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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딸에게 절을 할 줄은 몰랐다….”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앞에 선 남성은 목이 메는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새해의 희망을 함께 나눠야 할 자녀가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는 슬픔에 계속 눈물을 흘렸다. 여객기와 새카맣게 타버린 잿더미 앞에는 떡국과 과일 등 새해 음식을 차린 상이 놓였다. 하늘에서 영영 내리지 못하고 볼 수 없게 된 가족, 지인들을 위한 새해 차례상이다. 절을 하던 한 여성은 슬픔이 북받쳤는지 고개를 떨군 채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 참사 현장에 차례상… 179명 시신 확인이날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등 700여 명은 참사 나흘 만에 처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참사 현장이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인 탓에 한동안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을 맞아 당국과 유가족 대표단이 협의해 현장 첫 방문이 이뤄졌다. 유가족들은 기체 잔해에 국화꽃을 놓고 고인을 추모했다. 한 유족은 사망한 가족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고 “그립다”고 소리쳤다. “아빠가 미안하다”고 외치는 유족도 있었다. 현장은 말 그대로 눈물바다였다. 몇몇 유족들은 차례상에 절을 하다가 다시 슬픔에 오열하며 쓰러졌다. 합장하는 듯 두 손을 모으고 묵념을 하던 한 남성도 간신히 참았던 눈물이 다시 터졌는지 손에 그대로 얼굴을 파묻고는 흐느꼈다. 유가족들이 우는 소리는 취재진들이 있는 1km 밖까지 들렸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9명 사망자 전원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훼손 정도가 심해 마지막까지 남았던 4∼5명의 희생자는 DNA 재검사 등을 거쳐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6시 반 희생자 179명의 신원을 유족이 확인하는 절차도 마무리됐다. 희생자 중 21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됐다.● 새해 첫날 전국 추모 계속전국 각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추모의 발길도 계속됐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 대기 줄은 이날 공항 청사 밖 350m 넘게 이어졌다. 특히 가족 단위로 추모하러 온 이들이 대다수였다. 아들, 딸, 아내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신성우 씨(56)는 “새해 첫날인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가족이 다 함께 왔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함께 분향소에 방문한 조미영 씨(41)는 “아이들이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기도해 드리고 싶다’고 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조 씨의 아들 국지호 군(13)은 “사람들이 겪은 고통을 위로해주고 싶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공항 계단에는 ‘여보 너무 많이 보고 싶어요’,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못다 한 삶 아쉬움,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바랍니다’ 등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귀 등이 붙어 있었다. 이번 참사로 6명의 희생자가 나온 전북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오전 8시부터 아이, 친구, 부모님의 손을 잡은 도민들이 찾아와 국화꽃을 놓으며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위로했다. 이가영 씨(38)는 분향을 마치고 나오면서 “즐겁기 위해 가신 여행에서 이렇게 힘든 일을 겪게 돼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수원시청 합동분향소에는 1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200명이 넘는 시민이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들을 애도했다. 주부 이모 씨(35)는 “비행기 사고가 난 무안까지 못 가더라도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하고 싶어 서둘러 왔다”고 했다.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에 맞춰 새해맞이도 조용히 치러졌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국가애도기간임을 고려해 해넘이·해맞이 축제를 대부분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관광객들도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한 해 무탈을 빌었다. 울산 울주군 간절곶은 매년 15만 명이 넘게 찾는 일출 명소지만 올해는 3만여 명만 방문했다. 다른 명소들도 마찬가지였다. 군산시 비응항을 찾은 김모 씨(40)는 “매년 일출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오는데, 작년에 유독 힘든 일이 많았던 것 같다”며 “신년에는 큰 사고 없이 무탈하기만을 빌었다”고 했다.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전북도는 단순한 야경 관람을 넘어 체험과 이야기가 있는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해 무주군과 부안군을 ‘2025 야간관광 진흥 도시’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전북도는 야간관광산업 육성 특례에 따라 전북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서류와 현장 심사를 거쳐 독창적 콘텐츠를 구상한 무주와 부안군을 선정했다. 무주군은 ‘Twinkle Nature City’를 주제로 한 자연 친화형 야간관광 콘텐츠를 선보였다. 반딧불이 체험, 산골영화제 같은 기존 축제의 특성을 살리고 덕유산 국립공원과 무주 태권도원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두문마을 낙화놀이의 상설화 계획을 밝혔는데 평가위원회는 이 콘텐츠가 관광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했다. 부안군은 ‘붉은 노을 푸른 잠, 신(新) 감성도시 부안’을 주제로 서해안의 아름다운 풍경과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해안선을 활용한 야간관광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평가위원회는 야경 투어, 예술적 조명 연출, 한여름 밤의 영화 상영 등이 서해안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주군과 부안군에는 이에 따라 올해 각각 4500만 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새해 첫날 딸에게 절을 할 줄은…”새해 첫날인 1일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앞에 선 남성은 목이 메이는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여객기와 새카맣게 타버린 잿더미 앞에는 떡국과 과일 등 새해 음식을 차린 상이 놓였다. 하늘에서 영영 내리지 못하고 볼 수 없게 된 가족, 지인들을 위한 새해 차례상이었다. 절을 하던 한 여성은 갑자기 슬픔이 북받쳤는지 고개를 떨군 채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사망자들 위한 차례상 이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은 사고 나흘 만에 처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사고 현장이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인 탓에 한동안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을 맞아 당국과 유가족 대표단이 협의해 사고현장 첫 방문이 이뤄졌다.