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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 삼향읍에 자리한 롯데아울렛 남악점이 ‘러브하우스 청소 지원 봉사’로 온정을 전하고 있다. 롯데아울렛 남악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취약계층 가구 대청소 활동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진 것이다. 롯데아울렛 남악점 샤롯데 봉사단은 20일 전남 목포시 용해동의 홀몸노인 가구를 찾아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고 먼지를 제거하는 등 대청소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 가구는 노인이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데다 거동도 불편해 쓰레기가 방치되는 등 위생상의 문제로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롯데아울렛 남악점은 대청소 활동과 함께 어르신 위생 관리를 위해 집 내외부를 소독하고 무선 청소기도 기부했다. 올해로 3년째 이어져 오는 취약계층 가구 대청소 활동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회씩 진행되고 있다. 김대홍 롯데아울렛 남악점장은 “앞으로도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지역에 따스한 온기를 전하겠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정부는 20일 발표에서 내년도에 늘어나는 의대 정원 2000명을 서울을 제외한 전국 의대 32곳에 배분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신설 의대에 미리 정원을 배분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의견을 정리해 건의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여지를 남겼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대국민 담화에서 “의대가 없는 전남의 경우 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되면 정부가 신속히 검토해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배분에선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신설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전남은 세종과 함께 의대가 없는 두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도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전남도 국립 의대는 어느 대학에 (신설)할 것인지 전남도에서 의견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한 총리의 발언에 대해 “도민들이 30여 년 동안 간절히 원했던 의대 설립의 길이 열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남도는 18일 통합의대 설립안을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제출했는데,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학 간 통합을 전제로 목포와 순천에 의과대학 캠퍼스를 각각 두는 방안이다. 하지만 순천시와 순천시의회가 통합의대에 반대하고 단독의대 유치를 주장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의대가 한 곳뿐인 경남 역시 창원시에 의대 신설을 희망하고 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창원 지역에 모집 단위를 둔 의대 신설을 목표로 정부의 의료 개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 의대 신설을 추진 중인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지역의 의료 환경 개선과 부족한 의료 자원 확보를 위해 국립의대 설립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의대를 신설하려면 총정원을 늘리거나, 기존 대학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 어느 쪽이든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신설 시 정원 재조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신설 검토 과정에서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에 의과학자 양성 과정을 신설하려 했던 서울대의 구상도 물거품이 됐다. 서울대는 교육부의 의대 증원 수요조사 당시 ‘의예과 증원 15명과 의과학과 신설 정원 50명’을 제출했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정원 배정에 대해 “의과학자는 별도 트랙으로 만드는 것보다 기존 학과 내에서 임상과 연결된 의과학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제도 개선과 재정 지원, 인력 확충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홍성=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전남 함평군의 대표 조형물 ‘황금박쥐상(사진)’이 새 둥지로 옮겨진다. 매년 축제 시즌에만 한시적으로 공개했던 황금박쥐상을 이전한 공간에서 매일 볼 수 있게 됐다. 함평군은 황금박쥐상이 기존 화양근린공원에서 500m 떨어진 엑스포공원 내 함평문화유물전시관(함평추억공작소)으로 이전해 제26회 나비대축제 개장에 맞춰 다음 달 26일 일반에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황금박쥐상이 옮겨지는 함평문화유물전시관은 지상 2층 규모로, 엑스포공원 내 금호아시아나관 옆에 있다. 황금박쥐상은 동굴을 형상화한 전시관 1층 입구에 97㎡(약 29평) 규모의 공간에 배치한다. 박쥐의 분류와 생김새, 박쥐 초음파에 대해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동양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박쥐의 상징적 의미를 소개한다. 또 하나의 조형물인 ‘오복포란(五福抱卵)’ 전시대는 손을 집어넣을 수 있는 구멍을 뚫어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452호이자 멸종위기 동물 1급인 황금박쥐는 1942년 이후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999년 함평군 고산봉 일대에서 최초로 발견된 후 162마리가 집단 동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에 서식하는 전체 황금박쥐의 40%에 해당하는 수치로 학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함평군은 황금박쥐를 보호하고 생태환경 보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05년 순금 162kg과 은 281kg을 매입해 2008년 높이 2.18m, 폭 1.5m의 황금박쥐 조형물을 제작했다. 2008년 화양근린공원 내 황금박쥐생태전시관을 건립하면서 황금박쥐상을 전시했는데 2019년 황금박쥐상 절도 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보안 강화를 목적으로 매년 봄·가을 축제 시즌에만 공개해 왔다. 16년 전 황금박쥐상 제작 당시 사용된 금은 27억 원이었지만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150억 원에 이른다. 재테크를 목적으로 만든 조형물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금값이 치솟다 보니 5배가 넘은 시세 차익으로 ‘금테크’에 성공한 셈이다. 오복포란도 2010년 황금박쥐상을 만들고 남은 금 19.31kg, 은 8.94kg으로 제작했다. 당시 제작비로 6600만 원이 들었는데 현재 시가는 20억 원에 달한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이들이 AI를 더 잘 사용하고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김춘식 동신대 에너지경영학과 교수(59·사진)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를 역임한 뒤 2017년 인문학자로서 국내 최초로 이공계인 동신대 에너지융합대학(현 에너지공학대학)에 초빙돼 창의융합교육을 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의 공과대에서는 인문학 전공자가 융·복합 연구와 교육을 하는 것이 일상적이지만 한국에서는 낯설다. 