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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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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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미국/북미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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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희룡 “박근혜 탄핵 누군가엔 화양연화”… 한동훈, 대응없이 “朴, 역시 큰 분”

    “총선 때 오래 전에 제가 TV 통해서 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붕대 감은 손을 많이 생각했다.”(한동훈 후보) “영화 ‘대부’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다.”(원희룡 후보)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자로 출마한 원희룡, 나경원 후보는 12일 열린 세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 후보를 향한 집중포화에 나섰다. 반면 한 후보는 사전에 언론에 배포한 연설문에 들어있던 원 후보를 겨냥한 비판적인 내용을 실제 연설에서는 생략했다. 대신 한 후보는 박정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대구·경북(TK) 당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방송토론회에서 격돌한 한 후보와 원 후보를 상대로 첫 공식 제재에 나섰다. 여기에 당 지도부가 “더는 자폭 전대로 가선 안 된다”고 경고한 가운데 후보의 연설 발언 수위는 낮아졌지만 장외 신경전은 계속되는 모습이었다.●元 “박근혜 탄핵으로 고통” 韓 “박근혜, 역시 큰 분”한 후보는 이날 대구 북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중화학공업에 관한 위대한 결단을 존경한다”며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만들어 낸 위대한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총선 기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뵀는데, 역시 큰 분이었다. 감동했다”며 “과거에 어떻게 손에 붕대를 감았는지, 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자상하게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과거 국정농단 사태 수사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당초 한 후보는 사전에 배포한 연설문에 “원희룡의 정치는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 “쌍팔년도식 색깔론과 더러운 인신공격, 한방에 날려주자”라는 원 후보를 정면 비판하는 내용들이 포함됐다. 그러나 실제 현장 연설에서는 빠졌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계속되는 상대 후보 네거티브 공격에 전당대회가 더 거칠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원 후보는 이날 한 후보를 향해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원 후보는 “민주당 탄핵 열차, 벌써 출발했다”며 “그런데 바보같이, 아직도 채상병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척지는 순간 우리 모두 망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당 대표가 충돌하다가 탄핵으로 우리 모두 망해봤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밝힌 한 후보를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원 후보는 또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가. 누군가는 ‘인생의 화양연화’였을지 몰라도, 우리 모두 지옥을 겪었다”고 말했다.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제 검사 인생의 화양연화는 문재인 정권 초반기 (박근혜 정부) 수사들일 것”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나 후보는 ‘김건희 여사 텔레그램 메시지 무시’ 논란에서 당무개입을 거론한 한 후보를 겨냥해 “그게 당무개입인가”라며 “그런 후보가 되면 당정 파탄이다”고 날을 세웠다. 나 후보는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원 후보를 향해서는 “용산에 맹종하는 후보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나 후보는 오전에는 한 후보와 원 후보를 겨냥해 각각 “자기 이익을 위해 당과 여권을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한 무면허 운전”, “지지율 때문에 멘붕이 왔는지 난폭운전”을 한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를 회복시키고 과거의 역사 우리 보수 대통령의 올바른 평가를 받게끔 윤상현이 나서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문자 논란, 사천 논란은 총선 백서가 발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총선 백서 발간을 촉구했다.● 與 지도부 “자폭, 자해 전당대회 사라져야”전당대회 후보들 간의 상호 비방전이 격화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도 공개적으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요즘 국민에게 제일 걱정을 많이 끼치는 것이 축구협회와 국민의힘 전당대회라는 말이 들려온다”며 “남은 전당대회 기간만이라도 자폭, 자해 전당대회라는 지적이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전당대회 과열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한 후보와 원 후보를 상대로 첫 공식 제재에 나섰다. 선관위는 “전날 개최된 당 대표 방송토론회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한 원 후보와 한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 제재 조치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더 강한 단계인 경고나 윤리위 회부 후에는 합동연설회 참여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선관위 설명이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도 전대 과열을 우려하며 선제적인 경고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대구=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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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45%, 나경원+원희룡+윤상현 30%…‘문자’ 논란에도 지지율 더 벌어져[갤럽]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한동훈 후보(45%)가 나머지 나경원(15%), 원희룡(12%), 윤상현(3%) 후보를 합친 지지율보다 15%포인트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텔레그램 메시지 무시’ 논란 뒤 한 후보 지지율 대 나머지 세 후보 지지율 합이 2주 전 38% 대 34%에서 45% 대 30%로 그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국민의힘 차기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 비율로 반영해 선출한다. 한국갤럽이 이 기준을 토대로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 566명을 대상(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대상, 표본오차는 ±4.1% 포인트)으로 조사한 결과 45%가 한 후보를 당 대표로 지지했다. 나경원 후보가 15%를 얻었고 원희룡 후보는 12%, 윤상현 후보는 3%를 기록했다.2주 전 한국갤럽의 같은 방식 조사에서 한 후보 지지율은 38%를 기록해 나 후보(15%) 원 후보(15%) 윤 후보(4%)의 지지율을 합친 것(34%)과는 4%포인트 차였다. 한국갤럽은 “논란 격화 후 무당층에서 한 후보 선택이 13%에서 26%로 늘었다”고 설명했다.전체 조사에선 한 후보가 36%, 나 후보 17%, 원 후보 10%, 윤 후보 7% 순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층(347명·표본오차는 ±5.3% 포인트)에서는 과반인 57%가 한 후보를 당 대표로 꼽았다. 이어 나 후보 18%, 원 후보 15%, 윤 후보 3% 순이었다.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약 84만 명) 가운데 40.3%로 가장 많은 영남권에서도 한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앞섰다. 한 후보는 대구·경북에서는 44%, 부산·울산·경남에서는 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찾은 국민의힘 당원 신경미 씨(50)는 “겉으로는 ‘원팀’ 하자면서 ‘팀킬(팀 공격)‘하는 건 원 후보 아니냐“며 ”김 여사 문자도 답장했으면 ‘답장 논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원 김모 씨(58)는 “사람이 경우가 있어야지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에 답은 했어야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고 있는 후보에게 표를 어찌 주냐“고 했다.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대구=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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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해병대 사령관이 언제부터 VIP였냐” 與 “또 아니면 말고식 공세”

    더불어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녹취에 등장한 ‘VIP’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차라리 (VIP가) 천공이라고 둘러대는 게 설득력 있지 않나”라고 총공세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2의 생태탕’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있다”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빗대 반발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의혹’과 관련해 “이 씨가 ‘VIP는 대통령이 아니라 김 사령관이다’라는 해괴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 언제부터 해병대 사령관을 VIP라고 불렀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김건희 여사도 구명 로비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인데, 그러면 두 사람의 자발적인 구명 활동이었다는 뜻인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을 부각하며 김 여사를 정조준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수사 외압 의혹의 실체는 김 여사가 아니냐는 쪽으로 모여 가는 것 같다”며 “김 여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니, 직접 출석해서 로비설의 진상을 있는 그대로 진술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괴담과 공작의 본거지가 민주당이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성 사무총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대업 사건’, 광우병 파동,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수 괴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 등을 꼽았다. 같은 당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이 씨 녹취록 입수 정황이) 경찰의 해병대원 순직 사건 결과 발표 이후 공개됐다는 점에서 ‘제2의 윤석열 커피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당시 검사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에게 커피를 타 줬다’는 김만배·신학림의 허위 인터뷰 보도에 비유한 것. 정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아니면 말고 식’ 정치 공세를 당장 중단하고 이재명 전 대표가 (당 대표 출마선언문에서) 강조한 국민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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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해병대 사령관이 언제부터 VIP였냐” 與 “또 아니면 말고식 공세”

