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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고 독선적인 러트닉이 대통령의 의중도 모르면서 통상 정책을 지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전 세계적 증시 폭락 등 적잖은 부작용을 초래하며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정책을 주관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64)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자수성가 기업인 출신인 러트닉 장관이 거칠고 위압적인 행동과 발언으로 일관하고 때론 월권까지 일삼아 백악관 참모와 재계 관계자의 불만이 크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이들이 그를 ‘말 뒤집는 독선자’ ‘신뢰하기 어려운 협상 상대’ 등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상무부는 연 예산 110억 달러(약 16조5000억 원), 직원 5만1000명의 ‘공룡 부서’다. 러트닉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이 미국 경제는 물론 전 세계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 또한 러트닉 장관의 행보를 우려하고 있고, 러트닉 장관 대신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일본과의 관세 협상을 맡겼다고 8일 보도했다. ● 말 바꾸기-오락가락 행보로 비판 고조WSJ에 따르면 최근 러트닉 장관과 대면한 10여 명의 재계 및 백악관 관계자들은 그의 잦은 말 바꾸기, 정책 불투명성, 오락가락 행보 등을 문제 삼았다. 농업계 소식통은 러트닉 장관이 지난달 면담에서 자신에게 “미국 내 생산이 어려운 망고는 상호관세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공개했다. 2일 상호관세 발표 때 망고는 예외 품목에 없었다. 러트닉 장관은 에너지 업계 관계자와 면담 때 ‘원유를 상호관세 예외 품목으로 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원유는 관세 예외 품목으로 지정됐다. 이민 정책 등 담당 업무가 아닌 분야에도 개입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500만 달러(약 72억5000만 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주는 ‘골드카드’ 제도의 고안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파나마 운하 통제권 회복, 캐나다 편입 등 트럼프 대통령의 확장주의 기조를 적극 부추기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그가 최근 생방송 인터뷰에서 논의되지 않은 “국세청(IRS) 폐지”를 언급해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에게 “TV 인터뷰를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9·11 생존자… 정치 야망 커 러트닉 장관은 월가의 유명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1961년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모친은 유방암으로, 부친은 의료 사고로 잃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하버퍼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캔터피츠제럴드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올랐다. 캔터피츠제럴드는 2001년 9·11테러 당시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에 사무실이 있었다. 러트닉 장관은 당시 사무실에 없어 화를 피했다. 그러나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동생 게리를 포함해 직원 658명이 숨졌다. 이후 회사 이름을 딴 구호 기금을 설립했고 1억8000만 달러(약 2700억 원)를 지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뉴욕주 태생의 기업인이라는 공통점으로 의기투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했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2008년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정치적 야심도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러트닉 장관이 재무장관직을 원해 베선트 장관과 거듭 충돌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국제정치학계의 석학인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교수(85·사진)가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분쟁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두 나라가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의존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쟁이 필연적이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양국 정부가 ‘협력’이 아닌 ‘경쟁’을 택한다면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인한 역사상 가장 격렬한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앨리슨 교수는 6일(현지 시간) 하버드대에서 열린 중국 포럼에 참석해 두 강대국이 경제, 금융, 기후 등 주요 분야에서 상호 의존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냉전 시대 핵전쟁 위협에 직면했던 미국과 소련 또한 ‘상호 파괴’의 공포로 극한 갈등을 피했다며 이 교훈이 현재의 미국과 중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경쟁을 선택한다면 양측 모두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투키디데스 함정’은 기원전 5세기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벌였던 그리스의 도시 국가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대립에서 유래했다. 당시 그리스 최강이던 스파르타는 급부상한 아테네에 자원과 인재를 속속 뺏기자 전쟁을 벌였다. 혈투 끝에 두 나라가 다 몰락했고 어부지리를 얻은 마케도니아가 그리스 전체를 차지했다. 당시 이 과정을 기록한 유명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전쟁의 원인이 아테네의 부상에 대한 스파르타의 두려움에 있다고 주장했다. 앨리슨 교수는 2017년 저서 ‘예정된 전쟁’에서 그의 이름을 따 기존 패권국 미국과 신흥 강대국 중국의 갈등을 ‘투키디데스 함정’에 비유했다. 다만 최근 양국의 갈등은 날로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중국에 104%의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혔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또한 3일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중국 ‘촌놈들(peasants)’에게서 돈을 빌려 물건을 산다. 그 물건은 중국 촌놈들이 만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8일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 또한 “미국 부통령이 이처럼 무지하고 무례한 말을 하다니 의아하고 슬프다(悲哀)”고 꼬집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홍역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최근 미국 증시 급락, 전국적인 반(反)트럼프 시위 등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빠르게 번지는 홍역으로 또 다른 어려움에 처했다. 보건 당국이 2000년 “홍역 근절”을 선언했음에도 올 들어 곳곳에서 홍역이 번지면서 6일 기준 3명이 숨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남부 텍사스주에서 각각 6세 여아 케일리 페어, 8세 여아 데이지 힐드브랜드가 홍역으로 숨졌다. 인근 뉴멕시코주에서는 이름과 성별이 알려지지 않은 성인이 사망했다. 3명 모두 홍역 백신을 맞지 않았다. 