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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2기를 짓는 사업을 수주하면서 고사 위기에 몰렸던 국내 원전 업계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수주 덕분에 최소 10년 치 일감을 확보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럽 한복판에서 원전 세계 2위 가동국인 프랑스를 꺾은 만큼 네덜란드와 폴란드 등에서의 추가 수주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지·보수 작업도 한국 기업들 준비해야” 17일 국내 원전 중소·중견 기업들 사이에서는 ‘낙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다. 체코 원전 사업에서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공급을 맡게 될 두산에너빌리티가 협력사에 부품 발주를 넣으면 일감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부산 지역 원전 부품 업체인 경성정기의 성남현 전무는 “과거 회사가 어려워 직원들이 월급을 반납하고 밤에 대리운전 ‘투잡’을 뛰며 버틴 적도 있었다”며 “국내 원전 업계가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의 원자력발전소 진동감시시스템 제작업체인 나다의 이해철 대표는 “원전을 짓고 난 뒤에도 30∼40년간 운영을 하면서 유지·보수 작업이 필요한데 이런 사업도 한국 기업들이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2015년 26조6000억 원이던 국내 원자력 산업계의 전체 매출은 탈원전 정책에 따라 2018년 20조6000억 원 규모로 급감한 뒤 지지부진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미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SMR 사업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데 한국도 속도를 낼 여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를 포함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에서 SMR 사업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SMR은 대형 원전보다 전기 생산 규모가 작을 뿐 안전성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SMR 수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 우리가 신규 원전 수주에 성공한 체코가 대형 원전은 물론 차세대 원전 모델 SMR 건설에도 관심이 크다. 체코전력공사 내부에 관련 팀을 따로 두고 운영할 정도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 역시 차세대 SMR로 개발 중인 혁신형 SMR(i-SMR)을 적극 활용해 체코에서 관련 사업 수주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원전도 EDF 등과 3파전 이번 수주로 네덜란드와 폴란드 등으로의 추가 수출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한수원은 폴란드와의 신규 원전 관련 타당성 조사 계약을 준비 중이고, 네덜란드와는 이미 입찰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황 사장은 “네덜란드도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의 3파전”이라며 “1년 반 정도의 타당성 조사 기간을 거쳐 입찰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술로 원전을 지어 가동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도 올해 원전 추가 건설 입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드 알카비 오스트리아 주재 UAE 대사 겸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UAE 대표는 17일 로이터통신에 “추가 원전이 원자로 2∼4기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고 올해 입찰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새로운 발전소의 규모는 건설과 기술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기존 발전소를 건설한 한국은 어떤 입찰에서도 우선 입찰자로 취급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체코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에 패한 프랑스는 한국이 프랑스보다 우위를 점한 이유에 주목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7일(현지 시간) 체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의 이번 승리는 가격 경쟁력보다는 한수원이 공사 지연 시 제공하는 보증 때문”이라며 “반면 EDF는 핀란드와 영국 건설 현장에서 (공사 속도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66)이 연임에 성공했다. 18일 CNN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인준 투표에서 전체 720표 가운데 401표를 얻어 과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EU에서 그를 대체할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 데다 2년 넘게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당선 가능성에 따른 안보 불안 상황 등으로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투표에 앞선 연설에서 “향후 5년은 향후 50년간 세계에서 유럽의 위치를 정의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스스로 미래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사건이나 다른 일로 미래가 만들어질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집권 기간(5년) 중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위협과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독일 출신인 폰데어라이엔은 보수 성향이며 유럽통합에 긍정적인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아버지는 외교관이었고 1958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독일로 돌아왔는데 영어와 프랑스어도 유창하다. 런던정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다 진로를 바꿔 독일 하노버의대를 졸업했다. 산부인과 의사로 활동하다 2003년 니더작센주 의원으로 선출되며 정치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2년 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발탁돼 가족청소년부와 노동사회부 장관을 거쳤다. 또 2013년에는 독일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이 됐다.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019년 여성 최초로 EU 집행위원장에 올랐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고, 2022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발생했다. EU 출범 뒤 ‘최악의 상황’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총 7명의 아이(2남 5녀)를 둔 엄마로 남편은 사업가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한국 정치권에서 감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럽 경제 강국들에선 감세 등 무분별한 재정 운용으로 정부 부채 위기가 심각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감사원은 이달 7일(현지 시간) 총선이 종료된 지 열흘도 안 돼 “정부가 경제성장을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비현실적인 재정 목표를 정했다”며 정부의 재정 운용 실책을 공개 저격했다. 재정이 탄탄하기로 유명한 독일조차 내년 예산의 적자가 26조 원에 이른다며 바짝 긴장했다. 영국에서도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 정부가 임명한 신임 재무장관이 첫 공식 연설에서부터 보수당 집권 기간 정부 지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며 재정 개혁을 예고했다. 