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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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 챔피언. 여러분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건강 정보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pistols@donga.com

취재분야

2025-11-11~2025-12-11
건강98%
보건2%
  • 가려운 피부염, 긁는 게 그렇게 나쁩니까?

    벌레에 물리거나 접촉성 피부염 등으로 인해 가려움증이 생기면 본능적으로 긁게 된다. 하지만 긁기는 염증을 유발해 상태를 악화할 수 있다. 긁으면 긁을수록 가려움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긁는 행위는 종종 쾌감을 안겨준다. 왜냐하면 긁는 동작이 약간의 통증을 유발하여 뇌가 가려움증에서 벗어나도록 주의를 돌리기 때문이다. 이 통증은 뇌에서 ‘가분 좋은 호르몬’안 세로토닌을 분비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키워 해당 부위의 박테리아 감염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학술지 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긁는 행동은 해로움과 유익한 효과를 모두 가지고 있다.“가려운 곳을 긁는 게 해롭다면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을까? 긁는 것은 종종 즐거운 느낌을 유발하며 이는 이 행동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점을 제공했음을 시사한다. 우리의 연구는 긁는 행동이 박테리아로 인한 피부 감염에 대한 방어도 제공한다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이 역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연구를 이끈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 의과대학 피부·면역학과 교수인 다니엘 카플란 박사가 말했다.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은 옻나무나 니켈과 같은 특정 금속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 또는 피부 자극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가렵고 피부가 부어오르는 발진이 생기는 질환이다.가려움을 참지 못해 충동적으로 긁는 행동을 할 경우 염증이 추가 돼 증상이 악화하고 치료 기간이 늘어난다.이 악순환을 알아내기 위해 카플란 교수 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했다.한 무리의 정상적인 쥐는 습진과 유사한 접촉 피부염을 유도한 귀 부위를 긁을 수 있도록 내벼려 뒀다. 반면 다른 한 무리의 정상적인 쥐는 귀 부위에 발이 닿지 않도록 보호 장구를 채웠다. 세 번째 무리의 쥐는 가려움을 감지하는 신경 세포를 제거했다. 정상적인 쥐들이 가려움을 참지 못 하고 긁자 귀 부위는 부풀고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neutrophil)라는 염증성 면역 세포가 급증했다. 반면 보호 장구를 채운 정상 쥐와 신경 세포가 제거된 쥐는 염증과 부기가 훨씬 경미했다. 이를 통해 긁는 행동이 피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연구진은 긁는 행동이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세포에서 ‘P 물질’(통증 감각을 일으킨다고 여겨지는 화학 물질) 분비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P 물질은 비만 세포(mast cells)를 활성화 하는데, 비만 세포는 호중구를 끌어 모아 가려움과 염증을 유발하는 염증의 주요 조정자이다. 거칠게 정리하면 ‘긁기 → P 물질 방출 →비만 세포 활성화 → 호중구 끌어들여 추가 염증 유발’의 과정을 통해 염증성 피부질환을 더 악화 시킨다.그런데 긁기는 면역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한다. 이 또한 비만 세포 때문이다. 비만 세포는 다양한 염증성 피부 질환과 알레르기 반응의 주범이지만, 동시에 박테리아와 기타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역학과 조교수이자 공동 저자인 말리스 메이젤 박사가 주도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긁는 행동이 피부 감염에 가장 흔히 관여하는 박테리아인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의 양을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식중독, 폐렴, 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박테리아다.“긁는 행동이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방어를 개선한다는 사실은 특정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만성적이 가려움증일 경우, 긁는 행동이 피부에 가하는 손상이 이러한 이점을 능가할 확률이 더 높다”라고 카플란 박사가 말했다.연구진은 이러한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피부염, 딸기코라고도 부르는 주사피부염(rosacea), 두드러기와 같은 염증성 피부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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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음식 즐겨먹는다면, 나이보다 늙어 보일 확률 높아

    1년 마다 늘어나는 연대기적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는 일치하지 않는다. 연대기적 나이에 비해 유독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생물학적 노화가 떠 빠르게 진행된 사람이다. 단순히 더 늙어 보이는 외모적 단점뿐만 아니라 질병과 조기 사망 위험까지 더 높다.먹거리가 생물학적 나이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채소와 과일이 적고, 붉은 고기류(가공육 포함), 패스트푸드, 설탕이 첨가된 청량음료가 많은 식단은 젊은 성인기에도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채소와 과일이 풍부하고 육류, 패스트푸드, 가당음료가 적은 식단은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핀란드 이위베스퀼레(Jyväskylä) 대학교와 노인학 연구센터(Gerontology Research Center)는 20~25세의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식이가 젊은 성인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활용해 진행한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관찰된 연관성 중 일부는 신체 활동, 흡연, 체중과 같은 다른 생활습관 요인으로 설명될 수도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과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은 동일인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생활습관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식단은 노화와 어느 정도 독립적인 연관성을 유지했다”라고 제1저자인 수비 라비(Suvi Ravi)박사 후 연구원이 설명했다.참가자들이 쌍둥이였기 때문에 이 연구는 식단과 생물학적 나이 간의 관계에 대한 유전적 영향을 조사할 수 있었다.연구에 따르면 더 건강한 식이와 느린 생물학적 노화 간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 중 하나는 폴리페놀 섭취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은 주로 채소, 과일, 베리, 견과류, 허브, 콩, 차, 커피, 코코아, 올리브유 등에 포함되어 있다.또한 적색육과 가공 적색육(살라미, 소시지 등)의 과도한 섭취는 육류 섭취가 적은 식이와 비교해 생물학적 노화의 가속화와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우리의 결과는 과일과 채소가 적고 고기, 패스트푸드, 청량음료가 많은 식단이 과일과 채소가 많고 가공된 붉은 고기와 가당 음료가 적은 식단에 비해 젊은 성인기에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의 결과는 어린 나이부터 권장되는 식습관을 고수하면 나중에 연령 관련 건강 위험을 완화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라고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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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급찐살’ 제거 필살기…이렇게 운동하면 식욕 ‘뚝’

    이제 설 황금연휴다. 최장 9일을 쉰다. 명절엔 침샘을 자극하는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술까지 곁들이면 열량 공급은 넘치는데 움직임은 평소보다 적어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걸 막기 어렵다.소비하지 못한 영양분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체지방은 크게 피부 바로 아래 쌓이는 피하지방과 복강 내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으로 구분된다. 잉여 영양분은 둘 중 내장지방에 먼저 축적된다. 이 커진다.건강을 위해 적절한 체중 유지는 필수다. 명절 연휴에 찐 살(이른바 ‘급찐살’)은 되도록 빨리 빼는 게 좋다. ‘골든타임’은 2주다. 한국 음식의 주를 이루는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에너지로 쓰인다. 남은 포도당은 간이나 근육조직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다. 글리코겐은 비교적 분해가 잘 된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 분해하기 더 어려운 체지방으로 바뀐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식단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섭취한 열량보다 소모한 열량이 더 많아야 체중이 준다. 어떤 운동이 효과적일까. 격렬한 운동을 하면 식욕이 사라지고, 적당한 강도로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더 입맛이 당기는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그럴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 몸이 녹초가 될 정도로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배고픔 호르몬’이라고도 알려진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을 억제해 식욕을 사라지게 한다. 체중 감량이 목표인 사람 처지에선 ‘꿩 먹고 알 먹고’다. 작년 10월 미국 에 게재된 버지니아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고강도 운동은 적당한 강도의 운동이나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식욕을 줄이는 데 특히 효과적일 수 있다.연구진은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지만 건강한 성인 14명(평균 나이 43세의 남성 8명과 평균 나이 32세의 여성 6명)을 대상으로 운동 강도가 식욕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휴식-중간강도 실내 자전거 타기-고강도 실내 자전거 타기 임무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각 참가자에게 적정 운동 강도를 제공하기 위해 ‘젖산 역치’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혈액 안에 젖산이 누적되기 시작하는 운동 강도를 의미하는 젖산 역치는 운동 중 호흡이 가빠지고 운동이 눈에 띄게 더 힘들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중간강도 운동의 경우 참가자들이 이 역치에 맞춰 페달을 돌리는 것으로 했다. 고강도 운동은 젖산 역치보다 75% 더 세게 자전거를 타야 했기에, 그야말로 격렬하게 운동했다.연구 결과 고강도 운동이 중간 강도 운동보다 그렐린 수치를 더 많이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고강도 운동 후 사람들은 중간 강도 운동을 마쳤을 때보다 ‘덜 배고프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더욱 뚜렷하게 배고픈 느낌이 적다고 답했다.여성은 운동 전 기초 그렐린 수치가 남성에 비해 더 높았다. 고강도 운동을 하는 동안 남녀 모두 식욕 자극 효과가 없거나 식욕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아실화 그렐린(DAG) 수치가 감소했다. 배고픔을 자극하는 아실화 그렐린(AG) 수치는 여성만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는 격렬한 운동이 남성보다 여성의 식욕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반면 적당한 강도의 운동은 그렐린 수치를 변화시키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시켰다.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 후 집에 돌아오면 먹을 것을 찾는 이유다.이 같은 결과는 ‘배고픔 호르몬’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젖산 역치를 초과하는 운동이 필요함을 시사한다.“운동은 개인의 목표에 따라 ‘용량’을 맞춤화해야 하는 ‘약물’이라고 생각한다. 고강도 운동은 식욕 억제에 중요할 수 있으며, 이는 체중 감량 프로그램의 일부로 특히 유용할 수 있다”라고 논문 제1저자인 버지니아대 의대 박사 후 연구원 카라 앤더슨(신체운동학) 박사가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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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골 밥상’ 뭐길래? 3주만에 체중·만성질환위험 ‘뚝’

