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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학 수시모집에서 전국 의대 39곳 중 서울대를 제외한 38곳에서 모두 등록 포기자가 나와 추가합격이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포기자가 연달아 나오며 추가 합격자 규모가 당초 모집 정원의 3배에 달하는 대학도 있었다.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서울대를 제외한 의대 38곳의 수시 모집인원은 1658명이었는데 추가 합격자는 그보다 많은 1670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는 최대 6회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중복 합격하면 그 중 1곳만 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생긴 빈자리를 메우며 추가합격자가 발생한다.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 의대는 최초 합격자가 모두 등록하며 유일하게 추가합격자가 없었다. 반면 성균관대는 25명 모집에 77명이 추가 합격해 추가합격 비율(308.0%)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가톨릭관동대(296.2%), 충북대(226.3%), 조선대(213.6%) 순이었다. 지역인재전형의 추가합격 비율은 강원권이 130.0%로 가장 높았다. 등록을 포기한 수험생 상당수는 상위권 의대에 중복합격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올해는 의대 증원으로 추가합격 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25학년도 의대 39곳의 수시 모집인원은 전년보다 1166명 늘었다. 특히 지역인재전형은 정원 1913명 중 81%를 수시로 뽑는다. 수시에서 모집 인원을 모두 못 뽑아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증원으로 지원자가 얼마나 늘어날지가 변수지만 일반적으로 추가합격 규모가 늘면 수시 합격선이 낮아지고, 수시에서 이월되는 인원이 늘면 정시 합격선이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1972년 개교한 한국방송통신대는 국내 첫 원격대학이며 영국 개방대(1969년)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원격대학이다. 국내에서 유일한 국립대 원격대학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최근 온라인 강의가 익숙해지긴 했지만 모든 강의를 원격으로 듣는다는 건 방송대 개교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해외에서도 원격대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송대는 최근 국외 원격대학 설립·운영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른 대학의 원격 콘텐츠 개발 및 제작 등을 지원 중이다.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방송대 총장실에서 만난 고성환 총장(62)은 “방송대가 50년 넘게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와 가능한 한 많이 공유하려 한다”며 “국가에서 받은 혜택만큼 역할을 하기 위함이고 방송대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함이기도 한다. 또 우리 대학의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외 원격대학 설립 자문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아프리카 우간다 국립대인 마케레레대의 원격교육 환경 조성 사업을 방송대가 올해부터 5년간 진행한다. 약 48억 원의 예산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으로부터 지원받아 우간다에 맞는 원격교육을 개발할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세계경제외교대, 인도네시아의 마나도 국립기독교신학대 등도 원격대학 설립을 위한 협력을 방송대에 요청해왔다. 몽골과학기술대에는 올 2월 방송대와 공동 운영하는 한국학센터가 문을 열었다. 몽골 대학생이 한국에 취업하는 걸 선호하는데 이에 필요한 한국어능력시험, 한국학 관련 강의 등을 제작해 제공할 방침이다.” ―국내 대학 원격 콘텐츠 제작도 돕고 있다. “전문대는 학령인구 감소로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려 한다. 그래서 외국인 유학생 대상 한국어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개별 대학이 각각 강의를 만드는 건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온라인 한국어 교육콘텐츠를 공동 제작 중이다. 현재 전문대 62곳이 해당 콘텐츠를 이용할 예정인데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국립대 6곳은 지난해 공동교육혁신센터를 설립했다. 기초나 교양 과목을 공동 개발해 방송대뿐 아니라 경인교대 서울과기대 서울교대 한경국립대 한국체대 학생들이 함께 듣게 된다. 방송대 디지털미디어센터에는 많은 첨단 제작 장비가 있고 전문 인력이 90명이나 된다. 이걸 공유하면 다른 대학 재정을 아끼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재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다. “한때 22만 명에 달했던 재학생 수는 2021년까지 10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2022년부터 9만 명대로 줄었다. 원하던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인구가 줄었기 때문인데 방송대에 신입생보다 편입생 수가 더 많아진 지 10년이 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입생 비율이 전체 합격자 대비 30%인 반면 편입생은 70%다. 방송대가 지향하는 건 평생교육인 만큼 편입생이 더 늘어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편입생의 3분의 2는 새로운 공부를 통해 취업을 원하고, 3분의 1은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려 한다. 두 경우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콘텐츠 품질을 높이고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재학생 중 실제로 수업을 듣는 비율은 늘고 있다. “등록금을 내고 실제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 등록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5년 59.3%에서 2024년 66.0%로 상승했다. 등록률이 올라간 건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첨단 분야 수요가 늘면서 컴퓨터과학과, 통계·데이터과학과 등이 인기가 많다. 노인 인구가 늘고 정신건강 및 가족 문제를 겪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사회복지학과 경쟁률도 높다. 한 학기에 약 35만 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년부터 모바일에서도 끊김 없이 강의를 볼 수 있다고 들었다. “현재도 모바일에서 강의를 볼 수 있지만 컴퓨터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되도록 설계돼 있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내년부터는 모바일에서도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모바일은 화면이 작다 보니 강의 장면이 안 잘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는 접근성이 좋아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들의 강의 접근성을 더 높일 수 있어 해외에 원격대학 노하우를 전수할 때도 모바일 환경 최적화가 필수다.” ―올해부터 재외동포도 입학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재외동포와 해외거주자로부터 방송대 입학 문의가 많이 왔다. 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방송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결정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국에 한 번도 오지 않아도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 1학기에만 286명의 재외동포 및 해외거주자가 입학했다. 원래 방송대는 기말고사를 반드시 오프라인으로 응시하게 하는데 해외 학생은 과제물로 대체하고 있다. 향후 기말고사를 재택 시험으로 치르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해외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 ―내년도 대입 일정을 소개해 달라. “내년도 1학기 신·편입생 모집이 11월 25일부터 내년 1월 3월까지 진행된다. 세부 일정은 올 10월 말 방송대 입학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같은 기간 프라임칼리지 모집도 진행된다. 프라임칼리지는 국가정책사업으로 방송대에 설치된 또 하나의 대학이다. 