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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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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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美 기준금리 연내 추가인상 시사… 高금리 쇼크 장기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특히 미 경제의 강력한 회복세와 유가 상승 등의 리스크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국내외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코스피도 급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19, 20일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긴축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위원회는 이달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양적 긴축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5.25∼5.50%로,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지난달과 같은 최대 2.0%포인트다. FOMC 위원들의 연말 최종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6%(5.50∼5.75%)로 6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는 11, 12월 두 차례 남은 FOMC 회의 중 최소 한 번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또 미 연준은 내년 최종 금리 전망치를 5.1%(5.0∼5.25%)로 6월 전망치 4.6%에 비해 0.5%포인트 높게 잡아 5%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4.77포인트(1.75%) 내린 2,514.97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도 22.04포인트(2.50%) 내린 860.68에 장을 마쳤다. 강(强)달러가 예상되면서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6원 오른 1339.7원에 거래를 마쳤다.美연준, ‘더 높게 더 오래’ 고금리 시사… 한국경제 부담 더 커질듯 내년 최종 금리 5.1%로 제시… 6월 전망치보다 0.5%P 높여韓, 금리 인하기 부채 늘린 가계 고통고금리로 소비위축-금융 불안 우려추경호 “각별한 경계심 갖고 대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당장 연준의 회의 다음 날인 21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와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정부도 강(强)달러 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의 영향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美 5%대 고금리 내년 말까지 이어질 듯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 활동이 예상보다 강건하다”며 긴축 장기화를 강하게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긴축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연준은 연내 최종 금리 중간값은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5.6%(5.5∼5.75%)로 제시했지만 내년 최종 금리는 6월 전망치(4.6%)에 비해 0.5%포인트 높은 5.1%(5.0∼5.25%)로 내다봤다. 5%대 고금리가 최소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내년 금리 전망치를 높인 이유에 대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계속 제약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최근의 유가 상승도 우려스러운 리스크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인하할 때가 오면 그때 알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내에서는 연준의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것을 넘어 이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관계자들의 논평을 볼 때 금리가 끝없이 더 높은 수준에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 시사에 이날 뉴욕증시는 나스닥지수가 1.5% 하락했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가계빚 부담 가중, 경기 회복 타격 미국이 긴축 장기화로 가닥을 잡으면서 한국 경제도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금리 인하기에 부채를 크게 늘린 가계의 고통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6월 말 현재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1862조8000억 원에 달한다. 올 2분기(4∼6월)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7%로 스위스, 호주,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다. 가뜩이나 가계부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소비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3.4% 줄어 2020년 7월(―4.6%)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이는 등 이미 소비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기업들의 원리금 부담이 높아지는 데다,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수요가 줄면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 실제로 고금리 여파로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은 전달보다 81.9% 급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긴축 장기화 여파로 국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훨씬 더뎌질 수 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한은은 올 2월부터 금리 동결을 유지했는데, 미국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격차가 2.25%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게 된다. 올해 강달러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가운데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을 초래하고, 환율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기엔 막대한 가계부채와 경기 침체 우려가 부담이다. 정부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 말 100조 원에 달하는 금융권 예금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는 고금리 수신 경쟁 자제에 나섰다. 예금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함께 높일 수밖에 없어서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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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자열 무협회장-켐프 조지아주 주지사, ‘밴 플리트상’ 수상…한미 친선 공로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과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지사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일(현지시간)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을 공동 수상했다. 구 회장은 이날 미 뉴욕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 행사에서 “아버지 구평회 회장에 이어 같은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며 “무역협회는 한국과 미국 기업을 잇는 최초의 민간 기구로 앞으로도 동반 성장과 번영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故) 구평회 명예회장도 1997년 무역협회장으로서 동일한 상을 받은 바 있다. 부자가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것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최태원 SK 회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켐프 미 조지아주 주지사는 “한국과 조지아주는 특별하다”며 “어제도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과 만났다”며 한국의 자동차 및 배터리 생산기지로서 조지아주가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밴 플리트상은 미8군 사령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1957년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창립한 고(故)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한 상으로 한미협력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로 꼽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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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준 기준금리 동결…연내 추가 인상 시사 “더 높게 더 오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을 밝혔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놨다. 