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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선수 임금 삭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로축구 리그 연봉 총액 세계 1위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들도 연봉을 삭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3일 코로나19 정부 정례 브리핑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하고 있는 만큼 EPL 선수들도 급여를 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PL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구단들이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구단 직원들을 내보내거나 급여를 깎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비즈니스 웹사이트 ‘스포팅인텔리전스’가 발표한 이번 시즌 EPL 선수 연봉 총액은 약 15억7300만 파운드(약 2조4000억 원)에 달한다. 2위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10억 파운드·약 1조5000억 원), 3위는 이탈리아 세리에A(9억7600만 파운드·약 1조4800억 원)였다. EPL은 평균 연봉에서도 317만 파운드(약 48억 원)로 203만 파운드(약 31억 원)의 라리가를 앞섰다. 이번 시즌 EPL 연봉 1위는 1950만 파운드(약 297억 원)를 받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30)다.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가 선수들의 임금 70% 삭감을 결의하고, 세리에A의 유벤투스도 남은 4개월의 임금 중 1200억 원 정도를 줄이기로 했지만 아직 EPL에서는 선수 임금을 깎기로 한 구단이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EPL의 경우 선수들이 작성하는 표준계약서 내용에 임금 삭감에 관한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 따라서 경기가 중단되면 수당은 받지 못하지만 기본급은 받는다. 세리에A와 프리메라리가도 명확한 삭감 조항은 없지만 선수들이 구단과의 합의하에 삭감에 나서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천재지변으로 경기를 못할 경우 중단된 경기 수에 따라 일정 비율로 임금이 삭감되고, 미국프로야구(MLB)는 국가비상사태 등이 발생했을 때 커미셔너가 기존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약자인 구단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여론이 급속히 퍼지면서 EPL 선수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선수협회(PFA)는 고통 분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BBC는 PAF가 소극적인 자세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축구계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3·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까지 흔들고 있다. 2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메시와 구단의 갈등은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최고조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지난달 30일 선수들과 임금 70% 삭감에 합의했다. 메시의 주급은 56만5000유로(약 7억6000만 원)에서 16만9500유로(약 2억2800만 원)로 줄어든다. 연봉으로 치면 약 300억 원 감소한다. 구단 발표 이후 주장인 메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임금을 삭감해 구단 직원들이 급여를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하면서도 “(삭감을 강요하기 위해) 구단이 우리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감시하고 압박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런 일이 놀랍지도 않다”며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메시는 2월에도 에리크 아비달 바르셀로나 기술이사(41)와 SNS를 통해 공개 설전을 벌였다. 아비달 이사가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전 감독의 경질 이유로 선수들의 태업을 들자 분노한 메시가 확실한 근거도 없이 선수들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식으로 맞받아쳤다. 이후 훈련장에서 둘이 만났을 때는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메시가 성명서를 발표한 다음 날 프랑스 스포츠매체 ‘레키프’는 1면에 메시와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를 합성시킨 사진을 실었다. 구단에 반기를 든 메시의 행동을 혁명에 비유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 등은 “구단이 메시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갈등 과정을 전했다. 2004년 바르셀로나에서 프로에 데뷔한 메시는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더 선’은 “메시의 계약 조건 속에는 ‘시즌을 마친 뒤에는 언제든 옮길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갈등이 깊어지면 메시가 팀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갈등설이 이적설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한편 이에 앞서 메시의 라이벌 호날두의 이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벤투스가 약 7억4000만 원에 이르는 그의 주급을 감당하기 어려워 팀에서 내보낼 것이라는 내용이다. 역으로 호날두 역시 유벤투스가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대우를 해주지 못할 경우 팀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올림픽 개최 시기는 2021년 여름과 그 이전인 봄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사진)이 25일 IOC 출입 기자단과의 화상회의를 통해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 개최 시기를 여름으로 한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스포츠 이벤트 일정을 참고해 다양한 옵션을 살펴보겠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IOC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올림픽 개최를 내년 여름을 넘기지 않는 시점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25일 “올림픽이 연기되면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에 문제가 됐던 무더위 문제를 피하는 쪽으로 날짜가 조정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7월 24일 개막할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은 한여름에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도쿄의 기온 때문에 선수 안전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마라톤과 경보는 북쪽의 삿포로에서 열기로 했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은 24일 밤 기자들에게 “연기 스케줄은 내년 여름까지로 돼 있지만 더 빨리 될 수도 있다. 한여름을 피한다면 정말 운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은 10월에 개최됐다. 일정 조율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올림픽이 열릴 43개 경기장을 조사한 결과 25개는 내년 이용이 쉽지 않지만 18개는 이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기존 시설도 이용이 아예 불가능한 곳은 없고 조율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전했다. 한편 1년 연기돼도 공식 명칭은 ‘도쿄 2020’이다. 이미 도쿄 올림픽과 관련된 메달과 기념품 등의 제작이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일본은 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2013년 이후부터 ‘TOKYO 2020’ 로고를 넣은 기념품 등을 판매해 왔고 메달도 제작을 마친 상태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고가 결국 도쿄 올림픽을 덮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3일 도쿄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구체화하면서 선수들과 스포츠 연맹은 혼돈에 빠졌다. 정말 연기되는 것인지, 연기된다면 언제 개최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내에서는 올림픽 연기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름올림픽은 1916년 베를린대회, 1940년 도쿄대회, 1944년 런던대회가 취소됐던 전례가 있지만 모두 전쟁이 원인이었고, 감염병으로 취소된 경우는 없었다. 