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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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5-11-09~2025-12-09
인사일반22%
문화 일반21%
연극18%
문학/출판12%
사회일반9%
음악6%
검찰-법원판결3%
대통령3%
만화3%
무용3%
  • “3년前 소설 역주행, ‘좀비 홍학’이라 부르더라고요”

    “3년 전 나온 책인데 지금도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키고 있으니 누가 ‘좀비 홍학’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작가 정해연(43)은 3년 전 출간 땐 빛을 보지 못했던 장편소설 ‘홍학의 자리’(엘릭시르)가 최근 역주행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6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는 “(스릴러가 인기를 끄는) 여름 시즌 덕분인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은 2021년 출간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지난해 여름부터 속도감 있는 문체와 고정 관념을 깨는 설정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결말 스포 주의’ 문구가 달린 후기가 잇따라 올라온 것. 지난해 8월 넷째 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에 194위로 처음 진입한 뒤 약 1년 만인 이달 첫째 주 15위(한국 소설 중에선 2위)로 수직 상승했다.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꼽은 올 상반기(1∼6월) 인기 도서 100권 중 가장 높은 완독률(88%)도 기록했다. 종이책 및 전자책 판매량이 최근 10만 부를 넘어섰다. 소설은 45세의 고교 교사로 유부남인 준후가 내연 관계인 18세 제자 다현의 시신을 호수에 유기하면서 시작된다. 준후는 다현의 죽음을 처음 발견한 ‘목격자’일 뿐이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 다현의 몸에서 자신의 DNA 등 육체 관계의 흔적이 발각될 것을 우려한 것. 결국 다현의 시신이 다른 사람에 의해 발견되면서 경찰의 수사망이 준후를 조여 온다. 정해연은 “범인이 아니지만 범인으로 몰릴 위기가 닥친 인물을 주인공으로 쓰면 ‘스릴’이 살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타격이 클 직업으로 선생님을 골랐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장편 스릴러 ‘더블’로 등단하기 전에는 인터넷에 로맨스 소설을 연재했다. 어느 날 “네가 좋아하는 장르 소설을 왜 안 쓰냐”란 오빠의 얘기를 듣고서 미스터리와 스릴러 집필로 방향을 틀었다. “어렸을 때부터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읽기만 하다 직접 써 보니 독자들을 ‘놀래키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하하하.” 사이코패스끼리 대결을 벌이는 내용의 ‘더블’은 중국과 태국에 번역 출간됐고, 어설픈 유괴범과 천재 소녀를 다룬 ‘유괴의 날’은 드라마로 제작됐다. 그는 “미스터리, 스릴러는 인간을 가장 깊게 다루면서도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장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범죄 이야기는 피해자에게 폐가 될 수 있기에 소설의 소재로 무작정 쓰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블랙 유머가 담긴 스릴러 ‘2인조’(엘릭시르)를 출간했다. 교도소에서 석방된 2인조가 재개발 중인 부촌에서 만난 시한부 노인을 대상으로 사기를 계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는 “교도소에서 자신이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으스대는 범죄자들을 떠올리며 쓴 이야기”라며 “코믹과 범죄 스릴러가 섞여 무더운 여름에 가볍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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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수궁 흥망 묵묵히 지켜본 회화나무에 쌓인 200년 이야기

    흰 캔버스를 배경으로 한 그루의 나무가 찍힌 사진이 텅빈 방에 걸려 있다. 왼쪽으로 기운 거대한 녹빛 나무는 웅장하면서도 어딘가 고단해 보인다. 사진 속 나무는 덕수궁 선원전 인근에 우뚝 선 회화나무.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령(樹齡)이 최소 200년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나무가 조선과 대한제국, 대한민국까지 이어지는 다사다난한 역사를 묵묵히 바라봤다는 이야기다. 궁궐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본 나무의 심정은 어땠을까. 9일 서울 덕수궁 선원전 터의 옛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에서 열린 이명호 사진작가의 특별전 ‘회화나무, 덕수궁…’을 찾았다. 국가유산청이 8월 한 달 동안 사택을 특별 개방하면서 열린 전시다. 일반에 사택 내부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서양과 일본식 건축 양식이 섞인 목조 주택 곳곳을 천천히 훑어봤다. 서양식 벽난로와 다다미 형태의 방이 독특한 느낌을 줬다. 별다른 장식과 가구가 없는 방에는 회화나무를 다양한 각도와 계절에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회화나무를 위에서 촬영해 동그랗게 표현하거나 겨울에 촬영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게 인상적이었다. 이 작가는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회화나무의 복잡한 심정을 생각하면서 기획했다”라며 “관객들이 수백 년간 역사의 현장을 지킨 나무의 이야기를 듣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택 초입에는 선원전 터 발굴 조사 중 나온 기와 조각이 전시돼 있었다. 용무늬와 봉황무늬가 정교하게 장식된 기와가 이곳의 오래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아름다운 옥의 근원’이라는 뜻의 선원전은 역대 조선 임금들의 어진과 신주를 봉안한 공간이다. 본래 선원전은 궁궐에서 가장 성스러운 공간으로 여겨졌다. 덕수궁 선원전은 고종이 망명 갔던 러시아 공사관에서 돌아와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만들어졌다. 본래 동쪽 포덕문 인근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1900년 화재로 소실된 뒤 1901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선원전은 1919년 고종이 승하한 직후 일제에 의해 훼철됐다. 궁궐의 심장부가 일제에 의해 조각조각 팔려나갔다. 정동 39번지는 일제 금융기관에 팔려 1938년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이 들어섰다. 광복 후에도 선원전은 수난을 겪었다. 미국 정부가 이 터를 사들여 미국대사관 건물을 신축하려 한 것이다. 이때만 해도 이 부지가 선원전 터라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 문화재 지표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선원전 터가 발굴됐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공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축 계획이 무산됐다. 결국 우리 정부는 2011년 미 정부로부터 토지 교환 방식으로 선원전과 흥덕전, 흥복전 터 일대(8000㎡)를 돌려받았다. 국가유산청은 2039년까지 진행될 ‘덕수궁 복원정비 기본 계획’에 따라 이 일대를 궁궐로 복원할 예정이다. 조선저축은행 사택이 포함된 부지 일대는 2030년 복원 공사가 시작되는데, 그 이전까지 사택을 철거하지 않고 민간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일제에 의해 훼손된 공간인만큼 빨리 철거해 지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 역시 우리 역사의 일부라는 의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 복원정비과 최자형 사무관은 “공사 전까지 사택은 선원전 복원 과정과 부지에 얽힌 역사를 알리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우선 올해는 이달 31일까지만 시범 개방한 뒤 내년부터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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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히로시마 폭격서 日항복까지… 인류 운명 바꾼 3인

