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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경쟁, 비(非)호남 연대.” 한 야권 인사의 올해 총선 전망이다. 호남에서는 야당끼리 경쟁하되 그 밖의 지역에서는 연대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얘기다. 이 인사의 속내는 대략 이렇게 추론해 볼 수 있다. 야권의 핵심인 광주와 전남북에서는 새누리당의 영향력이 미미하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천정배 의원 주도의 국민회의, 다른 야권 신당이 모두 나서 자웅을 겨뤄도 여당에 넘어갈 의석은 거의 없다. 호남에서는 ‘야권 분열’이 ‘야권 패배’를 가져오지 않는다. 비호남, 특히 수도권에서는 일여다야(一與多野)로 맞붙는다면 야권에 불리하다. 야권 분열은 야권 참패를 부를 확률이 높다. 연대해서 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밖에 없다. 야권 연대를 거부하는 정당은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한국 선거사는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지만은 않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야권은 새정치국민회의와 통합민주당으로 분열됐다(충청을 기반으로 한 자민련은 예외로 하자). 호남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가 압승했고, 수도권에서 양당 연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화 이래 처음으로 서울을 새누리당 계열의 신한국당에 내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열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라는 변수가 있긴 했지만 결과는 15대와 비슷했다. 열린우리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을 압도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복수 야당에 호남 경쟁-비호남 연대라는 구도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한 정당이 다른 정당을 대체해 버렸다. 이를 야권에서는 흔히 “호남은 전략적 사고를 한다”고 말로 표현한다. 당장의 감정에 좌우되기보다는 집권 가능성을 보고 투표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영남에 수적으로 뒤지는 호남이 분열해서는 집권이 어렵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전북 남원의 서남대 김욱 교수는 최근 저서 ‘아주 낯선 상식’에서 이 같은 인식을 “호남표가 인질로 잡혀 있다”고 봤다. 일부 영남 지분이 있는 친노(친노무현)의 ‘영남 대통령론’에 호남이 볼모가 됐다는 뜻이다. 탈당이 임박했다고 하는 더민주당 김한길 의원이나 동교동계의 권노갑 상임고문이 통합을 계속 강조하는 바탕에도 ‘호남의 전략적 사고’가 작용하고 있다. 호남은 진정 캐스팅보트가 될 제3 정당을 허용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런 면에서 더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여론조사 결과 추이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두 당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당의 지지율은 기존 20% 안팎에서 크게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5∼10%포인트 떨어지는 결과들이 나온다. 그 차이와 무당층이 안철수 신당으로 옮아가고 있다. ‘제 살(호남) 갉아먹기’가 아니다. 파이가 커지고 있다. 호남이 더이상 ‘인질’이 될 필요는 없게 됐다고 한다면 비약일까. 호남의 선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민동용 정치부 차장 mindy@donga.com}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새정치민주연합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나오자 “이건 뭐지?”하며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 자릿수에 머물던 대선주자 지지율도 15% 선을 넘기 시작했다. 저만치 앞서 달리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한다.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선 안 의원에게 ‘안철수 현상 2.0’은 가능할까. 아니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까. ○ 파촉(巴蜀)은 비어 있었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20%를 육박한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도 2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안 의원의 탈당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安 신당’의 지지율은 기존 야권이 아닌 다른 곳에서 끌어온 거라는 얘기다. 새로운 지지층의 주력은 2012년 안 의원을 지지했다가 2012년 대선후보 사퇴, 지난해 민주당과의 통합 등으로 이탈했던 사람들이 돌아온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중도’로 불리기도 하고, 야당을 지지하지만 문 대표를 좋아할 수 없는 ‘무당층’이면서, 새누리당을 마지못해 지지하는 ‘비판적 보수’이기도 하다. 분명한 건 안 의원이 깃발을 다시 들자 그를 외면했던 이들이 일부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안 의원의 비서관을 지낸 윤태곤 ‘의제와 전략 그룹 다모아’ 정치전략실장은 25일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제시한 파촉(유비의 근거지)이 비어 있었던 것처럼, 한때 안 의원을 지지했다가 그 지지를 보류했던 층의 마음도 다른 곳으로 가지 않은 채 비어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호남 ‘반문(反문재인)’ 바람은 북상하나 그러나 안 의원이 탈당과 신당 창당의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는 호남 민심이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탈당 전 “호남 민심의 3분의 2만 넘어오면 (탈당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광주 현역들의 잇단 탈당과 탈당 예고가 수도권 호남층을 흔들고 있다. 수도권 호남 유권자는 대략 20∼30%를 차지한다. 호남 민심의 변화는 ‘친노(친노무현) 후보가 호남의 지지를 받아 집권한다’는 정치공학적 도그마를 떨쳐내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실체가 있든 없든 안철수 바람은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양당 독과점 체제에 대한 불만이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력이냐, 사람이냐의 딜레마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도 탈당을 저울질하고 있다. 수도권은 더 흔들릴 수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A 의원은 최근 내부회의에서 “추이를 보다가 안철수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관건은 김한길 의원 등 새정치연합 내 수도권 의원들의 결합이다. 안 의원의 ‘정치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신당이 성공하려면 새 정치의 깃발에 걸맞은 ‘사람의 확장’을 보여줘야 한다. 탈당파를 모두 흡수해 세력만 키우는 게 과연 새 정치냐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강철수’로 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목표에 대한 자기 확신이 분명해졌고 헤어스타일도 달라졌고 돈 씀씀이도 호방해졌다는 거다. 마포역 근처 당사 마련에도 사비 2억5000만 원을 선뜻 냈다. 하지만 정계 입문 후 잇단 ‘철수(撤收) 정치’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35%를 상회했던 대선 때 지지율은커녕 현재의 지지율도 곧 소멸될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안철수 신당이 정치 지형을 변화시킬지, ‘정치인’ 안철수의 마지막 승부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한편 안 의원은 27일 ‘탈(脫)이념, 민생주의, 양당 구조 타파’ 관련 신당 정책기조를 발표한다. 민동용 mindy@donga.com·한상준 기자}