    예전 ‘시골 밥상’으로 현대인을 괴롭히는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산업화로 생긴 가공식품은 섬유질이 적고 설탕과 각종 화학 첨가물이 많아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같은 만성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여전히 산업화와 거리가 먼 한 공동체의 식습관을 모방해 개발한 식단을 현대인에게 적용한 결과 불과 3주 만에 다음과 같은 놀라운 변화가 관찰됐다.△체중 감소(똑같은 열량을 섭취했으나 식단 변화만으로 체중 감소).△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17% 감소.△혈당 수치 6% 감소.△염증 및 심장병의 지표인 C-반응성 단백질(CRP) 14% 감소.이러한 개선은 실험 참가자들의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와 관련이 있었다. 사람의 장 내에는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조 마리의 박테리아가 서식한다. 보다 ‘원시적’인 식단으로 바꾸자 섬유질을 먹이로 삼는 유익한 미생물들이 번성하고 건강에 해로운 것들은 세력이 약화했다.에 발표한 다국적 협업 연구를 이끈 아일랜드 코크 대학교 옌스 월터(Jens Walter) 교수는 “산업화 식단은 장내 미생물 군집에 큰 영향을 미쳐 만성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산업화하지 않은 전통적인 식습관을 모방하고 식단-미생물 군집 상호작용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호환되는 식단을 개발했다”라고 말했다.인간 대상 임상시험은 월터 교수의 이전 직장인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에서 진행 했다.보다 ‘원시적’인 식단은 파푸아뉴기니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했다.예를 들면, 아침 식사로 고구마와 검은콩 해시(주재료 검은콩에 잘게 썬 감자 양파 토마토 등을 섞어 익힌 요리), 밀감을 먹고 점심에는 각종 채소가 풍부한 샐러드에 배를 곁들인다. 아몬드와 말린 살구로 오후 간식을 한 후 돼지고기 안심 구이, 구운 감자, 코울슬로 등으로 된 저녁식사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 곳 사람들은 쌀, 오이, 양배추, 완두콩, 양파 등도 자주 식탁에 올린다.월터 교수팀은 파푸아뉴기니 농촌 지역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연구하면서 그곳 사람들의 미생물 군집이 훨씬 더 다양하며, 식이 섬유를 먹고 사는 박테리아가 풍부하고, 서구식 식단과 관련된 염증 유발 박테리아 수준이 낮은 것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한 ‘비산업화 미생물 군집 복원’(Non-industrialized Microbiome Restore·NiMe) 식단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식물 기반 식품 중심이지만 완전 채식은 아님: 주로 채소, 콩류(렌틸콩, 병아리콩 등), 통곡물 등으로 구성. 하루에 한 번 동물성 단백질(연어, 닭고기, 돼지고기) 소량 섭취.△유제품, 소고기, 밀 제외: 파푸아뉴기니 농촌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소비하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식단에서 뺌.△가공식품 최소화: 설탕과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가공식품은 매우 적게 섭취하도록 구성.△고섬유질: 식이섬유 함량은 1000칼로리 당 22그램으로 일반적인 식이 섬유 권장량(하루 25~30g)을 초과. 성인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은 2500~3000칼로리다. 따라서 식이섬유를 권장량보다 3배 이상 더 먹는 셈.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NiMe식단과 함께 L.reuteri라는 유익 균을 함께 섭취했다. 이 박테리아는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의 장에 널리 퍼져 있지만 산업화 한 미생물 군집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연구결과 NiMe 식단은 L.reuteri의 단기 생존율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전 염증성 박테리아와 장내 점액층을 분해하는 박테리아 유전자를 줄이는 등 ‘산업화 식품’으로 인해 손상된 장내 미생물 군집의 특성을 개선했다. 이러한 변화는 만성 질환 위험과 관련된 심혈관 대사 지표의 개선으로 연결됐다. NiMe 식단으로 섭취한 열량이 줄지 않았음에도 체중이 감소했고, 식단만으로도 상당한 심혈관 대사적 이점이 나타났다. 월터 교수는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알고 있지만, 그 영향의 크기를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NiMe 식단의 조리법은과 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논문의 주요 저자로 이 식단을 설계한 앨버타 대학교의 아니사 아메트(Anissa Armet) 박사(공인 영양사)는 “이 레시피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모두가 장내 미생물 군집을 건강하게 돌보며 건강을 개선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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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 볼록 아랫배가 ‘○○’ 때문? 믿다간 큰일 납니다!

