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민들레’(2017년)가 6일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의 일간차트 톱 100위에 진입했다. 6년 만에 이 곡이 역주행한 건 채널A 연애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4’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14일 방송에서 출연자 김지영이 애청곡으로 꼽은 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입소문이 났다. 밝은 멜로디에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곡으로, 기교 없이 맑은 싱어송라이터 우효(본명 우효은·30)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이 곡을 작사, 작곡한 우효를 1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갑작스레 주목을 받게 된 데 대해 “실감이 잘 안 난다.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들레’는 사랑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곡이다. 우효는 “사랑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다가 직간접적인 경험을 노래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 곡은 후렴 부분과 이어지는 현악기 연주가 유명하다. 이는 우효가 계산한 것이다. 그는 “사랑을 표현할 때 보통 말로 표현해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간주 구간에 벅찬 사운드의 현악기와 드럼 소리를 넣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민들레는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꽃이에요. 가끔 엉뚱한 곳에 피어 있기도 하죠. 뭔가 짠하면서 비범하기도 한 그 모습이 저 자신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 시선으로 절 바라봐 주는 가족과 친구들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우효는 그룹 뉴진스의 히트곡 ‘디토(Ditto)’ 작사가 4명 중 한 명이다. 우효는 “작사 의뢰를 받은 것 그 자체로 영광이었다”며 “멜로디가 좋아 작업할 때 신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EP 앨범 ‘소녀감성’으로 데뷔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노래를 만들었고, 대학 시절 인디 레이블과 협업해 앨범을 냈다. “음악을 만드는 건 제게 사진 찍는 것과 같은 의미예요. 어릴 때부터 좋은 감정을 느끼면 되게 소중하게 여겨졌어요. 생각과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니, 흩어지지 않도록 노래 안에 담아 보관하고 싶었죠.” 어린 시절 윤상, 이문세, 강수지, 롤러코스터 등 1980, 90년대 가요를 오빠와 함께 부르는 게 즐거운 취미 생활이자 일상이었다. 그는 9, 10월경 새 EP 앨범을 낼 예정이다. “1980, 90년대 한국 가요 같은 분위기에 어린 시절 미국, 영국 등에서 살며 접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더해 색다른 느낌을 담은 곡을 꾸준히 선보이고 싶어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가수를 꿈꾸며 고민할 때 음악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그 경험을 돌려드리는 게 제 꿈입니다.” 여름 소품집 신보 ‘하계:夏季’로 돌아온 가수 HYNN(본명 박혜원·25)의 말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연장에서 10일 그를 만났다. 박혜원은 2019년 발표한 ‘시든 꽃에 물을 주듯’으로 사랑받았다. 발매 후 6개월 뒤 음원차트를 역주행해 화제가 됐고 가수 김범수, 별, 존박 등이 커버곡으로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새 앨범에는 록 사운드의 타이틀곡 ‘너에게로’를 포함해 총 4곡이 수록돼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평소 꿈꿨던 록에 처음 도전해 봤다”고 말했다. ‘너에게로’는 백지영의 ‘사랑 안해’,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SG워너비의 ‘타임리스(Timeless)’,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말 사랑했을까’ 등 히트곡을 만든 박근태 프로듀서가 작곡한 곡으로 박혜원이 직접 가사를 썼다. 시원시원하고 안정적인 고음이 인상적인 박혜원은 “‘너에게로’는 숨쉴 구간이 없어서 부를 때마다 매번 어렵다”며 웃었다. 수록곡 ‘조제’ 가사도 그가 썼다. 박혜원은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 속 여자 주인공이 내 친구라면 ‘너 지금은 어때?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해?’라고 물어보고 싶었다”며 “저의 과몰입으로 인해 만들어진,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라고 했다. “특정 장르로 기억되기보다 많은 사람이 고민하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예를 들어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노래로 주고받으며 대중과 교감하는 거죠.” 이번 앨범 수록곡 ‘블루 버드’가 대표적이다. 이 곡은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사실 내 안에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이 큰 인기를 끌어 신곡 발매 때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박혜원은 “히트곡을 많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대중에게 인사드릴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히트곡을 의식하진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앨범 발매를 계기로 버스킹에 나서기도 했다. “무명 시절엔 거리가 제겐 무대였어요. 그때 절 반겨주셨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힘이 나요. 다시 그 거리에서 팬들에게 감사함을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지난해 9월 24일,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는 영국에서 열린 레이버컵 복식경기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완벽한 여정이었다”는 말을 남긴 이 경기는 약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테니스 팬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레전드’는 끊임없이 소환된다. 테니스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페더러가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래 페더러와 단독 인터뷰를 20회 이상 했다. 책은 35년이라는 페더러의 길고 화려한 선수 생활 중 주목해야 할 순간들과 장소, 사람을 다룬다. 페더러는 ‘타고난 선수’로 불린다. 테니스는 꽤 격렬한 운동 종목인데, 땀 흘리는 일조차 드물다. 구사하는 기술마저 간결하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페더러의 끈기 덕분이라고 말한다. 페더러는 한참 전부터 훈련이나 투어 일정을 짜는 아주 계획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페더러는 저자와의 대화에서 “보통 1년 반 후를 먼저 생각한다. 9개월 뒤 일은 하루 단위로, 구체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타고난 점도 있다. 책에는 테니스 선수 마르크 로세가 페더러를 떠올리며 한 말이 나온다. 로세는 “위대한 챔피언들이 가진 재능은 반응성”이라며 “페더러는 빠르게 상황을 이해한다. 다른 이들보다 먼저 1초를 쪼갠다. 그래서 더 여유로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품격 있는 태도는 많은 이들이 페더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저자는 대부분의 정상급 선수들과는 다른 페더러의 습관으로 ‘상대방의 안부를 먼저 묻고, 형식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저자에게도 가족 여행 이야기나 인터뷰 장소에 대한 감상 등을 먼저 물었다고 한다. 