특히 미 경제의 강력한 회복세에 따라 내년 최종금리 전망치를 올려 기준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19, 20일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해 왔고 작년 초부터 금리를 총 5.25%포인트 올렸다”며 “긴축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위원회는 이달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양적긴축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6번 열린 FOMC 정례회에서 6월 회의에 이은 두 번째 금리 동결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로 한국과 금리 격차를 최대 2.0%포인트로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다며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가운데 “예상보다 강력한 미 경제활동이 연준이 더 할일을 해야하는 주요 이유”라며 긴축 장기화를 시사했다. ●“연내 추가 인상-내년 인하폭 축소”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단행할 것은 이미 유력하게 전망돼 왔다. 최근 유가 상승과 미국 자동차 파업, 정부 셧다운 우려 속에서 FOMC 위원들의 금리 정책 경로를 종합한 경제전망요약(SEP) 상 점도표와 파월 기자회견이 관심사였다. 이날 공개된 연준 SEP는 상당히 매파적인 동시에 미 경제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담겨 있었다. 월가에서 ‘강세적-매파적(Bullish-Hawkish)’란 반응이 나온 이유다. 시장 예상대로 연내 최종금리 중간값은 5.6%(5.5~5.75%)로 직전 전망치(5.6%) 수준을 유지했다. 19명 FOMC 위원 중 과반수인 12명이 금리 인상에 점을 찍었다. 2024년 최종금리 전망치는 예상 밖이었다. 내년 최종금리를 5.1%(5.0~5.25%)로 6월 전망치 4.6%에 비해 0.5%포인트 높게 전망했다. 향후 2년 간 최종금리를 6월 전망치에 비해 0.5%포인트 높여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긴축 정책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2024년 금리 전망치를 높인 이유에 대해 “현재 실질금리가 플러스 상태이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제약적인 상태를 유지해야한다”며 “무엇보다 (미국) 경제활동이 우리 예상보다 더 강해졌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최근의 유가 상승도 우려스러운 리스크로서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보도자료에서도 미 경제가 ‘견고한 속도(solid pace)’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혀 지난 FOMC에서 밝힌 ‘온건한 속도(moderate pace)‘보다 한층 미 회복세를 강조했다. 연준은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기존 전망치 1.0%에서 대폭 높였다. ●금리 인하는 언제?내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 파월 의장은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인하할) 때가 오면 그 때 알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경제(물가)를 과열시키지 않는 ‘중립 금리’에 대해서는 “중립 금리가 더 높아진 것일 수 있다”고 말해 연준 내에서 긴축 장기화가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파월 기자회견 직후 11월 회의 인상 확률을 26.4%, 12월까지 인상확률을 45.1%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부최고투자책임자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는 CNBC에 연준의 이날 발표가 예상보다 매파적이지만 이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승 요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다음 회의의 정책 방향에 대해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 시사에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으로 마감했다. 특히 연준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5% 떨어진 1만3469.13을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지수도 0.94% 하락한 4402.20에 장을 마쳤다. 채권 금리도 연준의 매파적 발표에 직격탄을 맞았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5.152%를 찍어 2006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3%를 넘어서며 2007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미국 경제가 너무 강해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월가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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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北, 안보리 위반 규탄”… 젤렌스키 “러, 카자흐도 위협할 것”

    “러시아는 이 세계가 지쳐가면서 아무런 반대 급부도 얻지 못한 채 우크라이나를 잔인하게 짓밟는 것을 용인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 연단에 올라 19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감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를 용인한다면 어떤 국가의 독립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시작된 유엔 총회 정상급 연설(고위급 주간 일반토의)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중국의 인권 탄압 등을 두고 북-중-러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며 ‘신냉전’으로 갈라진 세계를 그대로 보여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을 가리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을 이어가는 것을 규탄한다”며 취임 이후 3년 연속 유엔 총회에서 북한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쟁 이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 참석차 직접 뉴욕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해 “점령지 전부 또는 일부를 인정받기 위해 세계 시장에서 식량 부족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유의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고 연단에 오른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10년마다 새로운 전쟁을 시작한다”며 이웃 나라인 카자흐스탄과 발트해 연안 국가도 위협의 대상이라고 했다.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도 뉴욕에서 회담을 연 뒤 공동성명을 통해 북-러 무기 거래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러 협력이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즉시, 완전히, 조건 없이 철수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면서 북-러 견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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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MC 앞두고 美 국채금리 16년 만에 최고…점도표에 쏠리는 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하루 앞두고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불안감이 확산하며 미 국채금리가 2007년 이래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될 FOMC 위원들의 최종금리 전망치가 담긴 경제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급발 인플레 상승 우려 FOMC 하루 전인 20일(현지시간) 시장 벤치마크 금리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366%로 장을 마쳐 2007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도 5.109%까지 올라 2006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미 국채 금리가 치솟는 것은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긴축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 때문이다. 21일 FOMC 회의에서 연준은 현 기준금리 5.25~5.5%로 동결을 결정할 것이 유력하지만 파월 의장이 유가 상승을 감안, ‘매파적’ 언어를 쏟아낼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 상승해 전달의 3.3%에 비해 크게 오른 점도 국채금리 급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캐나다 CPI에 미국 국채 시장이 반응할 만큼 시장의 인플레이션 상승 공포감이 상당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티 애널리스트들은 “미 자동차 노조 파업 사례와 유가 상승은 FOMC 회의에 ‘매파적’ 그늘을 만들 것”이라며 “파월은 ‘더 높고 장기화된 긴축(the higher-for-longer policy)’를 포괄하는 표현을 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TD증권도 이날 메모에서 FOMC 회의 이후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해 향후 장기 미 국채 금리와 달러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93달러를 돌파했다가 차익실현 매물 확대로 전장보다 하락한 91.20달러 마쳤다. 브렌트유 11월 인분 가격도 장중 95달러 선을 넘었다 전장대비 소폭 떨어진 94.34달러에 장을 마쳤다. 마이크 워스 쉐브론 최고경영자(CEO)가 언론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등 100달러 돌파 경고음이 확대되는 추세다. ●연준 연말 금리 인상?21일 FOMC 회의 관전 포인트는 ‘경제전망요약(SEP)’이다. FOMC 위원들이 각각 올해와 내년 말 최종금리 전망에 ‘점’을 찍는 점도표가 공개된다. 각 점들의 ‘중간 값’은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지난 SEP에서 연준은 올해 말 최종금리 중간 값을 5.50~5.75%로 내다봤다. 이는 현 기준금리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의미한다. 21일 FOMC 위원들이 기존 전망치를 유지할지, 내년에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를 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없다는데 절반 이상의 가능성으로 베팅하고 있다. 반면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시카고경영대학원의 미 경제학자 40명 공동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가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며 유가 상승 속에 연준의 할 일이 남았다고 답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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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공장 짓겠다”… 튀르키예도 유치전 뛰어들어

