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윤상호 전문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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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윤상호 전문기자입니다.

ysh1005@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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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관계3%
  • 美 3대 핵전력 평시에도 ‘한반도 임무’… 사실상 상시배치

    미국의 핵전력이 북핵 억제·대응을 위해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한반도 임무에 배정된다. 한미가 전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24시간 논의하고 상시배치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시키기로 한 것으로, 이러한 내용이 문서로 공식화된 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공동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한국에 대한 어떠한 핵 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a swift, overwhelming and decisive response)에 직면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공약이 핵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역량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모든 역량이 한미동맹의 연합 방위태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미국이 동맹국 한국에 제공하는 특별한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공동지침은 미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와 강도를 높여 북핵 위협을 억제하고, 북한 핵공격 등 유사시 즉각적인 핵보복(핵우산) 태세를 완비하겠다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은 현재 (국제질서에) 영향을 미칠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한미, 北 핵공격시 ‘즉각적-압도적-결정적’ 대응… 핵보복 구체화한미 ‘한반도 핵작전’ 공동성명 채택‘일체형 핵우산’ 가이드라인 완성… “비핵국 첫 美와 핵작전 양자협의”핵-재래식 전력 통합운용도 포함… 내달 UFS서 핵작전연습 첫 시행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양국 수석대표인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비핀 나랑 미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는 11일(현지 시간) 워싱턴 펜타곤(미 국방부)에서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이하 공동지침)에 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같은 날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이 공동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한 데 따른 것이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고, 그 3개월 뒤 NCG가 출범했다. NCG 출범 1년 만에 북핵 위협에 맞설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핵우산)’의 가이드라인이 완성된 것. 군 관계자는 “비핵국가로서 양자 차원에서 미국과 직접 핵 작전을 논의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美 핵전력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한반도 임무 배정 확장억제의 핵심인 미국 핵전력의 운용 결정은 미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확장억제는 전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 전략자산(핵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미국이 결정했고, 전개가 임박해서야 미 측이 한국에 통보·협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실상 우리 입장에선 ‘일방적·수동적 확장억제’였던 것. 하지만 이번에 한미가 서명한 수십 쪽 분량의 공동지침에는 북핵 위협 억제 및 유사시 대응을 위해 미국 핵전력이 전시(戰時)는 물론 평시에도 한반도 임무에 배정될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론 한미 담당관이 24시간 서로 공유하면서 전략자산의 전개 필요성에 대해 논의·협의하기로 이번에 공식 문서화한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에 어떤 특정 위기 상황이 생기면 미국이 어떤 핵전력을 어떻게 운용할지 양국이 함께 미리 정해 두고,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기존에는 선언적 차원의 ‘대북 핵우산’이었다면 이젠 핵보복을 작전계획 직전 단계까지 진화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남 핵공격 시 미국의 핵전력이 반드시 한반도에 투입돼 핵보복에 나선다는 점을 명문화해 ‘핵우산’의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의미다.● 美 전략자산 상시 배치 수준 전개 공동지침에는 미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전략폭격기와 SSBN의 한반도 전개 빈도와 강도를 더 높여서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겠다는 것.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으로 실효적인 핵우산(핵보복)이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다른 군 관계자는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면 적에 대한 억제 메시지를 현격히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도 “별도 공개하지 않더라도 상시 배치 수준으로 (전개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군에 따르면 유사시 미국의 핵전력이 투입되는 한미 핵작전 수행에 필요한 연습과 실전교본, 커뮤니케이션 체계 등도 공동지침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핵공격 수위 및 유형별 한미의 핵·재래식 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구체적 절차·방안도 포함됐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전술핵을 장착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으로 최전방이나 한국 내륙 및 해상 등을 공격하는 등 모든 핵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한 핵보복 방안 등이 담긴 걸로 안다”고 전했다. 한미는 다음 달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에서 북한의 대남 핵공격을 상정한 핵작전 연습을 처음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미는 이번 공동지침을 토대로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한 연합 작전계획에 미국의 핵전력과 한미 핵·재래식 통합까지 반영하거나 별도의 연합 작전계획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북한의 다양한 핵위협 및 사용 시나리오를 고려해 연합연습과 훈련의 내용을 발전시키고, 작전계획의 형태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지속적으로 검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한미 간에 존재하는 작전계획에 소규모 핵공격이나 대규모 핵공격 등 상정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포함하고, 실전적 대비 태세를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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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대 핵전력 ‘한반도 상시임무’… 사실상 배치 수준

    미국의 핵전력이 북핵 억제·대응을 위해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한반도 임무에 배정된다. 한미가 전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24시간 논의하고 상시배치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시키기로 한 것으로, 이러한 내용이 문서로 공식화된 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공동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한국에 대한 어떠한 핵 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a swift, overwhelming and decisive response)에 직면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공약이 핵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역량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모든 역량이 한미동맹의 연합방위태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미국이 동맹국 한국에 제공하는 특별한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공동지침은 미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와 강도를 높여 북핵 위협을 억제하고, 북한 핵공격 등 유사시 즉각적인 핵보복(핵우산) 태세를 완비하겠다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은 현재 (국제질서에) 영향을 미칠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워싱턴=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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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발 2000원 레이저포로 北 무인기 잡는다

