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영

손준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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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회를 위해 뛰어다니겠습니다.

hand@donga.com

취재분야

2025-11-29~2025-12-29
검찰-법원판결33%
정치일반24%
사회일반20%
사건·범죄17%
복지2%
인물2%
대통령2%
  • [단독]예술인 임금체불 5년간 30억 원…소속사 대표가 성희롱도

    예술계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규모가 최근 5년 간 30억 원으로 나타났다.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당한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며 예술인신문고에 신고된 체불액은 2020년 7억4000만 원, 2021년 6억7000만 원, 2022년 2억7000만 원, 지난해 10억 원이었다.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3억 2000만 원으로 최근 5년간 총 30억 원이다.예술인신문고는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금 체불, 불공정 계약, 성폭력 등 신고를 접수하는 제도이다. 접수된 사건은 문체부가 심의·의결 및 처리한다.접수된 불공정행위 중에선 수익배분을 거부하거나 지급 날짜를 미루는 등의 경우가 642건(73%)로 가장 많았다.불공정계약 강요가 71건, 예술창작활동 방해가 6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출연료를 주지 않아 당국이 시정명령을 내린 신고건 중 액수가 가장 큰 것은 1억150만 원이었다.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분야는 연극으로 총 323건이었다. 전체 신고 879건 중 37%를 차지했다.그 뒤로 연예 분야(155건), 미술 분야(143건)이 뒤따랐다.사건당 평균 처리기간은 2020년 137일, 2021년 148일부터 지난해 290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처리가 지체되는 동안 소속사에 의한 착취와 성폭력 등 피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 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는 문체부 장관에게 모 소속사 대표 A 씨를 수사 의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A 씨 회사에 소속된 음악가 B 씨는 A 씨가 얼굴을 만지거나 여성의 나체 사진을 보여주는 등 성폭력을 가해왔고, 부당한 명목으로 총 818만2000원을 뜯어갔다며 예술인 신문고에 신고했다.A 씨는 B 씨에게 “그 옷은 엉덩이가 너무 꽉 낀다”며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공공기관에서도 관련 불공정 행위 사례들이 있었다.지난해 7월 예술지원기관에 해당하는 모 재단은 소속 예술가가 기획, 준비 중이던 예술 활동을 중단시켰고 ‘예술창작활동 방해행위’로서 시정명령을 받았다.신 의원은 “예술·창작자인들은 대부분 프리랜서가 많아, 선택의 여지 없이 불공정 계약을 강요받고 있다”며 “분쟁 해결 기구를 만들어 이들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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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10년만에 “학생 휴대전화 수거 인권침해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학생의 휴대전화를 수거해야 한다는 고등학교 교칙은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7일 전원위원회(전원위)를 열어 전남 지역의 한 고등학교의 휴대전화 수거 관련 교칙에 대해 접수된 진정 사건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고등학교는 교칙을 근거로 일과 시간에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하고 보관해 왔다. 재학생 중 한 명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전원위 참석 위원 10명 중 8명은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보고 기각 의견을 냈다. 2014년부터 인권위는 학교가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판단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 학교는 인권위 권고 후에도 관련 교칙을 개정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를 수거해왔다고 한다. 이날 전원위에서 다수의 위원은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할 경우 사이버 폭력이나 불법 촬영 등의 범죄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만에 인권위 판단이 바뀐 것이다. 인권위는 통상 각하 또는 기각 사건은 결정문을 작성하지 않지만 이 사건은 이례적으로 결정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도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결정문을 신중히 작성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다만 인권위 측은 이번 결정이 다른 학교에도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학생 개인의 자율성을 포괄적으로 인정했던 그간의 판단과 결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학교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휴대전화 수거의 양태가 달라 진정 대상 학교별로 면밀히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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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前대통령 딸’ 문다혜, 새벽 3시 만취운전 사고… 면허취소 수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사진)가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 경찰에 입건됐다. 다혜 씨는 도로 우회전 전용 차선에서 신호를 위반하며 좌회전을 한 뒤 따라오던 택시와 부딪쳤다.● 다혜 씨 탄 캐스퍼, 신호위반 뒤 사고6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날(5일) 다혜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다혜 씨는 5일 오전 2시 51분경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삼거리에서 현대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몰고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쳤다. 다혜 씨가 좌회전했던 도로는 우회전만 가능한 차로여서 이는 신호위반이다. 택시 기사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사고 지점 일대 폐쇄회로(CC)TV들에는 다혜 씨의 사고 전후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다혜 씨는 사고 약 8시간 전인 전날 오후 6시 58분경 이태원역에서 약 90m 떨어진 미쉐린 가이드 선정 소고기 전문점에 도착한 뒤 옆 가게 앞에 주차했다. 다혜 씨는 식사 중간에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와 자신의 차를 확인하기도 했다. 오후 10시 반이 넘자 다혜 씨는 다른 가게로 옮겨가며 음주를 이어갔고 5일 오전 2시 21분경 비틀비틀 자신의 차로 걸어가 운전했다. 그가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한 탓에 한때 교차로 중간에 몇 초간 갇혔고 주변 차들도 동선이 엉켰다. 이후 이태원역 1번 출구 방향으로 좌회전한 다혜 씨는 더 가다 차선 변경 도중 택시와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 측정 결과 면허 취소 수치 훌쩍 넘겨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 여부를 측정한 결과 다혜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는 면허 취소 기준(0.08%)의 두 배에 가까운 0.14%였다. 경찰은 5년 새 3번 이상 음주 운전 전력이 있을 경우 차량 몰수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데, 다혜 씨는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경찰은 다혜 씨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이르면 7일 오전 다혜 씨를 불러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다혜 씨의 사고 당일 동선 등도 추가로 파악 중이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다혜 씨는 현재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혜 씨가 몰던 캐스퍼는 노사상생형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생산된 1호 모델로 문 전 대통령이 2021년 10월 재임 시절 구입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 홍보를 위해 청와대 집무실에서 온라인으로 캐스퍼를 사전 예약하는 모습도 공개하고, 같은 달 6일에는 청와대 경내에서 김정숙 여사와 함께 시운전도 했다. 이 캐스퍼는 올해 4월 문 전 대통령이 다혜 씨에게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8월 제주의 한 경찰서는 각종 과태료 미납 탓에 이 차량에 대해 압류 조치를 결정했으나 실제 압류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 검찰 수사 와중 터진 음주 운전…민주당 ‘곤혹’ 현재 검찰은 다혜 씨의 전남편인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과 다혜 씨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올 8월 말 다혜 씨의 자택 및 전시기획사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고,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대통령 재임 당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 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처벌 강화를 지시했다. 6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전매특허인 내로남불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문 전 대통령 시절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라고 명확히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음주 운전은) 해선 안 되는 일이다. 당의 입장이 다를 것이 있겠나”라면서도 “특별히 다른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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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다혜 음주 사고에 野 ‘곤혹’ …與 “文은 살인행위라고” 비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 경찰에 입건됐다. 다혜 씨는 도로 우회전 전용 차선에서 신호를 위반하며 좌회전을 한 뒤 따라오던 택시와 충돌했다.● 다혜 씨 탄 캐스퍼, 신호위반 뒤 사고6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날(5일) 다혜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다혜 씨는 5일 오전 2시 51분경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삼거리에서 현대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승용차를 몰고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방면으로 좌회전 한 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다혜 씨가 좌회전했던 도로는 우회전만 가능한 차로여서 이는 신호위반이다. 택시 기사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사고 지점 일대 폐쇄회로(CC)TV들에는 다혜 씨의 사고 전후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다혜 씨는 사고 약 8시간 전인 전날 오후 6시 58분경 이태원역에서 약 90m 떨어진 한 미쉐린(미슐랭)소고기 전문점에 도착한 뒤 옆 가게 앞에 차를 주차했다. 다혜 씨는 식사 중간에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와 자신의 차를 확인하기도 했다. 식당을 나온 다혜 씨는 5일 오전 2시 21분경 비틀비틀 자신의 차로 걸어가 운전했다. 그가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 한 탓에 한때 교차로 중간에 수 초 간 갇혔고 주변 차들도 동선이 엉켰다. 이후 이태원역 1번 출구 방향으로 좌회전한 다혜 씨는 더 가다 차선 변경 도중 택시와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 측정 결과 면허 취소 수치 훌쩍 넘겨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 여부를 측정한 결과 다혜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는 면허 취소 기준(0.08%)의 두 배에 가까운 0.14%였다. 경찰은 5년 새 3번 이상 음주 운전 전력이 있을 경우 차량 몰수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데, 다혜 씨는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경찰은 다혜 씨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이르면 7일 오전 다혜 씨를 불러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다혜 씨의 사고 당일의 동선 등도 추가로 파악 중이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다혜 씨는 현재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혜 씨가 몰던 캐스퍼는 노사상생형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생산된 1호 모델로 문 전 대통령이 2021년 10월 재임 시절 구입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 홍보를 위해 청와대 집무실에서 온라인으로 캐스퍼를 사전 예약하는 모습도 공개하고, 같은 달 6일에는 청와대 경내에서 김정숙 여사와 함께 시운전도 했다. 이 캐스퍼는 올해 4월 문 전 대통령이 다혜 씨에게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8월 제주의 한 경찰서는 각종 과태료 미납 탓에 이 차량에 대해 압류 조치를 결정했으나 실제 압류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수사 와중 터진 음주운전… 민주당 ‘곤혹’현재 검찰은 다혜 씨의 전 남편인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과 다혜 씨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올 8월 말 다혜 씨의 자택 및 전시 기획사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고,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대통령 재임 당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 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처벌 강화를 지시했다. 6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전매특허인 내로남불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문 전 대통령 시절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라고 명확히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음주 운전은) 해선 안 되는 일이다. 당의 입장이 다를 것이 있겠나”라면서도 “특별히 다른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 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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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 힘들다, 北 돌아갈래” 버스 훔쳐 통일대교 돌진한 탈북민

