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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애완동물도 천수(타고난 수명)를 누리게 해드립니다.’ 지난해 말 방문한 아시아 최대 신탁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 도쿄 본사에서 받아든 ‘오히토리사마신탁’(1인 가구 신탁) 금융상품 안내서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일본 최초로 신탁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다양한 고령층 대상 금융 서비스에 더해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한 상품까지 내놓았다. 금융회사가 노인이 숨질 경우 부고를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유품 정리, 장례까지 책임져 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PC, 노트북을 수거해 데이터를 삭제해 주고, 반려동물을 정해진 사람에게 인도해 주는 일까지 도맡는다. 다니구치 요시미쓰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 특별이사는 “각각의 서비스를 개별 업체에 맡기려면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제대로 이행됐는지 등을 담보할 수 없다. 은행의 ‘신뢰도’ 때문에 소비자들이 믿고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며 “해당 상품은 고객 수요가 많아 꾸준히 가입 건수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가 급부상하면서 고령자들의 건강하고 독립적인 노후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산업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고, 일상생활에서부터 건강관리 등을 지원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로봇과 같은 최첨단 기술, ‘에이징 테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은행들, 앞다퉈 신탁 비즈니스로… ‘에이징 테크’도 급부상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아오조라은행 등 일본 금융회사들은 고령화에 따른 고객의 요구에 맞춰 유언 신탁과 유산 정리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유언서 작성과 보관, 유언 집행까지 은행이 도맡아 해주고 유산 분할 협의서 작성, 상속 재산의 인도까지 아우른다. 평생 일군 재산을 ‘내 뜻대로’ 정확하게 상속되길 원하는 똑똑한 영올드가 늘어남에 따라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급증세다. 한국 금융회사들도 최근 신탁 비즈니스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치매가 발생하면 운용 자금을 병원, 간병, 생활비 등으로 지원해 주는 치매 신탁(후견 지원 신탁), 사망 시 장례비를 준비해 두는 상조 신탁, 손주 등의 대학 입학이나 결혼 등 행사 발생 시 일정 금액을 상속하거나 증여해 주는 이벤트형 신탁 등이 대표적이다. 신탁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하나금융그룹은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과 업무 제휴를 맺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 등 최신 기술에 상대적으로 친숙한 영올드를 겨냥한 각종 테크놀로지, 일명 ‘에이징 테크’도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헬스케어 스타트업 ‘카사나’는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스마트 변기 커버를 개발했다. 변기 커버에 센서를 달아 심박수, 혈중 산소 수치, 심박수 변화도, 화장실 사용 빈도 등을 측정해 클라우드에 자료화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령자와 케어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만성질환 관리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도와준다. 미국 ‘마이티헬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나이와 건강 상태에 적합한 맞춤형 운동과 영양 계획을 제안해 주고 나섰다. 수면의 질 개선, 스트레스 지수 저하, 폐경 관리 등에 대한 전문 강좌도 제공한다.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 손보저팬보험이 만든 요양 사업자 ‘손보케어’는 2019년 ‘퓨처 케어 랩 인 저팬’을 설립하면서 요양 기술을 개발해 왔다. 대표적인 게 돌봄용 입욕 장치. 휠체어에 탄 채로 오르고 내릴 필요 없이 씻을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로 2021년 9월 개발해 200여 대를 보급했다. 손보저팬보험 관계자는 “낙상 위험 등을 사전에 감지해 주는 수면 측정기도 1만9000여 대를 도입하는 등 요양 산업에 혁신 기술들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리빙’ 시장도 확대 고령 친화적인 주거공간과 돌봄 서비스 등을 결합한 시니어 리빙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시니어 리빙 시장을 중심으로 한 실버산업 규모는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운동 시설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갖춘 호주의 ‘BUPA(부파)’ 은퇴자 마을에서 만난 린 씨(78)는 “집을 팔아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고 관계를 맺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이경자 팀장은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5060세대가 곧 고령층에 진입함에 따라 시니어 하우징 수요층이 세분화되며 확장될 것”이라며 “향후 10년이 성장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권한대행직을 맡은 뒤 한 달이 흘렀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1인다(多)역’을 소화해온 최 권한대행을 향한 평가는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경제 관료 출신답게 ‘관리형’ 업무 스타일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해왔다는 의견과 내수 부진 및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표류하는 한국 경제의 위기를 타파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비판이 공존하는 상황이다.26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기재부 내부에서는 권한대행직을 맡은 지 한 달이 된 최 권한대행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최근 기재부 노동조합의 ‘2024년 닮고 싶은 상사’ 투표 결과 최 권한대행이 선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그가 닮고 싶은 상사로 뽑힌 것은 20여 년 전인 2006년 자금과장 시절 이후 처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재부 장관이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처음이고, 업무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내부에서라도 응원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도 “지난달에만 해도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총리를 저격하는 글이 내부 익명 게시판에 올라올 정도였다”라며 “최근에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서 일을 덤덤하게 잘하고 있다며 칭찬하는 글이 게시되고 있다”고 말했다.동시에 너무 많은 역할을 수행 중인 최 권한대행에 과부하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달 27일 권한대행직에 오른 뒤 3일 차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겸직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 직무대행, 경제부총리에 이어 중대본부장까지 ‘1인4역’을 맡아왔다. 그가 설 연휴 기간 공개적인 외부 일정은 줄이고 서울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는 점 역시 강행군에 따른 피로 누적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권한대행을 맡기 전에도 바빴는데 지금은 제때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빠듯한 일정을 소화 중”이라며 “기재부 직원들이 경제 정책 관련 보고 일정을 잡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새해 한국 경제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최 권한대행 체제로는 위기 극복에 한계가 극명하다는 비판도 많다. 