미국 내 홍역 사망자 발생은 10년 만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취임 전 ‘백신 불신론자’였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까지 입장을 바꿔 “백신을 맞으라”고 외치고 있지만 발병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 예산 삭감, 보건 전문가가 아닌 케네디 장관의 기용 등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 3명 사망CDC에 따르면 6일 기준 올해 미국 50개 주 중 22개 주에서 총 642건의 홍역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해 전체로 285명이 감염되고 아무도 숨지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감염자, 사망자 모두 많다. 환자 중 백신 미접종자 비율 또한 지난해 89%였지만 올해 97%로 늘었다. 특히 50개 주 중 인구가 두 번째로 많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했던 텍사스주에서만 이 중 약 77%(499건)가 발병했다. 주 보건당국은 이번 사태가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텍사스주 사망자 2명은 모두 인구 약 27만 명의 북부 소도시 러벅 인근에서 나왔다. 이 일대에는 개신교의 소수 종파 ‘메노파(Mennonites)’ 신자가 많다. 정보기술(IT) 사용을 제한하고, 백신 접종을 거의 하지 않는다. 다만 사망자와 가족들이 메노파 신자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케네디 장관은 6일 텍사스주 세미놀에서 열린 힐드브랜드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후 ‘X’에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텍사스 일대에 백신과 기타 의약품을 배치해 홍역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홍역 확산은 백신 접종률 감소와 관련이 깊다. CDC에 따르면 지역사회 주민 95%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집단 면역이 생긴다. 하지만 텍사스주의 홍역 백신 접종률은 94.3%로 아직 이 기준에 못 미친다. 플로리다, 오클라호마, 조지아주 등의 접종률은 88%대에 불과하다.● 보건 예산 삭감 등이 화 키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예고된 참사’로 본다. 강도 높은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건복지부 및 산하기관에서 최소 1만 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또 홍역 백신 등 팬데믹 대응 자금 110억 달러(약 16조 원)의 지급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관련 회의, 백신 홍보 캠페인 등도 모두 무기한 연기됐다. 케네디 장관을 보건 수장으로 발탁한 것 또한 적절치 않은 인사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그는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텍사스주의 홍역 유행이 ‘영양실조’ 때문이라는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다. 특히 “비타민A, 비타민D가 풍부한 식이 보조제를 섭취하는 홍역 치료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 케네디 장관의 이런 행보에 반발해 최근 사퇴한 피터 마크스 전 FDA 백신 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현 사태를 두고 “불필요한 죽음이자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과학을 신봉하지 않는 케네디 장관에게 충성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의사 출신인 집권 공화당의 빌 캐시디 상원의원 또한 ‘X’에 “모든 사람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에는 (백신 외의) 치료법이 없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도 집권 1기 코로나19 사태 당시 ‘살균제 인체 주입’을 주장해 큰 비판을 받았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 전염병학자는 NYT에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계속 허위 정보를 퍼트리는 반(反)백신 세력”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홍역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최근 미국 증시 급락, 전국적인 반(反)트럼프 시위 등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빠르게 번지는 홍역으로 또 다른 어려움에 처했다. 보건 당국이 2000년 “홍역 근절”을 선언했음에도 올 들어 곳곳에서 홍역이 번지면서 6일 기준 3명이 숨졌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남부 텍사스주에서 각각 6세 여아 케일리 페어, 8세 여아 데이지 힐드브랜드가 홍역으로 숨졌다. 인근 뉴멕시코주에서는 이름과 성별이 알려지지 않은 성인이 사망했다. 3명 모두 홍역 백신을 맞지 않았다. 미국 내 홍역 사망자 발생은 10년 만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취임 전 ‘백신 불신론자’였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입장을 바꿔 “백신을 맞으라”고 외치고 있지만 발병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 예산 삭감, 보건 전문가가 아닌 케네디 장관의 기용 등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 3명 사망CDC에 따르면 4일 기준 올해 미국 50개 주 중 22개 주에서 총 642건의 홍역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해 전체로 285명이 감염되고 아무도 숨지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감염자, 사망자 모두 훨씬 많다. 환자 중 백신 미접종자 비율 또한 지난해 89%였지만 올해 97%로 늘었다.특히 50개 주 중 인구가 두 번째로 많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했던 텍사스주에서만 이 중 약 77%(499건)가 발병했다. 주 보건당국은 이번 사태가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텍사스주 사망자 2명은 모두 인구 약 27만 명의 북부 소도시 러벅 인근에서 나왔다. 이 일대에는 개신교의 소수 종파 ‘메노파(Mennonites)’ 신자가 많다. 정보기술(IT) 사용을 제한하고, 백신 접종을 거의 하지 않는다. 다만 사망자와 가족들이 메노파 신자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케네디 장관은 6일 텍사스주 세미놀에서 열린 힐드브랜드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후 ‘X’에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텍사스 일대에 백신과 기타 의약품을 배치해 홍역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홍역 확산은 백신 접종률 감소와 관련이 깊다. CDC에 따르면 지역사회 주민 95% 이상의 백신을 맞아야 집단 면역이 생긴다. 하지만 텍사스주의 홍역 백신 접종률은 94.3%로 아직 이 기준에 못 미친다. 플로리다, 오클라호마, 조지아 주 등의 접종률 또한 88%대에 불과하다.● 보건 예산 삭감 등이 화 키워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예고된 참사’로 본다. 강도 높은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건복지부 및 산하기관에서 최소 1만 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또 홍역 백신 등 팬데믹 대응 자금 110억 달러(약 16조 원)의 지급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관련 회의, 백신 홍보 캠페인 등도 모두 무기한 연기됐다.케네디 장관을 보건 수장으로 발탁한 것 또한 적절치 않은 인사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그는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텍사스주의 홍역 유행이 ‘영양실조’ 때문이라는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다. 특히 “비타민A, 비타민D가 풍부한 식이 보조제를 섭취하는 홍역 치료 임상 시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케네디 장관의 이런 행보에 반발해 최근 사퇴한 피터 마크스 전 FDA 백신 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현 사태를 두고 “불필요한 죽음이자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과학을 신봉하지 않는 케네디 장관에 충성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의사 출신인 집권 공화당의 빌 캐시디 상원의원 또한 ‘X’에 “모든 사람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에는 (백신 외의) 치료법이 없다”고 썼다.