    ‘여자의 살짝 나온 아랫배는 자궁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남성에겐 없는 ‘새 생명의 산실’이 그곳에 위치해 복벽을 밀어냄으로써 마치 살이 찐 것처럼 볼록해 보인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임신 기간 동안 태아가 자라는 곳인 자궁은 좌우로는 여성의 골반, 앞뒤로는 방광과 직장 사이에 위치해 있다. “골반 뼈 구조 안쪽에 자궁과 난소가 있다. 여성은 골반 뼈가 더 넓고 기울기가 다르게 형성되어 자연스레 외관이 달라 보인다. 하지만 자궁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복부에 있지 않다”라고 미국 워싱턴 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 임상 교수 리사 얼랭거 박사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복벽에는 많은 신체 구조가 존재한다.“해부학적으로 설명하면 그 부위에는 피부부터 근막(근육과 내장을 감싸는 강력한 조직)까지 근육, 신경, 혈관, 결합 조직, 지방 등 여러 층이 있다”라고 카츠(Katz) 여성 건강 연구소의 산부인과 책임자 스테파니 트렌타코스테 맥널리 박사가 같은 매체에 밝혔다.기본적으로 자궁은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또는 종양이 생겼을 때가 아니면 눈에 띄는 돌출부를 만들지 않는다.“자궁은 최소 주먹 한 개 크기이며 근종이나 자궁내막증과 같은 의학적 이상 상태로 인해 더 커질 수 있다. 난소에도 공간을 차지하는 양성 낭종이 생길 수 있다”라고 얼랭거 박사가 설명했다.결론적으로 여성의 뱃살은 자궁과 관련이 없다. “자궁이 없는 사람도 복부에 지방층이 있고, 제 팔 뒤쪽에도 지방이 있지만 거기엔 자궁이 없다”라고 얼랭거 박사는 말했다.여성은 남성에 비해 복부 부위에 지방 조직이 더 많은 게 정상이다.얼랭거 박사에 따르면 난소의 영향을 받는 상태에서 신체는 일반적으로 더 높은 체지방률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생식 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심지어 폐경기에도 복부지장은 뼈, 기분, 성 기능, 뇌와 심장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소량의 에스트로겐을 계속 생성함으로써 역할을 한다고 얼랭거 박사는 덧붙였다.복부의 지방층은 존재 이유가 충분하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는 조언이다. 하지만 몸의 중심 부위에 지방이 과하게 축적되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에 있는 지방의 90%는 피부 바로 아래에 쌓이는 피하지방이다. 두둑한 배를 손으로 쥐면 잡히는 것도 바로 피하지방이다. 나머지 10%는 내장지방이다. 이것은 손이 닿지 않는 단단한 복벽 아래 위치하며 내부 장기들을 둘러싸고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쪽은 내장지방이다. 내장지방으로 인한 복부 비만은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대사 질환은 물론 심장질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정 암(유방암, 자궁내막암, 대장암, 췌장암)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내장에 지방이 두껍게 축적되면 복벽을 밀어내 허리둘레가 커질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지방이 점점 더 많이 쌓여 남성보다 더 빠르게 체질량 지수(BMI·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이상이면 비만) 수치가 높아진다. 허리둘레를 측정해 남성은 90㎝, 여성은 85㎝ 이상이면 내장지방 축적으로 인한 복부 비만을 의심해 봐야 한다.내장지방을 줄이려면 건강한 식단과 함께 유산소 운동 중심으로 꾸준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허리둘레가 같더라도 지방 대부분을 피하지방으로 저장하고 있는 사람은 내장지방 비중이 높은 사람에 비해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지방 조직에 변화가 생겨 더 건강하게 지방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 됐다.지난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발표한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주4회 규칙적으로 운동한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지방을 피하지방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더 컸다. 운동을 꾸준히 한 경우 체중 감소가 없더라도 피하지방층에 지방을 더 효과적으로 지방을 축적하도록 조직이 변화한 게 확인 됐다.운동을 통해 피부 바로 아래에 지방을 저장하는 능력이 좋아지면 건강에 악 영향을 미치는 내장지방 조직에 이를 저장하지 않아도 된다.이 연구를 주도한 제프리 호로위츠 교수는 “일부 피하지방은 사람에게 좋다. 그것은 몸을 보호하고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건강한 지방 조직의 20%만이 실제로 지방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는 염증이 적은 콜라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조직은 또한 몸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모세혈관이 가득 차 있다”라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이는 피하지방 조직에만 해당하고 내장지방 조직은 그렇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우리 몸은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을 더 빨리 축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운동을 통해 내장지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내장지방 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걷기와 달리기 같은 지구력 운동이다.복부를 집중 공략하는 윗몸일으키기는 복부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내장지방 감소 효과는 없다. 미용 목적의 지방흡입술 또한 복벽 내부에는 도달하지 않아 내장지방 제거 효과가 없다. 호로위치 교수는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로잉 머신과 같은 지구력 운동이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저항 운동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2021년 학술지 ‘비만’(Obesit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과 고강도 운동 사이에 큰 차이가 없으므로 무리하게 운동할 필요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주당 150분~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분~150분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중강도 운동엔 ▲빠르게 걷기(대략 시속 3km 내외 속도) ▲보통 속도로 자전거 타기▲체조 ▲가벼운 테니스 치기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이 속한다. 고강도 운동엔 ▲달리기(시속 8km 내외 속도) ▲인터벌 운동(일정 간격을 두고 고강도 운동·휴식·저강도 운동 등을 반복하는 것) ▲킥복싱 ▲축구 경기 ▲암벽등반 등이 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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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 이혼, 자녀에 엄청난 스트레스…뇌졸중 위험 61% ‘쑤욱’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경우 나이 들어 뇌졸중을 겪을 위험이 61%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와 틴데일 대학교, 그리고 미국 텍사스 대학교(알링턴 캠퍼스) 연구자들이 65세 이상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18세 이전 부모가 이혼한 경우 9명 중 1명꼴(11.2%)로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반면 부모가 이혼하지 않은 경우 뇌졸중 발병은 약 15명 중 1명(7.5%)에 불과했다. 연구 결과는 온라인 과학저널 에 발표했다.“흡연, 신체활동 부족, 낮은 소득 및 교육 수준, 당뇨병, 우울증, 낮은 사회적 지위와 같은 뇌졸중 관련 대부분의 위험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부모가 이혼한 경우 뇌졸중 발병 위험이 61% 더 높았다”라고 제1저자인 메리 케이트 실케(Mary Kate Schilke) 틴데일대 심리학과 강사가 설명했다.연구진은 약 10년 전 다른 인구 기반 표본을 사용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은 바 있어, 이번에 이를 재확인 한 셈이다.연구자들은 부모의 이혼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장기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책임저자인 에스미 플러-톰슨(Esme Fuller-Thomson) 토론토대 교수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것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며 “부모의 갈라섬으로 인한 장기간의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영구적으로 변화시켜 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수치를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2022년 ‘행동 위험 요인 감시 조사’(Behavioral Risk Factor Surveillance Survey)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노인 1만3205명의 설문 응답을 분석했다. 참가자 중 13.9%가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다.연구자들은 아동 학대 이력이 있는 참가자는 제외했다.“어린 시절 신체적·성적 학대를 경험하지 않았고, 집에서 그들에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준 어른이 최소 한 명 있었던 경우에도 부모가 이혼한 경우 뇌졸중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공동저자인 필릴 바이든(Philip Baiden) 텍사스대(알링턴) 사회복지학과 부교수가 말했다.부모의 이혼과 뇌졸중 간 연관성은 당뇨병이나 우울증 같은 잘 알려진 뇌졸중 발병 요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다만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인해 이 같은 위험성은 줄어들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봤다.이번 연구는 이혼 사례가 드물고 사회적 인식도 훨씬 나빴던 1950년대 이전에 태어난 노년층을 대상으로 했다. 지금은 이혼으로 인한 낙인 효과가 크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젊은 세대에서는 뇌졸중과의 연관성이 덜 분명해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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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치매 예방’ 근거 있다…각 잡고 하루 6300보

    활발한 신체활동이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그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올 1월 국제 학술지 뇌 연구(Brain Research)에 게재한 에 따르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질병 표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이 연구는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에 초점을 맞춰 유산소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핵심 표지자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타우 단백질 엉킴, 올리고덴드로 세포로 알려진 미엘린 생성 세포의 철분 축적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그룹은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타우 단백질 얽힘이 63%,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76%, 철분 축적이 58% 감소했다. 또한 세포 사멸 및 뇌 세포 간 소통이 개선되어 노화에 따른 뇌 기능의 중요한 균형이 회복됐다.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연구도 있다.미국 럿거스 대학교 뉴브런즈윅 캠퍼스 학자들이 국제 학술지 에 2024년 12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신체가 인슐린에 반응하는 방식에 관여하는 특수세포가 운동 후 뇌에서 활성화 됐다. 이는 신체활동이 뇌 기능을 직접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중요한 것은 운동이 뇌에 작용하는 인슐린의 능력을 향상시켜 인지기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연구진은 “운동이 혈당의 임상적 개선과 관련하여 신경 세포외소포의 인슐린 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냈다”며 “우리는 신경 세포외소포를 뇌의 인슐린 민감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인슐린은 인지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라는 인식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뇌에서 인슐린 수치가 부족하면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연구진을 짚었다.인슐린은 또한 기억 형성, 회상, 처리 속도 및 시냅스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냅스는 뇌 세포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조다. 뇌에서 인슐린이 부족하면, 뇌 세포들이 기능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서로 제대로 상호작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신체활동이 필요할까. 세계보건기구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운동 혹은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하되 일주일에 2~3번 하루 30분 정도의 근력 운동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가장 실천하기 좋은 유산소 운동은 걷기다. 걸을 수 있는 몸 상태와 걸을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하루 걸음수와 치매 예방 효과의 연관성을 탐구한 연구도 있다. 2022년 에 게재한 덴마크 남부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3800보에서 9800보를 걸으면 치매 위험을 25~50% 낮출 수 있다.연구진은 40~79세의 영국 성인 7만8430명(여성 55%)의 걸음 수를 7년간 추적했다. 이들은 일상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걷는 걸음(분당 40보 이하)과 운동을 위해 의도적으로 걷는 걸음(분당 40보 이상)을 합해 하루 걷는 걸음 수와 치매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3826보를 걸으면 그 미만 걷는 사람과 비교해 치매 위험이 25% 감소했다. 하루 9826보를 걸으면 위험 감소폭이 50%까지 증가했다. 다만 이 보다 많이 걷는다고 해도 추가적인 위험 감소 효과는 없었다. 즉 하루 9800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걷는 속도도 관련이 있었다. 운동 의지를 가지고 걸을 경우 더 적은 걸음 수로도 더 큰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진은 목적의식을 갖고 걷는 이상적인 걸음 수는 6300보라고 밝혔다. 이 때 치매 위험 감소는 57%에 달했다. 또한 분당 112보 수준의 파워 워킹을 30분간 할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62% 감소해 최고 수치를 보였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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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진통제·항생제, 치매 치료제로 쓸 수 있다고?

