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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 이어 미중 통상전쟁에 직면한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5.0% 안팎’으로 제시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추가 관세 부과로 중국 경제 성장의 버팀목이던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내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돈 풀기’를 예고했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5% 안팎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우리의 성장 잠재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여건을 고려했다”며 “어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미국의 통상 압박이 심화됨에 따라 중국 내에선 내수시장 회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리 총리의 연설에서도 ‘소비’라는 표현이 작년 21회에서 올해 31회로 크게 늘었다. 그는 “국내적으로 지속적인 경제 회복과 성장 기반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며 “유효 수요가 약하고 특히 소비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목표치를 3%에서 2%로 낮췄다. 중국이 물가 목표치를 3% 미만으로 정한 건 2004년 이후 21년 만이다. 이는 중국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기조를 공식화하고, 대책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중국은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GDP 대비 4%로 높이기로 했다. 초장기 특별 국채를 지난해보다 3000억 위안(약 60조 원) 늘어난 1조3000억 위안(약 260조 원) 규모로 발행할 방침이다. 이 중 3000억 위안은 이구환신(以舊換新·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을 새것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에 쓸 예정이다. 지난해 인공지능(AI)과 다른 산업의 융합을 강조한 ‘AI+’ 개념을 처음 제시한 리 총리는 올해도 AI+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올해 중앙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3981억1900만 위안(약 80조 원)으로 책정됐다.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 AI 지원 휴대전화·컴퓨터, 지능형 로봇 등의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2% 늘어난 1조7847억 위안(약 357조 원)으로 정해졌다. 이로써 중국의 국방예산은 4년 연속 7%대 증가율을 유지했다. 일각에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이 군사력 강화에 더 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 총리는 대만과 관련해 “독립 분열주의와 외부 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화통일’이란 표현이 빠졌고, 그 대신 “양안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리 총리의 연설에 대해 “경기 침체, 미중 통상전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국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려 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 필요한 건 발표된 모든 조치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재정 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로 3일(현지 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집권 1기 때보다 강경하고 신속한 대(對)중국 통상정책을 펼치자 중국도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중국은 자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4일 0시(미 동부 시간 기준·한국 시간 4일 오후 2시) 발효되자 10일부터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15%의 관세를, 대두(콩)·수수·돼지고기·소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등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4일부터 미국산 목재 수입을 중단하고 미국 주요 방위산업 기업도 제재하기로 했다. 또 미국 측 주장과 달리 펜타닐 마약 원료의 미국 수출을 단속하고 있다며 이 내용을 정리한 소위 ‘펜타닐 백서’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달 10%의 추가 관세 부과에 이은 두 번째 관세로 펜타닐 원료의 미국 유입에 대한 중국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미국이 중국에 추가 부과한 관세는 총 20%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는 “중국에 60%의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예고했던 대로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달 한 달간의 관세 부과 유예를 받았던 두 나라 또한 펜타닐,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트럼프표 관세 폭탄’을 피하진 못했다. 이에 캐나다도 이날부터 1550억 캐나다달러(약 155조 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물리기로 하는 등 북미 3국 간 통상전쟁 역시 본격화됐다.한편 중국의 위협에 시달리는 대만의 대표 기업 겸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는 향후 4년간 미국에 총 1000억 달러(약 146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과 이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통해 헐값 수출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관세로 대응하겠다. 관세는 쉽고 빠르고 효율적이고 공정한 무역을 가능하게 한다”며 “관세를 부과하면 (이 문제로 해당 나라의 지도자와) 통화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연구팀이 현존하는 슈퍼컴퓨터와 비교해 1000조 배 더 빠른 처리 속도를 가진 양자(量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날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회식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협’을 합한 말) 기간에 돌입했다. 중국이 올해 양회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 산업 육성을 핵심 안건 중 하나로 다룰 것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연구 성과를 정협 개회에 맞춰 발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대 연구팀이 개발한 초전도 양자컴퓨터 시제품 ‘쭈충즈(祖沖之) 3호’(사진)는 3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에 실렸다. ‘중국 양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명 과학자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학원 박사가 해당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쭈충즈 3호’는 구글의 최신 양자컴퓨팅 기술과 마찬가지로 105큐비트(Qubit·양자정보 연산 단위)를 탑재하고 있다. 무작위 회로 샘플링 벤치마크에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보다 1000조 배 빠른 처리 속도를 보였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구글이 ‘네이처’를 통해 발표한 최신형 양자칩 ‘윌로’와 비교해도 100만 배 빠르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큐비트가 높을수록 정보처리 속도가 빠르다. 중국은 최근 AI, 로봇 등과 함께 양자컴퓨터를 미래의 핵심 첨단 산업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지난해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통해 양자 기술에 투자한 금액만 최소 150억 달러(약 22조 원)다. 같은 기간 미국의 추정 투자액(38억 달러)보다 약 4배 많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이번 양회 기간 중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첨단 산업에 대한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양회 개막일인 4일 1면 톱 기사로 1당 체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실었다. 