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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한다. 지난해엔 플레이오프(PO)에서 조기 탈락했기 때문에 올해는 통합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지난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DB의 김주성 감독은 15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24~2025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DB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부터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우승했지만 PO에선 정규리그 3위 팀 KT에 패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이날 DB는 2024~2025시즌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서 가장 많은 4개 팀(정관장, 한국가스공사, 현대모비스, SK)의 선택을 받았다. DB는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5~13일 열린 한국농구연맹(KBL)컵대회 정상에 올랐다. DB는 트리플 포스트의 핵심인 강상재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는데도 기복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컵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외국인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는 DB의 높이를 한 차원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컵대회 결승전에서 DB에 패한 KT의 허훈은 “DB의 높이를 무시할 수 없더라. 오누아쿠는 골밑 패스도 좋았다”고 했다.DB는 오누아쿠, 강상재, 김종규 등 골밑을 지키는 ‘2m 라인’의 높이에다 이관희, 알바노를 주축으로 유현준, 김시래, 박인웅 등의 앞선 라인 자원도 풍부하다. 김주성 감독은 “지난 시즌엔 ‘대포’를 앞세워 이겼다면 올 시즌엔 ‘높은 벽’으로 이기겠다”고 했다.지난 시즌 챔프전 준우승 팀 KT도 3개 팀(KCC, LG, DB)으로부터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KT는 올해 컵대회 준우승 팀이다. KT는 에이스 허훈과 리그 최고 레벨의 수비를 자랑하는 문성곤을 중심으로 한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영진 KT 감독은 올해 팀 컬러를 두고 “원맨팀이 아닌 원팀을 강조했다. 허훈 이외의 선수들이 더 잘해줄 것이다. 성장을 보실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올 시즌 프로농구는 역동성을 살리고 국제농구연맹(FIBA)의 표준에 맞춰 정상적인 몸싸움에 대해선 파울 콜을 하지 않겠다는 기조다. 정상적인 수비를 기술 농구로 이겨내지 않고 파울을 얻어내려는 공격 행태를 바꾸기 위한 선택이다. 송 감독은 “정확한 스크린 같은 유기적 움직임과 타이트한 수비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심판 판정의 일관성을 위해 올 시즌부터는 파울 판정에 대해 챌린지를 요청하는 ‘파울 챌린지’가 도입된다. 컵대회에서는 경기당 평균 파울 횟수가 17.4회로 지난해(20.3회)보다 2.9회 줄었다. 문성곤은 “수비하는 입장에서 (하드콜에 따른) 변화를 느낀다. 나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시즌이 되지 아닐까 싶다”고 했다.10개 팀 감독도 하드콜 기조가 농구의 재미를 키울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콜의 ‘일관성’은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어느 위치, 어느 상황에서든 같은 콜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직 정돈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KCC는 2개 팀(KT, 삼성) 현대모비스는 1개 팀(소노)이 우승 후보로 꼽았다. 디펜딩 챔피언 KCC는 6시즌 만에 KBL 리그로 돌아온 외국인 선수 디온테 버튼과의 나머지 선수들의 호흡이 팀 경기력을 좌우할 관건으로 꼽힌다. 전창진 감독은 “버튼과 (나머지 선수들 사이의) 시너지가 나온다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것”이라며 “올 시즌도 국내 선수 부상 때문에 지난 시즌 처럼 스타트는 안 좋을 듯하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같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맞트레이드된 DB 이관희 LG 두경민, 소노 이재도 LG 전성현이 모두 새로 둥지를 튼 팀 대표 선수로 참석했다. 조상현 맞트레이드 된 “(트레이드로 합류한) 두 선수 퍼포먼스가 LG의 시즌 성적을 결정할 것이다. 두 선수가 어서 몸 상태를 100%로 만들어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성공한 트레이드가 된다. 그걸 바라고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조상현 감독은 “팀에 변화를 많이 준 만큼 지난 시즌보다는 더 높은 곳에 가야한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여자 마라톤 42.195km 풀코스 완주 기록 ‘2시간10분’ 벽이 무너졌다. 루스 체픈게티(30·케냐)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마라톤 여자부 풀코스에 출전해 2시간9분56초의 세계 최고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티그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세운 종전 세계기록(2시간11분53초)을 1분57초 앞당겼다. 체픈게티는 이날 2위로 결승선을 지난 에티오피아의 수투메 아세파 케베데(2시간17분32초)에게 7분 이상 앞서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보여줬다. 체픈게티의 기록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녀 선수를 통틀어서도 톱10에 든다. 체픈게티보다 빨리 결승선을 지난 남자 선수는 9명뿐이다. 체픈게티는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4분22초나 앞당겼다. 체픈게티는 세계기록을 경신한 뒤 “너무 자랑스럽다. 내가 꿈꿔 왔던 세계 최고 기록을 생각하면서 계속 사투를 벌였다. (에티오피아 선수가 세웠던) 세계 최고 기록이 다시 케냐로 돌아왔다”며 기뻐했다. 여자 마라톤에서 케냐 선수가 세계기록을 작성한 건 2019년 시카고마라톤 챔피언 브리지드 코스게이(2시간14분4초) 이후 5년 만이다. 체픈게티는 또 “(세계기록의) 영광을 켈빈 킵툼에게 보낸다”고 말했다. 케냐 출신의 킵툼은 지난해 시카고마라톤 남자 풀코스에서 2시간00분35초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했는데 올해 2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체픈게티는 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카고마라톤에 유독 강한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체픈게티는 2021, 2022년 시카고마라톤 우승자다. 작년엔 2위를 했다. 시카고마라톤은 체픈게티의 세계기록 작성으로 ‘기록의 산실’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여자 마라톤 풀코스에선 최근 5년간 세계기록이 세 차례 경신됐는데 이 중 두 번이 시카고마라톤에서 나왔다. 최근 5년간 여자 마라톤 풀코스 상위 1∼4위 기록 가운데 3개가 시카고에서 만들어졌다. 올해 시카고마라톤에선 케냐가 남녀부 우승을 모두 차지했다. 케냐의 존 코리르(28)는 2시간2분44초의 기록으로 남자부 1위에 올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최미경 씨(44)가 달리기에 입문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마지막 기승을 부리던 2022년 2월이었다. 최 씨는 “집이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근처다. 그 공원 둘레가 5km 정도 된다. 처음에는 그 한 바퀴를 도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로부터 2년 8개월이 지나 최 씨는 서울달리기 하프코스 여자부 우승자가 됐다. 최 씨는 13일 열린 올해 대회에서 21.0975km를 1시간21분5초에 뛰었다. 최 씨는 “누가 ‘원래 이렇게 잘 뛰었냐’고 물어보면 달리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내 기록을 보여준다.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면서 “오늘도 다리가 무거워서 힘들겠다 싶었는데 코스가 좋아서 그런지 뛸수록 페이스가 올라오더라. 내 한계를 계속해 뛰어넘고 싶다”고 말했다.