    더불어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녹취에 등장한 ‘VIP’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차라리 (VIP가) 천공이라고 둘러대는 게 설득력 있지 않나”라고 총공세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2의 생태탕’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있다”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빗대 반발했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의혹’과 관련해 “이모 씨가 (VIP가 김 사령관이라는) 해괴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 언제부터 해병대 사령관을 VIP라고 불렀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김건희 여사도 구명 로비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인데, 그러면 두 사람의 자발적인 구명 활동이었다는 뜻인가”라고 했다.민주당은 이모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을 부각하며 김 여사를 정조준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수사 외압 의혹의 실체는 김 여사가 아니냐는 쪽으로 모여가는 것 같다”며 “김 여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니, 직접 출석해서 로비설의 진상을 있는 그대로 진술하시기 바란다”고 했다.박 원내대표도 김 여사의 댓글팀 운영 및 당무 개입 의혹 등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라도 민간인에 불과한데, 권한 없는 민간인이 국정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국정농단”이라고 했다.국민의힘 성일종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괴담과 공작의 본거지가 민주당이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성 사무총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대업 사건’, 광우병 파동,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수 괴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 등을 꼽았다. 같은 당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이 씨 녹취록 입수 정황이) 경찰의 해병대원 순직 사건 결과 발표 이후 공개됐다는 점에서 ‘제2의 윤석열 커피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당시 검사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에게 커피를 타 줬다’는 김만배·신학림의 허위 인터뷰 보도에 비유한 것. 정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아니면 말고 식’ 정치 공세를 당장 중단하고 이재명 전 대표가 (당 대표 출마선언문에서) 강조한 국민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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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법사위 탄핵 청문회 의결 무효” 野 “청원, 90일내 처리해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단독으로 의결한 것을 두고 여야 간 위법성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소추는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 발의로만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탄핵소추 촉구 청원은 탄핵소추 의결 절차와는 별개”라며 “‘대통령 방탄’을 그만하라”고 맞받았다. 전문가들은 “청문회를 여는 것에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탄핵 사유와 증인 채택 등에서 위법적 요소가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與 “헌법 위반” vs 野 “적법 절차”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전 대표 방탄을 위한 국면 전환용이자, 정쟁만을 위한 위법적 탄핵 청문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근거로 단독으로 청문회 개최와 증인 및 자료제출 요구 안건을 채택한 것에 대해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탄핵소추 절차는 국회의원 과반의 발의가 있어야 한다’(헌법 65조 2항), ‘본회의 의결을 통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조사를 회부해야 탄핵조사권이 발동한다’(국회법 130조 1항) 등을 근거로 본회의 의결 없이 법사위원장이 조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단순히 국회의장에게 청원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청문회를 연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날 뿐 아니라 과도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 탄핵 청원에 146만 명이나 동의해 법사위에 회부됐지만 본회의에 올라가지 않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민주당은 이때 왜 가만히 있었냐”고 몰아붙였다. 반면 법사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청원 심사는 탄핵소추 의결에 따른 절차가 아닌 국회법에 따른 ‘국민청원 절차’로 진행된다”며 “청원이 ‘대통령 탄핵 발의’라는 매우 중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처리를 위해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회법 125조에 따르면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는 청원이 90일 이내 이를 처리해 의장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여야는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김건희 여사 일가의 비리 의혹,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통한 전쟁 위기 조장 등 탄핵 사유를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소추 관련 청문회를 하지 못한다는 조항은 없지만 탄핵 사유들의 법률 위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사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김 여사 모녀나 검사를 제3자인 증인으로 부르는 것도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고 했다.● “탄핵 남발” vs “법적 심판” 국민의힘은 윤 정부 취임 이후 12건의 탄핵안을 발의한 민주당을 향해 “헌법과 법률을 파괴하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폭거이자 국론을 분열시키는 망동”이라며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의 국민적 심판에도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는 윤 정권에 대해 국회가 다시 한번 법적 심판을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다만 당내에서도 지도부의 무리한 탄핵 추진에 대한 지적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지도부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를 기소한 검사를 탄핵하면 ‘방탄 논란’이 일 것은 뻔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검사 탄핵 소추안에 오타가 여럿 있고, 심지어 한 검사에 대해선 ‘술에 취해 검찰청 청사 내에 대변을 봤다’는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은 이유가 탄핵안에 적시됐다”며 “탄핵 자체를 웃음거리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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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법사위 ‘尹탄핵 청원 청문회’에 김건희 모녀 증인 채택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9일과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 청원’ 관련 청문회를 열고 26일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를 증인으로 부르는 안을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탄핵 청원 청문회’는 위헌이고 ‘탄핵 예비 절차’나 다름없다”고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근 130만 명의 동의를 받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국민청원’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해당 청원 관련 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계획서를 의결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두 차례 청문회에서 국민 청원에 탄핵 사유로 제시된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명품 뇌물 수수, 주가 조작 등 김 여사 일가의 부정·비리 의혹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와 최 씨를 비롯해 송윤상 인천지검 검사, 염신일 도이치모터스 회계 책임자 등 김 여사 부정·비리 의혹 관계자와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채 상병 사건 관계자 등 총 39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폭주 기관차처럼 일방 주도하는 청문회에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며 김 여사 모녀의 청문회 불출석 방침을 시사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순직 해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며 “어제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 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특검법은 이제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野 “尹탄핵 청원 청문회” 증인 39명 채택… 與 “광기어린 폭력”金여사 포함… 7분만에 줄줄이 처리野 “130만명 청원 거부 명분 없어”與 “146만명 청원 文때도 안해”정청래 “증인들 불출석 땐 처벌”“청원에 동의한 국민 130만 명의 명령을 받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발의 사유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국가보안법 위반 등 전과 5범인 청원 주도자에 국회가 놀아난 치욕적인 순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민주당이 조선노동당 이중대를 자인하는 것이다.”(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13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 청원’ 관련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회의가 시작된 지 1시간여 만에 국민 청원 글의 안건 상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여당 의원들이 표결을 보이콧하고 회의장을 퇴장한 가운데 이달 19일과 26일 등 두 차례 청문회를 실시하는 건과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 등 39명을 증인으로, 7명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안이 7분 만에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탄핵 준비 운동” “광기 어린 정치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근 경북경찰청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무혐의 처리 등) 뻔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지금도 여전히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이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30만여 명이 요구한 (윤 대통령 탄핵 발의 요구) 청원을 무슨 명분으로 거부할 수 있느냐”며 “그런 논리는 전부 법 기술자들이 하는 애드리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탄핵 소추를 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가 발의해야 하고 본회의 의결이 있어야 법사위에서 조사할 수 있다”며 “청원서 하나만으로 사실상 탄핵 소추를 위한 조사를 하겠다는 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임기 당시 146만 명의 탄핵 청원이 있었는데 청문회를 왜 안 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 위원장은 “국회 법사위가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여당 위원들이 반발하며 회의장을 퇴장하자 야당 위원들은 각각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김 여사 일가의 비리 의혹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이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도 19일 증인으로 의결했다. 