대통령 리더십 부재 속에서 최 권한대행이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치기에는 움직임에 제약이 너무 많은 탓이다. 특히 최 권한대행의 일정 및 업무 보조, 부처 간 정책 조율 등을 모두 기재부가 담당해야 하는 탓에 경제 분야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경제 침체 장기화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올해 기재부 업무계획도 그렇고 눈에 띄는 경제 정책이 실종됐다는 얘기가 많다”라며 “기재부가 경제 부처가 아닌 ‘의전 부처’가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실제 기재부 내부에서는 ‘굵직한 경제 정책 보고는 나중에, 간단한 보고는 빠르게’ 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모습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큰 경제 정책은 어차피 권한대행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범위가 좁고, 국회 협의가 필수적인 만큼 직원들도 굳이 보고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대신 간단한 보고는 차관에게 직접 하면서 과거보다 빠르게 처리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최 권한대행이 한국 경제의 추가 침체를 막는 정도의 ‘방어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적인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권한대행 체제로는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며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이다. 계엄 사태 이후 각 정부 부처의 업무 추진 동력도 떨어졌고, 정계도 조기 대선 모드로 전환하며 국정 현안 협의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정부가 새로운 경제 정책은커녕 기존에 발표된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권한대행 직이라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자리가 아닌 만큼 현상 유지를 하면서 더 악화되지 않게 관리하는 역할이 최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한국의 첫 원전 수출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정산을 두고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법적 분쟁 준비에 들어갔다. 24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한수원은 바라카 원전 최종 정산과 관련해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서 진행될 재판에 대비해 각각 국내외 로펌을 선임했다. 양측은 2009년 계약 당시 잡았던 것보다 늘어난 공사비 등을 누가 얼마만큼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 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청구한 추가 비용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4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라카 원전은 2009년 한전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가 약 20조 원 규모로 수주한 사업이다. 한국이 처음 해외에서 수주한 원전으로 지난해 마지막 4호기까지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현재 발주사와 주계약자, 협력 업체들이 최종 정산을 진행 중이다. 한전이 주계약자이고 한수원이 건설 과정에서 운영 등의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 말 한수원은 추가 비용 등과 관련해 한전 측에 95개 사항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수원은 추가 비용을 보전받지 못할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지는 데다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제 중재 절차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한전 역시 200조 원 넘는 부채로 조 단위 추가 정산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다만 한수원이 한전의 100% 자회사인 데다 양측이 해외 원전 수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지속해야 하는 만큼 실제 국제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사안을 중심으로 대응 방향을 다시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최 권한대행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발표되고 있는 행정명령 등 정책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최 권한대행은 “국익 최우선 원칙 하에 우리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사안을 중심으로 그간 준비해 온 대응 방향을 재점검하고 대외경제현안감단회를 통해 순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기업과의 소통도 적극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보편 관세 부과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 우선 무역정책 각서’에 서명하며 기존 무역협정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에 상호 무관세가 적용되는 한국도 보편 관세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전날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편 관세는 미국 선거 운동 과정에서 계속 얘기가 나온 것으로 (트럼프 신정부가) 4월 1일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긴장감을 갖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미국과의 무역 균형에 대해서는 “무역량이나 수출을 줄일 수는 없다”며 “미국도 이익이고 한국도 이익이 되는 ‘윈윈’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장 원리에 기반해 공공과 민간 차원에서 미국산 원유·가스 등 에너지 상품 구매를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미국에서의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 관계자도 (FTA 재협상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된다 안 된다 말하기엔 섣부른 감이 있다”며 “상대방이 있는데 우리가 그런 얘기를 하고, 공식 대응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준비해 국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11월에 태어난 아이 수가 1년 전보다 약 15% 늘면서 14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연간 출생아 수도 9년 만에 반등이 확실해졌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95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565명(14.6%) 늘어난 규모로, 같은 달 기준으로 2010년 11월(6146명·17.5%)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부터 다섯 달 연속 2만 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전달에 이어 모든 시도에서 1년 전보다 태어난 아이 수가 많아졌다. 대구(25.3%)의 출생아 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전남(25.0%), 울산(24.5%) 등도 20%대 증가율을 보였다. 그동안 출생아 수가 크게 줄었던 기저효과에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이 2023년부터 늘었던 게 큰 영향을 미쳤다. 2023년 연간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1967건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혼인 건수는 1년 전보다 1887건(11.3%) 늘어난 1만8581건이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10년(12.3%)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할 것이 확실해졌다.