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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강동구에 사는 60대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분가한 자녀의 물건이 눈에 띄어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버리기는 아깝고 처분 비용도 들어 딸의 권유로 동네 주민끼리 사고팔 수 있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당근마켓을 내려받았다. A 씨는 “안 쓰는 물건을 팔아 용돈도 벌고, 이웃을 만나 담소도 나눌 수 있어 중고거래 앱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2.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B 씨는 최근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서 400만 원을 주고 명품 가방을 샀다. 신상품 대비 50만 원가량 싼 데다, 향후 해당 브랜드가 상품 가격을 인상하면 중고 가치도 덩달아 올라 재테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서다. B 씨는 “유명 연예인이 착용해 품절된 한정판이나 급매물을 사면 당장 십수 만 원의 차익도 가능해 키워드 알림을 설정해놓고 습관적으로 앱을 켠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인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팬데믹(대유행) 이후로 모바일 거래에 익숙해진 50대 이상 중장년층 소비자들이 진입하고 있는 데다 재판매를 통한 재테크를 놀이처럼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4년생)’들이 늘어나면서 중고거래 시장의 외연이 확대된 덕분이다.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서 생계가 불안해진 직장인들도 종종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은 8월 월간순이용자수(MAU)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9일 밝혔다. 국내에서 MAU 1000만을 넘어선 서비스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정도다. 당근마켓은 거주 지역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인증해 같은 동네(전국 읍면동 단위 6577개 지역)에 있는 이웃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2015년 7월 출시됐다. 2018년 8월 MAU 100만 명을 넘어섰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며 성장세가 가팔라져 2년 새 이용자가 10배로 늘었다. 앱 다운로드 수만 2000만 회. 이용자들은 당근마켓을 월평균 24회 접속하고, 하루에 20분 정도 이용한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이달부터 이웃끼리 지역 소식을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동네생활)를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 오픈했다. 이 서비스만 MAU가 230만 명이다. 또 인테리어, 이사 업체 및 카페, 미용실 등의 동네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근처’ 서비스도 내놨다. 김용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앱 장터에서 카테고리를 기존 ‘쇼핑’에서 ‘소셜’로 변경했다”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을 연결해주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올해 1∼8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연내 1조3000억 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특히 명품이나 한정판 패션 잡화 같은 소장 가치가 있는 물건들을 재판매하는 MZ세대 이용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플랫폼의 MZ세대 가입 비중은 80%를 넘는다.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해 별도 앱까지 내놓은 ‘중고나라’의 가입자는 1월 2260만 명에서 8월 현재 2357만 명으로 4%가량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상의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이용자 연령층 확대로 골프 캠핑 명품 부동산 등 카테고리에서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1. 서울 강동구에 사는 60대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분가한 자녀의 물건이 눈에 띄어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버리기는 아깝고 처분 비용도 들어 딸의 권유로 동네 주민끼리 사고팔 수 있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당근마켓을 내려받았다. A 씨는 “안 쓰는 물건을 팔아 용돈도 벌고, 이웃을 만나 담소도 나눌 수 있어 중고거래 앱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2.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B 씨는 최근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서 400만 원을 주고 명품 가방을 샀다. 신상품 대비 50만 원 가량 싼데다, 향후 해당 브랜드가 상품 가격을 인상하면 중고 가치도 덩달아 올라 재테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서다. B 씨는 “유명 연예인이 착용해 품절된 한정판이나 급매물을 사면 당장 십수 만 원의 차익도 가능해 키워드 알림을 설정해놓고 습관적으로 앱을 켠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인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팬데믹(대유행) 이후로 모바일 거래에 익숙해진 50대 이상 중장년층 소비자들이 진입하고 있는데다 재판매를 통한 재테크를 놀이처럼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4년생)’들이 늘어나면서 중고거래 시장의 외연이 확대된 덕분이다.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서 생계가 불안해진 직장인들도 종종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은 8월 월간순이용자수(MAU)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9일 밝혔다. 국내에서 MAU 1000만을 넘어선 서비스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정도다. 당근마켓은 거주 지역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인증해 같은 동네(전국 읍면동 단위 6577개 지역)에 있는 이웃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2015년 7월 출시됐다. 2018년 8월 MAU 100만 명을 넘어섰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며 성장세가 가팔라져 2년 새 이용자가 10배로 늘었다. 앱 다운로드 수만 2000만 회. 이용자들은 당근마켓을 월 평균 24회 접속하고, 하루에 20분 정도 이용한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이달부터 이웃끼리 지역 소식을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동네생활)를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 오픈했다. 이 서비스만 MAU가 230만 명이다. 또 인테리어, 카페, 미용실, 이사 등 동네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근처’ 서비스도 내놨다. 김용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앱 장터에서 카테고리를 기존 ‘쇼핑’에서 ‘소셜’로 변경했다”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을 연결해주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올해 1~8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연내 1조3000억 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특히 명품이나 한정판 패션 잡화 같은 소장 가치가 있는 물건들을 재판매하는 MZ 세대 이용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플랫폼의 MZ 세대 가입 비중은 80%를 넘는다.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해 별도 앱까지 내놓은 ‘중고나라’의 가입자는 1월 2260만 명에서 8월 현재 2357만 명으로 4% 가량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상의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이용자 연령층 확대로 골프 캠핑 명품 부동산 등 카테고리에서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

‘온라인 커머스’하면 떠오르는 기업은 네이버, 쿠팡, G마켓, 옥션, 11번가 등일테다. 배달까지 외연을 넓히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정도. 이미 이커머스 시장에서 우뚝 솟은 회사들이 이렇게나 많다. 요즘은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들도 온라인 사업 확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이들 모두 ‘싸다’ ‘빠르다’라는 키워드를 앞세우며 이용자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 이커머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공예’라는 한편으로는 작아 보이는 영역에서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아이디어스(회사명 백패커)다. 이 회사는 앞서 언급한 회사들에 비하면 ‘비싸다’ ‘느리다’ 키워드와 더 가깝다. 그런 아이디어스는 최근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만 1000만을 넘어섰다. 월간순이용자수(MAU)는 400만 명, 전년 동기(230만 명)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제는 더 이상 작다고 치부할 수 없는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MZ 세대 눈높이 맞춘 플랫폼 “작가(아이디어스에서는 판매자들을 부르는 호칭)들은 고객들로부터 주문이 들어오면 그제야 물건을 만들기 시작해요. 가죽 지갑을 만드는 작가는 좀 더 좋은 가죽을 쓰려하기에 포털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최저가 상품들에 비해 단가가 높아요. 배송은 일주일이나 걸리기도 하고, 가구 같은 품목은 심지어 한 달까지 걸리죠. 그럼에도 이용자들이 사고, 또 삽니다(재구매율 80%). 그 이유는 똑같은 모습의 공산품을 쓰기 싫어하고, 개성적이면서 독특한 물건을 쓰고 싶어 하는 ‘MZ 세대’들의 소비 패턴에 아이디어스가 부합한 덕분인 것 같아요.”