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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프랑스 파리 센강의 시테섬 주변을 걷다 보면 뾰족 지붕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예쁜 모양의 건물이지만 프랑스 대혁명 당시 ‘피의 재판’이 열렸던 곳이다. ‘콩시에르주리’는 마리 앙투아네트, 로베스피에르, 당통 등 프랑스 대혁명 당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 2800여 명이 갇혔던 감옥이다. 정치범을 수용했던 독방 구역에는 검은 천을 뒤집어쓴 마리 앙투아네트의 밀랍 인형이 전시돼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양암 정광수 선생(1909~2003) 추모제와 영정봉안식이 7일 열린다. 양암 선생의 초상화는 수당 김종국 화백이 제작했으며 2021년 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돈화문국악당에서 영정 봉안식이 거행된다. 또한 6~7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 야외광장에서 ‘제1회 정광수상 제정 전국판소리대회’도 개최된다. 영정봉안식에서는 판소리 인간문화재 안숙선 명창과 장원 제자가 헌가를 할 예정이다. 양암 정광수 선생은 1964년 12월 31일 국가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로 최초 지정됐으며 후학양성과 판소리 사설연구에 일생일 바쳤다. 판소리 명가에서 태어난 양암 선생의 조부는 어전광대로 통정대부 벼슬까지 하신 서편제 거장 정창업 명창이며, 백부는 정학진 명창이다. 양암 선생의 딸인 정의진 명창(서울시무형문화재 제 32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은 2012년 ‘정광수제 판소리보존회’를 설립해 아버지의 소리 보존과 후학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는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초빙교수로 4년간 재직하면서 2021년 동방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아 부친 양암선생의 소리에 판소리 이론적 학문적 판소리 사설을 연구해왔다. 정의진 명창은 “매년 양암 정광수 선생 추모제와 판소리 경연대회를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 K드라마의 인기로 온두라스에서도 화장품 등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달시장에서도 중소기업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비르힐리오 파레데스 트라페로 주한 온두라스대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9월 우리 수출액이 558억3000만 달러로 6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출 코리아’ 명성에 걸맞지 않게 K기업체들이 유독 해외 조달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제교류발전협회(IIDA)와 골드문가디언은 1일 주한 온두라스대사 등 3개국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2021 국제교류 협력·지원 사업회’ 발대식을 개최하고 우리 기업들의 국제 입찰을 본격 지원키로 했다. ‘해외 조달 전문화 조직’을 구성하고 11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 조달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 미미한 한국 中企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 수출은 558억3000만 달러로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역대 1위 월 수출액을 기록한 이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운 것이다. 이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농수산식품, 화장품, 플라스틱, 생활용품 분야의 호실적이 톡톡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약 9조500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해외 조달시장에서 우리 기업체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시장 진입에 대한 정보와 접근 방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현저히 낮은 것이다. 2020년 기준 국내 기업의 조달시장 점유율은 유엔 0.85%, 아시아개발은행(ADB) 1.3%에 그치고 있다. 골드문가디언의 제이 김 연구개발(R&D)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홍보 및 자금력, 정보 부족으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 진출 국제 입찰 시스템화, 적극 뒷받침”전문가들은 해외 조달시장이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기업들이 더 늦기 전에 이 시장을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유엔 등 국제기구 조달시장은 투명하게 규정된 절차에 따라 입찰이 진행돼 중소·중견기업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영역이다. 1일 발대식을 열고 전면에 나선 국제교류발전협회와 골드문가디언은 우선 ‘해외 조달 시스템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해외 조달 실무자와 온두라스, 과테말라, 잠비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가봉 등 6개국 대사관 등이 참여하는 ‘해외 조달 전문화 조직’을 구성해 국제 입찰 전략을 체계적으로 돕겠다는 구상이다. 실무 특별전담팀(TF)이 해외 정부 및 국제기구 조달시장을 꼼꼼히 조사해 국제 입찰을 지원하고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등 국내 기업체들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11월 콘퍼런스와 수출상담회 등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타이밍은 나쁘지 않다. 마침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을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속한 그룹B로 이동시켜 선진국 지위를 인정했다. 방탄소년단의 활약,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도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문용조 국제교류발전협회장은 “해외 각국과 맺어온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문가디언 김문진 대표도 “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해외 조달시장에서의 입찰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우수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KT&G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가치를 실천하고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기 위해 임직원 참여형 캠페인 ‘플로깅(Plogging)’을 진행한다.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시작된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의미한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말까지 KT&G 임직원과 가족 등 약 1000명이 플로깅 캠페인에 참여할 예정이다. 회사는 가방과 면장갑, 방역 마스크 등의 물품으로 구성된 키트를 지급해 원활한 활동을 돕는다. 플로깅 키트는 KT&G의 환경경영 비전인 ‘Green Impact’를 적용해 디자인됐다. 이번 캠페인은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한 숲 조성 사업과도 연계돼 의미를 더했다. KT&G는 참여하는 인원 1명당 나무 1그루를 매칭해 강원도 지역에 지원한다. 이를 통해 약 3600m²의 숲을 대관령 하늘목장 인근에 조성할 계획이다.