트럼프 대통령도 집권 1기 코로나19 사태 당시 ‘살균제 인체 주입’을 주장해 큰 비판을 받았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 전염병학자는 NYT에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계속 허위 정보를 퍼트리는 반(反)백신 세력”이라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500만 달러(약 72억5000만 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이른바 ‘골드 카드’의 실물을 공개했다. 2월 25일 이 제도의 도입 계획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골드 카드 실물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골드 카드를 들어 보이며 “이게 뭔지 아냐. 골드 카드, 트럼프 카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카드가 2주 이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가 첫 번째 구매자”라고 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EB-5’ 투자 이민 제도를 골드 카드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EB-5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미 50개 주별로 다르지만 80만 달러(약 11억 원)에서 105만 달러(약 15억 원)을 내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를 통해 미국으로 이주하는 외국인들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을 500만 달러로 대폭 올린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골드 카드가 100만 장 이상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만 장의 카드를 팔면 5조 달러(약 7200조 원)의 수입을 얻는데 35조 달러(약 5경 원)에 달하는 미국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500만 달러(약 72억5000만 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이른바 ‘골드 카드’의 실물을 공개했다. 2월 25일 이 제도의 도입 계획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골드 카드 실물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골드 카드를 들어 보이며 “이게 뭔지 아냐. 골드 카드, 트럼프 카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카드가 2주 이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가 첫 번째 구매자”라고 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EB-5’ 투자 이민 제도를 골드 카드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EB-5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미 50개 주 별로 다르지만 80만 달러(약 11억 원)에서 105만 달러(약 15억 원)을 내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를 통해 미국으로 이주하는 외국인들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을 500만 달러로 대폭 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 카드가 100만 장 이상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만 장의 카드를 팔면 5조 달러(약 7250조 원)의 수입을 얻는데 35조 달러(약 5경750조 원)에 달하는 미국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에게도 카드를 판매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 카드를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최소 3700만여 명이라고 전했다.미국 영주권자는 투표권은 없다. 하지만 거주와 취업 등에서 시민권자와 거의 동등하게 취급받는다. 골드 카드 도입 계획이 발표됐을 때,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소수의 이민자들에게만 문을 열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란 평가가 나왔다. 또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에서 영주권을 ‘사치품’으로 만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헌법재판소가 4일 재판과 여덟 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자 주요 외신들은 신속히 이를 긴급 타전했다. 대부분의 외신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과 관계없이 한국의 혼란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며 60일 안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통해 집권할 새 지도자 또한 사회 분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산적한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10년 사이 한국에서 대통령이 두 번째로 탄핵당했다며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한국이 경기 침체와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점에 이번 판결이 나왔다는 데 주목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또한 윤 전 대통령의 파면과 관계없이 수개월 동안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의 종식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위기의 장기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한국의 정치 시스템이 향후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다만 한국 정부의 가장 시급한 관심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부과한 25%의 상호관세율을 낮추는 데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시 지도자가 있는 국가는 (미국과) ‘힘의 우위’에서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는 한국 경제에 나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CNN 또한 수개월간의 불확실성과 법적 다툼이 마침내 마무리됐지만 한국이 세계 정세의 험난한 순간에 ‘방향타를 잃은 듯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수십 년간의 외교 정책 규범을 뒤집고 세계 무역 시스템을 해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이 더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AFP통신 또한 “한국은 리더십 공백 와중에 역사상 최악의 산불, 전라남도 무안 항공기 사고 등을 겪었고, 핵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는 25%의 관세를 얻어맞았다”며 한국의 과제가 산적하다고 지적했다.AP통신 역시 좌절된 계엄 시도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윤 대통령은 이날 권좌에서 물러났지만 한국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일본 공영방송 NHK 등 일본 언론 또한 이번 소식을 긴급히 전했다. 