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아이디어스의 성장세를 이렇게 분석하고 있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특수로 맞이한 것과는 다르게 아이디어스는 팬데믹(대유행)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평균 월 거래액이 80억 원이었다면, 올해는 170억 원을 넘는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올해 2000억 원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는 “생필품을 파는 이커머스가 아니어서 코로나19의 영향과 관계없이 꾸준히 거래액이 늘어나고 있으며 월간, 연간 두 배씩 성장했다”며 “다만 코로나19 직후에는 수공예 마스크가 많이 팔렸다면, 팬데믹(대유행)이 일상화된 지금은 마스크를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마스크스트랩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작가 로열티 높이고 소비자 팬덤 늘리고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도 수공예 판매자들이 입점해있다. 굳이 아이디어스를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아이디어스에 입점해서 판매하면 내야하는 수수료도 저렴한 편은 아니다. 작가는 입점 수수료 5만원에 매출 수수료 15%를 내는 방법과 입점 수수료 없이 매출 수수료 22%를 내는 방법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카테고리별로 다르지만 매출의 5~16% 가량을 수수료로 받아가고 있다.) “다른 이커머스 서비스에 입점한 업체는 수십만 곳이 넘어요. 경쟁이 치열해 판매자들이 상품을 노출시키기가 어렵죠. 노출하려면 광고비를 많이 집행해야 해요. 수수료도 높아 수익을 내기도 힘듭니다. 무엇보다도 수공예 생산 단가가 있다보니 최저가로 판매하기도 쉽지 않아요. 빨리 배송해주기도 어렵고요. 이런 이커머스 환경에 익숙한 이용자들의 니즈를 수공예 작가들이 맞춰주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수공예 작가들은 이커머스에 입점하는 순간 ‘갈 데까지 갔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싸게 만들어서 빨리 갖다 주는 물건 자체를 만들고 싶지 않은 거죠. 일종의 자존심입니다.” 수수료는 경쟁사 대비 조금 높게 받는 듯 보이지만 아이디어스는 작가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받은 만큼 돌려주고 있다고 믿는다. 작가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방법으로 아이디어스는 아무나 입점 시키지 않는 방식을 취했다. 입점을 하려면 심사를 거쳐야만 한다. 심사를 통과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입점 심사 양식에 맞춰 신청하는 방법이다. 아이디어스는 작가의 작품성, 차별성, 독창성 등을 평가해 입점 여부를 결정한다. 두 번째는 기존 입점 작가의 추천을 받는 것이다. 입점 작가는 신규 작가를 두 명까지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음으로써 아이디어스의 로열티를 느낀다. 세 번째는 아이디어스로부터 먼저 제안을 받는 방법이다. 아이디어스 직원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실력은 있지만 온라인에는 아직 발을 들이고 있지 않았던 작가들을 찾고 있다. 네 번째는 협력 대학에서 솜씨를 발휘하는 것이다. 아이디어스와 손잡은 대학에서 공예, 도예를 전공한 학생들 일부는 아이디어스에 곧장 입점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쟁사에 입점하지 않고 아이디어스에만 판매하는 작가들이 많다. 이렇게 입점한 작가는 2만 여 명 정도다. 나아가 아이디어스는 작가와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요소들을 접목했다. 여기서부터는 플랫폼이 작가에게 돌려주는 부분이다. 작가를 팔로하면 새로 올라온 상품 정보를 받아 볼 수 있고, 쿠폰 혜택도 주어지며, 그들을 후원(팁)할 수도 있다. 나아가서는 작가들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기도 하고, 무상으로 로고를 디자인해주기도 한다. 2019년부터는 공유 공방을 열어 작가들의 사업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플랫폼과 작가 모두 동반성장하고 있다. 아이디어스의 매출 상위 10% 작가들은 월 10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낸다. 연간 억 대 매출을 내고 있는 셈이다.●플랫폼 확장서 상품 개선, 해외 진출로 김 대표의 시선은 이미 한국을 넘어서 있었다. 국내 시장을 거점으로 동남아까지 사업을 확대해 미국 온라인 수공예 플랫폼 ‘엣시’에 견줄 수 있는 기업으로 키운다는 포부다. 엣시는 시가총액 13조 원이 넘는 기업이다. 이를 위해서 정보람 전 쿠팡 대표를 영입했고, 조만간 C레벨들을 대거 영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2020년 6월에는 3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사업 전 영역에서 직급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열린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무한정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상품을 개선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사용자를 더 모으는데 집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이용자들이 어느 지점에서 이탈을 하는지 확인하고 이를 개선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업의 확장입니다. 확장은 여러 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는데요. 우선 남성 이용자들에게 확장하려 합니다. 아이디어스의 90% 이용자가 여성입니다. 어떻게 남성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지요. 다음은 작품 뿐만 아니라 교육으로의 확장입니다. 온오프라인 클래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죠. 마지막으로는 해외로의 확장입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대학생 김모 씨(20)는 얼마 전 온라인 수공예(핸드메이드) 거래 사이트 아이디어스에서 6만 원이 넘는 수제 가죽 지갑을 주문했다. 배송에 한 달이 걸리고, 가격도 온라인 최저가로 파는 공산품에 비하면 비쌌다. 하지만 수공예 장인이 만들어주는 데다 이름까지 새겨주는 데 큰 매력을 느꼈다. 김 씨는 “세상에서 오로지 나만 갖고 있다는 특별함을 주기에 배송이 늦고, 가격이 비싸도 감수한다”고 했다. 온라인 수공예 거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최저가’와 ‘빠른 배송’을 특징으로 하는 기존 이커머스 시장의 문법에 역행하지만, 개성과 독특함을 중시하는 ‘MZ 세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8일 국내 최대 온라인 수공예 플랫폼 아이디어스에 따르면 8월 월간순이용자 수(MAU)는 400만 명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230만 명) 대비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올해 연간 거래액도 지난해(1080억 원)의 두 배가량인 2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대량 생산되는 공산품보다 개성 있고 독특한 상품을 사려는 MZ 세대들의 수요가 있다. 아이디어스 이용자 70%가 ‘2030’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상황이 겹쳐 이커머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기도 하다. 최근의 인기 품목은 목에 거는 마스크 스트랩이나 커플용 스마트폰, 무선이어폰 케이스 등이다. 재구매율은 80%로 높다. 무엇보다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했던 수공예 작가들만을 위한 판매처가 생겼다는 점이 핵심 성장 요인이다. 네이버, 쿠팡, 11번가 등 기존 이커머스에서도 판매할 수 있지만 입점 업체가 수십만 곳이어서 경쟁이 치열하다. 상품을 제대로 노출하려면 막대한 광고비도 집행해야 한다. 아이디어스의 경우 심사를 거친 작가(현재 2만 명)만 입점시키고 있어 최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품질로만 승부할 수 있다. 그 덕분에 매출 상위 10% 작가들은 월매출 1000만 원 이상을 올리는 등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수공예 시장의 확대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등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05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온라인 수공예몰 엣시에는 현재 판매자 310만 명의 7200만 개 상품이 진열돼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거래액은 40억 달러(약 4조7200억 원). 현지에서 아마존, 이베이, 월마트, 타깃의 뒤를 잇고 있을 정도로 커졌다. 엣시는 수공예몰로는 유일하게 상장해 현재 시가총액만 113억7000만 달러(약 13조5300억 원)에 이른다. 2012년 일본에서 선보인 사이트 ‘민메’는 판매자 67만 명의 1183만 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상반기 거래액만 75억3000만 엔(약 840억 원)이 넘는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성이 강한 MZ 세대들의 다양한 취향을 온라인 커뮤니티처럼 소화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마련한 덕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MP3 신화’로 잘 알려진 아이리버가 최근 브랜드 출시 20주년을 계기로 회사 최초의 TV를 선보이면서 제조 명가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를 주인으로 맞은 이후 음원(뮤직)과 제품(디바이스) 두 축으로 사업을 재편해온 아이리버는 TV를 넘어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까지 소비자의 일상에 필요한 가전들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7일 아이리버 운영사인 드림어스컴퍼니에 따르면 구글 인증을 받은 안드로이드TV(50인치)와 일반 TV 2종(43, 55인치)까지 총 3종의 아이리버TV를 지난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이리버TV의 가격은 49만9000원(안드로이드TV 기준). 초고화질(UHD) 4K 해상도와 테두리를 없앤 베젤리스 디자인이 특징이다. 아이리버는 2000년대 초반 카세트, CD플레이어 시장을 대체하는 MP3를 선보이며 애플을 능가하는 혁신 기업으로 손꼽혔다. 아이리버의 자신감은 미국 뉴욕 한복판에 내건 “사과(애플)를 씹어버리겠다”는 광고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아이리버는 2012년 출시한 MP3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고음질 휴대용 오디오 플레이어 브랜드 아스텔앤컨을 선보이며 재기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제는 20여 년간 쌓아온 오디오 기술을 기반으로 TV를 비롯해 생활가전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는 TV 출시를 기획해 지난해 개발을 시작했다. TV 핵심 부품인 패널 기술의 평준화에 따른 가격 인하로 접근성이 높아졌다. 