그는 한양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독일 함부르크대에서 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교수가 최근 이공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시어도어 폰 카르만’ 해외 석학 펠로십에 선정됐다. 카르만 펠로십은 독일 아헨공과대가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인 시어도어 폰 카르만 교수(1881∼1963)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5년 제정한 상이다. 주로 과학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을 매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헝가리 태생의 카르만은 유체역학과 항공공학 분야의 선구자로, 카르만 소용돌이 효과의 발견으로 인류 과학기술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올해 해외 수상자로 선정된 김 교수는 ‘AI 시대의 인간과 미래 교육’을 주제로 한 다수의 국내외 연구 업적과 한독 과학기술 및 고등교육, 직업교육 교류 등에 관한 업적을 높이 평가받았다. 그는 AI 시대의 사회 변화와 교육 대전환, 인문학 기반의 창의융합 교육 등 연구를 수행하며 인문학자로서는 최초로 해외 카르만 펠로십 수상자로 기록됐다. 국내에서는 2015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강태진 교수에 이어 두 번째다. 김 교수는 “AI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없는 분야의 진입장벽을 낮춰 줄 것”이라며 “따라서 인간의 삶 관점에서 판단하고 인간 사회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는 힘이 필요한데 그 힘의 원천은 비판적인 사고력과 인문학적 소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 특별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 교수는 7월 독일을 방문해 아헨공과대와 함부르크대에서 공학, 인문학 분야 학자들과 융합 연구를 하고 특강도 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를 필두로 한 AI 시대의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교육과 더불어 미래 기술사회에서도 인간이 소외되지 않도록 인문 기반의 교육에 대한 다학제적, 범세계적 공동 연구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최근 광주에 운동도 하고 건강도 챙기며 자연과 하나 되는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광주 자치구마다 맨발로 걷기 좋은 흙길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쇄도하면서 공원과 산책로, 등산로에 맨발길이 잇달아 만들어지고 있다. 광주 북구는 최근 한새봉 맨발길을 조성해 주민에게 개방했다. 혈액 순환 등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맨발 걷기에 대한 수요가 늘자 북구는 지난해 일곡동 산 116 일대 한새봉에 맨발 산책로 조성 사업에 착수했다. 300m 구간의 흙길 산책로를 만들고 쉼터와 세족장, 흙먼지 털이기 등 맨발 걷기를 위한 편의시설도 마련했다. 북구는 올해 문흥동 문화근린공원 등 3곳에 맨발 산책로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맨발길이 없던 광주 동구에는 황토길 맨발 산책로 6곳이 만들어진다. 동구는 도심 내 접근성을 고려해 푸른길공원과 두암제2근린공원, 산수1소공원, 내남2소공원을 대상지로 선정했다. 동구를 관통하는 옛 경전선 도심 구간 폐선부지를 활용해 만든 푸른길공원에는 시작점과 중간인 청단풍 구간, 끝지점 조선대 공대 건너편 등 3구간에 맨발길이 조성된다. 시작점과 끝 구간은 편도 90∼100m다. 중간지점은 30m로 비교적 짧지만 폭을 다른 곳의 2배인 3m로 조성한다. 푸른길공원과 인접한 산수1소공원에는 80m 규모로 들어서는데 15m는 황토 지압볼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내남2소공원과 두암제2근린공원의 맨발길 구간은 각각 110m, 40m다. 현재 설계 단계로 이달 말 산수·내남소공원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공사 소요 기간은 두 달 정도 예상된다. 푸른길공원 등은 5, 6월경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자치구들이 경쟁적으로 맨발길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동구는 공원 부지 등이 많지 않아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접근성이 편리한 곳을 중심으로 장소를 선정했는데 이르면 5월부터 맨발길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는 맨발 산책길 조성에 가장 열성적이다. 상무시민공원을 시작으로 풍암동 금당산, 상무2동 쌍학어린이공원, 금호어린이공원, 동천동 등 총 15곳의 6710m 구간에 맨발길을 만들었다. 올해 근린·어린이공원, 광장, 학교 운동장 등을 활용해 18개 동에 각각 1곳 이상씩의 맨발걷기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서구는 걷기 지도자 양성, 걷기 동아리 운영, 걷기 챌린지 이벤트 등을 통해 걷기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제1회 맨발로 서구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광산구는 시민이 내 집과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게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내 집 앞 맨발길’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세족장, 노선 안내판, 휴게 의자 등을 갖춘 맨발길 16곳이 만들어졌다. 광산구는 공원, 녹지 공간을 중심으로 대상지를 발굴해 광주에서 가장 많은 32곳(16km)의 맨발길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김영미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광산구지회장은 “주민이 일상에서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보행 환경 조성에 나서준 덕분에 곳곳에서 맨발 걷기를 실천하고 참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도 도심 근린공원에 맨발 산책로를 새롭게 조성한다. 현재 분적산 편백숲 1곳과 제석산 등산로 2곳에 맨발 산책로를 조성한 남구는 올해 5곳에 맨발길을 새로 만든다. 유안근린공원에 길이 110m, 폭 1.2m 규모의 맨발 산책로를 조성하고 주변에 느티나무를 심고 선베드를 설치할 계획이다. 효천근린공원과 푸른길근린공원에는 각각 300m와 100m 길이의 맨발 산책로를 만들고, 월산근린공원에도 숲속을 거닐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300m가량의 맨발 산책로를 조성한다. 천변길근린공원에는 길이 220m에 폭 1.5m의 맨발 산책로와 함께 세족 시설과 덱 계단, 등의자 등을 설치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도가 ‘2024 전남 캠핑관광 박람회’ 개최지를 공모한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10월 열리는 ‘2024 전남 캠핑관광 박람회’ 개최지를 이달 28일까지 시군을 대상으로 공모한다. 전남 캠핑관광 박람회는 직접 캠핑을 즐기면서 최신 트렌드의 캠핑용품 전시·판매와 다양한 체험·볼거리를 즐기는 산업·관광형 축제다. 체험을 중시하는 관광 트렌드와 급증하는 캠핑 수요에 발맞춰 2022년부터 열고 있다. 지난해 해남군 화원오시아노 오토캠핌장에서 열린 제2회 전남 캠핑관광 박람회엔 110개 업체와 캠핑객 700개 팀 등 총 3만7000여 명이 참여했다. 