또 김 여사와 최 씨를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핵심 관계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 등을 26일 증인으로 채택했다. 앞서 국민 청원에는 해당 두 의혹 외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통한 전쟁 위기 조장 및 일본 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방조 등도 탄핵 사유로 포함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퇴장 직후 낸 규탄 성명에서 “결국 정 위원장이 장악한 법사위가 ‘탄핵 열차’를 출발시켰다”며 “실현 불가능한 청원안에 대해 청문회까지 개최하는 건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청원안을 통한 탄핵 소추는 국회법 절차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김 여사와 최 씨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데 대해서도 “법적 근거 없이 진행되는 불법 청문회인 만큼 증인 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불출석 방침을 시사했다. 정 위원장은 증인 채택 의결 직후 김 여사가 청문회에 불출석할 가능성과 관련해 “증인이 불출석할 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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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이르면 오늘 순방중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여당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9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위헌적 요소가 담긴 (야당의) 특검법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헌법에 대한 조롱”이라며 “앞으로도 합의 없는 엉터리 법안엔 재의 요구를 하겠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반발해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사회단체와 범국민대회를,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19일에는 국회에서 촛불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8일 “재의 요구를 결정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이르면 9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전자결재 방식으로 특검법에 대한 재의 요구를 의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의요구는 신중하게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여당에서 요청이 있었고 위헌성이 더욱 강화된 특검법이 넘어왔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순방 중에라도 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에 따라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지 37일 만에 기존 특검법보다 더 개악된 법안이 처리됐다”며 “정치 공세로 정권에 흠집 내고 대통령의 재의 요구를 유도하는 정략적 의도”라며 윤 대통령에게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다. 유상범 의원도 같은 회의에서 “모든 것을 거부하는 거부권 남발 국정운영”이라는 민주당 비판에 대해 “누구보다 책임 있는 당사자는 당리당략을 위해 순직한 병사 목숨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민주당”이라며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민주당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거부권 이후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제3자 추천’ 방식으로 채 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일부 당권 주자의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한동훈 후보의 특검안은 한 후보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답정너’식 정치특검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은 기다렸다는 듯이 채 해병 특검법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며 “윤 대통령은 얼마나 급했기에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후 채 2시간도 지나기 전에 거부권 행사를 결정하냐”고 비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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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일부 ‘한동훈 사퇴 연판장’ 회견하려다 취소… 당내 “작년 전대 나경원 연판장 재연” 지적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제2의 연판장 사태로 비화됐다. 한 후보는 7일 “일부 정치인이 연판장을 돌려 ‘한동훈 사퇴’ 요구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라”며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날 저녁 동료 위원장들에게 한 후보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돌렸고, 20여 명이 7일 오후 3시 기자회견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를 주도한 한 당협위원장은 “‘읽씹 논란’에 대해 한 후보가 ‘공적 통로’ 운운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 측인 김종혁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장은 “일부 당협위원장뿐만 아니라 선관위원, 이번에 최고위원에 출마한 분도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파렴치한 해당(害黨) 행위”라며 비판했다. 원희룡 캠프 측은 김 위원장을 겨냥해 “대통령실 개입을 언급하면서 ‘더 이상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원 동지들이 힘을 모아 달라’는 등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제2의 연판장을 운운하며 야유하는 행태는 정치인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의’조차 망각한 심각한 행태”라고 반박했다. 사태가 커지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고, 기자회견은 1시간여 앞두고 취소됐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한동훈 사퇴’ 연락을 돌린 것으로 알려진 박종진 인천 서을 당협위원장 겸 선관위원은 선관위 측에 사의를 표명했지만 선관위는 ‘주의’ 조치만 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은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당권 주자였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의원 등을 정조준했다. 특히 나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 초선 의원 53명의 사퇴 연판장 공세를 겪기도 했다. 나 의원은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고, 안 의원 역시 ‘윤심’을 앞세운 김기현 후보에게 밀려났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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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일각 “채 상병 특검 한동훈案 받자”… 재발의때 與분열 노림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채 상병 특검법’이 최종 부결될 경우 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권을 주자는 ‘한동훈 안’을 수용해 특검법을 재발의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장은 특검법에 대한 국민 찬성 여론을 앞세워 특검법 재표결 때 여당 내 이탈표를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민주당의 ‘한동훈 안’ 수용 가능성에 대해 “당 분열이 우려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 대비해) 가장 큰 대여 압력은 민심과 여론이다. 스무 살 한 군인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자는 것에 대해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사실에 대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 대표 후보들도 이 문제가 일종의 킬러문항처럼 압박일 것”이라고 했다. 23일 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론을 앞세워 당권 주자들을 향해 특검법에 찬성하라고 압박한 것. 거부권이 행사돼 국회로 돌아온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선 재적의원(300명)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전원 출석 시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300명이 전원 출석해 192명의 범야권이 찬성표를 던지고 여당 내 유일하게 찬성표를 행사했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입장을 유지할 경우, 국민의힘 내에서 7명만 추가로 이탈하면 특검법은 통과된다. 다만 추가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특검법이 부결돼 폐기될 경우 “한 후보가 제안한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을 수용해 재발의하면 여당이 분열할 것”이라는 의견도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한 야당 지도부 의원은 “여당 이탈표를 유도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반면 다른 지도부 의원은 “당 지지층이 현재 특검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하는 등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에선 재표결에서 안 의원에 이어 추가 이탈표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욱 원내대변인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때 주진우 의원 등이 특검법 독소조항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하면서 의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민주당이 한 후보의 제안을 수용해 법안을 재발의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선의 한 여당 의원은 “민주당이 ‘한동훈 안’으로 당 쪼개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한 후보가 당선되면 ‘친한(친한동훈)’ 의원들이 특검법에 찬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다른 원내 지도부 의원은 “야당의 ‘한동훈 안’ 수용은 ‘갈라치기용’이지 현실 가능성은 작다”며 “(한 후보의 안대로) 중립적인 인사가 특검을 했다가 원치 않는 결론이 나올 위험을 민주당이 감수하겠느냐”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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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일각 “채상병 특검법 한동훈案 받자”…재발의때 與이탈표 노림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채 상병 특검법’이 최종 부결될 경우 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권을 주자는 ‘한동훈 안’을 수용해 특검법을 재발의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장은 특검법에 대한 국민 찬성 여론을 앞세워 특검법 재표결 때 여당 내 이탈표를 최대한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민주당의 ‘한동훈 안’ 수용 가능성에 대해 “당 분열이 우려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 대비해) 가장 큰 대여 압력은 민심과 여론이다. 