    1945년 8월 8일 수요일. 미국 전쟁부 장관 헨리 스팀슨은 새벽부터 심장 발작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기어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을 만났다. 역사를 바꾼 군사작전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손에 황량한 잿빛으로 변해버린 일본 히로시마 사진을 쥐고 있었다. 핵무기로 인해 파괴된 건물과 교량, 터미널 등의 모습이 적나라했다. 이로부터 이틀 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즉사한 사람만 7만 명에 달했다. 스팀슨은 핵폭탄이 지독하고 악마 같은 무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무력으로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지만 대규모 살상이란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신간은 원자폭탄이 일본에 투하된 1945년 8월을 자세히 조명한다. 영화 ‘오펜하이머’가 핵폭탄의 탄생 과정을 다뤘다면, 이 책은 원자폭탄이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이끌었는지에 집중한다. 독특한 건 스팀슨과 미국 태평양 전략공군사령관 칼 스파츠, 일본 외무대신 도고 시게노리라는 세 인물에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스팀슨은 원폭 개발을 감독하고 투하 명령을 실질적으로 승인한 인물이었다. 그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사후 취임한 트루먼 대통령에게 자신이 작성한 비망록을 건넨다. 루스벨트 대통령 때부터 진행된 핵폭탄 개발 계획 ‘맨해튼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4개월 안에 우리는 인류 역사상 알려진 적이 없는 무시무시한 무기를 완성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 폭탄 하나면 도시 하나를 모두 파괴할 수 있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지만 누아르 영화처럼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장면이 몰입감을 높인다. 원폭 투하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두 번째 인물 스파츠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야 하는 원자폭탄 투하를 “구두 명령만으로 이행할 수 없다”며 서면 명령서를 고집한다. 군인다운 그의 완고함이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문서다. 결사항전을 고집하던 다른 관료들과 달리 일본의 항복을 주장한 도고의 논리는 무의미한 희생을 멈추게 했다. 세 인물의 후손들로부터 입수한 일기 등 미공개 자료가 풍부히 활용된 덕에 촘촘한 묘사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원폭 투하라는 역사적 결정 배후의 인간적 고뇌도 깊이 있게 담겼다. 윈스턴 처칠이 자신의 회고록에서도 썼듯이 당시 원폭 투하가 없었다면 전쟁이 장기화돼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으리라는 점은 거의 분명하다. 그럼에도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비극적 사실이다. 물론 일본의 항복으로 잔인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광복을 맛본 한국인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원폭 투하 전후 국면을 자세히 살펴본 저자는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할 필요까지 없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못 박는다. 사이판 등 일본이 점령한 태평양의 여러 섬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많은 군인을 잃은 미국이 본토 사수에 나선 일본군과 정면으로 맞섰다면 더 큰 희생이 불가피했다는 것. 사실 미국은 결사항전을 고수한 일본 강경파에 맞서 세 번째 원폭 투하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현대사의 시작을 연 역사적 과정을 되짚어보기 좋은 책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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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태권도’ 인류무형유산에 단독 등재 신청…정부 “배타적 독점 아냐”