    다른 용도로 승인된 약물인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염증제, 백신을 치매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전문가들이 발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 전 세계 치매 환자 수가 현재의 3배인 1억5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신약 개발이 진행 중이나 그 속도가 더디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기존 약물을 치매 예방과 치료에 사용할 수 있을지 탐구하고 있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의 벤자민 R. 언더우드 박사는 “치매를 예방하지는 못하더라도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시급하다. 이미 다른 질환에 대해 허가된 약물에서 찾을 수 있다면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고, 결정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케임브리지와 엑서터 대학교가 주도해 에 발표한 연구를 위해 학자들은 다른 질환에 사용하는 기존 약물을 치매 위험과 연관시킨 연구들을 조사했다. 1억 30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14개 연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에는 치매 사례 100만 건이 포함됐다. 이들은 처방 데이터를 분석하여 치매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약물 몇 가지를 가려냈다. 그 중 일부에서 치매 예방 또는 치매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후보 약물은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백신이다. 백신은 A형 간염·장티푸스·A형간염과 장티푸스 결합·티프테리아 백신이다. 이는 치매의 일부 사례가 바이러스 또는 박테리아 감염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 한다. 이부프로펜과 같은 항염증제(소염·진통제)도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은 다양한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반대로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과 연관된 약물도 있다. 일부 향정신성·고혈압·당뇨병 치료제와 항우울제(서트랄린, 에스시탈로프람 등)는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연구자들은 이 같은 위험 증가가 약물 자체 때문이 아니라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고 밝혔다. 치매 환자가 우울증과 같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지고, 그로 인해 이와 같은 질환의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액서터 대학의 일리아나 로우리다 박사는 “특정 약물이 치매 위험 변화와 연관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약물이 치매를 유발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예를 들어, 당뇨병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따라서 혈당 조절을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자연히 치매 위험도 높아진다. 하지만 약물로 인해 그 위험이 증가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걱정이 돼 약물을 바꾸고 싶다면 반드시 먼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번 발견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질환의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을 용도 변경하면 치매 치료법을 찾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 시험을 통해 치매 치료 효과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는 약물들의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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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헐적 단식, 최고 효과 보려면… 이 시각 전에 식사 마쳐야

    간헐적 단식이 비만인 사람의 체중 감량과 심혈관 건강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추가됐다.간헐적 단식은 식이요법 중 하나다. 식사와 단식을 정기적으로 반복하여 일정시간 이상 공복 시간을 인위적으로 유지한다. 어떤 음식을 먹는 지보다 언제 먹는 지에 초점을 맞춘다.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만 음식을 섭취하고 나머지 시간 동안 단식하는 ‘시간제한 식사’, 일주일 중 5일은 일반적인 식사법을 따르고 나머지 2일은 하루 약 500~600칼로리로 제한하는 ‘5대2 방식’, 하루는 단식, 다음날은 일반적인 식사를 번갈아 시행하는 ‘격일 단식’, 일주일에 1~2번 24시간 동안 단식하는 ‘식사-단식-식사’ 등이 있다.시간제한 식사를 적용한 이번 연구는 오후 5시 이전에 식사를 마치고 나머지 시간을 굶는 방법이 체중 감량, 피하지방 감소, 혈당 관리에 효과적인 전략임을 보여준다.사이테크 데일리·사이언스 얼러트에 따르면 저명한 의학 저널 에 논문을 발표한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교, 나바라 공립대학, CIBER(비만 및 노화 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식사 일정과 지방 감량 효과를 조사하기 위해 과체중 또는 비만인 30~60세 스페인 성인 197명(여성 50%)을 대상으로 12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모든 참가자는 지중해식 식단을 기반으로 한 식사와 함께 영양에 대한 조언을 제공받았다.참가자들은 크게 4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1. 오전~오후(오전 9시~오후 5시) 8시간 동안만 식사를 제한한 그룹.2. 오후~저녁(오후 2시~오후 10시) 8시간 동안만 식사를 제한한 그룹.3. 참가자가 선택한 8시간(대개 정오~오후 8시) 동안만 식사를 제한한 그룹.4. 지중해 식단을 따르되 시간제한 식사 규칙은 없는 그룹.연구기간 종료 후 체중 측정 결과, 간헐적 단식을 한 3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평균 2.4kg~3.1kg 몸무게가 줄었다. 단식그룹 사이에 식사시간에 따른 체중 감량 차이는 거의 없었다.자기공명영상(MRI) 스캔 결과, 심혈관 대사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장 지방 조직(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 조직) 감소에서는 4개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즉, 간헐적 단식이 내장 지방 변화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른 시간대에 시간제한 식사를 한 그룹은 피부 바로 아래 위치해 눈에 더 잘 띄는 피하 지방 조직에서 더 큰 감소를 보였다.혈당 조절 또한 빨리 식사를 마친 그룹이 더 잘 됐다. 이들은 식사를 하지 않은 밤 시간대에 혈당 수치가 더 잘 조절되었다. 이는 신체가 혈당을 더 건강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연구진은 밤에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신체가 영양소를 소화하고 처리할 시간이 더 많아지고, 이를 통해 혈당 조절이 더 잘 이루어져 당뇨병 및 기타 대사 장애의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이 시간제한 식사를 통해 불어난 체중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건강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밤에 식사를 하면 생체 시계(일주기 리듬)를 방해해 비만,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게 정설이다.간헐적 단식보다 더 일반적인 식이요법인 칼로리 제한 식사 또한 체중 감량과 심혈관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식사량을 줄이는 이 방법은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중간에 포기하면 이른바 ‘요요현상’으로 인해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가거나 심지어 시작 할 때보다 더 많은 체중 증가로 이어지기도 한다.이런 사람들에겐 시간제한 식사가 유용할 수 있다.연구진은 모든 단식 그룹이 높은 참여율을 보였으며 심각한 부작용이 기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간헐적 단식은 체중 관리와 비만 또는 과체중인 사람들의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안전하고 유망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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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화 촉진 음식 6가지…어라, ‘○○’도 포함?

    식단이 신체는 물론 인지 기능의 노화를 늦추거나 촉진할 수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과일, 채소, 생선, 올리브 오일과 같은 식품이 식탁의 중심인 지중해식 식단은 노화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산화제, 비타민 E, 콜린과 같은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견과류, 달걀, 생선 등)은 인지 기능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대 효과를 유발하는 음식도 있다. 설탕, 지방, 소금, 방부제·색소와 같은 화학첨가물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이다. 패스트푸드, 초가공식품과 같은 이른바 ‘서구식 식단’을 떠올리면 된다. “이런 유형의 음식들은 염증 반응을 일으켜 DN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노화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미국 피닉스 대학교 간호대학 학과장이자 영양사·의학박사인 라엘리 브룩스가 말했다.미국 포춘지가 여러 연구 성과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노화를 촉진할 수 있는 대표 음식 6가지를 소개했다.1. 커피동전의 양면이다. 2021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에 6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1~2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에 비해 뇌 용적이 작고 치매 진단을 받을 위험이 5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 및 커피 섭취량과 텔로미어 길이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2017년)도 있다. 이에 따르면, 카페인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에서 DNA 염기서열을 보호하는 염기쌍이다. 세포의 노화를 나타내는 바이오 마커로 나이가 들수록 짧아진다. 반면,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 섭취량이 늘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늘어나는 경향도 보였다. 카페인 섭취가 증가함에 따라 세포 노화가 가속화될 수 있지만 커피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노화가 둔화될 수 있음을 시사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커피는 건강상 단점보다 이점을 보여주는 연구 사례가 훨씬 더 많다. 적당한 양의 커피 섭취는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부터 인지 기능 향상까지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5잔~3.5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2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아침에 마시는 커피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30% 낮추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모닝커피 위주로 과하지 않게.2. 유제품우유 섭취는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대장암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유제품의 단점을 살펴보는 연구도 활발하다. 특히 지방 성분을 제거하지 않은 전유(Whole milk)가 문제될 수 있다. 전립선암, 파키슨병 방병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노인의 인지 기능 저하 및 생물학적 노화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발효 우유를 하루 300㎖이상 마시는 여성(남성은 무관)은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허혈성 심장질환(IHD)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유는 지방 함량이 높다. 그리고 고지방 식단이 염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염증이 생기면 세포가 효율적으로 재생하지 못 하고 퇴화하기 시작한다”라고 브룩스 박사는 설명했다.요거트와 같은 발효제품 중심으로 섭취하는 편이 낫다.3. 양념을 많이 한(매운) 음식향신료를 음식에 지나치게 많이 첨가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15년 동안 중국 노인들을 추적관찰 한 카타르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50g 이상의 고추(픗고추와 건고추)를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은 그 보다 적게 먹은 사람들 보다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연구진은 고추를 많이 먹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더 낮은 체질량지수(BMI)를 가지고 있었다며, 건강한 BMI를 가진 사람들이 임상적으로 과체중인 사람들보다 캡사이신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민감성 증가가 이러한 사람들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더 높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체 건강 측면에서는 고추 섭취가 체중 및 혈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4.나트륨(소금의 주성분)나트륨이 심장에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압이 상승한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장병, 각종 만성 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라고 리히텐슈타인 터프츠 대학교 진 메이어 USDA 노화 관련 인간 영양 연구 센터의 심혈관 영양 책임자인 앨리스 H. 리히텐슈타인 박사가 말했다.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권장 섭취량은 2000㎎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 일일 평균 섭취량은 4878㎎에 달한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만2000㎎(2.1 티스푼) 이상의 나트륨을 섭취하면 인지 기능 저하 및 인지 장애 위험이 33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5. 탄수화물탄수화물은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다. 특히 뇌의 주요 에너지로 쓰인다. 탄수화물 역시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모두 갖고 있다.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탄수화물이 몸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적당히 섭취하고, 정제 곡물(흰쌀, 밀가루) 대신 원물(고구마 감자) 형태로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6.인공 감미료무열량 탄산음료를 매일 한 잔씩 마시는 것은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인공 감미료를 많이 섭취하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브룩스 박사는 “인공 감미료는 칼로리는 없지만 설탕을 먹는다고 뇌를 속이도록 설계된 인공 화학물질”이라며 “뇌를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그런 종류의 화합물이 있다면 그것은 부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반면 리히텐슈타인 박사는 인공 감미료와 건강 위험의 연관성은 낮다고 봤다. 대신 붉은 고기.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가공육과 초가공 식품이 많이 포함 된 식단을 비롯한 다른 위험 요인이 더 큰 원인 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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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수수·콩·포도씨…‘씨앗 기름’ 정말 건강에 나쁠까?