구글의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OS)를 활용할 수 있어 직접 비용과 인력을 들여 OS를 만들지 않고도 콘텐츠를 골라서 소비할 수 있는 스마트TV를 구현할 수 있게 된 점도 한몫했다. 여기에 20년간 MP3를 개발해왔던 아이리버만의 오디오 기술력을 더해 독창성을 살렸다. 백창흠 아이리버사업본부장은 “중국산 TV를 살 때 품질과 사후관리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데 우리의 판매,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며 중저가 TV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리버는 TV뿐 아니라 CD플레이어, 블루투스 스피커, 유무선 이어폰, 충전기 보조배터리 등 20종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생활 속에 존재하는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발견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킬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자 TV 외 새로운 제품 개발도 고민 중”이라는 게 아이리버의 설명이다. 당장은 블루투스 무선이어폰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에 오디오 잭이 사라져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8월에는 미니언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무선이어폰을 내놨고, 연말까지 차별화된 음질을 제공할 아스텔앤컨 무선이어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백 본부장은 “TV와 무선이어폰 출시를 계기로 MP3라는 혁신 기기를 출시했던 20여 년 전의 벤처 정신을 다시금 되살리려 한다”고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구글이 웹툰, 웹소설, 음원 스트리밍,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비(非)게임 앱을 만드는 기업들에 구글 인앱 결제(앱 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애플과 달리 게임 앱에 한해서만 자사 인앱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고 있다. 구체적인 적용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개발사 입장에서 인앱 결제 시스템 사용보다 더 큰 걱정거리는 수수료 부담이다. 게임 앱 개발사들은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대가로 구글에 매출의 30%를 떼어주고 있다. 비게임 앱 개발사도 현재 자발적으로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쓰고 있다면 같은 비중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 사용을 사용하면 반드시 수수료를 내야한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자체 구축한 결제 시스템을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도 번거로운데 안 내던 수수료까지 내야할 수 있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 것이다. 앱 마켓이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돈은 막대하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빅3’ 게임업체에서 구글과 애플에 낸 수수료만 지난해 1조5000억 원에 달할 정도. 2018년 기준으로 구글 앱 마켓 플레이스토어의 국내 매출은 5조4098억 원, 애플 앱스토어는 2조1211억 원으로 추산된다. 비게임 앱까지 수수료 적용을 확대하면 구글이 국내에서 벌어가는 매출은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개발사가 지불해야 할 수수료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월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 사용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나섰다. ―어떻게 알려졌나. 구글 측은 비게임 앱에 대한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고, 나아가 수수료까지 부여하는 데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글의 움직임이 바깥으로 새어 나갔을까. 구글 측이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계에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써달라는 요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다만 구글 측은 수년 전부터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의 인앱 결제 시스템 사용 독려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뜻이다.―구글은 왜 인앱 결제를 강요할까. 구글이 자사 인앱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도록 독려하는 데에는 앱 마켓 내에서 결제와 관련한 민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은 뒤 가상 재화를 구매했는데 정작 사용할 수 없거나, 중복 결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 실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결제 관련 민원은 2016년 47만 건에서 2017년 62만 건, 2018년 70만 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전 세계에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에서 제기되는 민원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장 많은 불만은 정기구독 서비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북, 음원 스트리밍, 동영상 스트리밍 등은 월 단위로 구독해서 이용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들이다. 이 같은 소비자 피해의 상당 부분은 개발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결제 시스템 내지는 외부의 공신력 없는 결제 시스템을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용 절감 문제도 있다. 앱 장터에 올라오는 비게임 앱들이 각기 다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면 구글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유지, 보수, 관리를 위한 별도의 인력과 비용, 시간이 든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개발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입장에서는 자사 인앱 결제시스템으로 통일하면 이 같은 불필요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국내 IT 생태계 황폐화될까. 네이버가 회장사로 있는 IT 기업 이익 대변단체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8월 구글의 인앱 결제시스템 확대 방침에 방송통신위원회에 구글 미 본사와 구글코리아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를 제출했다. 인기협 측은 신고서 제출 배경에 대해 “국내 앱 사업자가 성장할 수 있는 공정하고 건전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앱 이용자의 이익저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앞서 스타트업 이익 대변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방통위에 ‘앱 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검토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국내 IT 업계 전반이 구글의 행보에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는 것. 다만 일부 기업들은 관망하거나 이견을 달리한다. 구글 앱 마켓이 해외 진출에 레버리지가 되어준다는 것. 애초에 한국이 아니라 해외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만드는 곳들은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지 통신사, 신용카드사 등과 개별적으로 접촉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구글이 이 같은 운영을 대행해주는 만큼 일정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나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토스페이먼츠와 같은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들은 구글의 비게임 앱에 대한 수수료 확대 방침에 함구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구글이 앱 개발사들로부터 받아가는 수수료(30%)의 일부를 떼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수수료 중 일부를 받아가는 것은 맞으나 그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나. 소비자들의 인앱 결제 수수료에 대한 인식은 다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정윤혁 교수가 인앱결제 경험자 7명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모바일 게임의 경우 개발자가 플랫폼에 30%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소비자들은 인앱결제 의무화 이슈를 알고 난 뒤 구글에 우호적이지 않는 반응을 보였다. 정 교수가 인앱결제 관련 뉴스를 보여준 508명을 대상으로 ‘구글 앱 마켓 정책에 대한 이용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구글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다른 사업자에게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한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58.3%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구글의 30% 수수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6.7%가 ‘많다’고 답했다. 특히 구글의 인앱 결제 수수료 인상은 향후 사용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부과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73.7%에 달했다. 한편 소비자 입장에서 해외 개발사가 만든 앱에서 결제를 하고자 할 때 공신력 없는 결제 시스템을 쓰면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 부정결제에 대한 불안 조성 등 불편이 생기기 마련이다. 