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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전국에서는 계엄을 해제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들끓었다. 국회에서는 군 병력과 시민, 보좌진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고 대통령실 인근에서는 경찰이 시민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 긴장감이 흘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던 광주 옛 전남도청 앞에도 시민들이 모여 계엄 해제를 요구했다. 자정을 넘겨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자 시민들의 구호는 “계엄 해제”에서 “대통령 탄핵”으로 바뀌었다.● 국회에 무장 군인… 시민들 “계엄 해제하라” 구호 이날 계엄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는 안으로 밀고 들어가려는 시민, 국회의원 보좌진 등 인파와 이를 막으려는 경비 및 경찰이 충돌했다. 운집 인파는 오후 11시 40분경 150여 명에서 자정 이후 300여 명 규모로 늘었다. 스마트폰을 든 유튜버 20여 명도 몰려와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국회로 총집결하셔야 합니다”, “국회로 와주세요. 실제 상황입니다”라고 소리쳤다. 국회 상공에는 오후 11시 50분경 헬기 3대가 굉음을 내며 날아온 뒤 경내에 착륙했고, 이후 추가로 헬기들이 날아오자 시민들이 상공을 보며 “헬기다!”라고 소리쳤다. ‘대한민국육군’이라고 적힌 군 버스가 도착하자 시민들이 “반란군이다”라고 외치며 차 앞을 막아섰다. 시민들의 구호는 처음에 “비상계엄 철폐하라”였다가 이후에는 “계엄 철폐, 독재 타도”로 바뀌었다. 국회 안에서는 총과 헬멧, 야간투시경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출입문마다 지키고 섰다. 이를 본 국회 보좌진들이 “실탄이 들었냐”, “소속이 어딘가” 캐물었지만 답변은 없었다.● “공수부대가 유리창 깨고 국회 진입”… 불안 확산 일부 지역에서는 계엄을 해제하라며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4일 0시를 넘긴 시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5·18민주광장)에는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시민 박모 씨(59)는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피를 흘렸다”며 “다시 비상계엄이라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앞에도 시민 40여 명이 모여들어 윤 대통령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살고 있는 주민 이진수 씨(47)는 “집에 있자니 울분이 터지고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뛰쳐나왔다”며 “비상계엄 선포할 상황도 아닌데 본인과 부인 때문에 선포한 거 아니냐”고 했다. 불안에 떠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지모 씨(30)는 “서울 도심에서 탱크가 이동하고 있다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방송을 보니 공수부대가 유리창을 깨고 국회에 진입하는데, 큰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말했다. 계엄령 선포로 인해 현역병 전역이 연기되자, 가족을 군대에 보낸 가족들은 우려했다. 직장인 임모 씨(32)는 “사촌 동생이 최전방에서 육군으로 복무 중인데 걱정이 된다”며 “연락도 되질 않는데, 출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재직 중인 이모 씨(29)는 “전원 출근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심장이 떨린다”, “서울의 봄인가요”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고, X(옛 트위터)에는 환율 폭등 소식, 계엄사령부 포고령, 계엄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 속보 화면 등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시민단체 비판 성명 “尹, 몰락의 길을 자초” 법률가, 노동조합 등 각계에서는 당장 계엄을 해제하라는 성명이 쏟아졌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성명에서 “(지금이) 국가비상사태인지 우리는 말로서 대통령을 반박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며 “실체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모두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성명에서 “윤석열은 벼랑 끝까지 몰린 자기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계엄이라는 비이성적이고 반민주적인 방법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정신 나간 대통령, 당장 내려오라. 대통령이 몰락의 길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이 담긴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녹취를 보도한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를 경찰이 3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동영상을 서울의소리에 공개한 최재영 목사의 거주지도 압수수색했다. 이날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서울의소리 사무실과 이명수 기자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PC와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9월 서울의소리는 김 전 행정관이 올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여사가 한동훈 후보(현 국민의힘 대표)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잘 기획해 (한 후보를) 치면 아주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녹취를 보도했다. 이후 김 여사가 한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서울의소리가 보도한 다른 녹취록에는 김 여사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공천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이후 이 의원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경찰에 김 전 행정관과 서울의소리 기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 전 행정관도 녹취록에 담긴 발언은 허위 사실이며 이를 계속 보도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법원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일부가 인용됐다. 이날 경찰은 최 목사의 거주지도 압수수색했다. 최 목사는 자신이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네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한 뒤 이를 지난해 11월 서울의소리에 공개했다. 앞서 최 목사는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에게 300만 원 상당의 디올백을 선물하며 손목시계에 장착된 몰래카메라로 촬영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사실 아빠는 슬프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와주고 아빠의 딸이 돼줘서 감사하고 행복해.” 희소병에 걸린 3세 딸의 치료비 46억 원을 모으기 위해 부산에서 국토대장정에 나선 한 아버지가 24일 만에 폭설을 뚫고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하루 평균 40km, 총 880km가량을 걷는 동안 시민들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충북 청주시 옥산면에서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전요셉 목사(33)는 이달 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출발해 대장정에 나선 끝에 29일 오후 2시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의 딸 사랑 양(3)은 현재 뒤셴근이영양증(DMD)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이는 근육이 서서히 퇴화해 나중에는 걸을 수도, 숨을 쉴 수도 없게 되는 병으로 여자아이는 5000만분의 1의 확률로 발병한다.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약값이 46억 원에 달한다. 