    미국인들은 씨앗 기름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중독되고 있다.(Americans are being ‘unknowingly poisoned’ by them.)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는 로버트 F. 주니어의 말이다. 이는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하는 자칭 ‘건강 전문가’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은 2020년 이후 미강유(현미유), 면화씨유(면실유), 옥수수유, 카놀라유, 콩기름,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홍화씨유를 ‘혐오하는 여덟 가지’ 씨앗 기름으로 분류해 비만은 물론 체내에서 염증과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씨앗 기름은 정말 건강에 해로울까?씨앗 기름은 글자 그대로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을 말한다. 참기름과 들기름도 씨앗 기름에 속한다. 반면 올리브 오일과 아보카도 오일은 해당 식물의 전체 과일에서 추출 해 차이가 있다.씨앗 기름이 염증을 유발한다고 의심받는 이유는 다불 포화 지방산(polyunsaturated fatty acid)의 한 종류인 오메가-6 지방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불 포화 지방산은 크게 오메가-3와 오메가-6로 나뉜다. 등 푸른 생선, 견과류, 씨앗류 등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처럼 오메가-6는 체내에서 아이코사노이드(eicosanoid)라는 화학물질을 생성한다. 하지만 오메가-3에서 생성된 아이코사노이드가 항염증 효과를 갖는 반면, 오메가-6에서 생성된 물질은 일부 염증 특성을 보인다.씨앗 기름은 올리브 오일이나 아보카도 오일보다 더 많은 양의 오메가-6를 함유하고 있으며, 오메가-3 대비 오메가-6 비중이 더 높다.하지만 오메가-6 지방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오메가-6와 염증 사이에는 관계가 없다는 연구도 있으며, 오메가-6에서 비롯된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이 오히려 염증과 싸우는 성분들의 구성요소로 사용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영양과학 교수인 사라 베리(Sarah Berry) 박사는 “씨앗 기름이 염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압도적인 증거가 있다. 예를 들어, 영양과 건강 연구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간주되는 무작위 대조 시험 15건 이상에서 정제된 씨앗 기름이 염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등에 들어 있는 리놀레산(linoleic acid)은 염증을 줄이는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가디언에 말했다.리놀레산 섭취가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미국 심장협회는 ‘몸에 필요한’ 오메가-6 지방산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을 낮춘다고 밝혔다.또 하나 씨앗 기름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위험 요인은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탄화수소인 헥산(hexane)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냉압착 방식 대신 씨앗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기름을 추출하기 위해 쓰는 용매인 헥산은 원유에서 뽑아낸다. 페인트 희석제나 세정제로도 사용하며 흡입 시 손과 발에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경 손상이 관찰 됐다. 하지만 인간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장기간의 연구 사례는 아직 없다.헥산은 이후 증류와 증발 과정에서 기름에서 분리되며, 처리 후에는 아주 소량만 남는다. 우리나라의 잔류 허용치는 킬로 그램당 5밀리그램(5㎎/㎏)이다. 유럽연합은 이 보다 엄격해 최대 잔류 한도를 1㎎/㎏으로 제한하며 미국은 관련 규정이 없다.“남아 있는 미량의 헥산은 일상적인 대기오염에서 노출되는 양보다 적다”라고 영양사 에이버리 젠커(Avery Zanker)가 가디언에 말했다. 베리 박사는 “현재의 증거를 보면, 정제된 씨앗 기름과 냉압착 기름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씨앗 기름은 건강에 좋을까?씨앗 기름이 일부의 주장처럼 위험하지는 않더라도 건강에 좋은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불포화 지방 함량이다. 앞서 언급한 다가 불포화 지방 외에도 해바라기씨유와 홍화씨유 등에는 단일 불포화 지방도 들어 있다. 이 두 가지 지방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들은 심장 건강에 중요하다. 나쁜(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뇌 기능을 지원하고 세포막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젠커 영양사가 설명했다.씨앗 기름에는 또한 자연 항산화제인 비타민 E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심장 질환, 암,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다른 식물유래 화합물도 포함하고 있다. 해바라기씨유, 홍화씨유, 카놀라유 등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기름은 포화 지방(라드나 버터 같은 동물성 지방)보다 나쁜 콜레스테롤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걱정해야 할 건강 문제는 씨앗 기름이 아닌 불건전한 식품 소비라고 지적한다. 집에서 사용하는 씨앗 기름이 문제를 일으킬 위험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저렴한 씨앗 기름으로 생산한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소비다. 특히 초가공식품은 몸과 뇌에 해롭다. 한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이 담배만큼 중독성이 있을 수 있다.씨앗 기름의 사용량은 최근 50년 동안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심혈관 질환, 암, 비만, 제2형 당뇨병의 비율도 함께 증가했다. 이로 인해 씨앗 기름에 대한 나쁜 평판이 생겼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잘못된 해석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 기간 설탕, 초가공 식품 섭취량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신체 활동이 줄어든 게 더욱 근본적인 이유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 내셔널지오그래픽 참조)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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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예방, 유산소 운동이 답…발병 예측 생체지표 ‘뚝뚝’

    유산소 운동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추가됐다.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경우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인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관련된 질병 표지자(disease markers)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와 브라질 상파울루 연방대학교의 공동 연구는 신체 활동이 건강한 뇌 세포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노화된 뇌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이 연구는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에 초점을 맞춰 유산소 운동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표지자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타우 단백질 엉킴, 미엘린 생성 세포(올리고덴드로사이트)의 철분 축적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이들 표지자는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알츠하이머병은 주로 기억, 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현재로서는 치료법이 없다. 초기에는 기억력 저하, 물건 잃어버리는 일의 반복, 방향 감각 상실, 판단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후기 단계에서는 심각한 인지 저하로 인해 익숙한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 하거나, 걷거나 앉는 데 까지 영향을 미치는 운동 능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알츠하이머병은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진행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체 운동이 인지 기능 저하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신경보호 효과의 세포 수준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명확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유산소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예방 전략의 핵심 요소로 활용될 가능성을 강조한다”라고 논문 공동저자이자 브리스톨 대학교 수의해부학 부교수 아우구스토 코피(Augusto Coppi) 박사가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연구진은 늙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수준을 증가시키면 알츠하이머병 관련 표지자들의 출현이 줄어들어 발병을 늦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쥐의 뇌에서는 운동을 하지 않은 쥐에 비해 타우 단백질 얽힘 63% 감소, 아밀로이드 플라크 76% 감소, 철분 축적 58% 감소가 확인됐다. 또한 세포 사멸 및 뇌 세포 간 소통이 개선되어 노화에 따른 뇌 기능의 중요한 균형이 회복됐다.아밀로이드 플라크는 뉴런 사이에 축적되어 신경 세포 간의 소통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기억 상실과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타우 단백질 얽힘은 뉴런 내부에 축적되어 뉴런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결국 뉴런의 사멸로 이어진다. 철분 축적 또한 신경 간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신체 활동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생물학적 특징인 병리학적 아밀로이드 단백질 플라크, 타우 엉킴, 미엘린 퇴화 및 뇌 내 철분 축적을 극복하기 위한 예방 도구로 연구 되고 있다”고 연구진은 썼다.그러면서 연구의 주요 결과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유산소 운동은 심박수와 호흡을 증가시키면서 큰 근육군(群)을 장시간 사용하는 신체 활동을 가리킨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축구나 농구와 같은 팀 스포츠 등이 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예: 대화는 가능하나 노래는 부르기 어려운 빠르기로 걷기)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예: 대화가 쉽지 않은 조깅)을 권장한다.연구진은 설치류 모델에서 관찰한 보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인간 대상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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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수선한 시국에 자꾸 버럭?…‘이것’ 먹고 평안에 이르길