페더러는 “주목받는 일을 감당할 순 있지만 사람들을 직접 만나 교감하는 일이 더 즐겁다”고 했다. 페더러는 스스로를 “정말이지 테니스 선수로서 아주 흥미진진한 삶을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테니스 선수는 경기 후 곧바로 평이 올라와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알게 된다. 페더러는 이를 두고 “잘 못하더라도 그건 문제가 아니다. 고치려고 노력하면 되니까. 적어도 할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잘했다면 자신감과 의욕이 생겨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정하건대, 멋진 인생”이라는 것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최근 미국 가요, 영화 업계에 강한 여풍(女風)이 몰아치고 있다. 여성 팝스타들의 콘서트 투어가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내고 있고, 지난달 개봉한 영화 ‘바비’는 여성 감독 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3월부터 이달까지 미국 20여 개 도시를 도는 전국 투어를 벌이고 있는데, 공연 때마다 인근 지역에서까지 모여든 관광객들로 호텔과 음식점 등도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경기동향 보고서에서 스위프트 콘서트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언급했을 정도다. 스위프트의 경제적 영향력을 지칭하는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유럽과 북미에서 열리고 있는 비욘세의 월드투어 ‘르네상스’ 콘서트는 5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시작될 당시 이틀간 세계 각지에서 약 10만 명이 찾았다. 영국 BBC 방송은 북유럽 지역 다국적 은행인 단스케뱅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5월 스웨덴의 물가상승률은 9.7%를 기록했는데, 비욘세 공연이 약 0.2%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레타 거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바비’는 6일까지 세계 누적 매출이 10억3000만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기록했다. 거위그 감독은 처음으로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여성 감독이 됐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음원 TOP 100 차트인, TV 화제성 순위…. 매일 같이 쏟아지는 기사 제목입니다. 시선에서 자유로울 것 같은 예술계도 성공의 기준은 꽤 명확한 편입니다. 그럼 당장 순위권에 없는 이들은 어떨까요? ‘차트 밖 K문화’는 알려졌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연재물입니다. 유치할지라도 대놓고 진지하게, 이 시대 예술가들의 철학을 소개합니다.최고 기온 32.6도였던 지난 4일. 대형 선풍기 앞에 주저앉아 땀을 식히던 세 명의 뮤지션이 있었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백 스테이지에서 만난 밴드 ‘아디오스 오디오’다. 이들은 페스티벌 첫날 첫 무대를 장식했다. 기자와 만난 건 무대가 끝나고 약 40분이 흐른 뒤. “영광이었다”고 말하는 키보드 호재(39) 뒤로 앓는 소리가 이어졌다.“저 사실 토하고 왔어요.”드러머 준현(35)이 말했다. “전 사실 한 시간도 못 잤어요.”보컬 호정(38)이 말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디오스 오디오는 2016년 펜타포트 무대에 오를 ‘뻔’했다. 록 신진 뮤지션을 발굴하고 일부 팀에게 무대 출연 기회를 주는 ‘펜타 슈퍼루키’에 지원했었다. 밴드를 결성하자마자였다. “일단 부딪혀보자”는 마음 하나로 나섰는데, 성적이 좋았다. 동상이었다. 비록 무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올해, 이들은 “대한민국 록 밴드라면 절대적 로망”이라는 펜타포트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관객들이 안 뛰어주실까 봐 걱정했다”는 말이 무색하게, 이날 이들의 무대에는 액션이 흘러넘쳤다. 호정은 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외쳤다. “얼굴은 포기한다!” 헝클어진 머리 따윈 신경 거리가 안 된다는 듯, 그는 무대를 횡단하며 거칠게 기타를 쳤다. ‘김윤아 닮은 목소리’라는 명성답게 포효하는 노랫소리가 하늘을 가르면, 호재와 준현은 기진맥진할 정도로 머리를 흔들며 악기를 연주했다.꼭 펜타포트여서 격양됐던 건 아니었다. 이 밴드의 체질이 그렇다. 밴드의 이름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작별을 뜻하는 스페인어 ‘Adios’와 녹음이란 뜻을 가진 영어 ‘Audio’. 합치면 “안녕, 오디오”다. 이는 음원을 통해서가 아니라 라이브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겠다는 밴드의 바람을 상징한다. 그만큼 이들은 무대를 갈망한다.호정은 무대에 오르는 순간 생각한다. “지금부터 여긴 우리 구역”이라고. 준현은 드럼 스틱을 잡으며 생각한다. “이 무대가 마지막일 수 있다”고. 대부분의 뮤지션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들은 이름을 내건 만큼 조금 더 열정적이다. “무대가 끝난 후 기어 나오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할 정도. 그래서인지 이들은 페스티벌 무대도, 연합공연도 아디오스 오디오의 단독 공연처럼 느낀다고 했다.홍대, 지방, 해외…. 이들은 데뷔 이래 규모를 따지지 않고 무대만 있다면 닥치는 대로 공연을 해왔다. 앨범 ‘Make One`s Way’(2019년)는 라이브 공연에서 불렀던 곡을 모아 낸 미니 앨범이다. “녹음할 돈이 없어서 공연부터 했다” “우리는 해외투어도, 운전도 매니저 없이 스스로 한다” 등등 살벌한 농담(?)이 오갔지만, 이는 사실 공연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유머다.에너지를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게 가능한 건 라이브밖에 없어요. 아무리 음원이 좋아도 그건 정제되어 있잖아요. 이 마음을, 이 음악을 위해 쏟은 저희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어요.아디오스 오디오는 자신들의 음악을 ‘감성적인 음악’이 아닌 ‘감정적인 음악’으로 규정한다. 우선 본인들이 감정에 충실하다. 이들 모두 무대에 섰을 때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노래에 빨리 스며들어 내면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실제 호정은 노래하고 녹음하며 자주 운다. 곡마다 사연이 있어서다.●데뷔곡-밤밤밤“가난하고 누추했던 날이에요. 새벽에 술을 마시면서 웃던 중이었어요. 문득 이 밤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더라고요. ‘아, 나 행복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누군가들도 이 밤을 행복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곡이에요.”●인기곡-끝없이 우리는“과부하가 걸렸을 때였어요. 업무가 아닌 일로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호재와 제주도 항공권을 끊었어요. 그런데 지하철 안에서 일을 하다가 비행기를 놓친 거예요. 돌아오는 길에 둘이서 엄청 울었어요. 뒤돌아 그때 생각을 해보니 ‘속상했던 일이 있어서 지금이 더 신나고 행복하구나’, ‘청춘이 쌓여가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최신곡-핑“작년까지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심했어요. 위험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런 기분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았어요.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니 ‘이 노래를 듣고 같이 감정을 토해냈으면 좋겠다’, ‘박박 긁어서 쏟아졌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 썼던 곡이에요.”이런 호정의 감정을, 호재와 준현도 느낀다. 