    북한이 올 3월 태권도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단독으로 등재를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의 신청과는 별개로 추후 남한의 별도 등재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9일 유네스코 홈페이지와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북한은 올 3월 유네스코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 태권도’라는 제목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가 북한의 신청서를 평가해 2년 뒤 등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국내에선 한 민간단체가 태권도의 남북한 공동 등재를 추진했으나, 지난해 국가유산청의 인류무형유산 공모에는 신청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공모를 거쳐 올 3월 한지 제작을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했다. 한국은 인류무형유산 다등재 국가여서 2년 간격으로 1건만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남한의 태권도 등재 신청은 일러도 2026년에야 가능하다.일각에선 한민족 전통무예인 태권도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북한이 선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 차원에서 태권도 남북 공동등재를 논의하거나 추진한 바는 없다”며 “인류무형유산은 먼저 등재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배타적 독점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실제로 씨름(2018년·남북 공동 등재)을 제외하고 아리랑(남한 2012년·북한 2014년)과 김장 담그기(남한 2013년·북한 2015년)는 남북한이 별도로 유네스코에 등재했다. 국가유산청은 “추후 민간 공모 등 절차에 따라 태권도의 등재 신청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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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0년대 日정부 ‘재일한인 특혜’는 기만… 체류권 등 한시적 조치 그쳐 퇴거 내몰려”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인 1950년대에도 재일 한국인에 대해 체류 자격 등의 특혜를 줬다고 내세워 왔지만 이는 사실 기만에 가까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타 오사무 일본 도시샤대 교수(사진)는 9일 동북아역사재단 주최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1950년대 재일 조선인의 특권론과 식민지주의’)을 발표한다. 오타 교수는 ‘일한 회담문서 전면공개를 요구하는 모임’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한일 역사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논문에 따르면 1958년 일본 외무성, 법무성 등의 공문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 내 체류 자격 인정 △생활보호 우대 △입학 허가 △광업권 인정을 패전 후에도 재일 한국인이 보유한 특권으로 규정했다. 이 중 체류 자격과 관련해 법무성은 일제강점기부터 일정 기간 일본에 계속 체류한 한국인과 그 자녀에 대해 일본 내 체류를 인정하는 것을 특권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일본 국내법에 따라 한국인의 체류 자격이 결정될 때까지 한시적 조치에 불과했다. 실제로 재일 한국인들은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후 일본 국적이 박탈된 이후 1965년 재일교포 법적지위협정으로 영주권을 인정받기 전까지 강제 퇴거 위기에 놓여야 했다. 오타 교수는 “재일 조선인들의 일본 국적 박탈 이후 강제 퇴거를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로 일본 정부가 특권 논리를 내세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당시 일본 후생성은 “일본 국민만 대상으로 하는 생활보호법에 준해 재일 한국인을 보호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문부성은 “법적으로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 재일 한국인 아동에 대해 행정조치로 입학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했다. 통상산업성은 재일 한국인의 광업권 및 조광권을 한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특권이라고 했다. 그러나 후생성의 생활보호와 관련해 이후 일본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해 재일 한국인들을 수급 대상에서 점차 배제했다. 오타 교수는 “일본 각 부처가 주장하는 재일 한국인 특권은 법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이 아니었다. ‘우월한 권리’는커녕 권리라고 할 수도 없는 것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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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가을 경복궁서 궁중 다과 맛보세요”

    올가을 경복궁에서 궁중 다과를 즐기며 특별한 경험을 해보면 어떨까.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9월 4일부터 10월 31일까지 ‘경복궁 생과방’을 연다고 8일 밝혔다. ‘경복궁 생과방’은 조선시대 왕실의 별식을 만들던 생과방에서 궁중다과와 약차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조선왕조실록’과 ‘원행을묘정리의궤’ 기록을 바탕으로 다과 7종과 궁중약차 1종으로 구성된 궁중다과 세트를 맛볼 수 있다. 다과는 대추인절미병 세트와 주악 세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행사 참여는 추첨제로 진행된다. 12일 오후 2시부터 18일까지 티켓링크에서 예매권을 신청한 뒤, 당첨되면 관람을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서 예약하면 된다. 계정(ID)당 최대 2장까지 신청할 수 있다. 1인당 참가비는 1만5000원. ‘경복궁 생과방’, ‘창덕궁 달빛기행’ 등 하반기 궁궐 활용 프로그램들에서는 ‘아름다운 한복 입기’ 행사도 진행된다. 한복을 입은 참가자들은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문의는 궁능 활용프로그램 전화 상담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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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슈가,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죄송한 마음”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사진)가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고 귀가한 뒤 집 주변 인도에 쓰러져 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 14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 부출입문 인근 인도에서 한 남성이 술 냄새를 풍기면서 쓰러져 있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 남성을 지구대로 인계했고, 음주 측정을 하는 과정에서 슈가임을 확인했다.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으로 확인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슈가는 7일 팬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어젯밤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신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했다. 집 앞에서 전동 킥보드를 세우던 중 혼자 넘어졌고, 주변에 경찰관분이 계셔서 음주 측정한 결과 면허 취소 처분과 범칙금이 부과됐다. 매우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속사는 슈가가 헬멧을 쓴 채 전동 킥보드로 500m를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용산서 관계자는 “운전면허 관련 행정처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시 슈가는 전동 킥보드 위에 안장이 달린 형태의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통상 음주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적발되면 범칙금 10만 원과 면허 취소 처분이 내려지며, 6개월∼1년간 면허를 재취득할 수 없다. 전동 스쿠터의 경우에는 범칙금 대신 징역이나 벌금형 등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슈가는 지난해 9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며 내년 6월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번 일로 근무 기간이 연장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 관계자는 “사회복무요원은 근무 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외에 일어난 일에 대해선 사실상 민간인으로 간주해 개별 법 적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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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 루키’ 10년만에 ‘헤드라이너’로 돌아온 잔나비

