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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일 방한했다. 삼성전자와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 합병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손 회장은 이날 일본을 출발해 오후 3시경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손 회장은 방한 목적을 묻는 동아일보 취재진의 질문에 손 회장은 “비즈니스(사업) 목적”이라고 짧게 답한 후 공항을 빠져나갔다. 손 회장은 약 일주일 동안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손 회장 방한의 핵심 일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와의 만남과 ARM 인수합병(M&A)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전자의 ARM 인수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손 회장 방한 기간 중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직접 “손 회장이 10월 서울에 오는데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소개했다. 소프트뱅크도 공식적으로 ARM과 삼성전자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영국에 본사가 있는 ARM은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AP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손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지분 75%, 나머지 25%는 세계 최대 벤처 투자 펀드인 비전펀드가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정점이 있는 기업인 만큼 기업 가치가 100조 원에 이른다는 평가도 있다. 관건은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다. 미국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가 2019년 400억 달러(약 56조 원)에 ARM 인수를 시도했지만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의 반독점 규제로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몸값이 지나치게 비싸 투자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ARM이 삼성전자에 인수되면 주요 파운드리(위탁생산) 고객사들이 설계 기밀 유출 등을 우려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가 국내외 반도체 관련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일부 지분만 넘겨 받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손 회장이 방한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할지도 관심사다. 손 회장은 앞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정보통신기술(ICT)과 관련한 성장 전략을 제언해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만남을 가졌다. 또한 삼성전자 이외에 국내 기업인들과 만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이륙 준비를 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다른 항공기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4시경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하려던 KE908편이 아이슬란드에어 소속 항공기 FI454와 접촉 사고를 냈다. KE908편은 보잉 777-300ER 여객기로 승객 198명과 승무원 17명이 타고 있었다. 아이슬란드에어 항공기는 착륙 후 게이트로 들어가고 있었고, 대한항공 여객기는 이륙을 위해 유도로로 이동 중이었다. 이 사고로 아이슬란드에어 항공기 수직 꼬리날개가 찢어졌다. 대한항공의 항공기도 왼쪽 날개에 부분 손상을 입었다. 사고 후 KE908편은 운항을 중단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승객들은 현지 호텔에서 하루를 머문 뒤, 대한항공이 급파한 대체 항공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국 공항 당국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대한항공은 현지에서 항공기 손상 상태 점검 및 정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기가 공항 활주로에서 부딪히는 사고는 국내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2018년 김포공항에서는 대한항공 B777-200 항공기와 아시아나항공 A330 항공기의 날개가 서로 부딪쳤다. 올해 3월에는 제주항공 항공기와 에어서울 항공기가 제주공항에서 접촉 사고를 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비철금속 기업 ㈜영풍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2차 전지 재활용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영풍은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배터리 및 전기차 콘퍼런스 ‘KABC 2022’에서 ‘건식용융 재활용 기반 리튬 배터리 리사이클 플랫폼’을 주제로 2차 전지 리사이클링 기술과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영풍은 10월부터 건식 재활용 방식에 최적화된 원료(리튬배터리 플레이크)를 세계 최초로 생산할 예정이다. ‘리튬배터리 플레이크’는 사용 후 배터리를 팩 또는 모듈 단위에서 곧바로 파쇄한 것이다. 그만큼 배터리를 해체하는 전처리 공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확대되면서 2차 전지에 사용되는 희귀 금속들을 확보하는 게 중요해져서다. 영풍은 ‘리튬배터리 플레이크’ 제조 방식은 케이스와 집전체(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 등도 원료 및 부원료로 사용한다. 그만큼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주요 금속의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영풍은 건식 재활용이 국내외 업체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는 습식 제련 방식에 비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습식 방식은 전처리 공정에서 폐배터리를 셀 단위까지 분리한 뒤 잘게 분쇄해 재활용 원료인 블랙파우더를 만들어야 하는데, 불순물로 간주되는 배터리 케이스와 양극재, 음극재의 집전체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금속이 손실될 가능성이 높다. 영풍은 최근 경북 김천시에 리튬배터리 플레이크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10월 말부터는 이곳에서 생산된 리튬배터리 플레이크를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에 있는 건식 용융 재활용 방식의 파일럿 공장에 투입해 리튬 등 주요전략소재를 시범 생산할 계획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다양한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며 미래 모빌리티(이동 수단)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오토모티브 뉴스 페이스 어워드’에서 ‘페이스 이노베이션 파트너십 어워드’를 수상했다. 차량 유무선 통신 통합 제어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양산에 적용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페이스 어워드는 매년 자동차산업에서 △완성차 업체와 협력사의 뛰어난 협업 △혁신 기술 △주목할 만한 기술 등 3개 부문을 수상한다. 현대차그룹이 페이스 어워드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차량(SDV)에 대한 개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현대차그룹은 8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 설립을 결정했다. 로보틱스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 신사업과 직간접적인 연계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고도의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SDV 개발 체계 조기 전환과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SW 센터’를 국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역량이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2025년까지 8조9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내놓고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월 진행된 ‘사용자 경험(UX) 테크데이 2022’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의 방향성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공항 픽업용 PBV’ 모형을 선보였다.