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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그룹은 자사의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HL로보틱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가 ‘2025 지능형 교통 체계(ITS) 아시아태평양총회’에 초청받았다고 28일 밝혔다. 파키는 세계 최초의 실내 자율주행 주차 로봇이다. 이번 단독 시연에서는 HL로보틱스가 독자 개발한 통합 로봇 관제 시스템(SMS)을 탑재한 파키의 최신 업그레이드 버전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파키의 SMS는 소프트웨어 통합과 3차원(3D) 기반 주차장 모니터링은 물론이고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고 고장을 진단하는 것까지 일괄적으로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단순 로봇 제어를 넘어 현장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안전과 신뢰를 극대화했다는 것이 HL로보틱스의 설명이다. 김윤기 HL로보틱스 대표이사는 “파키가 도심 교통 문제 해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아태총회 회원국인 한국을 대표해 ITS 협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ITS 아태총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지능형 교통 체계 전시·학술대회다. ITS 아태총회는 30일까지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는 아태지역 20개국의 장차관급 인사와 각계 전문가 등 1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전기 값이 미친 듯이 올라 적자를 봤습니다. 더 오르면 이제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요.”27일 인천 서구 경인주물공단에서 자동차 부품 주물업체를 운영하는 장용환 부천주물 대표(54)는 지난해 3억 원의 적자를 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가 경영 악화로 적자를 낸 건 1977년 설립된 이래 47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부천주물이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2021년 kWh당 129원이었지만 지난해 202원으로 56.6% 올랐다. 상대적으로 값싼 심야 시간대나 주말 등 전기요금도 112.0%나 급등한 탓에 야간, 주말 조업도 부담이 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전력비 인상분만 3억 원으로 적자 규모와 맞아떨어진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전기요금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기업도 비슷한 처지다. 국내 2위 철근업체 동국제강은 7월 22일부터 한 달간 인천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철강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와중에 평시 대비 전기료가 20% 할증되는 하절기(6∼8월)가 다가오면서 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셧다운에 들어가는 것이다. ● 막 내린 염가(廉價) 전력 시대낮은 전기료는 오랜 기간 국내 산업 경쟁력의 생명선이었다. 196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차원에서 비롯된 저렴한 전기요금 정책은 포스코, LG화학 등 국내 제조업이 세계 일류 수준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역대 정권의 ‘에너지 포퓰리즘’으로 인해 주택용 전기료 인상이 상당 기간 정체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와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자 당국이 이를 메우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신 빠르게 인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전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전기료는 2021년 kWh당 105.5원에서 2024년 168.2원으로 59.4%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용은 109.2원에서 156.9원으로 산업용보다 15.7%포인트 낮은 43.7%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는 산업용 전기료가 주택용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료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누적 적자가 커지면서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정용(주택용)보단 인상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렸다”고 설명했다.이런 급격한 산업용 전기료 인상은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료는 190.4원으로 중국(129.4원), 미국(121.5원)보다 높았다. 국내 제조사 300곳 가운데 70% 이상이 전기료 상승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호소했다. ● 산업 경쟁력 갉아먹는 전기료 폭탄비싼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해외 이전도 늘고 있다. 동박 제조사 SK넥실리스는 국내보다 전기료가 더 싼 말레이시아에 신규 공장을 구축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 대비 해외직접투자(FDI) 비중은 2015년 21.8%에서 2024년 39.1%로 높아졌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원가주의 채택 방침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한국 산업용 전기료가 미국과 중국보다 더 비싸졌다”며 “주력 산업의 해외 이전이 우려된다”고 했다.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전기료가 적용되지만,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도 높은 전기료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AI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리스그룹의 김재원 대표는 “일반용 전기요금도 2년 만에 40% 넘게 올랐다”며 “400억 원 넘게 투자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마련했는데 정작 급등한 전기료 때문에 AI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요금 인상이 한국의 산업 경쟁력에 주는 충격은 미국 대비 2배 이상, 독일과 일본 대비 1.5배 수준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철강, 화학, 시멘트 등 전력 다소비 업종 비중이 높아 경쟁력 저하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인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22일 경남 창원 현대위아 2공장에선 모래색으로 도색을 마친 K9 자주포 포신들을 최종 검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포신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으로 옮겨져 K9 자주포에 장착된 뒤 이집트 땅을 밟을 예정이다. 이날 2400평 규모 공장 곳곳에선 K9 자주포용 포신과 K2 전차용 포신을 가공 선반 위에서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깎고 다듬는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8개월이면 ‘뚝딱’… 폴란드 매료시킨 작업 속도현재 현대위아가 생산 능력을 집중하고 있는 건 폴란드 1차 수출 물량이다. 포신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철강 원자재의 무게만 5t에 달한다.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포신의 무게가 2.2t임을 고려하면 절반 넘게 깎아내야 하는 셈이다. 