국립대 중 유일하게 100% 온라인 학사학위 과정을 운영하는데 융합경영학부와 첨단공학부가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4년제 대학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이 9256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이 불리할 경우 검정고시를 거쳐 정시모집에 집중하는 대입 전략을 선택한 학생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검정고시를 잘 보면 내신 점수를 보는 수시모집에도 응시할 수 있어 학교에서 수행평가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일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에서 2024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222곳 신입생 중 검정고시 합격생을 분석한 결과 9256명으로 전년(7690명)보다 2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13학년도(5597명)부터 공시됐는데 올해가 역대 최고치다. 가장 수치가 적었던 2019학년도(4521명)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2024학년도 검정고시 합격생은 189명으로 역시 2013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1년 전(155명)보다는 21.9% 증가했다. 전국에서 검정고시 합격자가 가장 많은 대학은 경상국립대 215명, 전북대 192명, 동의대 182명 순이었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검정고시 합격생은 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활용해 정시로 가거나 수시 논술전형에 지원한다. 서울대가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서도 내신 교과평가를 반영해 검정고시 합격생의 경우 불리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수능 점수가 월등하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입시업계의 설명이다. 지방 대학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이 높은데 이때도 검정고시 합격생 지원이 불리하진 않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이 중요한데 검정고시 합격생은 내신이 없어 검정고시 점수를 토대로 비교 내신이 반영된다. 산출식은 대학마다 다른데 보통 검정고시에서 95점 이상 받으면 내신 3등급으로 평가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거점국립대에도 내신 4등급 이하가 합격하는 상황”이라며 “내신이 안 좋은 경우 검정고시를 통해 만회할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학교를 다니는 게 필수적이란 인식이 줄었고, 다시 나가게 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교 2학년이던 지난해 학교를 자퇴한 한 학생은 “내신은 한번 망치면 만회할 수 없고 수시로 가기 어려워진다. 또 학교에선 수행평가나 수능에 반영되지 않는 과목 공부로 시간이 낭비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 학습권이 침해될 것”이라며 대부분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이 유급될 경우 7500여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의료계에선 이 경우 의학 교육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의대협은 올특위를 주도한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학생들이 철저히 배제된 협의체를 만들었다”며 “의료계 지위를 실추시키고 학생들 목소리를 훼손한 임현택 의협 회장의 독단적 행보를 수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이어 의대생까지 올특위 참여를 거부하면서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의 가능성은 더 희박해지게 됐다. 올특위는 의협과 의대 교수 등이 주축이 돼 만든 협의체로 대정부 투쟁과 협상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의대생들은 필수 의료 패키지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 ‘8대 요구안’을 내걸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수업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 5월 서울고등법원이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하긴 했지만 판결문에서 “의대생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만큼 동맹휴학의 정당성이 있다며 교육부와 대학에 휴학계 수리를 요구하고 있다. 의대생들이 계속 수업을 거부해 유급될 경우 내년 1학기에는 올해 유급된 예과 1학년 3000여 명에 증원된 신입생까지 7500여 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들이 계속 함께 학년을 올라가면 일부 대학에선 예과 및 본과 6년 동안 과거의 4배에 달하는 학생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사태가 생기는데 이 경우 수업 파행이 불가피하다. 다음 달 2학기 등록금 납부 기한 전까지 학생들을 설득해 수업에 참여시키려 했던 각 대학은 의대협이 강경한 입장을 되풀이하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이르면 이번 주 의대생 유급 방지를 위한 비상 학사 운영 지침을 발표할 예정인데 의대생 복귀를 이끌어낼 뾰족한 수단은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의대생 내부에선 의사 국가고시(국시)를 거부하자는 의견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강의실로 복귀하지 않으면 교육 여건이 악화되는 건 물론이고 나중에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할 때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학생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지난달 4일 진행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서 절대평가인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이 1.47%를 기록했다. 2018학년도 이후 모의평가와 수능을 합쳐 가장 낮은 역대 최저치다. 수학과 국어 역시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 난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1일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사교육 부담을 덜고자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는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다. 영어 1등급 비율은 지난해 수능(4.71%)이 역대 최저치였는데 이번 모의평가에선 지난해 수능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2등급(9.47%), 3등급(28.82%) 비율도 역대 최저치였다. 평가원 김미영 수능본부장은 “킬러문항이 배제된 상태에서 변별력을 유지하다 보니 중난도 문제가 많아져 수험생이 시간 배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와 수능에서는 영어 난도를 낮출 방침이다. 현 정부 방침에 따라 킬러(초고난도)문항이 출제되진 않았지만 수학 및 국어 영역 역시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2점으로 현재의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래 최고였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 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지난해 수능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통합형 수능 이후 가장 높은 148점이었는데 이번 6월 모의평가는 이보다 4점 더 높았다.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148점)은 지난해 수능(150점)이 워낙 어려웠던 탓에 그보다는 2점 낮았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어렵다고 지적했던 지난해 6월 모의평가(136점)와 비교하면 12점이나 올랐다. 입시업계에선 평가원이 의대 증원 등으로 상위권 N수생(대학입시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늘어나는 것을 의식하다 난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본부장도 “졸업생을 과도하게 신경 써 난도가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9월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되더라도 올해 의대 증원 이슈 등의 영향으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수능을 쉽게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국부 창출에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반도체 제조 각 공정에서 세정제로 사용되는 초순수는 필수 소재인데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공장을 증설할 수 없는 거죠.” 지난달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만난 이 대학의 홍승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기후변화와 물 부족 문제에 지금보다 더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고려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환경대학원장과 한국물산업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홍 교수 옆에는 미국 예일대 물혁신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재홍 교수와 예일대 에너지과학원장 게리 브루드비그 교수가 자리했다. 