    격동의 시절이다. 탄핵 정국의 혼돈이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지와 달리 화를 주체하지 못 해 폭력적이 된다면 영양 불균형을 의심해봐야 한다.공격성과 반사회적 행동은 부분적으로 영양부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장내 미생물군(群)을 변화시켜 뇌의 화학적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격성을 줄여 평정심을 유지하고 싶다면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메가-3는 신체·정신적 건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공격성을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다.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진은 오메가-3 보충제와 공격적 성향의 연관성을 다룬 29개의 기존 연구들을 메타 분석(관련 연구 논문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계량적으로 제시하는 연구 방법)했다. 실험 대상자는 총 3918명이다. 모든 연구에서 소폭이지만 눈에 띄는 단기 효과가 관찰되었다. 나이, 성별, 의학적 진단, 치료 기간, 섭취 용량 등의 여러 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공격성을 최대 2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는 제목으로 학술지 ‘공격성과 폭력적 행동’(Aggression and Violent Behavior)에 2024년 발표한 논문의 제1저자인 에이드리안 레인 펜실베이니아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이제는 지역사회, 병원, 형사 사법 시스템과 같은 다양한 환경에서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 오메가-3 보충제를 도입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메타 분석에 쓰인 연구들은 1996년부터 2024년 사이에 이뤄졌다. 실험기간은 평균 16주, 실험 대상은 16세 이하의 어린이부터 50~60대 까지 다양했다. 연구 결과 오메가-3 섭취량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범죄심리학자이기도 한 레인 박사는 “오메가-3를 많이 섭취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용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효과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오메가-3를 조금만 보충해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정신의학 전문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에 말했다.오메가-3 보충제는 반응형 공격성(위협이나 공격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폭력성)과 주도적 공격성(계획적이고 목표 지향적 행동) 모두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오메가-3는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체내에서 생성하지 못 한다. 따라서 보충제뿐만 아니라 자연 식품을 통해 오메가-3를 섭취해도 공격적인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오메가-3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고등어, 연어, 참치, 청어 같은 생선과 아마씨, 치아씨. 호박씨 등의 씨앗류, 호두와 피칸 같은 견과류, 아마씨유, 카놀라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 등이 있다이 연구는 한계도 있다. 효과의 크기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아주 큰 것은 아니다. 이는 오메가-3가 공격성을 줄이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연구들이 단기적인 효과만 살펴본 것이기에 추가 연구를 통해 오메가-3의 이점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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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세 미만 ‘젊은 여성’, 男보다 암 걸릴 위험 82% 더 높아

    암 발병이 노인에서 젊은 성인으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암 학회(American Cancer Society·ACS)가 새로운 보고서에서 밝혔다.ACS의 대표 학술지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50~65세 사이 여성은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암 진단을 받을 확률이 더 높다. 여성의 암 발병률이 남성을 앞지른 것은 1900년대 초반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여성에서 이러한 증가 추세를 주도하는 것은 유방암과 갑상선암”이라고 ACS의 수석 과학 책임자이자 보고서 주 저자인 레베카 L. 시겔(Rebecca L. Seigel) 박사가 기자 회견에서 말했다.“갑상선암은 최근 몇 년 동안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가 조사하는 기간 동안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암이었다”라고 시겔 박사가 덧붙였다.50세 미만의 젊은 암 환자 증가세도 우려스럽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심각하다. 50세 미만 여성은 남성 동년배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82% 더 높다. 2002년 젊은 남성에 견줘 51% 더 높았던 젊은 여성의 암 발병률은 2021년 82%까지 올라갔다.이는 침습성 유관암(유방암의 가장 흔한 형태)의 증가에 주로 기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침습성 유관암 진단은 매년 1%씩 증가했다. 특히 50세 미만 여성은 1.4%씩 증가했다. 과체중, 출산 연령의 증가, 출신 횟수 감소 등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자궁암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암 중 하나”라며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사망률이 1.5% 증가했다고 전했다. ‘2025년 암에 관한 사실과 수치’(Cancer Facts & Figures 2025)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1991년부터 2021년 사이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국의 암 발병률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며, 암 발병률의 긍정적인 변화와 우려스러운 변화에 대한 맥락을 제공한다.해당 기간 미국인의 전체 암 사망률은 34% 감소했다. 다만 구강암, 췌장암, 자궁암, 간암과 같은 특정 암의 사망률은 오히려 증가했다.대장암도 비슷한 경우다. 특히 50세 미만 인구에서 가 매년 2.4% 증가했으며, 사망률 또한 해마다 1%씩 증가하고 있다. 췌장암 진단율도 해당 기간 매년 1%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사망률도 다소 낮은 비율로 상승하고 있다.전반적으로 증가분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 환경적 요인과 더불어 건강하지 않은 식단, 불규칙한 수면 패턴, 흡연(전자담배 포함), 음주와 같은 생활습관 요인들이 암 발병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과 같이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암 예방을 위해 수정 가능한 요인이 더 많다고 지적한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이 금연이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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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계 대표 주당도 한순간에 ‘훅’…하루 한 잔도 많다고?

    “술 앞에 장사 없다.” 세상살이의 오랜 경험이 반영된 말이리라. 두주불사. 연예계 최고 주당으로 통하던 배우가 있었다. 혼자 양주 7병을 마시고도 모자라 맥주 30병을 입가심으로 마셨다는 전설의 주인공이다. “다음날 숙취도 없고 병원에서 스님 간처럼 깨끗하다고 했다”며 건강을 자랑하던 그는 어느 날 간암 판정을 받고 얼마 후 사망했다. 그의 나이 67세 였다.‘적당히 마시면 약주’라는 말도 있다. 레드 와인과 심장 건강처럼 이 말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꽤 있다. 하지만 “”며 이를 뒤집는 상반된 연구 결과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약은 안 되더라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일까.하루에 술 한 잔만 정기적으로 마셔도 조기 사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남성과 여성이 주당 7잔 이상의 음주를 할 경우, 알코올 사용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1000분의 1(0.1%)이다. 주당 9잔을 초과할 경우 이 위험은 100분의 1(1%)로 증가한다.”이는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적용할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결정을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보고서 중 가장 최근(현지시각 14일) 발표한 미성년자 음주 예방에 관한 기관 간 조정 위원회(ICCPUD)의 보고서 초안(이하 보고서)에 담긴 내용 중 일부다.현재 미국인 식이 지침은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 이하로 음주량을 제한 할 것을 권장한다. 보고서는 이 정도 음주량도 건강에 위험하다고 경고한다.여기서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그램에 해당하는 양이다. (국제 기준은 10g이지만 미국은 이보다 많은 14g을 표준 1잔으로 사용). 맥주(4.5%) 355㎖, 포도주(12%) 148㎖, 위스키(40%) 44㎖가 표준 1잔의 양이다. 17도짜리 소주는 103㎖로 약 3.5분의 1병(360㎖ 기준)에 해당한다.“하루 한 잔 이상 마시기 시작하면 알코올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1%를 넘어선다. 어떤 사람들은 이 수치가 별로 높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중보건 지침 관점에서 보면 이는 정말로 높은 수준이다”라고 캐나다 약물 사용 연구소(Canadian Institute for Substance Use Research) 소장이자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티모시 나이미 박사가 말했다.미국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이뤄진 수십 건의 연구를 바탕으로 알코올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했다.보고서는 알코올 섭취가 특정 질병과 부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조사했다.먼저 가장 큰 위험 요소인 암.보고서는 대장암, 여성 유방암, 간암,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편평세포암종) 등 7가지 암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비음주자와 음주자 사이의 발병률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일주일에 한 잔만 마시는 남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16%, 식도암 위험이 6% 더 높았다. 식도암의 경우 매일 한 잔 마시는 남성은 비 음주 자에 비해 발암 위험이 51%, 하루에 3잔(일주일에 21잔) 마시면 그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했다.일주일에 한 잔만 마시는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인두암, 식도암, 후두암 위험이 5% 높았고 유방암 위험은 약간 증가했다. 간경변증 위험도 37% 증가했다. 그러나 여성이 하루에 3잔 또는 일주일에 21잔의 술을 마시는 경우 이러한 암의 위험이 급증했으며, 인두암의 경우 비음주자에 비해 90% 이상 높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러한 암에 대한 위험 증가는 알코올 사용과 함께 시작되며 사용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특히 비슷한 양의 술을 마실 경우 여성이 암에 걸릴 위험이 훨씬 더 높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과학자들은 알코올이 세포의 돌연변이를 증가시켜 암세포로 변이될 위험을 높임으로써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술은 부상 위험도 높인다. 하루 석 잔의 술을 마시면 그보다 적게 마시는 사람에 비해 남녀 모두 의도치 않은 부상을 당할 위험이 최대 68% 증가했다.아울러 정기적인 음주는 간 질환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며, 무엇보다 C형 간염과 같은 기저 질환이 있다면 더욱 위험하다.이전 연구에서는 소량의 음주가 특정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이 보고서는 하루에 2잔만 마시면 그 같은 이점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짚었다.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은 공중 보건 정책과 식품 및 음료 상표(라벨)의 문구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 알코올 권장량이 지금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될 수 있다.이에 주류 업계는 반발하는 모양새다.미국 증류주 협회는 보고서가 공개되자마자 “오늘의 보고서는 편견과 이해 상충으로 가득 찬 결함이 있고 불투명하며 전례 없는 절차의 산물”이라며 “6명으로 구성된 ICCPUD 패널의 몇몇 위원은 국제적인 알코올 중독 방지 옹호 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며, 패널은 이러한 옹호 단체와 관련된 다른 사람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 의회는 이 패널이나 그 활동에 대한 예산을 승인하거나 책정한 적이 없으며, 의회와 업계에서 이 과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수많은 서한을 보냈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는 지난 2020년 모든 성인의 음주량을 하루 한 잔으로 제한하자는 권고안을 정책에 반영하지 않았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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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시지·베이컨, 치매 위험 ‘쑤욱’…하버드·MIT가 입증

