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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뒷걸음질 쳤던 한국 증시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코스피는 불확실성 감소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2,600선 진입을 눈앞에 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에만 2.74% 오르면서 2,591.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지난해 10월 21일(종가 기준 2,604.92) 이후 4개월여 만에 2,600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됐던 지난 11월7일(2,564.63) 이후 꾸준한 내림세를 보였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전쟁의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악재가 선 반영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겹치면서 2,300선 대까지 후퇴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더니, 지난 13일(2,583.17)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98일 만에 당선 확정 전의 지수를 넘어서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던 국내외 정치·경제 변수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일부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지난주에만 4.28% 올랐다.지난해 말부터 쪼그라들었던 거래대금도 크게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서 지난 14일까지 코스피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2조1000억 원으로 지난 1월(9조6178억 원) 대비 25.8% 늘었다. 지난해 12월(8조7353억 원) 대비는 38.5% 급증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여전히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코스피에서만 8115억 순매도했다. 13일 기준 코스피의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도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인 31.96%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진행형인 데다, 국내 정치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반도체나 자동차 관세 부과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및 기각 여부나 향후 정치권 움직임도 국내 증시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격하게 올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통상전쟁의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당시에는 저물가-저금리였지만 이번 2기 행정부에선 누적된 고물가와 고금리가 정권 교체에 영향까지 준 상황이다. 세계 각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시작돼 인플레이션이 부활하면 내부 반발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플레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로 당선됐다”며 “인플레의 부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높은 인플레는 (인플레를 유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의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美 인플레에 연준 금리 ‘얼음’ 전망 12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2.9%)를 웃돈 것으로, CPI가 3%대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5%에 달했는데, 이 역시 2023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에너지 가격(전월 대비 1.1% 상승)과 식료품 가격(0.4%) 상승이 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 특히 A급 달걀 가격은 전월 대비 15.2% 오르면서 대형 할인점에서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달걀 가격 상승이 식료품 가격 전체 상승분의 3분의 2를 차지하기도 했다. 좀처럼 재고 부족 문제를 겪지 않는 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점에서도 품절 사태가 빚어져 1인당 구매 개수 제한 조치를 시작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사그라들었다고 생각했던 인플레의 불씨가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문제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로이터통신은 “기업들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뜨거운 CPI 발표 직전에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바이든 인플레이션 업(Biden Inflation Up)”이라며 이번 인플레 지표는 전임 행정부 탓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세처럼 금리도 내려야 한다”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1월 미국의 깜짝 물가에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물가 목표에 근접했지만 도달하진 못했다”며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1월 CPI 수치를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sobering)”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3월 금리 동결 확률이 97.5%까지 치솟았다. 매슈 루체티 도이체방크 수석경제학자는 WSJ에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관세 부과로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 연준의 대책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 韓,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져 미 인플레 강세로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흔들리고 있어 한국은행의 고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까지 더해지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이 2월에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한 뒤 장기간 금리 동결 혹은 인상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하는 등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상승으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한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잡고,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율적인 재정 정책으로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주가가 17일 연속 상승하면서 나스닥100 출범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거뒀다. 올해 들어 주식 상승률이 20%를 넘기면서 미국 증시 대형 기술주 7인방인 ‘매그니피센트7(M7)’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의 승기를 잡았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친(親)트럼프 행보가 적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 17거래일 연속 상승 신기록11일(현지 시간) 메타의 주가는 전일 대비 0.33% 상승한 719.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 이후 1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 기간에만 17.75% 뛰었다. 17거래일 연속 상승은 1985년 1월 31일 나스닥100 지수가 산출된 이후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이다.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22.94% 상승하며, M7 가운데서도 최고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메타를 제외하고 아마존만 6.09% 상승했을 뿐, 테슬라(―18.66%), 애플(―7.11%), 마이크로소프트(―2.39%), 알파벳(―2.10%), 엔비디아(―1.11%)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메타는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메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 상승한 483억9000만 달러(약 70조2961억 원)였다. 