전 목사는 딸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국토 종주에 나섰다. 예배가 있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자신이 걷는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알렸다. 그는 경남 양산, 울산, 대구, 경북 김천 등을 거쳐 20일 고향 청주에서 잠깐 가족을 만난 뒤 다시 충남 천안, 경기 오산, 성남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전 목사의 아내와 딸이 마중 나왔다. 전 목사는 “애 춥겠다”라며 사랑 양에게 핫팩을 쥐여줬고, 사랑 양은 전 목사의 등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이게 뭐야?” 물었다. 플래카드에는 ‘사랑아 널 위해 걸을 수 있어서 아빠는 참 기쁘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내는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까지 시민들이 모아준 치료비는 총 13억7000만 원이다. 전 목사는 이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액 맡긴 뒤 치료에 지출하는 모든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사랑이를 위한 특별 후원 모금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사랑이를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은 여정이었다”며 “굶지 말라고 애정 어린 걱정을 해준 과수원 할아버지, 운전을 하다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준 아이 어머니 등 고마운 분들이 셀 수 없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사실 아빠는 슬프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와주고 아빠의 딸이 돼줘서 감사하고 행복해.”희귀병에 걸린 3살 딸의 치료비 46억 원을 모으기 위해 부산에서 국토대장정에 나선 한 아버지가 24일 만에 폭설을 뚫고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하루 평균 40km, 총 880km 가량을 걷는 동안 시민들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충북 청주 옥산면에서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전요셉 목사(33)는 이달 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출발해 대장정에 나선 끝에 29일 오후 2시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의 딸 사랑 양(3)은 현재 듀센근이영양증(DMD)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이는 근육이 서서히 퇴화해 나중에는 걸을 수도, 숨을 쉴 수도 없게 되는 병으로 여자 아이는 5000만 분의 1의 확률로 발병한다.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약값이 46억 원에 달한다.전 목사는 딸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국토 종주에 나섰다. 예배가 있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자신이 걷는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알렸다. 그는 양산, 울산, 대구, 김천 등을 거쳐 20일 고향 청주에서 잠깐 가족을 만난 뒤 다시 천안, 오산, 성남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전 목사의 아내와 딸이 마중 나왔다. 전 목사는 “애 춥겠다”며 사랑 양에게 핫팩을 쥐어줬고, 사랑 양은 전 목사의 등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이게 뭐야?” 물었다. 플래카드에는 ‘사랑아 널 위해 걸을 수 있어서 아빠는 참 기쁘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내는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까지 시민들이 모아준 치료비는 총 13억7000만 원이다. 전 목사는 이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액 맡긴 뒤 치료에 지출하는 모든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 목사는 “사랑이를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았던 여정이었다”며 “굶지 말라고 애정 어린 걱정을 해준 과수원 할아버지, 운전을 하다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준 아이 어머니 등 고마운 분들이 셀 수 없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홍콩 여행객의 에코백을 손수레에 싣고 가져간 8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가방 안 1000만 원어치 금품이 사라진 혐의에 대해선 재판부는 범죄를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마성영)은 절도 혐의를 받는 박모 씨(84)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재판부에 따르면 박 씨는 4월 10일 오전 10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거리에서 에코백 1개와 주황색 비닐봉지 1개를 자신의 손수레에 실어 가져간 혐의를 받는다. 박 씨는 당초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인근 카페의 폐쇄회로(CC)TV에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 등을 확인했다. 홍콩 국적의 여행객 A 씨는 일행과 사진을 찍기 위해 10분 정도 길거리에 짐을 둔 사이 박 씨가 이를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당시 가방에 현금 700만 원과 300만 원 상당의 카메라 1대, 여성 의류 등 약 1150만 원어치의 금품이 들어있었다고 했다.재판부는 박 씨가 에코백과 비닐봉지를 가져간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가 가방 안의 물건을 훔쳤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 씨 주장처럼 가방과 봉지 안에 실제로 위 물건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피해자의 진술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현금 700만 원의 실제 환전 여부와 도난당한 의류가 한국에서 구매한 상품인지 등에 대해선 재판에서 확인된 부분이 없었다.재판부는 “진술서만으로는 가방과 봉지 안에 이들 물품이 들어있다는 주장을 믿기 부족하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피고인이 이들을 절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 이름으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 중 일부가 포털의 뉴스 댓글에서도 똑같이 발견됐다. 같은 제목의 글을 작성자 이름만 바꿔 여러 번 올린 사례도 있었다. 25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오후 8시 19분경에 당원 게시판에는 “한동훈만이 보수의 희망인 듯. 혼자 깨끗하니 구태들이 못잡아먹어 안달. 국힘 물갈이”라는 제목의 글이 한 대표 장모의 이름으로 게시됐다. 이와 똑같은 글이 7분 뒤인 오후 8시 26분경 한 대표 모친 이름으로 또 올라왔다. 지난달 12일에는 “고위급 정치인이 대통령께 전화하면, 뒤에서 여자가 짜증부리며 ‘아 그거 내가 그렇게’”라는 글이 한 대표 장모와 모친 이름으로 각각 올라왔다. 당원 게시판의 일부 글은 일부 포털 뉴스의 ‘좋아요’ 수가 높은 댓글들과도 일치했다. 지난달 7일 0시 45분 한 네이버 뉴스에는 “여권 핵심 인사는 ‘수석들이 있는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에게 민망한 언행을 하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했다. …(중략)… 그저 일반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건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약 16시간 뒤인 오후 4시 43분 당원 게시판에도 한 대표의 아내 이름으로 같은 글이 마치 복사해서 붙인 듯 올라왔고, 오후 4시 46분과 오후 5시 23분에는 한 대표의 딸 이름으로 또 올라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누군가 한 사람이 한 대표 가족의 이름을 여러 개 사용해서 글을 반복해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대통령 부부뿐만 아니라 ‘친윤(친윤석열)’ 정치인을 겨냥한 댓글도 비슷한 사례가 발견됐다. 