서방은 중국의 국회의원 격인 ‘전국인대’ 대표들이 직접 선거를 거쳐 뽑힌 것이 아니기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런민일보는 “중국의 입법 과정은 과학적·민주적·법적 원칙을 지킨다. 말단 계층의 목소리도 폭넓게 수렴한다”고 주장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과거 위안화를 절하시켜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준 중국을 막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여러 번 전화로 ‘그러지 말라’고 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관세로 대응하면 된다.” 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부터 중국에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최대 경쟁국이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을 상대로 관세를 앞세운 ‘통상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 달간 관세 적용을 유예한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4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다만 미국의 3대 교역국을 상대로 통상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미국 내에서조차 ‘도박’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中, 美 민감한 농산품에 10∼15% 보복 관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중국에 적용한 10%의 추가 관세 이후 한 달 만에 10% 관세를 더하기로 했다. 지난달 첫 추가 관세 부과 직후 중국이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적용한 가운데 나온 조치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조치 후 미국과 중국의 정상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은 보복 관세로 응수했고, 두 정상의 만남이나 통화 또한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20%보다 높게) 추가적으로 더 인상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의 통화 정책과 경제 보복 정도에 달렸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중국도 4일 “미국의 위협과 강압적 조치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보복에 나섰다. 중국 국무원은 10일부터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 등 총 29개 품목에 15%, 수수·대두(콩)·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등 총 711개 품목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산 대두업체 3곳의 중국 수출 자격을 정지하고, 미국 코닝의 광섬유 관련 덤핑 의혹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기준 미국 농산물 수출의 17%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특히 텍사스, 아이오와, 캔자스주 등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 농산물을 많이 생산한다.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8년 7월에도 미국산 대두, 옥수수, 밀, 쇠고기, 돼지고기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중국 상무부는 티콤(TCOM), S3에어로디펜스 등 미국 방산업체 10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추가해 수출입 및 대중(對中) 신규 투자를 금한다고 발표했다. 방위산업 기업인 레이도스, 무인기(드론) 스타트업 실드AI, 자율주행 선박 제조업체 하복AI 등 15곳에 대해선 중국산 이중 용도 품목(상업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쓰이는 물품)의 미국 수출을 막기로 했다. 세계 최대 유전체 분석 업체인 미국 일루미나가 중국에 유전자 분석 장비를 수출하는 것도 금했다.● 캐나다, ‘공화당 지지’ 지역 생산품에 보복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 달간 관세 유예를 적용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도 4일부터 예정대로 25%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협상의 여지는 없다. 관세는 다 준비됐다”며 불법 이민자, 펜타닐 마약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한 두 나라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멕시코가 최근 미국이 수십 년간 송환을 원한 마약 카르텔 간부 29명을 미국에 보냈음에도 노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즉각 “1550억 캐나다달러(약 155조 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25% 관세를 보복 부과할 것”이라고 맞섰다. 캐나다도 오렌지(플로리다주), 오토바이(펜실베이니아주), 가전제품(오하이오주) 등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공화당 성향 주(州)가 주로 생산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멕시코의 보복 조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되는 관세만으로 미국 내 자동차 평균 가격이 약 3000달러(약 435만 원)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최근 수년간의 높은 인플레이션에 분노한 미 유권자에 대한 (트럼프의) 엄청난 정치적 도박”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연구팀이 현존하는 슈퍼컴퓨터와 비교해 1000조 배 더 빠른 처리 속도를 가진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초전도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시제품) ‘쭈충즈(祖沖之) 3호’가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에 전날 실렸다. 연구팀은 중국에서 ‘양자(量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학원 원사가 이끌고 있다.‘쭈충즈(祖沖之) 3호’는 구글의 최신 양자 컴퓨팅 기술과 마찬가지로 105큐비트(Qubit·양자정보 연산단위)를 탑재하고 있다. 큐비트가 높을수록 정보처리 속도가 더 빨리진다. ‘쭈충즈 3호’는 무작위 회로 샘플링 벤치마크에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보다 1000조 배 빠른 처리 속도를 보였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10월 구글이 ‘네이처’지를 통해 발표한 최신형 양자칩인 ‘윌로우’와 비교해도 100만 배 빠르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신화통신은 논문 심사위원들이 ‘쭈충즈 3호’에 대해 초전도 양자 컴퓨터의 최신 기준을 보여주는 최첨단 성능이라고 평가했다면서 “중국이 글로벌 양자컴퓨팅 경쟁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전했다.중국은 인공지능(AI)과 로봇과 함께 미래 첨단 산업으로 꼽히는 양자컴퓨터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가 지난해 9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통해 양자 기술에 투자한 금액은 150억 달러(약 22조 원) 이상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추정 투자액(38억 달러)의 4배 수준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한다. 중국이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올해 주요 경제 정책으로 삼은 가운데 양회 기간 중에는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간 국영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중국 당국이 민간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 부과 조치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등에 맞서는 대응책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 시진핑 “늘 민간기업을 지지해 와” 관영 신화통신은 양회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 민간 경제 발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발언과 관련 시찰 내용 등을 집중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22년 12월 시진핑 3기 출범 뒤 열린 첫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나는 늘 민간기업을 지지해 왔고, 민간기업이 발달한 곳에서 일해 왔다”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은 트럼프 1기 행정부와 통상 갈등을 벌이던 2018년에도 민간기업과의 좌담회에 참석해 민간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7년 만인 지난달 17일 다시 민간기업과의 좌담회를 개최했고 직접 참석해 알리바바, 화웨이, 비야디(BYD), 유니트리, 딥시크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을 격려했다. 