    세계 여러 나라 정상들이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을 청하고 있다. 그가 올해 말까지 테슬라 제8공장을 어디 세울지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파격 조건 등을 내걸며 구애에 나섰다. 머스크는 1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건너편 튀르케비센터(터키하우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났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찾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면담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약 45분간 이뤄진 면담에서 머스크에게 테슬라 공장을 튀르키예에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스페이스X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튀르키예 도입 및 인공지능(AI)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올 6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뉴욕에서 머스크를 만나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한 관세 인하 같은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 코발트 공급을 명분으로 테슬라 공장 유치에 나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전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세계 코발트 70%를 공급하는 콩고민주공화국과 합작 사업을 논의 중이다. 다만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오보”라고 부인했다. 한편 머스크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전 연인인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세 살배기 아들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일명 X)를 안고 있었다. 머스크는 지난주 공개된 그라임스와의 셋째 테크노 메카니쿠스를 포함해 총 10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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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정상들, 머스크에 러브콜…“테슬라 공장 지어달라”

    세계 여러 나라 정상들이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을 청하고 있다. 그가 올해 말까지 테슬라 제8공장을 어디 세울지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파격 조건 등을 내걸며 구애에 나섰다.머스크는 17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 건너편 튀르케비센터(터키하우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에 대통령을 만났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찾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면담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튀르키예 대통령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약 45분간 이뤄진 면담에서 머스크에게 테슬라 공장을 튀르키예에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또 스페이스X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튀르키예 도입 및 인공지능(AI)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올 6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뉴욕에서 머스크를 만나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한 관세 인하 같은 파격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 코발트 공급을 명분으로 테슬라 공장 유치에 나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전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세계 코발트 70%를 공급하는 콩고민주공화국과 합작사업을 논의 중이다. 다만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오보”라고 부인했다.한편 머스크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전 연인인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세 살배기 아들 X Æ A-12(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일명 X)를 안고 있었다. 머스크는 지난주 공개된 그라임스와의 셋째 테크노 메카니쿠스를 포함해 총 10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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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유엔총회 참석 미국行… ‘북러 경고-엑스포 유치’ 총력전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제78차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차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출국해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지난해 9월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 유엔 총회 참석이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비롯한 국제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대북 제재 결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총회 연설에서 강조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도 북한에 대한 안보리 제재 결의를 더 적극적으로 준수할 필요가 있다”며 “대(對)중국 메시지 수위를 발표 직전까지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발, 기후 대응, 디지털 전환 등 세 분야의 격차 문제를 언급하고 기여 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도시가 결정되는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앞두고 양자 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자세다. 각국 정상들도 19일부터 열리는 유엔 총회 일반 토의 참석차 뉴욕으로 모이고 있다. 유엔 총회는 ‘외교가 슈퍼볼’(미국 미식축구리그 NFL 결승전)로 불리는 외교 행사다. 토의 첫날인 19일 첫 연설은 관례대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맡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날 두 번째 연설 예정자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윤 대통령의 연설 이튿날인 21일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모스크바에서 중-러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23일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총회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대면 연설도 19일로 예정돼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를 찾아 적극적인 추가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안보리 회의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대면할 가능성이 높다.뉴욕=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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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어린이집서 마약 노출…한살배기 숨지고 3명 의식잃어

    미국이 단 돈 몇천 원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른바 ‘좀비 마약’ 펜타닐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가정 어린이집에서 한 살 배기가 펜타닐로 의심되는 마약에 노출돼 숨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어린이집 원장과 이웃 등 2명이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됐다.17일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브롱크스 형사법원은 어린이집 원장 그레이 멘데스(36)에게 살인 및 불법 약물 소지 등 12개 혐의를 적용해 보석 없는 구금을 명했다. 그의 남편 사촌이자 어린이집 지하에 세들어 사는 칼리스토 에이스베도 브리토(41)도 기소됐다. 경찰은 멘데스 남편도 수배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15일 오후 2시 45분 이 어린이집에서 1세 남아, 2세 남아, 8개월 여아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1세 니콜라스 도미니치 군은 끝내 숨졌다. 약물 중독 증세를 보인 다른 아기 두 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1명은 위독하다고 한다.현지 경찰은 브리토의 셋방 복도 벽장에서 펜타닐 1kg을 발견했다. 또 어린이집 주변에서 펜타닐과 코카인 등을 섞어 마약을 만드는 장비 ‘킬로 프레스’도 찾아냈다. 뉴욕포스트는 “펜타닐을 잘게 부술 때 일부 가루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 영유아 호흡기로 들어간 것 같다”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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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가(街) 슈퍼볼’ 유엔 총회 정상 연설 주간, 19일 시작된다

