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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토바이 등 이륜차 번호판 크기를 키우고, 후면 번호판도 단속하는 등 이륜차 사고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이륜차 앞쪽에 번호판을 다는 방안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륜차 앞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경찰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륜차 후면 번호판 규격 및 문자 크기를 확대하기로 하고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9월 개정할 계획이다. 또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장비를 지난해 342대에서 올해 529대로 확대하기로했다. 이륜차에 대한 단속 확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 활용 첨단 무인단속카메라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 관련 사망자가 392명으로 전체 자동차 사고 사망자 2551명의 15.4%에 이른다”며 “등록된 이륜차 대수에 비하면 일반 자동차 사고에 비해 사망자 수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이 2018∼2022년 교통사고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 시 사망에 이르는 비율은 이륜차(2.5%)가 일반 자동차 등 사륜차(1.4%)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이 2022년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과속으로 인한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은 14%에 달했다. 이륜차가 과속할 경우 사고에 대처할 시간이 짧아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으로는 이륜차 과속 및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번호판 부착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명찰 효과’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단속 카메라는 앞번호판만 인식하도록 설계돼 있다 보니 이륜차의 뒷번호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며 “(앞번호판이 도입될 경우) 단속 효율도 올라가고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명찰 효과’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대신 일정 배기량 이하의 오토바이부터 앞번호판 부착을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거나 안전교육을 받은 이륜 차주에 대해 보험료 할인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올 4월 발간한 ‘이륜차 안전 제고를 위한 기술 개발과 보험 적용’ 보고서에서 “정부와 보험회사 차원에서 조향장치 감지 기술 등 안전기술을 적용한 이륜차나 정부의 안전교육 과정을 이수한 운전자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DB손해보험이 개인용 자동차보험에 첨단 안전장치인 ‘어라운드 뷰 모니터’ 특약을 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첨단 안전장치가 자동차에 장착돼 있는 경우 사고 예방과 함께 보험료 할인도 받을 수 있다. DB손해보험에 따르면 차량에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또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장치가 장착된 경우 보험료를 4% 할인해준다. 대상 차종은 개인 승용, 법인 승용, 개인 및 법인 소유 3종 승합, 경승합, 4종 화물, 경화물로, 어라운드뷰 모니터가 장착된 차량이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위에서 내려다보듯 차 안 모니터로 차량 주변 상황을 360도로 촬영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다. 차량을 주차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운전을 보조해줄 수 있는 장치다. 차선 이탈 경고장치, 전방 충돌 경고장치와 함께 첨단 안전장치 중 하나로 불린다. 기존에 차선 이탈 경고장치, 전방 충돌 경고장치를 차량에 장착해 보험료 할인을 받았던 고객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차량에 달려 있으면 추가로 4% 할인을 받을 수 있다. DB손해보험 측은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차량에 장착할 경우 사고 예방에 도움도 받고, 보험료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첨단 안전장치의 사고 예방 효과가 입증돼 이 고객층을 대상으로 상품을 개발했다”며 “앞으로도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는 요소를 찾아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SC제일은행이 미국 달러화 정기예금(3개월제) 가입 고객에게 최고 연 5.2%(세전)의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28일까지 실시한다. 이벤트 대상은 SC제일은행 영업점을 통해 외화 정기예금에 달러화 1만 달러 이상, 10만 달러 이하로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이다. 모집 한도는 2000만 달러로, 한도가 소진되면 이벤트는 조기 종료된다. 영업점에서 원화를 환전해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가입 금액에 대해 100% 환율 우대(예금 가입 시점 전신환매도율 기준) 혜택도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초이스외화보통예금’의 특별금리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초이스외화보통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외화예금이다. SC제일은행 영업점에서 1만 달러 이상, 30만 달러 이하로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이 대상이다. △1만 달러 이상부터 5만 달러 미만 가입 고객에게는 4.0% △5만 달러 이상, 10만 달러 미만은 4.2% △10만 달러 이상, 30만 달러 이하 고객의 경우 4.5% 특별금리를 가입일로부터 2개월 동안 제공한다. 모집 한도는 3000만 달러다. 초이스외화보통예금은 최근 1개월간 평균 잔액이 5000달러 이상이면 해외송금 수수료를 1회 면제해 준다. 또 최근 2개월간 평균 잔액이 1만 달러 이상이면 평균 잔액 범위 내에서 외화현찰 수수료도 1회 면제해 준다. 사친 밤바니 자산관리부문장은 “글로벌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는 자산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라며 “(SC제일은행의 상품을 통해) 개별 고객의 니즈에 맞춘 일대일 자산관리 서비스와 더불어 높은 금리 혜택과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두루 경험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국내 대학생 투자자 10명 중 7명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6일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대학생 투자자 400여 명을 대상으로 주식 투자 동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해외 주식에 투자 중’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향후 해외 주식 비중을 확대할 생각이 있다’(89%)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해외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이들 중 87%도 ‘1년 이내에는 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가장 인기 있는 해외 주식 투자 지역은 미국(86%)이었다. 2위 일본(5%)이나 3위 중국(3%)과 격차가 컸다. 