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박경민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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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운 기사를 사람처럼 쓰겠습니다.

mean@donga.com

취재분야

2026-04-11~2026-05-11
사회일반44%
검찰-법원판결27%
사건·범죄10%
정치일반7%
교육3%
정당3%
경제일반3%
국회3%
  • 英, 간호사에 미용의료 개방해 경쟁 유도… 독립기관서 안전관리

    “등록된 미용 간호사와 맞춤형 치료 계획을 상담해 보세요.”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유니온 스테이션 역. 역사 지하상가의 한 미용의원에는 이 같은 홍보문구가 걸려 있었다. 내부에는 백인 여성 2, 3명이 간호사에게 시술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최근 정부와 의료계에선 의대를 갓 졸업한 일반의가 미용의원에서 월 1500만 원가량을 받으며 필수과 전문의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현실을 바꿔야 ‘미용성형 공화국’ 문제가 해소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해법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미용의료 개방’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자격이 있는 일부 간호사가 보톡스 주사 등 미용 시술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 호주 등에서도 간호사가 제한적으로 미용 시술을 할 수 있다. 다만 네트워크 미용의원처럼 부실 시술 논란이 불거지는 것을 막으려면 자격은 개방하되 품질은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호사에게 미용 시술을 허용하는 영국의 경우 독립기관인 사회서비스품질위원회(CQC)에서 미용 시술을 포함한 의료 행위가 환자의 안전을 해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미용의료에 특별소비세를 부과하고 이를 필수의료 지원에 쓰자는 의견도 있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용의료에서 일하는 일반의도 교육을 받고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서 보건의료 시스템을 이용한다”며 “이 시스템이 지속가능하게 유지되도록 세금을 더 내게 하고 이를 필수의료에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특별소비세 도입을 두고 일반 진료에 대해 면제하는 부가가치세(10%)를 이미 미용의료에선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추가로 세금을 내게 할 경우 소비자 부담만 늘어나는 결과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국 정부는 ‘미용성형 쏠림 현상’을 개선하겠다며 올 2월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에서 보톡스, 필러 등 미용 시술 중 일부를 의사 면허 없이 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사들이 소득이 높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좋은 미용성형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게 필수의료의 문제”라며 경쟁을 통해 기대소득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의사들은 “환자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정부는 올 8월 내놓은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에서 원론적 개방 방침만 재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개방 범위 등에 대해선 논의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토론토=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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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80명 진료비, 2명 시술로 벌어” 필러주사 놓는 소아과 의사들

    《환자당 수입 1만9000원 vs 9만7000원… 소아과-미용의원 의사의 하루의료계에선 필수의료의 낮은 수가 때문에 ‘미용 성형 공화국’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수의료에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필수과 전문의 상당수가 미용 의료를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두 의사의 하루를 들여다본 결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환자 한 명당 1만900원을 버는 반면 미용 의원 일반의는 9만 7000원으로 5배 이상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필수과와 미용의료의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소아과에서 일하는 24년 차 전문의와 미용의원에서 일했던 2년 차 일반의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소아과 24년차 의사 이보람 씨의 하루환자 87명 보고 한명당 1만9000원 수입 “화장실 시간 줄이려 진료실 옆 새로 지어고정비 부담에 미용의원 함께 운영한적도”“아이가 밤새 기침을 했다고요? 입을 ‘아’ 하고 벌려 보세요.” 올해 8월 21일 인천 서구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운영하는 24년 차 전문의 이보람(가명·54) 씨의 하루는 여느 때처럼 아이들의 기침 소리와 함께 시작했다. 이날 이 씨의 병원에는 오전 8시 40분경부터 기침,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찾아온 아이와 보호자가 줄을 섰다. 오전 9시에 진료를 시작한 이 씨는 장염에 걸린 16개월 남아를 진료하고 2만300원, 기관지염과 알레르기성 비염 및 급성 부비동염을 앓는 7세 여아를 진료하고 1만2610원, 급성 인두염과 기능성 장 장애를 앓는 4세 여아를 진료하고 1만3240원을 벌었다. 이는 환자가 내는 돈과 국민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수가를 더한 것이다. 병원에는 그 밖에도 위장염, 결막염, 급성 상기도감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등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후 7시까지 이 씨가 진료한 환자는 총 87명으로 수입은 총 168만9260원이었다. 환자 1명당 약 1만9000원꼴이다. 이 씨는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면 1시간에 10명가량의 환자를 계속 봤다. 진료를 마친 그는 “오늘 특별히 환자가 많진 않았다”며 “환절기 등에 환자가 몰리면 화장실 한 번 가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병원 밖에 있는 화장실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진료실 옆에 화장실을 추가로 만들었다고 한다.이 씨는 소아과만으로 수익이 나지 않아 최근까지 바로 옆에 미용의원을 차려 놓고 보톡스, 필러 등의 시술을 진행했다. 그는 “피부와 유사한 물질을 주사기로 피부 밑에 삽입하는 필러 시술은 1cc당 18만 원을 받았다. 이마 등 얼굴 전체에 하면 8cc가량 시술하고 할인을 좀 해주며 100만 원을 받았다”며 “얼굴 전체에 필러 시술을 하는 환자 2명만 보면 하루 종일 아픈 아이들 70, 80명 진료하는 것과 수입이 같은 것”이라고 했다. 최근 호흡기 환자가 늘면서 소아과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미용의원 문을 닫았다는 이 씨는 “임차료와 간호사 급여 등 고정비로만 월 2000만, 3000만 원가량이 나가는데 수가는 물가만큼 오르지 않는다”며 “주위에도 소아과를 접고 미용의료를 배우는 동료가 많다. 갈수록 희귀종이 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2021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아과 의원 의사의 연봉은 2010년 1억2994만 원에서 2020년 1억875만 원으로 2000만 원가량 줄었다.미용의원 2년차 의사 김송이 씨의 하루50명 진료하고 한명당 9만7000원 수입“환자 없는 시간엔 동료들과 티타임도”월급의사 김씨, 개원의 이씨의 2배 벌어“지원한 레지던트 전공에서 탈락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 편이라고 느꼈습니다.”올해 3∼7월 경기 화성시의 한 미용의원에서 근무했던 2년 차 일반의 김송이(가명·29) 씨는 9월 초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자신의 하루 진료 기록을 제출했다. 김 씨가 일했던 미용의원은 오전 10시 반∼오후 8시 반 진료를 하는데 필러와 보톡스를 함께 하는 경우 12만 원, 얼굴 레이저 리프팅 풀코스는 12만 원, 초음파 리프팅은 90만 원을 받았다.김 씨는 “직장 근무를 마치고 오는 20∼40대 여성이 주 고객이다 보니 낮 시간에는 1시간에 3명 정도만 보면서 가끔 동료들과 커피타임도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을 합쳐 1시간 반이 보장됐고 손님이 몰리는 오후 6시 반∼8시 반에만 시간당 10명 정도를 시술하면 됐다.김 씨는 하루에 50명을 진료하고 485만 원의 수입을 올렸는데 1명당 낸 돈은 평균 9만7000원이었다. 소아과 전문의 이 씨와 비교하면 환자는 절반가량만 보고 3배 정도 수입을 더 올린 것이다. 진료비는 모두 비급여로 고객이 직접 냈다.고용돼 일하는 김 씨의 월급은 약 1500만 원으로 이 씨가 병원을 운영해 버는 돈의 2배가량이었다. 미용의원은 상담실장이 1차로 고객을 상담한 후 시술이 진행되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도 직원이 대응하기 때문에 손님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많지 않다.경쟁이 치열해도 미용성형의원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가격 구조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미용의료에 관심이 많다는 김수아 씨(24)는 “미용시술 비용을 비교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있긴 하지만 현장에 가면 추가금이 붙는 구조가 많아 정확한 시세를 알기 어렵다”고 했다. 병원마다 신기술을 활용한 각종 주사와 시술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가격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소아과 전문의 연봉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미용성형 의사들의 소득은 급증세다. 피부과의원 의사 연봉은 2010년 1억7994만 원에서 2020년 3억263만 원으로 70%가량 늘었다. 성형외과의원 의사 연봉도 같은 기간 1억6640만 원에서 2억3208만 원으로 40%가량 증가했다.정부는 “미용성형 시장 쏠림 현상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미용성형 시장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용 비급여 시장의 성장 속도, 필수의료 인력 유출 상황 등을 먼저 면밀하게 파악해야 정확한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의료사고 우려-소송 리스크에 필수과 더 기피”소아과 레지던트 충원율 7년새 75%P↓산부인과 전공-전임의 47% “분만 안할것”“지금 생각해도 수술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안 좋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가 조사를 받고 나니 절단 환자를 받는 게 무서워졌습니다.”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정형외과 전문의 강홍제 교수는 ‘미용성형 공화국’이 생긴 원인 중 하나로 ‘소송 리스크’를 꼽았다. 중증·응급 환자를 보는 의사일수록 맡은 환자가 사망할 확률이 큰데, 최선을 다했더라도 법적으로 면책이 안 되니 전문의들이 필수과에 남아 있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강 교수는 6년 전 팔이 절단된 환자를 수술했는데 환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해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경찰에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했다. 또 “혼신의 힘을 다해 수술을 해도 결과가 나쁠 수 있다. 필수과 의사들이 교도소 담장을 걷는 상황을 방치하면 미용성형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의료계에선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을 계기로 소아청소년과가 고사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본다. 신생아 4명이 병원 내 감염으로 숨진 이 사건으로 담당 주치의를 포함해 의료진 3명이 구속되고 7명이 기소됐으나 이들은 2022년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안 그래도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며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소송 리스크까지 불거지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충원율은 2017년 100.9%에서 2024년 25.9%로 크게 줄었다.산부인과도 마찬가지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산부인과 레지던트 4년 차와 전임의(펠로)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47%가 ‘분만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의료 사고 발생 우려’(79%)가 꼽혔다. 수도권에서 분만 병원을 운영하는 산부인과 의사는 “주위에서 소송 안 걸린 산과 의사를 찾기 힘들다. 잘못이 없어도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하고 나중에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그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크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는 강모 씨도 “산과 전문의가 됐지만 아이를 받으며 종합병원에 남기보다 분만을 안 하는 부인과 개원을 택했다”며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항상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했다.최근에도 법원에선 의사에 대한 거액의 배상 판결 등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0월 장이 꼬여 구토하는 신생아를 응급 수술했다가 장애가 남은 사건과 관련해 외과 의사에게 10억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에게 ‘대동맥 박리’ 진단을 못 내린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는 “최선을 다했는데 돌아오는 게 소송이라면 계속 일에 애정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소송 리스크로 인한 필수과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배상공제조합 가입을 전제로 중재 과정을 거치면 형사 소송 책임을 면제하는 특례를 추진 중이다. 현재는 의료소송 발생 시 민사는 환자가 입증 책임을 지지만, 형사의 경우 과실이 없다는 걸 의료기관이 입증해야 한다. 다만 미용성형은 형사 특례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하지만 환자단체는 “아무리 필수의료라고 해도 형사 소송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과도한 특례”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으면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미용 의사의 하루를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로 구현한 ‘두 의사의 진료실, 누가 얼마나 벌까요(https://original.donga.com/2024/dayofdoctors)’로 연결됩니다.인천=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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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강남 피부과 5곳중 3곳 “아기 두드러기 진료 안해”