준현은 올 4월부터 팀에 합류한 새 멤버지만 “벌써 10년은 같이 한 사이 같다”고 말할 정도로 금세 동화됐다. 합류를 제안받을 당시의 식사 자리를 떠올리며 “제육볶음이 이렇게 무섭다”며 장난치면서도 “팀 활동을 하며 많이 밝아졌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 호정과 함께해온 호재는 두말할 것 없다. 이들은 그리 모인 셋의 에너지가 관객에게 가닿길 바란다. 호정은 감정선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가사를 쓸 때 한글을 고집하고 있기도 하다.무대가 끝나갈 즈음, 아디오스 오디오가 건네는 말이 있다.“살다가 조금은 지치는 날들이 있겠죠? 그때 오늘의 이 뜨거운 기억들이 생각나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해요.”이 말은 관객을 향한 말이면서 동시에 밴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호정은 혼자가 싫어 밴드를 시작했다. 그래서 듣는 이들도 혼자가 아니었으면 한다. “음원은 혼자 듣는 경우가 많으니, 라이브 무대를 경험하면서 친구들을 만나 함께 공감하고 위로하셨으면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밴드와 관객은 오늘을, 또 서로를 떠올리며 이렇게 추억하지 않을까.“아 진짜 뜨거웠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11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에 걸그룹 뉴진스와 마마무, 보이그룹 NCT드림, 강다니엘 등 K팝 인기 가수 18개 팀이 대거 출연한다. 정치권의 출연 요구 등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던 방탄소년단(BTS)은 출연진에 포함되지 않았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출연진은 뉴진스, NCT드림, 있지(ITZY), 마마무, 더보이즈, 셔누&형원, 프로미스나인,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피원하모니,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홀리뱅, 리베란테 등 18개 팀이다. 사회는 배우 공명, 있지 유나, 뉴진스 혜인이 맡는다. 당초 뉴진스는 같은 날 출연 예정이었던 KBS ‘뮤직뱅크’가 결방되자 이번 콘서트 무대로 일정을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측은 ‘뮤직뱅크’ 결방 이유로 “뮤직뱅크 제작진이 ‘잼버리 K팝 슈퍼라이브’ 무대의 제작 지원으로 투입됐다”고 밝혔다. ‘잼버리 K팝 콘서트’는 6일 새만금 야외 특설 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온열질환이 우려되는 상황 등을 고려해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일정과 장소가 한 차례 바뀌었다. 그러나 제6호 태풍 카눈이 새만금 야영장을 지나갈 것으로 예보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가 최종 변경됐다. 일정과 장소의 변경으로 출연진 역시 새로 구성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 출연을 요청해 팬들의 반발을 산 BTS는 출연하지 않는다. 문체부 관계자는 “BTS 측에 출연을 제안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8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군복무 중인 BTS 일부 멤버 등을 고려해 국방부의 협조를 통해 BTS의 출연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다가 팬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BTS 팬들은 같은 날 반대 성명을 내고 “정부의 강압적 요구에 따라 K팝 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 퇴행”이라고 주장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일본 펑크록 대표 밴드 ‘엘르가든’, 17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미국 밴드 ‘더 스트록스’, 1970년대 후반 한국의 대표 록밴드 ‘산울림’ 정신을 계승한 ‘김창완밴드’까지…. 4∼6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선 한미일 출신 세 밴드가 나란히 헤드라이너로 출격해 무대를 달궜다. 엘르가든과 김창완밴드의 보컬 김창완을 4, 6일 각각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났다. 엘르가든은 “한국에서 다시 공연하게 될 줄은 몰랐기에 이번 출연이 더욱 의미있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엘르가든은 2008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출연 이후 멤버들 간의 음악적 견해차를 이유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8년에야 활동을 재개했다. 1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 엘르가든은 이번 무대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Make A Wish’와 ‘Marry Me’를 열창했다. 두 곡 모두 국내 휴대전화 광고 등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유명해진 곡들이다. 멤버들은 “15년 전 한국에서 두 곡을 불렀을 때 들었던 함성 소리를 기억한다. 이번에도 꼭 다시 부르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발매한 신곡도 선보였다. 이들은 “10년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활동 재개 후 신곡으로 인사하는 데 무려 4년이 걸렸다”며 “과거의 영광에 빠져 있기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보를 냈다”고 말했다. 엘르가든은 10월 3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단독 내한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헤드라이너 중 유일한 한국 밴드로서 자존심을 세운 김창완밴드는 “록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리더 김창완은 “과거에 밴드 ‘산울림’을 시작할 때만 해도 페스티벌은 먼 나라 이야기 같았는데 우리도 이젠 국제적인 록 페스티벌 보유국이 됐다”며 “세대를 넘어 산울림의 음악을 재발견해준 젊은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무대에서 음악으로 보답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삼형제가 1977년 결성한 밴드 ‘산울림’의 노래는 후배 가수 아이유, 김필, 그룹 잠비나이 등이 리메이크하며 젊은 세대들에게 재조명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밀수’에선 음악감독을 맡은 가수 장기하가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김창완밴드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문 좀 열어줘’(1977년), ‘불꽃놀이’(1977년) 등 산울림의 초기 음악을 주로 선곡했다. 김창완은 “저희 밴드도 한국 록의 원류를 찾아 연어처럼 거슬러 올라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록이 계속 서자 취급을 받는데, 젊은 세대들에겐 적자가 됐으면 한다. 록은 자유로움, 부르짖을 수 있는 용기다. 젊은 세대가 이를 향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13일 화가 이중섭(1916∼1956)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1921∼2022) 여사의 1주기를 앞두고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1936년 일본에서 만난 두 사람은 1945년 한국에서 결혼했다. 6·25전쟁 등으로 두 사람이 부부로 함께한 시간은 7년 남짓이었다. 1956년 이중섭이 요절하면서 야마모토는 지난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70년 가까이 홀로 살았다. 신간 ‘이중섭, 그 사람’(혜화1117)은 일본 마이니치신문 소속 기자가 일본어로 쓴 이중섭 평전을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다. 책은 생전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저자와 야마모토 여사의 인터뷰 내용과 한국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상당수의 편지글을 바탕으로 한다. 