국내 대학생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주요 이유(복수 응답)로는 ‘한국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이어서’(41%), ‘실적이 우수하거나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36%) 등이 꼽혔다. 응답자들의 주식 투자 경력과 규모도 이전보다 늘었다. 투자 기간이 ‘3년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4%로 2년 전(18.6%) 대비 크게 늘었다. 투자 규모도 ‘500만 원 이상’(57%)이 절반 이상이었으며 ‘1000만 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37%에 달했다.한편 설문에 응답한 대학생 투자자의 40%는 ‘가상 화폐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높은 기대 수익률’(56%)과 ‘미래 가치’(20%) 등을 투자 이유로 꼽았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은행이 최근 민감한 사회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는 보고서를 계속 쏟아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한은은 평소 조용하고 엄숙한 조직 이미지가 강해 ‘한은사(寺)’라는 별명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저임금과 물가, 지역 개발 등 국가 경제의 다양한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싱크탱크’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다른 정부 부처 및 기관과 의견 충돌을 빚는 등 갈등을 확산시키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은의 변화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임 이후 주기적으로 ‘문제적 보고서’를 내줄 것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교육 문제를 비롯해 한국의 구조적 문제를 짚는 보고서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발간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시로 문제적 보고서 발간해 달라” 25일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총재는 취임 이후 한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낼 수 있는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발간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 총재는 임기 초부터 사회와 언론에 화두를 던질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보고서를 수시로 작성할 것을 독려했다”며 “최근에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더 시끄러운 한은을 만들어 줄 것을 자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총재 부임 이후 한국은행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달 18일 발표한 ‘국내 물가 수준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국내 농축산물 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라면서 가격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과 등 수입 금지 품목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들어 한국 물가는 OECD 중간 수준이라고 반박하자, 한은은 이례적으로 추가 보고서를 내면서 “한은의 기준과 다른 내용”이라며 공방을 펼쳤다. 올 3월에는 돌봄 서비스에 한정해 차등 최저임금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노동계와 갈등을 빚었다. 보고서 발표 이후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한은 건물 앞에서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보고서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꼬집는 ‘지역 간 인구 이동과 지역 경제’ 보고서가 화제가 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자는 ‘메가시티 서울’ 공약을 내놓은 뒤에 “지역 거점 도시를 육성해야 한다”는 정반대의 주장을 편 것이다.● “한은의 새로운 역할” vs “과도한 갈등 유발은 지양해야” 한은 안팎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 교수는 “한은에서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은 아주 긍정적”이라며 “최근 나온 인구 문제 보고서 등 한은이 직접 연구하고 발표한 자료들이 기업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농산물 물가 관련 보고서나 돌봄 서비스 차등 최저임금제 도입 등은 모두 물가와 연관이 있다”며 “기계적으로 통화 정책만 발표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한은의 변화에는 이 총재의 개인적 성향도 크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보고서 기획 단계부터 검수까지 꼼꼼히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농식품부와의 공방 과정에서도 “농민들에게 계란 테러를 당하더라도 농산물 수입에 대한 의견을 밀어붙이겠다”며 보고서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 총재가 한은에서 성장한 ‘한은맨’이 아닌 외부 인사라서 더욱 과감하게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총재는 기존의 한은 총재들과는 달리 기자 간담회에서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최근 한은 74주년 창립 기념사에서는 “능동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똑똑한 이단아’가 필요하다”면서 직원들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 총재와 서울대 경제학과 사제지간인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자 시절부터 사회 이슈에 대한 연구도 활발했고, 목소리도 많이 내셨다”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정부 사정도 알고, 한국인 최초로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지내는 등 한국의 전반적인 구조개혁 등에 남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중앙은행 이상의 역할을 하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고서가 나올 때 사회적인 갈등이 어떻게 터져 나올지 고민해야 한다”며 “너무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쪽으로 가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보다 떨어졌지만 체감 물가가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8로 전달보다 7포인트 급등했다. 