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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량 보유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매매했던 코인이 최소 41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게임사와 관련된 코인이 16개(39%)였다. 1개를 제외하면 나머지 15개는 돈 버는 게임(P2E) 관련 코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은 투자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17일 동아일보가 가상화폐 전문가와 함께 김 의원 입장문에 공개된 클립 지갑 등 가상화폐 개인지갑을 역추적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김 의원이 거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인은 총 41개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게임 관련 코인 16개 중에선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만든 위믹스나 넷마블의 마브렉스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코인도 다수 있었다. 일본 게임사 자회사가 내놓은 무이(MOOI)를 비롯해 돈 버는 게임(P2E)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메가(MEGA),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게임 개발사가 토큰으로 사용하는 포보스(PBOS) 등이었다. 게임 관련 코인 중 현재까지 김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코인 중 메콩코인과 젬허브, 보물은 현재 시세 기준으로 각각 3100만 원, 2200만 원, 270만 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시점을 두고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콩코인의 경우 김 의원이 2022년 2월 16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후 사흘 만에 153% 폭등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당시에는 코인이 상장하면 급등했다. 상장 직전에 사들였다는 건 내부 정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김 의원이 보유했던 코인 중에는 노래방 관련 코인 썸씽(SSX) 등도 있었다. 다만 김 의원이 코인 1개를 여러 차례 사고판 것으로 나타나 시세차익을 얼마나 거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마브렉스 199회, 젬허브는 139회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미공개 정보를 얻을 생각도, 기회도 없었다”고 주장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가상화폐 대량 보유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매매했던 코인이 모두 41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게임사와 관련된 코인이 16개(39%)였다. 1개를 제외하면 나머지 15개는 돈 버는 게임(P2E) 관련 코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은 투자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17일 동아일보가 가상화폐 전문가와 함께 김 의원 입장문에 공개된 클립 지갑 등 가상화폐 개인지갑을 역추적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김 의원이 거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인은 총 41개로 나타났다.김 의원이 보유했던 게임 관련 코인 16개 중에선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만든 위믹스나 넷마블의 마브렉스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코인도 다수 있었다. 일본 게임사 자회사가 내놓은 무이(MOOI)를 비롯해 돈 버는 게임(P2E)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메가(MEGA),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게임 개발사가 토큰으로 사용하는 포보스(PBOS) 등이었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김 의원이 P2E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게임업계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게임 관련 코인 중 현재까지 김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코인 중 메콩코인과 젬허브, 보물은 현재 시세 기준으로 각각 각각 3100만 원, 2200만 원, 270만 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투자 시점을 두고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콩코인의 경우 김 의원이 2022년 2월 16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후 사흘 만에 153% 폭등했다. 지난해 3월 발행된 마브렉스는 김 의원이 지난해 4월 21일부터 같은 해 5월 거래소 상장 당일까지 1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당시에는 코인이 상장하면 급등했다. 상장 직전에 사들였다는 건 내부 정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이 밖에도 김 의원이 보유했던 코인 중에는 노래방 관련 코인 썸씽(SSX) 등도 있었다. 다만 김 의원이 코인 1개를 여러 차례 사고판 것으로 나타나 시세차익을 얼마나 거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마브렉스는 199회, 젬허브는 139회, 보물은 33회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참여한 관계자는 “정확한 시세 차익을 파악하려면 가상화폐 거래소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코인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업비트, 빗썸 등 거래소에서 압수수색한 김 의원의 전자지갑 세부 거래 내역을 분석해 내부정보 제공 의혹이나 게임업계와 관련된 입법 로비가 있었는지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미공개 정보를 얻을 생각도. 기회도 없었다”며 위법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손꼽히는 ‘큰 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가 반기마다 발표하는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거래소에서 10억 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국민은 900명으로 전체(627만명)의 0.02%에 불과했다. 김 의원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현재 가치는 9억1000만 원 수준이며, 가격이 최고점까지 치솟았을 때의 평가 가치는 약 100억 원에 달했다. 사실상 김 의원이 가상자산 업계에서 상위 0.02%에 속하는 고액 투자자였다는 얘기다.김 의원은 14일 탈당을 결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코인 매각 권유를 사실상 거절했다. 검찰 수사에서 김 의원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가상자산에 투자해온 점이 확인되면, 의원직 사퇴에 대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공직자, 국회의원 등에 대한 가상자산 거래 현황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손준영기자 hand@donga.com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강우석기자 wskang@donga.com}

서울 양천구에서 ‘빌라왕’ 김모 씨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세사기 피해자 중 올해만 4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의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피해 여성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보증금 3억 원을 대부분 날릴 위기에 처해 있었다. 11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의 한 빌라 2층에 사는 이모 씨(31)가 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안 돼 찾아간 이 씨의 아버지(63)가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유서 등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과 전세사기 피해자단체 등에 따르면 이 씨는 전세사기로 2021년 6월 계약 당시 대출까지 받아 건넨 전세보증금 3억 원 중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씨는 계약 당시 김 씨로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에 가입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공인중개사도 “김 씨가 임대사업자라 의무적으로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며 신청서까지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씨는 최근 집주인이 서울 양천구와 강서구 일대에 주택 1139채를 소유한 채 지난해 10월 사망한 빌라왕(당시 42세)이란 사실과, 약속과 달리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김 씨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다른 피해자는 “이 씨처럼 당연히 보증보험에 가입됐는 줄 알고 있다가 피해를 본 주민이 많다”고 했다. 김 씨에게 피해를 본 세입자 중 HUG 보증보험 가입자는 614명으로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씨의 집은 지난해 12월 세무 당국에 압류당한 상태였다. 체납 세금 때문에 압류된 집의 경우 경매에 낙찰되더라도 낙찰자가 가져갈 돈이 없어 법원에서 경매를 진행하지 않는다.