    소·돼지·양과 같은 붉은 고기와 이를 사용해 만든 가공육은 심혈관 질환·제2형 당뇨병, 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만성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 같은 적색육, 특히 붉은 고기로 만든 가공육을 많이 섭취하면 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5일(현지시각) 에 발표한 미국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하버드 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MIT·하버드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적색 가공육을 하루 평균 4분의 1인분 이상 섭취한 사람들은 이를 10분의 1인분 미만으로 섭취한 사람들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13% 더 높았다. 이 같은 수치는 사회경제적 지위, 치매 가족력 등 다양한 임상적, 인구학적, 생활 습관적 요인을 조정한 후 도출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붉은 고기 1인분은 비누 한 개 크기인 85그램 정도다. 따라서 가공육 4분의 1인분은 베이컨 두 조각, 볼로냐소시지 1.5조각, 핫도그 1개에 해당한다고 연구진은 언론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적색육은 많이 먹을수록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가공된 붉은 고기를 추가로 매일 1인분 더 섭취하면 뇌 노화가 평균적으로 1.6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가공된 붉은 고기를 견과류와 콩류 또는 생선 같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대체하면 치매 위험을 약 20%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y)와 보건의료 전문인 후속 연구(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에 참여한 평균 나이 49세인 13만 377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장기간의 상세한 건강 정보를 담은 데이터는 이들의 식단 정보도 포함했으며, 2~4년 마다 업데이트 되었다. 43년의 관찰 기간 동안 1만 1000여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연구자들은 표준 평가에서 인지 기능 저하를 나타내는 지표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자가 보고 주관적 인지 기능 저하(SCD)도 조사했다. 가공육 또는 가공하지 않은 적색육을 많이 섭취할수록 SCD 위험이 더 큰 것으로 확인했다. 가공육을 매일 4분의 1인분 이상 섭취하는 이들은 최소 섭취 그룹(10분의 1인분 미만)에 비해 SCD 위험이 14%, 가공하지 않은 육류를 매일 1인분 이상 섭취하는 그룹은 절반 이하 섭취 그룹에 비해 위험도가 16% 증가했다.연구진은 붉은 고기와 치매 위험을 연결하는 요인, 특히 장내 미생물 군집과 관련된 요인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박테리아가 육류를 분해할 때 생성되는 트리메탈아민 N 옥사이드(TMAO)는 알츠하이머병(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과 관련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응집에 영향을 끼쳐 인지 기능 장애를 증가시킬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 성과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붉은 고기는 어떻게 인지 건강에 위협이 되는 걸까. 이에 관한 이론이 있다.붉은 고기에는 높은 수준의 포화 지방이 함유되어 있으며, 심혈관 질환과 연관된 유기화합물을 장에서 생성한다. 이 두 가지 요인이 결합하면 신경계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인지 저하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 임상 역학 및 영양학 부교수인 밍양 송(Mingyang Song) 박사가 CNN에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가공육의 염분도 뇌세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이번 연구는 관찰적 연구이므로, 적색육 또는 가공된 붉은 고기가 치매를 유발한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으며, 다만 두 요인 간의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치매와 같은 질환을 조사하려면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될 수 있는 대규모의 장기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가 필수적이다. 우리는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계속 모으고 있다”라고 논문 교신저자이자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 영양학과 조교수인 다니엘 왕(Daniel Wang) 박사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CNN, 메디컬익스프레 참조)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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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치매, 10년 간 3.6배 증가…15가지 위험 요인은?

    암과 함께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인 치매.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그래서 노년기에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65세 이전에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노인성 치매와 구별해 조발성 치매(young-onset dementia)라 부른다.‘남의 일’이라며 외면하기엔 발병 건수가 적지 않다. 작년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발성 치매 환자 수는 2009년 1만 7772명에서 2019년 6만 3231명으로 10년 간 약 3.6배 증가했다.40~50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젊은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언어 장애, 운동 장애 등 임상 증상이 다양하다. 조발성 치매에 걸리면 한창 사회생활을 할 나이에 경력이 단절된다. 자녀를 돌보고 가족을 부양할 시기라 경제적 어려움을 피하기 어렵다.아직 팔팔할 나이에 덜컥 찾아오는 조기 치매의 원인은 뭘까. 영국 액서터 대학교와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교 연구진이 이를 밝혀냈다. 2023년 에 발표한 이들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조발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위험 요인들이 있다.연구진은 65세 이전에 치매가 생기는 이유를 찾기 위해 영국 전역의 65세 미만 35만 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리고 조기 치매와 관련된 15가지 요인을 찾아냈다. 유전 같은 통제가 불가능한 일부 요소도 있지만 생활 습관을 바꾸면 예방 가능한 것이 더 많다.조기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 15가지는 다음과 같다.△사회적 고립 △낮은 정규 교육 수준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미치는 마커인 ApoE4 ε4 유전자 변이 두 가지 보유 △비타민 D 결핍 △청각 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알코올 무섭취(금주) △우울증 △높은 C-반응성 단백질(염증에 대한 간의 반응으로 생성 됨) △악력 저하(신체적 허약) △기립성 저혈압 △뇌졸중 △당뇨병 △심장 질환.알코올의 경우 지나친 음주가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 반면 금주가 위험 요소로 드러난 것은 건강 관련 의학적 문제로 술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ApoE4 ε4 유전자 변이 보균자나 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요소는 당사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요소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조발성 치매 위험 요인 15가지는 저명한 치매 전문가 27명이 활동하는 ‘랜싯 치매 위원회’가 공개한 관리 가능한 치매 위험 요소 14가지와 겹치는 것이 많다.랜싯 치매 위원회가 밝힌 치매 유발 위험 요소는 △낮은 교육 수준 △청각 장애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과도한 음주 △외상성 뇌 손상 △대기 오염 △사회적 고립 △시력 저하다. 위원회는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를 잘 관리할 경우 치매 발병의 45%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조발성 치매 위험 요인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생활방식을 통해 예방 가능한 부분이 꽤 많다.연구 저자 중 한 명인 마스트리히트 대학교의 신경역학자 세바스찬 쾰러 교수는 “신체적 요인 외에도 정신 건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만성 스트레스, 고립감, 우울증을 피하는 것이 포함된다”라고 말했다.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신경·정신과 조교수인 아르만 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조기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세 가지 생활습관을 제안했다.먼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을 줄이고 심장을 자극하는 신체 활동을 늘려야 한다.페샤라키-자데 박사는 “매일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면 신경·인지기능 향상 등 광범위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며 “신체 활동이 신경 생성(새로운 뉴런과 시냅스 형성), 혈관 형성(새로운 혈관 생성)을 촉진할 수 있으며 기분을 좋게하는 이점도 있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두 번째, 영양이 풍부한 음식 섭취. 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지중해식 식단을 추전했다.그는 “녹색 잎채소, 올리브 유, 연어, 블루베리와 같은 식품군을 포함하는 식단에는 비타민, 오메가-3 지방산, 항산화 물질 등 신경 보호 인자가 풍부하다”고 말했다.셋째, 정신 건강 유지.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정신을 맑게 유지하기 위해 인지·기분·사회적 자극을 권장했다. 그는 “인지적 자극의 경우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세미나에 참석하고, 음악을 듣거나 춤을 추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정신을 집중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분 자극은 마음 챙김이나 요가 같은 스트레스 감소 방법과 관련이 있다.사회적 자극은 매우 간단하다. 다른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고 가능한 한 많은 대화를 나누면 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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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돼’도 비만 판정 BMI 버려라…비만, 새롭게 정의하면?