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서 UX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PBV 개발에 있어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측면도 소개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이 4개월 연속 대(對)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반면 대만은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은 반도체 수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8일 ‘한국과 대만의 대중 무역 구조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반면, 대만은 미중 갈등 상황에서도 오히려 늘어났다”고 짚었다. 한국은 5∼8월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대중국 수출이 5∼7월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나다 8월에는 3.6% 줄었다. 우선 삼성전자 시안 2공장 증설이 완료되면서 관련 장비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의 장비 자급률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상반기(1∼6월) 32%로 올랐다. 이렇듯 장비 수출이 줄어든 데다 반도체 수출량도 증가세가 꺾였다. 반면 대만은 1∼8월 대중국 수출이 83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43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9% 늘어났다. 대만은 반도체 분야에서 이 기간 223억 달러 흑자를 냈다. 대중국 무역흑자 240억 달러의 92.7%에 해당한다. 대만에는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중 4곳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팹리스(설계), 파운드리, 패키징(후공정)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생태계가 강력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대만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챙긴 측면도 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외에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김경훈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대만을 거울 삼아 기업 환경 개선과 투자 유치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HL그룹(옛 한라그룹)이 28일 사명 변경 후 첫 번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HL그룹은 조성현 HL만도 사장(62)을 수석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그룹 자동차 섹터를 총괄토록 했다. 김광헌 HL만도 부사장(62)은 HL홀딩스 사장으로, 김준범 HL홀딩스 부사장(55)은 사업부문 사장(CEO)으로 각각 승진했다. 박도순 HL만도 부사장(62)은 만도브로제 사장에 선임됐다. 홍석화 HL홀딩스 사장(58)은 HL D&I 한라 사장으로 이동해 그룹 건설 섹터를 총괄한다. HL그룹은 창립 60년을 맞아 9일 사명을 공식 변경했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은 “새로운 기업 브랜드와 함께 강하고 체계적이며 전문성을 겸비한 젊은 조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설한 미래사업실과 HR혁신실을 직접 챙긴다. ◇HL홀딩스 <승진> ▽부사장 △사업부문 이우영 △지주 권주상 ▽전무 △사업부문 이성규 ▽상무 △지주 김수진 <신임> ▽상무보 △사업부문 엄소연 이영환 △지주 신수진 ◇HL만도 <승진> ▽부사장 이기관 이윤행 케빈 로스 ▽전무 강한신 김문성 김재혁 류기팔 ▽상무 김경래 김영식 남궁현 박규식 유영선 이병환 최한규 <신임> ▽상무보 김은성 박병길 손계순 송현석 신주호 이병득 김남호 양이진 ◇HL클레무브 <승진> ▽부사장 유호영 ▽전무 김성국 ▽상무 김유호 <신임> ▽상무보 유한열 ◇만도브로제 <신임> ▽상무보 이기영 ◇HL D&I 한라 <승진> ▽전무 이일희 <신임> ▽상무보 이광우 송선호 ◇HL안양아이스하키단 <승진> ▽전무 양승준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우리 측 우려를 전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 전기차가 미국에서 생산되기 전) 과도기간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해소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백악관이 전해 IRA와 관련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 내 서열 2위인 해리스 부통령은 29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다.○ 美, IRA 한국 우려 “이해”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국장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한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양자회담을 가졌다. 3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한미 관계,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 총리는 이날 IRA 시행으로 인한 차별적 요소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미 행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전기차 세제 혜택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며 “법이 시행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IRA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앞서 미 측 인사들은 우리 우려에 대해 “경청했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만 답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환담 당시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한국산 전기차 차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문제 제기를 바이든 행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이런 미묘한 기류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날 회담 후 백악관과 한국 정부 당국자 간 설명에 일부 온도 차도 감지됐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 전기차 생산이 미국 내에서 시작되기 전까지 과도기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한국 측과의 긴밀한 협의하에 지속해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조지아주 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까지를 ‘과도기’로 표현하며 IRA로 인한 전기차 차별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찾자는 의지를 직접 밝혔다는 것. 하지만 백악관 설명에는 “지속적 협의를 약속했다”는 내용만 담겼다. 또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부통령이 전기차를 협상하러 간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우리 정부가 IRA 관련 전방위 대응에 나선 가운데 자동차업계에서는 조지아주 신공장 가동이 예정된 2025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든 타격을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조지아주 신공장 가동 전까지 과도기적으로 7500달러 보조금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현대차가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방한, DMZ 방문한 총리는 회담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서울 방문 기간 DMZ에 가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고 말했다. 이후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은 29일 DMZ를 둘러본 뒤 미군 사령관으로부터 작전 브리핑을 받을 것”이라며 “부통령은 함께 싸우고 전사한 수만 명의 미군 및 한국군의 공동 희생을 숙고하며 철통같은 미국의 대한 방위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DMZ 방문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 현직 부통령이 DMZ를 찾는 것은 2017년 4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방문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가진 바 있다.