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2억4000만 원을 빌렸던 이 씨는 다음 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최근 은행에 대출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서울 노원구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 씨의 아버지는 “전세보증금 문제로 딸이 변호사와 계속 상담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또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오전에는 음식점에서, 오후에는 방송국 조연출로 일하며 ‘투잡’을 뛰던 성실한 딸이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휴대전화 화면을 확인하면서 걸을 때가 적지 않은데 현수막을 이렇게 걸어놓으니 위험하네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사거리 앞 횡단보도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 씨(29)는 “현수막이 너무 낮게 걸려 사고가 걱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종각역 사거리 횡단보도 인근 전신주에는 약 1m 높이의 정당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보행자가 지나는 길목에 있어 무심코 걷다가 부딪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행정안전부는 8일부터 보행자 통행 장소인 경우 2m 이상 높이로 걸게 하는 등 강화된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 허가 없이 정당 현수막을 걸 수 있게 되면서 현수막이 난립해 안전사고를 초래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8, 9일 서울 종로·강남·서초구 일대를 돌아본 결과 아직 거리 곳곳에 가이드라인을 어긴 현수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쿨존에 버젓이 걸린 정당 현수막 9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횡단보도에는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야당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행안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는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다. 자녀가 이 학교에 다닌다는 이모 씨(38)는 “현수막 내용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아이가 누군가를 비판하는 내용을 따라하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다니는 곳에는 정당 현수막을 걸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가이드라인은 보행자 통행 장소나 교차로 주변에 현수막을 설치할 경우 2m 이상 높이에 설치하게 했다. 보행자나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 보행자 신호등 옆에는 높이 2m 이하로 설치된 현수막이 다수 보였다.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역 인근 교차로에서 만난 유모 씨(71)는 “현수막이 횡단보도 바로 옆에 내 어깨 높이로 걸려 있다 보니 정면이 아니면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신호가 바뀐 걸 뒤늦게 보고 허겁지겁 건널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이드라인은 가로등 사이에 현수막을 3개 이상 달지 못하게 했지만 현수막이 4개 이상 설치된 곳도 여전히 많았다.● 행안부·지자체 엇박자에 단속 어려워상황이 이런데 행안부와 지자체 측은 가이드라인 이행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 행안부 측은 “이달 초 가이드라인을 각 지자체에 안내했다. 지자체가 판단해 통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현수막을 철거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단속 책임을 지자체에 돌렸다. 또 “국회에서 만든 정당 현수막 규제 완화 조항이 유효한 만큼 그 안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일단 내용을 정당, 지자체 등에 알리며 자정작용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가이드라인이 모호하고 권고사항에 불과해 이에 따라 단속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행자 통행 장소가 어딘지 등 기준이 모호하다”며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이고 철거나 과태료 부과를 위해선 옥외광고물법상 ‘통행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에 해당해야 하는데 이 역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했다. 행안부가 옥외광고물법 또는 시행령에 가이드라인 내용을 반영해야 실효성 있는 단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휴대전화 화면을 확인하면서 걸을 때가 적지 않은데 현수막을 이렇게 걸어놓으니 위험하네요.”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사거리 앞 횡단보도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 씨(29)는 “현수막이 너무 낮게 걸려 사고가 걱정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종각역 사거리 횡단보도 인근 전신주에는 약 1m 높이의 정당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보행자가 지나는 길목에 있어 무심코 걷다가 부딪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행정안전부는 8일부터 보행자 통행 장소인 경우 2m 이상 높이로 걸게 하는 등 강화된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 허가 없이 정당 현수막을 걸 수 있게 되면서 현수막이 난립해 안전사고를 초래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8, 9일 서울 종로·강남·서초구 일대를 돌아본 결과 아직 거리 곳곳에 가이드라인을 어긴 현수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쿨존에 버젓이 걸린 정당 현수막9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횡단보도에는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야당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행안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는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다. 자녀가 이 학교에 다닌다는 이모 씨(38)는 “현수막 내용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아이가 누군가를 비판하는 내용을 따라하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다니는 곳에는 정당 현수막을 걸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또 가이드라인은 보행자 통행 장소나 교차로 주변에 현수막을 설치할 경우 2m 이상 높이에 설치하게 했다. 보행자나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 보행자 신호등 옆에는 높이 2m 이하로 설치된 현수막이 다수 보였다.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역 인근 교차로에서 만난 유모 씨(71)는 “현수막이 횡단보도 바로 옆에 내 어깨 높이로 걸려 있다 보니 정면이 아니면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신호가 바뀐 걸 뒤늦게 보고 허겁지겁 건널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이드라인은 가로등 사이에 현수막을 3개 이상 달지 못하게 했지만 현수막 4개 이상이 설치된 곳도 여전히 많았다.● 행안부·지자체 엇박자에 단속 어려워상황이 이런데 행안부와 지자체 측은 가이드라인 이행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행안부 측은 “이달 초 가이드라인을 각 지자체에 안내했다. 지자체가 판단해 통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현수막을 철거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단속 책임을 지자체에 돌렸다. 또 “국회에서 만든 정당 현수막 규제 완화 조항이 유효한 만큼 그 안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일단 내용을 정당, 지자체 등에 알리며 자정작용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지자체들은 가이드라인이 모호하고 권고사항에 불과해 이에 따라 단속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행자 통행장소가 어딘지 등 기준이 모호하다”며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이고 철거나 과태료 부과를 위해선 옥외광고물법상 ‘통행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에 해당해야 하는데 이 역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했다. 행안부가 옥외광고물법 또는 시행령에 가이드라인 내용을 반영해야 실효성 있는 단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아파트 단지 일대에서 8일 오전 24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태가 발생했다. 송파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57분경 송파구 송파꿈에그린위례 24단지, 송파더센트레, 위례아이파크, 송파와이즈더샵, 위례중앙푸르지오 1·2단지 등 총 6개 단지 아파트 52개 동의 전기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겼다. 처음 4분가량 정전된 후 잠시 복구됐다가 오전 4시 58분경 다시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순차적으로 복구를 진행해 처음 정전된 지 2시간 12분 만인 오전 6시 9분경 모든 단지에서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다만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오전 9시 25분경 모든 복구가 완료됐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대규모 정전은 아파트 단지 내 한 상가의 전원 개폐기에서 불꽃이 발생한 이후 각 아파트의 전기 차단기가 작동되면서 발생했다. 다행히 정전이 새벽 시간대에 일어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다만 한 아파트에서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혔던 주민 1명이 신고 후 30분 만에 구조됐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저는 어린이 아닌가요.”직장인 박상용 씨(29)는 5일 “어린이날 기념으로 부모님께 용돈 20만 원을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이날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부산 여행을 떠났다. 부모님이 어린이날 선물로 여행 경비를 지원해 줬다고 한다. 