전남도는 행사 계획, 지리적 여건, 추진 의지 등을 서면 평가한 뒤 4월 현장평가를 거쳐 개최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전남 캠핑관광 박람회는 ‘2024 세계관광문화대전’ 프로그램 중 하나인 ‘글로벌 인플루언서 페스티벌’과 연계해 열린다. 글로벌 인플루언서 페스티벌은 전남 관광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마련하는 행사다. 국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가 모여 전남 관광 영상 콘테스트, 토크 콘서트, K팝 콘서트 등을 연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유일의 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가 지방 소멸 극복을 위해 30억 원 규모의 ‘전남지방소멸대응펀드’를 조성한다. 전남개발공사는 최근 IBK기업은행과 전남지방소멸대응펀드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협약에 따라 기업은행은 전남개발공사의 예탁금 30억 원을 재원으로 청년층과 전남 이전 기업이 지역에 정착하는 데 드는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해준다. 지원 대상은 전남 이전 중소기업(법인 등기부등본상 전남 이전 등기일로부터 5년 이내), 전남 거주 청년(19∼45세 이하) 자영업자, 전남 거주 신혼부부(혼인신고일로부터 7년 이내) 자영업자다. 대출 한도는 중소기업 1억 원, 청년 3000만 원, 신혼부부 5000만 원이며 대출 기간은 1년이다. 예탁금에서 발생한 이자 1%인 3000만 원은 다자녀 가정의 주거 및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한 주거환경 개보수와 필요 물품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쓰인다. 전남개발공사는 2019년부터 20억 원(전남행복동행펀드), 2022년 30억 원(전남든든ESG펀드) 등 5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전남에 있는 150개 중소기업은 대출금리 평균 3.6% 감면 혜택을 받아 고금리 시대에 지역 동반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장충모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전남 이전 기업과 전남 거주 청년, 신혼부부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지방소멸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강진군과 해남군, 영암군은 중남부권 간선도로인 국도 13호선으로 연결된 이웃사촌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활문화권이 같아 예부터 교류가 잦았고 공동체 의식 또한 강했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해발 809m)과 흑석산(650m), 덕룡산(432.8m), 주작산(429.5m)이 경계를 이루고 있지만 유대감은 지역 구분을 뛰어넘을 정도로 끈끈하다. 강진·해남·영암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른바 ‘강해영 프로젝트’를 통해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강해영’은 3개 군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관광 브랜드다. 3개 군은 12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강해영 프로젝트 업무협약 및 동행 선포식을 개최했다. 강진원 강진군수, 명현관 해남군수, 우승희 영암군수가 나란히 참석해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국내에서 인접한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관광 마케팅을 벌인 사례는 있지만, 성공한 예는 드물다. 3개 군은 소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지역 발전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관광과 관련해 3개 군은 나름대로 강점이 있다. ‘남도문화답사 1번지’라는 명성이 빛나는 강진, 산과 바다에 음식까지 관광 자원을 고루 갖춘 해남, 아름다운 자연과 옛 전통을 잘 간직한 영암은 대표적인 남도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3개 군은 공동 브랜드를 개발해 마케팅을 하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7월 지역 관광 콘텐츠를 한데 묶어 자치단체 간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날 선포식에서 3개 군은 현재 연 400만 명 수준인 방문객 수를 2026년에는 1000만 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 내년에는 관광 콘텐츠 활성화 등에 역점을 두며 2026년에 ‘강해영 방문의 해’를 운영한다. 강해영 프로젝트는 중앙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마중물로 활용한다. 첫해인 올해 8억1000만 원을 투입해 공동 홍보·마케팅, 국내외 관광박람회 참가, 관광업계와의 협력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3개 군과 각 지역의 문화관광재단이 ‘강해영 프로젝트 사업추진협의회’를 발족시키고 전남대 문화관광대학원이 자문역을 맡는다. 관광 광역 벨트화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단일 관광권역 경쟁력을 높이고 권역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한다. 캐릭터 및 브랜드 홍보, 지역을 연계한 융복합 관광 콘텐츠 개발, 1박 2일 시티투어, 전세 열차 등 프로그램을 2026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2026년 광주∼완도 고속도로 1단계 구간 개통에 맞춰 상생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목포 임성리와 보성을 잇는 남해안 철도 전철화 사업이 내년 완공 예정이고 광주∼영암∼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간 초고속도로가 건설되는 등 세 지역을 잇는 교통망이 속속 확충되는 것도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강 군수는 “선포식을 계기로 동행 프로젝트의 시작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고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남도여행 권역으로 관광객 유치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명 군수는 “3개 군이 힘을 합쳐 관광을 통한 생활인구 유입 등 인구 소멸 대응의 모범 선례를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우 군수는 “3개 군이 단점을 보완하고 각자의 독특한 매력을 살려 연대한다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조선대 김보현&실비아 올드 미술관은 5월 24일까지 ‘김보현&실비아 올드 소장품전-영원한 비상을 꿈꾸다’전을 개최한다. 이달 4일 개막한 전시는 김보현과 실비아 올드를 추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두 작가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전시회는 2014년 ‘행복한 동행전’ 이후 두 번째다. 한국 추상표현주의 1세대 작가인 김보현(1917∼2014)은 미국의 조각가인 실비아 올드(1915∼2011)와 1969년 미 뉴욕에서 결혼했다. 실비아 올드는 뉴욕타임스에 ‘미국 100인의 작가’로 선정될 정도로 저명한 화가다. 판화의 한 기법인 실크스크린을 최초로 작품화한 작가이기도 하다. 