고려대와 예일대에서 물과 에너지를 연구하는 교수들은 전날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열린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에 참여하며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지난해 처음 한류를 주제로 열렸던 예일대-고려대 포럼은 올해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김 교수는 “과거엔 물을 큰 걱정 없이 썼지만 기후 변화로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은 이제 생존과 관련된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며 “폐수를 버리는 게 아니라 처리해 재사용하는 개념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산업이 굉장히 많은 물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수를 공업용뿐 아니라 마실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기술은 지금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물을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투입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탄소가 많이 발생하면 오히려 기후 변화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물과 에너지 기술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태양광 연계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 분야에서 유명한 브루드비그 교수는 “첨단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융합한 저탄소 저에너지 물 재이용 기술이 계속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도 하폐수 재이용 기술을 개발하고 초순수 생산 기술을 국산화하는 등 물 자원 활용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사회적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사막이 많은 중동은 마실 물이 부족해 식수 확보를 위한 물 재사용 기술에 매우 적극적이다. 한국 역시 해수 담수화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중동에서 많이 활용돼 왔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보급된 곳이 많지 않다. 홍 교수는 “해수 담수화와 물 재이용 등의 장기적인 국가 물관리 계획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가뭄이 왔을 때 해수를 담수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나왔다가 홍수가 나면 다시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두 대학은 에너지와 물 기후기술 분야 공동연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포럼을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두 대학 교수와 학생 간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 및 기술 개발 협력과 더불어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를 함께 양성한다는 취지다. 홍 교수는 “학교 차원에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개발한 물·에너지 기후기술을 상용화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선대 의대가 1일 개강하며 전국 모든 의대가 수업을 진행하게 됐지만 의대생 대다수는 여전히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8일부터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 수시모집 원서 접수로 내년도 증원된 의대 입시가 시작되면 의대생 복귀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마지막까지 개강을 미루던 조선대 의대가 1일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 학기 수업을 안 들으면 제적되는 학생을 위해 개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취지다. 이로써 의대·의학전문대학원 40곳이 모두 수업을 진행하게 됐지만 여전히 강의실에 나오는 인원은 강의마다 서너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각 대학은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 수시 원서 접수를 8∼12일 진행한다. 전국 의대·의학전문대학원 40곳에서 전년 대비 1540명 늘어난 4695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다. 내년도 증원을 반대하는 의대생 사이에선 “돌아갈 이유가 더 줄어드는 것”이란 반발이 나온다. 교육부는 여전히 의대생이 유급돼 내년 예과 1학년에서 7500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사태는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1학기 수업을 전혀 안 들어도 유급 없이 2학기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비상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한다. 대학들은 2학기 등록금을 내야 하는 8월에 의대생들이 등록을 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등록을 하지 않으면 제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휴학 승인은 안 되고 등록금만 낸 학생들 불만이 커 2학기에는 등록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의대생들도 제적을 원하는 건 아닌 만큼 1학기 때처럼 일단 등록은 하되 수업을 계속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지난달 29일 2차 회의를 열고 “26일 모든 의사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올특위 위원인 최창민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토론회 참여를 위해 의대 교수들의 휴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참여는 자율에 맡기기로 해 동참률이 높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조선대 의대가 1일 개강하며 전국 모든 의대가 수업을 진행하게 됐지만 의대생 대다수는 여전히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8일부터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 수시모집 원서접수로 내년도 증원된 의대 입시가 시작되며 의대생 복귀 가능성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30일 교육계에 따르면 마지막까지 개강을 미루던 조선대 의대가 1일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 학기 수업을 안 들으면 제적되는 학생을 위해 개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취지다. 이로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40곳이 모두 수업을 진행하게 됐지만 여전히 강의실에 나오는 인원은 강의마다 서너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각 대학은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 수시 원서접수를 8~12일 진행한다. 전국 의대·의학전문대학원 40곳에서 전년 대비 1540명 늘어난 4695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다. 내년도 증원을 반대하는 의대생 사이에선 “돌아갈 이유가 더 줄어드는 것”이란 반발이 나온다.교육부는 여전히 의대생이 유급돼 내년 예과 1학년에서 7500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사태는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1학기 수업을 전혀 안 들어도 유급 없이 2학기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비상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한다.대학들은 2학기 등록금을 내야 하는 8월에 의대생들이 등록을 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등록을 하지 않으면 제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휴학 승인은 안 되고 등록금만 낸 학생들 불만이 커 2학기에는 등록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의대생들도 제적을 원하는 건 아닌 만큼 1학기 때처럼 일단 등록은 하되 수업을 계속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한편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지난달 29일 2차 회의를 열고 “26일 모든 의사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올특위 위원인 최창민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토론회 참여를 위해 의대 교수들의 휴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참여는 자율에 맡기기로 해 동참율이 높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과거 제자에게 “사랑하고 또 사랑해”,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 등의 문구가 담긴 편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총 회원 게시판에는 “박 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교총을 탈퇴하겠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25일 한 인터넷 언론에 공개된 편지 사본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3년 인천국제고 근무 당시 한 여학생에게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어”,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등의 내용이 포함된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인천국제고는 기숙학교여서 밤에 점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편지에는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어요”,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깊이 사랑합니다” 등의 내용도 있었다. 