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도 연중 활발히 진행 중이다. KT&G는 5월 17일 해양환경공단과 시민단체인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과 함께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이후 KT&G의 지원으로 부산경남 지역에서 해변 쓰레기 수거활동과 수중 정화활동이 총 1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KT&G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환경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플로깅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스위스 루체른의 로이스강을 가로지르는 카펠교는 1333년 세워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목조 다리이지만 700년이 넘도록 튼튼하다. 200m가량 되는 다리 안쪽에는 루체른의 역사적 장면을 담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카펠교를 사이에 두고 벼룩시장이 열린다.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꽃으로 장식된 다리를 오가며 시간을 즐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한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 청초하게 피어나던 연꽃도 시들었다. 한여름 소나기도, 새벽이슬도 또르르 굴려 떨어뜨리던 둥근 연잎. 언제까지 초록색일 듯했던 연잎의 가장자리가 노랗게 물들었다. 그 대신 씨알이 총총히 박힌 연밥이 푸른 하늘에 흔들거린다.》 ○ 회산백련지의 가을 풍경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마을의 회산백련지는 ‘동양 최대의 백련(白蓮) 자생지’로 2001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곳. 물의 요정인 백련과 가시연, 빅토리아연꽃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면적만도 무려 33만 m²(약 10만 평). 한여름 연꽃 축제의 부산함을 피해 호젓한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은 요즘이다. 약 4km에 이르는 호수 주변 나무 덱 길에는 푸른 하늘과 노랗게 물들어가는 연잎, 붉은 꽃무릇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 마리 새 물 속에 들어가 푸른 비단물결을 가르니/온 연못을 뒤덮은 연꽃이 살며시 움직이네./참선하는 마음이 원래 청정함을 알려면/가을 연꽃(秋蓮)이 찬 물결에 솟는 걸 보려무나.’ 고려시대 시인이자 문장가 이규보(1168∼1241)는 ‘하지(荷池·연꽃이 핀 못)’라는 시에서 푸른 가을하늘에 더욱 맑고 청정해지는 ‘추련(秋蓮)’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노래했다. 단풍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연잎이 고개를 숙이는 풍경은 가을의 감성을 자극한다. 회산백련지 문화관광해설사 한연희 씨는 “연잎밥은 초여름에 딴 연잎으로 짓고, 연잎차는 깊어가는 가을에 더욱 향이 짙어지는 연잎을 따서 덖어 만든다”며 “백련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했다. 회산백련지는 일제강점기 주변 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해 땅을 파 만들었던 저수지였으나 인근 주민이 저수지 한쪽에 백련 12주를 심은 것이 번져 오늘에 이르렀다. 백련지를 가득 채웠던 연잎은 곧 겨울이 오면 사라질 터. 연잎이 다 사그라들면 호수에는 하얀 털과 긴 목이 아름다운 큰고니와 철새들이 날아온다. 미꾸라지, 다슬기, 잉어, 쏘가리 등 먹이가 풍부한 백련지에는 지난해만도 큰고니 150여 마리가 월동을 했다. 백련지를 걷다 보면 마지막에 다다르는 곳이 연꽃 모양의 유리 온실이다. 온실 안에는 전망 좋은 ‘백련 카페’도 있다. 2층에서 보면 유리창을 통해 360도 연꽃 조망이 가능하다. 온실 내에는 야자나무, 선인장, 하와이에서 가로수로 쓰이는 부겐빌레아 등 열대 식물들이 가득하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커다란 열대식물 그늘 아래에서 10만 평 백련지 뷰를 바라보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기분은 남다르다. 무안에서 색다른 가을풍경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남악신도시 전남도청 부근 광장도 있다. ‘제1회 전남도 정원페스티벌’에 출품된 총 43개의 작가와 주민, 상인들이 참여해서 만든 미니정원이 눈길을 끈다. 꽃과 나무와 함께 설치한 벤치, 돌 등 오브제에는 은은한 조명까지 어우러져 밤에 야경사진 명소로 떠올랐다. 출품작 심사위원을 맡았던 국립수목원 배준규 정원연구센터장은 “숲과 정원의 미래는 생활 속 정원”이라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작품의 수준이 매우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전설적 1인극 ‘품바’의 고향 “일자 한자나 들고나 보∼니, 일월이 송송 하 송송∼ 밤중 샛별이 완연하다. 어∼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저∼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어허 품바가 들어간다!” 무안군 일로읍에 있는 천사마을은 ‘품바’의 고향이다. 품바타령은 일제강점기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전국을 떠돌며 살아간 각설이패 대장 천장근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 각설이들의 품바 타령은 부패한 권력자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풍자와 해학의 한마당이었지만, 1980년대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도 어쩌지 못했던 인기극이었다. ‘품바’를 1인극으로 각색 연출한 사람은 무안 일로읍 출신의 김시라(1945∼2001). 그가 1976년 창단한 인의예술회 소속의 정규수(1대 품바)를 앞세워 1981년 일로읍 공회당에서 첫 공연을 가진 것이 시초다. 이후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매진 행렬이 이어지는 등 전국에서 5000회 이상 공연되며 한국 연극사에 획을 그었다. 지금도 일로읍 전통시장 장날에서는 가끔 품바 공연이 펼쳐진다. 무안읍의 폐교에 만든 ‘무안전통생활문화테마파크’에 가면 옛 무안 일로읍 장터의 모습이 복원돼 있다. 여기저기 기워진 옷을 입고 벙거지 모자를 쓴 채 품바타령을 하는 각설이들의 어깨춤이 흥겹다. 골목길에서는 ‘달고나’ 뽑기를 하고, 구슬치기를 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재현돼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목숨을 걸고 하던 아이들 놀이의 원형을 볼 수 있는 추억의 장소다. 일로읍을 거쳐 백련지로 가다 보면 길가에 김시라의 생가가 있다. 그는 2001년 ‘품바’ 2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다 5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생가 입구에는 그의 시 제목인 ‘오! 자네 왔능가’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그가 1966년에 쓴 이 시를 읽어보면 넉넉하고 구수한 목소리로 사람을 반기던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오∼! 자네왔능가?/이 무정(無情)한 사람아./그래/청풍(淸風)에 날려 왔나/현학(玄鶴)을 타고 왔나/자넨 묵(墨)이나 갈게/난 자우차(滋雨茶)나 끓임세.” 무안은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알려진 초의(艸衣)선사(1786∼1866)의 고향이기도 하다. 조선후기 불교계에 새로운 선풍을 일으킨 선승인 초의선사는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등 당대의 지식인들과 친교를 맺으며 한국의 다도를 중흥시킨 인물이다. 무안군 삼향읍의 초의선사 탄생지에는 차 문화관, 차 역사관, 다정(茶亭) 등이 있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성지순례하듯 이곳을 찾는다.○무안의 황톳길, 양파 그리고 낙지 무안의 도로를 달리다 보니 차창 밖으로 붉은빛을 띤 누르스름한 황톳길이 이어진다. 무안군은 해안선을 중심으로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황토로 이뤄져 있다. 황토는 칼륨, 철, 마그네슘, 게르마늄 등이 풍부한 비옥한 흙. 무안 황토 양파는 전국 양파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 대한민국 1위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황토밭에서 자란 고구마, 무안의 황토 갯벌에서 자란 뻘낙지도 유명하다. 