하프코스 남자부 우승자 원형석 씨(30)는 마스터스 마라토너 사이에서 실력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달리기 관련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인 그는 올해 3월 열린 동아마라톤 때는 촬영용 삼각대를 들고 뛰면서도 풀코스(42.195km)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서브 3’ 기록(2시간54분20초)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서울달리기 우승은 1시간10분53초에 하프코스를 주파한 올해가 처음이다. 사실 그는 2년 전 11km 부문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코스를 착각하는 바람에 공식 우승자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원 씨는 “나를 포함해 선두로 뛰던 세 명이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3km를 덜 뛰었다. 비공식 8km 우승자가 됐던 것”이라며 “이 일을 겪으면서 ‘서울달리기와는 인연이 없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2년 만에 우승하게 돼 더욱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11km 남자부에서는 러닝 코치인 김지호 씨(32)가 35분14초로 우승했다. 김 씨는 “올해 동아마라톤 마스터스 남자부에서 2위(2시간24분54초)를 한 뒤 꾸준히 훈련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11km 여자부에서는 원래 하프코스에 참가하려다 출발 직전에 참가 부문을 바꾼 박애라 씨(46)가 41분36초 기록으로 우승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국내외 마스터스 마라토너 1만2000명이 서울 도심을 달린 ‘2024 서울달리기’(서울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가 13일 열렸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출발해 광화문광장, 경복궁, 청와대, 숭례문 등을 거쳐 서울광장 옆 무교로로 골인했다.서울달리기 코스에는 평소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들이 몰려 있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 서울의 역사와 현재를 한눈에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직접 뛰어볼 수 있어 지난해 28개국 80명이던 외국인 참가자가 올해는 37개국 175명으로 늘었다. 슈코 기차노 씨(29·일본)는 “한국 방문이 처음인데 한국에 살았던 친구가 이 대회에 나가보라고 알려줬다. 궁궐과 도시의 빌딩, 산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정말 멋있었다. 자원봉사자와 러너분들 모두 친절해 재미있게 뛰었다”며 웃었다. 슈코 씨는 전날 일본 도쿄를 떠나 서울에 도착한 뒤 이날 아침 바로 대회에 출전했다. 루비 그레그허티그 씨(30·호주)도 이번이 한국 첫 방문이다. 그는 인터넷에서 본 한국 풍경에 반해 한국행 휴가 계획을 짜던 중 이 대회를 알게 돼 하프코스 참가 신청서를 냈다. 그레그허티그 씨는 “‘매일 달리기’ 챌린지 중인데 오늘이 205일째다. 내가 사는 퀸즐랜드 타운즈빌은 작은 도시라서 주로 혼자 뛰고 대회 때도 몇백 명이 같이 뛰는 게 전부다. 이렇게 많은 사람과 함께 뛰어 정말 신났다”고 했다.서울달리기는 청와대로 향하는 언덕을 제외하고는 코스가 대체로 평탄한 편이다. 그 덕에 참가자 가운데는 초보자나 달리기를 오랫동안 쉬었던 이들도 많다. 달리기 입문 10개월 차인 임동규 씨(33)는 첫째 딸 세아 양(5)이 타고 있는 유아차를 밀며 하프코스를 뛰었다. 임 씨는 “둘째인 아들을 유아차에 태우고 10km 대회를 나갔었는데 첫째가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졸랐다. 첫째는 몸무게가 좀 있어 잘 안 밀렸는데 목표로 삼았던 1시간 30분 안에 들어왔다”며 뿌듯해했다. 줄리아나 파스쇼아우 씨(42·브라질)는 11년 만에 달리기 대회에 출전했다. 한국 프로축구팀 전북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남편과 전북 전주시에 7년째 살고 있는 파스쇼아우 씨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프마라톤을 뛰고 나서 ‘이게 내 인생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아이 키우느라 바빴는데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최근엔 5km씩 뛰고 있다. 오늘 풍경이 참 예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뛰었다”며 웃었다.서울 여의도에서 아침마다 달리는 크루(달리기 모임) ‘눈떠지면 달리자’를 운영 중인 정보라 씨(44)는 “회원이 40명쯤 되는데 서울달리기는 인기가 정말 많아서 (참가 신청에 성공한) 손 빠른 회원 7명밖에 못 왔다”며 아쉬워했다. 6월에 있은 참가자 신청 접수가 3시간 만에 마감됐을 정도로 대회 인기가 높았다. 올해 대회엔 역대 가장 많은 1만2000명이 참가했다.이날 대회 현장엔 오세훈 서울시장, 이기로 서울시체육회 부회장, 최호준 데상트코리아 전무, 이진숙 동아오츠카 전무이사, 김재호 동아일보 회장, 이인철 스포츠동아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임종훈-안재현 조가 한국 팀으로는 32년 만에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금메달을 가져왔다. 임종훈-안재현 조는 1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2024 아시아선수권 남자 복식 결승에서 싱가포르의 팡유엔코엔-쿽아이작 조를 3-0(11-6, 11-6, 11-6)으로 물리쳤다. 이전까지 아시아선수권 남자 복식에서 우승한 한국 팀은 1992년 뉴델리(인도) 대회 당시 이철승-강희찬 조밖에 없었다. 싱가포르 팀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일본 대표 하리모토 도모카즈-마쓰시마 소라 조를 8강에서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임종훈-안재현 조가 이들의 돌풍을 잠재우는 데는 21분 1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2세트 초반 3-4로 뒤진 걸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완승이었다. 임종훈은 원래 신유빈과 짝을 이루는 혼합 복식에 더 강점이 있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임종훈은 파리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신유빈과 동메달을 합작했다. 임종훈은 정관장을 떠나 한국거래소로 이적한 뒤 대전동산고 2년 후배인 안재현과 다시 짝을 이루면서 남자 복식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오준성도 대회 남자 단식 8강에서 세계랭킹 1위 왕추친을 3-1(11-8, 2-11, 11-8, 11-6)로 꺾으면서 자신의 이름 앞에 ‘한국 탁구의 미래’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유를 증명해 보였다. 오상은 미래에셋증권 감독의 아들인 오준성은 4강에서 하리모토에게 1-3(4-11, 3-11, 12-10, 9-11)으로 패하며 아시아 제패는 다음 기회로 미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4 서울달리기(SEOUL RACE·서울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가 13일 오전 8시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출발해 광화문, 경복궁, 청와대, 숭례문을 지나 청계천을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6월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모집 인원 1만2000명 접수가 4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회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다운되기도 했다. 서울달리기는 서울의 역사와 현재를 느끼며 달릴 수 있어 가을철 대표적인 마라톤 축제로 꼽히고 있다. 경복궁, 숭례문을 찍고 청계천을 돌아오는 하프코스와 경복궁, 숭례문을 돌아 을지로를 달리는 11km 코스로 나뉘어 열린다. 골인 장소는 서울광장 옆 무교로다. 젊은층에서 러닝을 즐기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전체 참가자 중 ‘2040세대’가 95%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하프코스 여성 참가자가 역대 최다 기록(1808명)을 다시 쓸 정도로 여성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올해 하프코스 여성 참가자 수는 11km 코스 여성 참가자 수(1876명)와 거의 같다. 