지난해 10월(10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100보다 클수록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최근 부동산 가격까지 상승 흐름을 보인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보다 0.2%포인트 내린 3.0%로 집계됐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농산물·외식 서비스 상승률 둔화, 석유 가격 하락 등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누적된 상승분이 커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체감물가가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98로 전달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6개월 뒤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 본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최근 중국으로부터 상품 수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중국 수입 증가가 국내 지역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24일 한은이 발표한 ‘대중국 수입 증가가 지역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수입 비중은 전체 수입의 22.2%로 1990년(3.2%)과 비교해 대폭 증가했다. 다만 한국은 해외 주요국과 달리 대중국 수입 증가가 오히려 지역 제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가 1995년 수치의 94% 수준을 보이는 등 여전히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유럽 등 6개국에선 대중국 수입 증가로 2022년 제조업 취업자 수가 1995년 대비 75% 내외 수준으로 크게 축소됐다. 한은은 대중국 수입 증가로 인한 한국 제조업 고용 증가 효과가 전국적으로 6만6000명 수준(1995∼2019년 누적)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 중 중간재 비중이 67.2%(지난해 기준)로, 미국(31.6%) 유럽(39.6%) 일본(39.0%) 등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 수입해 온 값싼 중간재가 결과적으로 국내 제품 생산 비용 하락으로 이어지며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국내에 진출한 중국 이커머스를 통해 최종 소비재 수입이 늘어날 경우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시장 지수 편입에 또 실패했다. 공매도 금지로 시장 접근성이 제한됐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MSCI가 20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4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현행대로 신흥국(EM) 지위에 머물렀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1년 이상 올라야 하는데 후보군에 들지 못한 것이다. 발목을 잡은 건 공매도 금지 조치였다. MSCI는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해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시장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지난해 11월 시행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규칙의 갑작스러운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적인 재분류를 위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개선 조치가 완전히 이행돼야 한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변경 사항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은 이미 예견돼있는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앞서 MSCI는 이달 초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공매도’ 관련 항목을 ‘플러스’에서 ‘마이너스’(개선 필요)로 끌어내렸다. 이로써 한국은 18개 중 총 7개 항목에서 마이너스를 받았다. 여기에 이달 13일 정부가 내년 3월 말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히면서 편입이 더 어렵게 됐다.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 경제적으로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장기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공매도 장기 금지 조치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트려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20일(현지 시간) 중국, 일본, 독일 등 7개 국가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한국은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이어 올 상반기(1~6월)에도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빠졌다. 2회 연속 명단에서 빠진 건 대외적으로 투명한 외환 정책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지난해 6월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제외됐다가 1년 만에 다시 명단에 올랐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 증시 훈풍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가 2년 5개월 만에 2,800 선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선 올 하반기(7∼12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코스피가 3,100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0.30포인트(0.37%) 오른 2,807.6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800 선을 넘긴 건 2022년 1월 21일(2,834.29) 이후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83억 원, 1669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3.66포인트(0.43%) 내린 857.51에 장을 마쳤다. 