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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경북 안동시민회관에서 ‘기독교와 불교의 만남’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정경포럼(대표 오경 스님)은 종교 간의 벽을 넘자는 취지로 불교계가 주축이 돼 만든 단체. 7일 경북 안동시 보경사에서 만난 오경 스님은 “저는 중이지만 틈날 때마다 성경을 본다”라며 “다른 종교와의 비교를 통해 자기 종교의 진정한 메시지를 더 깊고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짜 방에 성경이 있습니다. “종교의 속성상 모든 종교는 자신들의 교리를 공고히 하는 데 몰두하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이성적, 논리적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도그마(dogma)에 갇히게 되지요. 자신들의 교리만 진리라는 배타적인 생각은 결국 갈등과 대립을 부르지요. 모든 종교가 사랑과 평화를 말하지만 인류 역사에 종교 분쟁, 종교 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래서 틈날 때마다 성경을 보지요.” ―종교 자신을 위해서도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요. “종교계조차 지금이 탈종교 시대라고 인정합니다. 제가 볼 때 당연해요. 무조건적인 믿음은 의심의 여지없이 교리를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만 가능한 것이니까요. 보통의 인간이 교리에 의문을 가지고 비판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그런데 그 이성적 비판을 견디지 못하고 ‘믿음이 약해서’라고 하면 누가 그 안에 들어가고 싶겠습니까.” ―스님에게 ‘기독교를 알아야 한다’라고 하는 게 좀 어색하기는 합니다. “스님더러 예수를 믿으라는 게 아닙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매우 많고, 또 짧은 시간에 급속히 성장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의미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많은 사람이 기독교에 설득됐기 때문에 한국 교회가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종교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도 하셨더군요. “부처님이 깨닫기만 하고 그 법을 퍼뜨리지 못하셨다면 불교가 있었겠습니까. 널리 퍼졌다는 것은 부처님이 중생을 잘 알아서 깨달음의 진리를 중생이 받아들이기 쉽도록 잘 설득했다는 의미입니다. 기독교도 마찬가지겠지요. 설득은 타인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종교가 자신만의 울타리를 치고 아집에 빠지면 설득은 고사하고 갈등만 부르겠지요. 그런 종교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안동=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로잔대회(세계복음화 국제대회)’를 아십니까. 한국로잔위원회(의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와 아시아로잔위원회가 주최하는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9월 22∼28일 서울과 인천에서 열린다. 로잔대회는 전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 복음화를 위한 전략과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 1974년 세계적인 복음 지도자인 빌리 그레이엄(1918∼2018), 존 스토트(1921∼2011) 목사가 복음주의 선교 동력을 찾고,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을 재발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첫 대회가 열렸으며, 이후부터 ‘로잔대회’로 불리고 있다. 2회 대회는 1989년 필리핀 마닐라, 3회 대회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렸다. 50주년인 서울-인천 대회에는 전 세계 220여 개국 기독교 지도자 및 선교사, 신도 등 1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대회 주제는 ‘교회여, 다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 대회 기간 성경 강해, 900여 개의 소그룹 토의, 주제 강의와 집회 등이 열리며 마지막 날에 서울선언문이 발표된다. 로잔대회 선언문은 세계 교회와 선교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발표 때마다 기독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첫 대회에서 채택된 ‘로잔선언’은 ‘인간 사회 어느 곳에서나 정의와 화해를 구현하고, 인간을 모든 종류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려는 하나님의 관심에 동참하여야 한다. 이 사실을 우리는 등한시해 왔고, 때로 전도와 사회 참여를 서로 상반된 것으로 여겼던 것을 뉘우친다’라고 명시했다. 이는 이후 군부독재 시대에 방향성을 고민하던 국내 복음주의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런 정신은 2차 마닐라 대회, 3차 케이프타운 대회로 이어졌으며 이번 서울-인천 대회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로잔위원회 측은 “이번 서울-인천 대회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시대의 사역, 세계 인구의 고령화, 급진적 정치와 종교의 자유 등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기독교도가 대응해야 하는지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해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나는 신이다’를 볼 때였다. 한 사이비 교주가 어마어마하게 큰 예배당에서 설교하는데, 사회자가 “2층 발코니에 천사가 날개를 펴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화면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그 자리에 모인 수천 명은 환호하고, 손뼉 치고 일부는 감동에 몸을 떨었다. 한술 더 떠 교회 방송실에서는 “당회장(교주)님 손 등에 독수리와 네 생물이 있다. 이건 실제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또 환호했다. 여전히 화면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사람들은 왜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집단 광기에 빠지게 되는 걸까. 다운로드 5500만 건을 기록한 인기 팟캐스트 ‘컬트’의 제작자와 언론인이 ‘컬트’란 과연 무엇인지, 추종자들은 왜 그토록 이상한 지도자에게 열광하는지를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파헤쳤다. 저자들은 컬트 지도자들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비범한 인물인 동시에 살인, 강간 등 잔혹한 행위를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열광적인 추종자들이 생기는 것은 컬트가 인간의 근본적인 속성을 파고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속성은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고, 삶에서 더 깊은 의미를 찾고 싶고, 신성한 목적을 갖고 살고 싶은 열망을 말한다. 