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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약 200개 교육청이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유튜브 등 청소년이 빠져 있는 소셜미디어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소셜미디어 중독으로 교실 질서가 무너지고 10대의 정신건강에 해악을 끼친다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2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셜미디어 빅테크를 대상으로 하는 집단소송에 현재까지 미 전역 200여 개 교육청이 참여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올 초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시작된 소송은 캘리포니아주 뉴저지주 등으로 확산됐고 개인 소송들까지 합쳐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지방법원으로 통합됐다. 미국에는 지역 교육청이 1만3000여 곳에 달해 소송에 참여할 교육청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소송이 늘어나는 것은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담배만큼 나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5000여 개 교육청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다며 전자담배 업체 ‘줄’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약 2조 원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벅스 카운티 교육청은 “담배 회사가 담배를 피우도록 니코틴 수치를 조정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 기업은 아이들이 계속 보고 스크롤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 카운티의 낸시 머기 교육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사이버 공간에서의 집단 따돌림(왕따)이 심각해지면서 교사들은 학생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틱톡에서 유행한 ‘학교 화장실 기물 파손 챌린지’처럼 학교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사용자가 올린 콘텐츠에 대해 인터넷 사업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통신품위법 230조를 들어 소송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실제 배상 판결이 나올지는 미지수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약 200개 교육청이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유튜브 같이 청소년이 빠져 있는 소셜미디어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소셜미디어 중독으로 교실 질서가 무너지고 10대의 정신건강에 해악을 끼친다며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2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셜미디어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소송에 현재까지 미 전역 200여 곳 교육청이 참여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올 초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시작된 소송은 캘리포니아 뉴저지주 등으로 확산됐고 개인 소송들까지 합쳐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지방법원으로 통합됐다. 미국에는 지역 교육청이 1만3000여 개 있어 소송에 참여할 교육청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 같은 소송이 늘어나는 것은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담배만큼 나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5000여 교육청이 청소년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다며 전자담배 업체 ‘줄’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약 2조 원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필라델피아 벅스 카운티 교육청은 “담배 회사가 담배를 피우도록 니코틴 수치를 조정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 기업은 아이들이 계속 보고 스크롤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산마테오 카운티 낸시 마지 교육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사이버 공간에서의 집단 따돌림(왕따)이 심각해지면서 교사들은 학생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틱톡에서 유행한 ‘학교 화장실 기물 파손 챌린지’처럼 학교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사용자가 올린 콘텐츠에 대해 인터넷 사업자 책임을 묻지 않는 통신품위법 230조를 들어 소송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실제 배상 판결이이 나올지는 미지수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원자력 규제당국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2012년 ‘소형모듈원전(SMR)의 물리적 보안 문제’라는 제목의 백서를 냈다. 이 백서에는 SMR의 규격과 라이선스 등에 대한 미국 내 과학자들의 의견, 토론, NRC의 결론 등이 담겨 있다. 2000년대 말부터 이미 차세대 원자력발전으로 꼽혀온 SMR의 정의나 라이선스를 논의한 것이다. 미 에너지부는 이를 바탕으로 2010년대 중반부터 테라파워나 뉴스케일 같은 SMR 유망 기업을 선정해 수조 원의 보조금을 쏟아부었다. 10년 이상 논의 끝에 NRC는 올해 1월 처음 SMR 규제 최종안을 발표하고, 뉴스케일 SMR 설계를 승인했다. 한국이 올해야 SMR 민관 얼라이언스를 꾸려 기술 논의를 시작한 반면에 미국은 발 빠른 규제 정비와 이를 바탕으로 한 보조금 투입으로 상업화 단계인 현재 선두주자가 됐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주 벨뷰에 있는 SMR 설계 기업 테라파워의 연구소에서 만난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CEO)는 “창업 후 15년 동안 첫 번째 ‘죽음의 계곡’이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이었다면 두 번째 죽음의 계곡은 실제 SMR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재정적 뒷받침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 부문 투자 덕에 우리는 이 계곡을 잘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테라파워는 2021년 미 에너지부의 와이오밍주 SMR 실증 사업에 선정돼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받았다. 안전성 문제로 규제가 까다로워 언제 매출이 일어날지 모르는 원전 ‘스타트업’이 정부 실증 사업을 꿰차자 SK를 비롯해 민간 투자가 몰려 추가 자금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원전 관계자는 “원전은 안전성과 직결돼 있어 규제당국의 안전성 기준 마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찍 기준 마련에 나선 미국에서 2000년대 후반에 이미 SMR 기술 개발 기업이 생겨난 이유”라며 “미래 기술에 대해 일찍부터 일관성 있게 규제를 정비해 글로벌 기술로 표준화해 온 미국의 에너지 패권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원전뿐 아니라 수소 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등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미국 내 스타트업이 쏟아지고 있다. 2050년 탄소 중립 시대를 열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앞서 규제를 만들면 해당 규제에 맞추기 위해 기존 탄소 배출 기업들은 이들 스타트업의 기술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데다 민관 투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클린 에너지 분야 투자가 1조7000억 달러(약 2192조 원)로 화석연료 에너지 투자를 능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 규제 장벽을 높이고 있는 EU는 선박이나 항공기 탄소 감축안을 독자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 같은 규제 환경의 변화 속에 암모니아 기반 수소전지 스타트업으로 2020년 미 뉴욕에서 창업한 아모지는 올해 상반기에만 1억5000만 달러(약 1934억 원)를 투자받았다.