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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너무 더워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오전 늦게 가게에 갔는데, 열어둔 창문 사이로 비가 쏟아졌는지 가게 집기가 모두 물에 젖었습니다. 복구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어요.” 6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자영업자 김모 씨(41)는 결국 평소보다 늦게 가게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중원구에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 시간당 47.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낮 최고기온은 32.2도에 달했다. 전국 곳곳에서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나타났다. 전국 183개 구역 중 182곳(99%)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 성남, 강원 철원, 충남 서산, 경북 봉화 등에는 호우주의보도 함께 발령됐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강수량이 60mm 이상이거나 12시간 동안 11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폭염과 함께 찾아온 극한호우 6일 기상청에 따르면 5, 6일 하루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AWS 관측 기준 전남 무안 102mm, 경북 칠곡 98mm, 경기 양평 86mm, 대구 달성 77.5mm, 경기 여주 62mm, 전남 장성 60.5mm, 경북 의성 56.1mm 등이었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50mm 이상의 비는 극한호우로 분류되는데, 비가 내리는 동안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알아보기 어렵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내리며 피해가 속출했다. 5일 무안군에서는 수도 공급 시설이 낙뢰를 맞아 무안읍과 몽탄면 일부 가구에 수도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여주시에서도 같은 날 오후 9시경 낙뢰로 일부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양평군 양근천 둔치 주차장에서는 차량 11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소나기 구름대가 발달한 것은 폭염으로 대기 불안정 상태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표가 뜨겁게 달궈지면 대기 상·하층의 온도차가 커져 대기가 불안정해진다. 이때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때가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곳곳에서 소나기 구름이 매우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온열질환 폭염과 폭우는 최소 8일까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7, 8일 전국 곳곳에 최대 60mm의 소나기를 예보했다. 소나기가 극한호우 양상으로 내리면서 16일째 이어지던 대구의 열대야가 잠시 그쳤다. 광주의 최저기온도 24도까지 내려가면서 15일 연속 이어지던 열대야 기록이 마감됐다. 다만 전국적인 폭염 기세는 꺾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16일째, 강원 강릉은 18일째, 제주는 22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6일 폭염 위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리고 사상 처음으로 폭염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최소 16일까지 최고 35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밤이나 새벽에도 온열질환으로 응급실 등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0시∼오전 10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7명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2011년(30명)의 10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30명에서 1788명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환자 수만 비교하면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더 많지만 환자 증가율은 0시∼오전 10시에 더 가팔랐다. 질병청 관계자는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 오는 분도 있다”며 “열대야가 길어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810명,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난 17명으로 집계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전시·체험 공간’을 운영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 연령, 국적, 장애 유무 등에 관계 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말한다. 범용디자인이라고도 불린다.개발원은 이달 11일까지 청계광장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편의점을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하기까지 모든 동선에 경사와 장애물이 없어 누구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출입문에는 단차 없는 자동문이 설치돼 있고 진열장 사이의 통로도 1.5m 이상으로 넓다. 개발원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도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상품 정보를 점자, 음성 등으로 다양하게 안내했다”며 “현금인출기에도 그래픽과 음성안내 기능을 추가해서 저시력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시장에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의 불편함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체험,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점자가 새겨진 컵라면과 연고를 찾는 체험 프로그램 등이 준비돼 있다.전시는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열리며 별도의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경혜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에만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은 편의점과 같은 시설에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 전시가 유니버설 디자인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직접 체감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폭염 때문에 걸어 다니기가 힘들어 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에 접촉 사고까지 발생해 곤욕을 치렀습니다.” 6일 서울 서초구에 사는 임모 씨(34)는 결국 회사에 출근하지 못했다. 이날 서초구에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 시간당 28mm의 소나기가 쏟아졌다. 낮 최고기온은 34.2도에 달했다.서울 뿐 아니라 전국 곳곳이 폭염과 기습적인 폭우로 신음했다. 전국 183개 구역 중 182곳(99%)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 성남, 강원 철원, 충남 서산, 경북 봉화군 등에 호우주의보도 발령됐던 것.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강수량이 60㎜ 이상 또는 12시간 동안 11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도깨비 같은 날씨에 각종 피해도 잇달았다.● 폭염 속 극한호우6일 기상청에 따르면 5일과 6일 사이 하루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AWS 관측 기준 전남 무안 102㎜, 경북 칠곡 98㎜, 경기 양평 86㎜, 대구 달성 77.5㎜, 경기 여주 62㎜, 전남 장성 60.5㎜, 경북 의성 56.1㎜ 등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50mm 이상의 비는 극한호우로 분류된다. 비가 내리는 동안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구분하기 힘들다.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크고 작은 비 피해가 속출했다. 5일 무안군에서는 수도 공급 시설이 낙뢰를 맞아 무안읍과 몽탄면 일부 가구에 수도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여주시에서도 같은 날 오후 9시경 낙뢰로 상당수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비슷한 시간 양평군 양근천의 둔치 주차장에서는 차량 11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이밖에 전국 곳곳에서 주택·도로·차량 침수 등의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기습적으로 소나기 구름대가 발달한 것은 그동안의 폭염으로 대기 불안정 상태가 커진 탓이 크다. 지표가 뜨겁게 달궈지면 대기 상·하층의 온도차가 커져 대기가 불안정해진다. 