박 씨는 “매년 5월 5일 용돈을 받고 있다”며 “어버이날엔 동생과 함께 돈을 모아 부모님께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로 용돈도 드리는데 조삼모사 같기도 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을 위한 5월 5일 어린이날을 ‘어른이(어른+어린이)날’로 부르며 부모에게 용돈이나 선물을 받는 20, 30대가 늘어나고 있다. 성인이 됐지만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나 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 ‘딩크족’ 등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어린이날 신풍속도가 생겨난 것이다. 딩크족인 김모 씨(37) 부부도 이날 집 근처에 사는 부모님 댁에 들렀다 용돈으로 20만 원을 받았다. 김 씨는 “결혼 7년차지만 아이가 없다 보니 여전히 우리 부부를 아이처럼 보시는 것 같다”고 했다. 젊은 부부나 연인들은 어른이날을 기념해 서로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올 3월 결혼한 직장인 황모 씨(31)는 전날 퇴근길 백화점에 들러 아내에게 선물할 꽃다발과 가방을 샀다. 황 씨는 “아내가 최근 일이 바빠 힘들어하는 것 같아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며 “아이가 생기기 전까진 어린이날을 부부 기념일로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스스로 선물을 주기도 한다. 직장인 최모 씨(27)는 “3년 전부터 어린이날이면 나만을 위한 선물을 사왔는데 올해는 립스틱을 샀다”며 “어른을 위한 기념일이 없어서 1년간 고생한 나를 스스로 토닥이는 의미”라고 했다. ‘어른이’를 겨냥한 마케팅도 늘고 있다. 토스는 올해 ‘어른이날 선물’ 기프티콘 행사 코너를 준비했고, 하이마트 등 가전제품업체는 ‘닌텐도 스위치’ 등 어른이 좋아하는 게임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어른이 붙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전문가들은 성인이 어른이날을 즐기는 문화는 경제적 독립과 출산 등이 늦어지면서 생긴 사회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나라에는 성인이 된 후에도 독립을 하지 않는 캥거루족이 많은 편이라 부모들이 함께 사는 자녀를 여전히 어린이로 인식하고 용돈을 주는 문화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출산이 늦어지고, 딩크족이 늘어나면서 공휴일인 어린이날을 부부끼리 기념하는 문화가 생겨났다”며 “저출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이런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뒤늦은 대응이 이번 사태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4월 초·중순 작전 세력이 일부 종목의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띄우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 전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8개 종목의 문제점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SG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인지 시점에 대해 “제가 들은 건 아주 최근”이라고 지난달 27일 말했다. 금융위는 제보를 받은 직후부터 수사에 나섰지만 작전 세력에 대한 압수수색은 4월 말에야 진행됐다. 8개 종목의 주가는 24일부터 폭락했는데, 제보 시점과 비교하면 2주가량 뒤다. 그사이 당국의 움직임을 눈치챈 주가조작 세력들이 물량 처분에 나서 주가 폭락 사태가 빚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폭락세를 거듭한 8개 종목의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1일 대비 7조8492억 원 급감했다. 금융위의 본격 대처 여부에 따라 폭락 직전에 들어갔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통상 금융위는 중대한 사안의 경우 금융감독원과 공동 조사를 벌인 뒤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그러나 금융위는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금감원과 자료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보 직후부터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서울남부지검 등과 공조해 빠르게 수사해 왔다”며 “24일 관련자를 출국 금지시키고 27일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수사를 이어가면서 연관된 기업 대주주의 사전 인지 여부와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 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작전 세력이 장기간 주가를 띄운 이번 사건에서는 매수, 매도가를 정해서 사고팔며 주가를 높이는 통정거래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주가 폭락 이전에 주식을 대거 매도하거나 공매도에 나서면서 ‘누가 이익을 취했는지’를 보는 것 역시 주요한 수사 대상인 것이다. 실제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은 주가 폭락 직전에 일부 주식을 처분했다. 선광의 경우 평소 10주 미만이었던 공매도 물량이 폭락 직전인 19일 4만 주 이상 나오는 등 이상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났다.‘SG증권發 주가폭락’ 파문 확산“회장님 상속주식 찾아 투자” 유인임창정 투자설명회서 “번 돈 다 투자”피해자 100명 “9일 사기죄 고소”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배후에서 주가조작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일당이 투자자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체크카드를 만든 후 자체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를 모두 넘긴 탓에 “체크카드와 계좌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전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 “개인정보 이용해 마음대로 계좌 개설” 피해자 A 씨는 2019년 지인을 통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 업체를 알게 됐다. 그는 “업체 관계자가 ‘저평가된 주식을 검토해 안전하게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해 3000만 원을 처음 맡겼다”고 말했다. A 씨는 “매주 수익률을 보내줬지만 어떤 종목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며 “투자 종목을 물어보니 ‘회장님들이 상속하는 주식을 잘 찾아 투자 중이다. 소문나면 안 된다. 종목을 알려 하지 말라’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 수익이 나자 H투자컨설팅 업체 측은 절반을 수수료로 챙기고 “지금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남은 수익에 돈을 보태 재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 측은 A 씨가 넘긴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추가로 차액거래결제(CFD) 계좌를 만들고 임의로 거래를 반복했다. A 씨는 “가족 명의까지 동원해 재투자를 반복한 끝에 3년 만에 총 5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했다. H투자컨설팅 업체에 투자해 약 30억 원의 피해를 봤다는 피해자 B 씨도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주민등록번호 등을 물어봤는데 이를 이용해 마음대로 계좌를 만들어 고지 없이 거래를 반복했다”고 했다.● “체크카드 받아 회식비 등으로 사용” H투자컨설팅 업체는 “수수료 정산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체크카드를 만들게 한 후 회식비 등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경 수수료 정산에 필요하다며 계좌를 만들라고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체크카드를 만들어 넘기라고 했다”며 “이후 서울 건국대 앞의 한 마라탕 집에서 체크카드로 수백만 원을 결제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2021년 12월부터 수수료 대신이라며 일당 중 한 명인 프로골퍼 안모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골프아카데미 회원권을 네 번에 걸쳐 구입하도록 했는데 한 번에 1억 원씩, 총 4억, 5억 원가량을 송금했다. 이 골프 아카데미의 평생회원권 보증금은 최대 6억 원에 달했는데 금융당국은 일당이 보증금으로 받은 돈을 현금화해 유용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이 외에도 업체가 지정한 갤러리, 피부 미용 업체 등에도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 “CJ 포함 9개 업체 투자해 큰 손실” H투자컨설팅 업체 라덕연 대표는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투자 종목 등을 밝히지 않고 회사에 일임하게 한 건 잘못했다. 벌을 주신다면 달게 받겠다”고 했다. 이어 “회원권이나 그림은 수익에 대한 답례로 받은 것”이라며 “CJ를 포함해 총 9개 종목에 투자했는데 저도 큰 손실을 입었다. 이득을 본 기업 오너와 대주주 거래 내역과 자금 출처 등을 추적하면 주가조작 진범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해당 세력에 30억 원을 맡겼다가 손해를 봤다고 밝힌 가수 임창정 씨(사진)가 라 대표 측 투자설명회와 파티 등에 여러 차례 참석해 ‘번 돈을 다 투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라 대표는 이에 대해 “임 씨가 투자설명회 등에 종종 방문하고 투자 관련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라 대표를 비롯해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일당을 상대로 9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피해자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대건 관계자는 “업무상 배임죄와 사기죄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참여한 피해자는 100여 명, 손실액은 100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2년 한시 특별법을 통해 거주 주택의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면서 경매 자금 전액을 4억 원 한도에서 저리로 대출해 주고 취득·등록세와 재산세도 감면한다. 정부는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이날 국회에 발의됐다. 특별법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주택을 낙찰받을 경우 낙찰 대금은 전액 연 1∼3%대로 대출받도록 지원한다. 낙찰받은 주택에 대한 취득세를 200만 원까지, 재산세도 3년간 최대 50%까지 면제한다. 