지난달 4일 오전 11시 23분, 11시 27분 네이버 뉴스에는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국회에서 세비로 잠은 자지 마세요” “용산 가서 밥 좀 먹더니 이젠 슬슬 자리욕심까지 나는가 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약 5시간 반 뒤인 5시 3분에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똑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김 의원은 당내에서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최근에는 한 대표와 당원 게시판 글 문제로 공개석상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해당 댓글들이 겹치는 것을 발견한 국민의힘 당원 A 씨는 기자에게 “한 대표의 온라인 펜카페에 ‘당원 게시판으로 가자’는 글이 올라온 뒤 당원 게시판이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로 도배된 적도 있었다”고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에게 “택배가 왔다”고 거짓 문자를 보낸 후 집에 침입해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다.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살인미수,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28)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범행 도구를 몰수했다고 25일 밝혔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5월 18일 오전 4시경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 B 씨 집에 찾아가 불이 켜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택배가 집에 도착했으니 받아가라”는 휴대전화 메시지로 피해자를 불러냈다.A 씨는 피해자 집 현관문 옆에서 기다리다가 B 씨가 집에서 나오자 머리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친 것으로 전해졌다.A 씨를 신고하기 위해 집 안으로 도망쳐온 B 씨는 “119신고를 해달라”고 A 씨에 요구했지만 A 씨는 다시 둔기를 수차례 휘둘렀다. B 씨는 이후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가까스로 119에 직접 신고해 응급처치를 받아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머리뼈와 손가락이 골절돼 약 6주간의 치료를 받았다.A 씨는 투자 실패로 채무가 늘고 가족과의 불화도 심해진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의지하던 피해자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자 배신감을 느끼고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재판부는 “범행의 동기와 준비 정도, 수단, 잔혹성 등에 비춰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공격을 필사적으로 방어해 다행히 미수에 그쳤으나, 사용한 범행 도구와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자칫 피해자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이어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받았고 이후에도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엄벌을 원하고 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의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서울경찰청 직할 부서인 사이버수사대로 사건을 모아 고발인들을 조사했다. 법조계에선 경찰이 실제 글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고발인 “논란 끝낼 열쇠 韓이 쥐고 있다”서울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을 사용한 성명 불상의 작성자를 2차례 고발한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 등을 22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 대표는 11일 한 대표 이름의 작성자, 21일엔 한 대표 가족 이름의 작성자 5명을 각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오 대표는 경찰에 출석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누가 당심을 조작했는가’라는 점”이라며 “누가 악의적인 여론 조작을 주도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좌파 세력의 전형적인 행태와 유사한 패턴을 발견했다”며 “국민의힘 내부에 좌파 세력이 침투했을 가능성까지 의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대표 본인 및 가족과 동명이인 사건인데도 이를 덮으려는 모습은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킨다. 이 소모적인 논란을 끝낼 열쇠는 한 대표가 쥐고 있다”고도 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게시판에 쓰인 한 대표 가족의 이름은 아내와 장인, 장모, 모친, 딸 등 총 5명이다. 오 대표는 올 3월 15일부터 최근까지 5명의 이름으로 각각 104개, 134개, 367개, 155개, 152개 등 총 912개의 게시글이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선 “공적 마인드 최고의 정치인 한동훈이다. 지 마누라 지키는 독선불통 윤석열과 범죄비호꾼” 등 한 대표를 옹호하고 윤 대통령 부부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오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발이 들어가자 관련 게시글이 일제히 삭제됐다”며 “증거인멸 정황이 있어 압수수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게시자 특정 위한 IP 확보가 관건 경찰은 서버 자료 보존을 위해 국민의힘에 공문을 보낸 상태다. 경찰 내부에선 게시자 특정을 위해 인터넷주소(IP주소)를 국민의힘에 요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경찰이 IP주소를 전달 받으면 작성자가 접속한 위치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서버 자료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공당이 압수수색을 막을 방법이 있느냐. 법과 원칙에 따라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선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대표가 21일 “위법적 문제가 아니라면 건건이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밝혔지만 친윤(친윤석열)계가 여론 조작 가능성을 거론하며 “당이 정식으로 수사 의뢰하라”고 압박한 것. 이날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 문제는 해결해야 될 문제이고 끝까지 뭉개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 전까지 대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설사 가족이 했더라도 익명 게시판에 일반적인 비판 글을 쓰는 게 법적으로 문제가 되느냐”며 “매크로(자동반복) 프로그램 쓴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것 외에 당무감사 등 추가적 조치를 할 계획이 없다는 취지다.● 법조계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적용 가능” 법조계에선 경찰이 누가 글을 썼는지만 특정하면 충분히 죄가 성립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원들만 보는 당원 게시판이더라도 제3자에게 퍼뜨릴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명예훼손죄의 구성 요건인 ‘공연성(公然性)’이 성립하고, 명의가 실제 도용됐다면 게시판을 운영하는 국민의힘 홍보국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명의 도용이 맞다면 정보통신망법 49조(비밀 등의 보호)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며 “설사 도용이 아니더라도 정도가 심한 발언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검토가 당연히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공간에서 격한 표현을 써가면서 모욕했다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충분히 처벌 가능성이 있다”며 “명의를 도용해서 사용했다면 업무방해 혐의 역시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의 신변을 위협하는 글을 올린 작성자는 20대 남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국민의힘으로부터 당원 정보를 넘겨 받아 A 씨의 신원을 특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A 