무안황토갯벌랜드에는 무안의 갯벌을 체험할 수 있는 갯벌전문과학관과 갯벌생태체험공원원, 황토찜질방이 있다. 전국 캠핑족들에게 인기 최고의 숙소이기도 하다. 야영장과 카라반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탁 트인 드넓은 갯벌 풍광 위로 해가 떠오른다. 인근의 도리포는 충남 서천의 마량포구와 마찬가지로 일출과 일몰을 같은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항구다. 칠산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의 오른쪽과 왼쪽으로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무안읍 무안군청 인근의 ‘낙지골목’에서는 낙지탕탕이, 낙지호롱, 기절낙지, 연포탕과 같은 다양한 낙지요리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요즘엔 가을 전어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 낙지와 전어도 맛있지만 곁들여 나오는 무안 양파의 살살 녹는 향긋한 맛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일로읍 전통장터에 있는 ‘장터털보식당’은 백반 맛집이다. 1인분(8000원)에 각종 나물과 젓갈, 고등어조림, 매운탕까지 20개의 반찬이 나온다. 글·사진 무안=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그리스 수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동쪽에 있는 제우스 신전. 올림포스 신 중 최고의 신에게 바쳐진 신전인 만큼 규모 면에서 그리스 본토에서 가장 크다. 각 기둥 높이는 17m. 고대 올림픽 때는 경기 내내 제우스 신전에서 성화가 타올랐다. 지금은 원래 기둥 84개 중 15개만 세워져 있다. 제우스 신전은 아테나 여신을 기리는 파르테논 신전에 밀려 관광객들이 덜 찾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만큼은 압권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오늘 점심 시간을 이용해 택시를 타고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중박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가 이번 주말(26일)까지 마무리된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부랴부랴 갔다. 전시 작품 중에 중심은 뭐니뭐니 해도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였다. 비가 개인 후 구름 속에서 드러나는 범바위, 치마바위, 기차바위, 수성동 계곡…. 지난 3년간 경복궁 역부근에서 매일 인왕산을 바라보며 살았던 사람으로서 실로 감격스러운 그림이었다. 그런데 그림 구석에 겸재가 직접 쓴 글씨 ‘인왕제색(仁王霽色)’을 보다가 문득 ‘제색’은 무슨 뜻일까 생각했다. ‘제(霽)’자는 비나 눈이 그치고 날씨가 쾌청해진다는 뜻이다. 온종일 비가 내리고 모든 황사 먼지 다 씻어낸 다음날 산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다. 그림은 흑백이지만 비가 씻어낸 서울 하늘에 나무와 풀, 집들의 색이 제대로 살아나는 순간이다. 겸재가 대충 찍어놓은 점같은 모양들이 한두발 떨어져서 보니까, 하얀색 안개인 듯 구름인 듯 피어나면서 습기가 느껴진다. 그 자리에 관람객을 위한 의자도 갖다 놨다. 자리에 앉아서 보니 구름이 개여 바위가 뚜렷이 드러난 산 꼭대기의 풍경과 달리 옥인동 마을에는 아직 안개가 자욱하게 이리저리 흘러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이남 작가가 미디어아트로 표현하는 움직이는 동양화를 보는 듯 착시현상이 내 눈앞에서 펼쳐진다. 그러고 보니 비가 그칠 ‘제(霽)’라는 글자는 담양 소쇄원에서 본 적이 있다. 담양에 있는 소쇄원은 선비들의 정원이다. 소쇄원에는 계곡 위에 광풍각(光風閣)이 있고, 그 뒤에 산 기슭 위에 제월당(霽月堂)이 있다. 제월당은 주인의 공간이고, 광풍각은 손님을 맞는 사랑채 역할을 한다. ‘광풍(光風)’은 빛광자를 쓴다. 미친 듯이 부는 바람인 광풍(狂風)과 달리 ‘맑은 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뜻한다. ‘비그칠 제’가 들어 있는 제월(霽月)은 ‘비가 그치고 나서 뜨는 맑은 달’이다. 비가 먼지를 다 씻어낸 다음에 뜨는 청명하게 맑은 달이다. ‘소쇄(瀟灑)’도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다. ‘물 맑을 소’ ‘씻을 쇄’. 몸과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소쇄다. 육체 분 아니라 정신까지도 늘 맑고 깨끗하게 닦으며 살아가겠다고 하는 정원이 소쇄원인 셈이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30대 신혼부부 김모 씨는 최근 신혼집으로 서울에 있는 20년 된 아파트를 매매했다.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정보를 알아보던 중 한샘의 시공 사례를 보고 상담 신청을 했다. 연결된 한샘리하우스 매장에서 직원의 3차원(3D) 설계상담을 받았다. 김 씨의 사례에 따라 아파트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STEP 1] 리모델링의 시작은 온라인 정보 파악부터 신혼인 김 씨는 온라인 검색 도중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 홈페이지인 한샘닷컴에서 ‘집꾸밈사례’를 보게 됐다. 동일한 평형대의 아파트를 그동안 계획했던 인테리어 스타일로 꾸며놓은 사례를 가상현실(VR)로 꼼꼼히 살펴본 후 상담 신청을 했다. 또한 공식 모바일 앱인 ‘한샘몰’ 앱에서는 내 아파트를 검색해 실제 한샘으로 리모델링한 내 이웃의 리모델링 설계 사례를 3D로 살펴볼 수 있다. 한샘이 운영하는 ‘집꾸밈사례’, ‘홈아이디어’의 장점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3D로 구현된 가상의 공간에서 현관, 거실, 침실, 주방 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다양한 리모델링 시공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드는 리모델링 스타일을 골라 상담하기 버튼을 누르면 가장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 [STEP 2] 전문가와 함께 3D 일대일 리모델링 맞춤 상담 >> 한샘 ‘홈플래너 2.0’김 씨는 한샘리하우스 매장에 방문해서 리모델링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았다. 신혼집 도면을 눈앞에서 3D로 띄워 놓고 원하는 취향의 리모델링 스타일로 변화된 집의 모습을 직접 보니 더욱 믿음이 생겼다. 온라인으로 한샘의 리모델링 사례를 보고 연결 받은 한샘 매장에 방문하게 되면 한샘의 토털 홈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RD(Rehaus Designer)’에게 맞춤형 리모델링 상담을 받을 수 있다. RD는 한샘의 3D 설계 프로그램인 ‘홈플래너2.0’을 이용해 한샘의 리모델링 패키지인 ‘스타일패키지(Style Package)’로 시공된 고객의 집의 모습을 3D로 구현해 제안한다. 사진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렌더링(Rendering)이 가능해 고객은 집 공사 전에 변화된 집의 모습을 미리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STEP 3] 50년 노하우의 완벽한 리모델링 전문 시공 계약 후 김 씨는 담당 RD 직원으로부터 약 2주간의 리모델링 공정표를 받았다. 철거부터 도배, 마루, 부엌, 욕실 등 다양한 시공 일정을 보며 RD 직원으로부터 진행사항을 확인받았다. 최종 시공 완료 후 만족스러운 시공 품질을 확인한 김 씨 부부는 신혼집에 입주해 행복한 신혼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철거, 설비 등의 기초 공사부터 내부 인테리어 공사까지 다양한 공정표가 일정에 맞게 수립되고 많은 전문 인력이 투입된다. 최종적으로 리모델링 품질을 결정하는 데는 각 공정의 시공 역량이 중요하다. 한샘은 시공물류 전문 자회사인 ㈜한샘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우수 시공협력기사를 확보함은 물론이고 ‘한샘아카데미’를 설립해 시공 전문 인력을 직접 양성하고 있다. >> 한샘은 홈 인테리어 분야의 온라인 리빙플랫폼을 실현하기 위한 ‘온라인 전문 인력’ 충원에 나선다. 9월 27일~10월 11일 △IT서비스기획 △IT콘텐츠제작 △IT개발·디자이너 분야의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자격 요건은 해당 분야에서 2년 이상의 경력(상세 내용 모집공고 확인)이 있거나 관련 학과 졸업자면 된다. 