반대로 여러 선택지가 있으면 경쟁을 통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비게임의 구글 인앱결제 시스템 의무화와 함께 수수료 인상이 이루어지면 개발사들은 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카카오나 네이버, SK텔레콤, 심지어 유튜브도 같은 앱을 두고 인앱 결제가 의무화돼 있는 애플과 의무화가 아직은 아닌 구글의 플랫폼에서 이용 가격을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한국에만 적용될까. 구글 인앱 결제시스템 의무화가 한국에만 적용되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구글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정책지침이 세워지면 전 세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매물 정보를 경쟁 업체인 카카오 등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강제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공정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특별전담팀이 맡은 첫 제재 사례로 포털 등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행위에 대한 경쟁당국의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6일 네이버가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 부동산 정보업체가 정보를 주지 못하게 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32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5년 2월 카카오가 네이버와 기존에 제휴한 7개 부동산 정보업체와 매물 제휴를 추진하자 매물 정보를 제3자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조항을 통보했다. 재계약을 맺을 때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넣을 예정이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하겠다는 내용이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네이버와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카카오 측에 제휴가 어렵다는 의사를 전했다. 2003년부터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는 매물 건수와 방문자 수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다. 카카오는 2017년 네이버와의 매물 제휴 비중이 낮은 ‘부동산114’와 업무 제휴를 다시 시도했지만 이 역시 네이버의 반대로 무산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네이버는 업계 1위 사업자로 부동산 정보업체가 매물 정보를 더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하려면 네이버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라며 “네이버의 정보 제공 제한 조치로 카카오의 매물량과 매출이 급감해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재가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 강화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이달 전원회의를 앞둔 네이버 쇼핑과 네이버 동영상의 제재 여부와 수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쇼핑과 동영상 부문에서도 불공정 행위를 벌였는지 조사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공정위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허위 매물을 근절하고자 만든 자사의 확인매물 정보를 카카오가 아무런 노력 없이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무임 승차를 막고 지식재산권을 보호받고자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넣게 됐다”고 했다. 이어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고 부동산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법적, 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 측은 “네이버의 주장은 우리가 아는 사실과 다르다. 카카오는 플랫폼 공정거래 질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신무경 기자}

“투자를 계속해야 했기에 임직원들에게 현금 보상을 하기는 어려웠다. 그 대신 미래의 현금인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해 인재들을 붙잡아둬야 했다.”(카카오 관계자) 카카오는 2017년 이후 임직원 1076명(중복 포함)에게 스톡옵션 296만2500주를 부여했다. 지난달 말 종가(40만7000원)에서 행사가격(주식 매입 가격)을 제외한 차익만 8300억 원이 넘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과 합병하기 전 지급된 것까지 포함하면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더 많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 세계적인 인재 쟁탈전 속에 국내 기업들이 임금 외 보상책으로 스톡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업종, 전통 대기업보다는 신생 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전체 상장기업(2128곳) 중 스톡옵션을 부여한 곳은 258곳(12.1%)이다. 2016년 146곳에 비해 76.7% 늘었고 2016년 7.8%, 2018년 9.2% 등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업종은 IT 기업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이후 임직원 6328명(중복 포함)에게 스톡옵션 293만5252주를 부여했다. 지난달 말 종가(32만2500원)와 행사가격의 차익은 약 4674억 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비대면)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도 급증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두 회사의 스톡옵션 차익만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IT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수백억 원대 스톡옵션 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각각 228억 원, 204억 원이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93억 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비상장 스타트업들도 스톡옵션 도입에 적극적이다. 핀테크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2015년부터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 222만7701주를 부여했는데 8월 현재 주당 가치(약 4만 원)로 환산하면 차익은 약 890억 원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2016년부터 주요 임원들에게 스톡옵션(17만4055주)을 부여해 현재 차익이 637억 원에 이른다. 물론 스톡옵션을 행사한다고 해서 차익을 전부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근로자는 차익의 6.6∼46.2%, 퇴직자는 22%를 소득세로 내야 한다. 차익이 났다고 당장 행사할 수도 없다. 조건마다 다르지만 부여된 지 최소 2년은 지나야 ‘살 권리’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스톡옵션은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의사 결정을 할 수도 있는 ‘대리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됐다. 최근에는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과거 노동집약적 제조 기업에 비해 전체 인력이 적은 기술집약적 테크 기업의 경우 지급 대상도 소수의 경영진에서 일선 직원들로 확대하는 추세다. 신약 제조사들처럼 현재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곳들이 핵심 개발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평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이 부여될 경우 일선에서 혁신이 더 활발히 일어나고 팀워크가 증진되는 긍정적인 사례들이 많이 나오면서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톡옵션이 마냥 좋은 제도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가 행사가격을 밑돌면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이 잘못 설계되면 경영진이 단기 성과에 치중한 의사 결정을 내리게 할 수도 있다. 모든 직원에게 부여하면 인센티브의 의미가 약해지고 무임승차 문제를 조장할 수도 있다. 임자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스톡옵션의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매년 분할해 지급하는 방식 등 부작용을 막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투자를 계속해야 했기에 임직원들에게 현금 보상을 하기는 어려웠다. 대신 미래의 현금인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해 인재들을 붙잡아둬야 했다.” (카카오 관계자) 카카오는 2017년 이후 임직원 1076명(중복 포함)에게 스톡옵션 296만5000주를 부여했다. 지난달 말 종가(40만7000원)에서 행사가격(주식 매입 가격)을 제외한 차익만 8300억 원이 넘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과 합병하기 전 지급된 것까지 포함하면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은 더 많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 세계적인 인재 쟁탈전 속에 국내 기업들이 임금 외 보상책으로 스톡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업종, 전통 대기업보다는 신생 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전체 상장 기업(2128곳) 중 스톡옵션을 부여한 곳은 258곳(12.1%)이다. 2016년 146곳에 비해 76.7% 늘었다. 상장사 중 스톡옵션을 도입한 기업의 비중도 2016년 7.8%, 2018년 9.2% 등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업종은 IT 기업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이후 임직원 6328명(중복 포함)에게 스톡옵션 293만5252주를 부여했다. 