    30대 탈북민이 한밤중에 마을버스를 탈취해 몰고 통일대교를 건너 북한으로 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통일대교에서 검문소를 마주했지만 차선을 바꿔 역주행 돌진했고 바리케이드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섰다.● “다시 북한 갈래” 마을버스 800m 질주 1일 경기북부경찰청 안보수사대에 따르면 30대 탈북민 남성 A 씨는 이날 오전 1시경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주유소 겸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를 건너려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차고지에서 범행 대상 버스를 물색하다 한 버스의 앞문 쪽 수납 공간에 있는 종이컵에 차키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버스를 훔쳤다. 이후 통일대교 남쪽 진입로에 있는 남문 검문소 앞에 도착했다. 검문소는 다리를 향해 들어가는 차선 쪽에만 설치돼 있고 반대편(다리에서 나오는 차선) 쪽에는 없었다. A 씨는 검문소 쪽 차선은 경계가 삼엄한 것을 보고 차선을 바꿔 역주행해 다리로 진입했다. 중간에 바리케이드가 있었지만 피해서 운전했다. 이후 A 씨는 통일대교 다리 끝 쪽에 있는 북문 검문소를 향해 약 800m를 더 달렸다. 그는 북문 검문소 앞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서야 멈췄고 오전 1시 30분경 현장에서 군인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길이 900m의 통일대교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 있기 때문에 사전 허가 없이는 일반인은 통과할 수 없다. 동아일보 기자가 차고지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A 씨가 모자를 뒤집어쓰고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들을 둘러보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버스 문이 잠겨 있는지도 손으로 확인한 뒤 한 버스에 들어가 시동을 걸어 차고지를 빠져나왔다. 주유소 관계자는 “이 일대 마을버스는 오전 5시 첫차 출발 전 기름을 넣으러 온다”며 “오늘 정차돼 있던 버스들은 대부분 문이 잠겨 있었는데 운전석 창문을 통해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버스기사는 “차량 열쇠는 기사들끼리 약속한 버스 안 특정 장소에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생활고에 미납 벌금도…서울 탈북민 37.7%는 기초수급 A 씨는 “남한 생활이 어려워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10여 년 전 가족을 북한에 남겨두고 홀로 탈북한 뒤 최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했다고 한다. A 씨는 2011년 탈북한 뒤 파주 등을 돌며 일용직을 전전했지만 형편이 좋지 않았고, 미납한 벌금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10월 31일 발간한 ‘서울시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삶의 질 실태조사와 정책방향’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 거주하는 탈북민의 37.7%가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서울연구원은 해당 실태조사에서 “탈북민은 (남한에) 아무런 인적·물적 토대가 없고 심리적·정서적 취약성도 존재하기에 다양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탈북민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며,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이 3만4000여 명에 달하는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탈북민 지원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탈북민 64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탈북민의 평균 임금은 일반 국민보다 평균 62만6000원 적었다. 탈북민 출신 김영희 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실장(동국대 북한학 박사)은 “북한에 가족을 두고 혈혈단신으로 정착한 탈북민들은 많이 외로워 해 정착에 걸림돌이 된다. 따라서 취업, 창업 지원과 함께 여러 어려움과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소모임을 잘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범행 당시 음주나 마약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차량 절도 혐의 외에 국가보안법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국가보안법 6조는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부터 잠입하거나 그 지역으로 탈출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파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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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온 외국 인재들 “복잡한 연구비 절차 - 비자 - 소통 문제에 좌절”