연기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도쿄 올림픽은 7월 24일 개막 예정이다. 4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에 나서도 빠듯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고, 예선을 치르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더라도 ‘반쪽 올림픽’이 될 수밖에 없고 흥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스포츠계에 강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의 육상연맹과 수영연맹이 IOC에 연기를 공식 요청했고, 일본 내 여론도 69%(요미우리신문)가 연기에 찬성하면서 ‘도쿄 올림픽 연기’를 공식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23일 기자들에게 “IOC가 빠른 단계에서 적절히 판단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이 연기된다면 1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하반기로 연기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진정될지 불투명해 선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호주 등이 “1년 연기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고 한 배경이다. 1년 뒤에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7월·일본),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미국)가 열린다. 2년 뒤에는 베이징 겨울올림픽(2월),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9월), 카타르 월드컵(11월)이 몰려 있다. 겨울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보다는 2021년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연기할 경우 개최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2024년 파리 올림픽과 1년 사이로 개최하는 데 따른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면 국내외 스포츠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개막 시점에 맞춰 진행된 올림픽 예선 일정과 훈련 일정 등의 전면적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내년 이후로 연기된다면 원점에서 올림픽 준비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연기 시점에 따라 종목별로 불이익을 받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연령 제한(만 23세 이하)이 있는 축구는 올림픽이 내년 이후 열리면 1997년생 선수들이 본선에 출전할 수 없고 병역 혜택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일본으로서는 올림픽 연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다. 우선 대회 비용이 더 늘어난다. 올림픽 관련 직원들의 인건비가 늘어나고, 자원봉사자도 새로 모집해야 한다. 도쿄 주오구에 지어진 올림픽 선수촌은 민간 아파트로 전환되는데, 입주 시기가 예정된 2023년 3월보다 늦어지게 되면서 보상 문제도 발생한다.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NHK에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제 손실이 6408억 엔(약 7조3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산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합산한 것이다. 나가하마 도시히로(永濱利廣) 다이이치세이메이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NHK에 “도쿄 올림픽이 열리면 국내총생산(GDP)이 1조7000억 엔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데, 연기되면 이 효과도 늦춰진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이원홍 전문기자·유재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고가 결국 도쿄 올림픽을 덮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3일 도쿄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구체화하면서 선수들과 스포츠 연맹은 혼돈에 빠졌다. 정말 연기되는 것인지, 연기된다면 언제 개최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내에서는 올림픽 연기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름올림픽은 1916년 베를린대회, 1940년 도쿄대회, 1944년 런던대회가 취소됐던 전례가 있지만 모두 전쟁이 원인이었고, 감염병으로 취소된 경우는 없었다. 연기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도쿄 올림픽은 7월 24일 개막 예정이다. 4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에 나서도 빠듯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고, 예선을 치르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더라도 ‘반쪽 올림픽’이 될 수밖에 없고 흥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스포츠계에 강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의 육상연맹과 수영연맹이 IOC에 연기를 공식 요청했고, 일본 내 여론도 69%(요미우리신문)가 연기에 찬성하면서 ‘도쿄 올림픽 연기’를 공식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23일 기자들에게 “IOC가 빠른 단계에서 적절히 판단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이 연기된다면 1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하반기로 연기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진정될지 불투명해 선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호주 등이 “1년 연기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고 한 배경이다. 1년 뒤에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7월·일본),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미국)가 열린다. 2년 뒤에는 베이징 겨울올림픽(2월),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9월), 카타르 월드컵(11월)이 몰려 있다. 겨울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보다는 2021년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연기할 경우 개최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2024년 파리 올림픽과 1년 사이로 개최하는 데 따른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면 국내외 스포츠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개막 시점에 맞춰 진행된 올림픽 예선 일정과 훈련 일정 등의 전면적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내년 이후로 연기된다면 원점에서 올림픽 준비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연기 시점에 따라 종목별로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연령 제한(만 23세 이하)이 있는 축구는 올림픽이 내년 이후 열리면 1997년생 선수들이 본선에 출전할 수 없고 병역 혜택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일본으로서는 올림픽 연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다. 우선 대회 비용이 더 늘어난다. 올림픽 관련 직원들의 인건비가 늘어나고, 자원봉사자도 새로 모집해야 한다. 도쿄 주오구에 지어진 올림픽 선수촌은 민간 아파트로 전환되는데, 입주 시기가 예정된 2023년 3월보다 늦어지게 되면서 보상 문제도 발생한다.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NHK에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제 손실이 6408억 엔(약 7조3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산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합산한 것이다. 나가하마 도시히로(永濱利廣) 다이이치세이메이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NHK에 “도쿄 올림픽이 열리면 국내총생산(GDP)이 1조7000억 엔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데, 연기되면 이 효과도 늦춰진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이원홍전문기자 bluesky@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이 취소되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제1회 대회 이후 역대 4번째로 취소되는 여름 올림픽이 된다. 여름 올림픽 중 1916년(베를린), 1940년(도쿄), 1944년(런던) 대회가 취소됐다. 겨울 올림픽까지 포함하면 1940년(삿포로)과 1944년(코르티나담페초·이탈리아) 대회를 포함해 이전까지 모두 5차례 올림픽이 취소됐다. 앞서 취소된 올림픽들은 모두 전쟁 때문이었다. 일본은 1940년 여름 올림픽과 겨울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려 했으나 열지 못했다. 베를린은 1912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개최 도시로 결정됐으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대회가 취소됐다. 베를린은 20년 뒤인 1936년에 다시 올림픽을 개최했다. 도쿄는 193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로마, 핀란드 헬싱키와 경쟁한 끝에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당시 유럽 국가가 아닌 나라 중에서는 처음으로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1937년 중일 전쟁이 일어나면서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올림픽 개최권은 다시 헬싱키로 넘어갔다. 하지만 역시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대회는 열리지 못했다. 