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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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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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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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컷 통과 목표였던 청년, 아시아 골프 희망으로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스타 임성재(22·CJ대한통운·사진)가 처음 출전한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남자 골프의 새 역사를 썼다. 임성재는 16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20언더파 268타)과는 5타 차. 이로써 임성재는 2004년 ‘탱크’ 최경주의 기록(단독 3위)을 넘어 아시아 선수 마스터스 역대 최고 순위에 올랐다. 준우승 상금은 101만2000달러(약 11억2000만 원). 한국 선수 최초로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치른 임성재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선두 존슨을 1타 차까지 추격했던 임성재에게는 6, 7번홀에서 연속 보기가 나온 것이 뼈아팠다. 임성재는 “두 번의 실수 이후 욕심을 버렸다. 마음을 비우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한 덕분에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따르면 임성재는 마스터스 데뷔전을 치른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타수 기준)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제이슨 데이(호주)가 2011년 준우승 당시 작성한 12언더파 276타. 또한 2014년 대회 준우승자 조던 스피스(미국·당시 20세 9개월), 1997년 대회 우승자 타이거 우즈(미국·21세 4개월)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어린 나이로 마스터스 톱5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다른 메이저 대회와 달리 늘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만 열리는 마스터스는 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첫 출전이었지만 임성재는 대회 코스를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대회에 앞서 하루 6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고, 퍼터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 홀당 평균 퍼팅 수 1위(1.42개), 4라운드 합산 버디 수 공동 1위(24개)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초 4월에서 일정이 늦춰졌다. 내년에는 예년처럼 4월에 열릴 예정이라 5개월 뒤 우승에 재도전할 수 있다. 마스터스 준우승으로 세계 랭킹을 개인 최고인 18위까지 끌어올린 임성재는 “예선 통과를 목표로 나온 첫 마스터스를 공동 2위로 마친 오늘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 마스터스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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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가전 앞두고 벤투호 ‘비상’…선수단서 코로나19 확진 발생

    오스트리아에서의 유럽 방문 평가전을 준비 중인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이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무더기 발생으로 비상이 걸렸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 규정에 따라 현지시간 12일 오후 5시 진행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부산), 조현우(울산), 황인범(루빈 카잔)과 스태프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서 한국 시간으로 15일 오전 5시 멕시코, 17일 오후 10시 카타르와 대결할 예정이다. 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명 모두 현재 특별한 증상은 없는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선수 및 스태프 전원은 FIFA 및 협회 방역 지침에 따라 각자의 숙소 방에서 격리 중이며 선수단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 지속해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처를 취하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진자 외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는 현지시간 14일 오전 8시(한국 시간 14일 오후 4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재진행할 예정이다. 협회는 “재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오스트리아 당국의 지침에 따라 멕시코 및 오스트리아 축구협회와 경기 진행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A대표팀이 해외에서의 평가전을 준비한 것은 지난해 11월 19일 브라질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평가전을 치른 이후 처음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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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왕좌왕 수비… 골키퍼만 바빴다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교민 응원단의 함성이 사라진 관중석은 적막이 감돌았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모의고사를 치르는 태극 전사들의 쩌렁쩌렁한 외침이 90분 내내 울려 퍼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이집트의 23세 이하 친선대회 1차전이 열린 13일 이집트 카이로의 알살람 스타디움. 당초 이 경기는 카이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설 점검 문제 등으로 인해 킥오프 6시간 전에 변경됐다. 도쿄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한 양국의 자존심 대결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관중 환호가 없다 보니 취재석과 70m 거리의 그라운드에서 쏟아지는 감독과 선수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크게 들렸다. 이날 한국 선수단의 외침에서는 이승우(신트트라위던) 등 6명의 해외파(교체 포함)를 투입하고도 이집트의 강한 압박에 고전한 대표팀의 답답함이 묻어났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았던 공격진은 무득점에 그쳤고 수비진은 이집트의 빠른 역습을 막는 데 애를 먹었다. 김 감독은 전반 25분 대표팀이 수비에서 우왕좌왕하자 “뭐하는 거야”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 선수 중 가장 돋보인 선수는 골키퍼 송범근(전북)이었다. 경기 내내 동료들을 향해 “사람을 보라고” “(수비 진영으로) 들어와”라고 소리 지르다가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던 그는 수차례 선방을 펼치며 실점을 막았다. 송범근의 동물적 반사신경에 놀란 이집트 취재진이 기자에게 “한국팀 골키퍼의 이름은 무엇이냐”고 묻기도 했다. 0-0 무승부로 첫 경기를 마친 대표팀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삼바 축구’ 브라질과 맞붙는다. 김 감독은 “처음으로 조합된 수비진은 훈련시간이 부족했고 유럽파들은 소속 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다 보니 체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시차 적응 등 어려움들이 있지만 선수들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정윤철 기자}