전세사기 피해자 6개 요건 모두 갖춰야 지원… “까다롭고 모호” ‘전세사기 특별법’ 들여다보니 피해 인정땐 우선매수권-임대 거주집주인 체납액 개별 주택으로 나눠… 생계비 등 최대 402만원 긴급복지심사만 최장 75일… 피해구제 지연, 사기 판단기준 불분명 혼선 우려 27일 정부가 공개한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방안은 피해자의 주거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별법을 통해 피해자의 경·공매 절차에 특례를 부여해 주택 매입을 지원하고 거주만 원할 경우엔 공공이 매입해 계속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사적 계약의 피해를 정부가 직접 보상해줄 수는 없지만 정책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정부가 일부 떠안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이 까다롭고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아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사기 피해자 사이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거나 정부 심의를 거치며 구제가 지연되는 등 피해 지원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 최장 75일 심의해 피해자 결정… 피해자 요건 6가지 충족해야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에 따르면 전세사기를 당한 사람은 각 시도에 지원을 신청하면 시도가 기본 요건을 조사(최장 30일)하고, 국토교통부 내에 설치되는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가 이를 심의(최장 45일)해서 결정된다. 신청부터 결정까지 최장 75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자로 인정되면 경매(공매 포함) 진행 유예 또는 정지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유예 기간엔 살던 집에서 쫓겨날 걱정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후 피해자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해당 주택을 낙찰받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에 우선매수권을 넘길 수 있다. 매수권을 행사하면 우선매수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해 살던 집을 낙찰받는다.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못 받지만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일은 막을 수 있다. 다른 입찰자가 최고가를 써내 낙찰받을 경우 법원은 피해자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물어 피해자가 같은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다. 유찰이 계속되면 그만큼 할인된 가격에 집을 매입해 향후 집값이 오를 때 팔아 전세금을 보전받을 수도 있다. 공공에 우선매수권을 넘기면 공공이 주택을 매입(낙찰)해 임대주택으로 피해자에게 빌려준다. 피해자는 소득·자산요건과 관계없이 최대 20년간 시세의 30∼50%에 거주할 수 있다. 집주인의 세금 체납액이 많아 경매가 힘든 경우를 막기 위해 ‘조세채권(세금징수 권리) 안분’도 시행한다. 이는 집주인의 전체 세금 체납액을 보유한 개별 주택 단위로 나눠서 부과하는 방식. 주택 100채를 보유한 집주인이 세금을 10억 원 체납했을 경우 현재는 100채의 주택에 모두 조세채권이 10억 원 적용된다. 경매로 세금 체납액 10억 원이 회수될 때까지 세입자가 사실상 경매 신청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조세채권 안분으로 해당 주택의 낙찰액에서 1000만 원씩만 국가가 가져가 세입자는 경매로 보증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 정부는 재난·재해 등 위기 상황에 지원하는 긴급복지 지원제도도 적용한다. 1인 가구 기준으로 생계비(월 62만 원), 의료비(300만 원 이내), 주거비(월 40만 원) 등 최대 402만 원을 지원한다. ● 모호한 피해자 인정 요건, 대책 실효성 지적도 전문가들은 피해자 인정 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모호하고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항력이 있으면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는 요건은 세입자마다 상황이 달라 심의를 받아봐야 지원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린생활시설이나 업무용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경우 전입신고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대항력은 갖췄지만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건을 전세사기 사건으로 판단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이날 정부가 제시한 판단 근거는 경찰 수사 개시 외에 없다. 다수의 피해자가 어느 정도인지, 보증금 상당액이 어떤 수준인지도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 사기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거나 피해자가 소수라면 지원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피해 주택이 서민 임차주택이어야 한다는 요건의 경우 정부는 큰 예외가 없다면 보증금 3억 원, 전용면적 85㎡ 이하로 하되, 심의위에서 유연하게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무자본 갭투자’ 같은 일반적인 보증금 미반환 사고도 지원에서 제외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 조모 씨(46)는 “보증금 6400만 원을 날릴 뻔하다가 최우선 변제금 2200만 원을 돌려받았다”며 “보증금 ‘상당액’을 못 받을 우려가 있어야 한다는데, 이런 경우 지원 대상인지 아닌지 안내가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대책위원회(대책위) 관계자는 “대가족인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넓은 집에 살 수 있는데, 그 이유만으로 지원을 못 받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 계획대로 5월 초 특별법 통과가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5월 본회의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선 보상 후 구상권 청구’ 특별법 처리를 주장하지만 당정은 반대 입장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자금력이 부족한 피해자들이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추가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주택을 매입하려 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추상적인 조건들로 지원 대상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2020년 당시 17세였던 A 양은 한 마약사범이 “같이 마약할 생각 없느냐”며 공짜로 건넨 필로폰을 투약한 뒤 마약 중독자가 됐다. 이듬해 경찰에 체포되자 후회하며 “필로폰을 끊겠다”고 약속했지만 금단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2개월 후 다시 마약을 투약하다가 체포돼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양은 같은 해 지인에게 한 차례 마약을 판매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A 양 등 미성년자 15명을 포함해 2021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적발한 마약사범 131명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 중 39명은 판매자였고 92명은 매수·투약자였다. 경찰은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주는 어른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년 동안 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적발된 미성년자 15명은 지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알게 된 성인 등을 통해 마약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중독돼 반복적으로 투약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체포된 미성년자 중에는 최대 2년 동안 마약을 반복 투약한 경우도 있었다. 2021년 16세였던 B 양(18)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후 “필로폰을 투약한 뒤 시간이 지나면 우울해져 다시 투약 충동이 생겼다. 마약 제공자들이 나쁜 사람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미성년자에게 필로폰을 건네거나 함께 투약한 성인은 17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미성년자인 줄 알면서도 필로폰을 팔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며 함께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마약사범 131명 중 조직폭력배 A 씨(32) 등 마약을 판매한 3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18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오피스텔 60채를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들인 줄 알았다면 전세 계약을 안 했을 겁니다.”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 일당에게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A 씨는 2년 전 계약 당시를 돌이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 낙찰자가 나타나면 보증금을 모두 날리고 거리로 나앉을 처지가 됐다. 그는 2021년 2월 전세보증금 1억 원을 내고 미추홀구 한 오피스텔에 입주했다. 당시 근저당이 설정된 걸 보고 계약을 망설였지만, 공인중개사가 “같은 오피스텔 여럿이 평균 2억4000만 원에 팔렸다. 지금은 더 올라 채권최고액(1억6500만 원)을 제외해도 보증금을 돌려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득해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오피스텔 60채를 모두 사들인 건 LH 하나였다. 