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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다툼이 장내 매수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24일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주당 1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91% 오른 113만8000원에 마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종료된 전날은 공개매수가(89만 원)보다 낮은 8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하루 만에 급등세를 탄 것이다. 지난달 13일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기 전에는 40위권을 유지하던 고려아연의 시가총액 순위는 이날 13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2개뿐인 주당 100만 원을 상회하는 이른바 ‘황제주’에 등극했다. 주가 급등은 경영권 분쟁 중인 최 회장과 영풍-MBK 연합 어느 쪽도 의결권 기준 과반 지분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진영이 장내에서 주식 매수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한편 최 회장 측이 경영권을 지닌 영풍정밀은 영풍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이행금지 가처분에 대한 취하서를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앞서 6일 영풍정밀은 영풍이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MBK와 맺은 계약이 영풍에 손해를 끼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영풍-MBK 연합은 “MBK와 영풍 사이에 체결된 경영협력계약이 배임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라는 점을 자백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영풍정밀 측은 “(가처분은 취하했지만) 본안 소송에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반박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의 올 3분기(7∼9월) 매출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치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내부 혁신을 더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24일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올해 3분기 매출이 42조9283억 원이라고 밝혔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조580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했다. 2분기(4∼6월)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6%와 16.3% 줄었다. 하지만 3분기는 여름휴가가 포함된 탓에 판매·생산이 줄어드는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단가가 높은 차량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브랜드 등의 판매가 꾸준한 덕이었다.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지난해 3분기 55.4%였던 것이 올해 3분기에는 56.3%까지 늘었다. 현대차의 고급형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SUV 판매량까지 합하면 SUV 판매 비중은 60.0%에 이른다.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도 지난해 3분기 5.1%였으나 올해는 5.6%로 상승했다. 전기차 캐즘 여파는 하이브리드가 방어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은 6.0%로 지난해 동기 대비 0.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지난해 3분기 8.6%(9만1000대)였던 것이 올해는 12.9%(13만1000대)로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유럽(―9.5%), 중국(―61.3%), 인도(―5.7%), 중남미(―4.3%) 등에서 판매량이 줄었다. 하지만 국내(+1.8%)와 북미(+9.3%)에서 만회했다. 그중에서도 현대차 최대 판매 시장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10.9%였던 하이브리드 비중이 올 3분기에는 16.8%로 급등했다. SUV 판매 비중도 72.7%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2013∼2019년식 그랜드 싼타페에 장착한 람다2 엔진 보증기간을 15년에 15만 마일로 연장한 탓이 크다. 해당 차량의 엔진을 고출력으로 사용하면 열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미국 당국과 협의해 보증기간을 연장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한 3200억 원의 충당금이 발생한 것이다. 만약 이 충당금이 없었다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는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내부 혁신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중동,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전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이어지고 있고,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업계의 혁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치밀한 내부 진단을 거친 뒤 이를 바탕으로 혁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 문화를 장려하도록 내부 혁신에 나설 것”이라며 “제너럴모터스(GM), 웨이모와의 협업 등 완성차는 물론 수소·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파트너십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23일(현지 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51억82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9% 늘은 0.72달러였다. 실적이 발표되자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약 12% 급등하며 강세를 보였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올 3분기(7∼9월)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덕에 주가도 4년 만에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22일(현지 시간) GM은 올 3분기 매출이 487억6000만 달러(약 67조 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5% 늘었다고 발표했다. 증권가 예상 매출액인 446억7000만 달러(약 62조 원)를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도 2.96달러로 발표해 시장 전망치인 2.38달러를 넘겼다. 