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등을 겨냥해 2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 고조에 나선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DMZ에서 강력한 한미동맹과 미국의 대북억지력을 과시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이 북한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발하고 나섰다. 매각 과정에서 노조를 배제시켰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주장도 내놨다. 향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속노조는 27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그룹으로의 졸속, 특혜 매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전날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대우조선해양 정규직 노조)가 “노조와 상의 없이 매각을 결정한 건 폭거”라는 성명을 내놓은 데 이어 상급노조인 금속노조도 전면에 나선 것이다. 금속노조는 “윤석열 정권의 조선산업 전망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는데 대우조선부터 매각한다고 서두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현 정부를 겨냥했다. 금속노조는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면 51일간 독을 불법 점거했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에 대한 4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그동안 회사를 동종업계나 해외 및 투기자본에 매각하거나 분리 매각하는 것에 반대해 왔다. 매각 과정에서 고용 승계를 보장받는 것은 물론이고 M&A 이후 예상되는 인력 구조조정을 막겠다는 의도다. 2019년 현대중공업이 인수하기로 했을 때 노조가 격렬히 반대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화가 조선산업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해 경영 능력이 의심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노조 논리가 이율배반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KDB산업은행은 “모든 대기업과 접촉한 결과 한화그룹의 인수 의사를 확인했다”고 했다. 사실상 한화 외에는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전날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노사 관계도 구축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노조의 강력한 반대는 M&A 과정에서 인수자 측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다.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할 당시에도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정밀실사를 하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2018년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 호반건설은 노조의 강력한 반대 등을 이유로 인수 의사를 접었다. 대우조선의 경우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노조 리스크가 큰 기업으로 꼽힌다. 당장 올해 하청지회 파업으로 수천억 원대 매출액 피해를 입었다. 당시 정규직 노조가 하청지회 파업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금속노조 탈퇴를 추진했다 실패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속노조가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번 M&A 반대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29, 30일 예정됐던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관련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매각 문제와도 연계시켜 처리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노조는 줄곧 회사 매각 시 고용 승계 등을 보장하라고 요구해 왔다”며 “M&A 이슈가 발생한 만큼 노조의 대응 수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 건마저 차질을 빚는다면 강성 노조로 인한 경영활동 제동이라는 또 하나의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며 “이는 해외 투자 유치까지 막아 조선업은 물론이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를 부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발하고 나섰다.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줬고, 매각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대우조선이 그 동안 강성 노조와의 대립으로 몸살을 앓아왔던 만큼, 노조의 움직임이 향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금속노조는 27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그룹으로의 졸속, 특혜 매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전날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대우조선해양 정규직 노조)가 “노조와 상의 없이 매각을 결정한 건 폭거”라는 성명을 내놓은 데 이어, 상급노조인 금속노조도 전면에 나선 것이다.금속노조는 “윤석열 정권의 조선산업 전망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는데 대우조선부터 매각한다고 서두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현 정부를 겨냥했다.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51일간 독을 불법 점거했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에 대한 470억 원 규모 손배소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노동계의 반발은 예상돼왔다. 대우조선 노조는 그 동안 동종업계나 해외 및 투기자본에 매각하거나 분리 매각에 반대하는 동시에 매각 논의에 노조의 참여를 요구해왔다. 매각 과정에서 고용 승계를 보장받는 것은 물론 인수합병(M&A) 이후 예상되는 인력 구조조정을 막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KDB산업은행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한화로의 매각을 결정했다. 산은은 26일 한화그룹이 2조 원을 투자해 대우조선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산은은 “모든 대기업과 접촉한 결과 한화그룹의 인수 의사를 확인했다”며 사실상 한화 외에는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노조의 강력한 반대는 M&A 과정에서 인수자 측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다.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할 당시에도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정밀실사를 하지 못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2019년 현대중공업의 인수합병에도 반대하며 실사를 저지한 전력이 있다. 2018년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 호반건설은 노조의 강력한 반대 등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로 넘기려 했으나 노조와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8월 매각을 철회해야 했다. 한화그룹은 전날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노사 관계도 구축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가 M&A와 같은 경영 사안에 개입할 근거는 없지만, 여론이 악화되면 인수 측에서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대우조선은 6~7월 하청지회 파업을 겪었던 만큼, 노조 리스크(위험)이 큰 업체다. 