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검찰이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병원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핵심 피의자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수감 중)를 도와 투자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를 도와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병원장 주모 씨(50)와 김모 씨(40), 현직 은행원 김모 씨(50)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재활의학과 병원장인 주 씨는 주변 의사들에게 라 대표를 소개하는 ‘의사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주가 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증권 계좌에서 주 씨의 이름을 발견하고 그가 대표로 있는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김 씨도 라 대표 일당이 운영하는 계열사에서 감사를 맡아 투자자를 모집하고 대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 씨와 김 씨에게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현직 은행 직원 김 씨에게는 자본시장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김 씨는 시중은행 지점의 기업금융팀장으로 일하면서 투자자를 유치하고 그 대가로 라 대표 일당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현직 은행원이 범행에 연루된 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주가 조작 일당 6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라 대표와 최측근 변모 씨, 프로 골퍼 출신 안모 씨 등 3명은 지난달 26일 구속 기소돼 15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투자금을 관리한 ‘금고지기’ 장모 씨 등 3명은 1일 구속됐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부정적인 기사를 쓰겠다며 건설업체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인터넷 언론사 대표가 구속됐다. 12일 서울남부지법은 건설업체를 압박해 금전적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 인터넷 언론사 대표 김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2021년부터 올해 초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사 기자 2명과 함께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며 건설업체의 위법 행위를 지적하는 기사를 쓰겠다고 업체들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기사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120곳에 이르는 건설업체로부터 약 7600만 원을 갈취했다고 한다. 이 중에는 대형 건설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김 씨가 기사를 쓰지 않겠다며 건설업체를 압박한 뒤 후원금과 도서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 업체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김 씨를 검찰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0일 오전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을 불러 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서훈,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자택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비서실장실, 기획조정실 등을 압수수색한 지 17일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 전 원장은 8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뒤 오후 6시경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채용 기준에 미달하는 측근 조모 씨를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연구기획실장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조 씨는 외교 안보나 정보 분야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고 한다. 경찰은 서 전 원장이 그동안 주로 국정원 간부들이 임명돼 왔던 해당 보직에 조 씨를 임명하기 위해 내부 인사규칙을 변경한 정황을 포착하고 직권 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서 전 원장 측은 “외부 인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한 건 맞지만 연구원 쇄신을 위한 방안의 하나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조 씨는 전략연 부원장까지 오르며 5년간 일하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전략연에서 나왔다. 그는 부원장 재임 시절 심야에 사무실로 여성을 불러들여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국정원장 재임 시절 측근 두 명을 서류 심사와 면접 등 정상적 채용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전략연 수석·책임연구위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원장도 곧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지난해 8월 폭우로 서울 관악구 동작구 일대 반지하 주민 4명이 숨진 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실제로 반지하 집을 탈출한 주민은 극히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여름 기록적 고온과 홍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지하 주민들의 피해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월세 지원 및 공공임대주택 이주 등 지난해 폭우 이후 발표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주거 상향’ 정책을 통해 반지하를 벗어난 주민은 최대 230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전체 반지하 주택(약 21만 가구)의 1.1%에 불과한 수치다. 서울시가 폭우 직후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밝히며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아직 대다수 반지하 주민이 지난해와 비슷한 환경에 거주하는 것이다. 먼저 국토부와 서울시의 ‘공공·민간임대주택 이주 우선권 부여 및 보증금 무이자 대출’ 정책의 지원을 받아 반지하에서 임대주택으로 이주한 주민은 올 5월 말까지 1300가구에 그쳤다. 서울시의 ‘지상층 이주 시 월세 20만 원 지원’은 올 5월 말까지 970건 집행됐다. 지난해 8월 폭우 피해가 컸던 동작구는 312건, 관악구는 129건 지원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혜자가 매달 월세를 지원받을 때마다 1건으로 집계되는 만큼 실제로 지원을 받은 가구는 970가구에 못 미칠 것”이라며 “장마철을 앞두고 홍보 우편물 발송 등을 통해 제도를 더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다세대주택을 매입해 창고 등으로 전환하며 반지하 주택을 줄이는 정책도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부터 올 5월 말까지 SH공사가 매입한 반지하 주택은 98채로 지난해(1000채)와 올해(3450채) 목표를 합친 것의 2% 남짓에 불과하다. LH는 지난해 폭우 이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1건도 매입하지 못했다. 여전히 반지하에서 못 벗어난 주민이 대다수여서 지난해와 같은 폭우가 내릴 경우 침수 피해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여름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의 고온 현상인 엘니뇨가 발생하며 기록적 고온과 홍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7월 강수량이 평년(245.9∼308.2mm)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80%에 달했다. 8월에도 평년(225.3∼346.7mm)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80%에 이른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일부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수천만 원에 이르는 지상층 임차 보증금과 매달 수십만 원씩 더 내야 하는 월세는 반지하 주민에게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남아있는 반지하 주민을 위한 물막이판(차수판) 설치, 신속 대피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작년 침수지역 반지하 45곳중 39곳 주민 거주… “지원 턱없이 부족” 공공임대-보증금 대출 등 혜택 적어지원 받아도 반지하 탈출 어려워“10개월 지났지만 아직 물비린내… 하수도 정비-차수판 현실적 지원을” “지상층으로 올라갈 돈이 충분하지 않네요. 여름이 무섭지만 반지하에 남을 수밖에 없죠.” 지난해 8월 폭우 당시 침수 피해를 당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민 이모 씨(25)는 9일 만난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당시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자 몸만 빠져나왔다. 