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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모든 앱과 콘텐츠에 수수료 30%를 강제하기로 하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개발사들이 국내 앱 마켓 입점과 웹 결제 확대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4일 카카오 측은 “구글의 자사 결제 시스템(구글 빌링) 의무화 조치로 원스토어 입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웹소설, 웹툰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 웹툰, 음원 서비스 멜론 등 콘텐츠 앱을 SK텔레콤과 네이버가 주주사로 있는 국내 앱 마켓 원스토어에 입점시키지 않았다. 카카오가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은 것은 구글과의 모종의 협력 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16년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원스토어를 만들 당시 지분 투자를 검토했지만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빌링 의무화 조치로 카카오가 대안 앱 마켓 입점을 검토하면서 파트너십에 균열이 생기게 됐다. 카카오는 웹 결제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을 구글 운영체제(OS)를 쓰는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애플 OS를 이용하는 아이폰과 동일하게 2500원으로 인상했다. 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이라는 별도 웹사이트에서 결제 시 매달 20% 할인해 주는 등 가격에 차등을 뒀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구글 빌링 대신 자사 결제 시스템인 카카오 빌링으로 결제토록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다음 웹툰, 멜론 등도 웹 결제 페이지를 갖고 있어 구글 빌링 의무화가 현실화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처럼 가격을 차등 적용할 여지가 있다. 구글은 2021년 10월부터 기존 콘텐츠 앱에 대해 개발사 자체 결제 시스템 이용을 금지할 예정이지만 여타 앱스토어에 앱을 등록하거나 웹 결제를 두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다만 앱에서 개발사 웹 결제 페이지로 유도하는 방식은 정책 위반으로 금지하고 있다. 카카오 외에 콘텐츠 개발사들도 구글 정책 변경에 따른 대안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NHN의 음원 서비스 벅스는 현재 원스토어 입점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음원 서비스 플로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KT의 음원 서비스 지니뮤직과 OTT 시즌 등도 원스토어와의 협력 관계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원스토어 입점, 웹 결제 확대 등 ‘구글 대안 찾기’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이 10% 대에 불과한데다 소비자들이 웹 결제보다는 편리한 인앱 결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들이 웹 결제를 확대할 경우 구글 측의 마케팅 축소, 앱 퇴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콘텐츠 앱 개발사 관계자는 “구글의 앱 마켓 수수료 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부터 가능한 모든 대안들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소비자 습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제3의 앱 마켓이나 웹 결제가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 yes@donga.com·이건혁 기자}

아이폰6부터 G6,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중저가폰까지… 서랍을 열자 스마트폰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떤 건 새로 샀었고, 어떤 건 중고로 샀던 폰들이다. 팔거나 기증하자니 정보유출이 불안하고, 지인을 주자니 헌 폰이 되어버렸고, 보관하자니 다시 쓸 일은 없을 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2, 3년을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다. 이런 사람이 어디 기자뿐일까. 방치된 폰들을 믿고 팔아도 될지 물어보고자 중고폰 사업자를 만나보기로 했다. 수소문해 중고폰 사업으로 연매출 100억 원을 내고 있다는 ACL의 배황근 대표(40·사진)를 만났다. 배 대표는 중고폰 사업으로 한국무역협회로부터 2017~2019년 수출의 탑(100만 달러, 500만 달러, 700만 달러)을 수상해오기도 했다. ACL은 최근 전 국민이 가입해있다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와 손잡고 중고폰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혹시 인근 오프라인 상점에 그간 못 보던 중고나라 로고(사진)를 단 가게들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중고나라 중고폰 가맹업체다.―중고폰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어요. 2010년 삼성전자 갤럭시S가 출시되고 이듬해부터 중고폰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중고폰이 하나의 산업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기존 폴더폰들도 중고로 거래됐었지만 규모가 작았죠. 당시 지인이 중고폰 사업을 했는데 재고를 관리할 수 있는 창고관리시스템(WMS)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 부탁했습니다. 지인의 회사가 크진 않았는데도 하루에 중고폰 매입만 500여 대씩 나왔습니다. 수익을 보니 유망한 사업이구나 생각했죠. 그렇게 중고폰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그러했죠.―중고폰 사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받았나요. 중고폰은 해외 수출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완벽하게 양성화된 시장이라 말하기는 어렵죠. 그렇다고 100% 음성도 아닙니다. 그레이 마켓(일반 시장과 암시장의 중간)이죠. 특히 동남아 수출길이 막혔는데요. 국내에서 중고폰을 매입해 해외에 판매하는 따이공(보따리상)이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이들이 해외로 나갈 수 없게 되면서 매출이 줄었습니다.―중고폰 시장을 그레이 마켓이라 부르는 이유는 뭔가요.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안 파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사실 저도 보안이 우려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중고폰을 판매하면 내 정보가 전 세계에 퍼져나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장 조사를 해보면 중고폰을 판매하지 않는 이유 첫 번째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입니다. 중고폰 하면 분실폰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고요. 이런 이미지 탓에 중고폰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사실 저희 가족들도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우려에 대해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중고폰 판매업체들은 고객이 물건을 팔러오면 우선 분실조회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도난폰, 분실폰인지 확인하는 거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서 단말기 고유번호(IMEI)를 조회하면 확인할 수 있거든요. 도난폰을 사들여 판매하면 불법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할 사람은 몇 없다는 것이죠. 분실폰이 아님이 확인되면 바로 데이터를 삭제합니다. 저희는 데이터 삭제를 위해 폰체크라는 프로그램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성에서도 인증한 제품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기존 데이터의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중고폰은 어떻게 수급하고 계신가요. 많은 이들이 새 폰을 구매할 때 기존 폰의 중고 가격을 보장받는 보상 프로그램에 가입합니다. 본인은 크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통신사와 보험사에 이렇게 중고폰을 판매하고 있는 거죠. 보다 직접적으로는 오프라인 통신사 대리점, 판매점이나 중고폰 취급 매장을 찾아 판매를 합니다. 그런 곳도 아니면 중고나라나 번개장터, 당근마켓 같은 곳에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통신사나 보험사가 주기적으로 중고폰을 매각 공고를 낼 때 입찰해서 사들입니다. 또 저희 가맹점들에서 확보하기도 하고요.―개인 입장에서 중고폰을 제값에 잘 팔 수 있는 팁이 있나요. 저희한테는 안 좋지만…(웃음) 사실 개인 대 개인 거래를 하는 게 제일 비싸게 팔 수 있는 방법입니다.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번개장터 같은 곳에서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죠. 또 다른 팁이 있다면 제조사들이 고객 대상 특별보상판매를 할 때 파는 것을 노리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언제 팔아야 가장 가격을 잘 받는 건가요. 새 폰이 나오기 바로 직전에 판매하는 게 가장 유리합니다. 새 폰이 나오기 한 달 전에 통상 가격이 가장 높습니다.―집에 안 쓰는 폰이 많습니다. 온라인으로 시세를 검색해보면 가치가 없어서 판매도 안 될 거 같더라고요. 혹시 중고폰 업체들은 그런 폰들은 무게를 달아 사들이나요. 무게를 달진 않고요, 중고폰이라는 것은 그래도 최소 1000원 정도의 가치는 있습니다. 중고폰 안에 금, 은, 동처럼 이러저러한 금속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도시 광산이라고도 하죠. 실제 녹여서 추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장 큰 해외 판매처는 어딘가요. 홍콩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홍콩편 비행기가 매일 있었죠. 지금은 사흘에 한 번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매출에 영향을 받았죠. 