    “누가 내 가슴에다 불을 질렀나.” “잔나비!” 뜨거운 함성은 열대야를 압도했다. 2∼4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인 4일 밤. 메인 무대에 등장한 2인조 밴드 잔나비가 대표곡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를 부르자 관객들은 가사에 맞춰 ‘잔나비’를 연호했다. 쿵쿵대는 드럼 비트에 맞춰 잔나비가 다시 한번 외쳤다. “누가 내 심장에다 못을 박았나.” “잔나비!” 보컬보다 우렁찬 관객들의 화답이 돌아왔다. 잔나비에 이번 펜타포트는 특별한 무대였다. 데뷔 해인 2014년 펜타포트 ‘슈퍼 루키’ 대상을 받고 10년 만에 헤드라이너(축제의 간판 출연자)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펜타포트의 가장 작은 무대에서 데뷔곡 ‘로켓트’를 부르던 신인 가수는 이제 국내 대표 록 음악 축제를 주도하는 밴드가 됐다. 잔나비는 공연 전 공식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잔나비로는 하나의 꿈을 이룬 순간”이라며 “10년에 걸친 이야기의 한 챕터가 끝나고 또 다른 챕터가 기다리는 역사적인 장면이 아닐까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80분 동안 진행된 공연에선 10년의 세월을 겪으며 성숙해진 잔나비의 면모가 잘 드러났다. “잘들 지내셨는지요? 나 그대 뜻에 다다랐어요.” 오프닝 곡으로 ‘비틀파워’를 들려준 보컬 최정훈은 적당한 타이밍에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도록 호응을 유도했다. 김도형의 물 흐르는 듯한 기타 사운드도 귀를 즐겁게 했다. 관록은 빛났지만 “힙하고 쿨한 것은 싫다”며 투박한 멜로디를 내세운 촌스럽지만 풋풋한 청춘의 느낌은 여전했다. 시작한 지 10분 만에 땀에 흠뻑 젖은 잔나비는 ‘고백극장’ ‘전설’ ‘홍콩’ 등을 연이어 불렀다. 최정훈은 “준비한 곡이 많아 멘트를 최대한 안 하려고 했다”며 물 한 모금을 마신 뒤 다시 공연에 몰입했다. 잔나비는 느리지만 묵직한 멜로디의 ‘누구를 위한 노래였던가’를 부를 땐 웅장한 분위기로 좌중을 압도했다. 연이어 나온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로 유명한 ‘잔나비 감성’을 물씬 풍겼다. 2016년 발매된 정규 1집 ‘몽키 호텔(Monkey Hotel)’에 수록된 이 노래는 연인과 이별한 뒤 남은 잔상을 그린 노래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누군가를 위해서 남겨주겠소.” 펜타포트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가는 아쉬움과 다시 찾아올 무대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는 듯했다. 정규 2집 ‘전설’에 수록된 히트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에서도 긴 여운이 묻어났다. 관객들은 떼창과 함께 휴대전화로 플래시를 반짝이며 호응했다. 2006년 시작해 올해로 19회를 맞는 펜타포트는 사흘간 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15만 명을 기록한 뒤 올해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하드코어 밴드 턴스타일을 비롯해 그래미상을 다수 수상한 미국 기타리스트 잭 화이트, 한국 밴드 데이식스, 실리카겔 등 국내외 아티스트 58개 팀이 무대를 빛냈다. 인천=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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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안 곳곳에 장수-행운 기원… 행복 가득한 조선 가정 엿본다

    8폭 병풍에 다양한 서체로 ‘壽(수)’와 ‘福(복)’이 번갈아 쓰여 있다. 빽빽이 들어선 붉고 푸른 글씨들이 화려한 느낌을 준다. 장수와 행운을 기원하며 그린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다. 조선시대 궁중 행사에 주로 쓰인 백수백복도는 조선 후기에는 일반 백성들의 회갑연에도 널리 쓰였다. 지난달 24일 개막한 서울 종로구 북촌박물관의 ‘행복이 가득한 집’ 특별전은 조선 사람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제작한 예술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백수백복도를 비롯해 조선 민화와 공예품, 목가구 등 40여 점을 전시한다. 부부의 백년해로(百年偕老)를 기원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조선시대 ‘남나비’로 불린 화가 남계우(1811∼1888)의 호접도(胡蝶圖), 나비 장식의 이층롱 등이다. 조선시대 혼례 때 신랑이 신부에게 건넨 기러기 조각,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목각 모란 병풍도 볼만하다. 忠(충), 孝(효), 信(신) 등의 한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문자도(文字圖)’는 조선시대 유교 정신의 근간을 살필 수 있다. 선비 정신이 묻어나는 벼루, 상, 필통 등도 볼 수 있다. 전시는 21일까지.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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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소녀들에게 더 가혹했던… 폭력과 차별의 역사