탈당한 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4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21∼23일) 발표에서 안 의원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6.3%를 얻어 문 대표(16.6%)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전주 조사에 비해 안 의원은 2.8%포인트가 오른 반면 문 대표는 2.5%포인트 떨어졌다. 1위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7.6%), 4위는 박원순 서울시장(9.3%)이었다. 13일 탈당을 선언한 안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한 건 발 빠르게 신당 창당 로드맵을 발표하며 중도 유권자 등의 이목을 끈 효과로 보인다. 반면 문 대표는 당 내홍을 수습하지 못한 데다 호남에서 ‘반문(반문재인)’ 바람까지 불고 있어 지지율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신당’의 정당 지지율은 19.5%로 새누리당(37.8%), 새정치연합(21.9%)에 이어 3위로 나타났다. 지난주 같은 조사(새정치연합 25.7%, 안철수 신당 16.3%)에 비해 격차가 줄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짐을 쌀 생각을 한 것 같다.” 23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을 만난 한 중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당 중진·수도권 의원들이 제안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안을 받아들여 달라고 김 의원에게 요청한 자리였다. 이 제안은 문재인 대표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하고 있었기에 ‘문 대표 사퇴’를 주장해 온 김 의원을 설득할 수 있을 거라는 한 가닥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당 밖의 사람들과 통합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앞서 이날 오전 김 의원은 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기 선대위를 수용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문 대표가 계속 책임을 지지 않고 버티다 야권 지지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 당이 이 정도로 분열된 상태까지 갔는데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라 (위기를) 모면하려는 듯한 모습으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때가 늦었다”고 말했다는 게 한 비주류 의원의 얘기다. 나아가 김성수 대변인이 “조기 선대위를 하더라도 문 대표의 2선 후퇴는 아니다”라는 브리핑까지 나오자 김 의원의 ‘결심’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김 의원의 결정에 따라 호남 의원들의 잇단 탈당을 불러온 ‘반문(반문재인)’ 바람이 수도권에 상륙해 당의 분열은 심화될 수 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 ‘탈당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오자 “왜 그런 기사가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하며 문 대표의 답을 기다리고 있던 김 의원도 결국 당내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중도신당 창당을 주장해온 정대철 상임고문과 24일 오찬을 함께하기로 해 탈당을 논의할지 주목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은 22일 “임시국회의 쟁점 법안 관련 회의를 하자”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제안을 거부했다. 오히려 여야가 그동안 논의해 온 경제활성화 법안 등 쟁점 법안 외에 다른 법안들까지 추가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과 의원들의 탈당으로 분열 위기에 직면한 제1야당이 본연의 업무인 법안 처리마저 ‘나 몰라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마지막 임시국회까지 국회가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의장의 제안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 (정책위의장의) 뜻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 해당 상임위원장, 간사들이 모여 쟁점 법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회동을 1시간여 앞두고 불참을 통보해 판을 깼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강경파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정 의장의 제안을 “부적절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정 의장 제안처럼) 이렇게 해서 될 일도 아니고 효율성도 담보되기 어렵다”며 “상임위 중심주의에 위배되는 데다 국회의장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책위의장은 야당의 고질병이라 불리는 ‘법안 끼워 넣기’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회보장기본법과 기초연금법을 협상에 추가하겠다”며 “우리 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 등을 검토해 모두 5, 6개 법안을 협상 테이블에 추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법안 끼워 넣기를 받아주면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 의장은 “국회가 이러면 안 된다”며 “이러니까 국민들이 국회 무용론을 얘기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결국 이 원내대표가 정 의장을 만나 해명을 했고, 새정치연합은 24일 또는 25일 양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3+3 협의’에 참여해 선거구 획정 및 쟁점 법안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해야 할 일’보다 총선 대비에만 적극적이었다는 비판도 있다. 국회는 공전 상태로 놔두고 문재인 대표는 온라인을 통해 새로 입당한 젊은 당원들을 만나 점심을 같이 먹었다. 당은 ‘박근혜 정부 복지 후퇴를 위한 정책간담회’ ‘유능한 경제정당 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정책 제안에 집중했다. 현안 논의는 없었다. 그러나 김성수 대변인은 “문 대표는 전날 입법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민동용 mindy@donga.com·차길호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1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지 8일 만이다. 2013년 11월 28일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지 2년여 만에 두 번째 창당 선언이다. 처음 추진했던 신당은 지난해 3월 창당준비위원회 상태에서 민주당(현 새정치연합)과 통합하면서 사라졌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초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2월 설(8일) 전에 신당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라고 창당 로드맵을 밝혔다. 안철수 신당이 가시화되면 내년 4월 총선은 새누리당, 새정치연합, ‘안철수 신당’ 등의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야권의 정치 지형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의원은 이날 “첫째,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겠다. 둘째, 국민이 원하는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 성과를 내기보다 2017년 대선 승리에 방점을 둔 것이다. 이어 “신당은 안철수 개인의 당이 아니다. 낡은 정치 청산과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범국민적 연합체”라며 자신의 대권 도전용 정당으로 비칠 것을 경계했다. 내년 총선 목표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마지노선은 개헌저지선 확보”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과의 연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부분적인 선거연대나 후보 단일화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다만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등 호남 신당세력과의 연대는 “기본적으로 열려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여야 지도부는 20일 선거구 획정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의당의 새 제안을 새누리당에 던지며 절충을 시도했다. 기존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요구를 거둬들이는 대신 변형된 형태를 제안했지만 최종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정의당 안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고 바람을 잡았고 새누리당은 “돌아가서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의당 제안 막판 변수로 부상 정의당 안은 비례대표 의석과 관련해 정당 투표에서 3∼5%가 나온 경우 3석, 5% 이상을 득표한 경우 5석을 우선 배정한 뒤 나머지는 현행 제도대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또 정당득표율과 의석 비율을 혼합해 최소 의석을 보장해주는 안도 제안했다. 