원통 모양의 원자재가 포신의 외형을 갖추는 데 6개월, 실사격 검증과 도색 과정까지 더하면 포신 한 대를 제작하는 데 8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최창열 현대위아 특수생산실장은 “미국 등 경쟁국들이 포를 깎는 데만 36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소진된 재래식 무기 공백을 빠르게 메워야 하는 폴란드가 한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생산 속도를 뒷받침한 것은 기술력이다. 원자재에 고압의 절삭유를 분사하며 포열을 뚫는 공정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약 8m 길이의 포신이 휘지 않게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차 범위가 0.1mm를 넘어선 안 된다. 포탄 속도와 사거리를 높이기 위해 포신 내부에 나선형 강선을 새기는 과정도 거친다. 최 실장은 “열변형이 가해지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으로 냉각도 병행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공정”이라며 “며느리가 와도 안 가르쳐 줄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빅4 수주 100조 원 ‘눈앞’… 창원산단에도 활기 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하며 신속한 납기 능력과 가성비를 갖춘 K방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소위 ‘빅4’로 불리는 국내 방위산업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가 쌓아둔 수주잔액은 100조 원을 목전에 뒀다. 이들의 잇따른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창원산단 전반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포신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뿐만 아니라 볼트 등 단순 부품을 제작하는 협력사들까지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덩달아 호황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실장은 “회사가 1980년대 방산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해 포신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5% 정도 늘었고 내년에는 이보다 40%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위아는 늘어난 생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최근 공장 내에 포신 가공 선반을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현대로템은 9조 원 규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인도와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까지 수출시장을 넓히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프랑스 등 유럽의 전통 방산 선진국뿐 아니라 튀르키예 같은 신흥국까지 무기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차와 자주포 등 지상화력장비에 치중된 수출 포트폴리오를 무인지상차량(UGV)이나 다족보행로봇 등 최첨단 무기 체계까지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22일 경남 창원 현대위아 2공장에선 모래색으로 도색을 마친 K9 자주포 포신들을 최종 검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포신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으로 옮겨져 K9 자주포에 장착된 뒤 이집트 땅을 밟을 예정이다. 이날 2400평 규모 공장 곳곳에선 K9 자주포용 포신과 K2 전차용 포신을 가공 선반 위에서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깎고 다듬는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 8개월이면 ‘뚝딱’…폴란드 매료시킨 작업속도현재 현대위아가 생산 능력을 집중하고 있는 건 폴란드 1차 수출 물량이다. 포신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철강 원자재의 무게만 5t에 달한다.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포신의 무게가 2.2t임을 고려하면 절반이 넘게 깎아내야 하는 셈이다. 원통 모양의 원자재가 포신의 외형을 갖추는 데 6개월, 실사격 검증과 도색 과정까지 더하면 포신 한 대를 제작하는 데 8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최창열 현대위아 특수생산실장은 “미국 등 경쟁국들이 포를 깎는 데만 36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소진된 재래식 무기 공백을 빠르게 메꿔야 하는 폴란드가 한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생산 속도를 뒷받침한 것은 기술력이다. 원자재에 고압의 절삭유를 분사하며 포열을 뚫는 공정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약 8m 길이의 포신이 휘지 않게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차범위가 0.1mm를 넘어선 안 된다. 포탄 속도와 사거리를 높이기 위해 포신 내부에 나선형 강선을 새기는 과정도 거친다. 최 실장은 “열변형이 가해지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냉각도 병행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공정”이라며 “며느리가 와도 안 가르쳐 줄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현대위아는 화포 제작에서 수출까지 하는 체계종합사로 거듭나기 위해 방산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81mm 박격포·105mm 자주포를 경량화해 전투용 차량에 탑재하는 ‘차량탑재형 화포체계’가 대표적이다. 대드론방어체계(ADS)와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 차세대 방산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빅4 수주 100조 원 ‘눈앞’…창원산단에도 활기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하며 신속한 납기 능력과 가성비를 갖춘 K방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소위 ‘빅4’로 불리는 국내 방위산업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현대로템)가 쌓아둔 수주잔고는 100조 원을 목전에 뒀다. 이들의 잇따른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창원산단 전반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포신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뿐만 아니라 볼트 등 단순 부품을 제작하는 협력사들까지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덩달아 호황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실장은 “회사가 80년대 방산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해 포신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5%정도 늘었고 내년에는 이보다 40%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위아는 늘어난 생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최근 공장 내에 포신 가공 선반을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향후 전망도 밝다. 현대로템은 9조 원 규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인도와 K9 자주포 추가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까지 수출시장을 넓히고 있다.