생 16명을 포함해 27명이 확진됐다. 경기 의정부시, 충남 천안시, 대구 달서구 등의 어린이집과 전북 익산의 유치원에서도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어린이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해 우려스럽다”며 “질병관리청은 외국 사례, 과학적 근거 등을 면밀히 살펴 어린이 백신 접종 여부를 미리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5~11세의 백신 접종이 허용된다고 해도 접종률이 빠르게 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24일 현재 12~17세 접종률은 46.3%로 전체 평균(82.3%)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낮다. 청소년 방역 패스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초등학교 자녀 2명을 키우고 있는 서울 송파구의 40대 회사원은 “백신을 맞아도 3~4개월 지나면 효과가 떨어져 확진될 수 있고 증상도 대부분 경증인데, 부작용 부담까지 감수하며 자녀에게 백신을 맞춰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5~11세 백신 접종에 신중한 모습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심근염 심낭염 등 해외 백신 부작용 사례를 보면 소아는 중증사례가 거의 없다”며 “다만, 접종 의무화 논의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호 부산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어린이들은 어린이집, 학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해 전파 가능성이 높아 신종플루 등 다른 감염병 때도 먼저 백신 접종을 했다”며 “식약처 승인이 난다면 안전성은 어느 정도 담보된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먹는 치료제 54만 명분 이상 확보정부는 코로나19 치료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먹는 치료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지금까지 최소 54만2000회 분을 확보했고, 이르면 내년 1월 말 도입을 조율 중이다.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30만 명분 이상, 미국 머크(MSD)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르면 연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승인 일정이 나오면 구체적인 도입물량과 시기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또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3~4시간 정도면 확인할 수 있는 유전체 증폭(PCR) 시약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 5개 주요 변이를 한 번에 판별하는 세계 최초의 PCR 검사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확진 후 오미크론 확정까지 유전체 분석만 3∼5일이 소요됐지만, 신규 PCR 시약을 도입하면 3∼4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29일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 시약을 배포해 30일부터 사용할 계획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곧 우세종이 될 것이란 방역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0일 브리핑에서 “11월 오미크론 출현 당시 해외 기관들이 내년 1, 2월 주요국에서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우리도 비슷한 시점인 앞으로 한두 달 이내에 오미크론이 우세변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유행은 여전히 델타 변이(98.3%)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외 상황을 보면 오미크론 전파 속도가 빠르다. 오미크론 감염은 지난달 30일 국내 첫 확인 후 178명(20일 0시 기준)으로 늘었다. 변이 분석이 진행 중인 연관 확진자까지 188명이다. 대부분 무증상 또는 경증이지만 5명에게서 폐렴 증세가 나타났다. 이 단장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가벼운 증상으로 낙관하는 건 위험하다”며 “아직 보다 정확한 중증도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완료 후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례는 5명으로 늘었다. 해외에서는 기존 백신으로 오미크론 감염을 막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화이자, 모더나를 제외한 나머지 백신은 오미크론 감염 예방 효과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mRNA’ 방식이 아닌 영국(아스트라제네카), 중국(시노팜), 러시아(스푸트니크) 백신에 의존하는 라틴아메리카와 인도, 아프리카 등에서 계속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오미크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본격 확산 전 확진 및 위중증 규모를 최대한 줄이고 3차 접종을 늘려야 한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을 넘나들자 20일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 군 의료 인력까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전국 국립대병원 코로나 중환자 치료에 ‘총동원’… 의료 현장선 “일반 중환자 치료까지 차질 우려” 중증 확산에 치명률 1%대 치솟아… 공공병원 일부는 감염병 전담 전환신입 군의관-공중보건의 투입 검토… 서울대병원 척추-심장-뇌 수술 연기중증 병상 54개→90여개 늘리기로 정부가 전국 국립대병원의 의료 역량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수도권 공공병원 일부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 안팎에서 좀처럼 줄지 않고 치명률까지 치솟자 사실상 비상의료체계 가동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력 충원 없이 효과가 떨어지고, 일반 중환자 치료까지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은 20일 “병상 확보 속도와 운영 효율성을 높여나가겠다”며 이 같은 내용의 병상 활용 방침을 발표했다. 우선 서울대병원은 척추, 관절과 심장, 뇌수술을 미루고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54개에서 90여 개로 늘린다. 내년 2월 말 임용 훈련을 시작하는 신입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를 현장에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병상 확보는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며 “청와대가 관계부처와 민간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병상 문제를 직접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의료 대응 역량은 수도권 141.9%, 비수도권 92.5%다. 100%가 넘으면 대응 역량이 한계치를 넘어선 것이다. 11월 월간 치명률은 1.12%까지 치솟았다. 7월 0.31%와 비교하면 4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치명률이 1%를 넘은 건 올 2월(1.27%) 이후 9개월 만이다. 