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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태국인 여성 승객 차으 시리톤 씨(22)의 유가족이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다른 희생자인 쫑룩 둥마니 씨(45)의 한국인 남편은 아내의 시신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둥마니 씨의 지인인 김카몬 차녹 씨는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유가족 텐트를 찾아 “어린 자녀 2명이 태국에서 어머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차녹 씨에 따르면, 둥마니 씨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지난달 29일 태국 여행을 함께 갔다가 남편을 먼저 한국에 보내고 혼자 나중에 돌아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차녹 씨는 “10세, 16세 어린 자녀가 아직 태국에 있는데 어머니 소식을 듣고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둥마니 씨 부부는 약 5년 전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은 태국에 있고 부부만 한국에서 생계를 꾸리다가 둥마니 씨가 11월 직장을 그만둔 뒤 모처럼 고향에 다녀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리톤 씨는 방콕대에 재학 중이던 학생으로 졸업을 3개월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시리톤 씨는 한국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태국인 여성 승객 시리톤 샤우 씨(22)의 유가족이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다른 희생자인 종룩 동그마니 씨(45)의 한국인 남편은 아내의 시신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동그마니 씨의 지인인 김카몬 차녹 씨는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유가족 텐트를 찾아 “어린 자녀 2명이 태국에서 어머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차녹 씨에 따르면, 동그마니 씨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지난달 29일 태국 여행을 함께 갔다가 남편을 먼저 한국에 보내고 혼자 나중에 돌아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차녹 씨는 “10살, 16살 어린 자녀가 아직 태국에 있는데 어머니 소식을 듣고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동그마니 씨 부부는 약 5년 전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은 태국에 있고 부부만 한국에서 생계를 꾸리다가 동그마니 씨가 11월 직장을 그만둔 뒤 모처럼 고향에 다녀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샤우 씨는 방콕대학에 재학 중이던 학생으로 졸업을 3개월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태국에서도 소수 민족이라 대학을 간 것만으로도 집안의 자랑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샤우 씨는 한국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비행기에 출발하기 직전 밤 12시 24분경에 ‘공항에서 출발해요’라는 문자를 남겼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상공에 접근한 제주항공 7C2216편의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는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지상에서 당시 순간을 목격한 시민들은 “펑 하는 굉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후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며 활주로로 접근했지만 랜딩기어(바퀴)가 밖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이례적일 정도로 낮게 날며 활주로에 접근한 비행기는 결국 바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로 착륙한 뒤 지면을 수백 m 미끄러진 끝에 활주로 벽에 부딪쳤다. 사고 현장에서 2km 떨어진 마을에 사는 김영준 씨(46)는 “비행기 엔진에서 불빛이 번쩍이더니 연기가 무섭게 피어올랐다”며 “‘쾅’ 하는 굉음 이후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메이데이” 4분 만에 화염 휩싸여이날 오전 1시 반(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우고 이륙한 비행기는 원래 오전 8시 30분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날 오전 8시 57분경 비행기가 접근하자 새 떼를 조심하라며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전달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후 비행기는 관제탑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드 스트라이크(새 떼와의 충돌)’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당시 순간을 지상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비행기 오른쪽 날개에 달린 엔진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왼쪽 날개와 엔진은 멀쩡했다. 공항 인근 주민 유정필 씨(40)는 “밖에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펑’ 하고 큰 소리가 나더니 비행기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 불꽃이 한 번 터졌다”며 “그 뒤에도 ‘펑’ 소리가 몇 번 들렸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이근영 씨는 “멀리서 쾅쾅쾅 소리가 들려서 밖에 나가 보니 하늘에서 비행기가 오고 있는데 평소와 방향도 다르고 고도도 이상하게 낮았다”고 말했다. 관제탑 경고 2분 뒤 기장은 ‘메이데이’(긴급 구조 요청)를 선언했다. 비행기는 1차 착륙 시도에 실패한 뒤 다시 고도를 높여 공항 상공을 한 바퀴 도는 복행(고어라운드·go-around)을 했다. 관제탑은 반대쪽에 있는 19번 활주로에 착륙할 것을 허가했고 기장은 오전 9시경 2차 착륙을 시도했다.하지만 앞바퀴 1개와 뒷바퀴 2개 등 바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동체 밖으로 전개되지 못했다. 비행기는 오전 9시 3분경 동체로 착륙한 끝에 미끄러져 담벼락에 굉음과 함께 충돌했다. 공항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박지수 씨(69)는 “처음에 비행기가 못 앉고 다시 올라갔다가 하늘을 한 바퀴 빙 돌더니 다시 착륙을 했는데 쉬지 않고 쭉 가다가 (어디에) 부딪쳤다”며 “집이 흔들릴 정도로 비행기 기체가 펑펑 터졌다”고 말했다. 충돌 현장을 목격한 홍모 씨(38)는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차올랐다”고 말했다. 비행기 조종석 부분부터 폭발이 시작됐고 기체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기체 주변 여기저기에선 회색 연기가 새어 나왔다. 메이데이 선언 불과 4분 만에 벌어진 참사였다.● 현장 곳곳에 희생자… “의자 400m 날아가”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29초에 “무안공항이다.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119에 첫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3분 동안 119에 “비행기가 추락해 불이 났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다”는 사고 신고가 줄줄이 접수됐다. 사고 이후 현장을 직접 목격한 40대 남성은 “기체 앞부분에 화재가 났고 대부분이 탔다. 희생자들은 곳곳에 튕겨 나가 있다”며 “사고 현장이 너무 참혹해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사고 현장을 본 한 유가족은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 비행기 좌석이 사고 지점에서 400∼500m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가 있더라”고 전했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사고 직전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한 탑승객이 휴대전화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안에 유독 가스가 가득 차 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들은 가족들이 급히 공항으로 달려갔고 도중에 사고 상황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무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지난달 27일 강원 원주시 호저면의 한 도로에서 52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1명이 다쳤다. 당시 원주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이달 2일 경기 안성시 두교교 인근 국도에서 차량 18대가 연쇄 추돌했다. 3.5t 화물차 운전자가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두 사고의 원인으로 블랙아이스를 지목했다. 블랙아이스는 눈 또는 비가 아스팔트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밤새 기온이 내려가 얼어붙으며 생긴다. 