이날 추모식장에서 유가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떤 유족은 사망한 가족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고 “그립다”고 소리쳤다. “아빠가 미안하다”며 외치는 유족도 있었다. 현장은 말 그대로 눈물바다였다. 합장하는 듯 두 손을 모으던 한 남성은 다시 눈물이 터졌는지 손에 그대로 얼굴을 파묻고는 흐느꼈다. 유가족들은 준비한 차례상에 술을 따르고 고인들을 추모했다. 몇몇 유족들이 절을 하는 과정에서 다시 슬픔에 오열하고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9명 사망자 전원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훼손 정도가 심해 마지막까지 남았던 4∼5명의 희생자는 DNA 재검사 등을 거쳐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6시 반 희생자 179명의 신원을 유족이 확인하는 절차가 마무리됐다. 희생자 중 21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됐다.● 새해 첫날 전국 추모 계속전국 각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추모의 발길도 계속됐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 대기줄은 이날 공항 청사 밖 350여m 넘게 이어졌다. 특히 가족 단위로 추모하러 온 이들이 대다수였다. 아들, 딸, 아내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신성우 씨(56)는 “새해 첫날인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가족이 다 함께 왔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함께 분향소에 방문한 조미영 씨(41)는 “아이들이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기도드리고 싶다고 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조 씨의 아들 국지호 군(13)은 “사람들이 겪은 고통을 위로해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눈물 흘렸다. 이날 공항 계단에는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못다한 삶 아쉬움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바랍니다” 등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귀 등이 붙여져 있었다.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6명의 희생자가 나온 전북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오전 8시부터 아이, 친구, 부모님의 손을 잡은 도민들이 찾아와 국화꽃을 놓으며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위로했다. 이가영 씨(38)는 분향을 마치고 나오면서 “즐겁기 위해 가신 여행에서 이렇게 힘든 일을 겪게 돼 마음이 너무 아프다. 여행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셨다고,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라는 말을 건넸다”며 눈물을 쏟아냈다.수원시청 합동분향소에는 1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200명이 넘는 시민이 방문해 분향소 제단에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들을 애도했다. 주부 이모 씨(35)는“비행기 사고가 난 무안까지 못가더라도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 싶어 서둘러왔다”고 했다.전국적인 추모 분위기에 맞춰 새해맞이도 조용히 치러졌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국가애도기간임을 고려해 해넘이·해맞이 축제를 대부분 취소하거나 축소해 관광객들은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한해 무탈을 빌었다. 울산 울주군 간절곶은 매년 15만 명이 넘게 찾는 일출 명소지만 올해는 3만여 명만 방문했다. 다른 명소들도 마찬가지였다. 군산시 비응항을 찾은 김모 씨(40)는 “매년 일출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오는데, 작년에 유독 힘든 일이 많았던 것 같다”며 “신년에는 큰 사고 없이 무탈하기만을 빌었다”고 했다.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너머에 있던 로컬라이저 안테나 ‘둔덕’이 지목됐다. 29일 사고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다 둔덕과 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둔덕은 흙으로 단단하게 쌓은 구조물에 콘크리트까지 더해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지침은 ‘(활주로)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반 논란이 예상된다.● 콘크리트 둔덕, 참사 결정적 역할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공항은 지난해 로컬라이저 안테나 교체 공사를 했다. 로컬라이저는 여객기를 향해 전파를 쏴서 고도, 위치 파악을 돕는 역할을 한다. 무안공항의 경우 활주로 끝에서 264m 떨어진 지점에 2m 높이의 둔덕을 쌓고 그 위에 안테나를 설치했다. 이 둔덕은 흙으로 덮여 있지만 내부는 콘크리트다. 해당 둔덕 때문에 탑승자 181명 중 179명 사망이라는 최악의 항공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속 200km로 돌진하는 항공기가 둔덕과 충돌하며 폭발했기 때문이다. 김인규 항공대 비행교육원장은 “활주로 너머의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사고나 폭발이 덜했을 수 있다”며 “비행기가 계속 밀고 나가 지금보다는 온전한 상태로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콘크리트 둔덕 위에 로컬라이저를 설치한 것이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부의 항공 장애물 관리 세부 지침 제6장 제23조 3항은 “공항 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실중량과 높이를 최소로 유지하고, 항공기에 대한 위험이 최소가 되는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와 같은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같은 지침 제25조는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공항 장비와 설치물로 규정하고 있다.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항공기 충돌 시 부서지기가 쉽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수-포항에도 비슷한 구조물 문제는 이 같은 둔덕이 다른 공항에도 있다는 점이다. 취재팀이 인천국제공항과 지방 14개 공항을 살펴본 결과 포항경주공항에도 무안공항 같은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다. 사천공항에는 높이 50cm, 재질 미상의 구조물이 있었다. 광주공항에는 높이 약 70cm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청주공항, 여수공항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방위각 시설이 설치돼 있다. 구조물과 둔덕의 높이에 따라 이번 사고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반면 인천국제공항, 제주공항은 둔덕 없이 철제 구조물로 로컬라이저 안테나가 설치돼 있었다. 불시착한 비행기가 밀고 나갈 수 있는 구조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만일 항공기가 충돌하더라도 철제 구조물이 쉽게 부서져 기체 파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공항의 경우 로컬라이저 고정을 위해 콘크리트를 사용했지만 지표면과 거의 같은 높이로 설치해 장애물로 보이지 않았다. 