이때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는 경우가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곳곳에서 소나기 구름이 매우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우도 꺾지 못하는 불볕더위기상청에 따르면 최소 8일까지 전국이 폭염과 폭우를 동시에 겪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7일과 8일 전국 곳곳에 최대 40mm의 소나기 강수량을 예보했다. 소나기가 극한호우 양상으로 내리면서 16일째 이어지던 대구의 열대야가 잠시 해제됐다. 광주의 최저기온도 24도까지 내려가며 15일 연속 열대야 기록을 마감했다.다만 전국적으로 폭염의 기세를 꺾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16일째, 강릉은 18일째, 제주는 22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최소 16일까지 최고 34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어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더울 것”이라고 밝혔다.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한낮이 아니라 한밤과 오전 중에도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0시~오전 10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7명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2011년(30명)의 10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30명에서 1788명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환자 수만 놓고 보면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더 많지만 환자 증가율은 0시~오전 10시에 더 가파른 것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열대야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전문가들은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에 앞서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외출할 때는 가급적 양산을 사용하고 야외 작업은 혼자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먼저 야외 활동을 할 때는 갈증을 느낄 때 물을 마시는 게 아니라 실내에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 뒤 실외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목이 마르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수분이 부족한 상태”라며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미리 물을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신장질환자의 경우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부종, 어지럼증, 두통, 구역질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물 대신 커피나 술을 마시는 건 피해야 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맥주를 많이 마시는데 카페인과 알코올은 이뇨 작용을 해서 몸속 수분을 빼앗아 간다”고 했다. 외출을 할 때는 양산이나 모자를 사용하라고 했다. 유병욱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요즘처럼 자외선 지수가 높고 햇볕이 강할 때는 양산이 체감온도를 낮추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며 “비에는 우산, 폭염에는 양산이 기본이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양산을 고를 때는 안쪽 면이 검은색을 선호하는데, 바닥에서 반사되는 복사열을 검은색 면이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작업할 때는 최소 2명 이상이 함께 근무해야 한다. 유 교수는 “혼자 작업하다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외부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며 “야외 작업에서 동료의 의식 저하, 탈수, 근육 경련 등 온열질환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주변에 알리고 근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불볕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주말 전국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올해 14명으로 늘었다. 5일 강원 강릉에서는 17일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강릉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1911년 이래 가장 긴 지속 일수다. 서울과 광주는 15일째, 대구는 16일째, 제주는 2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온열질환을 피하려면 평소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누구나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이젠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10, 20대도 온열질환으로 병원행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5일 오후 4시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총 1690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질병청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추정 사망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온열질환 관련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4일 전남 동부지역에선 노인 5명이 밭에서 일하다가 쓰러져 숨졌다. 고흥군 동일면 밭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김모 씨(78)의 당시 체온은 41도였다. 순천에서도 노인 3명이 숨졌는데 당시 체온이 모두 40도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군위군 의흥면에서도 70대 남성이 참깨밭에서 일하다가 숨졌다. 폭염 피해는 더 이상 연령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3일까지 병원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 중 40대 이하 비중은 39.5%에 달했고 실내 온열질환자 비율도 20.4%나 됐다. 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폭염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외부 활동을 오래하면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연일 최고 40도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도쿄에서 지난달 열사병으로 123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21명은 실내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실내 사망자 중 79명은 사망 당시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폭염의 일상화… “15일까지 이어질듯” 올해 폭염은 최소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은 15일까지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이 33도 안팎이라고 예보했다. 당장 7일까지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낮 최고기온은 35도 내외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열대야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은 12일이다. 평년 같은 기간(1991∼2020년·3.7일)보다 훨씬 길다. ‘역대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같은 기간(9.5일)보다도 더 길다. 올해 최저기온과 습도는 2018년보다도 높아 더 덥게 느껴진다. 올해 7월 평균 최저기온은 23.3도로 2018년보다 0.7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최저기온과 습도가 높게 유지되면 체감온도가 더 높아지는데 이때 온열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국 17개 시도에 ‘폭염 현장 상황 관리관’을 파견해 폭염 대처 상황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해 관리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폭염으로 현장 상황 관리관을 파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강릉 밤 31.4도… 열대야 언제까지2일 새벽 강원 강릉시는 31.4도로 한반도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일 최저기온을 경신했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인 ‘초열대야’를 넘어 ‘슈퍼 열대야’라고 할 만한 더위로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강릉시민들은 종일 에어컨을 틀고 생활하거나, 밤마다 고원지대나 해변 등으로 피신하고 있다. 이날 낮에도 폭염이 기승을 부려 경북 경주시는 최고기온이 38.9도까지 올랐고 울산에선 사상 처음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폭염 탓에 취소됐다.》 “24시간 한순간도 에어컨을 안 틀고는 지낼 수 없는 지경입니다.” 강원 강릉시 주민 김지연 씨(46)는 2일 “예전에는 더워도 새벽과 이른 오전에는 다닐 만했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찜통이라 가급적 밖에 안 나간다”며 “에어컨을 종일 틀다 보니 벌써 전기요금이 두렵다”고 말했다. 강릉의 이날 최저기온은 오전 3시 반경 31.4도로 한반도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밤 기록을 경신했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를 넘어 ‘슈퍼 열대야’라고 할 만한 더위에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저녁마다 고원지대나 바닷가, 계곡으로 피신하는 상황이다. ● 강릉 31.4도, 일본 기록과 동일 2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릉에선 1일 밤∼2일 새벽 사이 최저기온이 31.4도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8월 일 최저기온 30.9도를 넘어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일 최저기온이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피서를 온 조국현 씨(58)는 “더위를 피해 놀러 왔는데 찜통더위에 현기증이 날 정도”라고 푸념했다. 강릉에선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가 5일째 이어지면서 저녁마다 시민들의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해수욕장에선 견디다 못해 밖으로 나온 주민과 관광객들이 돗자리를 깔고 새벽까지 잠을 청하고 있다. 고원지대라 기온이 낮은 대관령 옛길과 안반데기 등의 공터나 도로변에는 더위를 피해 차박을 하거나 텐트를 친 이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강릉이 유난히 지독한 열대야에 시달리는 건 바람이 산을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오르는 ‘푄 현상’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에 부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타고 올라갈 때 기온이 낮아졌다가 다시 내려오면서 기온이 높아지며 고온건조한 바람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또 낮 동안 달궈진 바닷물이 육지에 비해 천천히 식는 것도 열대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반도를 뒤덮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열대야는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12일째 열대야가 나타난 서울은 1일 밤∼2일 새벽 최저기온이 28.2도로 전날(27.3도)보다 1도 가까이 올랐다. 올여름 한반도의 밤 더위는 인근 국가와 비교해도 기록적 수준이다. 강릉의 일 최저기온 31.4도는 지난해 8월 10일 일본 니가타현에서 기록된 일 최저기온 기록과 동일하다. 또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 열 커튼을 치고 한반도를 덮고 있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 열대야가 심한 상황이다.● 경주 38.9도, 프로야구 경기도 취소 열대야와 함께 한낮의 폭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일 경북 경주시에선 낮 최고기온이 38.9도까지 오르며 올 들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울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경기는 폭염 때문에 취소됐다. 폭염 탓에 경기가 취소된 건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처음이다. 기상청은 다음주까지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의 3일 낮 최고기온은 31∼35도, 4일은 32∼35도로 예상되며 대구 지역에선 주말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305명이며 사망자는 6명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24시간 한순간도 에어컨 안 틀고는 지낼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강원 강릉시 주민 김지연 씨(46)는 2일 “예전에는 더워도 새벽과 이른 오전에는 다닐 만했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찜통이라 가급적 밖에도 안 나간다”며 “에어컨을 종일 틀다 보니 벌써 전기요금이 두렵다”고 말했다.강릉의 이날 최저기온은 오전 3시 반경 31.4도로 한반도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밤 기록을 경신했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를 넘어 ‘슈퍼 열대야’라고 할 만한 더위에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저녁마다 고원지대나 바닷가, 계곡으로 피신하는 상황이다.● 강릉 31.4도, 서울 28.2도…전국이 열대야2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릉에선 1일 밤~2일 새벽 사이 최저기온이 31.4도를 기록해 한낮의 무더위를 방불케 했다. 이는 2013년 8월 일 최저기온 30.9도를 넘어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일 최저기온이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피서를 온 조국현 씨(58)는 “더위를 피해 놀러 왔는데 찜통 더위에 현기증이 날 정도”라고 푸념했다.강릉에선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가 5일째 이어지면서 저녁마다 시민들의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해수욕장에선 견디다 못해 밖으로 나온 주민과 관광객들이 돗자리를 깔고 새벽까지 잠을 청하는 상황이다. 고원지대라 기온이 낮은 대관령 옛길과 안반데기 등의 공터나 도로변에는 더위를 피해 차박을 하거나 텐트를 친 이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강릉이 유난히 지독한 열대야에 시달리는 건 바람이 산을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오르는 ‘푄 현상’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에 부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타고 올라갈 때 기온이 낮아졌다가 다시 내려오면서 기온이 높아지며 고온건조한 바람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또 낮 동안 달궈진 바닷물이 육지에 비해 천천히 식는 것도 열대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남아보다 덥고 일본 일 최저기온과 동일한반도를 뒤덮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열대야는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중이다. 12일째 열대야가 나타난 서울은 1일 밤~2일 새벽 최저기온이 28.2도로 전날(27.3도)보다 1도 가까이 더 올랐다.올여름 한반도의 밤 더위는 인근 국가와 비교해도 기록적 수준이다. 강릉의 일 최저기온 31.4도는 지난해 8월 10일 일본 니가타현에서 기록된 일 최저기온과 동일하다. 또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 열 커튼을 치고 한반도를 덮고 있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도 열대야가 심한 상황이다.기상청은 당분간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의 3일 낮 최고기온은 31~35도, 4일은 32~35도로 예상되며 대구 지역에선 주말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305명이며 사망자는 6명이다. 전날에 이어 2일에도 전국 183개 지역 중 180곳(98%)에 폭염특보가 발령되자 행정안전부는 폭염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취약계층 보호 방안 등을 논의했다. 행안부는 전날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4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올린 상태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다음 달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가 모집인원의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달 중 추가 모집을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의료계에선 연내 전공의 복귀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보건복지부는 전국 수련병원 126곳이 하반기 전공의를 모집한 결과 104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모집인원 7645명의 1.4%가량이다. 104명 중에는 인턴이 13명, 레지던트가 91명이었다. 또 104명 중 45명(43.3%)은 5대 대형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에 몰렸다. 지원자가 극소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자 복지부는 곧바로 “전공의에게 수련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 이달 중 추가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추가 모집 역시 지원자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들은 최소한 연내에는 돌아오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했다. 