실적 발표 이후 GM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81% 오른 53.73달러에 마감했다. AP통신은 2020년 3월 24일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라고 전했다. GM은 전기차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기차 판매가 손익분기점에 근접했으며, 올해 약 2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판매할 것이라고도 했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도 서한을 통해 “GM이 전기차 수익성을 향해 계속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알렸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볼보자동차코리아가 국내 자동차 서비스 만족도 부문에서 정상에 올랐다. 23일 볼보자동차코리아에 따르면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의 ‘2024 자동차 기획조사’ 서비스 만족도 부문에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국산 및 수입차 브랜드 통합 1위에 선정됐다. 산업 평균보다 52점 높은 856점으로 경쟁자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2년 이내에 차량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 성인 9만5000여 명 중 최근 1년간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대상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서비스 만족도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2020년에 처음 해당 조사 ‘톱3’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유럽 브랜드 중 1위 자리를 지켰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관련 투자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1100억 원을 투자한 덕에 올해 운영 중인 서비스센터(39곳)가 전년 대비 15% 늘어났다. 무상 보증 서비스도 업계 최장 수준인 5년 또는 10만 km 한도에서 제공한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과 순수 전기차에 적용되는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8년 또는 16만 km까지 무상으로 보증한다. 또한 전 차종 무선 업데이트(OTA) 서비스 15년 무상 지원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판매량에서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 1∼9월 볼보자동차코리아는 1만1123대를 국내에서 판매했다. 이로써 볼보자동차는 2019년부터 6년 연속 ‘1만 대 클럽’에 자리했다. 인기 수입차 브랜드의 척도인 ‘연간 1만 대 판매’를 달성한 업체는 올해 들어 BMW,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볼보자동차, 렉서스뿐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23일 종료됐다. 이로써 고려아연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경쟁이 40여 일 만에 모두 끝났다. 어느 쪽도 공개매수를 통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과반을 점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영권 다툼은 ‘장내 추가 매수·임시주총 의결권 대결’로 이어지며 장기화할 전망이다.고려아연은 이달 4일부터 20일간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가 이날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마지막 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23% 오른 8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89만 원)를 살짝 밑돈 것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주주가 시가보다 비싸게 사준다는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려아연은 공개매수 결과를 이날 곧바로 공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대 매집 목표였던 지분 20%를 달성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이미 끝난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에서 5.34%가 몰린 탓에 시장에 남아 있는 유통 주식이 18% 안팎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에 대한 결과를 25~28일쯤 공시를 통해 공개할 전망이다. 양쪽 진영은 모두 의결권 있는 주식을 50% 이상 확보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본래 최 회장 측은 매집 목표로 내세운 지분 20% 중 17.5%를 자사주로 취득할 계획이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 나머지 2.5%는 최 회장 측의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공개매수에 나선 물량이다. 기존에 지분 33.99% 확보했던 최 회장 측이 베인캐피털을 통해 지분을 약 2% 추가한다고 하더라도 의결권 있는 주식 지분은 약 36%대에 머문다.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지분율인 38.47%에 미세하게 뒤처지는 것이다.최 회장 측이 향후 자사주 소각에 나서 전체 주식 숫자를 줄이더라도 양측 진영은 의결권 있는 주식 지분이 각각 40%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된다.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향후 양쪽 진영은 남은 물량을 놓고 장내 매수 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 이전부터 지니고 있던 자사주 2.4% 중 일부를 우호 세력에 매각해 의결권 있는 지분을 늘리려 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자동차, LG화학, 한화그룹 등 그간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됐던 ‘집토끼’들이 혹시나 이탈하지 않도록 단속도 필요할 전망이다. 고려아연 주식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도 관건으로 꼽힌다.또한 최 회장 측은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 측은 23일 영풍-MBK 연합의 1·2차 가처분 신청이 고려아연의 주가 상승을 저지하기 위한 사기적 부정거래·시세조종에 해당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영풍-MBK 연합 측도 ‘최 회장 측이 고가의 자사주 취득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통지했다는 사실을 공시보다 앞서 언론에 알리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일삼았다’며 자신들도 이미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같은 날 알렸다.영풍-MBK 연합 측에서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13명 중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로 구성됐다. 미세하지만 보유 지분율에서 앞서는 영풍-MBK 연합 측이 우군 이사진을 대거 합류시켜 이사회를 장악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 회장 측에서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 자체를 거부하면 다툼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1일(현지 시간) 인도 델리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모디 총리와 면담을 진행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인도 증권시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 중이었다. 