올림픽이 다시 열린 건 1948년 런던 대회부터였다. 하지만 도쿄는 다시 올림픽 개최 유치에 나서 1964년 대회를 개최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통해 일본의 부흥을 세계에 과시했다. 그러나 올해 도쿄 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적인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면 도쿄 올림픽은 질병 때문에 취소된 첫 번째 올림픽이 된다. ‘건강한 신체, 건전한 정신을 추구하는 세계인의 축제’가 질병에 의해 열리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였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올해 1월 20일 정기국회 시정연설을 ‘올림픽’ 이야기로 시작했다. 1964년 10월 10일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서 마지막 성화 주자였던 사카이 요시노리(坂井義則) 사례를 들며 “원자폭탄이 투하된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19세의 젊은이가 달리는 모습은 일본이 폭탄 투하의 아픔을 극복하고 자부심을 회복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11번이나 사용했다. 총리의 시정연설은 한 해 일본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을 보여준다. 아베 총리가 올 한 해 도쿄 올림픽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여긴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 때문에 7월 24일로 예정된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이 그대로 열릴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대회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내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발언록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화상회의에서 도쿄 올림픽 연기나 취소 가능성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논의했다(We did discuss it)”고 답했다. 이어 “그것은 그(아베 총리)에게 큰 결정이다. 그의 결정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의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앞서 16일 G7 정상들과 화상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현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얻었다”고만 말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9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과 관련해 “아직 4개월 반이 남았기 때문에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지만, 물론 우리는 (7월 24일 정상적으로 개최하는 것과 다른) 별도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이 통상과 다른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취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의제로 상정하지 않고 있다”며 부정했다. 정상 개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도쿄 올림픽은 어떻게 될까. 크게 보아 네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 강행… 원하지만 점점 불투명 IOC와 일본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관건은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빨리 진정되느냐다. 관중과 선수가 같은 장소에 밀집된 채 치르는 올림픽은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IOC는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의 신종인플루엔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의 지카바이러스 위협에 대처한 경험이 있다. IOC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올림픽 예선전이 일제히 늦춰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IOC는 대회 한 달 전인 6월까지 예선전을 끝내면 대회를 치르는 데 지장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더 지속되면 6월까지 예선을 치를 수 있는 물리적 시간조차 부족해진다. 또 코로나19가 다소 가라앉는다고 하더라도 방역대책은 어떻게 되는지, 선수들과 관중의 안전은 어떻게 확보할지 등이 불투명하다. 코로나19가 완전히 퇴치됐다고 선언되기 전에 올림픽을 열 경우 선수들과 관중의 반발로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르기는 힘들다.○ 취소… 경제적, 정치적 충격파 IOC는 참가자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요소가 있을 경우 취소를 통보할 수 있다. 통보 후 60일 이내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취소한다. 그러나 취소 결정은 막대한 피해를 봐야 할 일본과 협의를 할 수밖에 없다. 취소될 경우 일본은 경제적 직격탄을 맞는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최악의 시나리오는 취소”라며 “3조 엔(약 34조8000억 원)이 넘는 올림픽 비용을 투입하는 일본은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회계감사원에 따르면 올림픽 지출비용은 △정부 1조600억 엔 △도쿄도 1조4100억 엔 △대회조직위원회 6000억 엔으로 총 3조700억 엔이다. 2013년 올림픽 유치 당시 총경비를 7300억 엔으로 예상했는데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올림픽 관련 ‘미래의 수입’도 사라진다. 다이이치세이메이경제연구소는 16일 외국인 여행객 특수 등 3조2000억 엔(약 37조 원) 정도의 경제 파급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의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SMBC닛코증권은 올림픽 취소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이 약 7조8000억 엔(약 90조 원) 줄어 경제성장률이 약 1.4%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치적 충격파도 크다. 자민당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총무회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만에 하나 올림픽이 연기되면 정치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도쿄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규정하며 총력을 기울여왔는데 무산되면 아베 총리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AP통신도 “도쿄 올림픽이 무산되면 최대 피해자는 아베 총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BC에 따르면 IOC는 올림픽 취소에 대비해 2000만 파운드(약 290억 원)의 보험을 들었다. 취소되면 8억 파운드(약 1조1600억 원)를 돌려받는다고 한다. 대회 취소 때 일본은 IOC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IOC에는 미래의 피해가 더 막심하다. 갈수록 올림픽 개최 희망 도시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 취소 사례는 다른 개최 희망 도시들에 악영향을 준다. 뜻하지 않게 대회가 취소되는 상황이 닥칠 수 있으며, 천문학적 준비 비용을 고스란히 날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도쿄 올림픽 중계권료로 1조3000억 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NBC 방송사를 비롯해 각종 스폰서들이 입는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 ○연기… 첩첩산중 넘어야 할 산 취소가 어렵다면 1, 2년 연기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개최도시협약서’에 따라 올해 안으로만 연기하면 IOC와의 계약은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때 올해 10월 연기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건상 힘들다. 미국프로야구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및 유럽 프로축구 등의 주요 프로스포츠가 가을에 한창 시즌을 치른다. 10월로 연기하면 이 종목들과 이해관계가 부딪친다. 이 종목들도 중계해야 하는 NBC 및 방송사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 밖에 이미 확정된 수많은 국제 스포츠 행사들의 일정을 일제히 재조정해야 한다. BBC는 “사실상 (올 하반기 연기는) 불가능하다”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1, 2년 연기론이 나오고 있다. IOC와 조직위 모두 취소를 최악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새로 연기협약을 맺을 수 있다. 연기할 경우에는 1년 연기가 유력하다. 2년 뒤 2022년에는 카타르 월드컵과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다. 2년 이상 연기될 경우에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견디기 힘들다. 연기할 때도 일본은 막대한 손실을 본다. 티켓 환불 사태에 올림픽 관련 직원들의 근무 연장으로 인건비도 증가한다. 민간 아파트로 전환될 올림픽 선수촌도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 도쿄 주오구의 선수촌은 올림픽이 끝난 뒤 개·보수를 해 약 5600채의 아파트로 바뀐다. 2023년 3월부터 입주할 예정인데, 이미 분양 계약을 끝낸 이들도 있다. 