부채를 관리하는 지표인 재정 준칙을 시행 중인 선진국들에서조차 정부 부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재정 준칙조차 없는 한국에선 나랏돈이 더욱 비효율적으로 지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佛감사원장, 정부 재정운용 공개저격 이달 7일 총선을 치른 프랑스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돌연 감사원이 직접 나서 정부의 재정 운용 실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정부 부채 위기감이 커졌다. AFP에 따르면 프랑스 감사원은 15일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예산 적자와 공공 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프랑스가 유로존의 재정 준칙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운 경제 충격에 위험하게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피에르 모스코비치 감사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2025~2027년 경제전망을 낙관적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또 재정 적자 감축 폭을 유로존이 정한 한도인 3%로 맞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크롱 대통령과 현 재무장관을 당혹스럽게 하는 발표라고 평했다. 공공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정책을 공약한 극좌 및 극우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라고도 해석했다.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이 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은 연금개혁을 취소한다는 공약을 내걸어 정부 부채가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금개혁은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면서 근로자들로부터 연금 보험료를 더 오래 걷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취지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개혁을 애써 추진했다.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가 2022년 기준 117.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78.6%)를 훌쩍 넘을 정도로 정부 부채가 심각하다. 그런데 NFP의 공약대로 이 방침이 취소되면 당초 목표 보다 연금 수급 시기가 앞당겨지고 보험료가 덜 걷혀 재정에 무리가 갈 수 있다. ● 獨, 예산쇼크 이어 또 적자2020년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재정 지출을 늘린 선진국들은 경제난까지 겹치며 정부 돈을 적극 풀면서 재정 적자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선거를 거치며 표심을 얻을 수 있는 감세 정책을 적극 내놔 더 문제였다. 이렇게 나라 빚이 많아지면 정부가 취약계층 복지는 물론 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도 나서기 힘들어진다. 금리가 오르면 정부가 나라 빚을 갚기가 힘들어지니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관리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재정 강국으로 통하는 독일마저 올해 갑자기 예산에 구멍이 생기는 전무후무한 사태를 겪은 데 이어 내년 재정 적자가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내각은 2025년 예산안에서 170억 유로(약 26조 원)의 적자를 추산했다.4일 실시된 총선에서 14년 만에 노동당이 집권에 성공한 영국에서도 레이철 리브스 신임 재무장관이 총선 다음날인 8일 “14년 동안 벌어진 혼란과 경제적 무책임이란 유산(정부 부채)을 마주하고 있다”며 당장 보수당 집권 기간 벌어진 정부 지출에 대한 조사부터 착수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진보적인 편인 영국 노동당은 경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우클릭’하며 ‘분배’ 대신 ‘성장’을 내세우고 경기를 살리려 안간힘을 쓰려는 중인데, 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노동당은 17일 의회를 시작하며 밝힌 국정운용 방침에서 경제성장과 함께 안정적인 재정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이달 4일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 정부의 국정 운영 계획을 17일(현지 시간) ‘킹스 스피치(국왕 연설)’를 통해 밝혔다.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재정 안정에 방점을 뒀다. 찰스 3세는 이날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궁에서 열린 의회 공식 개원식에서 국왕 연설을 통해 노동당 정부의 입법 계획 30여 건을 발표하며 “선도적인 산업 국가로서 영국의 입지를 강화하고, 성장과 부의 창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소속 키어 스타머 총리 역시 연설에 앞서 밝힌 성명에서 “우리가 성장의 잠금을 풀고 영국의 브레이크를 풀 것”이라며 성장 주도의 입법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사회기반시설과 주택 공급을 늘리고 경제 계획 작성과 이행 과정을 개혁하기로 했다. 국왕 연설에 따르면 노동당 정부는 연금 투자 활성화와 투자 촉진을 위한 국부펀드(NWF) 조성, 국영 청정에너지 기업인 GB에너지 신설, 철도 서비스 재국유화, 최첨단 인공지능(AI) 개발에 대한 안전장치를 담은 법안들을 추진한다.이같이 성장을 촉진하면서도 재정은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중대한 조세와 지출의 변화는 예산감독청(OBR)의 독립적 평가를 따르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그러면서도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도 강화한다. 피고용인에게 불리한 ‘제로 아워 계약(최저 노동시간이 0시간으로, 고용인이 필요할 때 근로를 요청하는 계약)’은 금지된다. 임차인 보호 강화 대책도 마련된다.이민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는 “국경을 강화하고 거리를 더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국경안보본부 신설과 조직적 이민 범죄 단속을 위한 대테러 권한 강화로 망명과 이민 체계를 현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의회 개회식의 일부인 국왕 연설은 새 의회의 시작을 알린다. 정부가 새 의회에서 추진할 입법 방향을 알리는데, 정부가 국왕의 연설문을 작성한다. 국왕은 정치적으로 정당을 지지하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중립적인 어조로 연설을 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9일 앞둔 17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5시)경 프랑스 파리 생루이섬 근처 센 강변. 바람이 쌀쌀한 오전부터 안 이달고 파리 시장(65)이 잠수복을 입고 물안경을 낀 채 강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약 5분간 수영하고 나온 그는 “물이 정말 정말 좋다”며 “우린 수년간 이 순간을 꿈꿨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의 일부 수영 경기가 센강에서 열리는 데 대해 ‘오염수 수영’ 우려가 커지자 최근 수질이 개선됐다며 직접 시범 수영에 나섰다. 반면 이를 비판하는 시민들은 온라인에서 ‘센강에서 용변을 보자’는 문구를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며 항의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엔 센강을 따라 변기가 줄줄이 설치된 장면이나 사람들이 화장실 휴지를 들고 센강에 모인 모습이 합성된 ‘가짜 사진’이 번지고 있다. 센강은 산업화에 따른 수질 오염으로 1923년부터 수영이 금지됐다. 와인병과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이고 녹슨 자전거까지 강에서 건져 올려질 정도로 오염이 심각했다. 그런데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런 센강의 알렉상드르 3세 다리와 알마 다리 구간에서 올림픽·패럴림픽의 철인3종 수영 종목과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을 열기로 했다. ‘오염수’ ‘똥물’ 논란 속에서도 조직위가 수영 경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101년 만에 파리의 ‘젖줄’인 센강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파리시는 내년부터 파리 내에 해수욕장 3곳을 개장하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센강 수영은 최근 TV 시청률 하락과 팬데믹 기간 ‘무관중 올림픽’으로 시들해진 올림픽 열기를 되살리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센강 수영’ ‘센강 개막식’ 등 이색적 이벤트를 신스틸러 삼아 주목도를 높이고 경제적 효과를 키우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조직위와 프랑스 정부는 14억 유로(약 2조1000억 원)를 투입해 수질 개선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파리 센 강변 지하에 올림픽 수영 경기장 20개가 합쳐진 규모인 5만 ㎥의 물을 채울 탱크를 설치했다. 