정부도 추가 모집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모습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전공의 복귀를 위해 추가로 내놓을 대책이 없다. 설사 추가 조치를 내놓더라도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직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으로 돌아오는 대신 당분간 돈을 벌겠다며 개원가로 나서고 있다. 줄잡아 수천 명이 1, 2차 병원 봉직의(페이닥터)로 일하겠다고 나서면서 급여는 월 1000만 원에서 300만∼400만 원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구인글은 평일 오전 9시∼오후 7시, 토요일 오전 9시∼오후 2시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연봉 3000만∼4000만 원을 주겠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부가 의사 면허 취득 후 일정 기간 수련을 거친 경우에만 개원 면허를 주는 방안을 내년에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실화되면 수련을 마치지 않은 사직 전공의는 개원할 수 없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료개혁 추진 상황 및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의료개혁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중심으로 3차에 나눠 진행된다. 이달 말 발표되는 1차 개혁방안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복지부는 최근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곳에 일반병상을 감축하되 △지역 병원은 5% △수도권 1000병상 미만은 10% △수도권 1000병상 이상은 15%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올 12월에 발표할 2차 개혁방안에는 실손보험 개혁 및 비급여 관리 강화 방안이 포함된다. 정부는 실손보험이 창출한 비급여 시장이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시켰다고 보고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 내년에 추진되는 3차 개혁방안에는 의사 면허제도 및 미용의료 관련 내용이 포함된다. 정부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임상수련의 제도를 도입하고 일정 기간 수련을 마친 경우에만 개원 자격을 주는 방안을 지난해부터 추진해 왔다. 영국에서 의사 면허와 진료 면허를 별도로 취득하게 하는 것 등을 참고한 것이다. 또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등에서 간호사가 보톡스나 필러 등의 시술을 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참고해 미용의료 문호 개방도 추진할 방침이다. 면허제 개편과 미용의료 개방은 올 2월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 때도 포함됐는데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이 강하게 반발한 바 있어 향후 추진 과정에 난관이 예상된다. 세종=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부가 전국 14곳에 신규 댐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 발표한 신규 댐 백지화 방침을 뒤집고 14년 만에 신규 다목적댐 건설 계획을 밝힌 것이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극한호우와 최악의 가뭄 등으로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근원적 대응을 위한 다목적댐 건설은 2010년 착공된 보현산댐이 마지막”이라며 “신규 기후대응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전략산업으로 인한 신규 물 수요도 추가 물그릇 확보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댐은 한강에서 4곳, 낙동강에서 6곳, 섬진강에서 2곳, 영산강과 금강에서 각각 1곳이다. 저수량은 80만∼1억 t으로 중소형댐에 해당한다. 정부는 이번 댐 건설을 통해 연간 22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총 2억5000만 t의 물을 공급하고, 댐별로 80∼220mm의 비를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댐 건설은 지금 시작해도 10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 기후 위기를 감안할 때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도 했다.● 환경부, 文 정부 댐 중단 정책 뒤집어 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8년 9월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 주도 댐 중단 선언’을 뒤집은 이유에 대해 “2018년과 비교하면 지금 기후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22년 태풍 힌남노로 냉천이 범람했는데 현재 추진 중인 항사댐을 미리 건설했다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 주도 치수(治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냉천 범람 당시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선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7명이 숨졌다. 14년 만에 추진되는 다목적댐은 한강에 2곳, 금강에 1곳 들어선다. 강원 양구군에 생기는 수입천댐(1억 t)은 완공되면 하루 70만 명이 마실 수 있는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또 경기 연천군에는 아미천댐(4500만 t), 충남 청양군에는 지천댐(5900만 t)이 생긴다. 지천은 상습적 가뭄·홍수가 발생하는 곳으로 올해 장마철을 포함해 3년 연속 물난리가 났다. 용수전용댐 4곳은 한강 2곳, 낙동강 1곳, 섬진강 1곳에 생기는데 저수용량은 100만∼3100만 t이다. 김 장관은 “전남 화순군에 저수용량이 3100만 t인 동복천댐이 있었다면 2022년 가뭄 때 가장 높은 ‘심각’ 단계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 5곳, 섬진강 1곳, 영산강 1곳에 추진되는 홍수조절댐은 저수용량이 80만∼2200만 t으로 비교적 작은 편이다. 경남 거제시에 생기는 고현천댐 등 5곳은 기존 댐을 재개발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다. ● “첨단 기업 용수 확보” vs “토건 산업 위한 정책” 환경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지역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며 주민 동의를 구할 방침이다. 주민 반대가 심할 경우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 이날 발표된 댐 신설 계획 중 9곳은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경우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수몰지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없다면 주민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 환경부는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27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댐 계획 단계부터 완공까지는 길게는 10여 년 걸린다. 건설 비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는데 댐별로 수백억∼수천억 원이 들어 14곳을 모두 합치면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강원 삼척시의 경우 주민들이 직접 댐 건설을 요구해 온 만큼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최대 규모 다목적댐이 예정된 양구군은 주민 피해와 희귀 동식물 서식지 수몰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대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소양강댐 건설 이후 군민들이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어온 것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댐을 건설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도 거세게 반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기후위기를 볼모로 토건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자 기후문맹적 발상”이라며 “댐 건설 근거로 내세운 홍수 방어, 용수 공급, 기후위기의 근원적 대응 모두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재계는 침체된 지방 경기 활성화와 첨단산업 용수 확보 등을 이유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조성환 대한상공회의소 지역경제팀장은 “첨단 산업에서 기업들이 시달리는 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친환경 발전원을 확보하는 데 신규 댐을 활용할 수 있다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양구=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세종충남대병원이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다음 달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갈수록 응급실 운영 차질이 커지자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응급실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며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수가 인상 제도화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0일 세종충남대병원은 다음 달 1일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 15일은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24시간 동안 응급실이 멈추고 8, 22, 29일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운영하지 않는다. 