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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한국 프로야구에는 세 명의 신(神)들이 그라운드를 호령했다. ‘양신’ 양준혁과 ‘종범신’ 이종범, 그리고 ‘민한신’ 손민한이었다. 야구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세 사람은 팬들 사이에서 ‘야구의 신’ 대접을 받았다. 셋 중 유일한 투수였던 손민한은 ‘전국구 에이스’였다. 소속팀 롯데는 거의 매년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손민한만큼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좋은 투수였다. 연패를 거듭하던 롯데는 손민한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만 1승을 거두고 다시 연패에 빠지곤 했다.2005년 손민한은 18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의 빼어난 성적으로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해에도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는데 손민한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가을 잔치’에 나가지 못한 팀 출신의 MVP가 됐다. 손민한은 “1년 다 같이 고생하고 혼자 상을 받은 게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모든 야구 선수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상이지만 내게는 동시에 슬픈 상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해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롯데는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1992년이었다.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암흑기 속에서 손민한의 피칭만이 롯데 팬들의 답답한 마음을 씻어주곤 했다. 손민한은 공을 쉽게 던지는 투수였다.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강속구 투수는 아니었지만 공격적인 투구로 경기를 주도했다. 이는 투구에 대한 손민한의 접근법에서 기인한다. 그는 “투구는 100% 타이밍이다. 아무리 공이 빨라도 정타를 맞으면 점수를 준다. 나는 어디까지나 방망이 중심에만 맞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고 공을 던졌다”고 했다.그에겐 강민호(현 삼성)라는 훌륭한 파트너가 있었다. 강민호 역시 공격적인 볼 배합으로 경기를 빠르게 이끌어가는 포수였다. 손민한은 “많은 포수들이 타자가 못 치게끔 사인을 낸다. 하지만 나도 민호도 타자가 방망이를 내게 만들자는 주의였다. 다만 정확하게만 맞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두려움 없는 투구로 그는 롯데와 NC에서 뛰며 123승을 거뒀다. 하지만 항상 당당했던 손민한도 마운드 위에서 쫄았던 경험이 있다. 2006년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과의 대결이었다. 당시 미국은 알렉스 로드리게스, 켄 그리피 주니어, 데릭 지터 등 최고의 선수들로 ‘드림팀’을 꾸렸다.지금도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명장면 중 하나는 손민한인 당시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였던 로드리게스를 삼구삼진으로 잡아낸 것이다. 손민한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솔직히 무서웠다. 로드리게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타석이 꽉 차는 느낌이었다. 덩치도 좋지, 방망이도 길지, 어디에 던져도 다 칠 것만 같았다. 잘못하면 타구가 나한테 날아올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마저 들었다.”그래서 그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도망가는’ 피칭을 했다. 패스트볼이 아닌 바깥쪽으로 빠지는 체인지업을 세 개 연속 던진 것이다. 만만한 공으로 여겼던 로드리게스는 세 번 연속 크게 헛스윙을 하면서 삼구삼진을 당했다. 손민한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평생의 자랑이다. 당시 미국팀에 스타플레이어가 얼마나 많았던지 한국 선수들은 경기에서 이기자마자 단체로 미국 팀 라커룸으로 달려가 사인을 받았다”며 웃었다.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손민한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마흔의 나이에 NC에서 11승을 거둔 뒤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NC 투수 코치를 맡으며 2020년에는 난생 처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춰보기도 했다. 그는 “선수 때 우승했다면 더 기뻤겠지만 현장에서 우승이란 걸 경험하니 너무 감격스러웠다. 당시는 코로나 유행기라 많은 관중들 앞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리진 못했다. 그래도 내 야구 인생의 유일한 우승인 것으로 만족한다. 우승 반지는 가보로 잘 모셔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그는 부산에 위치한 부경고 투수코치로 부임했다. NC 시절 함께 코치로 일했던 채종범 감독의 권유에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는 건 그에겐 즐거움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부경고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착실히 선수들을 키워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켜 보는 게 그의 목표다. 손민한은 “어떤 일이든 즐거워야 한다. 학생 야구는 더더욱 즐거워야 한다. 프로든 아마든 지도자라면 무엇보다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맞다”며 “현재는 우리 팀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기본기를 충실이 쌓아 올리다 보면 내후년쯤에는 누구도 무시못할 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부터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걸 좋아했다. NC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후 그는 구단 및 경남 교육청과 함께 3년간 ‘손민한과 놀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경남 지역 내 초중고교들 돌며 아이들과 야구로 놀아주는 행사였다. 그는 “도내 곳곳 안 가본 데가 없다. 정식 코치가 되면서 그만두게 됐지만 하는 내내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학생 지도자가 되면서 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프로 선수와 코치 때는 식사와 수면이 불규칙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 삼시세끼를 착실히 챙겨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원래부터 먹는 데 대한 욕심에 크게 없었던 그는 선수 시절 먹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아마추어 때는 조금이라도 더 몸을 키우기 위해, 프로 선수 때는 더 힘을 쓰기 위해 먹고 싶지 않아도 억지로 먹어야 했다. 지금은 자신의 양만큼만 먹어도 되니 속이 편하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왜 이렇게 적게 먹느냐고 할 정도로 양이 적은 편이다. 속이 더부룩한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 체질적으로 소식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학교에서 나오는 급식이다. 저녁 훈련 전 급식으로 저녁을 먹는다는 그는 “칼로리가 충분하고 신선한 야채도 많이 나온다. 학생들은 크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지만 내겐 급식이 최고의 식사”라며 웃었다. 그는 여전히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뛰고, 공을 던진다. 한 때 낚시를 좋아했던 그는 요즘엔 취미로 당구를 즐긴다. 지인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두 차례 스리쿠션(삼구) 당구를 친다. 그는 “크지 않은 사각 당구대 안에 무궁무진한 수가 있다. 공을 맞힐 수 있는 수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게 매력이다. 당구는 칠 때마다 즐겁고 새롭다”며 “함께 하는 사람들과 대화도 많이 나눈다. 인생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고 말했다. 몇해 전에는 부산에서 열린 아마추어 대회에도 출전한 적이 있다. 야구에선 ‘천하의 손민한’이었지만 당구 대회에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는 “한국시리즈보다 더 떨었던 것 같다. 너무 긴장을 많이 해서 제대로 한 번 쳐보지도 못하고 바로 떨어졌다. 그날 이후 대회엔 나가지 않고 있다”며 했다. 손민한은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소중하다”며 “현재는 아마추어 지도자로 선수들을 잘 키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프로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롯데의 암흑기를 홀로 지탱했던 그는 야구 인생의 대부분을 함께 했던 롯데에 대한 애정도 여전히 갖고 있다. 그는 “더 좋은 팀에 있는 게 좋지 않았겠느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롯데는 내게 기회의 팀이었다. 암흑기 시절에도 힘들다기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훨씬 컸다”며 “‘명장’인 김태형 감독님이 오셨으니 내년에 롯데는 훨씬 좋은 팀이 될 것이다. 1년 정도 감독님의 야구 색깔을 입힌 뒤 내후년쯤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도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번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다승왕 욘 람(29·스페인)이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로 이적한다. 소문으로만 돌던 람의 LIV 이적설이 현실이 되자 PGA투어는 충격에 빠졌다. 