지난달에는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6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대규모 성장 계획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동시에 인력 감축과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중국의 ‘딥시크’ 충격으로 인해 AI 투자 중심이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아간 것도 메타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딥시크 등장 이후 메타와 같은 오픈소스 AI가 AI 시장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주가 흐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달 27일 딥시크 쇼크로 나스닥 지수가 3% 넘게 떨어졌을 때도 메타는 1.91% 상승했다.● 글로벌 IB, 메타 목표가 800달러로 상향 저커버그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코드 맞추기’ 행보에 나서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리는 트럼프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고,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메타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메타의 주가 전망을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메타의 목표주가를 800달러까지 대폭 끌어올렸고,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목표주가를 각각 765달러까지 상향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아지는 소프트웨어 업체들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메타가 도드라진 성과를 내고 있다”며 “글로벌 관세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져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17일 연속 상승하면서 나스닥100지수 출범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거뒀다. 올해 들어 주식 상승률만 20%를 넘기면서 미 증시 대형 기술주 7인방인 ‘매그니피센트 7(M7)’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의 승기를 잡았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친(親) 트럼프 행보가 적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 17거래일 연속 상승 신기록11일(현지시간) 메타의 주가는 전일 대비 0.33% 상승한 719.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이후 1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 기간 동안에만 17.75% 뛰었다. 17거래일 연속 상승은 지난 1985년 1월 31일 나스닥100 지수가 산출된 이후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이다.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22.94% 상승하며, M7 가운데서도 최고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메타를 제외하고 아마존만 6.09% 상승했을뿐, 테슬라(―18.66%), 애플(―7.11%), 마이크로소프트(―2.39%), 알파벳(―2.10%), 엔비디아(―1.11%)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메타는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메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1% 상승한 483억9000만 달러(약 70조2961억 원)였다. 지난달에는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6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대규모 성장 계획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동시에 인력 감축과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중국의 ‘딥시크’ 충격으로 인해 AI 투자 중심이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아 간 것도 메타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딥시크 등장 이후 메타와 같은 오픈소스AI가 AI 시장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주가 흐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딥시크 쇼크로 나스닥 지수가 3% 넘게 떨어졌을 때도, 메타는 1.91% 상승했다. ●글로벌 IB, 메타 목표가 800달러로 상향 저커버거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코드 맞추기’ 행보에 나서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저커버거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리는 마러라고 저택을 방문했고,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메타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메타의 주가 전망을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메타의 목표주가를 800달러까지 대폭 끌어올렸고,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목표 주가를 각각 765달러까지 상향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중에서도 수익성을 높아지는 소프트웨어 업체들 중심으로 투심이 쏠리면서 메타가 도드라진 성과를 내고 있다”며 “글로벌 관세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전쟁 등으로 연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전통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고 있다. 치솟는 금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내에선 한국조폐공사가 금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국제 금 시장에서도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 따르면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934.4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최초로 290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대비 10% 이상, 전년 대비 무려 40% 넘게 상승한 가격이다. 투자자들의 금 투자 열기에 국내 유일의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금현물’ ETF의 순자산액은 10일 기준 전년 동기 7배 수준인 9086억 원으로 불어났다. KRX 금 거래소 일일 거래대금도 6일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금 사재기 열풍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금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영국 런던 시장으로 옮겨가 금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폐공사가 수급 여건 악화로 이날부터 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조폐공사로부터 금을 공급받아 온 일부 국내 은행도 온라인 및 창구 판매를 당분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다.돌반지 한돈 60만원… “금 사겠다” 급증에 조폐公 판매 일시중단[천정부지 금값]통상전쟁에 안전자산 金 최고가… “웃돈 줘도 못사, 말 그대로 금값”1g당 15만9410원… 1년새 84% 급증현물 ETF 수익률 올들어 26% 올라金 관세 부과 우려에 美선 ‘사재기’… 각국 중앙은행, 3년째 1000t씩 매입“금값이 말 그대로 금값입니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파는 사람은 없어요. 웃돈 주고도 원하는 물량 구하기 어렵습니다.”서울 종로에서 귀금속 도매상을 하는 박모 씨(48)는 최근 금 시장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완벽한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골드바를 사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오지만 물량이 없다”며 “금을 가진 사람들은 더 오를 거란 기대감에 팔지 않고, 구매자만 몰리다 보니 금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금 가격이 오르면서 돌잔치 선물도 바뀌고 있다. 돌 반지 한 돈(3.75g) 가격이 60만 원까지 치솟자 1g짜리 반지까지 등장했다. 최근 돌 잔치를 한 이모 씨(42)는 “돌 선물로 반지보다는 현금이나 장난감 선물이 많았다”며 “금값이 오르면서 한 돈짜리 돌 반지를 받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韓 금 가격, 1년 만에 83% 이상 올라1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 1kg 현물의 g당 가격은 전일 대비 4.33% 오른 15만94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83.91%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국제 금 시세 상승 폭보다 두 배가량 큰 것으로, 이는 국내 금 수급 문제와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금값이 상승하면서 금 관련 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국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 금현물’ ETF는 올 들어 25.56% 올랐다. 금 선물과 연동한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 등도 올 들어 각각 11.09%, 10.63% 상승했다.골드바 등 금 현물 투자에 몰리면서 금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국조폐공사에서는 물량 부족으로 이날부터 일시적으로 금 판매를 중단했다. 