아사히신문 또한 “최종 결정이 나왔지만 탄핵을 둘러썬 여야와 여론의 대립은 깊다”며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혼란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NHK는 “60일 이내에 대선이 실시되는데 윤 전 대통령의 향후 메시지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외교정책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고도 불리는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일관되게 한일관계 개선에 주력해 왔다”고 언급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의 공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해외에 생산 기지를 둔 미국의 유명 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을 대표하는 상품 중 하나인 ‘아이폰’의 경우 현재 가격의 최대 1.4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아이폰 가격이 현재보다 30∼4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의 기관 중개 기관 월스트리트 로젠블랫 증권은 애플이 상호관세로 인한 비용 인상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한다면 제품 가격이 43% 인상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이 경우 미국에서 799달러(약 116만원)에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 기본형의 판매가는 최대 1142달러(약 165만원)에 이를 수 있다. 최고급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는 소비자 가격이 기존 1599달러(약 232만원)에서 43% 인상돼 2300달러(약 333만 5000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앞선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중국에는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이 기존에 중국에 적용해 온 20%의 관세에 누적될 경우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의 관세는 54%로 급등하는 셈이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생산 시설 일부를 이전한 국가들도 베트남은 46%, 인도는 26%의 관세를 부과받는 등 관세에서 자유롭지 않다.한편 로이터통신은 “(아이폰의) 급격한 가격 인상이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를 약화하고 한국의 삼성전자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26%)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부과되는 관세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보다 낮다는 이유에서다. 3일 애플의 주가는 9.3% 하락 마감하여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중국에 대한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될 경우 내년 애플의 수익이 약 7%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한국의 상호관세율을 두고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숫자(25%)와 백악관 행정명령에 적시된 숫자(26%)가 서로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관세율 산정 방식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일관되지 않은 내용이 다수 발견되면서 상호관세 발표가 ‘졸속’으로 준비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주요 교역국에 부과할 관세율을 적은 차트를 보여줬다. 차트에는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더불어 미국이 부과할 상호관세율이 적힌 표가 담겼는데, 한국은 ‘25%’로 명시됐다. 이후 백악관이 소셜미디어 X에 올린 표에도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5%로 적혀 있었다.하지만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식 상호관세 행정명령 부속서엔 한국의 관세율이 ‘26%’라고 나와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4개국의 관세율이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에서 차트를 통해 공개한 수치보다 1%포인트씩 높게 적시됐다. 백악관은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관세율이 조정된 수치로 이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각 나라의 관세율을 행정명령 부속서 기준으로 보도하고 있다.한국 정부도 두 수치에 차이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미국 정부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두 숫자가 왜 다른지, 뭐가 맞는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이나 올림 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빚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관세율 산정 방식부터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 계산’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이 밖에 상호관세 부과가 의문시됐던 곳들 일부가 목록에서 빠지기도 했다. 당초 X에 게시된 표에는 인도양 남부의 무인도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도 10%의 상호관세가 발표돼 논란이 일었으나 부속서에선 언급이 빠졌다. 남극 대륙에서 약 1700km 떨어진 이 섬은 펭귄, 물개, 바다표범 같은 야생동물만 서식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또 프랑스령 해외영토 생피에르미클롱섬(50%)과 레위니옹(37%), 호주령 노퍽섬(29%) 등에 본토 프랑스(20%)나 호주(10%)보다도 높은 상호관세가 예고됐지만 부속서에선 별도 언급이 없었다.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선보인 상호관세율 차트에 대만이 ‘국가(Country)’로 분류돼 중국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X에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며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대만 독립’ 세력에게는 결코 여지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한국의 상호 관세율을 두고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숫자(25%)와 백악관 행정명령에 적시된 숫자(26%)가 서로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관세율 산정 방식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일관되지 않은 내용이 다수 발견되면서 상호관세 발표가 ‘졸속’으로 준비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주요 교역국에 부과할 관세율을 적은 차트를 보여줬다. 차트에는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더불어 미국이 부과할 상호 관세율이 적힌 표가 담겼는데, 한국은 ‘25%’로 명시됐다. 이후 백악관이 소셜미디어 X에 올린 표에도 한국의 상호 관세율은 25%로 적혀 있었다.하지만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식 상호 관세 행정명령 부속서엔 한국의 관세율이 ‘26%’라고 나와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뿐 아니라 인도,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4개국의 관세율이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에서 차트를 통해 공개한 수치보다 1%포인트씩 높게 적시됐다. 백악관은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관세율이 조정된 수치로 이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각 나라의 관세율을 행정명령 부속서 기준으로 보도하고 있다.한국 정부도 두 수치에 차이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미국 정부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두 숫자가 왜 다른지, 뭐가 맞는지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이나 올림 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빚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관세율 산정 방식부터 명확지 않아 ‘자의적 계산’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이밖에 상호관세 부과가 의문시됐던 곳들 일부가 목록에서 빠지기도 했다. 