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전지 실증이 최종 목표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는 “지난 20년간 산업계 화두가 디지털이었다면 향후 20년은 탄소 중립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기업들이 계속해서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벨뷰(워싱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소금과 질산칼륨 등 혼합물의 액체 상태입니다. 이것을 실온 용기에 넣어볼까요?” 실험복을 입은 숀 아크리 테스트 엔지니어가 섭씨 300도 상태의 ‘나트륨 혼합물 액체’를 섭씨 22도의 실온 용기에 부으니 순식간에 하얀 소금 덩어리와 같은 고체가 됐다. “이렇게 소듐(나트륨)이나 융용염을 원자력발전 냉각제로 쓴다면 대형 사고로 냉각제가 외부로 유출된다고 하더라도 안전합니다.” 물을 냉각제로 쓰는 경수로는 일본 후쿠시마 사태처럼 원전 사고 시 오염수 유출 우려가 높지만 나트륨을 이용하는 소형 원전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소금을 원전 핵심 기술로 활용하는 이곳은 2008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세운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설계 기업 테라파워의 ‘에버렛 연구소’다. SMR은 안전한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게이츠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점찍은 기술이다. 그는 매달 이 연구소를 찾아 기술 개발 현황을 살피고 있다고 한다. 미래 기술인 만큼 스마트폰 사진이 금지될 만큼 삼엄한 보안 속에 14일(현지 시간) 한국 취재진에 최초로 공개됐다. 미 워싱턴주 벨뷰에 위치한 이 연구소에서는 4세대 SMR의 설계와 안전성을 검증하며 실증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태양력-풍력으로는 기존 에너지 대체에 한계가 있어 러시아, 중국은 국영기업을 통해 미래형 원전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에너지는 믿을 수 있는 나라와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 한미 ‘원전 협력’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 美, 유망 기업에 수조 원 몰아주기 SMR은 말 그대로 대형 원전의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500MW(메가와트)급 소형 원전을 말한다.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도가 1000배 이상 높고, 모듈화된 부품을 조립해 건설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비용이 줄어들어 경제성이 높다. 또 전력 수요지 근처에 바로 지을 수 있어 에너지 운반에 들어가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아직은 기술력과 실증 데이터 미비로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 어떤 냉각재 및 감속재가 ‘표준’이 될지도 검증되지 않았다. 이에 미국과 중국, 우라늄 강국 러시아가 보조금을 쏟아 부어 개발하는 가운데, 최근 한국도 민관 SMR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경쟁을 선언했다. 현재 70개가 넘는 SMR 종류 중 테라파워는 차세대인 4세대 SMR 중에서도 소금을 활용한 소듐냉각고속로(SFR)와 ‘꿈의 원자로’로 불리는 염소염융용염원자로(MCFR)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기자가 찾은 6600㎡(2000평) 규모의 연구소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안전’과 ‘소금’이었다. 나트륨 혼합물의 끓는점과 녹는점을 조정해 안전성을 높이는 실험과 더불어 실제 실험실 단계의 MCFR 실물도 설치돼 있었다. 마샤 버키 테라파워 부사장은 “나트륨 원자로로 불리는 테라파워의 SFR이 2030년 와이오밍주에서 수명을 다한 화력발전을 대체해 전기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 에너지부 SMR 실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미 정부와 테라파워는 각각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투입해 미국 최초의 ‘나트륨 원자로’를 세울 예정이다.● “한국과 원전 동맹 기대” 르베크 CEO는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원전은 민간 투자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창업부터 연구시설 구축, 실증 데이터 확보, 실제 건설까지 정부의 규제 정비와 보조금이 필수라고도 덧붙였다. 르베크 CEO는 “미국 원자력 산업은 러시아산(産) 농축우라늄에 의존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소홀했던 우를 범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맞았던 에너지 위기를 차후 피하려면 에너지 공급망이야말로 한국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테라파워는 러시아산 우라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와이오밍 프로젝트 완공 시기를 1년 이상 늦췄다. 공급망에서 중국산도 배제했다. 그 대신 한국과는 적극적인 협력을 꾀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게이츠가 창업했지만 한국의 SK도 공동 선도 투자자로서 이사회 의석 1개에 대한 지명권을 갖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이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도 테라파워에 투자한 상태다. 미국은 원전 건설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원전 설비 공급망과 기술력이 필요한 상태다. 르베크 CEO는 “미국보다 한국이 원전 건설 경험이 훨씬 풍부하다”며 ‘원전동맹’을 통해 향후 나트륨 원자로를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벨뷰(워싱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학생이 교권을 침해할 경우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수업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교권을 보호하고 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 폭력 행위에 대해 그 부모에게 벌금을 물리는 등 책임을 묻고 있다. 미국은 교권 보호를 위해 학교장이 문제 해결 주체로 나선다. 규율을 어긴 학생을 직접 지도하거나, 그 학부모와 소통한 후에도 계속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면 학교는 징계, 강제 전학 혹은 법적 조치를 취한다. 체벌이 금지된 미국에서 교권이 보장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사이버 폭력이나 집단 괴롭힘 사건이 불거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가해 학생 부모에게까지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뉴욕주 노스토나완다시(市)는 2017년 학교 폭력을 자행한 학생 부모에게 최장 15일 구금이나 벌금 250달러(약 32만 원)를 물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위스콘신주 위스콘신래피즈시 의회도 2019년 가해 학생 부모에게 최대 313달러(약 40만 원)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생 폭력 행위 중 약 12%인 9426건이 학생의 교사 폭행이었다. 2020년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로 생긴 정신질환 때문에 휴직한 교사는 5180명, 1개월 이상 병가를 낸 교사는 9452명이었다. 