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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18일 오전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넘어온 곳은 강원 철원과 화천의 경계 지역으로 알려졌다. 앞서 9일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경기 연천에서 동쪽으로 40∼50km 떨어진 곳이다. 군은 앞서 9일 침범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단순 침범’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북한군이 아흐레 만에 연거푸 MDL을 침범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특히 북한이 한중 ‘2+2’ 외교안보대화가 열린 날에 MDL을 침범한 것은 최근 관계가 껄끄러운 중국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효과도 의도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를 매설하던 북한군 다수가 폭발 사고로 죽거나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 MDL 일대 10여 곳에서 하루 수천 명의 병력이 DMZ 내 대전차 방벽과 경계 보강을 위한 지뢰 매설 및 불모지 조성 작업 등에 동원되고 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전했다.● 일부 무장 북한군, 또 휴전선 침범 18일 오전 8시 30분경 철원과 화천 경계 지역의 MDL을 침범한 북한군은 20∼30여 명이었다. 일부는 소총으로 무장했고, 나머지는 곡괭이와 삽 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MDL을 20m가량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합참은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시가 잘 보이지 않는 DMZ 내에서 수풀 제거 작업을 하다가 단순 침범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두 차례나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만큼 북한이 작업을 가장해 우리 군 태세를 떠보려고 했을 수도 있다. 군 소식통도 “작업 중 우발적 월선을 가장해 대남 정찰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침범 타이밍’ 역시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 당일 MDL을 침범한 의도에 중국을 겨냥해 던진 메시지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한중 협력 기류 속 최근 중국과 관계가 다소 껄끄러워진 북한이 중국을 향해 한국과 거리를 두라고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자신을 봐달라는 메시지로도 읽힌다”고 했다. 앞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에도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한 바 있다.● 지뢰 폭발로 북한군 다수 죽거나 다쳐 합참은 이날 “최근 북한이 DMZ 내에서 지뢰 (매설) 작업 중 여러 차례 폭발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우리 감시자산에 포착된 북한군의 지뢰 매설 작업 모습과 폭발 사고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오르는 사진도 공개했다. 폭발 사고는 3, 4차례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 후 폭파했던 최전방 감시초소(GP)를 올 1월에 복원했다고 한다. 이어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 연결도로 일대에 지뢰를 매설했고, 최근엔 동해선의 가로등과 철도 레일까지 제거 중이다. 올 4월부터는 북방한계선(MDL 북쪽 2km) 10곳에서 불모지 조성과 지뢰 매설, 대전차 방벽 추정 구조물 설치, 전술도로 보강 등을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10여 곳에서 1곳당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이 건설 중인 방벽에 대해선 군은 국경선 역할보단 대전차 장애물로 평가했다. 이 구조물은 DMZ 출입문인 북측 통문 4곳에 높이 4∼5m, 폭은 짧게는 수십 m, 길게는 수백 m로 건설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의 코브라볼(RC-135S·사진) 정찰기가 사흘 연속 북한·러시아 인근의 동해상에 출격했다. 코브라볼은 수백 km 밖의 미사일 발사 징후와 발사 후 비행궤적을 추적할수 있다.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무력 과시용 도발 징후를 포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러시아 군사대표단의 방북 중이던 4월 22일에 동해상으로 초대형방사포(KN-25)를 쏜 바 있다. 최근 잠수함 등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17일 군용기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미 코브라볼 정찰기가 14~16일 연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이륙해 동해상으로 날아왔다. 한 번에 10시간 안팎으로 비행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징후를 감시한 것으로 보인다.군 안팎에선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한 시점에 미국의 탄도미사일 추적용 정찰기가 한반도 주변에 연이어 전개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군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움직임이 포착됐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 조만간 탄도미사일을 쏴 올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과거에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전에 코브라볼 정찰기가 한반도 주변에 날아온 경우가 많다.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에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성능의 우수성을 과시하면서 적극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핵추진잠수함과 같은 첨단무기 기술 제공을 적극 구애할 개연성도 있다.일각에선 최근 활발한 동향이 포착된 함남 신포조선소를 주시하는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신포조선소에선 북한이 지난해 9월에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김군옥영웅함)’과 신포급 SLBM 발사잠수함(8·24영웅함), 수중 바지선 등을 건식독에 올려 작업하는 모습이 위성에 잇달아 포착됐다.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SLBM 시험발사 준비 가능성을 추정했다. 