    연노랑색 사탕 포장지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하얀 얼굴에 헝클어진 금발로 미소짓는 예쁜 여자아이다. 흑인 소녀 페콜라는 그림 속 소녀의 파란 눈을 바라보며 사탕 껍질을 벗긴다. 파란 눈을 갖게 되면 자신의 인생도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면서. 희망은 혀에서 구르는 사탕보다 달콤하다. 신간은 1993년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저자가 1970년에 쓴 데뷔작이다. 5일 그의 타계 5주기를 기념해 재출간됐다. 책은 1940년대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미국의 현실을 흑인 소녀 페콜라의 비극을 통해 풀어낸다. 미국의 노예제는 남북전쟁 후인 1865년 폐지됐지만, 여전히 흑인들은 열악한 현실을 견뎌야 했다. 저자는 1993년에 쓴 서문에서 “한 인종을 통째로 악마화하는 기괴한 현상이 여자아이라는 사회의 가장 연약한 구성원 속에 어떻게 뿌리박게 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소설은 흑인 소녀 클로디아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된다. 부모님과 언니 프리다와 함께 사는 클로디아의 집에 갈 곳이 없어진 소녀 페콜라가 떠맡겨진 것이다. 폭력적인 페콜라의 아버지 촐리는 집에 불을 질렀고, 어머니 폴린은 가정부로 일하는 백인의 집에 살며 딸을 무시한다. 클로디아의 어머니는 딸을 구박하다가도 그녀가 아프면 정성껏 돌보지만, 페콜라에게는 아무도 없다. 페콜라는 그저 파란 눈을 갖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한다. 백인 아역 배우 셜리 템플이 그려진 컵을 오래 보기 위해 우유를 많이 먹는다. 자신이 아름다워지면 지독한 현실도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로디아는 페콜라를 이해할 수 없다. “온 세상이 여자아이라면 다들 파란 눈과 노란 머리, 분홍 피부의 인형을 소중히 여긴다는 데 합의한 것 같다.” 현실을 비꼬는 클로디아는 선물로 받은 백인 인형을 해체해 버린다. 현실에 맞서는 클로디아와 자기 혐오가 가득한 페콜라의 대비가 선명해 몰입감을 높인다. 책의 서정적인 문체는 가질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갈망하며 스스로를 갉아먹는 페콜라의 감정에 더욱 이입하게 한다. 흑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신체를 혐오하게 된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딸에겐 가해자지만 인종차별의 또 다른 피해자이기도 한 페콜라 부모의 트라우마 또한 소설을 다채롭게 한다. 푸른 눈을 갖게 해달라는 페콜라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라면서도 그렇지 않을 것을 알기에 한편으론 씁쓸해진다.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순수한 문체는 끔찍한 비극을 더 극적으로 드러낸다. 빈곤과 차별이 대물림되는 흑인 사회의 단면을 제대로 보게 한다. 흑인이 문학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던 시기, “내가 읽고 싶은 소설을 쓰겠다”며 작가가 된 저자의 반(反)인종주의 문학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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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컬100’ 공들이는 문체부 “지역 명물로 문화발전”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만든 새우젓이라 그런지 더 맛있네요.” 1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의 한 토굴을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숙성된 새우젓을 맛본 뒤 이렇게 말했다. 주변 40여 개 토굴에서 숙성되는 ‘광천토굴새우젓’은 홍성의 명물. 1949년 광천 폐금광에 보관한 새우젓이 잘 숙성된다는 사실이 주민들에 의해 알려지면서 토굴 숙성이 본격화됐다. 사계절 13∼15도의 온도와 85%의 습도를 유지하는 토굴에서 연간 4300t의 새우젓이 생산되고 있다. 문체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함께 ‘로컬100 보러 로컬로 가요!’(로컬로) 행사가 이날 열렸다. 유 장관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이용록 홍성군수 등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광천읍을 비롯해 홍성군의 대표적인 지역 관광지들을 찾았다. 문체부의 로컬100은 지역 내 매력적인 명소, 콘텐츠 등 100가지를 선정해 알리는 사업이다. 지역 문화 명소는 △박물관, 미술관, 복합문화공간 등 문화시설 △지역문화 연계형 상권, 거리, 마을 △지역문화 콘텐츠와 연계된 음식점, 숙박시설, 카페 등이다. ‘안동 하회마을’과 ‘대전 성심당’ ‘양양 서피비치’ 등 58개 지역 명소가 있다. 그리고 ‘진주남강유등축제’ ‘남원시립국악단 상설 창극공연’ 등 관광상품이나 공연이 로컬100 명단에 들어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로컬100’에 포함된 홍성 문당환경농업마을을 찾았다. 국내 최초로 오리농법을 도입한 마을로, ‘따르릉 홍성 유기논길’ 등 유기농 주제의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홍성은 문체부가 ‘대한민국 문화도시’ 예비사업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참가자들은 홍주읍성 안회당을 거쳐 광천 김 공장을 찾아 김 생산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어 로컬맥주 양조장을 찾아 수제맥주 제작 과정을 둘러본 뒤 전기자전거를 타고 시골길을 도는 ‘따르릉 홍성 유기논길’ 라이딩을 체험했다. 지역 창업자들과 함께 홍성에서 난 식재료를 활용한 ‘유기농 쌀 피자 만들기’에도 참여하는 등 관광 현장을 살폈다. 문체부와 농식품부는 이번 현장 방문을 계기로 지역문화 발전과 농촌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한 부처 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의 지역문화 및 관광 활성화 정책과 농식품부의 농촌지원 정책을 연계하면 놀라운 상승 효과가 날 것”이라고 했다. 송 장관은 “지역의 문화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홍성=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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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강점기 식량 수탈에 조선인 키 1cm가량 줄어”

    일제강점기 일본은 식민지 조선의 소를 데려갔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매년 4만∼6만 마리의 소가 일본으로 건너갔다. 주로 두세 살의 암소가 건너가 4, 5년간 농작업 등에 투입된 후 도살돼 소고기로 소비됐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전반까지 일제의 소 사육 두수 중 조선 소의 비율이 15%에 달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 기간 조선에 남은 소는 ‘왜소’해졌다. 조선총독부 경무국의 ‘조선가축위생통계’에 따르면 1930년 224kg이었던 조선 암소의 체중은 1942년 185kg으로 17%가량 감소했다. 수소는 같은 기간 377kg에서 277kg으로 27%가량 줄었다. 이런 내용은 임채성 일본 릿쿄대 경제학부 교수(55·사진)가 지난달 22일 펴낸 ‘음식조선’(돌베개)에 담긴 내용. 임 교수는 지난달 30일 통화에서 “한국 ‘소’는 거친 환경 속에서 일을 잘하고 먹을 것을 가리지도 않아 일본에서 인기가 많았다. 일본에 좋은 소들이 넘어가면서 정작 조선 소의 체격이 열등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일제강점기 당시 식료품의 생산·유통·소비를 통해 조선과 일본 양국의 식문화 변화를 살펴본다. 2019년 일본에서 먼저 출간됐고 올해 한국어판이 나왔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조선 재래의 것들이 일본으로 수출되거나 조선에는 없었던 새로운 식료가 도입되는 과정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식민지 시기 기존 경제사의 분석 범위는 대개 쌀과 같은 일부 식량에 한정됐지만 이 책에서는 우유, 사과, 소고기, 홍삼 등 9가지 식재료를 폭넓게 다룬다. 임 교수는 “최근 세계에서 인기 있는 ‘K푸드’의 전사(前史) 같은 책”이라고 했다. 홍옥과 국광 등 서양 사과가 조선으로 유입된 뒤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산과 경쟁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임 교수는 “특히 일본과 가까운 경상도를 통해 건너간 사과는 일본 아오모리 사과와 경쟁했다”며 “제국주의 시대였지만 우리 수출품이 일본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오사카 시장에서 조선 사과가 10%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한일의 음식 교류는 평등하지 않았다. 양질의 식재료가 일본으로 수탈되면서 조선인의 영양 상태는 나빠졌다. 한국인 1인당 열량공급지수(곡물 및 감자류 기준)는 1940년대 중반이 되자 20년 전 기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성인 남자의 평균 신장도 1∼1.5cm 줄었다. 임 교수는 “당시 한반도 인구는 증가했는데 이에 걸맞게 식료 공급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다 보니 영양 상태가 많이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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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8월 한달간 시립 문화시설 9곳 야간 개방