병상 상황이 하루빨리 나아지지 않는다면 12월 치명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국립대병원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립대병원에 병상 확대를 요구하면서도 치료 인력 대책은 내놓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재범 공동대표는 “지금 시기에는 국민들이 절대 아파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며 “심근경색, 뇌졸중 등 코로나19 외 다른 중증 질환으로 병원을 찾아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일반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한계선으로 ‘코로나19 중환자 1000명’을 제시했다. 20일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997명으로 1000명에 육박한다. 18, 19일에는 각각 1016명과 1025명으로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공의 6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인해 일반 환자의 진료 및 병원 이동에 제한이 생겼나’라는 질문에 10명 중 9명(91.4%)이 ‘그렇다’고 답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오늘 여기서 검사 못 받으세요. 가까운 목동운동장 검사소로 가세요.” 19일 오전 9시 반경 서울 영등포구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검사소 앞. 밖에서 대기표를 나눠주던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안내했다. 문을 연 지 1시간도 안 돼 1000명이 넘는 시민이 몰려들면서 선별검사소 주변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시는 의료 인력 상황 등을 감안해 오전, 오후 각각 1000명씩 하루 2000명 정도만 검사하고 있다. 선별검사소의 검사 시간도 오후 6시까지로 권고했다. 초과 인원은 잠실종합운동장 등 거점 선별검사소 4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나왔다는 이모 씨(38)는 “오늘 오전 8시에 나왔는데도 대기번호가 138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주말 선별검사소마다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전날 눈까지 내리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져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와 장갑까지 착용했지만 검사를 받으려면 3, 4시간을 밖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검사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송파구 선별진료소를 찾은 대학생 김모 씨(22)는 “1시간 반을 대기했는데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그냥 포기했다”며 “손발이 시려 너무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선별검사소별 혼잡도 안내도 무용지물이었다. 17일 오후 4시경 서초구청 선별검사소를 찾은 서모 씨(26)는 “앱에서 그나마 덜 붐비는 곳을 찾아왔는데 세 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너무 추워서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일부 시민은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8일에는 1시간 동안 질병관리청의 온라인 전자문진표 접속에 문제가 생겨 혼란을 빚기도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시스템 개선 작업을 하던 중 과부하로 한때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다”고 설명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얀센은 2차 접종)을 맞고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178명 중 4명은 부스터샷 접종을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확진자 중 88명은 백신 미접종자, 4명은 1차 접종, 76명은 2차 접종 완료자다. 6명은 확인 중이다. 40대 A 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1, 2차를 맞고 화이자로 3차 접종을 받은 뒤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20대 B 씨는 1차부터 3차까지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았는데, 부스터샷 후 3일 만에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2명은 한 번 맞는 얀센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한 뒤 부스터샷을 맞은 사례다. 현재 4명 모두 경증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발생 초기부터 기존 백신의 무력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는 32개로,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12개)보다 많다. 특히 32개 중 15개는 인체 세포와 가장 먼저 접촉하는 수용체 결합 부위에서 확인됐다. 변이의 폭이 큰 탓에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의 면역체계가 뚫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첫 부스터샷 오미크론 확진 사례가 나왔지만, 백신은 여전히 중증 전환율을 낮추는 등 효과가 있기 때문에 3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외 국가에서의 유입도 늘고 있다. 19일 0시 기준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 12명은 모두 해외 유입인데 미국 6명, 영국 4명 등이었다. 지금까지 오미크론 확진자(178명) 중 해외 유입은 54명, 국내 감염은 124명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고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178명 중 4명은 부스터샷 접종을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확진자 중 88명은 미접종자, 4명은 1차 접종, 76명은 2차 접종 완료자다. 6명은 확인 중이다. 40대 A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1, 2차를 맞고 화이자로 3차 접종한 뒤 오미크롬에 감염됐다. 20대 B씨는 1차부터 3차까지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았는데, 부스터샷 후 단 3일 만에 오미크론으로 확진됐다. 