    정부 차원의 첨단 기술 인재 확보 및 유출 방지 대책이 시급한 가운데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인재들은 현재 한국의 인재 정책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주로 지원 절차 미흡, 비자 문제, 배타적 문화 등이 장벽으로 꼽혔다. 중국의 ‘첸런(千人·천인)계획’ 등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인재 확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3년 12월 인도에서 한국에 건너온 나노의학 분야 연구자 강가라주 게다 중앙대 연구교수(40)는 한국의 배타적인 연구 문화와 소통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 동료들은 내가 다른 나라 사람이라서 그런지 연구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며 “서로 유대감을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연구 예산을 받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고민 끝에 한국 정착을 포기하고 2026년에 가족이 있는 인도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통계유전학 분야 전문가인 이승근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근무하다 2020년 3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연구 지원을 받기 위한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0년 5월 정부의 해외 우수과학자 유치 사업인 ‘브레인풀(BP)·브레인풀 플러스(BP+)’ 사업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이 교수는 “모든 단계가 대학 행정실을 거쳐야 할 만큼 절차가 복잡하다”며 “실제 대학이 인재를 필요로 하는 시기와 연구비 등 지원 시기가 엇박자였다”고 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최인호 영남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8년간 가르친 인도인 박사후과정생인 아마드 씨를 정규직 교수로 채용하려 했지만 계약이 불발됐다. 최 교수는 “아마드 씨는 영주권을 얻어 정착하고 싶어 했지만 영주권 획득 조건이 까다로웠던 걸로 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높은 월급과 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집 등 더 좋은 제안을 하니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우리나라 연구비자(E-3)는 한 번 발급받으면 최대 5년까지 체류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1년 단위로 갱신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 고용 계약에 따라 체류 기간이 정해지는데, 대학이나 연구소가 계약을 주로 1년 단위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연구 실적과 연 수입 등을 평가해 일정 점수를 3년 이상 넘기면 무기한 체류를 허용한다. 대만은 거주 취업 및 재입국 관련 4가지 허가증을 하나로 묶어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유치한다. 최근 정부는 특별비자와 정주 지원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K-테크 패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진달래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외국 인재 친화적인 방식으로 비자 및 국적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유학생을 양성해 정착하게 할 수 있는 ‘과학·기술 우수인재 영주·귀화 패스트트랙 제도’를 강화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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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 힘들다, 北 돌아갈래”… 버스 훔쳐 통일대교 질주한 탈북민