앞서 6일에는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먹통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서민철 한국금거래소 이사는 “금 현물을 확보하기 어려워 고객들이 물건을 받기 위해 2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최근 주문이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국내외에서 금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관세 위협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등 안전 자산 쏠림 현상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미국 현지에서는 귀금속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금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 금 가격에 ‘프리미엄’까지 붙으면서 영국에서 금을 매입해 미국에서 파는 현상까지 발생했다.박진영 코리아피디에스 선임연구원은 “최근 JP모건은 약 40억 달러 규모의 금을 영국에서 매입한 뒤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 인도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1994년 이후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인도 물량”이라고 말했다.● “금값, 온스당 30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금 매집 국가인 중국은 최근 자국의 10대 보험사가 자산의 최대 1%까지 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연간 1000t 이상의 금을 매입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씨티 등 글로벌 IB들은 금 가격이 조만간 1온스(약 28.3g)당 3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값이 급등한 데 대한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 경우 금 가격은 많이 오른 만큼 더 가파르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시니어를 위한 금융교육은 물론이고 금융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또한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고령화와 더불어 고령층 대상 금융사기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미국, 일본처럼 고령자의 금융 피해를 막을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일찌감치 고령층 대상 금융사기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미국 연방의회는 2018년 ‘경제 성장, 규제 완화 및 소비자보호법’을 제정하며 제303조에 고령자 대상 금융착취가 의심될 경우 금융기관 직원이 관계 당국에 적극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금융정보 공개가 이뤄지더라도 민사상·행정상 책임을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았다. 일본은 2013년 일본증권업협회(JSDA)에서 “금융회사 등이 고령 금융소비자에 대해 투자 권유를 할 때 보다 신중한 대응을 통해 적절한 투자 권유를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고령소비자 판매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80세 이상 초고령자의 경우 투자 권유를 한 다음 날 거래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와 판매가 보다 더 신중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고령자의 금융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상황이다. 고령층의 금융피해 사전 예방과 사후 대처에 초점을 둔 개정안들도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22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금융소비자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금융소비자법과 노인복지법은 고령층 대상 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법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김 의원이 발의한 금융소비자법 개정안은 고령 금융소비자와 금융피해의 정의를 명시하고 금융상품 판매업자 등이 고령 금융소비자의 금융피해 의심 사안을 법 집행기관, 금융감독기관에 통보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피해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것이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노인학대 관련 범죄에 사기·횡령·배임 등을 추가하는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경제적 착취 등 노인학대 의심사례 발견, 피해 노인 보호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금융기관 등이 협력해 업무를 수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이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금융에 눈을 뜨며 삶이 변화했다.” 영국의 금융교육 및 자문 단체 ‘머니 A+E’의 프레데릭 림바야 금융교육 책임자 겸 비상임 이사는 10여 년 전 우연히 머니 A+E의 금융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아예 이곳을 일터로 삼게 됐다. 그는 금융교육 덕분에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예산을 세우고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을 이해하면서 빚이 줄고 저축이 늘었다. 또 재정이 안정되면서 스트레스가 줄었고, 자연스레 투자를 통해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게 됐다. 지난해 만난 림바야 이사는 “재정적인 어려움은 한 사람의 웰빙(well-being)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털어놨다.● 英-日 “금융교육이 국가 경제 살린다” 주요 선진국은 개인의 재정 안정이 더 나아가 경제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인식하에 ‘금융 웰빙’을 위한 교육에 한창이다. 영국의 경우 아예 노동연금부(DWP) 산하 공공기관 자금연금청(MaPS·Money and Pensions Service)에서 2020년 금융교육 장기 로드맵 성격의 ‘금융 웰빙을 위한 영국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20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의미 있는 금융교육 제공 △부채 문제 상담자 200만 명 증가 △노후 계획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사람 500만 명 증가 등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금융교육이나 상담만으로 재정 상태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영국 런던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캐시(가명·54) 씨는 건강 문제로 대학을 그만둔 딸과 함께 사는 데다 보조금 성격의 개인자립수당(PIP)을 신청했다가 거부돼 재정적, 심리적 부담이 커진 상태였다. 머니 A+E는 상담을 통해 그에게 통신비를 줄이고 지방세(council tax)를 10개월에서 12개월로 분할 납부할 것을 제안했다. 캐시 씨는 “통신 요금제 변경과 지방세 납부 기간 조정으로 각각 월 15파운드(약 2만7000원), 20파운드(약 3만6000원)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예산을 영양제와 치료 비용에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을 표했다. 일본은 지난해 4월 정부와 일본은행, 은행협회, 증권업협회 등 민관이 함께 출자해 ‘금융경제교육추진기구(J-FLEC)’를 정식으로 설립하고 8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전에도 금융교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산발적인 운영으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통합 추진체를 갖춘 것이다. J-FLEC는 연 1만 회 강사 파견으로 75만 명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령별 교육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까지 200회의 고령자 대상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러한 금융교육이 투자로 이어져 경제의 선순환이 일어난다는것이 J-FLEC의 설명이다. 이와부치 히토시 J-FLEC 경영전략부 경영기획과장은 “예금, 저축에 쏠려 있는 자금을 투자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금융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한 ‘연금 강국’ 호주도 가입자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대부분의 연금 펀드에서 교육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도 웹사이트 ‘머니스마트’를 통해 국민들에게 금융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노인단체연방협의체(BAGSO)를 중심으로 노인의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기도 한다. 실제로 활발한 금융교육 등의 성과로 선진국 영올드는 금융에 밝고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70대 로버트 키예단 씨는 지금도 투자 자산의 일부는 직접 관리하고 있다. 