탱크의 터널을 통해 센강 폐수가 흘러들면 탱크를 차단해 외부 강물의 추가 오염을 막는다. 폭우로 강물이 넘칠 땐 터널을 통해 물을 탱크로 보내 강물이 공중화장실 오수와 섞이는 사태를 막는다. 당국의 수질 개선 노력에도 폭우 땐 파리시 하수의 오물이 넘쳐 폐수와 박테리아가 센강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수영 선수들은 센강 수영을 꺼리고 있다. 도쿄 올림픽 수영 여자 마라톤 10km에서 금메달을 딴 브라질의 아나 마르셀라 쿠냐 선수는 3월 AFP통신 인터뷰에서 “센강은 수영을 위해 만들어진 강이 아니다. ‘플랜B’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9일 앞둔 17일 오전 10시 (한국 시간 오후 5시)경 프랑스 파리 생루이섬 근처 센 강변. 바람이 쌀쌀한 오전부터 안 이달고 파리 시장(65)이 잠수복을 입고 물안경을 낀 채 강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약 5분간 수영하고 나온 그는 “물이 정말 정말 좋다”며 “우린 수년간 이 순간을 꿈꿨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의 일부 수영 경기가 센강에서 열리는 데 대해 ‘오염수 수영’ 우려가 커지자 최근 수질이 개선됐다며 직접 시범 수영에 나섰다.반면 이를 비판하는 시민들은 온라인에서 ‘센강에서 용변을 보자’는 문구를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며 항의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엔 센강을 따라 변기가 줄줄이 설치된 장면이나 사람들이 화장실 휴지를 들고 센강에 모인 모습이 합성된 ‘가짜 사진’이 번지고 있다.센강은 산업화에 따른 수질 오염으로 1923년부터 수영이 금지됐다. 와인병과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이고 녹슨 자전거까지 강에서 건져 올려질 정도로 오염이 심각했다. 그런데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런 센강의 알렉상드르 3세 다리와 알마 다리 구간에서 올림픽·패럴림픽의 철인3종 수영 종목과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을 열기로 했다.‘오염수’ ‘똥물’ 논란 속에서도 조직위가 수영 경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101년 만에 파리의 ‘젖줄’인 센강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파리시는 내년부터 파리 내에 해수욕장 3곳을 개장하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센강 수영은 최근 TV 시청률 하락과 팬데믹 기간 ‘무관중 올림픽’으로 시들해진 올림픽 열기를 되살리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센강 수영’ ‘센강 개막식’ 등 이색적 이벤트를 신스틸러 삼아 주목도를 높이고 경제적 효과를 키우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조직위와 프랑스 정부는 14억 유로(약 2조1000억 원)를 투입해 수질 개선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파리 센 강변 지하에 올림픽 수영경기장 20개가 합쳐진 규모인 5만 ㎥의 물을 채울 탱크를 설치했다. 탱크의 터널을 통해 센강 폐수가 흘러들면 탱크를 차단해 외부 강물의 추가 오염을 막는다. 폭우로 강물이 넘칠 땐 터널을 통해 물을 탱크로 보내 강물이 공중화장실 오수와 섞이는 사태를 막는다.당국의 수질 개선 노력에도 폭우 땐 파리시 하수의 오물이 넘쳐 폐수와 박테리아가 센강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수영 선수들은 센강 수영을 꺼리고 있다. 도쿄 올림픽 수영 여자 마라톤 10km에서 금메달을 딴 브라질의 아나 마르셀라 쿠냐 선수는 3월 AFP통신 인터뷰에서 “센강은 수영을 위해 만들어진 강이 아니다. ‘플랜B’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국 우선주의’의 강성 지지자인 J D 밴스 상원의원(39)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자 유럽에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양보해야 한다”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한 대표적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유럽과의 우크라이나 지원 연대가 깨지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대한 국방비 지출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5일(현지 시간) “트럼프의 밴스 부통령 후보 지명으로 유럽연합(EU)이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EU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밴스가 미국 부통령이 되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이를 지원해왔던 EU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EU는 밴스 부통령 후보 주도로 미국이 우크라이나 원조를 중단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미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무산시키려고 노력한 공화당 의원 가운데 하나였다.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은 통과됐지만 그는 당시 “미국이 무한정 백지수표를 쓸 수 없다는 것을 유럽과 나머지 세계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나토 회원국에 대한 국방비 지출 압력 역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올 4월 상원 연설에서 “유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실존적 위협으로 여긴다면 자국 안보를 위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양보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한국에 대해서는 그간 별다른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다만 한국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3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의 길(way of South Korea)을 가고 있다”며 “미국도 머지않은 미래에 아이들이 거리에서 떠들지 않고, 학생들이 없어 학교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진이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프랑스에 온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1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진의 본명 ‘김석진’을 연달아 외치던 마에바 몬테스클라 씨는 “난 원래 올림픽엔 관심이 없지만 진이 이곳에 온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BTS의 진이 파리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루브르 박물관 앞 광장에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성화가 처음으로 파리에 진입하는 이날 한류 스타 진의 성화 봉송 소식으로 파리는 더욱 들떴다. 성화 봉송엔 다른 한국인들도 참여해 왔지만 유명 연예인으로는 진이 처음이다. 진은 이날 오후 8시 20분경부터 10여 분간 성화를 든 채 루브르 박물관 주변 약 200m를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그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팬들은 행사 네다섯 시간 전부터 미리 설치된 울타리를 따라 긴 줄을 섰다. 이들은 태극기와 BTS 사진, ‘달려라 석진’ ‘어서 와 석진’이라고 적힌 종이를 흔들며 콘서트장에 온 듯 환호했다. 팬들은 BTS가 음악을 통해 청년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에 진이 주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카나바 로라 씨는 “BTS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음악을 한다”며 “정말 열심히 하기 때문에 난 이들의 팬이 됐고 그 노력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했다. 4월 16일 고대 올림픽이 열린 그리스 올림피아 신전에서 점화된 성화는 아테네로 이동해 대형 범선 ‘벨렘’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5월 8일 마르세유에 닿았다. 이후 프랑스 전역을 돌다 혁명기념일인 14일 파리에 처음 진입해 올림픽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성화는 1만여 명의 손을 거치는데 파리에서는 전 축구 선수인 티에리 앙리 프랑스 올림픽 축구 대표님 감독이 샹젤리제 교차로에서 첫 주자로 나섰다. 