북한의 SLBM 발사는 2022년 5월 신포 일대에서 ‘미니 SLBM’을 8·24영웅함에서 쏜게 마지막이다.이후 잠수쐈지만, SLBM(SLCM)은 몇 차례 쐈지만 SLBM 발사는 2년여간 없었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김군옥영웅함에서 SLBM의 첫 발사를 시도할 수 개연성도 배제할수 없다. 로미오급을 개량한 김군옥영웅함은 발사관 10개와 기괴한 형태로 정상 작전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군 관계자는 “하지만 핵장착 SLBM의 발사에 성공할 경우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가 최종 목적에 다다랐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70년을 맞은 한미동맹이 정치 외교적 차원을 넘어 세대를 이어 영속하는 문화 자산으로 승화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11일 오후 경기 양평군의 한 전원주택에 마련된 미술 작업실. 설경철 화백(70·전 고신대 조형미술학과 교수)은 최근 완성한 초대형 화폭을 감회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가로 3.5m, 세로 2.5m로 500호(1호는 우편엽서 크기)에 달하는 이 작품의 제목은 ‘동맹 70’이라고 소개했다.이 작품은 올해 하반기에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기증될 계획이다. 설 화백은 지난해 미 국방부에 작품 기증 의사를 밝혔고, 최근 미 국방부에서 내부 검토를 거쳐 기증 승인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한국 현대미술가의 작품이 미 국방부에 기증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미 국방부는 올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설 화백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검토 중이다.설 화백은 중앙대 회화과 졸업 후 미 뉴욕공대 대학원에서 페인팅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했다. 그는 평생 극사실화를 그렸다. 디지털 기법으로 프린트 된 책 활자 위에 타자기, 종이학, 일그러진 시계 등 다양한 오브제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정밀하고 섬세하다.그가 ‘동맹 70’을 처음 구상한 것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문득 화가로서의 나의 삶과 세계관, 작품 세계에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20여년 전 작고한 설 화백의 부친은 실향민이었다. 개성에서 태어나 1·4 후퇴 때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다. 이후 해병대에 입대해 6·25 전쟁에 참전한 예비역 준위 출신이다.“무척 과묵하셨지만, 미군과 생사를 함께 하며 공산군의 침략에서 조국을 지킨 자부심은 누구보다 크셨습니다.”부친은 아들이 미술가보다는 의사나 군인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아들이 고집을 부리자 ‘반국가적 작품은 그리지 않는다’. ‘어디서 뭘 하든 대한민국을 구한 미국의 저력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조건으로 화가의 길을 승낙했다는 것.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을 거쳐 1996년부터 4년간 뉴욕에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부친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고 설 화백은 회고했다.그는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부친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후 18개월간 초대형 캔버스에 1~2cm 크기의 약 30만장에 달하는 이미지 조각을 꼴라주 기법으로 이어 붙이는 작업에 돌입했다. 각 이미지 조각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비롯해 한미 양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를 망라하는 인물과 사건, 기호, 표식 등이 담겨있다.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린든 존슨 전 미 대통령,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와 부친의 해병대 시절 사진도 들어있다.‘동맹 70’은 무수한 이미지 조각들이 회오리 형상으로 화폭 중앙으로 휘몰아쳐 한데 섞이면서 음양의 조화를 이룬 것과 같은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설 화백은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관계가 세대를 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로 승화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그가 ‘동맹 70’을 구상한 배경에는 아들 제이슨 설 씨(42·한국명 설세진·미 예비역 육군 소령)의 역할도 컸다. 설 씨는 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나온 뒤 장교 양성과정(OCS)을 거쳐 미 육군 정보장교로 한국 등에서 근무한 뒤 전역했다.지금은 캠프험프리(평택 미군기지)의 주한미군 사령부 기획참모부에서 연방 군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설 화백이 작품 기증 의사를 미 국방부에 타진할 수 있었던 것도 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덕분이었다.설 씨는 “제 어린 두 자녀가 나중에 크면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이 계승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말해줄 것”이라며 “아버지의 작품이 그런 메시지를 한미 양국민에게 전달할수 있는 기념비가 될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최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해 말부터 경의선·동해선 육상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동해선 일부 구간의 철로 철거에 나선 데 이어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기 위한 ‘국경선’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한 바 있다. 14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부터 휴전선 일대에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고 있다. 작업은 휴전선 동쪽과 서쪽 중간 지점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지역에서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장벽을 건설하는 정황이 우리 감시자산에도 포착됐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장벽과 북한 내부를 연결하는 전술도로를 새로 건설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했다. 