저자는 서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2016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보고 이중섭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6년에 걸쳐 이중섭에 대해 취재한 그는 2021년 일본에서 이중섭 평전을 출간했다. 미술평론가 최열(67)이 쓴 ‘이중섭, 편지화’도 같은 출판사에서 함께 출간됐다. 2014년 ‘이중섭 평전’을 펴냈던 그는 신간에선 이중섭이 아내와 아들에게 보낸 편지화에 주목했다. 저자는 은지화, 엽서화와 함께 편지화를 이중섭이 창안한 독립적인 미술 장르로 평가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30·사진)가 입대한다. 팀에서 지난해 12월 입대한 맏형 진, 올 4월 입대한 제이홉에 이어 세 번째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7일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슈가가 입영 연기 취소 신청을 완료했다”며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빅히트 측은 슈가의 군 입대 관련 후속 소식은 추후 정해지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슈가는 6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앙코르 콘서트를 끝으로 4월부터 이어온 월드투어 ‘D-DAY’를 마무리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함으로써 인간 손석구의 인생에 무엇이 남았나’를 들여다보곤 합니다.”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오가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배우 손석구(40)의 말이다.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작품 활동을 할 때마다 교훈을 얻거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가치관이 하나씩 생겨난다”며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들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다. 한 작품이 끝나면 단 몇 줄 문장으로라도 제게 남은 것을 기록해 놓는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무대에 오르다 2017년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 시즌2로 본격적인 매체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19년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비서실 선임 행정관 차영진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2021년)에서 일도 연애도 호구 잡히기 일쑤인 주인공 ‘우리’ 캐릭터를 지질하면서도 유쾌하게 연기했고, 영화 ‘범죄도시2’(2022년)에선 악역으로 변신해 카리스마 있는 매력을 뽐냈다. 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1·2에선 103사단 헌병대 대위 임지섭을 맡아 열연했다. 최근 6년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색깔의 배역을 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손석구는 “대중이 나를 지겨워하기 전에 제가 먼저 저를 지겨워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그래야 한발 앞서 변해 갈 수 있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배우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려면 그만큼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해요. 작품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틈틈이 인간 손석구로서도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변하기 위해 노력하죠.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노력입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나무 위의 군대’로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가짜 연기’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올 6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350석 규모의 소극장 무대에서 마이크를 차고 연기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과거) 연극 할 때 나보고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그럴 거면 마이크를 붙여주든가 하지. 왜 그렇게 가짜 연기를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연극을 관뒀다”고 발언한 것. ‘가짜 연기’ 발언을 두고 선배 배우인 남명렬, 이순재 등이 “오만하다”며 그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이날 “제가 말실수를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진짜 연기, 가짜 연기의 정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해 말을 길게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연기는 연기다. 어떤 수식어를 붙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는 명실공히 ‘대세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는 “요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간단명료하게 “네”라고 답하며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너무나 명백하게 전에 비해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하하.” 다작하는 배우이지만, 그는 가장 욕심나는 장르로 ‘멜로’를 꼽았다. 그는 “최근 남성 캐릭터 위주의 작품 속에서 강한 느낌의 배역을 맡다 보니 멜로 등 다른 장르의 다양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 활약하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실제로 그는 2021년 왓챠 오리지널 숏 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에서 단편영화 ‘재방송’을 연출한 바 있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그런지…. 빨리 도전하고 싶어요. 요즘 시리즈물 대본도 직접 쓰고 있습니다. 하하.”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음원 TOP 100 차트인, TV 화제성 순위…. 매일 같이 쏟아지는 기사 제목입니다. 시선에서 자유로울 것 같은 예술계도 성공의 기준은 꽤 명확한 편입니다. 그럼 당장 순위권에 없는 이들은 어떨까요? ‘차트 밖 K문화’는 알려졌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연재물입니다. 유치할지라도 대놓고 진지하게, 이 시대 예술가들의 철학을 소개합니다.하현상(25)은 5년 차 싱어송라이터다. 올해는 그에게 각별하다. 데뷔 후 첫 정규앨범을 내놓았다.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소속사 웨이크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심스레 질문하면, 신중한 답이 돌아왔다. 고민하던 공백을 뚫고 그는 말했다.“긴장을 잘 안 하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긴장이 되네요.”서울을 시작으로 5, 6일 열리는 그의 단독 콘서트 투어를 두고 한 말이었다. 콘서트 이름은 ‘시간과 흔적’. 정규 앨범명과 같다. “음악생활의 한 챕터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이라는 감회에 걸맞은 이름이다.5년간의 작업량은 그의 성실함을 증명한다. 그간 발매한 곡만 58개다. 하현상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제가 세상에 내보낸 곡이 꽤 많더라고요. 쉬지 않고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은 칭찬해주고 싶어요. 