하청지회 파업 과정에서 대우조선 근로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던 금속노조가 M&A를 계기 삼아 대우조선에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우조선 노조는 29, 30일 예정됐던 임금 단체 협상(임단협)과 관련된 쟁위행위 찬반 투표를 매각 문제와도 연계시켜 처리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노조는 줄곧 회사 매각 시 고용 승계 등을 보장하라고 요구해왔다”며 “M&A 이슈가 발생한 만큼, 노조의 대응 수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화그룹이 2조 원을 투입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다. 2001년 워크아웃 졸업 후 KDB산업은행 관리를 받으며 민영화를 추진해온 대우조선은 21년 만에 ‘주인 없는 회사’ 꼬리표를 떼게 됐다.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했다가 불발된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품에 안으면 국내 조선업계의 ‘빅3’ 체제는 더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6일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이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앞으로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대우조선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역량 있는 민간 주인 찾기가 근본 해결책이라고 판단했다”며 “국내 대기업 그룹들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결과 한화그룹이 의향을 표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 인수는 이번 MOU 체결 이후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주는 경쟁입찰을 거쳐 확정된다.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을 찾겠다는 것이지만 한화보다 나은 매수자를 찾기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산은은 연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 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올해 초 유럽연합(EU)의 합병 불허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된 바 있지만 한화그룹은 동일 업종이 아니어서 이 같은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산은은 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난으로 대우조선 인수를 철회했던 한화그룹은 14년 만의 재도전을 통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방산업체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한화, 2조에 대우조선 인수… 산은, 헐값 논란속 “빠른 매각이 살길” 21년만에 주인 찾은 대우조선… 빨리 팔려는 산은-방산 강화 한화대우조선 매매 셈법 맞아떨어져… 산은 등 2015년후 7조1000억 투입회수자금 턱없이 적어 논란일 듯… “눈덩이 손실 최소화 방안” 강조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정권 초반에 신속하게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방위산업을 강화하려는 한화 측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1년이란 기나긴 매각 작업 끝에 대우조선이 새 주인을 찾게 되면서 민간 주도의 산업 구조조정에 큰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인수 가격 2조 원은 앞서 2008년 한화그룹이 써냈던 6조30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인 데다 그동안 투입됐던 공적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대기업 접촉해 한화 의지 확인”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의 통매각, 분리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수자를 물색해 왔다”며 “국내에서 제조업을 하는 모든 대기업 그룹을 접촉한 결과 한화그룹의 인수 의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체결한 투자합의서(MOU)에 따라 인수 절차가 진행되면 한화 측은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유상증자에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 원을 투입하고 한화시스템 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이 1000억 원을 부담할 계획이다.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돼 최대주주인 산은은 지분이 55.7%에서 28.2%로 줄어 2대 주주가 된다. 다만 최종 인수 전까지 남은 절차가 있다. 양측은 한화그룹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는, 이른바 ‘스토킹호스’ 인수합병(M&A) 방식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27일 입찰 공고를 내고 다음 달 17일까지 입찰 의향서를 받은 뒤 최대 6주간의 실사 작업과 경쟁 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정한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방산 부문에는 국가 혁신 기술이 많이 포함돼 해외가 주체가 된 인수자에겐 입찰 자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화그룹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투자자가 사실상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판단이다.○ ‘헐값 논란’ 있지만 매각 가능성 높아유상증자로 수혈된 2조 원은 대우조선의 재무구조 개선과 설비투자 등에 쓰인다. 또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한화 인수 이후에도 다른 채권단의 협조를 구해 대출 등 기존 금융지원 방안을 5년간 연장할 계획이다. 수은은 영구채 조건을 변경해 대우조선의 이자 부담도 낮춰주기로 했다. 하지만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2015년 이후 지금까지 공적자금 7조1000억 원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회수 자금이 턱없이 적은 ‘헐값 매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날 강 회장은 “2015년 부실화 이후 7년 가까이 대우조선이 산은의 품에 있으면서 기업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했고 지난해 1조7000억 원, 올해 상반기 6000억 원의 손실을 냈다”며 “이번 방안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현재 2만 원대인 주가가 상승해 투입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우조선은 2008년과 2019년에도 각각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에 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모두 무산된 전력이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인수는 올 1월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합병을 불허하면서 불발됐다. 강 회장은 “기업결합 심사가 10여 개국에서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례는 동일한 조선업종을 영위하는 기업 간 거래가 아니라서 기업결합 이슈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국내 조선산업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의 ‘3강 구도’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대우조선이 21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된 것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조선업 불황이 닥쳤을 때는 빅3의 출혈 경쟁이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초호황 국면에서는 3강 체제가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대우조선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도 주인 없는 회사라는 점 때문에 선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정권 초반에 신속하게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방위산업을 강화하려는 한화 측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1년이라는 기나긴 매각 작업 끝에 대우조선이 새 주인을 찾게 되면서 민간 주도의 산업 구조조정에 큰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인수 가격 2조 원은 앞서 2008년 한화그룹이 써냈던 6조30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인 데다 그동안 투입됐던 공적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대기업 접촉해 한화 의지 확인”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의 통매각, 분리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수자를 물색해 왔다”며 “국내에서 제조업을 하는 모든 대기업 그룹을 접촉한 결과 한화그룹의 인수 의사를 확인했다 설명했다. 