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박경민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52

추천

사람다운 기사를 사람처럼 쓰겠습니다.

mea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보건44%
사회일반37%
인사일반7%
교육3%
사건·범죄3%
대통령3%
기타3%
  • “병원 채용 미뤄져 식당 알바하며 버텨”… 간호사-미화원 등에도 ‘의사 이탈’ 불똥

    “음식점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발령을 기다리고 있어요. 당장 들어오는 돈이 없으니….” 간호사 정모 씨는 원래 이달 경기 화성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일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발령이 미뤄지는 바람에 최근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그는 “올 3월에 입사가 예정됐던 친구도 아직 발령을 못 받은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의료 공백이 3개월째 이어지며 대형병원 경영난이 심화되자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등 보건·의료직 종사자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로 진료와 수술이 줄면서 신규 간호사 출근이 수개월째 지연되고, 계약직 근로자들은 근로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선 임상병리사 등 계약직 근로자들이 계약 연장에 차질을 겪고 있다. 이 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병동을 축소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할 일이 없어진 탓에 계약 연장이 거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병동을 통합했는데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인력이 일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3월 15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세브란스병원 계약직 근로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통상 계약직 근로자 재계약은 매년 5월에 이뤄지는데 병원 내 업무가 줄어 환자 이송 업무 담당자 등의 계약이 갱신되지 않고 있다. 권미경 세브란스병원 노조 위원장은 “계약직 근로자 대부분이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하청업체에 고용된 미화원들도 의료 공백으로 무급 휴직을 강요받거나 근무시간을 줄이며 수입이 줄어든 상황이다. 소병율 전국의료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미화원 등은 근무일을 하루 줄여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수입도 줄어든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중에서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무급휴직을 하거나 신규 발령이 중단 또는 연기된 경우가 적지 않다. 부천성모병원에서 일하기로 했던 한 간호사는 “3월에 발령을 받긴 했지만 병원에서 무기한 출근 연기를 통보받았다”며 “한창 일해야 할 때 출근이 지체되니 답답하다”고 했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각 대학병원의 누적 적자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공의 이탈 직전인 2월 16일부터 3월 말까지 500병상 이상인 전국 수련병원 50곳의 전체 수입은 2조240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238억 원 감소했다. 견디다 못한 일부 병원은 수당 등 직원 급여 일부를 삭감하거나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중이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부-의사 싸움에 등터진 간호사… “식당서 알바해 버텨”

    “음식점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발령을 기다리고 있어요. 당장 들어오는 돈이 없으니….”간호사 정모 씨는 원래 이달 경기 화성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일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발령이 미뤄지는 바람에 최근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그는 “3월에 입사 예정이었던 친구도 아직 발령을 못 받은 상태”라고 하소연했다.의료공백이 3개월째 이어지며 대형병원 경영난이 심화되자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등 보건·의료직 종사자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로 진료와 수술이 줄면서 신규 간호사 출근이 수 개월째 지연되고, 계약직 근로자들은 근로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서울아산병원에선 임상병리사 등 계약직 근로자들이 계약 연장에 차질을 겪고 있다. 이 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병동을 축소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할 일이 없어진 탓에 계약 연장이 거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병동을 통합했는데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인력이 일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3월 15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세브란스병원 계약직 근로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통상 계약직 근로자 재계약은 매년 5월에 이뤄지는데 병원 내 업무가 줄어 환자 이송 업무 담당자 등의 계약이 갱신되지 않고 있다. 권미경 세브란스병원 노조 위원장은 “계약직 근로자 대부분이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하청업체에 고용된 미화원들도 의료 공백으로 무급 휴직을 강요받거나 근무시간을 줄이며 수입이 줄어든 상황이다. 소병율 전국의료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미화원 등은 근무일을 하루 줄여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수입도 줄어든 경우가 많다”고 했다.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중에서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무급휴직을 하거나 신규발령이 중단 또는 연기된 경우가 적지 않다. 부천성모병원에서 일하기로 했던 한 간호사는 “3월에 발령을 받긴 했지만 병원에서 무기한 출근 연기를 통보 받았다”며 “한창 일해야 할 때 출근이 지체되니 답답하다”고 했다.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각 대학병원의 누적 적자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공의 이탈 직전인 2월 16일부터 3월 말까지 500병상 이상인 전국 수련병원 50곳의 전체 수입은 2조240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238억 원 감소했다. 견디다 못한 일부 병원은 수당 등 직원 급여 일부를 삭감하거나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중이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05-12
    • 좋아요
    • 코멘트
  • 정부가 제출한 ‘2000명 근거’, 보도자료·성명서가 3분의 2였다