    방위사업청이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북한 무인기 킬러’로 불리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1’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레이저를 무기에 적용하는 ‘한국형 스타워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올해 말 전방 진지와 서울 주요 빌딩에 배치돼 북한 무인기의 대응 전력으로 본격 운용될 예정이다. 이동석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장은 “외국에서 레이저 무기 기술을 개발 중인 사례는 많지만, 군에 실전 배치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된 고출력의 광원 레이저를 쏴 근거리의 공중 표적(소형무인기, 멀티콥터 등)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별도의 탄이 필요 없이 전기만 공급하면 발사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발사 소음도 없다. 기관포, 미사일과 달리 낙탄(落彈)의 위험도 없는 데다 한 차례 발사 비용이 2000원에 불과하다. 아직까진 출력이 높지 않은 만큼 소형 무인기 등이 표적이지만, 향후 출력을 키울 경우 항공기나 탄도미사일 등에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2019년 871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 업체로 참여했다. 지난해 4월 ADD의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30여 차례의 실사격 시험 평가에선 약 3km 밖의 무인기를 모두 맞혀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아직 한계도 있다. 비와 안개 등 기상 조건이 나쁘면 레이저의 빛이 산란해 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현재 수십 kW(킬로와트) 수준인 레이저 광원의 출력을 더 높여야 한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출력과 사거리가 보다 향상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2(개량형)도 개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레이저 대공무기의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 발진기의 출력을 수백 kW 수준으로 높이는 핵심 기술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수백 kW 출력의 레이저 대공무기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요격도 가능한 ‘게임 체인저’급 미래 무기로 평가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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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무인기 ‘레이저 광선포’로 잡는다…軍, 연내 실전배치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북한 무인기 킬러’로 불리는 레이저 대공무기(사진)의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레이저를 무기에 적용하는 ‘한국형 스타워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올해 말 전방 진지와 서울 주요 빌딩에 배치돼 북한 무인기의 대응 전력으로 본격 운용될 예정이다.레이저 대공무기는 지상 고정진지에 배치돼 광섬유에서 생성된 광원 레이저를 근거리 표적(소형무인기, 멀티콥터 등)에 쏴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별도의 탄이 필요없이 전기만 공급하면 발사할 수 있다. 기관포나 미사일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고, 소음이나 낙탄(落彈)의 위험도 없는데다 한 차례 발사 비용도 2000원에 불과하다.2019년 871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업체로 참여했다 . 지난해 4월 ADD의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30여 차례의 실사격 시험 평가에서 약 3km 밖의 무인기를 모두 맞혀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이동석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장은 “외국에서 레이저 무기 기술을 개발 중인 사례는 많지만, 군에 실전 배치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이라고 했다.다만 한계도 있다. 비와 안개 등의 기상 조건에서는 레이저의 빛이 산란돼 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현재 수십 kW(킬로와트) 수준인 레이저 광원의 출력을 더 높여야 한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현재보다 출력과 사거리가 더 향상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2(개량형)도 개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레이저 대공무기의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 발진기의 출력을 수백 kW 수준으로 높이는 핵심 기술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수백 kw급 출력의 레이저 대공무기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요격도 가능한 ‘게임체인저’급 미래무기로 평가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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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사 佛용사 중대 깃발, 후배들이 휘날린다

    국가보훈부가 6·25전쟁에서 전사한 프랑스 참전용사 로베르 구필 대위(사진)를 기념하는 깃발을 특별 제작해 프랑스 생시르 육군사관학교 후배 생도들에게 선물한다. 후배 생도들은 구필 대위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방한했다. 보훈부는 10일 경기 양평군 유엔기념비에서 열리는 ‘지평리 전투’ 기념식에서 깃발 증정식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구필 대위는 1941년 프랑스 육사를 졸업하고, 제2차 세계대전과 인도차이나 전쟁 등에 참전했다. 이후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11월 프랑스 참전대대 1진으로 한국에 와서 프랑스 대대 2중대장으로 전공을 세웠다. 그는 쌍터널 전투와 지평리 전투를 거쳐 단장의 능선 전투가 한창이던 1951년 9월 적 진지를 정찰하던 중 박격포탄을 맞고 산화했다. 단장의 능선 전투는 강원 양구군과 인제군 사이 고지에서 1951년 9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이어졌다. 유엔군 3700명 이상, 북한군과 중공군 2만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프랑스 생시르 육사는 생도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귀감이 되는 장교나 전투의 이름을 선정해 각 기수에 붙인다. 이번에 방한한 209기(180명)는 지난해 ‘구필 대위’를 기수 명칭으로 채택했다. 프랑스 전쟁영웅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몽클라르 장군 기수(171기)’ 이후 프랑스 육사에서 6·25 참전용사 이름을 기수명으로 채택한 것은 구필 대위가 두 번째라고 보훈부는 전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10일 행사에서 6·25 당시 구필 대위가 지휘한 2중대 깃발 디자인에 생시르 육사의 구필 대위 기수(209기)의 상징 휘장을 더해 특별 제작한 중대 깃발을 후배 생도와 구필 대위 유족에게 전달한다. 행사에는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와 에르베 드 쿠레주 생시르 육사 교장, 찰스 롬바르도 주한 미2사단장, 권혁동 제11기동사단장 등도 참석해 프랑스군의 희생과 헌신을 되새긴다. 보훈부 관계자는 “구필 대위의 용맹성과 숭고한 정신을 미래 세대까지 이어가는 한편 대한민국이 프랑스군의 희생과 공헌을 영원히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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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4.5t 초대형 탄두 시험성공” 軍 “기만 의심”