하지만 대회가 연기되면 일반인에게 양도되는 시점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 보상금 문제가 불거진다. 경기장과 시설을 확보하고 날짜를 조율하는 데도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안 그래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올림픽 경비가 3조700억 엔에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연기할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이 커지긴 하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올림픽의 정치적 효과 등의 불씨는 살릴 수 있다.○ 무관중 경기… 선수 감염 우려는 여전 무관중 경기를 치르면 조직위는 티켓 수입 약 900억 원을 포기해야 한다. 관중 없는 경기는 대회의 열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올림픽 관광객도 대거 줄어들기 때문에 관광산업도 타격을 입는다. IOC 역시 무관중 경기는 배제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인이 스포츠를 통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를 만든다”는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안전 문제는 여전히 제기된다. 몸을 부딪치거나 같은 공간에 모여 격렬한 호흡 속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의 감염 가능성은 크다. 어느 경우에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강행 및 취소, 무관중 경기가 어렵다면 그나마 연기가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가 조만간 진정되지 않는다면 연기론이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정상 개최를 할 수 없으면 연기한다’로 방향을 잡고,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집권 자민당의 한 의원은 “취소로 기울지 않도록 지금부터 연기론을 말하기 시작한 것 같다. 5월에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으면 ‘완전한 형태로 실시하겠다’고 연기의 이유를 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18일 보도했다.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도쿄신문에 “국제사회의 요청을 받아 연기하는 형태로 하면 정부로서는 체면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누구를 위하여 올림픽은 열리나. 올림픽 개막이 다가올 때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지막 날이었던 8월 30일. 브라질의 마라톤 선수 반데를레이 지 리마는 42.195km 중 5km를 남겨 놓고 2위보다 수백 m 앞선 채 달리고 있었다. 속도로 보면 2위보다 25초가량 빨랐다. 리마가 우승하는 듯했다. 사건이 일어난 건 경기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때였다. 관중 속에서 베레모를 쓰고 치마를 입은 특이한 복장의 사람이 뛰쳐나와 리마를 덮쳤다. 괴한은 리마를 도로 옆 관중 속으로 끌고 가다시피 한 뒤 쓰러뜨렸다. 놀란 사람들이 괴한을 붙잡았을 때 괴한은 자신의 몸에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문구를 두르고 있었다. 괴한은 아일랜드의 종말론자였던 코넬리우스 호런이었다. 그는 곧 이 세상이 끝난다는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올림픽의 꽃 마라톤을 노렸다. 눈길을 끌기 위한 기이한 옷을 입고서. 이 장면이 상징적인 이유는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특정 목적이나 이익을 노리는 이에 의해 이용되거나 쓰러질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결국 리마는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나 3위로 골인했지만 호런의 행위는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누군가가 혹은 어느 단체나 국가가 자신의 목적이나 이익만을 지나치게 내세울 경우 호런이 리마를 쓰러뜨린 것처럼 올림픽이나 선수들을 희생시킬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2020 도쿄 올림픽은 기로에 서 있다. 올림픽 연기나 취소에 대한 국제 여론의 압박은 커지고 있지만 일본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모두 공식적으로는 강행 의지만을 표명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듯한 이 같은 모습에 선수 및 스포츠인들의 불만과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일본과 IOC의 강행 입장 근거는 7월 24일로 예정된 올림픽 개막 때까지는 4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고 그 사이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지는 모른다. 일본과 IOC는 대안 없이 불확실한 희망 속에 머물고 있다. 일본은 여러 정치·경제적 효과를 지닌 올림픽을 일본 부흥의 방아쇠로 여긴다고 한다. 수십조 원을 쏟아부어 준비한 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타인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큰 이익이 걸려 있을지언정 그 이익 때문에 아무리 소수라도 타인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 ‘정의론’(존 롤스)의 주장이다.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강요하면 남는 것은 야만뿐이다. 올림픽과 관련된 금액이 아무리 커 보여도 사람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또 하나의 배금주의일 뿐이다. 인류의 화합을 추구한다는 올림픽 정신과는 맞지 않다. 세계 각국 언론에서 지금 중요한 건 돈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앞서 ‘옳은 일을 할 수 있느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건 그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무리한 결정을 할 경우 일본은 자국 이익을 위해 세계인을 들러리 세우고 희생시킨다는 비판과 마주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악화되면 선수단 및 관광객이 대규모로 불참해 어차피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르기가 힘들다. 따라서 일본은 “올림픽을 강행하겠다”는 주장만 펼 게 아니라 올림픽 연기나 취소를 포함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는 열린 자세로 바뀌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대회가 예정대로 열린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일본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IOC도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IOC는 세계인의 건강과 직결된 이 사태와 관련해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더 많은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액의 돈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힌 올림픽 당사자들이 과연 객관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는 국제사회의 의문은 커져만 갈 것이다.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가. 올림픽이 진정 세계인을 위한 축제라면 그 속에서 모두가 안전하고 즐거워야 한다. 이원홍 스포츠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20 도쿄 올림픽 강행 의지를 보이자 국내외 스포츠인들이 일제히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IOC는 17일 집행위원회 및 33개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들과의 코로나19 관련 화상회의를 열고 난 뒤 성명을 통해 “2020 도쿄 올림픽 개막까지는 아직 4개월 이상이 남아 있다. 현 상태에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IOC는 현재까지 선수들 중 57%만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으며 나머지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IF와 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6월 말까지 선수 선발이 완료되면 올림픽 준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IOC의 발표에 대해 세계 각국의 스포츠인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캐나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의 IOC 위원인 헤일리 위켄하이저(42)는 트위터를 통해 “IOC가 계속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건 무감각하고 무책임하다. 선수들은 어디서 훈련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그리스의 카테리나 스테파네디(30)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IOC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플랜B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우리는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5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는 한국의 사격스타 진종오(41·서울시청)는 “(일본과 IOC의) 의사 결정 과정이 선수들의 건강 문제나 훈련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적응을 위한 테스트 이벤트가 열릴지 불확실한 것과 국내 선발전이 연기된 상황도 올림픽 준비의 걸림돌이다. 