블랙아이스 위에서는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아도 멈추지 못하고 연쇄 추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겨울철 대형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3944건이었다. 이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2.41명으로, 도로가 얼지 않았을 때의 치사율(1.41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치사율 높은 블랙아이스, AI로 막는다 4일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중앙재난상황실. 초대형 스크린에 뜬 지도에는 고속도로 구간별로 살얼음 예측 정보가 표시됐다. 이날 전국 도로 상황은 관찰-주의-경계 3단계 중 가장 낮은 ‘관찰’ 단계였다. 만약 경계 단계가 되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염수분사장치를 작동시켜 도로 위 살얼음이 생기지 않도록 방지한다. 이 기술은 블랙아이스 사고를 막기 위해 개발됐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표면이 얇고 투명한 얼음층으로 덮이는 현상이다.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 맨눈으로는 얼음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한국도로공사는 선제적인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기상청과 협업해 ‘도로 살얼음 AI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AI가 전국의 기상관측장비에서 기상 데이터를 전송받아 분석해 1시간 후의 도로 살얼음 발생 위험도를 관찰, 주의, 경계 3단계로 나눠 알려준다. 경계 단계부터는 자동염수분사장치를 30분 간격으로 작동시켜 염화칼슘과 물을 섞은 염수를 분사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내부 시스템에 노면 정보를 입력하고 제설 작업을 지시했다면 이러한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대응 시간도 빨라졌다. 황우주 한국도로공사 재난관리처 방재계획차장은 “24시간 교대근무를 하지만 사람이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새벽 등에는 사고 위험을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AI가 그 빈틈을 메워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곽도로 관리 위해 안전예산 확대해야”살얼음 AI 관리 시스템 구축이 가능했던 것은 인프라를 확충한 덕분이다. 인프라는 고정식 기상관측소와 이동식 기상관측장치로 나뉜다. 고정식 기상관측소는 결빙취약구역 곳곳에 10∼20km 간격으로 설치돼 대기 온도, 노면 온도, 습도, 강수량, 노면 상태, 마찰계수 등 8∼10종의 기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정식 기상관측소를 현재 259개소에서 2026년 469개소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선별로는 올해까지 중부내륙선, 서해안선 등 7개 노선에 설치했고 동해선 등 24개 노선까지 확대해 2026년에는 총 31개 노선에서 운용할 예정이다. 이동식의 경우 안전 순찰차 448대에 노면 온도, 기온, 습도, 기압 등 4가지 요소를 측정하는 장비를 부착해 운행토록 하고 있다. 지사마다 차량 8대가 배치돼 2대씩 24시간 순찰을 하고 있다. 고정식·이동식 기상관측장비에서 수집한 기상정보는 재난상황실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과거 기상청이 제공하는 관측 정보는 도심지 위주다 보니 산지 등 고속도로의 실제 기상 상황과 차이가 컸다. 이 때문에 도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처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산간 도로 곳곳에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 AI 관리 시스템 알고리즘 고도화도 이뤄지고 있다. 2022년 개발된 1차 초기 모델의 경우 학습 데이터가 6만 건에 불과하다 보니 정확도가 약 70%였다. 2023년 개발된 2차 모델은 60만 건의 데이터를 학습시켰고 변수도 기존 9종에서 11종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정확도를 약 95%까지 끌어올렸다. 류승엽 한국도로공사 재난관리처 재난상황팀장은 “향후에는 변수를 추가 발굴하고 딥러닝 기술을 고도화해 알고리즘 정확도를 99%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지방 도로 등에도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국도와 달리 시 외곽 도로는 사고가 잦아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시설 확충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교부금 확대 등을 통해 지방 안전시설 설치 확대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공동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국내외에선 겨울철 ‘블랙아이스’로 인한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얼음 발생하지 않는 아스팔트’ 등 기술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두정산업은 ‘서방형 도로 결빙방지재’를 개발했다. 얼음을 녹일 수 있는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 등을 천연광물질과 소수성 재료로 감싸 캡슐화한 제품이다. 도로를 포장할 때 섞어 사용하면 아스팔트가 지속해서 결빙 방지 성분을 방출해 최대 7년간 도로에 블랙아이스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준다. 염수를 과도하게 사용할 때 생기는 도로 시설물 부식 등의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 이노로드는 탄소 나노튜브를 활용한 차세대 융설포장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면상발열체와 특수 단열층이 결합된 복합시트를 도로 표면 5∼8cm 아래에 시공하는 포장 기술이다. 면상발열체는 탄소 섬유를 압착해 만든 필름 형태의 발열체다. 전기 발열로 눈이나 블랙아이스를 신속히 녹일 수 있다. 기존 열선보다 40% 이상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블랙아이스를 경고해 주는 스마트 가로등을 설치했다.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 가로등이 도로에 블랙아이스가 생기면 조명으로 ‘동결 주의’라는 문자 경고를 노면에 투사하는 식이다. 이 가로등은 겨울철 결빙 사고가 잦은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의 야나지바타 다리 앞에 우선적으로 설치됐다. 폭설이 잦은 홋카이도는 도로 곳곳에 ‘그루빙’ 시공을 적용하고 있다. 그루빙은 도로에 작은 홈을 파는 것으로 차량 진행 방향으로 그루빙을 설치하면 타이어 미끄러짐을 막고 도로 표면의 얼음을 제거할 수 있다. 핀란드는 열 난방 파이프를 주요 도로 밑에 묻는 ‘로드히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미리 열 난방 파이프를 배관해 도로 결빙 문제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기존 대안으로 언급되는 열선은 100m당 수억 원의 설치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며 “경제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한 안전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남태령 대첩에서 승리했다. 국민이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 22일 오후 6시 4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트랙터 여러 대가 연달아 진입하자 주위를 둘러싼 시민들 사이에선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과천대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려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 차벽에 막혀 1박 2일간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나 대치 28시간여 만인 22일 오후 4시 25분경 협의 끝에 경찰이 차벽을 철수하면서 트랙터 10대가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이날 늦은 오후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한 전농 시위대는 “윤석열은 방을 빼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공범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 추산 약 3000명의 시위대가 관저 앞에 몰렸다. 경기 안양에서 왔다는 홍광희 씨(59)는 “21일 오후 2시부터 밤을 새우고 겨우 대통령 관저 앞까지 왔다”며 “나라를 살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위에 참여했고 결국 우리가 승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송혜인 씨(54)는 “경찰이 트랙터를 막은 건 집회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걸 꼭 보고 싶어서 남태령에서부터 여기까지 따라왔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트랙터 30여 대와 화물차 50여 대를 끌고 상경하던 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21일 낮 12시경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에 저지된 이후 하루 넘게 이곳에서 집회를 벌였다. 