    정부가 10일 법원에 제출한 의대 2000명 증원 및 배정 관련 자료 3건 중 2건이 보도자료나 성명서, 언론 기사 등 기존에 공개된 자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단체는 “2000명이란 증원 규모가 결정된 과학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며 이번 주 예정된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재판부가 요청한 자료를 충실히 제출했다”며 기각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정부 “내겠다”던 회의록, 명단 안 내정부는 10일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에 총 55건의 자료를 제출했다. 이 중 37건(67.3%)은 이미 공개된 자료였다. 종류별로 보면 보건복지부의 의대 증원 보도자료를 포함해 보도자료·보도참고자료가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대 증원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성명서 등 성명·브리핑이 10건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 쓰러져 사망한 간호사를 다룬 기사를 포함해 기사 6건도 제출했다.의대 증원 및 배정을 논의한 4개 회의체 관련 자료는 5건 제출됐는데 회의록이 제출된 건 법적으로 작성 의무가 있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뿐이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0일 브리핑에서 “전문위 회의록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제출된 건 ‘전문위 회의 결과’ 문서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문서에 회의록에 준하는 수준으로 회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명했다.대학별 정원 배정을 논의한 의대 학생 정원 배정위원회(배정위)와 관련해서도 의사단체 등에서 요구한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박 차관은 10일 브리핑에서 “배정위 명단 실명 공개는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익명 처리를 하되 의대 교수인지 부처 공무원인지 등은 알 수 있도록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제출된 ‘2025학년도 의대 학생 정원·모집인원 배정 결과’ 등을 열람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배정위원 명단도 없고 구체적인 회의 내용도 없었다”고 했다. 논란이 되자 교육부는 “위원들 개인정보 사항은 비공개한다는 기존 입장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사단체 “과학적 근거 없고 재탕 자료 대부분”정부는 2000명 증원의 근거로 기존에 알려진 보고서 3개 외에 의사 수 수급 추계 자료, 통계청 고령자 통계 등을 정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자료를 분석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2000명의 과학적 근거라고 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또 대부분 정부나 시민단체가 기존에 발표한 자료”라고 평가절하했다.정부 제출 자료를 열람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의대별 정원 배분을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고 하는데 가서 진행한 실태조사 내용이 없다”며 “어떤 의대는 현장조사에서 교육 과정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걸로 평가됐는데 10명 미만이 배정됐고 어떤 의대는 총장 면담 위주로 진행했는데 70, 80명이 배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육 여건이 검증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배정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도 “각종 회의체는 이미 정해진 정책에 동의하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의교협과 대한의학회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자료를 토대로 2000명 증원 과정을 검증한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반면 복지부 관계자는 “2000명 증원 결정은 정책적 판단이며 그 근거와 과정 등 재판부가 요청한 자료를 충분히 제출했다”며 의사단체 주장을 반박했다.재판부는 내년도 입시 일정 등을 감안해 13~17일 중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내년도 입시에선 의대 증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반면 기각할 경우 각 의대가 신청한 모집 인원대로 내년도 의대 정원이 1489~1509명 늘게 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4-05-12
    • 좋아요
    • 코멘트
  • “2000명 갑작스러운 수치 아냐, 뚜벅뚜벅 갈것” 의대증원 고수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생각하는 로드맵에 따라서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 나갈 것”이라며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강행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의사단체는 반발하며 “10일 예정된 집단 휴진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맞섰다. 국립대 교수들은 “정부는 의대 증원 목표치에 연연하지 말고 정원을 추가 조정하라”는 시국성명을 냈다.● 윤 대통령 “통일된 의견 없는 게 대화 걸림돌” 윤 대통령은 이날 ‘의료공백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 번에 해결할 복안이 있다면 정부가 30여 년 동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겠느냐”며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또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이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국민도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증원 방침 고수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의정 갈등 장기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 부재’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개원의 권익을 대표하는 의사협회, 전공의협회, 병원협회, 대학협의회 등 다양한 의료계 단체가 통일된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것이 대화의 걸림돌”이라며 “1년 넘도록 (의료계와 협의를) 진행해 오는 동안 한 번도 통일된 의견을 받아보지 못했다. (그냥) 계속 미루자는 것”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의료계와 1년 넘게 이 문제를 다뤄 왔다”며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000명 증원을 발표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국민이 바라는 의료개혁에 공감을 표시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더불어민주당도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걸 두고 “갈등 해결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해오던 방향으로 계속 밀고 나가면 문제 해결만 늦어지는 것”이라며 “국회에 대화 공간을 만들고 협의해야 정부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했다.● 의사들 “기대도 안 했다. 10일 집단 휴진” 의사단체는 윤 대통령이 기존 증원 방침을 고수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근 전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추가 대책도 없고 그냥 (의대 증원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19개 대학, 51개 병원이 속한 전국의대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0일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창민 전의비 회장은 “오늘 발표는 처음부터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의료계의 통일된 안은 올해 의대 증원을 중단하고 같이 논의해 내년 정원을 합리적으로 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들은 ‘2000명 증원’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2000명이란 숫자는 의대 증원 회의체에선 전혀 거론되지 않던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그동안 가동된 의료현안협의체 등에서도 2000명 증원은 논의된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의교협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 의대 교수 2997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제출하며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해 달라”고 했다. 