바꿔 말하면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 컬트와 컬트 지도자들의 먹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컬트 지도자들이 지나간 길에는 여러 구의 시체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조력자들의 오도된 헌신 때문이었다. 즉, 일상생활의 규범을 넘어서고, 심지어 상식의 경계조차도 넘어서고자 하는 그들의 열성이 있었다.”(서론 중) 읽다 보면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컬트 지도자와 그 추종자들의 행태에 소름이 끼친다. 우리 사회에서도 상식과 규범을 넘어선 극단성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그런 행동을 자랑스러워하며 열광하는 집단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만든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종교를 가리지 않고 신자 감소는 종교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 이제는 신자를 넘어 승려, 목사, 신부가 되려는 사람까지 급격히 줄고 있다. 목사 고시에서 합격자 수를 유지하기 위해 문제의 난도를 낮추고, 승려의 출가 제한 연령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지만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탈종교 시대에 종교의 역할을 지적한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불광출판사·사진)를 출간한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2일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를 넘어 이제는 아무도 종교를 걱정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며 “종교계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정말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사람들이 종교를 걱정조차 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요. “지금 무종교인이 60%가 넘습니다. 젊은층은 더 높아요. 무종교인이 많은 건 종교 입장에서는 포교, 전도할 대상이 많다는 건데 오히려 신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게 무슨 의미겠습니까. 전에는 종교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이 ‘저러면 안 되는데…’ 하고 걱정이라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조차 안 할 정도로 아예 관심이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일반 신자뿐만 아니라 목사, 스님 되려는 사람까지 급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종교계에서는 신자 감소 이유 중 하나로 저출산을 꼽습니다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지금 성인과 젊은층에서 무종교인 비율이 늘어나는 건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탈종교 현상은 합리성의 증가, 교육 수준의 향상 등 종교 외적인 요소가 전통적으로 종교가 수행하던 역할을 급격하게 약화시킨 탓이라고 봅니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적었던 옛날에야 종교 지도자가 한마디 하면 그대로 믿었지만 요즘 누가 그대로 믿습니까. 종교가 큰 역할을 했던 윤리 부분도 지금은 법과 제도가 대체했지요. 기성 종교가 담당하던 역할의 대부분이 대체되고 있는데, 신자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교의 역할이 있다고 했던데요. “템플스테이에 다녀간 사람이 누적 6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 사람도 한 해에 몇만 명에 달하지요. 종교에 소속될 생각은 없지만 좀 더 깊게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명상과 순례 등을 통해 마음의 평안과 영적인 충만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엄청나게 많아진 겁니다. 600만 명이 절을 찾았는데 신자는 안 늘었다는 게 그 방증이죠. 저는 기성 제도권 종교가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봐요. 아이는 남기고 목욕물만 버리는 지혜로운 변화지요.” ―아이는 버리지 않고 목욕물만 버린다? “앞서 말한 대로 사람에게는 어떤 영적인 충만함, 마음속의 희열 이런 걸 느끼고 싶은 갈망이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이죠. 그런데 종교가 오래되다 보니 이런 본질적인 부분을 중시하기보다 안 믿으면 지옥 간다는 식의 공포로 믿음을 강요하고, 구원을 위해 만들어진 규범과 관습을 마치 종교 그 자체인 것처럼 절대시하게 됐어요. 목욕물을 아이와 동일시하는 거죠.” ―이런 얘기를 하면 기성 종교계에서 안 좋아할 것 같은데요. “하하하,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요. 인간에게 종교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 만큼 종교도 과거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될 필요가 있어요. 지식과 윤리 모두 종교가 담당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종교 밖 시스템으로 대체됐지요. 마지막 남은 영적인 충만함, 마음의 평안 등을 느끼고 싶은 사람의 본성마저 외부에 빼앗기면 종교가 살아남을 자리는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출가 전까지 살아온 시간을 진실하게 돌아보고 반성하는 게 가장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영만 스님) 대한불교조계종이 2018년 도입한 ‘은퇴 출가제도’에 따른 승려를 처음 배출했다. 조계종은 4일 “2일 경남 통도사에서 열린 ‘제44회 단일계단 구족계 수계산림 회향식’에서 영만 스님(사진) 등 사미 1명과 식차마나니(사미니에서 비구니가 되기 전 2년 동안 수행하는 예비 승려) 3명이 5년간의 수행을 마치고 구족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출가자 문호 확대를 위해 2018년 출가 연령 상한을 만 50세에서 65세로 높였다. 영만 스님은 1955년생, 나머지 비구니 스님도 각각 1956년, 1959년, 1966년생으로 이들의 평균 연령은 65세다. 최고령인 영만 스님(여수 흥국사)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살던 대로 살아서는 발전이 없을 것 같았다”며 “사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려면 수행 외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해 출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행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동안 살아온 삶을 진실하게 돌아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육체적으로는 구족계 수계산림 마지막 날 삼천배가 가장 힘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계종의 은퇴 출가제도는 사회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활동하다 퇴직한 51∼65세가 대상. 