씨에게 명예훼손 외에 협박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도 검토 중이다. A 씨는 9월 4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글에는 범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간이나 장소 등은 담겨 있지 않았다. A 씨는 이 글 외에도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여러 건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의 부인과 장인 등 가족 이름을 사용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 작성자를 고발한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가 22일 오후 1시경 고발인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22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대표 가족 이름을 사용한 성명 불상의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이용자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9일 추가 고발한 오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앞서 11일 한 대표의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를 1차로 고발한 바 있다.오 대표는 이날 경찰 출석 전에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누가 당심을 조작했는가’라는 점”이라며 “누가 악의적인 여론 조작을 주도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좌파 세력의 전형적인 행태와 유사한 패턴을 발견했다”며 “국민의힘 내부에 좌파 세력이 침투했을 가능성까지 의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대표 본인 및 가족과 동명이인 사건인데도 이를 덮으려는 모습은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킨다. 이 소모적인 논란을 끝낼 열쇠는 한 대표가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경찰은 현재 국민의힘 측에 서버 자료 보존을 위해 공문을 요청해 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있어 압수수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의 모친, 부인, 장인 등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22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한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21일 ‘논란의 핵심이 가족 이름이 도용됐는지 여부인데 그 사실관계를 말하기 어렵나’라는 질문에 “위법적 문제가 아니라면 건건이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가 5일 관련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보름 만에 침묵을 깼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한계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당 대표를 흔들려고 한다”며 옹호에 나섰고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한 대표가 대통령 가족에겐 분명한 설명을 요구하더니 본인에게는 관대하다”며 압박을 이어가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 “서버 보전 신청 후 조사 중” 2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대표 가족 이름을 사용한 성명 불상의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이용자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9일 고발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버 보존을 요청한 후 관련 수사를 이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당원 게시판에 쓰인 한 대표 가족의 이름은 한 대표의 아내, 장인, 장모, 모친, 딸 등 5명의 것이다. 앞서 11일에 1차로 접수된 고발장에는 당원게시판 사용자명 ‘한동훈’만이 고발됐다. 고발인은 이들의 이름으로 올 3월 15일부터 최근까지 각각 104개, 134개, 367개, 155개, 152개 등 총 912개의 게시글이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 모친의 이름으로는 “공적 마인드 최고의 정치인 한동훈이다. 지 마누라 지키는 독선불통 윤석열과 범죄비호꾼” 등의 글이 게시됐다. 한 대표의 장모 이름으로는 “당 대표가 소신을 갖고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물러나야” 등의 글이 작성됐다. 이 게시글들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당원’만 휴대전화 인증을 거친 뒤 이용할 수 있다.● 韓 가족 관여 여부에 “설명 적절치 않아”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당연히 철저히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변화와 쇄신을 약속했고 실천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고, 민생 사안 등이 중요한 시기에 제가 건건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돼서 다른 이슈를 덮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대표로서의 판단”이라고 했다. 당무감사 여부에 대해선 “당 시스템에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당무감사에 미온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 가족들은 공인이 아니지 않나. (의혹이)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그걸 가지고 어떤 사람이 뭘 썼는지 뒤져볼 수가 있겠나”라고 했다. 친한계에선 민주당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대야 전선을 유지해야 하는데 친윤계에서 한 대표 죽이기에만 골몰한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반면 친윤계는 이날도 당무감사 개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친윤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명할 것이 있으면 명명백백하게 해명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위증교사 선고 때까지는 이 문제를 일단락 지어야 한다”고 했다. 한 친윤계 핵심 의원도 “당원들이 해명하라고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한계 재선 의원도 “중요 국면마다 두고두고 한 대표의 발목을 잡는 ‘매복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의혹이 없으면 깔끔하게 설명해 더 이상의 논란을 키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서울 한복판에서 생후 18개월 영아의 손가락 2개가 절단됐는데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병원 15곳이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19 구급대와 부모가 필사적으로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아이는 사고 7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접합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의과대학 증원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파업으로 비롯된 의료대란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병원들 “아이가 어려서 위험” 수용 거부 21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16일 오후 1시 47분경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이모 군(1)이 어머니 양모 씨(36)와 함께 걷다가 ‘차량 통행 금지’라고 쓰여 있는 철제 입간판에 부딪혀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 군의 오른손 중지와 약지가 입간판에 끼여 손가락 2개가 잘려나갔다. 양 씨가 119에 신고한 뒤 5분도 안 돼 구급대원이 도착했다. 하지만 구급대가 문의한 병원 15곳은 이 군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왔고, 이 군을 태운 구급차는 출발도 못 한 채 서 있었다. 수용을 거부한 병원 중 한양대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4곳은 상급종합병원이었다. 