앞서 9일 곡괭이와 삽 등을 든 북한군 20∼30명이 경기 연천 일대에서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한 것도 장벽 건설 작업의 일환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전쟁 중인 교전국’으로 규정했다. 올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선 “경의선 우리 쪽(북측) 구간을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해 접경 지역의 북남(남북)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하기 위한 단계별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관계 단절을 선포했다. 지난해 경의선·동해선 육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올 3월에는 이 길에 설치된 가로등을 철거하는 한편으로 동해선 일부 구간의 침목도 뜯어냈다. 정부 소식통은 “대남관계의 완전한 물리적 단절과 함께 탈북 경로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11일 오후 경기 양평군의 한 미술 작업실. 설경철 화백(70·전 고신대 조형미술학과 교수)이 최근 완성한 초대형 작품을 감회 어린 표정으로 바라봤다. 가로 3.5m, 세로 2.5m로 500호에 달하는 이 대형 작품의 제목은 ‘동맹 70’. 설 화백은 올 하반기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에 이 작품을 기증할 계획이다. 지난해 미 국방부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고, 최근 기증 승인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중앙대 회화과 졸업 후 미 뉴욕공대 대학원에서 페인팅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한 그는 평생 극사실화를 그렸다. 그가 ‘동맹 70’을 처음 구상한 것은 10여 년 전. 설 화백은 “문득 화가로서의 내 삶과 세계관, 작품 세계에 부친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20여 년 전 작고한 설 화백의 부친은 개성 출신 실향민이었다.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와 해병대에 입대해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부친을 이렇게 떠올렸다. “미군과 생사를 함께하며 조국을 지킨 자부심이 누구보다 크셨습니다.” 부친은 아들이 의사나 군인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아들이 고집을 부리자 ‘어디서 뭘 하든 대한민국을 구한 미국의 저력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조건으로 화가의 길을 승낙했다고 한다. 설 화백은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부친의 뜻이 담긴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이후 18개월간 초대형 캔버스에 1∼2cm 크기의 약 30만 장의 이미지 조각을 이어붙였다. 각 이미지 조각엔 태극기와 성조기 등 한미 양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를 망라하는 인물과 사건, 기호, 표식이 담겨 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 대통령,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 유명 영화배우와 부친의 해병대 시절 모습도 들어 있다. 작품은 무수한 이미지 조각들이 회오리처럼 화폭 중앙에서 한데 섞이며 음양의 조화를 이룬 듯한 모습을 묘사했다. 그는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관계가 세대를 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로 승화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에 작품 기증 의사를 타진할 수 있었던 데는 아들 제이슨 설(한국명 설세진·42·미 예비역 육군 소령) 씨의 역할이 컸다. 설 씨는 미국에서 중·고교, 대학을 나와 장교 양성과정(OCS)을 거쳐 미 육군 정보장교로 한국 등에서 근무한 뒤 전역했다. 아들은 지금 평택 미군기지의 주한미군 사령부 기획참모부에서 군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설 씨는 “어린 두 자녀가 크면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이 계승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말해 줄 것”이라며 “아버지 작품이 그런 메시지를 한미 양 국민에게 전하는 기념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의 어머니가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아들의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12일 해병대를 통해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편지에서 “7월 19일이면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돼 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다”며 이 같은 입장을 알린 것. 현재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책임 규명 수사는 경북경찰청에서 하고 있다. 국방부 군사법원에선 당시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등을 다투는 재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선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수사가 각각 진행되고 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전북) 남원과 서울 신사동의 산부인과를 왕복 8시간 다니며 어렵게 얻은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춤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또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 아들이 희생돼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누군가의 지시로 유속이 빠른 흙탕물에 들어가 아들이 희생됐으니, 한 점의 의혹 없이 경찰 수사가 빠르게 종결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들의 사망사고를 조사하다 고통을 받는 박 전 수사단장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시고, 과감히 선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CVN-76·10만t·사진)이 이달 말 부산항에 입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의 오물풍선 연쇄 테러에 대응해 5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가 7년 만에 한국에서 실폭격 훈련을 한데 이어서 미 확장억제의 핵심전력이 전개돼 북한에 경고장을 날릴 것으로 보인다.