이처럼 교권 침해가 늘어나자 일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사 교육 활동 보호 매뉴얼을 만들었다. 오사카시에서는 문제가 되는 학생 행위를 5단계로 나누고 교사에게 전치 3주 이상 피해를 입히는 등 가장 높은 단계 학생은 바로 경찰에 넘긴다. 경찰은 지자체와 함께 아동자립지원시설에서 학생 갱생 프로그램을 지도한다. 기후현(縣)에서는 교사에게 위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언성을 높여 화를 내는 학부모에게는 녹음을 하겠다고 알리도록 했다. 교사가 조용히 말하도록 두세 차례 주의를 줬는데도 학부모 태도가 바뀌지 않거나 구체적인 폭력 행위나 협박 표현을 할 때는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영국 정부는 교권 보호를 위해 2013년 교직원이 학생을 통제하고 제지하는 방식을 제시한 ‘타당한 처벌 권고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훈육을 거부하는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야 할 때, 학교 행사나 수학여행 등을 방해할 때, 학생이 교원이나 다른 학생을 공격할 때는 교사가 해당 학생을 처벌할 수 있다. 교사는 문제가 있는 학생들 사이에 서서 싸움을 막거나 물리적 접촉을 통해 해당 학생을 교실에서 쫓아낼 수 있다. 물론 물리적 접촉이 있을 경우 ‘학생 부상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부상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해 교사들의 적극적 대응을 유도하고 있다. 독일에선 교사의 징계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교권 보호 제도 및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교육법에 교사가 수업권을 침해당했을 때 교장이나 교원위원회 임명 협의체가 논의해 학생 수업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 반도체 첨단 공급망 재건의 상징인 대만 TSMC 애리조나 공장 건설이 1년여 늦어지게 됐다. 숙련된 제조 인력을 구할 수 없어서다. 미 정부는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약 540억 달러(약 70조 원)를 쏟아부으며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지만 인력난이 복병인 것이다. 마크 류 TSMC 회장은 20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애리조나 공장 반도체 생산이 (예정된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첨단 장비를 설치할 수 있는 숙련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대만에서 기술자를 미국에 파견해 근로자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은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시(市)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과 더불어 미국에 없던 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칩을 생산하게 되는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의 상징이다. 특히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400억 달러(약 51조4000억 원)를 투자해 2024년부터 애리조나 공장에서 4나노 반도체를, 2026년부터는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장 가동이 연기되면서 ‘미국산’ 반도체로 공급망을 전환하려던 애플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 공장 가동 연기는 예정돼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5나노 이하 첨단 제조시설 설계와 건설을 할 수 있는 인력은 상대적으로 적은 데 반해 공급망 탈(脫)중국화 압박을 받은 TSMC는 미국 일본 독일 등으로 생산 시설을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미국 구인난까지 겹쳐 인력 확보전도 치열한 상태다. 미국에 투자한 국내 제조업체 관계자는 “서비스업에 익숙한 미국 MZ세대는 청결함이 생명인 반도체 공장에서 8시간 일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으로 제조업이 몰리면서 숙련된 근로자 확보 경쟁이 심해져 임금이 오르고 있다”며 우려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내 반도체 인력 부족 규모는 2030년 3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TSMC 반도체 생산 일정 차질은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사가 한창인 테일러 공장 현장 사진을 올리며 “내년 말 여기서 4나노 반도체가 양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TSMC 공장 가동이 미뤄진 사이 퀄컴 엔비디아 애플 같은 파운드리 고객사 수주량을 확대할 수도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미국 반도체 인력난이 삼성전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역시 신규 공장에 투입할 인재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다만 30년 가까이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스틴 공장이 있다는 게 TSMC와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테일러 공장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오스틴 공장은 1997년부터 가동돼 반도체 인프라와 노하우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반도체 첨단 공급망 재건의 상징인 대만 TSMC 애리조나 공장 건설이 1년여 늦어지게 됐다. 숙련된 제조 인력을 구할 수 없어서다. 미 정부는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약 540억 달러(70조 원)를 쏟아부으며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지만 인력난이 복병인 것이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20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애리조나 공장 반도체 생산이 (예정된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첨단 장비를 설치할 수 있는 숙련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대만에서 기술자를 미국에 파견해 근로자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은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시(市)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과 더불어 미국에 없던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칩을 생산하게 되는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의 상징이다. 특히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400억 달러(51조4000억 원)를 투자해 2024년 애리조나 공장을 가동해 4나노 반도체를, 2026년부터는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장 가동이 연기되면서 ‘미국산’ 반도체로 공급망을 전환하려던 애플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 공장 가동 연기는 예정돼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5나노 이하 첨단 제조시설 설계와 건설을 할 수 있는 인력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반해 공급망 탈(脫)중국화 압박을 받은 TSMC는 미국 일본 독일 등으로 생산 시설을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미국 구인난까지 겹쳐 인력 확보전도 치열한 상태다. 