새정치연합은 정의당 안을 던지며 꽉 막힌 협상의 돌파구를 열려고 했다. 양당의 공조는 범야권의 연대 포석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표는 “선거구 획정 부분은 새누리당이 달라진 입장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진척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우리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게 없다. 정의당 제안은 기본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야당 안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막판 절충의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새정치연합은 투표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새누리당이 거부해 더 이상 논의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 선거구 획정안 직권상정 나설 듯 여야 대표는 선거구 획정 담판을 위해 이달 들어서만 벌써 6차례나 마주 앉았지만 매번 빈손으로 헤어졌다.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 정의화 국회의장은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17일 공관 회동에서 선거구 획정안은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지만 정 의장 측은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다. 선거구가 법적으로 사라지는 무법 상태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반박했다. 정 의장은 28일 전후로 선거구획정위에 “현행 기준대로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국회로 보내라”고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행위에서 여야 공방으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 정 의장은 심사기일을 지정해 늦어도 30일 전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할 생각이다.○ 막막한 쟁점법안 처리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온도 차가 컸다. 김무성 대표는 브리핑에서 “테러방지법안과 북한인권법안, 경제활성화법안 처리에 상당히 의견 접근을 봤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21일부터 상임위를 즉각 가동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상임위를 정상 가동해 제대로 심의하겠다고만 합의했지 쟁점이 해소됐다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21일부터 가동될 상임위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새누리당은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의 ‘연계 처리’를 주장하고 있어 여야 지도부의 추가 협상이 불가피하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선거구만 획정해서는 곤란하다”며 “민생경제 법안이 선거구 획정과 함께 처리돼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22일 본회의를 열자는 새누리당의 제안도 쟁점법안 논의에 진전이 없으면 본회의 개최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강경석 coolup@donga.com·민동용 기자}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야권의 재구성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내년 4월 13일 총선까지 4개월 동안 야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주요 정치인들의 행보는 중요한 변수다. 야권 개편의 키를 쥔 주요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딜레마를 짚어봤다.① 문재인=사람 문재인 대표의 미래는 사람이 좌우한다.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공천’을 다짐한 문 대표에게 그 시금석은 이달 하순 선출직평가위원회가 보고할 소속 의원 평가 하위 20%(25명) 명단이다. 비공개라고 하지만 만약 비노(비노무현) 인사가 과반을 차지한다면 ‘친노(친노무현)공천’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최악의 당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화약고다. 이 때문에 문 대표 측이 일부 친노 의원의 불출마를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살을 먼저 베어내는 전략인 셈이다.② 안철수=정체성 신당 창당에 나설 안철수 의원의 딜레마는 역설적으로 혁신 성공 여부에 있다. 현역 의원 한 사람이 아쉬운 안 의원으로서는 자신이 강조한 혁신에 걸맞은 사람만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다. 안 의원이 17일 전주 방문에서 ‘함께할 수 있는 3대 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도 그런 판단에 따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혁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전력을 가진 사람과도 한배를 타야 하는 처지에 빠질 수도 있다. 한 야권 인사는 “당을 함께한다고 해서 내년 총선 공천을 꼭 보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③ 김한길=희생 김한길 전 대표는 ‘안철수 신당’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총선, 대선을 자기 주도로 치러본 적 있는 그의 탈당은 안 의원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김 전 대표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되어야 할 가능성이 많다. 당에 남는다 해도 이미 친노인 한명숙 전 총리의 탈당을 주문한 문 대표가 김 전 대표의 공천을 보장해 줄지도 미지수다.④ 박영선=리더십 박영선 의원은 안 의원의 탈당 전 천정배 의원, 문 대표까지 포함하는 통합전당대회를 주장했다. 성사됐다면 박 의원 자신도 전대 출마를 고려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그가 속했던 통합행동의 방점도 사실상 50대 기수론을 통한 리더십 교체에 있었다. 이제 당은 문 대표 중심으로 돌아가고, 안 의원의 신당은 안 의원 것이다. 지난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불명예 퇴진’한 박 의원에게 리더십 재건의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⑤ 김부겸=대구 김부겸 전 의원 측 관계자는 17일 “대구는 ‘호남당’도 싫지만 ‘친노당’도 별로”라며 “그렇다고 탈당을 한다면 ‘제 살길만 찾는 야비한 놈’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탈당 가능성을 막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재통합을 바란다는 것이다. 3번째 도전에 나서는 대구는 김부겸에게 기회이자 위기다.⑥ 손학규=기회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한 측근은 18일 “정계 은퇴에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전 고문의 바닥 조직은 꿈틀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의원 측 ‘국민회의’나 안 의원 측에서 지속적으로 ‘러브콜’이 온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 후 야권이 문 대표와 안 의원의 2개 정당체제가 된다면 손 전 고문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박근혜 정권을 ‘신(新)독재’로 규정한다.”(16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토록 무책임한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같은 날 무소속 안철수 의원) 권력 투쟁 끝에 갈라선 문 대표, 안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문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이) 야당을 외면하고 여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부하처럼 다루면서 국회를 능멸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신독재의 징후들”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선거구획정 관련법보다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을 먼저 직권상정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일을 문제 삼은 것. 13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안 의원도 트위터에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국정의 무능을 남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한 달 동안 사생결단식 주류-비주류 갈등으로 ‘국정 마비’에 일조한 제1야당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정의 동반자라는 말이 부끄럽다는 지적이 나올 만했다. 