나머지 부분은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하며 웃었다.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친한 형이 호텔 로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부터였다. 피아노 연주자를 꿈꿨던 아이는 점점 노래가, 기타가, 작곡이 하고 싶어졌다.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20살 때. 대학교 휴학 후 인디 신에 머물며 음원을 발매하고 버스킹을 할 무렵이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이 그를 발견하곤 OST ‘바람이 되어’를 맡겼다. 이후 그는 ‘멜로가 체질’, ‘나빌레라’, ‘나의 해방일지’ 등 유명 드라마의 OST를 줄이어 불렀다.창작자로서의 삶도 놓지 않았다. 하현상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영감을 마냥 기다리는 편은 아니다. 차라리 작업실에 가 앉는다고 했다. 언제나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은 책상에 앉아서 공책을 펴고 연필을 쥐는 것”이라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의 말을 떠올리면서.“이 길이 내 길이구나, 그런 생각은 딱히 한 적이 없어요. 계속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그렇게 5년, 쌓아온 그의 고민이 담긴 것이 이번 앨범 ‘시간과 흔적’이다.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시선은 과거로 향한다. 11곡 중 가장 마지막에 완성된 동명의 타이틀곡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게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앨범 제작기에서 “장례를 치르면서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뭔가를 지나왔구나’하는 느낌이 확 들었다. 그때 이 곡의 주제를 정했다”고 했다.“작년 하반기, 한창 작업하던 중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그때 ‘왜 더 자주 찾아뵙지 못했나, 나는 대체 뭐하고 살았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생전 가깝게 지내지 못해서 더 그랬어요.”상실에 대한 이야기는 비단 이번 앨범만은 아니다. 지나온 길을 되짚으며 나온, 조금은 후회 섞인 가사들은 그의 곡 다수에서 발견된다. 주로 남겨진 사람의 입장에서 쓰인 노래들이 많은데, 이 점이 비슷한 처지의 청자들에게 몰입과 위로를 준다.“어느 새벽달이 지나가네/난 오늘도/전하지 못한 말들이 있나/파도에 소리쳐 봐도/들리지 않으니/그렇게 억지라도/웃어 보이는 건/내일이 있어서야” (곡 ‘등대’)그의 노래는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진 않는다. 다만 괜찮아질 앞날을 꿈꾼다. 함부로 예단하지 않기에 더 단단한 지지처럼 느껴지는 이유일 테다. 실제로 하현상이 노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 말은 곧 “어떻게든 살다 보면 괜찮아질 날이 온다”는 하현상 만의 위로법이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생각해요. 힘든 일이 있으면, 그만한 좋은 일이 있는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요.”실제 그는 한 팬으로부터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데 곡 ‘등대’를 듣고 살아 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하현상은 “예술가로 사는 게 힘들 때도 있는데,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이럴 때”라고 했다.과거 이야기로 시작해 조금 더 나아질 미래로 끝이 나는 줄거리. ‘5년간 변치 않는 본인의 음악적 뿌리와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기자에게 되물었다.“맨 처음에 써놓았던 글이 있는데, 별로인 것 같아 다른 글들을 막 써보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신 적 있지 않으세요? 여러 다른 시도들도 다 그 나름의 의미와 뜻이 있어요. 그렇지만 결국엔 처음으로 돌아오는 것. 노인이 아이처럼 변하듯 인생 모든 게 그런 것 같아요.” 하현상이 쫓는 처음은 “음악을 하며 느꼈던 순수한 즐거움”이다. 그리고 그 첫 순간은 기타를 처음 손에 쥐었던 17살로 돌아간다. 하현상은 17살의 마음으로, 계속 노래할 것을 다짐한다.“늘 그런 생각을 해요. ‘이번 생에는 노래를 만들고,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주어진 삶 동안은 진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요.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으면 돼요. 그러면 성공이라 믿어요.”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그룹 뉴진스(사진)가 2일(현지 시간)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7월 데뷔한 지 약 1년 만이다. 뉴진스는 지난달 21일 발매한 미니 2집 ‘겟 업’이 이날 ‘빌보드 200’에서 1위로 올라섰다. 빌보드는 이날 “지난 15년 동안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 걸그룹은 블랙핑크와 뉴진스 두 팀뿐”이라고 밝혔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발매한 정규 2집 ‘본 핑크’로 K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바 있다. ‘빌보드 200’은 실물 앨범 등 전통적인 앨범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산정한다. 뉴진스의 앨범 ‘겟 업’은 미국에서 10만1500장 판매됐으며 SEA 수치는 2만4500, TEA 수치는 500을 기록했다. 뉴진스는 이번 신보에서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슈퍼 샤이’ 등 3곡을 모두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올려놓았다. ‘슈퍼 샤이’는 ‘핫 100’에서 48위에 올랐으며 그 밖에 ‘ETA’는 81위, ‘쿨 위드 유’는 93위에 올랐다. K팝 걸그룹이 ‘핫 100’에 3곡 이상을 동시에 올려놓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K팝 가수 중에서는 지금까지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유일했다. 뉴진스는 3일 오후 5시(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 무대에 오르는 K팝 걸그룹은 뉴진스가 처음이다. 뉴진스의 무대는 위버스 라이브와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이지 리스닝(가볍게 듣기)과 3분 미만. 최근 아이돌 음악의 트렌드를 설명하는 단어다. 지난달 21일 발매된 뉴진스의 미니 2집 ‘겟 업’에는 이런 경향이 뚜렷이 나타난다. 앨범에 실린 ‘슈퍼 샤이’는 나른한 멜로디에 댄스를 접해 가볍게 듣기 쉬운 노래로 꼽힌다. 올해 4월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라이크 크레이지’, 빌보드 핫 100에 18주 연속 진입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 역시 나른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올해 5월 데뷔한 보이넥스트도어는 듣기 쉽고 편안한 곡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은 데뷔 쇼케이스에서 “화려함보다는 편안함이 어울리는 팀”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다음 달 데뷔할 예정인 SM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라이즈 역시 일상적인 감정을 곡에 담겠다고 밝혔다.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K팝이 영향을 받아 온 영국, 미국 팝 시장에서 듣기 쉽고 따라 부르기 좋은 곡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면서 강렬하고 화려한 곡 중심이었던 K팝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노래의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뉴진스의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긴 ‘슈퍼 샤이’가 2분35초이고, ‘겟업’은 단 37초에 불과하다. (여자)아이들의 ‘퀸카’는 2분 41초, 블랙핑크 지수의 ‘꽃’은 2분 53초,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는 2분 54초다. 