새로 공개된 편지 내용에 대해 교총 관계자는 부인하지 않았다. 박 회장도 직원들에게 보도 내용을 반박하라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20일 회장으로 당선된 박 회장은 투표 기간에 해당 여학생에게 “사랑한다”, “차에서 네 향기가 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22일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사과문에서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는데 과했던 것 같다. 실수와 과오로 당시 제자들에게 아픔을 준 것에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 회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현재 교총 회원 게시판에는 “박 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교총을 탈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수십 개 올라와 있다. 일부는 이미 탈퇴 신청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재직 중인 인천 부원여중은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 항의 민원이 여러 건 제기됐다고 한다. 하지만 박 회장은 본인의 거취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교사는 “박 회장은 부인도 교사고, 자녀도 있는데 도덕적이지 못했다. 이런 흠결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교원단체를 대표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2013년 인천국제고 근무 당시 특정 여학생에게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 “사랑하고 또 사랑해” 등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박 회장은 앞서 해당 여학생에게 “차에서 네 향기가 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쪽지를 보냈고, 이 일로 견책 처분을 받고 전근 갔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는데 추가 편지 내용까지 드러난 것이다.당시 인천시교육청의 정확한 징계 사유는 ‘제자와 부적절한 편지 교환’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한 언론에 공개된 박 회장의 과거 편지 사본에는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어”,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고 적혀 있었다. 여기서 ‘당신’은 해당 여학생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편지에는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어요”,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깊이 사랑합니다” 등의 내용도 있었다. 교사가 학생에게 보낸 편지라고 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본보는 사실 확인을 위해 박 회장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하지만 교총 관계자는 부인하지 않았다. 박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도 내용을 반박하라고 주문하지 않았다고 한다.동아일보가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인천시교육청 ‘2012~2014년 교원 징계 처분 현황’에 따르면, 박 회장의 당시 징계 사유는 ‘제자와의 부적절한 편지 교환’이었다. 박 회장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품위유지 위반 견책 징계를 받았다”고 했는데, 징계 사유는 이보다 더 구체적이었다. 박 회장의 편지, 쪽지를 받았던 학생은 최상위권 대학 진학을 노릴 정도로 우등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교총 회원 일부와 조국혁신당 등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성 비위’로 규정하며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박 회장은 “올해 초 사면을 받았는데 성 비위는 사면에서 제외된다”고 소명했다. 교총도 박 회장이 교총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교총 회원 게시판에는 “박 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교총을 탈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수십 개 올라와있다. 일부는 이미 탈퇴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도 “당장 성비위 의혹 사건을 밝히고 스스로 거취를 정하라”고 요구했다.현재 박 회장이 재직했던 인천 부원여중은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학부모들 항의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부원여중은 올해 박 회장을 학생생활지도 등 업무로 초빙했는데, 박 회장이 교총 회장에 당선되면서 4개월 만에 업무 공백이 생기게 됐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박 회장은 아직 본인의 거취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회장직 수행을 위해 필요한 파견 신청은 인천교육청에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한 교사는 “박 회장은 부인도 교사고, 자녀도 있는데 도덕적이지 못했다. 이런 정도의 흠결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교원단체를 대표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77년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된 박정현 신임 회장(44·인천 부원여중 교사)이 과거 특정 제자와 지나치게 가깝게 지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20일 회장으로 당선돼 임기를 시작한 박 회장은 11년 전 인천국제고 근무 당시 특정 제자와의 관계 때문에 품위 유지 위반으로 견책 조치를 받고 전근 갔던 것에 대해 22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는데 과했던 것 같다. 실수와 과오로 당시 제자들에게 아픔을 준 것에 사과드린다”고 했다. 당시 박 회장 반이었다는 한 누리꾼은 최근 온라인에 글을 올려 박 회장이 한 제자에게 준 쪽지에 ‘사랑한다’ ‘차에서 네 향기가 난다’는 문구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다른 교사도 박 회장이 특정 학생에게 준 쪽지에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한다’ 등의 표현이 있었다고 했다. 박 회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쪽지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전면 부정하는 건 아니다”라며 “견책 처분은 3년 만에 말소됐고 올 2월 사면도 받았다”고 했다. 교총 관계자는 “성 비위는 아닌 것으로 확인했고 회원들도 문제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여학생들이 이기고 있네. 남학생들 분발해!” 경북 울릉군 울릉중학교 체육관에서 배구 경기를 하는 3학년 1반 학생들을 향해 교사가 외쳤다. 여학생팀 7명, 남학생팀 6명이었다. 5년 전만 해도 울릉군 중학생들은 체육 시간에 배구 경기를 하겠다는 생각을 못 했다. 한 팀에 최소 6명이 있어야 하는데 2019년 중3 학생은 울릉서중에 2명, 울릉북중에 5명, 우산중에 10명, 옛 울릉중에 12명뿐이었다. 학생이 적다 보니 수업 시간에 모둠 활동이나 토론을 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가능하다. 울릉도에 있던 중학교 4곳이 통폐합을 통해 2020년 3월 하나의 학교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4년 1.21명에서 지난해 0.72명으로 급감했다. 학력인구 절벽도 현실화되며 문 닫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1970년부터 올 3월까지 전국의 폐교는 3955곳이다. 이른바 ‘폐교 쓰나미’ 속에서 통폐합을 통해 교육 기능을 강화하거나 탈북 청소년을 위한 학교 등으로 거듭나며 새롭게 활용되는 현장을 살펴봤다.