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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와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표들의 협상이 20일 오후 늦게까지 난항을 겪었다. 특히 자신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지 말라는 하청지회의 핵심 요구조건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날 조선업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하청지회와 대우조선 협력사 대표들은 이날 오전 파업 중단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15일 교섭 재개 후 엿새째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18일부터는 노조원 7명이 옥포조선소 1독을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하청지회와 협력사 대표들은 임금인상률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좁혔다. 협력사는 올해 4.5% 인상을, 하청지회는 올해 5%, 내년 10%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하루에도 수차례 교섭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하청지회 측 요구안이 수시로 달라지는 등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전임자 인정과 단체교섭권을 둘러싼 입장 차이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하청지회와 협력사 간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결정적 이유로 ‘무제소(無提訴) 조건’을 들고 있다. 하청지회는 협상 타결의 전제조건으로 협력사들은 물론이고 원청인 대우조선도 파업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앞으로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번 협상 당사자도 아닐뿐더러 추후 소송 제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수천억 원대 피해를 입었는데 소조차 제기하지 않을 경우 경영진이 배임에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청지회의 선박 점거 농성으로 대우조선은 하루 320억 원, 현재까지 누적 약 7000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틀 연속 경남 거제를 찾았다. 일부에서는 교섭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이 장관이 직접 나서 빠른 해결을 당부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장관은 노사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거제에 머물며 양측 설득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와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표들의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자신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는 하청지회의 핵심 요구조건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일 조선업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하청지회와 대우조선 협력사 대표들은 이날 오전 파업 중단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15일 교섭 재개 후 엿새째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지급, 노조 전임자 인정, 단체교섭권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18일부터는 하청지회 노조원 7명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독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하청지회와 협력사 대표들은 임금인상률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좁혔다. 협력사는 올해 4.5% 인상을, 하청지회는 올해 5%, 내년 10%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협력사 측은 “내년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교섭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하청지회 측 요구안이 수시로 달라지는 등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전임자 인정과 단체교섭권을 둘러싼 입장 차이도 여전한데 최근 협상에서는 주요 의제로 논의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하청지회와 협력사 간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결정적 이유로 ‘무제소(無提訴) 조건’을 들고 있다. 하청지회는 협상타결의 전제조건으로 협력사들은 물론 원청인 대우조선도 파업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앞으로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번 협상 당사자도 아닐뿐더러 추후 소송 제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하청지회가 협력사를 통해 대우조선의 무소송 약속을 받아내려 한다고 알고 있다”며 “수천억 원대 피해를 입었는데 소조차 제기하지 않을 경우 경영진이 배임에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청지회의 선박점거 농성으로 대우조선은 하루 300억 원 이상, 현재까지 누적 약 7000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심항공모빌티리(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우군(友軍)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강점을 갖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모빌리티 개발 경험을 토대로 전 세계 UAM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현대차그룹은 18일(현지 시간)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1906년 설립된 롤스로이스는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함께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로 꼽힌다. 양 사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지역 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 그리고 미국에 설립한 UAM 독립 법인 슈퍼널의 UAM 기체 배터리 추진 시스템 공동 연구를 2025년까지 진행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날 프랑스 항공기 엔진 개발사 사프란과도 UAM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정 회장은 영국에서 열리고 있는 ‘판버러 국제 에어쇼’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한 현대차의 미국 UAM 법인 슈퍼널 전시관에서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 워런 이스트를 직접 맞이했다. 롤스로이스 관계자들에게 새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형을 소개하고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이어 정 회장은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고위 임원, UAM 사업을 준비하는 글로벌 업체 관계자들과 회동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롤스로이스와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UAM 시스템을 공동 연구하기로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1위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제조사인 만큼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UAM 제작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전기 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높은 에너지 밀도 덕분에 운항 시간을 늘릴 수 있어 UAM에 적용했을 때 유리하다. 