미국에 투자한 국내 제조업체 관계자는 “서비스업에 익숙한 미국 MZ세대는 청결함이 생명인 반도체 공장에서 8시간 일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으로 제조업이 몰리면서 숙련된 근로자 확보 경쟁이 심해져 임금이 오르고 있다”며 우려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내 반도체 인력 부족 규모는 2030년 39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TSMC 반도체 생산 일정 차질은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사가 한창인 테일러 공장 현장 사진을 올리며 “내년 말 여기서 4나노 반도체가 양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TSMC 공장 가동이 미뤄진 사이 퀄컴 엔비디아 애플 같은 파운드리 고객사 수주량을 확대할 수도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미국 반도체 인력난이 삼성전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역시 신규 공장에 투입할 인재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다만 30년 가까이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스틴 공장이 있다는 게 TSMC와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테일러 공장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오스틴 공장은 1997년부터 가동돼 반도체 인프라와 노하우를 쌓았다는 평가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학생이 교권을 침해할 경우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수업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교권을 보호하고 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 폭력 행위에 대해 그 부모에게 벌금을 물리는 등 책임을 묻고 있다. 미국은 교권 보호를 위해 학교장이 문제 해결 주체로 나선다. 규율을 어긴 학생을 직접 지도하거나, 그 학부모와 소통한 후에도 계속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면 학교는 징계, 강제 전학, 혹은 법적 조치를 취한다. 체벌이 금지된 미국에서 교권이 보장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사이버 폭력이나 집단 괴롭힘 사건이 불거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가해 학생 부모에게까지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뉴욕주 노스토너원더시(市)는 2017년 학교 폭력을 자행한 학생 부모에게 최장 15일 구금이나 벌금 250달러(약 32만 원)를 물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위스콘신주 래피즈시 의회도 2019년 가해 학생 부모에게 최대 313달러(약 40만 원)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생 폭력 행위 중 약 12%인 9426건이 학생의 교사 폭행이다. 2020년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로 생긴 정신질환 때문에 휴직한 교사는 5180명, 1개월 이상 병가를 낸 교사는 9452명이었다. 이처럼 교권 침해가 늘어나자 일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사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을 만들었다. 오사카시에서는 문제 되는 학생 행위를 5단계로 나누고 교사에게 전치 3주 이상 피해를 입히는 등 가장 높은 단계 학생은 바로 경찰에 넘긴다. 경찰은 지자체와 함께 아동자립지원시설에서 학생 갱생 프로그램을 지도한다. 기후현(縣)에서는 교사에게 위압적인 태도나 언성을 높여 화를 내는 학부모에게는 녹음을 하겠다고 알리도록 했다. 교사가 조용히 말하도록 두세 차례 주의를 줬는데도 학부모 태도가 바뀌지 않거나, 구체적인 폭력 행위나 협박 표현을 할 때는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영국 정부는 교권 보호를 위해 2013년 교직원이 학생을 통제하고 제지하는 방식을 제시한 ‘타당한 처벌 권고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훈육을 거부하는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야 할 때, 학교 행사나 수학여행 등을 방해할 때, 학생이 교원이나 다른 학생을 공격할 때는 교사가 해당 학생을 처벌할 수 있다. 교사는 문제가 있는 학생들 사이에 서서 싸움을 막거나 물리적 접촉을 통해 해당 학생을 교실에서 쫓아낼 수 있다. 물론 물리적 접촉이 있을 경우 ‘학생 부상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부상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해 교사들의 적극적 대응을 유도하고 있다. 독일에선 교사의 징계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교권 보호 제도 및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교육법에 교사가 수업권을 침해 당했을 때 교장이나 교원위원회 임명 협의체가 논의해 학생 수업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애플이 챗GPT 같은 대화형 챗봇 인공지능(AI) 개발에 뛰어들었다. 테슬라도 자율주행 AI 학습용 슈퍼컴퓨터에 10억 달러(약 1조2600억 원)를 쏟겠다고 밝히는 등 AI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GPT’라고 내부에서 부르는 챗봇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1년 음성인식서비스 ‘시리’를 선보이며 경쟁사보다 먼저 AI 개발에 나섰지만 전화를 대신 걸어주거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찾아주는 수준에 머물렀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에 비해 뒤처진 애플의 챗봇 개발 소식에 이날 애플 주가는 장중 사상 최고인 198.22달러를 찍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처럼 애플도 AI의 민감한 데이터 유출 등을 고려해 자체 개발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애플GPT’를 개발해 시리, 헬스 서비스, 자율주행차에 활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도조(Dojo)’에 내년까지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조가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주행 데이터를 처리해 AI에 학습시켜 완전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애플이 챗GPT 같은 대화형 챗봇 인공지능(AI) 개발에 뛰어들었다. 테슬라도 자율주행 AI 학습용 슈퍼컴퓨터에 10억 달러(1조2600억 원)를 쏟겠다고 밝히는 등 AI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 GPT’라고 내부에서 부르는 챗봇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1년 음성인식서비스 ‘시리’를 선보이며 경쟁사보다 먼저 AI 개발에 나섰지만 전화를 대신 걸어주거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찾아주는 수준에 머물렀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에 비해 뒤쳐진 애플의 챗봇 개발 소식에 이날 애플 주가는 장중 사상 최고인 198.22달러를 찍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처럼 애플도 AI의 민감한 데이터 유출 등을 고려해 자체 개발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애플GPT’를 개발해 시리, 헬스 서비스, 자율주행차에 활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경영자(CEO)도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도조(Dojo)’에 내년까지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조가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주행 데이터를 처리해 AI에 학습시켜 완전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대중문화에서 생활 문화로 한류가 확산되고 있어 올해 한국을 찾는 미국인 관광객 100만 명 돌파를 기대합니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특파원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을 찾는 미국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1~6월) 한국을 찾은 미국인은 51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이던 2019년 104만 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뉴욕 ‘K 관광 