최근에는 국내 시장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2011년도에 사업을 시작할 때는 100% 수출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내수 물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비자들이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새 스마트폰 판매가 줄면서 중고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소비자 위축되다보니 중고폰을 찾는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고요.―해외 시장을 어떻게 개척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중국 선전(深圳)에 있는 바이어들이 대거 한국에 넘어오면서 해외 판로가 개척됐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수출이 중국 의존도가 100%였죠. 시간이 지나면서 파키스탄, 몽골 등지에 있는 무역상들이 한국에 와서 폰을 사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저희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옵니다.―그나저나 홍콩으로 수출된다는 건 좀 의외네요. 중고폰 중 소수의 최상품은 국내에서 유통돼요. 유리가 깨졌거나 보드가 고장 난 제품 절반 이상은 홍콩으로 넘어가죠. 홍콩으로 간 중고폰들은 곧장 중국 선전으로 넘어갑니다. 선전은 중국 최대 전자상가로 불리죠. 이곳에서 중고폰들이 환골탈태하게 됩니다. 유리부터 보드까지 교체하며 리퍼블리시드 폰(리퍼폰)이 됩니다. 대개 정품 부품이 아니라 모조품 부품을 이용해 폰을 새것처럼 만들어내죠. 이런 리퍼폰들은 다시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됩니다.―한국에서 리퍼블리시드 작업을 하면 되는데 왜 안하나요. 제조사로부터 정품 자재를 공급 받을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제도적으로 중고폰을 수리하는 업이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사업자들이 우리 주변에서 조그맣게 운영을 하는 정도지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명 브랜드를 단 스마트폰들이 중국으로 넘어가 불량 자재들로 교체된 뒤 문제없는 리퍼폰처럼 팔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유통되면 액정이 뜨거나 기능이 불량이거나 하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죠. 다만 대기업 브랜드가 달린 중고폰을 산 해외 구매자들은 이런 상황까지는 모를 터이니…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어 안타깝습니다.―중국으로 바로 안 가고 홍콩을 거치는 이유가 있나요. 중고폰은 중고 TV처럼 산업 폐기물에 속해요. 바젤협약(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처리에 관한 국제협약)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수입 금지인 품목이죠. 그런데 수입이 되는 몇몇 나라가 있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등입니다.―중고폰이 많이 나오는 시장은 한국뿐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고요 그 다음은 일본입니다. 우리나라는 세 번째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휴대폰이 고장 나면 고쳐 쓰고, 또 고쳐 쓰고, 다시는 고쳐 쓰지 못할 정도로 반복해서 사용합니다. 어느 정도 경제 수준으로 올라와야 중고폰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중고나라와는 어떤 연유로 사업을 같이 하게 됐나요. 중고폰 가맹 사업이 아예 없던 비즈니스는 아닙니다. 다만 현재까지 전 국민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업자는 없는 상황이죠. 중고폰 사업을 더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중고나라와 함께하면 빠르게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고나라는 대한민국 누구나 아는 브랜드니까요. 그래서 중고나라에 먼저 사업을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던 겁니다. 실제 중고나라 덕분에 가맹점도 단시간 확보할 수 있었고요. 현재 가맹점 수는 60여 개입니다. 연내 100개 까지 유치할 계획입니다.사업의 주체는 중고나라입니다. 중소 중고폰 사업자들과의 계약 주체도 중고나라입니다. 다만 ACL은 중고폰 전문가다보니 운영을 대신 해주고 있습니다. (중고나라는 8월 말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중고폰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중고폰 사업자들이 많은데 차별화할 수 있는 특화 기술이 있나요. 앞서 말씀드린 WMS를 자체 개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중고폰 업체는 그리 많지 않지요. 아울러 웹 기반의 입찰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떤 바이어든 저희 입찰 시스템에 들어와서 경쟁해 구매할 수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는 스마트폰 액정의 미세 흠집을 잡아주는 폴리싱 장비를 직접 개발했다는 점입니다. ―올해 매출 전망과 내년 목표는. 기존 중고폰 거래 시장의 불편한 점은 물건을 먼저 택배로 보내야한다는 점이었습니다. 10만 원을 받을 수 있을 줄 알고 보냈는데 취급처에서 5만 원짜리 가치밖에 없다고 했을 때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집 앞 중고폰 매장에서 견적을 확인하고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중고나라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코로나19로 중고폰 수출이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며 내년에는 매출 300억 원을 목표로 잡고 사업에 임할 생각입니다. 중고폰 유통 전문회사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의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고 싶습니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

구글이 웹툰, 음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비(非)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해서도 자사 결제 시스템 ‘구글 빌링’ 사용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을 29일 공식화했다. 기존까지는 게임 앱에 대해서만 구글 빌링을 사용하도록 했다. 구글 빌링을 이용하는 개발사는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내야만 한다. 애플은 애초부터 게임이든 비 게임이든 ‘애플 빌링 사용을 의무화했다. 구글과 애플 모두 앱 마켓이라는 ’장마당‘을 깔아준 대가로 개발사에 매출 30%라는 고율의 ’디지털 세(稅)‘를 걷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일찌감치 수수료를 5~20%로 인하한 한국의 앱 마켓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2016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각각 운영해온 앱 마켓을 통합해 만든 원스토어다. 2018년 7월 이 회사는 게임 앱과 비 게임 앱 모두에 ’원스토어 빌링‘ 의무 사용이라는 정책을 폐기했다. “앱 마켓 자존심을 내려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과 함께. 지금 구글이 보여주고 있는 움직임과는 정반대 행보였다. 원스토어는 개발사들이 스스로 만든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시 수수료는 5%만 받기로 했다. 기존처럼 원스토어 빌링을 사용하는 개발사들에게는 수수료를 20%만 취하기로 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10~25%포인트 가량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 셈이다. 원스토어는 일련의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리고 원스토어의 수수료 정책 변경은 그 동안 한국 앱 마켓에 어떤 변화를 낳았을까. 최근 경기 성남시 원스토어 본사에서 이재환 대표(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2018년 7월 수수료 인하 정책 발표 이후 오랜만에 뵙네요. 기자간담회 때 뵈었었죠. 2년 전 당시 간담회장을 돌이켜보면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떠올라요. 수수료 인하조차 시장에서 반응을 얻지 못한다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었거든요. 원스토어는 2016년 이통 3사와 유플러스, 네이버가 각각 운영하고 있던 앱 마켓을 통합하면서 새롭게 출범했어요. 그렇개 한 해, 두 해를 보냈지만 4개 사의 단순 합보다 시너지가 안 났었습니다. 돌파구가 필요했고 원스토어 빌링 의무 사용 정책을 폐기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동안의 반응을 보면 시장에서 원스토어의 진정성을 알아주셨다는 생각을 합니다. 단순히 수수료를 낮췄다기보다는 앱 장터라는 플랫폼으로서 한국 앱 생태계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해보겠다는 그런 진정성 말이죠. 9월 실적이 아직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수수료 정책 변경 이후인 2018년 3분기(7~9월)부터 2020년 3분기(7~9월)까지 총 9개 분기 연속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그 동안 거래액은 2배, 매출은 1.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의사결정 당시 여러 가지 안을 두고 고민을 하셨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수수료 인하만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개발사의 외부결제 시스템을 수용하는 것까지 나아갔죠. 지금은 구글 빌링 의무화 이슈로 수수료율만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사실 앱 마켓 입장에서는 외부결제를 수용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앱 마켓 태생 자체가 자신들의 빌링 시스템을 이용하는 앱을 유통시켜준다는 의미였으니까요. 2년 전으로 돌아가면 당시에는 원스토어와 애플은 게임이든 비 게임이든 모든 앱에 앱 마켓 빌링을 의무화했었습니다. 구글만 비 게임 앱에 대해서 구글 빌링을 의무화 하지 않았었죠. 