무안공항의 경우 국제 규정에서 요구하는 ‘프랜지블(Frangible·부서지기 쉬운)’ 설계 원칙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발간한 비행장 설계 매뉴얼 중에는 ‘프랜지빌리티(Frangibility·부서지기 쉬움) 원칙’이라는 꼭지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활주로 종단에서 직선거리로 300m 이내에 있는 구조물을 모두 쉽게 부러지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버런(Over Run·초과 질주)’ 같은 불상사가 발생했을 때 항공기와 승객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전문가들 “거기에 있을 이유 없다” 무안공항의 둔덕은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영국 항공전문매체 플라이트 인터내셔널 매거진의 데이비드 리어마운트 편집자는 30일(현지 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무안공항 둔덕 설치는 범죄 행위에 가깝다”며 “비행기가 벽(둔덕)에 부딪치지 않았다면 탑승객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리어마운트는 영국 공군에서 조종사이자 비행 강사로 복무했고 영국 왕립 항공학회에서 최우수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그는 “활주로에서 200m 떨어진 곳에 단단한 물체가 있다는 건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항공 사고 조사 전문가 데이비드 수시도 CNN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장애물이나 장벽이 활주로 근처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30일 오전 10시, 오후 3시 진행된 브리핑에서는 무안공항 둔덕이 규정 위반인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 검토 중이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다 이날 오후 10시경에야 참고자료를 내고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내에 위치한 경우에만 적용된다”며 “무안공항 둔덕은 종단안전구역 외에 설치돼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안전지역 길이도 FAA-ICAO 권고보다 40m 짧아 일각에서는 활주로 종단에서부터 장애물(둔덕) 사이 확보된 안전지역의 길이가 너무 짧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안공항은 이 거리가 264m에 불과했다. 해외에서는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할 상황을 대비해 이 안전지역을 되도록 넓게 만들어 놔야 한다는 권고 규정이 있다. ICAO는 활주로 종단(끝) 이후 안전지역 길이를 300m 이상으로 만들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보다 긴 305m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ICAO나 FAA가 권고한 규격대로 지어진 미국 등 외국 공항들은 비행기가 미끄러져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여유 거리를 무안공항보다 40m 더 길게 제공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내 공항의 안전지역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로컬라이저 안테나비행기에 전파를 발사해 비행기 고도,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 비행기가 안전하게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해외에서는 불시착 등 사고를 대비해 안테나 지지대를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지만 무안국제공항에는 지지대가 흙과 콘크리트로 설치됐고, 참사 당시 항공기와 충돌해 폭발의 원인이 됐다.무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전북 익산시는 올해 누적 관광객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30일 밝혔다. 12월 기준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00만 명보다 67% 증가한 것이다. 익산시는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시한 관광 추세 중 ‘쉼이 있는 여행’을 주제로 9경 3락을 선정하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운영했다. 또 철도교통 중심지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에코 레일 열차, 특별 열차 등 열차 이용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서동 축제, 익산 문화유산 여행, 미륵사지 국가 유산 미디어아트 등 백제왕도 익산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역 명소를 연계해 야간 경관을 즐기는 도시관광도 운영했다. 익산시는 이 같은 성과를 발판 삼아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객 유도를 위한 체류형 관광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상공에 접근한 제주항공 7C2216편의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는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지상에서 당시 순간을 목격한 시민들은 “펑 하는 굉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후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며 활주로로 접근했지만 랜딩기어(바퀴)가 밖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이례적일 정도로 낮게 날며 활주로에 접근한 비행기는 결국 바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로 착륙한 뒤 지면을 수백 m 미끄러진 끝에 활주로 벽에 부딪쳤다. 사고 현장에서 2km 떨어진 마을에 사는 김영준 씨(46)는 “비행기 엔진에서 불빛이 번쩍이더니 연기가 무섭게 피어올랐다”며 “‘쾅’ 하는 굉음 이후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메이데이” 4분 만에 화염 휩싸여이날 오전 1시 반(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우고 이륙한 비행기는 원래 오전 8시 30분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날 오전 8시 57분경 비행기가 접근하자 새 떼를 조심하라며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전달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후 비행기는 관제탑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드 스트라이크(새 떼와의 충돌)’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당시 순간을 지상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비행기 오른쪽 날개에 달린 엔진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왼쪽 날개와 엔진은 멀쩡했다. 공항 인근 주민 유정필 씨(40)는 “밖에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펑’ 하고 큰 소리가 나더니 비행기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 불꽃이 한 번 터졌다”며 “그 뒤에도 ‘펑’ 소리가 몇 번 들렸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이근영 씨는 “멀리서 쾅쾅쾅 소리가 들려서 밖에 나가 보니 하늘에서 비행기가 오고 있는데 평소와 방향도 다르고 고도도 이상하게 낮았다”고 말했다. 관제탑 경고 2분 뒤 기장은 ‘메이데이’(긴급 구조 요청)를 선언했다. 비행기는 1차 착륙 시도에 실패한 뒤 다시 고도를 높여 공항 상공을 한 바퀴 도는 복행(고어라운드·go-around)을 했다. 관제탑은 반대쪽에 있는 19번 활주로에 착륙할 것을 허가했고 기장은 오전 9시경 2차 착륙을 시도했다.하지만 앞바퀴 1개와 뒷바퀴 2개 등 바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동체 밖으로 전개되지 못했다. 비행기는 오전 9시 3분경 동체로 착륙한 끝에 미끄러져 담벼락에 굉음과 함께 충돌했다. 공항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박지수 씨(69)는 “처음에 비행기가 못 앉고 다시 올라갔다가 하늘을 한 바퀴 빙 돌더니 다시 착륙을 했는데 쉬지 않고 쭉 가다가 (어디에) 부딪쳤다”며 “집이 흔들릴 정도로 비행기 기체가 펑펑 터졌다”고 말했다. 충돌 현장을 목격한 홍모 씨(38)는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차올랐다”고 말했다. 비행기 조종석 부분부터 폭발이 시작됐고 기체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기체 주변 여기저기에선 회색 연기가 새어 나왔다. 