    북한이 전날(1일)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2일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지난달 26일 다탄두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허위 주장한 북한이 이번에도 발사 실패를 숨기기 위한 기만술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날린 두 발의 미사일과 관련해 4.5t의 초대형 모의 탄두를 실은 ‘화성포-11다-4.5’를 최소 사거리(90km)와 최대 사거리(500km)로 각각 시험 발사해 성공했다고 2일 보도했다.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북한이 발표한 건 처음이다. 화성포-11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이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이번엔 기존 KN-23의 탄두 중량(500kg∼2.5t)보다 훨씬 무거운 탄두를 실어 쐈다는 것. 4.5t 탄두는 벙커버스터급의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우리 군의 현무-5 탄두 중량(8∼9t)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일각에선 북한이 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재래식 파괴력을 극대화한 KN-23을 개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탄두 중량이 커지면 더 큰 위력의 핵탄두 장착도 가능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2년 초 8차 당 대회 직후 국방력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초대형 핵탄두’ 개발을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은 저고도에서 변칙 기동을 하는 KN-23을 대남 전술핵 투발 무기라고 누차 위협해 왔다. 더 강력한 핵탄두를 싣게 되면 대남 핵 타격 위협 역시 고도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군은 기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4.5t이나 되는 대형 탄두의 시험 발사를 내륙에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전날 포착된 2발 중 평양 인근에 떨어진 1발의 비정상적 비행 궤도를 볼 때 발사 실패를 덮기 위한 거짓 발표일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성공했다”면서도 이번에 발사 장면을 공개하지 않은 점 역시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북한은 첫 다탄두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군 감시장비에는 비정상 비행 중 공중 폭발로 산산조각나는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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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동시 타격 ‘다탄두 시험’ 성공 주장, 합참 “기만일뿐… 영상은 조작 가능성”

    북한이 탄두부에 탄두 여러 개를 한꺼번에 탑재해 다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다탄두 시험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날 상공에서 추락하는 장면이 서울에서도 관측된 이 탄도미사일의 정체에 대해 이같이 주장한 것. 다탄두 미사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1년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2026년까지 완수를 지시한 이른바 ‘5대 과업’ 중 하나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준 미사일 한 발로 뉴욕, 시카고, 워싱턴 등 미국 주요 도시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 재진입 능력과 함께 ICBM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다만 이날 우리 군은 이 미사일 시험이 실패했고 북한의 주장은 기만이라고 일축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26일 개별 기동 전투부(다탄두) 분리 및 유도 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분리된 전투부들은 설정된 3개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북한은 고체연료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탄두부에 탄두 3개를 장착해 발사했고, 탄두가 미사일에서 분리되는 과정에서 기만용 탄두 여러 개도 함께 분리됐다. 기만용 탄두는 한미가 사드 등으로 북한 미사일 탄두를 요격할 때 진짜 탄두가 뭔지 헷갈리게 해 요격체계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한다. 다탄두에 핵을 탑재하면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단거리 미사일에 다탄두를 탑재할 경우 서울은 물론이고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 등을 동시에 타격하면서도 요격될 확률도 줄일 수 있어 매우 위협적인 무기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발사 영상과 사진에 대해 합참은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실제 이번에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선 북한이 지난해 3월 액체연료 ICBM인 ‘화성-17형’ 발사 장면과 올해 4월 발사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짜깁기한 모습이 보인다. 특히 합참은 통상 다탄두 분리가 미사일 하강 단계에서 되는 것과 달리 26일 발사된 미사일은 비행 초기 상승 단계에서 분리되며 폭발한 만큼 북한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한미일 3국이 최초로 실시하는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시작돼 29일까지 이어진다고 군이 밝혔다. 북한 등 적대국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해상과 수중, 공중은 물론이고 사이버와 우주 등 다양한 영역으로 3자 훈련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군은 또 북한이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면 전방지역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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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부, 훈련병 ‘체력단련 얼차려’ 전면 금지

    앞으로 훈련병에 대한 군기훈련(얼차려)에서 체력단련이 제외된다. 또 장병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응급 상황에 대비한 뒤에만 군기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 군은 27일 김선호 국방부 차관 주관으로 ‘신병교육대 사고 관련 재발 방지 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군기훈련 보완·개선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규정을 어긴 가혹한 군기훈련 중 훈련병이 사망한 사고의 후속 조치 차원이다. 군은 규율을 위반한 훈련병에 대해 군기훈련을 하더라도 앞으로 체력단련(뜀걸음, 완전군장 걷기 등)은 제외키로 했다. 군인복무기본법 교육과 반성문 작성, 명상, 청소 등만 허용한다는 것. 기간병도 개인의 신체 상태와 체력 수준을 고려해 군기훈련을 받도록 했다. 또 군기훈련은 응급 상황 대비책을 마련한 후 시행하고, 기상 상황을 고려해 장소(실내, 실외)와 시행·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군기훈련 승인권자는 병사는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 간부는 영관급 이상 지휘관으로 명확히 했다. 육군 신병교육대의 군기훈련 승인권자는 위관급에서 영관급으로 격상됐다. 폭염 사고 예방을 위해 군은 혹서기 기간을 기존 7월 1일∼8월 31일에서 6월 1일∼8월 31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은 현장에서 즉각 적용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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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北, ‘오물풍선’ 계속 보내면 확성기 방송 재개”

    군은 27일 북한이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면 전방지역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자제에도 24~26일 사흘 연속 오물풍선을 살포한 북한에 통첩성 경고를 보낸 것. 다만 이날 당장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진 않았다.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계속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보내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에 자숙 기간을 주기 위해서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고 있었다”면서 “북한이 쓰레기 풍선을 계속 보낸다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이어지던 9일 일부 고정식 확성기로 대북방송을 한 차례 실시한 후 지금까지 가동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전날(26일) 밤 남쪽으로 살포한 오물풍선 180여개 중에선 70여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등에 낙하했다고 합참은 전했다.이런 가운데 한미일 3국이 최초로 실시하는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27일 시작돼 29일까지 이어진다고 군이 밝혔다. 북한 등 적대국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해상과 수중, 공중은 물론이고 사이버와 우주 등 다양한 영역으로 3자 훈련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다.한미일 3국은 그간 함정을 동원한 해상훈련이나 전투기를 투입한 공중 훈련을 주로 실시해 왔다. 여러 훈련을 묶어 별도 명칭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이번 훈련엔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해 이지스구축함과 해상초계기, 조기경보기, 전투기 등 한미일 3국의 핵심전력이 다수 참가한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방어와 대잠전, 방공전, 공중훈련, 사이버 방어 훈련 등을 동시다발로 실시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위협 등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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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무-K9 등 290발 쐈다… 軍, 서해상 대북 화력시위