    19일(현지 시간)부터 열리는 ‘외교가(街) 슈퍼볼’ 제78회 유엔 총회 고위급 주간 일반 토의 참석을 위해 세계 정상들이 속속 미국 뉴욕으로 모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기존 세계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정상들의 유엔 연설과 정상회담 등이 이어진다.19일 일반 토의 첫날 첫 번째 연설은 관례대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맡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날 두 번째로 연설한다. 이번 유엔 총회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면 연설도 첫날 오전 예정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둘째 날인 2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1일 연설한다. 중국은 한정 국가부주석이 21일 오후 연설한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모스크바에서 중러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23일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를 찾아 미국과 서방을 향해 적극적인 추가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하고 미 상원을 찾아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안보리 회의에서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대면할 가능성이 높다.다만 프랑스와 영국 국가수반이 불참을 선언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일치된 서방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간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프랑스 방문으로 참석하지 않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총리 취임 후 첫 유엔 총회임에도 불참을 통보해 “영국 정계에서도 의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거부권이 있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정상이 모두 불참해 미국만 상임이사국 확대를 비롯한 안보리 개혁을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임이사국 진입을 노리는 기시다 총리나 룰라 대통령이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친러시아 행보로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미국 중재로 사우디아리바아와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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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제학자 설문 90% “연준 금리 또 올릴 것”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는 반면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상을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이 경제학 석학 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90%가 “연준이 최소 한 번 이상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17일(현지시간) FT가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0% 만이 현 기준금리인 5.25~5.5%가 최종금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48%는 최종 금리가 현 수준보다 0.25%포인트 높은 5.5~5.7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35%는 5.75~6.0%을, 8%는 6%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40%가 넘는 응답자가 연준이 최소 두차례 이상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는 금리가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고 보는 시장 투자자들의 예측과 상반된 분위기다. 시장은 다음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이어 11월 FOMC 회의에서도 동결을 이어갈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 정책경로를 가늠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17일 자정 현재 11월 동결 가능성이 73%까지 올라온 상태다. 반면 경제학자들은 유가급등이 인플레이션에 강한 적신호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티안 바우마이스터 노트르담대 교수는 FT에 “(사우디 공급 축소로) 유가가 더 올라 미래 인플레 기대치를 높이고, 기업이 소비자 가격을 올리면 물가 둔화가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경제학자 설문조사 응답자의 약 60%가 내년 3분기(7~9월)가 돼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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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립니다]제37회 인촌상 수상자 발표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18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7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과학·기술 등 3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6∼8월 3개월간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2023년 제37회 인촌상 수상자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습니다. ▽교육=이대봉 서울예술학원 이사장·참빛그룹 회장 ▽언론·문화=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과학·기술=최순원 미국 MIT 물리학과 교수 인촌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김도연)는 올해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4개 부문에 대해 5월 1일부터 후보자를 접수해 8월 말까지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3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인문·사회 부문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에 동아일보와 경성방직을 설립하고 중앙학교와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를 통해 인재를 양성한 인촌 김성수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1987년부터 인촌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습니다. 시상식은 10월 11일 열릴 예정입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억 원과 메달을 각각 수여합니다.제37회 인촌상영광의 수상자들실력-인성 두루 갖춘 인재 육성…“세계적 예술인 배출이 나의 사명” 교육 이대봉 이사장 “사회를 발전시키면서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무엇보다도 교육의 힘을 강조했던 인촌 김성수 선생의 깊은 뜻이 담긴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11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예고에서 만난 이대봉 서울예술학원 이사장(82·참빛그룹 회장)은 인촌상 수상 소감을 말한 뒤 한동안 교정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연습실부터 학생들의 공연 기회를 넓히기 위해 본관 옆에 지은 서울아트센터까지, 어느 하나 이 이사장의 애정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2010년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하기 전까지 이 이사장은 약 40년을 기업인으로 살았다. 1975년 동아항공화물을 시작으로 물류, 에너지, 호텔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베트남까지 진출해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받았다.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건 36년 전 학교폭력으로 셋째 아들 대웅 군을 떠나보내면서다. 서울예고 2학년으로 촉망받는 성악도였던 아들은 선배들에게 맞아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가해자에 대한 울분을 삭이고 또 삭이면서, 대신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1988년 만든 ‘이대웅음악장학회’가 시작이었다. 아들과 같은 꿈을 꾸는 후배들을 지원하기 위해 성악 콩쿠르를 개최하고, 유학비도 지원하고 있다. 음악도뿐 아니라 그룹이 진출한 중국의 독립운동가 자손, 베트남 소수민족 학생 등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올해까지 36년간 5만1000여 명에게 약 221억 원을 지원했다. 2010년엔 부실 운영으로 흔들리던 서울예술학원(서울예고, 예원학교) 재단을 인수했다. 아들은 떠났지만 아들이 사랑했던 학교가 더 망가지는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학생들의 교육 환경부터 개선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국내 최고 수준의 학교들을 직접 둘러본 뒤 일반 예고에선 기대하기 힘들었던 연습실을 만들었다. 이 이사장은 “예술교육을 열심히 뒷받침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예술인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아들을 떠나보낸 뒤 이 이사장은 “폭력과 예술은 공존할 수 없다”는 소신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신입생들은 입학 후 가장 먼저 학폭 예방 교육을 받는다. 