이후에는 한 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더구나 이 오피스텔 매입을 담당한 LH 직원은 뒷돈을 받고 비싸게 매입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제공하는 부동산 실거래가 내역에 매수자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거래가 이뤄진 모든 가구의 등기부등본을 발급하면 매수자를 파악할 수 있지만, 전세계약 전 다른 가구 등기부등본까지 떼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세사기 일당은 이런 점을 악용했다. 오피스텔과 빌라의 거래가 많지 않은 점을 이용해 일당끼리 비싸게 거래하면서 시세를 부풀리고 전세보증금을 올렸다. 또 선순위 채권이 있어도 안전한 것처럼 설득하며 피해자를 늘렸다. 증시에선 △개인 △외국인 △기관 등 거래자를 구분해 공시하고, 특정 주식을 대량으로 팔거나 살 경우 거래자의 성과 주소까지 공시한다. 자금력을 앞세운 특정인이나 기관이 주가에 개입하는 ‘작전’ 가능성을 차단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매수자 정보 공시를 검토해 왔다. 하지만 개인정보 침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어차피 등기부등본을 떼면 누구나 보유자의 이름과 주소를 알 수 있다. 그 정도라도 실거래가 내역에 포함시켜 제공한다면 시세 조작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2020년 당시 17세였던 A 양은 한 마약사범이 “같이 마약할 생각 없느냐”며 공짜로 건넨 필로폰을 투약한 뒤 마약 중독자가 됐다. 이듬해 경찰에 체포되자 후회하며 “필로폰을 끊겠다”고 약속했지만 금단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2개월 후 다시 마약을 투약하다 체포돼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양은 같은 해 지인에게 한 차례 마약을 판매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A 양 등 미성년자 15명을 포함해 2021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적발한 마약사범 131명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 중 39명은 판매자였고 92명은 매수·투약자였다. 경찰은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주는 어른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년 동안 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적발된 미성년자 15명은 지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알게 된 성인 등을 통해 마약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중독돼 반복적으로 투약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체포된 미성년자 중에는 최대 2년 동안 마약을 반복 투약한 경우도 있었다. 2021년 16세였던 B 양(18)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후 “필로폰을 투약한 뒤 시간이 지나면 우울해져 다시 투약 충동이 생겼다. 마약 제공자들이 나쁜 사람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미성년자에게 필로폰을 건네거나 함께 투약한 성인은 17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미성년자인 줄 알면서도 필로폰을 팔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며 함께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상으로 준 경우 중독시켜서 같이 하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미성년자에게 필로폰을 공급·투약한 경우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경찰은 마약사범 131명 중 조직폭력배 A 씨(32) 등 마약을 판매한 3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18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또 판매자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필로폰, 합성대마, LSD, 대마 등 마약류 총 1.5kg(약 20억 원 상당)와 범죄수익금 1000만 원을 압수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최근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이어지면서 지역, 연령과 관계 없이 ‘전세사기 포비아(공포증)’를 호소하는 이가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까지 가담해 갈수록 교묘한 수법을 쓰다 보니 기존에 전세 계약 경험이 있는 이들도 덫을 피하기 쉽지 않다. 동아일보는 부동산 전문가 10명과 전세사기 피해자 3명에게 전세사기 예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계약 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임대인과 대면 계약을 하라”고 입을 모았다.● “최대한 발품 팔고, 임대인과 대면 계약”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계약을 맺을 당시 공인중개사들이 말소사항이 포함되지 않은 등기부등본을 보여주며 “안전한 매물”이라고 해 그 말을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고 했다. 뒤늦게 말소사항까지 포함된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나서야 세금 체납과 압류 이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전문가들은 계약 당시 체납된 세금을 냈다가 계약 이후 다시 체납하는 경우도 있어 말소된 이력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계약 전 반드시 세금 체납 및 압류 여부, 근저당권 설정 여부 등이 모두 표시되는 ‘말소사항 포함’ 등기부등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인중개사까지 가담한 사기를 피하려면 발품을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김윤근 씨(51)도 “부동산중개업자가 전세사기 일당과 한패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며 “여러 부동산을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우리들의 박상흠 변호사는 “원하는 매물이 있다면 다른 공인중개사에게 5만∼10만 원의 자문료를 내고 해당 매물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을 받아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대인과 직접 만나 계약하는 것도 중요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계약하러 나온 임대인이 차명 소유자가 아닌 실제 집주인이 맞는지 신분증과 대조하고,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협회 소속 중개사무소에선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임차인 요청에 따라 국세 체납 여부, 근저당권 설정 여부, 신용 점수 등 임대인의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며 “임대인이 이를 거부하면 사기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가 인근 주택 실거래가를 들며 전세보증금 인상이나 전세 계약을 설득할 경우에는 여러 부동산을 통해 해당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인지 검증해야 한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특정 아파트 단지나 오피스텔 한 동에서 매매가 특정 기간에 집중되는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매입한 게 아니라면 시세 조종을 위한 ‘작전’이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반환보증 가입 안 되는 매물은 피해야”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피해자 중에선 임대차 계약 당시 사고가 나면 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지고 배상한다는 ‘부동산 공제증서’를 받고 안심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보증한도액 1억, 2억 원이 해당 중개업소 1곳에서 담당한 연간 거래 전체에 대해 적용된다는 것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피해 건수가 많을 경우 중개업소에서 제시한 보증한도액은 사실상 유명무실해 실익이 없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이 가장 중요하고 현실적인 피해 예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증보험을 들지 않았다가 피해를 본 조현기 씨(41)는 “보증보험 없어도 안전하다는 공인중개사 말을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2005년 초 ‘살이 저절로 빠지는 약’이라며 시중에 마약 성분이 들어간 불법 의약품 약 14억 원어치를 팔다가 적발된 ‘부부 마약사범’이 검거 직전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필리핀으로 도주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이들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다시 중국으로 밀입국했지만 지난해 6월 결국 덜미를 잡혔다. 무려 17년 만에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된 부부는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 해외 도피 마약사범 갈수록 늘어 최근 마약범죄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검거 및 처벌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는 마약사범 역시 늘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인 마약 사범 도피 현황’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해외로 도피한 한국인 마약사범 미검거자는 218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마약사범이 138명(63.8%)이다. 경찰은 2년 이상 징역 등에 해당하는 죄를 짓고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경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다. 해외로 도망친 마약사범 10명 중 6명이 중죄를 지었다는 뜻이다. 경찰은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마시게 하고 학부모들을 협박한 이른바 ‘필로폰 음료’ 사건을 기획한 이모 씨(25) 등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마약사범이 도피한 나라는 중국(42명), 미국(40명), 태국(34명), 필리핀(30명) 순이었다. 