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프랑스 등 유럽의 전통 방산 선진국뿐 아니라 튀르키예 같은 신흥국까지 무기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차와 자주포 등 지상화력장비에 치중된 수출 포트폴리오를 최첨단 무기체계까지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창원=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포스코그룹이 액화천연가스(LNG) 전용선을 도입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안정적 에너지 운송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3일 전남 목포시 HD현대삼호에서 그룹 최초의 자체 LNG 전용선인 ‘HL포르투나호’ 명명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포르투나는 라틴어로 ‘행운’을 뜻한다. HL포르투나호는 전장 299m, 폭 46.4m, 적재 용량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으로 북미산 LNG 운송에 최적화된 사양을 갖췄다. 이 선박 한 척에 실리는 천연가스는 대한민국 전체가 1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또 LNG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이중연료 시스템과 운송 중에 증발한 가스를 다시 냉각해 연료로 재활용하는 고효율 재액화 설비를 탑재해 국제 환경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 전용선은 27일 인도 후 시운전을 거쳐 하반기(7∼12월)부터 글로벌 LNG 트레이딩에 투입될 예정이다. 2026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선적을 개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북미 장기계약 LNG 물량 운송을 담당한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전용선 도입으로 가스전 생산부터 도입, 저장, 발전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호주 등에서 가스전 개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남 광양에 93만 kL(킬로리터) LNG 터미널을 준공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조선업 견제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차이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발주처를 한국으로 옮기는 모양새다. 국내 조선사들이 이 같은 반사이익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HD현대중공업과 1만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12척 건조계약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일본 선사가 한국 조선사에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ONE는 당초 중국 조선소와 협상 중이었으나 미국의 항만 수수료 부과 방침을 의식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하반기(7∼12월)부터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고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하파크로이트도 LNG 추진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추가 물량 발주를 두고 자사의 선박을 건조했던 중국 뉴타임스조선, 양쯔장조선과 한국 조선업체를 저울질하고 있다. 선사가 인도받은 선박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추가 발주 물량을 다른 업체로 돌리는 것은 조선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미국의 강력한 중국 견제 정책은 중국과의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에서 밀리고 있던 한국의 뒷배가 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11.4%에 그쳤던 국내 조선 업계의 컨테이너선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38.2%까지 올랐다. 반면 86.6%였던 중국의 점유율은 51.2%로 떨어졌다. 그간 중국 조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점유율을 높여가자 국내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과 LNG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 전략을 수정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러시아, 카타르 등에서 LNG 생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함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상황이다. 지금의 호재를 장기간 지속시키려면 수주 선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미중 통상마찰이라는 우호적인 대외상황 속에 한국 조선업에 기회가 온 것”이라며 “LNG선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상선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 등까지 재구성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대형항공사(FSC)들이 1분기(1∼3월)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사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적자 전환하는 등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고환율이 지속되며 항공기 리스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급성장하는 화물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매출액은 각각 3조9559억 원, 1조743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 6.7% 증가했다. 반면 LCC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제주항공의 매출액은 384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559억 원) 대비 30.8% 줄었다. 또 3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76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티웨이항공도 적자로 돌아섰고, 진에어는 영업이익이 40.8% 줄어든 583억 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항공사 규모별로 실적이 갈린 주요인으로 고환율 장기화를 꼽는다. 통상 항공기 리스 비용은 글로벌 업체에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회사의 부담이 커진다. 고환율 국면에선 FSC 대비 직접 구매해 운용하는 항공기 비중이 작은 LCC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1328원) 대비 125원 상승했다. 지난해 말부터 잇따른 항공사고도 LCC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전성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며 소비자들의 기피 현상이 일부 있었고 항공사들이 정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항공기 가동 시간을 감축하며 수익성도 저하됐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올 1분기 운항 편수를 전년 동기 대비 14% 감축했다. 사업 다각화 여부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부 매출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재고를 비축해 두려는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37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화물사업부 매출은 이전부터 FSC에 효자 노릇을 해왔다. 대한항공은 과거 여객 사업이 부진했던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반도체, 의약품, 전자제품 등 고부가가치 화물을 실어 나르며 실적을 방어했다. 