성화는 노트르담 성당과 바스티유 광장 같은 파리 내 역사적 명소뿐 아니라 2015년 이슬람국가(IS)가 주도한 테러가 터진 바타클랑 극장도 지났다. 15일까지 파리를 돈 성화는 지방으로 이동했다가 개회식 날인 26일에 맞춰 파리로 돌아온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진이 군복무를 마치자마자 프랑스에 온다니 정말 영광이에요.”1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진의 실명 ‘김석진’을 연달아 외치던 마에바 몬테스클라 씨는 “난 원래 올림픽엔 관심이 없지만 진이 이곳에 온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BTS의 진이 파리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루브르박물관 앞 광장에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성화가 처음으로 파리에 진입하는 이날 한류 스타 진의 성화봉송 소식으로 파리는 더욱 들떴다. 성화봉송엔 다른 한국인들도 참여해 왔지만 유명 연예인로는 진이 처음이다.진은 이날 오후 8시 20분경부터 10여분 간 성화를 든 채 루브르박물관 주변 약 200m를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그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팬들은 행사 네다섯 시간 전부터 미리 설치된 울타리를 따라 긴 줄을 섰다. 이들은 태극기와 BTS 사진, ‘달려라 석진’, ‘어서와 석진’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흔들며 콘서트장에 온 듯 환호했다.팬들은 BTS가 음악을 통해 청년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에 진이 주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카나바 로라 씨는 “BTS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음악을 한다”며 “정말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난 이들의 팬이 됐고 그 노력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했다.4월 16일 고대 올림픽이 열린 그리스 올림피아 신전에서 점화된 성화는 아테네로 이동해 대형 범선 ‘벨렘’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5월 8일 마르세유에 닿았다. 이후 프랑스 전역을 돌다 혁명기념일인 14일 파리에 처음 진입해 올림픽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성화는 1만 여 명의 손을 거치는데 파리에서는 전 축구선수인 티에리 앙리 프랑스 올림픽축구대표님 감독이 샹젤리제 교차로에서 첫 주자로 나섰다.성화는 이날 노트르담 성당과 바스티유 광장 같은 파리 내 역사적 명소뿐 아니라 2015년 이슬람국가(IS)가 주도한 테러가 터진 바타클랑 극장도 지났다. 15일까지 파리를 돈 성화는 지방으로 이동했다가 개막식날인 26일에 맞춰 다시 파리로 돌아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리 마을에 세계적 성악가(조수미)와 그를 보려는 유명인들이 모이다니 기적이네요.”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결선이 열린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중부 루아르 지역 솔로뉴의 라페르테앵보 성에서 만난 주민 마리노엘 메스 씨는 “조수미와 한국에 정말 고맙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성악가가 프랑스의 조용하던 시골 마을을 주목받는 무대로 만들어줬다는 얘기다. 이번 콩쿠르는 한국인 성악가 이름을 딴 첫 국제 콩쿠르로 주목받았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국제 콩쿠르를 통해 과거 자신처럼 실력은 있지만 가난한 젊은 성악가를 돕겠다는 오랜 꿈을 이뤘다. 콩쿠르를 프랑스에서 연 이유에는 40여 년 전 무명이던 자신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프랑스에 보답하는 의미도 있다. 유럽의 중심에서 신인 성악가들을 소개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게 해주겠다는 의미다. 조 씨는 “그동안 꿈꾸고 준비해 온 콩쿠르가 정말 열리는 건가 싶어서 살을 꼬집어 봤다”며 “내겐 너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감격했다. 신인 발굴을 위해 지원 나이를 18∼32세로 정한 이 콩쿠르에선 세계 47개국에서 ‘젊은 성악 새싹’ 500명이 지원해 예선을 거쳐 24명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 진출자들은 7일부터 준결선을 치렀고, 최종 11명이 12일 결선에 참여했다. 1위는 중국인 바리톤 리쯔하오, 2등은 루마니아인 테너 제오르제 이오누트 비르반, 3등은 한국인 테너 이기업이 차지했다. 대회는 2년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콩쿠르는 지역 주민들과 젊은 성악가들이 교류하는 장이 됐다. 대회 기간 참가자들은 두 명씩 콩쿠르 측이 소개한 현지 가정에 홈스테이하며 프랑스 문화와 언어를 익혔다. 각국의 꿈나무 성악가들이 경연에 집중하도록 도왔던 지역 주민들은 “우리 모두가 참여한 경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홈스테이를 도운 주민 세브린 포르니 씨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이곳에서 특별한 국제 행사를 연다는 것은 무척 좋은 시도”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1등 상금이 5만 유로(약 7500만 원)로 경쟁 콩쿠르에 비해 높은 점도 주목을 받았다. 현지 매체 ‘프랑스3’는 고급 시계 브랜드 ‘롤렉스’가 후원하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국제 콩쿠르도 상금이 3만5000유로를 넘지 않는다며 이번 대회의 높은 상금 규모에 주목했다. 우승자 리 씨는 “커리어를 쌓아 아주 큰 오페라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비르반 씨 또한 “제게 성악가 조수미는 전설”이라며 “인생에서 받은 최고의 상 중 하나”라고 했다. 솔로뉴=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세계 인구가 60년 뒤인 2084년 약 103억 명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할 것이라는 유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중국 인구가 세계 1위 자리를 인도에 내주며 줄어드는 반면, 미국 인구는 이민 등에 힘입어 금세기 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의 인구는 계속 늘어나 2100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은 11일(현지 시간) 격년마다 내놓는 인구 추정 보고서에서 “세계 인구가 2084년 102억9000만 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100년 101억8000만 명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 인구는 지난해 7월 기준 80억9000만 명이다. WSJ는 “세계 인구 증가 속도가 기존 추정치보다 느리고, 정점에 도달했을 때의 인구도 당초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쥔화 유엔 경제사회부 사무차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인구 통계적 환경이 크게 변했다”며 “일부 국가에서 출산율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낮아졌고, 일부 고출산 지역에서도 출산이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구는 지난해 14억2000만 명으로 인도(14억4000만 명)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추산치가 3억4350만 명으로 금세기 말까지 인구가 늘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은 이민이 인구 증가의 주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아프리카의 인구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100년까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3분이 1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대적으로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 인구가 더디게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앙골라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9개국은 앞으로 30년간 인구가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2.25명이었다. 유엔은 출산율이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대체출산율(사회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인 2.1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WSJ는 “지난해 출산율은 사상 최초로 대체출산율과 거의 일치해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해석했다.