    30대 탈북민이 한밤 중 마을버스를 탈취해 몰고 통일대교를 건너 북한으로 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통일대교에서 검문소를 마주했지만 차선을 바꿔 역주행 돌진했고 바리케이트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섰다.● “다시 북한 갈래” 마을버스 800m 질주1일 경기북부경찰청 안보수사대에 따르면 30대 탈북민 남성 A 씨는 이날 오전 1시경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주유소 겸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를 건너려다 경찰에 검거됐다.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차고지에서 범행 대상 버스를 물색하다 한 버스의 앞문 쪽 수납 공간에 있는 종이컵에 차키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버스를 훔쳤다. 이후 통일대교 남쪽 진입로에 있는 남문 검문소 앞에 도착했다. 검문소는 다리를 향해 들어가는 차선 쪽에만 설치돼있고 반대편(다리에서 나오는 차선) 쪽에는 없었다. A 씨는 검문소 쪽 차선은 경계가 삼엄한 것을 보고 차선을 바꿔 역주행해 다리로 진입했다. 중간에 바리케이트가 있었지만 피해서 운전했다. 이후 A 씨는 통일대교 다리 끝 쪽에 있는 북문 검문소를 향해 약 800m를 더 달렸다. 그는 북문 검문소 앞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서야 멈췄고 오전 1시 30분경 현장에서 군인들에게 체포됐다. 길이 900m의 통일대교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 있기 때문에 사전 허가 없이는 일반인은 통과할 수 없다.동아일보 기자가 차고지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A 씨가 모자를 뒤집어쓰고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들을 둘러보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버스 문이 잠겨 있는지도 손으로 확인한 뒤 한 버스에 들어가 시동을 걸어 차고지를 빠져나왔다. 주유소 주인은 “이 일대 마을버스는 오전 5시 첫차 출발 전 기름을 넣으러 온다”며 “오늘 정차돼 있던 버스들은 대부분 문이 잠겨 있었는데 운전석 창문을 통해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버스기사는 “차량 열쇠는 기사들끼리 약속한 버스 안 특정 장소에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생활고에 미납 벌금도…서울 탈북민 37.7%는 기초수급A 씨는 “남한 생활이 어려워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10여 년 전 탈북한 뒤 최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했다고 한다. A 씨는 2011년 탈북한 뒤 한국에서 형편이 좋지 않았고, 미납한 벌금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연구원이 지난해 10월 31일 발간한 ‘서울시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삶의 질 실태조사와 정책방향’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 거주하는 탈북민의 37.7%가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서울연구원은 해당 실태조사에서 “탈북민은 (남한에) 아무런 인적·물적 토대가 없고 심리적·정서적 취약성도 존재하기에 다양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탈북민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며, 국내 정착한 탈북민이 3만4000여 명에 달하는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탈북민 지원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탈북민 64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탈북민의 평균 임금은 일반 국민보다 평균 62.6만 원 낮았다. 탈북민 출신 김영희 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실장(동국대 북한학 박사)은 “북한에 가족을 두고 혈혈단신으로 정착한 탈북민들은 많이 외로워 해 정착에 걸림돌이 된다. 따라서 취업, 창업 지원과 함께 여러 어려움과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소모임을 잘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경찰은 A 씨의 차량 절도 혐의 외에 국가보안법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국가보안법 6조는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부터 잠입하거나 그 지역으로 탈출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파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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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부실대응’ 前용산서장 금고 3년, 구청장 무죄… 유족 반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게 1심에서 금고 3년이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호텔 옆 골목에서 압사 사고로 총 159명이 숨진 지 약 1년 11개월 만이다.● 재판부 “경찰, 안전 대책 세웠어야”3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이 전 서장과 박 구청장에 대해 각각 금고 3년형과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 등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 전 서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경찰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공공 안녕과 질서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의 정보 보고, 용산서의 과거 핼러윈 치안 유지, 그리고 이태원 일대 지리적 특성을 종합하면 경사진 좁은 골목길에서 군중이 한 방향으로 쏠릴 위험성이 있음을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전 서장의 구체적인 과실에 대해 “피고인은 이태원 일대 다중 운집으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위험 요소를 사전에 검토해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다”라며 “그럼에도 경비과를 대책 수립에 관여시키지 않았고 인파 밀집 등 정보 수집이 필요했음에도 축제 현장에 단 한 명의 정보관도 배치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전 서장이 자신의 이태원 현장 도착 시간을 허위로 기재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허위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직접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봤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11시 5분경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지만, 경찰 상황보고서는 그의 도착 시간을 오후 10시 17분이라고 기록했다. 이 전 서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참사 사실을 실제보다 더 늦게 인지한 것처럼 밝히는 등 허위 증언한 혐의에 대해서는 “오후 10시 36분경 피고인이 신고가 집단 폭행 사건으로 인한 내용인지 확인하고 112상황실로부터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오후 11시 1분경 이전에 사고를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날 같은 재판에서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과 박인혁 전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팀장은 각각 금고 2년,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1심 판결은 다음 달 17일 내려질 예정이다. ● 박희영 구청장은 무죄… 유족들 반발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 구청장에 대해서는 “자치구 관할 행정기관이 사전에 특정 장소를 통제하거나 밀집한 군중을 해산시키는 권한이 부여된 수권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검찰이 주장하는 것은 일반적, 추상적 주의 의무일 뿐, 구체적 주의 의무가 아니다”라며 “설령 미흡한 조치가 있었다고 해도 이 사건 결과와 상당한 인과를 보이지 않고 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할 책임도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박 구청장이 대규모 인파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도 적절히 운영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1월 기소했다. 검찰은 당시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 이후 첫 핼러윈 축제였기 때문에 대규모 인파는 예측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구청장 측은 “다중 인파 압사 사고는 전례가 없었고 그런 징후가 포착된 것도 없었다. 사고가 임박해서는 피해자들도 사고를 예견하지 못했다”고 맞섰다. 검찰 관계자는 “판결문을 분석해서 항소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박 구청장 등이 무죄를 선고받자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은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을 불인정해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일부 유족들은 무죄 판결 직후 박 구청장의 차량을 둘러싸고 항의했다. 이정민 유가협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특별 조사위원회 결과를 통해 이들의 잘못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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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수십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 이호진 前태광그룹 회장 檢 송치

    경찰이 수십억 원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검찰에 넘겼다.30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으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그룹 임원들이 계열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로 장부를 작성하고 급여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태광그룹 소유 골프장 태광CC를 통해 계열사에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하고 계열사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경찰은 앞서 5월 13일 이 전 회장에 대한 두 번째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같은달 16일 기각된 바 있다.당시 재판부는 “범죄 혐의 소명 정도와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또는 지시 여부에 대한 증거 관계와 이에 대한 피의자의 주장 내용, 수사 개시 및 진행 경과, 다른 핵심 관련자에 대한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의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해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태광그룹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수사는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자신의 범법 행위를 이호진 전 회장에게 떠넘기기 위해 경찰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다”며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혐의는 김 전 의장 본인이 저지른 범죄들”이라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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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광 비리로 국고 1220억 피해, 공직자 등 136명 입건