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22만9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1만3723명)보다 3.0% 늘었다. 2015년 이후 줄곧 하락해 2023년 0.72명까지 떨어졌던 합계출산율도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4명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11월 태어난 아이 수가 1년 전보다 약 15% 늘면서 14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도 9년 만에 반등이 유력해졌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95명으로, 1년 전보다 2565명(14.6%) 늘었다. 2010년 11월 6146명이 증가한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최대 폭이다. 증가율도 2010년 11월(17.5%) 이후 가장 높았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부터 다섯 달째 2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전달에 이어 모든 시도에서 1년 전보다 태어난 아이 수가 많아졌다. 대구(25.3%)의 출생아 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전남(25.0%), 울산(24.5%), 세종(22.7%), 인천(22.0%) 등도 20%대 증가율을 보였다.그동안 출생아 수가 크게 감소했던 기저효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뤄졌던 혼인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1월 혼인 건수는 1년 전보다 1887건(11.3%) 늘어난 1만8581건으로 집계됐다. 11월 기준 증가 폭은 2015년(2445건), 증가율은 2010년(12.3%) 이후 최대다.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도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22만94명으로, 전년 동기(21만3723명)보다 3.0% 늘었다.한편 지난해 11월 사망자 수(2만9219명)는 1년 전보다 3.8%(1145명) 줄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지난해 11월 인구는 9124명 자연감소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반려동물 한 마리를 기르는 데 한 달에 평균 14만2000원이 든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입양 의사가 있는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유실·유기 동물을 입양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2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전국 20~64세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지난해 반려동물 한 마리당 월평균 양육비는 전년 대비 약 1만6000원 증가한 14만2300원이었다. 이 중 5만2400원이 병원비로 쓰였다. 개 한 마리를 기르는 데 들어가는 양육비용이 월평균 17만5200원으로 고양이(13만400원)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반려인(93.0%)이 연 1회 이상 동물병원을 방문한다고 답했다.반려동물 양육자 중에는 지인에게 무료로 분양받은 경우가 35.5%로 가장 많았다. 펫숍에서 구입(26.2%), 동물 보호시설(12.2%)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의 동물 보호시설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한 비중은 2023년 8.9%에서 지난해 12.2%로 3.3%포인트 증가했다. 향후 1년 이내 반려동물 입양 계획이 있는 응답자의 81%는 유실·유기 동물 입양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동물 복지와 관련된 인식도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보호법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75.4%로, 2023년(71.8%)보다 3.6%포인트 늘었다. 동물보호법 인지도는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응답자의 87.8%는 동물학대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사육금지 조치에 찬성했다. 구타 등 물리적인 학대 외에도 동물을 빛이 없거나 좁은 공간, 뜬장(바닥이 철망으로 된 우리)에서 키우는 것도 학대로 인식됐다.반려견 양육자들이 외출 시 목줄·가슴줄이나 인식표 착용과 같은 준수사항을 잘 지키는지에 대한 긍정적 응답도 2023년 44.3%에서 지난해 45.6%로 소폭 상승했지만 반려인(86.8%)과 비반려인(35.6%) 간 격차가 여전히 컸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증가세가 꺾였다. 취임 전부터 ‘관세 폭탄’을 예고해온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수출 환경이 더 악화하면 이미 1%대 저성장이 예고된 한국 경제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16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7억1000만 달러(5.1%) 감소했다. 반도체(19.2%) 수출은 늘었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에서는 수출이 쪼그라들었다.특히 중국발 ‘저가 제품 밀어내기’ 공세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석유제품 수출액이 1년 새 29.9% 급감했다.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승용차 수출은 이 기간 7.3% 줄었고, 자동차부품 수출 역시 10.1%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9.6%), 중국(―4.9%) 등 주요국 수출이 줄었고 베트남, 대만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이 기간 수입액은 354억 달러로 수출액을 웃돌아 무역수지는 38억 달러 적자였다.이달 말에는 설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1월 월간 수출액 또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2월까지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는데, 이달 20일까지 이어진 수출 감소세가 계속된다면 202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 증가세가 꺾이게 된다. 다만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수출이 감소한 것은 조업 일수가 하루 부족한 영향이다. 조업 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1.4%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문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수출을 둘러싼 환경이 나빠질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20일(현지 시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무역협정 재검토와 글로벌 추가 관세 조치를 지시하는 등 ‘마가노믹스(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경제학)’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며 문제 삼아 온 터라 대미 수출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 중국으로의 수출 역시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한국의 1, 2위 수출국이었다.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 정부가 언제 얼마나 관세를 올릴지는 불분명하지만 통상 환경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기관에서 올해 수출 증가율이 작년보다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거주지, 소득 수준, 취업 활동 등이 혼인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통계가 개발된다. 국가전략기술 등 신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 특수분류’ 개발도 추진한다. 통게청은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통계청은 우선 개인의 경제·사회적 특성별로 혼인, 출산 이행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인구동태패널 통계’를 새로 개발하기로 했다. 인구동태코호트 데이터베이스, 통계등록부 등의 행정자료를 결합해 1983∼1995년생의 출생, 교육 정도, 취업활동, 혼인, 출산 등의 변화를 추적, 관찰한다. 1985년생과 1993년생이 각각 30세일 때 혼인과 출산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거주지와 근로소득 수준이 혼인과 출산에 주는 영향이 같은지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출산, 육아 현황을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유배우 출산율’ 지표를 새로 개발하고 육아휴직 통계도 추가로 개발한다. 첨단 바이오, 이차전지 등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신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수요 맞춤형 특수분류 개발도 확대한다. 