최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수출 호조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대형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49% 오른 8만1600원에, SK하이닉스는 1.71% 상승한 23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이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가 하반기 상승 동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연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경우 코스피가 3,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수년간 있었던 이익 하향 조정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 등락 범위를 2,650∼3,150으로 예상했다. 반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식의 관점에서 현재의 주식시장은 적정한가에 대해 쉽게 ‘예스’라는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며 “하반기 일정 시점부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 증시 훈풍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가 2년 5개월 만에 2,800 선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선 올 하반기(7~12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코스피가 3,100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0.30포인트(0.37%) 오른 2,807.6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800 선을 넘긴 건 2022년 1월 21일(2,834.29) 이후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83억 원, 1669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3.66포인트(0.43%) 내린 857.51에 장을 마쳤다.최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수출 호조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대형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49% 오른 8만1600원에, SK하이닉스는 1.71% 상승한 23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이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가 하반기 상승 동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연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경우 코스피가 3,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수년간 있었던 이익 하향 조정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 등락 범위를 2,650∼3,150으로 예상했다.반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식의 관점에서 현재의 주식시장은 적정한가에 대해 쉽게 ‘예스’라는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며 “하반기 일정 시점부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과 유럽에서 시가총액(시총) 상위 기업들이 활발히 바뀌는 동안 국내 증시는 역동성을 잃은 채 지수가 오랜 기간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산업구조가 대폭 변하고 있음에도 국내에선 혁신기업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며 증시가 ‘고인 물’이 됐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기준 시총 상위 10대 기업 중 8곳은 5년 전인 2019년에도 10위 안에 속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14년 이후 새로 증시에 상장해 10대 기업에 오른 건 ‘셀트리온’이 유일했다. 최근 5년 사이 새로 시총 10대 기업에 오른 상장 기업은 전무했다. 업종별로 분석해도 국내 주식 시장의 변화는 미미했다. 제조업 중심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는 10년 전에도 여전히 시총 5대 기업에 올라 있었다. 삼성전자는 1999년 처음으로 시총 1위에 오른 뒤 2000년 이후 24년째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산업 트렌드가 눈부시게 급변한 최근 10∼20년 동안 국내 증시를 주도한 기업들은 대부분 손바뀜이 없었던 셈이다. 한국이 ‘혁신 기업의 무덤’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 전체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누르고 전 세계 시총 1위에 등극한 엔비디아(3조3350억 달러)는 한국 증시 전체 시총(1조9360억 달러)의 1.7배에 이를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이날 코스피가 전날보다 1.21% 오른 2,797.33으로 마감하며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이 올랐지만 여전히 수년째 이어진 박스권은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해외 증시는 혁신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미국 증시에서 시총 1위에 등극한 기업은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MS, 엑손모빌, 아마존, 제너럴일렉트릭(GE) 등 6개 기업이다. 유럽 증시도 시총 1위를 두고 명품기업 LVMH와 비만 신약으로 위세를 떨친 노보 노디스크,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1년부터 굳건히 1위를 지켰던 LVMH는 지난해 9월부터 노보 노디스크에 밀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혁신기업이 쏟아지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과도한 기업 규제로 신기술 혁신이 늦어지며 10년 전과 비교해 시총 상위 기업이 거의 똑같다”며 “기업 규제 등을 적극 해소하고 청년들에게 창업을 적극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도 기준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조기인하론’을 띄운 대통령실의 발언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금융통화위원들이 여러 의견을 보고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내에서 기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엇갈린 의견이 나오면서 통화정책 독립성에 대한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며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선진국 대비 생활비 수준이 1.6배로 높아 국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고 맞서고 있다.● 용산발 ‘조기인하론’에 “좀 더 지켜봐야” 앞서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16일 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비자물가, 근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인 2%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내수 회복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등 국내 상황을 고려해 정책실장이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논란을 무릅쓰고 ‘조기인하론’에 총대를 멘 모양새다. 