의대뿐만 아니라 모든 단과대 교수가 소속된 거점국립대교수연합회는 이날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일부 의사단체의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의대 정원은 의학교육 평가 기관에서 각 대학 인프라를 분석해 추가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공백 장기화로 진료와 수술이 대폭 줄어든 대형병원의 재정난은 심화되고 있다. 한승범 상급종합병원협의회 회장(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 상황은 상급종합병원의 존폐가 불투명한 위기 상황이며 환자로 보면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단계”라며 “건강보험 청구액 선지급 같은 특단의 정부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 2024-05-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의협회장 “소말리아 의대 졸업생 곧 온다”… SNS에 글-사진 올렸다 비하논란 일자 삭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전날 발표된 정부의 해외 의사면허 소지자 국내 진료 허용 방침을 두고 ‘소말리아 의대 졸업생이 국내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임 회장은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말리아 20년 만의 의대 졸업식’이란 제목의 기사를 올리고 ‘커밍 순’(coming soon)이라고 썼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의대생 20명이 졸업장을 들고 있는 사진도 같이 올렸다. 실력이 보장되지 않는 의사들이 곧 국내에 유입돼 진료하게 될 수 있다며 정부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특정 국가 비하로 보일 수 있다’, ‘현지에서 어렵게 의사가 됐을 텐데 부적절하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자 임 회장은 이날 오후 게시글을 삭제했다. 임 회장이 올린 사진은 2008년 12월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의 한 호텔에서 남녀 20명이 졸업장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다. AP통신은 당시 보도에서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 중 한 곳에서 총싸움을 피하며 통학한 이들이 소말리아에선 20년 만에 처음으로 의대를 졸업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위기 경보가 지금 같은 ‘심각’ 단계인 경우 해외 의사면허 자격을 가진 의사들에게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등 환자단체는 환영 의사를 밝혔으나 의사단체는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5-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의료개혁 뚜벅뚜벅” 尹 발언에 의사들 “예정대로 10일 휴진”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생각하는 로드맵에 따라서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며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강행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의사단체는 반발하며 “10일 예정된 집단 휴진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맞섰다. 국립대 교수들은 “정부는 의대 증원 목표치에 연연하지 말고 정원을 추가 조정하라”는 시국성명을 냈다.●윤 대통령 “통일된 의견 없는 게 대화 걸림돌”윤 대통령은 이날 ‘의료공백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 번에 해결할 복안이 있다면 정부가 30여 년 동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겠느냐”며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또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이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국민도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증원 방침 고수 입장을 밝혔다.윤 대통령은 이날 의정 갈등 장기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 부재’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개원의 권익을 대표하는 의사협회, 전공의협회, 병원협회, 대학협의회 등 다양한 의료계 단체들이 통일된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것이 대화의 걸림돌”이라며 “1년 넘도록 (의료계와 협의를) 진행해 오는 동안 한 번도 통일된 의견을 받아보지 못했다. (그냥) 계속 미루자는 것”이라고 했다.또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의료계와 1년 넘게 이 문제를 다뤄 왔다”며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000명 증원을 발표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국민이 바라는 의료개혁에 공감을 표시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더불어민주당도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걸 두고 “갈등 해결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해오던 방향으로 계속 밀고나가면 문제 해결만 늦어지는 것”이라며 “국회에 대화 공간을 만들고 협의해야 정부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했다.●의사들 “기대도 안 했다. 10일 집단 휴진”의사단체는 윤 대통령이 기존 증원 방침을 고수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근 전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추가 대책도 없고 그냥 (의대 증원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실망감을 표했다.19개 대학, 51개 병원이 속한 전국의대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0일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창민 전의비 회장은 “오늘 발표는 처음부터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의료계의 통일된 안은 올해 의대 증원을 중단하고 같이 논의해 내년 정원을 합리적으로 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의사들은 ‘2000명 증원’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2000명이란 숫자는 의대 증원 회의체에선 전혀 거론되지 않던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그동안 가동된 의료현안협의체 등에서도 2000명 증원은 논의된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의교협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 의대 교수 2997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제출하며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해 달라”고 했다.의대뿐 아니라 모든 단과대 교수가 소속된 거점국립대교수연합회는 이날 시국 선언을 발표하고 “일부 의사단체의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의대 정원은 의학교육 평가 기관에서 각 대학 인프라를 분석해 추가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의료공백 장기화로 진료와 수술이 대폭 줄어든 대형병원의 재정난은 심화되고 있다. 한승범 상급종합병원협의회 회장(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 상황은 상급종합병원의 존폐가 불투명한 위기 상황이며 환자로 보면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단계”라며 “건강보험 청구액 선지급 같은 특단의 정부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5-09
    • 좋아요
    • 코멘트
  • 정부, 비상의료에 건보재정 1900억 추가 투입키로