이번에 채용하는 전문 인력은 내년 론칭을 목표로 준비 중인 통합 리빙플랫폼 구축과 운용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한샘의 통합 리빙플랫폼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홈 인테리어의 아이디어를 얻고, 고객과 인테리어 전문가를 직접 연결해 3D로 설계할 수 있는 ‘온라인 토털 홈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력사원 모집 세부 사항은 한샘 채용 홈페이지와 채용 포털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울릉도의 밤 해변에는 ‘어화(漁火)’ 꽃이 핀다. 오징어잡이 어선이 집어등을 밝힌 불이 밤바다에 두둥실 떠 있는 어화는 울릉팔경 중 하나다. 울릉도의 원시림 속에는 각종 약초가 있고, 해안 절벽에는 수령 2000년이 넘는 향나무 군락지가 있다. 특히 울릉도의 무성한 대나무 숲은 특산품인 오징어를 건조하는 데 꼭 필요한 재료를 제공한다. 대나무 한 그루 없는 독도를 ‘죽도(竹島)’라고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반도 본토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꽃과 나무로 가득한 울릉도 숲으로 떠나자. ● 쥐라기 공원으로의 여행울릉도는 섬이라기보다는 산이다. 바다도 깊지만 산도 깊다. ‘살아 있는 화석’ 같은 식물들이 많아 ‘한국의 갈라파고스’로 불린다. 인류보다 훨씬 먼저 생겨난 고사리가 대표적이다. 고사리는 고생대에 출현해 중생대 쥐라기에 공룡과 함께 번성했는데, 지금까지도 살아남았다. 울릉도 성인봉에서 KBS중계소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에 고사리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는 원시림을 만났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풍경에 넋을 잃었다. 나무 위를 올라탄 덩굴 속에서 거대한 초식 공룡이 나뭇잎을 뜯고, 날쌘돌이 벨로시랩터가 눈빛을 반짝이며 숲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에는 식물 300여 종이 살고 있다. 그중 울릉도에서만 발견되는 특산종이 40여 종이다. 섬초롱꽃, 섬백리향, 섬시호, 섬나무딸기, 섬단풍, 섬노루귀…. 울릉도 특산종에는 늘 ‘섬-’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대낮인데도 어두울 정도로 울창한 등산로. 밤하늘의 별처럼 점점이 빛나는 하얀빛을 따라 만나게 되는 꽃은 ‘섬바디’다. 그룹 퀸의 ‘Somebody to Love’가 연상되는 로맨틱한 이름이다. ‘섬말나리’는 주황색 꽃잎에 점박이 무늬가 패셔너블한 꽃이다. 조선말기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에 처음 정착했던 개척민들이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 먹었다. 섬말나리가 많은 곳이라고 해서 ‘나리분지’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개척민들의 명(命·목숨)을 이어준 나물 중에는 ‘명이나물’도 있다. 나리분지의 식당에서 명이나물, 삼나물, 부지깽이나물 등 약초를 넣은 산채비빔밥에 호박 막걸리 한 잔을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울릉도 나리분지에는 참나무 널빤지로 지붕을 만든 너와집이 있다. 울릉도 전통 민가의 특징은 ‘우데기’다. 겨울에 폭설이 3m까지 내리기 때문에 눈과 바람을 막기 위해 집 바깥쪽에 기둥을 세워 설치한 바깥벽이다. 부엌 화장실 장독대 등이 모두 우데기로 둘러싸여 있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내부에서 장기간 활동할 수 있다. ‘자가 격리’에 특화된 가옥 형태다. 요즘 도동이나 저동 항구, 통구미 마을에 지어진 현대식 집들도 콘크리트로 지어진 우데기(바깥벽)를 갖고 있다. ● 울릉도 대나무와 오징어성인봉 정상에서 살짝 뒷부분으로 내려가면 나리분지를 둘러싼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말잔등(967m), 미륵산(900m), 나리봉(813m)에 이어 바다 근처에서 송곳처럼 뾰족하게 솟은 ‘추산(錐山)’은 무척 인상적이다. 성인봉 정상 부근에서 대나무 숲을 만났다. 대나무의 일종인 섬조릿대였다. 산비탈에 모노레일을 깔고 부지깽이 나물을 재배하는 ‘윗통구미 마을’에도 곳곳에 대나무 숲이 있었다. 한 가구(4명)가 살고 있는 죽도에도 섬조릿대 군락지가 이어진다. 20년째 매년 울릉도를 답사해 온 조성호 씨(서울 중동고 지리교사)는 “울릉도의 대나무는 특산품인 오징어를 말릴 때 요긴하게 쓰이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오전 4~5시. 어부들이 밤새 잡은 오징어가 항구에 도착하면 어판장에서 기다리던 아낙네들은 칼을 쥐고 오징어 배를 가른다. 내장을 꺼내고 씻은 오징어는 지름 1.5cm가량 되는 대나무에 차례차례 꽂힌다. 오징어 한 축(20마리)을 꿰어 바닷가 바람에 널어놓는다. 오징어의 머리 부분에는 몸체가 잘 펴지도록 ‘탱깃대’(8cm 길이의 대나무)를 또 끼운다. 대나무에는 ‘울릉도산’(등록 제467호)이란 표식이 있어 울릉도 오징어임을 증명한다. 울릉도 오징어는 맑은 해풍에 자연건조하기 때문에 육질이 두텁고, 씹을 수록 단맛이 돈다. 항구 주변 집 옥상에는 오징어를 말리는 작업장이 있다. 3일 정도면 완전 건조되는데, 이틀만 건조시켜 판매하는 것은 ‘피데기’라고 한다. 피데기는 부드러운 식감에 더 비싸게 팔린다. 그러나 보존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 전라도 어부가 해류를 타고 울릉도로울릉도는 현재 경북 울릉군에 속해 있지만 지명 중에는 전라도 방언이 많다. 독도에 있는 ‘보찰 바우’가 대표적이다. ‘보찰’은 바위에 붙어 있는 갑각류인 ‘거북손’을 칭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울릉도 주민들도 거북손을 보찰이라고 부른다. ‘독도’라는 명칭도 ‘독섬’(돌섬의 전라도 방언)에서 유래했다고 학계에서는 분석한다.울릉도 개척령이 반포(1882년)되기 이전부터 전라도 흥양지방(여수, 고흥반도)의 어부들이 매년 배를 짓기 위해 울릉도를 찾았다. 여수 거문도에서 대한해협을 지나가는 구로시오 난류와 동해안을 타고 흐르는 동한해류를 타면 울릉도까지 손쉽게 도착한다고 한다. “여수 거문도 어부들이 추삼월 동남풍을 이용하여 돛을 달고 울릉도에 가서 나무를 벌채하여 ‘새 배’를 만들고 여름내 미역을 채집해 두었다가 가을철 하늬바람(북서풍)이 불면 목재와 해조류, 고기를 가득 싣고 하늬바람에 돛을 달고 남하하면서 지나온 포구에서 판매하거나 물물교환을 하면서 거문도로 귀향하였다.”(전경수 ‘울릉도 오딧세이’)섬을 비워놓는 ‘공도(空島)정책’을 펼쳤던 조선시대 정부는 주기적으로 수토관(搜討官)을 파견해 주민들을 체포해서 육지로 데리고 나왔다. 1882년 울릉도 검찰사로 파견된 이규원은 울릉도에 조선인이 140명이 있었다고 보고했는데, 그중 115명이 전라도 출신이었다. 배를 짓던 어부들이 북서풍이 불기를 기다렸던 곳은 울릉도 서북쪽 ‘대풍감(待風坎·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다. 이곳에는 관광용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그러나 지난해 태풍으로 부서진 모노레일은 현재 운행이 금지돼 있다. 일본에서는 독도를 ‘죽도(竹島·다케시마)’라고 부르지만 원래 일본의 옛 문헌에서는 ‘울릉도엔 대나무가 많다’라며 울릉도를 죽도라고 불렀다. 일본인들은 19세기 말부터 기업형 벌목회사를 만들어 울릉도의 나무들을 벌채해 갔고, 독도 주변에 살고 있던 물개 종류인 가지(또는 강치)를 싹쓸이해 멸종시켰다. 일본은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석포전망대에 군사기지를 세우기도 했다. ‘울릉도 오딧세이’ 저자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인류학)는 “일본이 독도만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은 어쩌면 큰 오해다”라며 “독도 다음은 울릉도일 수 있다”고 썼다. ● 울릉도의 미식=울릉도에서 맛볼 수 있는 아침 해장국은 ‘오징어 내장탕’이 으뜸이다. 오징어의 내장 중에서 흰색 창만 골라서 넣고 호박잎과 무콩나물, 풋고추와 함께 맑게 끓인 탕국이 숙취를 시원하게 풀어내 준다. 선도가 중요한 오징어 내장탕은 울릉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꽁치물회는 냉동한 꽁치회에 빨간색 육수를 부어 먹는다.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채소와 어우러진 고소한 맛이 깔끔하다. 독도새우는 도화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가시배새우 등 3총사가 있다. 독도새우는 한 접시(20마리가량)에 12만~16만 원 정도로 비싸다. 그러나 일단 시키면 손바닥 길이만 한 크기에 놀라고, 먹어 보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으면 도동항에서 ‘독도새우 튀김’을 맛보는 것도 좋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울릉도의 밤 해변에는 ‘어화(漁火)’ 꽃이 핀다. 