서울경찰청이 극심한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제한 통고’한 뒤 진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촉구에 찬성하는 시민들도 이곳 집회에 참여하며 주최 측 추산 최소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남태령 고개에 모인 시위대는 “수사 거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윤석열을 몰아내고 국민주권 실현하자” 등의 구호와 함께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을 향해 “차 빼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경찰이 차벽을 세우자 이에 항의하던 시위대와 충돌이 발생해 시위대 2명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첫 주말에는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광화문과 안국역 등에서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엔 군인권센터는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이 체포되지 않을 경우 시민이 영장을 집행한다는 내용의 ‘시민 체포영장 집행’ 퍼포먼스를 펼쳤다. 시민 체포영장이라고 프린팅한 현수막엔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직업 대통령 등이 표기됐는데 영장 발부 주체는 대한민국 국민이었다.‘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중심이 된 21일 광화문 동십자각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30만 명(경찰 추산 2만5000명)이 몰렸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아이돌 응원봉과 웹소설 패러디물 등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샤이니 응원봉을 들고 참여한 김명희 씨(41)는 “12월 3일 여의도에 간 시민들한테 마음의 빚이 생겨 참여하게 됐다”며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국역에선 ‘촛불행동’이 120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크리스마스 캐럴 ‘울면 안 돼’를 “석열 한 대(꽝)” 등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주말 새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21일 오후 1시경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수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자유통일당 등이 주최한 탄핵 반대 시위에는 경찰 추산 3만6000명이 모였다.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내리게 된 배경을 이해하게 된다면 절대로 탄핵에 동조할 수 없다”며 “추후 더 많은 인파가 광장을 뒤덮는 시민혁명으로 거대 야당의 독주에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를 들고 모인 시민들은 사회자의 지시에 맞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다”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경기 파주시에서 딸과 함께 왔다는 김기옥 씨(57)는 “탄핵이 가결되었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결국 진실은 승리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 인천에서 온 김선주 씨(50)는 “새벽부터 올라와 집회에 참여하는 어르신들 덕분에 우리나라와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남태령 대첩에서 승리했다. 국민이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22일 오후 6시 4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트랙터 여러 대가 연달아 진입하자 주위를 둘러싼 시민들 사이에선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과천대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려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 차벽에 막혀 1박 2일간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나 대치 28시간여 만인 22일 오후 4시 25분경 협의 끝에 경찰이 차벽을 철수하면서 트랙터 10대가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이날 늦은 오후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한 전농 시위대는 “윤석열은 방을 빼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공범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 추산 약 3000명의 시위대가 관저 앞에 몰렸다. 경기 안양에서 왔다는 홍광희 씨(59)는 “21일 오후 2시부터 밤을 새우고 겨우 대통령 관저 앞까지 왔다”며 “나라를 살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위에 참여했고 결국 우리가 승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송혜인 씨(54)는 “경찰이 트랙터를 막은 건 집회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걸 꼭 보고 싶어서 남태령에서부터 여기까지 따라왔다”고 전했다.앞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트랙터 30여 대와 화물차 50여 대를 끌고 상경하던 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21일 낮 12시경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에 저지된 이후 하루 넘게 이곳에서 집회를 벌였다. 서울경찰청이 극심한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제한 통고’한 뒤 진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촉구에 찬성하는 시민들도 이곳 집회에 참여하며 주최 측 추산 최소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남태령 고개에 모인 시위대는 “수사 거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윤석열을 몰아내고 국민주권 실현하자” 등의 구호와 함께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을 향해 “차 빼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경찰이 차벽을 세우자 이에 항의하던 시위대와 충돌이 발생해 시위대 2명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첫 주말에는 대통령 관저와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광화문과 안국역 등에서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엔 군인권센터는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이 체포되지 않을 경우 시민이 영장을 집행한다는 내용의 ‘시민 체포영장 집행’ 퍼포먼스를 펼쳤다. 시민 체포영장이라고 프린팅한 현수막엔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직업 대통령 등이 표기됐는데 영장 발부 주체는 대한민국 국민이었다.‘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중심이 된 21일 광화문 동십자각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30만 명(경찰 추산 2만5000명)이 몰렸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아이돌 응원봉과 웹소설 패러디물 등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샤이니 응원봉을 들고 참여한 김명희 씨(41)는 “12월 3일 여의도에 간 시민들한테 마음의 빚이 생겨 참여하게 됐다”며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국역에선 ‘촛불행동’이 120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크리스마스 캐럴 ‘울면 안 돼’를 “석열 한 대(꽝)” 등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18년 경북 영천시장 선거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가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게 부탁해 공천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전 씨가 윤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워 공천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 씨가 2018년 제7회 전국 지방선거 과정에서 영천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A 씨로부터 1억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전 씨는 경선 과정에서 A 씨에게 윤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를 지역구로 둔 윤 의원은 당시 당의 조직부총장이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윤 의원은 19일 동아일보에 “전 씨와 아는 사이는 맞으나 전 씨가 나 모르게 내 이름을 팔고 다닌 것 같다”며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황당한 일”이라며 “(예비후보 A 씨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 씨가 총감독을 맡았던 2018년 굿판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름표가 달린 연등이 있었다는 의혹이 2022년 정치권에서 불거졌다.