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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로 주민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뒤 도검류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도검을 이용한 살인이 잇따른 와중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누구나 도검류를 쉽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포류와 달리 도검은 소지 허가 갱신 의무 및 보관 장소에 제한이 없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31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도검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 쇼핑몰에서 누구나 도검 구입할 수 있어 31일 기자가 살펴본 복수의 온라인 쇼핑몰에는 길이, 소재 등이 다양한 도검류 수십 종류가 판매 중이었다. 가격은 20만∼400만 원대로 다양했다. 판매 업체들은 ‘장식용으로 적극 추천한다’, ‘소지 허가 발급은 무료로 대행해 드린다’고도 안내했다. 상당수는 사람을 해치는 데 쓰인다면 매우 위험해 보였다. 현행법상 도검은 총포 도검 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적용된다. 칼날 길이 15cm 이상인 칼, 검, 창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정집에서 쓰는 주방용 식칼은 식품위생법 및 수입식품안전관리특별법 적용 대상이라 도검류 규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도검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만 살 수 있다. 판매처에서 먼저 결제를 한 다음 주소지 경찰서를 방문해 신체검사서 또는 운전면허증을 제출해야 한다. 알코올·마약 중독이나 정신질환 병력, 특정강력범죄 등의 전과 기록이 없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후 판매처에 허가증을 제출하면 도검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 허점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일본도로 주민을 살해한 백모 씨(37)가 범행에 쓴 일본도는 칼날 길이 75cm, 손잡이 길이 25cm다. 그는 소지 허가 승인을 받을 당시 소지 목적을 ‘장식용’으로 기재했다. 그러나 백 씨는 평소 자주 일본도를 차고 동네를 돌아다녀 주민들이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진단서 필요 없고 허가 갱신 의무도 없어 총기류를 구입하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서가 필요하지만 도검은 필요없다. 경찰은 도검 소지 승인 여부를 심사할 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정신질환 치료 전력 등을 살피는데, 백 씨는 치료 전력이 없었다. 그러나 백 씨의 아파트 주민들은 그가 최근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치료 전력은 없는데 이상 증세는 보이고, 도검류 소지 승인을 받을 때 새 진단서는 떼올 필요가 없으니 관리 체계에 구멍이 생긴 셈이다. 게다가 백 씨는 경찰이 연 1회 실시하는 도검 소지자 일제 점검 대상에서도 올해 빠졌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상세히 점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해명했다. 도검은 한 번 소지 허가를 받으면 이후엔 갱신이 필요 없다는 점도 문제다. 총포류는 3년마다 소지 허가를 갱신해야 한다. 또 총포류는 원칙적으로 관할 경찰서에 보관하고 사용할 때만 잠시 꺼내 쓸 수 있지만, 도검은 집이나 회사 등 아무 데나 보관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도검 신규 소지 허가 건수는 2020년 1854건에서 지난해 2118건으로 14.2% 증가했다. 올 1∼6월 122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검, 칼에 대한 관리 체계가 허술한 탓에 소지자가 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도검 관련 범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경 경기 광주시에서는 70대 남성이 101cm 길이의 장검으로 이웃을 살해했다. 2021년 9월에는 서울 강서구에서 50대 남성이 별거 중인 아내를 길이 100cm 장검으로 죽였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도검 소지 자격 갱신을 의무화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도검도 갱신 의무화 대상에 포함시키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범죄 발생 이유 등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진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31일 백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같은 아파트 주민을 길이 100cm 일본도로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자신을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살해했다고 경찰에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37)는 전날(29일) 오후 11시 반경 자신의 일본도를 들고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던 주민 B 씨(43)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었다. 위협을 느낀 B 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A 씨는 갑자기 칼을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했다. 자택으로 도망친 A 씨는 1시간여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 씨는 경찰에 산책을 하다 피해자와 마주친 적은 있으나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범행 당시 A 씨가 들고 있던 흉기는 칼날 길이 약 75cm, 손잡이 길이 약 25cm의 장식용 일본도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올 1월 도검 소지 승인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정신질환 이력이 없었지만, 주민들은 평소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주민 나모 씨(73)는 “A 씨가 아파트 단지 지하 헬스장 근처에서 큼지막한 칼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것을 봤다”며 “그 칼을 자랑스러워하듯 치켜들고 걸어다녔다”고 말했다. A 씨가 어린아이들에게 “칼싸움할래?”라고 말을 걸거나 헬스장에서 사람들에게 욕설하는 것을 봤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경찰은 A 씨가 마약 간이 검사를 거부했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통해 마약 복용 유무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3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와 만난 주민 김모 씨(35)는 “밤에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었는데 밖에서 남자가 5초가량 비명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며 “불안해서 딸을 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이모 씨(39)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던 곳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인테리어 업체에 다녔던 피해자 B 씨는 열 살, 네 살 두 아들의 아버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아버지는 기자에게 “너무 억울한 죽음”이라며 오열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같은 아파트 주민을 길이 100cm 일본도로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자신을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살해했다고 경찰에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37)는 전날(29일) 밤 11시 반경 자신의 일본도를 들고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던 주민 B 씨(43)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었다. 위협을 느낀 B 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A 씨는 갑자기 칼을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했다. 자택으로 도망친 A 씨는 1시간여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 씨는 경찰에 산책을 하다 피해자와 마주친 적은 있으나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범행 당시 A 씨가 들고 있던 흉기는 칼날 길이 약 75cm, 손잡이 길이 약 25cm의 장식용 일본도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올 1월 도검 소지 승인을 받았다.