나머지 2명은 한 번 맞는 얀센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한 뒤 부스터샷을 맞은 사례다. 오미크론 변이는 발생 초기부터 기존 백신의 무력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는 32개로,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12개)보다 많다. 특히 32개 중 15개는 인체 세포와 가장 먼저 접촉하는 수용체 결합 부위에서 확인됐다. 변이의 폭이 큰 탓에 현 접종 중인 백신의 면역체계가 뚫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첫 부스터샷 오미크론 확진 사례가 나왔지만, 백신은 여전히 중증 전환율을 낮추는 등 효과가 있기 때문에 3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외 국가에서의 유입도 늘고 있다. 19일 0시 기준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 12명은 모두 해외 유입인데 미국 6명, 영국 4명 등이었다. 지금까지 오미크론 확진자(178명) 중 해외 유입은 54명, 국내 감염은 124명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47일 만에 중단된다. 18일부터 ‘오후 9시 통금’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국민의 일상을 다시 멈추지 않고선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어려울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탓이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부터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이 4명으로 줄어든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같다. 특히 식당 카페에서 모일 때에도 예외 없이 4명 모두 접종을 마치거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돼야 한다. 음성 확인이 안 되는 미접종자는 혼자서만 이용이 허용된다. 식당 카페를 비롯해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 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다. 수도권 4단계가 적용되던 9월 5일 이후 104일 만에 ‘9시 통금’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다만 영화관 PC방 키즈카페 학원(청소년 학원 제외) 등은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 수 있다. 돌잔치, 장례식 등 행사·집회 참석 인원도 줄어든다. 현재 미접종자를 포함해 99명까지 모일 수 있지만 앞으론 49명까지만 가능하다. 접종 완료자만 참석하는 행사도 허용 인원이 499명에서 299명으로 축소됐다. 수도권 학교는 20일부터 전면 등교가 중단되고 다시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한다. 이번 거리 두기는 내년 1월 2일까지 적용된다. 그러나 2주 남짓 거리 두기로 확산세를 꺾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유행이 악화하면 신규 확진자가 12월에 약 1만 명, 내년 1월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방역 강화로 인한 손실보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인원 제한 조치를 받고 있는 11만 개 자영업체를 보상 대상에 추가할 것으로 확인됐다. 18일부터 내년 1월 2일의 손실까지 보상한다. 보상액 산정을 거쳐 2월 중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게 돼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지난달 29일 “일상 회복을 되돌려 후퇴할 수는 없다”고 밝힌 지 17일 만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18일부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4명으로 줄어들고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전국에 똑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47일 만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정은 인원 제한에 따른 자영업자의 손실도 보상하는 한편 ‘선(先)지원, 후(後)정산’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5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각 분과에서 의견을 취합한 뒤 범정부 긴급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서 현재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인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전부 4명으로 줄이고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잠정 방안이 최종 마련됐다. 5명 이상의 모임을 제한하는 조치는 9월 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유흥시설 집합금지 조치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당장 18일부터 적용해 내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16일 오전 8시 반 예정에 없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새 방안을 확정한다.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속전속결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만큼 코로나19 유행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850명이었고, 위중증 환자는 964명으로 국내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하루 사망자도 70명으로 이달 들어서만 832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15일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 결과도 전날과 비슷하게 7000명을 넘었다. 16일 오전에 발표될 확진자 수는 8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부와의 긴급협의를 거쳐 “현행 (자영업자) 손실보상 제도엔 인원 제한(에 따른 손실)이 제외돼 있는데,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손실보상금을 먼저 지급한 뒤 사후 정산하거나 재난지원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도 논의하기로 했다.非수도권도 4인모임-영업시간 제한… 고강도 거리두기로 ‘유턴’ 거리두기 강화안 오늘 발표 18일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오후 9시 이후 식당 카페 영업제한’ 조치가 전국에서 시행되면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실시 47일 만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 보름 전까지도 “일상 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던 정부가 방향을 바꾼 건 그만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각한 탓이다. ○ 전국 ‘오후 9시 영업제한’, 주말 적용 15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 부처 긴급회의에서는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현재는 영업시간 제한이 없다. 