가재도구 등이 모두 침수돼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집에선 물비린내가 난다. 이후 몇 번이나 인근 지상층 원룸으로 이사를 생각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반지하 집 전세 계약도 연장했다. 이 씨는 “정부 지원을 받아도 반지하를 탈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시 5분만 늦었어도 못 빠져나올 뻔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관악·동작 반지하 여전히 대부분 거주 9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지난해 폭우 피해가 컸던 서울 관악·동작구 일대 반지하 가구 45채를 조사한 결과 39채(87%)에 여전히 주민들이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밝히며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주민 대부분은 반지하를 탈출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8월 폭우 당시 일가족 사망 사고가 발생한 관악구 반지하 주택 바로 옆 빌라 2곳에도 아직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중 1곳은 빗물을 막아주는 물막이판(차수판)도 설치되지 않은 채였다. 반지하 주택을 떠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이주 우선권을 주며 보증금 대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조건이 까다롭고 물량이 많지 않다 보니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실정이다. 또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보증금 대출이자, 월세 등의 비용 부담이 여전하다 보니 지상층 이사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관악구 반지하 주민 김모 씨(35)는 “지금 사는 반지하 집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5만 원인데, 인근 지상층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80만 원 수준”이라며 “서울시의 20만 원 월세 지원을 받아도 매달 25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작구 반지하 주민 박모 씨(49)도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지원 해준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직장 및 아이들 초등학교와 거리가 너무 멀어 포기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침수 피해가 잦은 지역의 반지하 주민부터 선제적으로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보증금을 직접 지원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자도생 나선 반지하 주민들 고물가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저렴한 반지하 주택을 찾는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동작구의 한 부동산에서 만난 김모 씨(32)는 “지난해 침수됐던 지역이라 꺼려졌지만 비용을 고려하니 이 지역 반지하 집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고시생이나 외국인 근로자 등 신림동 반지하를 찾는 수요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반지하를 못 벗어난 주민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침수를 경험한 동작구 주민 최모 씨(49)는 반지하에 사는 동네 어르신 집을 돌며 무거운 짐들을 바닥으로 내려주고 있다. 최 씨는 “집이 물에 잠기는 과정에서 대피하다 무거운 짐이 떨어져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도 비가 많이 온다는데 미리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악구 반지하 주민 김모 씨(33)는 “올해 다시 침수되면 어차피 다 버릴 것 같아서 냉장고 같은 필수품을 제외하곤 가전제품과 가구를 최소화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남아 있는 반지하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폭우 때 물이 차는 속도를 늦추기 위한 하수도 정비와 물막이판 설치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폭우를 대비해 임시 거처를 미리 마련하고 주민들이 신속하게 해당 공간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해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끝없는 평지 위로 하루 종일 포격과 폭격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했던 김재경 씨(33)는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투입됐던 동부 전선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김 씨는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국제여단 3대대 소속으로 러시아군에 맞서 싸웠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4일∼이달 4일 김 씨를 대면과 전화로 3차례 인터뷰했다. 김 씨는 2010년 육군 특전사 부사관으로 입대해 군 생활을 한 후 2014년 전역했다. 김 씨는 “이후 국가정보원에서 2018년 말까지 정보관으로 일하다 2019년부터 경북 상주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과수원 일을 도왔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김 씨는 참전을 결심하고 자비로 야간 투시경 등을 사 모았다. 참전 배경에는 할아버지가 6·25전쟁 참전용사라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폴란드로 출국해 현지에서 입대를 신청했다. 전장 투입 후에는 위기일발의 순간이 이어졌다. 올 1월에는 수색 작전을 하다 러시아군 탱크 T-90을 발견한 뒤 급히 한 폐가로 숨었다. 그런데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포격을 맞고 건물 외벽이 부서졌다. 김 씨의 몸도 날아갔다. 그는 “머리가 땅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며 “당시 포격에 휘말렸던 팀원들 모두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도 러시아군 공격으로 3번 더 기절했다. 어제까지 대화하던 전우가 사망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씨는 “전선에 투입되고 2주 후에 룸메이트였던 폴란드 전우가 지뢰를 밟고 사망했다. 평균 2주에 한 명씩 동료들이 죽어갔는데 눈앞에서 보면서 시신조차 수습 못 한 적도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의 폭력에 노출됐던 아이들의 참혹한 피해를 지켜본 것도 악몽으로 남았다. 김 씨는 “전방에서 잠시 철수했을 때 후방에서 주민들의 치료를 도왔는데 남녀 아이들 중 상당수가 성폭력을 당한 상태였다”고 했다. 올 3월 부상 등의 이유로 귀국한 김 씨는 병원을 다니며 뇌진탕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면증을 치료 중이다. 여행 금지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여권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달 1일 재판에도 넘겨졌다. 김 씨의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산우에서 “법률 지원을 해주고 싶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 씨는 “지금도 현지에서 전우가 사망하면 장례식 영상을 보내온다”며 “현충일을 맞아 민주주의는 공짜가 아니라는 점과 지금도 침략전쟁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참전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침략전쟁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간 거라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끝없는 평지 위로 하루 종일 포격과 폭격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했던 김재경 씨(33)는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투입됐던 동부 전선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김 씨는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국제여단 3대대 소속으로 러시아군에 맞서 싸웠다.동아일보는 지난달 24일~이달 4일 김 씨를 대면과 전화로 3차례 인터뷰했다. 김 씨는 2010년 육군 특전사 부사관으로 입대해 군 생활을 한 후 2014년 전역했다. 김 씨는 “이후 국가정보원에서 2018년 말까지 정보관으로 일하다 2019년부터 경북 상주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과수원 일을 도왔다”고 했다.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김 씨는 참전을 결심하고 자비로 야간 투시경 등을 사 모았다. 참전 배경에는 할아버지가 6·25전쟁 참전용사라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폴란드로 출국해 현지에서 입대를 신청했다.전장 투입 후에는 위기일발의 순간이 이어졌다. 올 1월에는 수색 작전을 하다 러시아군 탱크 T-90을 발견한 뒤 급히 한 폐가로 숨었다. 그런데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포격을 맞고 건물 외벽이 부서졌다. 김 씨의 몸도 날았다. 