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말 미 핵추진 항모인 로널드 레이건이 부산항에 입항이 추진되고 있다. 입항 시기는 마지막 주가 유력시된다. 로널드 레이건은 8년 여간 미 7함대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대 임무를 마치고, 올해 하반기 동급 항모인 조지 워싱턴(CVN-73)과 교대할 계획이다.군 소식통은 “미 본토에 복귀하기 앞서 마지막 한국 입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미 핵추진 항모는 2,3척의 이지스 순양함 및 구축함, 핵추진잠수함 등과 함께 항모 타격단을 구성해 임무를 수행한다. 1개 항모타격단의 위력은 웬만한 중소국가의 해·공군력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항모 자체만 해도 5000여 명의 승조원과 70여 대의 최신예 함재기를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3척의 이지스구축함·순양함이 호위를 펼치고, 수중에서는 수십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한 핵잠수함이 항모 타격단 반경 수백 km를 순회하면서 24시간 엄호한다. 로널드 레이건은 부산항 입항을 전해 한반도 인근에서 한미일 3국 연합해상훈련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인근 공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과 잠수함 등과 함께 대북 미사일 방어훈련, 대잠훈련 등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일각에선 이 훈련이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3국이 합의한 ‘프리덤 에지’의 예행연습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한미일 3국 국방장관은 그간 해상훈련에 주로 국한됐던 3국 군사 훈련을 올 하반기부터 수중·사이버 공간 등으로 확대해 입체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육해공은 물론이고, 우주, 사이버 공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훈련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훈련 명칭은 ‘프리덤 에지’로 정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군 20∼30명이 9일 낮 12시 반경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에 즉각 퇴각한 사실을 군이 11일 뒤늦게 공개했다. 9일은 북한이 그 전날 밤부터 3차 ‘오물 풍선’ 테러를 기습 감행하자 우리 군이 오후 5시부터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날이다. 북한군이 10명 이상 MDL을 넘어온 건 9년 만이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경기 연천과 강원 철원 일원 비무장지대(DMZ)에서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받고 북상했다. 대부분 도끼와 삽, 곡괭이를 휴대했지만 소총을 든 경비병도 포함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이들은 MDL을 50m가량 넘어왔다가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 일부가 MDL을 ‘단순 침범’했다”면서 길을 잃어 월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도 브리핑에서 “우리 경고 사격 후 즉시 북상한 걸로 봐서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걸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다른 도발에 앞서 북한이 우리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행한 ‘예비 도발’일 수 있는데도 우리 군이 애써 의미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군이 이번 월선 사실을 이틀 뒤에야 공개한 것을 두고도 사안의 중대성을 간과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군 20∼30여 명이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넘어온 9일 낮 12시 반은 우리 정부가 북한 ‘오물 풍선’ 3차 살포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뒤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그 30분 후 정부는 확성기 방송 재개를 공식 발표한 뒤 오후 5시부터 방송을 북한 지역으로 송출했다. 그런 만큼 북한군 다수가 동시에 이날 비무장지대(DMZ) 깊숙하게 들어와 MDL까지 넘어온 건 우리의 대북 확성기 동향을 밀착 감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 북측 감시초소(GP)에서 대북 확성기를 감시할 때 수풀이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미리 방해 요소를 제거하려고 했을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선 북한이 확성기 포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시야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2015년 8월 북한군은 경기 연천에 설치된 우리 대북 확성기 주변을 포격한 바 있다. 이번에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지역은 연천과 강원 철원 일대였다.● 軍 “단순 침범”…‘국지도발 떠보기’ 관측도 일단 우리 군은 북한군이 의도치 않게 MDL을 침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DMZ 내 북측 지역에 수풀이 우거져 있어 북한군이 MDL 표시를 보지 못해 실수로 넘어왔다는 설명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최근 격화된 남북 대치 국면으로 볼 때 단순 침범으로 단정하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단순 침범으로 평가한 다른 정보도 있다”고 했다. 군 관계자도 “매년 5, 6월이면 DMZ 내에 수풀이 많이 자라 시야 확보가 어려워 북한군이 벌목이나 제초 작업을 한다”면서 “이런 작업을 하다가 넘어온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단순 추측이 아니라 대북 감청 정보 등 구체적인 정보를 종합해 평가한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번 MDL 침범에 앞서 북한은 오물 풍선 테러를 연이어 감행했고,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준비했다. 그리고 이날 실제 방송 송출을 불과 4시간 반 앞두고 북한은 MDL을 침범했다. 