특히 사적모임 허용 인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전국에서 4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정부는 16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런 방안을 확정할 전망이다. 이는 위드 코로나 전환 직전인 10월 말보다 강화된 조치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건 올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시급한 상황을 고려해 토요일인 18일부터 즉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850명으로 유행 시작 이후 최다였다. 같은 날 오후 9시까지도 7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추가됐다. 16일 위드 코로나 중단이 최종 확정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거리 두기 실시 효과는 1, 2주 걸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확진자 감소 효과를 내기까지 1, 2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발생한 확진자들은 1, 2주 후 위중증으로 악화하기 때문에 당분간 중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건 불가피하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최근 2주간 전국 기준 약 1.3인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가 앞으로 더 악화하지 않고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가 1만2000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도 우려스럽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해외 입국 제한 등의 조치는 유입 속도를 늦출 뿐 확산 자체를 막는 건 쉽지 않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퍼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된 지 20일이 넘어간 중환자는 음압격리 병상이 아닌 일반 중환자실 등으로 옮기기로 했다. 부족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면 봉쇄(록다운)’와 비슷한 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지만 정부가 국민 순응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방역을) 더 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피해 보상 확대 검토 거리 두기 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제안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당정협의를 열어 정부의 인원 제한 조치에 따른 손실도 보상할 수 있도록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가 시행한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대상자는 올 7월 7일∼9월 30일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손실을 본 소상공인과 소기업이었다. 하지만 인원제한 조치를 받았던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실내체육시설 등은 손실보상에 해당되지 않아 반발이 컸다. 정부는 인원제한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 소기업도 보상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법 시행령에 ‘시설에 대한 인원 제한’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헌법재판소 판례상 손실보상은 특정 국민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해 특별한 희생이 발생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등은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반면 사적 모임 인원을 제한하는 조치는 특정 집단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어서 일괄적으로 보상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중단되고, 다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4일 오후 비공개 방역전략회의를 열고 일상 회복을 잠시 멈추는 대신 사적모임 인원 제한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등 거리 두기 형식의 방역을 다시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5일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방역 강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총리가 15일 거리 두기 복귀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하루 이틀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적모임 가능 인원은 수도권의 경우 현재 6명에서 4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오후 9시 또는 오후 10시까지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등을 통해 자영업자와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이르면 17일 거리 두기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만큼 유행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14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94명이고 입원 중인 중환자는 906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 이후 가장 많다. 이 속도대로라면 조만간 입원 중환자 1000명, 일일 사망자는 100명에 다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이 현장 의료 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한 수준이다. 14일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된 신규 확진자도 약 7100명이다. 15일 오전 발표될 확진자 수는 7500명 안팎으로 다시 최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병상 포화는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13일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6.2%로 90%에 육박했다. 