이날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체결한 투자합의서(MOU)에 따라 인수 절차가 진행되면 한화 측은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유상증자에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 원을 투입하고 한화시스템 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이 1000억 원을 부담할 계획이다.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돼 최대주주인 산은은 지분이 55.7%에서 28.2%로 줄어 2대 주주가 된다. 다만 최종 인수 전까지 남은 절차가 있다. 양측은 한화그룹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는 이른바 ‘스토킹호스’ 인수합병(M&A) 방식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27일 입찰 공고를 내고 다음 달 17일까지 입찰 의향서를 받은 뒤 최대 6주간의 실사 작업과 경쟁 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정한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방산 부분에는 국가 혁신 기술이 많이 포함돼 해외가 주체가 된 인수자에겐 입찰 자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화그룹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투자자가 사실상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판단이다.● ‘헐값 논란’ 있지만 매각 가능성 높아유상증자로 수혈된 2조 원은 대우조선의 재무구조 개선과 설비투자 등에 쓰인다. 또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한화 인수 이후에도 다른 채권단의 협조를 구해 대출 등 기존 금융지원 방안을 5년간 연장할 계획이다. 수은은 영구채 조건을 변경해 대우조선의 이자 부담도 낮춰주기로 했다. 하지만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2015년 이후 지금까지 공적자금 7조1000억 원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회수자금이 턱없이 적은 ‘헐값 매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날 강 회장은 “2015년 부실화 이후 7년 가까이 대우조선이 산은의 품에 있으면서 기업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했고 지난해 1조7000억 원, 올해 상반기 6000억 원의 손실을 냈다”며 “이번 방안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현재 2만 원대인 주가가 상승해 투입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우조선은 2008년과 2019년에도 각각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에 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모두 무산된 전력이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인수는 올 1월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합병을 불허하면서 불발됐다. 강 회장은 “기업결합 심사가 10여 개국 정도에서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례는 동일한 조선업종을 영위하는 기업 간 거래가 아니라서 기업결합 이슈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국내 조선산업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의 ‘3강 구도’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대우조선이 21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된 것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조선업 불황이 닥쳤을 때는 빅3의 출혈경쟁이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초호황 국면에서는 3강 체제가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대우조선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도 주인 없는 회사라는 점 때문에 선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이스타항공의 김유상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부정 채용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23일 직원들에게 보낸 ‘사임의 변’에서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 사임을 하게 돼 죄송할 따름이다. 대표이사직 사임이 혹여나 있을 이스타항공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과 현 이스타항공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5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던 이 전 의원은 현재 2014~2015년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와 김유상 대표가 연루됐다는 의혹도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전주지검은 최근 이스타항공 사무실, 이 전 의원의 자택, 최 전 이스타항공 대표 자택, 김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대표는 “저와 창업주(이 전 의원)와의 연관성으로 이스타항공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 전 의원과 지금의 이스타항공, 특히 인수자인 성정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 전 의원과 연락조차 하지 않은지 몇 년이 지났다”며 “이러한 부담과 우려에도 직원들의 제자리를 마련하도록 중심을 잡아달라는 형남순 성정 회장의 뜻에 따라 여기까지 함께 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스타항공 파산 직전인 2021년 1월 대표이사에 취임했으며, 이후 공동관리인으로 회생 절차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이스타항공의 정상화가 미뤄지는 상황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마지막 정상화 관문을 앞두고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오해로 모든 절차가 중단되고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되면서 대표로서 참담했다”며 “전면에 나서는 것조차 오해의 소지가 될까 부담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대표직 수행에 대해 숙고하게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사임하면서 이스타항공의 재운항을 위한 운항증명(AOC) 발급이 속도를 낼지 주목받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변경 면허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의도적으로 자본잠식을 반영하지 않은 회계자료를 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경찰이) 허위제출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통보를 했다”면서 “직원과 인수 기업을 위해서 재운항을 앞당길 수 있도록 국토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글로비스는 인천국제공항 제2공항물류단지에 첨단 시스템을 갖춘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마트 물류센터 건설 및 운영 협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지상 5층, 총 면적 4만6111m² 규모로 2025년 완공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이커머스 화물 취급을 위한 분류 시스템과 자체 통관시설을 보유한 특송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물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물류 로봇 등 스마트 설비를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또 물류센터에서 해외 업체의 물품을 대량 반입한 뒤 분류, 재포장해 해외로 내보내는 글로벌 배송센터(GDC)를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앞서 독일, 오스트리아, 미국, 인도 등의 공항과 항공화물운송주선업 업무를 수행키로 한 만큼, 이들 거점과 네트워크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의 신형 전기차 세단 아이오닉6에 5만 대 가까운 예약 물량이 몰렸다. 