롤스로이스 측은 “탄소배출 제로(0), 적은 소음, 전기 배터리보다 긴 비행거리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한화시스템도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UAM 기체를 2035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연료전지 활용을 UAM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3세대 수소연료전지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최근 경제성과 효율 등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개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AAM(미래항공모빌리티)본부장 신재원 사장은 “자동차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항공기에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이 2022년 450억 달러(약 59조 원)에서 2040년 1조4740억 달러(약 193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의 UAM 기체 개발 기업은 4개에 불과해 미국(130개), 영국(25개) 등 선진국에 비해 시장이 초기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 KT 등이 주축이 된 UAM컨소시엄, SK텔레콤과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하는 K-UAM 드림팀 등 여러 기업이 협업하는 형태로 생태계 조성이 이루어지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도심항공모빌티리(UAM) 개발을 위한 우군을 확보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UAM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18일(현지 시간)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업무 협약(MOU)를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1906년 설립된 롤스로이스는 미국 프랫 앤 휘트니(P&W),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함께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로 꼽힌다. 양사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지역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에 대한 공동 연구를 2025년까지 진행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UAM 독립 법인 슈퍼널의 UAM 기체 배터리 추진 시스템 공동 연구도 포함된다. 정 회장은 영국에서 열리고 있는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 차려진 슈퍼널 전시관에서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 워렌 이스트를 직접 맞이했다. 두 수장은 현대차그룹이 새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목업(mock-up·모형)에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UAM 추진 시스템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측은 “탄소배출 제로(0), 적은 소음, 긴 비행거리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전기 배터리에 비해 운항 시간이 길어 UAM에 적용했을 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서 기술 난이도가 높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자체가 무거워 비행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UAM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은 다양한 동력 플랫폼을 확보하고자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UAM 기체 개발에도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양산하는 업체인 만큼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된 UAM 제작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속도 조절에 나선 수소연료전지의 새로운 활용법을 UAM에서 찾을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이 연구하고 있는 3세대 수소연료전지는 경제성과 효율 등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관련 차량 개발도 지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AAM본부장 신재원 사장은 “자동차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항공기에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슈퍼널을 통해 22일(현지 시간)까지 열리는 판버러 에어쇼에서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2VOL’(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콘셉트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O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등이 개발한 기체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항공기 디자인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자동차 내장 디자인 요소를 차용해 직관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소개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정부가 18일 47일째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철 지난 폭력·불법적 투쟁”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5개 관계부처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담화문을 통해 “이번 사태는 일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불법행위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동료 근로자 1만8000여 명의 피해와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 행동”이라며 “철 지난 폭력·불법적 투쟁 방식은 이제 일반 국민은 물론 대다수 동료 근로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정부 담화문 발표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긴급관계부처장관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 “철 지난 폭력·불법적 투쟁에 엄정 대응”이날 윤 대통령의 긴급장관회의 소집 지시와 이어진 담화는 정부의 마지막 경고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담화문 발표에는 추 부총리를 비롯해 경찰을 총괄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검찰을 총괄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참석하며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 하청지회 조합원들은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점거가 더 길어질 경우 대우조선의 피해 규모가 조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가 직접 압박에 나선 것이다. 추 부총리 등은 “옥포조선소의 1독은 초대형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로 대한민국 조선업 경쟁력의 상징”이라면서 “이번 불법 점거 사태는 오랜 불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한국 조선업이 지금껏 쌓아올린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재물손괴 등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서 노조법, 형법 등의 관련 조항을 열거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는 대우조선 근로자들이 불법 파업을 끝내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해 달라며 단체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대우조선 등에 따르면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국민신문고 등 온라인 민원 사이트를 통해 경찰청,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상대로 “대우조선을 살려 달라” “불법 파업에 공권력을 집행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중견기업연합회도 이날 “불법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노조에 촉구하는 입장문을 밝혔다. 경찰 역시 수사 인력 18명을 추가로 보강하고 현장 위험성 사전 점검을 위해 집회 현장과 불법 시설물 점거 장소 등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을 19일 시행한다. 