그러다보니 일부 한국의 비 게임 개발사에서는 원스토어에도 자신들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고 싶다고 얘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어서 스스로 위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었습니다. 지금은 게임이든 비 게임이든 모든 앱에 대한 외부결제를 개방하고 수수료를 낮추고 있지만요.―앱 마켓이 자체 빌링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앱 마켓 전체 시스템 운영 비용이 가장 큽니다. 부정결제와 같은 이슈에 리스크 관리를 위한 비용에도 쓰이고요. 아울러 수수료를 받아야 개발사들에 마케팅을 해줄 수 있습니다. 개발사로부터 받은 게 있어야 고객들에게 쿠폰을 주거나 캐시백을 해줄 여력이 생기는 겁니다. ―5~20% 수수료율은 어떤 기준으로 책정됐나요. 자체 결제 시스템을 쓰는 개발사들은 원스토어의 마케팅 지원을 못 받습니다. 이를테면 아이템 구매 시 통신사 할인 같은 지원은 없는 겁니다. 부정결제나 기타 민원이 생기면 직접 처리해야만 하고요. 한편으로 개발사 입장에서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인력과 자원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PC 온라인 게임 사업을 하면서 자체 결제시스템을 구축한 노하우가 있는 기업들은 감내하고 자체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하지만 원스토어에 입점한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는 원스토어 빌링을 쓰며 20%의 수수료율을 내고 있습니다.―구글 빌링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원스토어에 반사효과가 있었나요. 게임 쪽은 크게 변동 사항이 없습니다. 구글 빌링 논란과 상관없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반대로 웹툰, 음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같은 콘텐츠 앱들의 문의가 많습니다. 30% 수수료를 내고 사업을 해야 할 지 고민인 것이죠. 안 내던 수수료를 내게 되면 소비자가를 올려야 하고, 소비자가를 올리면 고객들이 떨어져 나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지니뮤직, 플로, 벅스, 웨이브, 시즌 등 올해 5~6곳이 원스토어에 입점하고 원스토어 빌링을 쓰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수수료 인하 이후 점유율은 많이 상승했나요. 2016년 원스토어가 시작할 때 시장점유율은 자체 추산으로 10% 정도였습니다. 현재는 15~18%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7월 선보인 넥슨의 바람의나라: 연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바람의나라: 연은 게임 출시 1년 전부터 원스토어가 입점에 공을 들인 작품입니다. 바람의나라를 모바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희가 넥슨을 찾아갔었죠. 넥슨에서도 원스토어의 이용자들과 바람의나라 이용자들의 성격이 잘 맞는다고 판단해 출시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었습니다. 원스토어 충성 고객층이 3040인데, 레트로 게임인 바람의나라: 연의 타겟 고객이랑 겹쳤던 것이지요. 원스토어는 우리나라 최초의 역할수행(RPG) 게임인 바람의나라와 같은 급의 게임이 나온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례적으로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넥슨 신작을 마케팅해준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원스토어 브랜드도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29일 현재 바람의나라: 연은 구글플레이 매출 3위다.)―수수료 인하 전후로 입점 기업과 게임 수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전체 게임 중 유료거래 발생 타이틀이 2018년 상반기에는 2360개였어요. 2년 새 3256개로 38% 가량 늘어났습니다. 유료거래 발생 게임 콘텐츠 판매자수는 같은 기간 489개에서 659개로 35% 정도 늘어났고요. 수수료율을 낮추기 전에는 앱 마켓 톱 30위 게임 중 5개 정도만이 원스토어에 입점했는데 현재는 13개 정도 입점했거나 예정되어 있습니다. 조만간 인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게임들의 입점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달 중에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연내에는 위메이드 미르4도 출시될 계획입니다.―이용자층도 변화했나요. 그간 애니팡4, 쿠키런과 같은 캐주얼 라인업을 늘려왔습니다. 특히 애니팡4에서 1일1팡이라는 프로모션을 했었는데요. 초기 일주일 정도는 원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는 유저의 수가 경쟁사 대비 많았을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고과금 유저뿐 아니라 중저과금, 무과금 유저까지 저변이 확대됐죠. 캐주얼 게임 덕분에 2020년 1~8월 구매자수 통계 기준으로 2018년 대비 5만 원 미만 결제 구매자 수는 약 1.7배 성장했습니다. 원스토어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고과금 PRG 게임을 많이 내놓는다고 각인되어 있는데요. 이제는 대중들이 즐기는 캐주얼 게임을 많이 늘리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2016년 출범할 때의 계획이 있었을 텐데요. 4년이 지난 현재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보시는지요. 처음 출범할 때 33%라는 시장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 하려면 최소한 3분의 1 가량의 점유율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15~18% 점유율인 현재, 목표의 절반 정도 왔다고 생각합니다.―향후 원스토어 사업 방향성은.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기는 크로스플레이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크로스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 중국 회사들이 이 같은 SW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데요. 일부 국내 기업들이 중국 회사에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패키지(apk)를 넘겨주는 것을 불안해합니다. 원스토어에는 이미 apk 파일을 넘겨주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이 해주었으면 하는 수요가 있는 것이지요. 아울러 추가 투자 유치와 내년 상장(IPO)으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웹툰, 웹소설과 같은 콘텐츠에 투자하고 원스토어와 같은 앱 마켓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출시할 계획입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넷마블이 하반기(7∼12월)에 스포츠부터 다중역할접속수행게임(MMORPG)까지 다양한 유형의 게임들을 내놓으며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7월 출시한 ‘마구마구2020 모바일’은 넷마블이 15년간 서비스 중인 야구게임 ‘마구마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작품이다. 출시 직후 구글, 애플 등 양대 마켓에서 야구게임 1위를 했다. 실제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 선수들의 리그 기록에 따라 2주마다 능력치가 변하는 ‘라이브 카드’ 시스템과 이용자 간 1 대 1로 맞붙는 ‘실시간 대전’ 등 재미 요소가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24일에는 ‘BTS 유니버스 스토리’가 나왔다. 방탄소년단 IP를 활용한 스토리 소셜 게임으로, 전 세계 173개국에 13개 언어로 정식 출시했다. 방탄소년단 세계관 기반의 다양한 스토리를 생산하고, 이를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며 소통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1000만 명 이상이 즐긴 넷마블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신작도 나온다. 먼저 4분기(10∼12월)에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2’가 나오고 연내 넷마블의 첫 콘솔(닌텐도 스위치) 게임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도 출시될 예정이다. ‘A3: 스틸얼라이브’는 4분기 중 글로벌에 출시된다. 3월 국내 출시 이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도 4분기 출시 예정이다.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를 선보인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 카밤이 마블 IP로 만든 두 번째 작품이다. 이 밖에 내년 출시를 목표로 유명 게임 IP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만든 ‘제2의 나라’와 ‘마블 퓨처파이트’를 개발한 넷마블몬스터의 MMO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도 준비 중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넥슨은 청소년들이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코딩 경험의 기회를 갖도록 2016년부터 매년 청소년 코딩대회 ‘NYPC’를 열고 있다. 코딩 문제는 넥슨 개발자와 외부 교수진으로 구성된 문제출제위원단에서 만든다. 특히 온라인 예선에서는 단계별로 난이도를 설정해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하는 일반 학생들도 낮은 단계 문제부터 부담 없이 도전해볼 수 있도록 했다. NYPC 출제 문제는 일반 코딩 대회와 달리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실제 게임 개발 또는 게임을 서비스하며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적용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에 나오는 물폭탄을 사용해 블록을 가장 많이 없애는 문제 등이 나왔다. 청소년들에게 게임을 배경으로 원하는 상황을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해 코딩이 재미있는 논리 도구임을 인식하게 만든다는 취지다. 2016년 첫 대회에 2500여 명이 참가한 데 이어 2017년부터는 매년 4500명 이상이 참여해 누적 참여자 수가 1만7000명을 넘어섰다. 