지난달 말 종가(32만2500원)와 행사가격의 차익은 약 4674억 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비대면)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도 급증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두 회사의 스톡옵션 차익만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IT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수백억 원대 스톡옵션 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각각 228억 원, 204억 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93억 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비상장 스타트업들도 스톡옵션 도입에 적극적이다. 핀테크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2015년부터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 223만 주를 부여했는데 8월 현재 주당 가치(약 4만 원)로 환산하면 차익은 약 890억 원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2016년부터 주요 임원들에게 스톡옵션(17만4055주)를 부여해 현재 차익이 637억 원에 이른다. 물론 스톡옵션을 행사한다고 해서 차익을 전부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근로자는 차익의 6.6~46.2%, 퇴직자는 22%를 소득세로 내야 한다. 차익이 났다고 당장 행사할 수도 없다. 조건마다 다르지만 부여된 지 최소 2년은 지나야 ‘살 권리’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스톡옵션은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는 ‘대리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됐다. 최근에는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과거 노동집약적 제조기업에 비해 전체 인력이 적은 기술집약적 테크 기업의 경우 지급 대상도 소수의 경영진에서 일선 직원들로 확대하는 추세다. 신약 제조사들처럼 현재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곳들이 핵심 개발 인력 유출을 막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평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이 부여될 때 일선에서 혁신이 더 활발히 일어나고 팀워크가 증진되는 긍정적인 사례들이 많이 나오면서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톡옵션이 마냥 좋은 제도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가 행사가격을 밑돌면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이 잘못 설계되면 경영진이 단기성과에 치중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할 수도 있다. 모든 직원들에게 부여하면 인센티브의 의미가 약해지고 무임승차 문제를 조장할 수도 있다. 임자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스톡옵션의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매년 분할해 지급하는 방식 등 부작용을 막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사진 속 강아지가 진돗개인지 치와와인지 우리는 쉽게 구분한다. 진돗개와 치와와를 직간접적으로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학습한 결과다. 그컴퓨터도 강아지 종을 곧장 구분할 수 있을까. 아니다. 사람들이 그러했듯 컴퓨터도 학습해야만 한다. 컴퓨터가 강아지 종을 구분하려면 무수한 사진들, 즉 데이터가 필요하다. 사진 속에는 개도, 개 껌도, 개 주인도 있을 것이다. 컴퓨터는 사실 이조차도 구분해낼 능력이 없다. 이런 비정형 데이터에 영역 표시를 한 뒤 #개 #개 껌 #개 주인과 같은 태그를 달아줘야만 비로소 컴퓨터는 학습을 할 수 있다. (개 주인을 개라고 부르는 참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이렇듯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비정형 데이터에 이름표를 달아주는 작업을 ‘데이터 라벨링’이라 부른다. 인공지능(AI) 개발의 시작은 데이터 라벨링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럼 데이터 라벨링은 어떤 소프트웨어로 작업해야 할까. 한컴오피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 365와 같은 데이터 라벨링 프로그램은 없을까.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30·사진)는 이 지점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많은 회사들이 AI 전문 인력을 자율주행, 음성인식 등 최전방의 개발에 투입해요. 저희는 후방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서비스죠. 구글, 애플, MS 같은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이런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어요. 그런데 나머지 회사들은 어떨까요. 저희는 그런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김 대표가 사업 아이디어를 괜히 떠올린 건 아니다. SK텔레콤 T-브레인 인공지능 리서치 엔지니어 시절 AI 개발에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 대학에서는 오픈소스(무료 소프트웨어) 연구용 데이터로 논문을 쓴다면, 회사에서는 연구용 데이터가 아닌 실 데이터를 사용해야만 했다. 실 데이터를 사용하려면 수집, 가공, 관리가 필요한데 여기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데이터 라벨링이 전체 AI 개발 시간의 80%를 차지했다. “여기서 나오는 비효율만 제거한다면 AI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2018년 4월, 김 대표를 포함한 5명의 슈퍼브에이아이 공동창업자들은 생각을 실행으로 옮긴다. 구체적인 상품이 나오기까지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회사 설립 5개월 만에 AI를 활용해 반자동으로 데이터 라벨링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난해 7월에는 2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를 1년 반 가량 운영하다보니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가 보이기 시작했다. 첫째는 협업이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위해서는 데이터 라벨링 인력이 필요하고, 해당 인력을 관리할 매니저도, 이들이 만든 데이터를 가져다 연구하는 개발자도 필요했다. 이들이 유기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효율적인 기계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둘째는 자동화다. 데이터 라벨링부터 관리, 분석에도 자동화 요소를 넣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테면 사람이 단순 반복으로 데이터에 태그를 붙이면, 제대로 작업됐는지 또 다른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검수 작업이 필요했다. 이를 AI가 대체하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등장한 게 데이터의 가공, 시각화, 분석 기능을 담은 플랫폼 ‘스위트’다. 2019년 12월 선보인 이 플랫폼은 데이터 라벨러와 프로젝트 관리자, AI 리서치 엔지니어들이 데이터와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고 이슈를 추적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수많은 라벨러들이 이메일, 엑셀, 자체 개발한 라벨링 도구 등을 중구난방 사용해왔다. 결과물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생산성은 떨어졌고 오류는 잦았다. 엔지니어는 데이터 통계분석 시각화를 위해 매번 코딩을 해야 해 번거롭기도 했다. 김 대표는 스위트를 활용하고 있는 한 게임회사의 예를 들었다. “유저들이 실생활의 사진을 업로드하며 즐기는 증강현실(AR) 게임을 만든 회사에요. 이용자들이 올린 상당수의 사진에는 다른 사람의 얼굴, 타인의 자동차 번호판 등 개인정보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회사는 이런 정보들을 식별화할 의무가 있잖아요. 기존까지는 사람이 실시간으로 개인정보를 흐리게(블러) 처리 했는데, 이용자는 늘어나고 모니터링 인력은 늘리는데 한계가 있으니 AI로 자동화할 니즈가 생기게 된 거에요. 지금은 저희 스위트를 활용해 A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위트 가격은 월 150만 원 수준. 현재까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를 비롯한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퀄컴, 나이언틱 등 해외 기업까지 5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하며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올랐다. 회사 설립 후 매출이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공개하는 플랫폼이자 개발자들의 커뮤니티가 된 ‘깃허브’처럼 데이터를 개방하고 공유하며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AI를 개발하는데 데이터는 핵심 지식재산권(IP)이에요. 지금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감추려고 하는데 5, 10년 뒤면 개방하고 공유하고 협업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겁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그런 움직임을 지원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배달전문 공유주방 사업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배달전문 공유주방’과 ‘비대면 통신가입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등을 의결했다고 3일 밝혔다. 심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기업들의 신속한 사업화와 시장 출시를 위해 사전검토위 등을 생략하고 서면으로 처리하는 패스트트랙이 적용됐다. 이번에 통과된 배달전문 공유주방(키친엑스)은 여러 사업자가 주방을 공유하는 모델로 배달전문 음식점만 대상으로 하는 게 특징이다. 현행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은 교차오염 우려 때문에 한 개 주방을 여럿이서 공유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심의위는 신규 창업자의 시장 진입 확대와 창업비용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해 제한된 구역에서 시장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KT에 이어 LG유플러스의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간편 본인인증 앱(패스)과 계좌인증을 통해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비대면 통신 가입 시 본인 확인 수단엔 앱을 통한 가입 여부가 불명확하게 돼 있다. 심의위는 관련 법령 개정 전까지 선제적으로 시장 출시를 허용해주는 임시허가를 내줬다. 상의 과제 외에도 카카오와 네이버는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의 임시허가를 따냈다. 현대자동차와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수요응답 기반 커뮤니티형 대형승합택시에 대해서는 운영 시작 시간을 오전 6시(기존 7시)로 앞당기는 내용의 실증특례 지정조건이 변경됐다.허동준 hungry@donga.com·신무경 기자}