오징어 잡이 어선이 집어등을 밝힌 불이 밤바다에 두둥실 떠 있는 어화는 울릉팔경 중의 하나다. 울릉도의 원시림 속에는 각종 약초가 있고, 해안절벽에는 수령 2000년이 넘는 향나무 군락지가 있다. 특히 울릉도의 무성한 대나무 숲은 특산품인 오징어를 건조하는 데 꼭 필요한 재료를 제공한다. 대나무 한 그루 없는 독도를 ‘죽도(竹島)’라고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반도 본토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꽃과 나무로 가득한 울릉도 숲으로 떠나자. ● 쥐라기 공원으로의 여행울릉도는 섬이라기보다는 산이다. 바다도 깊지만, 산도 깊다. ‘살아 있는 화석’같은 식물들이 많아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린다. 인류보다 훨씬 먼저 생겨난 고사리가 대표적이다. 고사리는 고생대에 출연해 중생대 쥐라기에 공룡과 함께 번성했는데, 지금까지도 살아남았다. 울릉도 성인봉에서 KBS중계소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에 고사리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는 원시림을 만났다. 영화 ‘쥐라기 공원’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풍경에 넋을 잃었다. 나무 위를 올라탄 덩굴 속에서 거대한 초식 공룡이 나뭇잎을 뜯고, 날쌘돌이 벨로시랩터가 눈빛을 반짝이며 숲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에는 식물 300여 종이 살고 있다. 그 중 울릉도에서만 발견되는 특산종이 40여 종이다. 섬초롱꽃, 섬백리향, 섬시호, 섬나무딸기, 섬단풍, 섬노루귀…. 울릉도 특산종에는 늘 ‘섬-’이라는 접두사가 붙는다. 대낮인데도 어두울 정도로 울창한 등산로. 밤하늘의 별처럼 점점이 빛나는 하얀빛을 따라 만나게 되는 꽃은 ‘섬바디’다. 그룹 퀸의 ‘Somebody to Love’가 연상되는 로맨틱한 이름이다. ‘섬말나리’는 주황색 꽃잎에 점박이 무늬가 패셔너블한 꽃이다. 조선말기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에 처음 정착했던 개척민들이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 먹었다. 섬말나리가 많은 곳이라고 해서 ‘나리분지’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개척민들이 명(命·목숨)을 이어준 나물 중에는 ‘명이나물’도 있다. 나리분지의 식당에서 명이나물, 삼나물, 부지깽이나물 등 약초를 넣은 산채비빔밥에 호박 막걸리 한 잔을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것 없다. 울릉도 나리분지에는 참나무 널빤지로 지붕을 만든 너와집이 있다. 울릉도 전통 민가의 특징은 ‘우데기’다. 겨울에 폭설이 3m까지 내리기 때문에 눈과 바람을 막기 위해 집 바깥쪽에 기둥을 세워 설치한 바깥벽이다. 부엌 화장실 장독대 등이 모두 우데기로 둘러싸여 있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내부에서 장기간 활동할 수 있다. ‘자가격리’에 특화된 가옥 형태다. ● 울릉도 대나무와 오징어성인봉 정상에서 살짝 뒷부분으로 내려가면 나리분지를 둘러싼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말잔등(967m), 미륵산(900m), 나리봉(813m)에 이어 바다 근처에서 송곳처럼 뾰족하게 솟은 ‘추산(錐山)’은 무척 인상적이다. 성인봉 정상 부근에서 대나무 숲을 만났다. 대나무의 일종인 섬조릿대였다. 산비탈에 모노레일을 깔고 부지깽이 나물을 재배하는 ‘윗 통구미 마을’에도 곳곳에 대나무 숲이 있었다. 한 가구(4명)이 살고 있는 죽도에도 섬조릿대 군락지가 이어진다. 20년 째 매년 울릉도를 답사해 온 조성호 씨(서울 중동고 지리교사)는 “울릉도의 대나무는 특산품인 오징어를 말릴 때 요긴하게 쓰이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새벽 4~5시. 어부들이 밤새 잡은 오징어가 항구에 도착하면, 어판장에서 기다리던 아낙네들은 칼을 쥐고 오징어 배를 가른다. 내장을 꺼내고 씻은 오징어는 지름 1.5cm 가량되는 대나무에 차례차례 꽂힌다. 오징어 한축(20마리)을 꿰어 바닷가 바람에 널어놓는다. 오징어의 머리 부분에는 몸체가 잘 펴지도록 ‘탱깃대’(8cm 길이의 대나무)를 또 끼운다. 대나무에는 ‘울릉도산(등록 제467호)’이란 표식이 있어 울릉도 오징어를 증명한다. ● 전라도 어부가 해류를 타고 울릉도로울릉도는 현재 경북 울릉군에 속해 있지만, 지명 중에는 전라도 방언이 많다. 독도에 있는 ‘보찰 바우’가 대표적이다. ‘보찰’은 바위에 붙어 있는 갑각류인 ‘거북손’을 칭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울릉도 주민들도 거북손을 보찰이라고 부른다. ‘독도’라는 명칭도 ‘독섬’(돌섬의 전라도 방언)에서 유래했다고 학계에서는 분석한다.울릉도 개척령이 반포(1882년)되기 이전부터 전라도 흥양지방(여수, 고흥반도)의 어부들이 매년 배를 짓기 위해 울릉도를 찾았다. 여수 거문도에서 대한해협을 지나가는 쿠로시오난류와 동해안을 타고 흐르는 동한해류를 타면 울릉도까지 손쉽게 도착한다고 한다. “여수 거문도 어부들이 추삼월 동남풍을 이용하여 돛을 달고 울릉도에 가서 나무를 벌채하여 ‘새 배’를 만들고 여름내 미역을 채집해 두었다가 가을철 하늬바람(북서풍)이 불면 목재와 해조류, 고기를 가득싣고 하늬바람에 돛을 달고 남하하면서 지나온 포구에서 판매하거나 물물교환을 하면서 거문도로 귀향하였다.” (전경수 ‘울릉도 오딧세이’)섬을 비워놓는 ‘공도(空島)정책’을 펼쳤던 조선시대 정부는 주기적으로 수토관(搜討官)을 파견해 주민들을 체포해서 육지로 데리고 나왔다. 1882년 울릉도 검찰사로 파견된 이규원은 울릉도에 조선인이 140명이 있었다고 보고했는데, 그 중 115명이 전라도 출신이었다. 배를 짓던 어부들이 북서풍이 불기를 기다렸던 곳은 울릉도 서북쪽 ‘대풍감(待風坎·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다. 이 곳에는 관광용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그러나 지난해 태풍으로 모노레일은 운행이 금지돼 있다. 일본에서는 독도를 ‘죽도(竹島·다케시마)’라고 부르지만, 원래 일본의 옛 문헌에서는 ‘울릉도엔 대나무가 많다’라며 울릉도를 죽도라고 불렀다. 일본인들은 19세기 말부터 기업형 벌목회사를 만들어 울릉도의 나무들을 벌채해갔고, 독도 주변에 살고 있던 물개 종류인 가지(또는 강치) 싹쓸이해 멸종시켰다. 일본은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석포전망대에 군사기지를 세우기도 했다. ‘울릉도 오딧세이’ 저자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인류학)는 “일본이 독도만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은 어쩌면 큰 오해이다”며 “독도 다음은 울릉도일 수 있다”고 썼다. ●울릉도의 미식울릉도 맛볼 수 있는 아침 해장국은 ‘오징어 내장탕’이 으뜸이다. 오징어의 내장 중에서 흰색 창만 골라서 넣고, 호박잎과 무콩나물, 풋고추와 함께 맑게 끓인 탕국이 숙취를 시원하게 풀어내준다. 선도가 중요한 오징어 내장탕은 울릉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꽁치물회는 냉동한 꽁치회에 빨간색 육수를 부어서 먹는다.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야채와 어우러진 고소한 맛이 깔끔하다. 독도새우는 도화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가시배새우 등 3총사가 있다. 독도새우는 한 접시(20마리 가량)에 12~16만원 정도로 비싸다. 그러나 일단 시키면 손바닥 길이만한 크기에 놀라고, 먹어보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으면 도동항에서 ‘독도새우 튀김’을 맛보는 것도 좋다. 사진·글 울릉도=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커피 전문기업 동서식품이 새로운 브랜드의 커피믹스 ‘맥심 슈프림골드’를 출시했다. ‘최고의’ ‘진한’이라는 의미를 담은 맥심 슈프림골드는 기존 커피믹스의 맛과 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진하고 풍부한 커피와 부드러운 달콤함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최근 소비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풍부한 커피의 맛과 향 그리고 동시에 달콤하고 크리미한 맛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반영한 이번 신제품은 우유와 잘 어울리는 원두를 직접 선별하고 원두 특성에 따라 차별적인 로스팅 공법을 사용하여 기존 커피믹스 대비 커피 강도와 향미를 높인 깊은 커피의 맛을 구현했다. 또 우유를 넣은 라테 크림을 함유해 한층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서식품은 맥심 슈프림골드의 광고 모델로 배우 박서준을 발탁하고, 신규 TV 광고를 공개했다. 