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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의 대미 경제 의존도가 1기 행정부 당시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관세 인상 품목들이 모두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고, 이들의 수출액을 합치면 전체 대미 수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발 관세 폭탄의 파편을 동맹국인 한국이 집중적으로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한 반도체,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의약품의 지난해 대미 연간 수출액은 522억9164만 달러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대미 수출액이 1277억8647만 달러였는데 이 중 5개 품목이 40.9%나 차지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이미 결정했거나 부과를 예고한 5개 품목은 모두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이다. 자동차의 경우, 작년 국내 기업 전체 해외 수출액의 49%가 미국으로 향했다. 현대차·기아만 지난해 미국 시장에 101만 대를 수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는 대미 수출액이 지난해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7월 미국 회사와 1조4600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맺는 등 바이오 분야에서도 미국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해당 품목이 한국의 주력 업종인 것뿐 아니라 최근 수년간 한국 경제의 미국 의존도 역시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첫해인 2017년 686억 달러였던 대미 수출은 지난해 1277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로 커졌다. 한국의 전체 수출 가운데 미국 수출 비율 역시 2017년 12.0%에서 지난해에는 18.7%로 급상승했다. 그간 미중 갈등을 피해 한국 기업들이 북미 지역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수출을 확대한 것이 주력 산업의 ‘관세 폭탄’이라는 철퇴로 돌아온 것이다. 이처럼 높아진 대미 의존도와 미국의 전방위적인 관세 인상 때문에 한국 기업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하기가 1기 행정부 당시보다 훨씬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에 사업장을 둔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추가 관세가 현실화되면 한국 기업들의 원가경쟁력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당장 사업성 검토를 해 미국에 공장을 짓더라도 4∼5년은 걸릴 수 있기에 그사이 관세 부담이 걱정”이라고 말했다.美수출 7년새 2배로 늘었는데… 관세 리스크 전방위로 확산[트럼프發 통상전쟁] 더 복잡해진 트럼프 2기 관세전쟁① 너무 커진 美수출 의존도… 대체시장 없어 관세부과 땐 직격타② ‘자국 생산’만 고집하는 트럼프… 멕시코 등 인접국 진출 韓기업 당혹③ 韓주력 바이오-반도체까지 겨냥… 통상전쟁 대응 나설 대통령도 부재산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이 8년 전 1기 때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의 대미 의존도가 커지며 트럼프 정부의 작은 조치에도 한국이 받는 영향이 커졌다. 트럼프 1기의 ‘관세 폭탄’ 때 한국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멕시코로 옮기는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활용했지만, 이번엔 그 방법이 원천 봉쇄됐다. 트럼프 2기 관세 전쟁이 한국 기업들에 더 풀기 까다로운 ‘고차방정식’인 이유를 기업인들에게 들어 봤다.① 너무 큰 미국 의존도한국 기업인들은 8년 만에 다시 시작된 ‘트럼프 스톰(폭풍)’에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 한국의 대미 의존도를 꼽았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도 미국 수출은 많았지만, 지금 정도는 아니었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421억 달러로 대미 수출액(686억 달러)의 약 2배였다. 미국 수출 의존도는 12.0%였고, 중국은 24.8%였다. 하지만 트럼프 1기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한국 기업들이 북미로 생산 기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점점 미국과 중국의 수출 의존도 격차가 좁혀졌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이나 중간재 등을 미국 공장으로 대거 수출한 결과다. 특히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사태가 벌어지면서 한국 기업들은 중국 대신 북미,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2017년 686억 달러였던 대미 수출은 2024년 1277억 달러로 거의 두 배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시장 없이 미국 시장의 관세가 오르면 한국 기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은 한국 입장에서 수익성 좋은 차량이 팔리는 성장 시장이었다”며 “관세로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 공급망 재편을 고심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② “니어쇼어링 노(No), 온쇼어링 오케이(OK)”트럼프 2기가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온쇼어링’을 고집하는 것도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 1기 때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온쇼어링을 강조했지만 인접국에 생산 기지를 짓는 ‘니어쇼어링’에도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트럼프 1기는 2017년 8월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신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시작했다. 한국 대기업들은 여기에 맞춰 지난 8년 동안 협력업체들과 함께 북미 생산기지를 키웠다. 멕시코는 미국과 가까워 물류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데다 인건비도 저렴하다. 미국에 수출할 때 USMCA 무관세가 가능해 삼성전자, 기아, LG전자 등 500여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는 ‘미국 내 생산’만을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2일 만인 1일(현지 시간)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1기 관세정책의 핵심은 ‘중국 견제’였지만 이번엔 우방이라도 대미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이 대상이 됐다. 멕시코에 있는 한국 기업 관계자는 “인건비가 8∼10배에 달하는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게 사업성이 있을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③ 반도체까지 관세 전쟁 확전 트럼프 1기 때는 관세 전쟁의 전선(戰線)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국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도체와 바이오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모두 한국 기업들이 잘하는 사업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통상 관세를 매기지 않는 반도체까지 걸고 넘어진 것이 의외”라며 “숙련공 수급이나 인건비를 고려하면 미국이 반도체 공장을 짓기 좋은 입지가 아니라서 고심”이라고 말했다. 확전되는 관세 전쟁의 여파는 이미 예측치로 나온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한국에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액은 11.3%(1조2000억 원) 줄어든다. 트럼프 1기 정부가 본격 관세 부과에 나섰던 2018년 한국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했다.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고 있어 권한대행 체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출범과 동시에 관세 부과에 나섰다”며 “한국의 대응도 더 빨라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 알루미늄뿐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까지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한국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해당 품목들은 한국 기업들의 주력 수출 품목인 데다 공통적으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정부는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비슷한 입장에 처한 국가들과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 달러(약 50조 원), 반도체는 106억 달러(약 15조 원), 의약품은 15억 달러(약 2조 원)에 이른다. 자동차(미국 수출 의존도 49.1%)와 의약품(15.8%)은 전 세계 국가 중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으며, 반도체(7.5%)는 미국이 한국에 5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한국 기업들의 북미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북미 매출을 별도 공시한 10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1∼9월 북미 매출이 전년 대비 19.5% 늘어난 313조 원에 달했다. 각 업계에서는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1분기(1∼3월) 준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공장까지 합쳐 미국 내에서 연간 최대 100만 대를 생산하면 국내 생산분을 대체할 수 있다. 다만 국내산 강판을 쓰면 새로 부과되는 철강 관세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관세 부과로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자동차뿐 아니라 건설, 조선 등 전방 산업에 부정적인 효과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을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 미국 수출길에 장애물이 생기면서 더욱 암울한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도 비상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서버 확대 덕에 지난해 미국 수출이 전년 대비 116.2% 늘었는데 이런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만 있고,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짓는 중이라 메모리 반도체는 모두 미국 밖에서 조달해야 한다. 