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정신질환 이력이 없었지만, 주민들은 평소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주민 나모 씨(73)는 “A 씨가 아파트 단지 지하 헬스장 근처에서 큼지막한 칼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것을 봤다”며 “그 칼을 자랑스러워하듯 치켜들고 걸어다녔다”고 말했다. A 씨가 어린 아이들에게 “칼싸움 할래?”라고 말을 걸거나 헬스장에서 사람들에게 욕설하는 것을 봤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경찰은 A 씨가 마약 간이 검사를 거부했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통해 마약 복용 유무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3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기자와 만난 주민 김모 씨(35)는 “밤에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었는데 밖에서 남자가 5초가량 비명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며 “불안해서 딸을 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이모 씨(39)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던 곳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인테리어 업체에 다녔던 피해자 B 씨는 열 살, 네 살 두 아들의 아버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아버지는 기자에게 “너무 억울한 죽음”이라며 오열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사이버 보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최근 국내외 해커 조직의 공격 대상이 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안 문제에 대응할 정부 부처의 공조를 활성화하고 관련 조직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테러수사대는 대전선병원과 유성선병원을 운영하는 선메디컬센터가 지난해 5월 해킹 공격을 받아 20만 명 가까운 환자 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보안 수준이 약한 의료기관을 해커들이 처음부터 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병원도 뚫린 사례가 있는 등 (해커들이) 병원을 타깃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워페어(Warfare·전쟁)’라고 지칭한 이 해커 조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메디컬센터 웹사이트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2005년경부터 선메디컬센터 웹사이트에 가입한 이용자 총 19만5874명의 이름, 생년월일, e메일, 비밀번호 등의 정보가 담겨 있었다. 워페어는 올 3월 고위 법관, 법원 관계자, 경찰관 등 39명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피해자 상당수의 e메일 등은 선메디컬센터에서 유출된 환자 e메일 주소 등과 겹쳐 병원 해킹이 사법당국 및 경찰당국 개인 해킹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빼낸 환자 정보 중 직업이 경찰인 사람을 추려 경찰 업무용 이메일을 해킹하는 식이다. 이처럼 특정 국가나 기관을 장기간에 걸쳐 해킹해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려는 패턴의 해킹 공격을 전문가들은 ‘지능형 지속적 위협(APT)’이라고 부른다. 의료기관이 APT 공격의 첫 타깃이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연수 병원정보보안협회 학술분과장은 “병원들이 갖고 있는 정보의 가치에 비해 보안 수준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APT 공격 대응 솔루션을 각 병원이 마련해 가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년 5개월여간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해킹 등 사이버 침해 사고는 74건이다. 2021년엔 북한 해킹조직이 서울대병원을 해킹해 환자 81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고, 지난해 9월에는 이대서울병원 서버가 랜섬웨어에 감염돼 일부 환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해외에서도 의료기관 해킹은 문제가 되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는 북한 해커 림종혁이 미국 의료서비스 업체 5곳 등을 해킹했다며 1000만 달러(약 138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병원은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라며 “특정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정보를 찾으려 면 인터넷을 무조건 뒤지기보다는 정기검진을 언제 받았는지 등 병원부터 터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의료기관은 주무 부처가 보건복지부이다 보니 해킹에 취약할 수 있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타 부처와의 공조를 활성화하고 정보 보호와 관련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 중독 문제를 막으려면 부모와 교사가 자녀와 학생의 일상 징후를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삼욱 진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아이가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거나 물건을 사달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며 “도박 중독이 심해지면 고리대금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평소와 다르게 멍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면 연유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미선 한국도박문제치유원 상담사는 “엄마 가방과 아빠 노트북을 내다 팔거나, 부모가 자는 동안 휴대전화 잠금을 풀어 400만 원가량을 이체해 도박을 한 중학생도 있었다”며 “이상 징후를 빨리 인지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녀를 나무라고 빚을 갚아주는 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최 원장은 “대화를 통해 금전적 피해, 중독 정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도박을 했을 경우 교사와 학부모들 간에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박이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상황도 유의해야 한다. 전종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성인 인증을 하려고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불법 사채를 쓰는 경우도 있다”며 “법적, 금전적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부모들이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 은행 등 관계 기관의 대책도 필요하다. 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교수는 “지금은 계좌 동결 절차가 복잡해 사이버도박 업체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며 “개인 계좌 동결과 대포 계좌 단속을 ‘투트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호연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금융당국이나 수사당국이 도박 의심 계좌를 발견하면 이를 신속히 동결한 뒤 수사, 조사를 통해 검증하는 식으로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중학생 김지환(가명·16) 군은 2022년 12월부터 바카라, 룰렛 등 도박 게임이 가능한 온라인 도박장을 개설해 회원을 모집했다. 그는 베팅(판돈 걸기)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라인 메신저와도 연결시키고, 돈을 온라인 도박 머니로 바꾸는 환전 채널까지 만들었다. 김 군이 만든 사이트에서 초등학생과 여중생 2명을 포함한 10대 청소년 96명이 도박을 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올해 4월 김 군을 붙잡았다. 10대 청소년들이 도박을 하는 정도를 넘어 직접 도박 사이트를 만들고, 도박 프로그램까지 판매하고 있다. 중학생, 고등학생들은 사이트를 만들 코딩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에는 ‘도박 사이트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콘텐츠가 넘친다.● 10대에게도 “도박 사이트 만들어 드려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 특별단속을 한 결과 1035명이 검거됐다. 이 중 12명은 도박 사이트를 직접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도박 사이트 제작법’ 등의 자료가 여럿 올라와 있다. 영상으로 도박 코딩 프로그램 무료 설치 등 상세한 제작 과정을 가르쳐 주는 식이다. 해당 영상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인데 덕분에 사이트를 잘 만들었다”는 댓글들이 달려 있다. 