대한항공 화물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2021년 기준 76.5%에 달한다. 최근 중국발(發)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화물사업 전망은 당분간 밝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외 항공사가 한국 공항을 통해 실어 나른 화물의 총량은 총 439만5306t으로 2023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여객 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LCC는 유가·환율·금리 등 조절 불가능한 외부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LCC도 수익성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까지 사업을 다변화하고, 화물전용기 도입을 고려하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사진)이 글로벌 자동차 전문 매체들이 시행한 동급 차종 간 비교평가에서 우위를 점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18일 기아에 따르면 EV9 GT라인은 최근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가 실시한 볼보 EX90 트윈 모터 사륜구동 모델과의 비교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EV9은 EX90보다 낮은 모터 최고 출력에도 더 빠른 가속 성능을 구현했다. 실주행 전비(전기차 연비)는 약 20% 높았다.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걸리는 충전 시간도 24분으로 EX90(32분)을 앞섰다. EV9의 가격은 EX90에 비해 2만 유로(약 315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앞서 다른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차이퉁’도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450 4매틱), 아우디 Q8 e-트론(55 콰트로) 등과의 비교 평가에서 EV9 GT라인을 1위로 선정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분진, 연기, 냄새로 아직도 목이 아픕니다.” 18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인근에 사는 이승길 씨(68)는 통증을 호소했다. 공장 화재 이후 퍼진 연기를 들이마셨다는 이 씨는 대화 도중 연신 ‘목이 아프다’며 생수를 들이켰다. 이어 “주차된 차들에 화산재 같은 분진이 내려앉아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화재 발생 31시간 만에 큰 불길은 잡혔지만, 매연과 분진이 광주 전역으로 퍼져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석탄보다 열에너지 많은 타이어, 31시간 만 진화 18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11분경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주불이 약 31시간 40분 만인 이날 오후 2시 50분경 진화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이 해제된 오후 3시 기준 진화율은 95% 수준이다. 소방 당국은 2공장 내부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정련공정 라인의 예열장치(오븐)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 가운데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날 고무, 타이어 등 인화성 물질이 가득한 공장에 불이 붙자 커다란 불길과 검은 연기가 겹쳐 공장 일대는 한때 재난 지역을 방불케 했다. 화재 신고 5분 만인 17일 오전 7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10시경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소방관 462명, 장비 168대를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에서 대피하던 20대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조선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척추 골절 수술을 받았다.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인근 아파트 4개 단지 주민 212명이 대피했다. 1974년 설립된 이 공장은 타이어를 연간 1200만 개 생산하는 등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의 약 45%를 차지한다. 공장엔 타이어 제작용 고무 20t과 각종 화학물질이 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타이어는 같은 무게의 석탄보다도 더 많은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석탄 1kg은 2만7200kJ(킬로 줄·열량 단위)의 열에너지를, 타이어는 3만7600kJ의 열에너지를 가진다. 이에 따라 불이 붙은 타이어는 다량의 연기와 강한 열을 내며 화재 진압도 어렵다. 금호 공장 화재 주불 진화가 31시간 이상 걸린 이유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타이어 고무가 대량으로 있어 대형 화재로 번진 것”이라며 “타이어의 원재료인 고무 및 합성수지 등은 가연성이 높은 물질로, 연소 시 다량의 유독가스와 연기, 열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암-호흡기 손상 가능성도… “주민 모니터링 필요”화재와 동시에 뿜어져 나온 유해 물질과 매연에 일대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피소의 주민 69명은 두통(35명), 목 통증(5명), 눈 통증(2명), 호흡곤란(2명), 근육통 등 기타(20명) 증세로 구호센터 의료지원반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신적 고통(트라우마)을 호소하며 심리 상담을 받은 이들도 61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호흡기 손상 등에 대한 추적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광주 아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진 마스크 등을 쓰고 외출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연기를 마신 공장 근로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건강 진단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연구에서 타이어 연소 시 나오는 유해물질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한창우 교수팀이 2023년 3월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 사건을 분석한 결과 주민들의 상기도 감염, 폐질환, 편두통,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이 증가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조사에 따르면 폐타이어 연소로 인한 대기 오염 물질이 암, 돌연변이, 선천적 기형, 유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이번 화재로 광주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자 금호타이어는 재고를 상당량 비축해 뒀고 곡성공장 등으로 생산지를 재배분할 수 있어 공급에 당장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분진, 연기, 냄새로 아직도 목이 아픕니다.”18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인근에 사는 이승길 씨(68)는 기자에게 통증을 호소했다. 공장 화재 이후 퍼진 연기를 들이마셨다는 이 씨는 대화 도중 연신 ‘목이 아프다’며 생수를 들이켰다. 이어 “주차된 승용차들에 마치 화산재 같은 분진이 내려앉아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화재 발생 31시간 만에 큰 불길은 잡혔지만, 매연과 분진이 광주 전역으로 퍼져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금호타이어 화재, 주민들 목-눈 등 통증 호소18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11분경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주불이 약 31시간 40분 만인 오후 2시 50분경 진화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이 해제된 오후 3시 기준 진화율은 95% 수준이다. 