진종오는 “올림픽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 올림픽 개최가 임박해 출전이 확정될 경우 ‘벼락치기’를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올림픽이 치러질 경우의 구체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일본에 입국하면 올림피안들도 2주간 자가 격리를 할 것인지, 올림픽 기간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정윤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2020 도쿄 올림픽 연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일부에서 제기한 ‘무관중 경기’는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 “IOC가 7월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 무관중 경기를 고려 대상에서 배제했다”고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디언은 “무관중 경기는 스포츠 축제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을 함께 어울리게 한다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IOC 내부 기류를 전했다. 일본에서도 무관중 경기 배제 분위기가 감지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한 후 기자들을 만나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냈다는 증거로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현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개최 시기에 대한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완전한 형태로 실현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얻었다”는 답을 반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완전한 형태’라고 언급한 것이 무관중 개최나 규모 축소 등 형태로는 실시하지 않을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민영방송인 TV아사히도 이날 “예를 들어 무관중 경기와 같은 형태가 된다면 올림픽을 연기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림픽 예선이 연기되면서 각 종목 세계연맹(IF)은 속을 태우고 있다. 현재 약 1만1000명으로 예상되는 올림픽 참가 선수의 60% 정도만 출전이 확정된 상황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IF 회장들과 예선전 파행을 둘러싼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했다. 일부에서는 예선전 없이 현재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기했다. 그러나 이 경우 많은 선수들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점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5월까지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올림픽 7월 개최는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본 여론도 7월에 도쿄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5, 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응답이 63%를 차지했다. 한편 대회조직위원회는 후쿠시마현 축구시설인 J빌리지에서 열 예정인 성화 출발 행사를 관객 없이 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초창기 성화가 지나가는 후쿠시마, 도치기, 군마 등 3개 현에서도 관객 없이 축하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도쿄도에서 12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그중에 일본축구협회 다시마 고조(田嶋幸三) 회장이 포함됐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원홍 전문 기자 bluesky@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도쿄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일본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가 14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답변이 61.4%(307명),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19.4%(97명)로 전체의 80.8%를 차지했다. 예정대로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는 답변은 19.2%(96명)에 그쳤다. ‘스포츠닛폰’이 890명을 대상으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해 연기가 57.2%(509명), 취소가 20.6%(183명)였다. 이런 결과는 일본 공영방송 NHK가 6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정상 개최에 반대하는 의견이 45%였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약 1주일 만에 반대 여론이 크게 늘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는 14일 도쿄 올림픽에 대해 “올해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안전한 대회, 감동을 전하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해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도쿄 올림픽 취소를 권고할 경우 IOC는 따를 것”이라고 말해 입장차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사견임을 전제로 “무관중 경기보다는 1년 연기가 낫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IOC는 17일 종목별 국제경기단체(IF)들과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도쿄 올림픽 개최와 관련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IOC 관계자는 “국제경기연맹과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선수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회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 대응과 관련해 국제경기연맹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OC가 도쿄올림픽유치위원회와 체결한 ‘개최도시협약서’에는 “IOC가 어떤 이유에서든 참가자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을 경우 IOC는 이 계약을 종료시킬 자격을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개최도시협약서 내용에는 ‘연기(postponement)’에 대한 언급이 없다. 올림픽은 원칙적으로는 취소만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인 만큼 이례적인 결정이 나올 수 있다. 그동안 IOC는 ‘WHO 권고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는데, 17일 화상회의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yesbro@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축구 5대 빅리그가 모두 중단됐다. 잉글랜드 풋볼리그(EFL)는 13일 긴급회의를 열고 다음 달 3일까지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를 포함해 잉글랜드 내 모든 프로축구 경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일단 다음 달 4일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최종 38라운드 중 구단별로 28, 29라운드를 소화해 2019∼2020 시즌 종료까지 10경기 정도를 남겨 놓고 있는 EPL은 당초 이번 주말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현역 감독과 선수가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날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38)과 첼시의 공격수 캘럼 허드슨오도이(20)가 동시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르테타 감독과 허드슨오도이는 각각 감기 증상 등으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자 검진을 받았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스널과 첼시는 각각 성명을 통해 두 사람과 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정부 방침에 따라 격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아스널은 아르테타 감독 곁에서 훈련했던 1군 선수단 전체를 격리하기로 했다. 두 구단은 모두 런던의 구단 훈련장을 폐쇄했다. EFL은 같은 기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여자 축구 등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축구 아카데미와 유소년 경기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유럽 리그 중 가장 강경하게 리그 강행 의지를 보였던 EPL이었지만 사태가 악화되자 전격적으로 모든 경기를 중단하는 강수를 뒀다. EPL에 앞서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이미 리그를 중단했다. 또 같은 날 독일 분데스리가도 긴급 이사회를 열고 17일부터 4월 2일까지 리그를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분데스리가는 16일 총회를 열고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프랑스도 13일 프로축구 ‘리그1’(1부 리그) 등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당초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지속할 방침이었으나 전면 중단으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EPL,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1 등 유럽 축구 5대 빅리그가 모두 멈추게 됐다.