밤늦게까지 연습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에게 이 이사장은 늘 운동을 강조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듭니다. 거기서 좋은 예술도 나온다고 믿습니다. 실력뿐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예술인을 키워내고 싶습니다.”공적 194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진주농림고를 자퇴한 뒤, 부산과 서울에서 부두 하역, 탄피 수집, 물류 사업 등을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975년 동아항공화물을 설립해 계열사 17곳을 가진 참빛그룹으로 키웠다. 2010년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한 뒤 지금까지 사재 약 550억 원을 출연했다. 5월엔 서울예고에 1084석 규모의 공연장(도암홀)을 갖춘 서울아트센터를 개관했다. 학교 인수 후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 발레리나 박세은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배출하며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서울예고를 국내 최고 예술 명문고로 키웠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매입 등 앞장… “문화 지키는 작은 씨앗 뿌릴 것” 언론·문화 김종규 이사장 “인촌 선생은 일제강점기 언론·교육·출판을 비롯해 우리의 문화를 지켜낸 수호자입니다. 선생의 뜻을 잇는 상을 여든이 넘은 제게 주신 까닭은 여생 동안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에 더욱 매진하라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의미겠지요.”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84)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인촌 선생이 뿌린 문화의 씨앗이 지금까지 이어져 숲을 이뤘듯 나 역시 문화를 지키는 작은 씨앗들을 뿌릴 것”이라고 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십시일반 후원금을 보탠 회원들의 기금으로 문화유산을 지키는 특수법인이다. 김 이사장은 2007년 문화유산국민신탁 설립 당시 설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2009년부터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을 돈 받고 할 수는 없다”며 무보수로 일한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2012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을 매입하는 등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첨병 역할을 해 왔다. 김 이사장은 “국가 예산으로 모든 문화유산을 지킬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민들이 보탠 돈이 우리 문화를 지켜 국격(國格)을 높이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그는 박물관·출판·미술계를 넘나드는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발로 뛰며 문화유산국민신탁 회원을 늘려 왔다. 2009년 취임 당시 약 300명이었던 회원 수는 현재 1만6000여 명에 이른다. 김 이사장은 “내가 바꾼 것은 단 하나, 월 1만 원 넘는 돈은 후원하지 못하도록 한 것뿐”이라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문화유산을 지키는 수호자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 돈보다 더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월 최고 후원금 액수를 1만 원으로 낮추자 회원 가입을 주저했던 이들이 선뜻 가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고려 현종 때 판각한 ‘초조본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13’(국보)을 비롯해 10만 점이 넘는 고문헌 등 문화유산을 수집했으며, 1990년 국내 처음으로 출판·인쇄 박물관인 삼성출판박물관을 설립해 이를 지켜왔다. 삼성출판사에서 이사 및 회장(1964∼2005년)으로 일하면서도 돈을 모으는 족족 거금을 들여 고문헌을 사들였다. 주변에선 “새 책을 팔아 왜 헌 책을 사느냐”며 만류했지만 그는 뜻을 꺾지 않았다. “책을 팔아 돈을 벌었으니, 이를 사회에 환원하려면 역시 책과 문화로 해야겠지요.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우리가 힘이 없을 때 지키지 못했던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공적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서 지키고 가꾸며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헌신했다. “국력은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국격(國格)은 문화유산이 말해 주는 것으로 하루아침엔 안 된다”는 진단을 바탕으로 문화유산 지킴이로 헌신해 왔다. 1990년 국내 최초 출판·인쇄 박물관인 삼성(三省)출판박물관 설립을 주도했다. 박물관은 초조대장경 등 국보를 비롯한 문화재 10만여 점을 수집해 보관하고 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2012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한제국공사관 매입에 나서, 1910년 일제가 강제 매각한 지 102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양자과학 분야 석학 주목… “순수과학자로서 실용부문 기여하고 싶어” 과학·기술 최순원 교수 “아직 주니어(교수)인데 영예로운 상을 주셔서 영광입니다. 상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고 저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해 많은 기여를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인촌상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최순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물리학 교수(36)는 “과학자로서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큰 상을 받아 부담도 되지만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8년 하버드대에서 박사를 받고 2021년 MIT 교수로 부임한 최 교수는 양자과학 분야 석학으로 주목받는 세계적 인재로 꼽힌다. 양자시뮬레이션, 양자계측, 양자정보이론, 양자인공지능, 양자계산 및 알고리즘 개발 등 양자과학 전 분야에 걸친 연구 논문을 유력 학술지에 게재해 왔다.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 편수가 약 18편에 이른다. 최 교수는 특히 이론 물리학자로서 실험과 이론의 가교 역할을 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사 과정 중인 2017년 ‘시간 결정(Time Crystals)’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네이처지 표지를 장식한 공동 연구도 이론과 실험의 융합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시간 결정은 공간 속의 ‘결정체’가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것처럼 시간에 따라 물질의 원자구조 등이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변화하는 물질을 말한다. 최 교수는 “움직임은 에너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떻게 안정화해 동기화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다 안정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곧바로 연구제안서를 썼고, 동료였던 최준희 현 스탠퍼드대 교수가 실험으로 이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제안서 작성에서 첫 실험 데이터가 나오기까지 48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최 교수는 올해 초 양자 시뮬레이터의 오류 검증 방식을 개발해 관련 논문이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각각 실렸다. 양자 시뮬레이터는 특정 물질의 양자역학적 현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장비다. 최 교수는 시뮬레이터에서 양자현상을 고안할 때 오류를 검증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해 상용화 시기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교수는 “100년 전 트랜지스터 연구자에게 컴퓨터가 어디에 쓰일지 물었다면 ‘회계장부 작성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정도로 답했을 것”이라며 “이미 양자과학은 컴퓨팅, 암호, 신약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고 있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미래를 바꿀 것이다. 순수 과학자로서 새롭게 자연을 이해하고 실용 부문에도 기여하는 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공적 최순원 교수는 양자시뮬레이션, 양자계측, 양자인공지능, 양자계산 및 알고리즘 개발 등 양자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쳐 최첨단 연구 결과를 낸 세계적인 석학이다. 다이아몬드 인공 원자를 활용해 양자시뮬레이션으로 시간 결정(Time Crystals)을 구현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고안했다. 