정 회장은 이번 면담에서 “현대차그룹은 인도 국민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현지에서 28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고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며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빅시트 바라트(발전된 인도) 2047’ 비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에서 전기차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충전망 설치, 부품 현지화 등 인도 EV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현지 개발 완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소형차 개발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연구개발(R&D) 우수 인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지난해 인수해 현재는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인도 푸네 공장과 관련해서는 “현대차에 있어 의미가 큰 거점이 될 것”이라며 모디 총리를 내년 하반기(7∼12월)에 있을 공장 준공식에 초청했다. 정 회장은 이날 취재진을 만나 모디 총리와의 면담과 관련해 “IPO(기업공개)와 관련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IPO를 통해서 생긴 자원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인도) 정부에서도 (현대차에 대해) 관심 있게 보고 있고 지원을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뭄바이=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힌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가 2∼21일 진행한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청약 결과 목표 물량을 모두 채웠다. 이로써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지분 34.9%를 추가로 확보해 총 70.35%를 보유하게 됐다. 반면 영풍 측 장씨 일가 지분은 21.25%다.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지켜낸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 대해 “소송 절차를 악용하고 시장 교란 행위를 반복한 결과”라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 연합이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투자자와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방법으로 소송 절차를 남용하고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연합이 최 회장 측의 자사주 취득을 금지해 달라고 1차 가처분을 제기한 것이 법원에서 기각됐는데도 같은 내용으로 2차 가처분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영풍·MBK 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자기 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은 가처분이 아닌 본안 소송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주주들이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참여한 것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하락했다는 최대주주(영풍)의 진심 어린 우려를 지지했기 때문”이라며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까지 폄훼하지 말라”고 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5년간 자동차 안전관리 기준을 위반해 부과받은 과징금·과태료가 86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과징금·과태료의 81%가 수입차 업자들에게 부과된 것이다. 수입차 업자들이 국내 안전기준 준수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2024년 9월 기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는 자동차관리법을 위반해 총 302억 원의 과징금·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수입차와 국산차 업체들을 모두 합쳐 가장 많은 액수를 납부한 것이다. 포르쉐(142억 원), 현대차(124억 원), 폭스바겐·아우디(94억 원), 혼다(54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관리법에는 업체들이 자동차를 제작·판매할 때 준수해야 할 안전기준들이 명시돼 있다. 안개등이 기준치보다 어둡다거나, 타이어 공기압 표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모델 매출의 2%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부과 건수로 따지면 국산 업체들이 38건, 수입차 업체들이 235건을 차지했다. 수입차 업체들의 전체 승용차 시장 판매 점유율은 20% 미만인데도 안전기준 위반은 국산 업체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일부에서는 ‘자기인증 제도’의 한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는 신차가 출시되기 전 관계 당국이 차량의 안전기준 준수 여부를 직접 검사하는 형식 승인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한국은 업체들 스스로 안전기준을 지켰는지 파악해 이를 관계 당국에 알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업체들이 안전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한 뒤 위반이 발견되면 과징금을 부과한다.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안전기준을 소홀히 여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에서 형식 승인을 받아온 유럽 업체들이 한국의 자기인증 제도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안전기준을 맞추려면 본사의 결정이 필요한데 한국 법인과 본사 사이에 의사소통이 긴밀하게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안전을 고려해 미미한 안전기준 위반 사안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자발적 리콜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과태료·과징금 납부 1위인 벤츠가 최근 5년간 진행한 리콜의 71%는 공단이 먼저 조사에 나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5년간 자동차 안전관리 기준을 위반해 부과받은 과징금‧과태료가 86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과징금·과태료의 81%가 수입업자들에게 부과된 것이다. 수입 업자들이 국내 안전기준 준수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2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2024년 9월 기간 동안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동차관리법을 위반해 총 302억 원의 과징금‧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수입차와 국산차 업체들을 모두 합쳐 가장 많은 액수를 납부한 것이다. 