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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산하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교수들이 예고한 대로 17일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첫날 교수들의 휴진 동참률은 병원마다 달랐지만 외래 진료가 평균 2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자체 조사에서 교수 57.3%가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했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의 경우 휴진 동참률이 그보다는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에서 만난 김명선 씨(60)는 “2년 전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고 후속 진료를 6개월 기다렸는데 17일 예정됐던 진료가 다음 달 5일로 연기됐다. 떼야 할 서류도 있고 혹시나 해서 왔는데 진료는 못 받았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외래진료가 20,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시가 서울대병원에 위탁 운영 중인 보라매병원의 경우 휴진율이 10%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약 변경 통보를 받은 환자들이 내원하지 않아 이 병원들은 대체로 한산했다. 다만 일부 고령 환자는 진료 변경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또 서울대병원 암병원 내 갑상선센터와 혈액암센터의 경우 교수가 모두 휴진에 참여해 예약을 전부 취소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상 행정처분 취소와 내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 등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또 강희경 비대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생각이 짧았다”며 다음 주 진료 재개 방침을 밝혔다가 비대위가 무기한 휴진 방침을 재확인하며 내부 이견도 노출했다. 정부는 서울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18일 집단 휴진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6일 대학병원 교수에 대한 구상권 청구 방침을 밝힌 데 이어 17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협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임현택 회장 등 의협 지도부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주례회동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계 불법 진료 거부에 대한 비상 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협은 1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약 2만 명(신고 인원)이 참여하는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진행한다. “항암치료 못받아” 환자 가족 눈물… 의사들 “무기한 휴진 안돼”[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환자들 “목숨 쥐고 이러느냐” 고함… 교수들 “전공의 외면, 천륜 저버린것”일부 의사 휴진 밝혔다 진료실 열어… 세브란스-아산병원도 휴진 수순17일 오후 1시경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내분비-감염내과 진료대기실. 진료대기실엔 환자 10여 명이 띄엄띄엄 앉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환자, 보호자들로 붐볐지만 이날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내과 종합 안내판에는 진료가 예정됐던 7명의 교수 중 4명만 예약 현황이 표기돼 있었다. 이 병원 순환기내과를 방문한 한 모녀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진료실이 한두 개밖에 안 열려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암 환자 보호자는 “오늘 가족이 항암 치료를 못 받게 됐다”며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내원 환자가 줄어 병원은 적막했지만 일부 환자는 병원 로비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이 환자의 목숨을 쥐고 이러느냐”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전공의 외면한 채 환자 치료하라는 건 천륜 어긋나” 이날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에선 휴진 소식을 듣고 불안한 환자들이 예약 시간보다 일찍 병원을 찾아 기다리기도 했다. 충북 괴산군에서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콩팥병 환자 안모 씨(64)는 “오후 1시 반 진료인데 오전 8시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 중환자를 볼모로 잡는 집단 휴진은 파렴치한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폐 질환을 앓는 부친(85)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은 송희섭 씨(54)는 “집단 휴진 탓에 진료 날짜를 바꾸라는 연락을 받을까 봐 직전까지 마음을 졸였다”며 “국립대병원 교수들의 집단 휴진이 믿기지 않는다. 의사들이 아픈 환자들을 두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일부 교수는 환자의 따가운 시선에 휴진 참여 의사를 밝혔다가 다시 진료실을 열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의 한 내과 교수는 “환자들이 지방에서도 많이 올라오는데 갑자기 예약을 변경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휴진을 택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휴진 선포 집회와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집회에선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곽재건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는 “의사를 악마화하고 갈라치기 하는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나간 전공의들에게 안 돌아오면 벌을 준다고 협박한다. 21세기 공산당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성범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자식 같은 전공의들이 나간 지 4개월 지났는데 상관없이 병원에 남아 환자 치료나 계속하라는 건 천륜을 저버린 가혹한 요구”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이 자리에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 상설 의정 협의체 구축, 내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을 요구했다. 심포지엄에선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임 회장은) 실천력 있는 행동 대신 무대책에 가까운 책임 없는 행동을 하며 박 위원장과 말싸움이나 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유인이 되겠다고 (병원을) 나갔으면 어떻게 하면 돌아올 것인지 시스템을 요구해야 하는데 100일이 넘도록 들은 바 없다”며 “둘 다 (자리에서) 내려오시면 어떤가”라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7월 4일부터 휴진” 서울대병원은 당초 응급·중증·희귀질환자 진료는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진료 예약 변경 과정에서 말기 암 환자에게도 진료 변경 문자가 발송되고, 암병원 내 갑상샘센터와 혈액암센터 등의 예약이 전부 취소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처음 해 본 일이라 미숙하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부 교수는 진료 변경 공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내원한 환자의 진료를 그대로 진행하기도 했다. 20일에 예정된 진료가 연기된다는 문자를 받았던 신장암 4기 환자도 일정을 재조정해 18일에 진료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진을 언제까지 할지를 두고선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더 이상 무기한 휴진을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 다음 주까지 일정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며 이번 주까지만 휴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는 세 시간 만에 공지를 통해 “비대위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무기한 휴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비대위는 19일경 휴진 지속 여부를 논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세브란스병원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결의한 데 이어 서울아산병원도 17일 다음 달 4일부터 무기한 휴진 방침을 정하며 무기한 휴진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무기한 휴진을 두고선 의사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17일 성명에서 “의대 교수들의 진료 중단은 벼랑 끝에 놓인 환자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성남=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17일 오후 3시경 서울 관악구 관악산생태공원 둘레길 입구.