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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정치 이슈도 많고, 사회적 갈등도 크다. 모든 게 스트레스의 원인. 올 한 해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살아보자. 그러기 위해 일년 건강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다. 늘 그렇지만 빤해 보이는 것에 정답이 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2020년 건강 달력을 짜 봤다. 미리미리 대비하는 만큼 건강도 좋아진다. ●1월, 독감과 낙상 및 심뇌혈관질환 주의 생활 습관을 교정하기 위한 한 해 계획을 세우자. 독감이 유행하는 시즌이라 외출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채소와 과일도 충분히 먹자. 빙판길 주변에서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걸어야 낙상 위험을 줄인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사망률이 매우 높은 달이므로 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2월, 우울증과 피부건조증 주의 추운 날씨가 계속돼 실내에 있다보면 체내 멜라토닌 호르몬이 덜 분비돼 우울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 야외 활동을 늘리자. 실내 습도가 떨어지면서 기관지 점막이 마르거나 피부가 건조해진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 가습기를 써도 되지만 가끔 환기하고, 욕실 바닥을 흥건하게 해놓고 문을 열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월, 호흡기 질환 주의 및 일교차 대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시기다. 야외 활동까지 본격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특히 호흡기 질환자가 많은 달이다. 만성질환자는 야외 활동을 가급적 줄이는 게 좋다. 일교차도 10도 이상으로 커서 평소에 건강했던 사람도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무기력해질 수 있다. 충분한 수면, 채소 섭취, 유산소 운동 세 가지가 치료제다. ●4월, 알레르기 질환 주의보 꽃가루가 많이 날리고 이물질도 대기 중에 많은 달이다. 콧물, 재채기, 잦은 기침 등 알레르기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자극에 예민한 사람들은 3월부터 증세가 나타난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피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면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노인, 어린이, 만성폐질환자는 특히 이때를 조심해야 한다. ●5월, 자외선 본격 주의보, 뇌염 예방 접종 실시 자외선 걱정을 시작해야 할 달이다. 의외로 여름 못지않게 5월 자외선이 강하다.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곤충, 벌레, 뱀 등에게 물리는 사고도 이때부터 증가한다. 이 사고를 예방하려면 화려한 색의 옷을 피하고 향이 짙은 향수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15세 이하의 아이는 뇌염 예방 접종을 끝내야 한다. ●6월, 눈병과 수족구병 주의 눈의 결막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안과 질환자가 6월부터 많아진다. 손을 수시로 씻어주는 게 좋다. 이 눈병은 전염성이 강하므로 눈병에 걸린 사람이 만진 물건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영·유아 수족구병도 이 무렵부터 기승을 부린다. 수족구병도 눈병처럼 전염성이 높다. 수족구병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으므로 현재까지는 손 씻기가 최고의 예방법이다. ●7월, 식중독과 냉방병 주의 올여름 기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식중독은 대체로 6월말, 7월부터 본격화한다. 이 무렵부터는 가급적 음식은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시도록 한다. 식중독이 아니더라도 자주 설사를 할 수 있는데, 찬 음료를 많이 마시거나 밤에 이불을 덮지 않고 자는 게 원인일 수 있다. 에어컨을 가동한 후 1시간마다 환기를 해도 냉방병은 크게 줄일 수 있다. ●8월, 열 질환 주의 8월 중순 이전까지는 햇빛이 강하다. 강한 빛에 노출돼 4¤8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도 일어난다.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얼굴과 팔, 다리가 붓고 열이 오르는 일광화상이 많아지는 달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무더운 날 야외에서 구토, 고열, 실신 등이 나타나면 위급한 상황이니 즉각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9월, 가을 전염병 주의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 쓰쓰가무시병을 보통 3개 가을 전염병이라고 한다. 이 전염병이 유행하는 달이다. 산이나 들에 나갈 때는 반드시 긴 소매 옷을 입는다. 잔디밭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는 게 좋다. 외출 후 옷은 꼭 세탁한다. 만약 산이나 들에 나간 후에 고열을 동반한 몸살감기 기운이 2, 3일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10월, 환절기 질환 주의 및 독감 예방 접종 환절기를 맞아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충분히 쉬고 수분을 섭취하면 감기는 이겨낼 수 있지만 독감은 다르다. 독감은 단순히 독한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발생하는, 별개의 질병이다. 이때부터 독감 예방 접종이 시작되니 면역력이 약한 아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접종은 늦어도 11월 중순까지 끝내야 한다. ●11월, 피부건조 및 노로바이러스 주의 난방을 시작하면서 실내가 건조해지기 시작하는 달이다. 실내 습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피부건조증이 나타나면 비누 사용을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바른다.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는 노로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고, 오염의 위험이 있으면 먹지 않는 게 좋다. ●12월, 만성질환 및 낙상 주의 다시 겨울이다. 실내 생활이 늘고 과식하다 보니 혈압, 혈당, 체중이 모두 증가할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특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할 계절이 시작된 것. 이때를 대비해 미리미리 실내 운동을 늘리고 소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온이 일찍 떨어지면 12월 중하순부터 낙상 사고의 위험도 커진다. ▼반드시 지켜야 할 10대 건강 수칙은?▼ 어떤 시기를 기점으로, 똑같은 조건의 사람들이 이후 생존한 기간을 합해 평균 낸 것을 평균여명이라고 한다. 45세 이상의 남성이 올바른 생활습관 10개 중 6, 7개를 지킨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평균여명은 3개의 습관을 지키는 남성보다 11년, 5개의 습관을 지키는 남성보다 5년이 늘어난다. 이 연구 결과는 이미 50여 년 전에 나온 것이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해도 여전히 적용된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제시하는 10대 건강 수칙을 참고해서 최소한 6, 7개만큼은 지키려고 노력하자.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① 금연 흡연의 폐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각종 암을 유발할 뿐 아니라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임신한 여성이 흡연하면 유산 가능성이 2배 높고 미숙아 출산 위험도 커진다. 흡연이야말로 지켜야 할 첫 번째 건강수칙이다.② 금주 어렵다면 절주라도 담배만큼은 아니더라도 술 또한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알코올은 열량은 높지만 영양 가치가 없다. 따라서 습관적 음주는 비만뿐 아니라 영양 결핍도 초래한다. 하루에 포도주 1잔 혹은 맥주 반 병 이상의 음주는 피하는 게 좋다.③ 수시로 혈압 체크 고혈압을 ‘침묵의 암살자’라 부른다.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 증세가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심부전, 뇌중풍 등 합병증이 생기면 원상회복이 어렵고 평생 장애로 남을 수 있다. 고혈압이 발견되면 즉시 치료를 받는다. ④ A형 및 B형 간염 체크 A형과 B형 간염 항체가 없는 성인이 의외로 많다. 만성 B형 간염은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한두 번의 예방 접종을 통해 항체가 생성되지만 체질이나 백신 등의 문제로 항체가 생기지 않을 때도 있다. 접종 후 항체 생성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⑤ 일주일에 3회 이상 운동 정기적인 운동의 필요성은 누구나 안다. 실천이 문제다. 근력운동도 좋지만 유산소운동을 빠뜨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걷기나 달리기, 줄넘기 같은 종목을 일반적으로 권장한다. 매일 20~30분씩 일주일에 3~5회 운동하자. ⑥ 규칙적인 식사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한다. 뇌의 대사에 가장 중요한 당분의 공급을 위해서는 아침 식사가 특히 중요하다. 아침 식사를 거를 경우 점심은 폭식하고 저녁은 늦게 먹는 식습관이 생겨 위장 질환, 비만 등의 원인이 된다.⑦ 음식은 짜지 않게 염분 섭취가 많은 집단의 고혈압 발생률이 염분 섭취가 적은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특히 김치, 젓갈류, 각종 장아찌, 된장, 간장, 절인 생선 등 짠 음식을 많이 먹는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건강 수칙이다.⑧ 야간 수면은 6~8시간씩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7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이 그러지 못하는 사람보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다. 충분한 수면은 건강과 직결된다. 침대에 누워 TV를 시청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벼운 목욕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⑨ 지나친 스트레스는 금물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일과 휴식의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다. 영화 감상, 쇼핑 등의 여가 활동도 좋고, 근육 이완을 위한 명상이나 스트레칭도 좋다.⑩ 안전벨트 매기 사고로 인한 장애를 막기 위해 필요한 수칙이다. 안전벨트를 정확히 매는 것이 중요하다. 벨트 부분이 골반 뼈 아래쪽에 위치해야 한다. 느슨하게 매서 벨트가 골반 뼈 위쪽에 있다가 충돌이 생길 경우 장기와 혈관이 다칠 수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일주일에 3회, 30분 이상씩 운동하라. 누구나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이다. 문제는 실천에 있다. 바쁜 현대인에게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건 의외로 어려운 과제다. 박윤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진료부원장)도 바쁘기로 치자면 그 어느 의사 못잖다. 외래 진료는 진료대로, 수술은 수술대로 다 하면서 진료부원장으로서의 행정 업무도 봐야 한다. 저녁에는 학회 모임과 같은 외부 일정도 많다. 그렇다 보니 평일에는 30분 이상 개인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다. 박 교수는 어떻게 운동 시간을 확보할까. 일단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수술과 수술 사이, 회의가 끝난 후 잠시 여유가 생기면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이 짧은 움직임에서 얼마나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아주 미세하게 체중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솔직히 큰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말 휴일 이틀 중 하루는 꼭 운동에 투자한다. 수도권의 산을 오르거나 집 주변 공원에서 2시간 정도 걷는다. 이 정도로는 운동량이 여전히 부족하다. 박 교수도 그 점을 잘 안다. 그래서 수요일 오후를 ‘집중 운동의 날’로 정했다. 벌써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박 교수만의 건강 비법이라고나 할까.○ 수요일은 운동하는 날 왜 수요일일까. 이유가 있다. 우선 박 교수는 수요일 오후 5시 이후에는 외래 진료나 수술 일정이 없다. 행정 업무의 부담도 적은 날이다. 평일 중 유일하게 여유로운 때다. 그러니 병원 지하에 있는 직원용 헬스클럽으로 직행한다. 최소한 2시간 이상 강도 높게 운동한다. 이 때문에 수요일 오후에는 외부 일정을 만들지 않는다. 불가피한 일이 생겨도 양해를 구해 오후 7시 이후로 약속을 미룬다. 외국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할 때도 운동화만큼은 갖고 간다. ‘집중 운동의 날’에는 반드시 운동하기 위해서다. 박 교수는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라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집중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특히 수요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수요일이 좋은 두 번째 이유로 박 교수는 ‘브레이크 효과’를 언급했다. 회의할 때에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을 갖는 것은 휴식과 효율을 위해서다. 수요일은 한 주 동안의 피로가 막 쌓일 무렵이다. 이런 날에 운동하면 그동안의 긴장을 풀고, 남은 이틀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생각이다. 집중 운동이니만큼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에 맞춰 운동 강도를 결정해야 한다. 박 교수는 평상시에 트레드밀의 경사도를 2도로 높이고 시속 6km로 걷는다. 사이클은 보통 10레벨로 맞춘다. 하지만 전날 술을 마셨거나 몸이 뻑적지근하면 강도를 낮춘다. 박 교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평소 강도대로 운동했다가 심장마비로 병원에 실려 가는 사례를 목격했다”며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게 운동의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몸 상태가 너무 안 좋다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은 이 경우 운동을 건너뛴다. 박 교수는 “평소 강도에 맞춰 운동하는 것보다는 쉬는 게 낫지만 그보다는 운동 강도를 낮추고 시간을 줄여서라도 운동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6단계로 나눠 체계적 운동 박 교수는 무턱대고 아무 운동기구나 만지지는 않는다. 체계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에 전문가에게 운동 처방을 받아뒀고, 그것을 충실하게 이행한다. 박 교수의 운동법은 총 6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전신 스트레칭이다. 5분 동안 가볍게 몸을 푼다. 온몸의 근육을 살살 풀어준다. 일종의 맨손 체조와 같다. 이어 2단계는 유산소 운동이다. 실내 자전거를 30여 분간 탄다. 3단계는 다시 스트레칭이다. 이때는 1단계의 스트레칭에서 강도를 크게 높인다. 또 허리와 엉덩이, 무릎 주변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데 집중한다. 스트레칭 시간도 10∼15분으로 늘린다. 스트레칭이 끝나면 4단계로 넘어간다. 근력 운동을 15∼30분 한다. 이때는 상체와 하체 근육을 다 키울 수 있도록 운동기구를 배합한다. 근력 운동을 마치면 5단계, 다시 유산소 운동으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트레드밀에서 30여 분간 걷는다. 마지막으로 6단계. 가볍게 몸을 풀면서 마무리 스트레칭을 해 준다. 박 교수는 특히 3단계 스트레칭을 강조한다. 특히 중년 남녀의 경우 유연성이 떨어지기 쉽다. 게다가 요즘에는 날씨도 춥다. 이 경우 근육은 더 수축하고 탄력성도 더 떨어진다. 그전에 유산소 운동을 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근력운동을 하면 인대나 근육에 부상의 우려가 높아진다. 이러니 추가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는 것. 박 교수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 이 6단계 프로그램을 꼭 지킨다. 체계적인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지루함을 극복하려는 의도도 있다. 유산소 운동을 이어 하거나 똑같은 종목만 반복할 경우 지루해진다는 것. 유산소 운동을 하면 숨이 차다. 그 상태에서 스트레칭을 하면 심신이 이완된다. 근력 운동으로 이어지면 몸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낀다. 이후 다시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한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2시간이 후딱 지나간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런 식으로 운동을 프로그래밍하면 집중도가 높아져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 들면 관절 체크해야” 박 교수는 엉덩관절(고관절)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베스트 닥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래서일까. 