메이데이 선언 불과 4분 만에 벌어진 참사였다.● 현장 곳곳에 희생자… “의자 400m 날아가”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29초에 “무안공항이다.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119에 첫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3분 동안 119에 “비행기가 추락해 불이 났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다”는 사고 신고가 줄줄이 접수됐다. 사고 이후 현장을 직접 목격한 40대 남성은 “기체 앞부분에 화재가 났고 대부분이 탔다. 희생자들은 곳곳에 튕겨 나가 있다”며 “사고 현장이 너무 참혹해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사고 현장을 본 한 유가족은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 비행기 좌석이 사고 지점에서 400∼500m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가 있더라”고 전했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사고 직전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한 탑승객이 휴대전화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안에 유독 가스가 가득 차 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들은 가족들이 급히 공항으로 달려갔고 도중에 사고 상황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무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이번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전남과 광주, 전북 지역의 학생과 교직원 다수가 희생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교육계도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각 시도교육청은 비상 대책본부를 꾸리는 등 사고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다.2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 희생자 가운데 유치원생 1명을 포함해 유초중고교 소속 원생과 학생 총 12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광주 4명, 전남 3명, 세종 2명, 전북 1명의 초중고생이 포함됐다. 다만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1명에 대해선 아직 지역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희생자 중에는 전남교육청 소속 사무관 5명도 포함됐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사고 비행기에 타고 있다가 희생된 교직원과 학생 모두 개인 일정으로 태국을 다녀오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교육청 등은 사고 직후 수습을 위해 사고 현장 유가족 대기소와 전남도청 등에 직원을 파견했다. 사고 수습 대책 마련을 위해 각 교육청별로 대책본부를 꾸리고, 혹시 더 있을지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희생자들이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 피해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비상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무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7월 전북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장 응급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119구급대는 당시 권역외상센터 등 2곳의 대형 병원에 수술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하지만 답변은 ‘불가’였다. 구급대는 A 씨를 사고 현장에서 35km 떨어진 전주의 한 접합수술 전문병원으로 옮겼지만, 여기서도 수술은 이뤄지지 못했다. A 씨는 결국 또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을 마감했다. 사고 발생 1시간 20여 분 만이다.전북도와 전북소방본부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전북도와 전북소방본부는 이 체계 본격 시행에 앞서 올해 9월 사전 설명회와 시연회를 시작으로 시범 운영 등 사전 준비를 마쳤다.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는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이 각 병원에 일일이 전화해 환자 수용 여부를 확인했던 그동안의 과정이 사라진다. 대신 올해 초 소방청이 구급 활동 정보와 이송 병원 선정 등을 통합‧관리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인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이 사용된다.이에 따라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은 중증도와 중상 등 표준화된 환자 정보를 단말기에 입력하고, 다수 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수용 여부를 응답해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병원을 신속히 찾아 이송하게 된다.전북도와 전북소방본부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 전북대와 원광대병원을 비롯해 24곳 병원과 협업체계를 만들었다. 24곳 병원에는 전북지역에는 전문 의료인이 없어 치료가 어려운 화상 환자 이송에 대응하기 위해 대전과 충북 오송의 화상 전문병원과 접합수술 등 특수 진료과를 운영하는 병원도 포함됐다.전북형 이송 체계 ‘지휘소’ 역할을 맡을 119구급상황관리센터도 만들었다. 센터장엔 소방령을 임명하고, 구급 품질 관리 전문가와 구급대원 출신 팀장 4명을 중심으로 간호사·1급 응급구조사 등 16명을 배치해 24시간 운영한다. 센터는 병원 선정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병원 수용이 불가능하면 즉시 개입해 이송 병원을 직접 선정한다.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도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북대병원·원광대병원에 각각 병원 선정 전문 코디네이터를 2명씩 배치해 병상 현황과 의료진 가용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구급대원의 병원 선정 요청에 즉각 응답할 계획이다.전북소방본부는 특히 환자를 수용할 병원과 현장 출동 구급대 간의 환자 중증도 분류 기준도 일원화했다. 이를 위해 전북소방본부 소속 모든 구급대원이 ‘병원 전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Pre-KTAS)’ 훈련을 이수와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했다.전북도와 전북소방본부는 이 같은 준비 과정을 토대로 지난달부터 시범 운영을 진행해 운영상 문제점을 바로잡았다. 11월 1일~12월 13일까지의 시범 운영 결과 1시간 이상 대기 사례(하루평균 3.06건)가 의정 갈등이 불거진 2월 20일~10월 31일(하루평균 4.31건)보다 29%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병원 이송 시간도 평균 19분 42초에서 19분으로 42초(3.5%) 단축했다.이같은 시스템 도입으로 구급대원은 병원 선정 부담이 줄어 현장에서의 처지에 집중할 수 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관 역시 응급환자의 분산 이송과 표준화된 환자 정보 수신을 통해 응급실 과부하를 막고 의료자원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은 “도민들이 응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져 진료받을 수 있도록 참여기관 간 협업체계를 강화하는 등 도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전주시 노송동 현대해상 건물이 시민 행정 편익을 높일 전주시청사 별관으로 활용된다. 전주시는 최근 현대해상 측과 빌딩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로써 전주시는 시청사 건립 41년 만에 청사를 확충하게 돼 공간 부족으로 인근의 여러 건물로 분산돼 있어 겪어 왔던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건물 매입비는 235억 원이다. 