야당 지도부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야당이 분열해서 제정신이 없으니…”라며 “우리의 분열 틈새를 박 대통령이 노리고 일격을 가했다”고 뼈아파했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정치전략실장은 “박 대통령이 비판한 정치인이 상반기는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하반기는 정의화 국회의장”이라며 “야당 정치인은 아예 비판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역대 총선에서 이렇게 여야의 ‘안방’ 지역이 주목받은 적이 있었을까. 새누리당의 TK(대구 경북)와 새정치민주연합의 호남을 두고 하는 얘기다. TK는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 “진실한 사람 선택” 발언 이후 ‘현역 의원 물갈이’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호남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 주도권을 둘러싼 내부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4·13총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15일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나란히 대구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들이 맞붙을 대구 수성갑은 내년 총선의 최대 빅매치 지역 중 하나. 경북고, 서울대 선후배인 두 사람은 정치생명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쳐야 한다. 하지만 여권 내 관심은 오히려 본선보다 ‘유승민계’와 ‘진실한 사람들’ 간 경선 경쟁에 쏠리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대구 동을)와 가까운 김희국(중-남) 김상훈(서) 이종진 의원(달성)의 지역구에는 각각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윤두현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곽상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도전장을 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조직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의 본격적인 경선 경쟁에 돌입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바로 옆 지역구인 동갑에서는 류성걸 의원에 맞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경북에서는 5선을 노리는 이병석 의원(포항 북)에 맞서 백승주 전 포항시장이 도전장을 냈다. 경주는 정수성 의원과 정종복 전 의원,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간 3파전이 예상된다. 정희수 의원에 맞서 최기문 전 경찰청장, 이만희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이 출사표를 낸 영천도 관심 지역이다. 호남은 혼돈 그 자체다.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세력, 천정배 ‘국민회의’가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정면승부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한 야권 인사는 “솔직히 어느 당에서 공천을 받아 어느 지역구에 나가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광주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국민회의 천 의원의 광주 서을. 새정치연합에서는 올해 4·29보궐선거에서 천 의원에게 패한 조영택 전 의원과 김하중 전 당 법률위원장,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이 거론된다. 전남 목포의 박지원 의원은 정의당 서기호 의원, 국민회의 측 유선호 전 의원, 새정치연합 배종호 전 KBS 뉴욕특파원의 도전을 받는다. 순천-곡성의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 서갑원 전 의원, 노관규 전 순천시장 등과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에서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다. 정 전 의장이 출마한다면 자신의 옛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서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과 붙을 가능성이 높다. 전주 완산을에서는 새누리당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국민회의 쪽의 장세환 전 의원이 이상직 의원과 맞붙는다. ▼ 김무성-문재인의 고향 PK, 여야 거물급 투입 채비 ▼부산 경남(PK)은 여야 지도부의 고향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부산 영도)가 버티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최근 지역구(부산 사상)를 넘겼지만 부산이 근거지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도 부산 출신이다. 부산의 풍향계가 세 사람의 정치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선 여권의 거물급 인사 투입 여부가 관심사다. 부산 해운대 출마 의지를 내비친 안대희 전 대법관은 부산 사하을이나 수도권 출마로 방향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예비후보 등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안 전 대법관 측은 “당 지도부와도 얘기를 끝냈다. 현재로선 해운대 출마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타 지역 출마설을 일축했다. 부산고를 나온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도 부산 출마를 저울질 중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당내 일각의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 쐐기를 박았다. 지역구 영도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구를 같은 당 배재정 의원(비례대표)에게 넘겼다. 하지만 당의 요구가 있으면 어떤 곳에서라도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막판에 어떤 지역구를 선택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새정치연합 배 의원이 출사표를 낸 사상에는 새누리당에서 장제원 전 의원, 손수조 당협위원장,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공천 경합 중이다. 사하을에서는 ‘문재인 저격수’로 불리는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이 4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이 17일경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분구가 예상되는 해운대-기장을에는 안 전 대법관을 비롯해 윤상직 장관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고, 안경률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도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팩스 입당’ 논란으로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은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부산의 또 다른 변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 여부다. 안철수 의원과 연대를 맺어 출마한다면 폭발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총선 불출마로 공석이 된 경남 김해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새누리당에선 씨름 ‘천하장사’ 출신인 이만기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황전원 전 세월호특별조사위원이 출사표를 냈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에서는 ‘봉하재단 사무국장’인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이 4년간 절치부심하고 있다. 전현직 의원의 혈투도 곳곳에서 벌어진다.