그는 “10%는 예금 형태로 관리하고, 나머지는 주식시장, 뮤추얼 펀드, 채권 등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상 완충장치를 설정한다”고 전했다.● 부족한 금융교육, 고령층 금융범죄로 이어져 반면 한국의 고령층은 낮은 금융이해력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 60대와 7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각각 64.4점, 61.1점으로, 성인 전체 금융이해력(66.5점)을 밑돌았다. 금융범죄에도 노출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이상(36.4%)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고위험 금융상품 손실에도 취약하다.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당시에도 60대 이상이 개인투자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피해 개인투자자 5명 중 1명 역시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였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금융교육은 고령층의 금융 소외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7월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서울 및 수도권, 6대 광역시 등에 거주하는 18∼69세 성인 남녀 3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3년 내 금융교육을 받은 경우는 16.2%에 불과했다. ‘향후 금융교육을 받고 싶다’는 응답자는 86.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의 금융 소외를 막기 위해서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직장인 시기부터 체계적인 금융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애주기별 의사결정과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설정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직장인 대상 금융교육을 의무화하고 금융교육을 전담하는 공적 기구를 만들어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손주뻘 되는 대학생들이 혼자 사는 고령자의 ‘짝꿍’이 되어주는 서비스가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가 주기적으로 소통하면서 심리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발상에서 나온 ‘못토 메이트’ 서비스가 그 주인공이다. ‘좋은 파트너’라는 의미의 해당 서비스는 ‘시니어 세대의 웰빙을 실현하는 손주 세대 짝꿍’이라는 콘셉트로 2020년부터 일본에서 운영돼왔다. 이를 운영하는 회사 ‘에이지웰저팬’은 “금전적인 여유와는 별개로 외로워하는 고령자들이 많다”며 “시니어 세대의 고독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고 자립심과 존엄심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서비스의 회원이 되면 짝꿍이 된 대학생이 정기적으로 집으로 찾아와 스마트폰이나 가전 사용법 등을 가르쳐준다. 고령자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외출 시 동반하기도 한다. ‘대학생 짝꿍’은 고령자를 방문할 때마다 고객 진료기록 카드를 휴대해 약 150개의 질문지 중 3, 4개 문항씩 답변을 함께 채워 나간다. 예컨대 고령자가 졸업한 초등학교를 묻고 그 학교를 구글 맵으로 검색해 유튜브로 교가를 찾아 보는 등 친숙한 것들로부터 디지털을 습득하는 방식이다. 정기적인 대화, 서로의 개별적 고민을 들어주면서 기존의 가사 대행이나 간병 서비스 사이의 공백지대를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비슷한 세대보단 차라리 한 세대를 뛰어넘었기 때문에 선입견 없이 서로를 편하게 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한다.‘대학생 짝꿍’은 엄격한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면접에서는 ‘누구를, 왜 존경하고 있는가’ 등 심층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고령자와 소통해야 하는 만큼 상대방에게 감사하고 존경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는지를 중요하게 따지는 것이다. 합격 후엔 고령자와의 밀착형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도록 교육받는다. 특히 행동지침에 대한 연수, 상대방의 요구를 어떻게 발굴해 어떻게 요구에 응할 것인가에 대한 호스피탤리티 연수 등을 거치며 수준에 따라 시급도 달라진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 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6일 오후 찾은 부산 남구 동명대 정문 앞. 대학가답게 맥도널드, 스타벅스를 비롯해 각종 식당과 카페들이 즐비했다. 차량으로 5분만 이동하면 부산 최대 상권 중 하나인 경성대, 부경대 번화가에 닿을 수 있는 이곳에 이제 3년여 뒤면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들이 청년과 호흡하며 경험을 공유하는 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가 조성된다. 동명대에서 만난 강승한 캠퍼스혁신팀장은 “이 일대에 2027년까지 1000여 명이 거주하는 기숙사가 건립되고, 바로 옆에 UBRC가 조성될 것”이라며 “젊게 살고 싶어 하는 은퇴자들로 북적일 것”이라고 했다.예전보다 더 건강하고, 더 부유하면서 학력 수준도 높은 영올드가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에서도 UBRC의 도입이 본격화됐다. 노년기를 제2의 자아실현 기회로 여기는 영올드들로서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평생 교육 기회도 누릴 수 있는 UBRC가 매력적인 주거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학생 수 감소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학들도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 동명대, 국내 첫 UBRC 조성 채비 10일 동명대에 따르면 대학은 현재 UBRC의 건축, 운영을 위한 기초 계획을 수립 중이다. 전호환 총장은 “공사가 끝나고 거주 시설이 완공되면 UBRC의 운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UBRC란 대학 캠퍼스 안에 지어지는 은퇴자 주거 단지로 미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했다. 1980년대 미국 인디애나에 생긴 ‘메도우드 은퇴자 커뮤니티’가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교육 수준이 높은 액티브 시니어들이 은퇴하기 시작한 2000년대 들어 UBRC의 인기는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거주자는 강의실, 피트니스센터 등 대학 시설을 이용하는 동시에 다양한 강좌를 수강하고, 대학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 동명대는 국내에서 UBRC에 도전하는 첫 대학이다. 반려동물학과, 언어청각재활학과, 간호학과 등 은퇴자의 관심도가 높은 전공을 운영 중인 만큼 ‘인생 2막’을 꿈꾸는 이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사업자에 주거단지를 빌려 주는 방식으로 연간 200억 원 정도의 임대료 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저출산 장기화로 인해 등록금 수입에만 의존하기 힘든 상황에서 UBRC를 통해 ‘수익 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강 팀장은 “(UBRC가 구축되면) 자연스레 시니어 맞춤형 미용 및 건강 관리를 위한 회사들이 생겨나 이 일대가 부산의 ‘노인 복지 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美, 2032년까지 UBRC 400개로 증가” 은퇴자 주거 단지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미국에는 현재 이미 100개 이상의 UBRC가 조성돼 있다. 미국은퇴자협회는 영올드의 부상에 힘입어 2032년까지 UBRC가 400여 개까지 늘어날 것이라 전망한다. UBRC가 대학뿐 아니라 호기심 넘치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영올드 은퇴자에게도 유익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의 시니어 타운과 달리 UBRC는 대학이라는 공간을 통해 거주자 교육, 입주민 간의 교감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며 “국내 지방 대학들은 학생 수 감소로 잉여 시설 문제가 큰데, UBRC를 활용해 이 같은 자원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UBRC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플로리다주립대의 ‘오크 해먹’과 스탠퍼드대의 ‘클래식 레지던스’가 꼽힌다. 지난해 100세를 맞이한 거주자 로니 톰프슨 씨는 3일 오크 해먹과의 인터뷰에서 “입주한 지 올해로 16년째가 됐으며 그동안 이곳에서 좋은 서비스와 인간관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노인만 모여 있는 단지를 만들면 폐쇄적인 데다 고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젊은 세대와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계속해서 학습할 능력을 배양시켜 준다는 점에서 UBRC는 유의미한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선진국, 대학-시니어 교류 활발 지난해 11월 본보가 방문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본관의 강의실들은 흰머리이거나 머리숱이 적은 노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세 곳의 강의실에서 문학, 인도 경제, 천문학 수업 등을 듣는 고령층 수강생만 100명에 육박했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의 대학들도 고령화에 발맞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길 희망하는 시니어층을 타깃으로 도서관을 개방하거나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레이던, 틸뷔르흐 등 주요 대학 5곳이 ‘노인을 위한 고등교육(HOVO)’을 운영 중이다. 