스무 살 한 군인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자는 것에 대해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사실에 대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 당 대표 후보들도 이 문제가 일종의 킬러문항처럼 압박일 것”이라고 했다. 23일 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론을 앞세워 당권 주자들을 향해 특검법에 찬성하라고 압박한 것.거부권이 행사돼 국회로 돌아온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선 재적의원(300명)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300명이 전원 출석해 192명의 범야권이 찬성표를 던지고 여당 내 유일하게 찬성표를 행사했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입장을 유지할 경우, 국민의힘 내에서 7명만 추가로 이탈하면 특검법은 통과된다.다만 추가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특검법이 부결돼 폐기될 경우 “한 후보가 제안한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을 수용해 재발의하면 여당이 분열할 것”이라는 의견도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한 야당 지도부 의원은 “여당 이탈표를 유도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반면 다른 지도부 의원은 “당 지지층이 현재 특검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하는 등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여당에선 재표결에서 안 의원에 이어 추가 이탈표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욱 원내대변인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때 주진우 의원 등이 특검법 독소조항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 하면서 의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여당 내부에서도 민주당이 한 후보의 제안을 수용해 법안을 재발의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선의 한 여당 의원은 “민주당이 ‘한동훈 안’으로 당 쪼개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한 후보가 당선되면 ‘친한’(친한동훈) 의원들이 특검법에 찬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다른 원내 지도부 의원은 “야당의 ‘한동훈 안’ 수용은 ‘갈라치기용’이지 현실 가능성은 작다”며 “(한 후보의 안대로) 중립적인 인사가 특검을 받았다가 원치 않는 결론이 나올 위험을 민주당이 감수하겠느냐”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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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필리버스터조차 무기력… 대놓고 졸고 새벽 10명만 자리지켜

    “‘거야(巨野)’의 폭주를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지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도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무력감을 느꼈다.” 6시간 50분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4일 발언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거대 야당에 맞설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다. 여당은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겠다며 1박 2일간 필리버스터에 돌입했지만 같은 당 의원이 졸거나 자리를 비우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결기를 보여주겠다더니 창피한 모습을 남겼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헌정 사상 세 번째 필리버스터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의 토론 중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토론을 중지하겠다. 마이크를 꺼달라”며 의장 직권으로 종결 동의안 표결에 부쳤다. 필리버스터 시작 후 26시간이 경과된 4일 오후 6시경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료됐다.● 초선 새벽 7시간 토론 때 與 의원 10여 명만 이틀간의 토론에는 여야 의원 7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4시간 19분)의 발언을 시작으로 민주당 박주민 의원(46분)-국민의힘 주진우 의원(5시간 14분)-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31분)-국민의힘 박준태 의원(6시간 50분)-민주당 서영교 의원(1시간 57분)-국민의힘 곽규택 의원(4시간 40분) 순으로 릴레이 토론이 진행됐다. 국민의힘 토론 주자들은 여당을 배제한 특검 후보자 추천 등 채 상병 특검법의 ‘독소 조항’ 등을 문제 삼았다. 박준태 의원은 “국가기관 조직인 수사기관을 무조건 믿을 수 없으니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임명한 특별검사가 수사해야 한다는 논리는 대체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초선인 박 의원은 오전 2시 31분부터 9시 21분까지 6시간 50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본회의장에는 여당 의원도 10여 명만 자리를 지켰다. 사회를 보던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도 박 의원 발언 시간에 눈을 감고 조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에선 “초선이 홀로 새벽 시간 때우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 의원은 전날 밤 “예를 들어서 군 장비를 실수로 파손한 것이라 가정해보자. 군의 주요 시설, 한 20억짜리 되는 주요 시설에 대해서 과실로 인해 고장이 났다고 치자”며 “만약에 군에서 조그만 실수에 대해서 잠깐 조사한 다음에 가압류를 남발한다 그러면 군의 사기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가 논란이 됐다. 민주당에선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장비는 새로 사면 되지만 아들은 어디서 되찾느냐”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주 의원은 “사법체계나 행정체계가 잘못됐을 때 객관적 시각에서 보여주려고 예시를 든 것”이라며 “몇 번이나 안타까움을 표했는데 의도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들의 토론 진행 중 일부 야당 의원들이 발언을 방해하는 듯한 장면도 나왔다. 주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본회의장 의석 뒤편에서 왔다 갔다 하며 걷는 모습을 보였다.● 잠들었던 여당 의원들 “사과” 전날 본회의장에서 잠들었던 국민의힘 최수진, 김민전 의원은 이날 사과했다. 당 수석대변인인 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당이 국민에게 호소하는 자리에서 피곤해서 졸았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 후보인 김 의원은 “그 전날도 밤늦게까지 국회에서 대기했다. 주경야독하는 입장”이라며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도 있고 여러 일이 많이 겹쳐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했다. 야당은 “국회가 침실이냐”며 집중 공세를 이어나갔다.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꾸벅꾸벅 조는 게 아니라 아주 편안하게 잔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희숙 같은 모습이 나와 줬으면 분위기 반전이라도 꾀했을 텐데, 일부 의원 사고 친 것 뒷수습하느라 바쁜 모습”이라는 한탄이 나왔다.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2020년 12월 최장 기록인 12시간 47분을 발언해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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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필리버스터조차 무기력…대놓고 졸고 새벽 10명만 자리 지켜

    “‘거야’(巨野)의 폭주를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지만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도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무력감을 느꼈다.”6시간 50분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4일 발언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거대 야당에 맞설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다. 여당은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겠다며 1박 2일간 필리버스터에 돌입했지만 같은 당 의원이 졸거나 자리를 비우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결기를 보여주겠다더니 창피한 모습을 남겼다”는 목소리가 나왔다.헌정 사상 세 번째 필리버스터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의 토론 중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토론을 중지하겠다. 마이크를 꺼달라”며 의장 직권으로 종결 동의안 표결에 붙여졌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24시간이 경과된 4일 오후 6시경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료됐다.● 초선 새벽 7시간 토론 때 與 의원 10여 명만이틀 간의 토론에는 여야 의원 7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4시간19분)의 발언을 시작으로 민주당 박주민 의원(46분)-국민의힘 주진우 의원(5시간14분)-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31분)-국민의힘 박준태 의원(6시간50분)-민주당 서영교 의원(1시간57분)-국민의힘 곽규택 의원(4시간40분) 순으로 릴레이 토론이 진행됐다.국민의힘 토론 주자들은 여당을 배제한 특검 후보자 추천 등 채 상병 특검법의 ‘독소조항’ 등을 문제 삼았다. 박준태 의원은 “국가기관 조직인 수사기관을 무조건 믿을 수 없으니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임명한 특별검사가 수사해야 한다는 논리는 대체 무엇이냐”고 주장했다.초선인 박 의원은 오전 2시 31분부터 9시 21분까지 6시간 50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본회의장에는 여당 의원도 10여 명만 자리를 지켰다. 사회를 보던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도 박 의원 발언 시간에 눈을 감고 조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에선 “초선이 홀로 새벽 시간 때우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주 의원은 전날 밤 “예를 들어서 군 장비를 실수로 파손한 것이라 가정해보자. 군의 주요 시설, 한 20억짜리 되는 주요 시설에 대해서 과실로 인해서 고장이 났다고 치자”며 “만약에 군에서 조그만 실수에 대해서 잠깐 조사한 다음에 가압류를 남발한다 그러면 군의 사기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가 논란이 됐다. 민주당에선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장비는 새로 사면 되지만 아들은 어디서 되느냐냐”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주 의원은 “사법체계나 행정체계가 잘못됐을 때 객관적 시각에서 보여주려고 예시를 든 것”이라며 “몇 번이나 안타까움을 표했는데 의도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여당 의원들의 토론 진행 중 일부 야당 의원들이 발언을 방해하는 듯한 장면도 나왔다. 