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조사 대상 국가 중 약 5분의 1은 여성 1인당 출산이 1.4명 미만이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달 초 나란히 총선을 끝낸 영국과 프랑스에선 중도좌파인 노동당, 극좌를 아우르는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각각 승리했다. 두 집권당은 정치적 노선이 서로 다르지만 두 국가의 이번 선거에는 닮은 점이 있다. 오랜 세월 국가를 이끌었던 정통 보수 정당이 몰락했다는 점이다.‘간판 후보’ 줄줄이 낙선, 극우에 구애 4일 총선을 치른 영국에선 14년간 집권했던 보수당이 직전 총선보다 의석수를 250석 넘게 잃었다. 1834년 창당 이후 190년 만에 존폐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게다가 보수당이 집권했던 14년간 총리들 중 네 명이 줄줄이 총선에서 낙선했다. 유권자들이 보수당의 ‘간판 후보’들을 투표로 엄중하게 심판한 셈이다. 윈스턴 처칠이나 마거릿 대처 등 영국이 자랑하는 총리를 배출한 보수당이 낙선 총리의 집합소가 되리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프랑스에선 두 차례에 걸친 투표 끝에 막판 반전 승리를 이뤄낸 NFP와 의석수가 직전 선거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극우 국민연합(RN)에 가려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보수 성향 공화당이 의석 45석으로 초라한 4위에 머문 점이다. 한때 의회의 변방에 있던 극우 RN 의석(143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공화당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도 초라함을 넘어 굴욕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총선 직전 에리크 시오티 공화당 대표 등 일부 공화당 후보들이 부진한 지지율 탓에 자존심을 굽히고 RN과 연대했으나 결국 이 연대 세력은 3위에 머물렀다. 게다가 시오티 대표는 RN과의 연대를 당내에서 충분한 협의 없이 강행해 당에서 제명 처분까지 받았다. 나중에 소송을 통해 겨우 제명 처분에서는 벗어났지만, 제5공화국을 세운 샤를 드골과 자크 시라크 등 다수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으로선 창피한 일이다. 양국 보수 세력은 경쟁 정당에 비해 이념에 매몰돼 실용적인 선택을 하지 못한 점이 공통적인 패인으로 꼽힌다. 영국에선 진보 성향 노동당이 분배가 아닌 성장을 강조하고, 증세를 자제하는 등 사안에 따라 유연한 ‘우클릭’을 시도해 호응을 받았다. 보수당은 달랐다. 재무장관 출신으로 재정적자가 심각한 영국에 증세가 필요함을 누구보다 잘 알 법한 리시 수낵 전 총리는 보수 유권자를 의식해 기존의 감세 공약에서 벗어나질 않았다. 프랑스 공화당도 갑자기 인기가 높아진 극우 RN과 연대하고 극우의 강성 발언을 좇으며 더욱 이념에 갇히는 모양새였다.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성향 르네상스에 보수 유권자들을 빼앗길 때부터 이념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지만 공화당은 변화하지 않았다. 변화 빠른 시대, 유연함 부족 현대 정치와 사회는 사안들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문제 원인도 복합적이다. 단순히 이념에 매몰됐다간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요즘 프랑스에선 ‘드골주의자(드골의 정치사상 추종자)나 공산주의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드물어지고, 평생 푸조나 르노 자동차만 고집하던 시절도 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이제는 진영 논리를 고집하는 대신 기존 틀을 벗어나 타협하고 창의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영국 총선에서 승리한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지루하다’는 평가에 굴하지 않고 극단적이고 강경한 발언 없이 실용적인 정책을 앞세운 ‘순한 맛’ 캠페인을 이끈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제와 안보 등 각종 위기가 산적한 상황에선 차분하고 침착하게 설득하는 리더의 언어가 강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세계 인구가 60년 뒤인 2084년 약 103억 명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할 것이라는 유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중국 인구가 세계 1위 자리를 인도에 내주며 줄어드는 반면, 미국 인구는 이민 등에 힘입어 금세기 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의 인구는 계속 늘어나 2100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됐다.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은 11일(현지 시간) 격년마다 내놓는 인구 추정보고서에서 “세계 인구가 2084년 102억9000만 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100년 101억8000만 명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 인구는 지난해 7월 기준 80억9000만 명이다. WSJ은 “세계 인구 증가 속도가 기존 추정치보다 느리고, 정점에 도달했을 때의 인구도 당초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쥔화 유엔 경제사회부 사무차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인구 통계적 환경이 크게 변했다”며 “일부 국가에서 출산율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낮아졌고, 일부 고출산 지역에서는 출산이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중국 인구는 지난해 14억2000만 명으로 인도(14억4000만 명)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추산치가 3억4350만 명으로 금세기 말까지 인구가 늘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은 이민이 인구 증가의 주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아프리카의 인구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100년까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3분이 1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대적으로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 인구가 더디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앙골라와 중앙아시아공화국 등 9개국은 앞으로 30년간 인구가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세계 출산율은 지난해 2.25명이었다. 유엔은 출산율이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대체출산율(사회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인 2.1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WSJ은 “지난해 출산율은 사상 최초로 대체출산율이 거의 일치해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해석했다.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조사 대상국가 중 약 5분의 1은 여성 1인당 출산이 1.4명 미만이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삼성전자가 중국 경쟁 업체들로부터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진전된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된 갤럭시 Z플립6·Z폴드6 시리즈 등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미국 애플 및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 속에 입지를 강화하려는 삼성전자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은 특히 기기의 가늘고 가벼운 디자인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갤럭시 언팩 2024’ 현장에서 제품을 체험해 본 현지인들은 ‘음성 녹음 텍스트 변환’ 기능을 선호했다. 미국 뉴욕의 광고 기업 ‘오길비’에서 일하는 직장인 피터 데일리 씨는 “이제 회사에서 회의를 하면 음성 녹음 텍스트 변환 기능을 누르고 편하게 듣기만 할 것”이라며 “기록할 필요가 없으니 회의가 편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수월해졌다”고 기뻐했다. 정보기술(IT)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소비자들은 ‘서클 투 서치’ 기능에 큰 관심을 보였다. 독일에서 온 베른트 베펠러 씨는 “폰 위에 뜬 상품 이미지 위에 S펜으로 동그라미만 치면 어떤 상품인지 알려주니 복잡하게 검색해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 속에 건강을 지키고 싶은 젊은 직장인들은 갤럭시 링을 반겼다. 