람은 8일 미국 폭스TV와의 인터뷰를 통해 “LIV 골프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2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LIV 골프 마야코바 대회부터 출전할 예정이다. 올해 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포함해 4차례 우승한 람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함께 PGA투어를 대표해 온 스타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미국), 매킬로이 등과 PGA투어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 5명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람은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왔다. LIV 골프가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을 데려갈 때 그는 “돈 때문에 골프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4라운드 72홀 대회인 PGA투어와 달리 LIV 골프가 3라운드 54홀 대회를 치르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이랬던 람이 “LIV에 합류하게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적 사실을 알리자 PGA투어는 충격과 배신감에 빠졌다. 람은 ‘오일머니’ 공세에 결국 생각을 바꿨다. 람은 “LIV 골프의 성장과 혁신에 관심이 많았다. 누가 들어도 솔깃할 금액을 제시해 계약하게 됐다”고 했다. 현지 매체마다 추산액에 차이가 있지만 람은 적어도 3억 달러(약 3925억 원), 많게는 최대 6억 달러(약 7850억 원)의 계약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컬슨이 LIV 골프로 옮기면서 받은 2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존슨과 디섐보는 각각 1억5000만 달러를 받았다. 2016년 PGA투어에 데뷔한 람은 올해까지 메이저대회 우승 2차례를 포함해 통산 11승을 거뒀고 누적 상금은 5155만 달러(약 674억 원)를 기록했다. 람은 LIV 골프 이적으로 그동안 벌어들인 총상금의 최대 11배가 넘는 돈을 손에 쥐게 됐다. 람의 이적은 PGA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는 통합하기로 올해 6월 합의했다. 앞으로 통합 관련 논의 과정에서 LIV 골프 측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에서 드라이버 300야드(약 275m)는 ‘장타자’의 기준이었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0야드 이상 장타자는 모두 98명이었다. 하지만 2028년부터는 300야드 벽을 넘는 골퍼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골프의 규칙과 골프 장비 성능 등에 관한 룰을 정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골프공 비거리 성능을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두 단체는 지금 쓰이고 있는 골프공 비거리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성능 규정을 정하고 2028년부터 시행한다고 7일 발표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시속 125마일(약 201km)의 스윙 스피드로 때렸을 때 비거리 317야드를 넘어가는 공은 규정 위반이 된다. 현재 프로 선수들이 쓰고 있는 공 대부분이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2028년부터 새 규정을 적용받는 골프공을 사용할 경우 PGA투어 선수들의 비거리는 대략 9∼11야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 선수들에 비해 스윙 스피드가 느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은 평균 5∼7야드 정도 드라이브 거리가 짧아지게 된다. USGA, R&A 두 단체는 당초 아마추어 선수들에겐 새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가 입장을 바꿔 2030년부터 아마추어들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남자 주말 골퍼들은 드라이브 비거리가 3∼5야드, 여자 골퍼들은 1∼3야드 덜 나가게 된다. 새 골프공 규정을 두고 골프계에선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찬성하는 쪽은 골프의 미래를 생각하면 골프공 성능을 줄이는 게 맞는다고 주장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장타자 골퍼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대표적인 찬성파다. 골프공 비거리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골프공 비거리 증가에 따라 골프장 코스 길이가 길어졌고 경기 시간도 늘었다. 골퍼들이 디테일한 기술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비거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양한 클럽을 사용한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사라졌다. 이 때문에 승부의 박진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 완 USGA 대표는 “너무 급진적인 정책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지만 반대로 너무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골프의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타가 줄어들면 골프의 재미와 매력이 사라진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키건 브래들리(미국)는 “비거리가 조금이라도 덜 나간다는 건 주말 골퍼들에겐 재앙과 같다. 골프 흥행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역 선수 중 세계 최고 장타자로 평가받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더 멀리 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큰 핸디캡이다. 골프공 비거리 제한은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골프공 제조 회사들은 향후 추이를 살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는 프로 선수가 쓰는 공을 주말 골퍼도 똑같이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프로용과 주말골퍼용을 따로 만들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퍼는 새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는 않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 통합 플랫폼 ‘쇼골프’가 해외 골프장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쇼골프는 일본 100대 기업에 속하는 다이와증권그룹으로부터 일본 규슈 가고시마에 있는 사츠마(사쓰마)골프리조트를 인수해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쇼골프는 앞서 7월 국내 최대 골프 부킹 플랫폼인 XGOLF를 합병했다. 대규모 복합 리조트 단지인 사츠마골프리조트는 축구장 약 195개 넓이의 125만 ㎡ 부지에 18홀 골프장과 70개 객실,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내 기업이 인수한 일본 내 골프리조트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제주도보다 남쪽에 있는 이 골프장은 한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5∼12도여서 사계절 내내 골프 라운드가 가능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교세라 레이디스오픈’을 유치한 적이 있을 정도로 코스 상태도 좋다. 부대시설로는 3300㎡ 규모의 개폐식 수영장과 천연 온천수를 사용한 노천탕, 테니스 코트 6개, 한국과 일본의 프로축구 팀들이 전지훈련 장소로 사용했던 천연잔디축구장 등이 있다. 사우나, 레스토랑, 탁구장, 요가 스튜디오, 세미나실 등도 갖췄다. 조성준 쇼골프 대표(사진)는 “은퇴한 분들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편안하게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며 “이 리조트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일본 내 5개 이상의 골프리조트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 “장기적으로는 케이팝 콘서트를 여는 등 골프를 넘어서는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쇼골프는 사츠마골프리조트 인수와 함께 창립 회원권을 선보인다. ‘레드’ ‘레드플러스’ ‘블랙’으로 구성된 평생 회원권 금액과 혜택 안내, 구매 문의는 XGOLF를 통해 가능하다. XGOLF와 연계해 골프장과 리조트의 당일 예약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는 이제 시작이다. 2025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계속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발목 수술 이후 8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가 4라운드 72홀을 완주하며 내년 시즌 경기력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우즈는 4일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올버니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 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한 우즈는 출전 선수 20명 중 18위로 대회를 마쳤다. 20언더파 268타를 친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 황제’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즈는 2월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이후 10개월 만에 4라운드 72홀을 완주하며 내년 시즌을 기대케 했다. 