공권력 투입을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尹 “장관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 나서라”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우조선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관계부처 장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직후 정부는 숨 가쁘게 사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과 관련 통화를 한 뒤 오전 11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윤 대통령과의 오찬 주례회동 1시간 전으로, 예정에 없던 회의였다. 이 자리에는 한 총리와 추 부총리, 이 장관, 한 장관, 이정식 고용부 장관,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여기에 KDB산업은행 관계자와 경찰청 차장도 참석했다. 오후 관계부처 장관들의 합동 담화문은 이 회의의 결과물이었다. 경제 위기 속에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 대통령이 정부 역량을 집중해 현안을 신속하게 챙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논의 결과를 토대로 윤 대통령에게 주례회동에서 “파업 장기화로 조선업과 경제 피해가 막대하고 노사와 협력업체, 지역 공동체가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노사관계에서 법치주의는 확립돼야 한다.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지금까지 국민들께서 노조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충분히 참고 기다렸습니다. 이제는 정말 불법행위를 끝내야 합니다.” 정부가 18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청구 방침을 밝히며 마지막 경고 카드를 보냈다. 14일 1차 정부 담화문 발표에도 불법 점거를 멈추지 않자 강경 대응 방침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관계부처 합동 담화문 발표 자리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경찰을 총괄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검찰을 총괄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참석하며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 “철지난 폭력·불법적 투쟁에 엄정 대응”추 부총리 등 5개 관계부처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우조선 사태 관련 합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 하청지회 조합원들은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을 점거한 채 이날로 4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점거가 더 길어질 경우 대우조선의 피해 규모가 조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가 직접 압박에 나선 것이다. 추 부총리 등은 “옥포조선소의 1독은 초대형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로 대한민국 조선업 경쟁력의 상징”이라면서 “이번 불법점거 사태는 오랜 불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한국 조선업이 지금껏 쌓아올린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노사자율을 통한 갈등 해결을 우선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는 대우조선 근로자들이 불법 파업을 끝내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해달라며 단체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추 부총리 등이 담화문에서 “철 지난 폭력·불법적 투쟁방식은 이제 일반 국민은 물론 대다수 동료 근로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고 한 데는 이러한 배경이 담겨 있다. 이날 대우조선 등에 따르면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국민신문고 등 온라인 민원 사이트를 통해 경찰청,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상대로 “대우조선을 살려 달라” “불법 파업에 공권력을 집행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중견기업연합회도 이날 “불법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노조에 촉구하는 입장문을 밝혔다. 경찰 역시 수사 인력 18명을 추가로 보강하고 현장 위험성 사전 점검을 위해 집회 현장 과불법 시설물 점거 장소 등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을 19일 시행한다. 공권력 투입을 위한 사전조치로 풀이된다.● 尹 “장관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 나서라”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우조선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관계부처 장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직후 정부는 숨 가쁘게 사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관련 통화를 한 뒤 오전 11시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소집했다. 윤 대통령과의 오찬 주례회동 1시간 전으로, 예정에 없던 회의였다. 이 자리에는 한 총리와 추 부총리, 이 장관, 한 장관, 이정식 고용부 장관,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여기에 산업은행 관계자와 경찰청 차장도 참석했다. 오후 관계부처 장관들의 합동 담화문은 이 회의의 결과물이었다. 경제위기 속에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 대통령이 정부 역량을 집중해 현안을 신속하게 챙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논의 결과를 토대로 윤 대통령에게 주례회동에서 “파업 장기화로 조선업과 경제가 보는 피해가 막대하고 노사와 협력업체, 지역 공동체가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노사관계에서 법치주의는 확립돼야 한다.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이건혁기자 gun@donga.com}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이 경찰과 정부 주요 부처에 불법 파업을 끝내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해달라며 단체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우조선 노조와 협력사, 하청지회 등 관계자들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불법 점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가 여전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18일 대우조선 등에 따르면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나서 정부에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 공권력 투입해달라”는 릴레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신문고 등 온라인 민원 사이트를 통해 경찰청,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상대로 “대우조선을 살려달라” “불법파업에 공권력을 집행해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민원에는 “대우조선과 20만 거제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하청지회(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불법 행위를 즉각 중단시켜 달라” “불황에서 이제 막 벗어나는가 움직이려는데, 파업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대우조선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민원 신청 방법과 내용 등을 공유한 뒤 인증 사진을 올리며 주변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청지회 파업에 반대하는 대우조선 직원들과 협력사 관계자, 지역 주민들이 단체 민원 제기에 나선 건 47일째 접어든 불법 파업이 여전히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직원 8600명 중 4700명(추산)이 가입된 대우조선 노조(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하청지회 등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최근 일부 협력업체가 도산하고, 대우조선의 손실이 하루 320억 원씩 누적되는 등 피해가 커지자 일단 대화에 나선 상황이다. 