한양대병원은 정형외과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왔고, 서울대병원은 손가락 접합 수술을 할 수 없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가 너무 어려서 안 된다고 했고, 고려대안암병원은 진료를 볼 의사가 없다고 통보했다. 종합병원인 의정부성모병원 역시 진료 가능한 의사가 없다며 거부했다. 나머지는 그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 병원들이었다. 이들 중엔 “마취약을 세게 넣으면 위장에 있던 음식물이 역류해 기도를 막을 수 있다”며 거부한 병원도 있었다. 당시 현장 출동 구급대원은 기자에게 “아이 출혈이 심해 쇼크 직전으로 생명이 위험할 뻔했던 상황이라 거리가 먼 지방 병원은 고려할 수 없었다”며 “서울 상급병원은 물론이고 수도권 내 대부분의 접합 병원은 다 수용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양 씨는 “응급실 뺑뺑이는 뉴스에서만 봤는데 직접 겪어 보니 심각했다”며 “다급해서 구급대원과 함께 전화를 돌리며 수용이 가능한 병원들을 직접 알아봤다”고 말했다. 이 군은 사고 당일 오후 3시경 서울 송파구 뉴스타트병원에 도착한 뒤 수술 사전 준비를 거쳐 오후 9시에 접합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소아과 의사 부족-의료대란 이중고 올해 2월 시작된 의료대란이 열 달째 접어든 가운데 위급한 환자가 병상을 찾지 못하는 일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8월에는 경기 고양시에서 28개월인 여자아이가 열경련 증상을 일으켰지만 병원 11곳이 수용을 거부해 의식불명에 빠졌다. 9월에는 충북 청주시에서 8세 소아당뇨 환자가 병원 10여 곳에서 인슐린 투여를 거부당한 끝에 110km 떨어진 인천 인하대병원까지 가야 했다. 일각에서는 의료대란 이전부터 심각했던 소아과 의사 부족 문제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 의료 소송 같은 위험 부담,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쏠림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상황은 또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소아정형외과 수술 등 위험하고 리스크가 큰 수술은 보상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의사가 부족하다”며 “필수 의료 분야가 낮은 보상을 받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모친, 부인, 장인 등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22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한다.2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대표 가족 이름을 사용한 성명불상의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이용자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9일 고발됐다고 밝혔다.동아일보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당원 게시판에 쓰인 한 대표 가족의 이름은 한 대표의 아내, 장인, 장모, 모친, 딸 등 5명의 것이다.고발인은 이들의 이름으로 올 3월 15일부터 최근까지 각각 104개, 134개, 367개, 155개, 152개 등 총 900여 개의 게시글이 작성됐다고 주장했다.고발장에 따르면, 한 대표 모친의 이름으로는 “공적 마인드 최고의 정치인 한동훈이다. 지 마누라 지키는 독선불통 윤석열과 범죄비호꾼”, “한동훈이 우파 정신 이어받을 사람이다. 저 좌파부부는 보수정권 재창출에 관심이 없다” 등의 글이 게시됐다.한 대표의 장모 이름으로는 “영장 기각이 한동훈 책임? 뭔 X 같은 소리?”, “당 대표가 소신을 갖고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정점식 정책의장은 물러나야” 등의 글이 작성됐다.한 대표의 아내와 장인 등의 이름으로는 주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사의 사설과 기사의 제목 등을 그대로 가져온 게시글이 작성됐다.8월 18일에는 한 대표 이름으로 “건희는 개목줄 채워서 가둬놔야 돼”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이 게시글들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국민의힘 익명 게시판은 ‘책임당원’만 휴대전화 인증을 거친 뒤 이용할 수 있다.고발장에 따르면, 한 대표 가족 이름의 글들은 특정 날짜의 한 시간대에 몰려 불과 1, 2분 간격으로 여러 건이 올라오기도 했다.고발장을 낸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기자에게 “처음 고발할 때는 단순히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을 두고 누군가가 당정 분열을 일으키는 것 같아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것이 싫다는 마음이었다”라면서도 “그런데 국민의힘 측에서 당무감사 등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더라”라고 했다.이어 “게시글이 달린 시점이 총선 패배 직후라는 점에서 한 대표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적인 움직임이 포착돼 누군가에 의한 ‘당심 조작 사건’이라고 보고 추가 고발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버 보전을 신청한 후 관련 수사를 이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 측은 “한 대표는 홈페이지에서 본인 인증을 받은 적이 없어 글을 쓸 자격이 없다”고 했다. 대표의 가족에 대해선 “맞다, 아니다를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연세대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의 효력을 정지한 서울서부지법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세대는 “즉시 항고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자체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걸 두고 수험생 등의 반발이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20일 연세대의 가처분 이의신청을 기각하며 15일 내린 가처분 인용 결정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채무자(연세대)의 기존 주장 및 소명자료와 이의신청을 통해 추가로 제출한 주장과 소명자료까지 살펴도 여전히 채권자(수험생)의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밝혔다. 논술전형 합격자 발표 등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연세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낸 수험생들의 권리 보호가 우선이라고 거듭 밝힌 것이다. 연세대 측은 즉시 항고하겠다고 했다. 재시험이나 해당 문항 전원 만점 처리, 논술전형 인원 정시 이월 등 가능한 대안이 모두 추가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시 합격자를 발표하는 다음 달 13일 전까지 본안 판결을 받아보겠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사실상 무대책으로 버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시험 치른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도 제대로 된 대책이 안 나온다”, “아이들 미래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법원 결정이 나오자 연세대에 “수험생 피해 최소화를 위해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 마감 시한인 다음 달 26일까지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또 재판부에도 “조속한 판단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다음 달 26일까지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을 경우 대안은 정시 이월과 해당 문항 전원 만점 처리 정도만 남게 된다. 