로드쇼’ 행사 참석을 위해 미국에 온 김 사장은 한국 문화의 힘이 관광객 회복세에 보탬이 된다고 확신했다. “한류 초기 드라마나 대중음악이 주도했던 한류가 이제 음식 뷰티 같은 생활 문화로까지 퍼져 ‘한류 4.0’ 시대로 진입하고 있어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한국을 여러 번 찾는 관광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을 많이 찾는 국가인 미국은 특히 관광객 1인당 소비액이 많은 큰손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더 우호적인 양국 관계도 미국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같은 한류 기세를 몰아 뉴욕 록펠러센터와 손잡고 타임스퀘어 K팝 댄스 경연 대회, 뉴욕 팰리스호텔 한국관광설명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은 물가 급등과 팬데믹 이후 노동력 부족 현상이 맞물리며 곳곳에서 최저임금을 놓고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연방정부 기준 최저임금은 시급 7.25달러(약 9167원)로 2009년 이후 13년간 그대로지만 지역별로는 임금 인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시는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 우버이츠, 도어대시, 그럽허브 등과 최저임금을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뉴욕시가 12일부터 배달 근로자 시급을 17.96달러(약 2만2701원)로 하는 최저임금법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우버이츠 등은 “뉴욕시 정책이 배달 수수료 인상을 불러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저임금 적용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해 최저임금 인상은 잠시 중단된 상태다. 6만 명으로 추산되는 뉴욕시 배달 근로자는 평균 시급 11달러(약 1만3942원)를 받아 왔다. 이들은 직접고용 형태가 아니어서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뉴욕시는 이들의 근로 처우 개선을 위해 2025년까지 시급을 19.96달러(약 2만5299원)까지 올리는 법을 시행하려다 소송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2009년 이후 시급 7.25달러에 멈춰 있는 연방 최저임금에 대해 지난해 집권 민주당은 다수당이던 하원에서 단계적으로 15달러까지 올리는 법안을 두 차례 통과시켰다. 하지만 상원에서 통과되지 않아 실현되지는 못했다. 그 대신 미국은 한국과 달리 주(州)별, 직종별로 최저임금을 물가 수준에 맞게 차등 적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나 직종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맞춰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과,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물가를 더욱 자극하고 이미 고금리 탓에 부채 부담이 큰 고용주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민주당 소속 에릭 애덤스 시장이 지휘하는 뉴욕시가 배달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을 들고나온 데 이어 뉴욕 주정부도 올 5월 내부 격론 끝에 3년 이내 현재 시간당 15달러(약 1만8998원)인 최저임금을 17달러(약 2만1531원)까지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부촌 웨스트할리우드에서는 이달부터 최저임금이 시급 19.08달러(약 2만4165원)까지 올라 미국 최저임금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공화당 성향의 텍사스주는 주 최저임금을 연방 최저임금과 연계하는 법을 도입해 13년째 7.25달러다. 플로리다주는 11달러에서 9월 12달러(약 1만5198원)로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미 진보 진영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40년 만의 고물가 사태를 더욱 자극할 뿐 아니라 취약계층을 오히려 실업난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연구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고용 비용이 높아지면 벼랑 끝에 있는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해고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3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리노시(市)에서 동쪽으로 약 30km를 달리니 사막 한복판에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웅장하게 서 있다. 테슬라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까지 만드는 테슬라의 가장 큰 공장이다. 공장 주변에는 테슬라와 배터리 파트너십을 맺은 파나소닉, 블록체인 구글 등 테크(정보기술) 기업 관련 시설이 늘어서 있다. 월마트나 페덱스 대형 물류창고도 눈에 띄었다. 2014년 네바다 주정부와 리노 외곽 스토리카운티가 10년 세액공제라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해 테슬라 공장이 들어서기 전까지 이곳은 인구 약 5000명으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사는 사람이 적은 사막지대에 불과했다. 카운티 전체 면적의 절반가량이 허허벌판이었다. 인구 20여만 명의 리노도 ‘세계에서 작은 도시 중 가장 큰 도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사실상 소도시였다. 과거 흥했던 탄광 산업이 쇠퇴하며 지역 전체가 카지노에 의지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62억 달러(약 7조8000억 원)를 투자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테슬라에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따라왔다. 세계 최초로 쓰레기로 합성 원유를 만드는 펄크럼바이오에너지 같은 화학 기업들도 둥지를 틀었다. 타호-리노 산업단지가 스토리 카운티 허허벌판을 클린 에너지 중심지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천지개벽에 가까운 이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클린 에너지 산업에 대한 연방정부 주도의 투자다. 전기차나 친환경 합성 원유 같은 신사업에 대한 정부 투자가 끌고 네바다주의 파격적 세액공제가 밀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최근 36억 달러(약 4조4000억 원)를 투자해 기가팩토리에 전기 트럭 ‘세미’ 생산시설을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네바다주는 이에 대해 약 3억3000만 달러(약 4200억 원) 규모의 세금공제 혜택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타호-리노 산업단지는 테크 산업 요충지 캘리포니아주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에 ‘가장 빠른 인허가’라는 행정적 장점까지 갖췄다. 릭 바라자 펄크럼바이오에너지 경영부사장은 “본사는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네바다에 합성 원유 생산시설을 뒀다”며 “원유 원료가 되는 쓰레기 매립지와 가까운 점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라는 점이 끌렸다”고 말했다. 스토리카운티는 평일 낮 산업단지 근무자만 약 3만 명이 상주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14년 이 지역 실업률은 9.3%에 달했지만 지난해 4%로 떨어졌다. 스토리 카운티 측은 ‘테슬라 효과’에 대해 지역 매체에 “과거 지역 젊은이들은 카지노나 건설 현장에서 일하거나 네바다를 떠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며 “지금은 테크 일자리가 늘어나 주를 떠날 필요가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미 연방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네바다 리튬 채굴에도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 올 초 에너지부는 리노와 라스베이거스 사이 사막의 리튬 광산 채굴을 위해 호주 광산 업체 아이어니어에 7억 달러(약 8820억 원) 조건부 대출을 승인했다. 