각 정부 부처 육성·지원 산업의 실태를 파악하고 지원 대상 선정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선 연금 백만장자인 영올드가 소비의 버팀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고령층은 집 한 채에 자산 대부분이 묶여 있어 소비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타고 지난해 2분기(4∼6월) 기준 피델리티 401K(미국 퇴직연금제도) 가입자 중 계좌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 잔액을 가진 가입자가 49만7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프랑스도 연금 부자가 적지 않다. 프랑스 연구조사평가 및 통계위원회(DREES)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서 월 4000유로(약 59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는 은퇴자는 약 75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전체 연금 수급자 1700만 명 중 4.4%가량이다. 이들 연금 부자가 거침없이 지갑을 열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영올드들의 소비 여력이 떨어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한국인이 보유한 순자산의 77.1%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 비율은 22.9%에 그쳤다. 한국인의 비금융자산 보유 비율은 미국(37.3%), 일본(43.1%·2022년 기준)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현금화가 가능하고 배당 소득 등이 유입되는 금융 자산과 달리 부동산 자산은 즉시 유동화하기 어렵고 대출 이자 등으로 그나마 있는 소득을 갉아먹는다. 상당수 한국의 고령자들이 은퇴 후 소득절벽에 시달리며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령층의 자금난을 반영하듯 대출도 확대되고 있다. 주택 구매를 위해 빌린 돈에 생활비 부족에 따른 대출 수요까지 더해지며 대출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추정한 60대 이상 차주의 대출 잔액 비중은 2021년 말 18.5%에서 지난해 9월 말 20%까지 뛰었다. 이제 올해 1965년생 은퇴를 시작으로 954만 명 규모의 2차 베이비부머가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은퇴 수순을 밟는다. 시장에서는 2차 베이비부머의 씀씀이가 살아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부동산의 연금화 등으로 고령층의 소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 성향이 단기간 내에 정책으로 쉽게 바꾸기 힘든 만큼 주택연금 제도의 개선 및 활성화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자산과 소득, 건강을 갖춘 6070 ‘젊은’ 고령층 ‘영올드(Young Old)’가 소비의 주체로서 선진국 경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K팝에 열중하고, 순수 학문에 심취하며 더 나아가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주축이 된 것이다. 한국도 ‘영올드’가 부상하고 있지만 ‘집 한 채’에 자산이 묶여 소비 주체로 부상하기엔 한계가 적지 않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일본의 구마이 아쓰코(熊井敦子·60) 씨는 2023년 십수 년간 근무했던 콜센터 직장을 떠났다. 이제는 평생 모은 금융 자산과 연금 등 월 33만 엔가량의 실소득을 기반으로 하루를 한국어 공부로 시작한다. 일주일에 한국어학당을 두 번 이상 다니며 틈이 나면 한국 여행에도 나선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남 함안을 찾아 전통 문화를, 같은 해 12월에는 서울에서 식도락을 즐겼다. 그는 “드라마, 케이팝 콘서트를 한국어로 직접 듣고 싶은 마음에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게 이제는 삶의 큰 부분으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비크로프트에 사는 애니타 하워드 씨(70)는 학교 교사를 하다가 은퇴 후 이웃 주민들에게 미술 수업을 하고 책을 쓰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연금(월 4000달러) 덕에 틈틈이 돈을 모아 여행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올해 9월에는 70세 생일을 맞아 두 아들과 네 명의 손주와 유람선 여행을 계획 중이다.과거보다 더 건강하고, 더 부유하며, 학력 수준도 높은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는 강력한 소비 및 사회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충분한 자산을 기반으로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은 기업에 매력적인 공략 대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라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계층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선 돈 있는 영올드가 경제의 ‘비밀 무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70세 이상 미국인은 현재 총가계자산의 약 26%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 지출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은 총지출의 약 2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령 세대는) 부를 축적했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라는 쌍둥이 재앙으로부터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은퇴했기 때문에 노년층의 지출은 실업률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배움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강연자로도 변신 지적 호기심을 자랑하며 배움을 위해서도 투자하고 사회적 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도 영올드의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방문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본관 지하 2층의 한 강의실. 흰머리에, 돋보기를 코 아래로 내려 쓴 수강생 40여 명이 모여 앉아 판서를 노트에 옮겨 적고 있었다. 이날 수업 주제는 천문학. 시간제로 일하며 짬짬이 수업에 나오는 60대부터 100세가 임박한 수강생까지 ‘별의 법칙’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이 강의는 레이던, 틸뷔르흐 등 네덜란드 대학 5곳이 운영하는 ‘노인을 위한 고등교육’(HOVO) 프로그램 중 하나다. 현재 암스테르담자유대에서는 약 7000명의 시니어가 수업을 듣고 있다. 네덜란드 전체로 넓히면 2만5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오프라인 수강생을 모집한 ‘미술사 코스’가 매주 2시간씩 10회 진행되는데 강좌 가격이 355유로(약 54만 원)로, 전반적으로 수강료가 저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올드들의 등록 열기는 뜨겁다. 항공기 조종사로 근무했던 피터 그리피스 씨(76)는 은퇴 이후 영국 남동부에 소규모 강의를 다니며 자신의 인생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홍콩 국적기 조종사부터 러시아 석유 재벌, 카자흐스탄 광업 재벌, 벨기에의 한 금융인 등의 개인 파일럿으로 일하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영어 교육” 사회적 가치 창출도 2010년 교사로 은퇴한 영국의 제니퍼 윌슨 씨(70)는 2016년부터 은퇴자 학습공동체 ‘U3A’(The University of The Third Age) 활동에 여념이 없다. 영국 U3A는 회원 수 40만 명 이상, 산하 소규모 그룹만 1000곳이 넘는 대형 노인 커뮤니티다. 윌슨 씨는 “U3A 구성원들이 새로운 노년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데 대해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U3A는 단순 친목단체 이상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1000여 개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 영국 옥스퍼드대의 지원을 받아 제2차 세계대전의 일상 이야기와 물건을 담은 온라인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한 영어 교육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은 영올드가 출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가구의 연소득은 2023년 기준 3469만 원으로 2020년보다 442만 원 늘었다. 교육 수준도 높아졌다. 고졸 비율은 2020년 28.4%에서 31.2%로 2.8%포인트 증가했고, 전문대 이상 졸업자도 같은 기간 1.1%포인트 늘어 7.0%로 집계됐다. 