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 지역구인 경남 사천-남해-하동에는 이방호 전 의원이 예비후보자에 이름을 올렸고,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 지역구인 경남 진주갑에는 이 지역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최구식 경남도 서부부지사가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최 부지사는 17일경 공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서는 경남 진주을에서는 김영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 예비후보 등록 첫날 이모저모 ▼안철수 변수로 눈치작전… 野 등록자, 與의 3분의 1최고령 85세 김두섭, 15번째 도전 예비후보 등록에는 여의도 복귀를 노리는 전직 의원들과 이색 경력의 소유자가 눈에 띄었다. 여당에서는 대표적 친이(친이명박)계였던 장광근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동대문갑에,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최측근이었던 박준선 전 의원이 홍 지사의 과거 지역구인 동대문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의원도 자신이 16∼18대 의원을 지낸 성남 분당을에 새누리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강래 전 의원은 서울 서대문을에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게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로 도전장을 냈다.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인 전현희 전 의원은 여당 텃밭인 서울 강남을에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2004년 이후 최고령 총선 출마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김두섭 전 의원(85)은 15번째 총선에 도전한다. 그는 5대 총선부터 출마해 8전 9기 끝에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이후 계속 낙선했다. 이날까지 최연소 예비후보자는 부산 해운대-기장갑에 무소속으로 등록한 최선명 씨(25)다. 이 외에 ‘친구’ 곽경택 감독의 친동생이자 서울중앙지검 검사 시절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건을 수사한 곽규택 변호사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통하는 유기준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서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충남 홍성-예산에 출사표를 낸 양희권 페리카나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의 양념치킨 개발로 유명하다. 첫날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513명 중 새누리당이 329명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119명)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야권 후보들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재명 egija@donga.com·민동용 기자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참여정부도 의료서비스 개방을 추진했는데 이제 와서 야당이 반대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의료서비스 개방이 핵심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를 막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말 바꾸기’를 한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6시간이 지난 오후 5시 반이 돼서야 “참여정부의 의료서비스시장 개방과 박근혜 정부의 것은 본질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야권의 한 인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현 새정치연합)은 여당이었음에도 대통령의 의료영리화 추진에 반대했다. 지금 와서 말을 바꾼 것이 아니다”라며 “(야당 스스로) 그 역사를 모르니 정부·여당의 ‘말 바꾸기’ 프레임에 자꾸 빠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책역량이 부족한 제1 야당의 현주소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정책 무기력증… “그때그때 달라요” 새정치연합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연패한 요인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집권 당시 표방한 정책을 야당이 되자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는 비판은 뼈아프다.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권 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낳게 하는 대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14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미 FTA에는 미국의 자동차산업 관련 수정 요구가 있었고, 해군기지도 다른 요소가 더해지는 등 사정 변경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그렇다 해도 노무현 정부가 왜 그런 정책을 추진했는지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대응한 측면은 있다”며 “그러다 보니 반대를 위한 반대, 말 바꾸기의 낙인이 제대로 찍혔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족한 정책역량은 19대 국회 들어 새정치연합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이끌어 본 적이 없다는 데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나마 18대 국회 때인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이슈를 들고 나와 판을 흔든 것이 유일한 기억이다. 정부·여당이 들고 나온 정책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에 급급했던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2012년 대선도 야당은 ‘전매특허’ 격인 경제민주화 논쟁에 대해 새누리당에 선수를 빼앗긴 측면이 있다. 김종인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영입하면서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한 여당의 전략에 밀린 것. 내년도 예산 협상과정에서도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2년 연속 제기됐지만 당 차원의 대책은 전무했다. 정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방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초선 의원은 “10년간의 집권 경험과 축적된 정책 지식이 당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탄식했다. 이렇게 된 이유로 지적되는 것이 공천 실패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정책 전문가에 대한 과감한 수혈에 나서지 못한 채 이른바 ‘정체성’에 입각한 폐쇄적인 인재충원 구조가 낳은 한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또 하나의 문제는 새정치연합이 추구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게 당 안팎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꼭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정말 하려고 했던 게 무엇인지 누가 알고 있는가”라고 비꼬듯 반문했다. 물론 문 대표는 소득주도 성장을, 안 의원은 공정성장을 주장했다. 하지만 립서비스가 전부였다. 그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노력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초선의 두 지도자가 ‘혁신 경쟁’을 벌였다고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둔 권력다툼으로 비쳤을 뿐이다. 그 속에서 당의 정책비전은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야당이 정책의제를 놓고 치열하게 노선논쟁을 벌여 당의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전당대회를 연 것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한다. 1990년대 초반 영국 노동당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노조를 설득해 이뤄낸 ‘제3의 길’이나 2010년 독일 사민당이 ‘새로운 좌파를 찾는다’며 노선 전환을 한 함부르크 당대회 같은 일은 요원할 뿐이다. 박용진 정책위 부의장은 “타협과 양보의 정치가 가능하려면 각 정당이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해야 한다”며 “정당의 고집스러운 정책비전 제시가 결국은 한 사회의 발전을 만드는 건전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1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사실상 분당(分黨)의 길에 들어섰다. 