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의 각종 일정도 파행을 겪게 됐다. UEFA는 주말에 열릴 예정이던 챔피언스리그(UCL) 및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등의 12경기를 모두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6월로 예정된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의 정상 개최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2020은 대회 60주년을 기념해 개최국 한 곳이 아닌 유럽 12개국, 12개 도시에서 나뉘어 열릴 예정이다. UEFA는 개최지를 줄여서라도 대회를 열 방침이지만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대회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 남미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축구 무대인 유럽 축구 리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언제 속개될지 모르는 상황에 빠져들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한국 여자복싱 간판스타 오연지(30·울산시청·사진)가 ‘2전 3기’ 끝에 올림픽 본선에 나선다. 오연지는 10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라이트급(60kg) 8강전에서 호주의 아니아 스트리스만(33)에게 5-0 판정승을 거뒀다. 4강에 진출한 오연지는 라이트급 상위 4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차지했다. 오연지는 2011년 전국체육대회에 여자복싱이 도입된 뒤 지난해까지 9연패를 달성했고, 2018년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대표 스타다. 2018년 11월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여자복싱 사상 두 번째로 동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꿈을 키웠다. 국내 최강자였지만 지난 두 번의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다. 여자복싱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중국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는 태국 선수에게 패했다. 당시 오연지가 우세한 경기를 펼쳤는데도 판정패하자 편파 판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오연지는 이번 예선을 앞두고 “올림픽 출전자는 하늘이 정해주는 것 같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면서도 “너무 절실해지면 부담이 생긴다”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이에 앞서 9일 페더급(57kg)의 임애지(21·한국체대)가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하는 등 이 종목에서 2명이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복싱 샛별’ 임애지(21·한국체대·사진)가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임애지는 9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페더급(57kg급) 8강전에서 인도의 삭시 차우다리에게 5-0 판정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임애지는 상위 4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얻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복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국 선수로서는 첫 올림픽 무대다. 임애지는 4일 네팔의 미누 구룽에게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임애지는 8강전 1라운드부터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으로 착실하게 점수를 따내며 앞서 갔다. 포인트에서 뒤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차우다리가 2, 3라운드에서 공격적으로 치고 나왔지만 임애지는 카운터펀치를 날리며 경기를 계속 유리하게 이끌어 갔다. 임애지는 2017년 11월 인도 구와하티에서 열린 세계여자유스복싱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유망주였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얻은 것은 임애지가 처음이다. 한형민 대한복싱협회 우수선수 전임감독은 “스텝이 좋아 치고 빠지는 데 능하다. 왼손 올려치기와 스트레이트가 임애지의 주무기”라고 말했다. 이번 예선전은 당초 이달 3∼14일 중국 우한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일정과 장소가 한 차례 바뀐 상태였다. 하지만 출국을 앞두고 요르단 정부가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한 조치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해 출전조차 불확실했지만 임애지를 비롯한 선수단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건강 진단서를 갖고 입국할 수 있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세계 최강 주먹들의 대결이었지만 절실한 삶의 끝에 섰던 아버지와 아버지의 대결이기도 했다. 23일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타이슨 퓨리(32·영국)는 어느 유명한 시인의 표현처럼 ‘지옥에서의 한철’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말하자면 집시의 아들이다. 아일랜드에는 ‘아일랜드 트래블러’라는 유랑민들이 있다. 유럽 전역을 떠도는 집시와 비슷하다. 그의 집안은 이 유랑민 출신이다. 복서였던 아버지 존 퓨리는 링에 오를 때면 자신의 이름 앞에 ‘집시’라는 표현을 썼다. ‘집시’나 ‘아일랜드 트래블러’나 같은 유랑민이라는 동질감을 느낀 데다 유랑민을 나타내는 표현 중에는 집시가 더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키 206cm, 몸무게 124kg의 거구인 타이슨이지만 태어날 때는 450g밖에 되지 않았다. 의사는 예정보다 3개월 먼저 태어난 칠삭둥이인 그가 곧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가 살아남자 아버지는 당시 무패 복서였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의 이름을 따서 ‘타이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마도 무슨 일이든 이겨내라는 뜻이었으리라. 11세 때 학교를 그만두고 도로 공사장 등에서 험한 일을 하며 자랐다. 하지만 아버지를 따라 10세 때부터 복싱을 시작했고 승승장구했다. 2015년 당시 천하무적이던 블라디미르 클리치코를 꺾고 세계복싱협회(WBA) 국제복싱연맹(IBF) 세계복싱기구(WBO) 국제복싱기구(IBO) 통합 챔피언에 오르며 생의 정점에 섰다. 하지만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집시(아일랜드 트래블러) 출신이라며 온갖 비아냥거림과 욕설이 쏟아졌다. 챔피언이 됐지만 식당에서 가족이 모두 입장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얼굴이 알려져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이다. 어려서부터 같은 이유로 온갖 수모를 당해 온 그는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처절하게 절규했다. “나는 매일 악마들과 싸우고 있다.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세상의 모든 돈과 명예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술 없이 살지 못했고 코카인에 빠져 지냈다. 몸무게는 50kg 이상 불어났다. 도핑 테스트에 걸려 타이틀은 모두 박탈당했다. 수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던 그를 절망에서 건져 낸 건 ‘아버지’라는 자각이었다. 3명의 자녀를 둔 그는 ‘아빠가 없어지면 애들이 어떻게 되겠나. 애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라며 괴로워했다. 자신의 우울증 때문에 부인이 떠나려 하자 ‘내가 가족을 해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는 ‘가족을 지키고 싶다’며 재기를 다짐했다. “내 인생의 또 다른 도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자신의 우울증을 공개하고 치료에 전념했다. 모든 활동을 자제하며 술과 코카인을 끊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결국 가족의 품속에서 그는 재기에 성공했다. 그가 이번 대결에서 맞선 전 챔피언 디언테이 와일더(35·미국) 역시 ‘아버지’로서 링에 올라왔다. 19세 때 여자친구가 임신했다. 20세에 아버지가 되었으나 딸은 척추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트럭 운전 등 온갖 일을 하며 치료비를 벌었으나 턱없이 부족했다.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던 그때 그도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다. 하지만 ‘딸을 두고 떠나는 건 너무 이기적이다’는 생각이 그를 멈췄다. 많은 돈을 벌어 딸을 치료하겠다는 생각에 20세의 늦은 나이에 복싱을 시작했다. 너무 늦게 배운 탓인지 그의 기본기는 엉성했다. 하지만 KO율 98%의 펀치 한 방이 있었다. 2015년 마침내 WBC 챔피언이 됐을 때 그는 딸(나이야)의 이름을 부르며 링 위에서 흐느꼈다. “아빠가 언젠가는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고 약속했지? 아빠가 세계 챔프가 됐어….” 딸은 이후 5번의 수술 끝에 조금씩 걷게 됐다. 두 선수의 대결에서 승자는 타이슨이었다. 7회 TKO 승. 별명대로 ‘집시 킹’이 됐다. 하지만 ‘두 아버지’의 대결에서 패자는 없었다. 