    라는 ‘허술’한 잣대를 버리고 보다 ‘정확하고 세밀’하게 비만 상태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 세계 공중보건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제안했다.의사는 BMI만 측정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비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체중으로 인해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임상 비만’으로 진단하고, 건강 문제가 없는 사람은 ‘임상 전 비만’으로 진단해 구분하자는 설명이다.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BMI를 기준으로 하면 18.5 미만은 저체중, 18.5~24.9는 정상 체중, 25~29.9는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다. 성인 8명 중 1명꼴이다.하지만 BMI는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한 ‘근돼’(근육돼지)를 비만으로 분류하는 등 허점이 많다.각국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임상 비만 위원회’(Commission on Clinical Obesity)는 국제 학술지 ‘란셋 당뇨병 & 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비만을 진단할 때 체지방 측정과 기존 건강 문제의 유무를 포함할 것을 권장하며, BMI만을 개인 건강의 단일 척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BMI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며 근육과 체지방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허리와 장기 주변의 더 위험한 지방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50여명의 위원회 전문가들은 심장병, 호흡곤란, 제2형 당뇨병 또는 관절통과 같이 신체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비만의 징후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악영향을 살펴보는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임상 비만 위원회 위원장인 프란체스코 루비노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는 “비만은 범위가 넓다”며 “어떤 사람은 비만이 있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신체 기관이)정상적으로 기능한다. 다른 어떤 사람은 잘 걷지 못하거나 숨을 잘 쉬지 못하거나 심각한 건강 문제로 휠체어에 의지해 산다”라고 말했다.보고서는 질병이 있는 사람과 지금은 건강하지만 향후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비만에 대한 ‘재해석’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비만 평가 및 관리를 보다 세분화한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임상 전 비만(pre-clinical obesity)과 임상 비만(clinical obes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임상 전 비만은 장기의 기능 장애는 없지만 과도한 지방이 몸에 축적된 상태로 임상 비만 및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과 같은 장기적인 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는 약물이나 수술 대신 체중 감량에 대한 조언, 상담,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반면 임상 비만은 과도한 지방이 장기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개인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제한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는 심장마비, 신부전 또는 뇌졸중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과도한 체지방이 개인의 건강 또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임상 비만 위원회 위원이자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페인버그 의과대학 교수인 로버트 쿠시너 박사가 미국 ABC뉴스에 말했다.위원회는 또한 비만을 여러 건강 결과를 초래하는 만성 질환이라고 강조했다.“비만은 정신·행동적 현상이 아닌 신체적 현상이다. 비만은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체중을 줄이면 이 모든 문제가 동시에 개선된다”라고 미국 웨일코넬 의과대학 종합 체중조절 센터 소장인 루이스 아론 박사가 ABC뉴스에 말했다.“비만의 합병증이 이미 있는 사람들(임상 비만)을 인정하고, 이들에게 더 집중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인 접근법이다. 그 지점에 도달하지 않은 사람들(임상 전 비만)은 덜 집중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치료로 시작할 수 있다”라고 아론 박사는 덧붙였다.이번 연구 결과는 권고안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료계가 이를 채택할지, 수용한다면 언제부터 실행할지 불분명하다.쿠시너 박사는 “BMI가 높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비만으로 진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우리는 체중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개인들을 식별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이것을 널리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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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차 하루 석 잔, 치매 유발 뇌병변 위험 ↓…커피는 무관

    건강 음료로 여겨지는 녹차가 치매 위험을 낮춰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녹차를 많이 마시는 치매가 없는 고령자들의 뇌를 들여다본 결과 뇌 백질 병변(cerebral white matter lesions)의 부피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 백질 병변은 뇌를 구성하는 두 가지 성분인 백색질과 회색질 중 백색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다.일본 가나자와 대학교 의과대학원이 주도해 네이처가 발행하는 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석 잔 이상의 녹차를 마시면 뇌의 인지 기능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녹차와 커피 모두 신경 보호 화합물을 함유했으며, 인지적 이점이 있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고령자들의 뇌 구조 변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연구자들은 녹차와 커피 섭취가 백질 병변 부피, 해마(기억과 학습 관장) 부피, 총 뇌 부피에 미치는 영향을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사용해 평가했다.이 연구는 일본 내 8개 연구 센터가 참여한 대규모 다기관 관찰연구인 ‘일본 고령화·치매 예측 연구 협력’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2016년~2018년 65세 이상 노인 8766명을 대상으로 식이 평가, MRI 촬영, 인지 평가를 진행했다. 식품 섭취 빈도 설문지를 통해 녹차와 커피 섭취량을 0~200㎖, 201~400㎖, 401~600㎖, 601㎖이상 네 가지 수준으로 분류했다.MRI 스캔으로 뇌 백질 병변, 해마 부피, 총 뇌 부피 데이터를 얻었다. 인구통계학적 요인, 건강 상태, 생활 습관,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위험 요인(ApoE ε4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발병 확률이 높다)을 포함한 혼란 변수를 통계 모델로 조정했다. 경도 인지 장애, 치매, 불완전한 데이터를 가진 참가자는 제외하고 최종 8766명을 분석했다.그 결과 녹차 섭취량이 많을수록 뇌 백질 병변 부피가 유의미하게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600㎖(3잔 분량)의 녹차를 섭취한 고령자는 200㎖ 이하 섭취 자 대비 뇌 백질 병변 부피가 3% 작았다. 하루 1500㎖(7~8잔)를 섭취한 사람은 200㎖ 이하 섭취자 보다 6% 더 작았다.“우리의 연구 결과는 녹차, 특히 하루에 세 잔 이상의 녹차를 마시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라고 연구진은 썼다.다만 인지 기능 저하 여부를 나타낼 수 있는 해마 부피 및 총 뇌 부피와 녹차 섭취 간에는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커피 섭취 또한 세 가지 평가 요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연구는 우울증 상태 및 ApoE ε4 대립유전자의 유무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도 실시했다. 녹차 섭취량 증가와 함께 뇌 백질 병변 부피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은 우울증이 없거나 ApoE ε4 대립유전자가 없는 개인들에서만 관찰되었다. 다시 말해 우울증이나 ApoE ε4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사람에게는 녹차 섭취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이 같은 연구 결과는 녹차에 포함된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pigallocatechin gallate)와 같은 카테킨의 항산화 및 항염증 특성이 혈관 손상을 완화하고 뇌 건강을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녹차가 혈압을 낮춰 준다는 이전 연구와 혈압 저하와 치매 위험을 연관 시킨 다른 연구를 고려하면 핵심은 심혈관 건강 개선일 수 있다.“녹차에는 혈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커피보다 카페인이 적기 때문에 녹차가 백질 병변에 더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한계는 있다. 이 연구는 녹차 섭취가 뇌 백질 병변 부피를 줄인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 한다. 또한 모든 실험 참가자가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인종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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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님 집안 온도 확인 요망…이 온도 밖이면 인지 기능 ‘뚝’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집안 온도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노인의 인지 능력과 실내 온도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기후 변화로 극단적인 온도가 수시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실내 온도가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다면, 노인들이 더 큰 인지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계열로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 히브루 시니어라이프(Hebrew SeniorLife)의 연구 기관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 연구소(Hinda and Arthur Marcus Institute for Aging Research)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은 집안 온도가 섭씨 20도에서 24도 사이일 때 주의력 유지가 가장 잘 됐다. 실내 온도가 적정 범위에서 위로든 아래로든 4℃만 벗어나도 주의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제 학술지 노인학 저널(Journal of Gerontology)에 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종단 관찰 연구는 65세 이상 노인 47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집안 온도와 자가 보고한 하루 동안의 주의 집중 유지 능력을 추적했다. 연구 결과 집안 온도와 주의력 유지 능력 사이는 명확한 U자형 관계를 보였다. 즉, 주의 집중력은 특정 온도 범위에서 최적화되며, 방이 너무 덥거나 추울 경우 집중력이 저하됐다.연구자들은 통제된 실험실 환경이 아닌 참가자 각각의 주요 생활공간에 스마트 센서를 설치해 1년간 온도와 습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하루 두 차례 스마트폰 설문을 통해 참가자들이 열적 편안함과 주의력 수준에 관해 보고하도록 했다. 덥거나 추운 환경 모두 주의력을 저하시켰지만, 참가자들은 특히 추위에 더욱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위를 느낀다고 보고한 경우, 더위를 느낄 때보다 더 넓은 온도 범위에서 인지적 어려움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겨울철에 노인의 인지 기능을 지키기 위해 적절한 난방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우리의 연구 결과는 실내 온도와 같은 환경 요인이 고령 인구의 인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라고 마커스 연구소의 아미르 바니아사디(Amir Baniassadi) 박사가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바니아사디 박사는 기후 변화가 노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하는 의학자다. 이번 연구의 참가자 대부분은 교육도시 보스턴에 거주하는 고학력자였으며, 그중 34명은 일반 주택에 나머지 13명만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지은 저렴한 주택에 거주했다. 이는 자신의 의지대로 집안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참가자가 훨씬 더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비교적 유리한 조건에 있는 고령자들조차 온도 변화로 인한 인지적 영향을 경험한다면, 더 취약한 부류는 훨씬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이는 급격한 기후 변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적절한 실내 냉·난방을 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아울러 국가와 지역사회가 이들의 주거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할 필요성을 제기한다.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전한 과학 정보 매체 스터디파인즈(Studyfinds)에 따르면 온도와 인지 기능 간 연관성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게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몸은 온도를 조절하는 효율성이 떨어지며, 이는 종종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이나 체온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로 인해 악화된다. 이번 연구의 독창적인 점은 이러한 생리적 취약성이 실제 환경에서 인지 기능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한 점이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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