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경찰 드론 1대가 하늘로 떠올랐다. 목표는 공원 안에 숨은 경찰 직원 1명을 찾는 것이었다. 공원이 약 7만6000m²(약 2만3000평)로 넓은 데다 나무가 우거졌지만, 드론 조종사는 숨은 직원을 2분 만에 찾아냈다. 드론에 탑재된 열화상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내온 덕분이었다. 서울에서 처음 실시된 ‘순찰용 드론’ 시범 운영 현장이다. 관악경찰서는 이날 순찰용 드론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올 3월 경찰 ‘무인비행장치 운용규칙’이 개정되면서 범죄 예방을 위한 순찰 목적으로도 드론을 활용할 수 있게 되자 서울 내 31개 관서 중 처음으로 시범 운영에 나선 것. 관악경찰서는 소속 경찰관 중 드론 조종 면허를 가진 직원 7명을 선발해 순찰팀을 구성했다. 이날 드론을 시범 비행한 곳은 지난해 8월 최윤종(31)이 30대 여성을 살해한 장소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이었다. 최윤종은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물색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둘레길을 산책하던 주민 김모 씨(60)는 “지난해 살인 사건 이후 새벽이나 저녁에 혼자 산책하는 게 불안했는데 드론이 정기적으로 순찰한다니 안심된다”고 말했다. 박민영 관악경찰서장은 “평소 경찰의 접근이 어려웠던 지역에 대한 범죄 예방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간 경찰 드론은 실종자 수색이나 재난·테러 대비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사생활 침해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찰 드론이 실종자 수색 등 다른 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고 사건과 무관한 촬영 영상은 30일 이후 파기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면서 순찰에도 쓸 수 있게 됐다. 올 4월 전남 고흥경찰서는 몰래 양귀비를 키우던 현장을 드론으로 적발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달 27일부터 범죄 예방을 위해 순찰용 드론을 띄우고 있다. 국토가 넓고 총기 등으로 인한 경찰관 피해가 많은 미국 경찰은 일찍이 드론을 도입해 각종 범죄 예방 활동에도 활용하고 있다. 2017년 캘리포니아주 출라비스타 경찰(CVPD)은 911신고에 대응하기 위한 드론을 미국 최초로 도입해 최근까지 약 2만 건 활용했다. 미국에선 드론을 활용하면 경찰 출동 비용을 90%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이병석 경찰대 국제대테러연구센터장은 “드론 활용으로 채증과 추적 등에서 인력과 시간을 절약하면 다른 임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17일 오후 3시경 서울 관악구 관악산생태공원 둘레길 입구.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경찰 드론 1대가 하늘로 떠올랐다. 목표는 공원 안에 숨은 경찰 직원 1명을 찾는 것이었다. 공원이 약 7만6000m²(약 2만3000평)로 넓은데다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맨눈으로는 찾기 어려웠지만, 드론 조종사는 숨은 직원을 2분 만에 찾아냈다. 드론에 탑재된 열화상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내온 덕분이었다. 서울경찰청이 관내에서 처음 실시한 ‘순찰용 드론’ 시범 운영 현장이다.● 열화상 드론, 수풀 우거져도 열화상 카메라로 감지관악경찰서는 이날 순찰용 드론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올 3월 경찰 ‘무인비행장치 운용규칙’이 개정되면서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 목적으로도 드론을 활용할 수 있게 되자 서울 내 31개 관서 중 처음으로 시범운영에 나선 것. 관악경찰서는 소속 경찰관 중 드론조종 면허를 가진 직원 7명을 선발해 순찰팀을 구성했다.이날 드론을 시범 비행한 곳은 지난해 8월 최윤종(31)이 30대 여성을 살해한 공원에서 약 200m 떨어진 장소였다. 인근 주민은 ‘안심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홀로 둘레길을 산책하던 주민 김모 씨(60)는 “지난해 살인 사건이 이후 새벽 일찍이나 저녁 늦게 홀로 둘레길을 걷는 건 불안했는데, 밤에도 현장을 잘 관찰할 수 있는 열화상 드론이 정기적으로 순찰을 한다고 들으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박민영 관악경찰서장은 “평소 경찰의 접근이 어려웠던 지역에 대한 범죄예방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그간 경찰 드론은 실종자 수색이나 재난·테러 대비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사생활 침해 논란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종자 수색 등 다른 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사건과 무관한 촬영 영상은 30일 이후 파기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면서 순찰에도 쓸 수 있게 됐다. 올 4, 5월 전남 고흥경찰서와 경남경찰청 드론순찰대는 각각 전남 고흥군, 경남 의령군 등지에서 몰래 양귀비를 키우던 현장을 드론으로 적발했다. 대구 성서경찰서도 지난달 27일 이상동기 범죄예방을 위해 드론을 이용해 합동 순찰에 나섰다.● 美 경찰은 2017년 드론 도입국토가 넓고 총기 등으로 인한 경찰관 피해가 많은 미국 경찰은 일찍이 드론을 도입해 각종 범죄예방 활동에도 활용하고 있다. 2017년 캘리포니아주 출라비스타 경찰(CVPD)은 911신고에 대응하기 위한 드론을 미국 전역 최초로 도입했다. 경찰이 신고를 접수하면 드론이 먼저 현장으로 날아가 어떤 경찰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현장 채증 및 용의자 추적 등 임무를 수행한다. CVPD에 따르면 최근까지 드론이 1만9657건 출동했고 평균 응답시간은 1분 50초였다. 미국 다른 지역의 1500개가 넘는 경찰 관서에서도 드론을 도입해 활용 중이다. 미국 경찰 측은 “드론을 활용하면 경찰 출동 비용의 90%를 절약할 수 있고, 차량정체 상황에서도 빠르게 현장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수사를 넘어선 사생활 침해가 이뤄지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한 지역 매체는 CVPD를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경찰이 “주민들을 감시하지 않는다”고 말한 부분을 검증하기 위해 특정 한 달간 드론이 촬영한 영상 등을 요구했는데 CVPD 측이 ‘수사 관련 사항’이라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1심 법원은 CVPD의 손을 들어줬지만, 같은해 12월 열린 항소심 법원은 “1심 법원은 (드론이 촬영한) 모든 영상이 주 공공기록법(CPRA)에 따라 비공개된다고 판단했는데 영상의 세 분류 중 하나는 해당 법에 저촉되지 않을 여지가 있다”며 원심판결을 취소·환송했다.