    정부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후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재정 19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2월부터 응급·중증환자 가산 확대,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인상 등에 매달 약 190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비상진료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건강보험 지원을 오는 11일부터 한 달간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부가 전공의 이탈 후 투입한 건강보험 재정은 이번을 포함하면 총 5646억 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건강보험 대상자가 5145만 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상자 1인당 1만 원 이상을 부담한 셈이다. 또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과 별도로 국가 예산에서 군의관과 공보의 파견, 의료기관 신규채용 인건비 등에 1285억 원을 편성하고 집행 중이다. 조 장관은 “일부 의대 교수 단체는 10일 전국 휴진, 증원 확정 시 1주일간 집단 휴진을 거론하고 있다”며 “이 순간에도 생사의 기로에서 싸우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해 집단행동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5-07
    • 좋아요
    • 코멘트
  • “10일 50개 병원 동시 휴진”… 어제 아산-성모 큰 혼란은 없어

    가톨릭대와 울산대 등 전국 9개 의대 교수들이 휴진을 예고한 3일 소속 병원 24곳 대부분에서 별다른 차질 없이 진료가 진행됐다. 환자들의 진료 취소, 예약 변경 등이 쉽지 않아 실제 휴진한 교수는 소수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진료 일정을 사전에 조율하고 휴진하는 교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0일에는 전국적인 휴진이 예정돼 있다. 진료 재조정으로 주 1회 휴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진 예고에도 대부분 정상 진료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날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으나 대부분 정상 운영됐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휴진을 하지 않은) 지난주 금요일과 비교했을 때 진행된 진료와 수술 건수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울산대 의대 비대위 소속 교수 일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아산병원 정문 앞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항의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병원 대강당에서는 ‘2024 의료 대란과 울산의대 교육 병원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비공개 세미나도 열었다. 가톨릭대 의대 소속 병원 8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휴진으로 일정을 바꾼 교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성모병원은 홈페이지에 정상 진료를 한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정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국 40개 의대 소속 88개 병원 중 87개 병원이 정상 진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진료 일정 변경 못 해” 병원에 남아 진료하는 의사들은 “진료 일정을 갑작스럽게 조율할 수 없어 휴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의 한 교수는 “오전 내내 외래 환자를 진료했다”며 “오히려 암 환자 3명에 대한 수술 일정까지 새로 잡았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안도했다. 한 환자는 “휴진 소식을 듣고 내심 불안했는데 진료가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고 안도했다”며 “환자들의 방문이 줄어 병원이 한적할 것 같았는데, 전혀 그런 것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방재승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등 4명도 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4명 모두 병원을 떠나지 않았으며 사직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교수들의 휴진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최창민 전의비 비대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0일 휴진에는 전의비 소속 19개 대학 약 50개 병원이 참여할 것”이라며 “정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강행하면 일주일 집단 휴직 등 다양한 행동 방법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근 여의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일주일 전에 휴진을 결정해 현실적으로 일정 조율이 어려웠다”며 “사태가 길어지면 매주 금요일에는 수술을 잡지 않는 방식으로 휴진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중증 환자 진료 전문병원에 보상 강화” 2월 말부터 석 달째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중 일부는 병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중대본 모두발언에서 “최근 전공의 일부가 환자 곁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전임의 계약률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일 기준 전국 100개 수련병원 소속 레지던트 9994명 중 596명(6%)이 현장에 남아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의 577명보다 이틀 새 19명이 늘었다. 실제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선 지난달 전공의 10여 명이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지던트 마지막 해인 경우 이달 말까지 수련병원에 복귀해야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복귀자들이 더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4년 차 레지던트는 “지금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는 전공의들이 있다. 일부는 이달 복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병원을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중대본 모두 발언에서 “전문병원 지정 및 평가 기준을 개선해 심장, 소아, 분만 등 특화 전문병원을 육성하겠다”고 제시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5-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1일 병원 떠난다”던 서울대 의대 비대위 지도부 4명 여전히 진료·수술 중

    사직서를 내고 1일부터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4명이 여전히 병원에서 진료와 수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일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교수 4명이 1일부터 진료를 안 보겠다고 했지만 진료 일정이 모두 조율되지 않은 상태여서 여전히 진료와 수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계속 남아주길 바라며 설득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방재승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종로구 서울대 의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수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 지도부 4명이 사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방 위원장은 “무단결근으로 처리돼 징계를 받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며 정부에 의대 증원 계획을 1년 유예하고 의사 등 전문가와 함께 필요 의사 수를 추산하자고 제안했다.하지만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데다 방 위원장만 해도 이미 예약된 환자가 1900명에 달하다 보니 진료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아 결국 병원을 못 떠난 것으로 풀이된다. 함께 사직을 결의했던 김준성(심장혈관흉부외과), 배우경(가정의학과), 한정호(신경외과) 교수도 진료와 수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 한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환자들이 예약을 했는데 진료를 해야지 어떡하겠느냐”고 말했다.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달 30일 휴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실제 병원에서 진료는 큰 지장 없이 이뤄졌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5-03
    • 좋아요
    • 코멘트
  • 소아-청소년 6명 중 1명은 정신장애 겪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 6명 중 1명은 불안장애와 우울장애 등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 보건복지부는 ‘2022년 정신건강실태조사(소아·청소년)’ 결과를 발표했다. 정신건강실태조사는 그 동안 성인만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번에 6~17세로 조사 대상을 확대하고 어린이·청소년 6275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처음 발표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청소년 중 16.1%는 태어나 한 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는 14.3%, 청소년은 18%였다. 조사 시점 기준으로 현재도 증상을 앓고 있는 어린이·청소년은 전체의 7.1%(어린이 4.7%, 청소년 9.5%)였다. 성별로는 남학생 11.6%가 정신장애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여학생(7.2%)보다 비율이 높았다.이들이 경험한 장애를 종류별로 보면 불안장애가 9.6%로 가장 많았다. 불안장애는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 정신장애다. 특정한 사물이나 환경 등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특정공포증이 5.8%로 뒤를 이었다. 평생 한 번이라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는 비율은 4.2%였다.정신장애를 경험하는 어린이·청소년 대부분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한 어린이·청소년 중 정신건강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비율은 6.6%에 불과했다. 치료를 받지 않은 이유로는 ‘정신건강서비스를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는 답변이 60%를 넘었다. 조사를 진행한 김붕년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7.1%는 전문가 도움이 시급한 상황”며 “낮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5-03
    • 좋아요
    • 코멘트
  • 아산-성모병원 휴진 혼란 없었지만… “사태 길어지면 휴진 늘것”