양자 시뮬레이션이나 계산을 위해 중요한 ‘결맞음’이 깨지는 에러율을 효율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 최신 이론 개발과 동시에 이를 실험으로 구현하는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최 교수는 올해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신진연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37회 인촌상 심사위원 ▽교육 △위원장 김경성 전 서울교대 총장 △위원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신종호 서울대 교수 ▽언론·문화 △위원장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 △위원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문학평론가, 최맹호 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한규섭 서울대 교수 ▽인문·사회 △위원장 김혜숙 전 이화여대 총장 △위원 구범진 서울대 교수, 김영민 서울대 교수,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 ▽과학·기술 △위원장 노정혜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이긍원 고려대 교수, 천진우 연세대 교수,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위원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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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미사일 운송 등 지원… 美, 기업-개인 150곳 제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러 정상회담 직후 러시아 철도와 항공, 금융기관 등 150여 기업과 개인에 대한 무더기 제재를 단행했다. 특히 러시아가 서방의 고강도 경제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지원한 동맹국의 기업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켜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14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러시아 최대 자동차 기업 압토바스(AvtoVAZ) 등 100여 개 기업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반도체, 철도·항공 부품업체 등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는 이른바 이중 용도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타깃이 됐다. 재무부 제재에는 튀르키예, 조지아, 핀란드,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 동맹국 기업 및 개인들도 다수 포함됐다.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 온 튀르키예의 회사 5곳은 러시아 무인기와 순항미사일 등에 사용되는 핵심 품목 등을 운송하거나 반도체 이전을 지원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국무부도 이날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과 연계해 북-러 무기 수송에 관여한 인물을 포함해 70여 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대규모 제재를 두고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부터 북-러 무기 거래 움직임에 대한 첩보를 공개하며 추가 제재를 예고해 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5일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로 이동해 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57 등 군용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부총리 겸 산업통상장관과 함께 전투기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시험 비행도 참관했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6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면서 러시아 공중우주군 소속 제22 근위전투기항공연대가 주둔한 공군기지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길에 우주 및 군사 시설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어 북한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무기 및 군사 기술을 거래하기로 합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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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러 전투기 공장서 밀착 과시… 美 “러 도우면 동맹도 제재”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5일 러시아에 머물며 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57 생산 공장 등을 시찰했다.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적으로 강하게 밀착하면서 전투기 등 첨단 무기를 자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북한의 군사장비 첨단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金, 러 첨단 전투기 시험비행 참관 일본 교도통신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 50분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열차 앞에 깔린 레드카펫을 걸어 내려와 미하일 덱탸료프 하바롭스크 주지사 등의 영접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부총리 겸 산업통상장관과 함께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으로 이동했다. 옛 소련 군인이자 1961년 인류 최초로 우주에 간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딴 공장으로 Su-57 등 전투기와 민간 항공기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에 이 공장을 시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Su-35 전투기와 신형 여객기 수호이 슈퍼제트(SJ)-100의 최종 조립 공정을 지켜봤다. Su-35 시험비행도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 내 엔지니어링센터와 생산 작업장 등을 시찰했고, 엔지니어들이 항공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디지털 기술을 김 위원장에게 시연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전투기 조종석을 직접 살피면서 여러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날 오후 1시쯤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떠난 김 위원장은 16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태평양함대와 극동연방대 등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만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상황과 관련한 어떤 합의도 위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된다(난센스)”고 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성 개발 지원 의사를 밝히고,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이를 일축하고 나선 것이다.● 美 “동맹국도 러 도우면 예외 없이 제재” 북한과 군사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를 상대로 미국은 14일(현지 시간) 대규모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이번에는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한 튀르키예를 포함한 핀란드 등 제3국 기업 및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동맹국일지라도 러시아에 군사 물자 공급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면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앞서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군사 물자로 활용될 수 있는 반도체나 위성 부품, 무인기를 비롯한 항공 장비 등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해 왔다. 이에 러시아는 튀르키예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제재를 회피하려 했고, 튀르키예의 친러시아 행보는 서방의 우려를 사왔다. 미국은 다음 달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위해 튀르키예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이번 제재에 튀르키예 기업 5곳과 개인을 포함시킨 것이다. 튀르키예 기업 마르기아나 등은 민간용이지만 군수용품으로 전용 가능한 물자를 러시아에 공급해 왔다. 한편 이날 러시아 외교부는 간첩 혐의자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이유로 미 외교관 2명을 추방한다고 통보했다. 미 국무부는 “그들의 행동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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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자동차 ‘빅3’ 첫 동시파업… 한미 배터리 합작사 영향 주시