    • 202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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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범근 선방쇼’ 김학범호, 고전 끝에 이집트와 0-0 무승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13일(이하 한국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U-23 친선대회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조규성(전북)을 최전방에 내세운 4-2-3-1 전형을 내세웠다. 김대원(대구), 이승우(신트트라위던),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하지만 해외파와 국내파의 호흡을 맞출 시간이 길지 않았던 대표팀은 이집트의 강한 압박 수비에 고전하며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수비 조직력이 흔들린 대표팀은 이집트의 날카로운 역습에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골키퍼 송범근(전북)이 선방을 펼치며 실점을 막았다. 대표팀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삼바 축구’ 브라질과 2차전을 치른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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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도 하고 ‘황-황’도 돕고”

    넥워머의 윗부분 끈을 조인 뒤 머리에 쓴 손흥민(28)이 11일 오스트리아 마리아엔처스도르프에 있는 축구대표팀 훈련장에 나타났다. 골무를 뒤집어쓴 듯한 독특한 패션의 손흥민은 슈팅 내기에서 이긴 뒤 활짝 웃으며 그라운드에 벌러덩 드러눕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동료들에게 주장으로서의 각오를 전달할 때는 진지했다. “우리에게 아픔을 줬던 팀들을 다시 만난다. 나는 두 팀을 모두 꺾고 싶다.” 1년 만에 손흥민 등 유럽파를 소집해 ‘완전체’가 된 한국 대표팀(국제축구연맹 랭킹 38위)은 오스트리아에서 15일 오전 5시와 17일 오후 10시에 각각 멕시코(11위), 카타르(57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멕시코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당시 한국에 1-2 패배를 안긴 팀이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22m짜리 중거리포로 득점했지만 팀의 2연패를 막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 카타르는 지난해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을 1-0으로 꺾었다. 당시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 소속팀 토트넘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골(공동 선두)을 포함해 10골을 터뜨리고 있는 손흥민은 A매치에서 통산 26골을 넣었다. 12일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에서 내 기량을 다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시즌 5개의 도움을 기록하는 등 연계 플레이 능력도 향상된 그는 동료 공격수들의 부활을 돕겠다고 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황의조와 황희찬이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내 역할이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보르도)는 이번 시즌 득점이 없고, 황희찬(라이프치히)은 1골에 머물러 있다. 최근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데 대해 그는 “나는 축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면서 “경기가 많고 이동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피곤할 때가 있지만 힘들어하는 모습을 팀 동료나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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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의조 부탁해! 한국축구 A매치 500승

    황의조(28·보르도·사진)가 한국의 A매치 통산 500승을 이끌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오스트리아에서 15일과 17일 각각 멕시코, 카타르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11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1948년 출범한 대표팀은 지금까지 927회 A매치를 치러 499승 228무 200패(1656득점, 851실점)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2경기에서 1승만 거둬도 500승 고지를 밟게 된다. 올해 보르도(프랑스)에서 9경기에 출전해 아직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황의조는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인 최전방 공격수로 골 사냥에 나선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내 최다 득점(9골)을 기록하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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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터스 데뷔 임성재 “골프 꿈 키워준 무대”

    “오거스타내셔널GC의 잔디를 드디어 밟게 돼 영광입니다.”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스타 임성재(22·CJ대한통운·사진)는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 생애 처음으로 참가하게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0일 자신의 얼굴이 담긴 대회 출입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설레는 감정을 드러낸 그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TV로 마스터스를 보며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런 마스터스를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마지막으로 참가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4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마스터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돼 12일 개막한다. 3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달성하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던 임성재는 미국 CBS스포츠가 선정한 마스터스 연기가 아쉬운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7개월의 기다림 끝에 마스터스에 나서게 된 임성재는 최근 퍼터를 교체했다. 임성재는 “최근 퍼팅(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9.54개·218위)이 흔들려 1년 정도 사용했던 퍼터를 교체해 지난 대회(휴스턴오픈)부터 사용 중이다. 거리감을 찾기 위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 만큼 마스터스에서는 좋은 퍼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로는 김시우와 안병훈, 강성훈도 참가한다. 마스터스에 네 번째 출전하는 김시우의 최고 성적은 지난해 거둔 공동 21위다.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가 기록한 단독 3위.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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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전북, 창단 첫 ‘더블’ 새 역사 썼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프로축구 라이벌 전북과 울산의 희비는 엇갈렸다. 또 하나의 별(우승)을 추가한 전북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환호했고, 이번에도 전북의 벽에 막힌 울산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시울을 붉혔다. 전북은 8일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20년 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2-1로 이겼다. 1차전에서 1-1로 비겼던 전북은 1, 2차전 합계 3-2(1승 1무)로 통산 네 번째 FA컵 우승(상금 3억 원)을 차지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인 K리그1에서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전북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2관왕을 달성했다. 또 아시안클럽 챔피언십이 2002∼2003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로 개편된 이후 포항(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2관왕을 달성한 팀이 됐다. 전반 4분 울산 주니오에게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후반 8분 이승기(32)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26분 왼발 중거리 슛으로 결승골까지 뽑아낸 이승기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승기는 “2014년 성남과의 FA컵 4강전 승부차기에서 전북의 마지막 키커인 내가 실축해 팀이 탈락했던 아픔을 털어버린 하루였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최종전(1일)에서 23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식을 가졌던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은 ‘깜짝 출전’했다. 아시아축구연맹 A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 중인 그는 교육이 없었던 이날 팀에 합류해 후반 44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동국은 자신의 첫 FA컵 우승을 달성하며 전북에서 수집한 우승 트로피를 10개로 늘렸다. 이승기는 “떠나는 동국이 형에게 한 번 더 우승을 안기자는 마음으로 뛰었다. 경기 후 형이 ‘오늘은 승기 네가 주인공이다. 고맙다’라고 말해 주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18일부터 조별리그가 재개되는 ACL에 참가하는 전북은 3관왕에 도전한다. 2009∼2010시즌 인터밀란(이탈리아)에서 코치로 ‘명장’ 조제 모리뉴 감독(57·현 토트넘)을 보좌하며 3관왕을 달성했던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55)은 “전북에서 내가 3관왕을 달성한다면 스승인 모리뉴 감독도 뿌듯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시즌을 앞두고 ‘블루 드래건’ 이청용 등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한 울산은 정규리그에 이어 FA컵에서도 ‘현대가 라이벌’ 전북을 넘지 못해 연달아 준우승에 그쳤다. 울산과 전북은 각각 모기업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다. 울산은 전북과의 올 시즌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1무 4패를 기록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준우승의 아쉬움이 미래의 우승을 위한 발판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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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장 호황인데 이용료 또 올랐네!