박성호(가명·19) 씨는 “나를 포함해 도박에 빠진 주변 친구들이 도박 자금을 벌려고 직접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팔았다”며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데 건당 1만 원 정도가 들었고 파는 건 5만 원에 팔았다”고 취재팀에 설명했다. 그는 과거 도박에 빠졌다가 손을 씻은 뒤 돈을 벌 길이 막히자 도박 사이트 제작에 손을 댔다고 했다. 10대 청소년이 도박 사이트 제작을 의뢰해도 기꺼이 만들어 주겠다는 업체들도 많았다. SNS에 ‘도박 사이트 제작’이라고 내건 업체 6곳에 취재팀이 문의했더니 이들 모두 나이도 묻지 않은 채 “제작 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냈다.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이 온 한 제작업체는 “100만 원짜리 토토나 카지노 데모(시연) 사이트는 3시간 내로 만든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다른 제작업체는 도박 사이트 샘플 9개를 보여주며 “사이트 이름과 원하는 디자인만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가 보내온 샘플은 이미지, 화면 구성 등이 조금씩 달랐지만 ‘카지노’ ‘슬롯’ 등 도박의 종류는 비슷했다. 취재팀과 접촉한 한 제작자는 “더 이상 도박 사이트를 제작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이쪽으로 연락해 봐라”며 디스코드 아이디(ID)를 알려줬다. 디스코드는 최근 게임을 하는 청소년 등이 주로 쓰는 온라인 메신저의 일종이다. 디스코드를 통해 연락이 닿은 제작자는 “도박 게임 하나당 50만 원”이라며 “제작 경험이 있어 구현은 확실하다”고 했다. 도박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코딩 프로그램을 8000원에 파는 업자도 있었다. 돈을 보내면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링크나 압축 파일을 보내준다. 실제 이 프로그램으로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텔레그램 등으로 거래… 상반기만 3만4000여 건 도박에 문외한인 동아일보 특별취재팀도 유튜브 몇 개를 참고하자 30분 만에 온라인 도박장을 개설할 수 있었다. ‘가위바위보’ 등 비교적 단순한 도박 게임을 만들기로 하고, 유튜브에서 가르쳐 준 무료 코딩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원하는 메뉴와 디자인을 설정한 후 ‘돈줘’ ‘도박’ 등 특정 키워드를 넣자 판돈을 걸고 내기에도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온라인 도박 머니 1만 원을 걸고 베팅을 해봤더니 불과 10초도 안 걸려 ‘졌다’ ‘이겼다’ 등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따라 앞서 베팅했던 온라인 머니를 잃거나 더 딸 수 있었다. 이런 도박 사이트들은 주로 텔레그램 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과거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팔았던 박모 씨는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 채팅을 통해 익명으로 거래하면 누가 사고팔았는지 정체를 모른다”고 했다. 박 씨는 도박 사이트 판매로 두 달간 200만 원을 벌었다. 올해 부산에서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판 혐의로 10대 청소년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의심돼 폐쇄 등 조치가 이뤄진 건수는 3만3956건이다. 2021년 4만1685건, 2022년 5만3177건, 지난해 5만561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하동진 서울경찰청 청소년보호계장은 “도박 사이트는 서로 주소만 다르게 하면 몇 초 만에 복사할 수 있을 정도여서 공급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그것은 겨울방학이 끝난 교문으로 들어왔다. 그러곤 학생들 사이에 조용히 퍼졌다. 교실에서 옆 교실로, 또 그 옆 교실로. 그것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점점 늘었지만, 교사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팬데믹(대유행) 같았다. 올해 3월부터 서울의 A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사이에선 은밀한 유행이 돌았다. 쉬는 시간이면 교실 뒤에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던 것. 이들이 함께 접속한 건 한 온라인 도박 ‘바카라’ 사이트였다. 시작은 단 한 명이었다. 최승현(가명·18) 군은 방학 동안 바카라를 시작했다. “터치 몇 번, 클릭 몇 번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한 유튜브 영상 때문이었다. 호기심에 시작한 도박은 점점 판돈이 커졌다. 종국에는 2400만 원을 쏟아부었다. 궁지에 몰린 최 군은 만회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이 도박 사이트는 친절하게 팁을 안내하고 있었다. ‘신규 회원을 추천해 가입시키면 온라인 머니 2만8000원을 드립니다!’ 이거다. 개학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던 최 군은 새 학기 바빠졌다. 교실마다 돌아다니며 친구들에게 도박 사이트를 추천하기 시작했다. 최 군의 솔깃한 유혹을 친구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최초의 ‘슈퍼 전파자’였다.● 학교 집어삼킨 ‘도박 다단계 유혹’ 이용자가 ‘다단계’처럼 지인들을 꼬드겨 가입시키게 만드는 도박 사이트의 계략은 적중했다. 최 군은 먼저 같은 반 친구 3명을 사이트에 가입시켰다. 그 뒤에는 다른 반 친구 4명도 추가로 가입시켰다. 인당 2만8000원, 7명이니 총 19만6000원의 사이버 머니가 입금됐다. 최 군은 이 돈으로 다시 베팅했다. 최 군이 끌어온 7명의 학생은 다시 다른 학생들을 끌어와 가입시킨 뒤 사이버 머니를 입금받았다. 최 군이 끌어온 신규 회원이 늘어날수록 학교는 점점 ‘도박 왕국’으로 변해 갔고, 학생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이 학교 권준우(가명·18) 군도 그중 한 명이었다. 권 군은 바카라에 손을 댔다가 불과 몇 달 새 560만 원을 잃었다. 그래도 손을 털지 못하고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한 판에 적게는 수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을 썼다. 총 3600만 원을 판돈으로 탕진한 학생도 있었다. “10초면 수십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70만 원을 베팅했다가 잃은 저소득층 학생도 있었다. 4월이 지나자 3학년 총 9개 반 중 5개 반 이상의 학생들이 도박에 빠져 있었다.● 수사로 드러난 ‘도박 왕국’ 학교 실태 “쟤들이 왜 맨날 모여 있지?” 의아하게 여기던 3학년 상담교사가 어느 날 현장을 덮쳤다. 학생들이 손에 쥔 스마트폰 화면에는 도박 게임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건 학교가 감당할 수준을 넘었다.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교실에서 단체로 도박을 하고 있어요.”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 6명을 학교에 보냈다.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 3학년 전체 학생 233명 중 23명이 바카라, 스포츠토토 등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입시가 코앞인 고3 교실마다 도박 중독자가 2, 3명씩 있다는 사실에 학교는 경악했다. 경찰이 적발한 23명에게 도박 중독 평가를 실시한 결과 8명은 중독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1000만 원대의 판돈을 쓴 학생도 있었다. 경찰은 부모들에게 자녀의 도박 중독 상담 치료를 권했으나 “그냥 재미 삼아 한 것뿐일 거예요” “내 아이한테 도박 중독이라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냐” 등의 반응이 돌아왔다. 경찰이 소개해 준 도박 치료 상담센터가 “너무 멀다”며 치료를 거절하는 부모도 있었다. 그 센터는 학교에서 지하철로 불과 54분 거리에 있었다. ● “전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 시급”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박으로 붙잡힌 10대 청소년은 올해 1∼5월 사이 217명이다. 이미 지난해 전체(184명) 규모를 훌쩍 넘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400∼5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검거된 217명 중 138명(64%)은 비수도권 학생들이었다. 10대는 오프라인 도박장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도박을 하다 보니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도박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검거 인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 30명, 서울 22명, 대구 21명 순이었다. 전남 무안군은 소도시인데도 불구하고 19명이 검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검거된 10대 도박 사범 471명 중 92명(19.5%)은 재범 이상이었다. 올해 1∼5월 적발된 194명 중에서는 41명(21.1%)이 재범 이상이었다. 