하지만 영올드의 등장과 동시에 한국 노인들의 외로움과 빈곤 문제 역시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565만5000가구로, 이 중 213만8000가구(37.8%)가 홀몸노인이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55.8%)은 ‘노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우리 농가나 기업이 해외에서 재배한 농산물은 비상시에 안심하고 들여올 수 있잖아요. 그럼 배추 수급 상황이 나쁠 때 ‘반입 명령’을 내리는 거죠. 올해는 이런 해외 농업 개발 모델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잠사회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농업 개발에 채소류도 추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해외농업·산림자원 개발협력법에 따라 유지류 등 전략 품목을 중심으로 비상시 해외 진출 기업에 반입 명령을 내려 들여올 수 있는데, 이를 배추나 무 등 채소류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송 장관은 “최근 소량의 배추를 수입했을 때 잔류 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해 돌려보냈다”며 “한국 맞춤형 농산물을 들여오는 시스템을 안착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입 명령으로 해외 진출 기업이 손해를 보면 정부가 보상한다. 정부는 올해 30년간 지속돼 온 농지제도 개편 역시 핵심 과제로 꼽고 농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에만 활용돼 온 농지를 주말 체험 영농, 농산업 등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송 장관은 “지난해 자투리 농지 2만1000ha 해제를 추진했지만 실제로 검토된 면적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등 시행이 활발하지 않았다”며 “제도 개혁에 대한 심리적 공감대는 있는 만큼 정부가 먼저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만1000ha 중 농지 지정 해제가 추진되고 있는 면적은 8000ha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8년 이상 스스로 경작을 해야만 농지를 임대할 수 있는 규정도 완화할 방침이다. 정부가 쌀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벼 재배 면적 8만 ha 감축에 나선 걸 두고 일부 농업 단체는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송 장관은 “첫해인 만큼 농가의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쌀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 아니고 단지 조성 등 다양한 방식을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농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선 빈집 거래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골 빈집은 지금도 거래를 하려면 이장님한테 가서 직접 물어야 할 정도로 기본적인 정보조차 얻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4도 3촌’(도시에서 4일, 시골에서 3일을 보내는 생활 방식)을 꿈꾸는 사람은 많은데 빈집 자체를 중개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우선 거래가 가능한 빈집의 내부 상태, 주변 정보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는 ‘빈집은행 플랫폼’을 구축한다. 축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올 6월부턴 단기 사육 한우도 시범적으로 판매된다. 국내 농가의 한우 사육 기간은 30개월에 달한다. ‘마블링(근내지방 섬유)’을 고기에 고르게 배어들게 하기 위해서다. 미국, 호주 등 축산 선진국(18개월)과 비교하면 사육 기간이 1년이나 더 길다. 송 장관은 “한우 사육 기간을 줄이면 농가 입장에서는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고 내다봤다. 송 장관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세 부과 이후 물가 인상에 대한 미국의 부담과 농식품의 문화적 특성까지 고려하면 다른 분야에 비해 농식품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장관은 또 “농산물 생산 전망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올해 하반기(7∼12월) 농림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12·3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경제에 충격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경기 진단을 내놨다.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통해 “최근 한국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경기 회복’ 문구를 14개월 만에 삭제하며 “하방 위험 증가가 우려된다”고 평가한 것보다 한층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부의 어두운 경기 진단에는 고용 지표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 줄면서 3년 10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오른 3.8%로 나타났다. 2022년 4월부터 언급되어 온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이번 평가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고환율 기조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은 1%대는 유지했지만 전달(1.5%)보다 껑충 뛰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대외적 불확실성마저 커진 상황이다. 16일(현지 시간) 세계은행(WB)은 미국이 10%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경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2.7%)보다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나라가 보편관세 부과에 대응하지 않더라도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해외 주요 기관도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한국 성장률을 2.0%로 내다봤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치(3.2%) 대비 0.1%포인트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IMF는 2025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2.2%에서 11월 2.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특히 비상계엄 여파가 신속하게 정리될 것으로 기대했던 해외 기관들은 국내 상황을 불안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계엄은 단기에 그쳤지만 높은 불확실성과 입법부 갈등 등 반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제 활동 교란 장기화, 소비 및 기업 심리 약화는 신용등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역시 17일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웨비나에서 “(정치적 불안이) 여름 이후까지 장기화하면 과거처럼 신속한 경제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정부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경기 진단을 내놨다. 17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통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경기 회복’ 문구를 14개월 만에 삭제하며 “하방위험 증가가 우려된다”고 평가한 것보다 한층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의 어두운 경기 진단에는 고용지표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 줄면서 3년 10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오른 3.8%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제동향에 1년 1개월 만에 고용 진단을 포함했다. 