국내 경찰 드론 운용규칙 개정안 역시 촬영 영상에 대해 ‘보관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바로 파기해야 한다’고 명시한 조항을 신설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촬영한 영상은 개인영상정보보호법에 의해 사건과 관련이 없거나 30일을 초과하면 폐기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번 규칙 개정을 포함해 경찰 드론 제도 도입을 이끌어온 이병석 경찰대 국제대테러연구센터장은 “드론 활용으로 증거 수집과 추적 등에서 인력과 시간을 절약하면 다른 임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의료 실습을 위해 기증된 커대버(해부용 시신)를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의 강의에 활용한 업체가 경찰에 고발된 가운데, 이런 실습 프로그램이 10년 전부터 전국에서 꾸준히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커대버를 조달한 대학병원과 의대가 가톨릭대 외에도 여럿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16일 동아일보가 필라테스 학원과 피부미용실 등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커대버 실습을 ‘홍보 스펙’으로 내세운 사례가 수십 건 나타났다. 스스로 ‘상위 1% 바디 프로듀서’라고 소개한 부산의 한 피부미용실 원장은 홍보 사이트에 최근 논란이 된 ‘가톨릭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커대버 연수 수료’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대구의 한 필라테스 학원은 강사들이 실습 가운을 입은 인증 사진과 함께 ‘전국 유일 카데바(커대버)실습 필라테스 자격증’, ‘이렇게 전문적인 필라테스센터 보셨나’라고 페이스북에 홍보했다. 이 중엔 가톨릭대나 연세대가 아닌 다른 대학병원과 연계됐다고 홍보한 사례도 있었다. 한 체력 지도자 양성단체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회원 대상으로 커대버 실습을 여러 건 열었다고 홍보했다. 그중엔 서울의 한 의대에서 ‘직접 만지며 확인하는 방식’으로 부위별 집중 실습을 한다며 참가비를 걷은 경우도 있다. 경기 시흥시의 한 필라테스 학원은 원장 이력에 경기 지역의 한 대학병원 이름과 함께 ‘2021, 2022년 신체 해부 실습’을 이력에 내걸었다. 커대버 관리 부실이 한두 대학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현행 시체해부법상 비의료인에게 커대버 해부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다. 커대버를 비의료인 실습에 활용한 업체와 실습자, 이를 제공한 병원이나 의대는 모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부 자격이 있는 해부학 교수 등이 대학병원 측에 요청하면 구체적인 용처를 확인하지 않고 커대버를 내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참가비는 1인당 15만∼60만 원으로 1회 실습에 수백만 원이 걷히는데, 이를 대학병원과 강사, 주관 업체가 나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학병원 측에 40만∼50만 원을 교보재 비용 등 명목으로 건넨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고인과 유족을 위해 ‘시신 취급 시 정중하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명시한 관련법과 달리 커대버를 도구처럼 표현한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23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커대버 해부 강의를 열기로 했던 H사는 광고에 “프레시(신선한) 커대버” 등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됐다. 의사단체는 H사를 시체해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H사는 강의를 취소한 상태다. 다른 한 교육업체는 강의 자격이 없는 연구원을 강사로 내세워 연세대 의대에서 헬스 트레이너 등을 대상으로 커대버 강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의료 실습을 위해 기증된 커대버(해부용 시신)를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의 강의에 활용한 업체가 경찰에 고발된 가운데, 이런 실습 프로그램이 10년 전부터 전국에서 꾸준히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커대버를 조달한 대학병원과 의대가 가톨릭대 외에도 여럿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16일 동아일보가 필라테스 학원과 피부미용실 등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커대버 실습을 ‘홍보 스펙’으로 내세운 사례가 수십 건 나타났다. 스스로 ‘상위 1% 바디 프로듀서’라고 소개한 부산의 한 피부미용실 원장은 홍보 사이트에 최근 논란이 된 ‘가톨릭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커대버 연수 수료’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대구의 한 필라테스 학원은 강사들이 실습 가운을 입은 인증 사진과 함께 ‘전국 유일 커대버 실습 필라테스 자격증’, ‘이렇게 전문적인 필라테스센터 보셨나’라고 페이스북에 홍보했다.이중엔 가톨릭대나 연세대가 아닌 다른 대학병원과 연계됐다고 홍보한 사례도 있었다. 한 체력 지도자 양성단체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회원 대상으로 커대버 실습을 여러 건 열었다고 홍보했다. 그중엔 서울의 한 의대에서 ‘직접 만지며 확인하는 방식’으로 부위별 집중 실습을 한다며 참가비를 걷은 경우도 있다. 경기 시흥시의 한 필라테스 학원은 원장 이력에 경기 지역의 한 대학병원 이름과 함께 ‘2021, 2022년 신체 해부 실습’을 이력에 내걸었다. 커대버 관리 부실이 한두 대학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현행 시체해부법상 비의료인에게 커대버 해부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다. 커대버를 비의료인 실습에 활용한 업체와 실습자, 이를 제공한 병원이나 의대는 모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부 자격이 있는 해부학 교수 등이 대학병원 측에 요청하면 구체적인 용처를 확인하지 않고 커대버를 내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참가비는 1인당 15만~60만 원으로 1회 실습에 수백만 원이 걷히는데, 이를 대학병원과 강사, 주관 업체가 나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학병원 측에 40만~50만 원을 교보재 비용 등 명목으로 건넨다”고 했다.또 다른 문제는 고인과 유족을 위해 ‘시신 취급 시 정중하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명시한 관련법과 달리 커대버를 도구처럼 표현한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23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커대버 해부 강의를 열기로 했던 H사는 수강생 후기라며 “이렇게 상태 좋은 커대버는 처음입니다” 등 문구를 광고에 써서 논란이 됐다. 의사단체는 H사를 시체해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H사는 강의를 취소한 상태다. 다른 한 교육업체는 강의 자격이 없는 연구원을 강사로 내세워 연세대 의대에서 헬스 트레이너 등 대상으로 커대버 강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동해 바다는 물때보다도 바람이 문제였다. 방파제에 올라서니 눈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바람이 거셌다. 앞바람을 맞은 탓에 봉돌이 멀리 나가지 못하고 금방 고꾸라졌고, 물 밖으로 드러난 낚싯줄도 곧이곧대로 뻗지 못하고 휘어버렸다. 초릿대가 세차게 흔들려도 이것이 물고기의 입질 때문인지, 봉돌이 파도에 휩쓸린 탓인지 알 길이 없었다. 때문에 이곳에선 줄을 팽팽하게 당겨두고 입질을 기다리는 방식 대신, 줄을 천천히 감아올리다가 반바퀴씩 휙 감아 젖혀 하필 그때 입질하던 물고기의 아가리를 꿰길 바라는 요행 어린 낚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에는 그렇게 주먹만 한 복어도 잡았더랬다.빈 바늘을 거둬들이고 다시 지렁이를 물려 던지길 수십 번. 물고기 대신 묵직한 해초가 딸려 올라와 실망한 순간이 많았지만, 밑걸림에 채비가 아예 터져버리는 일이 없던 것만 해도 초보 낚시꾼에게는 감사할 일이었다.강도다리 치어를 살려라그러다 줄이 팽팽해지고 풀리는 게 평상시와는 달라 긴가민가하며 줄을 감아올렸다. 이리저리 당겨봐도 가벼운 것이 도무지 살아있는 물고기가 걸린 것은 아닌 듯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못난 해초로구나’ 체념할 때즈음 봉돌 밑에 작은 물고기가 걸려있는 게 보였다. 뭍으로 올려보니 손 한 뼘 만도 못한 길이의 새끼 강도다리였다. 끌려 올라올 때 힘을 다 썼는지 면장갑 낀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봐도 반응이 없었다. 일단 손을 옆에 갖다댄 뒤 사진 한 방 찍고, 줄을 들어 얼굴 옆에 갖다댄 뒤 또 한 방 찍고. 굳이 길이를 안 재봐도 잡아들여서는 안 되는 치어 같아 그만 놓아주려 바늘을 찾았다.‘어라?’몸통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입안을 훑어봐도 바늘 끝이 보이지 않았다. 바늘은 내장 깊은 곳에 걸려있는 듯했다. 새끼손가락도 들어가지 않을 작은 입으로 무슨 욕심을 그렇게 부렸는지. 일단 급한 대로 코털 집게를 깊숙이 넣어 바늘 같은 걸 잡고 휘휘 돌려봤으나 갈고리 모양의 바늘이 살점을 단단히 파고든 게 쉽게 빠질 리 없었다. 