바이오 업계 역시 고객사 중 미국 기업이 많아 앞으로 미국 생산기지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업계와 소통하면서 피해를 입는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또 “관세 조치 발효일인 3월 12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한국의 이익이 최대한 반영되는 방향으로 대미 협의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외교·안보 라인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대미 소통도 지원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 권한대행은 이어 “일본, 유럽연합(EU) 등 우리와 유사한 상황인 국가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고도 했다. 정부는 그간 유지돼 온 철강 쿼터 폐지에 따른 대미 수출 경쟁력 분석 등 대응 전략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0∼12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 제품 전시회인 ‘AHR 엑스포 2025’에 참가한다. AHR 엑스포는 미국 난방냉동공조학회(ASHRAE)가 주최하는 행사로 1800여 개 글로벌 업체가 냉난방, 환기, 공기 청정, 가습, 제습 등 공조 제품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 350㎡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 최신 가정용 및 상업용 공조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번에 전시되는 삼성전자의 가정용 히트펌프 ‘EHS’는 공기열과 전기를 이용해 온수를 만들 수 있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보다 탄소 발생이 적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냉매인 R410A의 32% 수준인 R32를 적용한 상업용 대용량 시스템에어컨 ‘DVM’도 선보인다. 지난해 말 공조 시스템 등을 다루는 ES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는 AHR 엑스포에 646㎡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는 ‘2025 AHR 혁신상’ 지속가능 솔루션 부문을 수상한 ‘주거용 한랭지 히트펌프’를 전시한다. 이 제품은 영하 35도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유지하며 실외기 응축수 동결을 방지해 난방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 R32 냉매를 적용한 냉각 설비와 실외기도 소개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에서 ‘통상전쟁’을 총괄할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자(사진)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한국, 유럽연합(EU)의 규제 움직임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한국 등이 구글 등 미 빅테크 기업들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입법을 추진하면 ‘보복 관세’ 등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이날 미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리어 후보자는 ‘EU와 한국 등 많은 국가들이 미국 테크 기업들에는 특별한 요건이나 세금을 부과하지만 자국이나 중국 기업에는 이를 면제한다. 이런 조치에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질의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기업들을 어떻게 규제할지 등을 EU, 브라질이나 다른 국가들에 맡겨선 안 된다”며 “그들이 우리를 차별해선 안 된다.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0월 발의됐지만 여야 간 시각 차와 탄핵 정국으로 인해 아직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그리어 “북미무역협정 무임승차 안돼”… 멕시코-加 진출 韓기업 등 겨냥“韓-EU 빅테크 규제 용납못해” 對美수출 무관세 혜택 변경 내비쳐韓기업, 美로 공장 이전 잇단 고심정부 일각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으로 인해 온라인 플랫폼 규제 동력이 완전히 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그리어 후보자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이용해 제3국이 ‘무임승차’ 하는 것을 막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보다 생산원가가 낮은 멕시코에서 물건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USMCA에서 향후 어떤 구체적인 변경을 추진할 것인가’라는 질의에 “원산지 규정 등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제3국이나 우려되는 다른 국가들이 이 협정으로 미국과 우리의 무역 파트너(멕시코, 캐나다)들을 희생시켜 혜택을 받거나 무임승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1기 때 멕시코, 캐나다와 USMCA를 맺고 이들 국가에 무관세를 적용해 왔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USMCA를 통한 무관세 혜택과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멕시코로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에 나섰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기아, LG전자, 포스코, 현대모비스, HL만도 등 500여 개에 이른다. 캐나다에도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업체를 중심으로 100여 개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트럼프 2기에서 통상 압박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면 적지 않은 신규 투자비가 필요한 데다 멕시코와 비교해 임금 부담이 8배 이상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 중인 건조기 물량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생산하는 냉장고 일부 물량을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을 밑도는 기업을 뜻한다. 금융권 대출 연장이나 정부 지원 등으로 겨우 연명하기 때문에 이미 생명력을 잃었음에도 활동한다는 의미로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도 부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과 주요 5개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상장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19.5%(2260곳 중 440곳)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미국(2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 뒤로 프랑스(19.4%), 독일(18.7%), 영국(13.6%), 일본(4.0%)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 상승 폭도 가팔랐다. 2016년에는 7.2%였지만 지난해에는 12.3%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의 한계기업 수는 163곳에서 440곳으로 8년 새 2.7배로 늘었다. 미국(15.8%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영국(6.9%포인트), 프랑스(5.4%포인트), 일본(2.3%포인트), 독일(1.6%포인트)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 기간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2.5%포인트(8.4%→10.9%) 오른 가운데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17.1%포인트(6.6%→23.7%) 늘어나 상승 폭이 더 컸다. 중소·중견기업의 타격이 더 컸던 것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극심한 내수 부진과 ‘트럼프 2.0’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으로 경영압박이 크게 가중됐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을 밑도는 기업을 뜻한다. 금융권 대출 연장이나 정부 지원 등으로 겨우 연명하기 때문에 이미 생명력을 잃었음에도 활동한다는 의미의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경영 사정이 어려운 한계기업이 늘었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어려움에 빠졌다는 것을 나타낸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과 주요 5개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상장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19.5%(2260곳 중 440곳)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미국(2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 뒤로 프랑스(19.4%), 독일(18.7%), 영국(13.6%), 일본(4.0%) 등의 순이었다.국내 한계기업을 업종별로 살피면 부동산업(33.3%),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24.7%), 도매‧소매업(24.6%), 정보통신업(24.2%) 순으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한국의 한계기업 비중 상승 폭도 가팔랐다. 2016년에는 7.2%였던 것 대비 지난해에는 12.3%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의 한계기업 수는 163곳에서 440곳으로 8년 새 2.7배로 늘었다. 미국(15.8%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영국(6.9%포인트), 프랑스(5.4%포인트), 일본(2.3%포인트), 독일(1.6%포인트)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또한 2016~2024년 사이 코스피의 한계기업 비중은 2.5%포인트(8.4%→10.9%) 오른 가운데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17.1%포인트(6.6%→23.7%) 늘어나 상승 폭이 더 컸다. 지난해 3분기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코스피 대비 12.8%포인트 높았다. 