또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해외 도피 마약사범 138명 중 32.6%(45명)가 5년 이상 장기 도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사범 규모가 늘어난 만큼 해외 도피 마약사범 수도 늘고 도피 기간도 장기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해외 도피 중 국내 마약 공급까지문제는 해외 도피 마약사범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공급하는 ‘공급책’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동남아 3대 한국인 마약왕’ 중 한 명으로 불렸던 김모 씨(47)는 동남아 도피 중이던 2018년부터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 공급책과 구매자들에게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했다. 김 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한 공범은 약 20명, 판매 금액은 약 70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3년여간 베트남 공안부와 공조 수사를 벌여 지난해 7월 김 씨를 베트남에서 붙잡았다. 국내에서 필로폰 49.5g(약 5000회 투약분)을 유통하다가 2021년 초 필리핀으로 도주한 A 씨(41) 역시 현지에서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에 관여하다가 지난해 3월 붙잡혔다. 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 도피 마약사범을 붙잡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필로폰 음료’ 사건 피의자 3명은 중국 현지법 위반 혐의도 있어 검거될 확률이 높다. 다만 국내 송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마약사범 도피를 막고, 도피한 경우 신속하게 검거, 송환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필로폰 음료 피의자들의 경우 윤희근 경찰청장이 “검거에 협조해 달라”는 친서를 20일 중국 공안부에 보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2005년 초 ‘살이 저절로 빠지는 약’이라며 시중에 마약 성분이 들어간 불법 의약품 약 14억 원어치를 팔다 적발된 ‘부부 마약사범’이 검거 직전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필리핀으로 도주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이들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다시 중국으로 밀입국했지만 지난해 6월 결국 덜미가 잡혔다. 무려 17년 만에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된 부부는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해외 도피 마약사범 갈수록 늘어 최근 마약범죄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검거 및 처벌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는 마약사범 역시 늘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인 마약 사범 도피 현황’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해외로 도피한 한국인 마약사범 미검거자는 218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마약사범이 138명(63.8%)이다. 경찰은 2년 이상 징역 등에 해당하는 죄를 짓고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경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다. 해외로 도망친 마약사범 10명 중 6명이 중죄를 지었다는 뜻이다. 경찰은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마시게 하고 학부모들을 협박한 이른바 ‘필로폰 음료’ 사건을 기획한 이모 씨(25) 등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마약사범이 도피한 나라는 중국(42명), 미국(40명), 태국(34명), 필리핀(30명) 순이었다. 또 인터폴 적색 수배된 해외 도피 마약사범 138명 중 32.6%(45명)가 5년 이상 장기 도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사범 규모가 늘어난 만큼 해외 도피 마약사범 수도 늘고 도피 기간도 장기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해외 도피 중 국내 마약 공급까지 문제는 해외 도피 마약사범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공급하는 ‘공급책’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동남아 3대 한국인 마약왕’ 중 한 명으로 불렸던 김모 씨(47)는 동남아 도피 중이던 2018년부터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 공급책과 구매자들에게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했다. 김 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한 공범은 약 20명, 판매 금액은 약 70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3년여간 베트남 공안부와 공조수사를 벌여 지난해 7월 김 씨를 베트남에서 붙잡았다. 국내에서 필로폰 49.5g(약 5000회 투약분)을 유통하다가 2021년 초 필리핀으로 도주한 A 씨(41) 역시 현지에서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에 관여하다 지난해 3월 붙잡혔다.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 도피 마약사범을 붙잡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필로폰 음료’ 피의자 3명은 중국 현지법 위반 혐의도 있어 검거될 확률이 높다. 다만 국내 송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마약사범 도피를 막고, 도피한 경우 신속하게 검거 송환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필로폰 음료 피의자들의 경우 윤희근 경찰청장이 “검거에 협조해 달라”는 친서를 20일 중국 공안부에 보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 일당이 보유한 등록임대주택 10채 중 4채가량이 임대료 인상 폭을 어긴 불법 전세계약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조계 안팎에선 현행법을 위반한 계약이 무효화될 경우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피해자가 일부 피해액을 구제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동아일보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 씨 일당이 소유한 등록임대주택 중 대책위에서 보증금을 확인한 주택 253채 중 103채(40.7%)가 직전 전세계약 대비 임대료 인상 폭이 5%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사업자가 등록임대주택으로 신고할 경우 지방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보증금을 직전 계약보다 5%를 초과해 올릴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계약 내용을 시정하지 않으면 임대주택 등록이 말소된다. 남 씨 일당이 법을 어기며 보증금을 올린 주택 중에는 17일 극단적 선택을 한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 피해자 박모 씨(31)의 아파트도 있었다. 박 씨는 2021년 기존 보증금 7200만 원에서 25% 오른 9000만 원으로 재계약했는데 이 때문에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소변제금 기준(8000만 원)을 넘어 보증금을 한 푼도 못 받고 거리로 나앉을 처지가 됐다. 14일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 임모 씨도 2021년 보증금 6800만 원에서 32% 오른 9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건축왕 일당이 보유한 등록임대주택이 최소 834채 확인된 만큼 보증금이 확인되지 않은 주택까지 포함할 경우 불법 계약은 최소 수백 채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남 씨 일당이 불법 계약을 일삼을 수 있었던 건 등록임대주택 등기 규정이 지난해 12월 전면 시행된 탓에 피해자 대다수가 자신이 세입자 보호 의무가 부여된 등록임대주택에 산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관리감독 주체인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불법 계약을 걸러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증액 가능 범위를 초과한 임대차 계약은 무효라고 지적한다. 엄정숙 법무법인 법도 변호사는 “보증금 중 인상률 5%를 넘는 부분은 부당이득”이라며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증액분의 무효를 다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송을 통해 계약이 무효화될 경우 17일 숨진 박 씨처럼 최우선변제 대상에서 제외된 피해자들은 보증금 중 일부를 최우선변제금으로 받아낼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건축왕 피해자 10명 중 3명은 보증금이 최우선변제금 기준을 넘어 경매에 넘어갈 경우 한 푼도 못 건질 수 있는 처지다. 다만 경매에서 살던 집이 낙찰되기 전 해당 계약이 무효라는 사실을 소송으로 입증해야 한다. 하종원 법률사무소 글 변호사는 “절차도 번거롭고, 법률 지식도 필요해 피해자들이 직접 소송을 하는 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이제라도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들을 도와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A 씨는 2021년 2월 인천 미추홀구의 한 오피스텔을 보증금 1억 원에 전세로 계약했다. 당시 채권최고액 1억6500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는데 공인중개사는 2년 전 오피스텔 60채가 한 채당 약 2억4000만 원에 팔렸다는 실거래가 정보를 보여주며 “지금은 더 올라 매매가가 최소 2억 원대 후반이다. 경매에 가도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없다”고 했다.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 일당에게 전세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걸 알게 된 건 지난해 12월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간 다음이었다. 