당초 X에 게시된 표에는 인도양 남부의 무인도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도 10% 상호관세가 발표돼 논란이 일었으나 부속서에서 언급이 빠졌다. 남극 대륙에서 약 1700km 떨어진 이 섬은 펭귄, 물개, 바다표범 같은 야생동물만 서식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또 프랑스령 해외영토 생피에르 미클롱섬(50%)과 레위니옹(37%), 호주령 노퍽섬(29%) 등에 본토 프랑스(20%)나 호주(10%)보다도 높은 상호관세가 예고됐지만 부속서에선 별도 언급이 없었다.인구가 1만명도 되지 않는 생피에르 미클롱은 남아프리카의 소국 레소토와 함께 가장 높은 관세율이 예고돼 화제를 모았다. 인구 2200여명의 노퍽섬에 관세가 발표되자 앤서니 앨버리지 호주 총리는 “노퍽섬이 거대한 경제 규모의 미국과 무역 경쟁자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선보인 상호 관세율 차트에 대만이 ‘국가(Country)’로 분류돼 중국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X에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며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대만 독립’ 세력에게는 결코 여지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뒤에서 콘크리트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안 돌아보고 무조건 달렸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태국 매체 타이랏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권영준 씨(38)는 “(아내와 아이를) 바로 찾으러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이틀 전 지진으로 자신이 살던 방콕 시내의 고층 건물이 요동치던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뒤에서 누군가가 깅하게 미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권 씨는 50층이 넘는 방콕 시내의 고층 콘도미니엄 건물 2개 동을 잇는 구름다리가 지난달 28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 여파로 붕괴되기 직전 뛰어넘는 장면으로 현지 유명 인사가 됐다.태국에서 사업을 하며 태국인 아내와 돌을 갓 지난 딸과 함께 방콕에서 거주하는 권 씨의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또 이 영상이 화제를 모으자 인플루언서인 아내 보우유리 씨가 본인의 SNS 계정에서 영상 속 남성이 자신의 남편임을 밝히면서 권 씨는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지진 발생 당시 권 씨는 52층에 있는 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맞은편 건물 30층에 있는 집에서 자신을 기다릴 가족에게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구름다리를 건넜다. 집에 도착해 아내와 딸이 이미 대피한 사실을 확인한 권 씨는 계단으로 1층까지 걸어 내려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큰 부상 없이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된 그는 여러 곳의 태국 및 해외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있다. 온라인에선 권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두고 “인간은 놀랍다. 아무리 무서워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국민 남편’의 모범이다. 이런 남편을 둔 아내는 정말 행운”, “누가 한국 남자가 드라마에만 존재한다고 했나. 실제로 있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뒤에서 콘크리트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안 돌아보고 무조건 달렸습니다.”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태국 매체 타이랏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권영준 씨(38)는 “(아내와 아이를) 바로 찾으러 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이틀 전 지진으로 자신이 살던 방콕 시내의 고층 건물이 요동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뒤에서 누군가가 강하게 미는 느낌이었다”고 했다.권 씨는 50층이 넘는 방콕 시내의 고층 콘도미니엄 건물 2개동을 잇는 구름다리가 지난달 28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 여파로 붕괴되기 직전 뛰어넘는 장면으로 현지 유명 인사가 됐다. 태국에서 사업을 하며 태국인 아내와 돌을 갓 지난 딸과 함께 방콕에서 거주하는 권 씨의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또 이 영상이 화제를 모으자 인플루언서인 아내 보우유리 씨가 본인의 SNS 계정에서 영상 속 남성이 자신의 남편임을 밝히면서 권 씨는 더 큰 주목을 받았다.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지진 발생 당시 권 씨는 52층에 있는 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맞은편 건물 30층에 있는 집에서 자신을 기다릴 가족에게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구름다리를 건넜다. 집에 도착해 아내와 딸이 이미 대피한 사실을 확인한 권 씨는 계단으로 1층까지 걸어 내려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큰 부상 없이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하루 아침에 유명 인사가 된 그는 여러 곳의 태국 및 해외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있다. 온라인에선 권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두고 “인간은 놀랍다. 아무리 무서워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국민 남편’의 모범이다. 이런 남편을 둔 아내는 정말 행운”, “누가 한국 남자가 드라마에만 존재한다고 했나. 실제로 있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폐지 의사를 밝혀온 가운데, 보조금 지급을 위해 3년 전 설립된 미 상무부의 ‘칩 프로그램 사무국(CPO)’ 직원 약 150명 중 22명을 제외한 80%가 해고 또는 권고사직을 당했다. 대규모 해고 물결에 SK하이닉스 워싱턴DC 사무소 부사장 출신인 한국계 댄 김 씨도 지난주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출신인 한국계 고위급 인사까지 사무국을 나오면서 국내 기업이 반도체 보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우려가 더 커졌다.2022년 바이든 행정부에서 통과된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와 연구 강화를 위해 특히 미국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두는 기업에는 총 520여억 달러(약 75조7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규정했다. CPO는 이 보조금 지급·감독 업무를 주도하기 위해 상무부에 특별 설치된 부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수조 원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2021년 3월~2022년 12월 SK하이닉스 미주 부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김 씨는 CPO에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전략기획·산업분석 책임자로 합류해 화제가 됐다. 이민 1세대인 김 씨는 브리검영대에서 학사,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3~2015년 한국무역협회(KITA)에서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일했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퀄컴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미 상무부는 김 씨의 합류 소식을 알리며 “미국 정부 고위직과 업계 임원직을 지내며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경제 경쟁력·국가 안보 문제에 대한 독보적인 전문성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CPO는 트럼프 행정부의 ‘바이든 행정부 지우기’와 ‘연방정부 구조조정’의 타깃이 돼 조직이 크게 와해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측근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출신 마이크 그라임스가 대규모 해고를 주도했다. FT는 본래 계획은 수습 직원 5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었으나 임원들의 반발 끝에 겨우 22명이 살아남았다고 전했다.