박 교수는 중년 이후에는 관절에 특히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고관절에 손상이 생기면 이상하게 걷게 되고, 그렇게 걷다 보면 관절이 더욱 망가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는 것. 이 정도로 증세가 악화하면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먼저 자신의 걸음걸이부터 체크할 것을 권했다. 한쪽 다리를 언젠가부터 전다면 고관절 손상이 원인일 수 있다. 엉덩이 혹은 무릎 주변에 통증이 언제 나타나는지도 살펴야 한다. △첫발을 디딜 때 △자세를 바꿀 때 △계단을 오를 때 △차에서 내릴 때 통증이 생긴다면 관절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초기에 잡는 것이 최선이다. 더 악화하기 전에 전문가의 처방을 받고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100세까지 끄떡없는 관절, 의자 스트레칭으로 ▼대퇴부 근육 보면 중년이후 건강 보인다무릎관절이나 엉덩관절(고관절)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허벅다리 위쪽 대퇴부의 근육을 강화하는 게 좋다. 박윤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대퇴부 근육량은 관절 기능의 척도다”라고 했다. 관절 기능이 떨어지면 대퇴부 근육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허벅다리가 가늘어진다는 것. 이렇게 되면 관절염이 더 악화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박 교수가 추천하는 스트레칭을 따라 해 보자. [1] 낮은 강도의 대퇴부 강화 운동 우선 의자의 중간 부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는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양팔로 의자의 팔걸이를 잡는다. 이어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은 채로 두 발을 쭉 뻗는다. 그 다음에는 발목을 꺾어 천장을 향하게 한다. 이때 무릎은 곧게 펴고, 허벅지에 힘을 모은다. 이 상태로 5∼10초 멈췄다가 발목을 풀어준다. 같은 동작을 최소한 10회 이상 해 준다. 박 교수는 “이 두 동작은 무릎 관절 외에도 혈전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2] 중간 강도의 대퇴부 강화 운동 1단계 동작이 무난히 된다면 다음 동작으로 넘어간다. 엉덩이를 의자 안쪽 깊숙이 집어넣는다. 허리는 꼿꼿이 편다. 양팔로 의자의 팔걸이를 잡는다. 한쪽 발을 수평이 될 때까지 천천히 들어올린다. 발이 수평이 되면 발목을 꺾어 천장을 향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무릎을 펴고 허벅지에 힘을 줘야 한다. 5∼10초 멈췄다가 발목을 풀고, 발을 제자리로 내려놓는다. 10회 스트레칭한 후 좌우를 바꿔 반복한다. [3] 의자를 활용한 상체 근력 운동 근력 운동도 의자에서 가능하다.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들인 후 등을 꼿꼿이 편다. 그 다음 두 팔로 의자 팔걸이를 잡는다. 발바닥은 땅에 붙인다. 이 상태에서 두 팔에 힘을 줘 상체를 위로 일으킨다. 순전히 팔의 힘만으로 상체를 올리는 게 핵심이다. 팔을 뻗은 상태에서 5∼10초 멈춘다. 이때 양팔이 부르르 떨리는 게 느껴진다. [4] 어깨-목 스트레칭 목이 굽는 ‘거북 목’과 어깨가 돌처럼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스트레칭이다. 우선 허리를 펴고 앉아 정면을 응시한다. 그 상태에서 목만 천천히 좌우로 돌린다. 다 돌리면 5초 정도 멈춘 후 다시 정면을 응시한다. 그 다음에는 목을 위로 최대한 올렸다가, 다시 최대한 내린다. 이번에도 5초 정도 멈춘다. 목 스트레칭이 끝나면 원형을 그리며 팔을 돌린다. 이때 가슴은 펴고, 어깨가 함께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5∼10회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돌린 후에는 팔을 최대한 위로 들어올린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일주일에 3회, 30분 이상씩 운동하라. 누구나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이다. 문제는 실천에 있다. 바쁜 현대인에게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건 의외로 어려운 과제다. 박윤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진료부원장)도 바쁘기로 치자면 그 어느 의사 못잖다. 외래 진료는 진료대로, 수술은 수술대로 다 하면서 진료부원장으로서의 행정 업무도 봐야 한다. 저녁에는 학회 모임과 같은 외부 일정도 많다. 그렇다 보니 평일에는 30분 이상 개인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다. 박 교수는 어떻게 운동 시간을 확보할까. 일단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수술과 수술 사이, 회의가 끝난 후 잠시 여유가 생기면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이 짧은 움직임에서 얼마나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아주 미세하게 체중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솔직히 큰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말 휴일 이틀 중 하루는 꼭 운동에 투자한다. 수도권의 산을 오르거나 집 주변 공원에서 2시간 정도 걷는다. 이 정도로는 운동량이 여전히 부족하다. 박 교수도 그 점을 잘 안다. 그래서 수요일 오후를 ‘집중 운동의 날’로 정했다. 벌써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박 교수만의 건강 비법이라고나 할까. ●수요일은 운동하는 날 왜 수요일일까. 이유가 있다. 우선 박 교수는 수요일 오후 5시 이후에는 외래 진료나 수술 일정이 없다. 행정 업무의 부담도 적은 날이다. 평일 중 유일하게 여유로운 때다. 그러니 병원 지하에 있는 직원용 헬스클럽으로 직행한다. 최소한 2시간 이상 강도 높게 운동한다. 이 때문에 수요일 오후에는 외부 일정을 만들지 않는다. 불가피한 일이 생겨도 양해를 구해 오후 7시 이후로 약속을 미룬다. 외국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할 때도 운동화만큼은 갖고 간다. ‘집중 운동의 날’에는 반드시 운동하기 위해서다. 박 교수는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라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집중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특히 수요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수요일이 좋은 두 번째 이유로 박 교수는 ‘브레이크 효과’를 언급했다. 회의할 때에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을 갖는 것은 휴식과 효율을 위해서다. 수요일은 한 주 동안의 피로가 막 쌓일 무렵이다. 이런 날에 운동하면 그동안의 긴장을 풀고, 남은 이틀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생각이다. 집중 운동이니만큼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에 맞춰 운동 강도를 결정해야 한다. 박 교수는 평상시에 트레드밀의 경사도를 2도로 높이고 시속 6㎞로 걷는다. 사이클은 보통 10레벨로 맞춘다. 하지만 전날 술을 마셨거나 몸이 뻑적지근하면 강도를 낮춘다. 박 교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평소 강도대로 운동했다가 심장마비로 병원에 실려 가는 사례를 목격했다”며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게 운동의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몸 상태가 너무 안 좋다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은 이 경우 운동을 건너뛴다. 박 교수는 “평소 강도에 맞춰 운동하는 것보다는 쉬는 게 낫지만 그보다는 운동 강도를 낮추고 시간을 줄여서라도 운동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6단계로 나눠 체계적 운동 박 교수는 무턱대고 아무 운동기구나 만지지는 않는다. 체계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에 전문가에게 운동 처방을 받아뒀고, 그것을 충실하게 이행한다. 박 교수의 운동법은 총 6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전신 스트레칭이다. 5분 동안 가볍게 몸을 푼다. 온몸의 근육을 살살 풀어준다. 일종의 맨손 체조와 같다. 이어 2단계는 유산소 운동이다. 실내 자전거를 30여 분간 탄다. 3단계는 다시 스트레칭이다. 이때는 1단계의 스트레칭에서 강도를 크게 높인다. 또 허리와 엉덩이, 무릎 주변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데 집중한다. 스트레칭 시간도 10~15분으로 늘린다. 스트레칭이 끝나면 4단계로 넘어간다. 근력 운동을 15~30분 한다. 이때는 상체와 하체 근육을 다 키울 수 있도록 운동기구를 배합한다. 근력 운동을 마치면 5단계, 다시 유산소 운동으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트레드밀에서 30여 분간 걷는다. 마지막으로 6단계. 가볍게 몸을 풀면서 마무리 스트레칭을 해 준다. 박 교수는 특히 3단계 스트레칭을 강조한다. 특히 중년 남녀의 경우 유연성이 떨어지기 쉽다. 게다가 요즘에는 날씨도 춥다. 이 경우 근육은 더 수축하고 탄력성도 더 떨어진다. 그전에 유산소 운동을 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근력운동을 하면 인대나 근육에 부상의 우려가 높아진다. 이러니 추가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는 것. 박 교수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 이 6단계 프로그램을 꼭 지킨다. 체계적인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지루함을 극복하려는 의도도 있다. 유산소 운동을 이어 하거나 똑같은 종목만 반복할 경우 지루해진다는 것. 유산소 운동을 하면 숨이 차다. 그 상태에서 스트레칭을 하면 심신이 이완된다. 근력 운동으로 이어지면 몸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낀다. 이후 다시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한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2시간이 후딱 지나간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런 식으로 운동을 프로그래밍하면 집중도가 높아져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나이 들면 관절 체크해야” 박 교수는 엉덩관절(고관절)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베스트 닥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래서일까. 박 교수는 중년 이후에는 관절에 특히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고관절에 손상이 생기면 이상하게 걷게 되고, 그렇게 걷다 보면 관절이 더욱 망가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는 것. 이 정도로 증세가 악화하면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먼저 자신의 걸음걸이부터 체크할 것을 권했다. 한쪽 다리를 언젠가부터 전다면 고관절 손상이 원인일 수 있다. 엉덩이 혹은 무릎 주변에 통증이 언제 나타나는지도 살펴야 한다. △첫발을 디딜 때 △자세를 바꿀 때 △계단을 오를 때 △차에서 내릴 때 통증이 생긴다면 관절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초기에 잡는 것이 최선이다. 더 악화하기 전에 전문가의 처방을 받고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박윤수 교수가 추천하는 ‘스트레칭법’▼ 무릎 관절이나 엉덩 관절(고관절)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허벅다리 위쪽 대퇴부의 근육을 강화하는 게 좋다. 박윤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대퇴부 근육량은 관절 기능의 척도다”라고 했다. 관절 기능이 떨어지면 대퇴부 근육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허벅다리가 가늘어진다는 것. 이렇게 되면 관절염이 더 악화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박 교수가 추천하는 스트레칭을 따라 해 보자. ① 낮은 강도의 대퇴부 강화 운동 우선 의자의 중간 부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는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양팔로 의자의 팔걸이를 잡는다. 이어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은 채로 두 발을 쭉 뻗는다. 그 다음에는 발목을 꺾어 천장을 향하게 한다. 이때 무릎은 곧게 펴고, 허벅지에 힘을 모은다. 이 상태로 5~10초 멈췄다가 발목을 풀어준다. 같은 동작을 최소한 10회 이상 해 준다. 박 교수는 “이 두 동작은 무릎 관절 외에도 혈전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② 중간 강도의 대퇴부 강화 운동 1단계 동작이 무난히 된다면 다음 동작으로 넘어간다. 엉덩이를 의자 안쪽 깊숙이 집어넣는다. 허리는 꼿꼿이 편다. 양팔로 의자의 팔걸이를 잡는다. 한쪽 발을 수평이 될 때까지 천천히 들어올린다. 발이 수평이 되면 발목을 꺾어 천장을 향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무릎을 펴고 허벅지에 힘을 줘야 한다. 5~10초 멈췄다가 발목을 풀고, 발을 제자리로 내려놓는다. 10회 스트레칭한 후 좌우를 바꿔 반복한다. ③ 의자를 활용한 상체 근력 운동 근력 운동도 의자에서 가능하다.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들인 후 등을 꼿꼿이 편다. 그 다음 두 팔로 의자 팔걸이를 잡는다. 발바닥은 땅에 붙인다. 이 상태에서 두 팔에 힘을 줘 상체를 위로 일으킨다. 순전히 팔의 힘만으로 상체를 올리는 게 핵심이다. 팔을 뻗은 상태에서 5~10초 멈춘다. 이때 양팔이 부르르 떨리는 게 느껴진다. ④ 어깨-목 스트레칭 목이 굽는 ‘거북 목’과 어깨가 돌처럼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스트레칭이다. 우선 허리를 펴고 앉아 정면을 응시한다. 그 상태에서 목만 천천히 좌우로 돌린다. 다 돌리면 5초 정도 멈춘 후 다시 정면을 응시한다. 그 다음에는 목을 위로 최대한 올렸다가, 다시 최대한 내린다. 이번에도 5초 정도 멈춘다. 목 스트레칭이 끝나면 원형을 그리며 팔을 돌린다. 이때 가슴은 펴고, 어깨가 함께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5~10회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돌린 후에는 팔을 최대한 위로 들어올린다.}

최근 들어 식사만큼이나 디저트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 파이, 타르트 등 다양한 디저트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홈 디저트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오레오 샌드위치쿠키 레드벨벳’을 정식 출시했다. 이 제품은 2017년 12월 한정판으로 나온 적이 있다. 빨간색의 코코아 맛 쿠키 사이에 새하얀 크림치즈 크림이 들어갔다. 이후 100만 개가 팔려 나갔다. 바로 그 제품을 이번에 정식으로 다시 출시한 것. 오레오 샌드위치쿠키 레드벨벳은 기존 오레오 제품과 비교했을 때 크림의 양이 1.5배로 많다. 향도 더욱 강해서 진하고 달콤한 크림치즈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동서식품의 설명이다. 쿠키는 치자 열매 등을 사용하여 레드벨벳 케이크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을 썼다. 오레오는 1912년에 출시된 이후 전 세계에서 팔려나간 대표적인 디저트 쿠키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표 제품인 화이트 크림을 비롯해 솔티드 카라멜 샌드위치, 오레오 씬즈 등 여러가지 제품이 판매 중이다. 올 1월 출시한 ‘오레오 솔티드 카라멜 샌드위치’는 코코아 맛의 오레오 쿠키 사이에 솔티드 캐러멜 크림을 더해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풍미가 특징이다. 독특한 맛과 먹는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시된 제품으로 일명 ‘단짠’ 트렌드를 타고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오레오 씬즈’는 기존 오레오보다 두께가 43%가량 얇은 제품으로 더욱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진한 에스프레소와 치즈, 초콜릿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티라미수’, 부드럽고 향긋한 바닐라향의 ‘바닐라무스’ 등 2종으로 구성됐으며 가볍게 단맛을 즐기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오레오를 활용한 소비자들의 DIY 레시피도 인기다. ‘노오븐 오레오 타르트’가 대표적. 먼저 오레오를 크림과 쿠키로 분리한 후 오레오 쿠키로 타르트 밑판을 만들고 그 위에 오레오 크림과 크림치즈, 생크림을 섞어 올린 뒤 제철 과일을 올려 마무리하면 된다. ‘오레오 튀김’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달걀을 곱게 풀고 우유와 핫케이크 가루를 넣어 섞은 튀김 반죽에 오레오를 넣어 튀김옷을 입힌 뒤 노릇하게 튀겨주면 된다. 동서식품 김홍주 마케팅 매니저는 “앞으로도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 출시는 물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헬스클럽에서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면 몸이 좋아질까요? 트레드밀 위에서 한 시간을 달리면 건강해질까요? 글쎄요.”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58)에게 건강법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땀을 뚝뚝 흘리며 열심히 운동하면 건강해진다는 것은 상식. 채 교수는 그 상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을 모독하려는 의도는 없단다. 