포르쉐(142억 원), 현대차(124억 원), 폭스바겐‧아우디(94억 원), 혼다(54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자동차관리법에는 업체들이 자동차를 제작‧판매할 때 준수해야 할 안전기준들이 명시돼 있다. 안개등이 기준치보다 어둡다거나, 타이어 공기압 표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모델 매출의 2% 수준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부과 건수로 따지면 국산 업체들이 38건, 수입차 업체들이 235건을 차지했다. 수입차 업체들의 전체 승용차 시장 판매 점유율은 20% 미만인데도 안전기준 위반은 국산 업체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일부에서는 ‘자기인증 제도’의 한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는 신차가 출시되기 전 관계 당국이 차량의 안전기준 준수 여부를 직접 검사하는 형식승인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한국은 업체들 스스로 안전기준을 지켰는지 파악해 이를 관계 당국에 알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업체들이 안전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한 뒤 위반이 발견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안전기준을 소홀히 여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에서 형식승인을 받아온 유럽 업체들이 한국의 자기인증 제도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안전기준을 맞추려면 본사의 결정이 필요한데 한국 법인과 본사 사이에 의사소통이 긴밀하게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안전을 고려해 미미한 안전기준 위반 사안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자발적 리콜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과태료‧과징금 납부 1위인 벤츠가 최근 5년간 진행한 리콜의 71%는 공단이 먼저조사에 나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막아달라”며 제기한 2차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최 회장 측은 23일까지 예정된 자사주 매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더라도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주주총회로 넘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21일 영풍이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을 상대로 낸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영풍-MBK 연합은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를 주당 89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에 공개매수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최 회장 측은 23일까지 예정된 자사주 공개매수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고려아연 측은 입장문을 발표해 “공개매수를 완료하고 의결권을 강화해 MBK-영풍 연합의 국가 기간산업 훼손을 막겠다”고 밝혔다. 반면 영풍-MBK 연합은 “본안소송을 통해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맞섰다. 양측의 경영권 다툼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측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공개매수 목표치인 2.5%를 추가로 모으면 최 회장 측은 지분을 36.4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14일에 공개매수를 마무리한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38.47%다. 양측 격차는 약 2%포인트에 불과하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두산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사업 재편을 다시 추진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합병 비율도 재산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사 경영진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결정한 두산 사업구조 재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에 발표했던 사업 개편안을 8월 말에 철회한 지 50여 일 만이다. 이번 재추진안에서 가장 달라진 것은 합병 비율이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 법인 둘로 쪼갠 뒤, 신설 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시킬 방침이다. 이러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된다. 이때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신설 법인의 합병 비율이 기존 1 대 0.031에서, 1 대 0.043으로 조정됐다. 당초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가 있다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3.15주로 전환됐는데, 개편안에선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를 받을 수 있다. 앞서 7월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낸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사업 개편안을 발표한 뒤 비판에 직면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이 넘는 두산밥캣 주식 1주를 적자에 허덕이는 두산로보틱스 주식 0.6주로 바꿔 주는 주식 교환 비율이 논란이었다. 금융감독원까지 나서 공시 변경을 요구하자 두산은 결국 8월 말 기존 개편안을 철회한 바 있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와 자회사가 되는 두산밥캣이 향후 합병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두산은 12월 임시 주총을 열고 재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일명 로봇개라고 불리는 ‘스폿’이 네 발로 공장을 이곳저곳 뛰어다니더니 진짜 개처럼 모든 감각을 동원해 여러 점검을 시작했다. 마치 코를 킁킁거리듯 공장 내 유해 가스가 누출되지 않았는지 검사했고 눈 역할을 하는 열감지센서로는 과열된 기계가 없는지 살폈다. 정상 작동되는 기계라 할지라도 카메라로 계기판을 하나하나 비춰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했다. 그러다 작업장 한쪽에 쓰러져 있는 인형을 발견하자 곧바로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내년 준공될 현대자동차 울산 전기차 공장에는 로봇개에 장착하는 배터리를 1분 만에 자동 교체하는 기술도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다른 곳에서는 마치 자동 세차를 끝내고 바람으로 차량을 말리듯 로봇이 승용차에 바람을 쏘고 있었다. 