양측은 23일부터 2주간 진행되는 대우조선 여름휴가 전 협상이 타결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으로는 사태 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경찰은 신중한 입장이다. 공권력이 투입되면 대규모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달 초 하청지회장 A 씨 등 집행부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출석할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며 반려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22일까지 경찰에 출석하라는 4차 출석요구서 보내둔 상태다. 하지만 하청지회 측이 경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경찰은 5차 출석요구서를 보내거나 체포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법원은 최근 대우조선이 옥포조선소 1독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하청지회 관계자를 상대로 낸 집회 및 시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퇴거 명령과 함께 불응 시 하루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17일 정부를 향해 공권력 집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14일 정부는 대우조선 하청지회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수입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테슬라의 판매가 주춤한 사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자동차 통계업체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1만2959대이며, 이 중 테슬라 판매량은 6746대(5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량(1만1431대)의 84.9%(9705대)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점유율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테슬라가 빠져나간 자리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폴스타 등이 채웠다. 벤츠는 상반기 1395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337대에 비해 판매량이 대폭 늘며 점유율 10.7%를 차지했다. BMW도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 0.7%에서 올해는 9.5%로 늘었다. 2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 볼보와 중국 지리홀딩그룹의 합작 브랜드 폴스타(7.2%)가 뒤를 이었다. 벤츠는 지난해 7월 선보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QA를 비롯해 EQS, EQB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판매를 늘렸다. BMW도 ‘뉴 iX3’ ‘더 iX’ 등 6종의 전기차 신차를 대거 선보였으며, 폴스타도 신차 폴스타2를 936대나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반면 테슬라는 최근 신차 출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격도 모델에 따라 올해에만 4∼6차례 오르며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2022 부산국제모터쇼’ 개막 3일째인 17일. 주말을 이용해 모터쇼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유독 오래도록 멈추는 포인트들이 있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내년 이후 시장에 내놓을 신차에 대한 ‘콘셉트 카’ 앞이다. ‘넥스트 모빌리티, 축제가 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서 콘셉트 카는 ‘별미’가 아닌 ‘백미’라는 평가도 나온다. 부산국제모터쇼 개막 전날인 14일 기아는 ‘더 기아 콘셉트 EV9’(EV9)을 미디어에 사전 공개했다. EV9은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기아의 두 번째 순수 전기자동차다.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바 있지만 국내에서는 EV9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전무)은 이 차를 “넓은 실내 공간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다”는 한마디로 정의했다. EV9 전장(차량 앞뒤 길이)은 5m에 달했다. 이대로 나온다면 현대차 팰리세이드(4995mm)보다 더 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되는 셈이다. 직선이 부각된 디자인과 큰 덩치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EV9이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콘셉트 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출시일이 1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양산형에 가까운 형태라는 얘기다. 내년에 베일을 벗을 실제 EV9의 디자인과 주요 특징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앞서 선보인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도 콘셉트 카와 거의 비슷한 외관으로 양산돼 화제가 된 바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7의 콘셉트 카 ‘세븐’ 또한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국내에 처음 선을 보였다. 아이오닉 7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드는 1세대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는 모델이다. 출시 시점은 2024년으로 예상된다. EV9보다 곡선을 강조한 외관에 마치 거실을 연상케 하는 실내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제네시스 세단 디자인의 비전을 담은 ‘X 스피디움 쿠페’도 전시장 내 인기 스폿이었다. 스포츠카 외관에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디자인 요소가 가미되며 미래차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이미 콘셉트 카가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콘셉트 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일본 소니는 전기 콘셉트 카 ‘비전 S-02’를 선보여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BMW는 외장 색상이 소비자 취향에 따라 변하는 ‘iX 플로’ 콘셉트 카를 소개해 양산차 적용 시점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1회 충전 시 1000km 이상 주행하는 ‘비전 EQXX’, 아우디의 자사 차량 중 실내가 가장 넓게 설계된 도심형 차량 ‘아우디 어반스피어 콘셉트’ 등도 올해 가장 주목을 끈 콘셉트 카들이다.부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가에 누가 되지 않는 회사가 될 것이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중장기 전략 발표회에서 생존을 넘어 성장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HMM이 2011∼2019년의 긴 적자의 터널을 빠져나온 뒤 조 단위 이익을 내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 만큼 글로벌 최상위 해운사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HMM은 2026년까지 친환경 선박 등 해운 전략자산에 15조 원을 투자하고 선복량(총적재량)을 현재보다 46% 늘리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해운사를 향한 환경 규제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공격적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선박,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해운 핵심 자산에 10조 원을 투입한다. 여기에는 메탄올 또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확보를 위한 3조7000억 원이 포함됐다. 아울러 선사에의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 선박용 친환경 연료 개발, 종합 물류 등 성장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5조 원을 배정했다. HMM의 과감한 투자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7조377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개선된 재무구조가 배경이 됐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3조1486억 원을 달성했다. 