    26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대의 K-9 자주포가 바다를 향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약 7년 만에 서북도서 해상사격이 실시된 것. 앞서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채워진 해상사격 금지 ‘족쇄’가 이날 완전히 풀린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오물풍선’ 테러 등 북한의 도발이 수위를 넘자 이에 맞서 4일 9·19 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시켰고, 그 22일 만인 이날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24, 25일 밤 이틀 연속 오물풍선을 날린 데 이어 이날 새벽엔 미사일까지 발사하며 노골적으로 또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다만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중 공중 폭발했다. 해병대는 26일 오후 백령도·연평도에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해상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약 1시간에 걸쳐 총 290여 발을 쐈다고 해병대는 전했다. K-9 자주포와 천무는 해상 특정 구역을, 스파이크는 해상에 띄워둔 모의 표적을 겨냥해 각각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백령도와 연평도는 북한 해안과 짧게는 수 km 떨어져 있다. 그런 만큼 북한은 과거 우리가 서북도서 해상사격을 할 때마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밤 북한은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하기 시작했다. 5월 말 이후 7번째이자 24일부터 3일 연속 밤마다 오물풍선 테러를 계속하고 있는 것. 이날 서북도서 실사격에 앞서 북한이 새벽에 발사했지만 실패한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4월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쐈던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재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9·19’ 효력정지 후 첫 실사격훈련… ‘北지휘부 타격’ 화력 과시백령-연평도서 정례 사격훈련 재개… 2017년 8월 이후 첫 해상 사격한미, 전투기 30대 동원 연합 훈련… 한미일 ‘프리덤 에지’도 조만간 시작中 무인기 1대, 방공식별구역 침범“사격 준비 끝.” “쏴.” 26일 오후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안 사격 진지. 사격 개시 명령이 떨어지자 해병대의 K-9 자주포 5, 6문이 고막을 찢는 포성을 울리며 일제히 바다를 향해 불기둥을 뿜었다. 잠시 뒤 북한군 장사정포를 잡는 ‘킬러’인 천무 다연장로켓도 굉음과 함께 20여 발의 로켓과 4, 5발의 대구경 유도탄을 인근 해상으로 연속 발사했다. 이어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도 가세했다. 우리 군 레이더와 고성능 관측장비에는 목표 해상 구역에 정확히 떨어지는 포탄들이 실시간으로 포착됐다. 2017년 8월 이후 약 7년 만에 K-9 자주포 등으로 서북도서 해상사격을 실시하면서 9·19 남북군사합의로 인한 사격금지 ‘족쇄’가 완전히 풀렸다.● 서북도서 ‘대북 3종 무기’ 위력 과시 이번 해상 사격훈련은 정부가 9·19 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시킨다고 발표한 지 22일 만에 이뤄졌다. 최근까지 오물풍선 테러와 미사일 도발로 한국을 위협하는 북한과 멀지 않은 곳에서 막강한 화력으로 경고장을 날린 것. 이날 훈련은 서북도서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등에서 우리 군을 겨냥해 북한군이 기습 포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도발원점 및 지원·지휘세력을 K-9 자주포와 천무로 궤멸시키는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는 북한의 목과 허리를 겨눈 ‘비수’로 여겨진다. 최대 사거리 40km(사거리 연장탄은 60km)로 황해도 내륙의 북한군 장사정포와 4군단 지휘부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북한군 장사정포보다 정확도와 파괴력이 뛰어나 적의 도발을 억지하는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천무의 위력 역시 막강하다. 실시간 정밀타격이 가능한 사격통제장치를 갖춘 발사관에서 다양한 구경의 유도탄·무유도탄을 동시다발로 쏠 수 있다. 300여 개의 자탄으로 이뤄진 분산 유도탄을 쏘면 최대 80km 떨어진 곳의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 위협에 맞선 화력전을 위한 핵심 무기로 불리는 이유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은 ‘해안포 킬러’로 불린다. 차량에 장착된 발사관에서 발사된 뒤 적외선 유도로 서해 내륙기지의 갱도 속 북한군 해안포를 한 치 오차 없이 파괴할 수 있다. 해병대는 “앞으로도 정례적 해상 사격훈련으로 적 도발 시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완비할 것”이라며 서북도서 정례 해상 사격훈련이 이번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미일 훈련 ‘프리덤 에지’ 조만간 실시 이날 한반도 동부 지역 상공에선 한미 공군의 대대급 연합 공중훈련(쌍매훈련)도 진행됐다. 미 공군의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한미 공군의 전투기 30여 대가 참가해 항공차단 작전(적 군사력이 아군에 피해를 주기 전에 무력화)을 진행한 것. 세계 최강 전투기이자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으로 평가되는 F-22가 ‘쌍매훈련’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공군은 전했다. 한미일 3국이 최초로 실시하는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도 조만간 한반도 주변 해상에서 실시된다. 최근 부산항에 입항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추진 항공모함은 훈련 참가를 위해 26일 출항했다. 앞서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국방 수장은 올여름 ‘프리덤 에지’ 실시에 합의한 바 있다. 북한 등 적대국가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해상과 수중은 물론이고 사이버와 우주 등 다양한 영역으로 3자 훈련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게 되는 것. 6·25전쟁 74주년인 25일 중국 무인기 1대가 이어도 남서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50여 분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군은 전투기를 발진시켜 경고했다. 중국이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항모 등 한미일 훈련 동향을 감시하려는 목적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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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령·연평도서 K-9·천무 불뿜었다…7년만에 실사격훈련