살인, 강도, 절도, 성폭력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어야 하며 1년 이상 행자 생활을 한 후 사미·사미니계를 받을 수 있다. 5년 이상 사미·사미니 생활을 하면 비구·비구니계를 받을 수 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처음 설교할 때였는데, 권사님들이 도올 김용옥 교수 강의 같다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1990년대 도올 김용옥 교수, KBS 9시 뉴스 이윤성 앵커, 국어 강사 서한샘 등의 모사 개그로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최형만. 그런 그가 2020년 목사 안수를 받고 지금은 목회자로 살고 있다. 최근 인천 연수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송도동춘교회에서 만난 최형만 목사는 “방송 경험 때문인지 설교가 재미있고 쉽게 들린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설교 연단 위에서 하는 말과 내려와서 하는 행동이 다르지 않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TV에서 안 보여 궁금했는데 뜻밖입니다. “개그맨으로 한창 인기가 있을 때 사기를 거의 1년에 한 번씩 당했어요. 그중에는 정말 믿었던 지인도 있었지요. 그 와중에 어머니도 파킨슨병으로 돌아가시고요. 가정마저 깨질 위기였는데 신앙 멘토인 한 지인께서 신학공부 한번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하시더라고요. 아버지가 개척교회 목사를 하셔서 저도 교회를 다녔거든요. 신학대학원에 들어가기는 했는데 목사가 될 생각은 없었고 그냥 공부만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휴학, 복학을 반복했지요. 그사이에도 또 친한 선배에게 사기를 당하고….”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원수를 용서하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용서가 잘 안 돼요. 하하하.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서 마지막으로 금식 기도를 했는데, 하나님 음성을 들은 건 아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마침 그때 이모에게 어머니가 생전에 제가 목회자가 되길 바라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 ‘아 그래, 지금껏 잘 놀고 잘 살았으니 앞으로는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해보자’라고 마음먹은 게 계기가 된 거죠.”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라 무대 경험이 도움이 됐을 것 같습니다만. “제가 설교를 좀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은 기질이 아직 남아있는 탓도 있겠지만, 아무리 좋은 식재료도 맛있게 만들지 않으면 먹기 힘들잖아요. 거기에 개그맨 시절 이미지도 남아있어서 설교하면 많이들 웃어줘요. 좋아하는 분이 많은데, 물론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지요. 대체로는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요.” ―종교를 가리지 않고 모두 신도 감소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만. “저는 교인이 되기 전에 먼저 양식과 상식이 있는 교양인이 되라고 말해요. 교회에서 아무리 하나님을 찬양한들 실생활이 다르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종교를 믿는 사람이 줄어드는 건 사람들이 말과 행동이 다른 신앙인을 너무 많이 보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개그 무대와 설교 연단은 사람 앞에 선다는 점은 같지만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개그는 말만 하고 내려오면 되지만, 설교는 한 말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죠. 목사가 늘 사랑과 행복이 충만한 가정을 꾸리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안 그러면 그게 설교입니까? 개그지요.”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최근 문화재청이 사찰음식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타당성 조사에 나섰다. 한국 불교의 전통 식문화를 보여주는 사찰음식은 선불교 수행 정신이 계승된 무형유산. 27일 경기 평택시 수도사에서 만난 사찰음식 명장 적문 주지 스님(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장)은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스님이 일반식당에 가면 이상하게 볼 정도로 사찰음식점이 대중화돼 있다”며 “반면 우리는 한국불교의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사찰음식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잘 안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만 스님들은 외부에서 어떻게 식사합니까. “일반식당에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찰음식점이 아주 많아요. 그러니 육류나 향신료를 많이 쓰는 일반식당에 스님이 들어가면 좀 ‘땡중’처럼 보는 거죠. 모르고 들어왔다고 생각해서 내보내는 식당도 있고요. 중국 사찰음식은 종류만 8000가지가 넘습니다. 그만큼 체계적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연구·보존해 왔다는 의미지요.” ―사찰음식을 절에서 먹는, 육류나 오신채(五辛菜)를 안 쓴 음식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사찰음식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행입니다. 그래서 조리법은 물론이고 음식에 담긴 3덕(德) 6미(味)의 정신, 발우공양, 마무리까지 정해진 절차와 의례가 있지요. 3덕은 조리 원칙을 말하는데, 인공조미료나 방부제가 없는 깨끗함을 말하는 청정(淸淨), 수행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담백하게 만드는 유연(柔軟),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게 만들어야 하는 여법(如法)을 말합니다. 6미는 쓴맛, 단맛, 짠맛, 매운맛, 신맛, 담백한 맛을 말하지요.” ―사찰음식 명장 6명 중에 유일한 비구시더군요. “하하하, 중앙승가대학에 다닐 때 학보사 기자를 하면서 불교 의식주 취재를 한 적이 있어요. 승복 취재를 하는데 자료가 거의 없어 애를 먹었지요. 아주 힘겹게 석사 논문 하나를 발견했는데 논문 후기에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바친다’라는 감사가 적혀 있더군요. 그때 큰 충격을 받았지요. 