하지만 도박 중독 청소년을 감당할 수 있는 치료, 상담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총 45개 시군에서 청소년 도박 사범이 검거됐는데, 이 중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산하 상담센터가 있는 곳은 11곳(2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도박 문제를 스스로 통제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일부 학생이 일탈 성격으로 사이버 도박을 했다면, 지금은 상당히 많은 청소년들이 도박을 하는 시대가 됐다는 증거”라며 “체계적인 도박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온라인 도박에 빠져 빚까지 지게 된 10대 중학생, 고등학생 등 청소년들은 빚 독촉과 폭력, 협박을 피해 학교를 옮기고 아르바이트로 내몰리는 등 일상이 무너졌다. 경남의 한 고등학교 2학년 최승민(가명·17) 군은 지난해 6월 친구를 따라 카드 게임형 온라인 도박 ‘바카라’에 우연히 손댔다. 최 군은 실력이 좋지 못해 승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고 돈을 잃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김모 군(17)에게 “벌써 50만 원이나 잃었다”고 토로했다. 김 군은 다른 도박 사이트를 알려주며 “‘내가 돈을 빌려줄 테니 여기서 해봐라. 쉽게 딸 수 있다”고 제안했다. 솔깃한 제안에 최 군은 김 군에게 도박 자금을 빌렸다. 처음 빌린 것은 실제 돈이 아니라 도박 사이트에서 통용되는 사이버 머니 ‘1만 원’권이었다. 일종의 가상화폐 같은 것. 이후 최 군은 계속 돈을 잃었고 그때마다 김 군은 계속 돈을 빌려줬다. 빌리는 돈이 3만 원, 5만 원, 10만 원씩 점차 불어나 한 번에 200만 원까지 빌리기도 했다. 한 달 뒤 도박 빚은 총 500만 원 이상으로 불어 있었다. 갚아야 할 금액이 커지자 최 군은 두려운 마음에 김 군에게 “이젠 돈을 빌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군은 “그러면 지금까지 빌려간 돈을 내놔라”라며 화를 내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올해 4월에는 김 군이 최 군의 교실로 찾아와 주먹을 휘둘렀다. 현금이 4만 원밖에 없던 최 군은 이를 김 군에게 준 뒤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김 군은 심지어 최 군의 부모도 협박했다. 5월에는 김 군이 최 군의 부모에게 “제 돈 받아내기 위해 뭔 짓이든 하겠다. 웃으면서 기다려주는 것도 이번까지다”라는 협박 문자를 보냈다. 최 군의 아버지는 김 군에게 20만 원을 줬다. 계속되는 협박과 독촉에 견디다 못한 최 군은 5월에 경남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지만 ‘도박에 빠졌던 애라더라’는 소문이 나버려 결국 자퇴했다. 최 군은 지난달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섭고 후회된다”며 “최근까지도 김 군의 협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김 군과 관련해 현재 내사 중이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나는 ‘16세 도박 총판’이었다”… 검은 돈의 악마가 된 청소년들《10대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빠지고 있다. 즐기는 정도를 넘어 도박 조직 ‘총판’으로 일하고 불법 사채까지 손댄다. 동아일보 사건팀은 3개월간 도박 청소년 37명을 취재했다. ‘온라인 도박, 교문을 넘다’ 3부작의 첫 번째는 10대에 ‘도박왕’이 된 김동현(가명·22)과 박성호(가명·19)의 이야기다.》“당신 아들 도박 빚, 학교에 알려줄까?” 동현(2019년 당시 17세)은 수화기 너머 40대 여성에게 쏘아붙였다. 오늘은 꼭 받아내야겠다. “아드님이 도박한다면서 나한테 돈을 빌렸다고요. 우리 학생부장이 알면 안 좋아할 텐데. 어머니가 갚으셔야죠.” 동현은 안다. 아주머니는 떨고 있다. 당신의 고등학생 자녀가 도박 빚이 있고 갚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들은 사색이 됐다. 판검사들도 똑같았다. 동현도 같은 10대였고 부모의 자식 사랑을 잘 알았다. 달랐던 것은 동현은 이미 ‘도박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화를 받은 여성의 아들은 동현의 같은 반 친구였다. 친구는 동현이 권한 온라인 도박 ‘바카라’에 빠져 500만 원을 빌렸고 이자가 붙어 3000만 원으로 불어 있었다. 도박 자금이 필요한 아이들은 동현을 찾아왔다. “이자는 하루 10%, 이틀 20%, 사흘 30%.” 살인적인 이자율에도 세상 물정 모르는 고등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돈을 빌렸다. 도박 빚을 안 갚으면 동현은 그들의 부모에게 전화했다. 이날 통화가 끝난 뒤 동현의 휴대전화에는 ‘3000만 원이 입금됐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사이 카카오톡 메시지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나 10만 원만 빌려줘.” “다음 주에 갚을게.” 중3이 될 때까지만 해도 동현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그는 대구 일대 중학교, 고등학교를 도박으로 주름잡고 있었다. “당신 아들 도박빚, 학교에 알릴까” 친구 엄마에게도 전화했다‘16세 도박 총판’ 김동현 씨1만원 무료 사이버머니가 늪의 시작학교 친구들 온라인 도박 가입 유혹‘하루 10%’ 고리로 도박자금 빌려줘동현이 도박에 발을 들인 건 2017년 중3(당시 15세) 때였다. 하루 종일 접속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에는 “돈 벌 수 있다”는 도박 광고 콘텐츠가 넘쳤다. 몇몇 친구는 “바카라로 10만 원 땄다”고 자랑했다. “나도 만 원만 넣어볼까.”그게 시작이었다. 친구가 알려준 온라인 도박 ‘바카라’ 사이트에 가입했다. 신규 회원이라며 무료로 ‘1만 원’ 사이버 머니가 지급됐다. 동현의 실력이 제법 좋았는지 며칠 새 사이버 머니 지갑에는 200만 원이 쌓였다. 돈의 맛은 황홀했다. 그날부터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동현은 구석에서 친구들과 휴대전화를 쥐고 도박을 했다. 판돈은 수백만 원으로 커졌지만 그래도 이때까지는 ‘베터(bettor·도박 고객)’에 불과했다.● 도박 고객에서 홍보 총판으로2018년(당시 16세). 동현이 고1에 올라가자 ‘잘나가는 형들’이 다가왔다. “꼬맹아.” 이미 온라인 도박에 깊게 손댔던 형들은 동현에게 사이트 홍보를 담당하는 ‘총판’ 자리를 제안했다. “수입이 꽤 쏠쏠할 거야.” 그들은 젊은 나이에 BMW를 몰았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는 건가. 망설임 없이 ‘총판’ 직함을 달았다.동현이 처음 잠재적 고객으로 겨눈 건 같은 학교 친구들이었다. “한 판이 10초면 돼.”, “너도 돈 벌 수 있어.” 동현의 유혹에 친구들이 사이트에 가입해 돈을 쓰면 동현은 판돈의 1%를 수수료로 챙겼다. 친구들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탕진했다. 그사이 동현의 돈벌이는 점점 늘었다. 다른 학교 총판을 관리하는 ‘총판들의 총책’이 됐다. 아래 총판들이 신규 회원을 물어오면 동현은 한 사람당 100만 원을 인센티브로 챙겨줬다.● 불법 사채를 시작하다동현은 고1 가을쯤 새 사업에 눈을 떴다. 친구들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고리(高利)의 이자를 받았다. 불법 사채. 그전까지 벌어온 돈이 ‘종잣돈’이 됐다. ‘하루 이자 10%’라는 말도 안 되는 이자율에도 고등학생들은 해맑게 돈을 빌려갔다. 영악한 동현은 그때마다 친구들 얼굴 사진, 학생증 사본, 부모들 연락처를 받아뒀다. 돈을 갚지 않으면 ‘도박 빚 안 갚은 놈’이라고 낙인찍어 얼굴 사진을 온라인 여기저기 뿌렸다. 부모에게 전화해 빚 독촉도 했다. 그래도 못 갚을 땐 수족으로 부렸다. 추심팀. 즉, 다른 학생들의 빚을 받아오라고 시켰다. 일을 잘해오면 받은 돈에서 얼마를 떼어줬고 그럴수록 추심팀원들은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빚을 받아왔다.“돌이켜보면 그때쯤부터 죄의식이란 게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내 손으로 험한 일 안 해도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니.” 동현이 뿌린 도박의 씨앗은 착실히 학교에 뿌리내렸다.● 갑자기 온 몰락… 남은 건 빚 1억몰락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2019년 고2에 올라갈 무렵 동현은 대구의 한 상가에 홀덤펍으로 위장한 불법 도박장을 차렸다. 동현보다 나이가 많은 20대 대학생 누나들을 면접 봐 딜러로 고용했다. ‘어른의 세계’에 진출한 듯했다. 하지만 어느 날 동네 건달 무리가 찾아왔다. “너 누구 허락 받고 장사하냐.” 그들은 다 때려 부쉈다. 6개월 만에 도박장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번 돈은 모두 잃었다. 만회하려고 손을 댄 도박으로 1억 원이 넘는 빚까지 졌다.동현과 함께 도박을 하던 무리 중 한 명은 작년에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현재 스물두 살 동현은 도박 중독 치료를 받으며 지낸다. 요즘도 여전히 그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좋은 건이 있는데, 같이 해볼래?”도박 사이트 만들어 파는 박성호 씨중 3때 도박 총판 月 2000만원 벌어아버지에 들킨 뒤 도박사이트 제작과거로 돌아가도 또 도박할 것 같아눈을 뜨니 숙취 탓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요즘 성호(가명·19)의 일상은 매일 잠, 일, 친구, 술, 잠의 반복이다. 주섬주섬 차키를 챙겨 집을 나섰다. 잠시 학교 앞을 지날 때 운동장에 친구들 모습이 보였다. 체육 시간인가 보네. ● “너도 해볼래?” 3년 전인 2021년. 평범한 중3 학생이었던 성호(당시 16세)에게 “너도 해볼래?” 물으며 다가온 것은 동네 고등학생 형들이었다. “뭔데요?” “그냥 게임. 돈 버는 게임.” 성호가 온라인 도박에 흥미를 보이자 형들은 얼마 뒤 다른 제안을 했다. “적당히 기프티콘 뿌리면서 회원들 관리만 해. 돈이 쏟아질 거야.”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 ‘회원 관리’를 해보겠냐는 권유였다. 해보지 뭐. 딱히 다른 일도 없는데. 