그는 “머리가 땅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며 “당시 포격에 휘말렸던 팀원들 모두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도 러시아군 공격으로 3번 더 기절했다.어제까지 대화하던 전우가 사망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씨는 “전선에 투입되고 2주 후에 룸메이트였던 폴란드 전우가 지뢰를 밟고 사망했다”며 “평균 2주에 한 명씩 동료들이 죽어갔는데 눈앞에서 보면서도 시신조차 수습 못한 적도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전쟁의 폭력에 노출됐던 아이들의 참혹한 피해를 지켜본 것도 악몽으로 남았다. 김 씨는 “전방에서 잠시 철수했을 때 후방에서 주민들의 치료를 도왔는데 남녀 아이들 중 상당수가 성폭력을 당한 상태였다”고 했다.올 3월 부상 등의 이유로 귀국한 김 씨는 병원에 다니며 뇌진탕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면증을 치료 중이다. 여행 금지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여권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지난달 1일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의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산우에서 “법률적 지원을 주고 싶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 씨는 “지금도 현지에서 전우가 사망하면 장례식 영상을 보내온다”며 “현충일을 맞아 민주주의는 공짜가 아니라는 점과 지금도 침략전쟁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참전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침략전쟁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간 거라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정부가 제대로 안 알려주니 스스로라도 생존법을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생 김연지 씨(23)는 1일 비상식량과 상비약 등을 구입해 직접 ‘생존 가방’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대혼란’을 경험하고 나서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대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씨는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상황에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뿐이란 사실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연구해 생존가방 품목을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생존 가방’ 만들며 각자도생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경계경보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김 씨처럼 ‘생존 가방’을 직접 꾸리거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생존 가방 제작법을 소개하는 글이 종일 이어졌다. 통조림 등 비상 식량과 비상약, 라디오, 손전등 등 필수품을 용도와 함께 소개하거나 실제 만든 생존 가방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모 씨(28)는 1일 전기 없이 작동되는 라디오를 5만 원에 구입했다. 이 씨는 “경계경보 당시 포털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실제 상황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기면 휴대전화도 무용지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말했다. 비상 용품을 묶어 파는 ‘생존키트’ 또는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날 15만 원짜리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한 남모 씨(27)는 “7만 원대부터 있었지만 실제 상황을 가정하면 충실하게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여분의 약을 마련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뇨를 앓고 있는 윤정연 씨(26)는 “전날 경계경보를 듣고 대피용 짐을 싸는데 약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치 여분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오늘 병원에 가서 약을 타 왔다”고 말했다.● 대피소 확인, 또 확인일부는 집이나 직장 인근 대피소를 확인하고 직접 둘러보며 동선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피소 정보를 제공하는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앱)과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이 경계경보 당일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미리 대피 경로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강모 씨(46)는 “아버지가 어제 일로 많이 불안해하셔서 집 근처 대피소까지 모시고 갔다 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정부가 인증한 대피소 마크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인철 씨(36)는 “재난포털을 통해 찾은 근처 대피처를 찾아갔는데 부실해 보였다. 정부 인증 마크를 보고서야 안심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 비상 상황 시 가족들과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놓기도 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모 씨(24)는 “경기 이천이 본가인데 가족과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이천터미널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대피 요령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비상대비체험관을 찾는 학부모도 늘었다. 이곳에선 경보 발령 시 대피 요령 등을 배우고 방독면 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관 관계자는 “평소 평일에 200명가량 방문하는데 어제 오늘 방문객이 30∼40% 늘었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 이모 씨(26)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반 아이들에게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부모님 손을 잡고 지하로 내려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난 대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훼손된 정부와 지자체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상 시 정부와 지자체의 지시에 따르는 게 중요하다. 각자도생으로는 대피가 어려운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정부가 제대로 안 알려주니 스스로라도 생존법을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생 김연지 씨(23)는 1일 비상식량과 상비약 등을 구입해 직접 ‘생존 가방’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대혼란’을 경험하고 나서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대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씨는 “서울시와 행안부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상황에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 뿐이란 사실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연구해 생존가방 품목을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생존 가방’ 만들며 각자도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경계경보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김 씨처럼 ‘생존 가방’을 직접 꾸리거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생존 가방 제작법을 소개하는 글이 종일 이어졌다. 통조림 등 비상 식량과 비상약, 라디오, 손전등 등 필수품을 용도와 함께 소개하거나 실제 만든 생존 가방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모 씨(28)는 1일 전기 없이 작동되는 라디오를 5만 원에 구입했다. 이 씨는 “경계경보 당시 포털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실제 상황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기면 휴대전화도 무용지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말했다.비상 용품을 묶어 파는 ‘생존키트’ 또는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날 15만 원짜리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한 남모 씨(27)는 “7만 원대부터 있었지만 실제 상황을 가정하면 충실하게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여분의 약을 마련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뇨를 앓고 있는 윤정연 씨(26)는 “전날 경계경보를 듣고 대피용 짐을 싸는데 약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치 여분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오늘 병원에 가서 약을 타왔다”고 말했다.