우즈는 4월 열린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3라운드 도중 발목 통증으로 기권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드라이브샷이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연일 300야드 이상의 장타를 뿜어댔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304.9야드로 20명 중 8위였다. 우즈는 “이번 주에 가장 좋았던 건 드라이브샷이었다. 볼 스피드가 빨라지고, 공이 드라이버의 페이스 정면에 맞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좀 더 다듬을 필요는 있지만 내가 예전에 했던 골프가 멀지 않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우즈는 세계랭킹도 430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바람에 지난주 1328위까지 떨어졌던 랭킹이 4일 발표에선 898위로 올랐다. 내년에는 한 달에 한 대회씩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우즈는 16일 개막하는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에도 아들 찰리와 함께 참가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LIV 골프에 가면 필 미컬슨(미국)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붙어보고 싶네요.”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제네시스 대상을 받은 함정우(29)의 목소리엔 설렘이 가득했다. 함정우는 3일 LIV 골프 프로모션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떠났다. 8∼10일 열리는 이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PGA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 도전한다. 지난주 경기 용인 해솔리아 골프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서 대상을 받았으니 이젠 외국의 센 선수들과 대결해 보고 싶다”며 “꿈에 그리던 해외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른을 앞둔 나이에 그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제네시스 대상이 결정적이었다. 함정우는 대상과 함께 상금 1억 원, PGA투어 Q스쿨 최종전 직행 자격, DP월드투어(옛 유럽투어) 1년 시드 등을 부상으로 받았다. DP월드투어 시드에 주요 경기 출전권은 보장돼 있지 않다. 대상 상금 1억 원을 경비로 쓰면서 해외 무대를 노크하는 이유다. LIV 골프 프로모션은 사흘간 4라운드를 치러 상위 3명에게 내년 LIV 리그 출전 자격을 준다. 함정우는 “쇼트게임이 좋은 미컬슨은 LIV 골프의 간판선수”라며 “나도 한국에서는 쇼트 게임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미컬슨과 꼭 한번 쳐보고 싶다”고 했다. 15∼18일 나흘간 미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Q스쿨 최종전에서는 상위 5위 이내에 들어야 내년 시즌 PGA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함정우는 “PGA투어에서 정상급 선수가 된 임성재 등과 함께 라운드를 하면서 ‘PGA투어는 수준이 다르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다”며 “PGA투어에서도 최정상에 있는 매킬로이 같은 선수는 얼마나 잘 치는지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PGA투어는 코스 세팅이 까다롭다. 함정우는 어려운 코스에서 성적이 좋았다. 함정우는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호스트이자 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맏형인 최경주는 “코스 난이도가 PGA투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2년 전 같은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 함정우는 “내 플레이가 공격적이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어려운 코스에서 인내력 있게 플레이하는 건 자신 있다”고 했다. 함정우는 지난해 3월 국가대표 동료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회원인 강예린(29)과 결혼했다. 그리고 올해 초 딸 소율을 얻었다. 올해 전반기 부진했던 그를 일으켜 세운 것도 가족이었다. 아내의 권유로 시작한 달리기가 결정적이었다. 평소 땀이 많아 달리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는 그는 “7, 8월 여름 휴식기 때 아내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혼자 하라고 했으면 못 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내가 ‘여기서 멈추면 예선 탈락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5km 정도를 옆에서 함께 뛰어줬다”고 말했다. 정신력도 좋아졌다. 그는 “예전엔 경기 막판 샷이 흔들리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쳤다. 그래서 후반에 무너지곤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나머지 홀에서 한 타라도 아끼자’는 생각으로 친다. 딸 생각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딱히 못하는 것도 없다. 그게 장점이다. 나 자신을 믿고 어느 투어든 합격해 자리를 잡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용인=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73년 4월 10일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는 한국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일이 일어났다.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이 세계 최강 중공(현 중국), 직전 대회 우승팀 일본 등을 모두 꺾고 우승한 것이다. 19세 여고생 이에리사(69·이에리사휴먼스포츠 대표)는 단체전 단식에서 19전 전승을 거두며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다. 사라예보의 전설이 탄생한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국내외에서 각종 기념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이 대표는 9월 강원 평창에서 개최된 아시아탁구선수권 대회 기간에 중고교생 탁구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1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만약 사라예보가 없었다면, 그리고 탁구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사라예보 50주년을 맞아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까 하다가 중고등 연맹에 기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된 후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고 했다. 사라예보 이후 그는 여성 스포츠인으로 ‘최초’의 기록을 계속 썼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한국 탁구 역사상 첫 여성 감독으로 양영자-현정화 조의 여자 복식 금메달을 이끌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김경아의 여자 단식 동메달을 도왔다. 2002년 용인대 사회체육과 교수를 거쳐 2005년에는 여성 최초로 태릉선수촌장이 됐다. 2012년에는 경기인 출신으로 처음 국회의원(비례)이 됐다. 그는 “태릉선수촌장을 할 때 장미란(역도), 박태환(수영), 김연아(피겨)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했다. 난 정말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국회의원직을 마친 뒤 그는 2017년 이에리사휴먼스포츠를 설립해 체육인들의 복지와 유소년 선수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향후 한국 스포츠의 주인공이 될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탁구대회를 열고, 형편이 어려운 유망주에게는 ‘꿈나무 장학금’을 지급한다. 체육계의 숨은 공로자를 찾아 ‘휴먼 어워드’ 상도 준다. 사라예보 당시 앳된 소녀였던 그는 어느덧 일흔을 앞둔 나이가 됐다. 하지만 꾸준한 건강 관리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걸어서 30∼40분 정도인 어지간한 거리는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닌다. 시내를 나갈 때도 자동차보다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 그는 “자동차를 타고 가면 주차 등으로 인해 오히려 시간에 쫓기게 된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건강에 도움 되는 건 물론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고 했다. 그는 산책도 종종 하면서 하루 1만 보 이상을 꾸준히 걷는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몸을 많이 움직이는 습관도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틈틈이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맨몸 운동으로 유연성과 근력을 유지한다. 그는 “잘 때가 아니면 누워 있지 않으려 한다. 식사 후 그릇도 한 번에 옮기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옮기면서 몸을 바쁘게 움직인다”고 했다. 그는 “체육인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앞으로도 후배들이 본받고 싶은 선배의 모습으로 살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지난 9월 강원 평창에서 열린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 대회 기간 중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사라예보의 전설’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69·현 이에리사휴먼스포츠 대표)가 중·고등학생 탁구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1억 원을 기부한 것이다. 