넥슨은 2017년부터 NYPC와 함께 멘토링 프로그램 ‘NYPC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코딩에 대한 각자의 경험담과 활용 사례를 공유하며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전달하는 행사다. 8월 15∼1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NYPC 2020 토크콘서트에는 아퀴스 김성민 대표, 비브스튜디오스 김성수 연구소장, 아마존웹서비스 서지혜 스페셜리스트, 상상텃밭 반병현 이사, 넥슨 김대훤 부사장, 코로나19 자가진단 앱을 개발한 군의관 허준녕 대위, 비트바이트 안서형 대표, 멋쟁이 사자처럼 이두희 대표, 코로나 알리미 앱을 공동 개발한 고려대 최주원, 박지환 학생 등이 참여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이 200만 원 가까이 치솟고 있습니다. 실제 일부 기종(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2)의 출고가는 239만8000원에 달합니다. 불과 3년 전 갤럭시노트8, 아이폰8 등이 출시될 때 스마트폰 100만 원 시대가 도래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머지않아 스마트폰 한 대 값이 200만 원이 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말기 가격만 비싸진 게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액정 교체비용도 올라가게 됐습니다. 일부 기종은 44만 원에 달하는데요. 이는 출고가 대비 30%에 달하는 금액으로, 웬만한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과 맞먹는 숫자입니다. 스마트폰 한 번 떨어뜨리면 ‘곡소리’가 나는 이유입니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간 고 사양 스마트폰 가격은 많게는 60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삼성전자가 2016년 3월 내놓은 당시 최고급 폰이던 갤럭시S7 엣지(64기가바이트 기준)의 출고가는 92만4000원이었는데요. 2020년 3월 선보인 프리미엄폰 갤럭시S20 울트라는 159만5000원으로 4년 새 최고급 폰의 가격은 67만1000원이 올랐습니다. 무려 73%나 상승한 셈이죠. 애플은 어떨까요. 2016년 10월 나온 아이폰7 플러스의 출고가는 102만1900원이었습니다. 2019년 3월 나온 아이폰11 프로맥스(155만 원)과 비교하면 52만8100원(52%)이 올랐네요. LG전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6년 3월 출시된 G5는 83만6000원. 2019년 10월 나온 V50S 가격이 119만9000원이었으니 43% 가량 상승했습니다. 그 동안 스마트폰 성능은 좋아졌으니 그만큼 돈을 더 내야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겁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의 노력을 한 대가를 받는 것이니까요. 카메라 화소를 높여주었고, 펜을 쓸 수 있게 해주었고, 롱텀에볼루션(LTE)에서 5세대(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이제는 액정이 접히는 세상까지 만들어줬으니 말이죠.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면서 덩달아 액정 교체비용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지요. 무엇보다도 출고가는 새 폰이 나오면 이내 떨어지지만 액정 교체비용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프리미엄 폰 갤럭시S20 울트라의 액정 교체비용은 28만6000원이었습니다. 출고가 대비 18%에 달합니다. 최근 갤럭시S20 울트라의 출고가가 인하(145만2000원)된 점을 감안하면 이 비중은 20%로 높아집니다.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액정 교체비용은 출고가의 20%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갤럭시S7 엣지의 액정 교체비용은 19만3000원으로 출고가의 21% 수준이었습니다. 갤럭시S8+는 19%, S9+는 21%, S10+는 21%였습니다. 해당 기기들의 출고가가 인하된 점을 고려하면 이 비중은 조금 더 높아지지요. 애플은 액정 교체비용 더 부담이 큽니다. 아이폰11 프로맥스의 액정 교체비용은 무려 44만 원이었습니다. 출고가 대비 28%에 해당하는 금액이죠. 이동통신 3사에서는 아이폰11 프로맥스를 152만9000원(출고가 기준)에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이통사 관계자에 따르면 대량 구매를 통해 애플 공식 홈페이지 대비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출고가 대비 액정 교체비용의 비중은 29%에 해당합니다. 다른 기기들은 어떨까요. 아이폰7 플러스는 해당 비중이 21%, 아이폰8 플러스는 20%, 아이폰XS 맥스는 29%였습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출고가 인하를 염두에 두고 비중을 따져보면 30%가 훌쩍 넘어가게 됩니다. LG전자의 G7, V40, G8, V50 등 스마트폰들도 해당 비중이 19~24% 수준이었습니다. 조 의원은 “스마트폰 액정은 소비자 부주의로 한번 떨어뜨리기만 해도 손상될 수 있어 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그 비용이 20만~40만원을 상회해 국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며 “신모델이 출시 될 때마다 액정 교체비용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스마트폰 액정 교체를 하는 고객들은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를 먼저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특히 아이폰 유저들은 조금 더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대비 공인 서비스센터의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 9월 현재 애플의 경우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있는 직영 애플스토어 서비스센터 1곳을 포함해 공인 서비스센터 84곳을 포함 총 85개곳이 있습니다. 지난해(88곳) 대비 줄어든 숫자입니다. 애플은 유베이스, 투바, 앙츠, 위니아에이드와 같은 공인 서비스센터를 지정해서 간접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대비 동일한 개수(178곳)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LG전자가 소폭 늘린 것(167곳→171곳)과는 대비됩니다. 애플의 2분기(4~6월) 국내 점유율이 19%(카운터포인트리서치)로 LG전자(13%)보다 높은 점을 감안했을 때 서비스센터의 운용 방식은 다소 아쉬운점이 있습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가계통신지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9년 현재 12만3000원으로 2015년 14만7700원 대비 많이 줄었죠. 전체 가계지출 중 통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8%에서 5%로 떨어졌고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감소분에 대해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더 빠른 통신망(5G)을 이용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액정 교체비용과 같은 부담이 덩달아 감소하지 않는 이유도 그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됩니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

스마트폰 가격이 치솟으면서 액정 수리비용 부담도 덩달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 출고가의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간 주요 스마트폰 가격이 많게는 60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3월 나온 삼성전자의 최고사양 스마트폰 갤럭시S7 엣지(92만4000원)와 올해 3월 출시된 갤럭시S20 울트라(159만5000원)를 비교하면 67만1000원(73%) 가량 상승했다. 애플이 2019년 3월 선보인 아이폰11 프로맥스(155만 원)는 2016년 10월 출시한 아이폰7 플러스(102만1900원)에 비해 가격이 52만8100원(52%) 올랐다. LG전자 역시 2016년 3월 내놓은 G5(83만6000원)보다 2019년 10월 선보인 V50S(119만9000원)의 가격이 36만3000원(43%) 높았다. 스마트폰 고가화로 액정 교체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아이폰11 프로맥스의 액정 교체비용은 44만 원으로 출고가 대비 28%에 달했다. 갤럭시 S20울트라는 28만6000원(18%), V50S는 24만2500원(20%)이었다. 최근 갤럭시S20 울트라가 145만2000원으로, V50S가 99만9900원으로 출고가가 인하된 점을 반영하면 액정 교체비용은 출고가 대비 각각 20%, 24%로 더 상승한다. 한편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공식 서비스 센터 수는 삼성전자 178곳, LG전자 171곳, 애플이 85곳으로 나타났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

세금을 투입해서 일자리를 만든다는 의미의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얼마나 많은 세금이 들어갔을까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 간 정부는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에 55조2007억 원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예산은 각 부처별로 할당돼 진행되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주도하는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을 평가해보고자 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정부가 주도해 나가는 디지털 뉴딜 사업의 핵심 부처이기도 하니까요. 과기정통부는 최근 3년 간 전체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의 0.33%를 할당 받았습니다. (일자리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예산의 70% 가량을 가져간다고 합니다.) 비중으로 보면 적어 보이지만 금액으로 뜯어놓고 보면 1800억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그렇다면 이 자금을 가지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이에 걸맞은 일자리를 창출해내야 한다는 임무를 잘 수행했을까요.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은 수많은 종류가 있는데 평가가 가능한 사업은 크게 직접일자리와 직업훈련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과기정통부가 하는 직접일자리사업은 만 34세 이하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가 안정적인 박사 후 연구원(일명 포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데 쓰였습니다. 