    직장인 김모 씨(50)는 최근 수도권 A골프장에 내년도 연 부킹을 하려다 깜짝 놀랐다. 월 1회 골프 모임을 갖는 그는 올해 10만 원대 초반 그린피를 지불했지만 골프장 측에서 내년부터 7만 원씩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김 씨는 “이 골프장뿐만 아니라 주변 골프장들도 그린피를 대폭 올려버리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씁쓸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골프 투어가 힘들어지면서 국내 골프장들은 내장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호황을 맞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2∼6월 전국 이동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골프장 방문 건수는 지난해보다 21%가 늘었다. 골프 부킹사이트 엑스골프에 따르면 제주 지역 골프장의 10월 예약 건수는 지난해보다 19%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수요 증가를 틈타 일부 대중 골프장들이 이용료를 대폭 인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말 골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전국 227개 대중 골프장을 조사한 결과 올해 10월 주중 그린피는 평균 14만6000원으로 5월(13만4000원)에 비해 약 9% 올랐다. 10월 평균 캐디피와 카트피도 5월에 비해 각각 4.1%, 3.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골프장 가격 인하를 촉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코로나19 여파로 임대업자들은 임대료를 인하하고, 정부는 재난소득을 지급하는데 골프장은 계속 가격을 올린다”고 했다. 이 청원에는 5일 현재 1만2000여 명이 동의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재산세율 인하 등 세금 혜택을 받는 대중 골프장들이 멋대로 입장료를 인상해 골프 대중화에 역행하고 있다. 이들의 요금제 변경 등을 심의할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 이용료는 원래 성수기에 올랐다가 비수기에 다시 떨어지는 등 변동 폭이 크다. 또한 지역과 골프장 상황(팀 출발 간격, 하루 입장 가능 인원 등)에 따라 이용료도 다르게 책정되기에 모든 골프장이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대중 골프장들의 요금 인상 실태 등을 파악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골프장 측에 과도한 요금 인상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골프장이 법령이나 방역 사항을 위반한 점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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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2년연속 우승 이끈 모라이스 떠난다