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전 의원은 당시 “굿판에서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의 이름이 적힌 등이 발견됐다”며 “윤 후보 이름이 적힌 등 옆에는 ‘윤핵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윤 의원의 이름도 등장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익명을 요청한 A 씨의 지인은 이날 동아일보에 “A 씨가 공천을 못 받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한 지인으로부터 ‘서울에 건진법사라는 사람이 있는데 공천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회의원과 친하다’는 정보를 받고 건진법사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서울남부지법(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전 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전 씨가 2018년 금원을 받은 날짜, 금액, 방법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검찰이 의심하는 대로 피의자가 정치권에 해당 금원을 그대로 전달했다면 피의자의 죄질을 달리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날 검은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낀 채 출석한 전 씨는 “정치자금 왜 받았냐”, “윤 대통령 부부와 어떤 사이냐”, “전현직 국회의원들과도 교류가 있냐”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영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에게 돈을 건넨 정치인이 검찰에 공천을 받을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전 씨에게 돈은 건넨 정치인 A 씨로부터 ‘공천을 목적으로 돈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전 씨가 2018년 제7회 전국 지방선거 과정에서 경북 영천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A 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 씨는 경선 승리를 위한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으며, A 씨가 낙선한 이후 돈을 일부 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동아일보에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장 당선에만 목적이 있었지 그 과정이 바르지 못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에서 예전 기억을 되살려 진솔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경선 낙선 후 2년 여 동안 선거 낙선 트라우마에 갇혀 대인 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4년 전부터 시골농부가 되어 살아오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번 일로 정신이 다시 혼란스럽다”며 “죄가 있다면 감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A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씨를 수사 중인 검찰은 17일 전 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과 강남구 법당을 압수수색하며 전 씨의 휴대전화 3대와 서류묶음 형식의 장부, 태블릿PC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사진)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의 장부와 컴퓨터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2022년 국민의힘 대선 캠프 등에서도 활동했기 때문에 장부와 컴퓨터에 불법 정치자금 내용뿐 아니라 ‘대통령 부부 비선’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검찰은 18일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전날(17일) 검찰은 전 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과 강남구 법당을 압수수색하면서 전 씨의 컴퓨터와 장부, 휴대전화 3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에게 돈을 건넨 정치인은 공천을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기도비’ 명목이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檢, ‘건진법사’ 장부-휴대폰 3대 분석… 인사청탁 등 수사 번질수도[‘건진법사’ 의혹 수사] 건진법사 구속영장檢, 2018년 지방선거 우선 수사압수물 내용 따라 파장 커질 가능성… 명태균은 휴대전화서 ‘尹통화’ 발견건진 주변 “정치인 등 온다는 말 들어… 한번에 1000만∼2000만원 얘기도”정치권과 법조계는 검찰이 확보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의 장부와 컴퓨터, 휴대전화 3대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이 무엇일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공천에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의 경우 휴대전화에서 대통령과의 통화 녹음 파일, 김건희 여사와의 텔레그램 메시지 등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 씨의 경우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장부와 컴퓨터까지 검찰이 확보한 만큼 정치권과 관련된 내용이 있을 경우 파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확보 장부, 컴퓨터, 휴대전화 내용물에 이목 전 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전 씨가 경북 영천 지역 정치인들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사실이 포착되며 본격화됐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17일 전 씨의 컴퓨터와 장부, 휴대전화 3대를 압수수색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2018년 지방선거에 한정돼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내용들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진행된 검찰의 휴대전화 및 컴퓨터 포렌식 과정에서 인사 청탁이나 세무조사 무마 등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경우 이권 개입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이고 아직 정계에 입문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지역 정치인들이 왜 국민의힘 공천과 관련해 전 씨에게 돈을 건넸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 씨가 2018년 당시에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러한 점 등이 2022년 대선 캠프 활동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취재팀이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전 씨의 법당을 찾아갔을 때 주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겉으로는 일반 단독주택으로 보이는 곳에 법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취재진이 인터폰을 누르자 안에서 중년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이미 체포됐는데 왜 그러냐”며 인터폰을 끊었다. 인근 주민은 “저 집엔 건진의 장모와 아내가 살고 있다고 들었다”며 “평소 정치 관련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 씨에게는 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민 중 딸을 봤다는 이는 없었다.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기업 회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종종 온다. 몇 달 전인데 ‘이 동네에 용한 무당이 있어 정치나 뭐 이런 사람들 봐준다. 한 번 가면 1000만∼2000만 원이고, 만남을 예약하려면 1∼2년 걸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건진법사 ‘받은 돈은 기도비’ 진술 전 씨는 영천시장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받은 1억 원의 정치자금은 ‘경선 승리를 위한 기도비’이고 이후 돈을 일부 되돌려줬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씨의 자금 수수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 씨에게 돈을 건넨 지역 정치인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정치인은 취재팀에 “(선거) 과정이 바르지 못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검찰에 진솔하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2021년 상장 폐지된 가상화폐 ‘퀸비코인’ 자금 흐름을 수사하던 검찰이 전 씨와 관련된 자금 정황을 포착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퀸비코인은 사업 목적 없이 투자를 받는 ‘스캠(사기) 코인’으로 검찰은 올 7월 피해자 1만3000명으로부터 300억 원을 편취한 퀸비코인 발행업자 등 6명을 사기죄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비닐하우스 10개 중 9개가 무너져서 생계가 끊길 위기입니다.” 1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부추 농가 비닐하우스. 지난달 쏟아진 50cm가량의 폭설로 하우스는 힘없이 무너져 있었다. 