올해는 사라예보의 전설이 탄생한 지 정확히 50주년이 되는 해다. 1973년 4월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은 세계 최강 중공(현 중국), 직전 대회 우승팀 일본을 모두 꺾고 우승했다. 한국 구기 종목 역사상 첫 단체전 세계 제패였다. 그 중심에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이에리사가 있었다. 19세 소녀 이에리사는 단체전 단식에서 19전 전승을 기록하며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1억 원이란 큰돈을 선뜻 내놓은 것은 탁구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이에리사는 “만약 사라예보가 없었다면, 그리고 탁구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사라예보 50주년을 맞아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까 하다가 중고 연맹에 기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된 후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돈이 많아서 통 큰 기부를 한 건 아니다. 그는 평소 검소하게 생활한다. 만남의 자리에 입고 나온 가죽 재킷도 30년째 입고 있는 옷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알뜰하면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다. 절약해서 돈을 모았다”며 “화려하진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었던 주변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가 탁구로 처음 도움을 받은 건 동네 오빠들이었다. 초등학생 때 싸구려 탁구채로 벽치기로 하던 그는 학교 특별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탁구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다닌 초등학교 근처에는 중학교 남자 탁구부가 있었는데 그 학교 선수들이 그에겐 훌륭한 파트너가 돼 주었다. 그는 “중학교 탁구부에 가서 심부름을 해주면 오빠들이 대신 탁구를 쳐 주곤 했다”며 “물을 떠 오라면 떠 오고, 노래를 부르라면 노래도 불렀다”고 했다. 그가 출전한 첫 공식 대회는 1966년 전남 목포에서 열린 종별선수권대회였다. 당시 대회에 출전한 여자 초등학생은 그를 포함해 단 두 명. 그가 승리하면서 생애 첫 금메달을 땄다. 돌이켜보면 그의 금메달 행진이 시작된 중요한 경기였다. 남자 선수들과의 훈련을 통해 그는 ‘드라이브’의 효과를 일찌감치 깨달을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여자 선수들은 탁구공을 회전을 걸어서 치는 드라이브를 치지 않았다. 세계적인 수준의 중국과 일본 선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3때 대표팀에 들어온 후 그는 천영석 당시 코치(이후 대한탁구협회장 역임)에게 “남자 선수들처럼 드라이브를 치고 싶다”고 요청했다. 요즘은 남녀 선수 가릴 것 없이 일상화되어 있는 드라이브 스트로크는 체력이 많이 필요하고, 정교함이 떨어질 수 있다며 여자 선수들에게는 위험한 기술로 여겨지던 때다. 천 코치는 선뜻 이를 받아들였고 공을 들여 그를 지도했다. 이에리사는 나름대로도 노력을 많이 했다. 정규 훈련이 끝난 뒤 일주일에 한 두 번 성인 선수였던 오빠들을 상대로 극비 훈련을 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잘해보려고 일본 탁구 잡지를 돈을 주고 번역을 시킨 뒤 내 탁구일지에 정리하기도 했다”며 “그렇게 내 것이 된 드라이브 기술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그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앞세워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7연패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사라예보의 첫 구기 단체전 우승 이후 그는 여성 스포츠인으로 ‘최초’의 기록들을 계속 써 내려갔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한국 탁구 역사상 첫 여성 감독으로 양영자-현정화 조의 여자복식 금메달을 이끌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김경아의 여자단식 동메달도 조련했다. 2002년 용인대 사회체육과 교수를 거쳐 2005년에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태릉선수촌장이 됐다. 2012년에는 스포츠인 출신 첫 국회의원으로 당선(비례)되기도 했다. 그는 “태릉선수촌장을 할 때 장미란(역도), 박태환(수영). 김연아(피겨)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니 난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한국 선수단 총감독으로 참가한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로 종합 메달 순위 7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현재 그는 2017년 설립한 이에리사휴먼스포츠라는 비영리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체육인들의 복지와 유소년 선수 지원, 화려함 뒤에서 묵묵히 한국 체육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단체다. 그는 “체육인들은 화려한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적지 않은 전현직 선수들의 힘들고 어렵게 지낸다”며 “그런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주춧돌을 놓기 위한 단체”라고 설명했다. 9월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몇 년간 열지 못했던 주니어탁구대회도 개최했다. 그는 “대회에 출전한 200여 명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상장과 기념품을 줬다. 실력이 모자라는 아이에겐 페어플레이상을 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고자 했다”며 “스포츠를 통해 스스로 강해질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배려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유소년 선수들에게는 ‘꿈나무 장학금’을 지급하고, 숨은 체육계의 공로자들에게는 ‘휴먼 어워드’를 시상한다. 2020년 2회 수상자는 40년 가까이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해 헌신한 신승철 진천국가대표선수촌 검식사였고, 작년 3회 수상자는 10년 넘게 후배들과 함께 달려온 임계숙 KT 하키단 감독이었다. 사라예보 당시 앳된 19세 소녀였던 그는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하지만 꾸준한 건강 관리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걷기가 생활화되어 있다. 걸어서 30~40분 정도 걸리는 어지간한 거리는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다닌다. 시내를 나갈 때도 자동차보다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 그는 “자동차를 이용하면 주차 등으로 인해 오히려 시간에 쫓기게 된다”며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 건강은 물론 마음에도 훨씬 여유가 생긴다”고 했다. 집이 있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서 양재천으로 이어지는 길로 산책도 종종 한다. 그런 식으로 하루에 1만보~1만2000보 가량을 꾸준히 걷는다. 최근 들어서는 가까운 후배들과 골프 라운드도 가끔씩 나간다. 그는 “탁구공을 치던 감각이 있으니 엉뚱하게 치진 않는 편”이라며 “스코어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좋은 공기 마시며 좋은 사람들과 밥 먹는 재미가 크다”고 했다. 골프장에서도 가능한 한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서 다닌다. 평소 과식을 하지 않는 그는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몸을 많이 움직인다. 따로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하는 대신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맨몸 운동을 통해 유연성과 근력을 유지한다. 그는 “잘 때가 아니면 누워있지 않으려 한다. 몸을 최대한 움직이며 괴롭히는 편”이라며 “식사 후 그릇도 한 번에 옮기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옮기면서 몸을 움직인다”고 했다. 그는 “나름 체육인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어느 자리에서는 당당하고 반듯하게 보이려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후배들에게 닮고 싶은 선배의 모습으로 남는 삶을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오른손 거포’ 양석환(32·사진)이 총액 최대 78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두산에 계속 남기로 했다.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고 몸값 기록이다. 두산은 30일 내야수 FA 양석환과 ‘4+2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첫 4년 계약은 최대 65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총액 39억 원, 인센티브 6억 원) 규모다. 4년 후에는 구단과 선수의 합의로 2년 총액 13억 원에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롯데를 떠나 한화와 계약한 안치홍이 72억 원에 역시 4+2년 계약을 맺은 게 올해 FA 시장 최고액이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양석환은 (국내에서 외야가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3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며 “그라운드 위에서는 물론이고 더그아웃 리더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LG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양석환은 그해 홈런 28개를 날렸고 지난해에도 부상을 이겨내고 20홈런을 기록했다. 올해도 팀에서 가장 많은 21개의 홈런을 때렸다. 양석환은 “두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야구 인생이 다시 시작됐다. FA 계약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중심 타자로서, 선배로서 책임감을 갖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경쟁이다.” 