하프코스 여성 참가자는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30%가량 늘어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였는데 올해도 지난해보다 28.6% 늘어난 것이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과거 가볍게 10km를 달리던 여성 참가자들이 하프코스로 단계를 높여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달리기는 언덕이 거의 없는 평탄한 코스로 1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대회다. 올해 대회에서도 최고령 이길우 씨(74)와 최연소 참가자 정영우 군(12) 등이 어우러져 도심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80여 명이었던 외국인 참가자도 올해 두 배 넘게 늘었다. 올해 서울달리기에서는 지난해 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한 ‘동마크루’가 처음 러너로 뛴다. 대회 조직위는 지난해 대회부터 자원봉사하는 러너들의 모임인 동마크루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한 해는 자원봉사자로, 이듬해에는 러너로 서울달리기에 참여한다. 이번 대회에 러너로 뛰는 동마크루 255명은 지난해 대회에서 참가자들의 배번에 물품 보관 스티커를 붙여주고, 급수대에서 물을 건네거나 결승선에서 메달을 걸어 주며 완주자들을 맞이했다. 올해 대회에 봉사자로, 내년 대회에 러너로 뛰는 2024 동마크루 610명 모집도 1시간 만에 등록이 마감됐다. 코스별로 물품 보관 장소가 다르니 참가자들은 유념해야 한다. 11km 코스는 서울시청 옆 한국프레스센터 앞 광장에, 하프코스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 물품 보관소가 마련돼 있다. 참가자들은 오전 7시 30분까지 개인 물품을 보관한 뒤 출발 대기선으로 가야 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디펜딩 챔피언’ LG가 최종 5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KT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 관문을 뚫었다. LG 선발 임찬규가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안방 팬들에게 플레이오프(PO)행 티켓을 선물했다. LG는 PO에 선착한 삼성과 2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서 맞붙게 됐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준PO(5전 3승제) 최종 5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2,3차전에 이어 5차전을 가져간 LG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PO에 진출했다. LG 선발 임찬규가 팀을 PO로 이끌었다. 앞서 6일 열린 2차전에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수확했던 임찬규는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르는 이날 선발로 나섰다. 역시 2차전 KT의 선발이었던 엄상백과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임찬규는 1회초 KT 1~3번 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야수들도 임찬규를 도왔다. 2회초 KT 선두타자로 나선 강백호가 우측 펜스를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쳤지만 LG 우익수 홍창기가 신속한 펜스 플레이에 이어 2루 송구로 타자 주자를 잡아내면서 위기를 막았다. 탄력을 받은 임찬규는 6회초까지 KT에게 2루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6회초도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임찬규는 3-0 리드 상황에서 1루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안방 팬들의 환호를 유도하기도 했다. 공 80개로 6회까지 마무리한 임찬규는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PO에 대비해 불펜 투수를 아끼려는 LG 벤치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임찬규가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안타,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앞서 3차전에 구원승을 따냈던 손주영은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만루 상황을 맞았지만 3루 주자만 홈으로 들여보낸 뒤 추가 실점을 막으며 3-1 리드를 지켰다. 임찬규는 이날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개인 최다 투구 이닝 기록에 개인 2연승도 이어갔다. 이날 총 89개의 투구 중 체인지업(35개)을 가장 많이 던진 가운데 커브를 효과적으로 섞어가며 인상적인 완급 조절을 선보였다. 이번 시리즈 LG가 거둔 3승 중 2승을 책임진 임찬규는 준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결과 67표 중 34표(득표율 50.7%)를 얻었다.임찬규는 “팀이 이길 수 있는 생각만 했는데 MVP까지 받게 돼서 영광이다. 가을에 잘하는 모습 오래 기다리셨을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동안 가을야구 등판 때 실패했던 감정들이 올라왔었는데 이번엔 정규시즌 잘했던 기억만 생각하면서 한 구 한 구 침착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7회초 등판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알았으면 6회 내려갈 때 세리머니를 안했을 것”이라고 웃으며 “제가 그동안 엘리미네이션 게임에서 잘한 적이 없다. 이제는 터프한 경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9회초에는 에르난데스가 1이닝 무실점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에르난데스는 선두 타자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강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데 이어 황재균에게 유격수 땅볼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시즌 선발로 활약했던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리즈 1~5차전에 모두 구원투수로 등판해 7과3분의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는 완벽투를 펼쳤다. 타석에서는 3번타자 오스틴의 방망이가 승리를 이끌었다. 오스틴은 1회말 1사 1루에서 적시 2루타를 치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0으로 앞선 3회말에도 희생플라이로 추가 타점을 기록했다. 2번타자 신민재는 오스틴의 3회말 타석 당시 2루를 훔치며 준PO 통산 최다 도루 신기록(5개)을 썼다. LG는 이번 시리즈 총 12도루로 준PO 단일시즌 최다 도루를 기록했다. 4차전까지 1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4번타자 문보경은 이날 6번 타순에서 시리즈 첫 안타를 신고하며 다가올 PO에서의 반전 활약을 예고했다. 프로야구 최초 5위 결정전을 넘어 5위 팀으로는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WC)도 통과했던 KT의 ‘가을매직’은 준PO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3회말, 7회말 2루 도루를 잡으려던 포수 장성우의 송구가 빠지는 등 이날 세밀한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두 차례 모두 손쉽게 3루를 내주면서 추가실점까지 이어졌다. KT는 3차전 선발로 나섰던 벤자민을 8회말 투입하는 등 마지막까지 추격 의지를 불태웠지만 끝내 점수 차를 좁히진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항상 벼랑 끝에 있었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버텼다. 마지막 기운이 LG로 간 것 같다”며 “너무 재밌는 시즌이었다. 정규시즌 말미로 갈 수록 희망을 봤다. 내년에 좋은 모습으로 뵙겠다”고 말했다.준PO 관문을 넘어선 LG는 13일부터 정규시즌 2위 삼성과 5전 3승제 PO를 치른다. 두 팀이 가을야구에서 맞붙는 건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22년 만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삼성이 8승 1무 7패로 한걸음 앞섰다. PO를 앞둔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한국시리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대구 방문 경기에서는 빅볼 경기를 하겠다는 기조는 같다. 