이에 현금성 자산 규모는 3월 말 9조5000억 원에 이른다. 김 대표는 “돈이 남아서 하는 투자가 아니다. 이 투자가 없으면 미래에 생존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운업의 기본인 선복량은 현재 82만 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에서 120만 TEU로 늘린다. 아울러 핵심 지역 터미널 등 물류 인프라를 확보하고, 운송 노선도 확대한다. 벌크선 사업 비중도 늘린다. 법정관리 전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사업 비중은 6 대 4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95%가 컨테이너선에 쏠려 있다. 사업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29척인 벌크선을 5년 후 55척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도 내세웠다. HMM 측은 이미 저유황유를 사용 중이며 스크러버(집진기)를 설치하는 등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더해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저탄소 선박을 확보해 친환경 선단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HMM 경영진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문제에 대해서는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대주주들과 논의한 바가 없다”고 전했다. 해운업계에서는 HMM이 정상화된 만큼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13일 충북 충주시 충주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캠퍼스 판금 공장. 45대의 로봇이 쉴 새 없이 엘리베이터 제작에 사용될 철판을 잘랐다. 배치된 근로자 수보다 로봇이 많다고 했다. 무인 지게차, 무인 운반차 등이 공장 곳곳을 누비며 제품을 실어 날랐다. 승강기를 가동시키는 권상기 제작을 위해서는 24시간 무인으로 가동되는 최신 생산 라인도 마련됐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충주캠퍼스 자동화율을 78%까지 끌어올렸다고 소개했다. 충주시로 본사를 이전한 현대엘리베이터가 스마트 공장을 앞세워 2030년까지 글로벌 5위권 엘리베이터 제조사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해외 매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캠퍼스에서는 공장 이전을 기념하기 위한 ‘미래 비전 선포식’이 진행됐다. 회사 측은 2030년까지 매출 5조 원, 해외사업 비중 50%, 글로벌 톱5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미래의 꿈을 현실화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남긴 “끊임없는 혁신만이 기업의 퇴보를 막을 것”이란 말을 인용해 “혁신만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승강기 업체 중 유일한 국내 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시장점유율 40%로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20%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 안팎에 그치고 있다.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거점으로 삼아 점유율을 높이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의 진출도 추진하겠다”며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4년 창립된 현대엘리베이터는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본사와 공장 이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3320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 팩토리와 연구개발(R&D) 센터, 물류센터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한 생산 설비를 갖췄다. 기존 경기 이천시 공장에 비해 연간 생산 능력은 25%(2만5000대) 증가했다. 생산성도 38% 향상됐다. 고층용 승강기 시험을 위한 300m 규모 타워동도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는 2028년까지 연간 3만5000대 규모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연간 3MW(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설비도 공장 상부에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만으로도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의 상당량을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주=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왜건·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 잇달아 신차를 선보이고 나섰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으로 양분된 국내 시장에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왜건은 세단의 트렁크 부분을 확장한 형태의 차량이다. 해치백은 왜건과 형태는 비슷하면서도 D필러(차량 트렁크 뒷부분 창틀)가 없어 전장(차량 앞뒤 길이)이 상대적으로 짧다. 왜건이나 해치백은 세단에 기반을 두는 차량인 만큼 승차감이 좋고, SUV에 비해 가벼워 연료소비효율에 강점이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왜건 및 해치백 수요가 거의 없다. 승차감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세단을, 야외 활동에 무게를 둔 소비자들은 SUV를 선택해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국내에서 i40 이후 왜건과 해치백을 팔지 않고 있다. 해외는 다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왜건과 해치백 차량의 인기가 상당하다. 현대차가 올해 1∼5월 유럽에서 판매한 17만3151대 중 5만6120대(32.4%)가 왜건과 해치백이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7일 판매를 시작한 왜건 ‘G70 슈팅브레이크’도 유럽에 먼저 판매됐던 모델이다. 슈팅브레이크는 사냥을 뜻하는 ‘슈팅’과 대형 마차를 의미하는 ‘브레이크’를 합친 단어다. 왜건과 동의어로 보면 된다. 제네시스는 라인업 다양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이 차량을 국내에도 선보였다. 우선 강력한 주행 성능이 눈에 들어온다. 스포츠 세단인 G70 기반인 만큼 G70 슈팅브레이크도 가솔린 2.0 터보 엔진을 이용해 역동적인 주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6일 시승을 위해 경기 양평군 일대 국도를 달려본 결과 세단처럼 조용하면서도 가속력이 뛰어났다. 흔들림이 적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G70 슈팅브레이크는 G70 세단과 크기는 같지만 트렁크 공간은 40% 늘어난 465L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1535L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SUV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적재 공간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약 110cm 길이의 유모차가 가로 방향으로 딱 맞게 들어가는 등 전반적으로 좁다는 느낌을 줬다. 복합 연비는 후륜 구동 18인치 타이어 탑재 기준 L당 10.4km. 가격은 기본형 4310만 원부터, 스포츠 모델 4703만 원부터다. 유럽 브랜드 푸조의 해치백 차량 308의 완전 변경 모델 ‘뉴 푸조 308’은 6일부터 국내에 판매되고 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12L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323L까지 늘어날 수 있게 했다. 경유 차량으로 연비는 L당 17.2km. 판매 가격은 알뤼르 모델 3680만 원, GT 4230만 원이다. 프랑스 브랜드 DS도 11일 소형 해치백 DS4의 완전변경 모델을 한국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제 자동차 페스티벌에서 ‘2022년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뽑히며 외관 디자인의 독창성을 인정받은 차량이다. 적재 용량은 최대 1240L. 경유 차량으로 연비는 L당 16.2km이며, 가격은 5160만 원이다. 