연간 전기차 37만 대에 필요한 리튬 생산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 에너지부는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고 화석연료 및 해외 광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리노(네바다)=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입구에 들어서자 시큼한 쓰레기 냄새가 물씬 났다. 근처 매립지에서 가져온 폐기물 더미 위로 똥파리들이 날아다녔다. 쓰레기는 폭넓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며 금속은 걸러지고 불에 타는 종이나 나무류로 모아져 3cm 크기로 잘렸다. 미국 네바다주 리노시 인근 스토리 카운티에 있는 펄크럼 바이오에너지 공급원료처리시설(FPF)이다. “이제 매우 가치 있는 연료가 됐어요.” 13일(현지 시간) 이곳에서 만난 짐 스톤시퍼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이 잘게 잘린 쓰레기를 손에 들고 말했다. 아직 파리가 꼬이는 쓰레기가 어떻게 연료가 되는지 물었다. 그는 “수분을 완전히 빼고 가스 처리를 하면 일반 원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한 합성 원유를 만들 수 있다”고 답했다. 이곳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타호-리노 산업단지의 펄크럼 시에라 정유 공장에 가서 쓰레기의 ‘변신’을 확인했다. 수분 90%를 뺀 쓰레기 더미에 산소 스팀을 주입하여 분해시키면 투명한 액체가 됐다. 이 합성 원유는 후처리 과정을 거쳐 실제 비행기 연료인 항공유가 된다. 에릭 프라이어 펄크럼 최고경영자(CEO)는 투명한 합성 원유 샘플을 들어 보이며 “지금이 바로 미래 에너지 산업의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美 정부 보조금으로 버틴 15년 ‘쓰레기에서 연료로’를 좌우명으로 2007년 창립한 펄크럼은 지난해 시에라 공장의 합성 원유를 정제한 항공유로 실제 비행기를 띄우는 데 성공했다. 창업 15년 만이었다. 기존 원유는 시추와 생산, 정제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장비를 가동시켜야 한다. 반면 시추할 필요가 없는 펄크럼 합성 원유는 기존 원유로 항공유를 생산할 때보다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 합성 원유 같은 지속가능항공유(SAF)는 최근 항공업계의 새로운 에너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는 전기, 배는 수소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항공유는 2차전지로는 동력이 부족해 날 수가 없다. SAF가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올 4월 유럽연합(EU)은 모든 항공기가 역내 운항할 때는 반드시 SAF를 연료에 섞도록 했고 미국은 SAF 1갤런(약 3.8L)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펄크럼 측은 “최근 SAF를 찾는 항공사가 많고 앞으로 정유 시설을 3배 이상 늘릴 예정이어서 12개월 안에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SAF가 대세가 되기 전인 2007년부터 사실상 매출이 제로(0)에 가깝던 펄크럼이 15년을 버틸 수 있었던 기반은 무엇일까. 프라이어 CEO는 “시에라 정유 공장은 미 국방부 보조금이 기반이 됐다”며 친환경 에너지 산업 등에 약 4330억 달러(약 545조 원)가 보조금 등으로 지급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국방부 바이오 연료 생산 프로젝트에 연속 선정된 펄크럼은 약 7000만 달러(약 885억 원) 등을 지원받아 실험실에서 검증한 합성 원유 제조 기술을 실현할 수 있었다. 펄크럼은 첫 번째 ‘죽음의 계곡’을 넘은 뒤 유나이티드항공, 캐세이퍼시픽 같은 항공사, SK이노베이션 및 SK㈜,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롯한 정유사 등이 투자해 대량 생산 체제를 갖췄다. 시에라 공장은 연간 쓰레기 50만 t을 처리해 합성 원유 26만 배럴을 만든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을 항공기로 약 180회 왕복하는 데 드는 연료에 해당한다.● 시동 걸린 美 주도 에너지 패권 전쟁펄크럼은 미국이 주도하는 미래 에너지 패권 전쟁의 일단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친환경 규제, 시장성을 확인한 글로벌 기업의 투자와 이를 바탕으로 한 선도적 기술 개발로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합성 원유로 만든 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비싸지만 미 정부는 계속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EU가 주도하는 친환경 규제는 특히 미국 친환경 기업의 시장성을 높여 투자 유치로 이어진다.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 로키마운틴인스티튜트(RMI)에 따르면 미국은 향후 10년간 5000억 달러(약 632조 원) 이상을 에너지 전환에 쏟아부을 채비를 마쳤다. EU와 아시아 주요국 정부도 보조금을 늘리고 있지만 주로 에너지 가격 방어에 주력해 미 정부 보조금 규모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SAF에 대한 법적 근거도 없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따르면 정유사는 석유가 아닌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지 못한다. 국내 정유사 관계자는 “미국은 막대한 보조금과 시장, 기술력, 글로벌 규제 영향력을 바탕으로 미래 에너지 패권전을 선도하고 있다”며 “한국도 미래 에너지 공급망에서 주요 역할을 하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리노(네바다)=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제 소방관 생활 44년 동안 이런 폭우는 처음 봅니다.” 16일(현지 시간) 팀 브루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어퍼마켓필드 소방서장은 이 지역을 덮친 전례 없는 홍수 피해 상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오후 이 지역 델라웨어강 인근 워싱턴 크로싱로드에는 45분간 강우량이 180mm에 이르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렸다. 지난주부터 미 북동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이미 하천이 불어 있는 상태에서 짧은 시간 비가 퍼부으며 도로는 물바다가 됐다. 브루어 서장은 “(하천에) 물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불어났다”고 했다. 차량 11대가 급류에 떠내려갔고, 5명이 숨졌으며 2명이 실종됐다. 현지 소방 당국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안전해야 할 차가 죽음의 장소 될 수도” 지난주 미 뉴욕주와 버몬트주 지역을 강타한 다량의 수증기는 주말에 뉴욕시와 뉴저지주, 펜실베이니아주로 내려와 집중적으로 비를 뿌렸다. 어퍼마켓필드 주민 엘리 와이즈먼 씨(65)는 딸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다 급류에 떠내려갔다가 구조됐다. 와이즈먼 씨는 NBC 방송에 “도로 위에 물이 차오르는 걸 보고 ‘집이 코앞인데’라는 생각에 지나가려 했는데 잠깐 사이에 댐이 무너진 것처럼 급류가 몰아쳤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았고 물길이 거세 주변 나뭇가지에 매달려 겨우 살았다”고 말했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여행을 온 한 가족은 변을 당했다. 아빠와 4세 아들, 할머니는 가까스로 살았지만 엄마는 사망했다. 9세 아들과 2세 아기는 실종 상태다. JF케네디국제공항과 뉴어크리버티국제공항에서는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연착됐다. 이날 항공데이터 업체 플라이트웨어에 따르면 미 동북부 지역 폭우로 항공기 3000여 편이 취소됐고, 9000여 편이 지연됐다. 이번 주에도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펜실베이니아주와 뉴저지주는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매우 불안정한 기상 조건 속에 있다”며 “안전해야 할 당신의 차가 죽음의 장소로 변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 “극한 기상 대비 건축-대응 매뉴얼 필요” 일본도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17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아키타시의 경우 전날까지 48시간 강우량이 415.5mm에 달했고, 후지사토정은 321.5mm로 해당 지역 기상 관측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폭우로 6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수백 채의 주택이 침수됐다. 