부부는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주며 영혼의 동반자로 40여 년을 함께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보현의 회화 작품 11점과 실비아 올드의 조각 작품 10점 등 총 21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보현과 실비아 올드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과 새의 형상을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김보현의 작품 가운데 마티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푸른 꿈’은 새-여인-액자가 있는 공간을 전후의 위치와 관계없이 배치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비아 올드의 작품 ‘비상(In flight)’은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 이 작품은 철사와 줄을 엮어 수백 개의 망으로 연결하고 기르던 앵무새 깃털을 꽂았다. 공중에 떠있는 듯하지만 망과 망 사이의 공간에 존재하는 힘을 나타내고 있다. 설치할 때마다 형태가 달라지는 우연의 효과가 있으며 완전히 떠다니는 구름을 보는 것 같다. 1946년 조선대 미술대를 세운 김 화백은 조선대 미대 교수를 지낸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김 화백은 일생을 바쳐 작업한 300여 점의 작품을 조선대에 기증했다. 김보현&실비아 올드 미술관은 2011년 조선대 본관 1층에 개관한 이후 현재까지 31회 기획전과 소장품전을 개최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한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산업수요 맞춤형 특수목적고인 광주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가 경기 침체에 따른 심각한 청년 취업난 속에서 2023학년도 졸업생 취업률 80%를 달성했다. 11일 광주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에 따르면 올해 졸업생 69명 가운데 55명이 졸업과 동시에 △한전KPS(5명) △한국중부발전(3명) △한국석유공사(2명) 등 13개 공기업과 △포스코(3명) △삼성전자DS(17명) △삼성SDI(2명) 등 국가기간산업 및 첨단 4차 산업혁명 분야의 대기업, 국내 유수 중견·강소기업 등에 취업했다. 지난해에는 졸업생 80명 가운데 58명이 취업해 72.5%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는 2010년 마이스터고 전환 이후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진로 설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체계적인 실무중심 교육과정과 산업기사 자격취득 과정, 맞춤식 취업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창의적 교육활동으로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때보다 심층적이고 다채로운 내용을 담을 수 있다. 비교과 시간과 자습 시간을 이용한 토의·토론 수업과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직업 기초 능력 및 직무수행 능력 평가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 역량 있는 내·외부 강사를 초빙해 컨설팅 및 실전 면접 피드백을 제공하며 학생들의 실전 면접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 4월 광주자동화설비공고에서 광주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로 교명을 바꿨다. 강민수 광주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 교장은 “모든 졸업생이 원하는 일자리에 100% 취업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민속문화를 보존하고 선보이기 위해 시작한 토요상설공연이 어느덧 1000회를 맞네요.” 전남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을 이끄는 김경호 예술감독(55)은 요즘 토요민속여행 1000회 공연을 준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음향과 조명 등 무대 장비는 물론 팸플릿 등 공연 안내문을 꼼꼼히 챙기며 관객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단원들도 특별 공연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 김 예술감독은 10일 “단원들은 토요민속여행 공연을 ‘예술의 본향’인 진도를 알리는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시켰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진도군은 16일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진도 토요민속여행 1000회 특별 공연을 개최한다. 토요민속여행은 1997년 4월 1일 첫 공연을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진도가 보유한 진도북춤, 아리랑, 사물놀이, 다시래기, 씻김굿 등 전통 민속 공연을 선보였다. 운림산방이나 신비의 바닷길, 세방낙조 등 진도의 유명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이 민속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필수 코스가 됐다. 9일 999회까지 진행된 공연을 본 누적 관람객은 39만4000여 명에 달한다. 해외를 비롯해 전국 순회공연까지 포함하면 공연 횟수는 1400회가 넘는다. 상설 공연은 28년째 이어져 오면서 두 번 중단된 적이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맹골수도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와 2020년 2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각각 3개월 동안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 리모델링 공사 때는 무형문화재전수관 야외공연장으로 무대를 옮겨 공연했다. 토요민속여행은 무료 공연이지만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진도군이 한 해 1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1993년 군 단위 자치단체에서 최초로 창단한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의 상임 전문 단원 27명이 무대를 책임진다. 진도 무형문화재 보존회 소속 회원과 서울에서 활동하는 유명 국악인도 수시로 관객을 맞이한다. 진도 풍류가, 입춤, 강강술래, 만가, 사물놀이, 단막창극, 남도민요 등으로 매주 새롭게 무대를 꾸민다. 특히 두 달에 한 번씩 부분적으로 공연하는 진도씻김굿은 죽음에 대한 경외와 삶에 대한 찬사를 신명 나게 펼치는 특별 공연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인 진도씻김굿은 1979년 세계 민속음악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프랑스 상상축제에도 소개된 바 있다. 그동안의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돼 진도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공연 예술 브랜드가 됐다. 1000회 공연은 평소보다 긴 2시간여 분량으로 준비되고 있다. ‘시작에서 영원한 빛으로’를 주제로 조선 말기 신재효가 지은 단편 가사인 ‘광대가’, 진도만의 특색 있는 선율과 가락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장르의 가무악 ‘천궁’, 진도북놀이 합무(合舞), 태평소 시나위 등을 선보인다. 미디어 드럼을 활용한 타악 퍼포먼스와 진도의 민속 설화를 바탕으로 진도아리랑이 탄생하게 된 과정을 소리극으로 꾸민 ‘현해탄 너머-진도 아리랑’은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공연 마지막 순서로 단원과 관객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강강술래 & 소포걸군농악 어울림 대동놀이’가 펼쳐진다. 