    26일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대의 K-9 자주포가 바다를 향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7년여 만에 서북도서 해상사격이 실시된 것. 앞서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채워진 해상사격 금지 ‘족쇄’가 이날 완전히 풀린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오물풍선’ 테러 등 북한의 도발이 수위를 넘자 이에 맞서 4일 9·19 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시켰고, 그 22일 만인 이날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24, 25일 밤 이틀 연속 오물풍선을 날린 데 이어 이날 새벽엔 미사일까지 발사하며 노골적으로 또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다만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중 공중 폭발했다. 해병대는 이날 오후 백령도·연평도에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해상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약 1시간에 걸쳐 총 290여 발을 쐈다고 해병대는 전했다. K-9 자주포와 천무는 해상 특정구역을, 스파이크는 해상에 띄워둔 모의 표적을 겨냥해 각각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백령도와 연평도는 북한 해안과 짧게는 수 km 떨어져있다. 그런 만큼 북한은 과거 우리가 서북도서 해상사격을 할 때마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날 훈련 전후론 서북도서 맞은편 황해도 해안 및 내륙 등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북한이 새벽에 발사했지만 실패한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 군 소식통은 “4월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쐈던 극초음속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재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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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이번주 연평-백령도서 해상 실사격 훈련 6년만에 재개

    해병대가 이번 주중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서 해상 사격 훈련을 6년 만에 재개한다.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연쇄 테러 등에 맞서 앞서 4일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군 관계자는 “9·19 합의로 서북도서 해상 사격에 채워진 족쇄를 6년 만에 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우리 사격 훈련을 명분으로 북한이 맞불성 도발에 나설 것에 대비해 훈련을 전후해 고도의 경계 태세를 갖출 방침이다. 군은 6·25전쟁 74주년인 25일에는 충남 보령 일대에서 천무 다연장로켓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밤 오물풍선을 다시 날리며 도발 재개를 시사한 북한에 화력으로 경고장을 날린 것. 군은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보란 듯 또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서북도서의 K-9은 北 허리·목구멍 겨눈 ‘비수’” 금주 중 실시하는 해상 사격 훈련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이 동원된다. K-9 자주포는 북한과 맞닿은 서북도서 해병대 전력의 핵심 주포다. 최대 사거리는 40km이고 분당 6∼8발의 155mm 포탄을 쏠 수 있다. 지난해 개발된 K-9 자주포용 사거리 연장탄의 최대 사거리는 60km에 달한다. 서북도서에서 황해도 내륙 깊숙한 곳의 북한군 장사정포 기지와 지휘부까지 때릴 수 있다는 것. 군 당국자는 “백령도와 연평도의 K-9은 북한의 목구멍과 허리를 겨눈 비수(匕首)”라고 강조했다. 과거 해병대는 매년 2, 3차례 서북도서 해상 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대형 도발을 다신 용납하지 않고 철저히 응징한다는 결기를 보여준 것.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초를 마지막으로 이 훈련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어 그다음 해 9·19 합의가 체결되면서 백령도·연평도의 K-9 자주포에는 완전한 ‘족쇄’가 채워졌다. 해상완충구역 내 해상 사격 금지 규정 때문이었다. 이에 해병대는 지난해까지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를 화물선 등에 실어서 경기 파주시 무건리 사격장까지 이동해 사격 훈련을 한 뒤 복귀해야 했다. 육군은 이날 충남 보령의 웅천사격장에선 천무 다연장로켓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7대의 천무가 55km 밖 표적을 향해 유도탄 48발을 순차적으로 발사해 모두 명중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천무는 북한의 방사포·장사정포 위협에 맞선 화력전을 위한 핵심 무기다. 한 번에 300개의 자탄으로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도 80km에 달한다.● 軍 “대북 확성기 방송은 융통적으로 시행” 이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350여 개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렸고, 이 중 100여 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 떨어졌다. 특히 일부 풍선에서 나온 쓰레기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인근에도 떨어져 군 당국이 회수 조치에 나섰다. 합참 관계자는 “대다수는 종이류의 쓰레기였고 위해물질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군은 앞서 9일 딱 한 차례만 재개한 바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도 하지 않았다. 합참은 기자단 공지문을 통해 “항상 방송할 준비는 돼 있다”면서도 “전략적, 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군 소식통은 “남남 갈등과 긴장 고조를 노린 북한의 저열한 공세에 하나하나 대응하며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6차 오물풍선을 기습 살포했고, 오후 10시를 전후해선 서울에서도 이 풍선이 포착됐다고 합참이 전했다.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반복할 의지를 사실상 노골적으로 밝힌 만큼, 오물풍선에는 확성기 방송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군의 기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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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년 만에 상봉한 형제의 넋… 추모의 불꽃 꺼지지 않으리