내년 4·13총선을 4개월 남겨둔 시점이다. 1987년 민주화 이래 역대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이 분열해 야권이 정치적 성공을 거둔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의 야권 분열이 안 의원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996년 총선, DJ 위기 봉착 1992년 대선 패배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995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1996년 15대 총선을 8개월 남겨 두고서였다. DJ는 1995년 9월 신당인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었다. 기존 제1야당인 민주당에서 DJ계 55명이 집단 탈당해 합류했다. DJ는 야권 분열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1996년 4월 총선에서 국민회의는 79석을 얻었다. 15석 획득에 그친 민주당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됐지만 예상했던 100석 이상에 미치지 못해 참패로 기록된다. DJ는 궁지에 몰렸다. 100석을 자신하면서 자신의 전국구(현 비례대표) 번호를 15번에 뒀던 DJ의 국회 입성도 불발됐다. 게다가 1987년 민주화 이래 총선에서 처음으로 서울 다수당의 위치를 여당(당시 신한국당)에 내줬다는 점에서 야권의 충격은 더 컸다. 직전인 14대 총선(1992년)에서는 민주자유당 이름으로 서울 44석 중 16석에 그쳤던 신한국당은 15대 때 서울 47석 가운데 27석을 가져갔다. 야권 분열이 만든 1여 3야(국민회의, 민주당, 자민련) 구도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1987년 대선 당시 야권 분열의 책임 논란에 시달렸던 DJ에게 1997년 대선에 나설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거셌다. 그럼에도 DJ가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당시 국민회의 주요 당직을 맡았던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호남의 지역 기반이 워낙 튼튼했고, DJ를 대체할 만한 다른 주자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2000년 총선, 민국당 초라한 성적표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공천 학살’이라고 불린 공천 개혁을 단행했다. 이 결과 당시 민정계 김윤환 이세기 한승수, 민주계 신상우, 그리고 이기택 의원이 ‘숙청’됐다. 이에 불복한 김, 한, 신 의원 등은 조순 전 서울시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과 함께 민주국민당(민국당)을 창당했다. 민국당은 16대 총선에 참여했지만 강원 춘천에서 한 의원이 당선됐고 비례대표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당의 간판을 유지할 수조차 없는 참패였다. 분열된 제1야당에서 갈라져 나온 ‘아류’ 야당의 한계이기도 했다. 제1야당에서 분열된 야당이 성공을 거둔 건 1985년 12대 총선이 사실상 유일하다. 제1야당이던 민한당에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DJ의 합작으로 갈라져 나온 신한민주당의 돌풍이 그것. 신민당은 67석을 얻어 제1야당으로 부상한 반면 민한당은 81석에서 35석으로 쪼그라들었다.○ 총선 아닌 대선 교두보 마련? 과거가 미래에도 반드시 반복된다는 전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안 의원이 추진할 새로운 정치세력이 내년 총선에서 제1야당 자리를 차지하기도, 문 대표가 끌고 갈 새정치연합이 제1당이 되기도 어려울 거라는 게 중론이다. 공동 창업한 새정치연합이라는 굴레를 벗어난 안 의원도, 당내 ‘홀로서기’를 고수할 문 대표도 이 같은 현실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안 의원이 탈당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문 대표가 새정치연합을 ‘문재인 당’으로 만들려 한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 경우 자신이 2017년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문 대표도 안 의원을 붙잡아 그가 대변하는 중도로 외연을 넓히는 것보다는 ‘순혈’ 친노·운동권으로 당을 바꿔놔야 대선경선 가도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표와 안 의원 측 모두 “총선에서 몇 석을 더 얻는 건 중요하지 않다. 다음(대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내년 총선 이후에는 야권이 그 결과를 토대로 ‘헤쳐모여’가 불가피하고, 이때 야권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속내라고 볼 수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저는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으로 나섭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정권 교체의 희망은 없다”며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을 통해 새로운 정치세력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자신의 퇴진을 전제로 한 안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제안을 끝내 거부했다. 이로써 안 의원은 지난해 3월 26일 민주당(현 새정치연합)과 통합하며 ‘호랑이 굴’에 들어왔지만 1년 9개월여 만에 ‘호랑이는 잡지 못한 채’ 당을 떠나게 됐다. 안 의원은 이날 “내 능력과 힘이 부족했다”고 사과하면서도 “지금 야당은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다”고 문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그는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께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탈당에 “실망스럽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며 대표진 사퇴 없이 갈 길을 가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흔들림 없이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결의했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은 정계 개편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친노(친노무현)’ ‘1980년대 운동권’을 주축으로 한 문 대표의 ‘진보’ 세력과 ‘중도·호남 개혁 진영’을 중심으로 한 안 의원 세력이 경쟁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의원 탈당으로 내년 총선 구도는 일대일 여야 구도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을 상대로 새정치연합, 안 의원 세력, 정의당,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등이 맞선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일대일’ 구도를 위한 당 대 당 통합, 선거연대, 또는 후보 단일화 등이 추진되면 야권이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후속 탈당 여부다. 안 의원 측 문병호 의원은 자신의 15일 탈당을 예고하면서 “비노(비노무현) 진영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최대 30명의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당분간 문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문 대표 퇴진 요구에 집중할 거라는 관측도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3선의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인천 계양갑)이 10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김성곤 의원(전남 여수갑)은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손학규 대선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신 의원은 최근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갈등이 커지자 ‘구당모임’에 참여하며 주류를 비판해 왔다. 지난해 9월 검찰이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해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신 의원은 이날 “1심이 끝난 뒤 불출마 선언을 하려 했지만 우리 당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0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노(친노무현) 진영 쳐내기’에 나섰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스스로 당적을 정리할 것을 요구했다. 