모두 3분을 넘지 않는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음원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주로 듣게 되면서 여러 번 반복해 감상하려면 곡의 길이가 짧아야 유리하다”며 “짧은 영상으로 음악의 일부만 즐기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곡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해외 가수의 내한 공연과 한국 가수의 콘서트를 매년 4, 5개가량 즐기던 대학생 김모 씨(26)는 올해 상반기(1∼6월)엔 6월에 열린 미국 싱어송라이터 브루노 마스의 콘서트만으로 만족했다. 브루노 마스 공연은 티켓 가격이 7만7000∼25만 원의 7개로 나뉘어 원하는대로 고를 수 있었지만, 한국 가수 공연은 단일 가격으로 15만 원 안팎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K팝 콘서트 가격이 글로벌 톱 가수 공연보다 비싸 내한 공연이 더 ‘혜자’(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상품)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공연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껑충 뛴 K팝 콘서트 티켓 가격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VIP석 20만 원 시대최근 K팝 콘서트의 티켓값은 VIP석이 20만 원에 육박하고, 일반석 티켓도 15만 원이 넘는다. 올해 3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콘서트와 이달 12, 13일 열리는 르세라핌의 콘서트는 일반석 15만4000원, VIP석 19만8000원이다. 해외 가수들의 내한 공연과 비교해도 국내 가수들의 티켓 가격은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올해 하반기(7∼12월)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연의 경우 해외 가수는 라우브(미국)가 6만6000∼15만4000원, 찰리 푸스(영국) 7만7000∼18만7000원, 샘 스미스(영국) 13만2000∼25만 원이다. 이에 비해 슈가는 16만5000∼22만 원, 엔하이픈은 15만4000∼19만8000원이다. 최근 아이돌 공연을 여러 차례 본 황모 씨(23)는 “2019년에 비해 표 가격이 3만∼4만 원가량이나 올랐다”며 “해외 가수의 내한 공연은 무대에서 멀면 10만 원 이하인 좌석이 있지만 한국 가수 공연은 가장 싼 것도 10만 원대 중반이라 부담이 크다”고 했다.● 돈만 받고 ‘깜깜이 좌석 배정’연예기획사들의 티켓 판매 방식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공연 티켓 가격은 무대와의 거리와 시야 등을 고려해 좌석별로 가격에 차등을 둔다. 하지만 올 상반기 열린 샤이니와 NCT 드림, (여자)아이들, 에스파, 태연, 몬스타엑스 등의 단독 콘서트는 공연별 전석 약 15만 원 안팎으로 동일했다. 팬 커뮤니티엔 “같은 돈을 냈는데 누구는 1층, 누구는 꼭대기 층에서 콘서트를 봤다”며 “선착순 예매였지만 공정하지 않게 느껴졌다”는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관객이 아예 좌석을 고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세븐틴 콘서트는 유료 추첨제를 실시해 논란이 일었다. 팬클럽 멤버십 이용자가 사전에 응모해 당첨이 되면 티켓을 살 수 있게 했는데, 결제한 지 일주일가량 지나서야 좌석 위치를 알 수 있었다. 가격은 일반석 15만4000원, VIP석 19만8000원이었고, 팬클럽 멤버십 가입비 2만2000원을 별도로 내야 했다. 좌석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수료(4000원)을 내고 취소해야 했다. 한 관객은 “적지 않은 돈을 내도 좌석 위치를 알 수 없게 한 건 팬심을 악용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퍼포먼스 위주인 K팝 가수는 조명, 음향, 영상 등 준비할 게 많다. 인건비도 상승해 최근 티켓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국내 가수들의 공연 티켓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여타 문화생활 비용에 비해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 가격은 상승 폭이 크고 인상 속도도 빠른 편”이라며 “적지 않은 팬들이 청소년임을 고려해 가격 최저선을 낮추고 좌석별로 가격에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관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200자 원고지 1880장 분량의 긴 소설이지만 이야기는 단 하루를 그렸다. 1947년 9월 16일 부산. 해외에서 많은 동포들이 몰려온다. 중국에서, 만주에서, 일본에서, 조선이 해방됐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하지만 기쁨보다는 슬픔이 크다. 귀환한 이들은 제 몸 하나 건사하기 바쁘다. 생계 유지에 급급했기에 토박이로부터 ‘골치 썩이는 존재’들로 취급받는다. 이야기는 미도리마치라는 사창가로 친구를 만나러 가는 애신의 발걸음을 따라 진행된다. 큰 사건이나 뚜렷한 주인공은 없다. 그 대신 강제 징용으로 타지에 끌려갔다가 간신히 살아 돌아온 이들,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에 화상을 입어 얼굴이 문드러진 사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돌아왔으나 다시 사창가로 내몰렸던 사람들, 조선인 남편을 따라 조선에 왔으나 버림받고 오도 가도 못하는 일본 여자들을 조명한다. 애신이 마주치는 여러 공간과 인물들이 품은 슬픔에 주목한다. 논픽션으로 느껴질 정도로 그 시절을 생생하게 재현하면서 저자는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삶을 빼앗긴 이들, 역사의 변두리를 배회하는 이들이 말을 할 수 있게 공간을 내어준다. 이들의 삶을 가만히 지켜보다 보면, 사회의 혼란에 속절없이 휘둘리는 사람들이 곧 우리의 역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은 저자는 ‘한 명’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등 여러 작품에서 시대의 아픔에 집중해왔다. 자신의 11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에선 광복 직후의 난장 속에서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죽었는지, 역사의 부침을 어떻게 견뎠는지를 그려낸다.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애끓던 그 시절은 늑골이 주저앉는 이별이 이다지도 흔했다”고 말한다. 작품 속 스쳐 지나가는 두 인물의 대화는 1947년 9월 16일 또한 그 흔한 시절 중 하루라고, 그렇지만 기억해야 하는 날이라고 강조한다. “얘야, 오늘을 기억해라. 오늘을 잊지 말고 기억해라.” “오늘이 중요한 날이에요?” “아니…. 그저 깃털처럼 무수한 날들 중 하루일 뿐이란다. 얘야, 그렇더라도 오늘을 꼭 기억하렴.”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2029년 대한민국의 유인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면서 대원 3명 중 해군 특수전전단(UDT) 출신인 막내 대원 황선우(도경수)만 홀로 살아남는다. 달에 고립된 선우를 구하기 위해 나로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이 나서고,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우주정거장 총괄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이 물밑에서 돕는다. ‘신과 함께’ 1·2편으로 한국 영화 최초 시리즈 연속 천만 돌파 기록을 세운 김용화 감독의 신작 영화 ‘더 문’이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2600만여 명의 관객을 모은 김 감독이 처음 도전한 공상과학(SF)물이다. 영화는 달 탐사를 소재로 했지만 달에 고립된 대원 선우와 그를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재국과 문영의 감정선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재국은 5년 전 우리호에 앞서 우주 탐사에 나섰다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중 폭발해 산산이 무너졌던 나래호의 설계를 맡았던 인물이다. 