성호는 도박 사이트 ‘총판’이 됐다. 신규 회원을 끌어와 가입시키고 유지, 관리하는 게 일이었다. 끌어온 친구들이 도박을 하는 걸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돈을 잃어 도박을 그만두려는 친구들에게는 “한 번만 더 해봐” 기프티콘을 뿌리며 판을 못 떠나게 붙잡았다. 성호가 친구들을 회원으로 끌어올 때마다 형들은 인센티브를 줬다. 말 그대로 다단계였다. ● 늪에 빠져든 친구들 성호가 학교를 돌며 “너도 해봐”, “내가 챙겨줄게” 하며 친구들을 끌어모을 때마다 학생들은 조금씩 변해갔다. 온라인 도박에 빠지는 이들이 늘어갔다. 학교를 마치면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도 찾아갔다. 그러는 동안 성호의 은행 계좌에 어느 날에는 600만 원, 어느 날에는 4800만 원씩 거금이 입금됐다. 성호는 회상한다. “그때 매달 평균치로 치면 한 2000만 원씩 벌었던 것 같아요. 총 2억에서 3억 원 정도 되려나. 중학생이 만진 돈이라는 게 상상이 되세요?” 당시 성호의 주변에는 총판 일을 하는 친구들이 열댓 명 있었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로 번 돈을 ‘저금할 수 없는 돈’이라고 불렀다. 은행 계좌에 넣어두면 의심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잘 몰랐던 성호는 번 돈을 계좌에 넣어놨다가 2021년 12월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로 신고, 정지됐다. 60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은행에 직접 가야 묶인 계좌를 풀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의심을 사고 결국에는 경찰로 가게 될 텐데. 6000만 원 그냥 잊자. 성호는 그 대신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에 ‘대포통장을 구한다’는 광고를 올려 300만 원씩 주고 통장을 사들였다. 그렇게 불린 통장만 수십 개.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명품 매장에 뛰어갔다. 시계도 사고 옷, 모자, 신발……. 교복 차림의 친구들과는 다른 계급이 된 것만 같았다.● 도박을 못 하면 도박 사이트를 만들자 꼬리가 길면 밟힌다. 성호가 고2이던 지난해 아버지가 알았다. 휴대전화 단도리를 잘했어야 했는데. 가족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성호의 휴대전화에 ‘650만 원이 입금됐다’는 문자가 날아들었고 아버지가 이를 봤다. 장난기 많던 아버지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딱 한마디 말했다. “그 일, 그만둬라.” 화수분처럼 벌던 돈이 끊기자 성호는 금단 현상을 겪듯 안절부절못했다. 돈을 벌 다른 방도를 찾아야 했다. 올해 고3에 올라간 성호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서 파는 새 일을 시작했다. 건당 1만 원 정도 들이면 만들고, 파는 건 5만 원씩. 제법 잘돼서 벌이가 쏠쏠하다.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아무 문제가 없잖아. 내가 뭐 징역을 간 것도 아니고. 난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아마 도박을 할 것 같아요.” 성호는 올해 5월 학교를 자퇴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신임 위원장 후보로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등 5명이 확정됐다. 인권위 후보추천위원회는 안창호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 김진숙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김태훈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이사장, 정상환 정상환법률사무소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했다고 23일 밝혔다. 윤 대통령이 최종 후보자를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인권위원장에 임명된다. 검사 출신은 3명이다. 안 고문변호사는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광주·서울고검장 등을 거쳐 2012년부터 6년간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활동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전주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정 변호사는 대구지검 특수부장,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 등을 지냈고 2016∼2019년 인권위 상임위원을 맡았다. 판사 출신인 김 이사장은 서울지법 부장판사,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 등을 거친 후 2011∼2018년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한 교수는 서울시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사로 활동했으며 1997년부터 지금까지 건국대 교수를 맡고 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현직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이 지하철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최근 대통령실 행정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등 대통령실 직원들의 윤리 및 기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서울경찰청 지하철수사대는 4월 서울의 한 지하철 안에서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공중밀집장소 내 추행)로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 A 씨를 지난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약 두 달간의 추적 끝에 A 씨의 신원을 특정한 뒤 지난달 19일 대통령실 경호처에 수사 개시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지하철에서 내리거나 환승하는 동선의 폐쇄회로(CC)TV를 모두 파악했다”고 했다.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관련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지하철 내부 CCTV 등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이에 대해 경호처 관계자는 “직원이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수사기관의 최종 판단을 반영해 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엔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실 강모 선임행정관이 지난달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직무배제 조치되기도 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현직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이 지하철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최근 대통령실 행정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등 대통령실 직원들의 윤리 및 기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22일 서울경찰청 지하철수사대는 4월 서울의 한 지하철 열차 안에서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공중밀집장소 내 추행)로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 A 씨를 지난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약 2달간의 추적 끝에 A 씨의 신원을 특정한 뒤 지난달 19일 대통령실 경호처에 수사개시를 통보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지하철에서 내리거나 환승하는 등의 동선의 폐쇄회로(CC)TV를 모두 파악했다”고 했다.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관련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지하철 내부 CCTV 등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이에 대해 경호처 관계자는 “직원이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수사기관의 최종판단을 반영해 관련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엔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실 강모 선임행정관이 지난달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직무배제 조치되기도 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공갈, 협박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의 주거지를 검찰이 18일 압수수색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8일 수원지방검찰청은 구제역과 전국진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법원은 영장에서 “피의자들은 피해자(쯔양)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사생활을 대중에게 폭로하겠다’는 취지로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기로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피의자가 피해자의 소속사 이사와 총괄PD를 만나 ‘사이버 렉카 협회가 있는데 걔네한테도 제보가 들어간 것 같다. 