● 대피소 확인, 또 확인 일부는 집이나 직장 인근 대피소를 확인하고 직접 둘러보며 동선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피소 정보를 제공하는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앱)과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이 경계경보 당일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미리 대피경로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강모 씨(46)는 “아버지가 어제 일로 많이 불안해하셔서 집 근처 대피소까지 모시고 갔다 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정부가 인증한 대피소 마크가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인철 씨(36)는 “재난포털을 통해 찾은 근처 대피처를 찾아갔는데 부실해 보였다. 정부 인증 마크를 보고서야 안심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 비상 상황 시 가족들과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놓기도 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모 씨(24)는 “경기 이천이 본가인데 가족과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이천터미널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대피 요령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비상대비체험관을 찾는 학부모도 늘었다. 이곳에선 경보 발령 시 대피요령 등을 배우고 방독면 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관 관계자는 “평소 평일에 200명 가량 방문하는데 어제 오늘 방문객이 30~40% 늘었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 이모 씨(26)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반 아이들에게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부모님 손을 잡고 지하로 내려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난 대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훼손된 정부와 지자체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상 시 정부와 지자체의 지시에 따르는 게 중요하다. 각자도생으로는 대피가 어려운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경찰이 현대자동차가 차량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리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현대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31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현대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1년 상반기(1~6월)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판매 당시 소비자들에게 차량에 문제가 있어 수리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 자동차관리법을 지키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는 자동차 제작 후 뒤늦게 고장이나 흠집을 발견해 이를 수리하고 판매할 경우 소비자에게 수리 사실을 알려야 한다. 구매한 차가 신차인지, 문제가 있어 수리한 차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고지 사실을 의무화한 것이다. 소비자는 문제가 있어 수리한 차량에 대해 구입을 거부하거나 할인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경찰은 현대차가 넥쏘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렸는지 살펴보기 위해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수리 사실을 고지받았는지’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쏘는 현대차가 2018년 3월에 출시한 국내 유일의 수소차로 2021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2021년 상반기 넥쏘는 국내에서 4416대 판매됐다. 하지만 현대차동차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고의로 하자차량을 판매한 혐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여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고등학교 재학 중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투수 이영하(26)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3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정금영)은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다른 야구부원들이 보는 가운데 괴롭힘을 당했다고 진술했지만,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들의 진술에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며 “증거도 불충분해 해당 혐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영하가 A 씨 등 후배의 라면을 갈취하고, 전기 파리채에 손을 넣으라고 강요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 등을 했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피해가 있었다는 2016년 훈련 당시 이영하가 해당 장소에 있었을 가능성이 낮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영하의 학폭 의혹은 2021년 2월 고교 야구부 후배 A 씨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야구 선수 시절 각종 폭력에 시달렸다는 글을 올리며 불거졌다. 이후 A 씨는 이영하를 스포츠윤리센터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했고, 센터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8월 이영하를 기소했다. 이영하는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팀한테 미안한 마음도 컸다”며 “팀이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가서 힘 보탤 수 있도록 오늘부터도 열심히 운동하면서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얼마 뒤 이영하는 두산과 연봉 계약을 완료하면서 다시 마운드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10여 년 전 손자를 교통사고로 먼저 보냈어요. 그런데 본인도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정말 몰랐네요.” 30일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뒤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2시간여 만에 숨진 구모 씨(74)의 이웃 김모 씨(63)는 경기 용인시에 차려진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울먹이며 말했다. 이웃 최모 씨도 “5년 전 형수님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다 3년 전 풍이 와서 거동이 불편해도 저녁 산책만은 거르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용인에서 심야에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구급차에 실려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급대는 138분 동안 병원 12곳에 수술을 요청했지만 그중 1곳에서 응급처치만 해줬을 뿐 나머지는 모두 병원 문턱을 넘지도 못했다. 응급의료 시스템 미비로 ‘표류’하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수도권에서 다시 한 번 발생한 것이다.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30일 0시 28분경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의 왕복 2차로 도로에서 구 씨가 후진하던 그랜저 차량에 깔렸다. 구 씨는 신고 접수 후 10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다. 구급대는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됐지만 응급수술이 이뤄지면 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구급대는 0시 50분경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인 아주대병원과 접촉했지만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근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1시 20분경 용인시 기흥구의 강남병원에 도착했지만 구급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산소 공급 등 응급처치만 받았다. 