성 실장은 “다른 국가들도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화정책을 좀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데 이어 최근 캐나다와 스웨덴, 스위스도 금리를 인하했다. 반면 한은은 아우구스투스 로마 황제의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라는 정책 결정 원칙을 언급하면서 신중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에 예상한 것과 같은 수준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나갈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조기인하론에 선을 그었다. 이런 정부와 한은의 기싸움이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와 한은이 다른 목소리를 내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둬야 한다”고 말했다. ● “선진국의 1.6배 생활비… 구조개선 필요” 한은은 국민들의 체감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우리나라 물가 수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식주 물가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대비 5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식료품 물가 수준은 1990년 OECD 평균의 1.2배였지만 지난해 1.6배로 격차가 더 커졌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무언가 구조적인 요인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초 5.0%에서 올해 5월 2.7%로 낮아졌지만 국민들께서 피부로 잘 느끼시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떠한 구조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해 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통화정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기료·대중교통 등 한국의 공공요금은 지난해 기준 OECD 대비 27% 낮다. 이에 대해 한은은 “생산비용 대비 낮은 공공요금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공공서비스 질 저하 문제 등을 야기한다”며 단계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우회전할 때 반드시 멈추도록 규정한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정확하게 우회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운전자는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이 올해 1월 발간한 ‘우회전, 돌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보고서에 따르면 우회전 방법에 대해 세부 내용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운전자는 400명 가운데 단 1명(0.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찰이 홍보하는 6가지 상황별 우회전 방법을 모두 맞힌 운전자는 3명(0.8%)뿐이었다. 경기연구원은 “전방 차량 신호가 파란불인데도 무조건 일시정지하거나, 보행자가 모두 횡단했는데 보행자 녹색 신호 동안 불필요하게 기다려야 하는 줄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필요한 대기 행동은 차량 정체를 유발하고 운전자 간 갈등을 불러온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운전자 75.3%는 우회전 일시정지 중 뒤따르던 차량이 경적이나 헤드라이트로 위협하는 등 보복성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경기연구원은 혼란이 이어지는 이유로 경찰 단속과 법원 판결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을 꼽았다. 경찰은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이더라도 보행자가 없으면 일시정지 후 우회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우회전 관련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전방 차량 적색 신호 시 우회전을 하다 사고가 나면 신호위반으로 보는 판결도 혼재하고 있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일시정지 대신 차량 속도를 줄이는 것을 강조하는 운전 문화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규정이 애매한 일시정지보다 우회전 속도를 줄이는 것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사고 발생 요인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 경기연구원은 “저속으로 우회전하면 사각지대 통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며 “사망사고와 같은 중상자 사고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스와 트럭 등 대형차량에 대한 사각지대 방지장치 의무화도 제안했다. 2022년 기준 보행자 도로횡단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 건수는 승용차가 2.8명, 대형차가 6.0명으로 2배 이상 높다. 중상자 비율도 1.2배 높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올해 7월부터 신규 트럭이나 버스에 3가지 사각지대 방지 보조장치 설치를 의무화한다. 경기연구원은 “국내 대형차에도 어라운드뷰(사방촬영영상), 사각지대 알림시스템 등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10일 오후 2시 반 경기 시흥시 장현초 정문 앞.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정문을 나선 학생들은 우측에 있는 교차로를 향해 달려갔다. 그 순간 교차로를 향해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 한 대가 보였다. 차량이 교차로 30m 앞까지 다가오자 도로 우측에 설치된 전광판에 ‘우회전 주의’ ‘보행자 대기 중’이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 전광판을 확인한 차량은 속도를 줄이기 시작해 교차로 앞에서 멈춰섰다. 동시에 교차로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차량 진입 중, 좌우를 살피고 건너세요”라는 안내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그 덕분에 달려오던 학생들은 발걸음을 늦추고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뒤 주위를 살폈다. 이 시스템은 시흥시가 올 2월 설치한 인공지능(AI) 기반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다. 과거 우회전 차량과 보행자의 횡단 사고가 실제 발생한 장소에 우선적으로 설치됐다. ‘우회전 일시 정지’ 정책이 시행된 지 어느덧 2년. 그럼에도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이처럼 AI 첨단 기술을 활용해 우회전 차량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 운전자·보행자 모두 경고해 사고 예방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는 차량과 보행자의 교차로 접근 여부에 따라 다르게 안내된다. 