다만 그것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는 것. 채 교수는 건강의 정의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벽한 웰빙 상태를 뜻한다. 단지 질병에 걸리지 않았거나 병약함이 없다고 해서 건강한 것은 아니다. 채 교수는 “몸을 단련해도 정신적, 사회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면 건강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이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건강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대체 뭘까. ○ “지겨운 운동, 참으면서 해야 할까” 원래부터 채 교수가 운동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나름대로 운동에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 게다가 일단 운동을 시작하면 대충 넘어가는 성격도 아니었다. 이를테면 15년 전 수영을 시작한 적이 있다. 채 교수는 8년 동안 새벽 시간에 수영장에 갔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날을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헬스클럽에서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도 했다. 헬스클럽에 다닌 햇수만 20년. 돌이켜보면 이 가운데 12년 정도는 부득이한 사정이 없다면 단 하루도 헬스클럽을 빠뜨리지 않았다. 출근하기 전에 반드시 1시간 정도는 운동을 했다. 운동 강도가 강한 것으로 유명한 스피닝 같은 종목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랬던 채 교수가 2012년 무렵 수영과 헬스를 뚝 끊었단다. 이유가 궁금해졌다. 채 교수는 “일단 지겨웠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건강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운동을 한다. 채 교수 또한 마찬가지였다. 의무감에 그 긴 시간 동안 수영장과 헬스클럽을 다녔지만 지겨움이 극에 달했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바람에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었다. 밤늦게까지 병원에서 일하고 집에서 잠시 눈만 붙인 뒤 새벽에 헬스클럽에 갔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묵혀둔 채 운동하는 게 과연 옳은가’ ‘이러다 뭔 일 생기는 것 아닐까’, 이런 위기감이 들기도 했다. 물론 땀을 빼고 나면 개운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도 짧은 순간에 불과했다. 그 개운함을 느끼기 위해 고통스럽게 운동해야 하는 것인지 회의감이 들었다. 갈수록 운동 시간이 줄었다. 나중에는 헬스클럽에 갔다가 샤워만 하고 나오는 횟수가 늘었다. 마침 친구 한 명이 달리기에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발목 부상을 당했다. 망설임이 한동안 이어졌다. 지인들이 “운동의 묘미를 느끼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20년 동안 운동을 꾸준히 해 왔다. 헬스클럽에서 운동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더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스트레스는 더 커질 것 같았다. 채 교수가 헬스클럽에서의 운동을 포기한 이유다. ○ “명상하며 걷기, 감각이 살아난다” 대안이 필요했다. 채 교수는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역도 선수와 신선 중에 누가 더 건강할까를 생각해봤다. 답은 신선이었다. 그래서 신선의 운동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선 인위적인 근력 운동을 배제했다. 재미를 찾기 위해 야외로 나갔다. 이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자전거 타기다. 회사에서 집까지는 자전거로 25∼30분 거리. 채 교수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야외 운동이 실내 운동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하지만 자전거는 안전 문제를 비롯해 신경 써야 할 게 많았다. 채 교수는 3년 전, 자전거 타기도 중단했다. 이후 채 교수는 걷기를 시작했다. 그 전에도 틈틈이 걷기는 했지만 이때 비로소 걷기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채 교수는 바쁜 일이 있거나 기상 상황이 아주 안 좋을 때를 빼면 병원까지 걸어서 출퇴근한다. 대략 40여 분 거리다. 건강을 위해 걸어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요즘에는 꽤 많다. 채 교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인데, 다른 점이 있다. 채 교수는 명상을 하며 걷는다. 채 교수는 일부러 주택가를 택해서 걷는다. 대로변에 미세먼지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명상의 목적이 더 크다. 걸으면서 명상이 가능할까. 채 교수에게 방법을 물었다. 일단 채 교수는 걸으면서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오로지 두 가지에 집중한다. 첫째, 자신의 몸이다. 왼발에 힘이 들어가는지, 몸이 기우뚱거리는지 등을 느끼며 걷는다. 채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혹사한다. 몸을 잘 느끼는 것은 정신 건강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표다”라고 말했다. 둘째, 주변 상황이다. 새로운 간판이 들어섰는지, 골목식당 메뉴가 바뀌었는지, 인테리어가 바뀌었는지 등을 살핀다. 이런 외부의 자극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그 미세한 변화를 잘 인식할수록 정신 건강은 좋아진다. 게다가 걸을 때의 지루함도 줄일 수 있다. 채 교수는 이런 식의 걷기를 ‘알아차림 걷기’라 불렀다. 자신의 몸과 주변 자극을 알아차리는, 일종의 명상이라고 했다. 이런 걷기가 건강에 특히 더 도움이 되는 걸까. 채 교수는 이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실험 집단을 크게 △숲속에서 명상하며 걷는 집단 △숲속에서 빨리 걷는 집단 △체육관에서 명상하며 걷는 집단 △체육관에서 빨리 걷는 집단으로 나눴다. 실험을 끝낸 후 혈액 검사와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숲속에서 명상하며 걷는 집단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체육관에서 빨리 걷는 집단이 가장 고통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움직이는 명상으로 건강 증진” 현대 정신건강의학에서 명상을 도입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채 교수 또한 명상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환자 치료에 명상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2013년에는 명상의학연구회를 만들었고, 그때부터 쉬운 명상법을 연구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명상 기법이 바로 ‘알아차림’이었다. 알아차림은 자신의 몸과 감각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알아차림이 왜 중요할까. 일단 자신의 자세에 집중하면 마음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은 앉을 때도 어깨가 굽을 때가 많다. 의욕이 없는 사람은 축 처진 자세가 나타난다. 마음 상태가 자세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내 몸에 집중하고 명상을 하면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깨달을 수 있고, 그 결과 문제점을 더 쉽게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명상을 위해 정좌할 필요는 없다. 채 교수는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움직이는 명상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요한 전제가 있다.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가령 샤워할 때 오롯이 자신의 몸과, 몸에 닿는 물에만 집중하면 그것이 바로 알아차림 명상이라는 것이다. 샤워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버려야 한다. 채 교수는 “자신의 오감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불안과 우울 등의 감정은 생각에서 비롯된다. 생각에서 벗어나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명상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 ‘가부좌’보다 쉽다, 움직이며 명상하는 ‘바마움 프로그램’ ▼팔 흔들고 돌리고… 생각이 비워진다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는다. 머릿속을 비우고 마음을 집중한다. 명상의 기본자세다. 그 다음에는 생각을 버리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이런 명상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자꾸 잡생각이 떠오른다. 좀 더 쉽게 명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이런 고민으로부터 시작해 전문가들과 함께 최근 만든 것이 ‘바마움(바른마음움직임)’ 프로그램이다. 채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이것은 ‘움직이는 명상’이다. 몸을 쓰면서 움직이다 보면 생각을 비우기가 훨씬 쉽고, 명상 효과도 커진다는 게 채 교수의 설명. 바마움 기본 동작을 배워 보자.○ 바마움 기본 동작 편안하게 선 상태에서 양손으로 봉을 잡는다. 봉이 없으면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물건으로 대체해도 좋다. ‘알아차림’을 위해서는 반드시 무게가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 진자 운동을 하듯이 봉을 앞뒤로 흔든다. 이때 생각을 버리고 봉을 잡은 팔에 모든 감각을 집중시킨다. 그다음에는 봉을 들어올려 어깨 뒤쪽으로 휙 보낸다. 봉을 던지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이어 팔을 다시 앞으로 끌어당긴다. 이때도 봉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는 게 좋다. 여기까지 왔으면 응용 동작으로 넘어간다. 춤을 추듯이 한 번은 왼쪽, 그 다음에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그러면서 팔을 어깨 너머로 보내고 끌어당기는 동작을 반복한다. 앉아서 하는 동작도 있다. 도구는 필요 없다. 가슴 앞에 공이 있다고 상상하자. 가슴과 공 사이는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떨어져 있다. 이제 그 공을 두 손으로 잡는다고 상상한다. 손바닥으로 공을 누르고 있다는 느낌이어야 한다. 숨을 들이마실 때 공이 나의 몸통만큼 커진다고 상상하자. 자연스럽게 양팔 전체를 몸 바깥쪽으로 뻗는다. 숨을 내쉴 때는 공에서도 바람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하자. 팔이 덩달아 몸 안쪽으로 들어온다. 이게 익숙해지면 좌우로 몸을 틀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 어깨 관절 운동 채 교수는 스스로의 의지로 몸을 온전하게 다 쓸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어깨 관절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해줘야 한다. 최대한으로 어깨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편하게 선 자세에서 양팔을 늘어뜨린다. 이어 양팔을 앞쪽으로 모으듯이 감싸 올린 뒤 머리 위로 뻗는다. 어깨를 크게 회전시키면서 팔을 한 바퀴 돌린다. 다시 편하게 서서 두 번째 동작으로 넘어간다.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다. 머리 위에서 손등이 맞닿게 한 뒤 양팔을 어깨 뒤쪽으로 돌리면서 큰 원을 그린다. 처음 자세로 돌아간 후에는 역순으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수시로 이 스트레칭을 해 주되 최소한 5회 이상 하는 게 좋다. 이게 익숙해지면 응용 동작도 할 수 있다.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손등이 맞닿게 한 뒤 내릴 때 팔을 비틀어 한 번 비틀면서 꼰다. 이 동작도 5회 정도 해 주는 게 좋다.}

“헬스클럽에서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면 몸이 좋아질까요? 트레드밀 위에서 한 시간을 달리면 건강해질까요? 글쎄요.”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58)에게 건강법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땀을 뚝뚝 흘리며 열심히 운동하면 건강해진다는 것은 상식. 채 교수는 그 상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을 모독하려는 의도는 없단다. 다만 그것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는 것. 채 교수는 건강의 정의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벽한 웰빙 상태를 뜻한다. 단지 질병에 걸리지 않았거나 병약함이 없다고 해서 건강한 것은 아니다. 채 교수는 “몸을 단련해도 정신적, 사회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면 건강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이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건강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대체 뭘까. ● “지겨운 운동, 참으면서 해야 할까” 원래부터 채 교수가 운동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나름대로 운동에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 게다가 일단 운동을 시작하면 대충 넘어가는 성격도 아니었다. 이를테면 15년 전 수영을 시작한 적이 있다. 채 교수는 8년 동안 새벽 시간에 수영장에 갔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날을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헬스클럽에서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도 했다. 헬스클럽에 다닌 햇수만 20년. 돌이켜보면 이 가운데 12년 정도는 부득이한 사정이 없다면 단 하루도 헬스클럽을 빠뜨리지 않았다. 출근하기 전에 반드시 1시간 정도는 운동을 했다. 운동 강도가 강한 것으로 유명한 스피닝 같은 종목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랬던 채 교수가 2012년 무렵 수영과 헬스를 뚝 끊었단다. 이유가 궁금해졌다. 채 교수는 “일단 지겨웠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건강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운동을 한다. 채 교수 또한 마찬가지였다. 의무감에 그 긴 시간 동안 수영장과 헬스클럽을 다녔지만 지겨움이 극에 달했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바람에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었다. 밤늦게까지 병원에서 일하고 집에서 잠시 눈만 붙인 뒤 새벽에 헬스클럽에 갔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묵혀둔 채 운동하는 게 과연 옳은가’ ‘이러다 뭔 일 생기는 것 아닐까’, 이런 위기감이 들기도 했다. 물론 땀을 빼고 나면 개운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도 짧은 순간에 불과했다. 그 개운함을 느끼기 위해 고통스럽게 운동해야 하는 것인지 회의감이 들었다. 갈수록 운동 시간이 줄었다. 나중에는 헬스클럽에 갔다가 샤워만 하고 나오는 횟수가 늘었다. 마침 친구 한 명이 달리기에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발목 부상을 당했다. 망설임이 한동안 이어졌다. 지인들이 “운동의 묘미를 느끼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20년 동안 운동을 꾸준히 해 왔다. 헬스클럽에서 운동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더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스트레스는 더 커질 것 같았다. 채 교수가 헬스클럽에서의 운동을 포기한 이유다. ● “명상하며 걷기, 감각이 살아난다” 대안이 필요했다. 채 교수는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역도 선수와 신선 중에 누가 더 건강할까를 생각해봤다. 답은 신선이었다. 그래서 신선의 운동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선 인위적인 근력 운동을 배제했다. 재미를 찾기 위해 야외로 나갔다. 이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자전거 타기다. 회사에서 집까지는 자전거로 25~30분 거리. 채 교수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야외 운동이 실내 운동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하지만 자전거는 안전 문제를 비롯해 신경 써야 할 게 많았다. 채 교수는 3년 전, 자전거 타기도 중단했다. 이후 채 교수는 걷기를 시작했다. 그 전에도 틈틈이 걷기는 했지만 이때 비로소 걷기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채 교수는 바쁜 일이 있거나 기상 상황이 아주 안 좋을 때를 빼면 병원까지 걸어서 출퇴근한다. 대략 40여 분 거리다. 건강을 위해 걸어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요즘에는 꽤 많다. 채 교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인데, 다른 점이 있다. 채 교수는 명상을 하며 걷는다. 채 교수는 일부러 주택가를 택해서 걷는다. 대로변에 미세먼지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명상의 목적이 더 크다. 걸으면서 명상이 가능할까. 채 교수에게 방법을 물었다. 