높은 전비(電比), 긴 주행거리로 무장한 효율성이 최대 장점이다. 아이오닉6는 친환경차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현대차의 ‘전략모델’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시장에서의 성패가 더욱 주목된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 15일 사전 계약자 및 법인을 대상으로 아이오닉6 인도가 시작됐다. 아이오닉6는 사전 계약 당시 첫날에만 국내 완성차 모델 중 역대 최다인 3만7446대가 예약됐다. 14일 사전 계약 마감까지 4만7000대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거운 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아이오닉6와 관련된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고 있다. 성능과 디자인에 대한 호평도 눈에 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호평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전기차도 탈 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오닉6는 국산 전기차 중 첫 세단이라는 의미도 있다. 아이오닉6를 계약한 김모 씨(54)는 “신형 그랜저를 기다릴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최근 전기차를 계속 타보면서 거부감이 줄어 결국 아이오닉6를 택했다”고 했다. 아이오닉6의 1kWh(킬로와트시)당 주행거리, 즉 전비는 현대차가 가장 전략적으로 강화한 부분이다. 스탠더드(기본)형은 kWh당 6.2km, 롱레인지(항속)형은 kWh당 4.8∼6.0km다. 20일 프레스티지 트림(kWh당 4.8km)을 고속도로와 국도 120km를 운행한 결과 kWh당 6.4km를 기록했다. 에어컨과 통풍 시트를 작동시키고 각종 주행 보조 장치와 휴대전화 무선 충전, 음악 재생까지 모두 가동했음에도 얻은 결과다. 전기차의 짧은 주행거리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뤘던 가장 큰 요소다. 아이오닉6의 1회 충전 시 공식 주행거리는 최대 524km. 약 400km 거리인 서울∼부산 구간을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800V 초급속충전을 사용하면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기술도 적용됐다. 전기차의 단점 중 하나인 충전 시간을 어느 정도 극복한 것이다. 현대차의 남은 과제는 생산 속도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지금 계약하면 내년 중에 차를 수령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대기 기간이 1년이 훌쩍 넘는다는 얘기다. 아이오닉6의 최저가는 5260만 원으로 모든 구매자는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6는 현대차에도 중요한 모델이지만, 초반 돌풍을 계속 이어간다면 국내 시장 전체의 전기차 보급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32만8267대로, 아직 전체 차량 중 1.3%에 불과하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는 23일부터 25일까지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현대 N 페스티벌’ 5라운드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현대 N 페스티벌’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차량을 활용한 경주와 함께 일반 관람객을 위한 체험과 관람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는 행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반 관람이 제한됐으나, 이번 행사부터 관객 입장이 허용됐다. 현대차는 관중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N 라운지 파티 등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24, 25일에는 현대차가 주관하는 최초의 자전거 행사인 ‘현대 N 사이클링 페스티벌’도 동시에 열린다. 참가 선수 약 300명은 인제스피디움부터 충남 태안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까지 약 360km 구간을 달리게 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방탄소년단(BTS)과 손잡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캠페인 음원을 공개한다. 현대차는 23일 오후 6시 멜론, 스포티파이 등 국내외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세기의 골’ 공식 음원을 내놓고, 현대차 글로벌 유튜브 채널 ‘현대 월드와이드’에서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고 22일 밝혔다. 세기의 골은 현대차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해를 맞아 4월부터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축구의 꽃인 골(Goal)도 있지만,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위대한 골(목표)을 생각해 보자는 의미로 전개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 캠페인을 통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지구인이 다 함께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BTS는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현대차의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출범시킨 ‘팀 센츄리’의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팀 센츄리는 전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 선수 스티븐 제라드를 포함해 한국 국가대표팀 출신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이탈리아 조각가 ‘로렌초 퀸 등 11개 팀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와 BTS는 음악의 힘을 통해 세기의 골 캠페인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우리의 연대‘라는 메시지를 확산시키기 위한 음악을 기획했다. 세기의 골 캠페인 송은 ’Yet To Come(Hyundai Ver.)‘으로, 6월 BTS가 발매한 앨범 ’Proof‘의 타이틀 곡 ’Yet To Come(The Most Beautiful Moment)‘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현대차와 BTS는 ’지금보다 더 멋진 최고의 순간이 있을 것‘이라는 원곡의 메시지가 ’세기의 골 달성을 위해 모두가 연대한다면 보다 나은 미래가 올 수 있다‘는 캠페인의 주제와 일맥상통한다고 봤다. ’Yet To Come(Hyundai Ver.)‘은 원곡의 메시지와 느낌을 유지하며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더 강렬한 느낌과 함께 후렴부에서 세기의 골의 메시지를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와 BTS는 세기의 골 캠페인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자 일부 개사도 진행했다. 뮤직 비디오에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메시지가 곳곳에 담겼다. 국가, 인종, 세대를 넘어 모두가 한 목소리로 축구 경기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담아 월드컵을 계기로 뭉친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달성해야 할 세기의 목표를 위해 연대하자는 모습을 그렸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4족 보행 로봇 스팟,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등이 등장하며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한다. 현대차는 10월 1일부터는 전 세계 축구팬들이 세기의 골 캠페인의 취지를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현대차 공식 틱톡 계정을 통해 틱톡 챌린지 ’팀센츄리12(#TeamCentury12)‘를 시작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BTS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서 음악의 힘을 통해 우리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캠페인 송 제작과 틱톡 챌린지 등 BTS와 함께 하는 다양한 활동을 계기로 전 세계인이 지속가능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즐겁게 화합하고 서로 힘을 보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전기차의 표준을 만들겠다.