    “한 건물에 많게는 피부과가 7, 8개 있는데 정작 아이 피부 발진이 생기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서울 강남구에서 아들(8)을 키우는 이모 씨(40)는 “주변에 물었더니 피부 질환을 다루는 곳이 많지 않아 대학병원으로 가는 게 낫다고 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간판에는 피부과라고 나와 있어도 막상 가 보면 미용 진료만 하고 피부질환은 다루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미용 의료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의 경우 피부과 진료 의원 5곳 중 3곳은 소아 두드러기 같은 피부 질환 진료를 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8∼30일 서울 강남구에서 피부과 진료를 하는 의원 445곳에 ‘만 3세 자녀의 두드러기 진료가 가능한지’ 문의한 결과 256곳(57.5%)이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두드러기는 가장 기본적인 피부 질환으로 이를 진료하지 않는다는 건 피부 질환을 안 본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진료를 거부한 강남구 피부과 의원들은 “미용 진료만 본다”, “보험 진료는 보지 않는다” 등의 설명을 했다. 일부 의원들은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 곳을 찾아보라”고 권하기도 했다.강남 피부과 넘치는데… “보톡스는 되지만 아토피는 안 봐요”〈상〉 피부과 찾아 헤매는 부모들비전문의 피부과 82% “비급여만”… 법적 ‘진료 거부 행위’ 해당 안돼엄마들 ‘아이 질환보는 피부과’ 공유… 구개열 등 재건 성형외과도 21%뿐“소아 당일 진료는 어려운데 마침 딱 한 자리 남았네요.” 지난달 29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서울 강남구의 한 피부과 진료 의원에 전화해 “만 3세 아이의 두드러기 진료를 보고 싶다”고 하자 상담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는 이곳은 강남 지역 맘카페에서 ‘아토피 진료 명소’로 유명하다. 피부과는 많은데 정작 피부 질환을 다루는 곳이 많지 않으니 강남구에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온라인 등으로 ‘급할 때 갈 수 있는 피부과 진료 의원’ 등의 명단을 공유하기도 한다.● “보톡스, 필러 등 비급여 진료만 한다”피부과 진료를 보는 동네병원은 두 가지로 나뉜다.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 곳과 일반의 또는 다른 전공 전문의가 피부과 진료를 하는 곳이다. 전자는 간판에 ‘피부과 의원’이라고 쓸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 그렇게 할 수 없고 병원 이름 옆에 ‘진료과목 피부과’라고 써야 한다. 동아일보 조사 결과 강남구에서 피부과 진료를 하는 의원 중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 곳은 3분의 1가량에 불과했고 나머지 3분의 2가량은 피부과 전문의가 없는 곳이었다. 그리고 피부과 전문의가 없는 곳 중 절대 다수(81.5%)는 “피부 질환은 진료하지 않는다”고 했다. 피부 질환을 진료하지 않는 피부과 진료 의원들은 “보톡스, 필러 등 주로 주사나 레이저 등을 이용한 시술만 한다”고 했다. 이들은 유명 연예인이 광고하는 레이저 리프팅 기기 브랜드 입간판을 입구부터 늘어 놓기도 했다. 아예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비급여 진료만 한다”는 곳도 있었다. 진료과목으로 피부과를 내걸고 피부 질환을 치료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진료 거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피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 장비나 약품이 없다는 건 법적으로 진료를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진료 거부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피부과는 넘쳐나는데 피부 질환을 다루는 곳을 찾기 어렵다 보니 강남지역 맘카페 등에는 자녀 피부 질환 진료를 받기 위한 ‘꿀팁’도 공유되고 있다. ‘간판에 피부과 의원이라고 나와 있는 곳을 찾아야 발진이나 가려움증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곳에선 진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등의 내용이다. 실제로 동아일보 조사에서 피부과 전문의가 없음에도 피부 질환 환자를 받겠다고 한 곳 대부분은 소아청소년과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경우였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중 일부는 저출산으로 미래가 불투명하고 몸이 힘들다며 피부과 진료를 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올 2월 병원을 떠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중에서도 일반의 자격으로 강남 피부과에 진출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형외과도 ‘풍요 속 빈곤’ 피부과와 함께 미용의료의 핵심으로 꼽히는 성형외과 역시 강남에 많다. 서울 시내 전체 성형외과 전문의 의원 652곳 중 451곳(69.1%)이 강남구에 몰려 있다. 일반의나 다른 전공 전문의가 성형외과 진료를 하는 곳까지 합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강남구 의료기관 2929곳 중 성형외과 진료를 하는 곳은 841곳으로 30%에 육박했다. 하지만 피부과와 마찬가지로 성형외과에서도 ‘풍요 속 빈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형외과 진료를 하는 곳 대부분이 구개열 수술처럼 기형적이거나 손상된 신체를 원형으로 복원하는 ‘재건 성형’은 안 하는 것이다. 올해 8월 강남구보건소에서 성형외과를 진료하는 의원 200곳을 조사한 결과 “재건 수술이 가능하다”고 답한 곳은 42곳(21%)에 불과했다. 5곳 중 4곳에선 사고 등으로 급박한 상황에서 재건 수술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한 강남구 주민은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최근 유리 파편에 손이 찢어졌는데 집 근처 성형외과에서 모두 봉합이 안 된다고 해 결국 대학병원으로 갔다”고 했다. 강남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아픈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것은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가 낮고 비급여 진료가 더 돈이 되기 때문이다. 미용 목적의 피부 시술이나 성형수술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보니 피부과·성형외과 전문의 외에도 일반의와 다른 전공 전문의가 몰리면서 정작 아픈 환자가 갈 곳은 없어지는 것이다. 배태희 중앙대 광명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성형외과 전문의 중에도 수가가 낮고 법적 리스크가 높다며 개원가에서 미용성형을 주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올 들어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나 의료개혁 실행 방안 등에서 “미용의료 쏠림 현상을 막겠다”며 미용 시술 중 일부를 간호사 등에게 개방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의사의 반발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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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외곽까지 늘어난 미용의원… “급한 피부질환도 찾아갈곳 없어져”