    서울시는 8월 한 달 동안 시립 문화시설 9곳에서 야간 개방 행사 등을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 등 박물관 4곳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 남산골한옥마을 등 역사문화시설 3곳이 대상이다. 이 중 한성백제박물관은 인근 몽촌토성 일대를 탐방하는 ‘몽촌토성 달빛탐방’ 행사를 30일 오후 6∼9시에 진행한다. 또 분관인 서울백제어린이박물관에서 ‘반짝반짝 별빛놀이터’ 행사를 2일 오후 6∼8시 개최한다. 서울공예박물관은 9일과 23일 ‘도슨트와 함께하는 전시 해설’을, 서울시립미술관은 9일 수어 도슨트 해설을 오후 7∼8시에 운영한다. 저녁 공연도 펼쳐진다. 한성백제박물관은 2일 오후 7∼8시 로비에서 ‘상흠 재즈 트리오’의 재즈 콘서트를 연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30일 오후 7시 30분부터 8시 40분까지 ‘우리소리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16일과 23일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한여름밤 영화제’ 등 영화 상영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종로구 운현궁에서는 시원한 한옥에서 티타임을 즐기는 ‘구름재 다실’을 9일, 23일 즐길 수 있다. 3만∼5만 원 가격대의 대학로 공연을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는 ‘야간공연 관람권’ 제도도 이용할 만하다. 2일 연극 ‘역사시비 8월 후-하!’, 9일 뮤지컬 ‘홍련’, 23일 연극 ‘이기동 체육관’, 30일 연극 ‘로풍찬 유랑극장’을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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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통신사선, 260년만에 日 시모노세키 간다

    조선시대 한일 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 선박의 부산∼일본 시모노세키(下關) 운항이 재현된다. 조선통신사 선박이 마지막으로 시모노세키에 입항한 지 260년 만이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30일 “조선통신사선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배(사진)가 31일 부산항을 출발해 쓰시마(對馬)섬(대마도)과 이키(壹岐)섬을 거쳐 시모노세키까지 운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운항은 다음 달 29일까지 30일간 이뤄진다. 조선통신사선은 임진왜란 이후 왜와의 국교를 재개하기 위해 1607년 파견된 조선 사절단 500여 명을 태운 배다. 이후 1811년까지 200여 년간 12차례에 걸쳐 파견됐다. 당시 이 배는 대한해협과 쓰시마 해협을 건너 일본 본토의 관문인 시모노세키를 지나 오사카항까지 입항했다. 일본 시모노세키까지 조선통신사선이 운항한 것은 1764년(영조 40년) 11차 사행이 마지막이다. 연구소는 2018년부터 조선통신사선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조선통신사선 재현 선박이 쓰시마섬에 입항한 뒤 이즈하라항 축제에 참가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올해는 시모노세키까지 운항해 이곳에서 열리는 ‘바칸 축제’에서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조선통신사 역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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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 충신’ 상징 정몽주, 이성계 군사참모 활약… 선죽교 피살도 아닌듯

    고려왕조를 지킨 지조의 상징 포은 정몽주(1337∼1392)가 전장에서 이성계의 군사참모로 두 번이나 발탁되는 등 오랜 기간 교유를 맺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강문식 숭실대 사학과 교수(54·사진)가 최근 펴낸 ‘정몽주 다시 읽기, 신화에서 역사로’(책과 함께)에 따르면 1380년 8월 이성계는 도순찰사로 황산의 왜적을 토벌할 당시 정몽주를 참모 격인 조전원수(助戰元帥)로 임명했다. 1383년 이성계가 여진족 추장 호발도를 격파할 때도 정몽주는 그의 참모로 출전했다. 강 교수는 24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몽주가 위화도 회군 이후 고위직을 유지하면서 두각을 드러낸 모습을 볼 때 ‘이성계가 정몽주를 고위직으로 이끌었다’는 기록은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도전은 이성계와 손잡고 우왕, 창왕 폐위에도 앞장섰다. 특히 창왕 폐위 후 공양왕 옹립을 모의하기 위해 1389년 11월 개경 흥국사에 모인 개혁파 9명 중에는 이성계, 정도전과 더불어 정몽주도 있었다. 권문세족의 부정부패와 민생 파탄을 타개하기 위해선 리더십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몽주는 역성혁명이라는 급진 개혁에는 선을 그었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막판에 노선을 달리했지만, 사림의 득세로 왕권이 약화된 16세기 후반 정몽주는 충절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예컨대 그가 선죽교에서 피살됐다는 기록은 이 시기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다. 강 교수는 “태조실록 등에 따르면 정몽주의 피살 장소는 선죽교가 아닌 개경의 태묘동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방원 앞에서 부른 ‘단심가’ 역시 1617년 간행된 해동악부(海東樂府)에 처음 실려 있어 조작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학계의 통설이다. 신간은 냉철한 정치가로서 정몽주의 면모도 조명한다. 30년 지기지만 정적이 돼 버린 정도전을 공격하기 위해 그의 모친 혈통에 노비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이용한 게 대표적이다. 강 교수는 “정몽주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면 정치적 선택의 기로에서 백성을 위해 고민한 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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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서 ‘몸값’하고 죽겠다” 나석주 義士 편지 첫 공개