    가톨릭대와 울산대 등 전국 9개 의대 교수들이 휴진을 예고한 3일 소속 병원 24곳 대부분에서 별다른 차질 없이 진료가 진행됐다. 환자들의 진료 취소, 예약 변경 등이 쉽지 않아 실제 휴진한 교수는 소수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진료 일정을 사전에 조율하고 휴진하는 교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휴진 예고에도 대부분 정상 진료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날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으나 대부분 정상 운영됐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휴진을 하지 않은) 지난주 금요일과 비교했을 때 진행된 진료와 수술 건수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울산대 의대 비대위 소속 교수 일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아산병원 정문 앞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항의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병원 대강당에서는 ‘2024 의료 대란과 울산의대 교육 병원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비공개 세미나도 열었다.가톨릭대 의대 소속 병원 8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휴진으로 일정을 바꾼 교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성모병원은 홈페이지에 정상 진료를 한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정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국 40개 의대 소속 88개 병원 중 87개 병원이 정상 진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진료 일정 변경 못 해”병원에 남아 진료하는 의사들은 “진료 일정을 갑작스럽게 조율할 수 없어 휴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의 한 교수는 “오전 내내 외래 환자를 진료했다”며 “오히려 암 환자 3명에 대한 수술 일정까지 새로 잡았다”고 말했다.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안도했다. 한 환자는 “휴진 소식을 듣고 내심 불안했는데 진료가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고 안도했다”며 “환자들의 방문이 줄어 병원이 한적할 것 같았는데, 전혀 그런 것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사직서를 제출한 방재승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등 4명도 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4명 모두 병원을 떠나지 않았으며 사직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다만 향후 교수들의 휴진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성근 여의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일주일 전에 휴진을 결정해 현실적으로 일정 조율이 어려웠다”며 “사태가 길어지면 매주 금요일에는 수술을 잡지 않는 방식으로 휴진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2월 말부터 석 달째 병원을 이탈 중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중 일부는 병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중대본 모두발언에서 “최근 전공의 일부가 환자 곁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전임의 계약률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일 기준 전국 100개 수련병원 소속 레지던트 9994명 중 596명(6%)이 현장에 남아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의 577명보다 이틀 새 19명이 늘었다. 실제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선 지난달 전공의 10여 명이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레지던트 마지막 해인 경우 이달 말까지 수련병원에 복귀해야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복귀자들이 더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4년 차 레지던트는 “지금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는 전공의들이 있다. 일부는 이달 복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증 환자 진료 전문병원에 보상 강화”정부는 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병원을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중대본 모두 발언에서 “전문병원 지정 및 평가 기준을 개선해 심장, 소아, 분만 등 특화 전문병원을 육성하겠다”고 제시했다.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해 12번째 의료 현장으로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를 방문했다. 한 총리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의한 의료 공백으로 인해 암 환자와 가족들이 치료와 수술 지연으로 큰 불안과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의료진은) 부디 환자 곁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5-03
    • 좋아요
    • 코멘트
  • 임현택 의협 회장 “증원 백지화해야 대화”

    “의대 정원 문제는 원점 백지화가 기본 원칙입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부와 대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1일 임기를 시작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사진)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포함해 일대일로 대화하자”는 정부의 제안을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임 회장은 이어 “의대 증원 외에 필수의료 패키지 등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할 수 있다”라면서도 이를 위해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이 경질되고 일본 사례처럼 협의체에 의사 비율이 3분의 2가량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차관 경질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조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역할을 전혀 못 했고, 박 차관은 계속 의사들을 모욕하고 겁박하며 사태를 키웠다”고 했다. 이날 새 집행부를 꾸린 의협은 변호사 출신 법제이사를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임 회장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향후 정부 및 대학병원 등과 대규모 소송전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임 회장은 또 전날 법원이 정부에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한 근거를 요구한 것에 대해 “복지부가 거짓말로 꾸며내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학 현장 실사도 제대로 한 곳이 몇 곳 없다고 들었다. 법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의협은 조만간 ‘의대 2000명 증원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보완 자료를 만들어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 임 회장은 필수의료 등에 대한 정부와의 협의에 대비해 의대 교수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및 의대생 등이 포함된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이날 “임 회장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을 협의한 바 없다. 임 회장의 독단적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들은 의협이 자신들을 대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대전협은 의협 공식 산하 단체로 논의 여부와 관계없이 전공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5-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강성 임현택 의협 출범…“‘범의료계 협의체’ 추진”