● 도교육청, 기숙사 운영 등 내걸고 설득 울릉도는 육지와 130km 이상 떨어진 섬이라 청년층 인구 유입이 거의 없고 학생들도 상급학교에 진학하며 섬을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경북도교육청은 교육을 정상화하고 재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면서 중학교 4곳을 통폐합해 기숙형 공립중을 만들겠다고 2012년 4월 발표했다. 당시 교육부는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폐교하면 학교당 90억 원의 지원금을 주겠다고 내걸었다. 도교육청은 “중학교를 하나로 합치면 절약되는 예산으로 기숙사도 운영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다”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울릉도 주민들은 학교 통폐합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학부모들은 “통학 거리가 멀어진다”고 했고, 주민들은 “마을이 위축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설문조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 위치였다. 대다수 학부모가 원하는 중심지에는 마땅한 부지가 없던 탓에 새 학교는 해발 250m 위로 올라가야 했다. 기존 중학교에서는 학생 80%가 학교에서 집까지 도보로 5∼10분 거리였지만 통합 울릉중 위치는 학생들의 50%가 집에서 자동차로 15분 이상 걸렸다. 학교까지 1.7km가량의 오르막길은 버스도 다니지 않는다. 여러 반발로 2016년 8월에야 통합 울릉중 공사가 시작됐고 당초 목표보다 2년 늦은 2020년 개교했다. 2017년 기준 울릉도 내 중학교 4곳을 다 합치면 학급은 13개, 학생은 124명, 교직원은 53명이었다. 그런데 통합 울릉중은 현재 6개 학급에 학생 105명, 교직원 38명이다.● 섬 중학교에서 특기 적성 수업만 30개 울릉중 재학생 중 기숙사에 살지 않는 학생은 스쿨버스를 타고 오전 8시 20분 등교해 저녁을 먹고 오후 7시 하교한다. 정규 수업은 오후 4시 10분에 끝나지만 이후 2시간 방과후 수업이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진행되는 특기 적성 수업만 30개다. 바리스타, 방송댄스, 스크린골프, 공예, 제과, 영상제작, 가야금, 피아노…. 학생들이 ‘오션뷰’에 한눈팔지 않도록 창문을 높은 곳에 낸 이 학교에서는 시내에서도 가르치는 학원을 찾기 힘든 수업을 진행한다. 기숙사에 사는 학생(전교생의 30%)은 오후 9시까지 교과 심화나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추가로 듣는다. 이후 간식을 먹고 자습하다 잠자리에 든다. 권오수 울릉중 교장은 “모든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내는 비용은 없다”며 “학교 건설비 외에 교육부로부터 통폐합 학교 지원 기금으로 받은 270억 원에서 전액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기숙사, 스쿨버스, 급식비, 간식비, 교재비와 교구비, 수학여행 등 체험활동비도 내지 않는다. 여기에 1인당 연간 30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받아 책 구입, 인터넷 강의 수강, 운동화나 안경 구입 등에 쓴다. 이렇게 되니 개교 뒤까지도 우려가 컸던 학부모들의 여론도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차태훈 교감은 “통폐합 전 학교에선 학생이 너무 적어 경쟁도 이뤄지지 않았다. 모둠 수업이나 프로젝트 수업도 못 했는데 지금은 모두 가능하다”고 했다.● 통학 쉬워야 하는 초교는 통폐합 어려워 다만 모든 학교가 학생이 적다고 울릉중처럼 통폐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통폐합 대상 선정 기준은 시도교육청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누적 폐교 수가 가장 많은 전남은 초중고 모두 학생 수 ‘30명 이하’면 통폐합 대상이다. 하지만 재학생 및 예비 학부모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다른 교육청도 대부분 학부모 동의를 주요 조건으로 두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는 나이 어린 학생들이 다니기 때문에 통학 거리가 매우 중요하다. 무작정 통폐합할 경우 통학 거리가 너무 멀어질 수 있다. 울릉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울릉도 내 초등학교 4곳 모두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교육과 돌봄이 동시에 가능한 환경 조성이 필요한 초교는 통폐합 대신 거주지 근처에서 다닐 수 있도록 학교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군 천부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5명이다. 올 2월 천부초 현포분교장이 통폐합되며 학생 3명이 늘었지만 워낙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전교생이 매주 한 번씩 합동 체육을 한다. 이 학교는 1학년과 3학년이 각각 2명씩이라 같은 교실을 쓴다. 이성화 교장은 “작은 학교라서 한 명 한 명씩 밀착해 가르칠 수 있다”며 “돌봄과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교사와 아이들이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경고. 본교 시설물은 경북도교육감 소관 공유재산으로 무단 침입, 폐기물 적치, 텃밭 조성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경북 울릉군 옛 울릉서중 부지에는 이 같은 경고문이 붙어 있다. 뒤에는 쓸쓸한 폐교 건물 외벽에 ‘울릉서중에 오심을 환영합니다’라는 글귀가 그대로 남아 있다. 주변에는 트럭과 승용차 몇 대가 주차돼 있다. 2020년 3월 울릉중으로 학교가 통폐합된 뒤 이곳은 주민 임시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전국적으로 폐교가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는 폐교 부지에 대한 관리 및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였던 곳이라 학생들의 접근이 쉬운 지역에 있는데 부지가 넓다 보니 관리도 쉽지 않다. 울릉중 통폐합 과정에서도 “아이들이 폐교 부지나 건물에 들어가 쓰레기를 버리거나 관리 사각지대에서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울릉교육지원청은 폐교 부지에 폐쇄회로(CC)TV와 무인경비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매달 2, 3회 점검도 하고 있다. 울릉서중 자리에는 울릉경찰서가 옮겨 오는 방안이 현재 논의 중이다. 울릉도는 섬이라는 특성상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제한적이다 보니 그나마 폐교 활용이 어렵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전체 폐교 3955곳 중 367곳이 매각이나 임대, 자체 활용 모두 안 된 채 방치돼 있다. 폐교 매각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법령에 따르면 폐교는 교육용 시설, 사회복지시설, 문화시설, 공공체육시설, 귀농·귀촌 지원시설 등으로만 매각 또는 임대할 수 있다. 또 매각할 때 폐교의 무분별한 용도 변경을 막기 위해 10년 동안 매입 목적으로만 활용하도록 ‘특약 등기’를 체결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도 활용 목적을 늘려 달라는 건의가 많이 들어와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울릉=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학부모 이모 씨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약을 복용하면서 고민이 늘었다. 이 씨는 앞서 담임교사로부터 “아이가 수업 시간에 전혀 집중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약을 처방받았다. 그런데 아들은 약 복용 후 오히려 예민함과 공격성이 늘었다. 이 씨는 “호전되기는커녕 다른 증상이 생기며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아동기 ADHD 발병률은 8∼10%다. 초등학교 한 반이 25명이라면 2명 정도가 ADHD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런데 ADHD 중 10명 중 6, 7명은 다른 질병이 함께 나타난다. 이 씨 아들처럼 ADHD 약을 먹고도 효과가 별로 없고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다른 기저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인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를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에서 만나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 물었다. 천 교수는 학부모 사이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4년은 기다려야 하는 교수로 유명하다.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어떻게 다른가. “종이접기에 관심이 있는 아이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ADHD가 있는 아이는 선생님이 ‘국어 교과서 펴야지’ 하면 색종이를 후다닥 서랍 안에 넣었다가 눈치를 보며 종이접기를 한다. 반면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경우 자신의 행동이 왜 잘못됐는지 이해를 못한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학을 10마리 접는 게 중요할 뿐이다. 이처럼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지식(통념)이 결핍된 것이다. 