선우의 아버지 역시 재국과 함께 나래호를 설계했던 연구원으로, 나래호 발사가 실패하자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때문에 재국은 누구보다 절박하게 선우의 무사 귀환을 위해 노력한다. 아버지 죽음의 중심엔 재국이 있다고 믿는 선우와 그를 구하려는 재국, 그리고 문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사는 죄의식과 용서, 책임감, 용기라는 주제가 관통한다. 우주에 고립된 인물의 생존과 귀환을 다룬 줄거리에선 자연스레 ‘마션’과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등 할리우드 영화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영화들과의 차별점은 등장인물 간에 복잡한 감정과 서사가 녹아 있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2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들고 나서 보니 ‘국가대표’ ‘신과 함께’에서 했던 이야기를 왜 또 했나 싶을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한동안 용서와 구원이란 키워드에 빠져 있었다. 용서를 구하는 용기와 용서를 받았을 때의 위로감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류애 역시 주요하게 부각된다.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생생한 달의 풍경이다. 영화 ‘그래비티’가 연상되는 우주 유영 장면을 지나 선우가 달에 착륙한 후부터 영화는 지루할 틈 없이 시각특수효과(VFX)를 뽐낸다. 제작비만 280억 원이 들었다. 김 감독은 “달 탐사선 세트는 나사가 사용하는 부품과 소재로 실물에 가깝게 제작됐고, 4K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해 달의 질감을 최대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샷 수를 줄이는 대신 사진처럼 정교한 질감을 내는 데 집중했다. 영화 속 달의 표면을 볼 때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해상도를 높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홀로 세트에서 촬영한 순간이 대부분이었을 도경수의 연기는 발군이다. 대부분 장면에서 5, 6줄의 와이어를 차고 연기한 그는 “우주 유영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세트나 우주복이 실제와 너무 똑같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훨씬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경구 역시 “도경수 씨가 고생하는 걸 보면서 ‘나는 정말 날로 연기했구나’ 싶어 부끄러웠다”며 도경수의 연기를 칭찬했다. 영화는 아이맥스 인증을 받은 카메라 ‘아리 알렉사 65’로 촬영했다. 김 감독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아이맥스 상영관에 맞는 비율로 찍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토리의 상당 부분이 신파로 구축된다는 점은 아쉽다. 선우는 뜬금없이 “대한민국”을 외치는 데다 재국은 선우의 죽음을 막기 위해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고백한다. 문영 또한 재국을 돕기 위해 나사 디렉터로서의 명예를 버리고 기밀을 빼돌리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캐릭터 때문에 이야기의 흡입력이 다소 떨어진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Back to the 2010’.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를 장식한 2세대 남자 아이돌 그룹이 연이어 컴백하고 있다. 그것도 완전체로. 30대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남자 아이돌 그룹의 컴백에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2008년 데뷔한 그룹 샤이니는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아 지난달 정규 8집 ‘HARD’(하드)를 발매했다. 컴백에 앞서 이들은 6월 단독 콘서트를 열어 3만여 명의 팬을 만났다. 올해 9월에는 데뷔 15주년 기념 영화 ‘마이 샤이니 월드’를 개봉한다. 이에 팬들은 “오라 내 학창시절” “변한 건 나이뿐”이라며 반기고 있다. 샤이니와 같은 해 데뷔한 그룹 유키스는 지난달 신보 ‘플레이리스트’를 발매했다. 5년 6개월 만에 내놓은 앨범이다. 이들은 28일과 30일, 일본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2010년 등장한 그룹 인피니트는 데뷔 13주년을 맞아 31일 7번째 미니 앨범 ‘비긴(13egin)’을 발매한다. 6명의 멤버가 함께하는 완전체 컴백은 2018년 발매한 정규 3집 앨범 ‘톱시드’ 이후 5년 만이다. 인피니트는 다음 달 19, 20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컴백 어게인’을 개최한다. 인피니트와 같은 해 데뷔한 그룹 틴탑도 이달 3년 만에 신곡 ‘포슈어’를 갖고 완전체로 돌아왔다. 이들은 15, 16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휴가가 절정에 이르는 8월부터 선선한 날씨에 야외에서 공연을 즐기기 좋은 9월까지 전국 곳곳에서 음악 축제가 열린다. 음악은 같이 부르고 춤추며 즐겨야 제 맛. 대형 야외 음악 페스티벌부터 이색 페스티벌까지 다양한 음악 축제가 펼쳐져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2006년 시작한 국내 대표 여름 야외 음악 축제인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다.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관계자는 “축제 첫해에 주요 가수로 무대에 올랐던 미국 밴드 스트록스가 17년 만에 다시 출연한다는 점이 올해 축제의 큰 특징”이라고 했다. 일본 밴드 엘르가든, 김창완 밴드가 주축을 이룬다. 다음 달 11∼13일 전북 전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에선 밴드 크라잉넛, 넬 등이 무대를 달군다. 9월 2, 3일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렛츠락 페스티벌’에는 국가스텐, 자우림 등이 참가한다. 이색 페스티벌도 눈에 띈다. 다음 달 25일부터 9월 3일까지 열흘간 부산 전역에서는 제1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열린다. 페스티벌 측 관계자는 “TV 코미디프로그램이 폐지돼 설자리를 잃은 개그맨들이 유튜브로 주 활동 무대를 옮긴 가운데, 팬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가 적었던 개그맨들이 팬들과 만난다”고 말했다. 유튜브 쇼트폼 콘텐츠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사랑받는 ‘숏박스’(김원훈 조진세 엄지윤)팀, ‘뚱시경’이란 부캐로 화제가 된 나선욱이 개그 공연을 펼친다. 개막식에는 일본 호스트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다나카(본명 김경욱)도 참가한다. 자연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도 있다. 9월 15∼17일 경기 용인에서 열리는 ‘더 그레이트풀 캠프 2023’은 숲속에서 2박 3일간 야영하며 인디밴드의 공연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9월 9, 10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선 서해안의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곽윤찬 트리오, 허소영 밴드 등 재즈 음악가들의 선율을 즐기는 ‘제2회 선셋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해외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광주와 강원 철원군을 주목하자. 다음 달 25∼27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일대에서 열리는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에선 국내외 30여 개 팀이 음악을 선보인다. 