이렇게 우리 스스로 관심이 없다가는 언젠가 승복 제작 자문을 기독교인에게 받는 날이 올 것 같더라고요. 사찰음식은 더 충격이었어요. 단 한 개도 관련 자료를 찾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때부터 전국의 모든 절과 공양주, 스님들을 만나며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지요. 그게 40여 년 전이네요.” ―사찰음식이 웰빙 음식 등 장점이 많은데도 아직 대중화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한때 곳곳에 사찰음식점이 생기기도 했는데…. 너무 아쉬운 게, 가능성은 있었는데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급조하다 보니 결국 대부분 문을 닫았어요. 식자재 공급은 물론이고 조리인력도 충분히 양성한 뒤에 해야 했는데,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상태에서 음식 만드는 스님 하나 믿고 시작한 면이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수익이 안 나고 결국 접은 거죠. 하루빨리 사찰음식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관련 연구는 물론이고 인력 양성의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가 31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다. 국내 71개 교단이 참여하는 이번 연합예배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장종현 대표회장(예장백석 대표총회장)이 대회장을, 김홍석 예장고신 총회장,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이철 감리회 감독회장 등 12개 교단장이 상임대회장을 맡았다. 연합예배 주제는 ‘부활, 생명의 복음 민족의 희망!’이다. 연합예배를 통해 모인 헌금은 미등록 장기체류 이주 아동들의 학용품, 교복 구매 등 교육비 지원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날인 30일 서울 광화문∼서울광장 일대에서는 ‘Go Together!’를 주제로 한 부활절 퍼레이드(오후 3시∼5시 반)와 기념음악회(오후 6시 반∼8시 반)가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2024 부활절 퍼레이드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추상화가 고 조영동 화백(1933∼2022·사진)의 기증 작품전(Ecce Homo, 에체 호모)이 23일부터 서울 마포구 절두산순교성지 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조 화백은 인간의 자기 고뇌와 실존의 의미를 화폭에 담아낸 추상 화가로 이름을 알렸으며 목포교육대, 공주교육대, 미국 휴스턴대, 성신여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또 신앙인으로서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부회장을 지내며 한국교회 성미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제19회 가톨릭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조 화백 선종 후 유족들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유작을 성신여대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 나누어 기증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박물관에 기증된 196점이 선보인다. 대부분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들로 자화상인 ‘에체 호모’ 시리즈 등 생명의 근원과 궁극에 대한 조 화백의 탐구가 담긴 추상화 등이다. 에체 호모는 라틴어로 ‘이 사람을 보라!’(요한복음 19:5)는 뜻. 가톨릭 미술에서는 온갖 수난으로 얼룩지고 처참한 모습을 한 예수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쓰인다. 조 화백은 생전에 미술인인 동시에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실존을 작품에 담아야 한다는 사명감에 아내와 딸을 먼저 잃은 내면적 고통, 인간으로서의 한계, 슬픔과 외로움이 닥칠 때는 물론이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창작의 의지를 놓지 않았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조 화백의 에체 호모 안에는 미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하느님의 아들, 고통 받는 주님의 종인 예수의 자화상이 숨어 있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7월 28일까지.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작은할아버지가 장인이 되면 족보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성균관과 유림이 이달 초부터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기존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용역을 발주하자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 19일 서울 종로구 유림회관에서 만난 최종수 성균관장은 “근친혼 범위가 축소되면 결국 인륜도, 가족 관계도 무너진 세상이 온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림이 시위에 나서는 게 굉장히 보기 드문 일입니다. “2022년 10월 헌법재판소가 8촌 이내 혼인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민법 조항(809조 1항)이 과잉 금지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8촌 이내 혼인 금지는 합헌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결혼해 사는 부부가 있는 만큼 무조건 혼인을 무효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헌재 판단은 8촌 이내 혼인 금지는 유지하지만, 가족 유지와 자녀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혼인을 무효로 하지 않는 예외 조항을 두라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올해 12월 말까지 관련 법을 개정하도록 했지요. 문제는 정부의 법 개정 범위입니다. 헌재 판단 취지를 과하게 넘은 것 같아요.” ―법무부가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는 혼인 금지 범위를 현재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고 했더군요. “무슨 근거로 그렇게 제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5촌 이상에서 혈족과 가족으로서 유대감을 유지하는 경우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하는데, 지금 젊은 사람들이 5촌이 넘는 친척을 잘 모르고, 서로 유대가 줄었다고 그런 주장을 하는 건 너무 근시안적인 판단입니다.” ―보고서대로 법이 바뀌면 작은할아버지가 장인이 된다고 했습니다. “보고서대로 바뀌면 5촌(당숙) 간에 결혼할 수 있게 됩니다. 아버지의 사촌 형제가 나와 5촌입니다. 아버지의 사촌 형제가 누굽니까. 큰할아버지, 작은할아버지 자녀지요. 