교수들 사이에서도 연세대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와 한국대학교수연대 교수노조는 이날 “연세대는 빠른 시일 내 논술 재시험을 실시하길 요구한다”며 “이번 주까지 재시험을 결정하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 감사원 감사 요청, 연세대 총장 및 입학처장 사퇴를 요구하는 학부모 서명운동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최근 경찰이 현금 압수물을 횡령하는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매년 공무원의 금품 비리가 수십 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은 경찰청, 대검찰청 등 수사를 담당하는 사정기관 5곳에서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사정기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관련 징계 및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19일 동아일보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부처별 징계부가금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총 418건의 징계부가금이 부과됐다. ‘징계부가금’이란 공무원이 횡령이나 뇌물 수수 등 금품 비리를 저질렀을 때 얻은 이익의 최대 5배를 일종의 벌금으로 내게 하는 제도다. 최근 5년간 부과 건수는 2019년 106건, 2020년 72건, 2021년 74건, 2022년 92건, 2023년 74건으로 총 418건이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25건(53.8%)은 경찰청, 대검찰청, 해양경찰청, 국세청, 관세청 등 사정기관 5곳이었다. 경찰청 97건, 해경 64건, 국세청 22건, 대검과 관세청이 각각 21건이었다. 주로 횡령, 뇌물 수수, 금품 공여 등이 많았다. 경기 남부경찰청은 최근 뇌물 수수 혐의로 하남경찰서 소속 50대 경감을 올 2월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 경감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지역 개발사업가들에게 수사 정보 등을 알려주는 대가로 90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국세청 소속 한 7급 공무원은 지난해 횡령 혐의로 1억5800만 원을 부과받았다. 2022년엔 세무사에게서 4000만 원 상당의 금품 및 26만 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국세청 직원이 파면됐다. 해양경찰청은 지난해 6월 3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공여한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경찰관 조모 씨를 금품 공여 혐의로 징계했다. 금품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의 경우 징계 수위가 낮아 ‘솜방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5년간 225건의 사정기관 금품 비위 중 중징계(파면이나 해임)가 내려진 건 37건(16.4%)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금품 비위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징계 및 처벌 등을 제대로 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상 금품 수수의 경우 100만 원을 기준으로 고의성, 과실 등을 판단해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 등을 내린다. 비위의 정도와 과실의 중대 여부는 해당 기관의 장이 결정한다. 구조상 ‘제 식구 감싸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공무원 금품 비리는 단순히 뇌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건 관련 비공개 정보 제공, 수사 편의 제공 등으로 진화하는 추세”라며 “금액이 소액이라도 환수 조치 및 경징계에 그치지 않고 처벌을 강화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 의원은 “경찰청, 국세청 등 법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할 사정기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민의 혈세를 빼돌리는 공직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만취한 채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다혜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19일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다혜 씨의 도로교통법상 주차위반, 신호위반 등에 대해서는 통고 처분이 내려질 예정이다. 다혜 씨는 지난달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면허 취소 기준을 넘어선 혈중 알코올 농도 0.149%의 만취 상태로 자신의 캐스퍼 승용차를 몰다가 차선을 바꾸던 중 뒤따라오던 택시와 충돌했다. 다친 택시 기사는 목 부위의 가벼운 통증을 호소했지만 다혜 씨와 합의서를 작성한 뒤 상해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다혜 씨는 사고 당일 이태원에서 5분 넘게 주차를 해선 안 되는 ‘황색 점선’ 구역에 7시간가량 주차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다혜 씨는 경찰에 출석하며 공개한 사과문에서 “해서는 안 될 큰 잘못을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며 살겠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중국 업체들이 저희 상품을 도용해서 쿠팡에 그대로 팔고 있어요.” 경기 포천시에서 15년 넘게 생활용품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는 황세미 씨(37)는 18일 이렇게 하소연했다. 황 씨는 지난해 1월 16일 자신이 고안한 새로운 디자인의 화장품 정리대와 휴지 걸이 등을 만들어 판매하기 위해 상표를 출원했다. 황 씨는 이 상품들을 중국 공장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주문했는데, 상표권 심사가 지연돼 약 1년 5개월 만인 올 6월 19일에야 상표가 등록됐다. 그사이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의 OEM 공장이 황 씨의 주문 제품과 똑같은 물건들을 대량으로 만들어 중국 업체들에 팔아넘겼고, 이 업체들은 황 씨가 만든 브랜드 로고를 카피해 똑같이 생긴 복제품을 온라인에서 팔기 시작했다. 황 씨는 “지금도 온라인에 우리 상품을 카피한 중국 제품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라며 “대기업과 달리 영세 사업자들은 여건상 새 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상표 등록을 미리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상표 심사하는 사이 中복제품 나와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우리나라 업체 상표를 도용한 복제품들이 활개를 치는 가운데 특허청의 더딘 상표권 심사 처리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표 등록이 늦어지면 중국산 복제품들로부터 우리 업체를 보호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상표 등록은 사업자가 자신의 상품을 출원해 타인의 상품과 구분하는 일종의 ‘특허권’이다. 상표권이 등록돼야 복제품 등으로 이를 침해당했을 때 상대방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경기 군포시에서 침구류 업체를 운영하는 박모 씨(40)가 2022년 10월 14일 신청한 상표는 약 1년 7개월 만인 올 5월 28일에 등록됐다. 박 씨는 “상표권이 나오기 전에는 쿠팡이나 지마켓 같은 오픈마켓에 제품 등록도 못 했다”며 “상표 심사가 늦어져 입은 손해가 1억 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영상 제작 중소기업의 김모 대표(41)는 “상표권 등록 과정에서 경쟁 업체가 이의 신청을 걸어 결국 3년이 지나고 나서야 상표가 등록됐다”라며 “일부 업체는 상대방의 상표권 등록을 늦추기 위해 이의 신청 제도를 악용한다”고 말했다.● 처리 기간 4.7→13.1개월로 늘어실제 특허청의 상표심사 처리 기간은 2015년 평균 4.7개월에서 올해 9월 기준 13.1개월로 9년 새 3배가량으로 늘었다. 특허청이 지난달 16일 공개한 ‘상표심사처리기간 지연의 경제적 피해액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새 상표 심사 처리 지연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약 10조 원으로 추산됐다. 여기에는 중국산 복제품 출시로 인한 우리 업체들의 피해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허청은 이로 인해 5만4812개의 일자리 손실도 입었다고 분석했다. 특허청 피해 사례 조사를 보면 한 기업 대표는 “회사 상표를 내건 상품을 시장에 안정적으로 팔아야 매출, 이익도 꾸준히 나는데 지금은 상표 심사 처리 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우 사업을 안정시키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른 기업 대표는 “상표 심사 처리가 늦어지는 탓에 제품에 상표 표기도 못 하고, 조기 출시 및 연계 상품 판매도 무산됐다”고 밝혔다.특허청은 인력 부족 탓에 상표 심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상표 심사관이 1인당 처리하는 건수는 2020년 1473건에서 지난해 2059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처리 건수는 9월 기준 1839건으로 연말까지 2000건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선 인력 확충 등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흥 와이즈업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상표와 브랜드 환경이 이전과 다르게 급변하고 중요성이 커지는데 특허청 심사 인력 규모는 그대로고 고령화됐다”며 “심사 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심사 처리 속도를 줄이기 위해 관련 규칙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상윤 인턴기자 성균관대 사학과 수료}