소방 당국은 2공장 내부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정련공정 라인의 예열장치(오븐)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 가운데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전날 고무, 타이어 등 인화성 물질이 가득한 공장에 불이 붙자 커다란 불길과 검은 연기 더미가 겹쳐 공장 일대는 한때 재난 지역을 방불케 했다. 화재 신고 5분 만인 17일 오전 7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초기진화에 실패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10시경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소방관 462명, 장비 168대를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에서 대피하던 20대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조선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척추 골절 수술을 받았다.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인근 아파트 4개 단지 주민 212명이 대피했다.1974년 설립된 이 공장은 연간 1200만개 타이어를 생산하는 등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의 약 45%를 차지한다. 공장 내부엔 타이어 제작용 고무 20t과 각종 화학물질이 놓여있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타이어의 원재료인 고무 및 합성수지 등은 가연성이 높은 물질로, 연소되면 유독 가스 등 연기와 열이 많이 발생해 진압이 어렵다”며 “타이어 고무가 대량으로 있어 대형 화재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화재와 동시에 뿜어져 나온 유해 물질과 매연에 일대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피소의 주민 중 53명은 구호센터 의료지원반에서 두통(27명), 목 통증(4명), 눈 통증(2명), 근육통 등 기타(20명) 등의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다. 박모 씨(88)는 “화재 직후 집으로 시커먼 연기가 엄청나게 밀려와 구토를 할 뻔했다. 두통이 심해져 약을 먹었다”고 말했다. ● 암-호흡기 손상 가능성도… “주민 모니터링 필요”전문가들은 주민들의 호흡기 손상 등에 대한 정부의 추적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광주 아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배출된 유해 물질은) 장시간 노출 시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 손상에 의한 호흡 기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며 “방진 마스크 등을 쓰고 외출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연기를 마신 공장 근로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건강 진단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국내외 연구에서 타이어 연소 시 나오는 유해물질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했다. 충남대의대 예방의학교실 한창우 교수팀이 2023년 3월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 사건을 분석한 결과 주민들의 상기도 감염, 폐질환, 편두통,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이 증가했다. 미국 보건학술지 ‘환경보건 전망’(EHP)은 타이어 공장 화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은 폐질환과 신경계 질환,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조사에 따르면 폐타이어 연소로 인한 대기 오염 물질이 암, 돌연변이, 선천적 기형, 유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이번 화재로 광주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자 금호타이어는 재고를 상당량 비축해 뒀고 곡성공장 등으로 생산지를 재배분할 수 있어 공급에 당장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국내 2위 타이어 업체인 금호타이어가 17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광주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향후 제품 생산과 매출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상당량 재고를 비축해 뒀고 곡성공장 등으로 생산지를 재배분할 수 있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물량에는 당장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1974년 설립된 광주 공장은 금호타이어가 국내에 보유한 세 곳의 공장(광주, 평택, 곡성)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공장이다. 하루 3만3000개, 연간 12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어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 능력(연 2700만개)의 45%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생산 시설이다. 금호타이어는 완성차 업체까지 공장 중단 여파가 번지지 않도록 곡성공장 및 해외공장으로 생산 물량을 이전하고 확보해 둔 재고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광주공장 복구가 장기화할 경우 교체용 타이어 생산을 줄이고 신차용 타이어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금호타이어 제품 전량을 곡성공장에서 받고 있어 일본 수출 물량 등 생산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GGM은 현재 내연기관차 타이어 3000본, 전기차 타이어 4000본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도 금호·한국·넥센타이어 등 복수 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있고 일부 재고 물량도 남아 있어 당장 자동차 생산에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이번 화재로 금호타이어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2023년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이후 고부가가치 타이어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 폭을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매출 4조5381억 원, 영업이익 590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아직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아 구체적인 손실 집계는 어렵다”고 했다.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광주공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며 “소방 당국 등 유관기관과 적극 협조해 화재 진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비상대책반을 구성,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첫날부터 따로 만나 관세 문제 등을 두고 또 협의에 나섰다. 관세 전쟁을 벌여 온 미중이 관세 유예 등에 나선 지 닷새 만이다. 한국 정부도 이틀 연속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별도로 만나 고위급 통상 협의를 이어간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의 통상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각국 수장이 그리어 USTR 대표와의 일대일 면담에 열을 올리면서 APEC 통상장관회의가 각국의 대미 관세 협상 2막 무대가 됐다는 평가다. 