내가 제작한 영상 2개를 내리는 대가와 피해자의 사생활을 폭로하려는 유튜버 등을 관리해 주는 대가로 5000만 원 정도를 달라’는 취지로 말해 피해자로부터 5500만 원을 송금받았다”고 명시했다.구독자 105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쯔양은 과거 4년 간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했고 돈을 뜯긴 사실을 앞서 11일 고백했다. 일명 ‘사이버 렉카’로 불리는 유튜버들이 이 사실을 약점 잡아 쯔양에게 돈을 뜯어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일명 ‘사이버 렉카’ 유튜버들의 채널에 대해 유튜브 측이 수익 창출 정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그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지 않았던 쯔양은 이날 입장을 바꿔 “선처는 없다”며 렉카 유튜버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렉카 유튜버들에 대해 적극적인 구속 수사와 범죄 수익 환수 조치 등 엄정 대응을 주문하며 사태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 유튜브 “구제역, 카라큘라, 주작감별사 수익 중단” 이날 유튜브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플랫폼 외부에서 유튜브 커뮤니티에 해가 되는 행동으로 크리에이터의 책임에 관한 정책을 위반한 구제역(본명 이준희), 카라큘라(본명 이세욱),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의 채널은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참여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채널들은 유튜브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고 했다. 유튜버 채널을 운영하는 이용자가 타인에게 해를 입히려 했거나, 학대 및 폭력에 가담했거나, 플랫폼 안팎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경우 유튜브는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유튜버들은 유튜브로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게 된다. 영상 조회수나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들은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번다. 하지만 유튜브가 명시한 약관을 위반하면 이 파트너에서 제외된다.● 쯔양 “선처 없다”… 검찰총장 “구속 수사” 이날 쯔양의 변호인은 쯔양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튜버 구제역과 주작감별사, 유튜브 ‘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 등 총 4명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3자가 고발해 사건이 검찰에 배당됐지만 쯔양이 직접 고소인으로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쯔양의 변호인은 “가해자들은 항상 쯔양이 법적 조치를 쉽게 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왔다”며 “‘제2, 제3의 쯔양’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배경을 밝혔다. 쯔양에 대한 공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구제역은 15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쯔양을 공갈 협박한 적 없다.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전에 조율된 일정이 아니라 일방적인 출석이었기 때문에 이날 조사를 받진 못했다. 구제역과 함께 검찰에 고발된 카라큘라는 쯔양이 고소한 ‘범죄연구소’는 자신의 채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과거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지난해 11월 ‘카라큘라 범죄연구소’로 바꿨고, 지금은 ‘카라큘라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실제 유튜브에는 ‘범죄연구소’라는 다른 채널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10∼14일 쯔양을 다룬 영상 5개가 올라와 있다. 이날 이 총장은 “사적 제재는 피해자와 그 가족 등에게 2차 피해를 초래하며 피해자의 잊혀질 권리를 침해한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정현승)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일명 ‘사이버 렉카’ 유튜버들의 채널에 대해 유튜브 측이 수익 창출 정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그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지 않았던 쯔양은 이날 입장을 바꿔 “선처는 없다”며 렉카 유튜버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렉카 유튜버들에 대해 적극적인 구속 수사와 범죄 수익 환수 조치 등 엄정 대응을 주문하며 사태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 유튜브 “카라큘라, 구제역, 주작감별사 수익 중단”이날 유튜브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플랫폼 외부에서 유튜브 커뮤니티에 해가 되는 행동으로 크리에이터의 책임에 관한 정책을 위반한 구제역(본명 이준희), 카라큘라(본명 이세욱),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의 채널은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참여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채널들은 유튜브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고 했다. 유튜버 채널을 운영하는 이용자가 타인에게 해를 입히려 했거나, 학대 및 폭력에 가담했거나, 플랫폼 안팎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경우 유튜브는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이에 따라 해당 유튜버들은 유튜브로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게 된다. 영상 조회수나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들은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번다. 하지만 유튜브가 명시한 약관을 위반하면 이 파트너에서 제외된다.● 쯔양 “선처 없다”… 검찰총장 “구속 수사”이날 쯔양의 변호인은 쯔양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튜버 구제역과 주작감별사, 유튜브 ‘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 등 총 4명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3자가 고발해 사건이 검찰에 배당됐지만 쯔양이 직접 고소인으로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쯔양의 변호인은 “가해자들은 항상 쯔양이 법적 조치를 쉽게 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왔다”며 “‘제2, 제3의 쯔양’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배경을 밝혔다.쯔양에 대한 공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구제역은 15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쯔양을 공갈 협박한 적 없다.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전에 조율된 일정이 아니라 일방적인 출석이었기 때문에 이날 조사를 받진 못했다.구제역과 함께 검찰에 고발된 카라큘라는 쯔양이 고소한 ‘범죄연구소’는 자신의 채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과거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지난해 11월 ‘카라큘라 범죄연구소’로 바꿨고, 지금은 ‘카라큘라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실제 유튜브에는 ‘범죄연구소’라는 다른 채널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10~14일 쯔양을 다룬 영상 5개가 올라와 있다. 이날 이 총장은 “사적 제재는 피해자와 그 가족 등에게 2차 피해를 초래하며 피해자의 잊혀질 권리를 침해한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정현승)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구독자가 1000만 명에 이르는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전 남자친구에게 4년간 폭행 등을 당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 생태계를 극단적으로 오염시키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이버 렉카란 교통사고 현장에 앞다퉈 몰려드는 레커차(‘렉카’)처럼 가십거리에 몰려들어 폭로전을 일삼는 유튜버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자정 기능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사이버 렉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거나 수익을 공개하는 등의 ‘유튜버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쯔양 소속사가 용돈도 많이 챙겨줘” 12일엔 쯔양이 전 남자친구 이모 씨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녹취가 공개됐다. 