북한군은 4월부터 하루에 수백∼수천 명에 달하는 병력을 휴전선 일대에 투입해 지뢰도 매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이번 MDL 월선은 벌목과 제초 작업으로 가장한 북한의 의도적인 침범이자 도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군이 지뢰 도발 등 국지 도발 감행에 앞서 우리 군 경계 태세를 떠보기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은 이번 MDL 침범 11시간 후 “우리(북한)의 새로운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새로운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위협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2015년 7월 북한군 10여 명은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 경고사격에 별다른 대응 사격 없이 돌아갔다”면서 “이 사건 20여 일 후 DMZ에서 목함 지뢰 도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MDL 침범은 DMZ 내 도발의 전조일 수 있다”고 했다. 2015년 7월에도 당시 우리 군 당국은 북한군의 휴전선 침범에 대해 MDL 표시 확인 작업을 하던 중 넘어온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틀 지나서야 침범 사실 공개 이번에 북한군 대부분은 도끼와 곡괭이 등 작업 장비를 들었고, 소수 인원만 소총으로 무장했다고 군은 밝혔다. 2015년 7월 MDL 침범 당시엔 북한군 전원이 소총으로 무장한 바 있다. 다만 이렇게 무장을 최소화한 게 오히려 우리 군 경계를 느슨하게 하려는 계산된 행동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 당국이 북한군 침범 사실을 이틀이 지난 11일 공개한 배경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 오물 풍선 살포와 우리 확성기 방송 재개 대응 등으로 남북 무력 충돌 위험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해 군이 의도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군은 전방 지역 10여 곳에 확성기 40여 개를 9, 10일 이틀에 걸쳐 모두 설치했다. 이와 관련해 합참 관계자는 “단순 해프닝이어서 굳이 (북한군의 침범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면서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9일 경고사격이 있었다는 내용이 확산돼 기자들 문의가 이어져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은 긴장 조성과 염탐을 위해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왔다. 육상과 해상의 접적 지역에서 단순 월선을 가장해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떠본 뒤 기습 도발로 허를 찌른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가 2002년 6월 29일에 발생한 제2연평해전이다. 당시 북한 경비정의 연이은 서해 NLL 침범에도 군은 어선 단속 과정의 우발적 월선으로 속단했다. 북한 경비정이 아군 고속정을 선제 포격하는 기습도발 뒤에야 군은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8월 목함지뢰 도발 20여 일 전 북한군 10여 명이 강원 철원 인근 MDL을 침범했다가 아군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간 것도 ‘도발 예행연습’으로 볼 수 있다. 최전방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킨 뒤 우리 군의 대응을 도발 구실로 삼는 것도 전형적 수법이다. 2022년 10월 북한 상선이 백령도 인근 서해 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 경고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 이후 북한군은 ‘남측이 해상완충구역을 침범했다’며 방사포 10발을 NLL 인근으로 쐈다. 의도적으로 NLL을 넘어와 우리 군의 대응을 유도한 뒤 적반하장 격으로 방사포를 발사해 더 큰 도발의 명분을 쌓은 것. 지난해 4월엔 북한 경비정 1척이 백령도 인근 서해 NLL을 침범하기도 했다. 북한 경비정은 우리 해군 고속정의 10여 차례 경고방송을 무시한 채 남하하다가 기관포 경고사격을 받고서야 북상했다. 일각에선 가시거리가 90m에 그쳐 중국 어선을 쫓는 과정에서 단순 월선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조업 단속을 빌미로 우리 군의 NLL 경계태세를 떠보고, 차후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에 더 무게가 실렸다. 이 밖에도 2014년 10월엔 북한군 20여 명이 MDL 북쪽 50m 지점까지 접근했다가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하자 대응사격을 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MDL과 서해 NLL에서 항시 ‘기만 전술’로 우리 군을 겨냥한 기습도발을 노리고 있다”며 “단순 월선으로 가장한 북한군의 사소한 동향도 예사로 넘겨선 안 된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전방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는 동향이 확인됐다고 군이 10일 밝혔다. 현재까지 설치 장소는 10곳 안팎으로 알려졌다. 전날(9일)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또다시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낸 데 이은 새로운 공세 수순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은 “(10일 오후) 현재까지 대남 방송은 없다”고 했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는 대북 확성기보다 출력이 많이 약하다. 과거 방송 때도 남측 전방지역에선 잘 들리지 않았고 전력 사정이 나빠 방송 시간도 하루 1시간 남짓이었다. 방송 내용은 북한 체제 찬양과 한국 정부 비난 등 대남 비방 일색이었다. 군 관계자는 “대남 심리전 목적보다는 대북 확성기 방송 때 ‘맞불 방송’으로 북한군과 주민이 듣지 못하게 방해하려는 목적이 클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9일 밤 한국이 대북 전단과 대북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한다면 새로운 대응을 목격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새로운 대응’엔 대남 확성기 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가 포함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대대적 사이버 공격이나 무인기의 동시다발 침투 등으로 우리 사회의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에 포 사격 등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군 소식통은 “꽃게 조업이 한창인 NLL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남측에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15년 8월처럼 대북 확성기를 향해 총·포격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군은 최전방 부대의 포병 전력으로 즉각 응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KN-25)로 대북 확성기를 타격하는 등 고강도 도발 개연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전방 부대는 진돗개 발령 대기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진돗개’는 적 국지 도발이 예상되거나 발생할 시에 군이 내리는 경계 조치다. 