작은할아버지 딸과 내가 결혼하면 작은할아버지는 장인이 되고, 우리 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는 사돈이 됩니다. 우리 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는 친형제인데 또 사돈이 되는 겁니까? 족보는 물론이고 가족 관계가 이렇게 꼬이면 대체 어떻게 되는 건가요.”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종교 지도자 모임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셨더군요. “마침 의료 개혁 문제로 대통령이 종교계의 도움을 요청하는 자리가 생겨서 겸사겸사해서 말했지요. 8촌 이내 혼인의 경우 대체로 특수한 가정사 때문에 서로 모르고 했다가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미 오래 살고 있고, 아이도 있는데 법이 그렇다고 무조건 혼인을 무효화해 가정을 쪼갤 수는 없지요. 그래서 지금처럼 일정 주기나 상황이 생기면 예외로 인정해 구제해주면 충분히 됩니다. 헌재 취지도 예외 조항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걸 일률적으로 법을 바꿔 기준을 낮추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생긴다고 했지요.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랍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워킹 데드(Walking dead)’라고 하면 저 유명한 미국 TV 드라마 속 좀비를 떠올리겠지만, 현실에서도 유사한 사례는 존재한다. 코타르증후군(Cotard’s syndrome)이 그런데, 이 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죽었다거나 신체의 일부가 사라졌다고 믿는다. 내장이나 혈액, 팔, 다리 같은 신체 기관의 일부 또는 영혼이 사라졌다고 여기는 것이다. 자신이 이미 죽어서 부패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신경과학자가 뇌가 오작동했을 때 벌어지는 실제 사례들을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생생하게 기술했다. 10년이 넘게 자신이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 숟가락으로 이를 닦고 칫솔로 밥을 먹는 사람, 거울에 비친 자신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저자는 이런 사례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뇌졸중, 종양, 외상 등으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을 경우 실제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코타르증후군을 포함해 기이한 망상을 실제로 믿게 되는 현상은 뇌에 있는 ‘타당성 검증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뇌는 가끔 틀린 설명을 내놓지만,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뇌에서 타당성 검증 기제가 작동해 터무니없는 추측이나 판단을 제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 이 타당성 검증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자들은 일반 사람들은 ‘망상’이라고 판단하는 믿음을 실제로 확고하게 믿게 된다고 말한다. 이런 사례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적’이라는 것이 굉장히 취약한 개념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이 아무리 특이해 보여도 사실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 겪은 일이라고 말한다. 한편 저자는 삶이 영원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할 수 있을 때 뇌의 모든 기능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식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글로벌엘림재단(이사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은 2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2024 다문화·유학생 동반자 오찬회’를 열고 외국인 유학생 14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 수혜자는 과테말라, 요르단, 케냐 등 8개국 출신 유학생들이며, 각국 주한 대사관으로부터 추천받아 선정됐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 독일 등 주한 외교사절 30여명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도 참석했다.재단 이사장인 이영훈 목사는 “대한민국이 전쟁의 비극을 딛고 번영을 누리게 된 것은 교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 덕분”이라며 “글로벌엘림재단은 한국에 유학을 온 외국인 학생들이 미래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사경(寫經)은 종교, 서예, 한문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지요. 전 세계에 한국 불경 사경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경전을 필사하고, 경전 내용이나 교리를 그리는 사경. 사경은 가장 오래된 예술 분야 중 하나지만 성경, 꾸란(이슬람 경전) 등에 비해 한국 불경 사경은 세계적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개척 분야다.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 예일대 스털링 메모리얼(Sterling Memorial) 도서관에서 사경 전시회를 열고 있는 김경호 사경장(국가무형문화재·사진)을 12일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사경연구원에서 만났다. 그는 “함께 전시된 성경, 꾸란과 비교해 보면 한국 사경 예술이 얼마나 뛰어난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경: 영적인 수행(Copying Sacred Text: A spiritual practice)’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8월 11일까지 열린다. ―성경, 꾸란과 함께 전시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제 작품을 중심에 놓고 예일대가 소장하고 있는 성경, 꾸란, 토라(유대교 율법서) 필사본을 함께 전시했는데, 한국 사경과 비교해 보라는 취지예요. 예일대에서 그렇게 콘셉트를 잡았더라고요. 모두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를 대표하는 오래되고 뛰어난 문화재이자 예술품인데, 그만큼 우리 사경이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방증이 아닌가 싶어요.” ―예일대에서 한국 사경 전시는 처음이라고요. “20여 년 전부터 제가 외국에서 강연, 시연 등을 하면서 세계적인 박물관, 미술관을 가봤는데 성경, 꾸란 등 다른 종교 사경 작품과 달리 우리 불경 작품은 없더라고요. 