스페인도 고령층의 평생 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주립 노인대학 프로그램 협회’를 별도로 꾸리고 있다. 지난해 말 암스테르담자유대에서 만난 카롤리언 판 베르헌 HOVO 프로그램 디렉터는 “많은 고령자들이 3∼4일 정도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면서 각자의 흥미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찾아온다”며 “(고령자들이)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UBRC란?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로, 고령자가 대학 캠퍼스 또는 인근 지역에 거주하며 평생 교육, 건강관리, 사회참여 활동 등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한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 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인공지능(AI) 도입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2%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인공지능(AI)과 한국 경제’에서 AI 도입 시 한국의 GDP가 2050년까지 4.2∼12.6%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생산성이 1.1∼3.2%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견해다. 보고서는 “노동 감소로 인해 2023∼2050년 동안 한국의 GDP가 16.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AI 도입 시 성장 감소 폭을 5.9% 정도로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고령화 등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를 AI를 활용해 대체할 수 있고, 생산성 역시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도입으로 인해 2030년까지 반도체 수요가 두 배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한국이 반도체 특수를 맞을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한국이 현재 수준의 전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20%)를 유지할 경우 반도체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반도체 관련 산업의 고용 창출과 생산성 증대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I 도입으로 국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인 51%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1차 탐사 시추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번 시추가 시작부터 정치 논리에 휘말린 게 ‘독’이 됐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초기 자원 탐사의 경우 실패 가능성이 매우 큰데 이에 대한 적절한 소통 없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과학적·경제적 검토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함몰됐다는 것이다. 자원 개발·지질학 분야의 다수 전문가는 “지질구조 등 시추에 필요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결과를 마치 확신해서 발표한 것부터 위험한 선택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대통령이 직접 매장량이 최대 14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것이 부메랑이 됐다는 얘기다. 통상적인 자원 개발 과정에서 1차 탐사부터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따라서 개발 초기 단계에는 ‘조사 시추’를 통해 지질구조, 지질층 내 가스 포화도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원이 묻혀 있을 위치의 범위를 좁혀가는 것이다. 성급했던 지난해 6월 프로젝트 발표처럼 이번 1차 탐사 시추 결과 발표도 갑작스러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올 5∼6월 중간 분석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혀왔으나 6일 돌연 간담회를 열고 1차 시추에서 경제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추가 시추를 위한 프로젝트 동력이 꺾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동해 가스전 역시 수십 번의 시추를 거쳤으나 성공한 것은 몇 차례”라며 “가능성이 높은 광구 순서대로 시추하는 것이 순리인데, 정치 논리로 예산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질학과 명예교수는 “당장 국내 시추선도 없어 외국에서 빌려야 하는데, 추후 시추에 필요한 예산이나 장비를 정부가 단기간 내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왕고래 프로젝트 좌초 위기에 한국가스공사 등 관련 테마주들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전일 대비 13.82% 내린 3만5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6월 20일 장중 6만4500원까지 올랐으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가스관 부품업체 화성밸브(―16.26%), 강관 제조업체 넥스틸(―11.22%), 유전 펀드인 한국ANKOR유전(―17.57%) 등 역시 10%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해당 테마주들은 지난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발표 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기존 주가 대비 2∼3배 이상 급등한 바 있다.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동해 심해 가스·석유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경제성 논란에 관련 테마주들이 7일 일제히 내림세 보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오전 10시 45분 기준 전일 대비 12.55% 내린 3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6월 대왕고래 프로젝트 발표 이후 관련 테마주로 묶이면서 최고 6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내림세를 거듭하다가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왕고래 테마주인 화성밸브(―15.22%), 넥스틸(―9.54%) 등도 10% 안팎의 내림세를 나타냈다.전날 정부가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 결과에서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관련 테마주들이 내림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가스공사 등은 지난해 정부가 대왕고래 유망구조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뒤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과 탄핵 등의 이슈를 거치면서 주요 국정 과제 수행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크게 하락했다. 대왕고래 관련 테마주를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정부 주도의 대국민 사기극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정부와 여당은 1차 탐사 시추는 실패했지만, 나머지 유망 구조 시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대왕고래 첫 탐사 시추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는 오는 5~6월쯤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대왕고래 사태가 국내 증시나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7% 내린 2,534.94에 거래되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0.04% 내린 채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과 같은 1447.7원에 거래 중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투자 백화점입니다. 현시점에 이익을 내면서 미래 전망까지 높은 기업이 널려 있습니다.”직장인 이모 씨(42)는 2023년부터 미국 증시에 올인했다. AI 칩 기업 엔비디아로 시작해 지금은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 방산 AI 팔란티어로 투자 범위를 넓혔다.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 속에 국내 투자자의 ‘국장 탈출’ 행렬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미국 등 해외 주식 거래 규모(매수·매도 합산)는 1564억1900만 주로 2023년(1124억3500만 주) 대비 39.1% 증가했다. 반면 국내 주식 거래 규모는 6352억5400만 주로 같은 기간 13%가량 쪼그라들었다. 2021년(1조2283억4200만 주)과 비교할 땐 반 토막이 났다.