우리 타선이 삼성에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는 불펜진 싸움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클레이 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다음 달 데이비스컵을 끝으로 은퇴한다. 나달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 은퇴한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최근 2년간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며 “내 마지막 대회가 조국을 대표해 뛰는 데이비스컵이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은 11월 19∼24일 나달의 나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다.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뒤 대회 주최 측이 마련한 고별 행사도 사양해 가며 “꼭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지만 결국 부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나달은 메이저 대회 통산 22승을 거뒀다. 이 중 14번은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흙신’으로 불렸다. 2022년 프랑스오픈에선 견디기 힘들 정도의 왼발 통증에도 진통제를 맞아 가며 정상에 올라 테니스 팬들을 감동시켰다. 올해 파리 올림픽 이후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한 나달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인생의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내 테니스 인생은 상상 이상으로 길고 성공적이었다. 이젠 끝내야 할 때”라며 “내 커리어는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여정이었다. 마음에 완벽한 평안을 안고 떠난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냈다”고 했다. 또 “그동안 테니스 선수로 경험해 온 모든 것은 행운이었다. 특히 대단했던 라이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많은 시간, 또 평생 잊을 수 없을 순간들을 이들과 함께했다”고 돌아봤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나달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 노바크 조코비치 (37·세르비아)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3’로 불렸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페더러가 20승을 올렸고, 나달은 22승을 기록했다. 이후 조코비치가 24승으로 이들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 선수 중에선 페더러가 2022년 가장 먼저 은퇴했다. 페더러의 은퇴 무대로 열린 그해 레이버컵(유럽팀과 유럽을 제외한 월드팀 간 대항전)에서 나달은 아내가 임신 합병증으로 위독했는데도 페더러와 한 팀으로 복식 경기를 치렀다. 나달의 은퇴 경기는 파리 올림픽 때 복식 파트너였던 스페인의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1)와 함께 출전하는 데이비스컵 복식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국제탁구연맹(ITTF)은 청소년 대회를 19세 이하, 17세 이하, 15세 이하 등으로 나눠 치른다. 그러면 16세 남자 선수는 17세 이하 대회에 출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18, 19세 형들을 상대해 봐야 딱히 유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권혁(16·대전동산고)은 다르다. 권혁은 지난달 21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유스 컨텐더 대회 19세 이하부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직전 대회였던 방콕 유스 컨텐더 19세 이하부 결승에서 길민석(19·한국거래소)에게 패했던 아픔도 털어냈다. 10일 현재 권혁은 19세 이하 남자 단식 세계랭킹 22위다. 권혁은 어렸을 때부터 형들과 탁구를 하고 노는 게 일상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권혁은 아버지에게 지도받는 중고교생 형들과 놀면서 자연스럽게 탁구를 익혔다. 권오신 대전동산고 탁구부 감독(51)이 권혁의 아버지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올해는 실업팀 한국거래소 소속 형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권혁은 고교 졸업 후 한국거래소에 입단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탁구팀 훈련장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최근 만난 권혁은 “학교 훈련보다 힘들긴 하다. 그래도 형들과 훈련하면 실력이 확실히 많이 는다”며 “여기서 당장 잘하려고 하면 힘든 훈련을 못 버틸 것 같아 최대한 멀리 보며 하루하루 형들에게 기술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권혁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영리한 경기 운영이 장점으로 평가됐다.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56)의 지도를 받으면서부터는 빠른 공격으로 승부를 거는 쪽으로 경기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 당장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혁은 “나는 원래 머리싸움을 많이 했는데 실업팀 형들을 만나면 기술도 수싸움도 상대가 안 되니 기술을 더 탄탄하게 다지는 쪽으로 경기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 ‘직관’ 경험도 권혁의 마음가짐을 바꿔 놓았다. 권혁은 대전시체육회의 유망주 지원 사업인 ‘꿈드림프로젝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파리에 다녀왔다. 권혁은 “세계선수권대회도 (부산에서 열려) 올해 처음 직접 봤는데 올림픽은 또 다르더라.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권혁은 한국 선수 최초로 15세 이하 남자 단식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19세 이하부 경기를 함께 치르면서 17세 이하 세계랭킹도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 감독의 딸 유예린(16·화성도시공사)과 짝을 이루는 혼합복식에선 17세 이하 세계랭킹 1위다. 권혁은 “이제 주니어 랭킹엔 딱히 의미를 두지 않는다. 시니어 랭킹을 끌어올려 하루빨리 성인 국가대표팀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며 “세계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권혁의 시니어 남자 단식 랭킹은 229위다. 권혁은 지난해 10월 WTT 도하 피더를 통해 성인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피더는 ITTF가 주최하는 WTT 4개 시리즈(챔피언스, 스타 컨텐더, 컨덴더, 피더)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결과는 본선 1회전(64강) 탈락이었다. 권혁은 이달 말 코소보 프리슈티나에서 열리는 피더 대회를 통해 성인 무대 본선 첫 승에 도전한다.인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최고 승률(0.605) 팀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선 3년 연속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탈락 위기에 놓였다.다저스는 9일 샌디에이고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3차전 방문경기에서 5-6으로 져 시리즈 전적 1승 2패가 됐다. 이날 다저스는 1회초 무키 베츠의 솔로 홈런으로 점수를 먼저 뽑았지만 2회말에만 6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3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만루포가 터지면서 곧바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다저스는 에르난데스의 만루 홈런 이후 8회초 2사에 프레디 프리먼의 중전 안타가 나올 때까지 열여섯 타자 연속 아웃을 당했다. 2차전에서 삼진 2개를 당하며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오타니 쇼헤이(사진)는 3차전에서도 삼진 2개를 기록하며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2회말 투런포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포함해 올 시즌 가을야구 4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3년 연속 디비전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다저스는 2022시즌 샌디에이고에 1승 3패, 2023시즌엔 애리조나에 3연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샌디에이고는 10일 안방에서 열리는 4차전을 이기면 2022년 이후 2년 만에 NL 챔피언십 시리즈에 오른다. 