    검찰이 태양광사업 비리 등 국가재정범죄를 2년간 집중 수사해 약 1220억 원 규모의 비리를 적발하고 관련 공직자 등 130여 명을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수단(단장 이일규 부장검사)은 2년간 국가재정범죄 사범 136명을 입건하고 이 중 8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이 수사 중인 재정 피해 규모는 1222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재정범죄합수단은 다양한 유형의 국가재정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검찰,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범정부 전문인력 30여 명이 모여 2022년 9월 30일 서울북부지검에서 출범했다. 검찰에 따르면 감사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새만금 태양광 비리 의혹’ ‘안면도 태양광 비리 의혹’과 관련해 8명이 구속됐다. 새만금 의혹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현대글로벌이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해 함께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단장이 용역비 등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020년 일부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던 군산시민발전주식회사 대표 서모 씨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16일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신 의원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의 전 보좌관은 태양광 발전사업 담당 공무원에게 청탁해주는 대가로 5750만 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으려는 업체가 태안군 공무원과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업체 실운영자 이모 씨와 태안군 고위공무원 박모 씨를 구속기소했고, 전직 산업통상자원부 서기관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산업부 과장을 지낸 전모 씨는 2019년 1월 이 씨에게 유리한 유권해석을 내려 횡령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김모 전 과장은 이 씨를 전 씨에게 소개해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허위 계약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해 태양광 금융지원 대출금 수백억 원을 편취한 4명도 구속기소했다. 허위 직원을 동원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정보통신진흥기금 53억5000만 원을 편취한 사건도 수사해 2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량한 납세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공동체 존립·유지의 기초를 흔드는 국가재정 비리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해 국가재정 비리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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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태양광 사업 비리 등으로 국가재정 1200억 피해 낸 130여 명 수사

    검찰이 태양광사업 비리 등 국가재정범죄를 2년 간 집중수사해 약 1220억 원 규모의 비리를 적발하고 관련 공직자 등 130여 명을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수단(단장 이일규 부장검사)은 2년 간 국가재정범죄 사범 136명을 입건하고 이 중 8명을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이 수사 중인 재정 피해 규모는 1222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재정범죄합수단은 다양한 유형의 국가재정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검찰,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범정부 전문인력 30여 명이 모여 2022년 9월 30일 서울북부지검에서 출범했다.검찰에 따르면 감사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새만금 태양광 비리 의혹’과 ‘안면도 태양광 비리 의혹’과 관련해선 8명이 구속됐다. 새만금 의혹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현대글로벌이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해 함께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단장이 용역비 등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다.이와 관련해 검찰은 2020년 일부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던 군산시민발전주식회사 대표 서모 씨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16일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신 의원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의 전 보좌관은 태양광 발전사업 담당 공무원에게 청탁해주는 대가로 5750만 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검찰은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으려는 업체가 태안군 공무원과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에 향응을 제공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업체 실운영자 이모 씨와 태안군 고위공무원 박모 씨를 구속기소했고, 전직 산업통상자원부 서기관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산업부 과장을 지낸 전모 씨는 2019년 1월 이 씨에 유리한 유권해석을 내려 횡령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김모 전 과장은 이 씨를 전 씨에 소개시켜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허위 계약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해 태양광 금융지원 대출금 수백억 원을 편취한 4명도 구속기소했다. 허위 직원을 동원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정보통신진흥기금 53억 5000만 원을 편취한 사건도 수사해 2명을 구속기소했다.검찰 관계자는 “선량한 납세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공동체 존립·유지의 기초를 흔드는 국가재정 비리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해 국가재정 비리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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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잠수함-구축함 자료 빼돌려도 ‘집행유예’… 암구호 유출도 ‘솜방망이’ 처벌