부추 농사를 짓는 박기현 씨(45)는 아직 다 자라지도 못했는데 한파에 얼어 비틀어진 부추를 넋놓고 바라봤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 사이 당시 폭설로 전국에서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농가 피해가 발생했지만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23일이 지난 이달 18일에야 이뤄졌다. 대통령 재가가 필요한 사안인데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을 지나면서 논의가 지연된 탓이다. 최근 곳곳에서 정부 정책이 중단되거나 미뤄지는 등 비슷한 사례가 더해지면서 현 국정이 ‘레임덕’이 아닌 ‘데드덕(dead duck·죽은 오리)’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설에 부추밭 쑥대밭” 재난지역 선포 늦어져부추 하우스가 쑥대밭이 된 박 씨는 “면사무소와 보험사에 피해를 신고했지만 언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부추는 최소 6개월은 키워야 수확이 가능한데 당장 내년 상반기(1∼6월) 생계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팀이 찾은 다른 엽채소 농가 역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청상추들이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농부 박영근 씨(46)는 “정부 지원이 없으니 혼자서 망가진 비닐하우스를 조금씩 철거하고 있다”며 “언제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폭설로 경기 일대 농가가 총 3919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행정안전부는 폭설 3주가량 뒤인 18일에야 전국 7개 시군 및 4개 읍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지난달 폭설, 강풍, 풍랑 피해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의 피해를 입은 곳들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수도권 매립지 마련도 멈출 위기에 처했다. 앞서 인천시는 서울시, 경기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더 이상 못 받겠다며 반발했고, 윤 대통령은 새로운 쓰레기 매립지 마련을 공약했었다. 올해 6월 매립지 선정이 불발돼 내년 초 재논의 예정이었는데 대통령 탄핵, 환경부 장관의 사의로 잠정 중단됐다. 17일 인천 서구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여전히 수도권 쓰레기를 받고 있었다. 인근 주민 가모 씨(77)는 “먼지 때문에 주민들이 잔병치레가 잦고 밖에 빨래를 널면 새까매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유보통합도 좌초 위기… “대승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도 좌초 위기에 놓였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 환경 및 인프라 차이, 학부모들의 육아 부담 경감을 위해 추진된 유보통합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민생 정책으로 꼽힌다. 역대 정부에서 교사들의 반발 등으로 번번히 무산됐다가 현 정부에서 9분 능선을 넘은 터였다. 원래 이달 중 통합 방안이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계엄 및 탄핵 사태로 내년 초로 미뤄진 상황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국회에서 유보통합 3법이 개정돼야 사업 추진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탄핵 이후 현재 여야가 극심히 대립 중인 국회에서 법 개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이익과 복리에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이나 사업이라면 정치적 사변과는 무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집행하기로 결정했던 정책들은 당연히 집행되어야 한다”며 “특히 사회 보장과 관련해 예산이 확보된 건 탄핵 정국과 무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은 어떻게 해서든 정치인들 간의 균형을 통해 집행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탄핵 국면이니 여야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시간차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그간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여야를 압박했지만, 이제 공이 헌법재판소(종로구 북촌로)로 넘어가자 무대를 광화문으로 옮겼다. 앞서 광화문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어온 보수 진영과의 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경찰도 바짝 긴장하며 경계 강화에 나섰다. ● 광화문서 ‘탄핵 반대’ 집회 열려이날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3시간가량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 겸 예배가 열려 주최 측 추산 1만 명(경찰 추산 5000명)이 참여했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에게 잘못이 없다”, “결국 탄핵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전 목사는 “대통령직이 취소된 게 아니라 헌법재판소로 넘어갔을 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윤 대통령을 모시고 반드시 자유 통일을 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박인선 씨(63)는 “대통령 3개월 동안 쉬라고 탄핵한 것”이라며 “분명히 돌아오니까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집회 참석자들도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선민희 씨(39)는 “국회에서 가결이 안 됐으면 (야당이) 계속 가결 시도를 했을 테니 차라리 통과된 게 다행”이라며 “헌재에서 기각 결정이 나서 깔끔하게 정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직 공무원인 이모 씨(57)는 “나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탄핵 집회에 나갔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대부분 무죄였지 않나.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엔 같은 장소에서 ‘탄핵 촉구’ 집회같은 날 오후 3시부터는 광화문 일대에서 주최 측 추산 약 3만 명(경찰 추산 3000명)이 모여 윤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헌재가 신속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손에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헌재는 즉각 파면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도 들었다. 주최 측이 설치한 대형 스크린에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순간의 영상이 재생됐다. 연단의 사회자가 “탄핵 가결을 완수해 냈다. 이겼다”라고 외치자, 시위 참여자들은 일제히 팻말과 응원봉을 머리 위로 들고 흔들며 환호했다. 부산에서 온 윤모 씨(69)는 “나라에 큰 혼란이 올 뻔했는데 탄핵안이 가결돼 다행”이라며 “국민이 계속해서 뭉쳐서 목소리를 높여야 헌재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인 씨(27)는 “시위에 매일매일 참여해 빠른 파면 결정을 촉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헌재도 빨리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충돌 가능성에 경찰 긴장… 尹 응원 화환에 화재도 한 장소에서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가 열리며 집회 참여자들이 충돌할 우려가 커지자 경찰과 서울시는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서울시, 경찰, 소방 등은 14일 국회 앞 집회 현장 등에 총 1031명을 투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광화문에서 열릴 집회에도 계속 대비하고 있다”며 “14일 집회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집회 참여자 간의 충돌이나 부상 등의 사건이 한 건도 없었지만, 앞으로 분위기가 격화되면 불상사가 생길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에 따르면 16일에도 광화문 일대에서 탄핵 찬성 및 반대 집회가 각각 예고됐다. 진보 성향의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은 16일부터 매일 광화문 촛불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시민 약 200만 명(경찰 추산 20만 명)이 모였던 국회 앞에는 지방에서 ‘상경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호텔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면서 15일 귀가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에서 온 뒤 국회 근처 호텔에서 묵었던 김회덕 씨(71)는 “탄핵안 가결 당시 딸과 포옹하고 주변인과 하이파이브 하며 기쁨을 표했다”며 “시민들이 가결을 이끌어낸 만큼 헌재 판결까지 국민이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1시 33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대통령실 인근에 세워진 윤 대통령 응원 화환들에는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환 약 10개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며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시간차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그간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여야를 압박했지만, 이제 공이 헌법재판소(종로구 북촌로)로 넘어가자 무대를 광화문으로 옮겼다. 