이 병원 관계자는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사직하면서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세종충남대병원에 앞서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의 응급실이 전문의 부족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등 응급실 운영 공백이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도 조만간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여러 응급실을 중심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고 대책을 마련해 보강하면서 추진해 나가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올 2∼9월 한시적으로 100% 인상된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상시 제도화하는 등 수가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는 응급의학과뿐 아니라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진료한 다른 과목 전문의에게도 적용된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수가 인상 제도화는 응급의료 현장에서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등에게 매달 100만 원씩 지급하는 수련 보조수당을 응급의학과 전공의에게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편 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을 하루 앞둔 30일까지도 사직 전공의 지원은 미미한 상황이다. 김 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복귀 전공의에 대한 신상 공개 등 부당한 방법으로 복귀를 방해하는 경우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0∼6세 수족구병 환자가 역대 가장 많이 발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백일해와 미코플라스마 폐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면서 여름철 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백신 없는 수족구병, 개인위생 관리 중요”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셋째 주(7월 14∼20일) 0∼6세 전체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환자가 78.5명으로 관련 통계가 관리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6월 넷째 주(58.1명)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수족구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인후통 등을 겪다가 1∼2일 뒤 손발, 입안에 물집이 생기는 것이다. 증상은 대부분 열흘 내 사라지지만 드물게 뇌염과 심근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면역력이 부족한 생후 6개월∼6세 영유아에게 주로 나타나는데 예방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환자의 침, 콧물 등 분비물과 접촉하면서 감염되기 때문에 손 씻기와 기침예절 등 기본 위생수칙을 잘 지키고 증상이 나타나면 어린이집 등원 등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 “쿼데믹 유행 우려” 수족구병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도 최근 확산되고 있다. ‘100일 동안 계속되는 기침’이란 이름 그대로 기침이 오래간다는 특징을 가진 백일해 환자는 7월 셋째 주 3170명으로 6월 넷째 주(1604명)의 2배가량이 됐다. 대표 증상은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기침이다. 영유아 때 백일해 백신을 맞은 후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약해진 청소년 사이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올해 전체 환자 중 13∼19세가 7925명(58.5%), 7∼12세가 4605명(34%)에 달했다. 미코플라스마 폐렴 입원 환자도 6월 넷째 주 641명에서 7월 셋째 주 738명으로 15% 이상 늘었다. 이 역시 전체 입원환자 수(2519명)의 51.6%가 7∼12세로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유행 중이다. 전체 폐렴 환자의 10∼30%인 미코플라스마 폐렴은 대개 3, 4년마다 유행한다. 미코플라스마 폐렴은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일주일 정도 지속되는 감기와 달리 증상이 20일가량 이어지고 숨을 쉴 때 쌕쌕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코로나19 역시 같은 기간 입원 환자 수가 63명에서 225명으로 급증하며 재확산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개인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 상황에서 네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쿼데믹(Quademic)’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질병청 관계자는 “환기를 해야 깨끗한 새 공기가 들어오고 바이러스에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나갈 수 있다”며 “2시간에 한 번은 창문을 열고 10분가량 환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앞으로 공공임대주택에는 신생아를 출산한 가구가 1순위로 입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임대주택 100채의 입주자를 우선 모집했는데 신생아 출산 가구 10가구가 지원했다면 이들에게 먼저 배정하고 나머지 90채를 현재의 가점제로 배정하는 식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9일 오후 민관 합동 인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포함된 저출산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저출생 반전 대책을 발표한 후 지역 간담회와 현장 방문을 통해 접수된 의견을 반영해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먼저 국토교통부는 매년 11만 채가량 공급되는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우선 입주자 선발 시 출산 가구가 가장 먼저 입주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현재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의 60%는 우선공급 물량에 배정하는데 이는 일정 소득 이하인 국가유공자, 탈북민, 장애인, 다자녀, 신혼부부 등에게 배정된다. 지금은 대상자 중 부양가족 수, 지역 거주기간 등을 계산해 가점제로 선정하는데 앞으로는 2세 미만의 신생아를 둔 가구를 1순위로 올리고 나머지를 가점제로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우선공급 대상에서 신생아 가구 몫을 높이는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신생아 출산 가구의 경우 신혼부부,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어떤 유형으로 신청을 하든 1순위로 우선공급을 받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구원 수에 따른 면적 기준도 폐지해 가구원 수가 적더라도 큰 평수에 입주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현재 1인 가구는 35㎡ 이하, 2인 가구는 26∼44㎡, 4인 이상 가구는 45㎡ 이상 등의 기준이 있어 “1인 가구는 원룸에만 살아야 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일각에선 다자녀 가구 중 현재 자녀가 모두 2세 이상인 경우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국토부는 다자녀 가구가 받을 수 있는 가점이 총 6점으로 상당한 만큼 역차별을 당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10월까지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되, 시행은 공문 등을 통해 당장 할 방침이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과도한 경제적 부담으로 지적돼 온 ‘스드메’(스튜디오, 메이크업, 드레스) 가격에 대해서도 정부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 결혼준비대행사의 약관을 점검하는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소비자 피해 실태조사를 토대로 내년 1분기(1∼3월) 중 표준약관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0~6세 수족구병 환자가 역대 가장 많이 발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백일해와 미코플라스마 폐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면서 여름철 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백신 없는 수족구병, 개인위생 관리 중요”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셋째 주(7월 14~20일) 0~6세 전체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환자가 78.5명으로 관련 통계가 관리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6월 넷째 주(58.1명)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수족구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인후통 등을 겪다가 1~2일 뒤 손발, 입 안에 물집이 생기는 것이다. 