이번 TV 광고는 한 잔의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네 가지 특성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고자 다크, 크리미, 스무드, 스위트라는 핵심적인 맛 속성에 집중했다. 또 ‘달콤한 화이트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 ‘커피믹스를 즐겨먹지 않더라도 취향 저격을 당할 맛’이라는 제품의 자신감을 ‘당신의 취향 슈프림이 되다’라는 카피로 표현했다. 동서식품 김대철 마케팅 팀장은 “이번 신제품은 동서식품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커피믹스 브랜드의 제품으로, 특히 MZ세대가 선호하는 커피 취향을 세심하게 분석해 반영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회사에 근무하는 여성 회사원 최모 씨(43)는 13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처에 있는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을 찾았다. 지방에 있는 친정 부모님께 과일선물세트를 보내기 위해서다. 눈길을 끈 것은 포장 면에 붙어 있는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라는 초록색 마크(사진). ‘우수농산물관리제도’를 의미하는 이 마크 옆에는 해당 농산물의 생산 및 출하를 관리한 영농법인(조합)은 물론이고 생산자의 주소, 성명,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평소 친환경과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최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대세인데 GAP 인증 농산물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고 말했다. GAP는 농산물의 생산·수확·관리 및 유통의 각 단계에서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토양·용수 등 재배 환경과 종자·비료 등 농업자재, 선별포장 과정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제도다. 충북 충주에서 ‘GAP 사과’를 생산하는 김모 씨(63)는 “GAP 인증을 받으려면 농약을 치는 횟수도 안전기준을 따라야 하는 등 재배·생산 과정 전반이 무척 까다롭고 엄격하다”고 말했다. GAP 인증 제도는 2003년 약용작물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된 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이주명)의 GAP 교육 및 홍보에 힘입어 GAP 인증 제도는 안전한 농산물을 원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농업인에게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AP 인증 농가 수는 2006년 제도 도입 초기 3600여 농가에서 출발해 올해 8월 말 기준 11만5000여 농가로 증가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화가 김진희 개인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날아오르다’가 15~2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 3층 G&J 전시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전통의 성긴 모시 천 위에 유화 물감으로 그려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하나의 고립된 장르를 넘어 다양한 변주와 모색, 은밀한 소통을 시도하는 작품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날아오르다’ 연작 속 여인들은 화장을 한다. 단순히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세상에 나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여인의 얼굴은 창백하다. 섬세하고 치밀하며, 서릿발 같은 찬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가는 윤곽으로 처리한 어깨선, 삼단처럼 말끔하게 빗어넘긴 머릿결, 태아를 담고 있는 볼록한 배, 바람에 흩날리는 한복의 실루엣, 초점을 잃은 듯 몽환적 분위기가 드러나는 시선에서는 예의 관능이나 에로티시즘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강인함이 드러난다. 그림 속 다양한 오브제는 여인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신한다. 화려한 하이힐은 남성의 전통적인 권위에 대한 부정이며, 새와 나비는 자유의지의 발현을 상징한다. 한국화에서 여백은 작가만의 주관적인 사유적 공간으로 통한다. 전통 한국화와 달리 김 작가의 작품 속 여백은 강렬한 채색으로 표현되고 있다. 생명을 잉태하는 혼돈(chaos)과 그 혼돈에서 탄생한 질서(cosmos)를 강렬한 채색에 담았다. 김진희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작품을 제작할 때 나의 관심은 늘 개인과 우주 사이의 관계”라며 “피고 지는 꽃의 순환성과 놀라운 생명력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물음을 탐구하고 여성들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20분이면 닿는 ‘풍차 마을’ 잔서스한스. 그림엽서에 박힌 풍차가 동화 속 풍경처럼 다가온다. 잔서스한스에는 18세기까지 1000여 개 풍차가 돌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풍력으로 바닷물을 퍼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톱으로 목재를 다듬고, 기름을 짜고, 향신료와 곡식을 빻기도 했다. 이 마을에서는 네덜란드 전통 복장을 입고 치즈를 만들고, 나무토막을 깎아 나막신을 만드는 공방도 체험할 수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스마트 광학 테크 기업 아이엘사이언스(대표 송성근)가 두피·모발 케어 전문 브랜드 폴리니크(FOLLINIC)의 성공적 론칭에 보답하고자 총 3억100만 원 상당의 ‘모가 이렇게 많아?’ 사은 이벤트를 개최한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이번 행사에 벤츠 E클래스와 에르메스의 버킨백과 캘리백, 롤렉스와 IWC 시계,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3, LG 스타일러, 세라젬 안마의자, 아이패드 프로, 삼성 그랑데 건조기, 삼성 QLED TV 등 명품 사은품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6일부터 12월 23일까지 약 2주 간격을 두고 총 8회에 걸쳐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한다. 폴리니크 공식몰에서 ‘폴리니크 미세전류LED 두피케어기’를 구매하면 해당 기간의 회차에 자동 응모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신종 전염병으로 인한 팬데믹부터 기후변화, 미세먼지, 콘크리트 산과 플라스틱 바다…. 지난달 28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복합 문화공간 ‘F1963’에서 개막한 ‘2021 부산국제사진제’는 아시아, 유럽, 남미, 극지방까지 전 세계의 대륙에서 사진작가들이 목격한 ‘인류세 시대 지구가 보내는 SOS 구조신호’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1995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대기과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 처음 제안한 ‘인류세’는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이다. ‘인류세’는 환경 훼손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현재 인류 이후의 시대를 가리킨다.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은 방사성물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 등을 꼽는다. 지난해 부산국제사진제의 ‘인류세―Save Our Planet’ 주제전은 부산, 대구, 충남 천안 등 국내는 물론이고 벨기에 브뤼셀까지 이어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부산국제사진제 총감독을 맡은 석재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대표는 올해의 주제도 ‘인류세Ⅱ’로 정해 프랑스, 미국, 멕시코, 스위스, 중국, 독일, 한국 등 작가 12명의 신작을 선보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지구 표면에 남겨진 인간의 흔적을 보여주는 독일 사진가 톰 헤겐의 추상적인 항공사진 작품이 눈에 띈다. 