바늘을 빼려면 바늘을 몸 안쪽으로 깊게 밀어넣어 갈고리 끝을 빼낸 뒤, 끝이 걸리지 않게 천천히 당겨 빼내야 했다. 하지만 그 작은 입을 통해 모든 걸 해내기엔 실력이 한참 부족했다. 그렇게 수 분이 넘게 씨름하다가 도무지 못하겠다, 물고기도 이미 죽었겠다, 바닥에 내팽개치는데 잠잠하던 물고기가 갑자기 펄떡펄떡 날뛰기 시작했다. 제발 이 고통을 그만 끝내달라고 온몸으로 애원하는 듯했다.손날로 내리쳐 기절이라도 시킬까 했지만 이미 체력을 다 써버린 이놈한테는 그게 마지막 한 방이 될 것 같아 다시 수술을 해보기로 했다. 다 말라가는 몸통을 집어 들었지만, 이번에도 이렇다 할 방법은 없었고, 집게에 걸리는 족족 힘껏 잡아당겨 보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삼킨 지렁이 조각을 빼내는 것 외에는 별 수확이 없었다. 물고기는 완전히 숨이 끊어진 듯 작게 입을 벌린 채 잠잠했다. 아가미에서 선홍색 피가 스며나왔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뭐라도 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 낚싯줄을 검지 손가락에 몇 바퀴 감고 힘을 힘껏 주어 당겼다. 마침내 ‘까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살점과 바늘이 튀어나왔다.얼른 물고기를 집어 바다에 던졌다. 물고기는 흰 배를 까뒤집어진 채 그대로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해초에 얹힌 물고기를 한참 내려다보며 반전을 바랐으나 그것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작은 물고기에 대한 예의날은 여전히 밝고, 바람도 잦아드는 듯했다. 미끼도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장 채비를 챙겨 일어났다. 도무지 바늘에서 물고기의 내장 조각을 빼내고, 그곳에 다시 지렁이를 끼워 던질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 역시 수산시장 수조 속 물고기를 동정하는 기사를 보고 코웃음을 치던 쪽이었으나, 직접 두 손으로 간절한 생명의 불씨를 서서히 꺼트리는 경험은 한 인간성 혹은 영혼이라 할 만한 것에 큰 가책을 안기는 것이었다. 강도다리의 사체를 앞두고서 ‘물고기는 통각수용기가 없어 고통을 모른다’는 학설이나, 죽어서도 영양분이 되어 바다를 이롭게 한다는 섭리 따위를 운운하며 손쉽게 죄책감을 털어내려 한 모진 감수성이 오히려 동정 받아 마땅한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가책 역시 내장을 콱 물린 바늘처럼 쉽게 빠질 줄 몰랐다.생계나 생존을 위한 낚시는 수천 년간 지속돼온 정당한 행위이고, 때에 따라선 숭고하기마저 한 것이라서 대문호들의 글감이 되기도 하지만, 취미를 위한 낚시란 ‘이 남자 제법 취향 있네’라는, 돌아서면 잊힐 얇은 각인을 새기기 위해 낭비될 뿐 가치나 의미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내가 강도다리에게 배운 게 있다면 재미를 위해 비록 작더라도 한 생명을 고통에 몸부림치게 하고 끝내 죽이고마는 건 자신의 양심에도 큰 생채기를 내고 만다는 것. 취미로 낚시를 즐기려는 자는 반드시 잡은 물고기를, 상처는 남을지언정 생명에 지장 없는 상태로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것. 그것이 물고기에게 무의미한 고통을 안기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이었다.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검색창에 ‘물고기 바늘’까지만 입력했는데 ‘빼는 법’이 자동 완성됐다. 그런 가책에 괴로워한 게 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면서도, 그 많은 사람이 검색하면서 자동완성 목록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물고기가 배를 까뒤집으며 죽어 나갔을까를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다시 아려왔다. 인터넷에 올라온 강의들을 보니 바늘을 빼기 위한 도구들은 이미 많이 발명돼 있으며, 방법만 안다면 나무젓가락 한 쌍으로도 가능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바늘을 척척 빼낼 수 있는 명의가 되기 전까진 낚싯대를 잡지 말자 다짐하면서도, 사진을 자랑하고픈 욕구를 참지 못한 것도 창피해할 만한 일이다.[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김성길 씨(79·화학과 64학번)와 김운섭 씨(79·화학과 64학번)가 모교인 고려대 화학과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3억 원을 쾌척했다. 이들은 각자 기업의 대표와 회장직 등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부를 통해 기업 이름이 알려지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 1층 총장실에서 ‘김성길·김운섭 교우 화학과 운성장학금 기부식’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운성장학금’은 고려대 화학과 동기인 김운섭 씨와 김성길 씨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 지었다. 고려대 화학과 재학생들에게 생활비 등을 지급하는 장학 기금이다. 기부식에서 김성길 씨는 “후배들이 운성장학금을 통해 학업에 매진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운섭 씨도 “화학과 후배들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삼형제가 겨우 모은 돈인데… 막막하기만 합니다.” 올해 4월 신모 씨(68)는 치아가 거의 없는 막냇동생을 위해 형제들과 돈을 모아 서울의 한 치과를 찾았다.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모은 670만 원을 내려니 망설여졌지만, 기초생활수급자인 동생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한 달 후 치과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치과 원장은 지난달 31일 “힘든 상황으로 병원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는 문자메시지만 남기고 잠적했다. 형제들은 급하게 다른 병원을 알아봤지만, 모은 돈이 없어 지금까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 병원 환자들은 사기 혐의로 원장을 고소했다. 피해자는 약 400명에 달하며, 일부 환자는 1000만 원 이상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7일 “송구하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종 가리지 않고 급증하는 ‘선납 먹튀’ 헬스장, 병원 등이 매년 거액의 회원권료나 치료비 등을 선납받은 뒤 돌연 폐업·잠적하는 이른바 ‘선납 먹튀’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피해 구제가 불가능할 때가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계약불이행·위약금 피해구제 신청 상위 10개 업종의 분쟁은 2021년 3436건에서 지난해 5209건으로 급증했다. 2년새 1.5배로 늘어난 것이다. 헬스장(2242건→3069건), 필라테스(612건→993건)는 물론이고 치과(18건→46건)나 피부과(56건→152건)도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선 미용실, 산후조리원, 영어유치원 등도 기습적으로 폐업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구 수성구의 한 사우나 회원 80여 명은 잠적한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달 9일에는 수도권의 대형 필라테스 업체가 폐업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년간 법적 대응에도 배상 못 받아 문제는 먹튀 피해를 당해도 구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6년 전 두 자녀의 교정 치료를 위해 서울 강남구의 한 치과에 600만 원을 선납한 조모 씨(50)는 폐업 이후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했지만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 조 씨는 2018년 8월 한국소비자원 분쟁 조정에서 환급 결정을 받아냈고, 이듬해 10월 민사소송에서도 승소했다. 하지만 치과 원장이 2020년 12월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배상을 전혀 받지 못했다. 만약 원장이 사기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2월 1심 법원은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기망행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뿐, 결코 피고인이 결백하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사기 혐의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파산 선고의 효력도 유지됐다. 조 씨는 지난달 10일 사기 등 혐의로 원장을 재차 고소했다. 