    프로축구 전북 사령탑을 맡는 동안 2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달성한 조제 모라이스 감독(55·포르투갈·사진)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전망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2일 포르투갈 매체 ‘RR’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로 2년 계약이 끝나는 전북에 더 머무를 생각이 없다. 다른 팀을 이끌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중국과 포르투갈 등의 프로 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관계자에 따르면 모라이스 감독은 최근 “K리그1 우승을 두 번(2019, 2020년) 이뤄내 내 역할을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에둘러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이 관계자는 “모라이스 감독이 떠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히면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과의 축구협회(FA)컵 결승(11월)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11∼12월)까지만 전북의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인터밀란(이탈리아) 등 유럽 명문 팀에서 코치 생활을 한 모라이스 감독은 최강희 감독(현 상하이 선화 감독·K리그1 우승 6회)의 뒤를 이어 2019시즌부터 전북 지휘봉을 잡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최 전 감독이 다져놓은 전북의 전력을 유지해 리그 최강의 자리를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기 전북 사령탑으로는 최강희 감독 시절부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상식 코치(44)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일 현역 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강습회 2차 과정에 참가 중인 이동국(41)은 A급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하면 코치로 활동할 수 있다. 다만 이동국은 지도자 생활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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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회장의 남다른 스포츠 사랑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의 3선 연임 길이 열렸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대한핸드볼협회 등 3개 단체 회장의 3번째 연임 안건을 가결했다. 3연임을 하려면 대한체육회 승인 절차를 거쳐 재임 기간 공적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 2008년 10월 처음 대한핸드볼협회장(23대)이 됐고, 2016년 3월부터 25, 26대 회장을 맡은 최 회장은 3연임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의 핸드볼 사랑은 남다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협회에 운영비로 후원한 돈만 600억 원이 넘는다. 비인기 스포츠 종목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재정 지원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투혼의 은메달을 딴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영화화된 뒤 ‘반짝 관심’에 그쳤던 핸드볼은 SK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재도약하고 있다. 2011년 핸드볼계의 숙원이던 전용경기장(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이 434억 원이 투입돼 세워졌고, 같은 해 ‘SK핸드볼코리아리그’가 출범하며 국내 핸드볼의 틀이 갖춰졌다. 이후 SK는 2012년 여자부 ‘SK 슈가글라이더즈’(SK루브리컨츠)를, 2016년 남자부 ‘SK 호크스’(SK하이닉스)를 각각 창단했다. 슈가글라이더즈는 리그에서 2차례 우승한 강팀이 됐고, 호크스는 2018∼2019시즌 남녀 리그 최초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등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리그 TV 중계를 해온 핸드볼은 초중고교 및 대학 선수들의 모든 경기까지 뉴미디어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스포츠가 되고 있다. 최 회장의 스포츠 사랑은 핸드볼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 회장은 지난달 24일 제주에서 열린 제주와 수원FC의 프로축구 K리그2(2부)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다. 제주는 SK에너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구단이다. 사실상 승격 여부가 결정되는 이날 선두 제주는 2위 수원FC를 2-0으로 꺾었다. 구단 관계자는 “중요한 게임에 (최 회장이) 경기장을 찾았다. 부담을 줄까 싶어 방문 사실을 최대한 숨겨 감독, 선수도 몰랐다. 경기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염려해 라커룸 방문 없이 기쁜 마음만 전달하겠다고 하고 떠났다”고 전했다. 제주는 1일 서울 이랜드를 3-2로 꺾고 남은 일정과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해 2부 강등 1년 만에 1부 승격의 쾌거를 이뤄냈다. 최 회장은 프로농구 SK 경기장을 찾기도 한다. 2018년 챔피언결정전에서 SK가 우승한 뒤에는 상대 팀인 DB 라커룸을 방문해 김주성과 이상범 감독에게 덕담을 건넸다. 지난해 말에는 시즌 첫 연패에 빠진 농구팀을 응원하러 체육관을 방문했다. SK는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DB와 함께 공동 1위로 마쳤다. 한 스포츠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5월에도 최 회장이 각 종목 SK 소속 선수들과 직접 화상 통화를 하며 고충을 듣고 격려했다. 총수가 경기장에 오면 선수들이 긴장하기 마련인데, 우리는 반대인 것 같다. 그만큼 최 회장이 스포츠에 꾸준히 애정을 보였고 선수들도 느끼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정윤철 기자}

    •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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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동근 후계자 꿈꾸는 21세 야전사령관 서명진

    “(양)동근이 형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울 수는 없죠. 그래도 동근이 형을 닮아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리빌딩 중인 프로농구 현대모비스의 가드 서명진(21·사진)의 말이다. 2020∼2021시즌 들어 공격력과 경기 조율 능력이 한층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 서명진의 활약 속에 현대모비스는 1일 선두 전자랜드를 96-91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한때 9위까지 떨어졌던 현대모비스의 순위는 2일 현재 5위가 됐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가드였던 ‘레전드’ 양동근(39)이 은퇴한 가운데 프로 세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서명진은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인 평균 5.4도움(전체 4위)과 6.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연승을 기록한 4경기에서의 기록은 평균 10.25득점, 7.5도움에 달한다. 지난달 31일 KT전에서는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인 18점을 올렸고, 1일 전자랜드전에서는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도움 타이인 11개를 기록했다. 서명진의 우상인 양동근의 통산 기록은 평균 11.8득점, 5도움이다. 서명진은 “비시즌에 동근이 형의 경기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잘 포착해 적절하게 패스하는 형의 모습을 따라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 중인 양동근은 카카오톡 메신저로 서명진이 나온 기사를 캡처해 보내며 ‘잘하고 있다. 항상 힘내라’란 격려를 건넨다고 한다. 2018년 부산중앙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현대모비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서명진은 여전히 팀에서 막내다. 하지만 그는 팀의 야전 사령관인 포인트 가드로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고 했다. 서명진은 “유재학 감독님께서 나이가 어려도 네가 팀을 리드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슛 정확도와 수비력을 키워 팀이 상승세를 이어 나갈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DB와 방문경기를 치른다. 한편 2일 경기에서는 타일러 데이비스가 22득점 16리바운드로 활약한 KCC가 KT를 79-77로 꺾었다. KCC는 KGC와 공동 3위가 됐고, 5연패에 빠진 KT는 DB와 함께 공동 9위가 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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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국의 ‘걱정말아요 그대’[현장에서/정윤철]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의 은퇴식이 열린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이동국의 다섯 자녀가 직접 부른 가수 전인권의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가 울려 퍼졌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23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라운드를 떠나는 아빠에게 전하는 아이들의 메시지에 이동국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은퇴 경기에서 여덟 번째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동국은 K리그 역대 최다골(228골)과 최다 공격포인트(305개) 등 여러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화려했던 그의 축구 인생 이면에는 실패에 대한 좌절과 재기에 대한 걱정 속에 밤잠을 설친 날들도 많았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게으른 천재’라는 평가와 함께 엔트리에서 탈락해 대회 기간 내내 술에 의지하다가 다음 해 군에 입대하기도 했다. 최고 기량을 뽐냈던 2006년에는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 진출했지만 EPL 무득점에 그치고 국내로 돌아오는 수모를 겪었다. 그럴 때마다 이동국은 힘든 형편에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뒷바라지한 아버지 이길남 씨(70)의 격려로 다시 일어섰다. “아들이 은퇴하니 이제야 나도 은퇴한다”는 아버지 이 씨는 이날 아들의 슈팅이 빗나갈 때마다 관중석에서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이동국은 “축구선수 아버지로서는 은퇴하시지만 새로운 삶의 동반자로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겹쌍둥이를 비롯한 다섯 남매는 이동국이 철저한 자기 관리로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한 동력이었다. 이동국은 “아이들에게 아빠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박수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자녀들과 끌어안고 행복한 웃음을 지은 아빠에게는 1만여 명 팬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동국에게 최강희 전 전북 감독(현 상하이 선화 감독)은 잊지 못할 은인이다. 2009년 당시 최악의 슬럼프에 빠진 이동국을 영입한 최 감독은 “네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계속 경기를 뛰게 하겠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사령탑의 강한 믿음 속에 득점력이 살아난 이동국은 최 감독과 함께 ‘전북 왕조’(K리그 우승 6회)를 만들어 냈다. 이동국은 “최 감독님 덕분에 쓸쓸한 은퇴를 피할 수 있었다. 내 안에 있던 잠재력을 끄집어 낸 분”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의 해피엔딩은 혼자 힘으로는 어려웠다. 흔들리고 쓰러질 때마다 손을 잡아준 고마운 존재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유니폼을 벗은 그 앞에는 지도자, 방송인 등 여러 선택지가 놓여 있다. 어떤 길을 가든 누군가의 걱정을 덜어주고 희망을 보태는 존재가 된다면 인생의 후반전이 더욱 빛날 것 같다.  정윤철 스포츠부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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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안풀려도 자신감… 전북의 힘 ‘우승 DNA’