증상은 대부분 열흘 내 사라지지만 드물게 뇌염과 심근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수족구병은 면역력이 부족한 생후 6개월~6세 영유아에게 주로 나타나는데 예방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환자의 침, 콧물 등 분비물과 접촉하면서 감염되기 때문에 손씻기와 기침예절을 잘 지키고 증상이 나타나면 어린이집 등원 등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전문가 “쿼데믹 유행 우려”수족구병 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도 최근 확산되고 있다. ‘100일 동안 계속되는 기침’이란 이름 그대로 기침이 오래 간다는 특징을 가진 백일해 환자는 7월 셋째 주 3170명으로 6월 넷째 주(1604명)의 2배 가량이 됐다. 대표 증상은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기침이다.영유아 때 백일해 백신을 맞은 후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약해진 청소년 사이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올해 전체 환자 중 13~19세가 7925명(58.5%), 7~12세가 4605명(34%)에 달했다.미코플라스마 폐렴 입원 환자도 6월 넷째 주 641명에서 7월 셋째 주 738명으로 15% 이상 늘었다. 이 역시 전체 입원환자 수(2519명)의 51.6%가 7~12세로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유행중이다. 전체 폐렴 환자의 10∼30%인 미코플라스마 폐렴은 대개 3, 4년마다 유행한다. 미코플라스마 폐렴은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일주일 정도 지속되는 감기와 달리 증상이 20일가량 이어지고 숨을 쉴 때 쌕쌕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한편 코로나19 역시 같은 기간 입원 환자 수가 63명에서 225명으로 급증하며 재확산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개인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 상황에서 네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쿼데믹(Quademic)’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질병청 관계자는 “환기를 해야 깨끗한 새 공기가 들어오고 바이러스에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나갈 수 있다”며 “2시간에 한 번은 창문을 열고 10분 가량 환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무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7일 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열대야를 겪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 경남 창원과 충남 보령, 경기 파주 등 전국 곳곳이 열대야로 인해 역대 7월 중 가장 무더운 밤을 보냈다. 경남 창원(북창원)의 27일 밤 최저기온은 28.3도로, 7월 일 최저기온으로는 해당 지역에서 관측을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았다. 같은 날 밤 최저기온 28.2도를 기록한 충남 보령도 관측 시작 시점인 1972년 1월 이래 7월 일 최저기온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이날 경기 파주(26.7도), 전북 정읍(28.0도), 전남 고흥(27.9도), 충남 서산(27.6도), 인천 강화(27.3도), 울릉도(27.9도), 강원 대관령(23.1도) 등에서 7월 일 최저기온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열대야를 겪은 날은 전국 평균 4.9일이다. 이는 평년(1991∼2020년 평균) 같은 기간 열대야일(1.8일)뿐만 아니라 ‘역대급 무더위’로 기록된 2018년 같은 기간의 열대야일(4.1일)보다도 길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찜통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오르는 등 매우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9일 서울 등 수도권의 낮 최고기온은 28∼32도로 예보됐다. 29일과 30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서울·인천·경기 남서부에 5∼10mm, 경기 북부·강원 지역에 5∼3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31일부터 8월 2일까지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에선 비가 그친 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다시 기온이 올라 무덥겠다. 한편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925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5명이다.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인과 어린이, 임신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낮 시간대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챙 넓은 모자,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며 “갈증이 느껴지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무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7일 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열대야를 겪었다. 특히 이날 경남 창원과 경기 파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역대 7월 중 가장 무더운 밤을 지낸 가운데 제주도는 22일 연속 열대야를 기록했다. 이번주에도 찜통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창원·보령 등 역대 7월 중 가장 더웠던 밤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 경남 창원과 충남 보령, 경기 파주 등 전국 곳곳이 열대야로 인해 역대 7월 중 가장 무더운 밤을 겪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경남 창원(북창원)의 27일 밤 최저기온은 28.3도로, 7월 일 최저기온으로는 해당 지역에서 관측을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았다. 같은날 밤 최저기온 28.2도를 기록한 충남 보령도 관측시작 시점인 1972년 1월 이래 7월 일 최저기온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이날 경기 파주(이날 최저기온 26.7도), 전북 정읍(28.0도), 전남 고흥(27.9도), 충남 서산(27.6도), 인천 강화(27.3도), 울릉도(27.9도), 강원 대관령(23.1도) 등에서 7월 일최저기온 최고치가 경신됐다.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열대야를 겪은 날은 전국 평균 4.9일이다. 평년(1991~2020년 평균) 같은 기간 열대야일(1.8일)뿐만 아니라 ‘역대급 무더위’로 기록된 2018년 같은 기간의 야일(4.1일)보다도 길다. 27일 밤 최저기온 27.7도를 기록한 제주는 올 여름 들어 22일 연속 열대아를 이어갔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찜통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오르는 등 매우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9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28~32도로 예보됐다.29일과 30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경기북부와 강원지역에서 5~10mm 가량의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31일부터 8월 2일까지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수도권과 강원영서 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온열질환 주의…“음료수 억지로 먹여선 안 돼”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889명으로 이중 사망자는 5명이다. 온열질환은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환자에게 의식이 있을 경우 빠르게 시원한 장소로 옮겨 물수건 등으로 몸을 닦고 선풍기나 부채를 이용해 체온을 내려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생명이 위태로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식이 없는 환자라면 119에 신고해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때 질식 위험이 있기 때문에 온열질환자에게 억지로 음료수를 먹여서는 안 된다.