지난 3년 간 총 149억2000만 원, 총 225명에게 자금이 지원됐으니 1인당 6600만 원이 넘는 돈이 지원된 겁니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올해 대졸 초봉을 확정한 대기업 147곳을 분석했는데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4130만 원이었습니다. 이와 비교해보면 적지 않은 돈이 포닥들에게 투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자금 지원을 받은 포닥들은 얼마나 많이 취업을 많이 했을까요. 3년 간 취업률은 평균 35.8%였다고 합니다. 박사 학위라는 고스펙자들의 취업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아쉬운 수준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고스펙자들의 취업을 위해 자금을 지원해 줘야하는지도 의문마저 듭니다. 물론 형편이 어려운 분들께는 도움을 줘야겠죠. 그런데 취약계층의 참여율은 14.1%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고용노동부는 과기정통부 사업에 대해 “투입된 재정규모 대비 수혜자 규모가 매우 작아 정부 재정 효과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고요. 다음은 직업훈련사업입니다. 많은 직업훈련 중에서도 혁신성장청년인재집중양성 사업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만 34세 이하 청년 미취업자에게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겁니다. 과기정통부는 2018~2019년에 총 2862명에게 52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다행스럽게도(?) 취업률은 2018년 55%, 2019년 47%로 직접일자리사업보다는 높았는데요. 아쉬운 점은 중도탈락자수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전체의 9.2%(263명)에 달한 것이죠. 한 사람당 2000만 원 가량의 지원금이 나간 점을 감안하면 53억 원이라는 교육비가 낭비된 겁니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학원 진학이나 군입대로 취업이 불가능한 이들을 제외한 뒤 취업률을 산정하면 2018년은 63.7%, 2019년은 70.2%가 나온다”면서 “낭비됐다고 지적한 지원금도 4억8400만 원은 반납을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과기정통부 산하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 교육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 26개 기관(전체 33개)에 대해 연차평가를 실시하니 11곳은 강사진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교육과정이 미흡했고 취업성과도 저조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4곳은 이듬해 교육 기관 재선정이 되지 못하도록 했고, 7곳은 일부 교육 과정을 축소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도 탈락률도 자연히 높아진 거죠. 김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대형 국책 사업을 추진할 자격과 능력이 되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과학기술 분야 일자리 사업은 전체 사업 대비 규모도 작다보니 그동안 관리감독이 안 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계 경제가 팍팍해진 가운데 세금 부담은 늘어나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데요.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시민사회와 언론, 국회 등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

미국 무역 제재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연례행사인 ‘화웨이 커넥트 2020’을 개최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예년과는 달리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사업적 불확실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외부 행사 참여 자제 분위기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화웨이는 이날부터 나흘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사들에 회사의 기술 현황과 향후 비전을 설명하는 글로벌 기술 행사 ‘화웨이 커넥트 2020’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5년째인 이 행사는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된다.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회장은 23일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무역 제재에 따른 사업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며 협력업체들과의 강한 연대를 통해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이달 15일부터 미국 정부 승인 없이는 세계 모든 반도체 부품을 살 수 없는 상황이다. 궈 순환회장은 “(미국으로부터) 지속적인 탄압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어 생존이 경영의 주된 목표가 됐다”며 “화웨이의 공급망을 가로막는 제재에 대응하고자 모든 역량을 집중해 협력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궈 순환회장의 바람과 달리 이번 행사에는 수년 전부터 스폰서로 참여해왔던 협력업체 상당수가 불참했다. 올해 화웨이 커넥트 스폰서 기업은 77곳으로 지난해보다 10곳 줄었다. 2018년 125곳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축소됐다. 그나마 올해 행사 메인 스폰서(다이아몬드, 플래티넘 등) 명단에는 해외 기업보다는 중국 기업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2년간 화웨이 커넥트 스폰서로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국뿐 아니라 외부 행사 참석 자체가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달 열린 유럽 최대 국제가전전시회 ‘IFA 2020’ 등을 비롯해 주요 행사 대부분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2년 연속 스폰서로 참여했던 국내 클라우드 스타트업 베스핀글로벌도 온라인 행사에서 얻을 수 있는 마케팅 효과가 작다는 이유로 빠졌다. 지난해 참석한 인도의 정보기술(IT) 기업 인포시스와 독일의 조명기업 오스람, IT 회사 팀뷰어 등도 올해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레드햇은 2019년부터 불참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참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미국 정부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행사에 불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코리아 측은 “행사가 연례적으로 열리는 만큼 초청이 아닌 개별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할지를 알려오는 구조”라면서 “전년 대비 스폰서 수가 감소한 건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동북아산업실장은 “미중 패권 전쟁보다는 코로나19 여파로 행사 참여 기업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면서 “당장 미국 제재로 화웨이의 입지가 줄어들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도 고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중국 정부의 막강한 지원을 기반으로 한 생존 전략을 꾸려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신무경 yes@donga.com·서동일 기자}

21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내놓은 음성 인식 컨트롤러 ‘미니링크’(사진)를 써봤습니다. 카카오가 2017년 선보인 인공지능(AI) 스피커의 축소판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씁니다. 무게는 31g, 크기는 가로 43mm, 세로 65mm, 폭 15mm로 목에 걸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핵심 기능은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입니다. 운동이나 운전 중일 때 스마트폰을 꺼내 들기 힘든 상황에서 터치 조작과 음성 명령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돕습니다. 그래서 미니링크 측면 버튼은 카톡 메시지 수·발신 전용으로 만들어 놓았죠. 측면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새로운 카톡 메시지를 읽어줍니다. 두 번 누르면 메시지를 보낼 수 있죠. 지정해둔 사람, 채팅방에만 수·발신할 수 있도록 앱에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측면 버튼을 두 번 누르거나, 전면 버튼을 누른 뒤 ‘카톡 보내줘’라고 말하면 ‘누구에게 보낼까요’라고 물어옵니다. ‘○○○에게 보내줘’라고 하면 ‘뭐라고 보낼까요’라고 되묻습니다. ‘사랑한다고 보내줘’라고 하면 ‘○○○님에게 사랑한다고 보낼까요’라고 물어옵니다. 그 뒤 ‘그래’라고 답하면 카톡이 전송됩니다.(‘네’는 인식을 못 하더군요.) 그런데 가끔 사람 이름 인식을 잘못해 초조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름이 비슷한 ‘○○○님에게 사랑한다고 보낼까요’라고 물어온 것입니다. 자칫 인간관계가 파탄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뭐라고 보낼까요’ 대신 ‘○○○님에게 뭐라고 보낼까요’라고 물어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AI를 통해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았던 사람은 걸러내든지요. 음성을 깨끗이 처리해주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지만 인식률이 아쉬웠습니다. 전화 발신도 가능하지만 한계는 있었습니다. 연락처에 5000명 넘게 저장돼 있으면 ‘사람을 찾을 수 없다’고 나옵니다. 가격은 케이스를 포함해 4만1300원. 아이폰 이용자는 4분기(10∼12월)쯤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용돈 벌며 공부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복사만 하다 옵니다.”