반면 ADHD는 혼나는 걸 알지만, 종이접기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는 것이다.” ―둘을 오인하는 경우도 많겠다. “물론 제가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를 많이 진료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발달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많이 오기도 하지만, ‘아이가 산만하다’며 오는 부모로부터 아이의 행동을 들어보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한 특성으로 부주의성이나 과잉행동이 있는 것을 ADHD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공존하는 경우나 ADHD가 아닌 자폐스펙트럼장애였던 경우 ADHD 치료약물을 복용하면 효과가 부족하고 부작용이 커진다.” ―두 질환의 치료법이 어떻게 다른가. “ADHD는 약물로 70%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약물 치료를 단독으로 했을 때와 약물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했을 때 효과가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물론 약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장기간 복용하지 않으려면 아이는 행동치료와 사회성 훈련, 부모는 부모 교육을 함께 받는 게 좋다. 대표적인 ADHD 치료 약물은 도파민 분비를 늘리는데, 자극에 과도하게 민감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쓰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 된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핵심 증상에 대한 치료 약물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동반된 문제 행동을 개선하는 약물만 있다. 핵심 증상 개선을 위한 근거가 확립된 치료는 언어 치료, 행동 수정 요법, 사회적 기술 훈련 등이다.” ―어떤 증상일 때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할 수 있나. “상대방과 구어체로 대화가 잘 안 되고 책 읽는 듯한 문어체 표현이 많을 경우나 특이하고 반복적인 관심사가 있는 경우다. 특이한 관심사가 어린 시절에는 반복 행동이었다가 점차 특정 주제로 바뀌기도 한다. 영유아기에는 자동차 바퀴 돌리기, 선풍기, 실외기 한없이 쳐다보기 등을 하다 학령기 전후에 지하철 노선도를 달달 외우는 식이다. 언어가 제때 발달하고 지능이 정상인 자폐스펙트럼장애 질환자는 ADHD인 줄 알았다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문제 행동이 심각해진 후에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도 많다.” ―부모가 의사를 찾기 전 해야 할 일이 뭔가. “의사가 아이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자세한 병력 청취다. 종합주의력(CAT) 검사는 불안하거나 우울해도 충동성이나 부주의성 지표가 높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CAT 결과에만 의존해 ADHD라고 판단해선 안 된다. 부모가 가정 외에 학교나 학원 등 여러 환경에서 아이가 어떤 에피소드를 보였는지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의사에게 ‘아이가 너무 산만하다’가 아니라 ‘친구가 귀찮아하는데도 계속 숫자를 이야기하고 쓴다’ ‘급식 먹을 때 줄을 못 서고, 친구를 자꾸 건드린다’ 등으로 자세히 말해줘야 한다.” ―ADHD 진단 후 투약을 주저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 속에 반짝반짝한 진주알이 너무 많지만 흙이 잔뜩 묻어 잘 보이지 않는데, 약이 흙을 털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ADHD는 치료를 안 한다고 생명이 위험한 병은 아니지만 약을 먹으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제때 치료를 안 하면 다른 병이 더해질 수 있다. 산만하고 사고뭉치라며 혼나고, 문제를 끝까지 못 읽어 성적도 안 나오면 자기 비하로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 ADHD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성인 환자가 ‘부모가 제때 치료해줬더라면 삶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한탄하는 것도 봤다.” ―ADHD 자녀를 부모가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앞에 있는 게 궁금하다고 친구를 밀치고 보는 게 아니라 ‘나도 볼 수 있을까’라고 욕구를 표현하도록 연습시켜야 한다. 아이가 기다리는 것에 성공하면 ‘컵을 만지작거리지 않고 잘 기다렸어’ 등 구체적으로 칭찬해줘야 한다. 수학 공부를 하다 갑자기 ‘급식에서 싫어하는 음식이 나왔다’고 말한다면 ‘우리 급식 이야기는 수학 문제 다 풀고 나서 하자’라며 언제 말할지 예측하게 해주는 게 좋다. 부모가 아이의 부족한 전두엽 기능을 보완해주는 것이다.” ―자녀가 ADHD 치료 중이라는 걸 학교에 알려야 하나. “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하고 솔직하게 의사소통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부모가 교사를 아이의 치료 파트너로 삼을 때 예후가 더 좋다는 걸 많이 경험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는 정시모집에서뿐만 아니라 수시모집에서도 중요하다. 상위권 대학 상당수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학생부 교과전형과 논술전형 대부분, 학생부 종합전형 일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경쟁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봤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생각보다 많다 보니 수시 실질 경쟁률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각 대학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2024학년도 학생부 교과전형 경쟁률이 당초 10.3 대 1이었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이 57.0%에 그치며 실질 경쟁률은 5.8 대 1로 낮아졌다. 중앙대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이 67.0%를 기록하며 8.2 대 1이었던 최초 경쟁률이 5.5 대 1로 바뀌었다. 여러 대학에 중복 합격해 이탈하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최종 경쟁률은 더 낮아진다. 논술전형에선 논술고사 결시율이 실질 경쟁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논술고사를 응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24학년도에 동국대에서 논술고사를 치른 학생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비율은 29.4%에 그쳤다. 이에 따라 경쟁률은 최초 51.8 대 1에서 15.2 대 1로 떨어졌다. 성균관대도 논술고사를 응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비율이 인문계열은 25.9%, 자연계열은 29.3%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통과해도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남은 기간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 소장은 “올해는 의대 증원 이슈로 상위권 N수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곧 수능 최저학력기준 통과 시 합격 가능성이 예년보다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학부모 이모 씨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에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약을 먹인 뒤 고민이 많아졌다. 담임교사로부터 ‘아이가 수업 시간에 어느 한 가지에 꽂혀서 전혀 집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에서 ADHD 약을 처방받아 복용 중이었다. 그런데 아들은 오히려 예민함과 공격성이 늘었다. 이 씨는 “ADHD는 약을 먹으면 효과가 좋다고 들었는데 호전되기는커녕 다른 증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동기 ADHD 발병률은 8~10% 정도다. 초등학교 한 반이 25명이라면 약 2명 정도가 ADHD일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그런데 순수하게 ADHD만 있는 경우는 약 30~40%고 60~70%는 다른 질병과 동반된다. 이 씨 아들처럼 ADHD 약을 먹은 뒤 효과는 별로 없고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기저에 다른 질환이 있는 게 아닌지를 의심해봐야 한다. 천근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를 5일 연세대 의대에서 만나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 물었다. 천 교수는 진료를 받으려면 4년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ㅡ진료실에 오는 아이 상당수가 ADHD보다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주요 문제였던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기저에 발달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탓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산만해요. ADHD 검사 해주세요’ 하고 오는 부모에게 아이의 행동을 들어보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한 특성으로 부주의성이나 과잉행동이 있는 것을 ADHD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ADHD가 의심되는 아이에게 어떤 증상이 보이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고려해야 하는지, 이 둘을 어떻게 감별해내야 하는지는 전세계적으로 소아정신과 의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다.