김 씨는 약 1주 전 CPO에서 마지막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8일 자신의 링크드인에 “지난주는 제가 CHIPS 프로그램 사무국에서 보낸 마지막 주였다”며 상무부에서 함께 근무한 직원들과 갑작스러운 이직 결정을 지원한 SK하이닉스 측에 감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가 심은 씨앗이 잘 자라도록 충분히 보살펴진다면, 그 혜택은 여러 행정부를 거쳐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잠시 휴식을 가진 뒤 다음 여정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올렸다. 김 씨의 이번 사직이 타의에 의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29일(현지 시간) 기준 집계된 사망자만 1644명이다. 무너진 건물에서 사상자가 계속 발견되고 있어 사망자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설 확률이 70%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 손실액이 1000억 달러(약 147조 원)에 이르며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약 668억 달러)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구호 활동에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얕은 진원, 열악한 경제-인프라가 피해 더 키워피해 규모가 커진 핵심 원인으로는 대도시에서 가까운 진앙과 얕은 진원이 꼽힌다. 이번 지진은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만달레이(인구 약 120만 명)에서 17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진원 깊이는 10km에 불과했다. 영국 BBC방송은 “지진과 여진이 10km의 얕은 깊이에서 발생해 더 파괴적이었다. 건물이 훨씬 더 강하게 흔들리고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또 미얀마 마지막 왕조였던 꼰바웅 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라 불교 유적을 포함해 오래된 건축물이 많다는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여겨진다.자연재해지만 미얀마의 복잡한 정치 환경이 피해 복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군사 쿠데타로 내전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열악했던 경제 기반이 더 취약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는 현재 경제와 의료를 포함한 모든 필수 인프라가 엉망인 상태”라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3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식량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이 가운데 군부 정권이 미얀마 내 거의 모든 지역의 라디오, TV, 인터넷을 통제하면서 시민들이 피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고, 사상자 파악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도 미얀마 군부는 지진 직후 진앙 인근 사가잉 지역부터 태국 국경 인근까지 대규모 공습을 가해 7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반군 근거지를 광범위하게 폭격하고 있다. ● 韓 29억 원 지원 예정… 트럼프도 “돕겠다”그간 국제기구와 언론의 취재를 통제해 온 미얀마 군부는 이례적으로 외국 구조대원 수백 명을 받아들였다고 밝히는 등 해외 지원을 받는 데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29일 미얀마에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지원하고, 필요시 추가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해외 원조 예산을 크게 삭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8일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우리는 (미얀마를) 도울 것이고, 이미 그 나라와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 일본, 러시아도 미얀마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의 기후변화 감시 위성 ‘코페르니쿠스’를 통해 구조대에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 역시 500만 달러의 초기 지원을 약속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보다) 더 나은 지도자다. 나라(미국)가 혜택을 볼 것이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인 수지 와일스(68·사진)는 29일(현지 시간) 올 초 취임 후 가진 첫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와일스는 자신이 드러나는 걸 꺼려 그간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 ‘마이 뷰 위드 라라 트럼프’엔 출연했다. 일각에선 와일스 본인도 참여한 온라인 대화방에서 불거진 군사기밀 유출사건인 이른바 ‘시그널 스캔들’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 인터뷰에 응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와일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많은 일을 겪었다. (4건의 형사 기소 등에 따른) 소송이 있었고, (집권 1기 때) 자유세계의 리더 역할을 했고, 살해 시도를 겪었다”며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1979년 미 하원의원 보좌관을 시작으로 워싱턴 정계에서 컨설턴트와 로비스트 등으로 40여 년간 일한 그는 2015년 8월 트럼프 대통령과 연을 맺고 이듬해 대선 승리를 도왔다. 이후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많은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떠났을 때도 곁에 남아 지난해 트럼프 캠프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얼음 아가씨(ice maiden)’라고 부를 정도로 냉철한 조언을 하면서도, 그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최측근이다. 지난해 11월 6일 당선 확정 후 축하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스의 이름을 7번이나 부르며 발언을 요청했지만 끝내 사양할 정도로 자신을 드러내길 꺼리는 걸로 유명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현지 시간) 예고된 ‘상호 관세’ 부과를 앞두고 관세 정책을 더욱 강경하게 밀어붙일 것을 고위 참모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또 상호 관세가 주로 거론되면서 후순위로 밀린 듯했던 ‘보편 관세’(전 품목에 적용되는 관세) 부과 구상이 최근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로 자동차 가격 인상 우려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외 반발과 우려에도 품목별 관세와 상호 관세 등을 앞세운 ‘통상 전쟁’을 지속할 계획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호 관세, ‘더티 15’에 핀셋 부과될 듯 WP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정통한 참모 4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관세 조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모들에 따르면 상호 관세 조치로 영향을 받는 통상 규모는 수조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상호 관세의 구체적인 범위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지만,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언급한 바 있는 이른바 ‘문제적 