    “중국에 와 동분서주하다가 무심하게 굶어 죽거나 아니면 얼어 죽느니, 차라리 본국에 가서 크게 바라지 않고 몸값이나 하고 죽을까 합니다.” 1925년 8월 25일 나석주 의사(1892∼1926)가 의열단 동지 이승춘(본명 이화익·1900∼1978)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독립운동을 벌이며 고초를 겪던 그가 고국에 돌아와 의거를 벌이겠다는 다짐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나 의사는 이듬해 12월 28일 일제 식민경제의 앞잡이였던 경성(현 서울)의 조선식산은행과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진 뒤 자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26일 개막한 ‘독립을 향한 꺼지지 않는 불꽃, 나석주’ 전시에서 이 편지를 공개했다. 전시에선 나 의사가 백범 김구(1876∼1949)에게 쓴 편지 2점, 이승춘에게 쓴 편지 4점, 황해관(본명 황익수·1887∼?)에게 쓴 편지 1점 등 7점을 선보인다. 이 편지들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나 의사는 1925년 7월 28일 백범에게 보낸 편지에서 “소지품(폭탄)은 준비되었는데, 비용 몇백 원만 아직 완전히 수중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라고 썼다. 폭탄 의거 계획을 공유하며 그는 “(폭파를) 확실하게 실행할 계획이니 제가 목적을 이룰 때까지 사랑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편지에는 폭탄과 권총을 구했다는 보고, 귀국 배편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 귀국 자금 부족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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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어느날 엄마가 부탁했다, 인간답게 떠나고 싶다고

    의학의 비약적 발전으로 우리의 평균 수명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병마(病魔) 앞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차라리 죽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버거운 고통을 주는 병도 많다. 죽음과 죽을 정도의 아픔 속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이러한 고민 끝에 나온 개념이 ‘존엄사’다.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은 2018년부터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소극적인 존엄사만 허용되고 있다. 환자가 약물 처방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조력 존엄사’나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직접 투여하는 ‘안락사’는 모두 금지다. 이달 국회에서 ‘조력 존엄사법’이 발의되긴 했지만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버튼만 누르면 수초 내 고통 없이 사망할 수 있는 ‘안락사 캡슐’이 개발된 스위스 등과는 다른 분위기다. 그렇기에 신간의 제목은 다소 낯설고 불편하게도 느껴진다. “‘굶어 죽는 것’에 존엄이라는 개념을 붙일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따라왔다. 책은 대만 재활병원 의사인 저자가 ‘소뇌실조증’에 걸린 어머니의 단식과 죽음을 지켜보며 쓴 에세이다. 소뇌실조증은 동작 간 조화를 통제해주는 소뇌 기능을 상실해 말년에 반신불수에 이르는 유전병이다. 어머니는 중년이 훌쩍 넘은 나이인 64세에 이 병을 진단받은 뒤 20여 년간 투병한 끝에 의사인 큰딸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부탁한다. “내가 살아 있는 의미가 없어지면 떠날 수 있게 도와줘.” 대만도 한국처럼 적극적 안락사가 시행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단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어머니가 21일간 곡기를 끊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다. 처음 10일간은 음식 섭취를 천천히 줄여나가되 죽과 오일, 삶은 채소, 연근물 등을 주로 먹었다. 11일째부터는 고형 음식을, 13일째부터는 연근물을 끊었다. 어머니는 잠에 빠지는 시간이 점차 늘면서 단식 21일째에 편안한 얼굴로 숨을 거뒀다. 이때 가족들은 어머니의 분부대로 아무도 울지 않았다. 저자는 그저 “어머니는 이 세상의 고통과 이별하고 구름처럼 온 천하를 유람하러 갔다. 아미타불!”이라고 외친다. 신간은 죽음에 대해 더욱 성찰하게 만드는 시간을 갖게 한다. 누구나 맞는 죽음이지만 우리 대다수는 이 점을 잊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일쑤다. 저자의 가족이 어머니의 ‘생전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은 마음을 저릿하게 한다. 어머니는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당부를 남기고,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는 영상을 감상한다. 그러면서 자식들은 미처 모르는 찬란한 시절을 어머니의 입을 통해 듣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소중한 사람이 떠나가도, 남은 이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처럼 중병에 걸린 부모가 자식에게 존엄사 얘기를 먼저 꺼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쉽지는 않다. 다만 어머니의 존엄사 과정을 묵묵히 지켜본 저자의 선택은 분명한 사랑으로 느껴졌다. 그렇기에 이 책은 가족 간의 ‘힐링 에세이’이기도 하다. 대만의 존엄사 역사, 장례 문화 등도 새롭게 비친다. 무엇보다 존엄사, 더 나아가 죽는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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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엔 더 강한 비트로… 락페가 찾아온다