김희수 진도군수는 “토요민속여행 상설 공연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민속문화예술특구인 진도를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주말에 관람객이 몰려들면서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군민 소득도 늘어나는 등 효자 관광상품이 됐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조선대가 은퇴자를 위한 교육, 건강, 의료 등 기반 시설을 갖춘 대학 기반 은퇴자 마을 조성에 나선다. 10일 조선대에 따르면 최근 교육과 거주는 물론이고 인생 3막을 준비할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 추진을 위해 법무법인 대륙아주, 부산 동명대와 업무협약을 했다. UBRC는 미국의 스탠퍼드대 등 100여 개 대학 캠퍼스에서 지난 30년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은퇴자 주거 및 교육시설이다. 전통적인 시니어 주거단지 기능과 함께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접목한 신개념 시니어 복합 케어 시스템이다. 조선대가 추진하는 UBRC는 은퇴자와 대학생 간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지식을 통해 행복한 은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조선대와 동명대는 협력을 통해 재학생의 성공을 돕고 은퇴자가 인생 3막을 풍요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국내 UBRC의 플랫폼 기능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시니어타운 지원팀을 만들어 한국 UBRC위원회와 조선대의 UBRC 구축에 따른 종합 법률 자문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선대는 은퇴자 마을 조성을 위한 부지를 제공하는 한편 법무법인 대륙아주 등과 관련 예산 확보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2025년부터 노령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는 한국 현실에서 대학의 유휴부지를 활용한 UBRC는 새로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대는 의생명과학교실 박인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나노입자를 활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광(光)면역치료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광주과학기술원 이재영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함께 전기전도성 고분자와 히알루론산이 조합된 나노입자에 면역관문 억제제를 담은 광면역치료제를 개발해 국내 특허 출원했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암세포가 증식을 위해 인체 내에 있는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려 할 때 이를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노입자를 활용한 신개념 광면역치료제는 혈액을 통해 종양 부위로 보낸 뒤 인체 외부로부터 근적외선을 쏘면 체내에 투입된 치료제가 열을 내면서 종양세포를 사멸시킨다. 연구팀은 종양 표적성, 나노입자 크기, 친수성의 히알루론산 표면 분포, 입자 안정성 등의 테스트에서 가장 효율적인 나노입자의 모형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개발사업 면역치료혁신센터 사업, 한국연구재단 복합암면역치료센터, 중견연구자 사업, 기초연구실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최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헬스케어 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박 교수는 “나노입자는 항암제, 면역조절제 등을 종양은 물론이고 각종 표적 조직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선택적으로 방출할 수 있어 전이된 장기까지에도 높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강진군에 해외 유학생 전문 교육을 위한 전남국제직업고가 신설된다. 6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강진에 있는 성요셉상호문화고를 공립형 대안학교인 전남국제직업고로 전환해 2026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학교법인 성요셉금릉학교는 대안학교인 성요셉상호문화고가 학생 수가 줄어 운영이 어려워지자 도교육청에 공립 전환을 요청하며 내년에 학교 시설을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전남도교육청은 1년간 증축 등 보완 공사를 거쳐 기계·전기전자·보건간호과 등 18학급 270명 규모로 개교할 예정이다. 해외 유학생을 비롯해 국내에 있는 이주배경 학생들을 신입생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전문 직업교육과 함께 한국어, K문화교육 등을 강화해 이주배경 학생과 유학생의 교육, 취업, 정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해외 유학생 유치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학교·자치단체·산업체 취업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정병국 전남도교육청 교육자치과장은 “세계 각국에서 전남으로 찾아오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국제직업고를 신설하게 됐다”며 “학교가 예정대로 문을 열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라는 노래 가사처럼 학생들이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더라도 늘 곁에서 힘이 되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4일 오후 광주 남구 진월동 광주대 체육관. 2024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이 끝난 뒤 청바지, 반팔 티셔츠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보컬이 무대 위에 올랐다. 방금 전까지 입학식에서 환영사를 한 김동진 광주대 총장(39)이었다. 김 총장이 반주에 맞춰 가수 고 신해철이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그대에게’를 부르기 시작하자 체육관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신입생과 재학생, 내외 귀빈 등 2500여 명은 무대를 휘젓고 다니며 열창하는 김 총장에게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흥이 오른 김 총장은 객석으로 내려가 학생들과 손뼉을 마주치고 “광주대 소리 질러”라고 ‘샤우팅’하며 다시 한번 환호를 이끌어냈다. 김 총장과 함께 무대를 꾸민 이들은 교직원과 학생들이었다. 허명 교무처장은 일렉트릭 기타를, 김정아 교양교육원장은 건반을 연주했고 교내 동아리 밴드 ‘얼터브리즈’ 단원들이 ‘리드싱어’ 김 총장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도왔다. 이른바 ‘총장 밴드’는 입학식을 2개월 앞두고 결성됐다. 유명 가수나 기성 공연팀 섭외를 고민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우리 손으로 해보자”는 김 총장의 제안으로 공연이 기획됐다고 한다. ‘기업가 정신으로 실패를 딛고 성장하는 대학’이라는 광주대 캐치프레이즈를 보여주자며 시작했으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밴드가 급하게 꾸려진 탓에 휴일에도 모여 손발을 맞춰야 했고 맹연습은 공연 직전까지 이어졌다. 김 총장은 “남 앞에 잘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 마이크를 든 손이 떨렸는데 부족한 실력으로나마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 정신으로 실패가 용인되는 광주대에서 무한도전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수원 망포역∼화성 동탄 구간 트램(노면전차)을 조기 개통하겠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 수원무 지역구에 출마한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현재 경선 중인 국민의힘 김원재 박재순 예비후보는 트램 조기 개통을 공약했다.