왜건과 해치백이 국내 시장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차량은 아니지만 1인 가구 같은 특정 소비자층에게는 어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왜건과 해치백은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감각적 디자인을 앞세우고 있다”며 “이는 SUV나 세단에 비해 젊은층을 고객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13일 충북 충주시 충주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캠퍼스 판금 공장. 45대의 로봇이 쉴 새 없이 엘리베이터에 제작에 사용될 철판을 잘랐다. 배치된 근로자 수보다 로봇이 많다고 했다. 무인 지게차, 무인 운반차 등이 공장 곳곳을 누비며 제품을 실어 날랐다. 승강기를 가동시키는 권상기 제작을 위해서는 24시간 무인으로 가동되는 최신 생산 라인도 마련됐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충주캠퍼스 자동화율을 78%까지 끌어올렸다고 소개했다. 충주시로 본사를 이전한 현대엘리베이터가 스마트 공장을 앞세워 2030년까지 글로벌 5위권 엘리베이터 제조사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해외 매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캠퍼스에서는 공장 이전을 기념하기 위한 ‘미래 비전 선포식’이 진행됐다. 회사 측은 2030년까지 매출 5조 원, 해외사업 비중 50%, 글로벌 톱5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미래의 꿈을 현실화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남긴 “끊임없는 혁신만이 기업의 퇴보를 막을 것”이란 말을 인용해 “혁신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승강기 업체 중 유일한 국내 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시장점유율 40%로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20%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 안팎에 그치고 있다.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거점으로 삼아 점유율을 높이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의 진출도 추진하겠다”며 “인수합병(M&A)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4년 창립된 현대엘리베이터는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본사와 공장 이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3320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 팩토리와 연구개발(R&D) 센터, 물류센터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한 생산 설비를 갖췄다. 기존 경기 이천시 공장에 비해 연간 생산 능력은 25%(2만5000대) 증가했다. 생산성도 38% 향상됐다. 고층용 승강기 시험을 위한 300m 규모 타워동도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는 2028년까지 연간 3만5000대 규모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연간 3MW(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설비도 공장 상부에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만으로도 공장 가동이 필요한 전략의 상당량을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충주=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왜건·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 잇따라 신차를 선보이고 나섰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으로 양분된 국내 시장에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왜건은 세단의 트렁크 부분을 확장한 형태의 차량이다. 해치백은 왜건과 형태는 비슷하면서도 D필러(차량 트렁크 뒷부분 창틀)가 없어 전장(차량 앞뒤 길이)이 상대적으로 짧다. 왜건이나 해치백은 세단에 기반을 두는 차량인 만큼 승차감이 좋고, SUV에 비해 가벼워 연비에 강점이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왜건 및 해치백 수요가 거의 없다. 승차감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세단을, 야외 활동에 무게를 둔 소비자들은 SUV를 선택해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국내에서 i40 이후 왜건과 해치백을 팔지 않고 있다. 해외는 다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왜건과 해치백 차량의 인기가 상당하다. 현대차가 올해 1~5월 유럽에서 판매한 17만3151대 중 5만6120대(32.4%)가 왜건과 해치백이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7일 판매를 시작한 왜건 ‘G70 슈팅브레이크’도 유럽에 먼저 판매됐던 모델이다. 슈팅브레이크는 사냥을 뜻하는 ‘슈팅’과 대형 마차를 의미하는 ‘브레이크’를 합친 단어다. 왜건과 동의어로 보면 된다. 제네시스는 라인업 다양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이 차량을 국내에도 선보였다. 우선 강력한 주행 성능이 눈에 들어온다. 스포츠 세단인 G70 기반인 만큼 G70 슈팅브레이크도 가솔린 2.0 터보 엔진을 이용해 역동적인 주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6일 시승을 위해 경기 양평군 일대 국도를 달려본 결과 세단처럼 조용하면서도 가속력이 뛰어났다. 흔들림이 적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G70 슈팅브레이크는 G70 세단과 크기는 같지만, 트렁크 공간은 40% 늘어난 465리터(L)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1535L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SUV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적재 공간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약 110㎝ 길이의 유모차가 가로 방향으로 딱 맞게 들어가는 등 전반적으로 좁다는 느낌을 줬다. 복합 연비는 후륜 구동 18인치 타이어 탑재 기준 L당 10.4㎞. 가격은 기본형 4310만 원부터, 스포츠 모델 4703만 원부터다. 유럽 브랜드 푸조의 해치백 차량 308의 완전 변경 모델 ‘뉴 푸조 308’는 6일부터 국내에 판매되고 있다. 사자 머리를 형상화한 푸조의 새 엠블럼이 처음 부착되는 등 디자인에 여러 변화를 줬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12L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323L까지 늘어날 수 있게 했다. 경유 차량으로 연비는 L당 17.2㎞. 판매 가격은 알뤼르 모델 3680만 원, GT 4230만 원이다. 프랑스 브랜드 DS도 11일 소형 해치백 DS4의 완전변경 모델을 한국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제 자동차 페스티벌에서 ‘2022년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뽑히며 외관 디자인의 독창성을 인정받은 차량이다. 적재 용량은 최대 1240L. 경유 차량으로 연비는 L당 16.2㎞이며, 가격은 5160만 원이다. 왜건과 해치백이 국내 시장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차량은 아니지만 1인 가구와 같은 특정 소비자층에게는 어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왜건과 해치백은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감각적 디자인을 앞세우고 있다”며 “이는 SUV나 세단에 비해 젊은 층을 고객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국내에 전기자동차 전용 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 1996년 아산 공장 완공 후 29년 만의 첫 국내 공장이다. 내년에는 10년 만에 생산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11일 임금 및 단체 협약을 위한 15차 단체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합의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3년 국내 첫 번째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한다. 부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2025년 새 공장을 완공한 뒤에는 기존 노후 생산 라인들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기로 했다. 각 라인별 생산 물량 및 차종도 전반적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5월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연구개발(R&D), 신사업 등에 2025년까지 63조 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내연기관차 부문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친환경차 생산 확대와 연계한 직무 전환 교육을 마련하기로 했다. 