하지만 11일 만에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경찰은 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美 일부 주는 선납 기간·액수 제한 미국은 버지니아주 등 일부 주에 먹튀를 막는 제도가 있다. 폐업 30일 전 회원들에게 의무적으로 고지하거나 2년 치 이상 또는 총액의 50% 이상은 선납을 못 받게 하는 식이다. 다만 법조계에선 선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면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거나 보증보험 가입 등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법적 강제보단 정부 가이드라인이 적절해 보인다”며 “업주들도 자체적으로 보증보험에 들거나 공제조합을 만들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정주 법무법인 담정 변호사는 “갑작스럽게 대량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든가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경우 (선납을 하기 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울 지하철역 전기실에서 전선 케이블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전기에 감전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노동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6분경 서울 은평구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지하 1층 전기실에서 전선 케이블을 분류하는 스티커를 부착하던 A 씨(53)가 감전돼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함께 작업하던 직원 2명이 곧바로 119구급대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19구급대도 심폐소생술을 하며 A 씨를 은평성모병원으로 옮겼지만 오전 2시 40분경 사망 판정을 받았다. 지하철역은 전철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역내 전기 시설엔 최고 6600V에 달하는 고압 전류가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전기 관련 작업을 하거나 점검할 때는 작업자 2, 3명이 한 조를 이뤄 전기가 차단됐는지를 확인하면서 해야 한다. 한 철도전기 전문가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류를 차단하고, 접지를 통해 잔류 전기를 방출해 단전 여부를 확인한 다음 안전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며 “단전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감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연신내역에 사고 수습·대책본부를 차리고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서울교통공사 등을 상대로 안전 규정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 면밀하게 협조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서울 지하철역 전기실에서 전선 케이블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고압 전류에 감전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노동당국은 서울교통공사 측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6분경 은평구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지하 1층 전기실에서 전선 케이블을 분류하는 스티커를 부착하던 A 씨(53)가 감전돼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함께 작업하던 직원 2명이 곧바로 119구급대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19구급대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A 씨를 은평성모병원으로 옮겼지만 오전 2시 40분경 사망 판정을 받았다.지하철역은 전철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역내 전기 시설엔 최고 6600V에 달하는 고압 전류가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선 케이블 관련 작업을 하거나 점검할 때는 작업자 2, 3인이 한 조를 이뤄 단전 여부를 확인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한 철도전기 전문가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류를 차단하고, 접지를 통해 잔류전기를 방출해 단전 여부를 확인한 다음 안전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며 “단전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감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서울교통공사는 연신내역에 대책본부를 차리고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서울 은평경찰서도 서울교통공사 등을 상대로 원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 면밀하게 협조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익명의 독지가가 세종시 공동캠퍼스 내에 들어설 고려대 세종캠퍼스 건립 기금으로 100억 원을 쾌척했다. 고려대 출신 기업인으로 알려진 독지가의 이번 기부로 세종캠퍼스 구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4일 고려대는 최근 한 독지가가 100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신원을 철저히 익명에 부쳐 달라며 이를 고려대 세종캠퍼스 건립에 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자는 “세종시 공동캠퍼스가 고려대 세종캠퍼스의 비약적인 발전을 뒷받침할 계기가 되고, 여기 입주한 고려대 학생이 타 대학, 연구기관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미래 사회에 공헌할 인재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행복도시건설청,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사학진흥재단 등이 공동 협력해 추진하는 세종시 공동캠퍼스는 다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입주해 교사와 지원시설을 함께 이용하고 융합 교육·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유형의 캠퍼스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지난해 2월 입주 대학으로 확정됐다. 고려대는 이 캠퍼스에 인공지능사이버보안학과와 스마트도시학부, 빅데이터사이언스학부 등 첨단 분야 학과와 더불어 행정전문대학원까지 총 790명 규모로 입주할 계획이다. 이번 기부금은 고려대 서울캠퍼스와 협력해 정부·공공부문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부와 대학원의 건물을 짓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2026년 2월까지 착공해 개교를 준비할 계획이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세종시 공동캠퍼스 내 고려대 세종캠퍼스 건립을 위해 힘을 보태준 익명의 독지가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캠퍼스의 위상을 강화하고, 지역의 산학연관 협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기부금은 세종시 공동캠퍼스 입주에 필요한 용지 확보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고려대에 익명으로 거액이 기부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엔 고려대 개교 이래 최대 금액이자 국내 대학 단일 기부액으로는 두 번째로 큰 금액인 630억 원이 익명으로 기부됐다. 같은 해 7월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이 고려대에 100억 원을 기부했을 때도 또 다른 익명의 개인 기부자가 100억 원을 쾌척했다. 고려대는 거액 기부자들에 대한 예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억 원 이상 기부하면 ‘크림슨 아너스 클럽’ 회원으로 추대되며, 100억 원 이상 기부하면 석탑 클럽 명예의 전당에 등재된다. 석탑 클럽에 이름을 올린 개인은 고(故) 정운오 한국관광호텔 회장, 정재욱 재성 회장, 김영석·양영애 씨 부부, 김완섭·김재철 변호사, 박양숙 여사 등이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조수연 ㈜FM커뮤니케이션즈 대표(농화학과 77학번)가 고려대 인공지능(AI) 분야 기금교수 후원 사업에 쓰라며 10억 원을 기부했다. 