전주시는 55억 원을 추가로 들여 건물 리모델링 등을 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1983년에 지어진 현재 청사가 낡고 협소해 지난해 인근 삼성생명 건물을 매입하려고 했으나 가격 차이로 무산되자 현대해상 빌딩 매입으로 선회했다. 시청 바로 옆에 있는 현대해상 빌딩은 연면적 1만4616㎡에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다. 리모델링을 마치면 별관 1층은 접견실 및 로비, 2층은 회의실과 대기실로 구성된다. 3층에는 정보화정책과와 전산·통신실이, 4∼13층에는 5국 29과가 각각 배치된다. 14층에는 여성 휴게실과 체력 단련실, PT룸, 샤워장이, 15층에는 240석 규모의 강당과 스카이라운지가 들어선다. 우범기 시장은 “전주시청 별관 확충은 단순히 행정 공간을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시의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프로젝트”라며 “시민과 더 소통하며, 더 편리하고 투명한 행정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정읍시와 남원시가 시민 1인당 30만 원의 민생회복 지원금을 지원한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25일 “지역경제가 매우 어려워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급 대상은 11월 말 현재 정읍시에 주민등록상 주소가 돼 있는 모든 시민이며 정읍에 체류하는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도 포함된다. 대상은 총 10만2600여 명으로 308억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원금은 무기명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되며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정읍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만 쓰도록 할 방침이다. 사용 기한은 내년 5월까지다. 남원시도 내년 설 전에 남원사랑상품권 형태의 선불카드로 나눠준다. 10월 말 현재 인구수가 7만5000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226억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남원시는 또 내년 1월 한 달 동안 남원사랑상품권의 구매 한도를 1인당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리고 할인율도 10%에서 15%로 확대한다. 공공근로·대학생 일자리 등의 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고 내년 1월 인상할 예정이었던 상수도 요금도 당분간 동결키로 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침체한 지역경제 및 골목상권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 시절부터 ‘12·3 비상계엄’ 기획에 깊이 관여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윤석열 대통령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24일 제기됐다.군 소식통은 “노 전 사령관은 주변에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부터 윤 대통령 관련 현안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취지로 자신에게 물어왔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김 전 장관은 때로 반기를 드는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충암파’보다 노 전 사령관을 더 총애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은 1989년 당시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대대에서 김 전 장관은 작전과장(소령), 노 전 사령관은 대위로 함께 근무했다. 이후 2007년 육군참모총장실에서도 각각 비서실장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35년째 막역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이 대북 공작을 하듯 근무 인연이 있는 현역 후배를 계엄 모의에 회유 포섭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이 4월 취임한 직후부터 “장관이 너를 귀하게 쓰고, 진급도 시켜 주시려고 한다”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최전방 탱크 부대장인 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인 3일 낮 노 전 사령관이 주도한 ‘2차 롯데리아 회동’에 이어 그날 밤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사무실에도 갔다. 계엄 사태 이후 구 여단장은 주변에 “(노 전 사령관에게) 공작을 당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직속 후배들에게도 ‘이거 하면 진급된다’는 식으로 회유하는 수법으로 현역을 허수아비로 앞세우고, 뒤에서 조종한다는 얘기가 파다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계엄을 사전 기획한 혐의(내란 실행 및 직권남용)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을 24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사조직 ‘수사2단’을 구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노 전 사령관은 “수첩에 누구를 사살하라고 썼느냐”, “북한 공격을 어떻게 유도하라고 했느냐”고 묻는 기자들을 노려보기도 했다. 이날 특수단은 ‘2차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한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 TF장(혁신기획관), 정성우 방첩사령부 1처장을 입건하고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에서 국방부 장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북 군산시에서 활동하는 무속인 이선진 씨(38)는 2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지난해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이 현재 있는 위치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는 운이 있냐’고 물은 뒤, 그렇다고 하자 ‘국방장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군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12·3 비상계엄을 사전 기획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방의 한 무속인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의 실제 생년월일은 국민에게 공개된 것과 다르다”고 자랑하듯 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사령관은 또 이 무속인에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사주를 봐달라고 부탁하면서 “내가 청와대(대통령실)에 다시 들어가려면 김용현이 잘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전북 군산시에서 활동하는 무속인 이모 씨를 자주 찾아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노 전 사령관이 확신하면서 ‘국민들이 알고 있는 윤석열의 생년월일은 전혀 다르다. (실제 생일로 따져 보면) 사주 팔자가 다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이 특정한 목적 등을 위해 윤 대통령의 사주를 봤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본인이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생년월일이 언제인지는 말한 적이 없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의 생년월일은 1960년 12월 18일이다.