미국에서 온 워킹맘 히더 앨버 씨는 “14개월짜리 아이를 돌보며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어 갤럭시 링으로 수면의 질이 좋은지, 몇 시간을 자야 적절한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의 잭 리섬 분석가는 “웨어러블 기기에 AI 기반 건강 및 피트니스 기능을 도입한 점은 삼성이 다른 스마트워치 업체와 차별화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높아진 가격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FT는 “폴더블폰의 높은 가격은 이 제품이 삼성전자의 수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대중적 제품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선수단을 위해 특별 제작한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도 공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 1만7000여 명 전원에게 이 에디션을 제공하고, IOC와 협력해 해당 제품으로 시상대 위에서 영광의 순간을 촬영할 수 있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동안 올림픽 시상식에서는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됐는데,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셀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갤럭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기기를 2억 대로 늘리겠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열어 삼성전자의 첫 AI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6·Z플립6’ 시리즈를 공개한 뒤 국내 언론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올 1월 언팩에서는 ‘올해 안에 모바일 기기 약 1억 대에 갤럭시 AI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규모를 두 배로 늘린 것이다. 갤럭시 AI는 2025년 말까지는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노 사장은 “2026년부터는 2025년까지의 소비자 요구 사항, 산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부터 갤럭시 AI가 유료화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노 사장은 이날 발표한 갤럭시 Z폴드6·Z플립6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판매 목표량에 대해 “작년 출시 제품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 플랫폼 계획도 나왔다. 노 사장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XR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발표한 뒤 꾸준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기를 먼저 내놓고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만들고 나서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올해 내로 생태계 부분을 준비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헬스케어가 취급하는 개인정보가 최근 유럽연합(EU)이 규제 대상으로 삼은 민감정보로 분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민감한 정보는 온디바이스(자체 기기)에서만 처리되고, 구글에서도 고객이 (정보 공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며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첫 스마트 반지 ‘갤럭시 링’에 ‘비침습적 혈당 측정’ 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기능은 손가락 등 피부를 찔러 피를 내지 않고도 레이저 투사를 통해 혈당을 재준다. 노 사장은 “혈당 관련 질환을 가진 소비자와 시장의 관심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의료 규제 통과 여부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혈당은 의료 쪽에 가까운 데이터로서 굉장히 정확한 수치를 만들고 각종 규제에 부합해야 한다”며 “혈당은 수치가 빠르게 바뀌는 부분도 있고 이런 점을 현재의 광학식 센서를 통해 비침습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의 폴더블폰 탑재 시기에 대해선 “수년 전부터 파트너사들과 차기 모델 등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며 당장은 쉽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가로가 더 길어진 ‘갤럭시 Z폴드6’ 화면에 모래밭 위 조개와 소라 사진이 떠올랐다.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성화하는 별 모양 버튼을 누른 뒤 S펜으로 모래밭 위에 별을 그려 넣자 잠시 뒤 그 자리에 불가사리 사진이 생겨났다. Z폴드6에 추가된 ‘스케치 변환’ 기능은 직접 찍은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면 AI가 그림을 사진으로 바꿔준다. 변환된 사진 아래쪽엔 AI로 그려졌음을 알리는 별 표시가 뜬다. 삼성전자의 첫 AI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폴드6·Z플립6’ 시리즈가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갤럭시 언팩 2024’에서 베일을 벗었다. 역대 가장 얇은 두께와 새로운 디자인을 구현하면서도 AI 기능은 상반기(1∼6월)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더 강해졌다.● 삼성전자의 첫 AI 폴더블, 더 똑똑해진 손안의 AI 이날 언팩은 파리의 문화예술을 상징하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려 이목을 끌었다.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언팩 행사를 개최하는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열리는 ‘파리 올림픽’의 공식 후원사로서 올해 폴더블 언팩 현장을 파리로 선정했다. 언팩 무대에 오른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2019년 처음 폴더블 제품을 출시한 후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폴더블 시장을 선도해 왔다”며 “한층 더 발전한 갤럭시 AI와 최적화된 폴더블 폼팩터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Z폴드6·Z플립6는 삼성전자 자체 AI 기능들을 온디바이스(기기 내장)와 클라우드로 제공한다. 대표적인 기능이 실시간 통번역이다. 외국어 강의를 들을 땐 실시간으로 통역된 텍스트가 화면에 떠오른다. 카카오톡, 라인, 구글 미트, 와츠앱, 텔레그램 등 타 업체의 주요 메신저 앱에서도 음성 대화 시 실시간 통역이 제공된다. 삼성 노트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음성 녹음 내용을 스크립트로 바로 변환하고 이를 번역·요약할 수 있다. PDF 파일로 다운로드한 문서도 형태 그대로 텍스트만 번역이 가능하다. 비서 기능도 강화됐다. 최신 구글 제미나이를 호출해 AI 비서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 키보드에는 키워드만 쓰면 e메일 본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 문구를 알아서 작성해 주는 ‘글쓰기’ 기능이 추가됐다. 카메라 앱에서 사진을 전문가 수준으로 편집할 수도 있다. 이번 AI 폴더블의 출격으로 삼성전자가 하반기(7∼12월) 본격화될 ‘AI 폰 대전’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9월 ‘아이폰16’에 자체 온디바이스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처음으로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아너가 이달 AI 폴더블 ‘매직 V3’ 출시를 예고했다.● 디자인도 혁신, 역대 가장 얇은 Z폴드6 외관 면에서도 혁신이 눈에 띈다. Z폴드6는 전작 대비 두께가 6.1mm에서 5.6mm로 줄어 역대 삼성전자의 폴더블 시리즈 중 가장 얇은 두께를 구현했다. 무게도 기존 253g에서 239g으로 가벼워졌다. 다소 길쭉한 모양이었던 커버 스크린도 가로 길이를 늘이고 세로 길이를 줄이면서 접었을 때 바(bar) 타입 스마트폰과 유사한 형태가 되도록 바뀌었다. 전작들이 주로 무채색과 블루 톤으로 출시됐던 것과 달리 이번 Z폴드6에는 핑크 색상을 추가했다. Z플립6도 옐로와 피치 등 새로운 색상이 추가되며 선택의 폭이 기존 4종에서 7종으로 늘었다. 국내 출고가는 전작 대비 10만 원 안팎 인상됐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 모듈 등 주요 부품값이 인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Z폴드6는 222만9700원(256GB)·238만8100원(512GB)·270만4900원(1TB), Z플립6는 148만5000원(256GB)·164만3400원(512GB)으로 출시된다. 