차량이 교차로로 진입하는 시점에 보행자가 접근 중이면 ‘보행자 대기중’ ‘우회전 주의’라고 전광판에 안내된다. 실제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하면 ‘보행자 횡단 중’ ‘우회전 주의’로 안내 내용이 바뀐다. 두 상황 모두 보행자는 차량 진입 안내를 스피커로 들을 수 있다. AI가 운전자와 보행자 양쪽 모두 교차로로 진입하는 경우를 실시간 판단해 안내하는 쌍방향 시스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하기 약 30m 전부터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접근하고 있는지, 실제로 건너고 있는지 사전에 전달받을 수 있다. 사각지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우회전 차량 사고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운전자와 보행자가 동시에 경고 안내를 받기 때문에 ‘2중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모차를 끌고 교차로에서 대기하던 한 학부모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주변에 이런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차로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맞춤형 안내를 전달할 수 있는 이유는 교차로에 AI 영상 판별기기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곳에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설치한 AI 솔루션 기업 ‘핀텔’의 박학규 대리는 “4대의 카메라가 교차로 주변 차량과 보행자를 정확히 구분하기 때문에 실시간 안내가 가능하다”며 “최근 AI 시장이 커지면서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처럼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교통 환경을 최적화하는 데 AI가 대폭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고 발생 지역, 통학로에 설치 확대 2022년 7월 우회전 사고 예방을 위한 도로교통법이 생겼지만, 운전자의 인식 변화가 미미하고 사고 위험이 끊이지 않았다. 2022년 기준 우회전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190건이 늘어 총 4230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58명이다. 전체 도로 횡단 사고 중 우회전 사고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30.2%에 달한다. 사고가 끊이지 않자 시흥시는 AI 우회전 알리미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흥시 첨단교통팀 민현홍 주무관은 “우회전 차량 관련 도로교통법이 생겼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혼란 등 사고가 이어져 왔다”며 “사고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다 AI를 활용한 교차로 시스템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흥시는 장현초뿐 아니라 신현역교차로와 꿈나래 유치원 입구 등 3곳에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지난해 말부터 설치를 시작해 올 2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3곳 모두 도로교통공단이 관리하는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한 지점으로 집계된 곳이다. 앞으로도 실제 사고 발생 지점과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통학로를 중심으로 우회전 차량주의 알리미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인천 연수구, 서울 동대문구와 송파구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경찰청도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의 전광판 규격화 등 설치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또 5∼6월에 교차로 우회전 일시 정지를 집중 계도·단속하는 등 우회전 일시 정지 일상화 종합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정부가 처음 발행한 개인투자용 국채의 첫 청약 결과 10년물에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20년물은 당초 기획재정부의 목표에 미달했다. 17일 개인투자용 국채 단독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17일 오후 3시 반까지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을 접수한 결과 1000억 원 한도로 발행되는 10년 만기 개인투자용 국채에 3493억 원이 몰렸다. 경쟁률은 3.493 대 1이다. 반면 20년 만기 개인투자용 국채는 발행 한도 1000억 원에 못 미친 768억 원의 청약금이 들어왔다. 20년물 청약이 미달되면서 기재부는 남은 물량을 10년물로 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 한도 이내로 청약액이 모집된 경우 청약액 전액이 배정된다. 청약액이 발행 한도를 초과한 경우 모든 청약자에게 기준 금액(300만 원)을 일괄 배정한 뒤 잔여 물량은 개인별 청약 규모에 비례해 배정한다. 기준 금액은 청약 상황에 따라 10만 원 단위로 조정할 수 있다. 배정 결과는 종료일 다음 날인 18일에 통보될 예정이다. 미배정된 청약증거금은 반환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의 노후 자산 마련을 돕기 위해 정부가 처음 도입한 상품으로 기관은 살 수 없다. 공모주처럼 청약으로 매입하며 미래에셋증권의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전용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판매 금액은 최소 10만 원으로 10만 원 단위로 금액을 늘릴 수 있다. 올 11월까지 매달 청약을 받을 계획이며, 발행일(매달 20일) 기준 5영업일 전부터 3영업일 전까지 청약이 진행된다. 한편 청약이 끝난 첫 발행물의 표면·가산금리 합계는 10년물의 경우 3.69%, 20년물은 3.725%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올해 국내 주식시장 거래의 절반 이상이 주식을 구입한 날 바로 되파는 ‘데이트레이딩’(당일매매), 이른바 단타 매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당일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당일매매 거래량은 총 1020억9774만 주로 전체 거래량(1752억3760만 주)의 5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일매매 거래대금은 총 1111조1139억 원으로 전체 거래대금(2302조5862억 원)의 48%였다.거래대금을 기준으로 한 당일매매 비중은 코스닥시장(57.1%)이 유가증권시장(40.1%)보다 컸다. 특히 올해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에서 당일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치였다. 당일매매 주체는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았다. 올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당일매매 중 개인이 71.3%를 차지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8%, 10.2%로 나타났다. 