구급대 관계자는 “병원 측에서 병상이 없고 교통사고 외상 후 상태가 위중해 큰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이후 접촉한 8개 병원도 여러 이유를 들며 “받아주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다 오전 1시 43분경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오전 1시 46분경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급차는 원주보다 의정부가 낫다는 판단에 사고 현장에서 약 100km 떨어진 의정부성모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 씨는 오전 2시 30분경 이송 중 구급차 내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오전 2시 46분 병원에 도착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중상 70대, 용인~의정부 100km 138분 ‘표류’… 비극 되풀이 구급차 도착했을 때 의식 있어… 응급수술 받았으면 소생 가능성기상상황 나빠 헬기 이송도 못해병원 문턱도 못넘고 길에서 사망 “서울시내 병원은 항상 중환자실이 만석이라 진작에 연락을 포기했다. 경기도 인근 12개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사고 현장에서 100k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간신히 수술해주겠다는 병원을 찾았다. 지금대로라면 계속 응급환자들의 비극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30일 새벽에 138분 동안 거리를 달리다 결국 사망한 구 씨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통사고가 접수된 이날 0시 28분부터 구급대의 연락을 받은 12곳의 병원은 ‘병실이 없다’ ‘전문의가 없다’ ‘상급병원으로 가라’ 등의 이유를 들며 수술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목격자 신모 씨(39)는 “사고 당시 반팔 반바지를 입고 계셨는데 그냥 다리가 땅에 쓸린 정도라고 생각했다. 겉으로 봤을 때 당연히 병원에 가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병실 없다”고 해 응급처치만 하고 이동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기소방재난본부는 먼저 인근 대형 대학병원과 접촉을 시도했다. 도착 10여 분 후 사고 현장에서 30km가량 떨어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연락했는데 0시 50분경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구급대는 이후 오전 1시 6분까지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접촉했지만 역시 받아주지 않았다. 구급대원이 전화를 돌리는 사이 구 씨의 수축기 혈압이 70 밑으로 떨어지면서 저혈압 증세를 보이는 등 눈에 보이게 악화됐다. 이에 구급대는 오전 1시 20분경 역시 ‘병실이 없다’는 용인시 기흥구의 신갈 강남병원에 도착해 “다른 병원을 섭외 중이니 응급처치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구 씨는 병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구급차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권승훈 강남병원 총무팀장은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 산소 공급과 추가 수액을 놓기 위한 혈관 확보 등을 실시했다”며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한 문제도 있었지만 환자 상태가 상급종합병원 같은 큰 병원으로 가야 할 만큼 위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00km 달려 의정부 병원 가던 중 사망경기소방재난본부 상황실과 구급대는 응급처치를 받을 때 구 씨를 받아줄 병원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단국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분당차병원, 고려대안산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분당제생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8개 병원에서 구 씨를 수술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분당제생병원 관계자는 “당직 외과 전문의는 있었는데 외상외과 전문의가 아니어서 못 받았다. 외상 수술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 측은 “환자 상태를 들어보니 위중해 보여서 더 큰 병원으로 알아보길 권유했다”고 했다. 사고 후 75분과 78분이 지난 후에야 각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구 씨를 받아줄 수 있다고 했다. 구급대는 사고 현장에서 100km가량 떨어진 곳으로 가기에는 상황이 위중하다고 판단해 소방재난본부 상황실을 통해 헬기를 요청했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고 가시거리가 짧아 헬기 이송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사고 후 1시간 반이 넘게 지난 오전 2시 1분경에야 구급차 이송을 시작했다. 그동안 구 씨의 상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됐다. 결국 오전 2시 반경 구급차 안에서 구 씨는 심정지 상태가 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오전 2시 46분경 병원에 도착했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구 씨의 빈소는 경기 용인시 용인시민장례문화원에 차려졌다. 구 씨를 돌보던 요양보호사는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수년 전부터 구 씨를 돌봤는데 최근 건강이 좋아져서 칭찬을 많이 해 드렸다. 집에서 상추를 키우면 주변에 나눠 주고 저한테도 일 끝나면 항상 밥 먹고 가라던 분이셨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 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용인=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10여 년 전 손자를 교통사고로 먼저 보냈어요. 그런데 본인도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정말 몰랐네요.”30일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뒤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다 2시간여 만에 숨진 구모 씨(74)의 지인 김모 씨(63)는 경기 용인시에 차려진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울먹이며 말했다. 옆에 있던 마을 이장 최 씨도 “5년 전 형수님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다 3년 전 풍이 와서 거동이 불편해도 저녁 산책만은 거르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용인에서 심야에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구급차에 실려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급대는 138분 동안 병원 12곳에 수술을 요청했지만 그 중 1곳에서 응급처치만 해줬을 뿐 나머지는 모두 병원 문턱을 넘지도 못했다. 응급의료 시스템 미비로 ‘표류’하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수도권에서 다시 한 번 발생한 것이다.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30일 오전 0시 28분경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의 왕복 2차로 도로에서 구 씨가 후진하던 그랜저 차량에 깔렸다. 구 씨는 신고 접수 후 10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다. 구급대는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됐지만 응급수술이 이뤄지면 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경기소방재난본부 구급대는 오전 0시 50분경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인 아주대병원과 접촉했지만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근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1시 20분경 용인시 기흥구의 강남병원에 도착했지만 구급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산소공급 등 응급처치만 받았다. 구급대 관계자는 “병원 측에서 병상이 없고 교통 사고 외상 후 상태가 위중해 큰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이후 접촉한 8개 병원도 여러 이유를 들며 “받아주기 어렵다”고 했다.그러다 오전 1시 43분경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오전 1시 46분경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급차는 원주보다 의정부가 낫다는 판단에 사고 현장에서 약 100km 떨어진 의정부성모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 씨는 오전 2시 30분경 이송 중 구급차 내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오전 2시 46분 병원에 도착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권역외상센터는 “병상 없다”… 대형병원도 “외과전문의 없다” 거절“서울시내 병원은 항상 중환자실이 만석이라 진작에 연락을 포기했다. 경기도 인근 12개 병원을 수소문 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사고 현장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간신히 수술해주겠다는 병원을 찾았다. 지금대로라면 계속 응급환자들의 비극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30일 새벽 138분 동안 거리를 달리다 결국 사망한 구 씨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통사고가 접수된 이날 오전 0시 28분부터 구급대의 연락을 받은 12곳의 병원이 ‘병실이 없다’, ‘전문의가 없다’, ‘상급병원으로 가라’ 등의 이유를 들며 수술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사고 목격자 신모 씨(39)는 “사고 당시 반팔 반바지 입고 계셨는데 그냥 다리가 땅에 쓸린 정도라고 생각했다. 