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김 전 장관의 ‘비선’으로 활동하며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에서 계엄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2022년부터 올 1월까지 자문 명목으로 이 씨와 수십 차례 연락과 만남을 이어 왔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은 여군 성추행 혐의로 불명예 전역한 뒤 생년월일 등을 통해 사주를 풀이하는 명리학을 전문으로 내세워 점집을 운영해 왔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은 대통령실 인사들과 김 전 장관 등 다른 군인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빼곡히 적은 A4 용지를 들고 와 이 씨에게 사주를 봐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김 전 장관에 대해선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신을 배신할 상인지도 물었다”고 말했다. 또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이 최고 높은 자리(장관)에 올라갈 수 있느냐”, “내가 새롭게 청와대에 다시 들어가서 복직을 하려면 김용현이 잘돼야 한다”, “나와 이 사람과 군인들이 뭔가를 하려고 할 때 같이 뭔가를 이루려고 하는 게 되겠느냐”는 등 다양한 질문을 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당시 김 전 장관은 대통령경호처장이었다. 노 전 사령관은 자신이 군복을 벗은 이유에 대해서도 “정권이 바뀌면서 내가 옷을 벗게 됐다”고 이 씨에게 주장했다고 한다. 이 씨는 “사주 명단을 잔뜩 가져오는 노 전 사령관에게 ‘금방 김건희 여사도 올 것만 같다’는 장난을 친 적도 있다”며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여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군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2000년부터 연말마다 이웃을 위한 성금을 놓고 사라진 전북 전주시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다녀갔다. 그의 선행은 올해로 25년째, 기부 횟수로는 26번째다. 20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6분경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은 “(부근) 기자촌 한식뷔페 맞은편 탑차 아래에 (성금을)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주민센터 직원이 가보니 A4용지 상자 안에 현금 다발과 돼지저금통,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담긴 성금은 5만 원권 묶음 8000만 원 등을 포함해 총 8003만8850원이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누적 성금은 모두 10억4483만6520원에 달한다. 이 천사는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씩을 기부했다. 전주시는 성금을 노송동 지역 소년소녀 가장과 홀몸노인 등 어려운 계층에 쓸 예정이다. 채월선 노송동장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 얼굴 없는 천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얼굴 없는 천사의 바람대로 나눔의 선순환이 지속해서 이뤄져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그동안의 새만금은 전북도민과 국민에게 희망만 줄 뿐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백 년 먹거리 산업이 이뤄지는 곳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68)은 18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개발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청장은 새만금 개발이 시작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추진 속도가 더디다는 여론에 동의하면서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새만금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5월 이후 새만금에 11조 원의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 개청 9년 동안 이뤄졌던 투자유치 금액의 7.4배에 달한다. 맨땅이었던 곳에 하루가 다르게 건물이 들어서는 등 산업단지로서의 모습을 속속 갖춰가고 있다. 김 청장은 “지역 대학생들이 그동안 좋은 기업이 없어 수도권으로 향했는데, 국내외 유수 기업이 투자하면서 이제는 새만금에서 살 수 있겠다는 말들을 하더라”며 “새만금이 지역 청년과 도민, 국민에게 실제 희망을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청장과의 일문일답. ―새만금 사업 어디까지 왔나. “새만금 사업은 국토 균형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조제 내부를 개발해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만드는 국책사업이다. ‘동북아 경제 허브’ 조성을 목표로 2050년까지 모두 4단계로 나뉘어 추진되는데, 2020년 1단계 사업을 마쳤다. 현재는 2030년까지 78% 개발을 목표로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새만금 개발 속도가 국민 기대를 채우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본계획(MP)을 재수립 중인데….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맞춰 최근 변화된 개발 여건과 대내외적 환경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원하는 땅을 빠르게 공급하고, 강력한 지원 정책이 포함될 것이다. 새만금을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푸드, 관광·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등 ‘3대 허브’로 육성할 내용도 담긴다. 새만금과 주변 지역을 메가시티 광역 경제권으로 묶어 국토 균형발전 거점으로 만들 방안도 포함할 것이다.” ―3대 허브 육성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스마트 그린산단 구축, 이차전지 중심의 신산업 집적화 등을 통한 첨단전략산업 허브를 만든다. 광활한 농생명 용지, 40여 개 연구기관,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식품산업 기반과 신항만을 연계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같은 글로벌 식품 가공·물류 중심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새만금의 독창성을 살린 관광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대규모 행사가 가능한 마이스 산업도 육성한다. 올해 관련 용역을 완료했는데, 그 결과를 기본계획에 반영할 것이다.” ―최근 투자유치 성과가 눈에 띈다. “개발청이 2013년 문을 열었는데 2022년 4월까지의 투자유치 성과는 1조50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2년 5월 이후 현재까지 11조1000억 원을 유치했다. 투자진흥지구 지정과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등 정부 주도 친기업 정책을 적극 추진한 결과다.” ―지역 경제효과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투자기업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1만 명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전·후방 연관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29조4000억 원, 고용유발 효과는 약 14만7000명이다. 전북의 지역내총생산(GRDP)가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최하위인데 이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기업들이 새만금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투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풀기 위해 전담팀을 만들어 많은 이야기를 듣고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공장용지의 생태면적률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춰 활용도를 높여 기업 부담을 줄인 것이 대표적인 해소 사례다. 