하준경 한양대 경재학부 교수는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크게 신뢰하지 못하는 데다 주식 흐름까지 부진해 단타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타 거래가 늘어날수록 국내 증시는 꾸준히 우상향하기가 힘들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국내 증시가 워낙 부진해 들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팔고 그 돈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했어요.” 직장인 박모 씨(31)는 두 달 전 국내 주식 중 마지막까지 남겨뒀던 삼성전자 30주를 모두 팔았다. 삼성전자가 ‘10만 전자’까지 갈 것이라 기대했지만, 국내 증시가 부진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 주식을 판 돈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샀다”며 “여윳돈이 생기면 엔비디아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박 씨와 같이 미국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서학개미’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새 개인투자자들은 ‘박스피’에 갇힌 국내 주식을 6200억 원 가까이 팔았는데,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4400억 원가량 사들였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최근 일주일(8∼14일) 동안 미국 주식을 9597만 달러(약 1333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사상 최고치다. 13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845억7718만 달러로 올 초(673억6296만 달러)보다 25.6% 늘었다. 서학개미들은 AI 열풍 속에 액면분할로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진 엔비디아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일주일 새 엔비디아를 3억1541만 달러(약 4400억 원) 순매수해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순매수 2위인 게임스톱(6699만 달러)의 4.7배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은 외면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10∼14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6199억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삼성전자(―7728억 원), SK하이닉스(―2855억 원), 한미반도체(―1968억 원) 등 반도체주를 가장 많이 내다 팔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와 미국의 기대수익률 자체가 다르다 보니 개인들이 국내 주식 대신 미국 주식을 사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미국 중심 우위 구도가 강해 중장기적 관점에서도 개인들이 미국 주식에 더 우호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노후와 자산 증식을 위한 ‘절세 계좌’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도 해외 투자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중개형 ISA에서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 편입 비중은 4월 말 기준 19.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4.3%)에 비해 4개월 만에 15%포인트 넘게 늘어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ETF 편입 비중은 15.5%에서 7.3%로 줄어들었다. 중개형 ISA가 도입된 후 해외 ETF와 국내 ETF 편입 비중이 역전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말까지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유럽과 캐나다가 금리 인하로 ‘피벗’(정책 전환)에 나섰지만, 미국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며 고금리 유지에 무게를 뒀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7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해 미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말 금리 중간값은 5.1%(5.0∼5.25%)로 현 금리보다 0.2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3%로 시장 전망치(3.4%)를 하회하는 등 물가상승률 둔화 시그널이 나왔지만, 연준은 기존 3차례 인하에서 1차례 인하로 인하 전망 폭을 오히려 축소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CPI 지표는 인플레이션 둔화에 진전을 보여줬지만, 한 번 좋은 지표가 나왔다고 바로 움직일 순 없다”고 말했다. 다만 두 차례 인하도 “가능하다”고 덧붙여, 9월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기준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CPI 발표 직후 9월 인하 가능성을 약 70%까지 내다봤으나 파월 기자회견 이후 60%로 낮췄다. 미 연준이 기준 금리를 연속 동결함으로써,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최대 2.0%포인트를 유지했다. 韓銀도 빨라야 4분기나 내년 금리 내릴듯美, 금리 올 1차례 인하 시사이번 FOMC에서 가장 주목한 지표는 연준 경제전망요약(SEP)의 ‘점도표’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이 각자의 금리 전망치를 점을 찍어 만든 표를 말한다. 이 중간값을 살펴보면 연준의 향후 정책 금리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1%(5.0∼5.25%)로, 기존 전망(4.6%)에서 0.5%포인트 뛰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마다 인하 시점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8명은 두 차례 인하, 7명은 1차례 인하, 4명은 ‘올해 인하 없다’를 찍었다. 파월 의장은 인하 시점에 대해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구체적 설명을 꺼렸다. 그는 “얼마가 더 나와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단 식으로는 답하지 않겠다”며 “점도표는 말 그대로 연준 위원들의 생각이고 앞으로 회의와 경제 데이터를 두고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 했다.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하면서 한국은행 역시 빨라야 올 4분기(10∼12월), 혹은 내년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국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를 웃도는 데다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 중후반 수준이라 서둘러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한은은 빨라야 올 4분기, 혹은 내년에 금리 인하를 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 증시는 애플과 오라클 등 빅테크 랠리에 힘입어 나스닥지수가 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순항했다. 