겉모습을 봤을 때 당연히 병원에 가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병실 없다”고 해 응급처치만 하고 이동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기소방재난본부는 먼저 인근 대형 대학병원과 접촉을 시도했다. 도착 10여분 후 사고현장에서 30km가량 떨어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연락했는데 오전 0시 50분 경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구급대는 이후 오전 1시 6분까지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접촉했지만 역시 받아주지 않았다. 구급대원이 전화를 돌리는 사이 구 씨의 수축기 혈압이 70 밑으로 떨어지며 저혈압 증세를 보이는 등 눈에 보이게 악화됐다.이에 구급대는 오전 1시 20분경 역시 ‘병실이 없다’는 용인시 기흥구의 강남병원에 도착해 “다른 병원을 섭외 중이니 응급처치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구 씨는 병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구급차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권승훈 강남병원 총무팀장은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 산소 공급과 추가 수액을 놓기 위한 혈관 확보 등을 처치했다”며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한 문제도 있었지만 환자 상태가 상급종합병원 같은 큰 병원으로 가야할 만큼 위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00km 달려 의정부 병원 가던 중 사망경기소방재난본부 상황실과 구급대는 응급처치를 받는 중 구 씨를 받아줄 병원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단국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분당차병원, 고대안산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분당재생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8개 병원에서 구 씨를 수술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분당재생병원 관계자는 “당직 외과 전문의는 있었는데 외상외과 전문의가 아니어서 못 받았다. 외상 수술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 측은 “환자 상태를 들어보니 위중해보여서 더 큰 병원으로 알아보길 권유했다”고 했다.사고 후 75분과 78분이 지난 후에야 각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구 씨를 받아줄 수 있다고 했다. 구급대는 사고현장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곳으로 가기에는 상황이 위중하다고 판단해 소방재난본부 상황실을 통해 헬기를 요청했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고 가시거리가 짧아 헬기이송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사고 후 1시간 반이 넘게 지난 오전 2시1분경에야 구급차 이송을 시작했다.그 동안 구 씨의 상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됐다. 결국 오전 2시 반경 구급차 안에서 구 씨는 심정지 상태가 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오전 2시 46분경 병원에 도착했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구 씨의 빈소는 경기 용인시 용인시민장례문화원에 차려졌다. 구 씨를 돌보던 요양보호사 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년 전부터 구 씨를 돌봤는데 최근 건강이 좋아져서 칭찬을 많이 해 드렸다. 집에서 상추를 키우면 주변에 나눠주고 저한테도 일 끝나면 항상 밥 먹고 가라던 분이셨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서울 금천구에서 데이트 폭력(교제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김모 씨(33·수감 중)가 자신을 신고한 전 연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교제 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발의된 법안들이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 없이 2년 넘게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교제 중이거나 교제했던 상대가 저지른 폭력을 가정 폭력으로 규정하고, 접근 금지 등 피해자 보호제도를 적용하는 내용의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 두 차례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021년 3월, 같은 당 권인숙 의원이 같은 해 1월 대표 발의했다. 그런데 박 원내대표가 낸 법안은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안 됐고, 권 의원이 낸 개정안은 2021년 3월 상임위에서 한 차례 논의된 후 진전이 없는 상태다. 현행법상 연락 금지나 접근 금지 등 긴급임시조치를 취하려면 사실혼 관계이거나 부부여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교제 폭력의 경우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소 등 개인 정보를 알고 있고, 피해자가 위험성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정 폭력으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은 교제 폭력을 줄이기 위해 가중 처벌하거나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을 앞둔 2021년 12월 “가정폭력처벌법 적용 대상을 교제 폭력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후속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법을 위해선 교제 폭력의 개념과 대상, 유형 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반 폭력과 달리 데이트 폭력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법 규정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연인 사이를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행법 하에서도 일선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들이 보복 위험성을 파악하고 가해자에게 경고했거나 신변 경호 강화 또는 보호시설 연계 등의 조치를 취했을 경우 피해자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스토킹처벌법 적용을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 개정이 만능 해결책이 될 순 없다”며 “일선 경찰이 ‘피해자가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가 스마트워치 지급 등을 원하지 않는다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서울 금천구에서 데이트 폭력(교제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김모 씨(33·수감 중)가 자신을 신고한 전 연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교제 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발의된 법안들이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 없이 2년 넘게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교제 중이거나 교제했던 상대가 저지른 폭력을 가정폭력으로 규정하고, 접근금지 등 피해자 보호제도를 적용하는 내용의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 두 차례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021년 3월, 같은 당 권인숙 의원이 같은 해 1월 대표 발의했다. 그런데 박 원내대표가 낸 법안은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안 됐고, 권 의원이 낸 개정안은 2021년 3월 상임위에서 한 차례 논의 후 진전이 없는 상태다. 현행법상 연락 금지나 접근금지 등 긴급임시조치를 취하려면 사실혼 관계이거나 부부여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교제 폭력의 경우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소 등 개인 정보를 알고 있고, 피해자가 위험성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정 폭력으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은 교제 폭력을 줄이기 위해 가중처벌하거나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을 앞둔 2021년 12월 “가정폭력처벌법 적용 대상을 교제 폭력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후속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법을 위해선 교제 폭력의 개념과 대상, 유형 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반 폭력과 달리 데이트 폭력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법 규정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연인 사이를 어떻게 정의할 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행 법에서도 일선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들이 보복 위험성을 파악하고 가해자에게 경고했거나 신변 경호 강화 또는 보호시설 연계 등의 조치를 취했을 경우 피해자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스토킹처벌법 적용을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 개정이 만능 해결책이 될 순 없다”며 “일선 경찰이 ‘피해자가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가 스마트워치 지급 등을 원하지 않는다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지 1시간여 만에 전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30대 남성이 28일 구속됐다. 