고려대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서울캠퍼스 본관에서 조 대표의 기금교수 기부 약정식을 열었다고 3일 밝혔다. 조 대표는 1980년대 고려대 응원단장을 지냈고, 지난해 7월 출범한 고려대 발전위원회 공동본부장으로 위촉됐다. 조 대표는 “고려대 발전위원회 본부장으로서 다가오는 개교 120주년을 맞아 모교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자 했다”며 “AI 분야 학문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고려대는 조 대표의 뜻에 따라 2025학년도 AI 분야 교원 초빙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2007년부터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응원단 등에 총 1억1000만 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기부한 바 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조수연 ㈜FM커뮤니케이션즈 대표(농화학 77·사진)가 고려대 인공지능(AI) 분야 기금 교수 후원 사업에 쓰라며 10억 원을 기부했다.고려대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 30분경 서울 성북구 서울캠퍼스 본관 프레지던트 챔버에서 조 대표의 기금교수 기부 약정식을 열었다고 3일 밝혔다. 조 대표는 1980년대 고려대 응원단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7월 출범한 고려대 발전위원회 공동본부장으로 위촉됐다. 조 대표는 “고려대 발전위원회 본부장으로서 다가오는 개교 120주년을 맞아 모교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자 했다”며 “AI 분야의 학문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고려대는 조 대표의 뜻에 따라 2025학년도 AI 분야 교원 초빙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2007년부터 고려대 경영전문대학, 응원단 등에 총 1억1000만 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기부한 바 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연쇄 성폭행범이 이웃이라니…. 무서워서 차라리 이사하려고요.”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만난 이모 씨(23)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이 오피스텔에 이른바 ‘수원 발바리’로 알려진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40)가 입주했기 때문이다. 15년 복역 후 2022년 10월 출소해 화성시에 자리 잡았던 그가 수원시로 이사하면서 이 일대가 발칵 뒤집힌 것. 인근 주민 김모 씨(29)는 “근처에 어두운 골목도 많은데 걱정된다”고 했다. 지난해 거주지 등 신상공개 성범죄자의 재범이 4년 새 27.9% 늘어난 1417건으로 집계되면서 상습 성범죄자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루 3.9건꼴로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지른 셈인데,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의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범죄자 거처 옮길 때마다 일대가 ‘발칵’ 이날 박병화가 입주한 오피스텔은 입구부터 삼엄한 기운이 돌았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순찰기동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입구에 순찰차를 주차해두고 일대를 순찰했다. 한 주민이 “내가 박병화와 같은 층에 사는데 같이 좀 올라가 달라”고 하자 경찰관이 엘리베이터에 동승했다. 이 일대 주민들은 박병화의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전철역과 가깝고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에 있는 데다, 도보 20∼30분 거리에 중고등학교 10여 개가 몰려 있어서 주민과 학부모의 반발이 크다. 현재 오피스텔 주민들은 박병화의 퇴거를 위해 입주자 의사를 설문하고 있다. 인근 가정폭력상담소 등 여성보호시설 7곳과 9개 시민단체가 지난달 24일 수원시청 앞에 모여 박병화의 퇴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이유는 박병화가 2002년부터 5년간 수원시 일대에서 홀로 사는 여성 10명을 성폭행했기 때문이다. 그가 출소해 수원대 후문에서 약 100m 거리인 화성시 봉담읍의 한 원룸에 입주했을 때도 ‘왜 굳이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원룸이 많은 곳으로 왔느냐’며 반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경찰은 근처에 폐쇄회로(CC)TV 27대와 비상벨 12대를 설치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지만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런 혼란은 성범죄자가 거처를 옮길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2008년 초등학교 2학년생을 성폭행해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조두순(72)이 2020년 출소 후 경기 안산시로 전입했을 때도, 미성년자 12명을 성폭행한 김근식이 경기 의정부시의 한 법무부 시설에 입소한다고 알려졌을 때도 이런 혼란이 반복됐다. ● 하루 3.9건 재범… “감시 피해 디지털 성범죄” 성범죄자 전입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최근 출소한 성범죄자들이 저지른 재범 건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상등록 성범죄자가 또다시 성범죄를 저질러 신상등록 대상이 된 사례는 지난해 1417건이었다. 2019년 1108건에서 4년 새 27.9% 증가했다. 특히 성착취물이나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영상 제작·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로 재범한 사례가 2019년 213건에서 지난해 359건으로 68.5% 급증했다. 배상훈 전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범죄자가 출소 후 교정 당국 등의 감시를 의식하면서도 욕구를 주체하지 못해 디지털 범죄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등 재범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재범이 계속되고 있다는 건 결국 교정시설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라며 “제시카법 등 관련 법안 마련과 함께 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교도소 단계에서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수원=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연쇄 성폭행범이 이웃이라니…. 무서워서 차라리 이사하려고요.”1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만난 이모 씨(23)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이 오피스텔에 이른바 ‘수원 발바리’로 알려진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40)가 입주했기 때문이다. 15년 복역 후 2022년 10월 출소해 화성시에 자리 잡았던 그가 수원시로 이사하면서 이 일대가 발칵 뒤집힌 것. 인근 주민 김모 씨(29)는 “근처에 어두운 골목도 많은데 걱정된다”고 했다.지난해 신상공개 성범죄자의 재범이 4년 새 27.9% 늘어난 1417건으로 집계되면서 상습 성범죄자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루 3.9건꼴로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지른 셈인데,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의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범죄자 거처 옮길 때마다 일대가 ‘발칵’이날 박병화가 입주한 오피스텔은 입구부터 삼엄한 기운이 돌았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순찰기동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입구에 순찰차를 주차해두고 일대를 순찰했다. 한 주민이 “내가 박병화와 같은 층에 사는데 같이 좀 올라가달라”고 하자 경찰관이 엘리베이터에 동승했다.이 일대 주민들은 박병화의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전철역과 가깝고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에 있는 데다, 도보 20~30분 거리 내에 중·고등학교 10여 개가 몰려있어서 주민과 학부모의 반발이 크다. 