원스톱 지원센터를 운영해 유치부터 입주, 공장 착공·운영까지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하고 있다. 3년간 법인세 100%, 이후 2년간 50% 감면을 비롯해 산업용 건축물을 신·증축하면 취득세와 재산세를 감면해 주는 등 친기업적 정책도 도움이 됐다.” ―근로자 지원은 어떻게 하고 있나. “입주 기업 근로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근로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군산을 비롯해 익산, 전주까지 7개 노선에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79채를 근로자 숙소로 제공했다. 70채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320억 원을 들여 기업 성장센터를 만드는데, 이곳에 스포츠센터를 비롯한 근로자 지원 및 복지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새만금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사업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이차전지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유치가 이어지면서 새만금은 첨단전략산업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이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용지를 확보하는 등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에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의 중심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군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장수군은 내년부터 금강 물길의 발원지인 뜬봉샘과 수분마을을 중심으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뜬봉샘과 수분마을이 환경부의 2024년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된 데 따른 것이다. 장수군에 따르면 국가생태관광지역은 환경 측면에서 보전 가치가 있고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 교육할 수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 협의로 지정된다. 장수군은 올해 8월 국가생태관광지역 지정신청서를 제출한 뒤 현장평가 등을 거쳤다. 장수군은 이번 지정으로 3년간 국비를 지원받는데,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비롯해 생태관광 기반 시설 관리, 지역협의체 구성 등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뜬봉샘과 수분마을은 금남호남정맥인 신무산을 중심으로 보전산지(수원함양림)로 지정된 곳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을 비롯해 2급 수리부엉이와 하늘다람쥐, 세뿔투구꽃, 1급 지표종인 옆새우 등 총 1348종의 야생 동식물이 산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청정 생태자원의 보고인 ‘금강 첫물 뜬봉샘과 수분마을’이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받아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지역 주민과 협력해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고 생태관광을 활성화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1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종합경기장. 경기장 주변에 외부인 진입을 차단하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다. 울타리 안에서는 철거공사에 대비해 날림먼지 등을 막을 천 설치를 준비하는 근로자들이 바삐 움직였다. 1963년 전북도민과 전주시민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지어진 전주종합경기장 철거가 시작됐다. 준공 첫해 전국체전을 개최한 이후 전북 스포츠의 심장 역할을 해왔던 전주종합경기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15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시는 총 104억 원을 투입해 종합경기장 주 경기장 3만5594m²와 전주푸드 건물 1057m², 경비실 100m² 등 연면적 3만6751m²의 건물을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철거한다. 종합경기장 주 경기장 바로 옆에 있던 야구장은 이미 철거를 완료했다. 철거작업은 굴착기에 집게 모양의 압쇄기를 장착해 내부 벽체 등을 하나씩 눌러 부수는 ‘압쇄’ 공법으로 진행된다. 압쇄 공법은 폭파보다 철거 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먼지 날림과 소음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주시의 설명이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야구장과 육상트랙, 축구장이 포함된 주 경기장으로 구성됐다. 1980년 시설 전면 보수 작업을 거쳐 프로야구 쌍방울 레이더스 안방구장이자 도민체육대회 행사장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로 안전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철거가 결정됐다. 하지만 철거 후 활용 방안을 두고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계획이 변경됐고 이는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됐다. 2022년 7월 취임한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임 시장이 전주종합경기장 원형을 살려 공원 중심 ‘시민의 숲’으로 재생하려던 계획을 바꿔 전면 철거 후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전시) 산업 거점 공간으로 개발하기로 확정하고 표류하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전주시는 경기장을 허문 자리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1만 m² 규모의 전시장과 20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대회의실, 20실의 중소회의실 등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호텔, 쇼핑 시설,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시립미술관 등도 들어선다. 전주시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2024 수시 4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사업을 승인함에 따라 내년 상반기 철거가 완료되는 대로 나머지 행정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 하반기(7∼12월) 착공할 예정이다.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북도와 협력체계를 갖추고 중앙부처 공모사업 등에 응모해 사업비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 이를 위해 전주시와 전북도는 12일 전라감영에서 재정지원 방안과 행정절차 지원, 관련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담은 ‘전주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및 운영’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시컨벤션센터의 필수 지원시설인 숙박 및 판매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민간사업자(롯데쇼핑)와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종합경기장이 마이스 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전주 경제의 확실한 원동력이자 명실상부한 지역의 심장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전주가 국제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돼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새만금개발청은 중국의 재생에너지 기업 쓰촨성 HT사가 새만금 지역에 광전지 생산기지를 건립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HT사는 중국 쓰촨성 이빈시에 위치한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이다. 