피해자는 납치 후에도 약 1시간 40분 동안 살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경찰의 소극적 대처가 참극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 금천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김모 씨(33)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나를) 신고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김 씨에게 애초 적용했던 일반 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은 사형·무기징역 또는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일반 살인죄(최소 5년 이상)보다 형량이 무겁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약 1년 동안 연인 관계였던 A 씨(47)가 21일 이별을 통보하자 A 씨 집 근처를 수차례 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오전 4시경에는 PC방에 있던 A 씨를 찾아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여러 차례 팔을 잡아당기자 A 씨는 오전 5시 37분경 김 씨를 데이트 폭력 혐의로 신고했다. 경찰은 김 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오전 6시 11분경 귀가시켰다. 이에 김 씨는 서울 금천구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있던 A 씨 차량 뒤에 숨어 있다가 오전 7시 17분경 A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범행 현장에는 목격자가 2명 있었는데 범행을 목격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김 씨는 “여자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가려고 차에 태우고 있다”,“임신부다” 등으로 둘러댔다고 한다. 김 씨는 A 씨를 렌터카에 태워 경기 파주시로 갔는데 A 씨는 납치당한 후에도 약 1시간 40분 동안 살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김 씨를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했지만 단순 연인 간 다툼으로 판단해 접근금지 조치 등 별도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스토킹 범죄나 가정폭력, 아동학대의 경우 경찰의 판단에 따라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상대로 위험성 판단 조사를 했지만 고도의 (보복) 위험성이 나타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문항 28개에 대한 피해자의 답변을 통해 보복 위험성을 5단계로 평가한다. 하지만 경찰 안팎에선 “소극적인 대처로 피해를 막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남부지법은 28일 오후 김 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평생 속죄하고 살겠다”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데이트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지 1시간여 만에 전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30대 남성이 28일 구속됐다. 피해자는 납치 후에도 약 1시간 40분 동안 살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경찰의 소극적 대처가 참극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28일 서울 금천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김모 씨(33)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나를) 신고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김 씨에게 애초 적용했던 일반 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은 사형·무기징역 또는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일반 살인죄(최소 5년 이상)보다 형량이 무겁다.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약 1년 동안 연인 관계였던 A 씨(47)가 21일 이별을 통보하자 A 씨 집 근처를 수차례 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오전 4시경에는 PC방에 있던 A 씨를 찾아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여러 차례 팔을 잡아당기자 A 씨는 오전 5시 37분경 김 씨를 데이트 폭력 혐의로 신고했다.경찰은 김 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오전 6시 11분경 귀가시켰다. 이에 김 씨는 서울 금천구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있던 A 씨 차량 뒤에 숨어 있다가 오전 7시 17분경 A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범행 현장에는 목격자가 2명 있었는데 범행을 목격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김 씨는 “여자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가려고 차에 태우고 있다”,“임신부다” 등으로 둘러댔다고 한다. 김 씨는 A 씨를 렌터카에 태워 경기 파주시로 갔는데 A 씨는 납치당한 후에도 약 1시간 40분 동안 살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 씨가 김 씨를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했지만 단순 연인 간 다툼으로 판단해 접근금지 조치 등 별도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스토킹 범죄나 가정폭력, 아동학대의 경우 경찰의 판단에 따라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다.경찰 관계자는 “A 씨를 상대로 위험성 판단 조사를 했지만 고도의 (보복) 위험성이 나타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문항 28개에 대한 피해자의 답변을 통해 보복 위험성을 5단계로 평가한다. 하지만 경찰 안팎에선 “소극적인 대처로 피해를 막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서울남부지법은 28일 오후 김 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평생 속죄하고 살겠다”고 했다.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기자 hand@donga.com}

경찰이 6년 만에 불법 집회·시위 해산 및 검거 훈련을 경찰청 차원에서 합동으로 실시했다. 25일 경찰청은 이날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불법 집회 엄정 대응을 위한 ‘불법 집회 해산 및 검거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의 불법 집회 해산 훈련은 각 시도 경찰청 차원에서만 진행됐다. 경찰청 차원의 합동 훈련이 실시되는 건 2017년 3월 이후 6년 2개월 만이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가 도심 한복판에서 1박 2일 노숙 집회를 열어 시민 불편이 이어지자 정부와 여당은 출퇴근 시간대 도심 집회를 허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마련했다. 경찰도 불법 집회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신속하게 합동 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훈련에는 전국 경찰 기동대 131개 중대 1만2000여 명이 참가하기로 했다. 경찰은 해산 명령에 불응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해산명령을 한 뒤 저항할 경우 검거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집회를 즉각 해산하는 훈련 뿐만 아니라 1차 해산 안내 , 2차 장비 압수 등 단계적으로 불법 집회 시위를 해산하는 과정도 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과도한 방송장비를 사용해 소음 규정을 위반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도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해산 훈련과 함께 효과적인 불법 집회 해산을 위한 대응 매뉴얼 개선 작업도 착수했다. 