일단 채 교수는 걸으면서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오로지 두 가지에 집중한다. 첫째, 자신의 몸이다. 왼발에 힘이 들어가는지, 몸이 기우뚱거리는지 등을 느끼며 걷는다. 채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혹사한다. 몸을 잘 느끼는 것은 정신 건강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표다”고 말했다. 둘째, 주변 상황이다. 새로운 간판이 들어섰는지, 골목식당 메뉴가 바뀌었는지, 인테리어가 바뀌었는지 등을 살핀다. 이런 외부의 자극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그 미세한 변화를 잘 인식할수록 정신 건강은 좋아진다. 게다가 걸을 때의 지루함도 줄일 수 있다. 채 교수는 이런 식의 걷기를 ‘알아차림 걷기’라 불렀다. 자신의 몸과 주변 자극을 알아차리는, 일종의 명상이라고 했다. 이런 걷기가 건강에 특히 더 도움이 되는 걸까. 채 교수는 이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실험 집단을 크게 △숲 속에서 명상하며 걷는 집단 △숲 속에서 빨리 걷는 집단 △체육관에서 명상하며 걷는 집단 △체육관에서 빨리 걷는 집단으로 나눴다. 실험을 끝낸 후 혈액 검사와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숲 속에서 명상하며 걷는 집단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체육관에서 빨리 걷는 집단이 가장 고통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움직이는 명상으로 건강 증진” 현대 정신건강의학에서 명상을 도입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채 교수 또한 명상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환자 치료에 명상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2013년에는 명상의학연구회를 만들었고, 그때부터 쉬운 명상법을 연구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명상 기법이 바로 ‘알아차림’이었다. 알아차림은 자신의 몸과 감각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알아차림이 왜 중요할까. 일단 자신의 자세에 집중하면 마음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은 앉을 때도 어깨가 굽을 때가 많다. 의욕이 없는 사람은 축 처진 자세가 나타난다. 마음 상태가 자세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내 몸에 집중하고 명상을 하면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깨달을 수 있고, 그 결과 문제점을 더 쉽게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명상을 위해 정좌할 필요는 없다. 채 교수는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움직이는 명상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요한 전제가 있다.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가령 샤워할 때 오롯이 자신의 몸과, 몸에 닿는 물에만 집중하면 그것이 바로 알아차림 명상이라는 것이다. 샤워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버려야 한다. 채 교수는 “자신의 오감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불안과 우울 등의 감정은 생각에서 비롯된다. 생각에서 벗어나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명상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바마움 기본 동작 ::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는다. 머릿속을 비우고 마음을 집중한다. 명상의 기본자세다. 그 다음에는 생각을 버리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이런 명상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자꾸 잡생각이 떠오른다. 좀 더 쉽게 명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이런 고민으로부터 시작해 전문가들과 함께 최근 만든 것이 ‘바마움(바른마음움직임)’ 프로그램이다. 최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이것은 ‘움직이는 명상’이다. 몸을 쓰면서 움직이다 보면 생각을 비우기가 훨씬 쉽고, 명상 효과도 커진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 바마움 기본 동작을 배워 보자.●바마움 기본 동작 편안하게 선 상태에서 양손으로 봉을 잡는다. 봉이 없으면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물건으로 대체해도 좋다. ‘알아차림’을 위해서는 반드시 무게가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 진자 운동을 하듯이 봉을 앞뒤로 흔든다. 이때 생각을 버리고 봉을 잡은 팔에 모든 감각을 집중시킨다. 그 다음에는 봉을 들어올려 어깨 뒤쪽으로 휙 보낸다. 봉을 던지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이어 팔을 다시 앞으로 끌어당긴다. 이때도 봉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는 게 좋다. 여기까지 왔으면 응용 동작으로 넘어간다. 춤을 추듯이 한 번은 왼쪽, 그 다음에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그러면서 팔을 어깨 너머로 보내고 끌어당기는 동작을 반복한다. 앉아서 하는 동작도 있다. 도구는 필요 없다. 가슴 앞에 공이 있다고 상상하자. 가슴과 공 사이는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떨어져 있다. 이제 그 공을 두 손으로 잡는다고 상상한다. 손바닥으로 공을 누르고 있다는 느낌이어야 한다. 숨을 들이마실 때 공이 나의 몸통만큼 커진다고 상상하자. 자연스럽게 양팔 전체를 몸 바깥쪽으로 뻗는다. 숨을 내쉴 때는 공에서도 바람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하자. 팔이 덩달아 몸 안쪽으로 들어온다. 이게 익숙해지면 좌우로 몸을 틀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어깨 관절 운동 최 교수는 스스로의 의지로 몸을 온전하게 다 쓸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어깨 관절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해줘야 한다. 최대한으로 어깨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편하게 선 자세에서 양팔을 늘어뜨린다. 이어 양팔을 앞쪽으로 모으듯이 감싸 올린 뒤 머리 위로 뻗는다. 어깨를 크게 회전시키면서 팔을 한 바퀴 돌린다. 다시 편하게 서서 두 번째 동작으로 넘어간다.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머리 위에서 손등이 맞닿게 한 뒤 양팔을 어깨 뒤쪽으로 돌리면서 큰 원을 그린다. 처음 자세로 돌아간 후에는 역순으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수시로 이 스트레칭을 해 주되 최소한 5회 이상 하는 게 좋다. 이게 익숙해지면 응용 동작도 할 수 있다.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손등이 맞닿게 한 뒤 내릴 때 팔을 비틀어 한 번 비틀면서 꼰다. 이 동작도 5회 정도 해 주는 게 좋다.}

실내 운동용 사이클 아래쪽 바닥에 물이 고여 있었다. 바닥에 누군가 물을 쏟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땀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운동을 했기에 이토록 땀을 흘린 걸까. 류지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54)를 만난 곳은 의대 안에 있는 체력단련장이었다. 교직원과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이용하는 작은 헬스클럽이다. 류 교수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1시간째 사이클을 탔다고 했다. 바닥에 땀이 고였을 정도이니 등짝은 말할 것도 없다. 옷이 완전히 젖어 몸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얼굴도 땀으로 번들거렸다. 이때가 점심시간을 갓 넘길 무렵이었다. 식사하고 난 후 곧바로 고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지는 않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류 교수가 말했다. “점심 식사는 원래 하지 않습니다.” 식사도 거르고 운동하다니, 정말 운동에 미친 걸까. 류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난 운동 중독자예요.” ○ 매일 2만 보 걷기 실천 이날 류 교수는 체력단련장에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1시간 반가량 운동했다. 류 교수는 항상 유산소 운동을 1시간, 근력 운동을 30분 정도 한다. 유산소 운동은 사이클 또는 트레드밀을 이용한다. 트레드밀에서 걸을 때는 시속 7.5km를 유지한다. 상당히 빠른 속도다. 여기에 경사도는 트레드밀 최고치인 16도까지 올린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손잡이를 잡고 걷는다. 이어 근력 운동 시간. 류 교수는 가급적 체력단련장 안에 있는 12개 근력 운동 기구를 모두 이용한다. 기구에 따라 중량은 달리 하며 보통은 체중의 50∼70%를 유지한다. 또 20회씩 3세트를 철저히 지킨다. 류 교수는 2003년부터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했다. 당시에는 이처럼 운동할 여유도 없었다. 생활은 불규칙했다. 2007년 미국으로 연수를 가면서 계기가 만들어졌다. 술도 마시지 않고 운동하기 시작했다. 2년 동안 그 습관이 몸에 뱄다. 국내로 돌아온 2009년부터 현재까지 10년째 이 운동 습관을 지키고 있다. 류 교수는 평일 하루에 2만 보를 걷는다. 잠실에 있는 집에서 서울대병원까지는 지하철로 출근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는 타지 않지만 내려갈 때만큼은 무릎 보호를 위해 탄다. 병원에 도착하면 연구실이 있는 9층까지 계단으로 오른다. 이렇게 해서 하루 1만 보를 걷는다. 나머지 1만 보는 체력단련장에서 채운다. 주말에는 3만 보를 채운다. 오전에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1시간 반 동안 운동한다. 측정해 보니 1만5000보, 대략 10km를 걷는 셈이다. 오후에는 잠실 석촌호수에 간다. 산책길을 1시간 반 동안 걷는다. 걷는 게 습관이 돼 있어서 해외 학회 출장을 갈 때도 아침에 일어나면 꼭 운동을 한다. 운동을 위해서 평소에는 옷을 얇게 입는다. 두꺼운 옷을 입으면 걷는 데 지장이 생긴단다. 이렇게 운동한 결과는 실제 건강 효과로 이어진다. 류 교수는 “건강검진을 해 봐도 단 하나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최근 5년 동안 코감기 잠깐 걸린 것 말고는 몸살 한 번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체력이 그야말로 ‘철인’에 가깝다. 류 교수는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하다.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010년. 그 이후로 현재까지 30회 이상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주로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는데 1시간 42∼45분 기록을 유지한다. 류 교수는 현재 병원 내 마라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료들과 매년 2회 정도는 하프 마라톤에 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풀코스 마라톤에는 딱 한 번 도전했는데 재도전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류 교수는 “풀코스 도전은 신중해야 한다. 관절에 무리가 갈 뿐 아니라 최소한 3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하루 한 끼 식사법 류 교수의 식사 철학은 독특하다. 하루에 저녁 한 끼면 충분하단다. 오후 10시 이후로는 간식도 먹지 않는다. 이 식사 습관을 벌써 5년 넘게 지키고 있다.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이런 습관을 만든 건 아니다. 전공의 시절에는 아침 밥 챙겨 먹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자연스럽게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점심도 생략했다. 운동하기 위해서였다. 너무 바쁜 탓에 남는 시간이라고는 점심시간밖에 없었다. 점심 도시락을 싸들고 다녀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도 불편했다. 결국 점심을 포기하고, 그 시간에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류 교수는 병원이나 학회 일로 저녁 회식과 모임이 잦은 편인데, 웬만하면 빠지지 않는다. 바로 이때 먹는 저녁 식사가 유일한 끼니다. 가급적 1인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지만 맛있다면 기분 좋게 더 먹는다. 류 교수는 “아무리 많이 먹으려 해도 위장이 다 차면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니 굳이 열량을 계산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미 충분히 운동하고 있기에 체중이 늘어날 염려는 없다. 류 교수의 체중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저녁 식사량의 많고 적음은 신경을 덜 쓰지만 영양 성분에 대해서는 꽤 주의를 기울인다. 일단 류 교수는 탄수화물을 가급적 먹지 않는다. 한때는 국수 등 면을 좋아했지만 사실상 완전히 끊었다. 이유가 있다. 탄수화물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류 교수에 따르면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혈당은 빠른 속도로 상승한다. 몇 시간이 지나면 몸 안의 탄수화물이 줄어드는데, 이때 혈당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올려놓으려면 다시 탄수화물을 먹어야 한다. 류 교수는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몸이 계속 탄수화물을 요구하는, 일종의 중독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또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가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어머니 쪽이 6남매인데 모두 당뇨병에 걸렸다. 가족력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내가 탄수화물을 관리하지 않으면 100% 당뇨병에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주로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권했다. 단백질은 탄수화물과 달리 급격하게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 류 교수는 고기는 간혹 먹는 대신 생선을 자주 먹는다. 여기에 채소를 곁들이는 게 좋다. 류 교수 또한 한 접시 수북하게 채소를 쌓아 두고 먹는다. 튀긴 음식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는다. 하루 한 끼 식사법이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까. 류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면 2, 3일 정도는 금식해도 건강에 큰 지장이 없다는 것. 이 기간 동안 음식을 안 먹어도 간에서 포도당이 나와 혈당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간의 단식은 장기 손상 등이 우려돼 권장하지 않는다. 류 교수는 “하루 한 끼냐 세 끼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나 영양이 풍부하고 신선한 음식을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실내 운동용 사이클 아래쪽 바닥에 물이 고여 있었다. 바닥에 누군가 물을 쏟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땀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운동을 했기에 이토록 땀을 흘린 걸까. 류지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54)를 만난 곳은 의대 안에 있는 체력단련장이었다. 교직원과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이용하는 작은 헬스클럽이다. 류 교수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1시간째 사이클을 탔다고 했다. 바닥에 땀이 고였을 정도이니 등짝은 말할 것도 없다. 옷이 완전히 젖어 몸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얼굴도 땀으로 번들거렸다. 이때가 점심시간을 갓 넘길 무렵이었다. 식사하고 난 후 곧바로 고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지는 않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류 교수가 말했다. “점심 식사는 원래 하지 않습니다.” 식사도 거르고 운동하다니, 정말 운동에 미친 걸까. 류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난 운동 중독자예요.” ● 매일 2만 보 걷기 실천 이날 류 교수는 체력단련장에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1시간 반가량 운동했다. 류 교수는 항상 유산소 운동을 1시간, 근력 운동을 30분 정도 한다. 유산소 운동은 사이클 또는 트레드밀을 이용한다. 트레드밀에서 걸을 때는 시속 7.5㎞를 유지한다. 상당히 빠른 속도다. 여기에 경사도는 트레드밀 최고치인 16도까지 올린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손잡이를 잡고 걷는다. 이어 근력 운동 시간. 류 교수는 가급적 체력단련장 안에 있는 12개 근력 운동 기구를 모두 이용한다. 기구에 따라 중량은 달리 하며 보통은 체중의 50~70%를 유지한다. 또 20회씩 3세트를 철저히 지킨다. 류 교수는 2003년부터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했다. 당시에는 이처럼 운동할 여유도 없었다. 