중소·중견기업이 경기 부진의 타격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것이다.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기업들은 극심한 내수 부진과 ‘트럼프 2.0’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으로 경영압박이 크게 가중됐다”며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상법 개정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링크트인’에 접속해 보라고 추천합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자회사인 링크트인은 비즈니스에 특화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입니다. 링크트인은 일상생활 공유보다 산업계가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공간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구글(순다르 피차이), 아마존(앤디 재시), 메르세데스벤츠(올라 켈레니우스), MS(사티아 나델라) 등 글로벌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 계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선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가 4일 링크트인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조 대표는 “LG전자 CEO로서 ‘CES 2025’에서의 활동을 공유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5’에서 공개된 LG전자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조 대표 외에도 링크트인을 활용하는 국내 CEO가 적지 않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링크트인에 회사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생성형 AI 연구 컨소시엄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팔로어(구독자)가 1만9000명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고객사인 글로벌 해운업체 관계자들과 링크트인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첫 외국인 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거의 매주 링크트인에 글을 올립니다. 이들이 링크트인을 활용하는 것은 해외 파트너사와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서입니다. 조 대표만 해도 지난해 7월 나델라 CEO와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때 “링크트인을 아직 안 하고 있다면 한번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에는 영어로 글을 올리는 것도 해외 고객사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유수의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에서 전 세계 기업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SNS 또한 세일즈맨들의 치열한 전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NS는 시간 낭비”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던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금 링크트인을 본다면 ‘시간 낭비’라는 말을 슬며시 철회하지 않을까요.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에 혁신 기술이 집약된 상업용 디스플레이 신제품을 나란히 공개할 예정이다.삼성전자는 4∼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ISE 2025’에 참가한다고 4일 밝혔다. ‘피라 바르셀로나’ 전시장에 1728㎡ 규모의 부스를 마련했다.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콘텐츠 광고를 위해 소비 전력을 혁신적으로 줄인 ‘삼성 컬러 이페이퍼’ 4종을 공개했다. 삼성 컬러 이페이퍼는 디지털 종이에 잉크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콘텐츠 유지 상태에서는 소비전력이 0W(와트)에 달할 정도로 저전력을 자랑한다. 화면을 변경할 때도 전력 소모가 크지 않아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LG전자는 1444㎡ 규모로 ISE 2025 부스를 꾸미고 초고화질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LG 매그니트’의 기능 향상 제품을 들고 나왔다. 사용 및 설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기존에는 제품 뒤쪽에서만 가능하던 LED 모듈 간 높낮이 조절을 제품 앞쪽에서도 가능하게 했다. 콘텐츠에서 의도한 색감, 화질, 해상도 등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LED 컨트롤러(조절기) 기능도 강화했다. 화면을 껐을 때의 대기 전력은 최대 98% 낮췄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요즘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링크트인’에 접속하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회사인 링크트인은 비즈니스에 특화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입니다. 다른 SNS는 일상을 공유하는 데 치중한다면 링크트인은 산업계가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공간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구글(순다르 피차이), 아마존(앤디 재시), 메르세데스 벤츠(올라 칼레니우스), MS(사티아 나델라)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CEO들이 링크트인 계정을 직접 운영하며 회사의 비전과 철학을 수시로 외부에 공유하고 있습니다.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가 4일 링크트인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조 대표는 첫 게시물에 “LG전자 CEO로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행사인 ‘CES 2025’에서의 활동을 공유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5’에서 공개된 LG전자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영상과 함께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더군다나 2016년부터 2년간 LG전자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할 정도로 영어가 유창한 조 대표는 게시물을 영어로 작성해 올렸습니다.조 대표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 중 링크트인을 사용하는 CEO는 부쩍 늘어났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링크트인에 회사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생성형 AI 연구 컨소시엄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첫 외국인 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거의 매주 링크트인에 글을 올릴 정도로 열심입니다. 팔로워(구독자)가 1만9000명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고객사인 글로벌 해운업체 주요 관계자 등과 링크트인을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링크트인을 열심히 활용하는 것은 파트너사와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서입니다. 요즘에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과 손을 잡고 신사업에 나서는 경우가 너무 흔해졌습니다. 고객사도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곳곳에 퍼져 있다 보니 그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생긴 것입니다. 조 대표만 해도 지난해 7월에 사티아 나델라 CEO와 단독으로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때 “링크트인을 아직 안 하고 있다면 한번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에는 한글이 아닌 영어로 글을 올리는 것도 해외 고객사들을 겨냥한 것입니다.또한 기업들은 링크트인을 글로벌 인재 영입에도 활용합니다. 링크트인 사용자들은 자신의 계정에 경력 사항을 빼곡히 적어 놓곤 합니다. 링크트인 세계를 탐방하다 보면 해당 인물이 기업인으로서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덕분에 인재 물색에 편리하고, 업계의 실력자가 어디로 자리를 옮겼는지도 재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CEO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인재 영입 담당도 링크트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SNS는 시간 낭비”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한국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에서 전 세계 유수 기업 관계자들과 영어로 소통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SNS 또한 세일즈맨들의 치열한 전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퍼거슨 감독이 지금 다시 링크트인을 본다면 시간 낭비라는 말을 슬며시 철회하지 않을까요.한재희 기자 hee@donga.com}