    “오후 6시에는 사람이 붐벼서 시술을 받으려면 20, 30분 넘게 대기해야 합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 반. 경기 고양시의 한 피부과 진료 의원 대기실에는 여성 5명이 마스크를 쓴 채 시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5분가량 기다리니 여성 2명이 추가로 들어왔다. 대부분 20, 30대로 보였는데 단골인 듯 자연스럽게 접수하고 대기실에 앉았다. 일산 신도시에 위치한 이 곳은 전국 곳곳에 지점을 둔 미용 프랜차이즈 의원 중 하나다. 동아일보 기자가 “두드러기 진료를 볼 수 있느냐”고 하자 “피부과 전문의에게 가는 게 좋겠다. 건강보험 급여 진료는 안 본다”는 답이 돌아왔다. 피부질환을 보지 않고 미용의료만 하는 의원은 2010년대까지 ‘미용의료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등의 형태로 수도권 신도시 인근에도 우후죽순 생기는 모습이다. 일산 신도시에 있는 정발산역 주변에만 22곳의 미용의원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미용의원 중 상당수는 퇴근 후 미용시술을 받는 직장인이 많다 보니 저녁시간대 예약을 잡기 어렵다. 고양시 일산동구의 미용의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이모 씨는 “월∼수요일 오후 6시 전후에 손님이 많다. 가장 붐빌 때는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이고 직장 회식이 많아서 그런지 목요일이 한가한 편”이라고 했다. 미용의료 의원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배경에는 퇴근 후 간단히 받을 수 있는 ‘쁘띠성형’의 유행이 있다. 과거에는 지방흡입, 코 성형, 쌍꺼풀 수술 등 회복 기간이 며칠 걸리는 미용시술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필러, 보톡스, 리프팅 등 당일에도 바로 일상 생활이 가능한 시술이 많다. 교보증권은 2022년 펴낸 보고서에서 “외과적 수술에 비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시술 시간과 회복 시간이 짧으며, 흉터가 적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쁘띠성형 인기의 이유를 분석했다. 외모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이 늘면서 젊은 남성 중에도 미용의료를 이용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지역 금융회사에 다니는 남성 이모 씨(29)는 “외모는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집 근처에서 꾸준히 피부과를 다니는 남성이 주변에 많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의 미용의료 의원 상담 직원도 “요즘 성별 구분은 크게 없다. 남녀 불문하고 탄력이나 재생을 위한 시술을 하러 많이 찾는다”고 했다. 제모 등 특정 미용의료에만 특화된 의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중구 서대문역의 한 미용의원은 ‘남성 수염 제모만 한다’는 문구를 내걸고 영업 중인데 평일 정장을 입은 남성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강남구와 마찬가지로 신도시 미용의료 의원은 늘었지만 피부 질환 등으로 급할 때 찾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5년째 일하는 직장인 이모 씨(32)는 “턱에 발진이 생겨서 집 근처 피부과를 찾았는데 피부 질환 진료를 안 한다고 해서 회사 근처 피부과 진료 의원에서 약을 받았다. 그런데 2주째 낫지 않아 다시 보니 피부과 전문의가 없는 곳이어서 다시 수소문해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고양=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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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 천국 가지만… 6명 살린 거란다”

    “엄마는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사람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거란다.” 지난달 1일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뇌사 상태로 입원해 있던 이근선 씨(38)의 딸(9)이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울먹이며 묻자 이 씨의 남편 김희수 씨(41)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이 씨가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안구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1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달 1일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는데 두 자녀가 발견해 즉시 응급실로 이송됐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 씨는 2006년 가족과 함께 “뇌사 상태가 되거나 사망할 경우 장기·조직을 기증하겠다”고 결심하고 기증원에 등록한 상태였다. 김 씨는 “아내가 기증희망등록을 한 것을 알고 있었고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며 다른 이의 몸에서 생명을 이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아들(10)과 딸에게 엄마가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고도 했다. 유족과 기증원에 따르면 이 씨는 경기 화성시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평소 웃음이 많고 밝은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편이었다고 한다.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는 걸 즐겼고 피아노 강사 일을 했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미술관에 가거나 공연을 관람하곤 했다. 또 이 씨는 2014년 1월에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올 4월 완치 판정을 받았는데, 이후 반년 만에 쓰러진 것이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 씨는 아내에게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사랑한다. 다시 너를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려 주면 좋겠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잘 지내 보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이 씨가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이자 생명을 살린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길 희망한다”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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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 위대한 사람”…두 아이 둔 30대, 6명 살리고 “천국으로”

    “엄마는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사람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거란다.”지난달 1일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뇌사 상태로 입원해 있던 이근선 씨(38)의 딸(9)이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울먹이며 묻자 이 씨의 남편 김희수 씨(41)는 이렇게 말했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이 씨가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안구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1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달 1일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는데 두 자녀가 발견해 즉시 응급실로 이송했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 씨는 2006년 가족과 함께 “뇌사 상태가 되거나 사망할 경우 장기·조직을 기증하겠다”고 결심하고 기증원에 등록한 상태였다.김 씨는 “아내가 기증희망등록을 한 것을 알고 있었고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며 다른 이의 몸에서 생명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아들(10)과 딸에게 엄마가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고도 했다.유족과 기증원에 따르면 이 씨는 경기 화성시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평소 웃음이 많고 밝은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편이었다고 한다.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는 걸 즐겼고 피아노 강사 일을 했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미술관에 가거나 공연을 관람하곤 했다. 또 이 씨는 2014년 1월에 뇌하수체 종양 수술 제거를 받은 후 올 4월에 완치 판정을 받는데 반 년 만에 다시 쓰러진 것이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김 씨는 아내에게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사랑한다. 다시 너를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려주면 좋겠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잘 지내보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이 씨가 아이들에게 자랑스런 엄마이자 생명을 살린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길 희망한다”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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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 ‘임현택 불신임-비대위 구성’ 내달 10일 표결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 임현택 회장이 중도 하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임 회장이 물러나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을 설득할 수 있는 비대위원장이 선출될 경우 정부와의 대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29일 시도 의사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안을 다음 달 10일 임시 대의원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임시 대의원 총회에 의협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불신임안이 가결된다.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대의원 40% 이상의 동의로 발의된 상태여서 가결 가능성이 작지 않다. 조현근 부산시 대의원 등 대의원 103명은 24일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불신임안 등을 논의할 임시 대의원 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여기에 임 회장은 최근 온라인에서 자신을 비방한 지역의사회 이사를 고소한 뒤, 취하해 주는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임 회장이 물러나면 취임 후 5개월 만이 된다. 의협은 이후 비대위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궐선거까지 2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당분간 비대위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차기 회장에 출마하겠다는 인사를 제외하고 비대위를 꾸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의협 내부에선 전공의와 의대생을 설득할 수 있는 의대 교수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으며 대정부 투쟁이나 협상에서 의협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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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 내달 10일 임현택 회장 불신임안 표결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회장의 중도하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임 회장이 물러나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을 설득할 수 있는 비대위원장이 선출될 경우 정부와의 대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29일 시도 의사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 회장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안을 다음 달 10일 임시 대의원 총회에 상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임시 대의원 총회에 의협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불신임안이 가결된다.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대의원 40% 이상의 동의로 발의된 상태여서 가결 가능성이 작지 않다. 조현근 부산시 대의원 등 대의원 103명은 24일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불신임안 등을 논의할 임시 대의원 총회 소집을 요청했다.임 회장이 물러나면 취임 후 5개월 만이 된다. 이후에는 비대위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궐선거까지 2개월 가량 걸리는 만큼 당분간 비대위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차기 회장에 출마하겠다는 인사를 제외하고 비대위를 꾸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의협 내부에선 전공의와 의대생을 설득할 수 있는 의대 교수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으며 대정부 투쟁이나 협상에서 의협이 제 역할을 못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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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쉽게 처방받는 ‘마약성 다이어트 약’… 중독 땐 환각에 자살시도 위험까지