    이달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국군 용사 형제가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형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를 먼저 묻힌 동생 전병화 이등상사(중사)의 묘역에 함께 안장하는 ‘호국의 형제’ 안장식이 거행된 것. 전 하사 형제는 6·25 주요 격전지에서 공산군에 맞서 싸우다 3개월 차이로 전사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은 호국보훈의 가치를 절감하게 한다.3개월 사이 전사한 형제,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 1925년 경기 고양군(현 서울 성동구)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전 하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10월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8사단에 배치돼 1951년 2월 ‘횡성 전투’와 그해 4월 ‘호남지구 토벌 작전’에서 북한군 소탕 임무에 나섰다. 이어 1951년 8월 강원 인제로 이동한 뒤엔 중·동부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북한군과 격전을 펼치다 ‘노전평 전투’에서 26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21년 6월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수습됐다. 2023년 11월에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동생인 전 이등상사는 삼남으로 태어나 1949년 7월에 입대했다. 이후 6·25가 터지자 국군수도사단 소속으로 1950년 6월 ‘한강 방어선 전투’와 10월 ‘원산 진격전’에 참전했다. 이후 1951년 11월 강원 고성으로 이동해 ‘월비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20세의 꽃다운 나이로 산화했다. 고인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고, 그의 유해는 전쟁 직후 수습돼 1959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두 형제의 사후 상봉은 차남 전병철 씨(2014년 작고)의 애틋한 형제애 덕분이었다. 형과 동생을 따라 1950년 12월 입대해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로 만기 전역한 전 씨는 형제들을 찾기 위해 2011년 군 유해감식단에 유전자(DNA) 시료를 제출했다. 이것이 맏형인 전 하사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된 것이다. 아직도 귀환하지 못한 국군 전사자는 12만여 명에 달한다. 오랜 세월 산하 곳곳에 묻혀 있는 호국영웅들을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모시고 기억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더욱이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날로 고도화하면서 대규모 ‘오물풍선’ 테러 등 갖은 도발을 획책하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맞는 호국보훈의 달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1년 365일 24시간 구슬땀을 흘리는 국군 장병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것도 보훈의 시작일 것이다.“호국보훈의 가치 일상에서 살아 숨 쉬어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 장병들에게 우린 결코 갚을 수 없는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용기 덕분에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달이나 기념일뿐만이 아니라 호국보훈의 가치가 일상에서 살아 숨 쉬도록 하는 국가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 유족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에서 산화한 55용사를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처럼 매년 특정일에 호국영웅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지만 국민의 일상과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은 정쟁에 빠져서 북한의 도발로 중상을 당한 장병을 비하하고, 그 가족들의 상처를 헤집는 망언을 하다 지탄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선 호국보훈이 일상 속으로 녹아들 수 있는 추모 시설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 등에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은 추모 시설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웅들의 불꽃 같은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와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 ‘그들’이 곧 ‘우리’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미국 등 보훈 선진국에서는 그런 시설이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미국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의 ‘영원한 불꽃’, 프랑스 파리 개선문 광장의 ‘추모의 불꽃’이 대표적 사례다. 병무청이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나라사랑 가게’ 사업도 일상 속 보훈의 좋은 사례다. 이 사업은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거나 이행 중인 사람들에게 ‘상품(서비스) 가격 할인’ 등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 병역 이행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내용이다. 병역 이행자 예우를 위해 시작한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지난달 말 기준 1136개다. 매달 참여 업체가 급증하는 추세다. 안경점을 비롯해 병원, 미용실, 카페, 전자제품 유통점, 식당, 테마파크, 휴양림 등으로 다양하다. 할인율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5%에서 50%에 달한다. ‘나라사랑 가게’에 참여하는 업체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도 일일이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 페이지에 그 목록이 게재되는 것 외에 어떤 혜택도 없다. 순수하게 선의로 참여하는 셈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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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韓, 큰 실수 말라” 노골적 위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한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검토에 대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할 것이고 이는 한국 지도부에 달갑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보복하겠다’고 위협한 셈이다. 유사시 러시아의 한반도 군사 개입 근거를 담은 북-러 조약 체결에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불가 원칙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북한에 초정밀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가 레드라인으로 규정해 온 ‘첨단 군사기술 이전’을 노골적으로 거론했다. 북-러 조약 체결에 따른 안보 위협을 엄중 항의하기 위해 우리 외교부가 21일 초치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오히려 “러시아 연방에 대한 위협과 협박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맞받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이날 담화를 내고 우리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풍선 살포 재개 등 보복성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이 북-러 조약을 공개한 20일에는 북한군 여러 명이 중부전선에서 군사분계선(MDL)을 20m가량 침범했다가 경고 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고 합참이 21일 밝혔다. 러시아가 한국의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떠오르며 한-러 관계가 격랑에 빠져드는 가운데 북-러가 동시에 보복 위협을 내놓자 한국 정부는 한미일 공동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러 군사동맹이 불러온 안보 위협이 한-러 갈등은 물론 한미일 대 북-러 간 신냉전 대치를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다음 주 한미일의 다영역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에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참가한다. 한미일 3국 안보실장 또는 외교 국방 장차관급 소통도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말 일본에서 개최되는 미일 2+2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한국이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필요하면 우리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여부와 수준은 러시아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북-러 조약 체결 다음 날인 20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산 무기로 모든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레드라인 넘겠다는 푸틴… 韓美日,내주 연합훈련으로 ‘경고장’[‘북러 vs 한미일’ 신냉전 가속화]푸틴發 안보위협, 한반도 긴장 고조푸틴 “北에 초정밀 무기 공급할수도”… 이행땐 北의 핵-미사일 위협 증폭韓 “우크라 지원 수준, 러 태도에 달려”… 한미일 내달 외교-국방 대화도 추진“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으며 북한과 맺은 합의에서도 이를 배제하지 않는다.” 블룸버그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북한에 초정밀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북-러 밀착에 대응해 대(對)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재검토라는 초강수를 던진 우리 정부를 향해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보복을 협박하는 동시에 대북 첨단 무기 공급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 러시아가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으로 우리 정부가 규정한 대북 첨단 군사기술·무기 지원의 구체적인 방식을 노골적으로 거론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북한에 대한 첨단군사무기·기술 지원이라는 레드라인을 넘는 러시아의 행동이 구체화되면 우리에 대한 심각한 안보 위협이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보고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을 포함한 전방위 외교·군사 대응에 단계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우선 ‘푸틴발’ 안보 위협에 맞서 한미일 고위급 회동이나 3자 연합훈련 실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 강화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냉전시대 혈맹 수준 관계를 복원한 북-러 군사동맹 대 한미일 간의 신냉전 구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레드라인 넘겠다’ 노골화 정부는 러시아가 첨단 무기를 북한에 실제로 지원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핵 탑재가 가능한 신형 순항미사일 등이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기존 한미 연합 작전계획이나 방어태세를 전면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검토 카드를 꺼내든 건 실제 북-러가 레드라인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무기 지원 수준은 러시아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절차 등에 대한 법적, 행정적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실제 행동이 포착되면 우리 정부가 살상무기 지원을 공식 발표한 뒤 무기의 위력별로 구분해 단계적 지원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절실한 ‘창(고위력 정밀타격무기)과 방패(방공무기)’를 모두 갖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우리 정부를 겨냥해 사실상 최고 수위의 경고성 발언을 쏟아낸 것도 한국의 무기 지원이 우크라이나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창’은 휴대용 대전차 유도무기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이 대표적이다. ‘방패’는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과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천궁-2’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전차나 전투기, 미사일 등의 운용에 병력이 필요한 전력들은 지원 리스트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무기를 운용하기 위해선 사실상 우리 군 파병이 동반돼야 해 긴장 수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 안팎에선 우선순위 지원 무기들로 155mm 포탄이나 대전차 유도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병력 지원 없이 상호호환이 가능해 우크라이나군도 바로 전쟁에 투입할 수 있고, 살상 반경이 좁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러 밀착, 한미일 3국 안보에 중대 위협” 우리 정부는 당분간 양국이 서로의 레드라인을 주시하면서 긴장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면서도 단기적으론 한미일을 중심으로 한 외교·군사적 대응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일단 한-러가 ‘말’로 주고받았지만 우리나 러시아나 갈등이 다음 스텝으로 이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비공식적 외교라인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일 군 당국은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전개한 가운데 이달 말 해상·수중·공중·사이버 등 다영역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를 처음으로 실시해 북-러 밀착에 경고장을 날릴 방침이다. 다음 달 말 일본에서 개최되는 미일 2+2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한국이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0일 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이어 이날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러의 동맹급 밀착이 “한미일 3국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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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순항미사일 北배치땐 괌까지 타격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방문 중 초정밀 무기의 대북 공급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군 전문가들은 수백∼수천 km 밖 표적을 수 m 오차로 때릴 수 있는 크루즈(순항) 미사일부터 우선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속도가 느리고, 탄두 중량이 작다. 하지만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경로를 바꿀 수 있어 추적·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더 작은 위력의 핵탄두로도 주요 표적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러시아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순항미사일을 갖고 있다. 북한의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걸로 평가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낡은 폭격기와 전투기로는 러시아의 공중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때문에 러시아가 지상·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의 대북 제공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은 ‘9M729’가 대표적이다. 9M729는 사거리가 500∼5500km(평균 2500km)이고,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할 경우 북-러 국경 최북단에서 주한,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괌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 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은 ‘칼리브르’(나토 명칭 SS-N-27)가 있다. 핵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1500∼2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러시아 해군의 초계함과 호위함, 잠수함에서 운용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주요 기반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데 사용됐다. 군 소식통은 “러시아가 순항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한-러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북 킬체인(선제 타격) 전력의 증강 배치 등 한미의 군사적 맞대응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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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여정, 대북전단 추가 살포에 ‘오물풍선’ 대응 위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21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우선 ‘오물풍선’ 살포가 예상된다.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이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 경고사격에 따라 돌아가는 등 북-러 조약 체결에 따른 남북 긴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재개할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국경 부근에 또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짝들이 널려졌다”며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5월 28일∼이달 9일 한국에 오물풍선을 4차례 살포하면서 전단이 또 넘어온다면 몇십 배로 되갚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김여정이 언급한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에 대해 우선 대남 ‘오물풍선’ 테러 재개가 거론된다. 김여정이 ‘새로운 대응’을 위협한 만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 포 사격, 사이버 공격이나 무인기의 동시다발 침투 등 기습 도발을 벌일 수도 있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일 오후 10시∼밤 12시 사이에 경기 파주에서 전단 30만장과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1달러 지폐 등이 담긴 대형 풍선 20개를 북한으로 날린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 북한군의 연이은 MDL 침범 사태도 예사롭지 않다. 9, 18일에 이어 20일에도 북한군 여러 명이 강원 철원과 화천 경계 지역의 MDL을 넘어왔다가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군은 이번에도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땅파기, 불모지 조성 작업 중 단순 월선한 것으로 판단했다. MDL 침범 사실을 하루 뒤 공개한 것에 대해 합참은 “경고사격 직후 북상한 북한군들이 이후로도 MDL 근처에서 밤늦도록 작업하는 상황을 주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MZ 여러 곳에서 수백 명의 북한군이 작업 중이어서 이런 (침범) 상황들이 앞으로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0여 일 새 세 차례나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것은 전례가 드물다. MDL 침범의 ‘일상화’를 통해 도발 기회를 엿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시 지체 없는 군사 지원”을 담은 북-러 간 조약 공개일에 MDL을 침범한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군 소식통은 “작업 중 우발적 침범을 반복해 우리 군의 대응 수위를 떠본 뒤 심야에 국지적 충돌을 유도하는 기습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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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일거리 생길 것” 또 ‘오물풍선’ 테러 예고…軍 “재개땐 확성기 방송”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21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우선 ‘오물풍선’ 살포가 예상된다.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이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 경고사격에 따라 돌아가는 등 블라디미르 북-러 조약 체결에 따른 남북 긴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재개할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김여정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국경 부근에 또 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짝들이 널려졌다”며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렸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5월 28일~이달 9일 한국에 오물풍선을 4차례 살포하면서 전단이 또 넘어온다면 몇십 배로 되갚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김여정이 언급한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에 대해 우선 대남 ‘오물풍선’ 테러 재개가 거론된다. 김여정이 ‘새로운 대응’을 위협한 만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 포 사격, 사이버 공격이나 무인기의 동시다발 침투 등 기습 도발을 벌일 수도 있다.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일 오후 10시~자정 사이에 경기 파주에서 전단 30만 장과 이동식저장장치(USB), 1달러 지폐 등이 담긴 대형풍선 20개를 북한으로 날린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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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이 경고한 초정밀 무기는? 北에 배치땐 괌까지 타격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방문 중 초정밀 무기의 대북 공급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군 전문가들은 수백~수천 km 밖 표적을 수 m 오차로 때릴 수 있는 크루즈(순항) 미사일부터 우선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속도가 느리고, 탄두 중량이 작다. 하지 만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경로를 바꿀수 있어 추적·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더 작은 위력의 핵탄두로도 주요 표적에 치명타를 줄수 있다.러시아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순항미사일을 갖고 있다. 북한의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걸로 평가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낡은 폭격기와 전투기로는 러시아의 공중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다”고 했다.그 때문에 러시아가 지상·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의 대북 제공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은 ‘9M729’가 대표적이다. 9M729는 사거리가 500~5500km(평균 2500km)이고,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할 경우 북-러 국경 최북단에서 주한,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괌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은 ‘칼리브르’(나토 명칭 SS-N-27)가 있다. 핵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1500~2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러시아 해군의 초계함과 호위함, 잠수함에서 운용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주요 기반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데 사용됐다.군 소식통은 “러시아가 순항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한-러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북 킬체인(선제타격) 전력의 증강 배치 등 한미의 군사적 맞대응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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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러 ‘방위능력 공동조치’ 명시… “핵잠-ICBM기술 北이전 길 터”