차량 앞부분에서 시작해 뒷부분까지 구석구석 바람을 쏘면 차량 내부에 있는 소음 계측기가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차량의 조립 불량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시속 20km로 달릴 때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자 모니터 화면에 차량 2열 쪽에 조립 불량으로 인해 차량 내부에 기준치 이상의 소음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현대자동차그룹 경기 의왕연구소가 이 같은 첨단 제조 공정 기술을 21일 공개했다. 현대차·기아 및 협력사들은 매년 ‘이포레스트 테크데이’란 이름으로 제조 혁신 기술을 내부에 공유하고 있다. ‘이포레스트’는 현대차와 기아의 스마트공장 브랜드다. 올해는 22∼24일 열리는 해당 행사에 하루 앞서 취재진에게 현장을 공개했다. 5회째를 맞이하는 이포레스트 테크데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테크데이에서는 200여 개의 신기술이 공개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이고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6개의 그룹사의 제조기술이 총망라된 자리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특히 ‘SDF(소프트웨어 중심 공장)’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차량을 일종의 거대한 스마트폰으로 개발하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를 강조했는데, 이제는 차뿐만 아니라 이를 생산하는 공장도 첨단화하겠다는 것이다. SDF를 진행하면 생산 시설 전반에 첨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로봇이나 AI, 통신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인간이 모든 것을 다 할 때와 대비해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줄어드는 반면 품질과 생산성은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완성차 회사 대부분은 전기차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를 내연기관차를 팔아 메꾸는 상황이다. 다만 현대차·기아의 SDF 전환은 상당수가 무인화·기계화를 전제하는 것들이기에 향후 이를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협의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민 현대차그룹 제조·솔루션본부 이포레스트 센터장(상무)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연결되고 활용하느냐가 제조지능을 좌우한다”며 “이러한 제조지능이 결국 기업의 성장과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의왕=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인도에서 상장을 앞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현지에서 만든 첫 전기차인 ‘크레타EV’를 내년에 선보인다. 인도서 만든 크레타EV를 아프리카, 중동, 남미, 동남아로 수출도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크레타EV를 내년 1월 인도에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에서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생산 중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부품을 가져와 현지에서 조립하는 반제품조립(CKD) 방식이다. 현대차가 인도 공장에서 직접 부품을 조달해 생산하는 전기차는 크레타EV가 처음이다. 크레타EV는 2015년 출시돼 인도에서 누적 판매 111만 대를 넘긴 내연기관 크레타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크레타는 비가 오면 배수가 잘 안 되는 현지 도로 사정을 감안해 차체를 더 높였다. 또 더운 날씨를 고려해 음료를 시원하게 저장하는 쿨 박스 등을 마련한 현지 맞춤형 모델이다. 크레타는 ‘인도 국민차’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며 현대차가 현지 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데 공을 세웠다. 크레타EV도 인도의 현대차 연구개발(R&D)센터와 국내 남양연구소 개발진이 합작으로 만들어 인도인들의 선호 사양을 적극 반영했다. 인도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기준 연간 9만 대에 불과한 아직 작은 시장이지만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을 3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일 인도 뭄바이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현대차 인도법인은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갖춰 나가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크레타EV를 통해 인도 및 인근 수출 지역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인도 시장에 투입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티뷰론’이 돌아왔다. 1996년 등장해 2001년 단종됐지만 짧은 시간 한국의 젊은이들을 들뜨게 했던 그 차다. 바퀴휠부터 엔진까지 100%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첫 스포츠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6월 상태가 좋은 티뷰론 1대를 구해 14개월 동안 공들여 최근 완전히 복원해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아이오닉5 N’이나 ‘아반떼N’과 같은 고성능차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계획이다. 28년 전 도전정신으로 만들어 낸 티뷰론의 헤리티지(유산)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는 얘기다. ● 2001년 단종된 티뷰론 복원 티뷰론 복원에 참여한 권규혁 현대차 브랜드헤리티지팀 책임매니저(55)는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느라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며 “이제 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현대차도 헤리티지를 돌아볼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복원된 티뷰론은 이제 사회의 주축이 된 이들에게는 추억으로, 그보다 젊은 세대에게는 신기함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현재 ‘N브랜드’라는 제품군을 따로 마련해 전기 및 내연기관 고성능차를 만들고 있다. 고성능차 개발에 진심인 현대차가 스포츠카의 ‘조상님’이라 불리는 티뷰론을 복원한 것은 당시 기준으로 티뷰론의 성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소박한 성능이지만 현대차는 이미 1990년대에 제로백 8초, 시속 220km까지 달리는 150마력 차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또 1.5L 엔진이 대세였던 당시에 파격적으로 2.0L 엔진을 장착했다. 당시 기술로 과감한 곡면을 가공해 구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를 성공해 내기도 했다. 권 책임매니저는 “티뷰론의 성공적인 데뷔가 있었기에 지금 N브랜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티뷰론 개발은 현대차가 단순히 평범한 대중차만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자동차 마니아들도 좋아할 만한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여 년 전 티뷰론 동호회 회장에게 인도 이번에 복원된 티뷰론은 현대차의 ‘토크콘서트’ 행사에서 공개한 뒤 허장혁 SEW유로드라이브코리아 대표(55)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허 대표는 이번 복원 과정에서 현대차에 많은 도움을 준 인물이다. 