경찰이 2025학년도 연세대 수리 논술 시험의 문제지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한 인물 중 한 명을 특정했다. 18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문제지 촬영 사진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압수수색한 결과물을 분석해 게시자 한 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정된 해당 게시자에게 문제지 사진을 입수한 경로와 게시 목적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해당 게시자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18일 정례 간담회에서 “(연세대 수리 논술) 시험을 봤는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이번에 특정된 게시자는 앞서 연세대가 논술 문제를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로 고발한 2명과 별개의 인물이다. 연세대는 사진 속 문제지와 답안지 필기 내용 등을 바탕으로 유출자 2명의 신원을 좁혔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또 다른 게시자들에 대해서도 계속 신원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대입 수시 전형 일정과 별개로 게시자 전원을 특정한 후 수사 절차에 따라 추후 피의자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게시자가 누군지 철저히 확인한 후 일정 조율을 통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은 고사장 시험 감독관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한 부분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앞서 15일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판사 전보성)는 문제가 유출된 논술 시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수험생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이날 이의신청을 하고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간 연세대는 본안 판결이 수시전형 기간에 안 나오면 논술전형으로 안 뽑고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이월할 것으로 알려졌다.또 연세대는 문제 유출 논란 이후 제기된 가처분 신청 심문 과정에서 “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들은 채점 결과 합격하기 어려운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지를 미리 나눠준 실수는 있었지만 문제를 제기한 수험생들이 어차피 합격권이 아니어서 불이익을 받은 게 없다는 취지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가처분 인용 결정문에 따르면 연세대는 법원에 “설령 논술시험이 무효라고 해도 채권자(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 중 문제가 된 고사장과 같은 건축공학과 지원자는 없으며, 채권자들은 채점 결과 합격하기 어려운 낮은 점수를 받아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논술전형의 경우 논술시험만으로 당락이 결정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시험은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아 시험으로서의 의의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또 “미리 문제지 정보가 전달된 범위와 규모를 전혀 가늠할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대통령경호처가 신원조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법령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신원조사는 국가정보원, 경찰, 국방부만 할 수 있었다. 신원조사 범위에는 기본 인적사항 외에 대상 인물에 대한 세간의 평가, 주변 지인 및 인간관계, 정당이나 시민단체 가입 여부 등 내밀한 사생활도 포함된다. 일각에서는 주로 대통령의 측근이 수장을 맡아 권력기관으로 통하는 경호처가 신원조사까지 가능하게 되면 권한이 비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호처에 신원조사 권한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지난달 말 ‘보안업무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지금까지 국정원장, 국방부 장관, 경찰청장에게만 부여됐던 신원조사 권한을 경호처장에게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원조사를 할 수 있는 주체에 경호처를 새로 넣은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대통령령이기 때문에 국회 본회의 통과가 필요 없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신원조사란, 기밀을 취급하는 공무원이나 기관의 직원으로 임용될 사람의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신뢰성 등을 조사하는 제도다. 가까운 인물, 평소 인품 및 소행, 정당 및 사회단체 가입 여부나 연관성, 국가기밀 누설 및 범죄 이력 등을 세세하게 조사한다. 기관이 직접 조사 대상의 주변인과 접촉해 평소 어떤 사람이었는지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재 통상 3급 이상 고위공무원에 대해선 국정원이, 경호처 직원 등 4급 이하 공무원은 경찰이 신원조사를 담당한다. 군인 인사는 국방부가 한다. 이번 개정안의 취지는 경호처가 자기 직원들을 직접 신원조사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국정원 측은 “대통령 밀착 경호를 수행하는 특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철저한 신원 확인이 필수이며 고도의 보안 유지도 필요하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경호처 관계자는 “경호처 내부 직원에 대해서만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정보 수집 방법이 정해진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보기관 아닌데… 남용 우려” 일각에서는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밀착 수행하는 경호처가 신원조사까지 하게 되면 권한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인사에 있어서 타 기관이 견제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임 김용현 경호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였고, 현재는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경호 작전 과정에서 경호처가 군과 경찰을 지휘할 수 있도록 대통령경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현재는 국정원과 경찰이 신원조사를 하기 때문에 경호처 인사에 대해 암암리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만, 경호처가 자체 조사를 하게 될 경우 인맥이나 학연 지연 등에 따른 인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원조사에 별문제가 없는데 경호처가 굳이 권한을 가지려는 이유가 의문’ ‘외부 견제장치를 유지해야 한다’ 등 일각의 반응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보안업무규정에는 기관이 수집한 신상정보 자료를 언제, 어떻게 폐기해야 한다는 내용도 없다. 