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부당 합병·회계부정’ 재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삼성전자로서는 9년 동안 계속된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과 삼성의 발목을 잡은 사법 리스크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서 시작됐다. 이 회장이 뇌물공여 사건에 연루돼 특검과 법원을 오가기 시작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측에 총 86억8000만 원의 뇌물을 제공하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혐의였다. 이 회장은 2017년 구속되고 560일간 수감됐다. 해당 재판은 대법원과 파기환송 등을 거쳐 2년 6개월 실형이 선고됐다. 이후 2021년 8월에는 가석방됐지만 그사이 검찰은 삼성물산의 합병 건을 문제로 봤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참여연대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검찰은 2018년 수사에 착수했고, 2020년 9월 이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삼성전자 등 10개 계열사를 37회, 임직원 주거지 등을 13회 압수수색했고 300여 명에 대해 860여 차례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기소 이후 1심 선고까지는 3년 5개월이 걸렸다. 이 회장은 삼성 부당 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2020년 9월 1일 불구속 기소된 후 1심 공판에 96차례, 2심 공판에 6차례 출석했다. 총 113차례(1심 107회, 2심 6회) 열렸던 재판에서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일정 등이 있었던 11번만 빼고 모두 출석했다. 재판에 넘겨진 4년 5개월의 기간 동안 매달 두 번꼴로 법정에 출석한 셈이다. 공판기일을 앞두고는 증거 대응이나 신문 등을 위한 준비가 필요해 회사 경영에 완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우려가 재계 안팎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번 2심 재판에서도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이 무죄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더라도 대법원은 올해 안에 최종심 판결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급심의 법리상 해석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무죄로 매듭을 짓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9년간의 법적 리스크가 마무리되는 상황”이라며 “경영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최고경영자의 부재가 뼈아팠던 만큼 삼성이 이제라도 털어내고 앞을 향해 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삼성 부당 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그간의 오랜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났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분야가 어려움에 빠지고, 미국발 ‘통상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 회장이 경영 활동에 전념하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조직 개편이나 강력한 인적 쇄신, 대형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제는 본연의 업무 전념” 조직 개편 나서나 이날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재판 종료 후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정말 긴 시간이 지났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삼성의 공식 입장은 없었다. 2심 무죄 판결로 이전처럼 이 회장이 자주 법정에 출석하며 경영에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설령 검찰이 상고를 하더라도 보통 대법원은 피고인 신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하급심 법원에서 법리를 제대로 적용했는지를 판단하지 사실관계를 새로 다투지 않는다. 이대로 재판이 마무리된다면 이 회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뇌물공여 사건에 휘말렸던 것까지 합쳐 9년을 끌어온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떨치게 된다.재계에서는 무죄 판결로 부담을 던 이 회장이 곧바로 경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매우 급박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를 추격해야 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업계 선두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이런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북미 사업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할 판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삼성그룹 내에 미래전략실이 있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2017년 해체됐다.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회사가 중요한 투자 결정이나 경영 판단을 적기에 내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HBM 개발 시기를 놓친 것이 대표적이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전자지만 HBM의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의 기준에 맞는 5세대 HBM3E 납품에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인적 쇄신이 동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회장이 그룹의 핵심 역할을 할 인물 몇 명을 추려 상호 경쟁과 협력을 통해 회사를 키워 나가는 형태를 구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 이 회장 본인도 비등기 임원에 머물지 않고 사내이사에 복귀해 그룹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사외이사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경영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신사업 발굴 대형 M&A 가능성 삼성전자가 대규모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자장비 업체인 하만을 삼성전자의 M&A 역사상 최고액인 약 8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8년여 동안 대규모 인수합병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회사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 사업을 새롭게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한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실적발표회에서 “앞으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업 오너가 직접 나서 하루빨리 ‘뉴 삼성’ 재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세간의 예측보다 빠르게 쇄신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회장은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으로서는 무죄 선고 후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미 동부 시간 4일 0시(한국 시간 4일 오후 2시)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간 ‘관세 무기화’를 공언해 온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처음으로 미국의 1∼3위 교역국에 관세 부과 결정을 내린 것이다.캐나다는 즉각 “미국산 제품에 25%의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나섰고,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하겠다”고 맞서는 등 ‘글로벌 통상전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가전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피력했었고, 멕시코와 캐나다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많아 향후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을 포함한 치명적 마약이 미국 시민을 죽이는 주요 위협이 됐다”며 “미국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나의 의무”라고 관세 부과 배경을 설명했다. 관세 정책을 바꾸려면 의회 승인 등이 필요하지만 IEEPA를 통해 대통령 권한으로 즉각 관세 인상을 실현한 것이다.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세 나라가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길 경우 관세율을 더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 고문은 “3개국이 관세에 반발한다면 관세를 (더)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은 다른 상품과 달리 관세율을 10%로 낮춰 적용할 예정이다.세 나라는 강하게 반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같은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550억 캐나다달러(약 156조 원)의 미국산 제품에 똑같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X를 통해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2일 “미국을 WTO에 제소하고 상응하는 반격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로 멕시코와 캐나다를 북미 수출용 제품 생산의 거점기지로 삼아온 한국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무관세 혜택을 노리고 멕시코에는 자동차와 가전 등 50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했다. 캐나다에도 배터리 업체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품목의 생산처를 미국 본토로 옮기는 등의 경영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美 3대 교역국부터 ‘관세폭격’… WSJ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트럼프 ‘국제경제비상권한’ 발동… 러 등 적국에 쓰던 조치 꺼내들어美언론 “북미시장 교란 위험” 비판과거 통상전쟁 교역-생산감소 불러불법이민 등 개선땐 철회 가능성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새 시대를 열었다. 세계 통상전쟁이 ‘스테로이드’를 맞았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글로벌 통상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특히 3개국이 미국에 보복하면 관세율을 더 올리겠다고도 강조했다. FT는 각국 간의 통상전쟁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것처럼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번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폭탄’을 무기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운 세계 경제 재편에 시동을 거는 첫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방국까지 가리지 않고 때리는 전방위 통상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을 키우는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IEEPA 발동해 관세 폭탄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번 관세 부과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IEEPA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이 외국과의 경제 거래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그간 북한 러시아 이란 등 미국의 적국에 대한 경제제재 때 주로 쓰였다.