젊었을 때 티뷰론의 공식 동호회인 ‘TOG’의 회장을 맡았던 허 대표는 중고 티뷰론 차량을 수소문할 때부터 현대차와 함께했다. 과거 티뷰론을 운행했을 때 경험들을 현대차 복원팀에 설명해주면서 기술적인 복원에 그치지 않고 감성까지 복원할 수 있도록 도왔다. 현대차는 상태가 좋은 티뷰론 중고차를 구해 녹슨 부분의 부품을 교체하고, 찌그러진 곳을 폈다. 처음에 확보된 티뷰론은 검은색이었는데 당시 티뷰론을 상징하는 색깔인 ‘퍼니 레몬’ 색상으로 도색도 새로 했다. 복원된 차량은 마치 1996년에 갓 출시된 새차처럼 깔끔하면서 과거의 디자인을 지닌 멋들어진 클래식 스포츠카의 자태를 뽐낸다. 복원된 티뷰론을 마주한 허 대표는 27세로 다시 돌아간 듯이 눈을 반짝였다. 그는 “199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티뷰론은 다시 가슴을 뛰게 만드는 차”라며 “당시만 해도 차는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었는데 티뷰론 등장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실제로 유려한 곡선의 레몬색 티뷰론이 나오자마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출시 5년 만인 2001년에 단종됐는데 짧은 기간에도 27만 대가 팔렸다. 구매자 중 20, 30대 비중이 90%에 육박할 정도였다. 티뷰론이 성공을 거둔 덕에 이후 고성능 차의 명맥이 이어지게 됐다. 허 대표는 “인생에 있어 가장 뜨거웠고, 중요했던 시기를 티뷰론과 함께했다”며 “티뷰론을 복원하는 것은 마치 젊은 시절을 복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독일과 미국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그는 “외국에서 할아버지들이 오래된 포르셰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멋있고 부러웠다”며 “이제는 부러워할 것 없이 주말에 티뷰론을 타고 ‘내 인생이 이렇게 뜨겁고,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밖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티나’ ‘포니’ ‘스쿠프’ 등의 차량을 연달아 복원한 현대차는 앞으로도 회사 헤리티지에서 의미가 있는 차량들에 대한 복원을 이어갈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199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티뷰론’은 다시 가슴을 뛰게 만드는 차다. 당시만 해도 차는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었다. 출퇴근이나 생계를 위한 ‘아빠차’들이 대부분이었다. 1996년에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스포츠카인 티뷰론이 등장하면서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당시만 해도 쓰이지 않던 레몬색에 스포츠카다운 유려한 곡선이 금방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출시 5년 만인 2001년에 단종됐는데 짧은 기간에도 27만 대가 팔렸다. 구매자 중 20~30대 비중이 90%에 육박할 정도였다. 티뷰론이 성공을 거둔 덕에 이후 고성능 차의 명맥이 이어지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지금 ‘N브랜드’라는 제품군까지 따로 마련해 전기 및 내연기관 고성능차를 만들고 있다. 고성능차 개발에 진심인 현대차는 최근 스포츠카의 ‘조상님’이라 불리는 티뷰론을 복원했다.티뷰론 복원에 참여한 권규혁 현대차 브랜드헤리티지팀 책임매니저(55)는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느라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며 “이제 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현대차도 헤리티지(유산)를 돌아볼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복원된 차량은 이제 사회의 주축이 된 이들에게는 추억으로, 그보다 젊은 세대에게는 신기함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코티나’, ‘포니’, ‘스쿠프’ 등 회사 헤리티지에서 의미가 있는 차량들을 연달아서 복원하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해 6월 티뷰론을 선정해 복원에 들어가기로 했다. 젊었을 때 티뷰론의 공식 동회인 ‘TOG’의 회장을 맡았던 허장혁 SEW유로드라이브코리아 대표(55)도 의기투합해 1년 여간 공을 들였다. 여러 곳을 수소문해 상태가 좋은 티뷰론 중고차를 구해 녹슨 부분의 부품을 교체하고, 찌그러진 곳을 폈다. 공수된 차량은 검은색이었는데 당시 티뷰론을 상징하는 색깔인 ‘퍼니 레몬’ 색상으로 도색도 새로 했다. 복원된 차량은 마치 1996년에 갓 출시된 새차처럼 깔끔하면서 과거의 디자인을 지닌 멋들어진 클래식 스포츠의 자태를 뽐낸다.완성된 차는 현대차의 ‘토크콘서트’ 행사에서 공개한 뒤 허 대표에게 인도된다. 바쁘게 살다보니 티뷰론을 잠시 잊고 지내며 중년이 된 허 대표는 복원된 차량을 마주하니 티뷰론이 처음 출시했던 27세로 다시 돌아간 듯이 눈을 반짝였다.허 대표는 “인생에 있어 가장 뜨거웠고, 중요했던 시기를 티뷰론과 함께 했다”며 “티뷰론을 복원하는 것은 마치 젊은 시절을 복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독일과 미국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그는 “외국에서 할아버지들이 오래된 포르쉐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멋있고 부러웠다”며 “이제는 부러워할 것 없이 주말에 티뷰론을 타고 ‘내 인생이 이렇게 뜨겁고,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밖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티뷰론을 복원한 것은 마케팅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티뷰론의 출시는 현대차가 자동차 마니아에게도 인정 받을 만한 고성능차를 만들 수 있단 것을 것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한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오닉5 N’이나 ‘아반떼N’과 같은 고성능차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티뷰론의 복원을 통해 증명될 수 있다. 지금이야 소박한 성능이지만 1990년대에 이미 제로백이 8초, 시속 220㎞까지 달리는 150마력 차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권 책임매니저는 “티뷰론의 성공적인 데뷔가 있었기에 지금 N브랜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며 “다른 차량에 대한 복원도 계속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기아가 차량용 프레스 금형(반복 생산을 위한 금속 형틀)을 자동으로 디자인하는 ‘프레스 금형 자동 설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내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이번에 발표한 자동 설계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금형 설계자가 제각각 처리하던 작업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금형으로 만드는 자동차 외판은 트렁크나 후드 등 수많은 부품이 사용된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에 설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자동차 외판 하나를 만들려면 여러 설계자가 달라붙어 3∼5번의 프레스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설계자들이 내놓은 각자의 결과물이 서로 딱 들어맞지 않으면 몇 번이나 수정 및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기존의 금형 설계를 위한 기술 문서와 설계 조건들의 데이터를 표준화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3∼5번 진행되는 프레스 공정 단계마다 필요 수치를 입력하면 최적의 프레스 금형 설계 도면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든 것이다. 