    군 간부들이 사채업자에게 3급 비밀 ‘암구호’를 담보로 넘긴 사건에 군 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유사한 군사기밀 유출 사건 대부분이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솜방망이 처벌’이 군 기강 해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 이익 위해 군사 비밀 훔쳐도 ‘무죄’25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판결이 내려진 사건 중 대법원 판결문검색시스템과 법원도서관 등에서 확인이 가능한 15건의 판결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실형이 선고된 건 2건에 불과했다. 집행유예가 11건, 무죄가 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탄약을 제조 및 납품하는 방위산업체 직원 6명이 회사의 이익을 목적으로 국군의 탄약 사용량 관련 기밀을 빼돌린 사건은 무죄가 내려졌다. “국가 안보에 위기를 초래할 성격의 기밀이 아니고, 회사 내부에만 보고서를 올렸기 때문에 개인의 금전 목적이 아니다”라는 게 판단 이유였다.암구호를 유출했지만 집행유예에 그친 사례도 있었다. 2022년 2월 육군 하사 출신 민간인 A 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본인이 근무했던 부대에 전화해 암구호를 알아낸 뒤 이를 지인들에게 누설했지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국내 잠수함 ‘장보고-III’ 등 민감한 군 무기 기술 정보를 빼돌린 사건들도 4건 모두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범행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이 참작됐다.●유출사범 대부분 전현직 군인·방산업체 직원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대부분 전현직 군인이나 방산업체 직원이었다.취재팀이 분석한 15건의 사건 중 7건은 피고인이 전현직 군인, 6건이 방산업체 대표 및 직원들이었다. 나머지 2건은 전직 방위사업청 직원과 경찰이 범인이었다.전직 군인들은 주로 복무 당시 가지고 있던 자료를 빼돌리거나, 군 시절 알던 지인을 통해 정보를 유출했다.2016년 정보사령부 소속 장교는 2급 비밀문서를 자신의 군 경력을 자랑할 목적으로 외부에 유출했다.대학교수로 근무 중인 전직 해군 준장은 평소 알던 군 지인으로부터 북한의 군대 체계, 부대 전투력 등 기밀 정보를 빼돌려 개인 연구에 활용했다.방산업체 직원들의 경우엔 경쟁사를 따돌려야 한다는 실적 압박이 주된 범행 동기였다.국내 방산업체 B의 특수선사업부 직원 9명은 ‘경쟁 업체는 해당 정보를 입수한 것 같은데 우리는 아직 모르고 있다“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관한 자료를 빼돌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해당 직원들 중 일부는 2013년 해군본부 대령의 사무실에 방문해, 대령이 사무실을 빠져나간 사이 몰래 문서의 사진을 찍어 회사 내부망에 올렸다. 이 직원들은 전원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또 다른 방산업체 C는 소속 직원이 회사 대표의 지시를 받고 군 사무실에 들어가 기술용역 보고서를 몰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전문가들은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이 기밀 유출 등 기강 해이를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최근 벌어진 암구호 사건 등 군사기밀 유출 사건은 군 기강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유출사범에 대한 양형 수위를 높이는 한편, 방위사업청의 감사 기능을 강화해 전직 군인과 방산업체 직원들의 정보 유출을 적극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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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아프면 어쩌나” 의료공백에 부모들 CPR 응급처치 수강 급증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응급처치가 필요합니다!” 24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축초등학교 2층 도서실에 모인 학부모들에게 1급 응급구조사 출신 최연이 하나응급처치교육원 대표(31)가 외쳤다. 각종 응급처치법을 배우기 위해 모인 학부모 40여 명은 4인 1조로 119 신고법, 심폐소생술(CPR),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등을 실제 상황처럼 배웠다. 학부모 김소희 씨(41)는 “13세 아들이 다니던 병원에서 전공의 파업 때문에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한 일이 있었다”며 “응급처치법이라도 내가 배워놔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학부모들도 의무 교육이 아닌데도 자발적으로 40명이나 모였다”고 말했다.● 의료 대란 우려에 “내가 직접 응급처치 하겠다” 의대 정원 증원에서 시작된 전공의 파업과 의료 대란, 의정 갈등이 일명 ‘응급실 뺑뺑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련 증상을 보인 두 살 여아가 응급실 병상을 못 찾아 진료가 1시간 늦어졌고 한 달째 의식불명에 빠졌다. 올해 비수도권 국립대병원 14곳의 응급실 병상 가동률은 36.4%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해 응급처치법을 배우겠다고 나섰다. 이날 진행된 응급처치법 교육은 지난달 말 지축초 학부모회가 먼저 관련 업체에 수업을 해달라고 요청해 이뤄지게 됐다. AED를 이날 처음 써 본 학부모들은 전원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패드는 가슴 어디에 어떻게 붙이는지를 차근차근 배웠다. “AED에서 나는 ‘숨소리’ 음성은 환자의 가슴을 압박하면서 인공호흡을 하라는 뜻입니다”라는 강사의 말에 학부모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교육에 참가한 학부모 이은희 씨(40)는 “10세 아들이 이번 추석 때 열이 40도까지 올랐었다”며 “하지만 병원에 전화해도 몇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병원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이번 교육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6세, 11세, 13세 등 세 딸을 둔 박지연 씨(41)는 “요즘은 병원은 진료 마비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절대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응급실을 못 이용하는 병원 리스트를 학부모들끼리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비해 수강 요청 3배 이상 늘어 지축초 교육을 진행한 최 대표는 “지난해는 한 달에 2번 정도 학부모 교육이 있었는데 올해는 최소 5, 6번 이상”이라고 말했다. 다른 안전교육 기관인 우리응급처치교육원 측은 “지난해엔 학부모 대상 교육이 2개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이미 진행한 것만 15개 이상”이라고 했다. 16년간 119 구급대원으로 근무한 뒤 지금은 응급처치를 가르치는 유동훈 생명응급처치교육원 대표(43)는 “보통 기관이나 기업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올해 들어 학부모들이 개인적으로 요청해 오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료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상열 원광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처치는 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돼 꼭 익혀둬야 한다”라며 “응급실에 대한 개념과 이송 절차까지 배워둔다면 응급 상황 대처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상황을 틈타 교육에 보험 등을 끼워 파는 엉터리 사설업체도 생겨났다. 이들은 주로 ‘강의료는 무료’라고 홍보하면서 슬며시 보험 상품이나 약 구매를 유도해 주의가 당부된다.고양=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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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원한강공원 내 수상건물 기울어져 1층 식당 침수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 내 수상건물이 기울어져 식당이 침수됐다. 다만 주말 폭우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2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50분 잠원한강공원 내 건물에 입점한 1층 식당이 기울어져 침수됐다. 당시 건물에는 영업을 마친 후 직원들이 청소를 하며 남아있었지만 모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소방 당국은 해당 수상건물을 유지시키는 부력 장치에 이상이 생겨 균형을 잃고 기울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3층 구조의 이 건물은 약 3m 가라앉아 육안으로도 기울어진 것을 확연히 알아볼 정도였다.서울시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건물이 약 10도 기울었지만 현재 안정적인 상태를 되찾아 선박 전문가 등과 합동 조사를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물 복구 공사는 이르면 다음주초부터 진행될 예정이다.소방 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인근에 있던 요트 5대를 이동시키는 등 안전 조치를 취했다. 소방 당국과 미래한강본부 등 관계당국은 추후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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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유튜브로 유혹… 경매학원 사기 극성