평시엔 ‘진돗개 셋’으로 유지하다 적 도발 위협이 예상될 때 ‘둘’, 도발 시 ‘하나’로 격상된다. 2015년 8월 북한의 확성기 조준 포격 당시 군은 해당 부대를 시작으로 전군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핵 공격을 해올 경우 한국의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으로 공동 대응하는 내용의 ‘공동지침’ 작성을 한미 양국이 사실상 완료했다. 북한의 핵 공격에 맞선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핵우산)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이다. 한미는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3차 핵협의그룹(NCG) 회의 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 언론성명을 발표했다. 미 측 수석대표인 비핀 나랑 미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 대행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신뢰 가능하고, 효과적인 동맹의 핵 억제 정책 및 태세 유지·강화를 위한 원칙과 절차를 제공하는 ‘공동지침 문서’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NCG 출범) 불과 1년 만에 이룬 역사적 업적”이라며 “공동지침 문서는 항구적, 영속적인 협의체로서의 NCG 위상과 확장억제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공동지침 문서는 기밀인 만큼 세부 내용은 비공개다. 다만 유사시 미국의 핵전력이 투입되는 한미 핵 작전 수행에 필요한 연습과 실전 교본, 커뮤니케이션 체계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북한 핵 공격 수위 및 유형에 따라 한미의 핵·재래식 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구체적 절차 및 방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한미는 공동지침 문서에 기반해 한미 연합 개념, 연습, 활동에 대한 협력과 공조를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 연습에서 북한 핵 공격을 상정한 핵 작전 연습을 처음 시행할 예정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일제강점기 경기 화성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다가 일제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독립유공자 김흥열 지사 일가 6위의 유해를 순국 105년 만에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합동봉안식이 10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다고 국가보훈부가 밝혔다. 김 지사는 1919년 4월 경기 화성 향남면 발안 장날에 동생과 조카, 동료들과 독립만세 시위를 주도했다. 군중과의 충돌 과정에서 일본 경찰이 돌에 맞아 사망하자 일제는 시위 군중을 닥치는 대로 체포해 고문했다. 일제 군경은 같은 해 4월 15일엔 화성(옛 수원군) 향남읍 제암리에서 주민들을 교회에 모이게 한 뒤 집단 학살하는 제암리 만행을 저질렀다. 이어 인근 화성 팔탄면 고주리로 이동해 김 지사와 그의 동생 2명, 조카 3명을 칼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우기까지 했다. 주민들은 김 지사 일가의 유해를 수습해 현 화성시 팔탄면 공설묘지에 안장했다. 고인들에겐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수여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아듀, 하늘의 도깨비.’ 7일 경기 수원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는1969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한 후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한 F-4 팬텀 전투기의 퇴역식이 열렸다. F-4는 최대 190여 대까지 운용됐는데 수원기지의 마지막 3대가 이날 퇴역하면서 ‘하늘의 도깨비’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팬텀 제로원, 마지막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복귀하기 바람. 팬텀 제로원 출격.”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출격 명령에 따라 F-4E 2대는 활주로를 박차고 마지막 비행에 나섰다. 이어 F-4 첫 도입 당시 조종사와 정비사로 각각 근무했던 이재우 동국대 석좌교수(예비역 소장)와 이종옥 예비역 준장 등 전현직 임무요원에게 감사장과 표창장이 수여됐다. 이 교수가 “하늘의 도깨비, F-4 팬텀이여 안녕”이라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비행 후 기지에 착륙한 F-4E 2대에서 내린 김도형 소령(40·공사 56기) 등 조종사 4명은 신 장관에게 임무 종료를 보고하고, 조종간을 증정했다. 55년간 이어온 F-4의 모든 임무가 종료됐음을 상징하는 순간이었다. 신 장관은 F-4E에 ‘명예전역장’을 수여하고, 기수에 축하 화환을 걸어주었다. 기체에 “전설을 넘어 미래로!”라는 기념 문구도 썼다. 이어 F-4와 동고동락했던 예비역 인사들과 끝까지 F-4와 함께한 제155전투비행대대원 등 수원기지 장병들도 작별 인사를 건넸다. 후배 전투기들의 축하 비행도 이어졌다. F-16 전투기 5대는 F-4의 임무 기간(55년)을 상징해 비행 중 55발의 플레어(적 미사일 회피용 적외선섬광탄)를 쐈다. F-4가 배치됐던 대구와 청주, 중원기지를 각각 대표하는 F-15K, F-35A, KF-16의 편대비행으로 행사는 막을 내렸다. 반세기 넘게 활약한 ‘하늘의 도깨비’와 관련된 일화도 많다. 1969년 8월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F-4D 6대 중 1번기를 조종한 강신구 중령(당시 38세)은 당시 최고 배우였던 신성일(본명 강신성·2018년 별세)의 친형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대규모 ‘오물풍선’ 테러를 감행한 1일 최전방의 육군 사단장이 부하들과 술을 곁들여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최전방 지휘관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 1사단장인 A 소장은 1일 늦은 저녁까지 참모들과 음주 회식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합참은 풍향 등을 근거로 북한의 오물풍선 추가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며 예하부대에 철저한 대비태세를 내린 상태였다. A 소장은 북한의 오물풍선이 날아든지 약 2시간이 지난 뒤에야 술에 취한 상태로 부대 지휘통제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진부대’로 불리는 1사단은 임진강 서쪽 지역부터 개성공단 출입로, 도라산역, 도라전망대, 공동경비구역(JSA) 등의 최전방 경계를 담당하는 부대다. 