    21일 오전 10시. 서울 구로구의 한 피부과 병원에서 진료가 시작되자 10분 만에 대기자가 11명으로 늘었다. 동아일보 기자가 오전 10시 50분경 진료 접수를 한 뒤 1시간 10분가량 기다리자 그제야 이름이 불렸다. 기자는 음주 여부와 식습관 등을 묻는 간단한 문진표를 작성하고 키와 몸무게, 혈압을 잰 뒤 진료실에 들어갔다. 의사는 다른 설명 없이 바로 “비만치료제 처방 때문에 왔느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하자 식욕억제제 등 8종의 약물을 처방했다. 그중 하나는 ‘엠피온정’이었는데 이는 마약성 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된다. 중추신경계에서 교감신경과 유사한 작용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디에틸프로피온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진료비는 5만 원이었다. 이 병원처럼 환자 상태를 자세히 보거나 이것저것 묻지 않고 마약성 다이어트 약물을 처방해주는 병원은 온라인에서 이른바 ‘비만 치료 성지’로 불린다. 이런 병원들을 정리한 리스트도 공공연하게 돌아다닌다. 의료계 안팎에선 마약성 식욕억제제가 오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2만6000여 명이 2억2500만 개 이상의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았다. 환자 1인당 식욕억제제를 200개가량 처방받은 셈이다.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사용해선 안 되지만 현실에선 어렵지 않게 처방받을 수 있다. 식약처가 국회 복지위 소속 박희승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2023년 연평균 청소년 3608명이 29만3399개의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았다. 1인당 평균 81개씩 처방받은 것이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디에틸프로피온 성분의 식욕억제제는 필로폰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쉽게 중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심하면 환각 상태를 일으키거나 자살 시도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과다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온 환자도 있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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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만감 오래 지속” 위고비… 편법 처방-불법 해외 직구 논란도

    《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 괜찮을까국내 출시된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큰 인기를 끌면서 비대면 진료를 통해 편법 처방을 받거나 불법 해외 직구를 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과열이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주사액 용량에 따라 0.25mg, 0.5mg, 1.0mg 등이 있습니다. 처음이면 0.25mg으로 시작하시면 됩니다.”18일 오후 동아일보 기자가 서울 강서구의 한 이비인후과에 전화해 “위고비를 어떻게 하면 처방 받을 수 있냐”고 묻자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0.25mg으로 처방해달라고 말하자 의사는 “주 1회씩 4주 동안 맞을 수 있게 처방해드리겠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BMI 27∼30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1개 이상일 때만 처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는 기자의 키와 몸무게를 묻지도 않았다.》● 한 달에 50만 원대지만 ‘선풍적 인기’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펜 주사기 형태로 주 1회 팔, 복부, 허벅지 등에 주사하면 된다. 한 번에 4주 투약 분량을 처방해주는데 매달 조금씩 용량을 늘리며 맞는 게 일반적이다. 임상시험에선 68주 동안 투약했을 때 체중이 평균 14.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 인사들이 투약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서 위고비 중간 유통을 맡은 쥴릭파마코리아는 15일 오전 9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위고비 주문 접수를 시작했는데 오전 10시 반경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접속이 몰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국내 첫 유통 물량 역시 넉넉하지 않아 초반부터 병원, 약국 간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출시 첫날부터 문의 전화가 10건 이상 걸려왔다”며 “주변 약국 모두 재고가 동이 난 상황이지만 언제 추가 물량이 들어올진 모른다”고 했다.국내 출시 가격은 4회 투약분에 약 37만2000원이다. 하지만 이는 제약사 측이 병원과 약국에 공급하는 가격이고, 비급여 의약품이다 보니 병원과 약국이 개별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제한적이다 보니 가격이 크게 올라 초반 한때 50만 원대 초중반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는 가격이 다소 내려 서울의 경우 40만 원대 후반∼50만 원대 초반으로 판매 중이다. 서울 구로구의 한 약국은 “한 달 투약분을 52만 원에 판매 중”이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고비를 처방 받을 수 있는 병원 목록이 담긴 이른바 ‘성지 리스트’도 공유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약값이 저렴하다고 소문난 곳은 일주일 치 사전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투약 후기 글에도 ‘구매처를 알려달라’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비대면 처방 꼼수도 등장위고비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성인이면서 BMI 30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처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면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편법’이 공유되고 있다. 의사들이 온라인으로 BMI 검사 등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비대면 진료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니 의사와 만나지 않고도 처방전을 받을 수 있었다. 앱에서 진료를 받고 싶은 병원과 약 종류를 선택하고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하자 곧 의사와 통화해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실제 비만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는데, 개인정보 입력을 끝내고 처방전 온라인 수령까지 약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오유경 식약처장이 비대면 처방 대상에서 위고비를 제외할 수 있다고 밝혀 이 같은 편법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고비를 투약해본 이들은 기존 비만치료제보다 효능이 뛰어나다고 입을 모았다. 위고비 사용자 모임 운영자인 비만 환자 고건우 씨(31)는 “해외에서 위고비를 사용하는 친구들을 보고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처방 받았다”며 “다른 식욕억제제와 비교할 때 포만감이 더 빨리 들고 오래 지속된다”고 했다. 결혼을 준비하며 투약을 시작한 박모 씨(35)도 “다른 비만치료제는 주사를 매일 맞아야 해서 힘들었다. 위고비와 지방분해 주사 등을 병행하며 단기간에 집중 다이어트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해외 직구에 단속 나서공급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웃돈을 주고 위고비를 살 수 있는 해외직구 사이트도 온라인으로 공유되고 있다. 한 사이트에선 위고비를 병원 공급가의 2배가량인 72만 원에 팔고 있었다. 사이트 고객센터에 연락했더니 “현재 재고가 24개 남아 있는데 매주 20개씩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해외직구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의사의 처방을 받지 않은 채 구입하는 것이라 불법 의약품 구매가 된다. 한국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인 만큼 의사의 처방을 받고 적절한 용량 및 사용법을 준수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식약처와 관세청은 최근 위고비 및 유사 비만치료제 해외직구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위고비를 불법 판매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도 단속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된 15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위법 게시물 12건이 적발 및 조치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위고비를 해외직구나 온라인으로 살 경우 제조·유통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가짜일 가능성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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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성 높지만 췌장염 등 부작용 우려… 오남용 막아야”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다른 식욕억제제에 비해 안전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상 체중 환자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를 오남용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고비를 비롯해 혈당 관련 호르몬인 글루카곤과 유사한 펩타이드(GLP) 계열의 약물은 뇌 시상하부를 자극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신경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 등 펜타민 성분이 포함된 마약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교감 신경계를 자극해 중독성 및 부작용이 큰 것과 비교할 때 GLP 계열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한비만학회는 2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흔한 부작용으로 오심, 구토, 변비, 설사, 복부팽만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염 발생 가능성도 있기에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위고비는 비만 환자 치료 목적으로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라며 “치료 대상자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고 강조했다. 허양임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위고비의 임상실험은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것”이라며 “정상 체중 환자들에게도 같은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위고비가 오남용 될 경우 실제 비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공급되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위고비가 오남용 되면 실제 체중이 150∼200kg에 달하는 비만 환자들이 필요할 때 약제를 공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비만 치료를 하지 않는 의사들이 처방하는 것도 문제다.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를 처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약물에 의존한 채 체중을 감량할 경우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약 이외에도 운동, 식사요법 등을 병행해야 근육량을 유지하며 요요현상 없이 건강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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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단체 내분 확산… 임현택 의협회장 탄핵 위기 몰려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단체의 입장 표명이 이어지면서 협의체 출범이 난항을 겪고 있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대의원 40% 이상이 동의한 회장 불신임안이 발의되며 내홍까지 깊어지는 모습이다.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4일 회의를 열고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현재로선 참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전의비 관계자는 “2025학년도 정원 논의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역시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전날(23일) 밤 정기회의를 열고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유보했다. 전의교협 측은 회의 후 “협의체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학생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료계 단체로 구성돼야 하고 정부도 의료대란을 촉발한 당사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에 적합한 인사가 참여해야 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의사단체뿐만 아니라 병원단체도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상급종합병원 47곳의 병원장 모임인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논의 끝에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병원협회도 현 단계에선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협의체 참여를 제안한 의사단체와 병원단체 15곳 중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의학계 학회 모임인 대한의학회 등 2곳뿐이다. 하지만 두 단체가 참여 조건으로 내건 ‘조건 없는 휴학계 승인’에 정부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협의체 구성이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도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선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며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이다. 한편 의협 임현택 회장은 탄핵 위기에 몰리며 의사단체의 내분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조현근 의협 대의원회 부산시 대의원은 24일 대의원 103명이 임 회장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의협 대의원은 246명으로 이 중 3분의 1(82명) 이상이 동의하면 불신임안을 발의할 수 있다.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은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임시총회에서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불신임안이 가결된다. 임시대의원총회는 다음 달 10일 전후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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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전공의마다 담당 교수 배정 ‘1대1 실습’… 전문의 역량 키워