올해 4월 마스터스 이후 7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오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사진)가 여전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즈는 자신의 재단이 주최하는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 개막을 이틀 앞둔 29일 대회장인 바하마 올버니 골프코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경쟁을 사랑한다. 언젠가는 우승할 수 없는 날이 오겠지만 그때가 되면 도망치지 않고 천천히 걸어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거 우즈 재단이 초청한 세계 톱 랭커 20명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총상금 450만 달러(약 58억 원)를 걸고 나흘 동안 열린다. 우즈는 12월 1일 오전 1시 52분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1라운드를 시작한다. 마스터스 3라운드 도중 오른 발목 통증으로 기권한 우즈는 “한동안 경기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플레이가 예전 같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부상 부위 통증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일정에 대해서는 “한 달에 한 번 대회에 나가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2월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첫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3월에는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메이저대회 15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82승을 기록 중인 우즈는 이전에도 부상과 복귀를 여러 차례 반복해 왔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를 복귀 무대로 종종 선택하곤 했던 그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나도 이번 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무척 궁금하다”며 “이번 주가 향후 내 골프의 방향을 알 수 있는 ‘큰 도약’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회가 끝난 뒤 우즈는 12월 16, 17일 열리는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도 아들 찰리와 함께 출전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제 LG 트윈스 팬들은 더 이상 ‘1994’가 아니라 ‘2023’이라는 숫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구광모 프로야구 LG 구단주는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에서 이렇게 말하며 일본 오키나와 전통 소주 ‘아와모리’가 든 술잔을 들었다. 이 술은 구본무 LG 초대 구단주가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다음번 우승 때 축배를 들자’며 마련한 술이었다. 2018년 세상을 떠난 구본무 구단주는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하늘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자신의 술잔을 들고 있었을 것이다. 많은 LG 팬들의 ‘야구 시계’는 1994년에 머물러 있었다. 그해 LG는 1990년 창단 첫 우승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LG 신바람 야구의 시대였고, LG의 줄무늬 유니폼은 가장 많은 선수들이 입고 싶어 하는 옷이었다.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LG가 1994년 이후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까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리라는 것을.》● 10년의 암흑기1990년대 최고 인기 팀이었던 LG는 2000년대 초반까지 강팀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1990년부터 2002년까지 5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상위권 싸움을 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마지막으로 암흑기에 빠져들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LG는 단 한 번도 ‘가을 잔치’ 무대를 밟지 못했다. 비밀번호 같은 ‘6668587667’이 10년간 팀 순위였다. 최하위도 2번이나 했다. 구단의 지원이 모자랐던 건 아니다. 필요한 선수가 있으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꾸준히 선수들을 영입했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여전했다. 하지만 10년간의 ‘암흑기’ 내내 LG는 조급증에 빠져 있었다. 당장 성적을 내야 했기에 유망주를 꾸준히 기용하지 못했다. 성장할 기회를 찾지 못한 유망주들은 줄줄이 도태됐다. 당시 LG는 ‘유망주의 무덤’으로 불렸다. 이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 뒤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탈G 효과’라는 말도 생겼다. 성적이 나지 않을수록 조급함은 더해졌고, 이는 성장을 방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 기간에 이순철 감독을 시작으로 양승호, 김재박, 박종훈, 김기태 감독으로 사령탑이 계속 바뀌었다. LG 감독 자리 앞에는 ‘독이 든 성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 10년의 준비기암흑기를 뚫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시 이뤄낸 건 김기태 감독 시절이던 2013년이었다. 그해 LG는 정규시즌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차명석 현 LG 단장은 투수코치로 팀 평균자책점 1위(3.72)라는 성과를 냈다. 그즈음 LG는 선수 육성에도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2014년 7월 경기 이천시에 문을 연 LG챔피언스파크가 선수들을 위한 요람이었다. 두 면의 야구장과 실내 수비 훈련이 가능한 실내 돔 연습장까지 갖춘 이 시설은 최고의 설비를 갖췄다는 평을 들었다. 메인 야구장에는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과 똑같은 천연잔디를 깔았고, 펜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사용되는 것과 같은 재질을 썼다. LG 유망주들은 이곳에서 오롯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2010년대 중반이 되면서 LG는 ‘유망주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문보경(내야수), 홍창기, 문성주(이상 외야수) 등이 이곳에서 실력을 키웠다. 투수 가운데서는 고우석, 이정용, 정우영 등 LG가 스카우트해 키운 유망주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LG의 두꺼운 선수층은 나머지 9개 팀의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화수분 야구’로 불렸던 두산 관계자들도 몇 해 전부터 “우리보다 LG에 좋은 선수들이 더 많이 자라고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2019년 차명석 단장 부임 후 LG는 육성과 성적을 동시에 노리는 팀이 됐다. LG는 그해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을 노크했다. 지난해엔 팀 창단 최다승(87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1승 3패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 구슬 서 말을 꿴 ‘염갈량’올해부터 LG 지휘봉을 잡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염경엽 감독은 “이런 팀 감독을 맡은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단 구성이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었다. 그동안 좋은 선수를 많이 키웠고, 필요한 포지션에는 기량이 검증된 FA를 데려왔다”고 했다. 남은 건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느끼는 거였다. 지난해까지의 LG는 좋은 전력에도 불구하고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곤 했다. 염 감독은 시즌 전부터 선수단을 향해 공격적인 야구를 주문했다. “망설임과 두려움은 나의 적이다”라고 쓴 문구를 라커룸 위 통로에도 붙였다. 선수들은 시즌을 치를수록 자신감이 붙었다. 지고 있어도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올해 LG가 정규시즌에서 거둔 87승 가운데 42승이 역전승이었다. LG는 연승은 길게 끌고 가고, 연패는 짧게 끝내는 팀이 됐다. LG는 6월 27일 선두로 올라선 뒤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키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 순간8일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2차전은 올해 LG 야구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1차전을 먼저 내준 LG는 이날 2차전에서 선발투수 최원태의 난조로 1회부터 4점을 먼저 내줬다. 1회부터 불펜을 가동한 LG는 이후 7명의 구원 투수를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이정용-정우영-김진성-백승현-유영찬-함덕주-고우석이 이어 던진 LG 불펜은 8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투수진이 버티는 사이 추격을 이어가던 LG는 8회에 터진 박동원의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5-4로 뒤집었다. 이날 경기를 통해 LG는 두꺼운 선수층과 두려움 없는 야구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다른 팀에 2, 3명밖에 없는 투수 필승조가 LG에는 7명이나 있었고, 타자들은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포수 박동원은 “투수 7명의 스타일이 다 다르고, 던지는 변화구도 다 다르다. 