판궁성(潘功勝) 런민(人民)은행 총재도 최근 좌담회에서 “민간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은 앞으로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민간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건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미중 간 통상전쟁 격화 등의 상황에서 민간기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AI 스타트업 ‘딥시크’처럼 첨단 기술 기반의 테크기업 육성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 민간기업은 전체 세수의 50%, 국내총생산(GDP)의 60%, 도시 고용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회에서 민간경제촉진법 심의일각에선 중국이 올해 양회를 통해 그동안 내세웠던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은 흥하고 민간기업은 후퇴한다)’의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간 자본이 약화되고,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이 이어지면서 ‘국진민퇴’ 현상이 두드러져 왔다. 그런데 이번 양회에서는 민간기업에 대한 보호 방안을 담은 ‘민간경제촉진법 개정안’이 상정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회주의 체제’를 추구하는 중국 당국이 민간 부분과 외국 기업에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건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왕샹웨이 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편집장은 3일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만연한 관료주의를 없애고, 민간기업에 대한 중국인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매체 롄허(聯合)조보는 “중국은 7년 전 민간기업 좌담회 이후에도 반독점 위반과 무질서한 자본 확장 등을 문제 삼아 왔다”며 “중국의 민간기업들은 소방과 세무 등 각종 기관의 규제와 검사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양회(兩會)중국에서 매년 3월 열리는 최대 정치 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아우르는 용어. 전국인대는 한국의 국회격으로 형식상 최고의사결정기구이며, 정협은 국가 정책에 대한 자문기구 역할을 담당.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지난달 27일 오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로봇제조업체 ‘유니트리’의 본사 전시관. 이 회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방문객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전시관 가운데 무대에선 로봇 개가 공중제비를 넘는 다양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구현하고 있었다. 방문객들 사이에선 탄성과 박수가 이어졌다. 유니트리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 같은 분야에서 중국 스타트업의 기술력이 화제가 되며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내외 기업 관계자들의 ‘스터디 투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중국의 경제 중심지 상하이에서 고속열차로 1시간 거리인 항저우에는 유니트리 외에도 최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AI 스타트업 ‘딥시크’, 뇌·컴퓨터공학업체인 ‘브레인코’ 등의 본사도 있다. 이들은 ‘항저우 6룡(龍·항저우의 주목받는 6개 스타트업)’으로도 불린다. 항저우는 1999년 이곳이 고향인 테크 거물 마윈(馬雲)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창업하면서 정보기술(IT) 분야의 거점 도시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유니트리, 딥시크 등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스트타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화웨이’ ‘텐센트’를 앞세워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렸던 광둥성 선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5일 반도체, 스마트폰, 무인기(드론) 분야에서 벌어졌던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 AI, 로봇 등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기업의 본사가 많은 항저우가 새로운 첨단산업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로봇 투어’ 줄서는 유니트리… 불 꺼지지 않는 ‘알리바바 시티’“유니트리 개발자 200명 밤샘 근무… 2∼3년내 자율 판단-행동 로봇 판매”알리바바, ‘마윈 고향’ 항저우에 투자… 클라우드센터-과학단지 등 조성中 주요도시들 “AI에 63조원 투자”… 양회선 IT 800조원 투자 밝힐듯“왕싱싱(王興興·35) 최고경영자(CEO)도 하루에 4시간씩만 자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지난달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로봇업체 ‘유니트리’ 본사에서 만난 황자웨이(黃嘉瑋) 마케팅 이사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약 500명의 직원 중 대부분의 퇴근 시간이 오후 9시이며 이를 넘겨 밤을 새워 일하는 사람도 많다고 강조했다.그는 ‘업무 시간이 너무 길지 않느냐’는 질문에 “직원 중 약 200명이 개발자인데 다들 로봇 연구에 미쳐 있는 ‘천재’들이며 밤샘 근무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대신 평균 100만 위안(약 2억 원)의 고액 연봉으로 보상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중국 당국은 4일 시작되는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兩會)’에서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또 한 번의 대대적인 지원 방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에서 다양한 테크 스타트업들로 주목받고 있는 항저우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들도 AI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토종 기업 ‘딥시크’ 같은 기업을 배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로봇개 주목이날 유니트리 본사의 3층 전시관에는 다양한 로봇들이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는 왕 CEO가 저장이공대 재학 시설 처음 만들었던 로봇개 ‘X dog’를 시작으로 최근 유니트리가 개발한 로봇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전시돼 있었다.유니트리의 로봇은 움직임을 만드는 ‘보디(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세계 정상급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 로봇들이 지난달 중국 설 ‘춘제’ 갈라쇼에서 춤 공연을 선보였고 왕 CEO가 지난달 1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좌담회에 참석해 대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4층 회의실에서는 중동 국가의 관계자들이 찾아와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3층 전시관에서는 신형 휴머노이드로봇 ‘G1’과 로봇개 ‘Go2’가 관람객을 맞았다. 키 127cm, 무게는 35kg의 G1이 사람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는 과정을 지켜보니 걸음걸이나 손을 내미는 동작 등이 자연스러웠다.다가가는 사람을 피해 스스로 물러나는 로봇개, 성인 남성이 힘껏 밀어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G1 등의 모습에 관람객들은 연신 박수를 쳤다. 네 다리 끝에 바퀴가 달린 형태의 새 버전의 ‘Go2’는 80kg이 넘는 기자를 태우고도 빠른 속도로 달렸다.다만 대부분의 동작은 로봇이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자체 판단이 아닌 인간의 컨트롤러 조작으로 이뤄졌다. 유니트리 측은 “2, 3년 안에 작은 방 안에서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로봇을 일반인에게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의 첨단반도체 등 대(對)중국 수출 규제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묻자 “대부분의 부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 저장대와 항저우에 집중 투자같은 날 오후 인근 ‘난후과학기술단지’를 찾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투자해 지난해 12월 개장한 혁신과학단지다. 