현재 오피스텔 주민들은 박병화 퇴거를 위해 입주자 의사를 설문하고 있다. 인근 가정폭력상담소 등 여성 보호 시설 7곳과 9개 시민단체가 지난달 24일 수원시청 앞에 모여 박병화의 퇴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이유는 박병화가 2002년부터 5년간 수원시 일대에서 홀로 사는 여성 10명을 성폭행했기 때문이다. 그가 출소해 수원대 후문에서 약 100m 거리인 화성시 봉담읍의 한 원룸에 입주했을 때도 ‘왜 굳이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원룸이 많은 곳으로 왔느냐’며 반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경찰은 근처에 폐쇄회로(CC)TV 27대와 비상벨 12대를 설치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지만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았다.이런 혼란은 성범죄자가 거처를 옮길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2008년 초등학교 2학년생을 성폭행해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조두순(72)도 2020년 출소 후 안산시로 전입했을 때도, 미성년자 12명을 성폭행한 김근식이 의정부시의 한 법무부 시설에 입소한다고 알려졌을 때도 주민들과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 하루 3.9건 재범… “감시 피해 디지털 성범죄”성범죄자 전입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최근 출소한 성범죄자들이 저지른 재범 건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상등록 성범죄자가 또다시 성범죄를 저질러 신상등록 대상이 된 사례는 지난해 1417건이었다. 2019년 1108건에서 4년 새 27.9% 증가했다.특히 성착취물이나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영상 제작·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로 재범한 사례가 2019년 213건에서 지난해 359건으로 68.5% 급증했다. 배상훈 전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범죄자가 출소 후 교정당국 등의 감시를 의식하면서도 욕구를 주체하지 못해 디지털 범죄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등 재범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재범이 계속되고 있다는 건 결국 교정시설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라며 “제시카법 등 관련 법안 마련과 함께 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교도소 단계에서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수원=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경복궁 낙서’ 사건의 배후 주범이 경찰에 구속돼 조사받던 중 도주했다가 약 2시간 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피의자의 수갑을 채우지 않은 채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게 해줬고, 도주 후 약 1시간 만에야 검거 지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피의자 관리와 추적에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구속 상태로 조사받던 30대 강모 씨가 이날 오후 1시 50분경 도주했다. 강 씨는 경찰 조사 중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해 수갑을 차지 않은 채 수사관 2명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갔고, 흡연을 마치자마자 청사 울타리를 넘어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후 2시 45분경에야 검거 지령을 내렸다. 그 후 관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추적한 결과 오후 3시 40분경 도주 장소 인근 교회 2층 옷장에서 강 씨를 발견해 붙잡았다. 강 씨는 지난해 12월 임모 군(18) 등에게 ‘300만 원을 주겠다’며 경복궁 담장에 낙서를 지시한 혐의(문화재 손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배포)로 이달 22일 체포돼 25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이 팀장’으로 불려 온 강 씨는 임 군 등에게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접근해 ‘영화꽁(공)짜 윌○○티비’ 등 자신이 운영하는 특정 사이트 홍보 문구를 그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경복궁 낙서’ 사건의 배후 주범이 경찰에 구속돼 조사받던 중 도주했다가 약 2시간 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피의자의 수갑을 채우지 않은 채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게 해줬고, 도주 후 약 1시간 만에야 검거 지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피의자 관리와 추적에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구 옥인동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구속 상태로 조사받던 30대 강모 씨가 이날 오후 1시 50분경 도주했다. 강 씨는 경찰 조사 중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해 수갑을 차지 않은 채 수사관 2명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갔고, 흡연을 마치자마자 청사 울타리를 넘어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시 45분경에야 검거 지령을 내렸다. 그후 관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추적한 결과 3시 40분경 도주 장소 인근 교회 2층 옷장에서 강 씨를 발견해 붙잡았다.강 씨는 지난해 12월 임모 군(18) 등에게 ‘300만 원을 주겠다’며 경복궁 담장에 낙서를 지시한 혐의(문화재 손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배포)로 이달 22일 체포돼 25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이팀장’으로 불려 온 강 씨는 임 군 등에게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접근해 ‘영화꽁(공)짜 윌○○티비’ 등 자신이 운영하는 특정 사이트 홍보 문구를 그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경찰에 붙잡혔던 피의자가 도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체포한 피의자가 도주했다가 붙잡혔는데, 이를 사흘 만에 서울경찰청장에 늑장 보고하면서 담당 간부가 문책성 조치로 전보됐다. 지난해 6월에는 광주 광산구에서 도박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인 10명이 지구대 창문으로 탈주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81·사진)가 고려대 학술행사에 연사로 나선다.고려대는 29일 오후 3시 반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에서 사전트 교수를 초청해 ‘인공지능의 근원’을 주제로 제6회 넥스트 인텔리전스 포럼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 포럼은 2025년 고려대 개교 120주년을 기념해 노벨상 수상자와 사회 저명인사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는 학술행사다. 특강 후엔 학생과 질의응답도 한다.사전트 교수는 2011년 거시경제의 인과관계에 관한 실증적 연구로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가 사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이용해 미래를 합리적으로 예측한다는 ‘합리적 기대 가설’을 바탕으로 정부나 중앙은행의 거시정책에 따른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모형은 오늘날에도 거시경제 분석과 정책 평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사건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구속)가 정작 음주운전 혐의는 피해 갈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씨가 9일 오후 음주운전한 사실을 시인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17시간이 지난 뒤에야 경찰 조사를 받다 보니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확보한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김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최대한 정확하게 추정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뺑소니 교통사고 5건 중 1건은 음주운전 26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뺑소니 교통사고는 총 6677건 발생했다. 