새 공장 증설 합의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뤄졌다. 회사 측은 전기차 등 미래차 수요 확대에 따라 국내외 생산기지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울러 미국 등 해외 공장 투자 발표가 잇따르는 과정에서 노조의 고용 불안을 무마할 카드도 필요했다. 노조의 경우 이번 합의로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는 성과를 얻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부품 수가 40% 덜 들어가 생산직 인원이 적게 필요하다. 전기차 생산이 늘어날수록 일자리가 줄어드는 구조인데 공장이 신설되면 직무 전환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합의는 현대차가 노조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결과라는 평가가 있다. 실제 내년 상반기(1∼6월) 생산기술직을 새로 뽑기로 한 내용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다만 국내 공장을 고부가가치 차량 생산 중심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 국내 근로자의 고임금과 노동 경직성 등으로 그동안 국내 공장이 추가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전기차 전환 시대가 오면서 고부가가치 차량을 만드는 국내 공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12일 16차 단체교섭을 열고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경영성과급 200%와 400만 원 추가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국내에 전기자동차 전용 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 1996년 아산 공장 완공 후 29년 만의 첫 국내 공장이다. 내년에는 10년 만에 생산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11일 임금 및 단체 협약을 위한 15차 단체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합의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3년 국내 첫 번째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한다. 부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2025년 새 공장을 완공한 뒤에는 기존 노후 생산 라인들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기로 했다. 각 라인별 생산 물량 및 차종도 전반적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5월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연구개발(R&D), 신사업 등에 2025년까지 63조 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노조와도 합의하면서 국내 현대차 생산 설비는 글로벌 수준의 미래형 자동차 양산 공장으로 본격적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내연기관차 부문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친환경차 생산 확대와 연계한 직무 전환 교육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조도 차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근로자 투입 비율 조정과 수요에 연동한 생산량 조정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새 공장 증설 합의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뤄지게 됐다. 회사 측은 전기차 등 미래차 수요 확대에 따라 국내외 생산기지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울러 미국 등 해외 공장 투자 발표가 잇따르는 과정에서 노조의 고용 불안을 무마할 카드도 필요했다. 노조의 경우 이번 합의로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는 성과를 얻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부품 수가 40% 덜 들어가 생산직 인원이 적게 필요하다. 전기차 생산이 늘어날수록 일자리가 줄어드는 구조인데 공장이 신설되면 직무 전환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합의는 현대차가 노조의 요구를 상당부분 받아들인 결과라는 평가가 있다. 실제 내년 상반기(1~6월) 생산기술직을 새로 뽑기로 한 내용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다만 국내 공장을 고부가가치 차량 생산 중심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 국내 근로자의 고임금과 노동 경직성 등으로 그 동안 국내 공장이 추가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전기차 전환 시대가 오면서 고부가가치 차량을 만드는 국내 공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파업이 40일째 이어지면서 피해가 커지자 ‘노사(勞使) 갈등’을 넘어 ‘노노(勞勞)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11일 대우조선 직원 8600명 중 4700명(추산)이 가입된 대우조선 노조(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성명서를 내고 “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전 구성원의 공멸을 막기 위한 결단을 12일까지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에 대해 선박을 점거하는 불법 파업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하청지회 투쟁의 장기화로 인해 발생되는 피해 규모가 눈 덩이처럼 불어나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우조선 측은 이번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지난달 기준으로 2800억 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날 대의원 회의를 열고 하청지회 파업 대응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튿날 재개하기로 했다. 노조 일각에서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금속노조 탈퇴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속노조 탈퇴를 주장하는 대의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3분의 1을 넘길 경우 집행부에 (탈퇴) 건의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청지회는 파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력적으로 파업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8일 옥포조선소에서 벌어진 파업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인격 모독적 발언과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혹시 모를 (노노 간의) 충돌에 대비해 1독 주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조선은 또 생산 차질이 해소되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 1독은 일부 휴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대우조선 임직원들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권력 투입을 통한 불법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회사 임직원들은 “하청지회의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행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건조 중인 선박을 점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대우조선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3명에게 13일까지 재출석하라고 요구했다. 불응할 시 체포영장을 재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협력업체들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대우조선 협력업체협의회 측은 하청지회가 본격적인 불법행위를 시작한 지난해 5개사가 폐업한 데 이어 올해 파업으로 7개사가 추가로 폐업했다고 주장하며 “불법사태에 공권력을 투입해 재산권을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대우조선 도장 협력업체 ㈜삼주의 진민용 대표는 이날 삭발식을 감행하며 폐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수주 호황과 맞물려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점이 바로 눈앞에 있지만 그 노력의 결실을 포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배터리 음극재 소재를 만드는 니바코퍼레이션에 10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니바코퍼레이션과 진행해 오던 전략적 지분 투자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11일 밝혔다. 2016년 설립된 니바코퍼레이션은 폐리튬 재활용 및 불순물 제거, 독자적 박막화 기술을 이용해 리튬 메탈 잉곳(주괴·금속을 한 번 녹인 다음 굳힌 것)과 분말, 호일을 생산하는 회사다. 