타자 입장에선 계속 새로운 투수를 만나다 보니 공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은 “만약 2차전을 내줬다면 우승이 멀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2차전 역전승을 통해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다”고 했다. LG는 이후 3∼5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 ‘LG 왕조’ 시대 열리나올해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한 LG는 내년 이후에도 강팀으로 군림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으로 선수층 연령대가 높지 않은 데다 우승 경험까지 쌓았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오지환은 “앞으로 올해 함께했던 선수들과 LG 왕조 시대를 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 역시 “최근 LG가 밟아온 시스템적인 부분을 업그레이드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간다면 올해 우승이 왕조를 향한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변수도 적지 않다. 올해 뒷문을 책임졌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을 거쳐 MLB 진출을 노리고 있다. 재계약이 확정된 외국인 투수 켈리도 올 시즌엔 예전 같은 구위는 아니었다. 야수진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이 나와 활력을 더해야 한다. 1994년 LG의 우승 포수였던 김동수 서울고 감독은 “타선에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적지 않다. 자라나는 선수들이 언제든 이들을 대체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어야 꾸준히 정상을 노리는 강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uni@donga.com}

장충고 왼손 투수 황준서(18)와 영등포공고 미드필더 손승민(18)이 2023 퓨처스 스타대상 야구와 축구 부문 대상을 각각 차지했다.황준서와 손승민은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양대 종목 대상 트로피를 받았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부터 고교 무대를 휩쓴 대형 유망주 황준서는 올해 최고 시속 140km 후반대의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6승 2패 평균자책점 2.16으로 활약했다. 고교 최대어로 꼽힌 그는 9월에 열린 2024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축구 부문 대상을 차지한 손승민은 올해 영등포공고의 6관왕 위업을 이끈 고교 최고의 미드필더다. 손승민은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필드의 사령관’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박지환(세광고) 배찬승(대구고) 한지윤(경기상고)은 야구 부문 스타상, 정마호(신평고) 강주혁(오산고) 김현민(영등포공고)은 축구 부문 스타상을 받았다.대상 수상자는 각 300만 원 상당 스포츠용품 교환권을, 스타상 수상자는 각 100만 원 상당의 스포츠용품 교환권을 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신지애(35)가 상금 랭킹 3위로 2023시즌을 마쳤다. 신지애는 26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J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리코컵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1개로 3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친 신지애는 후루에 아야카(일본)와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야마시타 미유(일본·10언더파 278타)와는 5타 차다. 신지애가 건재함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신지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11승을 거둔 뒤 2014년 활동 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다. 신지애는 일본에서 2021년까지 해마다 2승 이상씩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팔꿈치 수술 여파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올해 신지애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J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3월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6월 어스 몬다민컵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신지애는 올해 22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대상 포인트 2위(2790점), 상금 3위(1억6356만8277엔·약 14억3000만 원), 평균타수 3위(70.1595타)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2승을 추가한 그는 JLPGA투어 통산 28승을 기록하며 영구 시드를 받을 수 있는 30승에 2승을 남겼다. 목표로 삼았던 ‘한미일 투어 상금왕 등극’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신지애는 2006년부터 3년 연속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2009년엔 LPGA투어에서 상금 1위를 했다. 일본에서는 아직 상금왕을 차지한 적이 없다. 신지애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앞으로도 신지애답게 나를 잃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번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때는 29년 만에 통합 우승에 성공한 LG보다 SSG가 더 관심을 받고 있다. 구단 수뇌부로서는 ‘달갑지 않은’ 관심이다. SSG는 25일 “감독,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53)의 보직을 R&D센터(옛 육성팀) 센터장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보직 변경이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질책성 보직 해임으로 볼 수 있다. 결정타는 23년 ‘원클럽맨’ 김강민(41)의 한화 이적이었다. 김강민은 22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2차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2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전신 SK 시절부터 5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베테랑의 이적에 동료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깜짝 놀랐다. 보호선수 35인 명단에서 김강민을 제외한 SSG 구단은 “김강민과 은퇴와 현역 연장, 은퇴식 시점 등까지도 논의하던 터라 다른 구단에서 김강민을 지명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세대 교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김강민을 보호선수 명단 안에 넣기도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당수 구단이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은 베테랑 선수 이름 옆에 ‘은퇴 예정 또는 논의 중’이라고 표시했다. 한화만 해도 2차 드래프트 직전 투수 정우람(38)을 플레잉 코치로 선임해 다른 구단의 지명을 막았다. 반면 SSG의 행보에서는 23년간 팀을 위해 헌신한 베테랑에 대한 예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SK 왕조’ 시대를 함께했던 동료들도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에이스 김광현(35)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고 썼다. 외야수 한유섬(34)도 SNS에 “이게 맞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여론에 부담을 느낀 SSG는 실무 책임자인 김 단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이전에도 SSG는 여러 차례 상식과는 거리가 먼 일 처리로 논란의 중심에 서곤 했다. SSG는 N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하자마자 팀을 정규 시즌 3위로 이끈 김원형 감독(51)을 경질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도중 재계약에 합의한 김 감독은 3년 계약 중 1년만 채운 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SSG는 또 지난해 12월에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한 팀을 만든 류선규 당시 단장(53)과 ‘방향성’을 이유로 결별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김강민이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SSG는 지난해 통합 우승 주역이던 감독과 단장, MVP가 모두 떠났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김동수 서울고 감독(55)도 오랜 마음의 짐을 벗었다. 1990년대 LG 신바람 야구의 주역으로 1994년 우승 포수였던 그는 “그렇게 오랫동안 내가 LG의 우승 포수로 남게 될 줄은 몰랐다”며 “오랜 우승 가뭄을 벗어난 LG 후배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 운이 좋은 선수였다. 신인이던 1990년에는 한국시리즈 티켓이 걸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쳐 팀의 정규시즌 1위를 이끌었다. 1994년에는 방위병으로 복무하면서 팀 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2003년, 2004년 현대의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포수 최초로 20시즌 동안 선수 생활을 한 그는 골든글러브도 7개나 받았다. 