미국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타고 매출이 전년 대비 4.5배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며 줌은 물론 팀즈(마이크로소프트), 미트(구글) 등 외국계 서비스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뉴노멀 이후 신 성장 테크 분야에서의 외국산 의존도가 높아져 국산 화상회의 기업들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현지 시간) 줌은 5∼7월 매출이 6억6352만 달러(약 789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5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줌은 2021년 회계연도(2020년 2월∼2021년 1월)에 23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줌의 비즈니스 고객은 현재 37만200곳으로 1년 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줌에 10만 달러 이상 지출하는 고객사는 988개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국내에서도 줌을 비롯한 외국계 화상회의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준으로 줌의 7월 월간 순이용자수(MAU)는 133만 명에 달한다. 1월(75만 명)에 비해 77% 늘었다. 팀즈와 구글 미트는 각각 16만 명이다. 이들 업체는 최근 국내에서 서비스 개선 작업에 나섰다. MS는 8월부터 팀즈의 참가자수를 2만 명(기존 1만 명)으로 늘렸다. 구글은 7월부터 지메일에서 미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페이스북은 6월부터 룸스를 쓸 수 있게 했다. 이에 비해 국내 업체들의 존재감은 희박한 실정이다. 국내 업체 라인은 지난달 ‘그룹통화’ 참여 인원을 500명(기존 200명)까지 늘렸고, SK텔레콤도 최대 100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는 ‘미더스’를 내놓으며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의 계열사에서조차 실제 업무에서는 외국산 솔루션을 겸해 쓰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의 매출 규모도 미미하다. 원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알서포트는 2분기(4∼6월) 매출이 전년 대비 182% 성장했지만 아직 183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용자들이 외국계 솔루션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화상회의 플랫폼 전반의 외국산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비대면 바우처 사업 등으로 산업을 육성하려 하지만 정작 수요 기업들이 외국산을 쓴다면 세금으로 외국 기업을 지원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며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장인들의 평균 근무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도입하면서 구성원들의 출근 시간은 늦어지고 퇴근 시간은 빨라진 것이다. 근태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시프티는 약 5000개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평균 근무 시간 및 출퇴근 시간 조사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조사는 올해 1월부터 8월 18일까지의 평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시프티 조사에 따르면 휴게시간을 포함한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9시간 49분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25분 단축됐다. 평균 출근 시간은 오전 9시 7분, 평균 퇴근 시간은 오후 6시 45분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출근시간은 약 3분 늦춰졌고, 퇴근시간은 23분가량 앞당겨졌다. 시프티 관계자는 “원격근무와 재택근무 같은 비대면 근무 제도와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생긴 변화”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도 더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지난해 국내 대형 게임 3사가 구글과 애플에 낸 수수료가 조(兆) 단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과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결제 수수료율이 30%에 이르는 데다 인앱결제(앱 내 결제)를 강제하면서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게임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게임 3사는 지난해 수수료 명목으로 약 1조5000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수수료에는 게임 유통을 위해 지출된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수수료,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지식재산권(IP) 이용료 등이 포함된다. 넥슨은 수수료로 2401억 원(약 225억5000만 엔)을 냈다. 엔씨소프트는 결제 수수료를 뺀 유통 수수료로 3000억 원을 지출했다고 공개했다. 넷마블이 지급한 수수료는 9522억 원에 이른다. 게임사 관계자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PC 게임 매출 비중이 적잖은 반면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비중이 90%대에 이르는 특성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앱 마켓을 통한 매출이 많이 일어날수록 수수료 지출이 커지는 구조인 셈이다. 게임사들은 구글과 애플에 납부하는 수수료 액수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각 사가 공개하는 수수료의 80∼90% 안팎이 앱 마켓 수수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면 3사는 지난해 약 1조2000억∼1조3500억 원을 구글과 애플에 낸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사들은 30%에 이르는 앱 마켓 수수료 탓에 매출이 늘어날수록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과 애플은 앱 마켓에 게임을 등록시켜 주면서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반드시 이용하도록 강제하고 이용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의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4조5476억 원의 88.4%인 4조200억 원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발생했다. 두 곳을 통하지 않으면 국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없는 구조다. 다만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는 양사의 앱 마켓을 통하면 해외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어 높은 수수료를 어느 정도 감수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게임업계에서도 앱 마켓 수수료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스는 애플의 수수료율에 반발하며 지난달 13일 1인칭 슈팅게임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고 나섰다. 한 게임 아이템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를 이용하면 9.99달러지만 에픽게임스 자체 시스템으로는 7.99달러라고 안내했다. 이에 구글과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앱 마켓에서 삭제했으며, 에픽게임스는 구글과 애플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미국 법원에 고소했다. 게임사는 아니지만 정보기술(IT) 공룡인 페이스북도 앱을 통한 결제 금액의 30%가 애플에 수수료로 부과된다는 안내를 담았다가 애플로부터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애플이 책정한 수수료율이 독점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구글이 게임에만 적용하던 자체 결제 시스템 사용 의무화를 모든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이용자에 대한 피해 여부와 적정 수수료율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이건혁 gun@donga.com·신무경 기자}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성장을 옥죄던 시장점유율 규제가 폐지되고 요금 규제가 완화된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 산업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시청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방송법 및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을 12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내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6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의 후속 조치로 유료방송 규제 완화가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유료방송 플랫폼 한 곳의 가입자가 전체의 3분의 1이 넘지 않도록 상한을 뒀으나 이 조항이 폐지된다. 규제 폐지로 사업자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 가능해진다. 앞서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합산 규제는 2018년 일몰된 바 있다. 자유로운 요금 및 상품 설계를 막는 현행 요금 승인제는 신고제로 바뀐다. 다만 과도한 요금 인상이나 이용자 차별 행위를 막기 위해 최소 채널 상품 및 방송·통신 결합 상품에 대해서는 승인제가 유지된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서비스가 올해로 10년을 맞은 가운데 제휴 브랜드는 533배, 입점 제품수는 500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선물을 주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카카오에 따르면 2010년 12월 처음 선보인 선물하기는 15개 제휴사 100여 개 상품으로 시작해 8월 현재 8000개 제휴사, 50만 개 상품으로 확장됐다. 