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과 이준석 대표를 경기 화성을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과 개혁신당은 이곳에서도 트램 공약을 내걸었다. 분구된 경기 화성정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망포역에서 동탄역까지 연결하는 34km 구간에 동탄도시철도(동탄트램) 일정을 앞당기겠다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총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트램 공약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을과 경기 고양병·수원갑·수원무·화성을·화성정, 인천 연수갑·연수을·중-강화-옹진, 경북 포항북, 대전 서갑, 충남 천안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목포, 경남 김해을, 부산 남을 등 최소 지역구 16곳에서 후보들이 트램 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트램은 지하철에 비해 건설 비용이 적게 들고 건설 기간이 짧다. 여기에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적합한 대중교통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트램 사업을 추진하는 상당수 지역은 사업을 중단하거나 사업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의 도시철도망 계획에 포함된 전국 트램 사업은 올해 2월 기준 29곳이다. 전체 사업비가 9조1858억 원에 달하지만, 이 중에서 실제로 공사를 시작한 곳은 사업비 2614억 원이 들어가는 위례선 노선 1곳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총선 과정에서 선심성 공약으로 나온 트램 사업이 무분별하게 추진될 경우 자칫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전철 사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달 14일 서울고법은 “전임 시장 등이 경기 용인시에 214억 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며 주민들 손을 들어줬다. 용인시 주민들이 용인 경전철 사업을 추진했던 당시 용인시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낸 지 11년 만이다. 황진욱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트램 공약이 마구잡이로 나오는데 실현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9조규모 트램사업 29곳, 착공 1곳뿐… 사업성 낮은데 또 공약총선판 곳곳 ‘트램 포퓰리즘’포항-순천-김해 등 최소 16곳… 친환경 내세워 트램 사업 약속지자체가 “공약 내달라” 요청도“철저한 수요 예측후 공약 제시를” “‘트램(노면전차)이 생긴다’는 소식에 동네가 떠들썩했습니다. 정치인들 말대로 실제로 들어설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죠.”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시 진해역 인근에서 만난 주민 강모 씨(45)는 최근 총선을 앞두고 우후죽순처럼 제기되고 있는 트램(노면전차) 사업 공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창원시가 추진 중인 트램 3개 노선 중 2호선 창원역∼진해역 19.3km 구간 종점 인근이다.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모든 행정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2031년 트램이 들어서게 된다. ● 쏟아지는 ‘트램 공약’… 착공은 아직 1곳뿐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총선을 앞두고 최소 전국 지역구 16곳에서 트램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경북 포항북 지역구에 출마한 한 후보는 “KTX포항역과 영일대해수욕장, 죽도시장을 연결하는 수소전기 도심 트램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출마자는 순천만국가정원∼연향들∼풍덕들∼순천역∼순천대를 거쳐가는 ‘순천 트램’ 설치 공약을 내놨다. 경남 김해을에서도 구도심과 신도심을 잇는 트램 연결이 공약으로 발표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트램을 조성하는 공약을 내달라’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여야 정치권에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로 ‘전남형 트램’ 구축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토교통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트램 사업은 전국 29곳 노선이다. 도시철도망 계획이란 사업 추진을 위한 첫 단계로, 10년 내에 본격적으로 추진이 시작되는 노선이 담긴다. 이 계획에 반영된 합산 사업비는 9조1758억 원에 달한다. 이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노선별 기본계획 수립, 설계 등 사업계획 수립, 사업계획 승인, 시행 후 착공 단계로 진행된다. 트램 건설비는 1km당 200억∼300억 원가량으로 고가 경전철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성이 강조돼 긍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약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착공에 들어간 구간은 내년 9월 완공 예정인 서울 위례선 트램 단 1곳뿐이다. 착공 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인 트램 사업도 동탄도시철도, 울산 트램 1호선, 부산 C베이파크선 등 단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트램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낮은 사업성 등이 거론된다. 국내 1호 트램 실증사업으로 선정된 부산 오륙도선은 2019년 당시 1.9km 구간 사업에 드는 총비용이 487억 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2021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결과 사업비는 약 920억 원으로 2배가량 더 들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2월부터 사업타당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대전 트램의 경우 지장물 이설비 등으로 당초 7492억 원이던 사업비가 1조4000억 원 이상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계획 적정성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 “선거철 포퓰리즘 공약… 수요 예측 필요” 트램은 친환경성 등이 부각되면서 해외에서는 380여 개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설치 시 2개 차로를 차지해 오히려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총선이 끝나면 사라질 공약(空約)을 쏟아낼 게 아니라 사업성 등을 검토해 현실적인 공약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천 등 수도권에서 4년 전 여야 후보들이 잇따라 제시했던 트램 사업 공약은 사실상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인천 1호 트램 사업인 ‘부평연안부두트램’ 사업은 국토부 투자심사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김채만 경기연구원 모빌리티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인들은 당장 4, 5년 임기만 생각해 공약을 낼 게 아니라 40, 50년 뒤를 내다보고 신중하게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하철,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세금 낭비 논란이 불거졌던 경전철 사업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구 감소 요인, 교통 간 연계성 등을 고민하고 현실적인 수요자 예측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트램도로에 매립한 궤도 위를 달리는 노면전차다. 