문 대표는 최측근인 노무현 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과 기초단체장들까지 주저앉혔다. 문 대표가 ‘친정’에 칼을 댄 건 비주류를 쳐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혁신을 위해 낡은 진보 청산을 주장한 안철수 의원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그의 탈당 명분을 허무는 포석이다. 문 대표가 제 갈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얘기다. 문 대표를 흔드는 비주류 진영을 겨냥한 선전포고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문 대표, 육참골단의 첫 승부수 문 대표는 한 전 총리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사법부의 정치적 판결”이라며 반발해 왔다. 그러나 8일 한 전 총리의 당적 제명을 가능케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상정한 데 이어 탈당까지 요청했다. 문 대표는 “한 전 대표의 결백을 믿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추어 정치적인 거취를 결단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한 전 총리는 “당과 문 대표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 전 총리는 다음 주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당헌·당규 개정안이 14일 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하면 당적이 정리될 처지였다. 이 개정안은 안 의원의 ‘10대 혁신안’ 일부를 수용한 것이다. 문 대표가 안철수표 혁신의 주요 타깃이던 한 전 총리의 거취를 먼저 정리함으로써 안 의원의 혁신 공세에 반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표는 친노 성향의 기초단체장인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총선 출마 포기를 설득했다. 또 문 대표의 최측근인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당 대표 정무특보의 불출마 의사도 확인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근거 없는 측근 챙기기 의혹을 직접 해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이 이런 혁신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당내에서 계파를 챙기는 공천으로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가 그분들에게 대승적인 결단을 해달라고 부탁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가 평소 강조해온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의 첫 승부수라는 관측도 나왔다. ○ “이제 칼끝은 비주류를 향한다” 당내에서는 “이제 문 대표의 칼끝이 비주류를 향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첫 대상으로 호남 비주류 좌장인 박지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14일 최고위와 중앙위에서 당헌·당규 개정안이 통과되면 박 의원은 당원권이 박탈된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한 의원은 “문 대표가 나도 이렇게 했으니 당신도 결단하라는 식”이라며 “매우 공격적이며 정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비주류 의원은 “구청장은 출마 자체가 반개혁적”이라며 “측근 현역 의원들에 대한 ‘제 살 베기’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문 대표 측은 단호한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선출직평가위의 평가 기준에 못 미치면 자연스럽게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라며 “(카드 결제기 이용 시집 강매 파문의) 노영민 의원도 윤리심판원 결정이 나오면 결국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대표는 비주류의 공세에도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다. 이날 최재천 정책위의장이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정책위의장 자리에서 물러나자 문 대표는 즉각 사의를 수용했다. 문 대표는 당분간 강공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도 성향의 한 의원은 “문 대표가 친노 현역 의원들까지 정리한다면 비주류가 문 대표를 성토할 명분이 없어지게 된다”며 “이는 비주류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민동용 기자}

지난해 3월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과 전격 통합을 발표한 직후 정치권에 한동안 회자된 글이 있다. 한 언론인이 쓴 ‘호랑이굴에 들어간 사슴’이라는 칼럼이었다. 내용 일부를 요약하면 이렇다. 안 의원이 민주당과 합친 것을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갔다’고 해석하면 오산이다. 안 의원에게는 호랑이를 같이 잡을 만한 동지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경쟁자인 문재인 의원(현 대표)은 친노(친노무현)라는 특전사급 부대를 이끌고 있다.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 이 대목의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 같다. 안 의원은 지난해 새정치연합을 만든 지 석 달 만에 7·30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안 의원은 사석에서 “내게도 장수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자신을 엄호해 줄 동지의 필요성을 절감한 듯하다. 그러나 문 대표 곁에 정말 친노라는 특전사급 부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친노 진영은 안 의원 지도부와 이후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조기에 허물어지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6·4지방선거와 재·보선 공천 및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 등에서 친노 혹은 범친노 그룹이 보여준 ‘대표 흔들기’는 대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2·8전당대회에서 문 대표에게 승리를 안겨 준 뒤에는 별 볼 일이 없다. 4·29 재·보궐선거와 10·28 재·보궐선거 참패로 위기에 빠진 문 대표를 비노 진영이 심하다 싶을 만큼 흔들어대고 있지만 친노 그룹에서 ‘특무상사’ 하나 뛰쳐나와 “어디서 감히 문 대표한테!”라며 호통 치거나 울분을 토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노영민 의원의 ‘카드 단말기 결제’ 사건을 보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노 의원이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두고 산하 기관에 자기 시집을 팔았다. 노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비서실장을 맡은 이후 문 대표가 가까이 두고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도덕성과 정당성을 추구해 온 문 대표에게는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노 의원은 버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총재였던 새천년민주당에서 당직을 맡았던 한 야권 인사는 “과거 같으면 당연히 노 의원이 탈당하거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해 문 대표의 부담을 덜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게 정당이고 동지라는 얘기다. 새정치연합 사람들은 새누리당을 ‘이익공동체’라고 조롱하듯 부른다. 동지애보다는 구성원들의 이익 실현을 위해 뭉친 집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들도 선거 때는 똘똘 뭉쳐 ‘혁신 쇼’를 벌이면서라도 승리를 얻어낸다. ‘선거 머신(machine)’인 셈이다. 그렇게 보자면 친노야말로 이익공동체가 아닌가 싶다. 이들도 자신의 이익이 걸린 당내 경선에서는 어떻게든 승리방정식을 찾아낸다. 정작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본선에서는 패배하지만. 문 대표가 “친노는 없다”고 주장한 이유를 알 것도 같은 요즘이다. 민동용 정치부 차장 mindy@donga.com}