    “오전 9시에 출근해 환자 기록을 보다 오전 10시부터 외래 환자를 진료합니다. 그리고 환자 진료가 끝날 때마다 교수로부터 피드백을 받습니다.” 15일(현지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웨스턴대 산하 빅토리아병원 진료실. 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4년 차 데니스 커리 씨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가량 약물 중독 환자를 진료하고 약 처방을 한 뒤 옆방에 있던 지도교수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커리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환자에게 쉽게 설명하는 방법 등 진료 현장에서만 받을 수 있는 조언을 들었다”며 “일대일로 매칭돼 진료 후 바로 피드백을 받으니 전문의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지난해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의대 30위권에 대학 3곳이 이름을 올린 캐나다는 임상 중심의 의학 교육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빅토리아병원 정신과 수련 책임자인 제임스 로스 웨스턴대 교수는 “의대 실습과 레지던트 수련의 목표는 정확한 처방과 적절한 진료를 할 의사를 길러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의대생과 전공의 한 명마다 담당 교수가 배정돼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의대생도 일대일 임상 실습같은 날 빅토리아병원 정신과 병동에선 의대 4학년생 조너선 해밀턴 씨가 이재헌 웨스턴대 의대 정신과 교수와 함께 우울증 및 약물 중독을 겪는 환자를 진료했다. 진료를 마친 뒤 해밀턴 씨는 “우울증 약으로 세로토닌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다른 약을 쓸 수는 없는지 궁금하다”고 이 교수에게 묻고 답을 들었다. 임상 실습 중인 해밀턴 씨는 이날부터 2주 동안 매일 4시간씩 진료실에서 환자 진찰, 검사, 처방 등을 교수와 둘이서 하게 된다. 의대 임상 실습 때 학생 6, 7명이 교수를 뒤따라가며 어깨너머로 보는 수준인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 인턴 때 여러 과목을 배우고 레지던트 때 전공과를 정하는 한국의 전공의 시스템과 달리 캐나다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전공과를 정하고 레지던트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의대생과 마찬가지로 레지던트 과정에도 담당 교수가 일대일로 지정돼 집중 수련을 한다. 정신과 레지던트라면 1∼2월은 기분장애를 담당하는 교수, 3∼4월은 중독을 전공하는 교수, 5∼6월은 성격장애를 담당하는 교수에게 일대일 수련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글렌 반디에라 캐나다왕립의사협회(RCPSC) 이사는 “레지던트는 근로자이면서 교육생”이라며 “환자 치료 방법 결정 등 전문의가 해야 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담당 교수 지도 아래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했다. RCPSC는 캐나다 전역에서 전공의 수련 과정을 감독하고 전문의 자격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반면 한국은 대형 병원 전공과마다 수련 담당 교수가 있긴 하지만 전공의가 과마다 많게는 수십 명이나 되다 보니 개별 지도를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수도권 소재 대형 병원을 사직한 한 전공의는 “수련 담당 교수가 있긴 하지만 같이 진료를 보거나 시술 방법을 배운 적은 없다”고 했다. 캐나다 의대와 병원에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은 의대생과 레지던트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해밀턴 씨는 “지난해 임상 실습에서 환자 치료에 참여하면서 환자의 전반적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신과로 진로를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의대 정원 57.5% 늘려의대생과 레지던트에 대한 개별 지도가 가능한 것은 대학과 병원에 충분한 교수가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과대학협회(AFMC)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캐나다 의대 17곳에서 근무하는 전임 교원은 1만5226명인데 학생 역시 1만5000명 수준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교수 1명당 학생 1명꼴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지난해 의대 40곳의 전임교원 대비 학생 수는 교수 1명당 1.69명이다. 여기에 내년도 신입생이 현행 대비 50%가량 늘어나고 유급생까지 더해지는 걸 감안하면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캐나다의 경우 같은 해 의대에서 전임 교원 1명이 담당하는 레지던트 수는 평균 1.99명이었다. 캐나다 명문 토론토대 의대의 경우 교원 1명이 담당하는 레지던트 수가 0.38명에 불과하다. 소수 정예로 수련을 하다 보니 6년 전공의 과정이 끝나면 관상동맥우회술, 관상동맥중재술 등 기본적인 심장 수술을 혼자 집도할 수 있게 된다. 의사 수 부족은 캐나다에서도 고질적인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캐나다가 2.8명으로 한국(2.6명)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었다.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자 캐나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1년 2000명에서 2021년 3150명으로 20년 동안 57.5% 늘렸다. 반면 한국은 내년도 의대 정원을 올해(3058명)보다 2000명(65.4%) 늘어난 5058명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진통을 겪고 있다. 문병준 토론토대 산하 사우스레이크지역병원 심장외과 교수는 “캐나다는 교육과 수련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처럼 대폭 증원하는 대신 천천히 늘려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런던(온타리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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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加, 수술 전문 간호사가 절개-상처 봉합… 전공의 역할 대신해