    50대 중반 박모 씨는 ‘아마추어는 모르는 투자 위험 요소’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 등을 시청한 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생겨 경매학원에 등록했다. 석 달 수강료 130만 원을 낸 박 씨는 수업 도중 학원 대표 A 씨로부터 “개발이 예정된 작약도(芍藥島)라는 무인도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학원 측은 “쓰레기 재생 발전소를 만들어 연간 100억 원 수익을 낼 계획”이라며 “인천시가 136억 원을 준비했고 해양수산부도 대기 중”이라고 적극 홍보했다. 이를 믿은 박 씨를 비롯한 수강생 103명은 1인당 약 6000만 원씩 학원 측에 투자금을 입금했다. 그러나 수강생들은 개발 계획이 전혀 없고, 관련 기관과의 협업도 허위였다는 사실을 올해 7월 알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민원을 접수해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유튜브로 꼬신 뒤 투자금 가로채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에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경매학원들이 유튜브를 이용해 수강생을 모집한 뒤 부동산 투자로 끌어들여 돈을 뜯어내는 사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매 시장이 이른바 ‘불장’으로 불렸던 2020∼2022년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도 뒤늦게 피해를 인지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경남 김해시에 본점을 둔 B경매학원의 수강생 C 씨(33)도 비슷한 수법의 사기를 당했다. 학원 측은 수업 도중 “1년만 돈을 우리에게 맡겨 놓으면 아무 신경을 안 써도 수 배로 늘린 다음 25% 수익금을 배분해 주겠다”고 수강생들에게 공동 투자를 권유했다. 이에 C 씨는 올여름 60여 명과 함께 부산 지역의 한 상가에 7200만 원(1인당)을 투자했다. 하지만 상가가 팔리지 않아 수익금을 전혀 배분받지 못한 상태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유튜브에서 경매학원들이 제작한 부동산 투자 관련 동영상을 보고 강의를 수강했다. 이런 채널들은 주로 ‘기회는 움직이는 자에게 온다’ ‘경매를 제대로 배워야 속지 않고 돈을 번다’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앞세워 일확천금의 기회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 채널을 보고 등록하면 수강료를 깎아주는 등의 마케팅으로 수강생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매 관심 늘며 피해 커질 가능성 심지어 공인중개사인 D 씨(62)도 이에 속아 경매학원에 등록하고, 공동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4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D 씨 역시 유튜브를 통해 집 근처 경매학원을 알게 됐고, 경매를 더 배워 자산을 늘려 보겠다는 목표로 수업을 들었다. D 씨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업에서 ‘학원에서 엄선한 매물에 공동 투자를 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듣다 보니 세뇌가 됐다”며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일반인들은 더욱 당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 사건에 대해 올 6월경부터 수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최근 경기 침체로 부동산 경매 물건이 늘어나고 경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비슷한 사기 범죄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신규로 접수된 경매 물건은 4만8000건으로 최근 3년간 가장 많았고, 올 1∼4월은 4만694건으로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달 전국 경매 진행 건수도 1만7863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4%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유사수신행위·리딩방·다단계 등 사기 수법들이 부동산 경매와 같은 다양한 테마와 결합한 형태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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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쪽방촌과 함께한 23년… 올해가 마지막 될듯”

    “쪽방촌과의 질긴 인연이 어느새 23년째네요. 그런데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무료 급식소. 간이식탁 10여 개 사이로 자장면을 나르던 김윤석 씨(62)는 땀범벅이었다. 그사이 점심을 먹으러 오는 쪽방촌 주민과 노인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급식소 한쪽에서는 봉사자들이 분주히 수타면을 삶고 있었다. 김 씨는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노인들에게 송편과 종합영양제가 들어 있는 추석 선물 보따리를 건넸다. 20년 넘게 영등포 쪽방촌에서 봉사 활동을 해 온 김 씨는 전직 형사다. 그는 올해 6월 33년간의 형사 생활을 마치고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정년 퇴직했다. 2002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웃 돕기에 중독된 경사’로 소개된 그는 22년이 지나서도 같은 자리에서 봉사하고 있었다. 김 씨와 쪽방촌의 인연은 2000년에 시작됐다. 김 씨는 당시 영등포경찰서로 발령받은 뒤 관할 지역에 있는 쪽방촌을 알게 됐다. 종종 경찰서에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쪽방촌 주민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붙들려 오기도 했다. 차츰 마음이 쓰인 김 씨는 처음엔 쪽방촌 노인 12명에게 매주 식료품 등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후 활동을 넓혔고 나중에는 ‘쪽방촌 도우미봉사회’ 모임을 결성했다. 2016년에는 아예 컨테이너를 구해다가 무료 급식소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은 한 푼도 없이 기부금과 사비로만 비용을 충당했다. 김 씨는 기자와 만나 “질긴 인연도 올해가 마지막일 듯하다”고 말했다. 물가가 오르면서 비용은 늘어나는데 기부금은 점점 줄고, 반면 급식소를 찾는 사람은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에만 800여 명이 급식소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작년보다 200여 명 늘었다. 현재 김 씨와 급식소 봉사를 함께하는 회원은 20여 명이다. 더욱이 김 씨가 퇴직해서 고정 수입이 없기 때문에 비용을 감당하기 더욱 힘들어졌다. 급식소가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쪽방촌 주민들은 안타까워했다. 이날 자장면을 먹은 김모 씨(69)는 “가족도 없어 외로운데 이곳마저 사라지면 내년 추석은 더 암담할 것”이라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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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전동 스쿠터 음주 운전’ BTS 슈가 약식 기소

    검찰이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를 받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0)를 약식 기소했다.10일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추혜윤)는 슈가의 전동스쿠터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약식기소는 정식 재판 없이 벌금 등 처분을 내려달라고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추후 정식 재판으로 바꿀 수 있다.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슈가는 지난달 6일 오후 11시 14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술을 마신 후 전동 스쿠터를 타고 귀가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면허취소 기준(0.08%)을 훌쩍 넘는 0.227%였다.슈가는 사고 17일 만인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혐의를 인정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30일 슈가를 서울서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슈가는 지난달 25일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방탄소년단 이름에 누를 끼쳤다”며 “향후 내려질 처분은 물론이고 비판과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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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 표류하는데 ‘응급실 부역’ 블랙리스트… 정부 “범죄행위”