육군 관계자는 “적의 도발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최전방 사단장이 음주 회식을 한 것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상급제대(지상작전사령부)에서 A 소장 등을 상대로 감찰 조사가 진행중이며.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다만 당시 중령급 참모를 반장으로 한 긴급조치조는 사단 지휘통제소에 소집돼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중이었다고 설명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7일 경기 수원 공군기지에서 F-4 팬텀(사진) 퇴역식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렸다. 1969년 8월 29일 당시 임충식 국방부 장관 등 군 지휘부가 참석해 대구 공군기지에 도착한 F-4D 6대 인수식을 개최한 이후 55년 만이다. 반세기 넘게 조국 영공 수호 임무를 끝내고 전역을 명받은 것. F-4는 1969년 미국에서 특별군사원조로 처음 도입된 뒤 1980∼90년대 최대 190대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돼 운용됐다. 앞서 F-4D는 2010년, RF-4C(정찰기)는 2014년에 각각 퇴역했다. 제작사가 검증한 F-4의 설계수명(4000시간)보다 훨씬 장기간 운용한 것이다.이후 수원기지의 마지막 F-4E 3대도 이날 퇴역하면서 ‘하늘의 도깨비’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이날 행사는 공군 학사장교로 F-4가 배치된 수원기지에서 근무했던 손범수 아나운서와 서현정 공군 소령 사회로 진행됐다. 공군 군악대와 장대 축하공연과 F-4의 주요 활약상이 담긴 기념영상이 공연됐다.행사장에는 F-4를 타고 임무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조종사들을 위한 ‘호국영웅석’도 마련됐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식순에선 이 자리에 조종헬멧과 태극기가 헌정됐다.신 장관의 출격 명령에 따라 도입 초기 정글색 도색을 한 F-4E 2대가 굉음을 내면서 활주로를 박차고 마지막 출격에 나섰다. 이후 55년 전 F-4 전투기 첫 도입 당시 조종사와 정비사로 각각 근무했던 이재우 동국대 석좌교수(예비역 소장)와 이종옥 예비역 준장이 등 전·현직 임무 요원들에 대한 감사장, 표창장이 수여됐다.이후 마지막 비행을 끝내고 기지에 착륙한 F-4E 2대에서 내린 김도형 소령(공사 56기·40) 등 조종사 4명은 신 장관에게 임무 종료를 보고하고, 조종간을 증정했다. 55년간 이어온 팬텀의 모든 임무가 종료됐음을 상징하는 순간이었다.신 장관의 F-4E 3대에 ‘명예전역장’을 수여하고, 기수에 축하 화환을 걸어주었다. 기체에 “전설을 넘어 미래로!”라는 기념 문구도 직접 썼다. 이어 팬텀과 동고동락했던 예비역 장병들과 마지막까지 팬텀과 함께한 제153전투비행대대원 등 수원기지 장병들도 기체 이곳저곳을 어루만지면서 작별 인사를 건넸다.마지막으로 F-35A 스텔스전투기 등 후배 전투기들이 축하 비행에 나섰다 F-16 5대는 F-4의 임무 기간(55년)을 상징해 비행 중 55발의 플레어(적 미사일 회피용으로 쏘는 적외선섬광탄)를 발사했다. KF-16 6대와 FA-50 5대도 기지 상공으로 날아들었다. 1969년 처음 도입한 F-4D 6대와 1975년 인수한 방위성금 헌납기 5대를 각각 상징한 것. 이 밖에 F-4의 모기지였던 대구, 청주, 중원기지를 대표하는 F-15K, F-35A, KF-16의 편대비행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반세기 넘게 활약한 ‘하늘의 도깨비’와 관련된 일화도 많다. 1969년 8월 29일 미국에서 특별군사원조 방식으로 최초 도입된 F-4D 6대 가운데 1번기 조종사는 강신구 중령(당시 35세)으로 당대 최고의 배우였던 신성일 씨(본명 강신성·2018년 별세)의 친형이다.당시 인도식에는 신 씨 등 가족들이 참석해 강 중령에게 화환을 걸어주면서 축하했다.F-4는 탁월한 비행 성능과 공대공, 공대지 능력으로 많은 전과를 올렸다. 1971년 6월에 소흑산도(현 가거도) 근해에 출몰한 북한 대형 무장간첩선을 추격해 격침시켰다. 1983년 2월에는 이웅평 북한군 대위의 미그기 귀순 유도작전, 1998년 2월에는 동해에 출몰한 러시아 정찰기 차단작전 등 주요 안보 국면에서 맹활약을 펼쳤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 공군의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5일 한반도로 날아와 정밀유도장치가 달린 실제 폭탄을 투하하는 실무장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가 한국에서 폭격 훈련을 한 것은 2017년 7월 이후 7년 만이다. 북한의 대규모 ‘오물 풍선’ 테러 등이 이어지자 정부는 4일 9·19 남북군사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했다. 효력 정지 하루 만에 미국의 핵심 확장억제(핵우산) 전력인 B-1B까지 이날 전개한 건 북한이 도발하면 한미 연합전력으로 보복 응징하겠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우리 군은 9·19 합의 효력 정지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5km 이내와 서북도서에서 사격훈련 재개도 예고했다. 이날 군에 따르면 B-1B 1대가 괌 기지에서 한반도로 날아와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전투기, F-15K 전투기 등과 연합 공중훈련을 진행했다. B-1B는 우리 공군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500파운드(약 227kg)급 GBU-38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해 지상 모의 표적을 파괴하는 훈련도 했다. JDAM은 재래식 폭탄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 등 유도 키트를 장착한 정밀유도무기다. 공중 투하 후 최대 28km 밖의 지상 표적을 수m 오차로 타격할 수 있다. B-1B는 GBU-38 JDAM을 최대 48발까지 실을 수 있다. 음속의 1.2배 속도(시속 1530km)로 초음속 비행도 가능하다. 이날 F-15K 2대도 GBU-38 JDAM 투하 훈련에 동참했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군은 “이번 훈련에선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와 B-1B가 동시 실사격으로 모의 표적들을 타격했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6·25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용사 형제가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했다. 국방부는 5일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를 먼저 묻힌 전병화 이등상사(중사)의 묘역에 함께 안장하는 ‘호국의 형제’ 안장식을 거행했다. 