그때부터 우리 사경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미국 뉴욕에 있는 갤러리 담당자들을 만나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워낙 알려지지 않은 분야라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2019년 맨해튼에 있는 티베트 하우스란 곳에서 초대전을 열게 됐는데, 마침 예일대 종교학과 교수로 있는 일미 스님이 보러온 게 인연이 됐지요.” ―허락을 받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예일대에는 세계 최고라 불리는 바이니키 고문서 도서관이 있어요. 그만큼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경전 필사본들이 많이 있지요. 당연히 이 분야의 전문성도 세계적인 수준이고요. 제 작품을 평가하기 위해 작품 선정 담당은 물론이고 출판, 행사, 전시, 예산 등 10여 개 분야 담당자가 오더라고요. 어렵게 통과하고 나니 코로나가 터지고…. 그래서 한 3년여 늦어진 올해야 하게 됐지요.” ―사경이 종교를 가리지 않고 수행의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던데요. “펜으로 성경이나 불경을 옮겨 적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메모하듯이 빨리 휙 쓰는 사람은 없지요. 또 틀리지 않기 위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쓰게 돼요. 눈으로 읽는 것보다 몇 배, 몇십 배 느릴 수밖에 없지요. 차를 타고 휙 지나갈 땐 꽃이 있는지도 모르지만, 걸으면 꽃도 보이고 그 속의 나비와 벌, 잎에 어린 이슬까지 보이지 않습니까. 일단 마음을 차분하게 침전시키는 것, 그것이 수행의 가장 첫 번째 단계지요. 예일대에서 전시회 주제 설명을 ‘영적인 수행(A spiritual practice)’이라고 한 것도 그런 까닭이 아닌가 싶어요.”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세계 유일의 공자·유교 성현 추모 제례인 성균관 춘기석전대제(春期釋奠大祭)가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관장 최종수) 비천당에서 열린다. 석전대제는 공자를 모시는 사당인 문묘(성균관 대성전)에서 공자를 비롯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성현 39위에게 악무(樂舞)와 함께 향을 사르고, 폐백과 술을 올리며 축문을 읽는 제사 의식이다. 매년 봄가을 열린다. 성균관에서 봉행하는 석전은 의례와 문묘제례악, 일무(佾舞·문묘와 종묘의 제사 의식에서 여러 무용수가 열을 지어 춤을 추는 것)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 5명의 헌관(獻官·위패 앞에 잔을 올리는 제관)을 포함한 27명의 집사와 문묘제례악을 연주하는 악사 41명, 팔일무를 추는 64명 등 모두 137명이 의식에 맞춰 음악과 춤을 조화롭게 펼치는 종합예술이기도 하다. 더욱이 중국과 일본에도 남아 있지 않은 옛 악기와 춤, 제기를 사용하는 데다 의식에서 입는 전통 의상도 예술적 가치가 커 1986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공기(孔紀) 2575년인 올해 석전대제는 초헌관이 신위전에 분향하고 폐백을 올리는 전폐례(奠幣禮)로 시작된다. 이어 첫 술잔을 올리고 축문을 올리는 초헌례(初獻禮), 아헌관이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아헌례(亞獻禮), 종헌관이 세 번째 술잔을 올리는 종헌례(終獻禮), 분헌관이 공자와 네 신위 이외에 종향돼 있는 사람에게 술잔을 올리는 분헌례(分獻禮) 순으로 이어진다. 이어 복주(福酒)를 마시는 음복수조례(飮福受祚禮), 제기를 치우는 철변두(撤籩豆), 축문과 폐백을 태우고 땅에 묻는 망예례(望瘞禮)로 마무리된다. 성균관 측은 “공자와 유교 성현을 기리는 석전대제는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에서도 그 원형을 상실한 상태”라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마크 쿨란스키의 ‘대구(cod)’에는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의 일대기’라는 어마어마한 부제가 붙어 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이런 관점으로도 책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근세 유럽에서 발전한 박물학이 생물학, 지질학, 광물학은 물론이고 고고학, 인류학 등으로 심화해 간 과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이나 팀 마셜의 ‘지리의 힘―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등 이런 유형의 책이 서구에서 잘 팔리는 걸 보면 말이다. 이 책도 비슷한 관점에서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등 6가지 물질과 그와 관련된 산업이 어떻게 인간 세계를 확장시키고 역사를 움직여 왔는지를 지구촌 곳곳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엔지니어 토머스 미즐리는 휘발유에 테트라에틸납을 한 방울 떨어뜨리면 엔진 잡음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납은 강력한 신경독소로, 어린아이의 뇌를 망가뜨릴 수 있다. 이에 제너럴모터스는 납을 대체할 방안을 찾는 대신 자신들이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이름을 고쳐 썼다. 테트라에틸납을 에틸로 바꾼 것이다. 단순히 해당 물질의 역사만 쭉 기술했다면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전문서가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부터 미국 네바다주 코테즈 광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의 취재 내용을 역사적 사실들과 씨줄, 날줄로 엮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다. 원제(Material World: A Substantial Story of Our Past and Future)를 반영하듯 저자의 시선이 기후변화와 인류의 미래까지 확장돼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사형수가 아니면 언젠가는 다 출소합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으로 변화시켜서 내보내는 게 우리 사회를 위해 나은 일이 아닐까요.” 4일 경기 여주시 소망교도소에서 만난 김영식 소장(61·군산 양문교회 목사)은 “죗값은 당연히 치러야 하지만 우리 사회가 교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2010년 문을 연 소망교도소는 개신교계가 설립한 아가페 재단이 국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민영 교도소. 교정 간부 출신인 김 소장은 명예퇴직 후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소장 공모에 응모해 지난해 1월 취임했다. ―재소자들이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더군요. “국영 교도소는 대부분 각자 갇힌 방에서 먹지만 저희는 공동식당에서 400여 명의 재소자가 4교대로 함께 식사합니다. 식사가 끝나면 각자 알아서 자기 방으로 돌아가지요. 재소자들끼리 싸움이나 시비가 붙으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도 있지만 제가 부임한 1년여 동안 그런 일은 없었어요. 함께 걷고, 밥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한 활동이지요. 