    “실축도 축구의 일부야. 우리에겐 1위가 될 능력이 있어!” 전북과 울산의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26라운드)이 열린 지난달 25일. 구스타보가 페널티킥을 실축해 선제골을 놓쳤지만 전북 선수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전북은 후반에 터진 바로우의 결승골로 승리(1-0)해 1위를 탈환한 뒤 1일 최종전에서 4연패를 완성했다. 전북의 자신감은 ‘우승 DNA’로 불린다. 2018년부터 전북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홍정호는 “우승 경험이 많은 우리 팀은 강팀에 강하고, 이겨야 하는 경기는 반드시 이긴다”고 말했다. 26라운드 베스트11을 비교했을 때 전북은 K리그 우승을 맛본 선수가 8명에 달한 반면에 울산의 우승 경험자는 3명이었다. 전북은 올 시즌 울산과 만난 세 경기에서 평균 14개의 슈팅(울산 약 9개)을 퍼부으며 모두 이겼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누구도 우승이 힘들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이 진정한 1위의 정신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선수 연봉 총액 1위(약 158억 원)였던 전북은 올 시즌 개막 전 이청용 등 전현직 국가대표를 대거 영입한 울산(연봉 총액 2위·약 120억 원)과의 ‘큰손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격진 보강에 화끈하게 투자한 효과를 봤다. 전북은 구스타보와 바로우의 영입에 이적료 40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타보(5골)는 국내 공격진이 부진했을 때 해결사 역할을 했고, 바로우는 울산전에서만 2골을 넣었다. 국내 한 에이전트는 “타이밍에 맞춘 공격적인 투자가 빛났다. 우승을 위해 사활을 건 전북의 승부수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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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엔딩’ 라이언 킹, 8번째 트로피 들고 떠나다