15%(Dirty 15)’ 국가에 집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대미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 중인 15%의 무역 상대국을 우선적으로 겨냥해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핀셋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앞서 베선트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문제적 15%’라고 부르는 국가들이 있는데 이들은 상당한 관세를 미국에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역시 미국의 ‘관세 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사인이 있기 전까진 어떻게 결정될 진 아무도 모를 것”이라면서도 “한국 역시 피해 가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557억 달러(약 81조 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에 8번째로 큰 무역적자를 안긴 국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상하원 의회 합동 연설에서도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나 높다”고 주장하는 등 한국을 콕 집어 거론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사실상 대미 관세는 0%이지만, 미국은 비관세 장벽 등을 문제 삼으며 고율의 상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특정 산업 제품에 대해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미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다음 달 3일부터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의약품, 목재 등의 품목들에 대해서도 관세를 매길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한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여겨졌던 보편 관세 구상까지 되살리고 있다는 게 참모들의 전언이다. 앞서 1기 집권 당시 자동차 관세 부과 등의 포기를 실수로 여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복잡한 예외 규정을 피하고자 단일하고 간단한 관세 제도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산 車 가격 오르면 미국산 車 더 많이 살 것” 이날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곧 25% 관세를 적용받을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그들이 가격을 올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그렇게 해야 사람들은 미국산 자동차를 더 많이 살 것”이라고 했다. 차량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예상된다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 보호가 우선이란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 자동차 업체 ‘빅3’ 최고경영자들과 4일 대화할 당시 가격 인상에 나서지 말라고 했느냐는 질문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4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한 지 하루 만인 5일 두 국가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해 1개월간 관세를 면제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방위로 투하 중인 ‘관세 폭탄’을 두고 “절대적으로 영구적인 조치”라며 중도에 철회하거나 변경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합의하지 않는 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휴전이 지연될 경우 러시아산 석유에 25~5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2차 관세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국가나 기업에도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과의 거래에 제한을 가하겠다는 의미다.3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N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수립’을 요구한 것을 두고 “매우 화가 났다”며 “(그의 발언은) 전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28일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 요건으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수립을 촉구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사실상 축출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고 보도했다.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러시아와 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는 데 실패하고, 그것이 러시아 탓으로 판단된다면 러시아산 석유에 2차 제재로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는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모든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25~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부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베네수엘라가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들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며 “베네수엘라에서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는 모든 국가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NBC 인터뷰에서 밝힌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2차 관세’ 부과도 이와 유사한 압박 조치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푸틴도 내가 화났다는 걸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가 옳은 일을 하면 그 분노는 금세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이번 주 안에 다시 통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 협상을 추진 중인 이란을 겨냥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 핵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의 폭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이란에 대해서도 2차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이날 오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보다) 더 나은 지도자다. 나라(미국)가 혜택을 볼 것이다.”미국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인 수지 와일스(68)는 29일(현지 시간) 올 초 취임 후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와일스는 자신이 드러나는 걸 꺼려 그간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 ‘마이 뷰 위드 라라 트럼프’엔 출연했다. 일각에선 와일스 본인도 참여한 온라인 대화방에서 불거진 이른바 군사기물 유출사건인 이른바 ‘시그널 스캔들’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 인터뷰에 응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이날 와일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많은 일을 겪었다. (4건의 형사 기소 등에 따른) 소송이 있었고, (집권 1기 때) 자유세계의 리더 역할을 했고, 살해 시도를 겪었다”며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1979년 미 하원의원 보좌관을 시작으로 워싱턴 정계에서 컨설턴트와 로비스트 등으로 40여 년간 일한 그는 2015년 8월 트럼프 대통령과 연을 맺고 이듬해 대선 승리를 도왔다. 