전기와 수소 등 오염물질이 적은 동력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국내에서는 1899년 서울 서대문∼청량리 사이에서 개통됐다가 1968년 운행이 중단됐다. 사진은 일본 중서부 도야마시에서 운행 중인 트램 모습.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수원·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세계 최다 돼지 심장 실험, 심근경색증 분야 세계 최다 논문 발표. 심장 스텐트 업계 미다스의 손 .’ 지난달 29일 전남대병원을 정년퇴임한 정명호 순환기내과 명예교수(65)에게는 ‘심혈관 명의’란 애칭이 붙어 있다. 정 명예교수는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넣어 확장하고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혈관이 좁아지지 않게 하는 심근경색증 시술(관상동맥중재술)로 정평이 나 있다. 퇴임 전까지 하루 외래환자가 250여 명, 그동안 진료한 환자만 1만2000여 명에 달한다. 시술도 매년 3000∼4000여 건을 진행했다. 그는 시술에 필요한 스텐트 개발을 위해 국내 최초로 동물 실험을 시작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1996년 미국 연수에서 돌아와 인간의 심장과 가장 비슷한 돼지를 이용해 지금까지 3722마리로 실험해 ‘돼지 아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순환기내과와 관련해 1920편의 논문과 96권의 저서를 발표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남겼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논문(425편)을 발표한 연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37년 동안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봐 온 그는 4일부터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의료 발전과 환자 생명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명예교수와의 일문일답. ―광주보훈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소감은…. “첫날부터 환자들이 몰려 정신없이 보냈다. 병원 측에서 진료실 외에 연구실을 따로 마련해줬다. 연구실 분위기는 전에 근무했던 대학병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모아온 돼지 인형으로 장식장을 가득 채웠다. 돼지는 인간과 장기가 가장 비슷한 동물이다. 돼지 덕분에 연구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실제 시술에서 높은 성공률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니 돼지 인형은 나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광주보훈병원을 택한 이유는…. “선친이 6·25전쟁 참전용사다. 퇴임 후 여생을 보훈병원에서 봉사하고 싶었다. 보훈대상자는 물론이고 심장병 환자,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증, 동맥경화증, 심부전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유치에 공들였던 국립심뇌혈관연구소가 가까이 있는 것도 보훈병원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 부지와는 차로 5분 정도 걸린다.” ―보훈병원에서도 연구를 이어가나.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 연구 총괄책임자로서 그동안 심근경색증 환자를 위한 새로운 진단법 및 치료법을 연구했다. 이곳에서도 새로운 심혈관계 약제를 이용한 임상 연구와 심장혈관 스텐트를 개발할 예정이다. 심장 재활 환자를 위한 심부전증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기초 및 임상 연구도 진행한다. 심장 재활은 기존의 운동 및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심리 요법을 병행하는 포괄적 치료다. 병원에 오지 않고 집에서 재활치료가 가능하도록 돕겠다.”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은 어떻게 돼 가나. “2007년부터 추진했던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 예산이 지난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올해 착공 예정이다. 국립심뇌혈관연구소의 기능과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려면 최소 570명의 연구원이 필요하다. 한 명의 연구원을 키워내는 데 평균 10년의 세월과 비용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착공 후에는 연구소 활성화를 위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교육과 유통 인프라 등이 구축돼 관련 인력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정년퇴임을 하면서 후학들에게 특별히 당부한 말이 있나. “환자를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 성실하게 치료하라고 당부했다. 기초의학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매진하라고 했다. 심장병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약이나 스텐트는 대부분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연구개발해 언젠가는 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도 했다.” ―그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세계 최다 돼지 심장 실험을 통해 의학박사 학위 수여자를 23명 배출했는데, 이 중에서 16명이 의대 교수가 됐다. 스텐트 국산화를 위해 힘을 쏟았다. 혈전이 안 생기고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스텐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미국 특허까지 등록했다. 2006년 지역 의대 교수로는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된 것도 개인적으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인생 목표가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과 노벨 과학상을 배출하는 것이었는데 하나는 이뤄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국내 첫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데 진력하겠다. 퇴임했지만 주말에 전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실로 나가 제자들과 임상 연구를 하고 특허도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제주항공이 무안국제공항을 출발지로 하는 국내·국제 정기노선을 4∼5월부터 운항한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운항하는 노선은 △진에어 무안∼제주(주 2회) △제주항공 무안∼장자제(張家界·주 4회), 무안∼옌지(延吉·주 2회) 노선이다. 항공사별로 운항 시기는 다르지만 올 하절기 운항을 추가로 준비 중인 정기 노선은 무안∼마닐라, 무안∼라오스 등 총 8개 노선이다. 이로써 무안국제공항은 서남권 거점공항으로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이는 전남도가 엔데믹 이후 국제 정기 노선 및 국내선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안국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항공사와 국토교통부 등에 지속적인 협의와 건의를 진행한 데 따른 결실이다. 