샌디에이고는 2년 전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1차전을 패한 뒤 내리 3연승했다. 이날 뉴욕 메츠는 필라델피아와의 NL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7-2 승리를 거두고 2승 1패로 앞섰다. NL 6번 시드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탄 메츠는 2015년 이후 9년 만의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겼다. 메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3번 시드 밀워키를 2승 1패로 눌렀다. 필라델피아는 NL 2번 시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안세영(22)이 파리 올림픽 이후 처음 공식 대회에 출전한 뒤 눈물을 흘렸다. 안세영은 9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여자 일반부 단체전 예선에서 소속팀 삼성생명이 대표하는 부산의 단식 2경기에 나서 심유진(인천)을 2-0(21-14, 21-9)으로 꺾었다. 안세영은 8월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대표팀의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의사 결정 체계 등이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저해한다는 작심발언을 했고, 이후 국내외 대회에 모두 불참했다. 안세영은 ‘쉬는 동안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는가’라는 질문에 한동안 대답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안세영은 “너무 속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 “잘 복귀할 수 있어서 좋다. 올림픽이 끝나고 복귀 첫 무대였는데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기억해주고 환호해줘서 기뻤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지만 준비한 대로 풀어 나가서 좋았다”고 했다. 이날 승리 후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한 안세영은 “(이런 순간을) 두 달 동안 기다렸던 것 같다. 보러 와주신 분들이 내 게임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했다”며 “많이 기다려주고, 배드민턴을 사랑해준 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이 인터뷰 말미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다 다시 눈물을 흘리자 이를 지켜보던 팬들은 “울지 마, 울지 마”를 외쳤다. 이를 듣고 웃음을 보인 안세영은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많이 응원해 달라”는 당부를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안세영은 그간 국제대회에 불참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지켜왔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 1위를 8일 천위페이(중국)에게 내줬다. 하지만 안세영은 “(올림픽 금메달) 꿈을 이뤘으니 조금은 즐겨도 되지 않나 싶어서 즐겼다. 앞으로 배드민턴을 즐기다 보면 어느샌가 세계 랭킹 1위에 또 올라가 있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KT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을 챙기며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KT는 9일 안방 수원에서 열린 LG와의 준PO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에 터진 심우준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6-5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2패가 된 두 팀은 11일 LG의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이날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벼랑 끝에 몰려야 잘하는 것 같다”며 농담처럼 말했다. 실제로 KT 선수들은 이번 가을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KT는 1일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에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행 막차 티켓을 따냈다. 2일과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비겨도 탈락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대전 방식을 딛고 2연승을 거두며 준PO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프로야구에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후 5위 팀이 준PO에 오른 건 KT가 처음이었다. KT는 또 한 번의 ‘마법 같은 승리’에 도전한다. 그동안 5전 3승제로 치러진 준PO 1, 2차전에서 양 팀이 1승씩 나눠 가진 건 6번 있었는데 3차전 승리 팀이 100% PO에 진출했다. 이번 준PO 1, 2차전에서도 두 팀은 1승씩 챙겼고 3차전에선 LG가 이겼다. 이날 4차전을 잡은 KT가 5차전에서도 승리하면 또 한번 사상 최초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4차전에서 KT는 LG 김현수와 박해민에게 연속 타자 홈런(2회), 문성주에게 적시타(4회)를 내주며 1-3으로 끌려가다 4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아 4-3 역전에 성공했다. 5회말엔 강백호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점수 차를 5-3으로 벌렸다. 하지만 KT는 8회초 2점을 내주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두 팀은 결국 정규 이닝 9회에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KT는 연장 11회말 공격에서 LG의 6번째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배정대가 바뀐 투수 정우영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 대타 천성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만루 기회가 날아가는 듯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KT 쪽으로 향했다. 2사 만루에서 심우준이 정우영 옆으로 지나는 땅볼 타구를 때렸다. 그런데 이 공을 서로 잡으려던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가 충돌하는 사이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으면서 4시간 10분에 걸친 승부를 끝냈다. 9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좋은 수비를 여러 번 보여준 심우준은 이날 끝내기 내야안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KT 마운드에선 선발과 중간 등 전천후로 등판하고 있는 고영표와 마무리 투수 박영현의 호투가 빛났다. 5회 등판한 고영표는 3과 3분의 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박영현은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1회까지 3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삼진 3개를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승리투수가 된 박영현은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 감독은 경기 후 “0%의 기적을 쓰라고 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했다. 두 팀은 5차전에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준PO 1∼4차전에 모두 등판한) 에르난데스와 (3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을 던진) 손주영도 모두 대기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박영현에 대해 “일단 상태를 보겠다”며 5차전 등판 가능성을 열어놨다. 