    “의대 정원 문제는 원점 백지화가 기본 원칙입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부와 대화할 생각이 없습니다.”1일 임기를 시작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포함해 일대일로 대화하자”는 정부의 제안을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임 회장은 이어 “의대 증원 외에 필수의료 패키지 등에 대해서는 정부의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이 경질되고 일본 사례처럼 협의체에 의사 비율이 3분의 2 가량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차관 경질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조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역할을 전혀 못했고 박 차관은 계속 의사들을 모욕하고 겁박하며 사태를 키웠다”고 했다.이날 새 집행부를 꾸린 의협은 변호사 출신 법제이사를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임 회장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향후 정부 및 대학 병원 등과 대규모 소송전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임 회장은 또 전날 법원이 정부에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한 근거를 요구한 것에 대해 “복지부가 거짓말로 꾸며내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학 현장 실사도 제대로 한 곳이 몇 곳 없다고 들었다. 법원이 합리적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의협은 조만간 ‘의대 2000명 증원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보완자료를 만들어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임 회장은 필수의료 등에 대한 정부와의 협의에 대비해 의대 교수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및 의대생 등이 포함된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이날 “임 회장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을 협의한 바 없다. 임 회장의 독단적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들은 의협이 자신들을 대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임 회장은 “대전협은 의협 공식 산하단체로 논의 여부와 관계없이 전공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초강경’ 성향이라 정부와의 협의가 어려울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모두가 걱정하지 않게 잘 풀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5-01
    • 좋아요
    • 코멘트
  • 서울대병원 등 ‘휴진 대란’ 없었지만… 환자들 “항암 치료 취소될까” 맘 졸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갑상샘암 환자 박모 씨(63)는 “전날 문자로 초음파 진료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충남 논산시에서 3시간 걸려 왔다는 그는 “진료는 취소됐지만 예정된 채혈이라도 하려고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며 “언제 다음 진료를 받을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상국립대 교수들은 예고한 대로 30일 소속 병원 11곳에서 수술과 진료를 중단하고 휴진에 들어갔다. 휴진 참여율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었는데 분당서울대병원에선 교수 200명 가량이 휴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의 경우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가 많지 않았다. 같은 병원이라도 과별로 참여율이 달랐다. 서울대병원 외과의 경우 아예 접수 모니터에 불이 꺼진 상태였다.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신장내과 앞에도 환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과 진료실 앞에서 만난 간호사는 “외래 예약 상당수를 전날로 당기거나 미뤘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외래진료를 위해 방문했다는 이광래 씨(63)는 “평소엔 환자가 어깨에 치일 정도로 많은데 오늘은 평소 대비 10%도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도 곳곳에서 휴진 여파가 드러났다. 이 병원 알레르기천식센터는 교수 3명이 모두 휴진했고, 산부인과 일부 교수도 휴진에 동참했다. 휴진 교수 중 일부는 ‘전공의와 학생 복귀를 위해 의대 증원을 원점 재논의해야 한다’는 문구를 들고 병원 입구에서 시위를 했다. 이 병원 암센터에서 만난 김정태 씨(76)는 “아내가 6개월마다 항암 치료와 검사를 하는데 어제 진료가 취소될까 싶어 종일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소속 교수 508명 중 40% 안팎이 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30일 잡혔던 외래 진료 약 7000건 중 30%가량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고려대 안암병원 관계자는 “진료 예약을 바꾸기 어려워 대다수 교수들이 휴진하지 않았다”고 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휴진 교수가 거의 없었고, 고려대 안산병원 역시 소속 교수 256명 중 3, 4명 정도만 휴진했다. 창원경상대병원도 휴진율이 2% 수준에 그쳤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주요 병원 100곳 상황을 모니터링했는데 전면 진료 중단 등 큰 혼란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환자단체들은 “교수들의 주 1회 정기 휴진 움직임이 갈수록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4-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빠 출산휴가 10→20일로 확대하겠다”

    정부가 아빠 출산휴가를 현재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은 30일 한국국제경제학회와 한국인구학회가 주최한 ‘저출산·고령화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 모색’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주 부위원장은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겠다”며 육아휴직에 대해서도 “급여 상한을 대폭 확대하고 사용 기간, 횟수 등 규제를 줄일 것”이라고 했다. 현재 출산휴가는 유급으로 산모는 90일, 배우자는 1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차이가 크다 보니 남성의 육아 참여 기회를 줄이고, 여성의 ‘독박 육아’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았다. 육아휴직 급여 역시 현재는 월 최대 150만 원까지만 받을 수 있는데, 사실상 월급이 150만 원으로 줄어드는 것이어서 ‘마음 놓고 쓰기 힘들다’는 이들이 많았다. 주 부위원장은 또 “일·가정 양립의 핵심인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과 임신·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시차 출퇴근제, 시간 선택 근무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손 부족으로 일·가정 양립 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대체인력 지원금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차관, 걸레 물고 자나” 휴진하고 심포지엄 연 서울대병원 교수 막말