    추석 응급의료 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응급실 부역’이라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게시물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게시물에는 응급실을 지키는 전문의와 파견 군의관 등의 실명이 포함됐다. 정부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을 위축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며 경찰 수사를 통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름 올라 대인기피증 겪는 군의관도” 9일 의료계에 따르면 7일 한 사이트에 ‘응급실 부역’ 코너가 개설됐고 여기에 병원별 응급실 근무 인원이 일부 근무자 명단과 함께 게시됐다. ‘감사한 의사 명단’이란 이름의 이 사이트는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형식으로 운영진이 제보를 받아 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명단 등을 올리는데 최근에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을 올린 것이다.사이트 운영진은 “민족의 대명절 추석,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힘써 주시는 분들께 감사와 응원을 드린다”고 썼지만 정부는 그동안의 행태로 볼 때 복귀자들을 조롱하며 낙인찍기 위해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게시물에는 ‘군 복무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며 응급실에 파견된 군의관 실명도 포함돼 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9일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해당 사이트가 진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사기와 근로 의욕을 꺾고 있다”며 “일부 군의관은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사이트에는 응급실 외에도 의료 현장에 남은 의사들의 실명과 출신 대학, 휴대전화 번호뿐 아니라 부모 직업 등 상세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의사 외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쓴 기자 실명 등 줄잡아 수천 명의 이름이 나와 있다. 경찰은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와 관련해 스토킹처벌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도 “블랙리스트, 자성 필요” 올 2월 전공의 병원 이탈 이후 블랙리스트 논란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3월 의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병원에 남은 전공의 실명이 담긴 ‘참의사 리스트’가 공유됐다. 경찰은 이후 수사에 나서 게시자 5명을 특정했고 7월에 검찰에 송치했다. 7월에도 의대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실명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이 텔레그램 채팅방에 공개됐고,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 ‘병원 복귀 전공의 현황을 제보받는다’는 글이 올라와 개인 신상이 포함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블랙리스트가 반복되는 이유를 두고 의사 사회 특유의 폐쇄적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사들은 짧게는 예과와 본과 6년, 길게는 전공의 기간까지 10년 이상 인간관계가 이어지는 좁은 사회다. 그렇다 보니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경우 ‘배신자’로 낙인찍고 배제하는 악습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선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직 전공의 출신인 임진수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사한 의사 명단은 서로 감시하고 겁박하는 것”이라며 “집단 광기로 물들고 있는데 아무도 (블랙리스트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유포 혐의자에 대해 “사법 당국이 30명 정도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안다”며 “말하자면 괴롭히고 모욕을 주는 것인데 이런 일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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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두환 인권위원장, 퇴임사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인권위의 가장 오랜 숙제”

    “차별금지법은 인권위의 가장 오래된 숙제다.”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6일 열린 퇴임식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인권위의 가장 큰 숙제로 꼽았다. 이는 성별, 나이, 인종 등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다.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인권위 10층에서는 송 위원장의 퇴임식이 열렸다. 그는 차별금지법을 언급하며 “2006년부터 18년째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차별금지법 제정은 헌법상 평등권을 더 구체화하려는 것”이라며 “국제인권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줄곧 받고 있음에도 사회 일각의 편견, 오해, 안일함이 뒤엉켜서 아직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우리 노력이 부족했음을 자탄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지속 노력해서 조만간 평등법 제정의 전기를 만들 수 있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송 위원장의 후임으로 취임한 안창호 신임 인권위원장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 위원장은 이달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송 위원장은 퇴임사 초반부에서 “인권위원장으로 처음 출근했던 날도 9월 6일이었다”며 “인권위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여러 인권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수많은 분과 말씀을 나눴다”고 했다. 이어 “인권위 활동의 후반부, 특히 마지막 1년 동안은 일부 위원의 온갖 문제 제기와 항의, 비난이 잦았다”며 “해명과 반론을 준비하느라 정작 (해결이) 필요한 인권 과제들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데 전념하기 어렵게 돼 매우 유감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것도 기억난다”고 말했다.이는 김용원,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송 위원장은 “제가 좀 더 유능하게 대처하지 못해 어려움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위 구성원 여러분께 이 점에 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재임 기간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송 위원장은 기후 위기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한 점을 꼽았다. 송 위원장은 “기후 위기 문제가 인권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제출했다”며 “지난주 헌법재판소가 아시아 최초 기후소송 관련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쁜 마음으로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헌재는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에 대해 지난달 29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이 헌법소원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송 위원장은 “사회 변화와 발전에 따라 새롭게 제기되거나 부각된 인권 과제들에 대해 우리 위원회가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해 왔다”고 자평했다. 송 위원장은 “한국 사회는 인권위 설립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는 제 나름의 평가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도 모두가 흔연히 공감하는 것이 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고 말했다.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안창호 신임 위원장으로 공식 임명했다.안 신임 위원장은 의 임기는 2027년 9월 5일까지다. 취임식은 9일 열린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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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시청역 사고 가해자, 인적 없는 곳으로 방향 안 틀고 경적도 안 울려”

    검찰이 시청역 역주행 참사 가해자인 차모 씨(68)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사고 당시) 인적이 없는 곳으로 방향을 틀지 않고 자동차 경적도 울리지 않았다”고 적시했다.검찰은 지난달 20일 차 씨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5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차 씨는 사고 당시(7월 1일 오후 9시 26분경)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주차장을 나와 시청역 방면으로 역주행했다. 차 씨가 역주행 한 도로는 서울광장 방면으로만 진입이 허용된다. 검찰은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차도를 따라 통행하고 제한속도를 준수하면서 조향 및 제동장치와 그 밖의 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차 씨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적시했다.또 검찰은 “피고인은 인적이 없는 방향으로 진행하거나 미리 경적을 울려 주위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약 150m가량을 역주행했다”고 적었다. 또 검찰은 차 씨가 가속 페달을 반복적으로 밟았고, 제한속도 시속 50km인 그 도로를 시속 62.3~105.3km 속도로 내달리다 가드레일과 시민들을 치었다고 밝혔다.차 씨는 사고 이후 경찰에 줄곧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다”고 주장해왔다.공소장에 따르면 차 씨의 차량은 총 11명의 보행자를 직접 들이받았다. 가장 먼저 치인 피해자는 가해 차량을 등진 채 인도를 걷고 있다가 오른쪽 다리를 치어 바닥에 쓰러졌다.이후 가해 차량은 가드 레일에 기댄 채 서 있던 또 다른 피해자의 몸을 들이 받았다. 그 다음에는 가해 차량을 정면으로 보고 서 있던 피해자 6명, 등진 채 걸어가던 3명의 몸 부위를 들이 받았다.이중 6명은 현장에서 다발성 외상으로 즉사했다. 병원에 이송된 3명은 약 1시간 후 다발성 외상 등으로 사망했다.앞서 경찰은 7월 브리핑에서 “경찰에 확보한 가해 차량 블랙박스에 자동차 경적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 씨는 경찰에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에 충격하면 속도가 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사고로 사망자 9명을 포함해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차 씨에 대한 첫 재판은 25일 열릴 예정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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