의료 대응 역량이 코로나19 환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환자 치료와 이송 등 모든 단계에서 차질이 생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병상이 생겨도 환자를 이송할 구급차가 부족한 경우가 늘고 있다. 이달 초 서울 A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50대 코로나19 환자는 약 120시간을 기다린 끝에 서울의 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구급차가 없어 이 환자는 꼬박 10시간을 더 기다린 뒤에야 겨우 이송됐다. 이 병원 관계자는 “병상이 있어도 구급차가 없어 수십 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매일같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위중증 906명-사망 94명 연일 최다, 밤 9시나 10시로 영업 다시 제한할듯[코로나19 -의료붕괴 위기]코로나 확산에 거리두기 복귀 가닥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연일 악화하면서 정부가 결국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모임 인원을 더 줄이고 식당, 카페의 영업 시간을 오후 9시 또는 10시까지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달 1일 시작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은 완전히 중단되고 다시 과거 방역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정부가 10일 ‘특단의 조치’를 언급한 이후 4일 만에 방역 재강화에 무게를 둔 것은 코로나19 의료현장의 상황이 통제가 어려울 정도로 악화하고 있어서다. 최근 코로나19 중환자와 사망자는 연일 유행 이후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물론이고 정부 내에서조차 “아직 중환자 및 사망자 수가 고점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다.○ 의료 붕괴 위기에 결국 거리 두기로 ‘유턴’14일 하루 동안 정부의 방역 강화 메시지가 이어졌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조치는 이미 다 준비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 카드를 선택하겠다”며 “엄중한 시기에 정부의 조치가 우물쭈물하거나 미진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환자 병상 가동률, 고령층 확진 규모 등을 16일까지 보고 추가 대책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확진자 수는 주말에 검사량이 줄어 감소하다가 수요일부터 다시 늘어난다. 이 때문에 김부겸 국무총리가 거리 두기 재도입을 15일 발표하더라도 구체적인 내용은 17일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 내에서도 더 이상 방역 강화를 늦출 수 없다는 발언이 최근 쏟아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3일 “고령층 3차 접종에 집중하고 행정명령으로 3000병상 이상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단의 조치를 시행한다면) 12월 한 달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영업시간 제한 범위와 자영업자 손실 보상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거리 두기 강화에는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사회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14일 0시 기준 119명으로 늘었다. 1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나온 지 2주 만이다. 오미크론 의심 코로나19 확진자도 전날보다 7명이 늘어 29명이다. 이 때문에 당초 3∼16일 적용할 예정이었던 해외 입국자의 전원 10일간 자가 격리 조치는 내년 1월 6일까지로 연장됐다.○ “중환자 1000명 넘으면 非코로나 환자도 영향”최근 코로나19 중환자 증가 추세에 대한 정부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현재 각 병원이 보유한 중환자실의 40∼50%를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 중”이라며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 중환자 병상 추가 확보가 필요해 다른 진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5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906명이다. 최근 위중증 환자 수는 매주 평균 20% 안팎으로 늘고 있다. 중환자 병상 입원에 걸리는 시간도 더 길어지고 있다. 14일 박 반장은 “(위중증 환자가 더 늘면) 중환자 병상에 제때 입원하지 못하고 일반 병상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병상에 입원하지 못하고 대기하는 코로나19 환자는 수도권에서만 1480명에 달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현장 곳곳에서 ‘의료 붕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보건소는 자택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상태가 나빠진 80대 여성 코로나19 환자 A 씨에게 “DNR에 서명해야 빨리 입원할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DNR는 ‘심폐소생술 포기각서’다. 상태가 심각해져도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등의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중환자 치료 환경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제 의료진은 회복 가능성이 낮은 고령 환자에게 여력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명치료 포기’ 의사를 밝힌 환자에게 병상을 내주는 것이다. A 씨도 DNR 서명 후 응급실로 이송됐다. 현행법상 연명의료 포기 결정은 담당의사 설명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병상을 기다리다 지친 코로나19 중환자들이 이를 ‘치료 기회’와 맞바꾸고 있다. 13일 0시 현재 수도권에서 하루 이상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코로나19 환자는 1533명이다. 비수도권도 확진자와 중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위험도가 수도권과 같은 ‘매우 높음’으로 올라갔다. 방역당국은 수요일(15일)까지 이어질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통 주말에 검사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사라지면서 수요일 오전에 발표하는 확진자 수가 폭증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 중반 확진자가 8000명대에 접어들면 곧바로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도권 사적 모임 인원을 6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나 10시로 줄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응급실로 번진 병상 대란… 심정지-호흡곤란 환자도 ‘수용 불가’ “사실상 의료 붕괴” 다급한 현장119구급차에 실려 온 심정지 환자가 응급실 문턱도 밟지 못했다. 