현대자동차의 신형 전기차 세단 아이오닉 6은 전기차 시대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야심이 묻어나는 차량이다. 향상된 배터리 효율과 주행 성능, 넓은 실내 공간과 세련된 내외부 인테리어는 아이오닉 6가 전기차끼리의 경쟁을 넘어 내연기관차까지 압도하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이 담겨 있었다. 20일 경기 하남시부터 가평시까지 왕복 약 120㎞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에 사용된 차량은 아이오닉 6 롱레인지 모델의 프레스티지 트림이었으며, 20인치 타이어가 장착됐다.차량에 오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넓은 실내 공간이었다. 아이오닉 6는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과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E-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의 길이)는 2950㎜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2940㎜)보다 길었다.아울러 평평한 바닥,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터널을 없앤 디자인, 다양한 수납 공간이 눈에 띄었다. 현대차 측은 그 동안 아이오닉 6의 실내를 누에고치를 연상시키는 ‘코쿤’형 인테리어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는데, 실내 공간이 넓은 만큼 안락한 느낌을 줬다. 다만 뒷좌석 천장이 낮아 체격이 큰 성인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인상도 받았다. 시승차에는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가 장착된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적용돼 있었다. 아이오닉 5 등에서는 별도 모니터가 장착돼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이오닉 6는 대시보드와 일체형으로 연결돼 디자인적으로 한층 완성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해상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아 다소 개선이 필요해보였다.아이오닉 6는 53.0kWh 배터리가 장착된 스탠더드(기본)형, 77.4kWh 배터리가 탑재된 롱레인지(항속)형 등 2가지 모델로 판매된다. 스탠더드형의 복합 전비는 복합 킬로와트시(kWh)당 6.2㎞, 롱레인지형은 kWh당 4.8~6.0㎞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524㎞로 국내 전기차 중 가장 길다. 현대차 측은 주행에 나서면 주행거리가 더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여 왔는데, 실제로 시승 시 보여준 에너지 효율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승 차량의 전비는 kWh당 4.8㎞였는데, 기자가 기록한 전비는 kWh당 6.4㎞였다. 에어컨과 통풍 시트를 작동시키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에 휴대전화 무선 충전, 음악 재생까지 모두 가동시켰음에도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였다. 음향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아이오닉 6에는 가상의 주행 음향인 ‘전기차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이 적용돼, 가속 시 ‘위이잉’하는 인공적인 소리를 냈다. 일각서 우주선을 탄 것 같다는 평가도 있지만,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거슬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주행 시 주변 소음 차단 수준은 높은 편이었지만, 전기차 자체가 워낙 조용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더 개선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아이오닉 6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은 편이다. 사전 계약 첫날인 지난달 22일 국내 완성차 모델 중 역대 최다인 3만7446대를 기록했으며, 14일까지 4만7000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최초의 세단인 점, 아이오닉 5와 EV6의 성공 이후 ‘전기차도 탈 만 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 등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아이오닉 6을 사전 계약한 김모 씨(54)는 “신형 그랜저를 기다렸는데, 최근 전기차를 지속적으로 접해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한 가격은 스탠더드 모델 익스클루시브 5200만 원, 롱레인지 모델은 △익스클루시브 5605만 원 △익스클루시브 플러스 5845만 원 △프레스티지 6135만 원 △E-LITE(이-라이트) 이륜구동(2WD) 5260만 원이다. 아이오닉 6는 국고 보조금의 100%를 적용받는 차량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포스코케미칼이 OCI와 손잡고 배터리용 음극재 중간 소재로 쓰이는 ‘피치(Pitch)’의 국산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1일 포스코케미칼과 OCI의 합작법인 피앤오케미칼은 충남 공주시 탄천산업단지에서 피치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포스코케미칼이 51%, OCI가 49% 지분을 보유한 피앤오케미칼은 963억 원을 투자해 연간 1만5000t의 음극재 코팅용 피치를 내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피치는 석탄이나 석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탄소 물질로, 배터리 음극재 표면 코팅과 알루미늄 제련 공정 등에 활용된다. 현재까지는 주요 생산국인 중국과 독일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현재 음극재 및 양극재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피치 공장을 통해 음극재 중간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포스코케미칼은 “원료·중간소재·제품 생산에 이르는 음극재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전체를 완성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렉서스는 6월 한국 시장에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를 완전 변경한 2세대 NX를 선보였다. 렉서스는 신형 NX를 앞세워 ‘하이브리드의 명가’라는 명성을 잇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신형 NX는 준중형 모델로 길이 4660mm, 너비 1865mm, 높이 1670mm다. 현대 투싼(길이 4630mm, 너비 1865mm, 높이 1665mm)과 비슷하다. 전면은 전반적으로 매끈하게 바뀌면서도 기존 렉서스 디자인의 특징인 커다란 그릴과 L자형 헤드렘프 등을 계승했다. 트렁크는 540L인데, 2열 좌석을 접으면 1411L다. 렉서스는 2세대 NX를 개발하며 브랜드 최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내에서도 가솔린 모델은 라인업에서 빠지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만 판매하기로 했다. 21일 시승한 차량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인 NX 450h+(플러스)였다. 차량 전면부에 위치한 14인치 화면은 충분히 큼직하다는 느낌을 줬다. 시승한 차량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탑재돼 있었다. 이와 연계해 스티어링 휠(운전대)의 터치 감응형 버튼으로 볼륨을 조절하거나 HUD에 표시되는 정보를 바꿀 수 있다. 다른 브랜드 차량에 비해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 수가 적어 전체적인 조작이 간편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국내 기업들의 서비스가 대거 들어갔다. 내비게이션은 LG유플러스가 개발했다. 음악과 음성 인식은 네이버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도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전체적인 디자인이 다소 투박하고 반응 속도가 느린 점은 아쉬웠다. 시동을 걸고 차량을 출발시키자 렉서스 차량 특유의 정숙한 느낌이 전해졌다. 흔들림은 적었고, 도로에서 들어오는 소음도 잘 잡아주는 편이었다. 렉서스는 신형 NX에 주행 성능이 강화된 ‘F Sport’ 트림을 판매하는데, 이를 통해 보다 역동적인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NX 350h는 6500만 원,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인 NX 450h+는 7100만 원부터다. 연료소비효율은 NX 350h이 L당 14.0km, NX 450h+는 14.4km에 전기 모터로 1kWh당 3.8km를 갈 수 있다. 