지난해 경제동향에는 고용 상황이 언급되지 않았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거시정책의 강조점이 이제는 물가보다는 고용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총평에서 물가 대신 고용을 다시 넣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용은 고용대로 부진한데다, 최근 고환율 기조 등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마저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1%대를 유지했지만 전월(1.5%) 대비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가 상승 전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여전히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는 만큼 향후 가공식품 물가를 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내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전월(100.7) 대비 큰 폭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기 면에서 가급적 빨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언급했듯이 경제여건 전반을 1분기(1~3월) 중 재점검해 필요시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쿠팡이 판매자들에게 대금을 늦게 주면서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같은 대형 유통업체의 정산 기한은 60일로 비교적 길어 영세 업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진단 지적이 많았는데 ‘60일’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 이번 공정위의 쿠팡 제재 착수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대형 유통업체의 정산 기한 단축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쿠팡 측에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심사보고서는 검찰 공소장에 해당하는 서류로, 이에 따라 공정위가 연내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문제가 된 건 쿠팡이 직매입 납품대금을 밀려 지급하면서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주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라 쿠팡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상품을 직매입하면 수령일로부터 60일 안에 대금을 정산해 줘야 한다. 이보다 늦어질 땐 지연이자를 줘야 한다. 쿠팡에서 판매되는 상품 대부분은 쿠팡이 납품업체로부터 직접 사들여(직매입) 자사 물류센터에 쌓아둔 뒤 직접 배송하는 상품으로, 이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다. 쿠팡이 미지급한 지연이자는 수억 원대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공정위 심의 절차에서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그간 영세 사업자들을 중심으로는 법에 규정된 60일의 정산 기한도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업계 1위인 쿠팡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드러나지 않은 정산지연 피해가 더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공정위가 내놓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에 물건을 납품하는 업체 중 대금 지연 지급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1.9%였다. 이 비율은 2022년 3.7%, 2023년 2.6%였는데 지난해 급증했다. 제때 대금을 받더라도 긴 정산 기한 탓에 유동성 위기를 호소하는 판매자들도 적지 않다. 쿠팡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박모 씨(36)는 “쿠팡에 주는 광고비를 빼면 남는 게 없을 정도인데 그마저도 두 달 만에 들어오니 ‘돈맥경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물건 사입(仕入·물건을 사들임)이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유통업체로부터 정산받기 전까지 은행 대출로 유동성 위기를 메우는 영세 업체도 급증하는 추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은행권에서 신규 취급한 선정산 대출액은 누적 4조5758억 원에 달했다. 연도별 취급액은 2019년 252억 원에서 해마다 불어나 2024년 1∼7월 1조2757억 원까지 불었다. 선정산 대출은 중소 상공인이 납품·판매대금을 정산 받기 전까지 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업체별로 보면 쿠팡 납품업체들이 빌린 돈이 1조908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피해가 있었던 티몬, 위메프가 뒤를 이었다. 쿠팡 납품업체들은 2023년 한 해에만 평균 연 5.41% 이자를 내고 5659억 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또 다른 쿠팡 판매자 A 씨(42)는 “내 돈 받는데 내가 이자를 내는 꼴”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티몬, 위메프 등 오픈마켓에 대해 ‘구매 확정일로부터 20일’의 정산 기한을 도입하는 ‘티메프 방지법’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쿠팡, 마켓컬리 등 직매입 업체는 이 같은 제도 개선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규모유통업법을 고쳐 60일의 정산 기한 단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마친 뒤 정산 기한을 줄일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강좌 수강권을 구입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넉넉한데도 ‘마지막’ ‘최종 판매 종료’ 등의 표현을 사용해 거짓, 과장 광고를 6년 넘게 계속한 온라인 교육 업체들이 7억5100만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메가스터디교육과 챔프스터디의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에 대해 각각 과징금 2억5000만 원, 5억1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특정 날짜나 시간에 한해 수강생에게 혜택을 주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광고했지만 해당 날짜나 시간이 지나더라도 동일한 가격이나 구성의 상품을 반복적으로 광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교육은 2016년 10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공무원·소방·군무원 등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610회에 걸쳐 “마지막 구매 기회” “특별 판매 마감 임박” 등의 표현을 사용해 광고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거나 지나치게 부풀려진 내용이었다. 챔프스터디 역시 2016년 1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710개 어학 상품에 대해 8만2800차례에 걸쳐 이러한 광고를 내보냈다. 특히 마감 기간별로 기수제를 운영해 다음 기수로 바뀌더라도 이전 광고와 동일한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모든 광고 하단에 디지털 타이머를 게시해 수강생에게 마감 전에 구매해야 할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 상품 대부분이 패키지로, 한번 상품을 구매하게 되면 1년 이상 장기간 이용해야 해 구매 결정이 잘못될 경우 피해가 더 크다”며 “업계 자율 협약을 체결해 이들 기간 한정 판매 광고가 부당 광고에 해당될 소지가 있음을 인식했는데도 중단하지 않고 장기간 광고를 지속했다”고 말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6년 이상 수험준비생들을 대상으로 거짓·기만적 광고를 지속한 메가스터디와 챔프스터디가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이들 업체는“마지막 구매 기회”라며 일정 기간까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같은 상품의 광고를 반복해 노출하며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했다.16일 공정위는 온라인 강의 서비스 업체 메가스터디교육㈜, ㈜챔프스터디의 표시광고법상 부당한 광고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공표명령과 7억51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메가스터디교육은 2016년 10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공무원·소방·군무원 등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마지막 구매기회” “특별 판매 마감 임박” 등의 표현을 사용해 광고했다.