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이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수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포스트시즌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4개 매치업 모두 2차전까지 1승 1패 동률로 끝났다. 8일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인 뉴욕 양키스와 클리블랜드가 각각 캔자스시티와 디트로이트에 패했다. 전날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도 1차전 승리 팀인 LA다저스와 뉴욕 메츠가 각각 샌디에이고와 필라델피아에 졌다. MLB 디비전시리즈 역사상 2차전까지 한 팀도 2승을 선점하지 못한 건 처음이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포스트시즌 부진 징크스를 이어간 에런 저지(양키스)는 이날 포스트시즌 첫 안타(3타수 1안타 1볼넷)를 신고했다. 하지만 팀의 2-4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저지는 1, 2차전 합계 7타수 1안타 3삼진 2볼넷에 타점은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저지는 정규리그 통산 OPS(출루율+장타율)가 1.010에 달하지만 포스트시즌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저지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0.208, OPS는 0.760이다. 같은 날 디트로이트는 9회에 0-0 균형을 깨는 케리 카펜터의 3점 홈런이 터져 클리블랜드에 3-0으로 승리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태릭 스쿠벌이 7이닝 동안 안타 세 개만 내주고 삼진을 8개 잡으며 호투했다. 통계는 3, 4차전을 안방에서 치르는 하위 시드 팀에 조금 유리하다. 이제껏 디비전시리즈를 방문경기로 시작해 1승1패 동률을 만들고 안방으로 돌아온 팀의 시리즈 승리 확률은 66%(44차례 중 29차례 진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와, 신발 끈까지 다 파란색이네.” 6일 2024 슈퍼블루마라톤대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평화의 공원 평화광장으로 참가자들이 몰려들자 한 아이가 외쳤다. 이날 대부분 파란색 대회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 8000명은 운동화 끈도 파란색 끈으로 바꿔 묶고 나왔다. 파란색 운동화 끈으로 머리를 묶거나 팔찌로 활용한 참가자도 있었다. 슈퍼블루마라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파란색 신발 끈을 매고 함께 달리며 서로를 이해하고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의 대회다. 지적장애인의 체육·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가 2015년부터 롯데와 함께 개최해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블루(BLUE·Beautiful Language Use (will) Echo)’는 ‘아름다운 말은 울림이 됩니다’라는 뜻이다. 슈퍼블루마라톤은 SOK가 2014년부터 시작한 장애인 관련 용어 바르게 쓰기 운동인 슈퍼블루캠페인의 일환이다. 참가자들은 이날 출발 전 ‘슈퍼블루 다섯 가지 약속’(△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입니다 △장애는 앓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을 땐 상대가 원하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발달장애인에게 반말을 하지 말아 주세요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이라고 불러주세요)을 함께 외쳤다. 대회는 평화광장을 출발해 노을공원, 하늘공원을 돌아오는 10km와 5km,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슈퍼블루 5km 코스, 올해 신설된 슈퍼블루 걷기 코스(1.6km)까지 네 부문으로 열렸다. 슈퍼블루 걷기는 유아차에 타고 있는 어린아이들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코스로 마련됐다. 정양석 SOK 회장은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좀 더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슈퍼블루 걷기 코스를 신설했다”며 “발달장애인들의 사회 참여와 스포츠 참여가 저조하다. 슈퍼블루마라톤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더 다양하게 만들어 전국 시도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스포츠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날 슈퍼블루마라톤의 홍보대사인 가수 션과 신동민 작가는 슈퍼블루 5km 코스를 직접 뛰었다. 발달장애인인 신 작가의 그림은 이번 대회 키 비주얼(Key Visual)로 쓰였다. 신 작가는 장애인-비장애인이 팀을 이뤄 훈련하는 ‘션샤인 러닝 클래스’에 참여한 뒤 대회에 참가했다. 정 회장은 “작년부터 운영 중인 사전 행사 션샤인 러닝 클래스는 올해 2회 차를 성황리에 마쳤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러너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슈퍼블루마라톤 참가는 ‘우리는 장애인과 함께합니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번 대회는 접수 39일 만에 8000명의 참가자가 모집돼 역대 최단기간에 마감했다. 슈퍼블루마라톤이 장애인 인식 개선을 대표하는 대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처음 출전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오타니는 6일 샌디에이고와의 MLB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1차전 안방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나서 3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의 7-5 승리를 거들었다. 오타니의 ‘가을야구 첫 홈런’은 다저스가 0-3으로 뒤진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오타니는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딜런 시즈의 시속 156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 쳐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3-3을 만드는 동점포이자 오타니가 MLB 데뷔 후 7시즌 만에 기록한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2018년 MLB 데뷔 이후 지난 시즌까지 LA 에인절스에서 뛴 6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4회말 중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후속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오타니는 “경기 전부터 야구장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제대로 즐겼다”며 포스트시즌 첫 경기 소감을 말했다. 정규시즌에서 MLB 양대 리그 30개 팀을 통틀어 최고 승률(0.605)을 기록한 다저스는 이날 7-5로 승리했다. 아메리칸리그(AL) 정규시즌 1위 팀 뉴욕 양키스도 이날 안방에서 캔자스시티를 6-5로 꺾고 디비전시리즈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양키스는 5-5로 맞선 7회말 알렉스 버두고의 적시타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MLB 양대 리그 홈런 1위에 오른 에런 저지(양키스)는 삼진 3개를 당하면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NL의 뉴욕 메츠는 필라델피아를 6-2로, AL의 클리블랜드는 디트로이트를 7-0으로 각각 꺾고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챙겼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국내 주니어 여자 1위 이서아(16·춘천SC)가 1일 본선이 시작되는 2024 국제테니스연맹(ITF) 홍종문컵 국제주니어 테니스투어대회에서 시즌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닌달 ITF 춘천, ITF 안동 타이틀을 싹쓸이한 이서아는 이번 대회에서 3주 연속이자 시즌 다섯 번째 국제주니어대회 타이틀을 노린다. 이서아는 현재 ITF 국제주니어대회 공식 대회 15연승 중이다.