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공존하는 경우, 혹은 ADHD가 아닌 자폐스펙트럼장애였던 경우에 ADHD 치료약물을 복용하면 순수한 ADHD에 비해 효과가 부족하고 부작용이 커진다.”ㅡ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혼동되기 쉽다는 뜻인데 어떤 차이가 있나“학교 국어 시간에 종이접기에 꽂혀 있는 아이가 있다고 가정하자. ADHD 아이는 선생님이 ‘국어 교과서 펴야지’ 하면 색종이를 후다닥 서랍 안에 넣었다가 눈치를 봐가면서 종이접기를 한다. 반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는 자기 행동이 뭐가 잘못됐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오늘 내가 정한 기준대로 학을 10마리 접는 게 중요할 뿐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지식(통념)이 결핍된 것이다. 반면 ADHD는 수업 시간에 종이접기를 하면 혼나는 걸 알지만, 종이접기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해버리는 행동이라고 보면 된다.”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 비교ㅡ두 질병의 치료법이 다른가“ADHD는 약물이 핵심치료다. 70% 이상의 효과를 거둔다. 약물 치료를 단독으로 했을 때와 약물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를 같이 했을 때 효과가 거의 유사하다는 유명한 연구 결과가 있다. 물론 약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장기간 복용하지 않으려면 아이는 행동치료와 사회성 훈련, 부모는 부모교육을 함께 받는 게 좋다. ADHD의 대표적 치료 약물은 도파민 분비를 늘리는데 자극에 과도하게 민감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쓰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핵심 증상에 대한 치료 약물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동반된 문제 행동을 개선하는 약물만 있다. 핵심 증상 개선을 위한 근거가 확립된 치료는 언어 치료, 행동 수정 요법, 사회적 기술 훈련 등이다.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산만하거나 충동적인 모습을 보일 때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 중 무엇이 주된 원인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ㅡ자폐스펙트럼장애에 필요한 사회성 훈련은 무엇인가“친구의 말을 오해하지 않기, 사회적 규칙 알기, 농담과 진담 구분하기 등을 계속 연습한다. 예를 들어 보드게임에서 졌다고 판을 뒤집거나 규칙을 바꿀 게 아니고 이건 재미일 뿐이니 지나칠 정도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쳐야 한다.”ㅡADHD인 줄 알았는데 어떤 증상을 보일 때 기저에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다고 의심할 수 있나“상대방과 구어체로 핑퐁 대화가 잘 안 되고, 책 읽는 듯한 문어체 표현이 많을 경우, 특이하고 반복적인 관심사가 있는 경우다. 특이한 관심사가 어린 시절에는 반복 행동이었다가 점차 특정 주제로 바뀌기도 한다. 예컨대 영유아기에는 자동차 바퀴 돌리기, 선풍기, 실외기 한없이 쳐다보기 등을 하다가 학령기 전후에 지하철 노선도를 달달달 외우기도 한다. 만 3~4세 경에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주변 사람에 무심한 경우, 상대의 눈을 정확히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보는 경우, 특정 소리나 시각적 자극을 과도하게 추구하거나 회피했다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언어가 제때 트였고 지능이 정상인 자폐스펙트럼장애라면 ADHD인 줄 알았다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문제 행동이 심각해지면서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ㅡ부모가 자녀의 병명 진단을 위해 의사를 찾기 전 해야 할 일은 “의사가 아이를 정확하게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한 병력 청취다. CAT(종합주의력) 검사는 불안하거나 우울해도 충동성이나 부주의성 지표가 높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CAT 결과에만 의존해서 ADHD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가정 이외의 학교나 학원 등 여러 환경에서 아이가 어떤 에피소드를 보였는지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의사에게 ‘아이가 너무 산만하대요’가 아니라 ‘친구가 귀찮아하는데도 계속 숫자를 이야기하고 쓴대요’ ‘급식 먹을 때 줄을 못 서고, 친구를 자꾸 건드린대요’ 처럼 자세히 말해줘야 한다. 어린 시절 말문이 언제 트였는지, 특정 어구나 단어를 반복하진 않았는지 등 아이에 대한 정보를 의사에게 많이 제공해줘야 한다.”ㅡ학교에서는 ADHD 진단을 받고도 아이에게 약 먹이는 걸 주저하는 부모가 많다던데“아이 속에 반짝반짝한 진주알이 너무 많지만 흙이 잔뜩 묻어서 잘 보이지가 않는데 약이 흙을 털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ADHD는 치료 안 한다고 생명이 위험한 병은 아니다. 하지만 약을 먹으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제때 치료를 안 하면 다른 병들이 더해질 수 있다. ‘넌 왜 이렇게 산만하고 사고뭉치니’라며 혼나고, 문제를 끝까지 못 읽어 성적도 안 나오면 자기 비하로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 ADHD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성인 환자 중에 ‘어릴 때 부모가 제때 치료해줬더라면 현재 내 삶이 이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탄하는 경우도 봤다.”ㅡADHD 자녀를 부모가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참고 싶은데 잘 안 되지?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음식이 나올 거야’ 하고 예측 가능하게 해준다. 또 궁금하다고 친구를 밀치고 볼 게 아니라 ‘나도 볼 수 있을까?’ 라며 행동하기 전에 말로 욕구를 표현하도록 연습시킨다. 아이가 기다리는 것에 성공하면 ‘어제보다 음식이 늦게 나왔는데도 컵을 만지작거리지 않고 잘 기다렸어’ 하고 구체적으로 칭찬해준다. 아이가 무엇을 해서 칭찬받았는지 알게 해주는 것이다. ADHD는 충동적이고 말이 많으므로 맥락에 맞는 말을 하고 있는지 훈련시킨다. 예를 들어 수학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급식에서 싫어하는 음식이 나왔다고 말한다면 핀잔을 주기보다는 ‘우리 급식 이야기는 수학 문제 다 풀고 나서 할까?’라며 언제 말할지 예측하게 해준다. 부모가 아이의 부족한 전두엽 기능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ㅡ자녀가 ADHD 치료 중이라는 걸 학교에 알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은데“초등학교 교사들과 상담해보면 아이에 대한 병원 치료를 권했다가 부모가 오해할까봐 조심스럽다고 한다. 학부모는 교사가 편견을 갖고 아이를 대할까 치료 사실을 말하지 않기도 한다. 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하고 솔직하게 의사소통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부모가 교사를 아이의 치료 파트너로 삼을 때 예후가 더 좋다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고2 학생의 국어와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은 학생 6명 중 1명이 학교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 누적된 학습 결손이 엔데믹 후에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2 기초학력 미달 비율 최악 17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3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2 학생의 경우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6.6%로 2019년(9.0%)보다 7.6%포인트 상승했다.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8.6%로 2018년(3.4%)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 조사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중3 및 고2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것이다. 원래 전수조사였지만 2017년부터 표본평가로 바뀌었고 지난해는 2만47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중3 때 배우는 인수분해를 고1 때도 못 하는 학생이 부지기수”라며 “기초가 안 돼 있으니 수업시간에 문제를 풀려는 시도조차 못하고 엎드려 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고2 학생의 수학과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보다도 높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시 감염을 우려해 대면 수업을 자제하는 동안 공교육에 의존하던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고2는 2020년 중2였다. 