국내 출시일은 24일이며 사전 판매는 12∼18일 일주일간 진행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삼성전자가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폴더플폰과 함께 주목받은 것은 최초로 공개된 ‘갤럭시 링’(사진)이다. 삼성전자 최초 반지 형태의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다. 스마트폰에 탑재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작은 반지로 확장해 사용자의 건강관리 경험을 좀 더 간편한 방식으로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갤럭시 링은 갤럭시 제품군 중 가장 작은 폼팩터(형태)다. 시계 형태인 ‘갤럭시 워치’보다 작고 가볍다. 24시간, 365일 지속적으로 착용해야 효과가 높은 디지털 건강관리에 더욱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능도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갤럭시 링 사용자는 매일 아침 기상 후 전날 밤의 수면 점수와 다양한 건강 지표를 삼성 헬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면 중 움직임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수면 중 심박수와 호흡수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심박수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즉각적으로 알려주는 ‘심박수 알림’, 자동으로 운동 진행 상황을 측정하는 ‘자동 운동 감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을 때 알림을 제공하는 ‘활동 안 한 시간 알림’ 등의 건강관리 기능도 제공한다.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갤럭시 링을 검지에 착용한 후 검지와 엄지를 연달아 부딪히는 ‘손가락 맞대기’ 제스처를 취하면 카메라를 실행하거나 알람을 끌 수 있다. 갤럭시 링을 잃어버린 경우 스마트폰에서 ‘내 링 찾기’ 기능을 활용해 위치 확인도 가능하다. 실제 갤럭시 링을 착용해 보니 플라스틱 장난감 반지처럼 가벼웠다. 센서 등이 들어간 스마트기기여서 무거울 것이란 예상과 달랐다. 티타늄 소재를 사용한 덕이다. 회사는 안쪽으로 굽어진 오목한 외관 디자인과 티타늄 마감 처리로 스크래치에 강하고, 수심 100m까지 방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충전은 반지 보관함에 링을 넣어두면 완충까지 약 90분 걸린다.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통해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는 1회 충전에 최대 7일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언팩에서 갤럭시 워치 신제품도 공개했다.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된 ‘갤럭시 워치 울트라’는 본체를 감싸는 쿠션 디자인을 더하고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 워치7’은 워치 시리즈 중 최초로 노화 관련 지표인 ‘최종당화산물’ 측정을 제공한다. 갤럭시 링, 갤럭시 워치7, 갤럭시 워치 울트라는 24일부터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갤럭시 링은 티타늄 블랙, 티타늄 실버, 티타늄 골드 등 3가지 색상이 총 9개의 사이즈로 출시되며, 가격은 49만9400원이다. 갤럭시 워치7은 34만9000∼41만9100원, 갤럭시 워치 울트라는 89만9800원이다. 국내 사전 판매는 12∼18일 일주일간 진행된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난 72시간 동안 ‘총선에서 이기면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의 상황을 물려받을 것’이란 경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 4일 열린 총선에서 14년 만에 집권에 성공한 영국 노동당 정부가 임명한 레이철 리브스 신임 재무장관(사진)은 8일 첫 공식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총선 다음 날 영국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리브스 장관은 “14년 동안 벌어진 혼란과 경제적 무책임이란 유산(정부 부채)을 마주하고 있다”며 당장 보수당 집권 기간 벌어진 정부 지출에 대한 조사부터 착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또 다른 의미에서 재정 위기의 불안이 감돌고 있다. 7일 총선을 통해 의회 제1당에 오른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연금개혁 취소 등 재정에 심각한 무리를 줄 수 있는 공약을 적지 않게 내걸었기 때문이다. 최근 나란히 총선을 치른 영국과 프랑스가 선거 직후부터 국가 부채의 심각성이 불거지며 경제 성장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영 노동당, 재정 악화 우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브스 장관은 주택개발 기준 완화와 해상 풍력발전소 건설 등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진보 정당은 분배를 중시하지만 취임 일성부터 성장을 강조한 것이다. 리브스 장관은 이어 보수당 집권 동안 재정 적자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고 지적하며 “재무부 관리들에게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부) 지출에 대한 평가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조사가 가을에 발표될 예산에서 ‘어려운 선택’을 위한 길을 열 것”이라며 증세 가능성도 시사했다. 노동당은 선거 기간 중 영국 세수입의 4분의 3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세율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약했지만,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 증세 기조로 전환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노동당이 집권하자마자 재정 적자를 대놓고 문제 삼은 건,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정부가 쌓아둔 빚마저 심각하게 불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빚이 늘면 복지는 물론이고 국가 성장을 위한 정책에 재원을 투입하기 힘들다. 빚 상환 부담이 커지니 금리를 제대로 올리지 못해 물가를 억제하기도 어려워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중은 2022년 기준 104.5%다. 세수를 늘리려면 세금을 올려야 하는데 보수당 정권에선 감세를 강조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운영하는 연구소는 경제 성장과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5년간 500억 파운드(약 88조 원)의 증세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9일 보도했다.● 프랑스 친기업 정책 중단될수도 프랑스는 총선에서 승리한 NFP의 공약이 벌써부터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가 재정에 부담 되는 공약이 많다는 분석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어렵사리 추진해온 연금개혁의 폐지 공약이다. 한마디로 연금 수령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춰 연금 재원인 국가재정의 지출을 늦추려던 현 정부의 계획을 멈추겠단 뜻이다. 프랑스의 GDP 대비 정부 부채는 2022년 기준 117.3%로 영국보다 높고, OECD 회원국 평균치(78.6%)마저 웃돈다. 연금개혁이 취소되면 점차 재정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8일 “프랑스의 새로운 정부가 대규모 공공 적자를 줄이지 못하고, 부채에 대한 이자가 급증하거나 성장률이 장기간 우리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 국가 신용등급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추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S&P는 이미 5월에 “프랑스 재정적자가 2027년 GDP의 3%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춘 바 있다. 미국 CNN방송은 “금융시장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했던 친(親)기업 정책도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위기감을 느낀 프랑스 산업협회(MEDEF)는 즉각 성명을 내고 “지난 9년간 성장과 고용 측면에서 성과를 냈던 경제 정책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프랑스 조기 총선 2차(결선) 투표에서 극우 정당이 승리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좌파 연합이 깜짝 승리를 거두며 대반전을 이뤄냈다. 