회색빛 산에서 흘러나오는 검은색 잉크 같은 광물질이 누런 강물을 물들이고, 붉은색과 초록색을 띠는 탄광의 호수 위로 독수리가 유유히 날고 있다. 형형색색의 오염물질이 자칫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내 역겨워진다. 프랑스 작가 샤를 그젤로는 순록을 기르는 유목민인 네네츠족이 살고 있는 툰드라의 지하 가스 채굴 산업 현장을 촬영했다. 한국의 사진작가 황규태는 ‘묵시록 그 이후(After Apocalypse)’라는 연작에서 무한 복제되는 아기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무한한 욕심을 경고하는 ‘미래의 묵시록’을 선보인다. 포토몽타주 기법, 이중 노출, 필름 태우기(버닝), 디지털 이미지까지 다양한 기법을 통해 핵전쟁, 생명공학, 인류문명의 위기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중국 작가 야오루는 중국 고전적 미적 화풍을 차용한 포토몽타주 표현 기법의 작품을 전시한다. 멀리서 보면 동양의 수묵화를 연상시키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완벽했던 산과 강은 쓰레기 더미들을 초록색 폐기장 그물망으로 감싼 모습이다. 한때 조화로웠던 자연이 파괴되고 오염된 환경을 드러내는 극명한 대비다. 부산국제사진제는 지난해에는 부산항 풍경이 보이는 영도구 폐조선소에서 열렸다. 올해는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재생한 복합 문화공간인 ‘F1963’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 외부에는 대나무숲길, 달빛정원 등이 옛 공장시설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부산국제사진제는 야외 대나무숲길에서도 열리고 있다. 경남 창녕 우포늪에서 생태사진을 찍어온 정봉채 작가의 ‘따오기’ 사진이 대나무숲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 특별전으로는 ‘부산작가 초대전―사타’가 열리고 있다. 트라우마를 겪어서 생긴 감정을 주제로 작업을 해 온 사타는 불안과 공포 등 현대인이 가진 각종 증상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신종 전염병으로 인한 팬데믹(pandemic)부터 기후변화, 미세먼지, 콘크리트 산과 플라스틱 바다…. 지난달 28일 부산 수영구 구락로(옛 망미동)의 복합 문화공간 F1963에서 개막한 ‘2021 부산국제사진제’에는 아시아부터 유럽, 남미, 극지방까지 전 세계의 대륙에서 12명의 사진작가들이 목격한 ‘인류세 시대 지구가 보내는 SOS 구조신호’의 생생한 현장이 선보이고 있다. ‘인류세(Anthropocene)’는 인류로 인해 열린 새로운 지질시대를 가리키는 새로운 용어다. 지질연대표의 시간대를 구분하는 명칭은 대부분 라틴어나 암석이 처음 발견된 지역을 따서 붙여졌다. 석탄기(Carboniferous)는 영국에서 발견된 석탄이 풍부한 암석을 가리켜 ‘석탄이 함유한’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비롯됐다. 쥐라기(Jurassic) 역시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 사이에 놓인 쥐라 산(Jura Mountain)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대기과학자인 파울 크뤼천이 2000년 처음 제안한 ‘인류세’는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이다. 지금까지 계속되던 충적세가 끝나고 이제 과거의 충적세와는 다른 새로운 지질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인류세’는 환경훼손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현재 인류 이후의 시대를 가리킨다.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은 방사능물질,대기 중의 이산화탄소,플라스틱,콘크리트 등을 꼽는다. 고생대의 대표적 화석은 삼엽충,중생대는 암모나이트다. 한 해 658억 마리가 소비되는 닭고기의 닭 뼈를 인류세의 최대 지질학적 특성으로 꼽기도 한다. 수백만 년 뒤에는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 KFC 코카콜라’로 명명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사진제의 ‘인류세-Save Our Planet’ 주제전은 부산, 대구, 천안 등 국내는 물론 벨기에 브뤼셀까지 이어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부산국제사진제 총감독을 맡은 석재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대표는 작년에 이어 올해의 주제도 ‘인류세Ⅱ’로 정했다. 프랑스, 미국, 멕시코, 스위스, 중국, 독일, 한국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빙하가 녹고, 멸종 위기의 동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지구의 현재의 모습을 강렬한 이미지로 담아냈다. 입구에 들어서면 독일의 사진가인 톰 헤겐은 지구 표면에 남겨진 인간의 흔적을 보여주는 추상적인 항공사진 작품이 눈에 띤다. 회색빛 산에서 흘러나오는 검은색 잉크같은 광물질이 누런 강물을 물들이고, 붉은색과 초록색을 띠는 탄광의 호수 위로 독수리가 유유히 날고 있다. 형형색색의 오염물질이 자칫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내 역겨워진다. 러시아 작가 샤를 젤로는 순록을 기르는 유목민인 네네츠족이 살고 있는 툰드라의 지하 가스채굴 산업현장을 촬영했다. 이곳에서 채굴된 가스는 액화되어 전 세계로 해상 수송된다. 눈보라 휘날리는 툰드라의 대자연과 가스 채굴 공장의 초현대식 시설이 대비되는 작품이다. 한국의 사진작가 황규태는 ‘묵시록 그 이후’(After Apocalypse)라는 연작을 통해 무한복제되는 아기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무한한 욕심을 경고하는 ‘미래의 묵시록’을 선보인다. 포토 몽타주 기법, 이중노출, 필름태우기(버닝), 디지털 이미지까지 다양한 기법을 통해 핵전쟁, 생명공학, 인류문명의 위기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중국 작가 야오루는 중국 고전적 미적 화풍을 차용한 포토몽타주 표현기법의 작품을 전시한다. 멀리서 보면 동양의 수묵화를 연상시키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완벽했던 산과 강은 쓰레기 더미들을 초록색 폐기장 그물망으로 감싼 모습이다. 한때 조화로웠던 자연이 파괴되고, 오염된 환경을 드러내는 극명한 대비다. 제이미 스털링스가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설치된 부지를 하늘에서 촬영한 작품은 마치 디자인의 문양처럼 보인다. 석재현 전시감독은 “이번 주제전은 사회현상이 담긴 다큐멘터리 사진 뿐만 아니라 예술적 형식의 확장을 통해 강렬한 시각 메시지로 기후환경에 대한 시대적 담론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사진제는 지난해에는 부산항대교와 부산항이 보이는 영도구 폐조선소에서 열렸다. 거청조선소는 과거 조선소였다가 문을 닫은 곳으로, 사진 작품과 부산항 전경을 볼 수 있는 이색 전시공간이었다. 올해는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재생한 복합 문화공간인 ‘F1963’에서 열리고 있다. 고려제강은 철제 와이어를 전문으로 생산해온 회사로서 전시장 내부에 들어선 테라로사 커피숍에도 와이어를 재활용한 실내 인테리어가 설치돼 있다. 부산국제사진제 백성욱 조직위원장(부산예술사진가회 회장)은 “부산의 사진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행사가 국제적인 사진제로 발전하게 된 것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외부에는 대나무숲길, 달빛정원 등이 옛 공장시설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부산국제사진제 전시장은 야외 대나무숲길에서도 열리고 있다. 경남 창녕 우포늪에서 생태사진을 찍어온 정봉채 작가의 ‘따오기’ 사진이 대나무숲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 특별전으로는 ‘부산작가 초대전-사타’가 열리고 있다. 트라우마를 겪어서 생긴 감정을 주제로 작업을 해 온 사타는 불안과 공포 등 현대인이 가진 각종 증상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사타는 지금 각종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미래에 ‘증상인간(HOMO SYMPTOMUS)’이라는 신인류일 수도 있음을 사진으로 전한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 파리 북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샹티이는 물 위에 떠 있는 듯 아름다운 ‘샹티이 성’으로 유명한 곳이다. 