    “박민수 차관은 잘 때 걸레를 물고 자는 게 아닌가. 아침에 브리핑을 할 때마다 어떻게 저런 말만 할까 생각할 수밖에 없다.”(최기영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휴진을 선언한 30일 수술과 진료를 중단하고 모인 자리에서 ‘막말’에 가까운 정부 비난 발언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 심포지엄의 첫 발제자로 나선 최 교수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박민새’라고 부르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 차관이 올 2월 브리핑에서 ‘의사’를 온라인에서 비하 표현으로 사용되는 ‘의새’라고 발음한 걸 비꼰 것이다. 당시 복지부는 “단순한 실수”라며 사과했다. 최 교수는 또 “인터넷에서 (의대 증원 규모인) ‘2000’이란 숫자가 너무 이상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종교적 도움을 섬기는 자세를 보여온 만큼 주술적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퍼지게 됐다”며 음모론도 제기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과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전 국민의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환자단체에선 병원을 떠나 자체 행사에 참석한 의사들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환자들은 지금도 치료난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며 “진료해야 할 시간에 자기들끼리 성토대회를 연 것에 환자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텅 빈 진료실 앞엔 간호사만…서울대-세브란스 일부 과는 ‘셧다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갑상샘암 환자 박모 씨(63)는 “전날 문자로 초음파 진료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충남 논산시에서 3시간 걸려 왔다는 그는 “진료는 취소됐지만 예정된 채혈이라도 하려고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며 “언제 다음 진료를 받을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상국립대 교수들은 예고한대로 30일 소속 병원 11곳에서 수술과 진료를 중단하고 휴진에 들어갔다. 휴진 참여율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었는데 분당서울대병원에선 교수 40% 가량이 휴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의 경우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의 숫자가 많지 않았다. 같은 병원이라도 과별로 참여율이 달랐다. 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의 경우 아예 접수 모니터에 불이 꺼진 상태였다. 외과와 신장내과 앞에도 환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과 진료실 앞에서 만난 간호사는 “외래 예약 상당수를 전날로 당기거나 미룬 상태”라고 말했다. 비뇨기과 외래진료를 위해 방문했다는 이광래 씨(63)는 “평소엔 환자가 어깨에 치일 정도로 많은데 오늘은 평소 대비 10%도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도 곳곳에서 휴진 여파가 드러났다. 이 병원 알레르기천식센터는 교수 3명이 모두 휴진했고, 산부인과 일부 교수도 휴진에 동참했다. 휴진 교수 중 일부는 ‘전공의와 학생 복귀를 위해 의대 증원을 원점 재논의해야 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병원 입구에서 시위를 했다. 이 병원 암센터에서 만난 김정태 씨(76)는 “아내가 6개월마다 항암 치료와 검사를 하는데 어제 진료가 취소될까 싶어 온종일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소속 교수 508명 중 40% 안팎이 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30일 잡혔던 외래 진료 약 7000건 중 30% 가량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고려대 안암병원 관계자는 “진료 예약을 바꾸기 어려워 대다수 교수들이 휴진하지 않았다”고 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휴진 교수가 없었고 고려대 안산병원 역시 소속 교수 256명 중 3, 4명 정도만 휴진했다. 창원경상대병원도 휴진율이 2% 수준에 그쳤다.복지부 관계자는 “주요 병원 100곳 상황을 모니터링했지만 전면 진료 중단 등 큰 혼란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환자단체들은 “교수들의 주 1회 정기 휴진 움직임이 갈수록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4-04-30
    • 좋아요
    • 코멘트
  • 머리 맞댄 의사들…“차관은 걸레 물고 자나” 막말에 음모론까지

    “박민수 차관은 잘 때 걸레를 물고 자는 게 아닌가, 아침에 브리핑을 할 때마다 어떻게 저런 말만 할까 생각할 수밖에 없다”(최기영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서울대 의대 및 병원 소속 교수들이 30일 진료를 중단하고 개최한 심포지엄 행사에서 ‘막말’에 가까운 정부 비난 발언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 심포지엄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최 교수는 ‘의료대란 사태의 발생 배경’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또 최 교수는 “인터넷에서 2000이라는 숫자가 너무 이상하다고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종교적 도움을 섬기는 자세를 보여온 만큼 2000이란 숫자에 주술적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퍼지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한 것. 최 교수는 “증원 규모 발표 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훌쩍 뛰고 선거 국면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다고 선언한 서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수뇌부 4명이 모두 참여했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장, 서울대 의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및 서울대 의대 전공의와 의대생 30여 명도 참석했다.진료를 중단하고 자체 행사를 연 의사들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비판이 나왔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환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치료의 난국 속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며 “한창 진료를 해야 할 시간에 의사들끼리 모여 자기들만의 성토대화를 열고 있다는 것을 환자들이 안다면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4-30
    • 좋아요
    • 코멘트
  • 대기업 유연근무제 확산… 인력 부족한 中企는 엄두못내