앞서 광화문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어온 보수 진영과의 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경찰도 바짝 긴장하며 경계 강화에 나섰다. ● 광화문서 ‘탄핵 반대’ 집회 열려이날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3시간 가량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 겸 예배가 열려 주최측 추산 1만 명(경찰 추산 5000명)이 참여했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에게 잘못이 없다”, “결국 탄핵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전 목사는 “대통령직이 취소된 게 아니라 헌법재판소로 넘어갔을 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윤 대통령을 모시고 반드시 자유 통일을 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박인선 씨(63)는 “대통령 3개월 동안 쉬라고 탄핵한 것”이라며 “분명히 돌아오니까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다른 집회 참석자들도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선민희 씨(39)는 “국회에서 가결이 안 됐으면 (야당이) 계속 가결 시도를 했을 테니 차라리 통과된 게 다행”이라며 “헌재에서 기각 결정이 나서 깔끔하게 정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직 공무원인 이모 씨(57)는 “나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탄핵 집회에 나갔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대부분 무죄였지 않나.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엔 같은 장소에서 ‘탄핵 촉구’ 집회같은 날 오후 3시부터는 광화문 일대에서 주최 측 추산 약 3만 명 (경찰 추산 3000명) 이 모여 윤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참석한 시민들은 헌재가 신속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손에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헌재는 즉각 파면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도 들었다.주최 측이 설치한 대형 스크린에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순간의 영상이 재생됐다. 연단의 사회자가 “탄핵 가결을 완수해 냈다. 이겼다”라고 외치자, 시위 참여자들은 일제히 피켓과 응원봉을 머리 위로 들고 흔들며 환호했다. 부산에서 온 윤모 씨(69)는 “나라에 큰 혼란이 올 뻔했는데 탄핵안이 가결돼 다행”이라며 “국민이 계속해서 뭉쳐서 목소리를 높여야 헌재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인 씨(27)는 “시위에 매일매일 참여해 빠른 파면 결정을 촉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헌재도 빨리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충돌 가능성에 경찰 긴장… 尹 응원 화환에 화재도한 장소에서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가 열리며 이들이 충돌할 우려가 커지자 경찰과 서울시는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서울시, 경찰, 소방 등은 14일 국회 앞 집회 현장 등에 총 1031명을 투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광화문에서 열릴 집회에도 계속 대비하고 있다”며 “14일 집회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집회 참여자 간의 충돌이나 부상 등의 사건이 한 건도 없었지만, 앞으로 분위기가 격화되면 불상사가 생길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에 따르면 16일에도 광화문 일대에서 탄핵 찬성 및 반대 집회가 각각 예고됐다. 전날 시민 약 200만 명(경찰 추산 20만 명)이 모였던 국회 앞에는 지방에서 ‘상경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호텔에서 나와 다시 집으로 귀가하면서 15일 귀가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에서 온 뒤 국회 근처 호텔에서 묵었던 김회덕 씨(71)는 “탄핵안 가결 당시 딸과 포옹하고 주변인과 하이파이브 하며 기쁨을 표했다”며 “시민들이 가결을 이끌어낸 만큼 헌재 판결까지 국민이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15일 오전 1시 33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대통령실 인근에 세워진 윤 대통령 응원 화환들에는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환 약 10개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며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탄핵하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6시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은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추운 날씨에도 ‘즉각 탄핵’ ‘국민의힘 해체’ 등의 손팻말을 든 약 20만 명(경찰 추산 2만 명)의 시민은 촛불과 응원봉 등 저마다의 도구를 흔들며 질서정연하게 국회의 가결을 촉구했다. 조기 퇴진을 사실상 거부한 윤 대통령의 12일 대국민 담화 이후 탄핵 집회의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직장인 백모 씨(28)는 “불법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유권자로서 치욕스럽다”며 “변명으로만 가득했던 12일 담화는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까지 저버린 것이라 느껴 집회에 또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선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19개 전국 대학 총학생회가 모여 불법 계엄 규탄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공동 시국 선언문을 통해 “나라를 분열시키고자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을 조속히 퇴진시키고 그에 대한 책임을 명백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주교와 불교 등 4대 종교 단체도 서울 광화문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14일 당일은 국회 주변과 광화문 등에 100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앞에선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 대행진’이 오후 3시부터 열린다. 이곳은 7일 탄핵안 1차 표결 당시 경찰 추산 약 15만 명, 주최 측 추산 약 100만 명의 시민이 몰린 바 있다. 대학생 한모 씨(25)는 “대통령 담화를 보고 이러다간 정말 나라가 망하겠다 싶었다”며 “2016년 촛불집회 때는 수험생이라 못 갔는데 내일(14일)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하려 한다”고 했다. 자유통일당 등 보수 단체는 14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대규모 인파를 감안해 지하철도 증차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역을 지나는 지하철 5호선은 4회(오후 6시∼9시 30분), 여의도역과 국회의사당역을 지나는 9호선은 64회(오후 1시 30분∼10시 30분) 더 운행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청소년의 집회 참여가 급증하는 것을 감안해 192명의 인력을 투입해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지도할 계획이다. 13일 하루 시민들은 온라인을 통해 ‘집회 꿀팁’을 활발히 공유했다. 참여자들을 위해 미리 카페, 식당 등의 비용을 결제해 두는 ‘선결제 릴레이’는 이날도 이어졌고, 선결제 매장을 한 번에 보여주는 ‘시위도 밥 먹고’라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영유아 보호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키즈 버스’를 대관한 시민도 나타났다. 여의도 일대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는 사이트와 집회 필요 준비물을 안내하는 촛불집회 가이드 등도 마련됐다. 가수 아이유는 여의도 일대 상점에 빵, 떡, 국밥 등 수백 개를 선결제했다고 13일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대통령 담화를 지켜봤다. 정신 이상이 생긴 것 아닐까 했다. 공포심마저 들었다.” 경북 안동에 사는 손모 씨(34)는 12일 오전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대국민 담화를 지켜본 뒤 분통을 터뜨렸다. 내란죄를 부인하고 계엄은 “불가피했다”는 변명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싸늘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이유로 야당의 예산 삭감, 수사기관장 탄핵 등을 언급하자 일부 시민들은 “그게 국회에 계엄군을 보낸 이유냐”며 허탈해했다. 