이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였다. 당시 응급실 음압격리 병상은 전부 다른 코로나19 환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치료를 받다가 숨진 다른 코로나19 환자의 시신은 사흘 동안 응급실에 머물러야 했다. 장사시설 이용 순번이 밀려서다. 이 사례들은 최근 1주일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벌어졌다. 이 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A 씨는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게 의료 붕괴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의료 붕괴인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응급환자 늘어나는데 갈 곳이 없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부족이 응급실 대란으로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들이 중환자실의 빈 병상을 구하지 못해 짧게는 사흘, 길게는 열흘 넘게 응급실에 대기하고 있다. 최근엔 서울 내 모든 응급실의 코로나19 환자들이 하루 종일 단 하나의 병상도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응급실 만원’ 상황은 집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거나 재택치료를 하던 중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서울의 한 감염병 전담병원 응급실은 13일 하루에만 호흡 곤란 등 위급환자 10여 명에게 ‘수용 불가’를 통보했다. 이 때문에 서울 환자가 전북 전주시의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는 일도 발생했다. 응급실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119구급대가 위급환자를 구급차에 태운 채 장시간 헤매는 경우도 허다하다.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특수 구급차는 통상 4시간 이상은 연속해서 음압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최근 환자 이송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자 도중에 구급차를 교대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끝내 빈 병상을 찾지 못하고 응급실에서 숨을 거두는 환자도 적지 않다. 서울 B병원 응급실에서는 지난달 말 46세 코로나19 환자가 치료 도중 숨을 거뒀다. 의료진이 직접 입관 뒤 장사시설로 보내려 했지만 ‘순서가 밀려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몇 안 되는 코로나19 장사시설이 포화상태가 된 것이다. 결국 이 환자의 시신은 사흘 후에야 응급실에서 옮겨졌다.○ 의료단체 “일상 회복 멈추자” 긴급 제안이달 초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전립샘비대증으로 며칠간 소변을 누지 못한 70대 환자가 찾아왔다. 의료진이 응급 처치를 했지만 호흡 곤란과 고열 증상이 생겼다. 나중에 알고 보니 코로나19로 재택치료 중인 환자였다. 이 환자는 수차례 관할 보건소에 증상을 호소했지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자 자신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자가 격리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우고 응급실을 찾았다. 결국 방호복 없이 환자를 살핀 의료진 6명은 자가 격리됐고, 환자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응급실 의료진은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수원시의 한 응급실에선 지난달 이후 의료진 16명 중 7명이 사직했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살릴 수 있는 환자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좌절감과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응급실에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빈 병상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 각 시도 병상 배정반은 응급실 내 환자를 ‘입원 중 환자’로 분류해 배정 우선순위를 낮게 두고 있다. 보건의료 단체들은 현장 역량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중단을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상 회복을 2주만 멈추고 민관이 힘을 합쳐 장기전에 대비하자”고 제안했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 김미화 정치부장은 “간호사 한 명이 중환자 4명을 돌보고 있다. 물 한 잔 마시지도, 화장실 한 번 제대로 가지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대한감염학회도 성명서를 내고 “진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심각한 인명 피해를 막으려면 강력한 거리 두기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114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30일 첫 확인 후 2주 만에 세 자릿수가 됐다. 발생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충북 전남 전북 등 17개 시도 중 6곳이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하루 전에 비해 24명 늘었다. 3명은 해외 유입이지만, 21명은 국내 감염 사례다. 아직 오미크론 감염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의심되는 코로나19 확진자 역시 하루 만에 13명 늘어 25명이다. 국내 오미크론 전파 속도가 지금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훨씬 빠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남과 전북에서 발생한 확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5일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국적 A 씨는 전북에서 자가 격리를 하다 가족까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 이 가족과 접촉한 B 씨가 4, 5일 서울의 가족 모임, 전남 함평 어린이집 등을 통해 연쇄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어린이집의 경우 오미크론 감염 아동 1명이 약 6시간 머물렀는데도 8명이 추가 감염됐다. 오미크론 의심 환자에는 함평군보건소 등 공공기관 근무자도 6명 포함돼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정된 90명과 의심되는 33명 등을 분석한 결과 평균 잠복기는 4.2일이었다. 