하지만 1∼3위 교역국인 멕시코 캐나다 중국을 상대로 ‘IEEPA’란 칼까지 직접 꺼내 들었다는 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단순한 ‘엄포용 카드’가 아닌 ‘실질적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멕시코와 캐나다는 국경을 맞대고 있고,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으로 꼽혀 온 나라들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이 800달러 이하의 캐나다 물품을 수입할 때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최소 기준 면제’ 조항도 앞으로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별적 관세가 아닌, 모든 품목에 일률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세 나라를 시작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른 나라에도 속속 관세 폭탄을 투여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다음 타자로는 유럽연합(EU)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EU가 아주아주 나쁘다”며 유럽산 자동차 등에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혔다. 한국과 일본도 사정권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한국산 가전, 일본산 철강 등에도 관세 부과 의지를 밝혔다.● WSJ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관세 폭탄을 맞은 세 나라는 지체 없이 ‘보복’을 선언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같은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550억 캐나다달러(약 156조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똑같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관세, 비관세 조치를 모두 동원한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중국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미국 주류 언론의 반응도 차갑다. 관세 부과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통상전쟁(The Dumbest Trade War in History)”이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북미 지역의 통합된 시장을 교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과거에도 통상전쟁은 교역 감소, 주요국 생산 급감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미국이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통해 주요 교역국과 관세 전쟁을 벌인 것은 1930년대 대공황을 악화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중국을 관세 등을 통해 적극 압박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및 펜타닐 등 마약류의 미국 유입에 대한 책임을 이번 관세 부과 이유로 강조한 부분에도 주목한다. 향후 상대국들의 보복 조치와 미국 내 거센 비난 등에 직면할 경우 이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걸 명분으로 이번 조치를 철회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 “불법 이민을 막지 않으면 최대 25%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멕시코가 국경 단속을 강화하자 해당 조치를 철회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북미 지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도 영향권에 들게 됐다. 상대적으로 값싼 인건비나 대미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노리고 이 지역으로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단행했던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관세를 피해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자니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한국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니어쇼어링 혜택 사라질까 우려2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멕시코에는 한국 기업 500여 곳, 캐나다에는 100여 곳이 사업을 하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한국 기업들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물류비가 적게 드는 데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덕에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또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들은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됐던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멕시코와 캐나다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니어쇼어링의 혜택을 누려 왔다. 현재 삼성전자(티후아나시)와 LG전자(누에보레온주)는 멕시코 지역에서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기아 등 자동차 업체들도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에 투자한 상태다. 캐나다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은 퀘벡주에 각각 배터리 소재 공장을 짓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 지역에 둥지를 튼 한국 기업들은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 중인 건조기 물량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도 일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냉장고 물량을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기아는 누에보레온 공장에서 생산하는 준중형 세단 ‘K4’ 판매처를 일부 캐나다로 돌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멕시코 현지에 진출해 있는 주요 한국 기업의 임원들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멕시코 현지에서 한국 기업들의 사건을 주로 맡는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한국의 가전 및 자동차 쪽 법인장들이 토요일 오후에도 출근해 정보 수집을 하고 본사와 연락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고 전했다.● 韓 기업들 “당장 공장 옮기기는 부담” 다만 한국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멕시코와 캐나다의 생산시설을 곧바로 미국 혹은 제3의 지역으로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할 경우 막대한 신규 투자비가 드는 데다, 멕시코의 8∼10배에 달하는 미국의 고임금을 감당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캐나다와 멕시코 정부를 대상으로 무역수지 불균형 및 불법 이민, 마약 억제 정책 등의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는 만큼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관세 압력이 조기에 완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공장을 옮기려면 원료 공급망에다 인건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생산시설 이전은 단기간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제품에 들어가는 원자재 하나 바꾸는 것도 고객사를 납득시키고 이해를 구해야 할 때가 많은데 갑자기 공급망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며 “통상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 확실하지도 않아 한국 기업들로서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미국이 통상 전쟁을 광범위하게 확대하며 한국에도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일정 등 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철강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기업들에 미국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이기에 높은 제조업 기술력을 앞세워 미국의 파트너 역할을 강조하는 쪽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니어쇼어링(Nearshoring)기업의 생산 거점을 주요 판매 시장 인근으로 이전하는 경영 전략. 판매 시장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물류비가 적게 들고 임금이 저렴한 곳을 택하면 원가 절감 효과가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북미 지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도 영향권에 들게 됐다. 상대적인 값싼 인건비나 대미 수출시 무관세 혜택을 노리고 이 지역으로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단행했던 기업들에 부담이 커진 것이다. 관세를 피해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자니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한국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니어쇼어링 혜택 사라질까 우려2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멕시코에는 한국 기업 500여 곳, 캐나다에는 100여 곳이 사업을 하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한국 기업들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물류비가 적게 드는 데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덕에 미국 수출시 무관세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또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됐던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멕시코와 캐나다로 생산 기지를 옮기면서 니어쇼어링의 혜택을 누려 왔다. 