하루 평균 18건씩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5268건(78.9%)만 검거됐고 이 중에서 음주운전 뺑소니는 1077건(20.4%)에 달한다. 이 때문에 뺑소니 사고 수사의 핵심은 운전자의 음주운전 여부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가 성립하려면 사고 발생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뺑소니를 내고 달아난 용의자를 뒤늦게 붙잡더라도 반나절만 지나면 체내 알코올이 상당 부분 분해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혐의를 입증하는 데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은 조사 당시 진술, 술을 마신 장소 안팎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해 정확한 음주량을 파악한 뒤, 알코올 분해값 등을 토대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려고 한다. 하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다. 대법원은 2021년 9월 “혈중 알코올 농도 계산에 관해선 개인의 체질, 술의 종류, 음주 속도, 위장에 있는 음식의 정도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평균으로 쉽게 단정해선 안 된다”며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음주 추정 수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전국에서 법원이 직접적으로 위드마크의 증거능력을 언급한 판결 13건 중 8건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 재판부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알려진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가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음주 대사체’ 검출 여부를 의뢰해 최대 72시간 전까지 음주했는지 입증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원지법은 2021년 9월 “혈액에서 음주 판단 기준치 이상의 음주 대사체 물질이 검출됐으나, 사고 발생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씨 사건에서도 국과수가 김 씨의 소변 검사를 토대로 음주 판단 기준 이상의 음주 대사체가 검출됐다는 소견을 내놨지만 실제 김 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음주량 몰라도 정황 증거로 유죄 판단 미국에선 국내와 달리 혈중 알코올 농도를 직접 현장에서 측정하지 않지만 사고 전후의 운전 행태, 운전자의 발음, 냄새, 걸음걸이 등을 종합하고 현장 음주 테스트를 진행해 영상으로 촬영한다. 운전자는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선을 따라 9걸음 걸어갔다가 돌아오기’ ‘한 발을 15cm 이상 들고 30초 이상 버티기’ 등을 수행하며 이를 촬영한 영상은 재판 과정에서 정황 증거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도 혈중 알코올 농도와 상관없이 약물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는 정황이 충분하면 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 올 3월 대전지법은 “술 냄새가 나고 횡설수설했다”는 경찰관 진술 등을 토대로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없다 보니 명확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수사 기법을 다양화해 음주운전을 하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사건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구속)가 정작 음주운전 혐의는 피해갈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씨가 9일 오후 음주운전한 사실을 시인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17시간이 지난 뒤에야 경찰 조사를 받다 보니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확보한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김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최대한 정확하게 추정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뺑소니 교통사고 5건 중 1건은 음주운전26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뺑소니 교통사고는 총 6677건 발생했다. 하루 평균 18건씩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5268건(78.9%)만 검거됐고 이 중에서 음주운전 뺑소니는 1077건(20.4%)에 달한다.이 때문에 뺑소니 사고 수사의 핵심은 운전자의 음주운전 여부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가 성립하려면 사고 발생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뺑소니를 내고 달아난 용의자를 뒤늦게 붙잡더라도 반나절만 지나면 체내 알코올이 상당 부분 분해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혐의를 입증하는 데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수사기관은 조사 당시 진술, 술을 마신 장소 안팎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해 정확한 음주량을 파악한 뒤, 알코올 분해값 등을 토대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려고 한다. 하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다.대법원은 2021년 9월 “혈중 알코올 농도 계산에 관해선 개인의 체질, 술의 종류, 음주 속도, 위장에 있는 음식의 정도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평균으로 쉽게 단정해선 안 된다”며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음주 추정 수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전국에서 법원이 직접적으로 위드마크의 증거능력을 언급한 판결 13건 중 8건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 재판부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알려진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가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음주 대사체’ 검출 여부를 의뢰해 최대 72시간 전까지 음주했는지 입증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원지법은 2021년 9월 “혈액에서 음주 판단 기준치 이상의 음주 대사체 물질이 검출됐으나, 사고 발생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씨 사건에서도 국과수가 김 씨의 소변 검사를 토대로 음주 판단 기준 이상의 음주 대사체가 검출됐다는 소견을 내놨지만 실제 김 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음주량 몰라도 정황 증거로 유죄 판단미국에선 국내와 달리 혈중 알코올 농도를 직접 현장에서 측정하지 않지만 사고 전후의 운전 행태, 운전자의 발음, 냄새, 걸음걸이 등을 종합하고 현장 음주 테스트를 진행해 영상으로 촬영한다. 운전자는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선을 따라 9걸음 걸어갔다가 돌아오기’ ‘한 발을 15cm 이상 들고 30초 이상 버티기’ 등을 수행하며 이를 촬영한 영상은 재판 과정에서 정황 증거로 사용된다.국내에서도 혈중 알코올 농도와 상관없이 약물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는 정황이 충분하면 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 올 3월 대전지법은 “술 냄새가 나고 횡설수설했다”는 경찰관 진술 등을 토대로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했다.하지만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없다 보니 명확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수사 기법을 다양화해 음주운전을 하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