리튬 메탈은 2차 전지 음극재에 쓰이는 소재다. 현재 주로 쓰이는 흑연이나 기술 개발 중인 실리콘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이상 높고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다. 음극재는 2차 전지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부분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리튬 메탈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에 사용하면 용량을 키우기가 용이해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약 40%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리튬 메탈을 이용한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40% 이상 성장해 2030년 시장 규모가 835억 달러(약 108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투자를 통해 차세대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 산업 확대를 위해 산업용 가스 제조사 덕양과 손잡고 그린 및 블루 수소 생산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의 탄소 포집 전문 업체 에어로베이션과는 탄소 배출 제로(0)를 실현하기 위한 솔루션 확보 및 신규 사업을 도모할 예정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조선소 독을 점거하고 파업 중인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근로자들을 지지하는 집회와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양측 각각 3000명이 넘는 이들이 집결하며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물리적 충돌은 피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8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남문 앞에서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3500명(경찰 추산)의 참가자들은 지난달 2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 소속 근로자의 요구를 회사가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하청지회 조합원 중 7명은 지난달 22일부터 옥포조선소 1독을 점거하고 있다.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인상, 노조전임자 인정 등의 요구를 회사가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부지회장인 A 씨는 1㎥ 짜리 철제구조물에 스스로 갇혔으며, 지회장 등 6명은 진수를 앞두고 있는 30t급 원유운반선 난간에 올라 고공농성 중이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노동에 시달리는데 임금은 최저 수준인 하청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는 소박하고 정당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이 A 씨 등 집행부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한 것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금속노조는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금속노조와 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간 옥포조선소 서문 안쪽에서는 회사 소속 근로자 4000여 명(회사 추산)이 집결해 맞불집회인 ‘대우조선 정상 조업을 위한 총궐기 대회’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정 직원 9600여 명 중 절반가량이 이날 반차 등을 내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한 현장 노동자는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으로 1독의 진수 일정이 한없이 늘어나 전 직원의 휴업이 고려되는 등 구성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불법 파업에 나선 하청근로자들은 당장 파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하청지회 측이 조선소 내부에 설치한 선전용 현수막과 천막 일부를 제거하기도 했다. 대우조선 측은 다음 주 서울에서 공권력 투입 등을 통해 불법 파업을 해결해달라는 호소문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노노(勞勞) 갈등’ 조짐도 나타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 측은 진수 지연으로 하루 매출 감소 260억 원, 고정비 손실 60억 원 등이 발생하며, 6월말까지 누적 손실 2800억 원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계의 투쟁 수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며 5월 2일부터 두 달 넘게 충남 당진시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가 차질을 빚었고, 이달 1일에는 레미콘운송노조가 파업을 한 데 이어 11일 추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난항을 겪은 끝에 조합원 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의 교섭 중지 결정 등을 거쳐 노조 측이 파업권을 확보해 둔 상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거제=김화영 기자 run@donga.com}

5월부터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사내 협력사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회사와 노조원 간 갈등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가 7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파업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8일 옥포조선소에서 대규모 결의대회 개최를 예고하면서 맞불을 놨다. 박 대표는 7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업장 점거, 직원 폭행, 설비 파손, 작업 방해 등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법질서를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오랜만에 찾아온 조선업 호황의 기회가 불법 파업으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올해 3월 취임한 박 사장은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부터 ‘알박기 인사’로 지목된 바 있다. 박 사장이 취임 후 기자회견을 연 것은 처음이다. 이번 노조 파업으로 피해가 불어나자 6일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데 이어 이튿날 전면에 직접 나선 것이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근로자들은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인상,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조선하청지회장 A 씨 등 6명이 옥포조선소 1독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 운반선 난간에 올라 고공농성 중이다. 부지회장인 B 씨는 운반선 바닥에 설치한 1m³짜리 철제 구조물(사진)에 들어가 스스로 출입구를 막아 놓은 상태다. 이로 인해 1독에서 건조 중인 배 4척의 인도가 무기한 연기됐다. 대우조선은 “진수 지연으로 하루 매출 260억 원, 고정비 6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6월 말까지 누적 손실 2800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1일 경남 거제경찰서는 A 씨, B 씨를 포함한 집행부 3명이 출석요구에 불응하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이 “피의자들이 출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더 줘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하자 경찰은 13일 출석을 재차 요구한 상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거제=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