총 22만 ㎡의 면적에 5층짜리 건물 10여 개가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늘어선 이곳에 AI, 로봇, 무인항공기(UAV) 업체 106개가 입주해 있다. 단지를 둘러싼 도로에는 박스카 형태의 무인자동차도 보였다.항저우에서 유니트리, 딥시크 같은 중국의 대표 스타트업이 탄생한 배경으로 알리바바가 다져 온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알리바바는 2017년 저장성과 공동 투자를 통해 항저우에 첨단 네트워크 분야 연구센터인 ‘즈장실험실’을 세웠다. 2021년에는 축구장 63개 크기의 알리바바 클라우드 단지를 완공하기도 했다. 이준호 KOTRA 항저우 무역관장은 “항저우가 중국 주요 도시 최초로 도시의 배수 체계 등을 AI로 연결하는 ‘대뇌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알리바바의 인프라 덕분”이라고 말했다.량원펑(梁文鋒) 딥시크 창업자를 배출한 저장대가 항저우에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의 고향도 항저우이며 그의 각별한 고향 사랑 또한 유명하다. 저장대 컴퓨팅학과 석사 과정의 리모 씨는 “알리바바에선 저장대 출신 졸업생을 선호한다”며 “알리바바 임원 중 저장대 출신이 많다”고 말했다.중앙과 지방 정부의 대규모 투자도 중국 첨단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지난달 시 주석은 알리바바, 딥시크 등 주요 테크기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약 2주 동안 4대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신(新)1선 도시(청두 등 15곳)는 총 3100억 위안(약 63조 원)의 첨단기술 산업 투자 방침을 밝혔다.이번 양회에서도 당국이 최소 4조 위안(약 800조 원)의 IT 연구개발(R&D) 투자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R&D 투자액 3조6130억 위안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항저우=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대학생 창업자에게 최대 50만 위안(약 1억 원) 지급, 첨단기술 분야 박사 학위 소지자는 주거비 지원….” 중국 저장성 항저우는 중국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책으로 젊은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 항저우 즈허IP창업센터에서 만난 수술용 로봇팔 스타트업 ‘슈종 메디컬테크놀로지’의 쑨쓰난(孫思楠·40) 최고경영자(CEO)는 “항저우 당국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스타트업에 재직 중인 개개인에게도 주거비 등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쑨 CEO는 과거 10년 넘게 외과 의사로 활동했고 상하이의 첨단 의료기기 연구소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항저우의 체계적인 창업 지원 체계 덕분에 창업 5개월 만에 투자금의 대부분을 확보했다며 “임대료까지 지원받아 집값은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다”고 자랑했다. 항저우 당국은 고급 인재를 가장 높은 A등급부터 F등급으로 6단계로 분류한다. 가장 낮은 E, F등급에 대한 지원조차 상당한 수준이어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창업할 수 있다. 의학박사 학위를 소지한 쑨 CEO는 E등급으로 매달 2500위안(약 50만 원)의 임차 보조금을 최대 5년까지 받는다. 이 금액이면 항저우에서 40∼60㎡ 면적의 아파트를 충분히 임차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항저우에서 집을 구매하면 40만 위안(약 8000만 원)의 주택 매입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생활 보조금이 아닌 스타트업 창업 자금은 설립자의 학력 제한 또한 없다. 당국은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 창업자에게 5만 위안(약 1000만 원)에서 20만 위안(약 4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면 최대 50만 위안(약 1억 원)을 받을 수 있다. 항저우 창업센터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기준 매일 평균 280개 이상의 회사가 항저우에서 생겨났고 총 1700만 위안이 투자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즈허IP창업센터는 ‘슈종 메디컬테크놀로지’처럼 센터에 입주해 있거나 온라인으로 관리를 받는 스타트업이 200곳이 넘는다. 항저우 일대의 창업지원센터만 103곳에 달한다. 또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 2년이 지나지 않은 청년들이 취업 면접이나 세미나 참석을 위해 항저우를 방문하면 숙박시설이 무료다. 항저우 전역에 ‘칭허 스테이션’ 숙소가 71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시 전체가 창업 인큐베이터’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청년 유치 정책 덕분에 약 1200만 명인 항저우 인구 중 3분의 1가량이 청년(14∼35세)이다. 다른 지방 도시 또한 항저우를 본받아 비슷한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광둥성 선전 당국은 최근 구직자에 대한 무료 숙박 제공 기간을 15일까지 늘렸다. 최고 1000만 위안(약 20억 원)의 대형 인공지능(AI) 모델 훈련 바우처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외 다른 도시들도 항저우의 ‘칭허 스테이션’ 프로그램을 본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항저우=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3월 통상전쟁 전운에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 양회(兩會)가 시작되는 4일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통상전쟁 양상이 격화되자 세계 각국 투자 심리가 무너진 것이다. 28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39% 떨어지며 2600 선이 무너진 2532.78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600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10거래일 만이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해 8월 5일(―8.77%)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49% 하락한 743.96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1조8468억 원, 7416억 원씩 팔았다.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도 20.4원이나 폭등한 1463.4원으로 뛰어올랐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시장들도 줄줄이 ‘검은 금요일’을 보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2.8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98%), 홍콩 항셍지수(―3.28%) 등이 모두 하락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모두 내려갔다. 밤새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마약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며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유예했던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지난달부터 시작한 10% 관세에 또 10%를 얹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40여 일 동안 쉴 틈 없이 관세 예고가 이어져 이미 미 증시는 피로감에 휘청이던 상태였다. 여기에 미국 실물경제 약화 징후, 엔비디아를 위시한 인공지능(AI) 성장에 대한 우려가 더해져 글로벌 증시 투매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반격을 예고했다. 28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끝까지 (관세를) 밀어붙인다면 필요한 모든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펜타닐은 미국의 문제지만 중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미국을 지원해 왔다”며 “은혜를 원수로 갚는 행위(恩將仇報)”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의 최고 정책자문 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정기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등 양회는 각각 4, 5일 열린다. 