은퇴 후 넥센과 LG 등에서 코치로 일한 뒤 지난해부터는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은 한 케이블 방송사의 야구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만났다. 지난해부터는 한국체대에서 스포츠AI빅테이터 전공 석사 과정도 밟고 있다. 그는 “수업을 착실히 듣고 과제도 함께 하다 보니 대학원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다”며 “난생처음 파워포인트(PPT)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처음엔 막막했는데 막상 해보니 무척 재미있더라”고 했다. 그는 포수에 관한 데이터를 모아 논문을 써 볼 계획이다. 김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재능기부 위원으로 어린 선수들을 가르쳤고, KBO 전력강화위원으로 국가대표 선발에도 관여했다.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코치로 금메달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다녀왔다. 이번 주부터는 모교 서울고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재능 기부 활동을 하면서 보니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며 “프로에서 했던 걸 어린 선수들에게 잘 접목해 보고 싶은 생각이 컸다. 실력은 물론이고 좋은 인성까지 갖춘 선수들로 잘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 타기와 가벼운 산행, 걷기 등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작년부터는 시간이 날 때마다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다. 그는 “북한산 둘레길은 21개 코스가 있는데 한 번 갈 때마다 두세 코스씩 걸었다”며 “이제 딱 세 코스만 남겨두고 있다”고 했다. 선수 시절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도 했던 그는 요즘엔 경기 팔당이나 양수리까지 라이딩을 한다. 그는 “아침에 집에서 출발해 양수리에 도착한 뒤 김밥 한 줄, 컵라면 하나 먹는 즐거움이 크다”며 “예전처럼 속도를 내지 않고 강도 보고, 산 경치도 구경하며 천천히 탄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직접 운전을 하기보다는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가까운 거리의 약속은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새로운 출근지가 된 서울고까지도 지하철로 출근한다. 그는 “막히지 않는 지하철이 훨씬 빠르다. 목적지보다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가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뭐든지 과하지 않게 하는 게 좋다. 운동도 무리하게 하기보다는 몸이 버틸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11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023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반가운 얼굴들이 그라운드 위에 섰다. 1994년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배터리인 투수 김용수(63)와 포수 김동수(55)가 각각 경기 전 시구자, 시포자로 나선 것이다. 1990년대 LG 신바람 야구의 주역이었던 김용수는 그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김동수는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공을 받았다. 레전드 선배들의 기운이 LG에 조금은 힘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LG는 그날 1차전에서 패했지만 이후 열린 2~5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4승 1패로 29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김동수는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LG의 마지막 우승 포수로 남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LG 후배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LG가 오랜 암흑기를 거쳐 꾸준히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또 좋은 선수들을 모아온 게 현재의 LG가 될 수 있었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1990년 LG에 입단한 김동수는 2009년 히어로즈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포수로 20시즌을 뛰었다. LG, 삼성, SK, 현대, 히어로즈 등 팀도 여러 차례 옮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4차례나 차지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기억하는 건 여전히 ‘LG의 김동수’다. 입단 첫해인 1990년 데뷔와 함께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당시로선 보기 드문 공수겸장 포수였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함께 방망이도 잘 쳤다. 그해 타율 0.290(352타수 102안타)에 1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가장 결정적인 홈런은 그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그는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 결린 OB(현 두산)와의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으로 1-0 승리를 이끌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그해 그는 포수 출신 최초로 신인왕에 오름과 동시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김동수는 선수 시절 통산 7개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의 골든글러브는 더욱 특별하다. 그해 그는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방위병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군인 신분이지만 집에서 출퇴근을 했던 방위병으로 복무하며 낮에는 부대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프로야구 선수로 뛰는 이중생활을 했다. 부대가 있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일과를 끝내자마자 경기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까지 달려가야 했다. 지방에서 열리는 중요한 경기에는 휴가를 내고 출전했다. 그런 환경에서도 95경기를 뛰며 타율 0.288(316타수 91안타), 6홈런, 42타점을 올렸다. 2루타는 20개나 때려 그 부문 10위에 올랐다. 그는 “대부분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경기를 뛰었다. 의욕은 넘치는데 몸이 안 되어 있으니 여기저기 부상을 많이 당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해 LG는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그는 규정 타석을 채우지도 못하고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투표에서 2위 선수를 딱 2표 차로 제쳤다.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엄도 영향을 끼쳤다.‘방위병의 꽃’이 된 그는 개인적으로 골든글러브를 하나 더 만들었다. 평소 선수들이 쓰는 글러브를 사서 곱게 금빛을 입혔다. 자신의 소속 부대원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그는 “방위병들이 대외 활동을 하는 데는 부대원 모두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부대장부터 고참, 후배들이 모두 야구팬들이라 한뜻으로 신경을 많이 써 주셨다. 직접 골든글러브를 만들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며 웃었다.포수 최초로 20시즌 동안 현역으로 뛰었던 그는 은퇴 후 넥센과 LG 등에서 코치로 일했다. 2018년에는 LG의 스카우트 총괄을 맡은 적도 있다. 지난해부터는 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은 SBS스포츠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만났다. 작년부터는 한국체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전공은 스포츠AI빅테이터다. 그는 “한양대를 졸업한 지 30년이 넘어 다시 학교에 와 보니 처음에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헷갈리기도 했다”며 “수업도 착실히 듣고 과제도 함께 하다 보니 주변 원우들이 많이 도와준다”고 했다. 그는 “발표 수업도 있어 난생 처음 파워포인트(PPT)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처음엔 막막했는데 막상 해보니 무척 재미있더라. 야구공에 대한 발표를 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했다. 이제 논문을 남겨두고 있는 그는 포수에 관한 데이터를 모아 논물을 써 볼 계획이다. 올해 만들어진 KBO 재능기부위원회 소속으로 지방을 돌며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KBO 전력강화 위원 자격으로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도 관여했다.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이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는 배터리 코치로 다녀왔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는 모교인 서울고 감독으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초중고 선수들을 대상으로 재능 기부 활동을 하면서 보니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며 “아마야구 선수들에게 프로에서 했던 걸 잘 접목해보고픈 생각이 컸다. 다녀보니 좋은 재목들이 많았다. 