주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본회의장 의석 뒤편에서 왔다 갔다 걷는 모습을 보였다.● 잠들었던 여당 의원들 “사과”전날 본회의장에서 잠들었던 국민의힘 최수진, 김민전 의원은 이날 사과했다. 당 수석대변인인 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당이 국민에게 호소하는 자리에서 피곤해서 졸았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 후보인 김 의원은 “그 전날도 밤늦게까지 국회에서 대기했다. 주경야독하는 입장”이라며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도 있고 여러 일이 많이 겹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했다. 야당은 “국회가 침실이냐”며 집중 공세를 이어나갔다.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꾸벅꾸벅 조는 게 아니라 아주 편안하게 잔다”고 꼬집었다.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희숙 같은 모습이 나와 줬으면 분위기 반전이라도 꾀했을 텐데, 일부 의원 사고친 것 뒤수습하느라 바쁜 모습”이라며 한탄이 나왔다.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2020년 12월 최장 기록인 12시간47분을 발언해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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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김병주 “정신나간 국힘” 발언에…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부터 파행

    “야당이 진짜 특검을 통해 해병대원 죽음(의 진상)을 밝히려고 한다면 국민의힘과 타협안을 만들었어야 했다.”(국민의힘 박형수 의원) “모든 지표가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대통령을 외압의 실체에서 빼면 (사건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여야는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의가 열린 2일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 삿대질과 고성이 오가는 극한 대치를 벌였다. 민주당은 “절대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법안”이라며 본회의에서 특검법 강행 처리 방침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예고하면서 맞섰다. 채 상병 특검법 등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대정부질의 도중 언급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 발언을 두고 사과를 요구하는 여당 의원들과 충돌하면서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이날 밤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부터 파행되면서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은 불발됐다. 민주당은 3일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추후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대화와 합의에 기반한 합리적 시스템으로 의견차를 좁히고, 의사 결정을 이뤄내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민주당의 강행 처리 방침을 비판하고 나섰다. ● 野 김병주 “정신 나간 與”에 본회의 파행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불러냈다. 박 의원의 질의에 신 장관이 반박을 이어가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거짓말쟁이” “미꾸라지네” 같은 고성이 나왔다. 다음 차례로 단상에 오른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질의에 앞서 특검법 본회의 상정 방침을 밝힌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목례하는 관례를 깨기도 했다. 이에 장내 민주당 의원들이 “인사는 해야지. 기본이 안 돼 있어”라고 소리 질렀지만 김 의원은 “인사는 존경심이 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한미일 연합훈련과 관련한 질의를 하던 중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미일 동맹이라고 (한다)”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큰소리로 항의했고, 회의를 진행하던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사과하라”고 요구했으나 김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김 의원 사과 문제로 여야가 충돌하면서 대정부질문 도중 파행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당초 이날 대정부질문이 종료된 후 특검법을 상정할 방침이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의원의 사과 거부를 두고 본회의 참석 불가 방침을 통보하면서 이날 본회의 상정은 무산됐다.● 野, 특검법 강행 vs 與 필리버스터 예고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이 여론의 지지를 받는 데다 조국혁신당·진보당을 비롯해 개혁신당과 여당 일각에서도 동의하는 만큼 특검법안을 임시국회 기간인 4일까지는 처리해 정국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기류다. 반면 국민의힘은 19∼21대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해 처리한 적이 없다는 전례를 강조하며 “여야 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경우 필리버스터로 맞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국회법상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찬성만 있으면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이후부터는 강제 종료할 수 있다는 국회법을 활용해 범야권(192석)과 함께 이를 종료시킨다는 방침이다. 여당은 법안이 강행 처리되면 결국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충돌로 3일 경제 분야, 4일 사회·교육 분야 대정부질문이 파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 개정안)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우 의장이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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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싸움에… 방통위 13개월간 7명째 수장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보고 직전 김 위원장 사의를 수용하고 면직안을 재가했다.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 후 13개월간 7명째 방통위 수장 교체다. 민주당 주도의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방통위원장이 사퇴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이동관 전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다. 7개월 만에 방통위가 정족수(2인 이상)를 채우지 못하는 비정상적 1인 체제가 된 것.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민주당이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다음 날 김 위원장 주도로 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3사의 임원 선임 계획을 의결로 맞대응한 가운데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가 ‘탄핵소추-사퇴’의 악순환으로 반복되는 형국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작금의 사태로 인해 국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 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 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의 ‘2인 체제 운영’이 직권남용이라는 점을 내세운 야당의 김 위원장 탄핵소추가 야당 주도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위원장 직무가 중단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후임 위원장으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방송 정책에 대한 이해가 있고, 현재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여러 대안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사퇴하자 다른 6개 야당과 함께 ‘방송 장악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방송 장악 쿠데타를 기도한 김 위원장이 탄핵을 피하려 꼼수 사퇴했다”며 “방송 장악 쿠데타에 대해 반드시 죄를 묻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무리한, 근거 없는 탄핵 발의안에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방통위 파행 부른 ‘방문진 이사’ 갈등… “친여로 교체” “친야 사수”여권 “野, MBC 사장 사수 무리수”정부, 내달 방문진 이사 교체 계획野 “김홍일 꼼수사퇴 의도 드러나방송장악 국정조사 추진할 것”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하면서 방통위는 지난해 5월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 이래 잦은 수장 교체로 비정상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8, 9월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라는 정부 여당의 로드맵도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방통위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휩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는 비정상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탄핵 남발로 국정 공백이 계속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주요 현안이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의결돼 위법이 누적되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본질은 MBC 사장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서로 입맛에 맞게 각각 친여 성향으로 교체하거나 친야 성향을 유지하려는 정치적 셈법”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각자에게 유리한 방송 환경을 조성하려고 팽팽히 맞선다는 의미다.● 방문진 이사 “친여로 교체” vs “친야 유지” 방통위의 가장 큰 현안은 다음 달과 9월로 예정된 MBC 대주주인 방문진과 KBS, EBS 이사진 구성이다. 