올해 20GW 규모 광전지 생산 설비를 완공하는 등 동종 업계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HT사는 내년 7월부터 새만금 산업단지 내 13만2000m² 부지에 1억5000만 달러를 들여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700여 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개발청은 보고 있다. HT사 관계자는 “새만금은 첨단 산업기반과 국제적 협력 가능성을 갖춘 최적의 투자지”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한중 양국의 재생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홍남 새만금개발청 차장은 “HT사의 투자의향서 제출은 새만금이 재생에너지와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이상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국원전인근지역 동맹 행정협의회 신임 회장에 권익현 전북 부안군수가 선출됐다. 10일 부안군에 따르면 전국원전인근지역 동맹 행정협의회는 9일 울산시티컨벤션에서 2024년 정례회를 열고 권 군수를 제3대 회장으로, 김성수 부산 해운대구청장과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뽑았다.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1년이다. 권 신임 회장은 “원전동맹이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회장으로 지역 간 협력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 원전동맹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례회에선 불합리한 원전 지원 제도 개선을 위한 홍보사업 추진, 원전 인근 지역 지원 방안 마련, 방사능 방재 대책 관련 해외 시찰, 원전 소재 자치단체와 협력 체계 구축 등 2025년 주요 사업 계획도 논의됐다. 전국원전인근지역 동맹은 원전 인근에 있으나 원전 소재지는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자치단체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2019년 10월 자치단체 12곳이 결성했고, 현재는 23개 자치단체가 소속돼 있다. 이들은 원전 안전 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과 제도 개선, 원전 인근 지역 주민 보호 및 복지 사업의 세원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 안전 교부세 신설을 위한 정책토론회, 100만 주민 서명 운동 등을 벌였고, 올해 2월 대안 법안인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장수군은 전북개발공사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장수군의 미래 발전과 동반성장을 위한 상호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협약은 침체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장수군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장수군과 전북개발공사는 △지역발전 방안 구상 및 개발계획 수립 △신규 투자사업의 공동 발굴 및 시행 △정부 공모사업에 대한 정보 교류 등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한다. 두 기관은 이번 협약으로 지역사회와 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최정호 전북개발공사 사장은 “두 기관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한다면 지역의 성장뿐만 아니라 공동 번영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상호협력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이번 협약은 행복 장수 실현을 향한 또 다른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전북개발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침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더 많은 인구 유입을 이끌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서해안 철도는 물류비용을 줄여 국가 첨단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포화상태에 다다른 서해안고속도로 통행량을 분산시켜 탄소배출 저감과 국토 이용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것입니다.” 철도 교통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전북과 전남 서해안 지역 5개 자치단체가 서해안 철도망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5개 자치단체는 “전북·전남 서해안 철도망 구축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앞당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전북 고창군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 고창·부안군, 전남 함평·영광군 등 서해안권 5개 자치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군산에서 전남 목포를 잇는 호남 서해안 철도의 국가계획 반영을 요구했다. 회견에는 심덕섭 고창군수, 권익현 부안군수, 장세일 영광군수, 신원식 군산시 부시장, 임만규 함평군 부군수가 참여했다. 5개 자치단체는 현재 서해안 철도 기반 시설에서 호남 서해안권이 충청과 경기 지역에 비해 낙후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일 충청과 경기 지역에 서해선(서화성∼홍성), 장항선(신창∼홍성), 평택선(안중∼평택) 등 3개 노선이 동시 개통되면서 충남·경기 지역 철도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동해안권인 포항∼삼척 철도도 올해 말 개통될 예정이다. 하지만 호남 서해안권에서는 국책사업인 새만금을 비롯해 조선업과 원자력, 해상풍력, 전기차, 드론 등 국가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산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수년째 철도망 구축에 진척이 없다. 이뿐 아니라 호남 서해안권에는 5년 내 2개 국제공항(새만금국제공항, 무안국제공항), 3개 국제여객터미널(군산항, 새만금신항, 목포항), 크루즈터미널(부안) 등이 본격 운영돼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실어 나르기 위한 철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 자치단체의 설명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호남 서해안은 국책사업인 새만금을 비롯해 조선업과 원자력, 해상풍력, 전기차 등 국가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산업의 중추”라며 “서해안 철도 건설로 국가 첨단산업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호남 서해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립공원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고, 국내 주요 종교 성지로 수많은 관광객과 순례객이 찾고 있다”며 “국내 관광객과 중국, 일본 등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서해안 철도 노선이 국가계획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5곳 자치단체는 연말까지 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지역 주민의 열망을 담은 서명부를 전달하고, 내년에는 호남 정치권과 함께 서해안 철도 노선의 국가계획 반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국토부는 내년 4월 공청회를 연 뒤 하반기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26∼2035년)을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서해안 철도는 국토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는 추가 검토 사업으로만 반영됐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