잠복기는 바이러스 접촉 후 처음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걸린 기간이다. 델타 변이의 평균 잠복기는 3∼5일로 오미크론과 비슷하다. 그러나 앞선 환자가 증상을 보인 뒤 다음 감염자에게서 증상이 나올 때까지 걸린 기간(평균 세대기)은 2.8∼3.4일로 집계됐다. 델타(2.9∼6.3일)에 비해 최대 절반 수준으로 짧았다. 그만큼 전파력이 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오미크론은 접촉과 동시에 본인이 감염되는 것은 물론이고 타인에게 전파되는 수준으로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위험도는 기존 변이에 비해 낮을 가능성이 높다. 방대본에 따르면 123명 중 24.4%가 무증상 상태였다. 유증상자도 초기에 발열,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만 보였다. 현재까지도 오미크론 확진자 전원은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시작한 해외 입국자 자가 격리 10일 의무화 조치를 연장할 뜻을 밝혔다. 당초 3∼16일이 자가 격리 의무화 기간이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과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며 “(자가 격리) 연장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우려했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이제는 사망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병상과 의료진 부족으로 제때, 적절한 치료가 갈수록 어려워진 탓으로 보인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평균 57명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지난달 초 하루 평균(12명)의 4.8배다. 11일 0시 기준 사망자는 80명으로 유행 이후 가장 많았다. 최근 일주일 위중증 환자는 하루 평균 829명으로 위드 코로나 시작 당시(338명)의 2.5배다. 12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도 894명으로 최다였다. 같은 기간 신규 확진자 수는 1900명에서 6320명(3.3배)으로 늘었다. 3대 유행 지표가 모두 악화하는 가운데 사망자 증가세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국 80.8%, 서울 90.6%(이상 11일 오후 5시 기준)에 이르는 등 사실상 ‘붕괴 직전’이다. 수도권에서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환자는 1739명이다. 수도권 주요 병원 의료진은 “사망자가 발생해야 중증 병상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병원에선 “회복이 어려운 80, 90대 환자의 신규 입원이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의료계에선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40∼60대 중환자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방역패스(접종 완료·음성확인제) 계도기간이 끝나면서 13일부터 식당 카페 등에서도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위반 시 손님과 업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3개월이 된 18세 이상 일반 성인은 이날부터 3차 접종(부스터샷) 예약이 가능하다. 이 같은 추가 조치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방역 강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서는 6명인 수도권 사적 모임 인원을 2∼4명으로 줄이고,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나 10시로 단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 중반 확진자 8000명, 위중증 환자 900명을 넘어서면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김부겸 국무총리로부터 코로나19 관련 전화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위기가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하고 모든 공직사회가 총력을 다해 달라”며 “환자들의 상태가 호전되면 빠르게 전원, 전실 조치를 취해 병상 회전율을 높여 달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내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의 접촉 규모가 하루 만에 1000여 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비수도권에도 이미 전파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일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인천 A 씨(40대 여성) 부부의 10대 아들도 전장유전체 분석 결과 같은 변이 감염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총 6명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A 씨 부부와 지인 B 씨(30대) 등의 접촉자는 이날 오후까지 1000여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A 씨 부부가 공항에서 B 씨의 차를 타고 귀가한 사실을 숨기며 접촉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방역당국은 “(비수도권 전파)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감시 및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일주일도 안 돼 주요 국가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에는 미국에서도 첫 감염자가 나왔다. 국내 첫 감염자인 A 씨는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항에서 B 씨를 만나 보건소와 집까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약 50분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는데도 (B 씨가) 감염됐다”며 “전파력이 진짜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266명이다. 이틀 연속 최다 확진자 수다. 위중증 환자도 7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의료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오미크론 위협까지 커지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형태의 방역 조치를 도입할 방침이다. 