그리어 USTR 대표는 HD현대와 한화오션 경영진들과 16일 비공개 단독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5일 만에 협상 테이블 앉은 미중 15일 오후 그리어 USTR 대표와 리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 대표 겸 부부장은 APEC 통상장관회의가 열린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10,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미중의 첫 고위급 통상 협상에서도 얼굴을 맞댄 바 있다. 스위스 제네바 통상 협상에서 양국이 90일 동안 서로에게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115%포인트씩 낮추는 데 합의했던 만큼 이날 면담에서도 관세를 두고 논의를 이어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날 밤 그리어 USTR 대표를 따로 만나 미국의 관세 조치 관련 주요국과의 협상 동향과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16일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그리어 USTR 대표와 양자 회담에 나선다. 이틀 연속 릴레이 협의를 통해 한미 양국은 실무진에서 그간 진행해 온 논의를 중간 점검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그리어 USTR 대표가 한국에 와 있을 때 최대한 협의를 순서 있게, 질서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면제, 조선업 협력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본부장은 이날 오전에는 리 상무부 국제무역담판 대표 겸 부부장을 만나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합의했다. 특히 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10월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통상장관회의는 10, 11월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경제, 통상 의제 등을 조율하기 위해 개최됐다.● 각국 “그리어 만나자” 치열한 관세 외교전 그리어 USTR 대표가 참석하면서 APEC 통상장관회의에선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자국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각국의 치열한 물밑 외교전이 벌어졌다.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지속 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 등을 논의하는 회의지만 각국은 그리어 USTR 대표와의 회의장 밖 일대일 면담에 공을 들였다. 정 본부장은 “그리어 USTR 대표의 참석 여부가 20개국 통상장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안이었다”며 “그리어 대표가 참석한다고 하니 차관이 온다고 했다가 장관으로 바뀐 사례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개막식이 열린 이날 그리어 USTR 대표가 ICC 회의장에 들어서자 각국 통상장관들이 그에게 다가가 인사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일본의 통상 수장인 무토 요지(武藤容治) 일본 경제산업상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찾았던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재생상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외무성과 경산성의 부대신이 제주를 찾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핵심 통상 수장이 그리어 대표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건너뛰었다”며 “자동차 관세 면제 없이 협상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일본이 꺼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리어 USTR 대표는 HD현대와 한화오션 경영진과도 16일 제주에서 만난다. 양측의 면담은 미국 무역대표부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상선 및 군함 건조와 MRO(보수·수리·정비) 등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와 그리어 USTR 대표의 면담 결과는 안 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의 양자 회담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낼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시라’호 MRO 사업을 수주한 뒤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고,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제주=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즐길 준비 되셨나요, 가도 될까요, 레츠 고! 노래 크게 틀어주세요, 더 크게!” 무대에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자, 시민 100여 명이 개그우먼 김혜선 씨의 구호에 맞춰 하늘로 높게 뛰어올랐다. 14일 ‘2025 서울헬스쇼’ 개막 둘째 날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따뜻한 봄 햇살 아래 헬스쇼를 만끽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 트램펄린 타고 하늘 높이 ‘건강 점프’김 씨가 진행하는 점핑머신(트램펄린) 운동 프로그램은 시작 전부터 정원이 넘는 120명의 사전 신청자가 몰리며 기대감을 모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낮 12시 반부터 잔디밭에 설치된 점핑머신 위에서 팔을 좌우로 흔들며 뛰었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시민들도 금세 적응해 상체와 하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서영미 씨(45)는 “점핑머신 운동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10kg 넘게 감량했다”며 “운동할 때는 힘들지만 땀 흘리고 나면 산 정상에 오른 것처럼 개운하다”고 말했다. 1시간 반가량 이어진 프로그램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녹초가 돼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안상연 씨(44)는 “땀이 많이 났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운동했다”며 “신나는 음악과 강사님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오후 3시 반부터는 ‘재키사이클 스피닝 체험’이 열렸다. 스피닝은 음악에 맞춰 자전거를 타는 운동으로,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체지방 연소에 효과적이다. 시민 70여 명은 사이클을 타고 봄바람을 맞으며 신나는 노래와 함께 페달을 밟았다. 행사가 끝날 때쯤 시민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가득했다. 임정인 씨(47)는 “야외에서 스피닝에 참여한 게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기분”이라며 “스피닝을 한 후 확실히 허벅지가 단단해지고 체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 망치 내려치고 스트레스도 날려 오전 10시 ‘액티브 존’에서는 ‘회전 골프 퍼팅’에 참여하려는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회전 골프 퍼팅은 골프공을 3번 쳐서 10개 구멍이 새겨진 원판에 1번 들어가면 된다. 다만 10개 구멍 중 스티커가 붙어 있는 3개 구멍에만 공을 넣어야 한다. 타석에서 원판까지 거리는 1m 정도. 직장인 김모 씨(49)는 “평소 꾸준히 골프 연습을 했지만, 생각보다 공을 넣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풀업(턱걸이) 이벤트에도 방문객들이 몰렸다. 턱걸이 12개 이상을 한 남성과 3개 이상 한 여성은 ‘턱걸이 대마왕’ 칭호를 받는다. 아쉽게 대마왕 칭호를 받지 못한 김홍군 씨(61)는 “왕년에는 턱걸이를 20개씩 했다”며 “45년 만에 턱걸이를 다시 하려고 하니 요령을 모두 잊었다. 