시장은 5% 경제성장률을 사수해야 하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당겨진 통상전쟁 시계에 투심 ‘얼음’… 코스피 2600선 다시 붕괴[트럼프發 통상전쟁]亞증시 ‘검은 금요일’ 쇼크엔비디아 시총 하루새 400조 증발… 韓 반도체 삼성전자-하이닉스 급락“통상전쟁 불확실성 회피심리 작동”… 비트코인도 장중 8만달러선 깨져2월 마지막 날 아시아 증시는 통상전쟁 현실화에 대한 우려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에 대한 의구심이라는 겹악재 탓에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AI 산업을 주도해 온 엔비디아는 성장성 둔화 우려에 하루에만 8.48% 하락하며 시가총액 400조 원이 증발했다. ● 관세-AI 성장 둔화 겹악재로 3%대 하락 28일 한국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에 나선 가운데 개인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으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9% 떨어져 26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는 3.49% 하락해 장을 마쳤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바이오, 방산, 정보기술(IT), 금융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주가 하락의 여파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3.2%), SK하이닉스(―4.52%)가 크게 하락했다. 로봇, 전력기기 등 최근 크게 상승했던 테마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급락했다. 주가 급락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예고돼 온 통상전쟁 시계가 당초 예고한 4월에서 한 달가량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주부터 중국과 캐나다, 맥시코에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자유무역에 기반했던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이 준비 없이 꼬이게 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고된 관세지만 부과 시기가 한순간에 앞당겨지며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확산됐다”며 “관세 부과 전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당장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은 심리가 우세하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과 동맹국도 숨을 수 없는 관세 통상전쟁 현실화 우려는 먼저 뉴욕증시에 영향을 줬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대형주 위주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지수는 1.59% 하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나스닥지수는 2.78%나 빠져 지난해 11월 5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여기에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2018년 11월 이후 최대 폭인 8.48%가 급락한 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2740억 달러(약 400조 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전날 양호한 실적을 공개했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브로드컴(―7.11%), AMD(―4.99%) 등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테크 기업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 미중 통상 전쟁이 격화되면 직격탄을 맞을 부문으로도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 자체 회계 4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중국 매출이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무역 규제가 시행되기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발 AI 생태계 자립 움직임은 엔비디아 및 한국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코스피 하락 폭이 3%대로 아시아 증시에서도 유독 컸던 이유다. 관세는 다른 미국 기업에도 큰 부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대표 기업인 S&P500 기업들의 올해 실적 발표에서 ‘관세’가 약 700회 언급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였던 2018년 4분기 680회보다도 많다. 그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미 기업들의 경계가 커졌다는 의미다. 이에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이날 7만9000달러에 거래되며 장중 8만 달러 선도 깨졌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나 엔을 찾는 수요는 커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4원이나 폭등한 1463.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엔 환율도 975.44원으로 2023년 5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로 치솟았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를 한 주 앞둔 중국이 연 5%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 압박 등으로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이 통상전쟁 격화보단 기술력 향상과 침체된 내수 증진 등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전쟁으로 난관에 봉착한 ‘5% 성장’ 중국의 최고 정책자문 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정기 국회 격인 정기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각각 다음 달 4, 5일 개회된다. 중국에선 통상 두 회의를 양회라 일컫는다. 전인대 개회식에선 중국 경제 책임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전년도와 같은 5% 성장 목표를 내걸 것으로 내다봤다. 양회에 앞서 각 성 지자체가 밝힌 올해 평균 성장 목표는 5.3%로 집계됐다. 중국에서 5% 경제 성장률 유지는 ‘바오우(保五)’로 불리는데, 중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을 상징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소비재를 중심으로 내수 지원을 위한 보조금 조치를 취하면서 5.0% 성장률을 달성했다.그러나 이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이른바 ‘트럼프발(發) 통상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올해는 같은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5%대 경제 성장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선 큰 폭의 경제 지원책이 필요하단 분석이 제기된다.로이터통신 등은 중국이 양회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재정 적자율을 최대 4%로 높이고, 국채도 최대 3조 위안(약 591조 원) 규모로 발행해 인프라와 기업 투자, 민간 내수 증진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AI 도입 가속화할 것”중국 현지에선 시진핑 국가주석이 양회를 앞두고 내놓는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달 17일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AI 회사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유니트리 창업자 왕싱싱 등 기술기업 창업자들과 좌담회를 열고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민간기업의 기술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비용과 규제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2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등으로부터 연례 업무보고서를 받으며 “‘고품질 발전’(속도보다 품질 중시 발전)과 높은 수준의 개방을 굳건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 또한 25일 중국전신(차이나텔레콤)과 중국연통(차이나유니콤), 중국이동(차이나모바일) 소속 기업들을 찾은 자리에서 “AI 등 첨단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한 가운데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아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을 힘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양회를 통해 AI 이점을 강조하고,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기업들이 이번 양회에서 투자 수혜 부문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협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4일 보도했다.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전화 통화를 했다. 