중1은 자유학기제로 시험을 안 보는 학교가 많다 보니 중2 때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수업 결손 영향이 누적되며 기초학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권 추락으로 적극적 학습지도 어려워”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의 학력을 우수학력(4수준), 보통학력(3수준), 기초학력(2수준), 기초학력 미달(1수준) 등 4단계로 진단한다. 지난해 중3 학생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에서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수학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49.0%로 2017년(67.6%) 이후 가장 낮았다. 국어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고2는 52.1%, 중3은 61.2%로 모두 2017년 이후 최저치였다. 학생들이 책보다 유튜브와 쇼츠(1분 미만의 짧은 동영상)에 익숙해지고 대학입시에서 독서 기록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독서량이 줄어 문해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의 한 고교 교감은 “많은 학생들이 긴 호흡이 필요한 책 읽기를 힘들어한다. 글쓰기는 더 심각해 주술 관계도 안 맞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예를 들면 흥부전에서 한 문단 내 학생들이 모르는 단어가 2, 3개 된다”며 “어려운 단어가 아닌데 모르다 보니 지문 해석을 제대로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부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중학교 영어 학업성취도는 상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중3 영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62.9%로 전년보다 7%포인트 상승했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0%로 2.8%포인트 줄었다. 서울 한 중학교 교사는 “코로나19 확산기에 줄었던 영어 듣기 말하기 수업이 재개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앞으로 기초학력 책임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학교 현장에선 “교권이 추락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지도하기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충남의 한 고교 교사는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우는 것도 반발을 살까 싶어 조심스럽다. 수업 시간에 소극적으로 지도할 수 밖에 없다 보니 기초학력 저하자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에 대해 1학기에 수업을 안 들어도 2학기나 내년 이후에 들을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을 14일 밝혔다.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데 이를 두고 ‘의대생 조기 복귀 가능성을 더 낮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학생 1명이라도 유급되지 않게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의대 대부분은 규정상 전공과목 하나라도 F학점을 받으면 학기말에 유급이 결정된다. 교육부는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 대학 유급 결정 시기를 학년말(내년 2월)로 늦추고 1학기 수업을 2학기에도 운영하게 할 방침이다. 1학기에 수업을 전혀 안 들어 F학점을 받아도 2학기에 수업을 몰아 들으면 내년에 정상적으로 학년이 올라가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교육이 안 된 부분을 의대 과정 6년 중 언제라도 이수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올해 예과 2학년인 경우 못 들은 과목이 있어도 본과 1학년으로 올라가게 해주고 졸업 전에만 들으면 되게 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날 발표를 두고 교육계에선 “6개월, 1년 쉬어도 유급을 안 시킨다는데 누가 교실로 돌아오겠느냐”며 오히려 의대생 조기 복귀를 막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른 단과대와 비교해 ‘과도한 특혜’로 “국민 생명을 다루는 의대 교육을 몰아서 날림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은 국가 재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총리는 일부 대학이 “유급을 막기 위해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고 요청한 걸 두고선 “안 된다. 동맹 휴학을 승인하면 엄정 대처하겠다”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에 대해 1학기에 수업을 안 들어도 2학기나 내년 이후에 들을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을 14일 밝혔다.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데 이를 두고 ‘의대생 조기 복귀 가능성을 더 낮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학생 1명이라도 유급되지 않게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의대 대부분은 규정상 전공과목 하나라도 F학점을 받으면 학기말에 유급이 결정된다. 교육부는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 대학 유급 결정 시기를 학년말(내년 2월)로 늦추고 1학기 수업을 2학기에도 운영하게 할 방침이다. 1학기에 수업을 전혀 안 들어 F학점을 받아도 2학기에 수업을 몰아 들으면 내년에 정상적으로 학년이 올라가는 것이다.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교육이 안 된 부분을 의대 과정 6년 중 언제라도 이수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올해 예과 2학년인 경우 못 들은 과목이 있어도 본과 1학년으로 올라가게 해주고 졸업 전에만 들으면 되게 할 수 있다는 취지다.이날 발표를 두고 교육계에선 “6개월, 1년 쉬어도 유급을 안 시킨다는데 누가 교실로 돌아오겠느냐”며 오히려 의대생 조기 복귀를 막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른 단과대와 비교해 ‘과도한 특혜’로 “국민 생명을 다루는 의대 교육을 몰아서 날림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은 국가 재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이 부총리는 일부 대학이 “유급을 막기 위해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고 요청한 걸 두고선 “안 된다. 동맹 휴학을 승인하면 엄정 대처하겠다”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달 4일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6월 모평) 점수를 기준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시모집 합격 예상 점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보다 2점 정도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의대 증원의 영향인데 치대 수의대 약대 등의 합격 점수도 연쇄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메가스터디교육은 6월 모평 점수를 입력한 수험생 33만8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정시에서 의대 지원 가능 최저 점수는 289점으로 지난해(291점)보다 2점 하락했다고 밝혔다. 합격 점수는 영어 1등급에 국어 수학 탐구 백분위를 합산한 300점 만점 기준이다. 의대에 합격 가능한 수험생 비율도 0.67%로 지난해(0.45%)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대 합격선이 낮아지면 연쇄적으로 치대 수의대 등의 합격 점수도 낮아진다. 치대 합격 점수는 지난해 290점(누적 비율 0.55%)→올해 288점(0.77%), 수의대는 289점(0.67%)→287점(0.91%), 한의대는 288점(0.77%)→286점(1.03%), 약대 285점(1.19%)→284점(1.36%)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수도권 의대의 수시모집 지역인재전형 합격 점수는 더 크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2024학년도 대입에서 같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교과전형이더라도 수도권 의대는 내신 1등급 최상위권이 합격한 반면에 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전형은 내신 1등급 중후반에서 3, 4등급 중상위권도 합격했다. 충남대 지역인재전형은 합격자의 최저 내신이 3.48등급이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올해는 지역인재전형이 전년보다 888명 늘어난 만큼 합격 점수 하락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며 “지역인재전형 지원 조건을 충족한다면 극상위권 내신이 아니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