쯔양 측이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쯔양이 폭행을 당하는 듯 비명을 지르자 이 씨는 “이런 ×××아. 이러지 말랬지. 야, 이리와”라며 욕설을 했다. 쯔양이 “살려주세요. 잘못했어”라고 하자 이 씨는 “죽여버리기 전에 앉아”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유튜버들은 폭로전을 계속 이어갔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와 ‘구제역’(본명 이준희)의 대화 내용을 11일 밤 추가로 폭로했다. 녹취에 따르면 구제역이 “월요일에 또 쯔양 소속사 이사님들 만나기로 했다”고 하자 카라큘라는 “거기 왜 뭐 가면 거기 뭐 좀 줘?”라고 물었다. 이에 구제역이 “주죠, 형님. 맛있는 것 많이 사주고 용돈도 많이 챙겨줘요”라고 했다. 유튜버로 활동 중인 이근 전 해군 대위도 가세해 “구제역은 저의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서 (제가) 그 핸드폰을 박살 낸 적이 있다”며 “그 핸드폰을 (수리) 맡기다가 녹음파일들이 유출되어 (쯔양 사건이) 세상에 공개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카라큘라는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구제역은 12일 “쯔양님의 과거를 지켜주는 업무의 대가로 받은 금원이었지만 현재 저는 해당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쯔양님께 받은 금원 전액은 빠른 시일 내에 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쯔양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협박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상당하고, 검찰이 사건을 배당한 만큼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타전 속 피해자는 나 몰라라 문제는 유튜버들의 폭로와 난타전 속에 정작 피해자가 공개를 원치 않은 사생활 등이 알려지고 2차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쯔양 역시 “이 일이 알려지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도 원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가세연의 폭로로 어쩔 수 없이 공개했다. 현재 가세연과 카라큘라가 올린 영상의 조회수는 100만 회를 넘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사적 제재’에 나선 유튜버들도 여럿 등장했다. 유튜버 ‘나락보관소’는 2004년 경남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조회수가 폭발했다. 그러나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피해자의 ‘일상에서 평온할 권리’를 지켜 달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동의를 얻었다는 설명이 허위였던 것이다. 신상 공개 유튜브를 운영하는 엄모 씨(30)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남성’ 신모 씨(29)의 선배를 협박해 3억 원을 받아낸 혐의로 올 5월 구속 기소됐다. 엄 씨는 신 씨와의 친분 등을 유튜브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익명 유튜버의 경우 피해자가 법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아이돌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씨(20)는 허위 사실로 자신을 비방해 온 유튜브 ‘탈덕수용소’를 운영한 박모 씨(35)에게 소송을 내 1억 원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구글이 유튜버 신원을 공개하지 않아 미국 법원에서 신상 공개 명령을 받아내야 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버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명백히 위법하고 도덕에 반하는 경우에 수익 창출 중지를 포함해 수익이 어떻게 났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유튜브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콘텐츠 질이 현저히 나쁘다면 일정 기간 채널 비공개나 수익 중지를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구독자 1000만 명에 이르는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전 남자친구에게 4년 간 폭행을 등을 당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 생태계를 극단적으로 오염시키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이버 렉카란 교통사고 현장에 앞다퉈 몰려드는 ‘렉카’(견인차)처럼 가십거리에 몰려들어 폭로전을 일삼는 유튜버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자정 기능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사이버렉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거나 수익을 공개하는 등의 ‘유튜버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쯔양 소속사가 용돈도 많이 챙겨줘”쯔양 사건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유튜버들은 폭로전을 계속 이어갔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와 ‘구제역’(본명 이준희)의 대화 내용을 11일 밤 추가로 폭로했다.녹취에 따르면 구제역이 “월요일에 또 쯔양 소속사 이사님들 만나기로 했다”고 하자 카라큘라는 “거기 왜 뭐 가면 거기 뭐 좀 줘?”라고 물었다. 이에 구제역이 “주죠 형님. 맛있는 것 많이 사주고 용돈도 많이 챙겨줘요”라고 했다. 유튜버로 활동 중인 이근 전 해군 대위도 가세해 “구제역은 저의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서 (제가) 그 핸드폰을 박살 낸 적이 있다”며 “그 핸드폰을 (수리) 맡기다가 녹음파일들이 유출되어 (쯔양 사건이) 세상에 공개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가세연의 계속된 폭로에도 카라큘라는 “쯔양으로부터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구제역은 12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쯔양님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쯔양님의 과거를 지켜주는 업무의 대가로 받은 금원이었지만 현재 저는 해당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쯔양님께 받은 금원 전액은 빠른 시일내에 돌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업무의 대가’라며 협박 의혹은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협박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상당하고, 검찰이 사건을 배당한 만큼 수사로 진실을 가려야 할 상황이 됐다.● 난타전 속 피해자는 나몰라라문제는 유튜버들의 폭로와 난타전 속에 정작 피해자가 공개를 원치 않은 사생활 등이 알려지고 2차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쯔양 역시 “이 일이 알려지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도 원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가세연의 폭로로 어쩔 수 없이 공개했다. 현재 가세연과 카라큘라가 올린 영상의 조회수는 100만을 넘은 상황이다.최근에는 ‘사적 제재’에 나선 유튜버들도 여럿 등장했다. 유튜버 ‘나락보관소’는 2004년 경남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조회수가 폭발했다. 그러나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피해자의 ‘일상에서 평온할 권리’를 지켜달라”고 밝혔다. 피해자 동의를 얻었다는 설명이 허위였던 것이다.신상공개 유튜브를 운영하는 엄모 씨(30)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남성’ 신모 씨(29)의 선배를 협박해 3억 원을 받아낸 혐의로 올 5월 구속기소됐다. 엄 씨는 신 씨와의 친분 등을 유튜브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익명 유튜버의 경우 피해자가 법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아이돌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씨(20)는 허위 사실로 자신을 비방해온 유튜브 ‘탈덕수용소’를 운영한 박모 씨(35)에게 소송을 내 1억 원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구글이 유튜버 신원을 공개하지 않아 미국 법원에서 신상 공개 명령을 받아내야 했다.전문가들은 유튜버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명백히 위법하고 도덕에 반하는 경우에 수익 창출 중지를 포함해 수익이 어떻게 났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유튜브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콘텐츠 질이 현저히 나쁘다면 일정 기간 채널 비공개나 수익 중지를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100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소속사 대표였던 전 남자친구에게 4년간 폭력과 불법 촬영 등을 당했다고 밝혔다. 