생활은 불규칙했다. 2007년 미국으로 연수를 가면서 계기가 만들어졌다. 술도 마시지 않고 운동하기 시작했다. 2년 동안 그 습관이 몸에 뱄다. 국내로 돌아온 2009년부터 현재까지 10년째 이 운동 습관을 지키고 있다. 류 교수는 평일 하루에 2만 보를 걷는다. 잠실에 있는 집에서 서울대병원까지는 지하철로 출근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는 타지 않지만 내려갈 때만큼은 무릎 보호를 위해 탄다. 병원에 도착하면 연구실이 있는 9층까지 계단으로 오른다. 이렇게 해서 하루 1만 보를 걷는다. 나머지 1만 보는 체력단련장에서 채운다. 주말에는 3만 보를 채운다. 오전에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1시간 반 동안 운동한다. 측정해 보니 1만5000보, 대략 10㎞를 걷는 셈이다. 오후에는 잠실 석촌호수에 간다. 산책길을 1시간 반 동안 걷는다. 걷는 게 습관이 돼 있어서 해외 학회 출장을 갈 때도 아침에 일어나면 꼭 운동을 한다. 운동을 위해서 평소에는 옷을 얇게 입는다. 두꺼운 옷을 입으면 걷는 데 지장이 생긴단다. 이렇게 운동한 결과는 실제 건강 효과로 이어진다. 류 교수는 “건강검진을 해 봐도 단 하나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최근 5년 동안 코감기 잠깐 걸린 것 말고는 몸살 한 번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체력이 그야말로 ‘철인’에 가깝다. 류 교수는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하다.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010년. 그 이후로 현재까지 30회 이상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주로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는데 1시간42~45분 기록을 유지한다. 류 교수는 현재 병원 내 마라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료들과 매년 2회 정도는 하프 마라톤에 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풀코스 마라톤에는 딱 한 번 도전했었는데 재도전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류 교수는 “풀코스 도전은 신중해야 한다. 관절에 무리가 갈 뿐 아니라 최소한 3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하루 한 끼 식사법 류 교수의 식사 철학은 독특하다. 하루에 저녁 한 끼면 충분하단다. 오후 10시 이후로는 간식도 먹지 않는다. 이 식사 습관을 벌써 5년 넘게 지키고 있다.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이런 습관을 만든 건 아니다. 전공의 시절에는 아침 밥 챙겨 먹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자연스럽게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점심도 생략했다. 운동하기 위해서였다. 너무 바쁜 탓에 남아도는 시간이라고는 점심시간밖에 없었다. 점심 도시락을 싸들고 다녀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도 불편했다. 결국 점심을 포기하고, 그 시간에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류 교수는 병원이나 학회 일로 저녁 회식과 모임이 잦은 편인데, 웬만하면 빠지지 않는다. 바로 이때 먹는 저녁 식사가 유일한 끼니다. 가급적 1인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지만 맛있다면 기분 좋게 더 먹는다. 류 교수는 “아무리 많이 먹으려 해도 위장이 다 차면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니 굳이 열량을 계산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미 충분히 운동하고 있기에 체중이 늘어날 염려는 없다. 류 교수의 체중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저녁 식사량의 많고 적음은 신경을 덜 쓰지만 영양 성분에 대해서는 꽤 주의를 기울인다. 일단 류 교수는 탄수화물을 가급적 먹지 않는다. 한때는 국수 등 면을 좋아했지만 사실상 완전히 끊었다. 이유가 있다. 탄수화물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류 교수에 따르면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혈당은 빠른 속도로 상승한다. 몇 시간이 지나면 몸 안의 탄수화물이 줄어드는데, 이때 혈당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올려놓으려면 다시 탄수화물을 먹어야 한다. 류 교수는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몸이 계속 탄수화물을 요구하는, 일종의 중독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또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가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어머니 쪽이 6남매인데 모두 당뇨병에 걸렸다. 가족력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내가 탄수화물을 관리하지 않으면 100% 당뇨병에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주로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권했다. 단백질은 탄수화물과 달리 급격하게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 류 교수는 고기는 간혹 먹는 대신 생선을 자주 먹는다. 여기에 채소를 곁들이는 게 좋다. 류 교수 또한 한 접시 수북하게 채소를 쌓아 두고 먹는다. 튀긴 음식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는다. 하루 한 끼 식사법이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까. 류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면 2, 3일 정도는 금식해도 건강에 큰 지장이 없다는 것. 이 기간 동안 음식을 안 먹어도 간에서 포도당이 나와 혈당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간의 단식은 장기 손상 등이 우려돼 권장하지 않는다. 류 교수는 “하루 한 끼냐 세 끼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나 영양이 풍부하고 신선한 음식을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지곤 교수는 현재 대한소화기암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학회 모임 등으로 인해 술 마실 기회가 많다. 게다가 류 교수 자신이 술을 좋아한다. 혹시 술을 건강하게 마시는 법은 없을까. 류 교수는 “당연히 절주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마침 송년회를 비롯해 모임이 많아지는 시기다. 코가 비뚤어지게 술 마시고 몸 상하는 사례만은 피하자. 그나마 건강에 덜 해로운 음주 요령을 류 교수에게 물었다. ① 가능하면 알코올 도수 낮은 술로 술 마신 다음 날 숙취가 심한 이유는 탈수 때문이다. 몸 안의 수분을 유지하면 숙취도 덜하다는 얘기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면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보다 몸 안에 쌓이는 수분이 많아진다. 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콩팥을 자극해 소변을 더 많이, 자주 보도록 한다. 이뇨 작용이 활발해지면 몸 안의 수분은 줄어든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류 교수는 하루에 3L의 물을 마신다. 만약 술을 중간에 바꿀 계획이라면 처음에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로 시작하는 게 좋다. ② 폭탄주 마실 거면 1차부터 술은 가급적 섞어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술에 들어간 물질이 달라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숙취 유발 물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 송년회에서는 으레 폭탄주가 돌아간다. 류 교수는 “2차에서 폭탄주를 마실 거면 1차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마시면 심리적으로 많이 마신 듯한 느낌이 들어 전체 음주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류 교수는 소주와 맥주의 조합보다는 양주와 맥주의 조합이 그나마 숙취를 덜 유발한다고 했다. 양주와 맥주의 원료가 모두 곡물이기 때문이다. ③ 단백질 안주를 먹어라 알코올은 열량이 높은 반면 영양소가 없다.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시면 몸에 영양소가 쌓이지 않는데도 배가 고픈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술을 마시다 보면 영양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주를 꼭 먹되 가급적 지방은 낮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을 고르는 게 좋다. 고기를 먹더라도 살코기 위주로 먹고, 회와 같은 생선 요리가 적당하다. ④ 운동하지 않을 거면 술 마시지 마라 스스로 운동 중독자라는 류 교수도 어쩌다 운동을 못 하는 날이 있다. 이런 날에는 술을 아무리 마시고 싶어도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운동을 한다. 류 교수는 “술도 음식이다. 그 열량을 소비하려면 운동이 필수다”고 말했다. 술을 마신 뒤 퍼져 버릴 것 같으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다는 뜻이다. 우스갯소리로 술을 마시기 위해 운동한다는 말처럼, 술 마시고 난 후에도 스스로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2016년 농촌을 방문한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그 이후로 현재까지 농촌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농촌이 활력을 되찾기까지는 농촌을 바꾸려는 6차산업 인증 사업자들의 공이 컸다. 6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전국 11곳에 6차산업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6차산업 사업자 인증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대한 제도적·정책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현장 코칭 △전문가 컨설팅 △우수 사례와 제품 발굴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 6차산업 사업자 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2016년 1130곳이던 인증 사업자는 올해 10월 1623곳으로 늘었다. 6차산업 인증 사업자 마크를 받으려면 서면 심사와 현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 우선 주요 상품의 원재료는 100% 국내산이어야 한다. 또 이 중 50% 이상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어야 한다. 최근 2년간의 사업 성과와 생산 인프라 구축 현황 등을 살펴 사업의 지속성이 있는지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이 있는지도 따진다. 인증 사업자 마크를 획득하면 융자, 컨설팅, 판로, 홍보 등 분야별로 맞춤형 지원을 한다. 6차산업 정책이나 성공사례, 창업 가이드와 관련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상담센터에서는 창업, 금융, 관광 등의 분야를 망라한 20여 명의 전문가가 상담해 주기도 한다. 6차산업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다. 2016년 당시만 해도 월평균 방문자는 9200여 명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올 10월 기준으로 1만85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농사만 짓는 게 농업이란 것은 옛말이다. 농업은 이제 미래 유망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 3대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국의 짐 로저스 또한 “농업이 미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요즘 농업을 6차 산업이라고 한다. 농촌의 자원을 활용한 제조·가공의 2차 산업과 체험·관광·서비스 등 3차 산업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와 지역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농촌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산업의 융합을 통해 농촌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지역 특색을 반영한 가공 제품과 여행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농촌에 활력이 생겨났다. 농사일은 더 이상 힘든 노동이 아니라 전략적 비즈니스라는 점도 속속 입증되고 있다. 3개의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경기 평택시에서 3대째 쌀농사를 짓고 있는 전대경 미듬영농조합 대표는 이른바 쌀 전문가다. ‘압축팽화를 이용한 곡물과자 제조방법’, ‘쌀 분말을 이용한 영양쌀 제조법’ 등의 특허도 갖고 있다. 쌀 가공제품 개발로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05년 미듬영농조합은 커피와 잘 어울리는 친환경 쌀 과자 라이스칩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팔렸다. 우리 쌀 100%로 만든, 뻥튀기 모양의 바삭바삭한 라이스 칩은 현재까지도 스타벅스의 인기 상품이다. 미듬영농조합은 이후로도 라이스 바, 과일칩, 간식꾸러미 등 우리 농산물로 만든 계절별 간식을 스타벅스에 공급하면서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의 파트너 회사가 됐다. 최근에는 미국 시장도 노리고 있다. 백미, 밀가루 등 정제된 곡물을 많이 섭취하는 미국인의 입맛을 고려했다. 씹을수록 고소한 현미가 색다르게 느껴질 것이라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유기농 현미로 만든 라이스롤을 개발했다. 이 라이스롤은 미국 내 대형 할인마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국 수출액만 연간 70억 원에 이를 정도다. 전 대표는 “스타벅스와 협약을 맺고 미국 수출도 활기를 띠면서 우리 농산물 가공 제품이 세계에 통한다고 자부하게 됐다. 앞으로도 품질을 더 높여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2030세대의 새로운 창업 기회” 지리산 피아골로 널리 알려진 전남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의 이장은 올해 33세의 젊은 여성이다. 김미선 지리산피아골식품 대표. 김 대표는 8년 전 전국 최연소 마을 이장이 됐다. 현재는 지리산 피아골의 상징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의 또래 친구들은 입사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해 몰두했다. 반면 김 대표는 농촌을 ‘성장 가능성’이 큰 기회의 땅으로 여겼다. 김 대표는 냄새나지 않는 된장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방법을 찾았다. 그러다 청년창업지원사업과 같은 지원 정책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이런 지원 정책이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지리산피아골 식품의 대표상품은 프리미엄 장이다. 국내산 콩을 엄선해 메주를 만들었다. 여기에 100% 고로쇠 수액을 써서 프리미엄 장을 완성했다. 이 제품은 전통식품 인증 및 품질위생인증, 국제 인증을 취득했다. 2015년부터는 미국에도 수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사업도 다각화했다. 식품 사업에 그치지 않고 고로쇠 채취, 산나물 캐기 등 피아골의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 이를 통해 연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피아골을 찾도록 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 “지역 주민과 함께 성장” 경남 하동군에 있는 에코맘 산골이유식은 친환경 이유식을 생산한다. 하동 지역의 유기농 쌀 농가, 과수 농가, 축산 농가의 농산물 90여 종을 수매해 100% 친환경 원재료로 330여 종의 영유아 가공식품을 만든다. 젊은 엄마들 사이에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성장했다. 에코맘 산골이유식은 지역 주민을 우선 채용하고 청년들에게 다양한 사업 경험을 전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천호 에코맘 산골이유식 대표는 “회사 직원 70여 명이 모두 이 지역 주민이다. 원재료도 하동에서 생산한 것만 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동 농가를 상대로 한 한 해 수매 계약 금액만 23억 원을 넘는다. 수매 단가 또한 시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해 안정적으로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확보하며 지역 농가와 동반 성장해왔다. 에코맘 산골이유식은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2012∼2017년에 5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취약 가정과 다문화가정에도 이유식을 기부했다. 농업인 자녀에게는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농업 인재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경남 지역 대학을 졸업한 인력에 우선 채용 기회를 제공한다. 매년 30회 이상 청년농 창업교육, 농업인 대상 창업 멘토, 귀농인 교육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오 대표는 “에코맘 산골이유식은 지역 주민과의 공존으로 성공했다. 현재 40억 원 정도인 매출을 장기적으로 300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100여 개의 좌석이 마련된 소강당. 