    전반 20분이 되자 녹색 유니폼을 입은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팬들은 2분간 기립 박수를 쳤다. 등번호 ‘20’을 달고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있는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을 위해 팬 1만251명이 보내는 선물이었다. 시즌 처음으로 전후반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현역 최고령 이동국은 수시로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녹초가 된 상황에서도 장기인 발리 슈팅을 선보이는 등 열정을 불태운 이동국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자신의 바람처럼 은퇴 경기를 ‘해피 엔딩’으로 장식했다. 1일 대구와의 올 시즌 최종전(27라운드)을 앞둔 전북의 안방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이동국의 애창곡 ‘어느 날’(김민종)이 울려 퍼졌다. ‘내일을 모르는 건 마찬가진데. 왜 나만 그 발걸음을 두려워하나’라는 가사가 2002 한일 월드컵 엔트리 탈락 등 여러 위기를 극복한 자신의 축구 인생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해 온 이동국은 “경기 전부터 내 휴대전화 벨소리와 같은 노래를 들어 ‘찡’한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마지막 845번째(프로와 각급 대표팀 경기 포함 출전 횟수) 이야기’라는 모토로 경기에 나선 전북은 이동국이 프로에 데뷔한 1998년에 태어난 조규성(22)의 멀티 골을 앞세워 대구를 2-0으로 꺾었다. 26라운드 울산전 승리로 1위를 탈환한 전북은 승점 60을 기록해 2위 울산(승점 57)을 따돌리고 K리그 최초 4연패를 달성했다. 또 이동국이 입단한 2009년부터 8차례 정상에 오르며 성남(7회)을 제치고 K리그 최다 우승 팀이 됐다. K리그 역대 최다골(228골),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보유자 이동국은 4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경기장을 찾은 아버지와 겹쌍둥이를 비롯한 5자녀 등은 슈팅이 빗나갈 때마다 아쉬워했다. 23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한 이동국은 은퇴식에서 “팬들이 가져온 내 유니폼을 보며 울컥했다. 나만이 전북에서 이 번호를 쓸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북은 역대 구단 선수 중 처음으로 이동국의 등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날 처음으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전북의 경기를 본 구단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동국에게 2021년형 신형 럭셔리 미니밴을 선물했다. 경기 후 시상식과 이동국 은퇴식까지 자리를 지킨 정 회장은 2014년에도 전북에서 통산 100골을 넣고, 5번째 자녀를 얻은 이동국을 위해 11인승 승합차를 선물한 적이 있다. 지도자 등 여러 진로를 고민 중인 이동국은 “경기 종료 후 다리 근육에 경련이 일어났지만 오늘까지는 정신이 몸을 지배해 아픔을 참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근육 경련이 일어나지 않는 일을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인 이날 전북 팬들은 ‘선수 이동국은 안녕, 또 다른 이동국과 함께할 전북의 더 많은 날들’이라는 현수막을 내걸며 이동국이 지도자로 돌아오길 바라는 심경을 전했다. 후배들의 성장을 확인한 것도 떠나는 그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이동국에게 조카뻘인 조규성은 전날까지 시즌 2골로 부진했지만 우상이 은퇴하는 날 득점력이 폭발했다. 한편 15년 만의 리그 우승에 도전했던 울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줬다. 울산은 9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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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언 킹’… ‘김별명’… 떠나도 가슴에 맺힌 응어리

    《프로축구의 이동국과 프로야구의 김태균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각각 23년, 20년을 프로 선수로 살아오며 각종 기록을 보유한 것은 물론이고 ‘연봉킹’ 자리에도 올랐지만 풀지 못한 한도 있다.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별들이 마지막까지 아쉬워했던 것은 무엇일까.》“나도 내 나이를 들으면 깜짝 놀란다.” 올 시즌을 끝으로 23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하는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 1998년 혜성처럼 프로축구 K리그에 데뷔한 후 실패와 재기를 반복해 온 그는 나이를 잊고 살았다고 했다. “멀리 내다보고 살지는 않았다. 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눈앞의 경기에만 집중한 것이 ‘롱런’의 비결”이라고 했다. K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228골)과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등 화려한 업적의 이면에는 ‘비운의 스타’라는 낙인을 지우려 발버둥친 날들이 있었다. 특히 ‘꿈의 무대’라는 월드컵과는 지독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 최연소 출전 기록(19세 52일)을 작성하며 스타로 떠올랐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게으르다’는 평가와 함께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몸 상태가 최고였지만 부상으로 낙마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2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골잡이로 이름을 날린 그였지만 월드컵 본선에선 무득점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2007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 입단했으나 정규리그 무득점에 그친 뒤 국내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런 아픔들은 ‘게으른 천재’를 ‘불멸의 오뚝이’로 변화시켰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함께 연습 때도 실전처럼 몸을 던지며 기회(경기 출전 등)의 소중함을 아는 선수가 된 것이다. 월드컵에선 불운이 겹쳤지만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늘 간직한 이동국은 국내 선수 중 역대 최장 기간 국가대표팀 발탁 기록(20년·A매치 105경기 33골)을 남겼다. 그는 “힘들 때는 나보다 더 큰 좌절을 겪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들보다는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이겨냈다”고 말했다. 2009년 전북에 입단한 후 7번의 K리그 우승을 달성한 이동국은 다음 달 1일 대구와의 올 시즌 최종전으로 작별을 고한다. 이 경기에서 선두 전북은 비기기만 해도 사상 첫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한다. 이동국과 함께 울고 웃었던 팬들도 이별 준비를 마쳤다. 축구 팬 김영진 씨(34)는 “이동국 하면 장기인 발리슛으로 많은 골을 넣은 화려한 플레이로 유명하지만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일어선 모습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에서도 한 명의 스타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한화의 상징 김태균(38)이다. 천안 북일고 출신으로 2001년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은 국내 무대 18시즌 동안(2010, 2011시즌은 일본 롯데 소속) 한화 유니폼만 입었다. 현역 시절 다양한 별명으로 ‘김별명’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던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별명으로 ‘한화의 자존심’을 꼽는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금메달) 등 대표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김태균은 KBO리그에도 많은 발자국을 남겼다. 역대 최다 안타 3위(2209안타), 최다 누타 4위(3577루타)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2209안타는 오른손 타자로는 리그 최다 기록.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장타력이 있는 타자는 선구안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김태균은 모두 갖췄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선수로서 한 번도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되지 못한 건 영원히 풀지 못할 한으로 남았다. 김태균은 “팀의 중심 타자이자 주축 선수로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지 못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며 자신의 야구 인생에 30, 40점을 매기기도 했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그의 모습은 귀감이 되고 있다. 타격이 잘되지 않았을 때는 너무 잠이 안 와 방망이를 안고 잠을 청했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절박함을 지녔다. 그는 은퇴를 결심하고도 구단이 공식 발표할 때까지 2군에서 평소처럼 훈련을 했다. 열심히 준비하는 후배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앞으로 단장 보좌 역할을 맡는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우승을 묵묵히 돕겠다는 각오다. 한화 팬 이정훈 씨(41)는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에도 4번 타자로 꿋꿋이 팀을 이끌었던 김태균은 팬들의 마음속에는 90점이 넘는 한화 레전드”라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 20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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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 경도 고르고 벙커샷도 연출… ‘2021년형 투비전 플러스’ 선보여