저희는 이런 활동이 교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거든요.” ―일각에서는 더 혹독한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저도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죗값은 당연히 치러야지요. 그런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 중엔 어릴 때부터 나쁜 환경에 있다 보니 안 좋은 것만 보고 배워서 그렇게 된 경우도 많습니다. 사형수가 아니라면 언젠가는 다 출소하는데, 교도소에서조차 좋은 문화,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나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처벌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교화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지요. 제대로 된 교화에 재소자 인권과 처우 개선 등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요.” ―소망교도소 지원율이 3, 4 대 1을 넘는다고요. “보통 매달 약 20명 정도를 받는데, 전국의 교도소에서 지원 신청이 옵니다. 지원 자격은 7년 이하 형기, 전과 2범 이하 등인데 조직폭력이나 마약 등 중범죄는 제외합니다. 지원서류를 본 뒤 면접을 보는데 ‘변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지요. 아무래도 대우도 좋고, 국영 교도소보다는 더 맞춤형으로 교화 프로그램과 멘토링이 진행되다 보니 지원자가 많아요.” ―교도소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마지막 관문이라고 하셨더군요. “안 좋은 환경에 있다 보니 범죄에 빠진 건데, 교도소가 그 안 좋은 환경보다 더 안 좋으면 출소 후에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인들이 받겠지요. 재소자 중에는 어릴 때부터 성장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이 많습니다. 그 자신이 용서받음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남을 용서할 줄 모르고, 그러다 보니 분노가 쌓여 범죄로 이어지지요. 그런데 이곳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원봉사자들과 좋은 인간적인 관계를 갖다 보면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충분한 기회를 제공받으면 바뀔 수 있는데 포기해서야 되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올해 부활절 퍼레이드가 부활절(31일) 전날인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2024 부활절 퍼레이드 조직위원회’(대회장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는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부활절 퍼레이드 축제가 기독교만의 행사가 아닌, 교회가 사회 속으로 들어가 기독교적 가치를 공유하는 복음의 장이자 전도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조직위 대표회장에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공동대회장에는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오정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 김의식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임석웅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감경철 CTS 기독교 TV 회장이 추대됐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예수 부활의 참 의미를 전하며 기독교의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부활절 퍼레이드가 되길 바란다”며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 대표적인 기독교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Go Together!’를 주제로 한 올해 부활절 퍼레이드는 1부 퍼레이드(오후 3시∼5시 반), 2부 기념음악회(오후 6시 반∼8시 반) 순으로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2024 부활절 퍼레이드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최근 세종시는 ‘불교낙화법보존회’(대표 환성 스님)가 보존·계승해온 ‘낙화법(落火法)’을 시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낙화법은 재앙을 소멸시키고 복을 기원하기 위해 한지와 숯 등으로 낙화봉을 만들어 태우는 불교 의식이다. 불이 가진 정화 능력을 불교적으로 재해석해 구체화한 것으로, 고려시대부터 사찰에서 행해졌다. 부정하고 삿된 기운을 제거하고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며, 속세의 악업을 정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찰에서 계승해온 낙화법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례는 예비 의식과 본의식, 재앙을 없애는 소재(消災) 의식, 축원, 자신이 닦은 공덕을 다른 중생이나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회향(回向) 순으로 진행된다. 낙화봉은 숯가루를 한지로 싸고 그 속에 생년월일과 진언(眞言·부처와 보살의 덕이나 가르침을 간직한 범어 그대로 외우는 불교 주문)을 쓴 심지를 넣어 만드는데, 이후 사찰 처마나 추녀, 나무에 매달고 ‘수구즉득다라니’ 등을 염송하면서 의식에 참여한 모든 이들을 축원하며 의례를 마친다. 타오르는 불과 수행자가 하나 돼 삼매수행을 한다는 점에서 경남 함안 낙화놀이, 전북 무주 안성 낙화놀이 등 축제 성격의 낙화놀이와는 구별된다. 낙화법은 일제강점기에도 명맥을 이어왔으나 6·25전쟁과 불교 정화 운동의 혼란한 상황 속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낙화법이 되살아나 보존·계승될 수 있었던 것은 세종시 영평사(대한불교조계종) 주지 환성 스님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1975년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정진할 때 만난 한 노스님에게 5종의 다라니를 편집한 ‘오대진언집(五大眞言集)’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책의 한 빈 곳에 숯과 소금, 향을 태워 불꽃을 떨어뜨리는 낙화법과 낙화법의 핵심 진언인 대수구대명왕대다라니, 육자진언 등이 적혀 있었던 것. 대수구대명왕대다라니는 일체여래를 비롯해 불·보살과 삼보에 귀의하는 것은 물론이고 재앙과 재난을 소멸하고, 번영을 성취하는 진언 등을 포함하고 있다. 소재 의식에서 염송했을 육자진언은 모든 업장을 소멸시키고 공덕을 얻게 한다. 모두 민간에서 행하는 불꽃놀이에서는 볼 수 없는 절차들이다. 낙화법 계승자 중 한 명인 원행 스님(세종 광제선원 주지)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기록에도 부처님오신날에 전국에서 낙화가 진행됐다고 나올 정도로 낙화법은 연등회와 함께 부처님오신날을 대표하는 세시풍속”이라며 “특히 우리나라에만 있는 불교 의례라는 점에서 가치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이르면 올가을,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됐다가 희생된 조선인 무연고자들을 위한 합동 위령제를 지내고 싶습니다.” 