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서 ‘청년 기술이전 전담인력(TLO)’을 검색하면 이 같은 취업준비생들의 반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공계 고급 인력을 위한 취업 지원 사업이 용돈벌이 수준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도입된 청년 TLO 사업은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사업화하거나 청년들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 산학협력단이 미취업 이공계 졸업생들을 계약직 직원으로 6개월 채용해 전문성을 갖추도록 했다. 정부가 월 150만∼180만 원을 지원해 학생들이 실력을 쌓으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게 도와주는 것이다. 올해까지 3년 동안 1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취업률 70%’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년 TLO 사업에 참여한 청년의 취업률은 2018년 44.5%, 지난해 45.7%에 불과했다. 애초에 취업률 70%라는 목표가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입 취지처럼 기술 이전이라는 전문성을 쌓기에 6개월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연구원으로 제대로 관리하기보다는 교내 아르바이트처럼 사무일만 하다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력을 쌓을 시간도, 쌓을 기회도 주어지지 않으니 취업으로 연결되지도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려는 정책이 아니라 당장 대학 계약직 채용을 늘려 눈앞의 청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사업 초기부터 대학에서 근무일지를 작성하지 않거나 출근시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부실한 관리감독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8년부터 네 차례 현장 점검을 하며 개선해 왔다지만 지난해까지 수행 업무를 재배정(9개 대학)해야 하고, 복무를 강화해야 한다(6개 대학)는 지적 사항이 이어졌다. 사후 관리에 아쉬움도 남는다. 2018년, 2020년 국회 과방위 결산심사에서 TLO를 거쳐 취업한 이들의 고용유지율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과기정통부는 “학생들의 반발과 비협조로 어렵다”고 밝혔다. 일자리의 질과는 상관없이 ‘취업률만을 끌어올리면 된다’는 식으로 비치는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하반기 공채문이 좁아진다는 흉흉한 소식에 청년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기술 이전’ ‘창업’과 같은 그럴듯한 말로 포장된 단기 일자리 정책보단 당장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장기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신무경 산업1부 기자 yes@donga.com}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하자 로봇이 식당에서 조리한 음식을 싣고 아파트 단지를 누비기 시작한다. 배달 로봇은 탑재된 통신 단말을 통해 공용 현관문을 열고 이내 엘리베이터까지 불러 세운다. 주문자의 현관 앞에 도착한 배달 로봇이 고객의 앱에 알림을 보낸다. ‘음식이 도착했어요.’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당장 내년 상반기(1∼6월)면 이같은 음식 배달 자율주행 로봇이 일상화된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1일 실내외 자율주행이 가능한 배달 로봇 ‘딜리Z’를 공개했다. 사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부터 엘리베이터와 연동해 실내에서 층간을 오갈 수 있는 로봇(딜리타워)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서울 송파구 레이크팰리스,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엘리웨이)와 대학 캠퍼스(건국대 서울캠퍼스)에서 실외 배달이 가능한 로봇(딜리드라이브)도 내놨다. ‘딜리Z’는 이 둘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로봇이 아파트의 좁은 복도에서 오가려면 제자리에서 회전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거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 크기로 제작돼야 하며 단지에서 많이 주문하는 음식 유형에 맞게끔 적재함이 만들어져야 한다. 딜리Z는 이 같은 요구조건을 반영해 제작됐다. 로봇 부피는 줄이되 적재 용량은 25L, 최대 적재 무게는 30kg로 늘렸고 몸체가 360도로 돌아가도록 했다. 무엇보다도 안전에 신경을 썼다. 외관 전체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에어백으로 감쌌다. 몸체 전면에는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해 간단한 텍스트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전후방에 야간전조등과 브레이크등을 장착하고 상단 깃발에도 LED를 적용했다. 배달의민족은 2017년부터 일찌감치 배달 로봇을 준비해 왔다. 음식 배달 거래액이 2015∼2019년 연평균 50%가량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배달원 확보가 어려워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율주행차에 배달 로봇을 싣고 다니며 배달하는 모델과 배달 드론(무인기)도 검토했다. 하지만 아파트 중심인 한국에서는 실내외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근 들어 로봇 개발 속도는 더 빨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고객 수요가 급증했고 비대면에 대한 선호도도 커졌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상용화하려다 지난해 11월 앞당겨 출시한 서빙 로봇(딜리플레이트)은 현재 90개 식당에서 100대가 운영되고 있다. 연말까지 200개 식당에서 300대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전초밥집에서 볼 수 있는 형식의 레일형 서빙로봇(딜리슬라이드)도 연말쯤 선보인다. 최근 요식업 트렌드가 홀 크기는 줄이고 배달과 포장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어 혼자서 매장 관리를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김요섭 배달의민족 로봇사업실장은 “상용화된 서빙 로봇부터 아파트 단지를 달리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까지 도입 문의가 많아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40여 명인 인력도 연내 70여 명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2022년이면 서울의 많은 지역에서 로봇이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원스토어’가 SK텔레콤 자회사 중 처음으로 상장을 추진한다. 올해 상반기(1∼6월) 흑자로 돌아서며 성장성과 이익 창출 기반이 입증됐다는 자신감 덕분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콘텐츠 확보에 나서 ‘국가대표 앱 마켓’으로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경기 성남시 원스토어 본사에서 본보와 만난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원스토어는 규모가 작지만 성장세가 가파르고, 구글 및 애플과 경쟁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 이름인 ‘One store’처럼 SK텔레콤 자회사 중 첫 번째로 내년에 상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 K앱 마켓이 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주주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예정대로 상장한다면 SK텔레콤 핵심 자회사 ADT캡스, 웨이브, SK브로드밴드, 11번가 중에서 첫 IPO 사례가 된다. 상장 주관사들이 평가하는 기업가치는 1조 원으로 추산된다. 상장 전 추가 투자 유치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1000억 원의 외부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를 5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투자금은 웹소설, 웹툰 같은 원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데 쓴다. 이후 IP를 드라마, 영화, 게임 등으로도 확장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기는 방식으로 게임 이용 행태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지원할 ‘크로스 플랫폼’ 소프트웨어(SW)를 내놓는다. 아울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원스토어 같은 앱 마켓을 설립한다. 원스토어는 2016년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의 앱 마켓을 통합하며 공식 출범했다. 대주주는 SK텔레콤(52.7%)과 네이버(27.7%)다. 애플과 구글의 아성을 깨겠다고 한국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뭉친 만큼 KT, LG유플러스와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통 3사를 통해 판매되는 안드로이드 폰에는 구글 앱 마켓뿐 아니라 원스토어가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2016년 원스토어가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시장점유율은 10% 안팎 수준이었다. 성장세가 주춤하자 원스토어는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 카드를 꺼냈다. 2018년 7월 앱 장터 결제 수수료를 업계의 관행인 매출의 30%에서 5∼20%로 인하한 것이다. 원스토어의 결단에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만 2년 새 거래액은 2배, 매출은 1.5배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2위인 애플도 제쳤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8월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점유율은 71%, 원스토어는 18.4%, 애플 앱스토어는 10.6%로 나타났다. 실적도 뒷받침됐다. 2019년 매출은 1351억 원으로 전년(1103억 원) 대비 22.5% 늘었다. 2018년 7월 이후부터 올해 3분기(7∼9월)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이 예상된다. 