링이 아닌 삶 위에서 가족과 함께할 긴 여정이 그들에게 남아 있다. 경기 후 ‘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한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길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이원홍 스포츠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추지 않는다면 7월에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이 취소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역 IOC 위원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재직 중인 딕 파운드 위원(78·캐나다)은 2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면 대회가 취소될 수 있다”며 최소한 대회 2개월 전인 5월 말까지는 취소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수영 국가대표 출신의 변호사인 파운드 위원은 1978년 IOC 위원이 된 이래 집행위원, 부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보다 13년 먼저 IOC 위원이 된 현역 최장수 위원이다. 그는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경비, 음식, 선수촌, 호텔, 미디어 등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수많은 나라, 나라마다 다른 계절, TV 중계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 단순히 ‘올림픽을 10월로 미루겠다’는 식으로 말할 순 없다”며 올림픽을 연기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짧은 시간 내에 시설 준비를 마칠 도시가 없기 때문에 도쿄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올림픽을 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올림픽을 1년 늦추기에는 이미 많은 돈을 써온 일본이 새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너무 많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운드 위원은 “현재까지는 예정대로 도쿄 올림픽 준비가 진행 되고 있다. 선수들은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IOC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조해 올림픽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파운드 위원의 발언과 관련해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IOC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그 위원의 발언은 IOC의 공식 견해가 아니다’ ‘예정대로 IOC가 대회 개최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조직위원회로부터 다음 달 시작하는 성화 봉송 스케줄 변경은 없다고 들었다. IOC와 조직위원회, 도쿄도와 긴밀히 협력하며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부에서 코로나19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7월에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이 취소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역 IOC 위원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재직 중인 딕 파운드(78세·캐나다) 위원은 2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면 대회가 취소될 수 있다”며 최소한 대회 2개월 전인 5월 말까지는 취소 여부를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수영 국가대표 출신의 변호사인 파운드 위원은 1978년 IOC 위원이 된 이래 집행위원, 부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보다 13년 먼저 IOC 위원이 된 현역 최장수 위원이다. 그는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경비, 음식, 선수촌, 호텔, 미디어 등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수많은 나라, 나라마다 다른 계절, TV 중계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 단순히 ‘올림픽을 10월로 미루겠다’는 식으로 말할 순 없다”며 올림픽을 연기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짧은 시간 내에 시설 준비를 마칠 도시가 없기 때문에 도쿄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올림픽을 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올림픽을 1년 늦추기에는 이미 많은 돈을 써온 일본이 새로 부담해야할 비용이 너무 많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운드 위원은 “현재까지는 예정대로 도쿄 올림픽 준비가 진행 중이다. 선수들은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IOC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조해 올림픽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파운드 위원의 발언과 관련해 “IOC에 확인한 결과, 파운드 위원의 발언은 IOC의 공식 견해가 아니고, (파운드 위원도) 예정대로 대회 개최를 향해 IOC가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다음 달 시작되는 성화 봉송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코로나19 대비를 포함해 모든 개최준비를 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홍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올해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대표팀 감독의 무리한 선수 기용 방식도 논란을 일으켰지만 대한민국농구협회의 허술한 지원이 도마에 올랐다. 대표팀 막내 박지수는 “훈련복이 오전 오후 2벌만 나온다. 이런 말까지 해야 하는 게 민망하다”고 했다. 농구협회는 “주어진 예산 안에서는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일은 농구협회의 넉넉하지 못한 살림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나이키와 12년간 2400억 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 현금 및 물품 지원 계약이다. 성인 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등 연령별 대표선수들의 신체 치수를 모두 재어 몸에 맞는 유니폼을 제공한다. “나이키는 대표팀 소집 때마다 안방 및 방문경기 유니폼 각각 2벌 총 4벌의 유니폼을 기본으로 지원한다. 훈련복에 대해 따로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사실상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지원한다”는 것이 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나이키가 제공하는 유니폼은 한국과 브라질 등 세계 5개국에만 제공되는 최고급 소재로 만들어진다. 겉으로 드러나는 유니폼뿐만 아니라 국내 체육단체들의 재정 상태는 종목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살림살이에서 비롯된 선수들에 대한 지원 차이는 사기에도 영향을 주고 올림픽 성적과도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728억 원 vs 1억 원 …커지는 빈부 격차 국내 체육 현장 업무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에는 현재 61개의 정회원 종목과 6개의 준회원 종목이 있다. 대한체육회가 이 중 65개 종목(준회원 종목 2개 제외)의 2018년 재정자립도를 파악한 결과 평균 47.78%였다. 한 해 동안 사용한 총액 중 정부 보조금이나 대한체육회의 지원금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자체 수익을 통해 충당한 결산 수입(자체 수입+이월금)의 비율이다. 이 중 24개 종목은 재정자립도가 38%대 이하였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곳은 6.32%였고 10%대에 머문 종목도 6개였다. 이 종목들은 지출액의 90% 이상을 외부 지원금에 의존했다는 뜻이다. 체육회에 따르면 축구협회의 2018년 자체 수입 총액이 약 728억 원으로 1위였다. 이해에 약 955억 원을 쓴 축구협회의 재정자립도는 76.26%였다. 축구협회의 경우 협찬금(후원금) 약 317억 원과 중계료 약 133억 원이 주 수입원으로 파악됐다. 반면 자체 수입 총액이 10억 원 미만인 곳이 31개 종목에 달했다. 이 중에는 1억 원 미만(약 8860만 원)인 곳도 있었고 1억 원대에 그친 곳도 4곳이었다. 자체 수입의 주 요소인 협찬금의 경우 축구협회가 300억 원 이상을 받은 반면 협찬금이 0원인 종목은 27개로 조사 대상의 3분의 1을 넘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종목별 재정자립도 추이를 보면 절반 가까운 32곳이 조사를 시작한 2015년보다 재정자립도가 나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기본 인건비도 부담된다는 곳들이 있다. 대한체육회가 종목별 3∼9명의 인건비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자체 해결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장님이 바뀌거나 사정이 급해지면 인건비 걱정부터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빠듯할 수밖에 없다. 대표팀 운영 부대비용이나 해외 대회 출전 관련 비용 등은 경비 절감이라는 이유로 우선 삭감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올림픽 앞두고 표정 엇갈리는 태극 전사 대한체육회는 7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각 종목 훈련비와 사업비 등을 지원한다. 종목마다 기본 훈련은 소화하고 있지만 차이는 지원받은 예산 외의 추가 훈련비용이나 선수들에 대한 각종 복지 지원 등에서 나타난다. 