    국내 기업 중에는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각종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곳이 적지 않다. 처음에는 비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우수한 여성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걸 막을 수 있고, 기업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판단이다. 구성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셋째를 출산한 직원을 특진시키는 제도를 도입해 화제를 모은 한미글로벌의 경우 시차 출퇴근, 육아기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본사의 경우 오전 7∼10시에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근하도록 한다. 한 시간 단위로 출근 시간을 선택해 하루 8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녀를 등원·등교시킨 뒤 오전 10시에 출근할 수 있고, 오전 7시에 출근한 뒤 오후 4시에 퇴근해 자녀의 하원·하교를 챙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직원은 최대 2년(2자녀 이상인 경우 3년) 동안 재택근무가 가능한 ‘육아기 재택근무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한 시간 단위로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유급휴가 40시간을 주는 ‘자녀돌봄휴가’도 최근 신설했다. LG그룹은 부서장 재량에 따른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주 40시간의 근무시간만 채우면 주 4일만 근무하는 것도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육아 스케줄에 따라 근무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육아기 자율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 제도를 이용하면 오전에 사무실로 출근했다가 아이를 유치원에서 하원시킨 뒤 집에서 남은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8세 이하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직무 여건이나 각자의 육아환경에 따라 하루 근무시간도 4, 6, 8시간 중 선택할 수 있다. 전일 근무를 택하면 정규 근무시간(오전 8시∼오후 5시) 동안 집에서 일하면 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대상자를 임신 중이거나 난임 치료 중인 여직원과 출산이 임박한 배우자를 둔 남직원까지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탄력근무가 가능한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는 기업 입장에서도 출산·육아로 인한 임직원들의 경력 단절 및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유연근무 도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제한적이다 보니 인력 활용에 여유가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는 현실이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게임회사에 다니는 김모 씨(28)는 “내년에 여자친구와 결혼을 계획 중”이라며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쓴 전례를 못 봤다. ‘솔선수범해서 육아휴직을 쓰겠다’던 팀장도 결국 못 쓰는 걸 보면서 육아휴직은 불가능하겠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육아휴직이 안 되면 재택근무라도 확대하는 게 현실적 대안 같다. 임금을 60%만 받아도 아이를 보면서 집에서 일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4-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교수 집단이탈 없었지만… “진료예약 취소되나 종일 전전긍긍”

    “2년 전 잡은 진료 예약이에요. 취소되면 언제 또 예약할 수 있을지 몰라 오늘 아침까지 전전긍긍했습니다.”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주모 씨(62)는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부인의 보호자로 병원을 찾았다. 그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사직한다는 뉴스가 계속 나와 불안했다. 이번엔 다행히 진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됐을 때 추가 진료는 받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의대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예고한 25일 주요 병원에서 실제로 교수가 병원을 이탈한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은 “예약된 진료만 마치고 병원을 떠나겠다”며 일정 조정을 시작해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이탈하는 교수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충남대와 원광대를 시작으로 ‘주 1회 휴진’도 현실화될 예정이어서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대 대형 병원 “의사 병원 이탈 없었다” 25일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효력이 발생한다”며 병원 이탈 시작 ‘디데이’로 지목한 날이다. 하지만 5대 대형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실제 병원을 떠난 교수는 없었다”고 했다. 교수들이 병원에 남은 것은 예정된 진료와 수술을 갑자기 취소하고 환자를 떠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브란스병원 등은 이날 진료 예약을 한 환자들에게 전날 ‘정상 진료가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교수 이탈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인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6일부터 병원을 떠날 예정이다. 폐암 환우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선 “최 교수 사직으로 담당 교수가 바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다른 교수들에게 환자들을 배정해 정해진 일정대로 진료를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속인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 4명도 다음 달 1일 병원을 떠날 방침이다. 병원을 떠나기 위해 신규 예약을 받지 않고 예약된 진료만 마무리하겠다는 교수도 적지 않다. 서울 대형 병원의 필수의료과목 교수는 “우리 과는 6월까지 수술 예약이 차 있다. 이미 잡혀 있는 수술만 마치고 한꺼번에 병원을 떠나기로 같은 과 교수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26일부터 주 1회 휴진 돌입 당장 사직이 여의치 않은 교수들 사이에선 ‘주 1회 휴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충남대와 원광대 교수들은 26일, 서울대와 연세대 교수들은 30일, 울산대 교수들은 다음 달 3일을 시작으로 주 1회 휴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6일 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원광대병원, 원광대산본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휴진하더라도 응급과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와 수술은 유지된다. 또 휴진에 동참하는 교수 수도 병원별로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휴진이 예고된 날까지 업무일로 사흘밖에 안 남아 모든 진료 일정을 바꿔 휴진에 동참하는 교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의대 교수들의 사직 및 휴진 방침에 유감을 표하고 “대화 자리에 나와 합리적으로 의견을 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4-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