여러 사람이 각자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시스템으로 제작하다 보니 금형에 드는 시간이 기존 대비 75% 이상 단축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또한 설계 오류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어 고품질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2020년 프레스 금형 자동 설계 시스템을 내연기관 ‘캐스퍼’ 제작에 일부 적용했다. 최근에는 모든 프레스 공정의 금형 설계에 새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했다.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는 공정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자동차 차체를 단번에 찍어내는 ‘하이퍼캐스팅 공정’이 대표적이다. 미국 테슬라가 채택한 ‘기가캐스팅’과 유사한 이 기술은 현재 울산에 건설 중인 공장이 완성되면 2026년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준공한 싱가포르 ‘현대차 글로벌 혁신센터’에서는 기존 컨베이어 벨트 방식과 달리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셀(Cell)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각자 다른 종류의 차량을 생산해 내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미니(MINI)코리아가 2열 편의성이 향상되고 적재공간이 한층 여유로워진 ‘뉴 미니 쿠퍼 S 5-도어’를 최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이로써 뉴 미니 쿠퍼의 트림이 4개로 늘어나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게 됐다. ‘뉴 미니 쿠퍼 S 5-도어’는 1959년 탄생한 클래식 미니로부터 계승해온 핵심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반영됐다. ‘뉴 미니 쿠퍼 S 5-도어’는 3-도어 모델 대비 휠베이스(바퀴 축간 거리)가 70mm 길어 실내 공간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기본 275L에다가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925L까지 확장된다. 실내 공간의 핵심은 클래식 미니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완벽히 재현한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직경 240mm 원형 OLED 디스플레이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탁월한 시인성과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처럼 즉각적이고 자연스러운 반응성을 경험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티맵’을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실시간 갱신되는 교통 정보를 통해 최적화된 경로를 알려주도록 설계돼 있다. 멜론이나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음악감상 애플리케이션, 게임 등을 차량 내에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안전한 운행을 위한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 또한 최고 수준으로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선 유지 어시스트, 정면 충돌 경고, 주의력 어시스트, 추돌 경고 등을 갖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가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뉴 미니 쿠퍼 S 5-도어’에는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0.6kg·m를 발휘하는 미니 트윈파워 터보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 적용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6.8초다. 안전 최고 속도는 시속 242km이며,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12.4km다. ‘뉴 미니 쿠퍼 S 5-도어’는 부가세를 포함해 4970만 원에 판매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최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하며 로보택시 시장에 불을 지폈다. 15일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로보택시를 포함해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4년 2070억4000만 달러(약 282조1334억 원)에서 2030년 1조2272억 달러(약 1671조6918억 원)로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크게 앞서가고 있고 한국은 규제에 막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로보택시는 미국자동차기술협회(SAE) 기준 총 6단계로 이뤄진 자율주행 단계(레벨)에서 4단계(특정 구간 운전자 없이 운행) 이상의 기술이 적용되는 운송 차량을 말한다. 현재까지는 미국과 중국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국가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 전망치에서 미국과 중국은 각각 2024년 97억 달러와 33억3000만 달러를 나타내며 세계 1,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샌프란시스코가 지난해 8월 심야에만 운행하도록 한 로보택시를 규제를 풀어 24시간 확대 운행토록 했다. 로보택시 업체 웨이모는 7월 기준 유료 승차 건수가 10만 건을 넘어섰다. 중국도 2019년 인구 1000만 명 도시 우한 전체를 자율주행 시범단지로 지정했다. 지난해까지 우한에서만 로보택시 탑승 건수는 73만2000건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운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중국은 시범단지를 사실상 ‘규제 프리’ 지역으로 정해 업체들이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를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로보택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대자동차가 2022년 6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차량 100여 대를 투입해 무료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지만 지난해 6월 운영이 중단됐다. 현대차와 정부 측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강화된 규제에 따른 기술 보완이 어려웠던 점도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국내 자율주행 차량 업계에서는 규제와 지원 미비를 호소하고 있다. 