특정 날짜나 시간에 한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기간이 지난 후에도 마감 날짜와 일부 광고문구만 변경해 동일한 가격과 구성의 상품을 반복적으로 광고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메가스터디에 2억5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챔프스터디 역시 2016년 1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어학 관련 상품을 판매하면서 이러한 광고를 지속했다. 특히 마감기간별로 기수제를 운영해 다음 기수로 바뀌더라도 이전 광고와 동일한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은폐·누락했다. 모든 광고 하단에 디지털타이머를 게시해 소비자에게 마감 전에 구매해야할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챔프스터디는 과징금 5억100만 원을 부과받았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업계 자율 협약을 체결해 이러한 광고가 부당한 광고에 해당될 소지가 있음을 인식했는데도 장기간에 걸쳐 지속했다”며 “앞으로도 온라인 교육 시장의 부당한 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적발 시 엄중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만 명 넘게 줄며 3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고용 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약 16만 명 늘어나는 데 그쳐 2023년 증가 폭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고용 시장이 더 크게 위축돼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수 영향 큰 업종들에서 취업자 감소”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5만2000명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취업자 수가 줄어든 건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이어졌던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처음이다. 건설업 취업자가 15만7000명 급감하면서 사상 최대 감소 폭을 보였고, 제조업(―9만7000명), 도매 및 소매업(―9만6000명)에서도 취업자가 줄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수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개인서비스업, 운수창고업의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지난해 11월 7000명에서 12월 6만5000명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노인 일자리 등 직접일자리 사업이 연말에 종료된 점도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연간 단위로 운영되는 직접일자리 사업은 통상 12월 초중순까지 운영된다. 2023년과 달리 조사 주간이 12월 하순으로 늦춰지면서 지난해 12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00명 줄었다. 실업자는 17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 실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7만7000명(49.2%) 급증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시적 요인과 함께 경제 주체들의 심리 악화가 복합 작용한 결과”라며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향후 고용 여건 또한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전 부처가 일자리 전담 부처라는 각오로 취약부문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직접일자리 사업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6만1000명 늘릴 계획이다.● ‘쉬었음’ 인구도 역대 최대지난해 12월의 고용 부진은 연간 통계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15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3년(32만7000명)의 절반을 밑도는 증가 폭이다. 정부가 이달 초 내놨던 전망치(17만 명)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간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줄었던 2020년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이기도 하다. 2020년 21만8000명 감소했던 취업자 수는 2021년 36만9000명, 2022년 81만6000명 늘면서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지만 202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부진한 건설 경기의 여파로 건설업 취업자가 4만9000명 감소하며 취업자 증가 폭을 끌어내렸다. 건설업 취업자는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일용근로자도 12만2000명 줄며 2012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일도 하지 않고 따로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246만7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30대 쉬었음 인구가 전년보다 10.8% 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10·20대(5.2%) 40대(4.5%) 등 전 연령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늘었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2만 명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취업자 증가 폭이 이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취업자 수가 10만 명을 밑도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재정을 투입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한국의 일하는 노인 수 자체는 다른 나라들보다 많은 편이며 지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고용시장 성장세를 견인했고 그 결과 한국은 모든 연령대 중 60세 이상 취업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하지만 문제는 ‘영 올드’가 산업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활동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고령층 대부분은 평생 경력과 무관한 단순 노무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1년 전보다 29만8000명 불어난 67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체 취업자 수는 12만3000명 늘었는데, 2.4배에 달한다. 그 결과 지난해 60세 이상은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로 올라섰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일하는 노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3년 9월까지 60세 이상은 10대를 제외하면 취업자 수가 가장 적은 연령대였다. 하지만 그해 10월 20대 취업자를 뛰어넘기 시작하더니, 2020년 9월 30대, 2023년 5월 40대를 차례로 제쳤고 지난해 9월에는 50대보다도 많아졌다. 지금은 전체 취업자의 4명 중 1명(23.5%·지난해 11월 기준)이 60세 이상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나라로 꼽힌다. 2003년엔 65세 이상 10명 중 3명(28.6%)만 일을 하거나 일을 구하는 등 경제활동을 했는데, 2023년엔 38.3%로 껑충 뛰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03년에도 1등, 2023년에도 1등이다. 2위인 일본과의 격차는 2003년(일본 20.2%) 8.4%포인트였다가 2023년(일본 25.7%) 12.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2분기(4∼6월) 65세 이상 임금 근로자가 가구주인 가구 중 월평균 근로소득이 100만 원 미만인 가구의 비율은 46.7%로 절반에 달했다.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65세 이상 근로자 중 절반 가까이는 일해서 받는 돈이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된다는 의미다. 고령 근로자 절반이 일하는 이유로 ‘생계 유지’를 꼽고 있는 점 역시 일해도 가난한 노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중년기 이후 취업자들은 육체적 단순노동에 종사하고 있다”며 “노동 공급이 점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장년층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들을 개선해 직무의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회사를) 관두라고 하는 건 차별 아닌가요.” 