일명 ‘사이버 렉카’로 알려진 일부 유튜버는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쯔양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사이버 렉카는 유명인과 관련된 악성 이슈에 몰려들어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를 게시해 수익을 내는 유튜버를 뜻한다.● 쯔양 “전 남친에게 폭행당해” 11일 오전 2시경 쯔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라이브 영상을 올렸다. 쯔양은 “(과거) 휴학하던 당시 만났던 남자친구가 있었다”며 “처음에는 나에게 잘해 주다가 점점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또 “헤어지자고 하자 지옥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고 털어놨다. 쯔양은 “나 몰래 (남자친구가) 찍은 (내) 동영상이 있더라”라며 “헤어지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쯔양은 남자친구에게 우산 등으로 구타를 당한 적도 있다며 멍이 든 사진 등을 공개했다. 쯔양은 “남자친구가 ‘앉아서 술만 따르면 된다’고 해서 (남자친구의) 술집에서 잠깐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돈을 벌기 위해 유튜브 먹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남자친구는 당시 쯔양의 소속사 대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쯔양은 “(방송 시작 후에도) 맞았다. 방송이 잘되기 시작하자 남자친구가 소속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얼굴은 (유튜브 방송에서) 티가 난다며 몸을 때렸다”고 밝혔다. 쯔양 측 변호인은 쯔양이 못 받은 광고 수익 정산금이 최소 4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쯔양이 견디다 못해 남자친구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남자친구가 자살해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유튜버, 쯔양 협박 의혹 일부 유튜버는 쯔양으로부터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쯔양은 본인의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사이버 렉카’들이 쯔양의 허락 없이 공론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쯔양은 영상에서 “이 일이 알려지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도 아직까진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쯔양이 영상을 올리기 전날(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쯔양 과거 폭로 협박 뒷돈(feat. 렉카연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유튜버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와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지난해 2월 24일 나눈 대화라는 녹취가 공개됐다. 녹취에서 전 씨는 이 씨에게 쯔양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며 “쯔양이 지금 버는 돈이 있으니까 어느 정도는 괜찮게 (돈을) 챙겨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 씨는 “내가 봤을 때 이건 2억은 받아야 할 것 같은데 (현찰로)”라고 했다. 녹취에는 이 씨가 결국 ‘쯔양이 과거 술집에서 일했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방영하겠다며 쯔양으로부터 5500만 원 상당을 받아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영상에서 또 다른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와 이준희 씨가 지난해 2월 20일 나눈 대화라는 녹취도 추가 공개됐다. 이세욱 씨는 이준희 씨에게 “네가 쯔양 건드리는 것으로 해서 누구한테 한 10억 원 받는다고 하면 막말로 채널이 날아가도 ‘×팔 한 10억 원 챙겼으니까 됐다’고 치겠는데”라고 밝혔다. 의혹이 커지자 이세욱 씨는 유튜브에서 “두 아들을 걸고 누군가에게 부정한 돈을 받아먹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준희 씨는 유튜브에서 “부끄러운 돈 받지 않았고 부끄러운 행동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은 쯔양에 대한 유튜버들의 공갈 혐의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순호)에 배당했다. 검찰은 유튜버들이 쯔양으로부터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웠는지 등에 대해 들여다볼 예정이다.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유튜버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11일 대응을 시사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민희진 어도어 대표(사진)가 하이브에 대한 배임 및 경영권 탈취 시도 혐의와 관련해 9일 처음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민 대표는 하이브가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나이키 모자에 흰 셔츠를 입고 나온 민 대표는 오후 1시 38분경 경찰서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된다. 업무상 배임이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BTS 소속사인 국내 최대 기획사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민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시도를 했다며 4월 감사에 나섰고, 같은 달 25일 민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5월 하이브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했고, 6월에는 민 대표 측 관계자 1명을 불러 조사했다. 현재 하이브는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입증할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 대표 측은 경영권 찬탈이 지분 구조상 불가능하며 배임 의혹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5월 법원은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 대표) 해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서울역 인근의 한 주유소에서 8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갑자기 인도를 덮쳐 보행자 2명이 다쳤다. 서울 용산구에서도 70대 운전사가 모는 택시가 승용차 3대와 추돌했다. 1일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로 9명이 사망한 데 이어 고령 운전자 차량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한 주유소를 빠져나가던 승용차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인도로 돌진했다. 차량은 보행자 2명을 잇달아 친 뒤 담벼락에 부딪치고 나서야 멈춰 섰다. 1명은 잠시 의식을 잃기도 했지만, 현재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명은 경상을 당했다. 사고 차량은 주유소 출구로 나와 차로로 진입하려던 중 인도에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행자 1명이 쓰러진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15m가량 더 돌진했고, 보행자 1명을 또 들이받은 채 약 10m를 더 전진했다. 경찰은 80대 남성 운전자가 운전 미숙으로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운전자를 입건했다. 7일 오후 2시 12분경엔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70대 운전사가 모는 택시가 승용차 3대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실수로 발생하는 사고는 65세 미만 운전자보다 더 잦고, 피해 수준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주피보험자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의 계약 건수는 258만6338건, 사고 건수는 11만8287건으로 4.57%의 사고율을 보였다. 반면 65세 미만 운전자의 사고율은 4.05%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시 65세 미만 운전자는 평균 피해자 수가 1.96명이었던 반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평균 2.63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사고 피해자 중 중상자와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65세 이상은 8.72%로, 65세 미만 운전자(7.67%)보다 높았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야간엔 운전하지 않는 ‘조건부 면허’를 도입하는 대신 면허 갱신 기간을 늘려주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