야당이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를 발의한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당시 김 위원장은 방문진, KBS, EBS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여권은 “야당이 식물 방통위를 만들어 MBC 이사진 구성 변경 시기를 늦추기 위해 김 위원장 탄핵 소추를 발의했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2일 퇴임사에서 “야당의 탄핵 소추 시도는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구하려는 것보다는 오히려 저에 대한 직무 정지를 통하여 방통위 운영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 사퇴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계획을 예정대로 이끌어 가는 데 걸림돌을 없애려는 의도”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현행 방문진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그 시기에 맞춰 인적 구성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 통화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장을 새로 임명하는 것은 방송 장악이 아니라 정당한 순리”라며 “(MBC가) 민주당을 대변한다고 생각해 기존 방문진 이사 임기를 이어가려는 것이야말로 방송 장악이자 더 큰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野 MBC 사수 지나쳐” vs “방송 장악 국조” 다음 달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방문진 이사진은 의결된 계획안에 따라 14일간 공모해 국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임명된다. ‘과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지는 방통위 규정상 이상인 부위원장 혼자 안건을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후임 위원장을 즉각 임명해 의사정족수(2인 이상)를 채운 뒤 다음 달 내로 방문진 이사 교체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의 MBC 사수는 도가 지나쳤다”며 “2인 체제가 문제라면 왜 서둘러 다른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사퇴를 두고 “기습 사퇴”라며 “방문진 이사를 친여 성향으로 꾸리려는 의도”라고 판단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20여 일 걸리는 국회 청문 절차 등을 거치면 7월 말쯤엔 새 방통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방통위가 강행한 계획안에 따라 방문진 이사를 ‘정부 입맛’에 맞는 인선으로 꾸리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후임 위원장만 추가된 2인 방통위나 이 부위원장의 ‘1인 방통위’에서 주요 안건을 의결하는 행위 자체가 위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김 위원장의 사퇴로 탄핵 추진이 무산되자 이를 대신해 야 6당과 함께 ‘방송 장악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2일 “‘런동관’(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런종섭’(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이은 ‘런홍일’”이라며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탄핵 소추안이 송달된 대상자는 사퇴할 수 없도록 하는 ‘김홍일 방지법’(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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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안 보고 전 사의 표명…尹, 면직안 재가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보고 직전 김 위원장 사의를 수용하고 면직안을 재가했다.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 후 13개월간 7번째 방통위 수장 교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방통위원장이 사퇴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이동관 전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다. 7개월 만에 방통위가 장족수(2인 이상)을 채우지 못하는 비정상적 1인 체제가 된 것.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더불어민주당이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다음 날 김 위원장 주도로 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3사의 임원 선임계획을 의결로 맞대응한 가운데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가 ‘탄핵소추-사퇴’의 악순환으로 반복되는 형국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작금의 사태로 인해 국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 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의 ‘2인 체제 운영’이 직권남용이라는 점을 내세운 야당의 김 위원장 탄핵 소추가 야당 주도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위원장 직무가 중단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후임 위원장으로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방송 정책에 대한 이해가 있고, 현재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여러 대안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사퇴하자 다른 야당 6당과 함께 ‘방송장악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겠고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방송 장악 쿠데타를 기도한 김 위원장이 탄핵을 피하려 꼼수 사퇴했다”며 “방송장악 쿠데타에 대해 반드시 죄를 묻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무리한, 근거 없는 탄핵 발의안에 대한 아마 대응”이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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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김홍일 수사해야” 與 “野 방송장악 음모”

    2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보고를 예고한 더불어민주당이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강제수사까지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방통위가 지난달 28일 공영방송 3사 이사진 선임 계획을 의결한 것에 대해 “KBS에 이어 MBC와 EBS까지 ‘입틀막’을 해서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키려는 반민주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는 국가 기관인 방통위를 위법적으로 운영해온 (김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 두 사람에 대한 강제 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탄핵안 표결 전 사퇴하더라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 사건 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꼼수 사퇴’가 거론되고 있다. ‘도주 사퇴’와 상관없이 탄핵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법 제130조 1항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에선 표결을 통해 부의된 탄핵안을 법사위에 회부, 조사하게 할 수 있다. 여당은 “야당이 방송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의 김 위원장 탄핵 추진에 대해 “방통위를 마비시켜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교체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것”이라며 “습관성 탄핵병에 빠진 민주당은 입법탄핵을 중단하라. 거센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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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尹, 극우 음모론 의지” 與 “김진표 왜곡 사과를”… 회고록 공방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내용을 둘러싸고 여야가 28일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운영을 극우 유튜버 음모론에 의지하나”라며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의장을 향해 “스스로 본인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관심을 끌려는 의도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며 “왜곡된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김 전 의장이 긴히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대통령과의 독대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 대화를 꺼내 드는 건 국가 원로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 민주당스러운 행동이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난 1년 8개월 동안 민주당은 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민주당 출신으로, 국회의장을 지낸 분이 그런 말씀을 하니 너무 실망스럽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대통령이)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낸 걸 봤다”며 “그 말을 신뢰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나눈 이야기를 아직 대통령 임기 중에 이렇게 밝히는 것이 옳은가”라며 “당연히 김 전 의장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해석의 여지가 없도록) 분명하게 선을 그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참사 이후 윤 대통령이 보인 비정상적인 행보를 보면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며 “대통령실의 해명만 듣고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의장이 만났을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에 관한 대통령의 매우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대화도 저는 (당시 김 전 의장으로부터) 생생히 전해 들어서 지금도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며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에 두 분이 함께 참석한 뒤 오전 9시 15분경부터 30∼35분가량 따로 만나서 나눴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태원참사특별대책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 회고록의 무게를 생각하면 그런 얘기를 듣지도 않고 회고록에 쓸 리는 만무하다”며 “신속히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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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대표 선호도 한동훈 38% - 나경원 15% - 원희룡 15% - 윤상현 4%… 與지지층선 韓 55%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심과 민심에서 다른 후보들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국민의힘 차기 대표는 당원 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 비율로 반영해 선출하는데 28일 한국갤럽이 이 기준을 토대로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 518명(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대상, 표본오차 ±4.3%포인트)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8%가 한 전 위원장을 당대표로 지지했다. 이어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각 15%, 윤상현 의원이 4%를 얻었다. 한국갤럽은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 기준으로 보면 한동훈 대 비(非)한동훈 구도는 38% 대 34%로 막상막하”라고 했다. 한국갤럽이 같은 기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308명, 표본오차 ±5.6%포인트)는 55%가 한 전 위원장을 당대표로 꼽았다. 이어 원 전 장관 19%, 나 의원 14%, 윤 의원 3% 순이었다. 응답자 1002명(표본오차 ±3.1%포인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선 한 전 위원장이 28%였고, 나 의원 19%, 원 전 장관 13%, 윤 의원 7%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8%, 신뢰수준 9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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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힘 지지층 55% 한동훈 선호… 韓 대 非韓 구도론 막상막하”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심과 민심에서 다른 후보들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국민의힘 차기 대표는 당원 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 비율로 반영해 선출하는데 28일 한국갤럽이 이 기준을 토대로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 518명(이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대상, 표본오차 ±4.3%포인트)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8%가 한 전 위원장을 당 대표로 지지했다. 