실력은 물론 좋은 인성까지 갖춘 선수들로 잘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왕성한 활동 틈틈이 그는 자전거 타기와 가벼운 산행, 걷기 등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선수 때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지만 요즘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주로 하는 편이다. 그는 “원래부터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재능기부를 가거나 하면 주변의 걷기 명소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닌다”고 했다. 작년부터는 시간이 날 때마다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다. 그는 “북한산 둘레길이 21코스가 있는데 한 번 갈 때마다 두세 코스씩 걸었다”며 “이제 딱 세 코스만 남겨두고 있다. 한두 번만 더 가면 완주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넥센 선수 시절 그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집에서 야구장이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까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곤 했다. 요즘에는 경기 팔당이나 양수리까지 라이딩을 하곤 한다. 그는 “아침에 집에서 출발해 양수리에 도착한 뒤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 컵라면 하나 먹고 다시 돌아온다”며 “예전에는 어떻게든 속도를 내려고 했다면 지금은 강도 보고, 산도 바라보면서 천천히 탄다. 경치가 좋은 곳에서는 잠시 내려 한참 동안 경치를 즐기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자동차를 타기보다는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강남구 쪽에서 약속이 있을 때는 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간다. 새로운 출근지가 된 서울고까지도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그는 “자동차를 타면 길이 막혀 30~40분씩 걸리는 길이 지하철로는 20분 안에 도착한다”며 “목적지보다 한두 정거장 미리 내려 걷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부터 그는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은 대부분 멀리했다. 흡연은 하지 않았고, 술도 맥주 몇 잔을 마시는 게 고작이었다. 식사량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 먹지만 매 끼니 마다 밥 한 공기 정도만 먹는다. 그는 “술이든 밥이든 뭐든지 적당히 하는 게 좋은 것 같다”며 “젊을 때는 운동도 과격하게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몸이 버틸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사진)는 2022∼2023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승 2차례를 포함해 톱10에 13번 들면서 총 1391만 달러(약 182억 원)의 상금을 챙겼다. 그런데 시즌이 끝나자 더 큰 돈이 기다리고 있었다. 매킬로이가 이번 시즌 PGA투어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IP)’ 1위를 차지해 1500만 달러(약 196억 원)의 보너스를 받게 됐다. PGA투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LIV골프에 맞서 2021년 PIP를 도입했다. 선수들의 성적과는 별개로 인터넷 검색량, 글로벌 미디어 노출 정도, 소셜미디어 언급 빈도, 중계방송 노출량, 호감도 등을 수치화해 순위를 정한다. 보너스 총액 1억 달러(약 1306억 원)를 상위 20명에게 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텔레그래프 등 영국 매체들은 매킬로이를 포함해 이번 시즌 PIP 상위 20명이 PGA투어로부터 보너스 액수를 통보받았다고 24일 전했다. 2위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로 1200만 달러(약 157억 원)의 보너스를 챙겼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우즈가 1위였다. 우즈는 교통사고로 인한 다리 부상 여파로 이번 시즌 2개 대회에만 출전해 상금 5만9560달러(약 7790만 원)를 받는 데 그쳤는데도 PIP 2위에 올라 골프계 영향력이 여전함을 입증했다. 욘 람(스페인)이 3위로 900만 달러(약 117억 원)의 보너스를 받는다. 총상금 2000만 달러인 특급대회 신설 등으로 재정 상태가 나빠진 PGA투어는 내년부터 PIP 보너스 총액을 올해의 절반인 5000만 달러로 줄이고 상위 10위에게만 지급하기로 했다. 1위가 받는 보너스도 1000만 달러로 500만 달러가 줄어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야구위원회(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사진)이 42세가 되는 내년 시즌에도 현역 선수로 뛴다. 한화는 24일 “김강민이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선수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김강민을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2001년 SK(현 SSG)에 입단해 올해까지 23년간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던 김강민은 22일 2차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SSG가 프랜차이즈 선수인 김강민을 보호선수(35명) 명단에서 제외해 벌어진 일이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다른 구단이 지명할 수 있는 선수라도 은퇴 의사를 밝혔거나 입대 예정인 선수는 이를 따로 표기할 수 있는데 SSG는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SSG가 프랜차이즈 선수를 예우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한화에 지명된 뒤 은퇴와 선수 생활 연장을 두고 고민하던 김강민은 새 유니폼을 입고 내년에도 그라운드에 서기로 했다. 김강민은 이날 한화 구단을 통해 “23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다.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며 “보내주신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들을 잘 간직하며 새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고 SSG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염경엽 LG 감독은 11일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4)와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염 감독은 “켈리는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외국인 선수다. 이런 선수가 있으면 새로 오는 외국인 선수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희망대로 켈리는 내년 시즌에도 LG와 동행한다. LG는 “켈리와 총액 150만 달러(약 19억5000만 원)에 재계약했다”고 23일 발표했다. 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다. 6년 연속 LG에서 뛰게 된 켈리는 구단 역사상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지난해까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켈리는 올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퇴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전반기 18경기에서는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구위가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12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KT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1, 5차전 두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59(11과 3분의 1이닝 2자책점)로 잘 던졌다. 켈리의 계약 총액은 지난해 18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 낮아졌다. LG에서 뛴 다섯 시즌 가운데 올해 정규시즌 성적(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이 가장 저조했기 때문이다. 다섯 시즌 통산 성적은 144경기 68승 38패 평균자책점 3.08이다. 켈리는 내년 시즌엔 1선발이 아닌 2선발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켈리는 구단을 통해 “내년 시즌에도 우리 팬들 앞에서 뛸 생각을 하니 벌써 기대된다. 한국시리즈에서 팬들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느꼈고 내년에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삼성은 2020시즌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에이스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4)과 재계약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뷰캐넌이 내년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 역시 구단 최장수 외국인 선수가 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오래 뛴 외국인 선수는 오른손 투수 더스틴 니퍼트(42·은퇴)로 두산에서 7년(2011∼2017년), KT(2018년)에서 1년 등 모두 8시즌을 뛰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원섭 풍산그룹 고문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새 회장에 당선됐다. KPGA는 23일 경기 성남 KPGA빌딩에서 대의원총회를 열고 제19대 회장으로 김 고문을 선출했다. 김 고문은 대의원 201명 중 183명이 투표에 참여한 선거에서 108표를 얻어 75표의 구자철 KPGA 현 회장을 제쳤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4년이다. 김 신임 회장은 2008∼2011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특보, 2015 프레지던츠컵 토너먼트 디렉터 등을 지냈다. 풍산그룹 고문과 퍼스트티코리아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