선물하기 누적 경험자는 2010~2011년 1000만 명에서 2020년 7월 현재 3800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선물하기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커피로, 하루 평균 20만 잔이 팔렸다. 20~30대 젊은 남성 유저들이 늘어나면서 치킨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50대 고객층 이용도 지난해 80%, 올해 90% 성장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선물하기 이용 경험이 없는 고객도 4번 가량 선물을 받으면 30% 이상이 구매 고객으로 전환됐다. 신규 구매 고객 70% 이상은 받는 경험으로부터 출발한 셈이다. 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노년층도 모바일 기기에 친숙해진 만큼 아파트 엘리베이터 사이니지 등에서 선물하기를 알려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연내 PC 버전으로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iOS)는 통화 녹음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자도 아이폰을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전화 취재를 할 때 유용한 녹음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취재원의 발언을 기억에 의존하면 기사화할 때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이따금 있기 때문. 통화 녹음 기능은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을 안드로이드 폰으로 갈아타게 만든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애플이 2020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통화 녹음 서비스를 탑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을 때 사람들은 열광했다. 애플은 매년 WWDC에서 새 iOS를 발표한다. 하지만 6월 열린 WWDC에서 이 같은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으로 그치고 말았다. 통화 녹음 기능을 기다리고 있던 많은 아이폰 유저들은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폰 유저들에게 일말의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스타트업이 있다. 이달 13일 미래에셋벤처, TBT,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40억 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아틀라스랩스다. 아틀라스랩스는 아이폰 이용자들도 통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도록 한 앱 ‘스위치’를 비공개 테스트(CBT) 중이다. 스위치는 통화 녹음뿐만 아니라 해당 통화 내역을 자동으로 문자 변환해 화면으로 보여준다. 연내 일반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폰용, 안드로이드폰용 앱을 선보인다. 애플이 보안상의 이유로 막아놓은 서비스를 어떻게 한국의 스타트업이 뚫었을까. 이날 서울 강남구 공유 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 입주해있는 아틀라스랩스 류석준 대표(36·사진)를 만나 물었다. ―애플이 통화 중 녹음을 제공하지 않는데 스위치는 어떻게 녹음이 가능한가. 기술적인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 기술은 애플에서 개인정보보호 정책상 막고 있는 앱을 통한 녹음 방식이 아니다. 대신 자체 보유한 통신 서버에서 녹음한다. 통신 서버를 운용하고자 별정통신사업자(이동통신 3사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의 회선설비를 임차해 기간통신서비스,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로 등록하기도 했다. 070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전화(VoIP) 사업을 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스위치를 내려받으면 이용자는 070으로 시작되는 인공지능(AI) 번호를 부여받게 된다. 이를 통해 전화를 하면 통신 서버에 음성이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된다.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없도록 오디오 데이터를 암호화해 본인 외에는 식별할 수 없다. 그런 뒤 자체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녹음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한 뒤 이용자들에게 보여준다. (인터넷 통신을 하려면 인터넷 주소, 즉 URL이 필요하다. URL을 입력하면 ‘도메인 네트워크 시스템(DNS) 서버’를 통해 상대방의 인터넷 주소(IP)를 획득해 해당 웹페이지를 보여준다. VoIP에서는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소프트스위치’라는 시스템을 통해 상대방의 IP 주소를 획득한 뒤 통화를 연결해준다. 아틀라스랩스는 이 소프트스위치 시스템단에서 녹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KT DS와 같은 이통사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기업과 기업 대 기업(B2B)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음성인식 기술 노하우를 쌓은 덕분이기도 하다.―스위치 앱은 어떻게 구현되나. 스위치 앱은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는 전화(통화) 앱과 유사하다. 앞서 말했듯 스위치에 가입하면 이용자들은 070으로 시작되는 AI 번호를 부여받는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010으로 시작되는 본인의 전화번호를 포함해 두 개의 번호를 갖게 된다고 보면 된다. 사용자는 업무용 번호와 개인용 번호를 분리해 쓸 수 있기도 하다. 두 개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통신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스위치 앱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면, 즉 발신하면 통화 녹음이 시작된다. 반대로 상대방이 나의 010 번호로 전화를 걸어올 때, 즉 수신할 때에도 통화 녹음을 하고 싶으면 부여된 070 번호로 착신되도록 이통사에 착신전환부가서비스를 사전 신청 해둬야 한다. 통화가 종료되면 서로 음성으로 대화한 내역을 카톡 대화창처럼 보여준다. 현재 테스트 단계로 8000여 명의 이용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스위치로 이용자들은 어떤 효용을 얻을 수 있을까. 실시간 음성 대화는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 방식 중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격근무가 활발해진 요즘 실시간 음성 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메일이나 채팅과 달리 전화는 데이터로 기록되지 않고 검색이나 검토가 불가능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의 전화 업무를 생각해보자. 전화를 하며 메모하거나 녹음을 하는 등 추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이동 중이거나 외부에 있을 때 메모하기 어려워 불편하다. 녹음을 했다 해도 원하는 워딩을 찾기까지 모든 내용을 다 들어야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스위치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해준다. 자동으로 통화를 녹음한 뒤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바로 기록해준다. 이후 텍스트 검색으로 원하는 통화 내용을 바로 찾을 수 있다. 기록된 통화 내용은 연락처별로 관리할 수도 있다. 향후에는 일정 관리, 통화 내역 요약 등 전화로 고객을 관리하는 직업에 필수적인 앱이 되려한다.―통신 서버를 통한 녹음 방식이라면 한국인들이 더 많이 쓰는 안드로이드폰 서비스로도 먼저 내놓을 수 있는데 아이폰을 택한 이유가 있나. 아이폰의 경우 통화 음질이 균질한 편이라 먼저 서비스를 출시했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제조사 등에 따라 통화 음질에 편차가 크다.―본인의 커리어는 금융인데 어떻게 AI 사업을 하게 됐나. 1980년대 부모님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사업을 했다. 어린 시절 할머니께서 아버지께 늘 했던 말씀이 있었다. ‘회사는 얼마나 성장 했나’ ‘몇 명이나 먹여 살리고 있나’ 등등.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라는 게 사업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회를 잘 살게 만들어주는 것이라 이해했던 것 같다. 미 펜실베니아대에서는 경제학, 정치학을 공부했다. 자연히 경제를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내린 나의 결론은 인구, 돈, 생산성 등 3가지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첫 커리어는 UBS 투자은행에서 시작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출신들은 금융 쪽에서 많이 일해 나도 멋모르고 들어갔다. 하지만 금융은 돈을 움직이는 것에 불과했고 무엇을 만드는 건 없었다. ‘금융에서 배운 것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투자펀드 버트럼 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다. 이 회사는 기업을 인수한 뒤 해당 업체를 위한 기술을 보강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었다. 신발과 옷을 만드는 회사를 인수했다면 여기에 웹사이트, 모바일 앱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여기서 일하며 ‘나는 투자보다 제품을 만드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 창업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시드펀드를 운용하는 미들랜드 캐피탈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360억 원 가량의 자금의 투자펀드를 운용하며 투자처를 물색하고자 한국, 동남아 등을 많이 다녔다. 창업자들을 만나면서 직접 창업을 하고 싶다는 열망은 커졌다. 투자펀드를 마무리하고 로스앤젤레스(LA)에서 크라우드펀딩 스타트업을 했다. 생각보다 잘 안 됐다. 다음 사업을 고민하던 차, 한국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목격했다. 2015년 당시 대기업이 주도하던 경제가 바뀌어 가고 있었고, 빡빡한 업무 문화들도 개선되고 있었다. 이용자들이 쓰는 앱 등에서도 제품 노하우가 쌓여가고 있었다. 나아가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있으면서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기계가 알아서 배우는 머신러닝이 사람들의 생산성을 얼마나 빨리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기계에게 사람의 언어를 가르쳐주면 엄청나게 사회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시기였다.