지난해 9월 일본 도치기(栃木) 현세이타이지(靑泰寺) 주지 나카지마 야스요시(中島泰義) 스님이 절이 소유하고 있던 봉안당 시설을 강원 원주시 대한불교조계종 보문사(주지 해운 스님)에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보문사에서 만난 해운 스님은 “한일 역사 문제에 관심이 많던 나카지마 스님이 ‘양국의 미래를 위해 좋을 곳에 써 달라’며 기증했다”면서 “스님의 뜻을 고려해 일본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됐다가 희생된 조선인 무연고자들의 유골을 찾아 모시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 승려가 봉안당을 기증하다니 뜻밖입니다. “나카지마 스님과는 사찰 문화재 관련 연구·조사를 하면서 인연이 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초 갑자기 절이 소유하고 있는 봉안당 시설이 몇 군데 있는데 일부를 기증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한일 역사 문제에 관심이 있었는데, 양국이 과거의 일로 갈등을 겪는 게 안타까웠던 것 같습니다. 도치기현 미카모 메모리얼 파크 내에 600여 위의 유골함을 모실 수 있는 시설인데, 지난해 9월 기증식을 갖고 12월에 정식으로 법적 권리 이양을 마쳤지요.” ―일본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강제징용 무연고자 유골을 찾아 모실 계획이라고요. “일본 내 사찰에는 일제강점기에 끌려갔다가 희생된 조선인들의 위패와 유골이 모셔진 곳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부분 무연고자라 이제는 찾는 사람도 없지요. 이름이나 유골이 남아있는 것도 있지만 성만 쓰여 있거나 그도 아니면 강제징용자 여러 명이 함께 묻혔다고 알려진 장소만 남아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그런 분들을 찾아서 모셔 오려고 하지요.” ―보문사는 작은 절인데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노무현 정부 시절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의 합의에 따라 ‘한일 유골협의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실태 조사를 통해 일본 전역에 2800여 위의 조선인 강제 징용자 무연고 유골이 있는 것을 파악했지요. 하지만 이후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현재는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쉽지 않지요. 저도 사실 시작은 했지만 막막하긴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기증서에 아예 ‘한반도에서 일본에 강제 연행된 사람들, 그 자손의 유골을 봉안하도록 권리를 이양한다’라고 명시했더군요. “당시 정부가 파악한 것은 2800위이지만 실제로는 당연히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많이 찾아 모셔야지요. 나카지마 스님은 필요하다면 앞으로 시설과 땅을 더 기증하겠다고 했습니다. 일본 승려도 이러는데 우리가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단지 제 능력이 그걸 해낼 만큼 될는지…. 가능한 한 많이 찾아 이르면 올가을 일본에서 합동위령제를 지내고 싶습니다. 백 년 가까이 타국을 떠도는 영혼을 위로하는 것을 넘어 과거사로 인해 늘 갈등을 겪는 양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도움이 되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밀물처럼 올라오고 있는 남도의 봄. 꽃과 나무가 흐드러진 조용한 지리산 산길을 걸으며 겨우내 움츠린 몸과 지친 마음을 펴는 것은 어떨까. 그 길의 끝에 구도의 길도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전남 구례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 칠암자 순례길은 트레킹과 순례 모두 즐길 수 있는 금상첨화 코스다. 지리산 둘레길의 미니어처 축소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칠암자 순례길은 화엄사 내 일곱 암자(지장암, 금정암, 내원암, 미타암, 보적암, 청계암, 연기암)를 잇는 약 6km의 호젓한 산길이다. 험하지 않은 데다 섬진강과 지리산을 끼고 있어 마음을 비우며 걷는 맛이 일품이다. 보통 가장 아래에 있는 지장암에서 출발하는데, 이곳에서는 높이 약 12m, 둘레 약 4m의 당당한 풍채를 자랑하는 올벚나무(국가 유산 천연기념물·추정 수령 약 350년)를 만날 수 있다. 꽃이 잎보다 먼저 피고, 다른 벚나무보다 일찍 꽃을 피우기 때문에 올벚나무라고 부른다. 벚나무는 목질이 단단해 창과 칼자루로 많이 사용됐는데, 병자호란(1636년)의 치욕을 겪은 인조(재위 1623∼1649년)가 이후 전쟁을 대비해 많이 심게 했다고 한다. 당시 화엄사 벽암 선사가 이에 찬성해 절 주변에 올벚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지금은 이 한 그루만 남아있다. 화엄사에서 바로 가장 위에 있는 연기암(530m)을 먼저 오른 뒤 내려오는 코스도 있다. 화엄사∼연기암 길에서는 우렁찬 물소리를 내는 화엄사 계곡을 만날 수 있다. 봄여름 우거진 녹음 아래를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맛이 일품인데, 절로 힐링이 된다고 ‘치유의 숲길’, 화엄사 창건주 연기 조사가 어머니를 업고 올랐다고 해 ‘효심의 길’ ‘어머니의 길’로도 불린다. 연기암은 시원하게 펼쳐진 섬진강과 구례 시가지를 감상하는 최적의 장소다. 푸른 강과 지리산을 보는 눈맛이 그만이다. 그리 높지 않은데도 운무를 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금정암은 화엄사를 대표하는 산내 암자. 조선 명종 17년(1562년) 설응 선사가 창건하고 고종 때 칠성각을 건립했다. 1991년 화재로 소실된 후 1993년 중건했는데, 화엄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미타암은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처. 대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대문을 지나면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부처님 석상을 만날 수 있다. 절 내 가지런히 놓인 장독대가 말할 수 없는 포근함을 준다. 7암자 순례길 코스에는 없지만, 최근 국가 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엄사 경내 홍매화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마침 25일부터 한 달 동안 ‘제4회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도 열린다. 현재 꽃망울이 맺힌 상태로 다음 달 중순쯤이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엄사가 있는 전남 구례에서는 다음 달 9∼17일 산수유꽃 축제도 열린다. 성기홍 화엄사 홍보기획위원장은 “화엄사가 화려하고 장엄한 아버지 같은 느낌이라면, 칠암자는 수줍음 많은 우리네 할머니, 어머니를 보는 듯한 매력이 있다”며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마니아 사이에서는 걷는 맛, 보는 맛은 물론이고 힐링까지 얻을 수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