21일 만난 A 씨는 “오피스텔 모든 가구의 등기부등본을 떼 보니 2019년 이후 단 한 건의 거래도 없더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뒷돈을 받고 당시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샀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해당 오피스텔의 경우 거래가 없어 시세 파악이 어렵지만 현재 2억 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선순위 채권자가 있다 보니 경매에서 낮은 가격으로 낙찰될 경우 A 씨는 전세보증금을 상당 부분 날릴 수밖에 없다. 23일 동아일보가 미추홀구 일대 오피스텔 등기부등본 등을 분석한 결과 LH가 2019년 12월 남 씨 일당으로부터 매입한 미추홀구 오피스텔이 최소 4개 단지 165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남 씨가 운영하는 건설사가 2018, 2019년 준공한 곳들이다. 당시 LH의 평균 매입 가격은 2억1389만 원이었다. 2019년 초부터 2020년 초까지 인근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1억4200만∼1억930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LH가 사들인 오피스텔 중엔 14일 극단적 선택을 한 전세사기 피해자 임모 씨(26)가 살던 오피스텔도 포함돼 있다. 남 씨와 공모한 공인중개사들은 LH의 오피스텔 매입 이력을 활용해 피해 주택을 “거래가 잘 이뤄지는 안전한 매물”이라고 홍보했다. 또 “가격이 오르고 있어 선순위 근저당이 있어도 전세보증금을 충분히 가져갈 수 있다”며 계약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들 주택 매매 과정에 뒷돈이 오간 정황이 드러났다. LH는 2021년 5월 내부 감사에서 당시 남 씨 일당으로부터 오피스텔을 사들인 LH인천지역본부 주택매입부장 출신 B 씨의 비위를 적발하고 파면했다. 검찰은 B 씨가 부동산 컨설팅업자 C 씨로부터 뒷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C 씨는 건축왕 일당으로부터 LH가 오피스텔을 매입하면 한 채당 800만 원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LH 측은 남 씨 일당 주택을 비싸게 매입했다는 지적에 “정상적 감정평가를 거쳤다”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확실히 어제보다 매물이 줄었네요.” 20일 오전 10시경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경매법정. 경매장을 찾은 한 여성(63)이 법정 앞에 걸린 경매 물건 명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명단 물건 상당수에 빨간 밑줄과 함께 ‘경매 기일이 변경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에게 전세사기 피해를 당해 경매에 넘겨진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20채의 경매가 유예된 것이다. 하지만 대부·추심업체가 채권자인 전세사기 피해 주택 4채는 이날도 경매가 진행됐다. 피해자들은 “전날(19일) 정부가 ‘20일부터 경매가 전면 중단된다’고 했는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보여주기식 발표에 불과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각지대에 놓인 주택 551채 정부는 전날 “현재 경매가 진행 중인 미추홀구 피해 주택 채권은 은행,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모두 금융회사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회사들에 6개월 동안 경매 절차를 유예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 주택 1787채 중 551채는 채권자가 대부·추심업체(440채)이거나 개인(111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들이 채권을 넘긴 것이다. 정부는 전날 “금융회사들이 추심업체에 채권을 넘긴 경우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지만 해당 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없다 보니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다. 통상 금융회사들은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면 부실률이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해 부실 채권을 대부·추심업체에 넘긴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우 ‘부실 채권’으로 분류돼 이미 금융권에서 대거 대부·추심업체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천지법 경매에선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 30채에 대해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 중 26채는 정부 발표대로 채권자가 법원에 경매 기일 변경을 요청했지만 나머지 4채는 채권자가 경매 개시 시점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그대로 경매가 진행됐다. 경매가 진행된 4채의 채권자는 모두 대부·추심업체였다.● “우리 손해는 누가 보상해 주나” 현행법상 경매 일자를 미루는 건 채권자만 가능하다. 그런데 부실 채권을 처분해 수익을 내는 대부·추심업체들은 “우리가 왜 손해를 감수하며 경매를 중단해야 하느냐”는 입장이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 여러 채의 채권을 갖고 있다는 한 대부·추심업체 대표는 “우리도 돈을 빌려서 부실 채권을 사들인다. 그러다 보니 매물을 처분하지 못하면 대출 이자로만 매달 1억 원이 나간다”며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경매를 유예했을 때 우리 손해는 누가 보상해 주느냐”고 항변했다. 다른 대부업체 관계자도 “무작정 경매를 미루라는 건 피해자 대신 우리에게 길거리에 나앉으라는 것”이라며 “경매를 유예한 업체들에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경매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이모 씨(35)는 “살고 있는 집 채권자가 은행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대부업체에 넘어갔다”며 “정부가 금융회사들에 대부·추심업체로 채권을 넘기지 못하게 하거나, 대부·추심업체들도 경매를 유예하게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인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 중단 또는 유예를 지시한 다음 날인 19일에도 인천에선 피해 주택 11채의 경매가 예정대로 이뤄졌다. 정부가 긴급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사이에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고통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날 인천지법 경매법정에선 전세사기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돼 1채가 낙찰됐다.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의 전세사기에 당한 피해자 조현기 씨(45)의 집이었다. 조 씨는 “매번 하루만, 한 주만 버티자는 심정이었는데 이제 정말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조 씨는 미추홀구 주안동 아파트 전세보증금 6200만 원 중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소변제금 2200만 원만 건진 채 조만간 집을 비워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전세계약은 올 10월까지로 기간이 남았지만 경매 낙찰자가 1개월 내 잔금을 내고 등기 이전을 완료할 경우 기존 전세계약은 효력을 잃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조 씨 같은 사례를 막겠다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피해 주택 경매 중단 절차에 착수했다. 20일부터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해 금융회사 대출을 해준 경우 6개월 이상 경매에 넘어가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경매 절차에 이미 돌입한 경우 매각 처분을 유예하도록 요청한다. 하지만 조 씨처럼 채권자가 대부업체이거나 개인인 경우 경매·매각 유예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또 경매·매각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이어서 근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근본 대책으로 피해자들이 거주 중인 주택을 경매 낙찰자에 앞서 사들일 수 있도록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법안 추진이 검토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며 우선매수권 부여 방침을 시사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건축왕’ 남 씨 외에도 ‘빌라왕’ 김모 씨 등 악성 임대인 3명이 소유한 인천 내 주택이 3008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523채가 미추홀구에 있는데 지난달 기준으로 2479채의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가 확인된 주택 중 1523채는 이미 경매에 넘겨졌다.“오늘은 경매 못할줄 알았는데… 이젠 정말 거리에 나앉게 돼” 집 잃은 전세사기 피해자 망연자실인천 매일 10~20채 피해주택 경매… 세입자들 “정부대책 임시방편 불과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을” 호소 “그래도 오늘은 유찰될 줄 알았는데….” 19일 오전 11시경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경매법정. 전세사기 피해자 조현기 씨(45)는 거주 중인 집이 경매에서 낙찰됐다는 법원 통보를 듣고 한숨을 쉬었다. 조 씨는 2017년 10월 미추홀구에 보증금 5300만 원짜리 전세 아파트를 얻고, 4년 후 임대인의 요구로 보증금을 6200만 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 집은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가 소유한 전세사기 주택이었다. 조 씨는 지난해 10월 집이 경매에 넘어간 후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피해자 없게 대책 빨리 시행” 이날 100여 명으로 가득 찬 경매법정에선 전세사기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예정대로 진행됐다. 지난달 1억4900만 원으로 경매에 나왔던 조 씨의 집은 한 차례 유찰됐다. 이날 두 번째 경매에선 2명이 응찰했는데 이 중 1억1289만 원을 써낸 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낙찰받았다. 나머지 10채는 유찰됐는데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저 입찰가는 30%씩 떨어진다. 조 씨는 “한 번 정도 더 유찰돼 가격이 떨어지면 돈을 끌어모아 살 생각도 있었는데 한순간에 거리에 나앉게 됐다. 