그곳에서는 댄스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벽에는 대형 거울이 부착돼 있고 장애 학생 2명이 몸을 풀고 있었다. 특수교사 1명과 댄스 전문가 1명이 그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휴식시간이 돼 그들에게 물었다. 리다 모키 양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저는 댄서가 될 거예요. 춤을 추는 게 좋아서 앞으로 직업으로 삼으려고 해요.” 모키 양이 이 수업을 들은 지는 4개월. 다소 더디지만 꾸준히 실력이 늘고 있다고 담당 교사인 야스미나 세팔라 씨가 말했다. 마야라는 이름의 또 다른 학생은 수업을 받은 지 4일째였다. 그는 아직 정식으로 이 수업을 수강하지는 않는다. 적성에 맞는지부터 파악하기 위해 ‘임시 수업’을 받는 중이었다. 교사의 판단은 어떨까. “지금 면밀히 테스트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핀란드 헬싱키의 최대 장애인 직업학교 ‘라이브(Live)’의 댄스 수업 강의실 풍경이다. 원래 이 댄스 수업의 정원은 20명. 지난달 기자가 방문했을 땐 학생들이 외부 행사에 참석하느라 2명만 수업을 받고 있었다. 단 2명이라도 수업을 취소하지 않고 진행한다는 원칙이 있어서다. ○ 장애인 직업 교육에 대규모 투자 핀란드에서 장애와 비(非)장애 학생의 차별은 ‘범죄’로 인식된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만 6세부터 15세까지 10년 동안 똑같이 의무교육을 받는다. 장애인만을 위한 특수학교는 갈수록 줄이고 모두가 함께 수업을 받는 통합교육이 핀란드에서도 대세다. 의무교육이 끝나면 장애인 학생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 일반고교에 가도 되고 직업학교에 가도 된다. 전국에 장애인을 위한 직업학교는 여러 곳이 있지만 대규모로 운영되는 곳은 5곳 정도다. 그중에서도 1000여 명의 장애인 학생이 다니는 라이브의 규모가 가장 큰 편이다. 이 학교는 핀란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이던 1940년에 부상자를 위해 세운 병원 겸 직업학교가 모태다. 이 정도 규모의 장애인 직업학교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다. 2019년 현재 국내의 장애인 직업학교는 147곳이다. 대체로 학교별로 10개 내외의 전공 학급을 운영하는 수준이다. 또 고교 3년 과정을 끝낸 후 다시 1년 혹은 2년을 이수하는 식이다. 핀란드는 장애인 직업교육에 투자를 많이 한다. 라이브 장애인 직업학교만 하더라도 직원이 350여 명. 학생 3명당 교사 1명꼴이다. 예산 규모도 크다. 이 학교 교육 프로그램 개발자인 리사 멧솔라 씨는 “학생 1인당 연간 3만 400유로가 책정된다”고 말했다. 한화로 약 4000만 원 이 매년 장애인 학생 1명에게 투자되는 셈이다. 이 예산은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주로 헬싱키와 주변 지역의 학생들이 이 학교에 입학하지만 가끔 다른 지역에서 오기도 한다. 이 경우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이 비용도 정부가 댄다. 교재, 학용품, 작업복도 모두 무상으로 지급된다.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도 무료다. 다만 저녁식사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일부 저소득층은 이 비용도 정부가 댄다. ○ 현장교육과 체험교육 위주로 진행 라이브 장애인 직업학교에서 다루는 전공은 총 17개다. 전공 프로그램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 프로그램은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 학생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둘째는 장애가 상대적으로 덜한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실제 취업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댄스 수업의 경우 취업 준비반에 해당한다. 인지능력이 낮은 학생들은 요리 수업이나 만들기 수업 같은 것을 주로 받는다. 이 수업에도 일반적으로 특수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와 해당 분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다. 이론보다는 실기와 현장체험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요리 수업 시간에는 식탁을 세팅하는 것부터 재료를 씻고 음식을 요리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가르친다. 이 수업에 참여 중인 소피아 양은 “학교에 다니면서 박물관도 가고, 다른 기관도 방문하면서 여러 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공예품을 만드는 수업도 있다. 이 수업의 대상자는 인지 능력이 조금 더 낮은 학생들이다. 수업을 통해 공예품을 만들고 마켓이 열리면 이 제품을 직접 팔게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려는 게 목표다. 취업 준비반은 학생들의 취향과 능력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한다. 학교에 따르면 미디어 전문가 전공과 미술 전공 수업에 지원자가 많이 몰린다. 이 경우 교사들이 일일이 면접하고 토론을 한 뒤 해당 수업에 적합한지를 결정한다. 실제 장애인 직업학교의 취업은 어느 정도 이뤄질까. 멧솔라 씨는 “50%에 가까운 학생들이 취업하거나 대학에 진학한다. 비장애인 학생들과 거의 비슷한 수치”라고 말했다. 직업교육뿐만 아니라 취업 과정에서도 장애인 학생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크지 않다는 게 핀란드 교육의 특징이다. 핀란드 국립교육연구소 교육카운슬러인 리야 팜크비스트 씨는 “장애인 학생과 비장애인 학생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각자에게 필요한 교육을, 절대로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핀란드 교육의 목표”라고 말했다.▼ ‘학업에 뜻이 없는’ 문제아도 끝까지 간다 ▼10명 소그룹 만들어 낚시-오토바이 수리 등 교육 때로는 학습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 애매모호할 때가 있다. 앞쪽은 장애로 볼 수 있지만 뒤쪽은 아니다. 하지만 둘 다 도움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핀란드 교육 시스템에서는 양쪽 모두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한다. 이 또한 통합교육 대상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핀란드에서는 학업을 그만두려는 아이를 구제하는 데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핀란드에서도 예전에는 장애 학생과 비(非)장애 학생을 따로 가르쳤다. 통합학교는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됐고, 2011년 이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통합학교에서는 학생들을 크게 3단계로 관찰하고 지원한다. 맨 처음은 일반적인(General) 단계다. 학생 전반에 대한 관찰을 시행한다. 지속적으로 미팅을 하고 문제를 발견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집중(Intensified) 단계로 넘어간다. 그래도 추가 케어가 필요하다면 마지막 특별(Special) 단계로 넘어간다. 각각의 평가는 교육적 관점에서 시행한다. 장애가 있고 없음을 따지는 의학적 관점이 아니다.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모색한다. 예를 들어 특히 수학적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전문가들은 일주일에 1, 2시간씩 특별 교육을 결정한다. 어느 정도 능력치가 개선되면 아이를 다음 학년으로 진급시킨다. 그 후 다시 평가해서 또 다른 부족한 점을 찾아 지원한다. 이런 관리는 학업 의지가 없는 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 학교를 다니지 않으려는 학생들을 설득해 10명 내외로 소그룹을 만든다. 현재 핀란드 전역에 이런 소그룹은 20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일종의 ‘문제아 그룹’인 셈이다. 학교는 이들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낚시를 가거나 오토바이를 고치며 산업 현장에서 실습을 한다. 핀란드 국립교육연구소 교육카운슬러인 리야 팜크비스트 씨는 “학교에서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이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헬싱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미국 LA타임스가 이달 초 선정한 ‘라면 파워랭킹’에서 농심 신라면블랙이 3위에 올랐다. 선정 기준은 크게 ‘제품이 추구하는 맛과 실제 맛이 얼마나 가까운가’ ‘직접 먹었을 때 얼마나 맛 있는가’ 등 두 가지다. LA타임스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 세계 31개 라면을 평가했다. LA타임스는 신라면블랙에 대해 “매우면서 부드러운 국물이 인상적이고, 미국 내 대부분 식료품점에서 판매될 만한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1위는 인도네시아 라면 ‘인도미 바비큐 치킨’, 2위는 말레이시아 라면 ‘마이쿠알리 페낭 화이트 커리’가 차지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작은 지구’라 불릴 만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전 세계 라면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라며 “신라면블랙이 3위에 오르며 미국 시장에서 신라면 브랜드의 위상이 다시 한번 빛났다”고 말했다. 신라면블랙이 미국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라면블랙은 아마존의 세계 최초 무인 매장 ‘아마존고(Amazon go)’에서 봉지라면으론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런 인기는 절로 얻어진 게 아니다. 사실 그 전에 이미 신라면이 진출해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신라면은 2017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했다. 현재 신라면은 미국 전 지역 4000여 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한 미 국방부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정부기관 매점에도 라면 최초로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1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장 곡선이 상당히 가파른 점이 눈에 띈다. 10년 전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2%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농심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 공장 인근의 코로나에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제2공장이 건설되면 미국 성장세가 비약적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2025년까지 미주 지역 매출을 현재의 2배로 끌어올리고, 일본 라면을 뛰어넘어 미국 시장 1위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농심은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신라면건면의 수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9월에 미국 수출을 시작했으며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등 25개국으로 수출국을 늘렸다. 신라면건면은 농심이 선보인 세 번째 신라면으로, 맛과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에 착안해 내놓은 제품이다. 국내에서 이미 출시 250일(2∼10월) 만에 50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역대 건면 제품 중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라면시장의 월간 매출액 순위에서도 꾸준히 1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웰빙과 좋은 먹거리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향후 전망도 밝아 보인다. 농심은 세계 100여 개 국가에 이미 영업망을 구축해 놓은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와 합쳐져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하는 미국 제2공장에 건면 생산라인을 설치해 미주 지역의 신라면건면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여성 보디빌더가 덤벨을 들고 포즈를 취한 사진이었다. ‘초콜릿 복근’이 인상적이었다. 알고 보니 사진 속 인물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알레르기내과 김선신 교수(50)였다. 상당히 강도 높은 운동을 했으리라 짐작했다. 대학병원 의사로 있으면서 보디빌딩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과정과, 보디빌딩의 건강 효과에 대해 묻기 위해 김 교수를 만났다. 요즘도 초콜릿 복근을 유지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교수는 “2주 정도만 강도 높게 운동하지 않으면 복근은 다 사라진다. 휴대전화 속의 사진으로만 추억하고 있다”며 웃었다. ○ 보디빌딩의 추억 김 교수가 보디빌딩에 도전한 것은 3년 전이었다. 평소에도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었다. 그러다가 개인적 사정으로 헬스클럽을 옮기게 됐는데, 그곳의 트레이너가 보디빌딩을 권했다. 상상하지도 못한 제안이었다. 당시 김 교수의 나이가 만으로 47세였다.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자칫 다치거나 병이 날까봐 걱정이 됐다. 겁도 났다. 그러니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그 무렵 김 교수의 심리적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갱년기 증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우울함과 권태감을 느끼고 있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보디빌딩 제안이 들어온 것. 잠시 망설였지만 김 교수는 결국 보디빌딩에 도전하기로 했다. 운동 기간은 16주로 잡았다. 앞의 13주 동안 매일 3시간씩 운동했다. 헬스클럽의 장비를 이용해 근력 운동을 1시간 정도 했다. 길게는 1시간 반까지 근력 운동을 했지만 그보다는 유산소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마지막 3주 동안에는 운동 강도를 더 높여 매일 5, 6시간씩 운동했다. 이때도 유산소 운동의 비중을 높였다. 보디빌딩이라 하면 당연히 근력 운동의 비중이 높을 것 같은데 의외다. 김 교수는 “남자와 여자의 운동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남자들은 주로 근육을 울퉁불퉁하게 키우는 ‘벌크 업’이 목표이기 때문에 고강도의 근력 운동이 필수다. 반면 여자들은 불필요한 지방을 빼서 근육을 팽팽하게 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여자들은 16주 안에 복근이 팽팽하게 보일 정도로 몸매를 만들 수 있다. 남자라면 16주 안에 벌크 업 하는 것이 불가능하단다. 16주 동안 김 교수는 병원과 헬스클럽, 집만 오갔다. 그만큼 운동에 집중했다. 그 결과 탄탄한 몸매를 얻을 수 있었다. 보디빌더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심지어 보디빌딩 대회까지 나갔다. 김 교수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에 성공하고 나니 모든 것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후로 김 교수는 보디빌딩을 중단했다. 체중은 유지하지만 일부러 근육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초콜릿 복근도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다시 보디빌딩을 할 의향도 없다고 한다. 나아가 보디빌딩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했다. 보디빌딩이 몸매를 예쁘게 해 줄 수는 있어도 건강까지 좋게 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 보디빌딩을 하다 보면 근육을 도드라지게 보이기 위해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할 때가 많다고 했다. 이를테면 대회에 나가기 전 이틀 동안은 거의 물을 마시지 못했다. 몸 안의 수분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마저도 몸에 좋지 않은데 한증막 같은 곳에서 땀을 더 뺐다. 김 교수는 “이런 걸 반복하다 보면 콩팥에 손상이 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단기간에 운동량을 늘리는 것도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량은 일주일에 150∼300분이다. 보디빌딩을 하면 이 운동량을 하루에 끝내버린다. 이 경우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나와 몸을 해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김 교수는 “보디빌딩은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지만 건강을 챙기려는 목적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 라이프스타일 의학으로 건강관리 김 교수는 자신만의 건강 철학이 따로 있다고 했다. 매일매일 조금씩 더 건강해지는 것. 김 교수는 이를 ‘라이프스타일 의학’이라 불렀다. 미국에서 비롯된 이 학문은 예방의학의 일종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것. 김 교수는 이 학문을 배우기 위해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에 연수를 가기도 했다. 김 교수는 “운동과 식이요법 등에 대해 전반적인 작전을 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 교수에게도 ‘작전’이 필요했다. 