중도와 좌파 연합이 막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고 유권자들은 43년 만에 높은 투표율로 결집한 결과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치러진 1차 투표 때 1위를 차지했던 극우 정당이 결국 3위로 밀려났다. 극우를 저지하기 위해 중도와 좌파가 협력하고, 시민들도 적극 선거에 참여하는 ‘공화국 전선(front r´epublicain·프롱 레퓌블리캥)’이 발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7일 실시된 총선 2차 투표 집계 결과 577석의 하원 의석 중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182석을 차지해 제1당에 올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집권당 르네상스가 이끄는 중도 성향 범여권 ‘앙상블’은 168석으로 2위,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은 143석으로 3위에 올랐다. 프랑스 제5공화국을 설립한 샤를 드골과 니콜라 사르코지 등 여러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정통 보수당인 ‘공화당’은 45석으로 4위를 차지했다.● 1차 투표 뒤 후보 218명 중도 포기 단일화의 힘 당초 프랑스는 2022년 6월 총선을 치렀기 때문에 5년 뒤인 2027년 새 의회를 구성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이 르네상스(14.6%)의 두 배가 넘는 31.5%의 득표율로 압승하자 의회를 전격 해산했다. 당시 그는 “선거로 (유권자들의) 분노가 표출됐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갈 수 없다”며 국민의 재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RN이 기세를 몰아 2027년 대선에서 더욱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프랑스 총선은 1차 투표에서 선거구별 등록 유권자 25% 이상의 표를 얻고 실제 투표 총합의 50% 이상을 얻어야 당선이 확정된다. 이런 후보자가 없는 선거구는 12.5% 이상 득표한 후보자만 2차 투표에 진출해 다수 득표로 당선자를 가린다. 지난달 30일 1차 투표 득표율은 RN(33.2%), NFP(28.0%), 범여권 앙상블(20.8%) 순이었다. 1차에서 최종 당선자가 가려진 선거구는 76곳이었고, 이 중 39곳에서 RN이 승리했다. 극우가 의회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NFP 후보 130명과 앙상블 후보 82명 등 총 218명은 2차 투표 입후보를 포기해 다른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 RN의 경쟁자에게 표를 몰아주는 반(反)극우 연대를 추진한 것. 유권자들도 1981년 이후 43년 만에 최고치인 59.7%의 투표율로 극우 저지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좌파와 중도가 합심해 결선 투표 후보자를 단일화한 반극우 전략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평했다.● “전투적 동거정부 우려” RN의 집권은 좌절됐지만 극우 돌풍이 사그라든 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RN 의석수가 88석에서 143석으로 급증해 ‘변방의 왕따’였던 RN이 대중에게 존중받는 주요 정당으로 부상했다”고 짚었다. 이번 총선에선 어느 정당도 과반인 289석을 얻지 못해 2022년 대선 직후 치러진 총선 때처럼 ‘상 마조리테 압솔뤼(sans majorit´e absolue·절대적 다수당이 없는) 의회’가 구성될 상황이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혼합된 프랑스에선 대통령이 다수당 대표를 총리로 지명하는 편이다. 제1당이 된 NFP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자신들에게 정부 구성권을 줘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투표 당일 밤에 사의를 표한 가브리엘 아탈 총리에게 8일 “국가의 안정을 위해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아탈 총리가 물러나고 강한 좌파 성향 총리가 출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마크롱 대통령은 남은 3년 임기 동안 이질적 총리와 일하는 ‘전투적 코아비타시옹(동거 정부)’을 경험해야 한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두 번의 투표가 끝났지만 정부 구성을 위한 3차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프랑스 조기 총선 2차(결선) 투표에서 극우 정당이 승리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좌파 연합이 깜짝 승리를 거두며 대반전을 이뤄냈다. 중도와 좌파 연합이 막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고 유권자들은 43년 만에 높은 투표율로 결집한 결과,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치러진 1차 투표 때 1위를 차지했던 극우 정당이 결국 3위로 밀려났다. 극우를 저지하기 위해 중도와 좌파가 협력하고, 시민들도 적극 정치에 참여하는 ‘공화국 전선(front républicain·프롱트 레퓌블리캉)’이 발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7일 실시된 총선 2차 투표 집계 결과 577석의 하원 의석 중 중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182석을 차지해 제1당에 올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집권당 르네상스가 이끄는 중도 성향 범여권 ‘앙상블’은 168석으로 2위,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은 143석으로 3위에 올랐다. 프랑스 제5공화국을 설립한 샤를 드골과 니콜라 사르코지 등 여러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정통 보수당인 ‘공화당’은 45석으로 4위를 차지했다.● 1차 투표 뒤 후보 218명 중도포기 단일화의 힘당초 프랑스는 2022년 6월 총선을 치렀기 때문에 5년 뒤인 2027년 새 의회를 구성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이 르네상스(14.6%)의 두 배가 넘는 31.5%의 지지율로 압승하자 의회를 전격 해산했다. 당시 그는 “선거로 (유권자들의) 분노가 표출됐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갈 수 없다”며 국민의 재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RN이 기세를 몰아 2027년 대선에서 더욱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프랑스 총선은 1차 투표에서 선거구별 등록 유권자 25% 이상의 표를 얻고 실제 투표 총합의 50% 이상을 얻어야 당선이 확정된다. 이런 후보자가 없는 선거구는 12.5% 이상 득표한 후보자만 2차 투표에 진출해 다수 득표자로 당선자를 가린다. 지난달 30일 1차 투표 득표율은 RN(33.2%), NFP(28.0%), 범여권 앙상블(20.8%) 순이었다. 1차에서 최종 당선자가 가려진 선거구는 75곳이었고, 이중 38곳에서 RN이 승리했다.극우가 의회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NFP 후보 130명과 앙상블 후보 82명 등 총 218명은 2차 투표 입후보를 포기해 다른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 RN의 경쟁자에게 표를 몰아주는 반(反)극우 연대를 추진한 것. 유권자들도 1981년 이후 43년 만에 최고치인 59.7%의 투표율로 극우 저지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좌파와 중도가 합심해 결선투표 후보자를 단일화한 반(反)극우 전략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평했다.● “전투적 동거정부 우려”RN의 집권은 좌절됐지만 극우 돌풍이 사그라든 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RN 의석수가 88석에서 143석으로 급증해 ‘변방의 왕따’였던 RN이 대중에게 존중받는 주요 정당으로 부상했다”고 짚었다.이번 총선에선 어느 정당도 과반인 289석을 얻지 못해 2022년 대선 직후 치러진 총선 때처럼 ‘상 마조리테 압솔뤼(sans majorité absolue·절대적 다수당이 없는) 의회’가 구성될 상황이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혼합된 프랑스에선 대통령이 다수당 대표를 총리로 지명하는 편이다. 제1당이 된 NFP는 마크롱 대통령에 자신들에게 정부 구성권을 줘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투표 당일 밤에 사의를 표한 가브리엘 아탈 총리에게 8일 “국가의 안정을 위해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다만, 아탈 총리가 물러나고 강한 좌파 성향 총리가 출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마크롱 대통령은 남은 3년 임기 동안 이질적 총리와 일하는 ‘전투적 코아비타숑(동거 정부)’을 경험해야 한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두번의 투표가 끝났지만 정부 구성을 위한 3차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