―음성인식 기술은 어떻게 확보했나. 많은 음성인식 스타트업들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기술 이전을 받는다. 우리는 다르다. 음성인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오픈소스(무료로 개방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칼디’를 활용한다.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사 등은 칼디를 기반으로 엔진을 만들었다. 우리는 2017년 칼디를 기반으로 한 첫 한국어 칼디 엔진을 만들었다. 우리가 B2B 시장에서 조금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칼디를 빠르게 학습했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다. ―투자 유치 현황은. 2015년 11월 최초로 엔젤투자를 받은 뒤 2017년에도 한 번 엔젤투자를 받았다. 이 자금을 기반으로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해왔다. 동시에 대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개발한 기술을 라이선싱해 매출을 벌었다. 이렇게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맞추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B2C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엿봤다. 이왕이면 카피캣을 물리치고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빠르게 개척해나가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다. 이번 40억 원 투자유치는 그 일환이다. 투자유치는 3년 간 사업을 함께 해온 핵심 엔지니어링팀의 역량을 인정받은 덕분이다.―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최초의 시작은 미국에서 했다. 미국에서 원격근무를 하던 개발자도 있었다. 한국 시장에 집중하면서 한국에 핵심 인력들이 다 있게 됐다. 인력만 25명이다. 스위치 서비스 준비는 거의 다 됐다. 다음 시장은 일본으로 보고 있다. 향후 미국에서도 사업을 진행할 생각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내년 3월 출범을 앞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법인인 ‘A홀딩스’가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총 발행주식의 10% 넘게 부여한다. 대대적인 보상 정책으로 국내외 인재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라인과 야후저팬 등 260여 개 자회사와 계열사를 거느린 이 합작법인은 ‘세계를 선도하는 인공지능(AI) 테크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일 네이버 자회사 라인에 따르면 메신저와 포털 서비스 등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A홀딩스 자회사 Z홀딩스 임직원들에게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을 총 발행주식의 10.8%로 책정했다. 앞서 라인은 지난해부터 매년 상장 주식의 3.6%(3년간 누적 10.8%)를 스톡옵션으로 제공해 왔는데 소프트뱅크와의 합병 후 이를 대체할 보상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라인 측은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의 개선을 통해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를 공평하게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임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상자와 대상자별 지급 규모 등 구체적인 사안은 미정이다. A홀딩스가 대규모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배경에는 초대 회장을 맡게 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영 철학이 녹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한 행사에서 “후배(직원)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회사의 갈 길이자 나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임직원들이 책임감 있게 회사 경영을 이끌 수 있도록 스톡옵션과 같은 동기 부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전 세계적으로 고급 인력 쟁탈전이 심한 정보기술(IT) 산업에서 인재를 확보하려는 수단으로 스톡옵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스톡옵션 지급에 5년간 1500억 원의 비용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보상제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인재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며 글로벌 시장 도전을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가 돼야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2020년 3월 현재까지 총 발행주식의 1.8%(약 296만 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만 주를 부여받았다. 라인도 마찬가지다.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는 지난해부터 3년간 매년 라인 상장 주식의 0.9%(총 2.7%)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부여받기로 해 약 2500억 원의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네이버가 지향하는 미국,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들도 스톡옵션을 통한 보상체계를 일반화했다”며 “A홀딩스의 스톡옵션 부여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경영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옵션 확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테크 기업의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경영진과 외부 투자자만 막대한 이익을 얻어감으로써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노동집약적이어서 종업원이 많은 제조 유통업과 달리 디지털 플랫폼 회사는 시가총액 대비 인력이 적어 스톡옵션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기 여행 콘텐츠 채널 ‘여행에 미치다’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음란 동영상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회사가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했거나 배포를 한 혐의가 있는지 살피는 내사에 착수했다. 29일 오후 6시쯤 여행에 미치다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강원 평창 ‘양떼 목장’을 소개하는 게시물과 함께 음란 동영상이 올라와 이용자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 계정의 인스타 팔로어는 약 118만 명 수준이다. 여행에 미치다를 운영하는 트래블홀릭은 해당 게시물을 곧바로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조준기 트래블홀릭 대표는 사과문의 댓글로 “해당 영상은 트위터에서 다운로드한 것으로 직접 촬영한 게 아니다”라며 “금일부로 대표직을 내려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상의 불법 논란까지 일자 30일 회사 측은 다시 공식 사과문을 내고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팔로어가 190만여 명인 페이스북 등 전 채널 운영을 잠정 중지한다고 밝혔다. 또 사법기관에 정식으로 사건을 접수시키고 전 직원 대상 성윤리 교육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30일 음란물 노출과 관련한 112 신고를 받고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측은 “빠른 시일 내에 조 대표와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최근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발맞춰 환경안전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대표이사 주관으로 각 사업장의 안전 환경 현황과 관리 기준 점검을 주제로 ‘안전 환경 통합회의’를 매년 2회 실시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금호석유화학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 환경안전 담당자까지 회의에 참석한다. 또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공장은 올해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한 공정안전관리(PSM) 이행 상태 정기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P등급을 달성함으로써 안전 관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우리 공장 최고의 가치는 안전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노사가 함께 안전문화 정착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장 내 작업 환경의 위험을 상시 점검 및 감독하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안전지킴이 제도’가 대표적이다. 특별히 주의가 요구되는 밀폐 공간 작업 시 체크리스트에 의한 작업 안전 감독도 더욱 강화해 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사업장에서 업무 시간 및 대규모 정비 작업 시 안전요원 제도를 상시 운영 중이다. 선정된 안전요원들은 현장에서 안전 관련 개선 사항을 발굴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사업장 안전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2019년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는 우수사업장 인증을 받으며 공장 내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을 인정받은 바 있다. 금호폴리켐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주 협력업체 대상 환경안전협의회를 매월 개최해 안전 수칙을 주기적으로 공유하며, 업체별로 환경안전팀원의 담당자를 지정해 작업 위험성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의 환경안전 분야 목표는 인간과 환경의 파트너로서 미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며 “최근 대두되는 환경안전 이슈에 대해 업계 내 선제적인 대응 체계 수립과 내부 기준 강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