김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통통한 편이었고, 그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일부러 헐렁한 옷만 골라 입었고, 색상도 검은색을 선호했다. 의대에 들어간 후로도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했다. 운동할 시간이 없었고, 식습관도 엉망이었다. 특히 탄수화물을 많이 먹었다. 아침에는 달콤한 빵과 떡을 주로 먹었고, 국수도 엄청 좋아했다. 먹는 속도도 빨라서 과식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둘째 아이를 낳은 다음부터는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여러 운동을 섭렵했다. 수영도 했고, 테니스도 했으며, 심지어 폴 댄스까지 했다. 하지만 대부분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지겨워서 그런 적도 있고, 나름대로 충분히 관리했는데 운동 효과가 없어서 포기한 적도 있다. 이렇게 자신을 돌아본 후에 체계적으로 작전을 짰다. 라이프스타일 의학을 배우면서 스스로 체험에 돌입한 것. 그 결과 연수를 마칠 때쯤에는 옷 사이즈가 조금 줄어 있었다. 신체를 측정해보니 근육의 양이 늘어나 있었다. 김 교수는 “라이스프타일 의학에서는 △운동 △식이 △수면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 6개 분야로 나눠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흡연자이기 때문에 5개 분야에서 목표를 정하고 이행했다. 먼저 운동 분야. 1시간 유산소 운동에 30∼40분 근력 운동을 했다. 가급적 1주일에 3회 이상 유지하려고 했으며 지금도 그러고 있다. 식이 분야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드레싱 없이 채소를 먹기 시작했다. 소금은 완전히 퇴출시켰다. 매콤한 청양고추로 대체하긴 했지만 소금 없이 음식 맛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3주가 고비였다. 그 고비를 넘기고 3개월을 버티니 심심한 맛에 익숙해졌다. 6개월이 지난 후로는 그 맛을 즐기게 됐단다. 김 교수는 “채소나 멸치 등에 나트륨 성분이 들어있다. 소금을 전혀 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충분한 소금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락도 싸가지고 다녔다.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 도시락 메뉴는 귀리밥에 드레싱 없는 채소, 두부조림, 우거지, 멸치, 콩나물이었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하루 5, 6잔을 마시던 커피를 1잔으로 줄였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재미있는 일에 도전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보디빌딩도 이런 계획에 따라 도전했던 것. 요즘에는 팬플루트를 배우고 있다. 김 교수는 “1년에 한 개 정도는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너무 피곤할 때 집에서 와인 한 잔 정도를 마신다. 최근에는 그것마저도 완전히 끊었다. 김 교수는 “습관을 고치겠다고 결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에 나쁜 습관 목록을 만든 뒤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3개월 동안 고치면 된다. 단, 여러 개를 동시에 고치겠다고 달려들지는 말라고 한다. 그랬다가는 하나도 고치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단다. ▼ 천장 보고 누워서 무릎 밀기… 5세트씩 반복하면 ‘빨래판 복근’ ▼김 교수 추천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코어 근육 키우기’중년 이후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근육이 감소한다. 따라서 평소에도 근력 운동을 해 주는 게 좋다. 특히 척추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코어 근육’을 키워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김선신 교수가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을 추천했다. ① 누워서 무릎 밀기 천장을 보고 누운 뒤 무릎을 굽힌 상태로 들어올린다. 굳이 직각 상태를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허리는 살짝 바닥에서 뜨게 한다. 엉덩이는 당기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이 상태에서 두 손으로 무릎을 민다. 반대로 무릎은 몸쪽으로 끌어당긴다. 5초씩 5세트를 반복한다. 복근 강화에 좋다. ② 짐볼 스트레칭 짐볼을 준비한다. 짐볼이 없다면 딱딱한 의자로 대체해도 좋다. 머리를 짐볼에 대고 다리를 십일 자로 벌린 상태에서 허리를 들어올린다. 이때 무릎이 벌어지지 않도록 발에 힘을 준다. 이 동작이 익숙해지면 한 발을 들어올린다. 배와 등 근육 강화에 좋다. 5초씩 5세트 반복. ③ 옆으로 다리 들기 고무 밴드를 준비한다. 고무 밴드를 묶어 허벅지에 건다. 정면을 보고 선 뒤 한쪽 발을 그대로 위로 들어올린다. 이때 골반에 힘을 준다. 단, 다리를 들어올리면서 몸에 반동을 줘서는 안 된다. 들어올린 상태에서 다리를 멈추면 운동 효과가 커진다. 힘들면 벽을 짚고 운동해도 좋다. 엉덩이와 허리 근육 강화에 좋다. 왼쪽과 오른쪽 번갈아가면서 5회씩 5세트. ④ 계단 제대로 오르기 계단 오르기는 다리 근력 강화에 좋다. 다만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무릎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계단을 오르는 요령을 알아둬야 한다. 우선 발부터 내딛는다. 발이 바닥에 닿으면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인 자세를 만든다. 이어 엉덩이와 허벅지에 힘을 주면서 계단을 오른다. 계단에서 내려갈 때 무릎에 더 무리가 갈 수 있다. 가급적 계단 내려가기는 피하도록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여성 보디빌더가 덤벨을 들고 포즈를 취한 사진이었다. ‘초콜릿 복근’이 인상적이었다. 알고 보니 사진 속 인물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알레르기내과 김선신 교수(50)였다. 상당히 강도 높은 운동을 했으리라 짐작했다. 대학병원 의사로 있으면서 보디빌딩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과정과, 보디빌딩의 건강 효과에 대해 묻기 위해 김 교수를 만났다. 요즘도 초콜릿 복근을 유지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교수는 “2주 정도만 강도 높게 운동하지 않으면 복근은 다 사라진다. 휴대전화 속의 사진으로만 추억하고 있다”며 웃었다. ● 보디빌딩의 추억 김 교수가 보디빌딩에 도전한 것은 3년 전이었다. 평소에도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었다. 그러다가 개인적 사정으로 헬스클럽을 옮기게 됐는데, 그곳의 트레이너가 보디빌딩을 권했다. 상상하지도 못한 제안이었다. 당시 김 교수의 나이가 만으로 47세였다.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자칫 다치거나 병이 날까봐 걱정이 됐다. 겁도 났다. 그러니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그 무렵 김 교수의 심리적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갱년기 증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우울함과 권태감을 느끼고 있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보디빌딩 제안이 들어온 것. 잠시 망설였지만 김 교수는 결국 보디빌딩에 도전하기로 했다. 운동 기간은 16주로 잡았다. 앞의 13주 동안 매일 3시간씩 운동했다. 헬스클럽의 장비를 이용해 근력 운동을 1시간 정도 했다. 길게는 1시간 반까지 근력 운동을 했지만 그보다는 유산소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마지막 3주 동안에는 운동 강도를 더 높여 매일 5, 6시간씩 운동했다. 이때도 유산소 운동의 비중을 높였다. 보디빌딩이라 하면 당연히 근력 운동의 비중이 높을 것 같은데 의외다. 김 교수는 “남자와 여자의 운동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남자들은 주로 근육을 울퉁불퉁하게 키우는 ‘벌크 업’이 목표이기 때문에 고강도의 근력 운동이 필수다. 반면 여자들은 불필요한 지방을 빼서 근육을 팽팽하게 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여자들은 16주 안에 복근이 팽팽하게 보일 정도로 몸매를 만들 수 있다. 남자라면 16주 안에 벌크 업 하는 것이 불가능하단다. 16주 동안 김 교수는 병원과 헬스클럽, 집만 오갔다. 그만큼 운동에 집중했다. 그 결과 탄탄한 몸매를 얻을 수 있었다. 보디빌더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심지어 보디빌딩 대회까지 나갔다. 김 교수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에 성공하고 나니 모든 것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후로 김 교수는 보디빌딩을 중단했다. 체중은 유지하지만 일부러 근육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초콜릿 복근도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다시 보디빌딩을 할 의향도 없다고 한다. 나아가 보디빌딩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했다. 보디빌딩이 몸매를 예쁘게 해 줄 수는 있어도 건강까지 좋게 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 보디빌딩을 하다 보면 근육을 도드라지게 보이기 위해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할 때가 많다고 했다. 이를테면 대회에 나가기 전 이틀 동안은 거의 물을 마시지 못했다. 몸 안의 수분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마저도 몸에 좋지 않은데 한증막 같은 곳에서 땀을 더 뺐다. 김 교수는 “이런 걸 반복하다 보면 콩팥에 손상이 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단기간에 운동량을 늘려놓는 것도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량은 일주일에 150~300분이다. 보디빌딩을 하면 이 운동량을 하루에 끝내버린다. 이 경우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나와 몸을 해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김 교수는 “보디빌딩은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지만 건강을 챙기려는 목적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 라이프스타일 의학으로 건강관리 김 교수는 자신만의 건강 철학이 따로 있다고 했다. 매일매일 조금씩 더 건강해지는 것. 김 교수는 이를 ‘라이프스타일 의학’이라 불렀다. 미국에서 비롯된 이 학문은 예방의학의 일종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것. 김 교수는 이 학문을 배우기 위해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에 연수를 가기도 했다. 김 교수는 “운동과 식이요법 등에 대해 전반적인 작전을 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 교수에게도 ‘작전’이 필요했다. 김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통통한 편이었고, 그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일부러 헐렁한 옷만 골라 입었고, 색상도 검은색을 선호했다. 의대에 들어간 후로도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했다. 운동할 시간도 없었고, 식습관도 엉망이었다. 특히 탄수화물을 많이 먹었다. 아침에는 달콤한 빵과 떡을 주로 먹었고, 국수도 엄청 좋아했다. 먹는 속도도 빨라서 과식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둘째 아이를 낳은 다음부터는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운동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여러 운동을 섭렵했다. 수영도 했고, 테니스도 했으며, 심지어 폴 댄스까지 했다. 하지만 대부분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지겨워서 그런 적도 있고, 나름대로 충분히 관리했는데 운동 효과가 없어서 포기한 적도 있다. 이렇게 자신을 돌아본 후에 체계적으로 작전을 짰다. 라이프스타일 의학을 배우면서 스스로 체험에 돌입한 것. 그 결과 연수를 마칠 때쯤에는 옷 사이즈가 조금 줄어 있었다. 신체를 측정해보니 근육의 양이 늘어나 있었다. 김 교수는 “라이스프타일 의학에서는 △운동 △식이 △수면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 6개 분야로 나눠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흡연자이기 때문에 5개 분야에서 목표를 정하고 이행했다. 먼저 운동 분야. 1시간 유산소 운동에 30~40분 근력 운동을 했다. 가급적 1주일에 3회 이상 유지하려고 했으며 지금도 그러고 있다. 식이 분야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드레싱 없이 채소를 먹기 시작했다. 소금은 완전히 퇴출시켰다. 매콤한 청양고추로 대체하긴 했지만 소금 없이 음식 맛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3주가 고비였다. 그 고비를 넘기고 3개월을 버티니 심심한 맛에 익숙해졌다. 6개월이 지난 후로는 그 맛을 즐기게 됐단다. 김 교수는 “채소나 멸치 등에 나트륨 성분이 들어있다. 소금을 전혀 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충분한 소금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락도 싸가지고 다녔다.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 도시락 메뉴는 귀리밥에 드레싱 없는 채소, 두부조림, 우거지, 멸치, 콩나물이었다. 수면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하루 5, 6잔을 마시던 커피를 1잔으로 줄였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재미있는 일에 도전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보디빌딩도 이런 계획에 따라 도전했던 것. 요즘에는 팬 플루트를 배우고 있다. 김 교수는 “1년에 한 개 정도는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너무 피곤할 때 집에서 와인 한 잔 정도를 마신다. 최근에는 그것마저도 완전히 끊었다. 김 교수는 “습관을 고치겠다고 결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에 나쁜 습관 목록을 만든 뒤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3개월 동안 고치면 된다. 단, 여러 개를 동시에 고치겠다고 달려들지는 말라고 한다. 그랬다가는 하나도 고치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단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중년 이후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근육이 감소한다. 따라서 평소에도 근력 운동을 해 주는 게 좋다. 특히 척추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코어 근육’을 키워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김선신 교수가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을 추천했다. ① 누워서 무릎 밀기 천장을 보고 누운 뒤 무릎을 굽힌 상태로 들어올린다. 굳이 직각 상태를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허리는 살짝 바닥에서 뜨게 한다. 엉덩이는 당기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이 상태에서 두 손으로 무릎을 민다. 반대로 무릎은 몸쪽으로 끌어당긴다. 5초씩 5세트를 반복한다. 복근 강화에 좋다. ② 짐볼 스트레칭 짐볼을 준비한다. 짐볼이 없다면 딱딱한 의자로 대체해도 좋다. 머리를 짐볼에 대고 다리를 십일 자로 벌린 상태에서 허리를 들어올린다. 이때 무릎이 벌어지지 않도록 발에 힘을 준다. 이 동작이 익숙해지면 한 발을 들어올린다. 배와 등 근육 강화에 좋다. 5초씩 5세트 반복. ③ 옆으로 다리 들기 고무 밴드를 준비한다. 고무 밴드를 묶어 허벅지에 건다. 정면을 보고 선 뒤 한쪽 발을 그대로 위로 들어올린다. 이때 골반에 힘을 준다. 단, 다리를 들어올리면서 몸에 반동을 줘서는 안 된다. 들어올린 상태에서 다리를 멈추면 운동 효과가 커진다. 힘들면 벽을 짚고 운동해도 좋다. 엉덩이와 허리 근육 강화에 좋다. 왼쪽과 오른쪽 번갈아가면서 5회씩 5세트. ④ 계단 제대로 오르기 계단 오르기는 다리 근력 강화에 좋다. 다만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무릎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계단을 오르는 요령을 알아둬야 한다. 우선 발부터 내딛는다. 발이 바닥에 닿으면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인 자세를 만든다. 이어 엉덩이와 허벅지에 힘을 주면서 계단을 오른다. 계단에서 내려갈 때 무릎에 더 무리가 갈 수 있다. 가급적 계단 내려가기는 피하도록 한다.}