브라질 축구선수 호나우두가 결혼식을 올려 유명해졌다. 성 안에는 푸생, 바토, 라파엘로, 앵그르, 보티첼리, 들라크루아 등의 명화가 소장돼 있는 박물관이 있다. 고색창연한 중세시대 도서관도 감상할 수 있다. 카페에서는 콩데 가문의 왕실 요리사였던 바텔이 개발한 ‘샹티이 크림’ 커피와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산소(O2)길’이냐 ‘정희왕후길’이냐. 늦장마가 오락가락하는 강원 홍천 공작산의 수타사(壽陀寺) 계곡은 향긋한 흙냄새와 나무향기가 가득했다. 계곡물 소리가 머릿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수타사 산소길’이다. 이 길은 수타사에서 ‘귕소’ 출렁다리를 거쳐 다시 수타사로 돌아오는 3.2km 구간의 숲속 길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아름다운 계곡의 풍경뿐 아니라 정희왕후 태실, 월인석보, 정이품송, 수타사 동종 등 보물에 얽힌 역사적 스토리까지 음미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 조선왕조의 첫 여성 정치인조선 7대 왕 세조의 왕비인 정희왕후(貞熹王后·1418∼1483)는 조선 최초로 수렴청정을 하며 정치 일선에 나섰던 여인이다. 조선시대에는 6명의 대왕대비가 7회에 걸쳐 수렴청정을 했는데, 정희왕후가 첫 선례였다. 고려시대까지는 주로 왕의 어머니가 섭정을 했는데, 조선시대에는 정희왕후 이후로 왕실의 가장 큰 어른인 대왕대비가 수렴청정을 하는 전통이 이어졌다. 세조는 조카 단종을 밀어내고 왕위에 올랐지만, 14년 만에 병치레 끝에 승하했다. 세조가 죽은 뒤 차남 예종이 왕위에 올랐다. 예종은 족질(足疾)이라는 병으로 1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예종의 형(의경세자)의 둘째아들인 성종이 13세에 왕위에 올랐다. 정희왕후는 성종이 20세 성인이 될 때까지 7년 동안 수렴청정을 하며 조선의 최고정책결정권자가 되었다. 조선 초기 왕권의 혼란기에 보여준 정희왕후의 노련하고 과단성 있는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리더십은 요즘도 회자된다. 그는 종친 정리작업을 통해 왕권을 안정시키고 종친의 관리 등용을 법으로 금지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적도 감싸는 포용력을 발휘했다. 세조에게 반기를 들어 역적으로 몰린 정종의 아들 정미수를 관리로 등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왕실의 고리대금업을 엄단하고 농업과 잠업을 육성했다. 과단성 있고 노련했던 정희왕후의 수렴청정으로 조선 왕실은 안정되고, 이후 성종의 친정기에 문물제도가 완성되는 주춧돌 역할을 했다. 세조와 정희왕후는 경기 남양주시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에 묻혔지만, 홍천엔 세조와 정희왕후의 흔적이 적잖게 남아 있다. 홍천의 공작산 입구에 있는 수타사는 정희왕후의 태가 봉안된 곳이다. 공작산은 예로부터 ‘한 마리의 공작새가 알을 품고 있는 듯하다’고 해서 공작포란형(孔雀抱卵形) 산세로 유명하다. 수타사 성보박물관에는 1459년 세조가 편찬한 월인석보(月印釋譜) 17, 18권이 보관돼 있다. 수타사 사천왕상 배 속에서 발견된 보물 제745호인 ‘월인석보’는 세종이 지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과 세조가 지은 ‘석보상절(釋譜詳節)’을 함께 묶어 펴낸 책이다. 훈민정음 창제 후 처음 나온 불경언해서로 불교문화사와 국어사 연구의 중요한 사료이다. 수타사 옆 연꽃이 피어 있는 생태숲공원을 지나서 숲속 길을 걷는다. 산소길이다. 계곡을 왼쪽에 끼고 천천히 걷다 보면 반환점인 ‘귕소’ 출렁다리가 나온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귕’은 통나무를 파서 만든 소나 말의 여물통의 황해도, 강원도 사투리라고 나온다. 기다랗게 생긴 소가 ‘갈 지(之)’자 모양으로 놓여 있는 모양이 여물통과 똑 닮았다. 귕소 출렁다리를 건너 다시 수타사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시퍼렇고 깊은 ‘용담(龍潭)’이 나온다. 용이 승천하는 연못이라는 전설이 있다. 용담으로 흘러들어가는 폭포에 명주 실타래를 풀면 끝이 없을 정도로 들어간다고 한다. 물속에 들어가면 동굴이 있어서, 소용돌이 때문에 한번 빠지면 나오지 못하는 깊은 물이다. 정희왕후는 아버지 윤번이 홍천 현감으로 재직 시 홍천의 관아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태가 봉안된 곳은 용담 뒤편에 있는 작은 능선으로 추정된다. 수타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는 봉분 모양으로 태실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사각 모양의 반듯한 돌들이 널브러져 있다. 조선총독부는 1928년 조선왕조의 정기를 끊기 위해 전국 각지의 사찰에 봉안된 왕실의 태실 53위를 서삼릉으로 옮겼으나 정희왕후의 태실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용담 주변에는 세조가 벼슬을 내린 소나무 정이품송의 자목(子木)도 심어져 있다. 홍천군이 충북 보은군으로부터 정이품송의 자목을 분양받아 심은 것이다. 홍천군은 수타사 산소길을 ‘정희왕후길’, 생태숲을 ‘왕후의 숲’으로 이름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세조와의 인연이 있는 역사 스토리텔링 관광자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아기자기한 절경이 펼쳐지는 팔봉산 수타사 산소길은 ‘홍천 8경(景)’ 중 제6경으로 꼽히는데, 제1경은 팔봉산(해발 327m)이다. 8개의 봉우리가 아기자기하게 어깨를 맞댄 산이다. 홍천강의 굽이치는 물줄기와 팔봉산의 기암절벽은 수반(水盤) 위에 놓인 아름다운 수석처럼 보인다. 매표소에서 출발해 1봉부터 8봉까지 완등한 후 원점 회귀하는 데 총 3시간 정도 걸리는 아기자기한 산이지만, 쉽게 봐선 큰코다친다. 암벽타기를 하듯이 바위에 박힌 철제구조물에 손과 발을 온몸으로 지탱하며 등산해야 한다. 깎아지른 절벽 위의 봉우리에 올라설 때마다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진다. 4봉에서 바라보면 둥그렇게 마을을 감싸고 돌아가는 홍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홍천(洪川)이란 지명이 유래한 ‘너브내’(넓은 내)의 모습이다. 4봉을 올라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철제 사다리를 이용하는 길이고, 또 다른 방법은 ‘해산굴’을 통과해서 올라가는 것이다. 좁은 바위틈을 통과하는 것이 출산의 고통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해산굴은 통과할 때마다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어 장수굴이라고도 불린다. 틈이 삼각형 모양이라 배낭을 벗고 몸을 요리조리 비틀며 올라가야 통과할 수 있다. 혼자 산행을 한 터라 굴 앞에 도착해 자칫 몸이 낄 것 같은 두려움에 용기를 잃고 먼 길을 돌아갔다. 8봉까지 등반한 후 하산 길에는 홍천강이 반겨준다. 홍천강변을 따라 낚시와 래프팅을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걷는 산책길은 팔봉산 등산의 마지막 즐거움이다. ○탄약창고와 폐교가 미술관으로 홍천에서는 지난해 ‘강원국제키즈트리엔날레’에 이어 올해는 9월 30일부터 ‘강원국제트리엔날레’가 열린다. 국제 미술제가 열리는 장소는 색다르다. 홍천군 결운리에 있는 제11기계화보병사단의 옛 탄약정비공장이다. 1973년 준공 당시부터 놓여 있던 폭발 방호벽, 컨베이어벨트와 탄약도장용 회전기계 등의 시설물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국내외 작가들의 벽화와 설치작품,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돼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국제미술제가 열리는 또 다른 미술관은 와동분교다. 1954년 개교한 후 62년의 역사를 끝으로 2015년에 폐교돼 잡초가 무성했던 곳이다. 교실과 뒤뜰에 미술작품이 설치됐고, 운동장에는 관람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연못과 파빌리온이 설치됐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장터 국수, 젓갈, 꿀, 커피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맛집 홍천읍 와동로 ‘홍천강 막국수’는 감칠맛 나는 막국수와 구수한 옹심이 칼국수가 유명하다. 팔봉산관광지에는 민물매운탕을 내는 식당이 많다. 홍천읍 하오안리 오안초등학교 주변에는 돼지고기·쇠고기 화로구이 집들이 모여 있다. 글·사진 홍천=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