이서아는 올해부터 ITF 국제주니어대회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세계 주니어랭킹도 끌어 올리고 있다. 올해 ITF 국제주니어대회 성적은 26승 3패(89.7%)다. 올해 세계주니어 287위로 시작한 이서아의 현재 랭킹은 170위다. 이번 ITF 홍종문컵 국제주니어 대회에도 1번 시드를 받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지난달 29일 안동대회 우승 후 이번 대회가 열리는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한 이서아는 지난달 30일 공식훈련 종료 후 “어제 잘 쉬면서 컨디션도 잘 회복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이 목표”라는 말했다. 이서아는 1회전(32강)에서 재미교포 윤세나(미국)를 상대한다. 이외에 한국 여자 선수로는 추예성(15·씽크론AC)이 3번 시드, 홍예리(13·서울시테니스협회)가 6번 시드, 정의수(16·중앙여고)가 7번 시드를 받고 대회에 나선다.남자 단식에서는 서현석(17·씽크론AC)이 톱 시드를 받는다. 서현석은 올해 ITF 국제주니어대회 세 차례 준우승 끝에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회에서 시즌 첫 타이틀을 따냈다. 직전 안동대회에서 준우승한 나유키 가쿠(일본), 4강에 진출한 멍판밍(중국)도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올해 ITF 국제주니어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두 번씩 한 김동민(14·오리온)도 주목해야 할 선수다.올해 신설된 홍종문컵 국제주니어테니스투어대회는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J100 등급으로, 세계 상위권을 노리는 국내 주니어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 대회는 故 장호 홍종문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국제주니어대회다. 홍순용 장호테니스재단 집행위원장이 이번 대회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는다. ITF와 대한테니스협회에서 주최, 장호테니스재단에서 주관하며 (주)조흥, 그린제약, 송파구청, 우리은행에서 후원한다.홍 전 회장은 1957년 장호배주니어 테니스대회를 개최하며 국내 테니스 발전을 이끈 인물이다. 올해 68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주니어 테니스 대회다. 한국 최초의 프로 테니스 선수인 이덕희 여사, 국내 남자 선수 최초 투어 우승자인 이형택, 호주오픈 4강 신화의 정현 등 국내 내로라하는 테니스 선수들이 모두 장호배를 거쳤다. 홍 전 회장이 2019년 별세한 후에도 장호 가문에서는 테니스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특히 홍순용 집행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국제주니어대회 개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국내외 대회를 직접 견학하며 신설 대회를 준비했고 홍종문배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는 김도영(KIA)으로 시작해 김도영으로 끝날 분위기다. 봄(4월)부터 프로야구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은 여름(8월)에는 역대 최소 경기(111경기)-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가을(9월)에도 김도영은 2014년 서건창의 한 시즌 최다 득점(135득점)을 넘어 최다 득점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김도영은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에는 ‘40홈런-40도루’ 도전을 본격화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40홈런-40도루는 2015년 테임즈(당시 NC)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록했다. 달성하면 김도영이 국내 선수 최초다. 김도영은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을 때부터 “언젠가는 30홈런-30도루를 할 선수”라고 불리던 선수다. 그런데 하필 그 ‘언젠가’가 올해가 된 특별한 도화선이 뭘까. 이범호 KIA 감독은 “수비에서나 공격에서나 전혀 터치가 없으면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어린 선수들은 조금만 못해도 ‘(나를) 빼면 어떡하지’ 하고 눈치를 본다. 이런 선수들은 그냥 놔둬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야구장에 ‘마음껏 풀어둔’ 김도영은 올해 처음 풀타임을 치르며 30홈런-30도루와 동시에 3루수로 실책도 30개를 했다. ‘30홈런-30도루-30실책’ 기록 역시 프로야구 최초다. 누군가는 이를 ‘불명예 기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감독의 눈에는 30실책이야말로 올 시즌 김도영이 꽃피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자양분이다. 이 감독은 “난 데뷔하고 20홈런을 치기까지 5년이 걸렸다. 도영이는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안 겪었으면 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본헤드 플레이를 빼고는 실책 때문에 뭐라고 한 적이 없다. 실수했다고 숨기 시작하면 이런 기록은 한 해 뒤에 도전해야 한다. 어차피 실책을 많이 하는 시즌이 한 번은 나와 버려야 한다. 그러면 다음에 실책도 20개, 10개로 준다”고 했다. 해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선수”라는 소리를 듣는 선수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에서 눈독을 들였다는 선수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기대만큼의 잠재력을 터뜨리지는 못한다. 아무리 훌륭한 원석이라도 알맞은 ‘가공’ 없이 보석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같은 다이아몬드라도 어떻게 커팅이 되느냐에 따라 값어치는 천지 차이다. 좋은 원석일수록 전문가 눈에는 보석이 아른거린다. 지도자가 ‘이것만 손보면 좋겠다’며 선수에게 손을 대려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날고 기는 타자도 타석에서 10번 중 7번을 실패하는 게 야구다. 단판 승부가 아닌 1년 144경기를 치르며 당장의 성공보다 중요한 건 실패를 견디는 방법을 알아내고 그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다. 김도영이 자신에게 쏟아진 기대를 현실로 만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능력을 믿고 기다려준 ‘노터치’의 시간들이다. 인간은 돌덩이가 아니다. 바깥에서 잘라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치며 다듬어질 때 가장 밝게 빛난다. 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마운드에서 한 타자라도 상대하고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정우람(39·한화)은 자신의 은퇴식을 사흘 앞둔 26일 이렇게 말하면서 “올 시즌에 선수로는 팬들께 인사드리지 못했는데 은퇴하게 됐다. (은퇴식 날) 등판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 연습은 계속하고 있었는데 어제 (한 타자 상대) 등판이 확정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1년부터 은퇴식을 치르는 선수에 한해 경기 엔트리 정원 초과 등록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불펜 정우람이 소속 팀 한화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29일 대전 안방구장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정우람은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 등판 투수다. 경남상고(현 부경고)를 졸업하고 19세이던 2004년 SK(현 SSG)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후 지난 시즌까지 모두 1004경기에 등판했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단일 리그 최다 등판이다. 군 복무 기간인 2013, 2014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18시즌을 1군 리그에서 뛰었는데 5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15번이나 된다. 2006년엔 82경기, 2008년엔 85경기에 등판했다. 