중국은 남서부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며 13일 쓰촨(四川)성에서 4만 명이 대피했고, 14일 충칭(重慶)시에서 15명이 숨지고 2600명이 대피했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극한 기상’에 대비한 돔 형태 주택 건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돔 형태 집은 표면적이 넓어 더위나 추위를 차단하기 쉽고, 강철로 만들면 강풍도 견딜 수 있다. 지난해 기상재해로 집에서 대피한 미국인은 총 330만 명으로, 이 중 120만 명은 한 달 이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기후 난민’으로 분류됐다. 이런 가운데 극한의 기상에 견딜 수 있는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지구온난화와 ‘슈퍼 엘니뇨’(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의 결합으로 올해 이상기후 현상이 더 잦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가 극단적 기상이변에 대응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점이다. NYT는 “정부가 주택 및 기반시설을 짓는 데 지침으로 사용하는 ‘홍수지도(Flood Map)’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종합적인 데이터 부족 등으로 돌발 홍수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새로운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북동부의 버몬트주, 뉴욕주 등을 강타한 폭우로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23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가옥이 침수되고 항공편 2700여 편이 취소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동시에 미 남서부는 ‘살인 폭염’에 시달리는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1일 버몬트주에서는 하루 전부터 최근 한 달 치 강수량을 넘긴 200∼230mm 안팎의 비가 쏟아졌다. 곳곳에서 주민과 차량이 고립됐고 구조 요청 또한 속출했다. 주 전역에서 110명 이상이 구조됐지만 더 많은 이들이 고립 상태에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동유럽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버몬트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홍수는 역대급 재앙”이라고 말했다. 2011년 미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은 그나마 하루 만에 끝나 40여 명이 사망하는 데 그쳤다.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는 그때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 기상예보업체 ‘아큐웨더’는 이번 홍수 피해로 최대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일대에서도 6시간 동안 강수량이 190mm를 넘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하늘이 뻥 뚫렸다. 살아생전에 보기 어려운 폭우, 이것이 뉴노멀이 됐다”고 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달 전 세계의 기록적 더위를 야기한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와 관련이 깊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역대급 더위와 정체된 기류가 수분을 머금은 거대한 수증기 기둥을 만들어 짧은 시간 동안 미 북동부를 강타했다는 것이다. 유명 기후학자 마이클 만 펜실베니아대 교수는 CNN에 “지속적인 온난화와 엘니뇨, 변화하는 제트기류 조건이 모여 극한의 기상현상이라는 ‘퍼펙트 스톰’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적인 폭염이 곳곳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 세계 어디서든 갑작스러운 폭우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약 90조 원 규모 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양사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MS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리는 리나 칸 FTC 위원장의 반(反)독점 승부수가 다시 법원에서 막혔다. 1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 재클린 스콧 콜리 판사는 MS의 블리자드 인수 거래를 중단하도록 명령을 내려 달라는 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콜리 판사는 “MS와 블리자드 합병이 오히려 (FTC의 우려와 달리) 게임 ‘콜 오브 듀티’ 같은 블리자드 콘텐츠의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FTC의 독점 우려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FTC는 합병이 성사되면 MS가 블리자드 콘텐츠를 자사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엑스박스에 독점 공급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콜리 판사는 “FTC는 증거로 제시한 100만 건 넘는 문서에서 MS가 ‘콜 오브 듀티’를 (경쟁사)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에도 제공하겠다고 한 공개 약속을 반박할 문서를 단 한 건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콜리 판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했다. 이에 따라 18일 예정된 MS와 블리자드 계약 종료일까지 거래가 완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규제 당국도 MS가 독점을 저해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한 상태다. 다만 계약 종료일이 미뤄지게 되면 최근 재무 상황이 호전된 블리자드가 더 높은 ‘몸값’을 요구할 수 있고 FTC가 항고할 수도 있어 인수가 100% 확실한 것만은 아니다. 더글러스 패러 FTC 대변인은 이날 “며칠 내로 경쟁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싸움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다음 단계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칸 위원장은 한 번 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아마존에 대한 강력한 반독점 규제 논문으로 주목받아 FTC 위원장에 오른 칸은 메타의 가상현실(VR) 업체 ‘위딘 언리미티드’ 인수를 막으려고 역시 소송을 제기했지만 올 초 법원은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없다며 메타의 손을 들어줬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북동부의 버몬트주, 뉴욕주 등을 강타한 폭우로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23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가옥이 침수되고 항공편 2700여 편이 취소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동시에 미 남서부는 ‘살인 폭염’에 시달리는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1일 버몬트주에서는 하루 전부터 최근 한달 치 강수량을 넘긴 200~230mm 안팎의 비가 쏟아졌다. 곳곳에서 주민과 차량이 고립됐고 구조 요청 또한 속출했다. 주 전역에서 110여 명 이상이 구조됐지만 더 많은 이들이 고립 상태에 놓여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동유럽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버몬트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홍수는 역대급 재앙”이라고 말했다. 2011년 미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은 그나마 하루 만에 끝나 40여 명이 사망하는 데 그쳤다.