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인과 어린이, 임신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낮 시간대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챙 넓은 모자,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며 “갈증이 느껴지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장마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25일 서울에 첫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됐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이중으로 덮고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는 탓인데,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렸지만 양이 많지 않다 보니 ‘습식 사우나’에 있는 것처럼 체감기온이 오르며 온열질환자도 속출했다. 정부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더위가 우려된다”며 집중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반도 뒤덮은 ‘이중 열 커튼’ 기상청은 25일 오전 서울을 포함해 전국 106곳에 폭염경보를 내리고 70곳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발효되고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이틀 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를 합쳐 폭염특보가 내려진 곳은 전국 183개 구역 중 96%에 해당하는 176곳이었다. 장마철 극한호우 직후 극한폭염이 찾아온 것은 거대하고 뜨거운 공기덩어리 두 개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남쪽에서 올라온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 고원 쪽에서 발생해 북쪽에서 내려온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은 한반도 상공 5km 이하, 티베트고기압은 12km 부근 상공에 머물고 있다. 두 거대 고기압이 몰고 온 뜨거운 공기 커튼이 이중으로 쳐진 탓에 달궈진 지표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전국 곳곳에 부분적으로 소나기가 내렸지만 양이 많지 않아 더위를 식히기보다 습도를 높여 마치 ‘습식 사우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시민도 많았다. 뜨거운 한증막 안에 물을 뿌리면 습도가 올라가며 숨이 막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국 곳곳의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었는데 ‘습식 사우나’ 효과까지 더해지며 체감온도는 경기 안성시와 의왕시가 각각 38도와 37.9도를 기록했다. 서울은 36.2도, 강원 삼척시는 36.8도였다. 찜통더위가 이어지며 온열질환자도 속출했다. 5월 20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759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온열질환자 수는 15명, 사망자는 1명 더 많다.● “올해 폭염 역사 새로 쓸 가능성” 이번 더위는 장마가 끝나는 것과 맞물리면서 8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6일 수도권 강원 충청권 등에 최대 80mm의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27일에도 전국적으로 5∼60mm의 소나기가 예상되는데 이 역시 습도를 최대 100%로 올리면서 체감온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을 제외하곤 2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비 예보가 없다. 이에 따라 태풍 ‘개미’가 중국에 상륙해 28일경 소멸하고 나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완전히 한반도 상공을 점령하며 불볕더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모두 올여름 더위가 ‘역대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전날(24일) 대책회의에서 “올여름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더위가 우려된다”며 가능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도 “지구온난화 등으로 올해 국내 폭염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실제로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은 국내외에서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6월 전국에 발생한 폭염일수는 평균 2.8일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역대 최고였다. 또 유럽연합 기후변화서비스는 이달 22일 세계 지표면 평균 기온이 17.15도를 기록해 관측을 시작한 1940년 이후 지구가 가장 더운 날이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지난해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 2명 중 1명은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는 시간이 5분 이하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이른바 ‘5분 진료’가 과장이 아니라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의뢰를 받아 실시한 ‘2023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 진료를 받은 국민 중 55%는 의사의 진료시간이 5분 이하였다고 답했다. 조사는 지난해 7월 24일∼9월 22일 15세 이상 남녀 1만49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가 외래 진료를 받은 시간은 4∼5분인 경우가 37.4%로 가장 많았다. 1∼3분이라는 응답도 17.6%나 됐다. 6∼10분 진료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8.3%였다. 10분 넘게 진료를 받은 경우는 16.6%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외래 진료 시간은 8분이었다. 한편 환자가 접수한 뒤 외래 진료를 받기까지 대기실에서 기다린 시간은 평균 17.9분이었다. 대기시간은 10∼20분 미만인 경우가 37.8%로 가장 많았고 20∼30분 미만(26.3%)이 그 다음이었다. 5명 중 1명(19.2%)은 “30분 이상 기다렸다”고 답했다. 다만 진료 시간은 짧았지만 외래 진료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9명(93.9%)은 “외래 진료에 전반적으로 만족했다”고 답했다. 입원 환자는 평균 7.5일 동안 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48.1%는 “예약 없이 당일 곧바로 입원했다”고 답했다. “원하는 날짜에 예약해 입원했다”는 응답자는 41.3%였다. 원하는 날짜에 입원하지 못해 대기해야 했던 비율은 10.6%였는데, 이들은 평균 13.6일을 기다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라 의료공백이 시작된 올 2월 이후에는 입원대기 비율과 기간이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입원 환자 중 27.1%는 간호간병통합병동에 입원했다고 답했다. 간호간병통합병동은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환자를 돌보는 병동이다. 간호간병통합병동의 만족도는 97.3%에 달했다. 반면 입원 환자 중 7.1%는 개인 간병인을, 6.6%는 공동 간병인을 고용했다고 답했다. 개인 간병인의 경우 평균 7.1일을 고용해 하루 평균 11만8870원을, 공동 간병인은 평균 7일을 고용해 하루 평균 2만1584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만족도는 개인 간병인은 83.7%, 공동 간병인은 77.6%로 나타났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이분들이 없었다면 혼자 병원에서 죽을 날만 기다렸을 겁니다.”지난달 11일 경기 부천시 자택에서 만난 김영덕 씨(69)는 격주로 그를 찾아오는 부천시보건소 ‘통합건강관리팀’ 소속 간호사와 영양사, 운동관리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데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까지 있는 ‘고위험군’이다. 통합건강관리팀은 방문할 때마다 간호사를 통해 혈당과 혈압을 확인하고, 영양사가 냉장고와 식단을 점검하며, 운동관리사가 적절한 운동을 지도하는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에서 죽을 수 있는 사회’ 시범사업 김 씨가 통합건강관리팀을 ‘생명의 은인’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말 통합돌봄을 시작하면서 김 씨의 혈당 수치가 578mg/dL이라는 걸 확인한 간호사는 당뇨 약 누락이 원인이라는 걸 파악하고 그를 긴급 입원시켰다. 김 씨는 “혼자 살며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다 보니 100m를 못 걸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며 “퇴원 후 관리를 받으며 식습관을 고치고 운동도 하게 됐다. 적절하게 약도 복용하다 보니 이제 혈당이 160mg/dL로 내려갔고 산책도 가능해졌다”면서 웃었다.