    미국 자동차 노동조합이 역사상 처음으로 ‘빅3’ 자동차 기업을 대상으로 동시 파업에 나섰다. 전기차 전환이 한창인 가운데 고용 조건을 둘러싸고 노조와 사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까닭이다. 노조는 한미 합작 배터리 공장에도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배터리 업계도 미 파업 사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제너럴모터스(GM) 미주리주 웬츠빌 공장, 포드의 미시간주 웨인 공장, 스텔란티스 오하이오주 털리도 공장에서 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11시 59분까지 노사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파업 지정 공장에선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일제히 걸어 나왔다. 노조원 약 1만2700명이 파업에 참여하게 된다. 숀 페인 UAW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88년 역사상 처음으로 3사 동시 파업에 나선다”며 “지금이 우리 세대를 결정짓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파업 지정 공장이 GM의 GMC 캐니언, 포드의 브롱코, 스텔란티스의 지프 등 각 사의 수익성 높은 차종 생산 시설이라 제조사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계속 평행선을 달린다면 전면 파업으로 확대될 우려도 있다. 이 경우 하루 5억 달러(약 66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노조는 4년 동안 임금 40% 인상과 고용 안정, 공장 폐쇄 저지와 배터리 합작사 노조 일자리 확보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임금 인상 폭을 최대 20%로 제시했을 뿐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평행선을 걷고 있는 상태다. 대선을 앞두고 노조와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지역 민심이 필요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 지도부와 통화했다고 전했다. UAW는 미 자동차 3사와 한국 배터리 기업이 합작해 만든 공장에도 노조원 일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도 노조 일자리 확대 차원에서 이를 찬성하고 있어 파업 장기화 시 한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미 완성차 공장에는 노조가 없어 직접적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의 직접적인 영향보단 파업 장기화와 북미 자동차 시장에 미칠 중장기적 악영향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주된 관심사”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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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빅3’ 자동차 노조 88년만에 동시 파업…한미 배터리 합작사도 주시

    미국 자동차 노동조합이 역사상 처음으로 ‘빅3’ 자동차 기업을 대상으로 동시 파업에 나섰다. 전기차 전환이 한창인 가운데 고용 조건을 둘러싸고 노조와 사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까닭이다. 노조는 한미 합작 배터리 공장에도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배터리 업계도 미 파업 사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제너롤모터스(GM) 미주리주 웬츠빌 공장, 포드의 미시간주 웨인 공장, 스텔란티스 오하이오주 톨레도 공장에서 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11시 59분까지 노사 간 합의에 이르자 못하자 파업 지정 공장에선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일제히 걸어 나왔다. 노조원 약 1만2700명이 파업에 참여하게 된다. 숀 폐인 UAW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88년 역사상 처음으로 3사 동시 파업에 나선다”며 “지금이 우리 세대를 결정짓는 순간”이라고 고 밝혔다.파업 지정 공장이 GM의 GNG 캐넌, 포드의 브롱코, 스텔란티스의 지프 등 각 사의 수익성 높은 차종 생산 시설이라 제조사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계속 평행선을 달린다면 전면 파업으로 확대될 우려도 있다. 이 경우 하루 5억 달러(6600억 원)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노조는 4년 동안 임금 40% 인상과 고용안정, 공장 폐쇄 저지와 배터리 합작사 노조 일자리 확보도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임금인상 폭을 최대 20%로 제시했을 뿐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평행선을 걷고 있는 상태다. 대선을 앞두고 노조와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지역 민심이 필요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 지도부와 통화했다고 전했다.UAW는 미 자동차 3사와 한국 배터리 기업이 합작해 만든 공장에도 노조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도 노조 일자리 확대 차원에서 이를 찬성하고 있어 파업 장기화시 한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미 완성차 공장에는 노조가 없어 직접적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의 직접적인 영향보단 파업 장기화와 북미 자동차 시장에 미칠 중장기적 악영향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주된 관심사”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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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사 ARM 공모 흥행… 기업가치 단박에 72조원

    올해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 대어로 불리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공모 가격이 희망가 최상단으로 결정돼 14일 미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한동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테크 시장 침체 속에 숨죽이고 있던 미 IPO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앞서 ARM은 13일 최종 공모 가격을 주당 51달러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모 희망가 47∼51달러 가운데 최상단이다. 모바일 칩 설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RM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려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대만 TSMC도 최대 1억 달러(약 1327억 원) 투자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공모가 51달러 기준 ARM의 기업가치는 545억 달러(약 72조2000억 원)로 추산돼 올해 최대 규모 IPO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지난달 산하 비전펀드에서 지분을 인수할 때의 640억 달러보다는 적지만 시장에서 판단한 450억∼500억 달러보다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ARM 상장은 향후 테크 기업 IPO 성공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미 월가와 실리콘밸리 양쪽의 관심을 받아 왔다”며 “성공 여부가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했다. 미국 IPO 시장이 뜨거워지는 배경으로는 올 들어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기술주 랠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음 주에는 2012년 설립된 미국 마트 배송업체 인스타카트가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주관사 선정 후 IPO를 준비한 지 3년 만이다. 공모 가격 희망 범위는 주당 26∼28달러로 상장 후 기업가치가 최대 93억 달러(약 12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카트는 소비자 대신 마트에서 장을 보고 배송해 주는 서비스 업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생전에 즐겨 신었던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도 다음 달 초 뉴욕 증시의 문을 두드린다.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통해 IPO를 추진한다고 신청했다. 버켄스탁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80억 달러(약 10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774년 독일의 구두 수선공인 요한 아담 비르켄스토크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2021년 5월 프랑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그룹 계열의 사모펀드 엘캐터턴 파트너스가 인수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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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M 공모가, 최상단 51달러…숨죽여있던 美 IPO 시장에 ‘활기’

    올해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 대어로 불리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공모 가격이 희망가 최상단으로 결정돼 14일(현지 시간) 미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한동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테크 시장 침체 속에 숨죽여있던 미 IPO 시장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앞서 ARM은 13일 최종 공모가격을 주당 51달러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모 희망가 47~51달러 가운데 최상단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설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RM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려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대만 TSMC도 최대 1억 달러(약 1327억 원) 투자 방침을 밝혔다.이에 따라 공모가 51달러 기준 ARM 기업가치는 545억 달러(72조2000억 원)로 추산돼 올해 최대 규모 IPO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지난달 산하 비전펀드에서 지분을 인수할 때의 640억 달러보다는 적지만 시장에서 판단한 450억∼500억 달러보다 많다.뉴욕타임스(NYT)는 “ARM 상장은 향후 테크 기업 IPO 성공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미 월가와 실리콘밸리 양쪽의 관심을 받아왔다”며 “성공 여부가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했다.미국 IPO 시장이 뜨거워지는 배경으로는 올 들어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기술주 랠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주에는 2012년 설립된 미국 마트 배송업체 인스타카트가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주관사 선정 후 IPO를 준비한 지 3년 만이다. 공모가격 희망 범위는 주당 26∼28달러로 상장 후 기업가치가 최대 93억 달러(12조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인스타카트는 소비자 대신 마트에서 대신 장을 보고 배송해주는 서비스 업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생전에 즐겨 신었던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도 다음달 초 뉴욕 증시의 문을 두드린다.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통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신청했다. 버켄스탁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80억 달러(약 10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774년 독일의 구두 수선공인 요한 아담 버켄스탁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2021년 5월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계열의 사모펀드 엘 캐터튼 파트너스가 인수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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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 최고 유가에 인플레 압박… 韓 수입물가 상승 17개월새 최대