경호처가 수집한 개인정보들이 얼마나 오래 보관될지,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경찰, 국정원, 국방부만으로도 공직자 검증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보기관도 아닌 경호처가 개인정보를 뒤지기 시작하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경찰은 내부 전산망에 형사처벌 입건 기록이 있고 법무부는 전과 조회가 가능한데 자체 데이터와 전문성이 없는 경호처가 이런 역할을 왜 맡는지 의문”이라며 “경호처가 본연의 업무를 벗어난 행위를 하는 등의 남용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대통령경호처가 직원들의 생일기념 선물용으로 상품권 4590만 원어치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기관, 준정부기관은 방만 경영,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라 현금성 상품권 구입이 금지돼있다. 전문가들은 형평성을 고려해 대통령경호처를 비롯한 정부 부처, 대통령실 등에도 지침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30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경호처는 올해 3월 13일 ‘2024년 격려용 상품권 구매’라는 공고명으로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입찰 공고를 올렸다. 사업 금액은 4590만 원, 구매 대상 물품은 단가 1만 원어치 상품권 4590매다. 입찰은 3월 15일에 시작돼 19일에 마감됐고 최저가인 4039만2000원을 써낸 한 업체가 최종 선정됐다.대통령경호처가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해당 상품권은 도서문화상품권으로 직원들에게 생일 축하 기념으로 지급되고 있다. 대통령경호처 측은 답변 자료에서 “(기재부의) ‘예산 및 기금운영 집행지침’을 준용하여 지급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내역은 경호·보안 목적상 제출하기 어려움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기재부는 2014년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의 일환으로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관이 소속 임직원에게 상품권, 선불카드 등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물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 올해 6월 개정된 ‘공공기관의 혁신에 대한 지침’도 “공공기관은 창립기념일, 체육대회, 근로자의 날 등 각종 기념일에 고가의 기념품 또는 현금성 물품(상품권, 선불카드 등)을 지급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한다.문제는 대통령경호처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는 이런 지침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아니라 정부조직법의 적용을 받는 ‘부처’이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은 정부 부처가 기관장 명의로 직원들에게 생일 축하용 상품권, 케익 등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이에 대해선 ‘형평에 어긋난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세금 낭비를 줄이고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 직원에게 줄 상품권도 못 사는데, 정작 그 상위 기관들인 정부 부처는 마음대로 상품권을 구입해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지침이 대통령실, 정부 부처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주창범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가직 공무원이라면 보편타당하게 공평한 보수를 받아야 한다. 공무원들에게 현금성 물품이 아닌 표창장을 주는 것도 그런 이유”라며 “상품권의 경우도 공공기관은 못 하게 하면서 그 위 부처들은 마음대로 구입,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모든 국가직 공무원에게 일률적으로 지침이 적용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은 국민을 위한 효율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준정부기관 성격을 갖는다. 그런 기관에 현금성 물품을 지급하면 안된다는 방향의 지침을 기재부가 제시했다면, 정부 부처와 대통령실도 알아서 그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강기훈 대통령실 선임행정관(45)이 사건 당시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121% 상태로 서울 도심을 5km가량 운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 행정관은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리를 요구한 인물이다.30일 동아일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서부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강 행정관은 올해 6월 7일 오후 9시 50분경 술을 마시고 운전을 시작해 5km를 운전했다. 경찰은 강 행정관이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시작해 서빙고역을 경유한 뒤 한남동까지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1%였다. 면허취소(0.08% 이상) 기준을 훨씬 넘는다.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강 행정관의 차량을 뒤따르던 다른 운전자가 “앞차가 이상하게 움직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이 한남동 아이파크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강 행정관을 붙잡았다. 당시 강 행정관은 경찰의 음주 측정을 두 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요청에야 측정에 응한 그는 면허정지 수치가 나오자 불복해 채혈을 요구했으나, 병원 채혈 결과 더 높은 면허취소 수치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사건 이후 대통령실은 40여 일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언론 보도가 난 뒤에야 그를 직무에서 배제해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그때까지는 대통령실 출근도 정상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 행정관은 인사처로부터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고, 최근 법원에서 벌금 800만 원 약식명령을 받았다.양형위원회의 교통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통상 혈중알코올농도가 0.08~0.20%인 경우에는 500만 원에서 최대 800만 원의 벌금형 또는 8개월에서 최대 1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징역형은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과거에도 3회 이상 음주운전에 적발된 적이 있는 등의 경우에 선고된다. 벌금 800만 원이 선고된 것은 서울 도심에서 5km라는 긴 거리를 달려 사고 위험이 있었다는 점,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았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1980년생으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강 행정관은 2019년 우파 성향인 자유의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뒤 초대 공동대표를 지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캠프 외곽에서 청년 자문 그룹으로 활동했다. 2022년 7월 26일에는 윤 대통령과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이 주고받은 ‘체리 따봉’ 메시지에 이름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달 21일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김 여사 문제를 거론하며 강 행정관 등 대통령실 참모진 8명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강 행정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용산구 회사(대통령실)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는 길에 적발됐다. 술을 마시고 대통령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면허도 따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음주 운전이) 적발된 현장 인근 아파트로 이사 갔다”며 “사건 현장을 지켜보면서 늘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겠다”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