앞으로 꾸준히 팔 운동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거대한 망치를 힘껏 내려치고 내려친 힘의 크기에 따라 점수를 받는 ‘파워 해머’도 인기를 끌었다.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윤순애 씨(60)는 “커다란 망치로 내려치니 수십 년 묵었던 스트레스가 모두 풀렸다”며 웃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13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은 따뜻한 봄 햇살 아래 직장 동료와 가족, 친구들과 함께 ‘2025 서울헬스쇼’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부모님을 따라온 어린이부터 손을 맞잡은 노부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인공암벽 등반부터 철봉 턱걸이까지 땀 흘리며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각종 이벤트가 마련됐다. 국립공원공단 인공암벽장 부스에 참여한 허서연 양(11)이 7m 높이의 인공암벽 정상을 약 40초 만에 오르자 이를 지켜보던 허 양의 어머니와 친구들이 환호했다. 허 양은 “암벽에 올라 바닥을 보니 순간 무서웠지만 응원을 받고 골인 종을 울리기 위해 힘을 냈다”며 웃었다. 낮 12시부터는 단체 줄넘기 대회가 진행됐다. 17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이인정 씨(32) 팀이 64회를 기록하며 ‘줄넘기왕’에 등극했다. 이 씨는 “오늘이 회사 창립기념일이기도 한데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며 “상품으로 받은 회식비 200만 원으로는 동료들과 고기 파티를 하러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3시가 되자 메인 무대 앞은 줌바댄스 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색색의 운동복을 입은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인근 어린이집에서 온 아이들은 단체로 형광색 띠를 두른 채 선생님 손을 꼭 잡고 광장을 걸었다. 교사 김예지 씨(28)는 “작년에 아이들이 헬스쇼에서 즐겁게 놀던 게 기억에 남아 올해도 함께 산책하러 왔다”고 했다. 일몰 시간에 맞춰서는 ‘도심 속 선셋 요가’ 행사가 열렸다. 날이 어둑해지자 서울광장은 거대한 캠핑존으로 변모했다. 시민들은 ‘도심 속 불멍 타임’에 참여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퇴근한 직장인들은 푹신한 빈백에 기대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모닥불을 바라보며 바쁜 일상 속 여유를 만끽했다. 서울헬스쇼는 15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14일에는 개그우먼 김혜선과 함께하는 ‘점핑 머신 체험’, 실내 자전거 체조 그룹과 즐기는 ‘재키사이클 스피닝 체험’ 등 여러 행사가 열린다. 자세한 행사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잇따른 화재 사고로 내리막길을 걷던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가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에 등록된 신차 중 전기차가 총 5만692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만6803대)보다 37.7% 늘었다. 2022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던 전기차 시장은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소비자로부터 서서히 외면받았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잇달아 발생하며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전기차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 신차 출시에 힘입어 판매량을 회복했다. 특히 기아 ‘EV3’와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저가 소형 모델들이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볼보의 ‘EX30’, 비야디(BYD)의 ‘아토3’ 등 수입차들까지 가세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연료별로 비교해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4월 하이브리드차는 14만8144대가 등록돼 전년(13만693대) 대비 13.3%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휘발유 차량은 1.6% 감소한 26만4116대가 등록됐다. 경유차와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은 등록대수가 각각 25.5%, 7.6% 감소했다. 그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밀려 주춤했던 세단 역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1∼4월 신규 등록된 세단은 14만6884대로 전년 동기(13만3366대) 대비 1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SUV(27만9826대)가 증가율 3.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차량 가격이 줄곧 상승하는 등 고물가와 함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동급 SUV 대비 연료 효율이 높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세단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는 2788만∼3869만 원 선으로 동일 제조사의 동급 SUV ‘싼타페’(3492만∼4598만 원)보다 약 700만 원 저렴하다. L당 공인 연비도 쏘나타가 9.4∼13.5km로 싼타페(9.7∼11km)보다 우수하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지난해 자동차부품 1차 협력사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관세의 영향이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가시화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부품업계는 올해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된 자동차부품 1차 협력사 83곳(현대모비스·현대위아 제외)의 영업이익이 3조4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기 둔화와 내수 침체로 완성차 업황이 저조했던 것이 부품업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의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794만7170대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특히 내수 판매량은 6.4% 줄어든 135만8842대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14만5000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까지 관세 부과 범위를 확대하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부품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로 늘며 대미 의존도가 커졌다. 이에 더해 완성차 업계가 관세 여파로 생산 감소와 실적 악화에 직면할 경우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된 부품업계에 추가적인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영향은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이미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국내 생산량은 올해 1∼4월 139만6260대로 전년 동기(141만5755대) 대비 1.4% 감소했다. 