    스크린골프 기업 골프존이 한층 발전된 기술력으로 완성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2021년형 투비전 플러스’를 출시했다. 골프존에 따르면 이번 달 새롭게 출시된 2021년형 투비전 플러스는 골프존이 기존에 선보인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에 다양한 그린 환경 옵션을 추가해 필드와 유사한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플레이어가 라운드를 설정할 때 보통 외에 ‘단단함’의 그린 경도 선택이 추가로 가능해졌다. 특히 그린 경도를 ‘단단함’으로 선택했을 때는 골프공의 바운스와 런이 증가하는 등 상황에 따른 변화가 발생한다. 그린 빠르기의 경우 기존 옵션에 ‘빠름’ 단계를 추가해 국내 골프장에서 골퍼들이 체감하는 그린 스피드를 스크린골프에서도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2021년형 투비전 플러스는 볼 궤도의 꺾임과 속도, 그린의 높낮이를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는 투비전 퍼팅 격자 옵션도 신설해 실제 필드에서 플레이를 하는 듯한 현실감을 높였다. 벙커샷 상황도 강도에 따른 3가지의 모래 연출과 다섯 가지의 그린 벙커 전용 카메라 연출 등을 추가해 시각적으로 더욱 리얼해진 샷을 만들어냈다. 지인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스크린골프 대결을 벌일 수 있는 ‘무제한 네트워크 플레이’도 눈길을 끈다. 네트워크 플레이는 골프존 매장에서 로그인을 한 뒤 같은 매장 혹은 다른 매장에서 플레이 중인 유저와 동반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최대 동시 접속 인원이 6명이었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인원과 장소에 제한 없이 무제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로 신규 도입된 ‘파3 챌린지’는 18홀을 모두 파3로 구성한 파3 전용 전장에서 다양한 쇼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모드다. 골프존카운티의 시그니처 홀들로 구성된 ‘골프존카운티 파3 CC’와 골프존 가상 CC의 인기 코스로 구성된 ‘GCC 파3 CC’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골프존은 올해 말까지 투비전 플러스 전용 ‘파3 챌린지’ 신규 모드 오픈을 기념해 총 3억 원 규모의 홀인원 경품이 걸린 ‘파3 챌린지 이벤트’도 진행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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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랜드 김낙현 16점… 무득점 KT 허훈에 완승

    1995년생 동갑내기 가드 대결에서 김낙현(전자랜드)이 허훈(KT)에게 완승을 거둔 전자랜드가 프로농구 선두를 질주했다. 전자랜드는 2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84-62로 대승을 거뒀다. 2연승을 달린 선두 전자랜드(6승 1패)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2위 SK(5승 2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앞선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연장전 끝에 패해 체력 저하 문제에 시달린 KT(3승 5패)는 3연패에 빠지며 8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시즌 전자랜드 에이스로 떠오른 김낙현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렸다. 또한 7개의 도움까지 기록했다. 지난 시즌 기량발전상 수상자인 김낙현은 평균 득점(13.3점)과 도움(5.4개) 모두 2017∼2018시즌 프로 데뷔 이후 최고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낙현은 “아직 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괜찮다. 상대 에이스인 허훈에 대한 수비가 잘됐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인 허훈은 강한 압박 수비에 막혀 무득점에 그쳤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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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 믿고 쏴!