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는 그 때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 기상예보업체 ‘아큐웨더’는 이번 홍수 피해로 최대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일대에서도 6시간 동안 강수량이 190mm를 넘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하늘이 뻥 뚫렸다. 살아생전에 보기 어려운 폭우, 이것이 뉴노멀이 됐다”고 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달 전 세계의 기록적 더위를 야기한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와 관련이 깊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역대급 더위와 정체된 기류가 수분을 머금은 거대한 수증기 기둥을 만들어 짧은 시간 동안 미 북동부를 강타했다는 것이다. 유명 기후학자 마이클 만 펜실베니아대 교수는 CNN에 “지속적인 온난화와 엘니뇨, 변화하는 제트기류 조건이 모여 극한의 기상현상이라는 ‘퍼펙트 스톰’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적인 폭염이 곳곳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계 어디서든 갑작스러운 폭우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게 대체 뭐지?”6일(현지시간) 뉴욕5번가를 지나던 사람들이 록펠러센터 앞 거대한 ‘숯더미’를 보고 멈춰 섰습니다. 높이 6.3m에 달하는 짙은 블랙의 숯이 전시돼 있으니 놀랄 수 밖 에요. 사람들은 작품 옆에 세워져 있는 작품 설명을 읽기 시작합니다.‘작가 이배의 ‘Issu du Feu(불로부터)’라는 작품으로 거대한 숯을 수직으로 쌓은 것이 특징이다. 록펠러센터 채널가든에 작품을 전시한 최초의 한국 작가인 이배는 한국 문화의 유형화와 정제된 존재감을 탐험하고 있다.’알고 보니 한국 이배 작가의 작품으로 경북 청도에서 공수한 숯더미라고 하네요. 국내 조현화랑과 록펠러센터는 이 작품 뿐 아니라 센터 내부에 박서보, 윤종숙과 한국계 작가 진 마이어슨을 소개하는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 삭스 피프스 애비뉴 백화점 건너편 록펠러 센터 채널 가든에 한국 작가의 ‘숯’이 놓여 있는 것이 기묘하게 어울리는 멋진 모습이었습니다.한국에 있을 때 K-팝 열풍, K-클래식 이런 말을 들으면 좀 과장됐겠지, 일부 열혈 팬들이 있겠지 생각했어요. 2000년대 한국을 찾는 해외 CEO들을 인터뷰하면 하나같이 “한국은 테스트 마켓”이라며 한국 시장이 최고라고 서로 짠 것처럼 똑같이 말했는데, 그래야 한국인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었거든요. 솔직히 패션쇼 한 번에 ‘한국의 멋에 세계가 반하다’이런 과장 기사도 많았었죠.요즘 실제로 미국에서 느끼는 K문화의 대중화는 놀랍습니다. 뉴욕 길거리에서 저를 보고 “혹시 한국어를 쓰고 있느냐”며 한국 드라마 팬이라고 신기한 듯(?)말을 걸었던 미국인도 있었고, 심지어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는 어린이 한무리도 봤네요. 클래식계도 주요 콩쿨 상을 휩쓸고 있죠. 미국 모두가 열광하는 ‘열풍’의 의미가 아니라 호불호 상관없이 하나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반면 미술은 아직 K-미술이라고 하기엔 중국 일본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가보면 한국관은 중국이나 일본관에 비해 규모나 소장품 면에서 더 많은 후원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들게 합니다. 하지만 반갑게도 그런 아쉬움을 달래 줄 한국 미술의 존재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5월 뉴욕 미술계가 들썩였던 아트페어 ‘테파프 2023’과 ‘프리즈 2023’에서 한국 갤러리들이 유독 눈에 띄더라고요. 현대갤러리는 파크 애비뉴에 위치한 테파프 전시장 2층 고즈넉한 단독 공간에서 한지를 태우고 겹겹이 쌓아 작업한 김민정 작가의 솔로 부스를 선보였습니다. 유럽 미국 갤러리들 사이에서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 추상화 같은 한국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어 바이어의 관심을 끄는 듯 했어요. 뒤를 이어 열린 프리즈 뉴욕에서도 현대갤러리의 유근택,휘슬갤러리의 박민하 작가 솔로 부스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11월에는 한국 근현대 회화들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옵니다! ‘리니지(계보)’로 이름 붙여진 이 전시는 고대 작품 중심의 메트 한국 소장품과 국립현대미술관 및 리움미술관 소장품인 백남순, 서세옥, 김환기, 이우환, 이승택 화백의 20세기 회화 30여 점을 모아 한국 미술이 어떻게 이어져 내려왔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지난달 이 전시를 기획한 엘리노어 현 메트 큐레이터를 만났는데요. 그는 “광복 이후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는 한국과 미국, 프랑스를 오가며 새로운 정체성을 고민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며 전시회 타이틀을 ‘리니지’로 지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 침략과 전쟁, 신문물 등 격동의 시기까지 새로운 전통을 만들고 이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미술을 포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현 큐레이터는 ‘선,사람, 장소, 물건’ 등 4가지 주제로 이번 전시를 구성한다고 했는데요, 예를 들어 ‘물건’ 테마에선 메트 소장품인 한국 도자기와 김환기 작가의 ‘달’, 바이런 킴의 ‘고려청자 유약 #2’ 을 함께 하나의 계보로 구성해 보여준다고 할까요. 고대에서 근현대로 뉴욕 메트가 보는 한국 미술은 무엇일지 기대도 되고,뉴욕인들이 보게 될 한국 근현대회화의 감상도 궁금합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화이트 캐슬’ 점원 줄리아는 회사의 자랑이다. 손님에게 치즈가 들어간 햄버거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권하고 음료도 비싼 셰이크류를 잘 판다. 가끔 고객 주문을 못 알아듣지만 회사 측은 “점점 나아질 것”이라며 만족해 한다.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 ‘델 타코’도 올해 비싼 옵션 메뉴를 잘 파는 점원을 들였다. 이 ‘점원’들은 모두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인식 시스템으로 드라이브스루 주문을 맡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드라이브스루 AI 시스템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구글과 손잡고 ‘AI 점원’을 들인 웬디스를 비롯해 맥도널드, 화이트 캐슬, 델 타코, 칼스버거주니어 같은 대형 패스트푸드 점포에서 AI 활용 주문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정확하게 고객 음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기업들은 AI 점원이 ‘부끄러움 없이 영업한다’며 매출 증대를 기대한다. AI 주문 시스템 제작 업체 프레스토 오토메이션 측은 블룸버그에 “AI 점원은 거의 모든 주문을 받을 때 80%는 비싼 옵션을 권하도록 고안돼 있다”고 말했다. 인간과 달리 스스럼없이 더 비싼 것의 주문을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테스트 단계여서 AI 점원 뒤에 인간 점원이 있어 고객과 문제가 생길 때는 개입하여 주문을 맡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이트 캐슬의 줄리아는 10번 중 3번은 사람 도움이 필요했다. AI라기보다 인간의 기초적인 말을 알아듣는 자동화 기계 수준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필요 노동력을 줄여 주고 있다고 프레스토 측은 설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키오스크 계산대가 거의 모든 패스트푸드 매장에 깔린 데 이어 AI가 말로 하는 주문까지 맡게 되면 앞으로 매장 인력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맥도널드는 텍사스주에서 완전 무인 점포를 실험 운영 중이다. 블룸버그는 “외식 산업은 미 일자리의 8%를 차지하는 주요 고용 산업이지만 AI 도입이 늘면서 패스트푸드점 점원들은 점점 AI로 대체되는 콜센터 직원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