향후 자동차 가격 인상 가능성도 부품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앞서 현지(미국)에 확보해 둔 재고를 활용해 다음 달 2일까지 가격을 동결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지만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시장”이라며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자동차 가격이 인상될 경우 공급망에 참여하는 부품업계도 함께 부담을 떠안으며 수익성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계는 우선 현지 생산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 조지아주에 완공한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가동을 본격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현지 생산량이 늘면 반대로 국내 생산량이 줄어 국내서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협상력이 떨어지는 2, 3차 협력 업체들은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영세한 2, 3차 협력업체들의 경우 1차 협력사처럼 완성차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지을 때 따라 나가기 어려워 현지화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영업이익률도 1∼2%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미국이 자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 선사의 선박과 중국산 선박을 대상으로 추가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 해운 및 물류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활용하기 위해선 먼저 ‘몸집 불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경제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해운기업인 HMM은 올 3월 선복량 기준 세계 8위 수준이다. 우수한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미국이 최근 중국 선사와 선박을 대상으로 추가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화주들이 중국 선사와 선박 이용에 부담을 느끼게 되면 중국 선박 비중이 낮은 한국 선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호적인 대외 환경 속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한국 국적 선사가 선제적으로 선복량을 늘릴 수 있도록 금융 지원 제도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세계 해운업은 HMM을 포함해 MSC, 머스크 등 상위 10개 선사 위주로 재편이 이뤄진 상황이다.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대부분을 장악한 이들은 해상 운송을 넘어 물류로 사업 영역 확장을 노리고 있다. 물류 쪽도 미국의 중국 규제에 따른 반사 이익을 얻기 위해선 먼저 대형화에 나서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한국이 세계 7위 무역국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톱 50’ 글로벌 물류기업 중 한국 기업은 CJ대한통운과 LX판토스 단 2곳에 불과하다”며 “세계적인 물류업 흐름에 맞게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하는 국내 물류 시장을 대규모 사업자 위주로 개편하고 재등록 평가제 등을 도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메가 포워더(대형 물류기업)’ 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미국이 수입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국가안보 위협 조사에 나선 가운데 한국무역협회가 한국 무역업계 입장을 담은 공식 의견서를 7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에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률이다.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된 품목 관세 25%도 이 법에 근거했다. 무역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한국의 대미(對美) 반도체 수출은 대부분 범용재 성격의 메모리 반도체이고, 미국이 한국에 반도체 장비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하며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한국(對韓國) 반도체 장비 수출은 지난해 기준 39억3000만 달러(약 5조5000억 원)로 미국의 반도체 장비 전체 수출의 20.1%를 차지한다. 이에 노트북, 디스플레이 등 광범위하게 설정된 반도체 파생 제품의 대상 범위를 축소하고, 반도체 웨이퍼, 스마트폰 등에 대해서는 관세가 이중으로 부과되지 않도록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의약품의 경우 미국 원료 의약품을 기반으로 생산한 완제 의약품이나 미국 기업의 위탁을 받아 생산한 제품 등에 대해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포스코홀딩스와 LG화학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손잡는다. 양사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국책사업에 참여해 탄소 저감 및 자원화 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LG화학, 한국화학연구원, 경상북도 등과 ‘철강산업 CCU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초대형 사업에 참여한다고 7일 밝혔다. 연내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쳐 2026년부터 실증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철강산업 CCU 컨소시엄은 포항제철소 제철 공정에서 발생한 부생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활용해 합성가스(일산화탄소+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실증한다. 이렇게 생산한 합성가스는 제철 공정에 다시 투입해 석탄 대신 쇳물을 만들기 위한 환원제로 활용할 수 있다.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화학제품의 원료로 외부에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사업에서 제철소 부지와 부생가스를 제공하고 이산화탄소 포집 및 메탄올 합성 등 제철 공정의 탄소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을 맡는다. LG화학은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메탄건식개질(DRM) 기술 실증을 담당한다. 이종구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이번 LG화학과 포스코홀딩스 간의 협력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 철강과 화학산업이 함께 주도하는 탄소중립 시대를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수 포스코홀딩스 CTO 미래기술연구원장은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는 한편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양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HD현대는 글로벌 해운·물류 기업 A.P. 몰러 머스크(머스크)와 ‘탈탄소 해운 기술 발전 및 글로벌 통합 물류 서비스 분야의 포괄적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MOU를 통해 머스크는 HD현대가 개발한 선박 탈탄소 기술을 자사 선단에 적용해 탄소 배출을 줄인다. 머스크는 HD현대중공업이 인도한 컨테이너선에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의 항해 최적화 솔루션 ‘하이나스’와 HD현대마린솔루션의 인공지능(AI) 기반 탈탄소·경제운항 솔루션 ‘오션와이즈’를 적용하고 6개월간 시범 운항할 예정이다. HD현대는 머스크가 참여하는 해운 네트워크인 ‘동서 항로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일부 계열사에 맞춤형 물류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계열사 전반에 머스크의 통합 물류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