    북한이 20일 공개한 북-러시아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8조는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쟁 방지와 국제적 평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사실상 북한에 러시아의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 이전의 길을 터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정부 내부에서도 나온다. 전략핵추진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러시아의 ‘게임 체인저급’ 첨단기술 제공까지 현실화할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이전이 현실화하면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핵우산) 및 한국과 미국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이다. 핵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더라도 수시로 물 밖으로 나와 축전지를 충전하고, 연료도 주기적으로 공급받는 과정에서 위성 등에 발각되기 쉽다. 반면 핵연료를 쓰고, 핵탑재 SLBM까지 실은 전략핵추진잠수함은 무제한 잠항이 가능한 ‘핵보복 병기’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에 맺은 조약을 근거로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가 러시아 안보에도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면서 전략핵잠용 소형 원자로 설계 기술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ICBM 재진입·다탄두 기술도 북한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이미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개발한 북한에 재진입 기술은 ICBM 완성의 ‘최종 관문’이다. 뉴욕과 워싱턴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능력 역시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 그런 만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 지원에 대한 반대 급부로 ICBM 관련 기술을 콕 집어 요구할 근거를 이번 조약을 통해 ‘문서’로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밖에 고해상도 정찰위성과 우주발사체 엔진 기술 이전 역시 북한이 적극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과 협정을 맺었지만 러시아가 핵심 중의 핵심 기술인 전략핵잠과 ICBM 재진입 기술까지 순순히 내주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 미국 주도의 서방 봉쇄가 더욱 심해질 수 있는 데다 지나친 북-러 밀착을 경계하는 중국의 반발 등도 예상되는 만큼 러시아가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것. 그런 만큼 북-러 간 군사협력은 일단 낮은 단계부터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재래식 전력 협력부터 요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의 킬체인(선제타격)에 대응하는 노후 방공망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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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잠·ICBM 기술 이전 길 텄나…北-러 ‘방위능력 공동조치’ 명시