홀몸인 김 씨가 병원 대신 자택에 머물며 다양한 통합관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부천시가 2021년부터 시행 중인 보건복지부의 ‘통합돌봄 시범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시범사업을 통해 노인들이 익숙한 집에서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임종을 맞을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다만 시범사업이다 보니 통합관리 서비스는 3개월만 제공되고 최대 3회까지만 연장이 가능하다는 한계는 있다. 김 씨 역시 조만간 다시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지자체 서비스 ‘제각각’김 씨에게 제공되는 ‘맞춤형 통합돌봄’을 위해선 국민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재 제각각 운영 중인 의료-간호-요양 서비스 통합이 필수적이다.지금은 요양병원의 경우 건강보험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되는 진료비)로 운영되고, 요양원과 요양보호사는 장기요양보험 급여로 운영되며, 지자체에선 이와 별도로 복지 담당 공무원을 통해 사회복지관이나 자원봉사자 방문돌봄 서비스를 지원한다.서로 기준이 다르다 보니 맞춤형 지원이 어렵고, 조금만 도와주면 익숙한 집에서 지낼 수 있는 노인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요양보호사로부터 목욕 지원을 받는데 사회복지관이 다시 목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중복 수혜 문제도 생긴다.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돌봄평가기관(CIZ)’을 모델로 통합 판정 체계를 개발해 부천시 등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CIZ에서 노인 개인마다 맞춤형 케어 플랜을 짜 주는 것처럼 요양병원, 요양원, 요양보호사, 돌봄서비스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노인들이 가급적 집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며 지낼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국회에서도 올 2월 ‘지역 돌봄 통합지원법’이 통과돼 2026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각 기관 간 정보 공유가 확대돼 각 지자체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기록,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 기록 등을 활용해 김 씨 같은 통합돌봄 대상을 발굴할 수 있게 된다.병원에서 사망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네덜란드의 경우 방문 간호사가 창구가 돼 임종 직전까지 노인들이 자택에서 지낼 수 있도록 통합 관리를 해준다. 한국의 경우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법 시행을 앞두고 통합 관리를 맡을 지자체 담당자를 교육 중이다. 이들이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며 필요한 지원과 연계해 주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잘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어떤 서비스가 지원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지원정보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통합돌봄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재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덜란드의 경우 장기요양보험료율이 9.65%로 한국(0.92%)의 10배 이상이다.● 39곳 뿐인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 늘려야집에서 죽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스피스는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받는 대신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의료 서비스다. 한국에선 2003년 암관리법을 통해 ‘완화의료’라는 이름으로 호스피스가 법제화됐으나 20년 넘게 지났음에도 가정에서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사례는 극히 일부와 불과하다.국립호스피스센터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술지에 올 1월 발표한 ‘한국 호스피스 이용 추세 및 현황(2018~2022)’에 따르면 한국 호스피스 이용률은 2018년 22.9%, 2019년 24.3%, 2020년 23.0%, 2021년 23.2%, 2022년 24.2%로 수년 동안 크게 늘지 않는 모습이다.또 호스피스 이용 환자 대부분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호스피스센터가 발간한 ‘2023년 국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호스피스 이용 환자 2만2394명 중 1만3041명(58.2%)이 호스피스 전문 병동에서 입원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았다. 호스피스 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서 호스피스를 이용한 환자는 환자는 3854명(17.2%)였다. 반면 가정에서 가정형 호스피스를 받은 환자는 676명(3.0%)에 그쳤다.전문가들은 생의 마지막인 임종을 집에서 맞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가정형 호스피스가 현재보다 대폭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입원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요양병원을 포함해 전국 103곳에 달한다. 반면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39곳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는 ‘집에서 죽을(Dying in Place)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028년까지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80곳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김진형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는 “한국에선 도입 초기 대학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 중심으로 호스피스가 설계돼 병원 중심의 호스피스 서비스가 발달했다”며 “말기 환자들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가족들과 마지막을 보내기를 원한다는 점을 고려해 입원 중심의 호스피스는 최소화하고 가정형 호스피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부천=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지난해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 2명 중 1명은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는 시간이 5분 이하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5분 진료’가 과장이 아니라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의뢰를 받아 실시한 ‘2023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 진료를 받은 국민 중 55%는 의사의 진료시간이 5분 이하였다고 답했다. 조사는 지난해 7월 24일~9월 22일 15세 이상 남녀 1만49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환자가 외래진료를 받은 시간은 4~5분인 경우가 37.4%로 가장 많았다. 1~3분이라는 응답도 17.6%나 됐다. 6~10분 진료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8.3%이었다. 10분 넘게 진료를 받은 경우는 16.6%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외래진료 시간은 8분이었다.한편 환자가 접수한 뒤 외래진료를 받기까지 대기실에서 기다린 시간은 평균 17.9분이었다. 대기시간은 10~20분 미만인 경우가 37.8%로 가장 많았고 20~30분 미만(26.3%)이 그 다음이었다. 5명 중 1명(19.2%)은 “30분 이상 기다렸다”고 답했다. 다만 진료 시간은 짧았지만 외래 진료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9명(93.9%)이 “외래 진료에 전반적으로 만족했다”고 답했다.입원 환자는 평균 7.5일 동안 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48.1%는 “예약 없이 당일 곧바로 입원했다”고 답했다. “원하는 날짜에 예약해 입원했다”는 응답자는 41.3%였다. 원하는 날짜에 입원하지 못해 대기해야 했던 비율은 10.6%였는데 이들은 평균 13.6일을 기다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라 의료공백이 나타난 올 2월 이후에는 입원대기 비율과 기간이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또 입원 환자 중 27.1%는 간호간병통합병동에 입원했다고 답했다. 간호간병통합병동은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환자를 돌보는 병동이다. 간호간병통합병동의 만족도는 97.3%에 달했다.반면 입원 환자 중 7.1%는 개인 간병인을, 6.6%는 공동 간병인을 고용했다고 답했다. 개인 간병인의 경우 평균 7.1일을 고용해 하루 평균 11만8870원을, 공동 간병인은 평균 7일을 고용해 하루 평균 2만1584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만족도는 개인 간병인은 83.7%, 공동 간병인은 77.6%로 나타났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