앞으론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빨리 시행됐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조 씨는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전 법원 입구 앞에서 경매 낙찰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경매 중단 지시를 내렸지만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된 건 정부가 즉각 중단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대책위에 가입한 피해 주택 1723채의 채권자 중에는 농협 신협 등 협동조합이 979건(56.6%)으로 가장 많았다. 새마을금고가 304건(17.6%), 시중은행이 50건(2.9%) 순이었다. 이처럼 채권자가 금융회사인 경우 임의로 경매를 유예하면 금융 채권 추심 업무 규정상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우 경매를 유예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20일부터 경매 중단 지시가 시행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역시 협조 요청에 불과해 금융회사가 이행한다는 보장이 없다. 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인천지법 경매법원만 해도 매일 10∼20채씩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 매물로 올라온다”며 “이달 말까지 경매가 예정된 피해 주택 80채라도 더 이상 낙찰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경매꾼’ 최근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에 속속 넘어가자 이른바 ‘경매꾼’으로 불리는 일부 경매 투자자가 “싼값에 낙찰받을 수 있는 기회”라며 투자를 조장하기도 한다. 한 경매 전문 유튜버는 지난달 곳곳에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란 현수막이 붙은 주택을 찾아 “지금이 낙찰받기 좋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튜버는 “미추홀구는 지금 노다지”라고 했다. 피해 주택에 살던 세입자가 대항력이 없는 경우 퇴거 조치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거나 “월세로 새로 계약을 하라”는 조언을 주고받기도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가 19일 발표한 경매·매각 6개월 유예 방침에 대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6개월 경매 유예가 실질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며 “언젠가 경매가 재개돼 집이 넘어가고 비워 달라는 요구를 받으면 쥐꼬리만 한 최소변제금만 받고 퇴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경매에서 집이 낙찰된 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집이 경매에서 낙찰된 강모 씨(36)는 “이미 집이 팔렸는데 정부에서 말하는 경매 중단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빚만 남아 당장 이사 비용도 부족한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인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수도권 일대 주택 2700여 채를 보유한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의 전세사기로 청년 3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사실상 한 개 동 전체가 경매에 넘어간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빌라)이 미추홀구에만 1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단체는 건축왕 피해자 거주 주택 중 2000채 이상이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경매로 거리에 나앉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뒤늦게 경매 진행 중단 방침을 밝혔다. 18일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인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으로 피해 아파트·빌라 34곳 중 이미 12곳이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경매에 넘어간 상태다. 여기에는 17일 새벽 극단적 선택을 한 박모 씨(31)의 아파트도 포함돼 있다. 이들 주택은 남 씨가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업자인 남 씨는 주택을 지은 뒤 대출과 전세 보증금을 받아 다른 주택을 신축하는 방식으로 수도권 보유 주택을 2700채 이상으로 늘렸다. 대책위 조사 결과 남 씨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 주택 34개 단지 1723채 중 1066채 이상이 이미 경매에 넘어갔다고 한다. 경매 주택 중에선 이미 106채가 낙찰돼 매각이 완료됐다. 대책위 관계자는 “부동산 업계와 경매 사이트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 대책위에 피해를 신고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현재까지 경매로 넘어간 주택은 2083채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전셋집이 경매에 낙찰되면 보증금 반환은 더욱 어려워지는 데다 당장 지낼 곳까지 없어진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017년경 미추홀구에 신혼집을 구했던 이정희 씨(35)는 전세사기로 지난해 6월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 이 씨는 “언제 낙찰자가 나타나 집을 비워줘야 할지 몰라 매일 불안하다”고 했다.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기 위해 경매라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경매 일정의 중단 또는 유예 방안을 보고받고 이를 시행하도록 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전세사기 피해 10명중 3명은 보증금 한푼도 못받고 쫓겨날 판” 벼랑끝에 내몰린 인천 피해자들“임시거처도 6개월뒤엔 떠나야새 집 구할 돈 마련할 길 없어생활고 극심해 파산신청 고민” “생활고 때문에 퇴근 후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 김모 씨(41)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파산신청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결혼한 김 씨는 신혼집으로 7300만 원짜리 아파트 전셋집을 마련했다. 2년 뒤 임대인 요구로 전세보증금을 8300만 원으로 올렸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대출도 6500만 원 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3월 거주하던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김 씨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최소변제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집이 낙찰된 후 버티려 했지만 낙찰자의 요구에 결국 정부 임시 주거지로 옮겼다”며 “임시 거처는 6개월 후에 떠나야 하는데 새벽까지 부업을 해도 돈은 턱없이 모자라 살 집을 어떻게 구할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피해 주민 10명 중 3명 한 푼도 못 받아18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의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책위에 가입한 피해자 439명 중 131명(29.8%)은 김 씨처럼 최우선변제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전세보증금이 기준을 100만 원이라도 초과하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경매 절차가 끝날 경우 전세보증금 중에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채 거리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이 둘러본 미추홀구 일대에선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아파트나 오피스텔 외벽에 ‘입찰 금지’ 등의 플래카드를 붙이며 경매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모습이 여럿 보였다. 이 중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피해자 김윤근 씨(51)는 “전세금 8500만 원 중 한 푼도 못 받고 나가야 되는 상황”이라며 “전세대출이 있어 새 집 보증금을 구할 방법이 없다. 9세 딸과 살 수 있는 월셋집이라도 얻으려고 6월부터 중동의 건설 현장에 나가 일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미 전셋집이 경매에서 낙찰돼 쫓겨날 날만 기다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강모 씨(37)는 어렵게 마련한 전셋집이 이달 초 경매에서 낙찰돼 집을 비워 주게 됐다고 한다. 강 씨는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 근처에 남아야 하는데 어떻게 집을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희생자 3명 합동 추모제 열려이날 오후 7시경 인천 주안역 광장에선 전세사기 피해자 합동추모제가 열렸다.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 20여 명은 ‘전세사기 피해, 당신의 책임이 아닙니다’,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 등의 손팻말을 들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라고 밝힌 이철빈 씨는 “너무 참담하고 슬프지만, 앞서 세상을 떠난 3명의 피해자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평안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 자리에선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 대책위원회 출범식도 열렸다. 미추홀구 피해자 단체가 “다른 지역에서도 전세사기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 조직을 만든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자인 안상미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지금은 살아남은 전세 사기 피해자가 더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모든 사람이 잠재적인 피해자”라고 했다. 대책위는 공공매입과 피해구제 등을 골자로 한 ‘깡통전세 특별법’ 제정, 전세보증금 규제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전세대출·보증보험 관리 감독 강화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인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인천=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