이후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많은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떠났을 때도 곁에 남아 지난해 트럼프 캠프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트럼프 대통령이 ‘얼음 아가씨(ice maiden)’라고 부를 정도로 냉철한 조언을 하면서도, 그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최측근이다. 지난해 11월 6일 당선 확정 후 축하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스의 이름을 7번이나 부르며 발언을 요청했지만 끝내 사양할 정도로 자신을 드러내길 꺼리는 걸로 유명하다.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와일스는 ‘트럼프에게 그동안 가장 말하기 어려웠던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020년 대선 때를 들었다.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조작’을 주장하며 승복을 거부했는데, 트럼프의 믿음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게 어려웠다는 얘기다. 와일스는 “대선 패배 후 2021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이 이것을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고, 그것이 내가 이 모든 일에 뛰어든 경위”라고 덧붙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얀마에서 발생한 진도 7.7의 강진으로 29일(현지 시간) 기준 집계된 사망자만 1644명이다. 무너진 건물에서 사상자가 계속 발견되고 있어 사망자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설 확률이 70%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 손실액이 1000억 달러(약 147조 원)를 이르며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약 668억 달러) 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구호 활동에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얕은 진원, 열악한 경제-인프라가 피해 더 키워피해 규모가 커진 핵심 원인으로는 대도시에서 가까운 진앙과 얕은 진원이 꼽힌다. 이번 지진은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만달레이(인구 약 120만 명)에서 17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진원 깊이는 10km에 불과했다. 영국 BBC방송은 “지진과 여진이 10km의 얕은 깊이에서 발생해 더 파괴적이었다. 건물이 훨씬 더 강하게 흔들리고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또 미얀마 마지막 왕조였던 꼰바웅 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라 불교 유적을 포함해 오래된 건축물이 많다는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여겨진다.자연재해지만 미얀마의 복잡한 정치 환경이 피해 복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군사 쿠데타로 내전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열악했던 경제 기반이 더 취약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는 현재 경제와 의료를 포함한 모든 필수 인프라가 엉망인 상태”라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3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식량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이 가운데 군부 정권이 미얀마 내 거의 모든 지역의 라디오, TV, 인터넷을 통제하면서 시민들이 피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고, 사상자 파악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도 미얀마 군부는 지진 직후 진앙 인근 사가잉 지역부터 태국 국경 인근까지 대규모 공습을 가해 7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반군 근거지를 광범위하게 폭격하고 있다. ● 韓 29억원 지원 예정…트럼프도 “돕겠다”그간 국제기구와 언론의 취재를 통제해온 미얀마 군부는 이례적으로 외국 구조대원 수백 명을 받아들였다고 밝히는 등 해외 지원을 받는데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29일 미얀마에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지원하고, 필요시 추가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해외 원조 예산을 크게 삭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8일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우리는 (미얀마를) 도울 것이고, 이미 그 나라와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 일본, 러시아도 미얀마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의 기후변화 감시 위성 ‘코페르니쿠스’를 통해 구조대에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 역시 500만 달러의 초기 지원을 약속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리는 살고 싶다.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떠나라.”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해 온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5, 26일 양일간 대규모 반(反)하마스 시위가 열렸다. 하마스의 권위주의 통치와 고질적인 경제난, 2023년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의 전쟁 장기화에 지친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몰락을 원한다”며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 중부 데이르알발라, 남부 칸유니스 등 가자지구 곳곳에서 주민들이 반하마스 시위를 벌였다. 특히 시위는 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의 공습이 특히 집중됐던 가자지구 북부에서 더욱 큰 규모로 진행됐다. 일부 주민은 하마스 고위 지도자 오사마 함단을 “멍청한 놈”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가자지구에서 반하마스 시위가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과거에도 몇 차례 시위가 벌어졌지만 하마스에 곧바로 진압됐다. 그러나 이번 전쟁 과정에서 하마스 간부와 구성원의 상당수가 이스라엘군에 사살되면서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이 상당히 약화됐고, 이것이 대규모 시위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팔레스타인 정책 및 조사 연구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하마스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율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71%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해 6월에는 57%로 떨어졌다. 지금 조사를 한다면 더 낮은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마스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또 다른 간부 바셈 나임은 페이스북에 “주민들의 비난은 침략자(이스라엘)를 향해야 한다”면서도 별다른 대응 방침은 내놓지 않았다. 민심이 더 돌아서면 주민들이 하마스 간부가 대거 은신하는 땅굴 등의 위치를 이스라엘에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시위를 내심 반기며 하마스를 압박하는 도구로 쓰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의회 연설에서 “우리의 (하마스 압박) 정책이 효과가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모든 이스라엘 인질을 즉시 석방하라. 그것이 전쟁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동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