두 정상이 연락을 취한 건 지난 달 21일 화상 회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미국과의 접촉 상황과 러시아의 원칙적 입장을 시 주석에게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의 근원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하며 항구적 평화 방안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관련국들이 위기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樂見) 보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중국이 작년 9월 브라질 등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신흥국) 국가들과 함께 ‘평화의 친구’ 그룹을 만들었고,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전쟁 종식을 위한 양자 협상에 나선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두 정상은 현재 정세와 관계없이 양국 간의 협력이 변치 않을 것이라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떨어질 수 없는 좋은 이웃이자 아픔을 함께하고 서로 지원하며 함께 발전하는 진정한 친구”라며 “중러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도, 제3자의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중국과의 관계 발전은 장기적 안목에서 내린 전략적 선택이며 임시방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시각각 영향을 받거나 외부 요인의 방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외신들은 이번 통화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이후 중러 관계가 다시 소원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른 시일 내에 종식시킨 뒤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하려 한다는 일부의 전망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분야에 3년간 약 7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성공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민간 기업 좌담회 이후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AI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중국 경제매제 차이롄서(财联社)에 따르면 우융밍(吴泳铭)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앞으로 3년간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에 3800억 위안(약 75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알리바바가 해당 분야에 지난 10년 간 투자한 총액을 넘어서는 액수이자 중국 민영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분야 자회사인 ‘알리 클라우드’는 아시아 1위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이다. 우 CEO는 지난 20일 열린 ‘2025년 회계연도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전자상거래와 ‘AI+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새로운 기술 흐름이 가져오는 사업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알라바바 측은 AI 클라우드 관련 수익이 최근 6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성과는 실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는 21일 종가 기준 지난해 연말 대비 68% 급증했다. 딥시크로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애플이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에서 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을 것이라는 보도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특히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가 지난 17일 시 주석이 주재한 민간기업 좌담회에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등장한 뒤 나왔다는 점에 현지 매체들은 주목하고 있다. 그는 2020년 10월 한 포럼에서 중국 당국을 공개 비판했다가 당국의 눈 밖에 났다. 이후 3년 넘게 해외를 전전하며 은둔 생활을 해야했고, 지난해 중국으로 돌아와 알리바바 내부 행사 등에서 모습을 드러내왔다. 중국 정부가 이번 좌담회에 마윈을 초청한 것은 그의 공식적인 복권을 대내외에 알리는 자리였고, 이에 알리바바가 역대급 AI 투자로 화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도 대규모 AI 투자에 나섰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AI 관련 설비 투자를 위해 120억 달러(약 17조 원) 이상을 편성했다고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부적으로 AI 개발 칩 확보에 55억 달러, AI 훈련을 위한 설비 구축에 68억 달러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민간 기업 간담회에서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의 발언 ‘동풍이 서풍을 압도한다’를 인용해 중국의 과학기술 역량이 서구를 능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비공개 좌담회에서 “현재 경제의 어려움은 일시적이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며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동풍이 서풍에 우세할 것(長遠看還是東風浩蕩)”이라고 강조했다. 마오는 옛 소련 시절인 1957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공산당 대회 때 이 발언을 했다. 이후 중국에서 동풍은 중국식 사회주의, 서풍은 서구의 자본주의 세력을 지칭할 때 쓰인다. 또 중국의 체제 우월성을 강조하는 발언으로도 쓰인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이름을 ‘둥펑(東風)’으로 지은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시 주석이 마오와 마찬가지로 ‘동풍(중국)의 승리’를 장담하며 중국 기업이 미국 등 서구의 빅테크를 능가할 수 있다는 취지로 격려한 셈이다. 특히 시 주석은 이날 간담회의 최연소 참석자인 로봇업체 유니트리의 왕싱싱(王興興·35) 창업자를 콕 집어 격려했다. 시 주석은 왕 창업자에게 “당신이 여기서 가장 젊다. 혁신에는 젊은 세대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트리는 최근 중국 설(춘제) ‘갈라쇼’에서 춤을 추는 휴머로이드 로봇을 선보여 중국 안팎에서 큰 화제가 됐다. 왕 창업자는 자신과 최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량원펑(梁文锋)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두 중국에서 태어나고 공부한 토종 인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모두 중국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니라 ‘메이드 인 코리아’라 그래요.” 지난해 말 잠시 들른 서울 명동에서 한 상인이 여행가방 가격이 비싸다며 돌아서려는 외국인 손님을 붙잡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모습을 봤다. 의역하면 ‘한국산이 중국산 제품보다 비싸지만 질은 더 좋다’는 뜻일 것이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는 오랫동안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을 저렴하나 질은 떨어지는 상품으로 취급했다. 중국 경제가 수십 년간 ‘질’보다 ‘싼값’을 무기로 고속 성장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저비용 고효율’로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약진은 더 이상 이런 고정관념을 무색하게 만든다.제조 선진국으로 변모하는 中 중국은 2015년 ‘제조 2025’ 정책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제조업 강국 대열에 들고 2045년에는 제조업 강국 중에서도 최선두 그룹에 속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2018년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은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세계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는 2023년 ‘C919’의 첫 상업 운항에 나서며 미국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가 양분해 온 국제 민간 여객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또한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팔았다. 