다만 정치권 등에서 거론되는 살수차 재도입 방안 등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당장 재도입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경찰은 24일 박지원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재임 당시 자신의 측근들을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에 부당하게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 전 원장은 인사규칙을 바꾸며 측근 채용에 개입한 혐의를, 박 전 원장은 연구 경력이 전무한 측근을 고위 연구직에 부정하게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졌던 인사와 관련해 자체 감사를 실시하던 중 두 전직 국정원장의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를 포착하고 올 초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규칙 바꾸고, 자격 없는 측근 채용”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의 자택 및 국정원 비서실장실, 기획조정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다만 국정원장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며 “국정원은 내부 보안 규정 때문에 자발적 자료 제출에 한계가 있어 동의하에 채용 관련 서류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조모 씨를 전략연 실장직에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조 씨는 친문(친문재인) 성향 단체인 한국미래발전연구원에서 기획팀장을 지내고 노무현재단 등에서 활동한 인사로 외교안보나 정보 분야 공직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 전 원장이 국정원 간부들이 주로 임명됐던 전략연 고위직에 조 씨를 채용하기 위해 내부 인사규칙을 변경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조 씨는 전략연 부원장까지 오르며 5년간 일하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전략연을 떠났다. 조 씨는 전략연 부원장 재임 중 심야에 여성을 불러들여 사무실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조 씨가 2020년 10월∼2021년 12월 임대 목적의 전략연 소유 사무실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전략연에 1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조 씨의 횡령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은 23일 기각됐다. 전략연 관계자는 “조 씨가 연구위원들의 초과근무수당이나 연구용역에 따른 간접비용 등을 전용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전략연 원장이 해외 출장을 갈 때 조 씨가 출처가 불분명한 현금을 수행 연구원에게 ‘보좌할 때 쓰라’며 건넸다는 보고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8월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이었던 측근 강모 씨와 박모 씨를 서류심사와 면접 등 정상적 채용 절차 없이 각각 수석연구위원, 책임연구위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박사급 학위자들이 최소 10∼15년의 연구 경력을 가져야 채용되는 고위 연구직이지만 두 사람 모두 박사 학위가 없고 외교안보 경력도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전 원장 측은 “(측근들은) 박사 학위 등이 필요 없는 일반 연구직에 적법한 채용 절차를 밟아 입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 전 원장 측 변호인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국정원 싱크탱크 전략연, 외부 감시는 미흡 전략연은 외교안보 분야를 연구, 분석하며 전략 및 정책 개발을 담당하는 국정원의 싱크탱크다.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직제상 산하 기관은 아니지만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국정원으로부터 운영 자금 일부를 지원받는다. 전략연은 특성상 보안을 강조하다 보니 외부 감시가 미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국정원 입김에 취약하다 보니 이번 같은 부정 채용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전략연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인사 청탁이 빈번하게 들어오고 ‘낙하산의 장’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재활의학과에 가려면 학원 수업을 들어야 할 것 같아서 왔어요.” 4년 전 대구의 한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보건의로 군 복무를 마친 A 씨는 대구의 집에서 고속철도(KTX)를 타고 서울 강남구 소재 의대생 전문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는 “재활의학과 경쟁률이 높은데 내신 성적이 낮아 고민하던 중 지인 소개로 학원을 알게 됐다”며 “한 번 올 때마다 왕복 5시간 정도 걸리지만 연말 전공의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재활의학과를 희망하는 이유에 대해선 “환자를 돌보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기 전공 위해 ‘고액 과외’까지 의대생 사이에서 최근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일부 전공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해당 분야 전문의가 되기 위해 학원에 다니거나 고액 과외를 받는 의대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가 되려면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졸업하고 국가고시에 합격한 후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턴 과정에서 여러 전공을 경험한 뒤 전공의 시험을 보는데 경쟁률이 높을 경우 의대(의전원) 내신, 국가고시 성적, 전공의 시험 점수 등을 합산해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내신과 국가고시 성적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원을 찾는 의대생 중 상당수는 국가고시 내에서 비중이 높은 일명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과목 수업을 듣는다고 한다. 국가고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내과 수업의 경우 학원 수업 정원(50명)을 넘겨 수업을 못 듣는 지원자도 생긴다. 지방에는 의대생 전문 학원이 없다 보니 주말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의대생들이 모여든다. 대전의 한 대학병원 본과에 재학 중인 B 씨는 “토요일 오전 10시 수업을 듣기 위해 오전 7시에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다”고 했다. 수업비도 만만치 않다. 의대생 전문 A학원의 경우 수강비가 시간당 3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주말 6시간 수업을 들으면 하루에만 18만 원을 내야 한다. 학원 시간 등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 웃돈을 내고 과외도 받는다. 개인과외의 경우 강사에 따라 편차가 큰데 시간당 20만 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A학원 관계자는 “맞춤형 수업을 통해 빠르게 성적을 올리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과외를 연결해준다”고 밝혔다. ● ‘내외산소’ 대신 ‘피안성’ 학원에서는 ‘내외산소’ 과목 수업이 인기 있지만 전공을 택할 때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택하는 인턴들은 많지 않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전공은 피부과·안과·성형외과인데 의대생 사이에선 앞글자를 따서 일명 ‘피안성’으로 통한다.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이 뒤를 잇는다. 올 상반기(1∼6월) 전공의를 뽑는 전국 모든 병원에서 선발 인원 대비 지원자 비율을 뜻하는 지원 경쟁률은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의 경우 모두 160%안팎이다. 8명이 지원하면 3명은 탈락한다는 의미다. 반면 핵의학과의 지원경쟁률은 14%, 소아청소년과는 16%에 불과했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밤낮 없이 응급 수술을 해야 하는 소아청소년과나 흉부외과의 경우 몸이 힘들고 처우도 좋지 않아 인기가 적다”며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할 의대생을 늘릴 수 있는 지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사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9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유아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증거 인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유아인은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졸피뎀, 코카인 등 마약류 5종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아인이 16일 경찰에서 21시간 동안 2차 조사를 받은 지 이틀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이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대마를 제외한 프로포폴 등 나머지 4종의 마약류에 대해서는 투약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유아인의 지인으로 그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대 출신 작가 A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사람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