3일 밤 계엄 선포 담화와 이날 후속 담화까지 본 시민들은 “‘윤스 스피치(윤 대통령의 연설)’에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이라며 “‘코로나 블루(corona blue·코로나 우울증)’가 지나가니까 ‘윤 레드(Yoon Red·윤 대통령으로 인한 분노)’가 왔다”고 분개했다.● 담화 본 시민들 “궁지에 몰려 변명만”대통령의 자진 하야나 반성을 기대한 시민들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발언이 나오자 화를 감추지 못했다. 담화 직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는 항의하는 시민들이 몰려 한때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 씨(61)는 “지금 탄핵을 주도하는 건 야당이 아니라 시민들”이라며 “궁지에 몰린 대통령의 변명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재차 주장한 계엄 사유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직장인 박모 씨(29)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조작설은 극우 유튜버가 주장하던 것들이다. 이걸 믿고 나라를 사지(死地)로 몰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인 문규열 씨(75)는 “대통령 본인이 야당과 소통을 안 했으면서 ‘야당 횡포’를 계엄 이유로 드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이번 담화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건축업을 하는 조모 씨(44)는 “직원 월급 주기도 힘들다. 주변에서 정리해고도 많이 당하는 상황인데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인 조옥주 씨(48)는 “주변에서 식당, 술집을 하는 친구들이 손님이 줄었다고 난리다. 정권이 이러니 위기감이 든다”고 했다. ● ‘보수 텃밭’에서도 “더는 참기 어려워” 선거 때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에서도 비판 여론이 분출했다. 대구에 사는 김용진 씨(68)는 “이런 상황에서 자기 변명이나 하는 대통령이 정상인가”라고 물었다. 부산 북구 만덕동 주민 남원철 씨(52)는 “야당을 적으로만 생각하는 대통령의 민낯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며 “토요일에 서면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여해 탄핵을 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변의 보수 성향 지인들도 더는 참기가 어렵다며 함께 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들도 잇달아 비판 성명을 냈다. 부산경실련과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등 11개 단체로 구성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12일 부산시의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탄핵을 위해 17명의 부산 국민의힘 의원은 시민 명령을 따르라”고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에서 “내란 수괴의 적반하장이다. 윤 대통령을 즉각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경남지역 민주화단체도 “대통령이 아직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기본적인 국민 보호 책무를 망각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탄핵을 촉구했다. ● 정신과 의사 510명 “국민적 트라우마” 시국선언 이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510명은 시국선언문을 내고 “헌법이 정한 절차에 의한 퇴진만이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종일 뉴스와 유튜브를 시청하며 불면과 불안을 호소하는 분이 늘고 있고, 군인과 경찰 등 공직자들은 도덕적 손상에 따른 울분과 우울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마치 세월호 침몰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형 국가 재난과 위기 뒤에 국민들이 분노와 우울감을 호소했듯, 이번 계엄 사태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의사들은 “후진적 쿠데타로 인한 국가 위상 및 자부심의 저하를 안타까워하는 분이 많고 현실의 안정과 생업에 대한 위협감도 커지고 있다”며 “헌법에 근거한 단호한 해법만이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폭력의 트라우마에서 회복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계엄 국무회의 때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 이미 (흥분해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비상계엄을) 아무도 못 막는다’ 생각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오랜 지인인 법조인 A 씨를 만나 12·3 비상계엄 심의 국무회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1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최근 이 전 장관과 나눈 대화를 털어놨다. A 씨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이 3일 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을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4, 5명이 이미 와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이 전 장관은 다른 국무위원들에게 ‘(대통령이) 계엄을 한대. 빨리 설득해 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해졌다. A 씨는 “이 전 장관을 포함한 국무위원들이 두어 명씩 윤 대통령을 찾아가 ‘이거 안 된다. 위험하다’고 설득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을 잘 아는데 내 생각엔 이미 얼굴이 달아올라 있고, 저 정도면 아무도 못 막는다. 차라리 국무위원들이 안 와서 정족수를 안 채우기를 바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일 윤 대통령은 원래 오후 10시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예정이었으나 국무회의 의사정족수(11명)를 채우지 못해 국무위원을 기다리다가 오후 10시 23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 전 장관은 A 씨에게 “실제 국무회의는 10분도 채 진행되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의 만류를 거부하며 한 발언도 있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선포할 만한 적정한 시기가 아니고, 요건이 안 됐다.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A 씨는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이 느끼는 책임감이나 현실 감각은 나하고 다를 수가 있다. 그렇지만 나는 (계엄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전 장관이 전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 전 장관이 “평상시에도 국무회의를 하면 대통령 앞에 있는 장관들이 고양이 앞의 쥐였다”며 “(계엄 당일에도) 한 사람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반대한다, 찬성한다 이런 얘기를 못 하고 있다가 한두 명씩 대통령 방에 가서 설득하며 시간을 끌었다”는 말을 했다고도 전했다. 이 전 장관은 A 씨에게 자신이 국회 경찰 배치와 관련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직접 전화해 상황을 확인했고, 조 청장이 통화 중 다른 지시를 하는 등 딴소리만 해서 기분이 나빠 끊었다는 취지로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 장관이 말하길, 계엄 국무회의 때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 이미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더라.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비상계엄을) 아무도 못 막는다’ 생각했다고 한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오랜 지인인 법조인 A 씨를 만나 12·3 비상계엄 심의 국무회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1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최근 이 전 장관과 나눈 대화를 털어놨다. ―이 전 장관이 국무회의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한 게 있다면. “3일 밤에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하니까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4, 5명이 이미 와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이고 잘 왔어. 빨리 설득해 봐. (대통령이) 계엄을 한대’라고들 했다고 하더라.”―그 자리에 모였던 국무위원들은 뭘하고 있었다고 하나? “국무위원들이 한두 어명씩 모여서 대통령한테 가서 설득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고 한다. 대통령은 원래 비상계엄 선포를 10시에 발표 예정이었어서 장관들이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하려고 하니까 의사정족수(11명)를 못 채우면 안 된다고 설득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더라. 이 장관 얘기로는 평상시에도 국무회의하면서 대통령 앞에 있는 장관들이 고양이 앞에 있는 쥐래. 