이어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각 15%, 윤상현 의원이 4%를 얻었다. 한국갤럽은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 기준으로 보면 한동훈 대 비(非)한동훈 구도는 38%대 34%로 막상막하”라고 했다.한국갤럽이 같은 기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308명, 표본오차 ±5.6%포인트)는 55%가 한 전 위원장을 당 대표로 꼽았다. 이어 원 전 장관 19%, 나 의원 14%, 윤 의원 3% 순이었다. 응답자 1002명(표본오차 ±3.1%포인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선 한 전 위원장이 28%였고, 나 의원 19%, 원 의원 13%, 윤 의원 7% 순이었다.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8%, 신뢰수준 9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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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모인들의 모(毛)자란 꿈[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탈모 동지’의 배신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의 스펜서 맥노턴 기자(33)는 튀르키예로 모발 이식을 받으러 다녀온 체험기를 지난달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기사는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탈모’를 해결하는 완벽한 치료제가 아직 없고, 모발 이식에 관한 관심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2022년 8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 맥노턴은 절친 베넷이 모자를 벗었을 때 행복과 질투, 충격, 두려움 등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휑했던 베넷의 머리가 풍성해졌기 때문이다. 베넷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모발 이식을 받고 왔다고 했다. 맥노턴은 평소 본인보다 나이가 3살 많고 탈모가 더 진행된 베넷을 ‘탈모 멘토’로 여기고 있었다. 맥노턴은 24살 때 친구가 찍은 동영상에서 자기 머리에 동전만 한 구멍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8년간 대표적인 치료 방법을 다 써봤다.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발모제를 두피에 바르고 치료제도 복용했지만, 탈모는 계속 진행됐다. 줄어든 머리카락만큼 자존감은 떨어졌다. 밖에서는 탈모 부위를 보기 싫어서 보안 카메라나 거울을 피해 다녔다. 부모와 탈모에 관해 얘기할 때는 울음이 터졌다. 우울함이 극심해지면 (휑한 이마를 감추려) 뒷걸음질로 방에서 걸어 나오기도 했다. 결국 그는 탈모에 대한 집요한 생각을 떨쳐내려고 항우울제를 복용했다. 맥노턴은 “내가 매력적이지 않고, 더 이상 남성적이지 않은 것 같았다”며 “너무 빨리 늙어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그는 2023년의 대부분을 베넷을 떠올리며 보냈다.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 머리를 심을지, 얼마 남지 않은 머리를 밀어 버릴지 스스로 물었다. 베넷이 성공 케이스로 보였지만 외국에서 수술받아야 한다는 점과 수술 자체의 안전성 등이 마음에 걸렸다. 맥노턴은 직업 정신을 살려 튀르키예 모발 이식 수술을 자세히 살펴봤다. 친구의 주치의였던 서칸 아이진 박사는 평이 좋아 보였다. 모발 이식 수술과 관련해 상을 받은 적이 있었고, 권위 있는 출판물에서 전문가로 인용되기도 했다. 미국의 저명한 대학 의료진들이 포함된 국제 피부과 학회의 회원이기도 했다. 그는 취재하다 보니 이스탄불에서 머리를 심고 온 사람이 주변에 꽤 있었다는 점도 알게 됐다. 집 근처 헤어샵의 미용사와 헬스장 직원, 친구 2명 등 튀르키예에 다녀온 뉴요커가 최소 4명은 더 있었다. 이들은 모두 훌륭한 경험이었다며 후기를 공유했다. 맥노턴은 튀르키예 이스탄불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탈모인 성지 ‘헤어스탄불(헤어+이스탄불)’지난해 12월 터키항공 비행기에 탄 맥노턴은 양옆 탑승객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터키항공을 ‘모발’과 ‘에어라인’을 합쳐 ‘헤어라인’이라고 부름) 왼쪽에 앉은 뉴저지주 출신의 21살 청년과 오른쪽에 탄 청년의 사촌도 모발 이식을 받으러 간다고 해서다.전 세계 탈모인들이 모발 이식을 하러 튀르키예까지 가는 가장 큰 이유는 그만큼 저렴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모발 이식 비용은 대략 1만 달러(약 1400만 원)에서 2만 달러(2800만 원) 사이다. 맥노턴은 아이진 박사가 있는 병원에 3500달러(약 480만 원)를 선불로 냈다. 상담과 수술, 사후 관리, 숙박비(4성급 호텔에서 3박), 현지 교통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항공료 2000달러(약 280만 원)를 따로 내야 하지만 그래도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튀르키예는 다른 나라보다 물가와 임금이 낮은데다 정부가 의료 관광 산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편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병원에 보조금을 주고 세금도 깎아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발 이식 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싸다. 그 덕분에 튀르키예 의료 관광은 2019년 이후 50% 늘었다. 2022년에만 외국인 100만여 명이 모발이식을 하려고 튀르키예를 찾았다.맥노턴은 아이진 박사가 있는 클리닉에서 여러 명의 탈모 동료들과 마주했다. 아이진은 의사 20명, 모발 이식 기술자 80명, 마취과 전문의 8명과 하루 20~22건의 모발 이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이진은 3차원(3D) 촬영으로 맥노턴의 건강한 모발을 분류했다. 맥노턴은 검사 결과 사진을 보면서 손상된 모낭과 탈모 상태에 대해 들었다.모발 이식 25년 경력의 아이진은 색연필로 맥노턴의 머리에 모발을 옮겨 심을 곳을 모내기하듯 구획을 나눠 표시했다. 아이진은 머리카락이 아직 나고 있는 뒤통수에서 3400개의 모낭을, 수염에서 600개를 채취해 머리에 이식할 것을 제안했다. 이식한 모낭에선 2~3가닥의 새로운 머리카락이 나온다고 했다.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8000개가 넘는 새로운 모발이 자라난다는 뜻이다. 아이진은 맥노턴에게 거울을 들이대며 “마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머리에 새로운 헤어라인이 그려져 있었다. 15분의 상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모(毛)자란 기자의 모발 이식 후기 수술대에 누운 맥노턴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맞고 마사지를 받는 자세로 엎드렸다. 아이진과 마취 의사 한 명, 기술자 4명이 수술실에 들어왔다. 뒤통수에 마취하고 약 3시간 동안 모낭 채취 작업이 시작됐다. 기술자 중 한 명은 모발 이식 과정을 뜨개질에 비유했다. 손재주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모발 이식은 8시간이 지난 10시쯤 끝났다. 맥노턴은 카페테리아로 이동해 직원들이 준 닭가슴살과 주스를 먹었다. 그는 막 수술을 끝낸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온 손님과 이야길 나눴다. 맥노턴은 “어지러웠지만,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웠다. 성취감을 느꼈다. 우리는 그 빌어먹을 일을 해냈다”며 감동했다. 모발 이식이 전부는 아니었다. 이식받은 모발을 유지하려고 탈모약도 함께 먹어야 했다. 한 달간 써야 할 샴푸와 (두피에 바르는) 로션 사용법도 들었다. 2달 동안에는 낮에 외출 시 모자를 써야 한다고 했다.수술 4개월이 지나자 새 머리가 맥노턴 이마의 일부를 채웠다. 반년이 지나면 수술 효과가 더 나타난다고 했다. 맥노턴은 “이제는 친구와 가족과 사진을 찍을 때 포즈를 취하고 싶다. 회의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맥노턴은 ‘헤어스탄불’을 다시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아이진은 처음 머리를 완전히 메우려면 2번의 시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절친 베넷은 현재 두 번째 시술을 받으러 다녀왔고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맥노턴은 “이번에는 이 모든 여정에 영감을 준 베넷이 수영장에서 제 새로운 머리를 보고 놀라 쓰러질 차례”라고 전했다. 모발 이식의 아버지 ‘노만 오렌트라이히’ 모발 이식은 언제 어떻게 시작됐을까. 1897년 튀르키예의 한 의사가 머리가 빠진 부위에 건강한 두피를 이식한 사례를 시작으로 꼽는다. 공여부(모발 제공하는 부위)의 모발이 수여부(모발 이식받는 부위)에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사례다. 실질적으로 모발 이식이라는 개념을 만든 것은 노만 오렌트라이히(1922~2019) 박사였다. 뉴욕시립대에서 생물학과 화학을 전공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 의무대에 징집되면서 의학에 발을 들였다. 전쟁이 끝나고 뉴욕대 의과대에 다시 입학했고, 졸업 이후에는 뉴욕대 의료센터 피부과에서 일하며 대학원 과정도 마쳤다.오렌트라이히는 1953년 뉴욕대 의료센터의 모발 클리닉 책임자를 맡게 됐는데, 당시에는 모발 성장과 탈모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시기였다. 마땅한 치료법도 없었다. 그는 모발 성장과 탈모에 대해 알아보려고 두피 일부를 떼어내 보기도 하고, 뒤통수에서 모발을 떼어내 머리의 다른 부위에 심어보기도 했다. 오렌트라이히는 이 과정에서 이식한 모발이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계속 자라나는 것을 발견했다. 또, 다른 부위의 털을 머리에 이식해도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게 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오렌트라이히에게 유레카의 순간이었다”며 “그는 모발 이식을 본격적으로 치료법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그의 아이디어가 너무 급진적이어서 연구는 몇 년 지난 1959년 뉴욕과학아카데미 연보에나 실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 ‘모발 이식의 아버지’인 오렌트라이히는 피부 미용 전문가로 더 알려져 있다.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5번가에 있는 그의 클리닉에 유명인들이 몰렸다. 뉴욕매거진은 1968년 “오렌트라이히가 간호사에게 유명 배우인 캐리 그랜트를 계속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을 기자가 우연히 들었다”고 전했다. 미국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 역시 그의 고객이었다.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의 전 편집장 헬렌 걸리 브라운은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으러 오렌트라이히를 찾는데 항상 건물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전했다.오렌트라이히는 1967년 미 패션지 보그 8월호에 피부 관리법을 주제로 한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을 레너드 앨런 로더가 유심히 봤다. 레너드 로더의 어머니는 화장품 회사를 창업한 에스티 로더다. (보그 글은 피부 관리는 클렌징-각질 제거-보습의 3단계를 거치는 게 좋다는 내용. ‘피부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고 여겨지던 시절이라 반응이 뜨거웠다) 로더는 오렌트라이히를 스카우트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게 했다. 오렌트라이히는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스킨케어 라인 ‘크리니크(Clinique)’를 선보였다. 크리니크는 1969년 영국을 시작으로 80개국 이상에서 매장을 열었고, 에스티로더 그룹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NYT는 “오렌트라이히는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들이 기업가처럼 자신의 이름으로 스킨케어 브랜드를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평했다. 