지난해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프랑크 괴틀 씨(67)는 유럽 전역 30여 곳에 지점을 둔 화물 운송 업체의 중역이다. 10년 전에 일찌감치 노후 준비를 끝냈는데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괴틀 씨는 “작년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지만 현역으로 계속 뛸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에서 만난 ‘영 올드(Young Old·젊은 노인)’들은 왕성한 경제 활동을 자부하고 있었다. 영국 런던 현지 은행의 위험관리 업무 총괄자인 맵 카트리 씨(64)는 “직장에서 책임을 다하며 느끼는 성취감이 있다”고 했다. 그는 “75세가 넘어도 은행에서 활약하는 사례도 있다. 나 역시 건강만 허락한다면 70대에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의 현실은 암울하다. 선진국 ‘영 올드’들과 달리 한국의 고령층은 현역 시절 숙련된 기술을 살리지 못한 채 단순 임시직에 그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5∼64세 국내 임금근로자 중 34.4%는 기간제 근로자 등 임시고용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로 2위 일본(22.5%)과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났다. 올해부터 1965년생을 시작으로 954만 명 규모의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순차적으로 은퇴하면 소득 절벽에 시달리는 노인들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최근 “구조개혁이 없을 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40년에는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며 “고령층의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럽선 숙련 인력 ‘귀하신 몸’… 독일 68세 금융인 “정년 2년 지나도 금융회사 일해”〈2〉 ‘영 올드 현역’이 뛴다네덜란드-영국, 정년제도 없애고… 독일은 정년 67세로 단계적 상향민관 플랫폼으로 경제활동 지원한국 고령층 일자리, 복지성 대부분… “직무설계 등으로 질적 성장 유도를”“돈 때문에만 일하는 건 아닙니다. 일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게 여전히 재밌어요.”지난해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벨리 아부다크 씨(68)는 2년 전 정년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현지 금융회사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부다크 씨는 “난방비, 관리비 등 웬만한 물가가 다 올랐는데 월급과 연금을 동시에 받기 시작하니 생활비에도 물론 제법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인터뷰한 건축 설계 엔지니어 얀 브륀덜 씨(73)는 네이메헌 지역의 철도 시스템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맡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브륀델 씨는 “네덜란드 스히폴 국제공항과 네이메헌을 오가는 열차가 1시간에 세 번 정도 오는데, 이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해 작업 중”이라며 “2029년까지 완공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때까지는 당연히 일을 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지금도 업무 의뢰가 계속 들어오는 중”이라며 전기 분야 엔지니어로서 본인의 전문성에 대한 자랑스러움도 내비쳤다.● 유럽에서는 70대도 엔지니어로 활약본보가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 만난 ‘영 올드’들은 정년 이후에도 숙련자로서 활발히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 정부, 지역사회 등이 이들을 적극 지원하는 가운데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영 올드’ 채용에 나서고 있다. 숙련 노동자가 갈수록 귀해지는 데다 ‘영 올드’ 소비자의 부상에 발맞춰 고령 근로자를 중시하는 움직임이다.아부다크 씨는 “숙련된 인력이 퇴직하지 않고 회사에 오랜 기간 기여하는 게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주요 분야에서 전문 인력들이 부족해 기업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륀덜 씨도 “제법 많은 기업들이 나 같은 숙련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분위기”라며 “대기업들 역시 고령층의 근속 기간을 늘리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실제로 독일 기업 보쉬(Bosch)는 기술력 유지를 위해 ‘시니어 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령 근로자에게 교육, 멘토 역할을 맡기고 있으며 영국의 보험사 아비바 역시 고용 인력의 3분의 1 이상을 50대로 구성하고 있다.각 정부도 ‘영 올드’들이 일터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은 정년 제도를 사실상 없앴으며, 독일은 현재의 정년 연령인 만 65세를 2029년까지 만 67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독일 노동사회부 관계자는 “퇴직 이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경력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며 “2023년 1월부터는 조기 퇴직한 고령자도 연금 삭감 없이 추가 소득을 무제한으로 받게 되는 등 퇴직자의 재취업을 다방면으로 장려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정부 차원에서 ‘생애 설계 서비스’를 출시한 사례도 있다. 2020년 영국 노동연금부는 중장년층들이 노후 준비를 스스로 점검하고 재취업 관련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Mid-life MOT’를 출시했다. MOT는 차량의 정기 점검을 의미하는 용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중장년층이 스스로 삶을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자는 취지를 담았다.영국 런던에서 파트타임 컴퓨터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김기정(가명·58) 씨는 “정년을 일괄적으로 정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고용이 존재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학교·기업 등도 시니어 일자리 지원교육기관, 지역사회 등도 ‘영 올드’들이 고유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레이던, 틸뷔르흐 등 5개 대학이 합심해 노인들을 위한 시니어 학습 프로그램 ‘노인을 위한 고등교육(HOVO)’을 만들었다. 암스테르담자유대에서 HOVO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카롤린 판베르헌 디렉터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층들이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번역일을 하는 60대 학생이 건축 수업을 들은 다음 관련된 책을 번역해 출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네덜란드에는 은퇴자들을 매년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중소기업으로 파견시키는 ‘PUM’이란 비영리단체도 있다. 베테랑 근로자들의 수십 년간 숙련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전수해주는 역할이다. PUM은 1978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 4만 개 이상의 기업과 협력해 왔으며, 네덜란드 정부의 재정 지원도 받고 있다.독일에서는 전국 각지에 있는 900여 개의 ‘시민대학’이 영 올드 교육 현장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 지원하에 양질의 강사진들이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시니어사무소’도 독일 고령자의 사회 참여를 돕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50세 이상 구직자들에게 현지 지역 기업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고 연결해준다.전문가들은 한국도 고령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장기간 근무할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존의 고령자 일자리는 질적인 수준과 지속 가능함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성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직무 설계, 취업 개선 능력 등을 지원해 시니어 일자리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