올해 초 일본으로 올림픽 전지훈련을 다녀온 한 관계자는 “해외 훈련을 많이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라 내심 그렇게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꼭 필요한 만큼만 했다”고 말했다. 지난 올림픽에서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던 다른 종목 관계자는 “되도록이면 주어진 예산 내에서 쓰고 모자라면 다음 예산 책정 때 다시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 나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대기업을 회장사로 둔 종목들은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지원 때문이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이끄는 대한펜싱협회 측은 “종전 3억∼5억 원 수준이던 회장사 출연금이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연간 20억 원 규모로 늘었고 이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 전력 분석, 코치진 등을 살펴볼 때 규모, 계약 조건, 처우 등 여러 면에서 다른 종목보다 낫다는 평가다. 한국은 한때 펜싱 불모지로 불렸지만 지난 몇 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통해 2012년 런던 올림픽 금 2개, 은 1개, 동메달 3개, 2016년 리우 올림픽 금 1개, 동메달 1개의 성과를 냈다. 펜싱은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의 메달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궁의 경우 1985년 정몽구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이후 현 정의선 회장까지 현대차 그룹이 30년 이상 대를 이어 후원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금 23개, 은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전 종목(금 4개)을 석권했다. 체육회에 따르면 양궁협회의 지난 4년 평균 재정자립도는 75.85%로 안정됐다. 양궁협회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전자표적 개발, 슈팅머신 개발 등 각종 첨단장비를 도입해 선수단을 돕고 있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보름가량 한여름 도쿄와 비슷한 기후 환경인 미얀마에서 전지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도쿄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휴게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식사 등을 별도로 제공하는 등 현장 지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각 종목에서는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른 종목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 후원이 줄고 있다. 현금 대신 물품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많은 종목들이 재정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의 재정자립도 또한 낮다. 올해 394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대한체육회는 이 중 약 96%를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원 받는다. 대한체육회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체육회관 건물 임대료, 태릉선수촌 스케이트장 운영 및 올림픽 관련 기업들의 후원금 등 자체 수입으로 4%를 조달할 뿐이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대한체육회의 재정자립도는 4%에 불과하다. 결국 인기 종목이나 대기업 후원을 받는 일부 종목을 빼면 대부분 빠듯한 살림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수익 구조 늘리려면 체육계가 재정자립을 이루어야만 자율성을 확보하고 경기력도 향상된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는 오래됐다. 특정 인물이 재정을 좌지우지하며 종목의 사활을 쥐게 될 경우 조직이 사유화될 수 있다는 염려다.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체육회는 공단으로부터 받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의 수익금을 더 돌려 달라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공단은 스포츠토토 수익금으로 조성된 기금의 20∼30%를 체육회에 지원했다. 체육회는 이를 50%까지 늘려 달라는 의견이다. 2018년 스포츠토토 수익금이 약 1조4000억 원이었으므로 이 중 절반을 지원한다면 약 7000억 원이다. 현재 지원 규모의 약 두 배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늘어난 지원금으로 각종 수익 사업을 벌여 체육회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점차 공단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단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는 체육회가 이 돈을 엄격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개별 종목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수익모델 창출을 위한 종목별 컨설팅을 진행하고 수익 아이템을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수익 관련 사업에 익숙하지 않은 종목들이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각 종목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져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 스포츠클럽 및 생활체육 프로그램 등에서 몇몇 종목에 치우치지 말고 다양한 종목에 대한 체험 기회와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 당장 이번 올림픽에서도 성적을 떠나 보다 많은 종목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이헌재·조응형 기자}
한국 복싱 대표팀이 천신만고 끝에 도쿄 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 출전한다. 13명의 남녀 선수 등 20명의 대표팀은 다음 달 3일부터 11일까지 요르단 암만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6일 출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출국을 앞두고 요르단 정부가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한 조치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해 출전조차 불확실해졌다. 최희국 대한복싱협회 사무처장은 “23일 도쿄 올림픽 복싱을 주관하고 있는 태스크포스(TF) 관계자가 ‘빨리 요르단으로 입국했으면 좋겠다’고 연락해왔다. 요르단 정부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요르단 정부는 한국, 중국, 이란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대표팀은 이번 조치에 앞서 요르단에 입국해 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 협회는 급히 요르단 대회 조직위원회 등에 입국 허가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협회는 “선수들이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진단서 및 진단 받았음을 확인하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서류를 지참하면 요르단 입국 시 출입국사무소에 협조를 구해보겠다고 TF 관계자가 전해왔다. 이에 따라 오늘(24일) 선수들 전원이 충북 진천선수촌 인근의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요르단에 입국하지 못할 경우 한국 복싱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 이번 예선전은 당초 이달 3∼14일 중국 우한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일정과 장소가 한 차례 바뀐 상태였다. 협회는 24일 오후 요르단 대회 조직위원회 측으로부터 조건부 입국 허가를 알리는 메일을 받고서야 한시름 놓았다. 조직위는 TF의 의견대로 진단서와 KOC의 확인증만 있으면 대회에 차질 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해왔다. 선수단은 예정대로 출국한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손흥민(28)이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이 2연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방문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이 주어지는 마지막 순위인 4위를 놓고 첼시와 치열하게 경쟁하던 토트넘은 11승 7무 9패(승점 40)로 첼시에 승점 4점이 뒤진 5위에 머물렀다. 토트넘은 주 공격수 손흥민과 해리 케인(27)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루카스 모라(28)와 스테번 베르흐베인(23)을 앞세웠지만 공격이 날카롭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15분 올리비에 지루(34)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3분 마르코스 알론소(30)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토트넘은 후반 44분 상대 자책골로 영패를 면했다. 이에 앞서 토트넘은 20일 라이프치히(독일)와의 UCL 16강 1차전에서도 0-1로 패했다. EPL과 UCL 주요 경기에서 잇달아 패한 토트넘으로서는 16일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오른팔 골절을 당한 손흥민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