크리니크 직원들이 병원 의료진처럼 흰 가운을 입는 이유가 있었다. 털을 자라나게 하는 약물들 사실, 많은 탈모인이 모발 이식보다는 치료제를 먼저 떠올린다. 머리를 심는 것은 너무 큰 결심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빠져버린 머리카락을 완벽하게 다시 나게 하는 약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FDA는 1988년 ‘미녹시딜(제품명 로게인폼)’ 성분을 탈모 치료제로 처음 공식 인증했다. 미녹시딜은 원래 1950년대에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궤양을 치료하려고 만든 약물이다. 그런데, 궤양에는 효과가 없고 혈관을 확장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화이자는 고혈압 치료제로 미녹시딜을 선보였는데, 환자들 사이에서 털이 자라는 부작용이 발견됐다. 혈관이 확장돼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모근에 영양이 공급되는 효과가 있었던 것. 모낭 크기가 커지고, 모발이 빠지고 다시 자라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었다. 제약사는 FDA에서 미녹시딜을 바르는 로션 형태의 탈모약으로 승인받았는데, 실제로는 알약으로도 많이 처방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호주 멜버른대의 로드니 싱클레어 박사가 한 여성 탈모 환자를 진료하다가 바르는 미녹시딜을 처방했다. 그런데, 환자 피부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다. 싱클레어 박사는 고민 끝에 미녹시딜 알약을 4등분으로 잘라줬다. 그 결과, 머리카락은 자랐지만, 혈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싱클레어 박사는 1만 명 이상의 탈모 환자를 미녹시딜 알약으로 치료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다만, FDA는 미녹시딜 탈모약을 저용량의 로션 성분으로만 승인했기 때문에 알약 형태는 아직 탈모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제약사들은 20년 가까이 미녹시딜 알약의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하지 않았다. 미녹시딜을 하루 먹는 데 드는 비용이 1센트(약 14원)에 불과해 돈이 되지 않기 때문. NYT는 “몇 푼 안 되는 오래된 약이 새 머리카락을 자라게 한다”고 보도했다. 탈모 전문가들은 미녹시딜이 탈모 환자의 30~40%에게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약을 계속 먹어야 효과가 있다.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할 확률이 높다. 미녹시딜에 이어 두 번째 FDA 승인을 받은 ‘피나스테리드(제품명 프로페시아)’는 미녹시딜보다 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탈모치료제다. 피나스테리드 역시 처음에는 다른 치료제로 등장했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는 1992년 FDA에서 피나스테리드를 고령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제품명 프로스카)로 승인받았다. 머크는 프로스카가 연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만큼 이익을 거두진 못했다. 대신, 미녹시딜처럼 이 성분이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FDA는 1997년 피나스테리드 1mg이 담긴 머크의 신약 프로페시아를 탈모 치료제로 승인했다”며 “의학이 태동한 이래 남성들이 간절히 원했던 치료제가 드디어 등장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부작용이 없는 약은 효과가 없는 약?세계적인 국제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은 탈모 치료제들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2022년 발표했다. JAMA에 따르면 탈모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하루 0.5mg의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하는 것이다. 두타스테리드는 피나스테리드와 같은 원리의 약물로 FDA에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허가받았다.피나스테리드(5mg 복용)가 2위를, 경구용 미녹시딜(5mg)이 3위를 차지했다. JAMA는 “피나스테리드는 복용 이후 48주째에, 미녹시딜은 8주 뒤에 모발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했다. 웨이크포레스트 의료센터의 에이미 맥 마이클 박사는 “가장 좋은 약은 부작용이 없는 약”이라며 “시간을 되돌리기보다 현재 모발을 유지하는 게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성욕 감소, 발기부전 같은 성기능 장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혈관을 확장하는 미녹시딜과 다르게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원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머리를 고치기 위해 망가지는 것을 감내할 건가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해 4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수천 명의 남성들이 피나스테리드로 인해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는 미용사의 이야기를 들은 20대 대학원생 벤은 머리카락에 대한 집착이 갈수록 심해졌다. 잠들기 직전까지 탈모에 대해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베개에 흐트러진 머리카락들을 헤아렸다. 벤은 미녹시딜을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는 탈모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피나스테리드 약을 먹을지 고민했다. 비용 때문이 아니었다. 2013년 특허가 만료된 이후 저렴한 제네릭(복제약) 치료제들이 많았다. 그가 고민한 이유는 우울증, 성 기능 장애 같은 부작용 때문이다. 일부 남성들은 복용을 중단한 이후에도 부작용이 지속된다고 믿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를 ‘피나스테리드 복용 후 증후군(PFS)’이라 불렀다.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벤은 집에 머물면서 수시로 거울을 들여다봤다. 한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이 과거에 다정다감한 성격의 지인에 대해 했던 말도 떠올랐다. “대머리잖아.” 벤은 정신과 의사를 찾았다. 의사는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해보라고 조언했다. 2021년 봄 벤은 피나스테리드를 먹기 시작했는데, 친구들과 여자친구가 벤의 마음을 되돌렸다. 그의 여자친구는 “머리가 좀 빠지면 어때”라고 말했다. 벤은 남은 처방전을 버렸다. 그런데 며칠 후 폭풍우가 몰아쳤다. 낮은 확률이지만 무서운 부작용어느 날 쇼핑센터 식당을 지나다 벤의 심장이 요동쳤다. 주변에서 비명 같은 소음이 들렸고 정신이 혼미했다. 공황 발작 비슷한 증상은 몇 시간 지나고 사라졌다. 벤은 온라인에서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고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남성들을 발견했다. 첫 발작 이후 벤의 증상은 더 심해졌다. 근육이 빠르게 사라졌고, 성욕도 줄었다. 벤은 몇 개월 동안 하루 4~5번의 공황 발작을 겪었다. 진정제를 먹어야 하루 3시간이라도 잘 수 있었다. 벤은 자살할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호르몬 처방을 거부한 이후에는 주차장 꼭대기까지 차를 몰고 가 차에서 내려 가장자리로 걸어가기도 했다. 벤은 투신하지 않았다. 그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증상을 털어놓고 호르몬 수치를 되돌릴 수 있는 병원을 함께 찾아다녔다. 벤은 일주일에 세 번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회복하고 있다. 기분의 기복이 아직 크지만 발작 증세는 현저히 줄었다.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머크는 피나스테리드 1mg 복용 임상시험에서 약 3.8%의 환자가 발기 부전 등의 성적 부작용을 경험(위약 그룹은 2.1%)했다. 또, 환자가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부작용이 해결된다고 밝혔다. 머크는 피나스테라이드가 영구적인 성적 또는 심리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이코노미스트는 “머크는 2009년에 자살 충동, 우울증 등 200건의 부작용 사례를 보고받았다”며 “FDA는 이후 843건의 자살 충동과 200건의 자살 보고를 추가로 접수했다”고 전했다. 머크 측은 자사 약물과 극단적인 사건 사이의 인과 관계를 입증할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고 주장했다. FDA는 2010년 머크에 우울증 위험 경고를, 2012년 지속적인 성기능 장애 위험에 대한 경고를 약품 포장에 추가하도록 요청했다. 2022년에는 자살 충동도 위험 목록에 넣게 했다.그 많던 머리카락은 다 어디로 갔을까평균적으로 한 사람의 머리에는 약 10만 개의 머리카락이 있다. 보통 하루 50~60개 머리카락이 빠지고 채워지며 순환한다. 머리카락이 5년 정도 생존하다가 빠지면 탈모라고 하지 않는다. 1~2년 정도 유지하다가 빠지면 탈모라고 볼 수 있다. 하루에 100여 개 머리카락이 빠지는 건 심각한 일은 아니다.우리는 일상적으로 매달 머리를 자른다. 삶의 일부일 뿐, 머리카락의 존재에 대해 (미용적인 것을 제외하고)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머리카락은 자체적인 규칙과 분자, 염증 메커니즘을 가진 엄청나게 복잡한 기관이다. 모발은 세포 분열로 생명을 유지한다. 인체에서는 유전 정보가 담긴 염색체가 복제하는데, 모발 세포는 15~25회 분열한다. 한 번 빠진 머리카락이 최대 25번가량 다시 자란다는 뜻이다. 피부과 의사인 아라시 모스타기미 하버드 의과대 부교수는 “두피 모낭은 기본적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신체 기관”이라며 “모낭은 자체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어 스스로 재생한다”고 말했다. 탈모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 있다. 생명과학의 문제다.탈모는 비만 못지않은 인류의 난제이기도 하다. 특히, 남성들에게 그렇다. 남성의 약 90%는 평생 어떤 형태로든 탈모를 겪게 된다고 한다. 50대가 되면 남성의 절반이 남성형 탈모(앞머리나 정수리 모발이 빠지는)를 경험한다. FDA에 따르면 3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심각한 원형 탈모증을 앓고 있다.다행히, 탈모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시장이 커지면서 제약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탈모를 미용상의 문제로 치부했던 과거와 다르게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불안과 우울증을 유발하는 관리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하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북미 탈모 치료제 시장은 19억480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 수준이었다. 스태티스타는 2030년에는 탈모약 시장이 30억8100만 달러(약 4조3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모발 이식이나 탈모 관련 미용용품까지 더하면 실제 탈모 관련 시장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의사들은 탈모가 시작하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하라고 조언한다. 제대로 된 상담을 통해 약 등을 적절히 처방받아 진행을 막으라는 것이다. 부작용 없는 약은 효과가 없는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를 우려해 약을 멀리하는 남성들이 아직 많다. 최근 전 세계를 뒤흔든 비만약 ‘위고비’처럼 부작용이 적은 약이 나올 순 없을까. 전문가는 그동안 모발 관련 연구가 많이 진행된 만큼 (위고비처럼) 갑작스럽게 효과적인 치료약이 등장해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모스타기미 부교수는 “탈모 문제가 난치병처럼 보이지만 언젠가는 미녹시딜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광범위한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며 “하룻밤 사이 성공하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40년이 걸린 일”이라고 말했다. “이 약 사려고 ‘투잡’ 뛰고 있습니다”[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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