    “개복 수술을 했는데 마지막 환자 복부 봉합은 간호사가 했습니다.”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뉴마켓 사우스레이크지역병원. ‘수술 전문 간호사(RNFA)’ 케런 치아 씨는 “방금 수술을 마치고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겼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환자 옆으로 가서 모니터를 보며 상태를 확인했다. 이 병원에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없는 대신 수술 전문 간호사나 ‘전문 간호사(NP)’가 수술실과 중환자실에서 전공의 역할을 대신한다. 수술 전문 간호사는 의사의 지도를 받아 절개, 상처 봉합, 출혈 조정 등을 맡는다. 캐나다 정부는 의사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간호사 역할과 규모를 확대해 일부 의사 업무를 대신하게 했다. 경력 2년 이상의 간호사는 캐나다수술간호사협회(ORNAC)에서 일정 기간 교육 과정을 마친 후 수술 전문 간호사가 될 수 있다. 이어 간호학 석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할 경우 전문 간호사가 된다. 국토가 한국의 100배에 달하는 캐나다는 토론토, 밴쿠버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환자들이 1차 의료를 담당하는 가정의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농촌이나 북극권에선 전문 간호사가 독립 진료를 하고 약도 처방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전문 간호사는 9235명에 달한다. 고령화와 함께 팽창하는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전문 간호사와 수술 전문 간호사를 늘린 측면도 있다. 캐나다전문간호사협회(NPAC)는 “간호사는 의사보다 급여 수준이 낮아 전문 간호사와 수술 전문 간호사를 늘리면 의료비 지출을 줄이면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전문의 연간 급여는 30만∼45만 캐나다달러(약 3억∼4억50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전문 간호사는 10만5000∼12만5000캐나다달러(약 1억500만∼1억2500만 원), 수술 전문 간호사는 9만∼12만 캐나다달러(약 9000만∼1억2000만 원)가량을 받는다. 국내에선 의료 공백이 시작되자 올 2월 말 시범사업을 통해 진료지원(PA) 간호사가 수술 부위 봉합, 응급약물 투약 등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절개 등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있다. 또 올 8월 국회에서 PA 간호사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간호법 제정안이 통과됐으나 구체적인 업무 범위 등은 빠졌다. 의사들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등의 이유로 PA 간호사 제도화를 반대하고 있어 시행령으로 업무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뉴마켓=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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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의대 교수단체,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 ‘결론 유보’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이 23일 정기회의를 열고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결론을 유보하기로 했다.전의교협 관계자는 “회의에서 협의체 참여에 반대 의견이 적지 않게 나왔다”고 유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의학계 학회들의 모임인 대한의학회는 전날(22일)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방침을 밝혔다. 전의교협 내부에선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칫 참여할 경우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교수님들의 결정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 혹여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번 숙고하시길 바란다. 정치인들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 아닌겠느냐”며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재차 밝힌 바 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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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월급에 연구비 받는 美 의사과학자… 연간 600여명 배출에 5000명 지원 몰려

    “미국 의대들은 지난 50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재는 안정적으로 의사과학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해컨색머리디언병원 암연구소장을 지낸 스티븐 서 디아그노신 대표(59)는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임상의사는 환자가 밀려 있다 보니 연구를 하기 쉽지 않고, 과학자는 임상 경험이 없어 제약 등의 연구에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바이오 제약사를 운영 중인 그는 “의사과학자는 의사와 과학자를 이어 주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과학자는 의사 면허를 가진 과학자로 임상 경험에 과학적 지식을 접목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제약 분야에 필수 인재지만 한국에선 의사와 수입 차이가 크다 보니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에선 충분한 연구비와 보상을 제공하며 1970년대부터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미국 155개 의대 중 122개(78.7%)가 의사과학자 과정을 두고 있다. 임상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대학도 적지 않다. 아이작 김 예일대 의대 비뇨의학과장(56)은 4일 인터뷰에서 “현재 중증 전립샘암 수술과 말기 임상 치료 관련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며 “연간 150건 정도 전립샘암 수술을 진행하고 매년 논문 10개를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재직 중인 예일대 비뇨의학과는 교수 1인당 연구비로 연간 25만 달러(약 3억4500만 원)를 지원한다. 의사과학자 교수들의 급여 역시 진료 교수의 70∼100% 수준을 보장한다. 미국 의대생들은 보통 학부를 졸업한 뒤 4년 과정의 의학전문대학원을 마치고 의사 자격(MD)을 취득한다. 하지만 의사과학자를 희망하는 경우 MD 과정과 함께 4, 5년 정도 추가 연구 과정을 통해 자연과학, 공학 등의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미국에서만 매년 600여 명의 의사과학자가 배출되는데 5000명 이상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예일대 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학년 정원 104명 중 약 20명이 의사과학자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의사과학자의 활약은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말 기준 화이자, 노바티스 등 상위 10대 제약회사 중 7곳에서 최고과학책임자로 의사 출신을 기용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 시장은 연평균 약 5% 성장하며 2027년 시장 규모가 2조 달러(약 27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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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종양수술 의사, 韓의 5배 보상… 주 50시간 근무 워라밸도

    “혹시 배가 아프거나 대변에서 피가 나온 적 있나요.” 3일 오후 미국 뉴욕시 퀸스의 프레시메도 센터.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김병문 씨(40)가 묻자 70대 아프리카계 여성이 “큰 이상은 없었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 여성은 지난해 10월 대변에서 피가 나오자 주치의를 통해 김 씨를 소개받았다. 이날 김 씨는 대장암 수술을 마치고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 경과를 30분가량 자세히 물었다. 이 병원은 네트워크 병원인 ‘뉴욕 혈액 & 암 전문의들’이 뉴욕 시내에 보유한 64개 센터 중 하나다. 김 씨는 센터 2곳에 주 2, 3일씩 나눠 출근하며 주 50시간 근무한다. 그는 “미국은 항암치료에 대한 보상이 높아 한국과 달리 필수과인 혈액종양내과 인기가 높다”며 “일반 내과 의사(평균 4억3000만 원)의 1.5∼2배가량은 번다”고 말했다.● “보상 높으니 유능한 인재 유입” 지난달 30일 오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클리닉 내시경 센터. 장성욱 소화기내과 교수(52)는 “담석이 담관보다 커 담석을 깨야 한다. 여기서부턴 어려운 작업이니 직접 하겠다”며 전임의로부터 담도내시경 장비를 건네받았다. 이날 수술은 직경 3.3mm의 소형 내시경을 넣어 담석을 확인하고 레이저로 제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미국 4대 병원 중 하나로 꼽히는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장 교수는 췌담도 내시경 시술 전문가다. 주 5일 동안 50시간 근무하며 매주 평균 시술 36건과 외래 진료 12건을 진행한다. 한국과 비교하면 절반가량에 불과한 근무량이다. 전임의 데이비드 롱 씨(33)는 “미국에선 근무 후 회복 시간이 충분히 제공돼야 제대로 진료를 할 수 있다고 본다. 해외 우수 인재들이 모여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본원은 고난도 내시경 시술에 집중하는 소화기내과 전문의 8명을 보유하고 있다. 또 내시경 센터에는 61㎡(약 18.5평) 크기의 수술실이 6개 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마취과 전문의, 간호사 2명, 전임의와 엑스레이 기사 등 최대 6명이 한 팀으로 초음파 내시경 등 첨단 장비를 갖춘 수술실에서 수술을 한다. 크기만 해도 한국의 내시경 수술실의 2, 3배에 달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우수한 인력과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고난도 수술에 대한 보상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공보험 메디케어에 따르면 내시경을 활용해 상부 소화관 종양을 절제할 경우 한국 돈으로 최대 109만3000원을 받는데 이는 한국(19만4000원)의 5배가 넘는다.높은 수가는 필수과 전문의의 높은 연봉으로 이어진다. 미국 의사 80% 이상이 가입한 온라인 플랫폼 ‘독시미티’에 따르면 올해 전문의 연봉 1, 2위는 신경외과와 흉부외과로 각각 한국 돈으로 평균 10억5400만 원, 9억9500만 원이었다. 2022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기준으로 한국의 신경외과 전문의가 평균 3억7060만 원, 흉부외과가 4억8800만 원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많게는 3배가량 차이가 난다. 보상이 많고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도 챙길 수 있다 보니 국내에서 미국으로 터전을 옮기는 필수과 전문의도 적지 않다. ● 한국과 달리 필수과에 몰리는 전공의 중증 분야에서 고난도 시술을 할수록 보상이 많으니 필수과를 지망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도 많다. 중증 진료일수록 보상이 높다 보니 외과에선 흉부외과와 신경외과, 내과에선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혈액종양내과 등 수술과 진료를 동시에 하는 필수과 선호도가 높다.미국의 경우 올해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신규 전공의 충원율이 각각 100%, 99.6%에 달했다. 필수과 중에서 경쟁률이 낮은 소아청소년과도 충원율 91.8%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말 진행한 레지던트 1년 차 충원율이 심장혈관흉부외과는 38.1%, 산부인과는 63.4%였다. 소아청소년과는 26.2%에 불과했다. 또 이번 의료공백 사태로 그나마 있던 필수과 전공의가 대부분 떠난 상황이다. 필수의료 전공의에 대한 대우도 다르다. 미국의 경우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매년 8300만∼9700만 원가량을 전공의 개인에게 주고 별도 수련 비용을 병원에 지급한다. 병원 입장에선 전공의가 근로자이면서 고객이기도 한 셈이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교육부학장 제임스 스톨러 교수는 “현재 수련 프로그램 124개를 운영 중인데 비용의 75%는 정부 지원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롱 씨도 “전공의 때 주 60시간 동안 커리큘럼에 따라 교수와 일대일로 수술 등을 하며 역량을 키웠다”고 했다. 반면 한국은 병원에서 연 5000만 원가량의 급여를 주고 ‘수련’ 대신 ‘일’을 시킨다. 4주 평균 주 80시간 초과 근무 비율도 52%에 달한다. 체계적 교육도 없다 보니 환자를 보면서 틈틈이 책을 보거나 교수님을 붙잡고 배워야 한다.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레지던트로 일한 박진욱 켄터키주 루이빌대 신장내과 조교수(38)는 “한국에선 필수과가 돈이 안 되니 병원에서도 잘 뽑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수련을 마치고도 취직할 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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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의사제’ 54년 日, 섬마을 의료도 살아나