미 증시가 새로운 혁신 기업의 등장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에 코스피는 정부 주도의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도 지난해 9.6% 내리는 등 부진하자 투자자들이 대거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혁신 격차가 증시의 경쟁력을 갈랐다고 평가한다. 본보가 한국경제인협회로부터 받은 2016∼2024년 한미 증시 시가총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엔비디아 등 미국 정보기술(IT) 10대 기업의 시총 합계가 5.6배로 불어나는 동안, 한국 IT 10대 기업은 3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는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밸류업 못믿어” 국장 탈출… 美 증시서 테슬라-팔란티어 샀다美 기업들 높은 성장성 기대감지난달 순매수액 6조원 육박“혁신 기업-비즈니스 모델 안보여”국내 주식거래 1년새 13% 급감“막둥이 출생 이후 한국과 미국 증시에 나눠서 10년간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한국 증시는 ―30%, 미국 증시는 140%였습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만 투자했는데 수익률을 확인하고서는 미국 투자 비중을 확 늘렸습니다” 직장인 김모 씨(51)는 인공지능(AI) 관련 개별 주식을 비롯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ETF 등에 투자 중이다. 김 씨는 “AI의 본토가 미국인 만큼, 미국 증시 투자는 당연하다”라며 “한국 증시에는 성장 사업이 안 보인다. 국내 증시에 투자할 생각이 당분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2030세대는 물론이고 세금과 환율 때문에 미국 증시 투자를 꺼리던 중장년층의 ‘영 올드(Young Old)’ 고액 자산가들도 고수익을 좇아 미국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 유명 자산관리전문가(PB)는 “고액자산가들도 비상계엄 이후 환율이 치솟자 미국 증시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 트럼프 효과에 지난달 美 증시 순매수액 40억 달러 넘겨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순매수액은 40억7841만 달러(약 5조9059억 원)에 달했다. 2021년 1월(45억3227만 달러)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액이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장기 부진에 빠진 국내 증시 대비 미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높은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기점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까지 강화되면서 미국 증시에 베팅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에 따른 미국 중심주의 강화와 대규모 감세로 미국 기업 실적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도 높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1기 당시에도 대규모 감세 등으로 미 증시가 크게 상승했다”며 “미국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미 증시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증시에서 양자컴퓨터 대장주로 꼽히는 아이온큐의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액이 4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의 3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투자액도 236억2668만 달러(약 34조2326억 원)로 전체 1.87%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1.31%)보다 많은 수준이다. ● 韓 증시 활력 줄 ‘혁신스타’ 안 보인다 정부가 국내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1월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김수현 법무법인 광장 연구위원은 “일본 증시가 활황세에 접어든 건 10년 전부터 추진한 거래소 개혁, 중앙은행의 주식 매입, 저금리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의 합산물이지만 한국의 밸류업 정책에는 단기적 대책만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근본적인 원인은 혁신 기업 기근이 꼽힌다. 미국에서는 AI칩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연 넷플릭스, 기업의 고객관리 및 마케팅의 혁신을 가져온 세일즈포스 등 새로운 ‘신흥 강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전통(레거시) 기업들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혁신에 성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4년 사티아 나델라 취임 후 클라우드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체질 변화에 성공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브로드컴 역시 데이터 처리를 돕는 네트워킹 반도체 등에서 새 먹거리를 찾으며 주목받고 있다. 반면 우리 시총 상위 기업들은 수십 년째 삼성, SK, LG 등 대기업 계열사로, 새로운 혁신 기업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지 않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장사들이 미국 나스닥 기업에 비해 혁신 의지가 약하다”며 “상장사들의 의지도 필요하지만 이들의 성장을 이끌기 위한 정부의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글로벌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인수 당시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센트로이드가 또 다른 핵심 투자자와 ‘이면계약’을 맺은 정황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경영 관련 중요한 결정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핵심 투자자인 국내 의류업체 F&F에 넘기는 계약으로,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도 제기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F&F는 지난달 센트로이드를 비롯해 테일러메이드 주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기업공개(IPO)나 매각, 이사 선임 등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해 F&F가 사전 동의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센트로이드와 F&F의 계약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짙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249조 14에 따르면 PEF 등 업무집행사원은 투자 회사의 지분 증권 매매의 가격·시기·방법과 지분 증권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센트로이드가 법 위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계약을 맺은 것은 테일러메이드 인수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거래 마감을 보름 앞두고도 인수 자금이 모이지 않자 F&F에 주요 회사 경영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넘기고 투자금을 받아낸 것. 센트로이드는 2021년 테일러메이드를 약 17억 달러(약 2조 원)에 인수했다. 당시 국내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6000억 원 안팎의 펀드 자금을 모집했는데, F&F가 이 중 50%가 넘는 38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센트로이드는 2027년 펀드 만기를 앞두고 IPO나 매각 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계약 내용을 감안할 때 F&F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회사 처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테일러메이드 투자에 나섰던 국내 금융기관들은 서둘러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한 투자자는 “회사 처분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넘겨준 것을 알았으면 테일러메이드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센트로이드 관계자는 계약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F&F가 매각 등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남용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사전 동의권 등에 관한 내용을 이미 알렸다”고 해명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상 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대로 재차 하락했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금 시세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5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오후 3시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61% 내린 9만7738달러(약 1억 4131만 원)에 거래됐다. 미국의 관세 부과 소식에 흔들리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미중간 상호 관세 인상 소식에 급락세를 보였다. 