스페인 전통 타악기인 찰라파르타를 연주하는 4인조 밴드, 내전의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세르비아 출신 밴드 등의 평소 듣기 쉽지 않은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9월 2, 3일 철원에서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는 독일, 시리아, 콜롬비아 등 10개국 출신의 가수 26팀이 무대에 선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엔데믹 이후 이색 주제를 앞세운 페스티벌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장르별, 지역별 다양성이 강화됐다”며 “관객들은 자신의 취향과 축제별 특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감독님, 노래 틀어주세요. 캐럿(세븐틴의 팬)들 알아서 놀 거예요 아마.” “재밌게 놀다 가!” 2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콘서트 ‘Follow’를 마친 그룹 세븐틴이 관객에게 말했다. 3시간 반 동안 이어진 콘서트임에도 팬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결국 세븐틴은 무대 퇴장 전 팬들에게 항복(?)을 선언했다. 이날의 열기는 예상됐다. 최근 세븐틴이 2015년 데뷔 이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데다, 지난해 6월 열린 ‘Be the Sun’ 이후 약 13개월 만에 여는 서울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세븐틴은 올해 써클차트 상반기 결산에서 실물 음반 판매량 기준 음반 분야 정상을 차지했다. 10번째 미니앨범 ‘FML’로 K팝 가수 최초 단일 앨범 판매량 600만 장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전성기에 오른 지금, 그들의 발자취는 빛을 발했다. 이날 공연의 곡목들이 이를 증명했다. ‘FML’ 타이틀곡 ‘손오공’과 격한 퍼포먼스를 포함한 ‘돈키호테’ ‘박수’를 시작으로 총 25곡이 이어졌다. 데뷔곡 ‘아낀다’를 포함해 ‘울고 싶지 않아’ ‘고맙다’ ‘홈런’ ‘HOT’ ‘HIT’ ‘아주 NICE’ 등 과거 앨범 타이틀곡까지 총동원해 세븐틴의 서사를 집대성했다. 실제 리더 에스쿱스는 “저번 콘서트는 ‘세븐틴이 여기까지 잘 왔구나’ 느껴지는 콘서트였다면, 이번 콘서트는 데뷔 때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힙합, 보컬, 퍼포먼스 유닛의 다채로운 유닛곡 무대까지 선보이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멤버 호시는 “고척돔을 꽉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예전엔 ‘우리가 여길 채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번엔 모자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고 했다. 당초 세븐틴은 이번 콘서트 티켓이 전석 매진되자 다음달 추가 공연 개최를 검토한 바 있지만 성사되진 못했다. 호시는 “K팝 가수가 한국에서 공연을 많이 못해 죄송하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공연에는 멤버 승관이 건강상의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다. 다른 멤버들은 공연 내내 승관을 거명하며 빈자리를 채웠다. 멤버들이 “보고 싶다” 외치면, 캐럿들이 “승관아”를 외치기도 했다. 멤버 도겸은 “승관이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모두 노력했다. 너무 속상하게, 아쉽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다 같이 웃는 모습으로 보자”고 말했다. 호시는 “오늘 승관이가 없는데, 문득 승관이가 너무 보고 싶다”며 멤버들에게 “청춘이 되어줘서, 둘도 없는 친구, 형제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멤버 디노는 “저희가 여러분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고, 여러분들이 저희에게 다가온 것은 행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이 찾는다면 언제든 여러분 곁으로 갈 테니 너무 슬퍼하지 말고 또 너무 아쉬워하지 말고 늘 행복하라”고 말했다. 이날 세븐틴은 10월 컴백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프로듀싱 멤버인 우지는 “저희가 3연속 히트라는 너무 예상치 못한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 조금 부담이 됐다. 하지만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새로운 곡 작업이 가능하더라. 정말 멋지게 준비해서 돌아오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9월과 11, 12월 일본 5개 도시에서 ‘팔로우’ 투어를 이어간다.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콜롬보, 콜롬보.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땐 함께 일몰을 보며 달리자. 기다린다면, 언젠가 우린 세상을 이리저리 다니게 될 거야.”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브루노 메이저(35)가 내놓은 신보 속 ‘Columbo’(콜롬보)는 다름 아닌 자동차다. ‘낫띵’(Nothing), ‘리젠트스 파크’(Regent‘s Park) 등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그가 21일 동명(콜롬보)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을 내놨다. 메이저는 본보와 가진 서면 단독 인터뷰에서 “이전 작품보다 솔직하고 자전적인 작품”이라 말했다. 3년 만에 내놓은 앨범 발매를 맞아 내달 10~1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단독 공연도 연다. 이번 앨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사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메이저는 이 시기를 ‘자아의 죽음’이라 표현한다. 음악 활동이 적어지며 우울감과 술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봉쇄조치가 해제되자마자 뛰쳐나갔다. 매일이 모임과 파티였고, 그때 만난 것이 빈티지 자동차 콜롬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콜롬보는 다른 차와 충돌해 반파됐다.“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콜롬보를 보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수리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길가에서 바로 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후 6개월간은 앨범 작업에만 집중했어요. 나쁜 일을 통해 좋은 일을 얻는다는 게 진짜 일어나는 일이더라고요.” 메이저는 곡 작업이 자신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중요한 작업 철학으로 “나의 감정과 이야기로 음악을 만든다는 점”을 꼽을 정도다. 그래서 그의 곡은 특정인에 대한 곡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 ‘Tears in Rain’ 또한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그는 노래를 통해 살아 있는 동안 한 번도 묻지 않았던 질문들을 할머니에게 던진다. 기타를 치기 시작한 것은 7살. 그의 음악적 커리어의 시작도 재즈 기타 연주자였다. 반면 노래를 시작한 것은 무려 22살이었다. 그는 “기타 연주만큼이나 좋아했던 것이 글쓰기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제 글에 직접 만든 음악을 섞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이름을 알렸지만, 메이저는 여전히 자신을 “가창력 있는 ‘가수’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직접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제가 느끼는 감정을 제가 만든 음악에 목소리라는 악기로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세상의 수많은 예술의 형태 중 음악이 가장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다고 생각해요. 길이와 장르를 떠나 음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은 정말 강력하지 않나요?”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