다만 향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애나 왕 이코노미스트는 “19명 중 4명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고 본 건 상당수가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도 13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공매도 재개가 내년 3월 31일 이후로 미뤄지면서 올해도 한국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선진시장 지수에 포함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불법 공매도 방지가 우선이라는 견해도 많지만 ‘공매도 전면 금지’ 기간이 계속 연장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MSCI는 6일(현지 시간) 발표한 연례 시장 접근성 리뷰에서 한국의 공매도 접근성에 관해 ‘플러스(+)’에서 개선이 필요한 ‘마이너스(―)’로 바꿨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한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한 MSCI의 첫 공식 반응이다. MSCI는 매년 6월마다 각국 증시를 규모와 제도 수준에 따라 선진시장(DM)과 신흥시장(EM) 등으로 분류해 발표하는데, 올해는 20일(현지 시간)에 발표된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투자가 유치 노력을 강화하며 선진지수에 편입되려 노력하고 있다.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장기적인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과 그로 인한 증시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에도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불발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의 연장이 금융 거래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등 한국 시장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매도 전면 금지를 내세운 후 실질적으로 주가 부양 등에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여기에 공매도 금지 기간까지 연장되며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사실상 불발됐고, 이로 인해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장기화될 가능성만 커졌다”고 비판했다. 다만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 적발에서 볼 수 있듯이 무차입 공매도 차단 시스템을 갖추기 전에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공매도 조사 전담 부서를 만들어 글로벌 IB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결과 9개사에 대해 2112억 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불법 공매도로 인해 자본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 기회에 공매도 제도를 제대로 개선함으로써 국내 자본시장의 더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에서 한국이 소외되면서 코스피 등 국내 증시가 역대급으로 저평가돼 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코스피는 3,000 선 정도는 넘어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나빠지지 않았는데도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훨씬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대표적인 국내 자본시장 전문가로 꼽힌다. ● 美·中 패권 다툼서 韓 증시 소외…역대급 저평가 황 위원은 최근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흐름에 따라 글로벌 투자금도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글로벌 대세 투자처’로 떠오른 것도 공급망 재편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21세기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공급망을 장악하는 것이 미중 패권 분쟁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최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했는데, 이는 곧 일본이 미국의 반도체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일본을 미중 패권 전쟁의 최고 수혜국으로 꼽은 그는 “엔저 효과와 겹치면서 일본에 외국인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은 “중국의 대체 국가로 급부상한 인도 역시 글로벌 자금이 몰리면서 증시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일본과 인도 등 중국을 압박할 미국의 우방들이 각광받으면서 한국 증시에 그림자가 더 길게 드리웠다는 게 황 위원의 평가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코스피 등 한국 증시를 떠나는 이른바 ‘주식 이민’에 대해서도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는 반면 한국 증시는 수평 이동 중”이라며 “수익이 나는 곳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쪼개기 상장이나 기업공개(IPO) 주가 급락 등으로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장기 투자자들이 해외로 떠나고 국내 증시에는 ‘단타’ 투자자만 남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 “상법 개정 필요…공매도는 주가 등락과는 무관” 황 위원은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도입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의 자율성에 의존하는 탓에 효과를 보려면 장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사 충실 의무 대상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 과세 등을 대표적인 제도 개선안으로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반발이 크겠지만 최근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해주기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제도를 개선할 경우 즉각적인 주가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말 이후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선 “주가 등락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 위원은 “공매도 금지 이후에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며 “공매도는 주가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는 것을 도와주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