이달 중 앱 매출 상위권에 있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연내에는 위메이드가 자사 IP로 개발 중인 ‘미르4’도 입점한다. 최근 구글이 비(非)게임 앱에 대해 구글 결제 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수수료 30%를 일괄 적용하려 하자 원스토어 수수료 인하 정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음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의 원스토어 입점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연말까지 지니뮤직, 플로, 벅스, 웨이브, 시즌 등 5, 6개 콘텐츠 서비스들이 원스토어에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쏘카 자회사 VCNC가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를 연내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VCNC는 이날부터 타다 대리와 함께할 운전사 1000명의 사전 모집에 나섰다. 타다 대리는 이용자 170만 명에게 승합차 기반 호출 서비스를 제공했던 타다 앱에 서비스 메뉴를 추가하는 형태로 구현될 예정이다. VCNC는 3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 금지법) 통과 이후 예약 이동 서비스인 타다 프라이빗, 타다 에어만을 제한적으로 운영해 왔다. 현재 주요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사업자로는 15만 명의 대리기사를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있다. VCNC 관계자는 “기사와 고객 간 상호평가시스템과 경유지 설정 등 타다 플랫폼 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쏘카는 최근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1조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국내 모빌리티(이동) 기업으로는 처음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 됐다. 쏘카의 누적 투자액은 3000억 원이다. 쏘카는 투자금을 카 셰어링(차량 공유), 대리운전, 가맹(프랜차이즈) 택시, 중고차 거래 사업 등 이동 관련 신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카카오가 16일 업무용 메신저 카카오워크를 선보이면서 기업 대 기업(B2B)용 협업 소프트웨어(SW)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카카오워크는 카카오톡과 별개의 SW로 PC와 모바일 버전을 각각 내려받아 기본 버전은 무료로 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카톡과 유사한 메신저 기능을 제공하지만 메시지별로 누가 읽었는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의 특징들을 담았다. 개별 메시지에 ‘좋아요’ ‘싫어요’를 뜻하는 이모지로 간단하게 아이디어에 대한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다. 특정 메시지를 택해 ‘할 일’ 리스트로 등록하면 메신저 상단에 ‘할 일이 ○건 있어요!’라고 알림이 떠 업무 관리를 돕는다. 채팅방에 뒤늦게 합류해도 이전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로도 기안을 하거나 결재를 처리할 수 있는 전자결재 기능과 출퇴근 체크를 가능케 하는 근태 관리 기능도 포함됐다. 최대 200명까지 입장 가능한 화상회의 기능도 담았다. 아울러 모든 채팅방과 메시지, 파일, 멤버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다음’의 통합 검색 기술을 녹였다. 옵션 설정(멤버, 채팅방, 기간)을 통한 정교한 검색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고객사가 기존에 쓰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카카오워크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수도권에 거주하는 A 씨는 올해 여름 휴가철에 집 앞에서 카 셰어링(공유 차량)을 빌려 타고 백령도에 다녀왔다. 예전엔 여행을 갈 때 기차나 버스로 이동한 뒤 현지에서 차를 빌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에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고 이 같은 방식을 택했다. A 씨는 “운전 시간이 길어져 피곤했고 비용도 더 들었지만, 집에서 섬까지 곧장 이동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휴가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 이용을 기피하면서 카 셰어링 이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여름 휴가철에는 카 셰어링을 통해 사람들이 밀집해 있지 않은 섬이나 캠핑장으로 떠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카 셰어링 업체 쏘카에 따르면 지난달 쏘카 예약 건당 평균 이용 시간은 8시간으로, 전년 동기(6시간)보다 25%가량 늘었다. 지난해 건당 6, 7시간이던 쏘카 이용 시간은 올해 들어 8시간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을 통해 주요 목적지에 도달한 뒤 현지에서 카 셰어링을 하는 대신 곧장 집 근처에서 차를 빌려 여행을 떠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름 성수기(7월 마지막 주∼8월 셋째 주) 기준으로 쏘카를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빌려 출발한 비율은 44.9%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4%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강원도에서 차를 빌려 출발한 비율은 같은 기간 62.9%에서 51.0%로 낮아졌다. 쏘카 관계자는 “보다 안전하고 개인화된 이동을 위해 대중교통 대신 카 셰어링을 많이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여름 성수기 때 정차(1시간 이상)한 횟수가 전년 대비 많이 증가한 지역은 인천 옹진군, 경기 시흥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 인천 연수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순이었다. 예년에 비해 서해안의 섬 지역이나 캠핑장 등에 정차한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쏘카 관계자는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 영종도, 영흥도, 경기 대부도 방문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드물지만 섬으로 페리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경기 가평군, 경기 용인시 처인구, 경기 양평군, 강원 춘천시, 경기 양주시 등은 정차 횟수가 지난해보다 많이 줄었다. 테마파크(에버랜드)와 워터파크가 있는 명소나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지역 등에 대한 방문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고강도 제재가 시작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중국 기업의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0일 화상으로 열린 제5차 한미 정보통신기술(ICT) 정책포럼에서 미 국무부는 5G망 구축에서 화웨이와 ZTE를 배제하는 전략인 ‘5G 클린 패스(Clean Path)’ 기조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과기정통부 정희권 국제협력관(국장)과 미 국무부 스티브 앤더슨 부차관보 대행(국장급)이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당초 미국 측은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한 보안 우려를 이번 포럼 의제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민감한 문제를 다루지 말자는 한국 측의 반대로 의제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미국 측은 포럼 진행 중에 5G 클린 패스 구상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는 이른바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과기정통부는 8일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법을 입법 예고했다. 미국 측은 “우리 기업(넷플릭스)만 겨냥하는 법 아니냐”고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 안건 배제에도 ‘5G 클린패스’ 언급… 美-中 사이에 낀 한국, 고민 더 깊어져 ▼한미 ICT포럼서 ‘화웨이 배제’ 압박… 더 직접적으로 한국 동참 요구中장비 쓰는 LG유플러스도 고심“‘5세대(5G) 클린 패스’ 구상에 대해 전달하고 싶다.” 10일 온라인으로 열린 한미 정보통신기술(ICT) 정책포럼 도중 미 국무부 측 참석자는 불쑥 이 같은 얘기를 꺼냈다. 당초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한미 양측이 사전에 합의했는데 미국 측이 굳이 언급한 것이다. ‘5G 클린 패스’는 화웨이, ZTE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자는 미국 측의 구상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중국산 5G 장비 배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포럼을 앞두고 미국 측은 클린 패스를 포럼 안건으로 다루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 측은 ‘외교부 소관 사안에 더 가까워 포럼 의제와는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반대해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측이 굳이 클린 패스를 언급한 것은 미 정부가 공식 외교채널인 외교부를 넘어서 5G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를 통해 우리 기업의 구체적인 움직임을 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포럼 이전부터 미 정부가 클린 패스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어 했지만 우리 부처의 사안이 아니어서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며 “포럼 내용 중 5G 이동통신 보안 의제가 있었는데 미 정부가 자연스럽게 클린 패스를 꺼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 주도의 중국산 5G 장비 활용 배제 움직임과 관련한 문제를 최대한 피해 가려는 입장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어서 해당 사안이 자칫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설익은 입장이 외부에 전달됐을 때 중국 정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측의 압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은 LG유플러스다.