지난달에는 딥시크가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중국의 능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중국이 ‘제조 2025’ 발표 당시 제시했던 목표 중 86%를 이미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성과 뒤에는 14억 명 인구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내수 시장, 당국의 막대한 보조금 지급 등이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 간의 치열한 생존 경쟁과 혁신이 있었고 당국 역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전략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렇게 10년 동안 중국은 목표한 대로 ‘메이드 인 차이나’의 고정관념을 바꿨다. 한국도 2015년 8대 스마트제조 기술을 선도하겠다며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내놨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그런 정책이 있었다는 것조차 잘 기억하지 못한다. 최근 반도체 강국의 위상이 퇴색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은 중국의 현 상황과 분명 차이가 있다. 中과 첨단기술 분야 협력도 추진해야 중국에서 10여 년간 활동한 한국의 과학기술 전문가는 딥시크 열풍 후 중국에 쏟아지는 한국의 관심을 두고 “놀랍고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며 중국과의 협력 및 경쟁을 소홀히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정치권도 뒤늦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6일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베이징 특파원단과의 만남에서 “한국의 대(對)중국 기술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정 국정협의체는 아직까지 반도체특별법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통과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 내 중국에 대한 혐오 정서는 날로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의 역사적 갈등, 다른 정치 체제에서 오는 거부감도 여전하다. 하지만 중국 첨단기술의 발전 양상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협력해야 할 분야는 적극 협력해야 한다. 또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첨단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에 소홀했던 우리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한다. 딥시크의 등장이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선에도 ‘스푸트니크 순간’이 되길 바란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민간 기업 간담회에서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의 발언 ‘동풍이 서풍을 압도한다’를 인용해 중국의 과학기술 역량이 서구를 능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시 주석은 이날 비공개 좌담회에서 “현재 경제의 어려움은 일시적이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며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동풍이 서풍에 우세할 것(長遠看還是東風浩蕩)”이라고 강조했다. 마오는 옛 소련 시절인 1957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공산당 대회 때 이 발언을 했다. 이후 중국에서 동풍은 중국식 사회주의, 서풍은 서구의 자본주의 세력을 지칭할 때 쓰인다. 또 중국의 체제 우월성을 강조하는 발언으로도 쓰인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이름을 ‘둥펑(東風)’으로 지은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시 주석이 마오와 마찬가지로 ‘동풍(중국)의 승리’를 장담하며 중국 기업이 미국 등 서구의 빅테크를 능가할 수 있다는 취지로 격려한 셈이다.특히 시 주석은 이날 간담회의 최연소 참석자인 로봇업체 유니트리의 왕싱싱(王興興·35) 창업자를 콕 짚어 격려했다. 시 주석은 왕 창업자에게 “당신이 여기서 가장 젊다. 혁신에는 젊은 세대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트리는 최근 중국 설(춘제) ‘갈라쇼’에서 춤을 추는 휴머로이드 로봇을 선보여 중국 안팎에서 큰 화제가 됐다.왕 창업자는 자신과 최근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량원펑(梁文锋)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두 중국에서 태어나고 공부한 토종 인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모두 중국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연구진이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새로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새 코로나바이러스 발견 소식에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백신업체 모더나와 화이자의 주가 또한 각각 5.3%, 1.5% 상승했다.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이 18일 국제학술지 ‘셀’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HKU5-CoV-2’라는 이 바이러스는 2010년대 초 유행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와 같은 계열로 알려졌다. 메르스는 2012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세계 전체에서 약 2600명의 감염자를 발생시켰고 이중 36%가 사망했다.연구팀은 새 바이러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인간이나 다른 포유류의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어 “이번 바이러스가 기존의 HKU5 유형보다 인간의 수용체에 더 잘 적응해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주장햇다. 다만 2020년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와 비교하면 인간 세포에 쉽게 침투하지는 못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재 해당 바이러스는 인간에게서 검출된 것이 아니라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분리해낸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현재 단계에서 새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집단 발현될 수 있다는 식으로 위험을 과장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논문을 발표한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19 발원지’라는 의혹을 받았던 곳이다. 2019년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발견됐을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해당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연구소 측은 음모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여성 과학자 스정리(石正麗) 박사는 중국에서 ‘배트우먼’이라 불리는 박쥐 바이러스의 권위자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종이 원고는 필요 없어요. 연설문은 제 안경 속에 있거든요.”1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서 열린 ‘위항구 경제 고품질 발전 컨퍼런스’의 연단에 검은색 후드티와 검은 안경, 그리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남성이 올랐다. 그는 연설에 앞서 “스크립트는 안경 속에 있고, 반지로 페이지를 넘긴다”며 손바닥을 들어보였다.23일 현지매체인 지무신원((極目新聞)에 따르면 이날 연설에 나선 인물은 증강현실(AR) 기반 안경 제조 기업인 ‘로키드’의 창업자 주밍밍(祝銘明). 그는 자신의 안경이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AR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가 강조했다. 또 “일할 때나 평소에도 항상 착용하고 있는데, 특히 출장 때에는 태블릿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설명했다. 주밍밍은 1997년 항저우의 저장대를 졸업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최고경영자(CEO)인 량원펑(梁文锋)도 이 학교 출신이다. 주밍밍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10년 중국으로 돌아왔다. 중국 최대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에서 일하던 2012년 우연히 구글 행사장에서 ‘구글 글래스’를 접했고, 2년 뒤 2014년 로키드를 창업했다. 로키드의 AR안경은 텍스트를 표시하는 것 외에도 번역과 사진 촬영, 정보 탐색, 결제 등이 가능하다. 