현재 삼성전자(티후아나시)와 LG전자(누에보레온주)는 멕시코 지역에서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기아 등 자동차업체들도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에 투자를 한 상태다. 캐나다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은 퀘백주에 각각 배터리 소재 공장을 짓고 있다.하지만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 지역에 둥지를 튼 한국 기업들은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 중인 건조기 물량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도 일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냉장고 물량을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기아는 누에보레온 공장에서 생산하는 준중형 세단 ‘K4’ 판매처를 일부 캐나다로 돌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이날 멕시코 현지에 진출해 있는 주요 한국 기업의 임원들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멕시코 현지에서 한국 기업들의 사건을 주로 맡는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한국의 가전 및 자동차 쪽 법인장들이 토요일 오후에도 출근해 정보수집을 하고 본사와 연락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고 전했다.● 韓기업들 “당장 공장 옮기기는 부담”다만 한국 기업들이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멕시코와 캐나다의 생산시설을 곧바로 미국 혹은 제3의 지역으로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할 경우 막대한 신규 투자비가 드는 데다, 멕시코의 8~10배에 달하는 미국의 고임금을 감당해야 한다.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캐나다와 멕시코 정부를 대상으로 무역수지 불균형 및 불법이민, 마약 억제 정책 등의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는 만큼 협상 진행상황에 따라 관세 압력이 조기에 완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공장을 옮기려면 원료 공급망에다가 인건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생산 시설 이전은 단기간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제품에 들어가는 원자재 하나 바꾸는 것도 고객사를 납득시키고 이해를 구해야 할 때가 많은데 갑자기 공급망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며 “통상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 확실하지도 않아 한국 기업들로서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미국이 통상 전쟁을 광범위하게 확대하며 한국에도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일정 등 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철강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기업들에게 미국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이기에 높은 제조업 기술력을 앞세워 미국의 파트너 역할을 강조하는 쪽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 500여 곳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다음 달 1일부터 멕시코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멕시코 생산 제품을 미리 미국의 창고에 쌓아 놓거나 멕시코산 제품을 캐나다에 수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에 따르면 현지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기형적 호황’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5일(현지 시간)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공장마다 갑자기 생산 물량이 늘었다. 미국의 대멕시코 관세가 실제 부과되기 전에 최대한 재고를 확보해 미국에 보내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20일 그동안 무관세 혜택을 받던 멕시코와 캐나다에 다음 달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 분주해지고 있다. 멕시코 몬테레이 지역에 수백억 원을 투자해 자동차 부품 공장을 설립한 A사는 지난해 말부터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관세 부과와 함께 멕시코 국경 통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고객사의 미국 공장 인근 창고에 미리 상품을 채워 넣고 있다. A사의 미국사무소장은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서둘러 평소의 150% 수준의 재고를 확보 중”이라며 “자금 사정 때문에 재고를 계속 늘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생산량을 최대로 돌리고 있다”며 “냉장고나 세탁기를 만드는 삼성전자 케레타로 공장도 평소보다 인력 수백 명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생산망이 촘촘한 대기업들은 생산시설이나 판매처를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 중인 건조기 물량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를 생산하는 LG전자도 일부 물량을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몬테레이 공장에서 준중형 세단인 ‘K4’를 연간 12만 대 생산해 미국에 수출 중인데 이 가운데 일부를 캐나다로 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중소 중견 기업들은 멕시코 사업 철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멕시코 최저임금이 2018년 하루 88.36페소(약 6200원)에서 지난해 248.93페소로 약 2.8배로 오른 상황에서 관세 부담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멕시코 내 한국 기업 사건을 주로 수임하는 법무법인 문두스의 엄기웅 변호사는 “최근 청산을 위한 법적 절차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묻는 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의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모비스, HL만도 등의 멕시코 진출 기업들과 대응 회의를 개최했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관세 인상을 추진했다 보류된 적 있다”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 불확실성에 애를 태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꼭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영업이익률이 41%에 달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주요 빅테크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한 만큼 올해도 미국발 AI 개발 경쟁의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3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 원, 영업이익 23조467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9조7670억 원, 영업이익은 8조8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간과 분기 모두 기존 매출 및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국내 상장사 중 영업이익 1위 등극이 유력하다.● HBM 시장 주도하며 AI 수혜 누렸다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2023년(32조7657억 원) 대비 2배로 늘었다. 여기엔 HBM이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AI가 전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HBM 수요가 폭증했다. HBM은 메모리 반도체를 수직으로 높이 쌓아 올려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전달 속도, 열 관리, 전력 효율 등이 우수하다. AI에 정보를 학습시킬 때 ‘AI 가속기’가 필요한데 이때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하자 HBM을 찾는 업체들이 늘어난 것이다. 또 기상 관측이나 신약 개발 등 복잡한 연산을 하는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도 HBM이 많이 사용된다.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주도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미국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납품했다. 지난해 9월에는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이 덕에 SK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 중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7∼9월) 30%대였던 것이 4분기 40%대에 이르렀다. 또한 회사의 HBM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4.5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HBM 수요 폭증에 따라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41%에 이르렀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통상 10% 정도만 돼도 잘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범용 D램 제품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HBM 판매 확대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D램 평균 판매 단가가 전년 대비 10% 상승했다. 특히 이번 실적은 중국 업체들이 추격하는 상황에서 달성돼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중국 업체들이 값싼 인건비와 정부 보조금을 앞세워 한국 업체들을 위협하듯이 범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이미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다. 여기에 HBM이라는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HBM은 아직 중국 업체가 기술력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야다. 