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의 5G 무선장비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측은 당장 화웨이 통신장비를 철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망 투자비용의 손실뿐만 아니라 서비스 단절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측은 미 정부의 직간접적인 요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 미국 측은 최근 한국 정부가 입법 예고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일명 넷플릭스법)에 대한 우려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이 넷플릭스와 같은 특정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을 염두에 두고 만든 법안 아니냐는 것이다. 또 시행령 안에 미국 기업의 서버를 한국에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있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넷플릭스법은) 국내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며 특정 국가의 기업을 배제하기 위한 법안이 아니라는 취지로 미국 측에 설명했다”며 “입법 예고 중이어서 공식 창구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밝혔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줄었던 택시 이용객이 다시 증가해 최근에는 지난해 이용 수준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택시, 대리, 주차 등 모빌리티(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올해 1월 택시 이용량(100)을 기준으로 변화 추이를 조사한 결과 확진자가 늘어난 3월(66)은 대폭 감소했지만 6월(100)부터 회복세를 보이다가 8월에는 113까지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8월(97)보다도 높은 숫자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공생을 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 이용자들이 조금씩 택시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시 이용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앱에 신용카드를 사전 등록한 뒤 하차 시 바로 결제되도록 하는 ‘자동결제’를 통한 호출 이용자 비율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8%포인트 증가했다. 택시 단거리 운행 비율은 2018년 45%에서 올해 상반기(1∼6월) 50%로 소폭 늘어났다. 단, 서울 기사들의 올해 상반기 단거리 운행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대리 운전 이용도 반등하고 있다. 4월 말 이후 대리 서비스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최대 20% 이상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월 말에는 전년 대비 최대 25% 감소했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달리 만남과 술자리를 다시 재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차 요금 결제 시 비대면을 선호하는 현상도 돋보인다. 전체 제휴 주차장의 사전예약과 자동정산 비율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15% 상승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대중교통을 피하려는 자차 이동 출퇴근족과 주차 요금의 비대면 결제를 선택하는 이용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SK텔레콤이 하반기(7∼12월) 채용에도 언택트(비대면) 채용 상담을 도입한다. SK텔레콤은 14일부터 하반기 정기 채용과 수시채용(직무 경력 3년 미만) 지원 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일대일 영상통화 기반 언택트 채용 상담을 통해 개별 지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로 했다. 또 온라인 채용설명회(T-커리어 캐스트)를 통해 담당 실무자가 채용 과정과 직무에 대해 설명해줄 예정이다. 언택트 채용 상담은 22일부터 사흘간 초고화질 그룹영상통화 서비스 ‘미더스’를 통해 제공된다. 신청자는 관심 전형, 직무 등을 선택하고 상담을 원하는 담당자와 시간을 신청한 뒤 안내에 따라 상담을 진행하면 된다. 신청은 SK텔레콤 홈페이지에서 20일 낮 12시까지 가능하다. T-커리어 캐스트는 SK그룹 채용 유튜브에서 19일 오후 1시부터 진행된다. 지원자는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 채팅과 댓글을 통해 질문을 할 수 있다. SK텔레콤 정기채용 지원서 접수는 25일까지, 수시채용은 10월 2일까지다. 이정 SK텔레콤 기업문화센터 인재영입팀장은 “지원자들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SK텔레콤의 인재 영입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의 문화도 함께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금융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인 네이버가 내년 3월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소법의 규제 대상에 금융 상품을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중개업자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또 네이버 보험 중개 서비스의 수수료 구조에 대한 자체 분석에 착수했다.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네이버에 대한 규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금소법 시행 뒤 네이버파이낸셜 등록” 14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금소법은 적용 대상을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 △금융상품자문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적용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금융상품을 직접 판매하거나 판매를 대리·중개하거나 자문업을 영위하면 원칙적으로 금소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은행법·자본시장법상의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관측을 일축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도 “금소법상 금융상품을 판매 대리 또는 중개하는 경우에도 (당국에) 등록이 필요하다. 법이 시행된 뒤 네이버파이낸셜을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소법상의 금융상품 판매 대리 또는 중개업자로 등록하면 사실상 제도권 금융에 처음으로 편입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소법에 따른 규제를 받게 된다. 소비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권유하고(적합성 원칙), 부적정한 상품에 가입하려고 하면 이를 알려야 한다(적정성 원칙). 또 소비자에 대한 설명 의무, 불공정 행위 금지, 부당 권유 금지, 허위 및 과장 광고 금지 등의 의무를 지키는지 감시를 받게 된다. 이를 어기면 관련 수입의 최대 50%를 과징금으로 물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네이버 규제가 필요하다면 고쳐야 할 법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우선 금소법이 네이버의 독주를 막을 브레이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 네이버의 수수료 구조 분석 나서 금소법이 적용된다고 해도 금융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네이버를 둘러싼 논란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은행법’ 등 업권별로 자본금, 자산 건전성 등과 관련해 촘촘한 규제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증권,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기존 금융회사와 연계해 중개하는 ‘우회 진출’ 방식으로 현재 은행법 등의 책임과 의무를 피하고 있다는 것이 기존 금융사들의 지적이다. 핀테크 스타트업도 아닌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에도 기존 금융회사들과 동등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행세’ 논란도 일고 있다.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은 네이버가 추진하는 자동차 보험 가격 비교 견적 서비스 제휴 논의를 중단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네이버의 서비스와 수수료 구조에 대한 자체 분석에 들어갔다. 네이버가 보험사로부터 받는 광고비 또는 수수료가 보험계약 건당 11%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빅테크 플랫폼의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순기능보다 소비자의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는 ‘통행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를 직접 들여다볼 권한이 없어 보험사를 통해 수수료 책정 과정 등을 자체적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규제가 금융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금융당국도 이를 의식해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 간의 갈등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인 ‘디지털금융협의회’를 가동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빅테크와 금융회사의 서비스에는 차이가 있다”며 “무조건 규제를 들이대는 게 능사는 아닌 만큼 충분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신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