    “지금 우리는 잃을 게 없는 꼴찌야. 그냥 부담 없이 뛰어 보자.” 18일 신한은행과의 2020∼2021시즌 여자프로농구 경기를 앞두고 KB스타즈 박지수(22·196cm)는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기 때문에 최장신 센터 박지수를 보유한 KB스타즈가 ‘절대 1강’으로 꼽혔다. 하지만 주위의 예상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KB스타즈는 개막 후 2연패(당시 최하위·6위)를 당했다. 이 때문에 박지수는 신한은행(당시 1위)과의 대결을 앞두고 “어차피 1위와 꼴찌의 싸움” 등 자조 섞인 농담을 던져 동료들이 중압감을 떨쳐낼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슈터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주저하지 말고 외곽에서 기회가 나면 슛을 쏴. 그래야 나도 리바운드를 잡지!” 이날 KB스타즈는 27점을 폭발시킨 박지수의 활약과 11개의 3점슛(성공률 약 41%)을 앞세워 86-61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를 시작으로 3연승을 달린 KB스타즈는 27일 현재 공동 1위(3승 2패)로 올라섰다. 실력과 리더십이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는 박지수의 활약에 KB스타즈는 우승 후보다운 강호의 면모를 되찾았다.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지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뛸 당시 외국 선수들이 한 경기 결과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팀 분위기를 밝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프로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 박지수는 득점(평균 27.80점)과 리바운드(평균 15.80개), 블록슛(평균 3.40개)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 출전 시간도 35분29초로 데뷔 이후 가장 오래 코트를 누비고 있다.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가 없다 보니 골밑에서 자신감 있게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또 비시즌에 WNBA에 참가하지 않고 국내에서 허리 재활을 완벽히 해 몸 상태도 좋다”고 말했다. 골밑에서 치열한 몸싸움으로 멍투성이가 되는 그를 팀 동료들은 ‘바둑이’라고 부른다. 상대 수비를 분산시킬 외국인 선수가 없기에 박지수는 전보다 더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도중 팔꿈치에 상처가 나 피를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약간 둔한 편이어서 경기 중에는 (상대와) 부딪친 줄도 모른다. 에이스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개인 성적과 팀 승리를 모두 챙기고 싶다”고 말했다. 정신적으로 단단해진 박지수지만 이따금씩 누군가가 그리울 때도 있다. 그는 “승부처에서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슛이 안 터질 때가 있다. 그럴 때 항상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튼(미국·184cm)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KB스타즈에서 두 시즌을 뛴 쏜튼(지난 시즌 평균 19득점)은 요즘도 KB스타즈 선수들에게 영상편지로 근황을 전하고 있다고 한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에 잃어버린 왕좌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로 중도에 마친 지난 시즌에 KB스타즈는 우리은행에 정규리그 우승을 내줬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에 우승을 놓친 충격이 너무 컸다. 부상 없이 전 경기를 완주해 2018∼2019시즌처럼 팀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고 싶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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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멸의 ‘라이언 킹’… 박수 받을때 떠난다

    프로축구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41·전북·사진)이 프로 선수로 23년간 활약했던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동국은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한 올 시즌을 끝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은퇴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내린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1998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그해 프랑스 월드컵에서 자신감 넘치는 슈팅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선수 월드컵 최연소 출전 기록(19세 2개월)을 세워 곧바로 스타덤에 올랐다. 공을 향해 달릴 때 휘날리는 긴 머리카락이 사자 갈기 같아 ‘라이언 킹’으로 불리며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닌 그는 어느덧 K리그1 최고령 선수로 고별전을 치르게 됐다. 전북은 이날 “이동국이 28일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뒤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11월 1일·전주)인 대구전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고 전했다. 현재 선두 전북은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K리그 최초로 4연패를 달성한다. 이동국은 “다가오는 안방경기가 등번호 20번을 달고 팬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끝까지 축구 선수 이동국이라는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역대 최다인 네 차례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K리그를 호령한 이동국은 역대 최다골(228골)과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기록을 갖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2006∼2007, 2007∼2008시즌 미들즈브러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친 뒤 국내로 돌아온 이동국은 극심한 슬럼프를 겪다가 2009년 전북 입단 후 최강희 감독(현 상하이 선화 감독)의 도움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이동국은 전북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1회)과 7번의 K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팀에서는 두 차례 큰 아픔을 겪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해 탈락한 뒤 다음 해 군 입대(국군체육부대)하기도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십자인대가 끊어져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그럼에도 태극마크를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은 이동국은 A매치 105경기(역대 공동 10위)에 출전해 33골(역대 공동 4위)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40대에 접어든 지난해에도 팀 내 공동 3위에 해당하는 9골을 넣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겹쌍둥이를 비롯해 5자녀를 둔 그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투잡형 스포테이너(스포츠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무릎 부상으로 두 달가량 결장했고, 여기에 팀 내 입지가 줄어들어 10경기 출전(4골)에 그친 것도 은퇴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지도자로 새 인생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 관계자는 “이동국이 지난주에 ‘박수 받을 때 떠나는 것이 좋겠다’며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 이동국은 우선 11월에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 A급 지도자 강습회 2차 과정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전북은 구단 레전드인 이동국이 향후 지도자 수업을 받을 경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이동국 K리그 통산 기록 (26일 현재)▽ 득점: 1위(228골), 2위 데얀(198골) ▽ 공격 포인트: 1위(305개), 2위 데얀(246개) ▽ K리그1 MVP 수상 횟수: 1위(4회), 2위 신태용(2회) ▽ 도움: 2위(77도움), 1위 염기훈(110도움) ▽ 출전 경기: 2위(547경기), 1위 김병지(706경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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