앞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의 뜻을 밝혔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강화하면서 금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장중에서 전일 대비 0.4% 오른 온스(약 31.1g)당 2887.6달러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가를 썼다. 지난달 31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최고가 경신이다. 한국 금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 1kg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일 대비 4.58% 오른 14만7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내림세를 보이면서 4110억 달러대로 떨어졌다. 환율 방어에 46억 달러를 쓰면서 최근 4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10억1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4156억 달러) 대비 45억9000만 달러 줄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110억달러대까지 떨어진 것은 2020년 6월 4107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4년 6개월 만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2021년 10월 말 4692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환 당국에서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보유액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월간 평균 환율은 1455.79원으로 지난해 12월(1434.42원)에 비해 21원 이상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외환보유액 감소는 외환 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 따른 것”이라며 “분기 말 효과가 소멸하면서 금융기관에서 외화 예수금이 감소한 것이나,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확대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2024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일본(1조2307억 달러)과 스위스(9094억 달러), 인도(6357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의 ‘관세 밀당(밀고 당기기)’ 전략에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의 관세 인상 시기를 1개월간 미루기로 하면서 코스피는 급락 하루 만에 반등을 보였다. 일본, 대만 등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날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 4일 코스피는 오전 11시 10분 기준 전일 대비 1.81% 오른 2,498.27에 거래 중이다. 장중 최고 2.21% 오르는 등 전날 하락분(―2.52%)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도 2.86% 오르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날 급등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전일 대비 6.8원 내린 1460.4원에 거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보류 결정에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미 정부의 관세 인상 정책이 협상용 카드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도감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소셜에 “관세 인상을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다”며 “멕시코가 마약 밀반입과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하기 위해 국경 지대에 1만 명의 군 병력을 즉시 동원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와도 관세 인상 기간을 한 달간 미루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던 국내 기업들도 관세 인상 보류 소식에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기아(2.81%)와 HL만도(3.64%) 등이 강세고, 캐나다에서 양극재 사업을 추진 중인 에코프로비엠(4.54%)도 반등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 이재용 회장의 2심 무죄 판결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 등 호재에 힘입어 4%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국내뿐만 아니라 전날 폭락했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각각 1.59%, 0.58%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이 완전히 폐지된 게 아니라는 불안감 때문에 상승 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관세는 더 올라 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트럼프발(發) 변동성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석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미 증시 등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완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피곤한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관세 전쟁’을 강행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새파랗게 질렸다.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 관련주가 폭락하면서 코스피가 2% 넘게 빠졌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2.66%, 대만 자취안지수는 3.53% 내려앉았다. 원-달러 환율도 강달러 현상의 여파로 한때 1470원까지 뛰었다. 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52%(63.42포인트) 내린 2,453.9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에서만 8000억 원 넘게 팔면서 지난달 31일(1조1756억 원 매도)에 이어 ‘패닉셀’을 이어갔다. 특히 멕시코 공장을 가동 중인 기아(―5.78%), 캐나다에 공장이 있는 LG에너지솔루션(―4.40%) 등의 낙폭이 컸다. SK하이닉스(―4.17%) 등 다음 관세 부과 타깃으로 지목된 반도체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의 거침없는 관세 폭탄에 상대국의 ‘맞대응’이 이어지는 등 시장 예상보다 빠르고 규모가 큰 무역 전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유럽연합(EU)에도 관세를 부과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EU는 우리 자동차와 농산품을 사지 않는다”며 “새로운 관세를 확실히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즉시 유럽을 대표하는 유로 스톡스 50 지수 선물도 3%대 급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관세 ‘난사’에 亞증시 휘청, 코스피 2500 붕괴-日 2.6% 빠져[트럼프發 통상전쟁]주요국 증시 줄줄이 하락“亞국가들 다음 표적될것” 공포에, 日-대만 등 亞우방국 증시 직격탄멕시코 공장 둔 완성차 업계 타격… “조만간 관세” 반도체-철강도 급락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상전쟁을 개시하자 주요국 증시가 요동쳤다.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우방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폭탄 선언에 ‘1차 표적’에 포함되지 않은 한국, 일본, 대만 증시도 줄줄이 하락했다. 예상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한 트럼프 2기의 관세 부과 행보를 감안할 때, 수출 중심 아시아 국가들이 다음 표적이 될 것이라는 공포 때문으로 풀이된다.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2% 하락한 2,453.95, 코스닥은 3.36% 하락한 703.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이 1조 원 넘게 매도하며 2,500 선이 깨졌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2.66%), 대만 자취안 지수(―3.53%) 등도 나란히 약세를 보였다.미국의 아시아 우방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폭탄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앞서 1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캐나다 에너지 제품은 10%),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2일에는 EU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미국의 무역 적자국 순위 6∼8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일본, 한국도 머지않아 추가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무관세로 북미 시장 공략이 가능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공장을 둔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타격이 현실화됐다. 