다만 어려운 자영업자의 현실을 감안해 사적 모임 인원을 한꺼번에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다시 제한하기보다 일부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미접종자 인원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도권 사적 모임 제한을 10명에서 6명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6인 모임에 백신 미접종자를 1명 또는 2명 포함할지를 두고 방역당국 내에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식당·카페 이용 시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정부는 방역 강화 방안을 3일 발표한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급격한 거리 두기 강화보다는 (현재 조치를) 어떻게 미세 조정할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뒤 11월 30일 오미크론 의심환자로 분류된 40대 A 씨 부부와 지인 B 씨(30대 남성) 등 3명이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과 별개로 역시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던 50대 여성 2명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5명이다. 의심환자인 A 씨 부부의 10대 아들은 2일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방역당국은 확진자 중 B 씨의 이동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 씨는 A 씨와 접촉한 뒤 4일가량 여러 다중이용시설에 들렀다. 이미 B 씨의 가족과 지인 등 3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오미크론 변이 분석이 진행 중이다. B 씨와 그 지인들의 접촉자는 약 50명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이들과 함께 A 씨 부부가 이용한 항공기를 함께 타고 입국한 43명과 이웃 8명도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약 100명이 오미크론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 사회 전파가 이미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의 추가 유입을 막기 위해 정부는 3일 0시부터 2주간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내·외국인 입국자 모두 10일간 격리를 의무화했다. 또 외국인 입국 금지 대상에 나이지리아를 추가했다. 1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5123명. 하루 전에 비해 2000명 가까이 폭증했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661명)보다 62명이나 늘어 723명을 기록했다. 현장에선 중환자 의료체계가 사실상 ‘붕괴 직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중단하고 사적모임 규모 축소 등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로 돌아가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도 1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 확진자가 늘어나면 대대적 방역조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이 내용이 거론됐으며 이미 검토가 끝난 상태”라고도 했다. 정부는 이르면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 강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의 첫 질병관리본부장(질병관리청 전신)에 임명되던 날, 그는 전임자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를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 청장은 정 교수에게 “미리 말씀 못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주요 기관장의 교체는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정 청장은 전임자를 떠나보내는 걸 못내 아쉬워했다. 오히려 정 교수가 “최고 전문가가 임명돼 다행”이라며 정 청장을 위로했다. 그날 이후에도 정 청장은 정 교수에게 하루 수차례 문자를 보냈다. 전임자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물려받다 보니 정 교수를 수신인으로 한 메시지가 계속 날아든 것이다. 메시지가 적지 않았는데 정 청장은 일일이 ‘배달’했다. 정 교수는 “그만하라고 몇 번을 말해도 일주일 넘게 계속했었다. 정 청장은 안 보이는 일에도 성심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가 생각하는 정 청장의 모습은 국민들의 뇌리에 박힌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할 일을 하는 사람. 달변은 아니지만 팩트를 전달해주는 사람 등과 같은 이미지가 그렇다. 분식집, 도시락이 대부분인 그의 법인카드 내역이 화제가 되거나, 낡은 구두가 화제가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직원들이 새 구두를 사다 줬는데도 정신이 없어서인지 신지 않더라.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체제’ 4년 동안 중요한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 바로 전문가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방역당국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깔아뭉개는 식의 비판은 확연히 줄었다. 야당도 정 청장에 대한 공격만큼은 삼가는 분위기다. 방역은 과학의 영역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건조하지만 비정치적인 정은경의 언어가 ‘전문가 존중 문화’가 뿌리내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정은경 체제가 4년 동안 쌓아 올린 공든 탑이 흔들리고 있다. 대선 탓인지 최근 방역정책이 정치논리에 좌지우지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11월 1일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며 “단계적 전환”을 주장했던 방역당국의 의견은 사실상 묵살됐다. 11월 29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방역대책에도 방역당국이 주장한 강화책은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 정 청장이 내년 5월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소신 있게 진심을 다한 청장’으로 기억되기 위해선 직을 걸고 대통령에게 고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상륙하기 전에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백신 접종률 80%가 다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K방역 영웅’이란 수식어 뒤에 ‘문재인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 영웅’, ‘과학적 근거만 제시하고 판단하지 않는 관료의 전형’이란 꼬리표가 따라붙을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버틴 미국처럼 ‘전문가 중심 방역’이 더 뿌리내리기 위해서도 정 청장은 마지막 소명을 다해야 한다.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