이번 안장식은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진행됐다. 6·25 국군 전사자 형제가 국립현충원에 나란히 안장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전 하사는 1925년 경기 고양군(현 서울 성동구)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6·25전쟁이 터지자 1950년 10월 자진 입대해 국군 8사단 소속으로 1951년 2월 ‘횡성 전투’와 그해 4월 ‘호남지구 토벌 작전’에서 북한군 소탕에 기여했다. 이어 1951년 8월 강원 인제로 이동한 뒤엔 중·동부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북한군과 격전을 펼치다 ‘노전평 전투’에서 26세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21년 6월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수습됐다. 2023년 11월에는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동생인 전 이등상사는 삼남으로 태어나 1949년 7월 입대했다. 이후 국군수도사단 소속으로 1950년 6월 ‘한강 방어선 전투’와 10월 ‘원산 진격전’을 거쳐 1951년 11월 강원 고성으로 이동해 ‘월비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20세의 나이로 산화했다. 고인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고, 그의 유해는 전쟁 직후 수습돼 1959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두 형제가 사후 상봉을 하게 된 데는 차남 전병철 씨(2014년 작고)의 역할이 컸다. 전 씨도 형과 동생을 따라 1950년 12월 부산 제2훈련소에 입대해 육군병참단과 육군인쇄창에서 복무한 후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로 만기 전역한 참전용사다. 전 씨가 2011년 군 유해감식단에 제출한 유전자(DNA) 시료가 맏형인 전 하사의 유해 신원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유족 대표인 전춘자 씨(68·전병철 씨의 장녀)는 “아버지께선 생전에 큰아버지의 귀환을 기다리며 숱한 날을 눈물로 지새우셨다”며 “오랜 세월이 걸렸지만 두 분의 넋이라도 한자리에 모시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 공군의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5일 한반도로 날아와 실제 폭탄을 투하하는 실무장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가 한국에서 폭격 훈련을 한 것은 2017년 7월 이후 7년 만이다.북한의 대규모 ‘오물풍선’ 테러 등이 이어지자 정부는 4일 9·19 남북군사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했다. 효력 정지 하루 만에 미국의 핵심 확장억제(핵우산) 전력인 B-1B까지 이날 전개한 건 북한이 도발하면 한미 연합전력으로 보복 응징하겠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우리 군은 9·19 합의 효력 정지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5km 이내와 서북도서에서 사격훈련 재개도 예고했다. 이날 군에 따르면 B-1B 1대가 괌 기지에서 한반도로 날아와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전투기, F-15K 전투기 등과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했다. B-1B는 우리 공군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500파운드(약 227kg)급 GBU-38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해 지상 모의 표적을 파괴하는 훈련도 했다. JDAM은 재래식 폭탄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 등 유도키트를 장착한 정밀유도무기다. 공중 투하 후 최대 28km 밖의 지상 표적을 수m 오차로 타격할수 있다. B-1B는 GBU-38 JDAM을 최대 48발까지 실을 수 있다. 음속의 1.2배 속도(시속 1530km)로 초음속 비행도 가능하다.이날 F-15K 2대도 GBU-38 JDAM 투하 훈련에 동참했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군은 “이번 훈련에선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와 B-1B가 동시 실사격으로 모의 표적들을 타격했다”고 강조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6·25전쟁에서 전사한 국군용사 형제가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했다.국방부는 5일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를 먼저 묻힌 전병화 이등상사(중사)의 묘역에 함께 안장하는 ‘호국의 형제’ 안장식을 거행했다. 이번 안장식은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진행됐다. 6·25 국군 전사자 형제가 국립현충원에 나란히 안장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전 하사는 1925년 경기 고양군(현 서울 성동구)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6·25전쟁이 터지자 1950년 10월 자진 입대해 국군 8사단 소속으로 1951년 2월 ‘횡성전투’와 그해 4월 ‘호남지구 토벌작전’에서 북한군 소탕에 기여했다.이어 1951년 8월 강원 인제로 이동한 뒤엔 중·동부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북한군과 격전을 펼치다 ‘노전평 전투’에서 26세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21년 6월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수습됐다. 2023년 11월에는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동생인 전 이등상사는 삼남으로 태어나 1949년 7월 입대했다. 이후 국군수도사단 소속으로 1950년 6월 ‘한강 방어선 전투’와 10월 ‘원산 진격전’을 거쳐 1951년 11월 강원 고성으로 이동해 ‘월비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20세의 나이로 산화했다. 고인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고, 그의 유해는 전쟁 직후 수습돼 1959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오랜 세월이 지난 뒤 두 형제가 사후 상봉을 하게 된 데는 차남 전병철 씨(2014년 작고)의 역할이 컸다. 전 씨도 형과 동생을 따라 1950년 12월 부산 제2훈련소에 입대해 육군병참단과 육군인쇄창에서 복무한 후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로 만기 전역한 참전용사다. 전 씨가 2011년 군 유해감식단에 제출한 유전자(DNA) 시료가 맏형인 전 하사의 유해 신원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고 군은 설명했다.유족 대표인 전춘자 씨(68·전병철 씨의 장녀)는 “아버지께선 생전에 큰아버지의 귀환을 기다리며 숱한 날을 눈물로 지새우셨다”며 “오랜 세월이 걸렸지만 두 분의 넋이라도 한자리에 모시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