‘정치적으로는 제명, 법적으로는 재심 청구?’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심경이 복잡하다. 새정치연합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정부패 혐의 형사범 중 유죄 확정된 당원은 제명 조치한다’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상정했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한 전 총리는 제명된다. 그러나 같은 날 문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재심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 중도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8일 “한 전 총리를 내치겠다고 했다가 지지층의 거센 항의를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그러나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원론적 차원에서 한 말이지 실제 재심 청구를 모색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정치적으로는 제명, 법적으로는 재심 청구?’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심경이 복잡하다. 새정치연합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정부패 혐의 형사범 중 유죄 확정된 당원은 제명 조치한다’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상정했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한 전 총리는 제명 된다. 그러나 같은 날 문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재심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 중도성향의 재선의원은 8일 “한 전 총리를 내치겠다고 했다가 지지층의 거센 항의를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그러나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원론적 차원에서 한 말이지 실제 재심 청구를 모색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아들의 로스쿨 졸업시험 구제 압력 의혹을 받아 당 당무감사원으로부터 엄중 징계 요구 처분을 받은 신기남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은 아들 일을 알아보러 학교를 가면 안 되느냐”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당무감사원은 이날 ‘카드 단말기 결제’ 시집 강매 의혹을 받고 있는 노영민 의원 역시 ‘엄중 징계 요구’ 처분을 내렸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7일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회의실에는 빈자리가 유독 많았다. 이미 사퇴한 오영식 최고위원과 결석한 이용득 최고위원 자리뿐만이 아니었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주축인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이 불참했다. 당연직 참석자는 아니지만 이날 최고위원회의 보고 안건이 있어 참석이 예정됐던 최재천 정책위의장과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사실상 회의를 보이콧했다. 주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당 ‘안전과 인권보장을 위한 대테러대책 TF’ 회의가 늦어진다는 사유를 댔다. 당무 거부다. 이 원내대표 측은 “문재인 대표가 사퇴를 선언하는 등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에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노(非盧), 조직적 반격 나서다 안철수 의원이 6일 문 대표를 향해 ‘최후통첩’을 한 뒤 비노 진영이 문 대표를 향해 조직적인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이날 오후 문병호 최원식 정성호 의원 등 비노 성향 의원 14명이 ‘야권대통합을 위한 구당 모임’을 결성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함께했다. 이들은 “현 지도부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며 “문 대표와 안 의원은 당의 분열을 막고 구당을 위한 노력에 살신성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당 모임에 참여한 한 의원은 “살신성인이라는 건 ‘문 대표의 사퇴’를 말한 것”이라며 “안 의원도 섣부른 탈당은 하지 말라는 요구”라고 했다. 안 의원보다는 문 대표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의원은 “문 대표가 (이 요구를) 안 받아들인다면 안 의원은 (당을) 나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 모임이 1996년 민주당 시절 ‘당내 당’이었던 국민통합추진위원회와 같은 형태라는 주장도 나온다. 당시처럼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비노 진영만이 아니다. ‘문-안 연대’로 통합전당대회를 주장했던 중간지대 모임인 통합행동은 이날 모임을 갖고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9일 내기로 했다.○ 文, 당내 반발에도 마이웨이 고수 문 대표는 계속 침묵했다. 문 대표는 8일 오전 관훈토론회에서 혁신전당대회 수용 불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 대표는 7일 오후 1시간 넘게 주 최고위원을 만나 최고위원 사퇴는 하지 말라고 설득했지만 허사로 끝났다. 대신 문 대표는 혁신 드라이브의 고삐를 강하게 죄었다. 최고위에서 안 의원이 제안한 10대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는 절차를 뒤늦게 확정했다. “법원마저 정치화되고 있다”고 대법원 판결에까지 반발하며 옹호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사실상 내친 것. 새 당헌·당규 개정안은 △부정부패 혐의 형사범 중 유죄가 확정된 당원은 제명 조치 △부정부패 연루 당원에 대한 당원권 박탈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개정안이 9일 최고위와 당무위원회, 14일 중앙위원회를 통과하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감된 한 전 총리는 제명된다.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당원권이 박탈된다. 최고위는 또 의정활동 및 공약 이행(35%), 선거 기여도(10%), 지역활동(10%), 다면평가(10%), 여론조사(35%)로 이뤄진 의원 평가 항목과 각 항목의 세부 반영 비율을 의결했다. 이들 기준에 따라 현역 의원을 평가해 ‘하위 20%’는 공천에서 배제한다. 지난해 안 의원과의 통합으로 지어진 당명도 내년 2월 1일 바꾸기로 했다. 문 대표가 안 의원과의 결별을 공식화하는 분위기다.민동용 mindy@donga.com·한상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간의 지루한 ‘공 떠넘기기’에 당내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혁신전당대회 수용을 거듭 촉구한 6일 한 당직자는 “이제 정치적으로 풀 단계도 지난 것 같다”며 “두 사람의 감정적 화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양자가 서로를 인간적으로 불신하고,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단계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당 안팎에서는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관계가 틀어진 시점을 2012년 대선 후보 단일화 결정 무렵으로 보고 있다. 그해 11월 23일 안 의원이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고 잠적했을 때가 최고조의 시기였다고 한다. 문 대표는 당시 안 의원의 자택으로 선거 지원을 요청하러 갔지만 주차장에서 10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되돌아서야 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분명히 ‘다른 곳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고 문 대표 측에 밝혔지만 막무가내로 내 집으로 향했다”며 문 대표가(혹은 문 대표 측이) 쇼를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문 대표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문 대표에 대한 안 의원의 불신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았다고 한다. 5월 혁신위원장 건으로 양자 회동을 했을 때나, 9월 문 대표의 재신임 국면에서 만났을 때마다 둘이 서로 다른 내용을 이야기한 게 그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안 의원을 만났던 한 의원은 “안 의원이 문 대표를 믿을 수 없게 된 3, 4가지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더라”며 “불신의 골이 깊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안 의원은 문 대표가 자신을 들러리로 여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반면 문 대표 측은 “문 대표가 안 의원을 인간적으로 나쁘게 보는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가끔씩 안 의원의 행보에 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는 있었다고 했다. 안 의원은 문 대표가 끌어들이기 어려운 중도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