    “지역의사제로 입학한 의대생 대부분은 9년간 지역 의료에 종사하고 일부는 그 후에도 남습니다.” 15일 일본 나가사키현 후쿠에섬 고토중앙병원. 이 병원의 마에다 다카히로 낙도의료연구소장은 “연구 결과 지역의사제가 지방 의료 살리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일본에서 가장 섬이 많은 나가사키현은 1970년 지역의사제를 도입해 의대 6년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대신 일정 기간 낙도 등에서 일하게 했다. 일본 정부는 제도의 효과가 검증됐다고 보고 2008년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전국에 지역의사제를 확대 적용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정원 9384명 중 18.9%가 지역의사제에 할당됐다. 한국에서도 지역의사제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의료계 반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올 초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위헌성이 없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지역의사제보다 느슨한 ‘계약형 필수의사제’로 선회했다. 일본 의료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만으론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할 수 없다”며 정원을 소폭 늘리며 지역의사제를 병행해 지역 의료를 살린 일본 사례를 한국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日, 의대 19% 지역의사제 선발… 6년 학비 받고 9년 의무 근무〈2〉 지방의료 살리는 日 의대교육입학금 등 6년간 8700만원 지원… 섬 실습으로 지역의료 관심도 높여“기간 못채우는 비율 10%도 안돼”… 韓 ‘계약형 필수의사제’ 효과 미지수“지역의사제가 없었다면 외딴섬 주민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7일 일본 나가사키현청에서 만난 무라사토 료 의료인력대책실 주임주사는 “지역의사제로 입학한 학생 중 의무 근무 기간 9년을 못 채우는 비율은 10%미만”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나가사키현은 수도인 도쿄에서 1000km가량 서쪽으로 떨어져 있다. 지역 의대는 나가사키대밖에 없는데 관내 섬은 971개에 달하다 보니 매년 배출되는 의대 졸업생 120명을 최대한 지역에 남기는 것이 과제였다.● “별도 정원으로 선발해 경쟁률 낮아”나가사키현은 ‘낙도 주민을 돌볼 의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장학금 형태로 1970년 지역의사제를 처음 도입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지역의사제로 입학한 의대생에겐 입학금과 학비 전액, 도서 구입비, 생활비 등 6년간 약 8700만 원을 지원한다. 대신 의사 면허 취득 후 9년 동안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해야 한다. 무라사토 주사는 “의사들이 의무 근무 기간을 못 채우고 그만두면 지원금 원금에 이자까지 더해 반환해야 하는데 이자율 14.5%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만난 의사들은 지역의사제로 의사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효과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나가사키시에서 고속선으로 1시간 반 걸리는 후쿠에섬의 고토중앙병원에서 일하는 내과 전문의 노나카 후미아키 씨는 “후배 의사들을 보면 학비를 전액 지원해준다는 게 큰 메리트”라며 “지원받은 돈을 다 반환하면서 도시 의료기관으로 근무지를 옮기고 싶어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지역의사제 시행 후 섬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후생노동성은 나가사키현 사례를 주목하고 2008년 의대 증원과 동시에 지역의사제 전국 확대 시행을 결정했다. 의대 인원을 2008년 7793명에서 2024년 9384명으로 20%가량 늘리는 동안 지역의사제 정원은 418명에서 1770명으로 4배 이상이 됐다. 전체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4%에서 18.9%로 늘었다. 별도 정원으로 뽑다 보니 지역의사제로 입학할 때 경쟁률은 다른 전형보다 낮은 편이다. 마에다 다카히로 나가사키대 의대 종합진료과 교수는 “나가사키대 의대의 경우 올해 일반전형 경쟁률이 7.7 대 1이었는데 지역의사제 전형은 2.2 대 1이었다”고 했다. 일본의사협회의 이마무라 히데히토 상임이사는 “의대 입학이 어렵다 보니 의사가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지역의사제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서도 유사 제도 도입, 효과는 미지수 과거 국내에서도 일본의 지역의사제를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헌법상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와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의료계의 반발에 부닥쳤다. 이 같은 논란은 일본에서도 있었다. 가타미네 시게루 나가사키대 의대 명예교수는 “일본에서도 대학에 막 입학한 신입생에게 졸업 후 근무지를 미리 선택하는 건 이르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정부와 의료계가 논의한 끝에 도시와 지방의 의료 격차 문제가 너무 심각해 지역의사제 도입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대신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지역 의료기관 근무를 약속한 8개 필수과 전문의 96명을 대상으로 월 400만 원의 지역근무수당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별도 정원을 할당해 선발하고 의무적으로 지역에서 근무하게 하는 일본보다 다소 느슨한 방식이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의무나 강제 대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방 공공병원의 경우 연봉을 5억 원까지 올려도 의사 구인난을 겪는 상황에서 인센티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또 다소 강제성이 있더라도 일본처럼 확실하게 지방 의료를 살리는 제도를 함께 도입했다면 증원 규모를 낮출 수 있어 의료계 반발이 지금처럼 크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 낙도 실습 등으로 지역 의료 관심 유도 동아일보 기자가 후쿠에섬을 찾은 15일 나가사키대 의대생 일부도 섬을 찾았다. 나가사키대는 의대생 전원에 대해 5학년 때 1주일 동안 섬에 머물며 낙도 실습을 하도록 하고 있다. 졸업반인 6학년은 희망할 경우 한 달 동안 섬에 머물며 병원에서 실습할 수도 있다. 지역 의료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차원이다. 지자체는 대학과 손잡고 후쿠에섬에 낙도의료연구소도 만들었다. 노나카 씨는 “저도 대도시(후쿠오카시) 출신이지만 18년 전 낙도 실습을 하면서 지역 의료에 관심을 갖고 지금도 섬에 남아 있다”며 “지방이다 보니 연봉도 더 높다. 그리고 의사로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낙도 의료를 경험해 보면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나가사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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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으로 약 배송-이동형 병원 ‘모바일 카’… 남은 의료공백, 기술로 메워