다양한 기술을 갖췄지만 무게는 49그램에 불과하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이날 연설에서 주밍밍이 다른 젊은 창업자들과의 친분을 언급한 부분도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3일 전 딥시크의 량원펑, 로봇업체 유니트리의 왕싱싱(王興興),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 브레인코의 한비청(韩璧丞)을 집으로 불러 함께 식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항저우에 기반으로 한 30,40대 창업자들이다. 현지 매체들은 “젊은 세대의 기업인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중국 첨단기술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전 세계 AI 업계의 경쟁이 격화한 가운데 중국 주요 빅테크 기업이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이 고액 연봉과 높은 지위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자 미국 실리콘밸리 등 해외에서 활동하던 중국계 AI 전문가 또한 속속 고국으로 복귀하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구글의 AI 조직 ‘딥마인드’의 부사장을 지낸 우융후이(吳永輝) 박사가 최근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에 합류했다. 우 박사는 2008년 구글에 입사해 AI 머신러닝과 자연어 처리 연구를 해왔다. 구글의 혁신에 공헌한 점을 인정받아 2023년 최고 기술자에게 주는 ‘구글 펠로(수석 연구원)’로도 뽑혔다. 우 박사는 바이트댄스가 2023년 신설한 AI 기초 연구 전담부서의 책임자로 임명됐다. 그는 량루보 바이트댄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권한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박사는 최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이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또한 최근 AI 분야의 최고 과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쉬주훙(許主洪·스티븐 호이) 전 싱가포르경영대 정보시스템 교수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알리바바의 AI 챗봇, 검색엔진 ‘쿼크’ 등을 총괄하며 AI 연구를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쉬 부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가 선정한 ‘세계 인공지능 상위 1% 과학자’에 속한 인물이다. 한편 딥시크의 AI 모델 ‘R1’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천재 소녀’로 불렸던 중국 여성 기술자 뤄푸리(羅福莉) 또한 최근 딥시크를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았다고 현지 매체 훙싱(紅星)신문이 보도했다. 다만 새 직장이 어떤 기업이고, 그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뤄푸리는 지난해 12월 스마트기기 제조업체 샤오미로부터 1000만 위안(약 20억 원)의 고액 연봉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다만 그는 18일 소셜미디어에 “조용한 업무 환경 속에서 올바른 일을 하고 싶다”며 자신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한국 미국 일본 등이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딥시크 관련 기술을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신흥국)’나 미국 제재를 받는 러시아 등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딥시크의 ‘저비용 고효율’ 기술과 오픈소스를 앞세워 기술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을 공략하고 중국의 영향력도 확대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자국 서버에 딥시크를 연결해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도 딥시크의 코드를 기반으로 한 새 AI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개발을 위한 기반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은 저비용 고효율의 딥시크 기술 및 서비스에 더욱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일대일로 정책’ 등으로 동남아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딥시크가 개도국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요인이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만든 AI기업 xAI는 최신 생성형 AI 챗봇인 ‘그록(Grok)3’를 공개했다. 머스크 CEO는 “그록3는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AI”라며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AI, 딥시크 등 경쟁사를 앞질렀다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17일 X 플랫폼 생중계를 통해 xAI 엔지니어 3명과 함께 그록3 모델을 소개했다. 머스크 CEO는 “그록3는 10만 개의 엔비디아 H100 GPU를 사용한 xAI의 슈퍼컴퓨터 ‘콜로서스’에서 2억 시간 동안 학습을 거쳤다”며 “법원 판례 등 광범위한 문서를 포함한 데이터로 훈련했기 때문에 뛰어난 논리적 사고와 응답 능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xAI는 수학, 과학, 코딩 벤치마크 테스트를 공개하며 알파벳의 구글 제미나이, 딥시크의 V3 모델,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픈AI의 GPT-4o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이날 머스크 CEO는 그록3 기반 심층 검색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딥서치’도 함께 공개했다. xAI는 그록3를 X 유료 멤버십 ‘프리미엄 플러스’ 구독자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를 떠난 뒤 AI 경쟁에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머스크까지 AI 경쟁에 본격 가세하면서 AI를 둘러싼 패권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R1’ 애플리케이션(앱)의 국내 다운로드가 잠정 중단됐다. 딥시크의 이용자 정보가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출시 후 ‘저비용 고성능’ AI로 세계 인공지능 산업에 파장을 일으킨 딥시크가 공개 한 달도 안 돼 개인정보 수집 문제 등으로 신규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향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국내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등 앱 마켓을 통한 딥시크 앱 다운로드가 15일 오후 6시부터 중단됐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딥시크 측에 중단 및 보완 조치를 권고했고, 딥시크 측이 이를 수용해 자발적으로 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날 개인정보위는 딥시크를 자체 분석한 결과 중국 바이트댄스로 이용자 정보가 넘어간 것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제3자에게 이용자 정보를 보내려면 그 과정을 공개해야 하는데, 딥시크 측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넘어간 정보 안에 이용자의 이름과 나이 등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가 있는지, 정보의 제3자 제공 또는 국외 이전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등에 대해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서비스 중단 기간 동안 딥시크의 개인정보 처리 실태를 보다 면밀히 점검하고 서비스가 국내 법 요건을 갖추도록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규 다운로드는 중단됐지만 기존에 앱을 다운로드했거나 컴퓨터로 접속하는 이용자는 계속 딥시크를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딥시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페루트시큐리티’는 딥시크를 해독한 결과 이용자 개인정보를 중국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로 전송하는 코드가 숨겨져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은 자국 내 딥시크 차단 및 사용 제한에 나섰다. 이날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딥시크 앱 다운로드 중단에 대한 질문에 “관련 국가(한국)가 경제·무역·과학·기술 문제를 안보화하거나 정치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에 해외 운영에 있어 현지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라고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