자동차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승차감과 조용한 실내, 주행 시 안정성, 그리고 효율적인 연비는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실내가 전체적으로 소박했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조금 더 개선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이 국내 전기자동차 보조금 정책 논쟁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차별적으로 혜택을 주는 IRA에 맞서 한국도 외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자는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해외 기업의 배를 불리게 하지 말고, 한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대상과 효과 등을 놓고 늘 시끄러웠던 이슈다. 올해 들어 미국의 IRA 도입, 국내 전기차 보급 확대와 맞물리며 더욱 복잡한 문제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처음에는 공공기관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이 제한됐다. 2013년부터 일반 국민도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게 됐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환경부 주관이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수단으로 전기차를 선택한 것이다. 전기차 보급을 늘려 배기가스를 내뿜는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하겠다는 접근법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채택한 방식이다. 특히 기후변화에 민감한 북유럽 국가들이 강력히 추진했다.》○ 친환경차 보급 수단이 산업 보호 방패로 변형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전기차는 472만 대였다. 전 세계에서 판매된 완성차의 5.8%에 해당한다. 각국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인위적 유인책인 보조금을 점차 축소하고 있다. 영국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완전 폐지했고 독일도 내년부터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한국도 비슷하다. 국고보조금 한도는 꾸준히 줄어 올해 기준 700만 원까지 내려왔다. 이마저도 5500만 원 미만일 경우에만 100% 지급된다. 하지만 차별적 보조금 정책도 있다. 중국은 자국산 배터리를 탑재해야만 보조금을 준다는 단서 조항을 통해 자국 시장을 보호했다.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8월 서명한 IRA에는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가 완성돼야 하고, 배터리 소재를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하도록 했다. 표면상으로는 전기차 보급을 늘려 기후변화를 막겠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전기차 보조금을 무기로 전기차 시장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IRA 최대 피해자 한국…‘미중 전기차 견제해야’ 반발 IRA에는 여러 나라가 발끈하고 나섰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 전기차 시장에서 가파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전기차는 3만3556대가 팔리며 점유율 9.1%를 기록했다. 1위 테슬라의 25만9790대(70.3%)와는 격차가 크지만, 경쟁 업체들과의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다.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신형 전기차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최고의 차로 선정되며 소비자들의 인정도 받고 있었다. 이 때문에 로이터통신은 현대차·기아가 IRA의 최대 희생양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정부 대표단이 IRA 조항을 수정하기 위해 미국 측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IRA를 건드리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자 한국도 미국에 보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IRA가 차별적 보조금을 금지하는 한미 FTA, 세계무역기구(WTO) 협정과 배치된다는 점도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5일 “한국도 테슬라 같은 미 전기차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역 보복의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외국산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구호에는 국내 시장을 미국, 중국 등에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환경부가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전기차 국비보조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산 차량에 87.5%가 지급됐다. 중국(7.2%)과 미국(3.1%)이 뒤를 이었다. 미국산 차량은 2020년 전체 보조금의 18.8%를 가져가기도 했지만 올해 테슬라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보조금 지급 규모가 줄었다. 그런 가운데 중국산 차량의 도약이 눈에 띈다. 중국 업체들은 승용차보다 경쟁이 덜한 전기버스 판매에 집중했다. 그 결과 보조금 지급 비중이 2020년 3.8%에서 올 상반기 7.2%로 증가했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에 이른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까지 공정한 경쟁을 막는다면, 한국도 국산 전기차에 혜택을 더 주고 수입 전기차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을 폐지해야 한다”도 주장했다.○ 보조금 정책 면밀 검토해야…감정적 대응은 안 돼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고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을 둘러싼 최근의 주장들에는 다소 감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수정했을 때의 장단점과 산업 및 환경에 미치는 효과 등이 면밀히 검토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의 편익도 고려해야 한다. 아직까지도 보조금 유무가 전기차 구입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게 현실인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조금 정책에 있어 특정 국가를 노리고 차별 조항을 만드는 건 쉽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했다. 환경부는 현재 2023년 전기자동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나재원 원광대 스마트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전기차 보조금이 도입된 1차 목적은 친환경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적별로 차이를 뒀을 때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에 한국산 전기차를 차별하지 말라고 요청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한국 시장에 보조금 장벽을 세우는 건 전략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8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유사한 보복 조치를 채택해 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향후 협상에서 미국에 호혜적 조치를 요구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다만 미국의 IRA 도입을 계기로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 전기차 산업을 한 단계 성숙시킬 방안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7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친환경자동차 지원 사업 분석’ 보고서는 “보조금 지원보다 전기차 수요와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규제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에는 유리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국가 정부나 업체들이 반발하기 어려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국내 연구개발(R&D) 및 사후관리(AS)에 일정 규모 이상 투자할 때에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산업1부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