단 한 사람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찬성한다, 반대한다 이런 얘기를 못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계엄 당일에도) 소수의 인원만 대통령 방에 가서 얘기하고 그런 식으로.“―이 전 장관이 기억하는 대통령의 당시 모습은 어땠나“이 장관은 본인 생각엔 대통령이 얼굴이 달아올라 있더래. 그래서 본인은 안 거지 감정적으로 격해 있으니 저 정도면 아무도 못 막는다. 그래서 이 전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차라리 좀 안 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하더라.”―이 전 장관은 뭐라고 말하며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하나“이 장관은 이 시기가 적절하지 않고, 계엄을 선포할 만한 적정한 시기가 아니고 요건이 안 됐다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국민들이 계엄을 납득하겠냐고 말을 했다더라.”―국무회의 자체는 어떻게 진행됐다고 하는지“대통령이 11명이 됐는지 숫자를 딱 셌대. 그러고 나서 실제로 전체가 모여서 회의한 건 10~20분도 안 된다고 하더라.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국무위원은 (계엄에 대해) 입장이 그럴 수 있지만 대통령은 최후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국무위원하고 보는 관점이나 책임감이 다를 수 있다. 나는 하겠다’고 말했다고 알려주더라.”―이번에 국회에 경찰 인력이 바로 배치가 됐는데 경찰청의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는 관여를 안했다고 하는가“이 장관이 궁금해서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대. 2분인가 통화를 했는데 통화를 받아놓고 딴 소리를 자꾸 하더래. 아마 현장에서 지시를 하는 중이었나봐. 통화하고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 나오니까 그래서 전화를 끊었대.”―그럼 전화 끊고 나서 이 전 장관이 또 다른 조치를 뭔가 한 게 있는지“국무위원들의 임무는 거기서 끝난 것 같아. 계엄을 발표함으로써. 그 다음은 계엄사로 가버렸고 경찰로 전파가 됐으니.”이 전 장관은 현재 변호인단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윤석열 퇴진하라!”(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 “윤석열 아웃!”(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 광장)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해외 교민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3일 계엄 선포 이후 미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호주 등 10개 이상의 국가에서 우리 교민, 유학생들이 집회를 열었거나 개최할 예정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번졌던 해외 촛불 시위가 8년 만에 재연되는 모습이다. ● 美·獨 등 해외로도 퍼지는 탄핵 시위 7일(현지 시간) 오후 8시경 트래펄가 광장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런던에 거주하는 교민과 유학생 등 80여 명이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모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엑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참여한 강모 씨(34)는 “런던 교민들이 SNS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다”며 “태풍 탓에 기차 편마저 취소되는 날씨였는데 많은 분들이 모여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있고, 여기 영국인들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고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암스테르담,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뉴욕 맨해튼 등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암스테르담 담 광장에는 한인 60여 명이 모였다. 이곳은 지난해 윤 대통령 부부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들렀던 곳이다. 유학생 서명현 씨(24)는 “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달려나가 온몸으로 군인들을 막던 시민들을 보면서 이곳에서 나도 무언가를 해야겠다 싶었다”며 “암스테르담 중앙에서 시위하면 현지인, 관광객들이 볼 수 있으니 시선을 끌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교민 배채연 씨(30)는 “한국의 광장으로 나선 시민들에게 빚을 진 마음”이라며 “재외국민의 목소리가 모이면 현 정부를 조금이나마 압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 괴테플라츠 광장 집회에 참여한 한 교민은 “발언 시간이 부족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며 “2016년엔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는데 이번엔 해외에서라도 한국 이슈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13, 14일에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서 ‘윤석열 탄핵 뉴욕 집회’가 예정돼 있다. 집회를 준비 중인 교민 정은주 씨(43)는 “한국의 위상은 달라졌는데 계엄은 그런 한국에 오물을 뿌린 것”이라며 “벌써 단체톡방에 100명이 넘게 모였다. 디자인 전공자는 포스터를 만드는 식으로 다 같이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4일 호주 멜버른 집회에 참석할 예정인 김수빈 씨(26)는 “외국인 친구들도 한국에 왜 계엄이 선포됐었는지 물어보고 걱정한다”며 “교민들이 한국 국민과 연대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온라인 촛불지도 앱’도 등장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온라인 촛불집회’에 참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도 등장했다. 여기에 접속하면 세계 지도가 보이는데, 이용자가 간단한 문구를 입력하면 자신이 있는 위치에 촛불 모양의 아이콘과 메시지가 생긴다. 10일 현재 미국, 이탈리아, 핀란드, 영국,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캄보디아, 싱가포르, 일본 등의 위치에 촛불이 켜졌다. 이 앱이 나온 지 4일 만에 전 세계에서 1500명이 넘는 이용자가 온라인 촛불집회에 참가 중이다. 앱을 개발한 박제영 씨(43)는 “저는 질환 탓에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갈 수 없다. 저와 같은 상황이거나 해외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에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은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17개 언어로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같은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등 청소년 단체가 시국선언을 열고 불법 계엄을 규탄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성인 실종 사건에서도 경찰이 유전자(DNA)를 대조해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실종성인법’이 국회에서 발의된다. 앞서 본보(9월 3일자 A1·12면 참조)는 DNA 채취 및 보관이 아동 실종 사건에서만 가능한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다뤘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실종된 성인을 수사할 수 있는 신고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실종성인법안’과 ‘실종아동법 개정안’을 10일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미성년자 실종 사건과 달리 성인 실종 사건은 DNA 대조 등을 통해 경찰이 수사할 권한이 없어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6월 30일 기준 국내 성인 실종자는 총 6809명으로, 이들은 모두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 중에는 실종 기간이 10년에서 20년 사이인 사람이 1633명, 20년이 넘은 사람이 1995명이다. 성인 실종자 수사가 더딘 이유는 현행법상 경찰이 실종자 가족의 DNA를 활용해 실종자를 찾을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실종자가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경우엔 가족이 DNA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 놓고 실시간으로 비교, 확인할 수 있다. 허 의원이 발의할 법안은 경찰이 실종 성인 신고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등 관련 정책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또 경찰관서의 장은 성인 실종사건 신고가 접수되면 확인 절차를 거쳐 실종성인정보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신원 불상 변사자와 실종자 가족의 DNA를 대조할 수 있는 경찰의 법적 권한도 명시됐다. 허 의원은 “가족의 생사를 모르면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속한 성인실종법 제정을 통한 실종자의 신속한 수색과 발견으로 실종자 가족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