    언제 장마가 내렸냐는 듯 폭염이 찾아왔다. 바깥에 잠시만 서 있어도 진이 빠지는 날씨가 당분간은 계속될 터. 이 때 뮤지션들과 함께 음악의 열기에 푹 젖어보는 건 어떨까. 무더위도 잊게 할 여름음악 축제들을 소개한다.다음 달 2~4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선 ‘인천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이 열린다. 펜타포트는 2006년부터 시작된 국내 대형 락 페스티벌 중 하나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라인업은 미국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잭 화이트(Jack White)다. 2000년대 초반 ‘개러지 록(창고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거친 느낌의 1960년대 록 음악)’의 재현 열풍을 이끈 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의 리더로 음악을 시작해 그래미 어워즈 12회 수상, 롤링스톤 매거진 선정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인’ 등의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공연에선 블루스를 바탕으로 한 하드록, 얼터너티브 록, 포크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국내 뮤지션으로는 2인조 록밴드 ‘잔나비’가 무대에 선다. 잔나비는 2014년 ‘펜타 슈퍼 루키’로 펜타포트에 처음 등장한 뒤 10년 만에 헤드라이너로 나온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듯한 분위기의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 없지만’부터 짜릿한 기타 연주가 빛나는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등 히트곡 메들리가 기대된다. 또 미국 하드코어 밴드 ‘턴스타일(Turnstile)’, 노르웨이 인디팝 싱어송라이터 ‘걸 인 레드(Girl In Red)’, 국내 걸밴드 ‘큐더블유이알(QWER)’ 등이 출연한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록 팬들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말했다.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음악 축제도 있다. 27,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해브 어 나이스 트립 2024’가 그것. 8년 만에 내한하는 영국 스코트랜드 출신의 록밴드 ‘트래비스(Travis)’와 영국 싱어송라이터 ‘삼파(Sampha)’, 국내 싱어송라이터 ‘적재’ 등 국내외 아티스트 22팀이 이틀 동안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5일 서울에서 시작된 ‘워터밤’은 다음 달 31일까지 부산, 인천, 대전, 강원 속초 등 전국에서 이어진다. 2015년 시작된 워터밤은 무대에서 물대포를 쏘고, 관객들과 물총 싸움이 벌어지는 대규모 뮤직 페스티벌. 힙합과 K팝, EDM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27일 열리는 부산 공연에서는 이영지, 선미, 애쉬아일랜드, 사이먼 도미닉 등이 나온다.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19일 개막한 ‘제27회 보령머드 축제’에서도 음악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 다음 달 3일 머드 엑스포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포세이돈 워터뮤직 페스티벌’이 그것. ‘머드체험존’과 묶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포세이돈 페스티벌에선 제로베이스원, 비오, 남우현에 이어 다양한 DJ 공연이 8시간 넘게 펼쳐진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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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원 하이브 대표, 민희진 해임 불발 두 달 만에 사임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박 CEO는 5월 말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해임이 불발되자 “흔들림 없이 업무에 임해달라”고 사내에 당부했는데 두 달 만에 먼저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된 것이다. 하이브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 CEO에 대해 “글로벌 사업 본격 확장 및 신성장 전략이 새로운 리더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CEO는 2020년 5월 넥슨에서 하이브에 합류한 지 4년 2개월 만에 떠나게 됐다. 하이브의 새 CEO는 이재상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맡는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24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박지원 CEO를 비롯한 하이브 경영진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이브가 감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업무용 PC를 취득해 개인적인 메신저 내용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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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뮤직, 푹푹 찌는 더위 날릴 ‘서머송’ 대전

    “노래는 시원한데 언니들은 핫해. 에어컨 틀고 이불 덮은 느낌.”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가 1일 선보인 노래 ‘스티키(Sticky)’의 유튜브 뮤직비디오 영상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스티키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댄스곡이다. 2000년대 감성이 돋보였던 전작 ‘마이다스 터치(Midas Touch)’와 달리 청량하고 가벼운 멜로디가 돋보인다. 포인트 안무로 선보인 ‘트월킹’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주목받으면서 화제가 됐다. 최근 데뷔 1주년을 넘긴 키스오브라이프는 스티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멜론, 벅스, 지니 등 주요 음원 차트 10위권에 진입한 것. “차세대 서머퀸이 등장했다”는 평도 나온다. 이들은 2020년 만들어진 신생 기획사 S2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이 주목받는 가요계에서 키스오브라이프의 선전은 이례적이다. 한여름 가요계를 달굴 가수들의 ‘서머송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활기차고 경쾌한 멜로디에 포인트 안무가 곁들여진 댄스곡이 특히 많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시즌송은 일단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해마다 팔린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가수들이 노린다”며 “계절 특성상 청량한 느낌을 주는 여름 노래들이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걸그룹 (여자)아이들은 8일 발매한 미니앨범 ‘아이 스웨이(I Sway)’의 타이틀곡 ‘클락션(Klaxon)’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들의 서머송은 2020년 내놓은 ‘덤디덤디’에 이어 4년 만이다. 지난해 5월 ‘퀸카’, 올 1월 ‘슈퍼레이디’ 등 최근 들어 선보인 카리스마 있는 타이틀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시원하게 터지는 스트링과 리드미컬한 기타 사운드를 곁들여 시원한 여름 느낌을 냈고, 포인트 안무로는 따라 하기 쉬운 ‘짱구춤’을 내세웠다. 아이들은 이번 미니앨범 아이 스웨이로 3연속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워터밤’ 같은 여름축제에서 주목받는 퍼포먼스형 노래도 인기다. 지난해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권은비가 워터밤에서 선보인 ‘언더워터(Underwater)’가 대표적이다. 이 노래는 2022년 1월 발매됐지만, 직캠이 인기를 끌면서 노래도 역주행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퍼포먼스가 중요한 K팝 아이돌들은 여름에 청량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노리고 서머송을 꾸준히 발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조 서머퀸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 효린은 22일 공식 유튜브에 디지털 싱글 ‘웨잇(Wait)’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효린은 특유의 태닝한 피부를 선보이며 여름 느낌을 물씬 냈다. ‘밤새도록 춤을 출 거야’라는 가사와 함께 중독성 강한 비트가 인상적이라는 평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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