    북한이 20일 공개한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동반자 협정’ 8조는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쟁 방지와 국제적 평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사실상 북한에 러시아의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 이전의 길을 터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정부 내부에서도 나온다. 전략핵추진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러시아의 ‘게임체인저급’ 첨단기술 제공까지 현실화할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이전이 현실화하면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핵우산) 및 한국과 미국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이다. 핵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더라도 수시로 물 밖으로 나와 축전지를 충전하고, 연료도 주기적으로 공급받는 과정에서 위성 등에 발각되기 쉽다. 반면 핵연료를 쓰고, 핵탑재 SLBM까지 실은 전략핵추진잠수함은 무제한 잠항이 가능한 ‘핵보복 병기’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에 맺은 조약을 근거로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가 러시아 안보에도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면서 전략핵잠용 소형 원자로 설계 기술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ICBM 재진입·다탄두 기술도 북한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이미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개발한 북한에 재진입 기술은 ICBM 완성의 ‘최종 관문’이다. 뉴욕과 워싱턴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능력 역시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 그런 만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 지원에 대한 반대 급부로 ICBM 관련 기술을 콕 집어 요구할 근거를 이번 조약을 통해 ‘문서’로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밖에 고해상도 정찰위성과 우주발사체 엔진 기술 이전 역시 북한이 적극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일각에선 북한과 협정을 맺었지만 러시아가 핵심 중의 핵심 기술인 전략핵잠과 ICBM 재진입 기술까지 순순히 내주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미국 주도의 서방 봉쇄가 더욱 심해질 수 있는 데다 지나친 북-러 밀착을 경계하는 중국의 반발 등도 예상되는 만큼 러시아가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것. 그런 만큼 북-러간 군사협력은 일단 낮은 단계부터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북한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재래식 전력 협력부터 요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의 킬체인(선제타격)에 대응한 노후 방공망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북한은 평양과 핵·미사일 기지 등에 삼중사중의 방공망을 운용중이다. 하지만 그 주력인 SA 계열의 지대공미사일 상당수가 도입한지 40년이 넘었고, 레이더와 사격통제장치도 낡아서 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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