    15일 일본 나가사키현 후쿠에섬의 무인기(드론) 회사 소라이나 사무실. 안내를 받고 옆 창고로 들어서자 드론 12개의 몸체와 날개가 보였다. 창고 밖 공터에는 드론을 쏘아 올리는 대형 발사대도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인근 섬 약국 등 9곳으로 의약품을 배송하고 있다”며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는 10분 내, 가장 먼 곳에는 50분 내 의약품을 배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지역의사제 도입 등 정책적 노력으로 채워지지 않는 지방 의료 공백을 첨단 기술을 통해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소라이나는 2022년 4월 일본 최초로 이곳에서 드론을 이용한 의약품 배송을 시작했다. 섬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처방전을 받고 섬의 약국을 찾았는데 필요한 의약품이 없으면 배로 보낼 때까지 며칠간 기다려야 했다”며 “드론을 이용하면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토시는 낙도의료연구소와 함께 대면 검사와 비대면 진료를 병행하는 이동식 의원 ‘모바일 카’도 운영 중이다. 먼저 간호사가 승합차를 개조한 차를 타고 섬을 돌며 진료가 필요한 주민을 만나고 초기 문진과 혈압 등 기본적 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의사들이 검사 결과를 보고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화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고 처방하는 방식이다. 모바일 카를 이용하는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83세. 고토중앙병원 내과 전문의 노나카 후미야키 씨는 “귀가 잘 들리지 않거나 눈이 침침한 고령자도 간호사 도움을 받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법적 미비로 아직 의약품 드론 배송 등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전남 여수시, 충남 서산시 등 지방자치단체 14곳과 함께 드론을 활용해 섬 등에 생필품 등을 배달하는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은 서비스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약사법에서 비대면으로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 역시 현재 정부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한시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다.※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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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의사수 논의’ 모범 네덜란드, 정부 개입 없었다

    “현재 의사들이 얼마나 활동하는지 잘 보여 주는 게 중요합니다.” 8일(현지 시간) 오전 네덜란드 중부 위트레흐트시. 의료인력수급추계기구(ACMMP) 회의실에 키스카 욜데르스마 사무국장 등 직원 10명이 캐주얼 복장으로 둘러앉았다. 이들은 동아일보 기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내년에 펴낼 인포그래픽 보고서 내용을 논의했다. 격주로 진행되는 정기 회의인데 정부 측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ACMMP는 의료 분야 79개 직종의 적정 인력 수를 3년마다 정부에 제언하는 기구다.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지만 정부는 운영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사무국은 의사 2명을 포함해 수학, 교육,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 전문가 엘런 당커르스더 마리 씨는 “정부에서 개입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의사 등 직종 종사자들이 중립성을 인정하고 추계 결과를 존중한다”고 했다. 네덜란드의 ACMMP는 유럽에서 의료인력 추계 시스템을 운영하는 19개국 협의체를 주도할 정도로 선진적 모델로 인정받는다. 사무국 직원들은 의사, 간호사 등 직종 분과로 나뉘어 전문가 100여 명과 추계 작업을 진행한다. 총 50가지 변수를 활용하는데 3년 주기 중 2년 이상을 데이터 수집에 할애한다. ‘오래 계획하고, 자주 추계한다’는 것이 사무국의 모토다. 중립성과 객관성을 인정받아 정부와 의사 모두 결과를 존중한다. 일본의 의사수급분과회 역시 후생노동성 산하에 있지만 정부는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네덜란드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의사 수 추계 기관이 없다. 의료 공백 직전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년간 28차례 만났지만 결론을 못 냈고 결국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 최근에야 네덜란드와 일본 모델을 벤치마킹해 추계위원회 구성을 발표했지만 이미 신뢰가 사라진 의사들은 ‘들러리만 설 것’이라며 참여를 거부 중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선진국의 의사 추계 및 양성 시스템을 통해 의료 공백의 해법을 찾고자 네덜란드, 캐나다, 미국, 일본 등 4개국을 취재하고 전문가 50여 명을 만났다. 이들 국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한국 같은 의정 갈등 없이 필수·지방 의료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만큼 의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네덜란드, 의사 수 3년마다 추계… 데이터 수집에만 2년 쏟아〈1〉 ‘의사 수 논의’ 모범 네덜란드팬데믹 가능성-의료기술 발전 등… 50가지 변수 고려해 정원 산출정부, 지원만 하고 간섭은 안해… “기관 독립성-자료 객관성 가장 중요”“의사 등 의료인력을 추계할 때는 최대한 다양한 변수를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총 50가지 변수를 사용해 추계를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의료인력수급추계기구(ACMMP) 사무국에서 일하는 통계학자 이베터 판 노르던 씨는 의료인력 추계 과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데이터가 있어야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단순한 추론 대신 ‘12년 후 어느 지역, 어느 과에 의사 부족이 예상된다’는 것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ACMMP 사무국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기관의 독립성’과 ‘데이터의 객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래야 추계 결과에 대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의사, 간호사 단체 등이 모두 납득할 수 있고 정부 정책에도 이견 없이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추계 주기 중 3분의 2 이상을 데이터 수집에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추계”1990년대까지만 해도 네덜란드에는 별도의 의료인력 추계 기구가 없었다. 1970년대 초반까지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결정했지만 지나치게 많이 뽑는 문제가 생겨 이후 정부에서 정원을 관리했다. 정부에선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추첨제 도입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1990년대 후반 이번에는 의사 공급 부족이 문제가 됐다. ACMMP에서 일하는 엘런 당커르스더 마리 씨는 “정부는 결국 의료인력 수는 전문가들이 모인 전문기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해당 직종 종사자, 교육과 수련을 맡은 대학과 병원, 돈을 지급하는 건강보험사 등 세 기관이 모여 합의하는 방식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정부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 ACMMP 이사회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전문가 집단, 대학과 병원, 건강보험사에서 9명씩 추천해 총 27명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지난해 기준으로 사무국 운영비 36억4600만 원은 모두 정부가 지원했다.사무국에서 10개 분과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하는 추계 작업 역시 정부 개입 없이 이뤄진다. 역시 독립기관인 보건의료서비스연구소(NIVEL)와의 교차 검증도 진행된다. 마리 씨는 “정부와의 관계는 국회에서 대정부질의를 할 때 요청이 오면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정도가 전부”라며 “추계 과정은 굉장히 투명하고 명백하게 이뤄진다”고 했다. 의대 2000명 증원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아직까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2022년 ACMMP는 보고서에서 현재 1만3492명인 주치의 수를 2027년까지 1190명(8.8%), 현재 2만5880명인 전문의 수를 1221명(4.7%)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고 정부는 받아들였다. 주치의는 한국으로 치면 1차 의료기관인 동네병원이다. 다만 의대 정원은 2850여 명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했는데 이는 수련 대기 인원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한국이 2.6명, 네덜란드는 3.9명이었다. OECD 평균은 3.8명이다.● “추계 위해 2년 이상 다양한 데이터 수집”ACMMP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를 할 때 총 50가지 변수를 활용한다. 변수에는 현재 활동 중인 의사 수와 향후 공급될 의사 수, 고령화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는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신규 전염병 발생 가능성, 기술의 발전 등도 포함된다.하나의 변수에 대해 가능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교차 검증하기 때문에 3년 주기 활동 중 2년 이상이 데이터 수집에 소요된다. 이후 NIVEL과 함께 개발한 모델을 통해 추계를 진행한다. NIVEL 연구원 린다 플린테르만 씨는 “저희의 모델은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모델”이라며 “12년 후 공급과 수요를 일치시키겠다는 목표로 3가지 시나리오를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12년은 의대에 입학한 학생이 실제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가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데이터에만 의존할 경우 빠질 수 있는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 ‘델파이 기법’도 적극 활용한다. 각 협회에서 추천한 전문가 7명으로 익명 패널을 구성해 질문과 답변을 반복하며 데이터를 보정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전문가 에흐버르트 클레버르스 씨는 “데이터로 추정이 어려운 사회문화적 변화, 기술 발전 동향 같은 변수에 대한 합의를 델파이 기법을 통해 이뤄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의사들도 ACMMP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인정하고 필요한 증원이라면 받아들인다. 아우키어 플라허 네덜란드 의사 노동조합 책임이사는 “네덜란드 의사들은 추계 결과에 대해 집단으로 반발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함께 추계해 왔기 때문에 잘했을 것이란 신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위트레흐트·나가사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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