당시 팀당 한 시즌 126경기를 치를 때로 팀 전체 경기의 65%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정우람은 올해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정우람은 52경기에 나섰던 지난 시즌 종료 후 구단과 상의해 ‘플레잉 코치’(선수 겸 코치)를 맡았다. 올 시즌엔 1군 경기 등판 없이 잔류군 투수코치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와 왔다. 정우람은 “좀 쉬었으니 ‘몸 상태가 나아졌나’ 하고 나름대로 체크를 많이 했는데 (등판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여름쯤부터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그냥 코치’처럼 선수들에게 많이 다가갔다”고 했다. 정우람은 홀드왕을 두 차례(2008, 2011년) 차지했다. 2015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SK에서 한화로 이적할 땐 불펜 투수 역대 최고 몸값(4년 84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엔 세이브왕(35세이브)에 오르며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로 남아 있다. 이런 타이틀에도 정우람은 “나는 대단한 선수가 아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인정해 주는 것 같다”며 “멀리 보지 않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겼다”고 했다. 정우람은 1004경기 통산 977과 3분의 1이닝 투구에서 64승 47패 197세이브 145홀드 937탈삼진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1000이닝 200세이브 1000탈삼진에 조금씩 모자란다. 정우람은 “우리 팀이 계속 리빌딩 중이어서 욕심을 덜 낸 부분도 있다. 좀 더 발버둥 쳤으면 달성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얻은 게 훨씬 많기 때문에 아쉬움보다는 행복감이 더 크다”고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100세이브-100홀드를 달성한 선수는 정우람과 정대현 삼성 코치(106세이브-121홀드) 둘뿐이다. 정우람은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가장 슬펐던 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꼽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관중석이 텅 빈 경기장에서 야구를 했다. 팬들이 없으니 이렇게 힘을 못 쓰는구나 하고 느꼈다. 야구장에서 팬들의 함성을 들을 때 가장 멋진 모습이 나왔다. 앞으론 그 함성을 못 듣는 게 제일 아쉽지 않을까 싶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KIA는 17일 프로야구 정규시즌 7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1위를 확정해 한국시리즈(KS)로 직행했다. 19일 두산과의 잠실 방문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범호 KIA 감독(43)은 축하 인사를 건네자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해야죠. 그래야 ‘축하’죠”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시리즈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일지도 계산해야 하니 쉴 시간이 없다”고 했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해 그동안 KS에 11번 올라 모두 우승했다. 이 감독은 전임 감독의 비위로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는데도 KIA를 7년 만에 KS 무대로 이끌었다.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는 팀의 1군 타격코치였다. KIA 팬들은 요즘 경기 후반부만 되면 이 감독의 KIA 선수 시절 응원가를 부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팬들이 감독을 위한 응원가를 부르는 팀은 KIA가 유일하다.이 감독은 ‘선수 마음 돌보기’를 올 시즌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했다. 그는 “일단 선수 마음이 다치지 않아야 나와 선수 간에 신뢰가 쌓인다. 경기에 출전한 선수에게 ‘왜 못했어’라고 하는 건 선수에게 상처가 된다”며 “어쨌든 내가 출전시킨 선수가 아닌가. 잘하면 선수가 잘 대처해 준 것이고 못하면 그 상황에 출전시킨 내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화를 낼 일도 많이 없어지더라”라고 했다. 물론 이 감독에게도 마음 파악이 어려운 선수는 분명히 있다. 이 감독은 “(최고참인 최)형우나 (나)성범이 같은 애들은 몸이 좀 안 좋을 때 ‘하루 정도 빼줄게’ 해도 ‘괜찮습니다’라고 한다. 진짜 괜찮아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책임감 때문인 건지까지는 파악이 안 된다. 이런 선수들은 제가 ‘하루 쉬어’ 하고 딱 빼줘야만 쉰다”고 했다. 이 감독은 “팀(KIA)에 오래 있었고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있던 친구들도 많다 보니 성격을 다 안다. 가만히 놔둬도 어떻게든 다시 돌아와서 잘하는 선수가 있고, 자극하고 압박하는 말을 계속해야 잘하는 선수가 있다. 선수마다 그런 특징을 파악하려 했다”고 말했다. 2000년 한화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1년부터 2019년까지 KIA에서 뛰었다. 선수 은퇴 후엔 KIA에서 코치로 4년을 보냈다. KIA의 베테랑 선수들 대부분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를 ‘형’이라 불렀다. 많은 감독이 소통을 강조하지만 시즌 내내 모든 선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령탑 1년 차에 누구보다 능숙하게 이 일을 해낸 이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의 권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미안하다고 하면 모든 게 끝난다. 선수가 먼저 오길 기다리면 시간만 길어진다”고 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더그아웃에서 선글라스를 낄 일도 거의 없었다. 감독들은 그때그때 표정에 드러나는 감정을 숨기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이 감독은 “나도 지칠 때는 표정이 굳긴 했다. 하지만 안경으로 가리고 싶진 않았다. 선수들도 내 표정을 보고 ‘감독이 화가 났네, 기분이 좋네’ 하거나 ‘저 정도면 화난 게 아니야’ 등도 알게 된다”며 “올 시즌엔 화를 낸 경기가 10경기도 안 되는 것 같다. 물론 선수들이 많이 이겨줬으니 화를 덜 냈겠지만…”이라며 웃었다. 올 시즌 KIA는 개막 이후 열흘만 빼고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내내 선수들이 모두 고생했다. 하지만 앞으로 또 가야 할 길이 있으니 너무 흥이 나 있으면 안 된다. 아직도 (KS 우승까지) 가는 길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그 길을 딱 찾고 잘 간다면 ‘아, 참 즐거웠다’ 하는 기억을 갖고 선수들과 마무리 훈련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베아트리스 하다드 마이아(28·브라질·세계랭킹 17위)가 여자프로테니스(WTA) 코리아오픈 정상에 올랐다. 하다드 마이아는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다리야 카삿키나(27·러시아·13위)에게 2-1(1-6, 6-4, 6-1)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14만2000달러(약 1억9000만 원)를 받았다. 하다드 마이아는 1세트를 쉽게 내줬고 2세트 들어서도 게임 스코어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포핸드 위너로 카삿키나의 서브 게임을 처음 브레이크하면서 3-3으로 균형을 맞춘 뒤 2세트를 따내 승부를 3세트까지 이어갔다. 기세가 오른 하다드 마이아는 3세트를 6-1로 따내며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하다드 마이아는 7년 전 이 대회 결승전 패배를 만회하며 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거뒀다. 하다드 마이아는 2017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결승까지 올랐는데 옐레나 오스타펜코(27·라트비아·12위)에게 패해 준우승했다. 하다드 마이아는 7년 만에 다시 찾은 코리아오픈에서 역시 결승 무대를 밟았고 이번엔 우승 트로피를 놓치지 않았다. 전날 준결승전 승리 후 ‘손가락 하트’ 세리머니를 약속했던 하다드 마이아는 우승을 차지한 뒤 관중을 향해 손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어를 열심히 연습했는데 다 잊어버렸다. 내년에 (코리아오픈에) 다시 돌아와 한국어로 꼭 소감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