노인보호구역이나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기능으로 달리다가도 해당 구역에 진입하면 운전석에 앉아 있던 안전요원이 넘겨받아 운전을 해야 한다. 보행자 안전을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자율주행 활용이 곳곳에서 제한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경제적 지원도 미비하다. 현재 자율주행차 제작업자는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규정상 자율주행차도 반드시 운전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절약되지 않는다는 점도 애로 사항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레벨4 자율주행차 시험성능인증에 필요한 장소를 찾기 힘든 실정”이라며 “무엇보다 관련 기술 인력이 부족해 이를 충원하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비식별화법’으로 모자이크 처리된 보행자 정보만 수집할 수 있어 4단계 이상 자율주행차 구현에 필요한 ‘아이콘택트 기술(보행자가 차량 접근을 인지했는지 확인)’을 개발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14일 종료된 공개 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5% 이상 확보했다. 본래 목표치인 14.6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기존 주식까지 합쳐 약 40%에 육박하는 의결권을 확보했다. 영풍-MBK 측은 우위에 선 의결권을 앞세워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이사진 물갈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 회장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 매수 전략 수정이나 추가적으로 우군 섭외 등을 고심해야 할 상황을 맞이했다.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전체 주식의 5.34%(약 110만 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영풍-MBK 연합은 해당 주식을 1주당 83만 원에 매입한다. 최 회장 측이 제시한 공개 매수가(89만 원)보다 낮지만 마감일이 빠른 영풍-MBK 연합으로 상당수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이로써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보유분(33.13%)에 이날 확보분을 더해 38.47%가 됐다. 최 회장 측이 보유한 주식(33.99%)을 일단 앞섰다. 만약 최 회장 측이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 매수 목표량(414만 주)을 달성한다면 영풍-MBK 연합은 의결권 기준으로 약 48%에 달하는 지분을 갖게 된다. 최 회장 측이 시장에 나온 주식들을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로 편입시키면, 의결권 있는 주식의 전체 모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우군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23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최대 20.0%가량 공개 매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의결권 있는 주식은 베인캐피털이 공개 매수에 나선 2.5%뿐이다. 고려아연이 공개 매수하는 약 17.5%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로 편입된다. 최 회장 측이 공개 매수 목표를 달성할 경우 최 회장 측은 의결권 있는 주식 최대 36.49%를 확보하게 된다. 영풍-MBK 연합에 의결권 대결에서 밀리게 된다. 의결권 우위를 바탕으로 영풍-MBK 연합이 다음 달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 13명 중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모두가 최 회장 측 인물이다. 영풍-MBK 연합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대결을 펼쳐 이사진 물갈이를 노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최 회장 측이 가진 고려아연 경영권이 영풍-MBK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영풍-MBK 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오늘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며 “최윤범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 매수가 중단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전략 변화를 고심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미 5% 이상의 주식이 영풍-MBK 연합 측으로 넘어간 만큼 앞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모집을 늘려야 한다.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사들이는 주식을 늘리거나, 최 회장 측이 사재를 털어 개인 주식을 늘리는 방법 등이 있다. 기존 주주들 중에서 추가적인 우호 세력을 찾는 방법도 있다. 최 회장 측은 입장문을 발표해 “상대가 제시한 목표치(발행 주식 총수의 14.61%)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무인(로보) 택시 ‘사이버 캡’에 올라탔다. 그러자 운전대, 가속페달, 사이드미러가 없는 로보 택시가 스스로 도로를 내달렸다. 머스크는 자신이 운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듯 합장을 해 보이기도 했다. 교차로에서 자전거가 무리 지어 지나가자 사이버 캡이 스스로 속도를 늦추며 안전성도 과시했다. 그가 사이버 캡을 타고 행사장에 나타나는 장면은 테슬라 홈페이지 등에서 생중계됐다. 머스크 CEO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버뱅크 워너브러더스 영화촬영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 행사를 열고 로보 택시 사이버 캡을 공개했다. 그는 “약간 낙관적인 경향이 있지만 2026년까지, 2027년 이전에는 사이버 캡을 출시할 것”이라며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지역에서 (운전자의) 감독 없는 주행을 위한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캡 가격에 대해선 머스크는 “3만 달러(약 4000만 원) 미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저가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따돌릴 테슬라의 무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는 자사의 차량을 이용하는 전 세계 운전자들로부터 방대한 양의 자율주행 정보를 수집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테슬라는 이날 20여 명을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자율주행 버스 ‘로보 밴’도 함께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다만 회의적 시각도 여전하다. 2019년에 이미 이듬해(2020년)까지 로보 택시를 완성하겠다고 ‘공수표’를 날린 적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 사이버 캡에 적용된 기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없던 것도 2026년 상용화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는 요소로 꼽힌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