데이터센터나 고성능 컴퓨터에 들어가는 반도체인 ‘DDR5’에서도 아직 중국과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부터 중국 D램 공급사들의 제품 공급 확대와 수요 둔화가 맞물려 레거시(범용) 제품의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DDR5 제품의 품질과 성능은 (중국 업체들과) 확실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HBM 기술 격차 더 벌릴 것”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 납품이 예상되는 6세대 제품 HBM4는 올해 하반기(7∼12월) 중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총 5000억 달러(약 735조 원)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호재로 꼽힌다. 미국 빅테크와 협력하며 HBM 공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1∼6월)에 기존 D램 가격이 회복을 못 하고, PC나 모바일 수요의 반등이 요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AI용 제품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인 상황으로 꼽힌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은 “내년 HBM 공급 물량 논의를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중에는 내년 물량 대부분을 확보할 것”이라며 “높은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해 HBM 공급은 장기 계약 체결 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SK그룹이 올해 회사의 경영 화두로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꼽았다. 불확실한 대내외 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AI 분야에 회사 역량을 결집하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전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SK그룹은 한 단계 더 높은 AI 역량 확보를 위해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설루션 사업 가속화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SK의 AI 사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SK의 주요 계열사들은 기술 개발 및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낸드플래시메모리를 활용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반도체를 책임지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개인화된 AI 비서 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오픈AI 등과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의 청정 전력 에너지 개발 역량은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 참석해 “로봇이나 우리 주변 기기에 AI가 들어가고 있고 일상화되고 상식화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AI의 활용을 가까운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 회장은 구성원들에게 AI를 업무에 적용해 활용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운영 효율화 및 리밸런싱(사업재편)을 진행해 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할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3년 말 약 84조 원에 달했던 SK그룹 순차입금이 지난해 9월 말 70조 원대로 낮아졌다. 손익 및 현금흐름 개선, 자산 매각 등 주요 지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SK의 운영 개선 기조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에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꼽고 이를 위해선 운영개선을 서둘러 추진해 경영 내실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운영개선은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닌 경영 활동 모든 영역에 접목해야 하는 경영의 기본기라고 설명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LG그룹은 올해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도전과 변화의 DNA’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꼭 필요로 하면서도 고객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구광모 ㈜LG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남이 미처 하지 못하는 것을 선택한다는 LG의 ‘DAY1(데이원·첫날) 정신’에는 고객을 위한 도전과 변화의 DNA가 자리 잡고 있다”며 “이러한 도전으로 최초·최고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다져온 고객을 향한 마음과 혁신의 기반 위에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취임한 이듬해인 2019년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으로 ‘고객’을 제시한 뒤 해마다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강조해 왔다. 2020년에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했던 겅험), 2021년에는 세밀한 이해와 공감, 2022년에는 가치 있는 고객경험, 2023년에는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 2024년에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집중 등을 핵심 요소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LG 각 계열사는 고객가치 관점에서 LG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가전과 스마트 홈 등으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시하고 글로벌 1위 생활가전 브랜드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퀄컴, 인텔 등과 협업 관계를 구축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 패널 양산에 성공한 이래로 지난 10년간 화질 혁신을 이어가며 초대형부터 중소형을 아우르는 OLED 제품군을 구축해 왔다. 또한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탠덤 OLED 상용화에 최초로 성공했고 차량용과 정보기술(IT)용으로 양산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LG이노텍은 모바일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키워온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센싱 부품 시장에서도 선도 입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또한 모빌리티 부품,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미래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8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지속가능 과학기업으로의 전환에 나선다.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물성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재활용 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바이오 원료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출범 이후 지속해서 연구개발 비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소재와 공정, 핵심 기술 분야에서 지난해 8월 말 등록 기준 3만5000여 건, 출원 기준 6만4000여 건에 이르는 특허를 보유 중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는 이달 7∼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사용자에게 맞춤화된 인공지능 비전을 소개했다. 산업계에 AI 개발 열풍이 거센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는 사용자 중심의 개인화된 AI를 앞세워 업계를 선도하겠단 것이다.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홈 AI’는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초개인화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해 일상에 편리함과 즐거움을 선사한다”며 “삼성전자가 가진 독보적인 홈 AI 혁신을 집을 넘어 산업과 사회로 확장해 미래 100년까지 혁신 리더십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안전한 AI 앞장서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초연결·초개인화된 홈 AI 경험을 위해서는 빈틈없는 보안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보안 설루션 ‘삼성 녹스’를 기반으로 더욱 강력해진 보안 기술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서로 연결된 기기들이 보안 위협으로부터 집과 개인 데이터는 물론 서로를 보호하도록 하는 ‘삼성 녹스 매트릭스’를 모바일과 TV, 와이파이가 탑재된 가전 전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녹스 매트릭스에 연결된 기기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녹스 매트릭스 대시보드’와 비밀번호·생체정보 등 사용자의 민감 정보를 별도 보안 칩에 저장해 더욱 강력하게 보호하는 ‘삼성 녹스 볼트’도 모바일과 TV를 넘어 패밀리 허브(스마트 냉장고 설루션) 등 다른 가전 신제품에 확대 적용된다.삼성전자는 사용자가 더 많은 일을 해내고 나은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홈 AI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PC’ 기능을 모두 탑재해 더욱 향상된 AI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 북5 Pro·북360’을 CES 2025에서 소개했다. ‘갤럭시 북5 Pro·북360’은 화면 속 이미지나 텍스트를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AI 셀렉트’와 오래되거나 화질이 낮은 사진을 선명하게 보정하는 ‘사진 리마스터’ 등 다양한 AI 기능을 갖추고 있어 높은 생산성을 제공한다.건강-콘텐츠-식재료도 AI로 관리 삼성전자는 가족의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한층 진화된 ‘삼성 헬스’도 소개했다. 