    국제유가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해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장기화에도 힘이 실린다. 13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는 8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대비 상승률이 3.7%로 지난달(3.2%)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3.6%)를 상회하는 수치다. 둔화되고 있던 미 물가에 다시 경고음이 켜진 것이다.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는 전날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이 전장보다 1.42달러(1.57%) 오른 배럴당 92.06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지난해 11월 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장 대비 1.55달러(1.78%) 상승한 배럴당 88.84달러에 거래를 마쳐 연중 가장 높았다. 올 3월 저점 대비 33.11%나 올랐다.● 연준 11월 인상설 힘받나 미국 9월 CPI는 전월 대비로 0.6% 올라 지난달 0.2%에서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하지만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에너지 물가가 전월 대비 5.6%로 상승한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에너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경고음을 더했다. 전년 대비 기준 4.3%로 7월(4.7%)에 비해 내려갔지만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으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미국의 8월 CPI는 연준의 11월 정책 경로를 가늠할 수 있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연준은 19,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문제는 11월 FOMC다. 유가 급등과 노동시장 강세에 힘입어 물가가 재상승 시그널을 보냄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중앙은행 연례 정책심포지엄 연설에서 “필요하면 추가 인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직후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11월까지 인상 가능성을 약 45%로 내다보고 있다.● 감산에 리비아 홍수 여파 유가 급등은 추석을 앞둔 한국 물가 우려도 키우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의 ‘8월 수출입 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5.96으로 전월 대비 4.4% 상승했다. 지난해 3월(7.6%)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강(强)달러에 따른 환율 상승도 수입물가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18.47원으로 전달보다 2.5% 상승했다. 수입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높아졌다.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에도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며 “이미 유류세 인하를 실시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같은 통화정책을 활용하는 것도 어려워 운신의 폭이 좁다”고 말했다.유가는 공급 부족 우려 속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다. 석유수출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결정에도 올해 원유 수요는 하루 240만 배럴, 내년에는 225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OPEC 회원국 리비아는 이날 5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대홍수 여파로 원유 수출항 4곳을 폐쇄했다.투자분석기업 오안다 에드워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OPEC 월간 보고서는 원유 수급이 좀 더 빠듯해질 것임을 시사한다”며 “중국이나 유럽 경제가 개선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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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8월 물가, 고유가 탓 3.7% 상승…연준 긴축 장기화 부담

    국제유가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해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장기화에도 힘이 실린다. 13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는 8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대비 상승률이 3.7%로 지난달(3.2%)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3.6%)를 상회하는 수치다. 둔화되고 있던 미 물가에 다시 경고음이 켜진 것이다.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는 전날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이 전장보다 1.42달러(1.57%) 오른 배럴당 92.06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지난해 11월 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장 대비 1.55달러(1.78%) 상승한 배럴당 88.84달러에 거래를 마쳐 연중 가장 높았다. 올 3월 저점 대비 33.11%나 올랐다.● 연준 11월 인상설 힘받나 미국 9월 CPI는 전월 대비로 0.6% 올라 지난달 0.2%에서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하지만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에너지 물가가 전월 대비 5.6%로 상승한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에너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경고음을 더했다. 전년 대비 기준 4.3%로 7월(4.7%)에 비해 내려갔지만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으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미국의 8월 CPI는 연준의 11월 정책 경로를 가늠할 수 있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연준은 19,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문제는 11월 FOMC다. 유가 급등과 노동시장 강세에 힘입어 물가가 재상승 시그널을 보냄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중앙은행 연례 정책심포지엄 연설에서 “필요하면 추가 인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직후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11월까지 인상 가능성을 약 45%로 내다보고 있다.● 감산에 리비아 홍수 여파 유가 급등은 추석을 앞둔 한국 물가 우려도 키우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의 ‘8월 수출입 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5.96으로 전월 대비 4.4% 상승했다. 지난해 3월(7.6%)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강(强)달러에 따른 환율 상승도 수입물가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18.47원으로 전달보다 2.5% 상승했다. 수입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높아졌다.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에도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며 “이미 유류세 인하를 실시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같은 통화정책을 활용하는 것도 어려워 운신의 폭이 좁다”고 말했다.유가는 공급 부족 우려 속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다. 석유수출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결정에도 올해 원유 수요는 하루 240만 배럴, 내년에는 225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OPEC 회원국 리비아는 이날 5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대홍수 여파로 원유 수출항 4곳을 폐쇄했다.투자분석기업 오안다 에드워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OPEC 월간 보고서는 원유 수급이 좀 더 빠듯해질 것임을 시사한다”며 “중국이나 유럽 경제가 개선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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