3일 기아(―5.78%), HL만도(―7.42%)뿐만 아니라 일본 도요타자동차(―5.01%), 닛산(―5.63%), 혼다(―7.20%) 등 멕시코에 공장을 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캐나다에서 양극재 사업을 추진 중인 에코프로비엠(―9.16%), 멕시코에서 생활가전 등을 생산하는 LG전자(―7.13%) 등도 피해가 예상된다.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경고한 반도체, 철강 업종도 하락 폭이 컸다. SK하이닉스(―4.2%), 현대제철(―5.0%) 등이 내림세를 보였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5.73%)와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3.32%) 등 대만 기술주도 하락했다.이번 주가 하락은 트럼프 1기의 미중 통상전쟁을 연상시킨다. 2018년 3월 2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각서에 서명하자 23일 코스피가 3.18% 떨어진 바 있다. 연말까지 이어진 통상전쟁 여파로 2,600 선에 근접했던 코스피는 2,000 선 밑까지 떨어지기도 했다.1기보다 관세 부과 조치가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해 통상전쟁이 더 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가혹한 관세(brutal tariffs)는 그가 이전에 부과했던 것들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이번 관세만으로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지만 앞으로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무역 시스템에 초래할 더 큰 혼란의 서막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2018년 통상전쟁 시작 전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였던 것과 달리 현재는 1400원대라는 것이 한국에는 큰 부담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목표가 협상을 위한 수단보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목적에 가까워 보인다”며 “관세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1월 수출이 전년 대비 10.3% 감소하며 20개월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통상전쟁발 수출 타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을 포함해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국이 맞대응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한국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이 한국 증시도 뒤흔들었다. AI 개발 패러다임이 미국 실리콘밸리식 막대한 컴퓨팅 자원 투자에서 저비용·고효율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AI 수혜주’의 명암이 엇갈린 것이다. 반도체, 전력기기 등 AI 하드웨어 업체의 주가는 떨어졌지만 미 빅테크 기업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AI 서비스 업체들의 주가는 모처럼 급등세를 나타냈다. 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설비투자 중심의 AI 하드웨어 발전이 서비스 중심의 소프트웨어로 전환되느냐의 변곡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AI 인프라 급락―AI 서비스 급등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7% 내린 2,517.37에 거래를 마쳤다. 설 연휴 첫 개장일에 외국인들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 중심으로 1조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급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8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팔자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6개월 연속 순매도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6∼11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딥시크가 고가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매달렸던 미 빅테크식 AI 개발 방식이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점이 외국인 매도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던 SK하이닉스는 이날에만 9.86% 하락하면서 19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저사양 HBM 공급 확대 기대와 미국의 추가 수출 통제 우려가 엇갈리며 2.42% 하락했다. AI 인프라 확대의 수혜주로 꼽히던 전력망 업체 LS일렉트릭(―5.33%), HD현대일렉트릭(―7.87%) 등도 큰 낙폭을 보였다. 반면 저비용으로도 빅테크와 겨룰 만한 AI 모델 고도화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에 AI 서비스 기업 주가는 급등했다.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네이버(6.13%)와 카카오(7.27%)가 대표적이다. AI 게임 개발에 나선 크래프톤도 이날 6.12% 뛰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성공 모델이 사실일 경우 빅테크 업체들이 고비용 반도체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며 “AI 산업 전반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지만 고성능의 GPU나 HBM 성장세에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AI 설비투자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 논란에 대해 “지속적인 (AI) 인프라 투자가 시간이 지나면 전략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올해도 650억 달러(약 94조 원) 이상 투자 계획을 밝혔다. ● 美 고관세―고금리 환율 1450원대 급등이날 일주일 만에 열린 외환거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1450원대로 뛰어오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1.4원 오른 1452.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고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동결’에 나선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나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코스피가 설 연휴 뒤 개장 첫날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에 1% 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AI 관련 반도체 업체들이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45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불안감을 드러냈다.31일 코스피는 오전 11시 10분 기준 1.12% 하락한 2508.40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0.10% 내린 채 개장했으나, 장 초반 1.49% 내리면서 25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오전 중에 8000억 원 넘게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000억 원, 2000억 원 순매수 하면서 지수 방어에 나섰다. 이날 증시 하락은 중국의 딥시크 영향이 컸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미국 빅테크 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의 AI 성능을 구현하면서 고부가가치 반도체 성장에 대한 성장성과 경쟁력에 의구심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미 증시에서 AI 대장주인 엔비디아(―12.60%)와 반도체기업 브로드컴(―11.89%) 등이 이번 주에만 10% 넘게 빠졌다.국내 AI 대표 관련주인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9.91% 내린 19만91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로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승인을 얻었다는 외신 보도에도 2.42% 내린 채 거래 중이다. AI 관련 대표 수혜주인 전력 설비주도 큰 내림세를 보인다. LS ELECTRIC이 7.79% 내린 채 거래 중인 가운데, 가온전선(―11.91%)과 효성중공업(―12.01%) 등도 10%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연휴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거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3.2원 오른 1454.5원에 거래 중이다. 다음 달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인상을 앞두고 달러화 강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미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눈치 보기 장세에 돌입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38%, 나스닥지수는 0.25%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53% 상승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