갤럭시 링·워치 등 개인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건강 지표를 AI 기술로 분석하고 수면과 식이 관리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가 건강을 더 잘 챙기도록 돕는다. 삼성전자는 TV 전반에 AI 기능 적용해 사용자의 취향, 의도까지 미리 파악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삼성 비전 AI’를 2025년도 TV 신제품부터 처음 적용한다. 사용자들은 시청 중인 콘텐츠에서 한 번의 클릭으로 원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찾아 알려주는 ‘클릭 투 서치’, 외국어 콘텐츠의 자막을 실시간으로 우리말로 바꿔 제공하는 ‘실시간 번역’, 사용자의 취향과 선호도를 반영해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생성형 배경화면’ 등 삼성 비전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맞춤형 경험을 누릴 수 있다.또한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에서 시작된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인 ‘삼성 아트 스토어’ 기능을 올해 ‘네오 QLED’와 ‘QLED’ 모델로 확대 적용한다. 더 많은 사용자가 스크린을 통해 집 안에서 3000여 개의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터치형 스크린을 탑재해 연결성과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스크린 가전 신제품도 선보였다. 사용자는 스크린 가전을 통해 집 안에 연결된 기기들을 한눈에 보며 제어할 수 있다. 또 영상·음악을 감상하고 전화를 받는 등 다양한 일상 속 편의 기능을 즐길 수 있다. 특히 9형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신제품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냉장고 속 식재료를 자동 인식해 목록을 만들어주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탑재했다. 미국 온라인 식료품 배송업체와 협업해 냉장고에 탑재된 스크린을 통해 부족한 식재료를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 미국 시장에 도입한다.자동차-선박-B2B로 확장하는 ‘스마트싱스’ 삼성전자는 집을 넘어 자동차와 선박,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 ‘스마트싱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선박용 스마트싱스’를 적용한 선박 설루션을 최초로 공개했다. ‘선박용 스마트싱스’를 통해 선원들은 선박 운영 시스템을 한눈에 확인·관리,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한 에너지 통합 관리, 비정상 활동 지속 모니터링 등 선박 내 환경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스마트싱스’도 선보였다. 차량용 스마트싱스는 차량의 위치를 찾는 ‘스마트싱스 파인드’, 차량 탑승 전 스마트싱스를 통해 차량 상태 확인·원격 제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한 집 안의 가전기기 원격 제어, 가정용 카메라의 동작 감지 알림 확인·실시간 영상 확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하만과 함께 더욱 개인화되고 안전한 차량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소개했다. 운전자가 도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레디 케어’ 설루션과 ‘레디 비전’ 제품에 더불어 운전자가 차량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레디 인게이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삼성전자는 다양한 산업 공간에 삼성의 차별화된 AI 기업 간 거래(B2B) 설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 프로’를 소개했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스마트싱스를 사무실·호텔 등 상업용 건물은 물론 학교와 다중주거시설 등 다양한 건물로 확대 적용해 AI 기반으로 에너지를 통합 관리, 유지·보수가 필요한 설비를 원격으로 관리·운영하는 등 입주자와 관리자가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건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AI B2B 설루션이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 비전하에 TV나 가전제품 초기 설정 시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접근성 설정을 동기화하는 기능, 외화 콘텐츠의 음성을 자연스럽게 줄이고 번역된 자막을 읽어주는 기능, 목소리로 사용자를 인식해 개인별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 등 누구나 쉽고 편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접근성 기능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세대의 성장과 혁신을 돕는 삼성전자 사회공헌 활동인 ‘삼성 솔브 포 투모로우’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도 소개했다. 삼성 솔브 포 투모로우는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통해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023년 기준으로 누적해 66개국 260만 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의 경우에는 AI·IoT(사물인터넷)·빅데이터와 같은 첨단 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33개국에서 18만 명의 청년이 참여했다.갤럭시S25 앞세워 수익성 개선 올해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수요 성장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혁신을 지속하면서 AI 경험의 완성도와 제품 연결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갤럭시 AI 고도화를 바탕으로 갤럭시S25 시리즈, 폴더블 등 플래그십 중심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갤럭시 탭·북 및 웨어러블 등의 스마트폰과 같은 생태계에서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제품 판매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출시되는 갤럭시S25 시리즈는 갤럭시 AI의 경험 완성도를 높여 일상 혁신을 주도하고 마케팅 및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해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링을 통해 삼성 헬스 생태계 확장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매년 5억 대 이상의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각 제품 특성에 맞는 AI 기술을 적용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억6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그간 준비해 온 △제품 지능 △공간 지능 △개인화 지능을 기반으로 AI가 일상화되는 ‘미래의 홈’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인텔리전트 세이빙’을 통해 에너지 절감은 물론 환경보호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한다. AI 기반 연결 경험을 홈에서 건강으로 확장해 수면의 질, 건강 상태, 식단 등 나의 건강은 물론 가족까지 돌볼 수 있는 서비스로 나아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컨설팅 전문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5년 연속 세계 5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브랜드 가치 사상 첫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앞으로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통해 글로벌 선도 기업의 입지를 굳건히 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위기는 더 강한 한화를 만드는 기회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말이 아닌 실행과 성과로 미래를 증명해야 한다”며 강조한 메시지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윤리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 한 단계 더 도약하자는 의미다. 한화는 방산, 해양, 금융, 기계 등 주요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민간 주도의 누리호 4차 발사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에서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우주산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위성 통신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 선박, 자율주행차 등이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하고 관측 위성이 얻은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사업에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2022년 K9 자주포와 천무 등 총 8조 원을 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3년 12월 약 3조4758억 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호주 육군의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 공급사업을 2023년에 수주했다. 레드백 129대를 공급하는 약 3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으로 미국, 영국, 독일의 선진 방산업체를 제친 결과다. 한화그룹은 글로벌 시장 맞춤 전략을 통해 올해도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2023년 미국에서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본격 발표했다. 총 3조4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 지역에 있는 태양광 모듈 공장을 기존 1.7GW(기가와트)에서 5.1GW로 증설하고 조지아주 카터스빌 지역에 잉곳·웨이퍼·셀·모듈을 각각 3.3GW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솔라 허브가 본격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한화큐셀의 미국 내 모듈 제조 능력은 총 8.4GW에 육박하게 됐다. 이로써 한화큐셀은 북미에서 실리콘 셀 기반 모듈을 제조하는 회사 가운데 최대 제조 업체가 됐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