전남도는 2023년부터 국제 정기선 운항 계획이 있는 항공사의 의견을 수렴해 연초 항공사 맞춤형 지원책으로 기존 손실지원을 운항장려금으로 전환하는 등 정기선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장래 이용객 편의 증진과 공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서남권 협의체를 구성하고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3개국 무사증 입국제도를 연장하는 등 추가 지원책을 발굴하고 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세계 최다 돼지 심장 실험, 심근경색증 분야 세계 최다 논문 발표. 심장 스텐트 업계 미다스의 손…’지난달 29일 전남대병원을 정년퇴임한 정명호 순환기내과 명예교수(65)에게는 ‘심혈관 명의’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정 명예교수는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넣어 확장하고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혈관이 좁아지지 않게 하는 심근경색증 시술(관상동맥중재술)로 정평이 나 있다. 퇴임 전까지 하루 외래환자가 250여 명, 그동안 진료한 환자만 1만2000여 명에 달한다. 시술도 매년 3000~4000여 건을 진행했다. 그는 시술에 필요한 스텐트 개발을 위해 국내 최초로 동물 실험을 시작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1996년 미국 연수에서 돌아와 인간의 심장과 가장 비슷한 돼지를 이용해 지금까지 3722마리로 실험해 ‘돼지 아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순환기내과 관련해 1920편의 논문과 96권의 저서를 발표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남겼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논문(425편)을 발표한 연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37년 동안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봐 온 그는 4일부터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의료 발전과 환자 생명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명예교수와의 일문일답.―광주보훈병원에서 진료를 새로 시작한 소감은.“첫날부터 환자들이 몰려 정신없이 보냈다. 병원 측에서 진료실 외에 연구실을 따로 마련해줬다. 연구실 분위기는 전에 근무했던 대학병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모아온 돼지 인형으로 장식장을 가득 채웠다. 돼지는 인간과 장기가 가장 비슷한 동물이다. 돼지 덕분에 연구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실제 시술에서 높은 성공률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니 돼지 인형은 나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광주보훈병원을 택한 이유는.“선친이 6·25전쟁 참전용사다. 퇴임 후에 여생을 보훈병원에서 봉사하고 싶었다. 보훈대상자는 물론이고 심장병 환자,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증, 동맥경화증, 심부전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유치에 공을 들였던 국립심뇌혈관연구소가 가까이 있는 것도 보훈병원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 부지와는 차로 5분 정도 걸린다.”―보훈병원에서도 연구를 이어가나.“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 연구 총괄책임자로서 그동안 심근경색증 환자를 위한 새로운 진단법 및 치료법을 연구했다. 이곳에서도 새로운 심혈관계 약제를 이용한 임상 연구와 심장혈관 스텐트를 개발할 예정이다. 심장 재활 환자를 위한 심부전증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기초 및 임상 연구도 진행한다. 심장 재활은 기존의 운동 및 식이요법뿐 아니라 심리 요법을 병행하는 포괄적 치료다. 병원에 오지 않고 집에서 재활치료가 가능토록 돕겠다.”―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은 어떻게 돼 가나.“2007년부터 추진했던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 예산이 지난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올해 착공 예정이다. 국립심뇌혈관연구소의 기능과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려면 최소 570명의 연구원이 필요하다. 한 명의 연구원을 키워내는 데 평균 10년의 세월과 비용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착공 후에는 연구소 활성화를 위해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교육과 유통 인프라 등이 구축돼 관련 인력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정년퇴임을 하면서 후학들에게 특별히 당부한 말이 있나.“환자를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 성실하게 치료하라고 당부했다. 기초의학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매진하라고 했다. 심장병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약이나 스텐트는 대부분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연구 개발해 언젠가는 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도 했다.”―그동안 가장 보람 있는 일을 꼽는다면.“세계 최다 돼지 심장실험을 통해 의학박사 학위 수여자를 23명을 배출했는데 이중에서 16명이 의대 교수가 됐다. 스텐트 국산화를 위해 힘을 쏟았다. 혈전이 안 생기고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스텐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미국 특허까지 등록했다. 2006년 지역 의과대학 교수로는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된 것도 개인적으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인생 목표가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과 노벨과학상을 배출하는 것이었는데 하나는 이뤄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국내 첫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데 진력하겠다. 퇴임했지만 주말에 전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실로 나가 제자들과 임상 연구를 하고 특허도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한국해양구조협회 전남서부지부장으로 진도 진해수산영어조합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조윤재 씨가 선출됐다고 3일 밝혔다. 조윤재 신임 지부장은 2027년 2월까지 3년간 사단법인 한국해양구조협회 전남서부지부를 이끈다. 한국해양구조협회는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수면에서의 수색, 구조·구난 활동 지원 등 해양·구조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설립된 기구다. 지난해 3월 진도군 구자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선박 화재 당시 승선원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해경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조 지부장은 “해경의 구조 및 구난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해양사고 예방과 안전관리 의식의 고취를 위한 공익 활동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