국제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크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영어 교육 때문이다. 국내 학교에 비해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영어 수준이 전반적으로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어떤 학생들은 미국 현지인 수준으로 영어를 익숙하게 구사한다. 도대체 비결이 뭘까. 미국식 영어 교육과 글쓰기 교육을 하는 국제학교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t. Johnsbury Academy Jeju·SJA Jeju)’의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 학교의 카를라 차베스 초등부 교감과 에이프릴 블랙 리터러시 코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SJA Jeju는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설립된 첫 번째 미국 국제학교다. 미국 본교는 1842년에 설립됐다. 100% 몰입형 영어 교육 시행 SJA Jeju는 초등부 1∼5학년을 대상으로 EAL(English as an Additional Language)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에 대해 차베스 교감은 “무엇보다 100% 영어 몰입 교육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의 일반 초등학교에서도 영어 교육을 진행한다. 하지만 학부모의 만족도가 크게 높지는 않다. 교실에서의 수업만으로는 아이들의 영어 실력이 향상되기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학원을 따로 다니는 아이가 많다. SJA Jeju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EAL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차베스 교감은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푸시 인(Push-in) 모델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푸시 인 모델은 모든 자원을 교실 내에 투입하는 방식을 말한다. 학생들을 따로 교실 밖으로 불러내 이런저런 수업을 하기보다는 교실 안에서 완벽하게 영어에 몰입하도록 하는 것. 가령 영어 수준이 떨어진다고 해서 추가로 따로 수업을 하는 게 아니라 교실 안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은 EAL 프로그램을 통해 채워주는 식이다.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교사들이 따로 있다. 이들이 바로 EAL 교사다. EAL 교사는 먼저 담임교사와 함께 수업을 설계한다. 이 때 학생별 영어 수준을 감안한다.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다른 만큼 각자에 맞춰 수업 내용을 정하는 것. 영어 수준이 뛰어난 아이나 영어 실력이 또래보다 살짝 처지는 아이들 모두 각자 수준에 맞게 밀착관리된다. 이를 위해 초등부에만 8명의 EAL 교사가 투입된다. 이들은 아이들을 일대일 혹은 소그룹으로 관리한다. 실제 수업 현장을 보자. 교사 1명이 학생들 전부에게 설명하는 방식의 수업이 아니다. 담임교사가 수업을 할 때 EAL 교사가 참여한다. 이와 별도로 보조교사 1명이 더 투입된다. 3명의 교사가 학생의 영어 실력에 따라 각각 맞춤형으로 관리한다. 이를테면 한쪽에서 여러 명의 학생들이 수업 활동을 하고 있을 때 다른 한쪽에서는 EAL 교사가 일대일 혹은 소규모 그룹별로 학생들을 살핀다. 수업 전후에도 EAL 교사들은 담임교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한다. 차베스 교감은 “이들은 사전에 수업내용, 강의방식, 과제설정, 학생평가 등 수업에 대해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피드백 과정을 밟는다”며 “최종 목표는 학생들의 영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EAL 교사들은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 시간에 아이들을 돕는다. 이를테면 개별 독서 시간에 학생 개개인과 만나 각자의 읽기 전략과 목표를 지도한다. 또 소그룹의 학생들과 함께 읽기 수업을 진행할 때에는 가이드 독서 레슨을 가지고 포괄적인 읽기 전략을 지도한다. 차베스 교감은 “EAL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목표한 실력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영어 몰입 환경에 노출되며 그 결과 영어 습득이 빠르고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체계적 교육을 위한 리터러시 코칭 ‘리터러시(Literacy)’는 읽기와 쓰기 능력을 말한다. 읽기와 쓰기는 긴밀하게 연관된 활동이다. 따라서 영어를 잘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야 한다. 리터러시 능력은 영어 외에도 수학, 과학 등 나머지 영역의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도 필요하다. 게다가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균형 잡힌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거나 글을 받아쓰라고 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부터 철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SJA Jeju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이 점이다. SJA Jeju는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코칭 시스템을 운영한다. 리터러시 코치인 블랙 씨는 “만 3세에서부터 초등 5학년 학생까지의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균형 잡힌 수업이 되도록 교사들을 돕는다”고 말했다. 실제 코칭은 어떻게 이뤄질까. 일단 코치인 블랙 씨가 담임교사들과 함께 수업 계획을 세운다. 코치와 교사들은 일대일로 만나거나 소규모 그룹을 형성해 수업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 플랜을 짠다. 수업을 끝낸 후 결과를 검토하는 피드백의 과정을 거친다. 이 리터러시 코칭은 6주 동안 진행된다. 한 교사 혹은 한 그룹의 코칭이 끝나면 다른 교사들이 이어 리터러시 코칭을 받는다. 코칭 내용이 현장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리터러시 코치는 수업을 관찰한다. 때로는 코치가 직접 수업을 진행하거나 코치와 교사가 함께 수업하기도 한다. 이후 코치와 교사는 수업 내용을 분석하고 토론을 거쳐 프로그램을 조정한다. 리터러시 코칭의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블랙 씨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기본 자료가 되는 것이 학생들의 데이터다. 원래 데이터와 비교해 학생들의 리터러시 능력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수시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수업 성과는 학부모들과 공유한다. 주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글짓기와 같은 것들이다. 다만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는 개인 정보로 간주해 그 누구에게도 공유하지 않고 내부 계획과 평가 자료로만 활용한다. 리터러시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커피 모닝’이란 행사를 연다. 일종의 학부모 워크숍인 이 행사를 통해 학부모들은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책은 어떻게 읽고 써야 하는지, 가정에서 어떻게 교육을 진행하는 게 좋은지 등을 공유한다. 블랙 씨는 “학부모는 학생의 리터러시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동반자다. 학부모가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지루해하면 학습 효과는 반감된다. 이 때문에 SJA Jeju는 놀이처럼 즐기는 리터러시 교육 이벤트를 지난해 진행했다. 교사들이 부스를 만들어 교육 방법을 가르쳐 준 것. 당시 차베스 교감은 ‘주사위 부스’를 만들었다. 주사위의 각 면에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는가’와 같은 질문을 적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윗면의 질문에 대답하는 게임 형식.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도 꽤 관심을 보였다. 당시 꽤 많은 학부모가 “집에서 직접 주사위를 만들어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블랙 씨 또한 ‘책갈피 부스’를 열었다. 책갈피에 ‘주인공이 누구인가’, ‘주인공은 어떤 상황에 처했는가’ 등과 같은 질문을 적어 스스로 묻고 답하는 훈련을 하도록 했다. SJA Jeju는 “호응이 너무 좋아 올해도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다”고 밝혔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어르신 교통사고 제로(ZERO) 캠페인’ 행사가 열렸다. 65세 이상 고령자 교통사고를 줄이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도로교통공단이 개최한 행사다. 행사에서는 고령자의 신체 상태를 젊은이들이 직접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행사를 주최한 도로교통공단 윤종기 이사장(사진)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통사고 발생 현황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봤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어느 정도인가.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0명(2017년 기준)인 데 반해 우리가 1.4명(2018년 기준)으로 많은 편이다. 교통 선진국에 비해 자동차 역사가 짧아 교통안전 정책이 아직까지는 미흡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있는가. “정부가 지난해부터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덕분에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년도(2017년)보다 9.7% 줄어든 3781명으로 낮아졌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3000명대로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이를 2000명대로 줄일 계획이다. 이 계획을 달성하려면 교통 약자를 존중하는 등 선진적인 교통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다. ―고령자 교통사고가 최근 늘고 있는데 실태는…? “만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14년 207만8855명에서 2018년 307만650명으로 증가했고, 매년 10% 이상씩 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843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3781명)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예방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는 만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면허 갱신 및 적성검사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 또 도로교통공단은 면허 갱신 시 따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 교육을 시행한다. 다만 대중교통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의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은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 같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65세 이상의 고령운전자는 4만3449명이다. 벌써 지난해 전체 수치(1만1913명)의 3배를 넘었다. 공단은 50년 넘게 차를 운전했지만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한 배우 양택조 씨를 ‘고령운전자 교통안전 홍보대사’로 위촉했으며 이달 1일 행사에서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교통안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의 운전능력이 의심된다면 모두의 안전을 위해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면허증 반납자에게는 현재 40여 개 지방자치단체가 10만 원 상당의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공단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교통안전 대책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9월 19일 일본 후쿠오카 구루메 성마리아병원 관계자들이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구루메 성마리아병원은 암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방한의 목적. 당시 일본 병원 관계자들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의 시설 인프라와 빅데이터 구축, 다학제 협진 시스템 등에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2009년 설립됐다. 올해 건립 만 10년을 맞았다. 의료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병원 관계자들이 극찬을 하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 철저한 다학제 협진 시스템 63세의 여성 A 씨는 수술이 불가능한 4기 위암 판정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의료진이 모여 치료 방법을 논의했다. 바로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다. 각 진료과 영역을 넘어 여러 분야의 의사들이 모여 치료방법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필요할 경우 환자와 가족도 참여시켜 회의를 연다. 수차례 협진 회의를 통해 치료 방법을 결정했다. 먼저 표적항암치료를 했다. 경과를 지켜본 뒤 다시 회의를 가졌다. 위암의 크기가 좀 작아졌으니 수술이 가능할 것 같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암이 발생한 부위와 전이된 부위에 대한 수술을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A 씨는 이후로도 표적항암제 치료를 몇 번 더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암이 재발하지 않고 있는 상황. 이런 결과를 만들기까지 의료진이 실시한 회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A 씨 같은 사례는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에서 드물지 않다. 센터별로 최소한 5명 이상의 각 진료과 교수들이 매주 2회씩 협진 회의를 한다. 지난해의 경우 다학제 협진 회의가 총 527회 열렸으며 이 중 262회에는 가족이나 환자가 참여했다. 이 회의에서 논의된 환자는 2735명이나 된다. 서울성모병원은 암병원이 설립되기 전인 2005년부터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가동했다. 윤승규 암병원장은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경험한 환자와 가족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또 치료효과도 높기 때문에 우리 병원이 가장 경쟁력을 가진 부분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학제 협진 시스템 효과는 가장 먼저 이 시스템을 도입한 폐암센터의 진료 실적에서 확인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7%였지만 2005∼2011년에는 35%로 껑충 뛰었다. ○ 치료만큼 환자 케어도 중요 69세의 여성 B 씨는 최근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 바로 전날 B 씨는 당연히 금식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실제로 대부분 수술할 경우 전날 6∼10시간 정도의 금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수술한 후에도 가스가 빠질 때까지는 금식하라고 한다. 하지만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의료진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미리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 후 수술 2시간 전까지 탄수화물 보충음료를 먹도록 했다. 수술이 끝난 후에도 4시간이 지나면 물을 마시게 했고, 다음 날부터는 바로 죽을 제공했다. B 씨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하루 3회 껌 씹기를 하고 15분 이상 걸었다. 조금은 낯선 이 방식은 이 병원이 2017년 도입한 조기회복 프로그램 ‘이라스(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에 따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화 기능을 촉진시켜 가스 배출을 빨리 하게 한다는 것. 실제로 B 씨 또한 수술 후 3일 만에 퇴원했다. 병원이 신경 쓰는 대목이 또 있다. 바로 암 환자의 영양 상태다. 암 환자의 식단은 치밀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가령 간 수술을 받았다면 고깃국 같은 고단백 식품을 먹으면 혼수상태가 될 수도 있다. 암 종류에 따라 식단도 달라야 한다. 문제는 보호자가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 병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 환자용 음식인 ‘닥터의 도시락’을 곧 선보인다.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암 환자 치료식인 셈이다. 윤 병원장은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이 도시락을 만든 게 아니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스스로 치료를 하도록 돕자는 뜻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의료 빅데이터 구축이 미래 성장 동력 윤 병원장은 “사실 거의 모든 대학병원의 암치료는 비슷하다. 근거중심의학을 따르며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따른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이 시행하는 표적치료, 면역치료, 최소침습치료 등이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구축과 활용은 병원마다 대응하는 관점이 다르다. 윤 병원장은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적극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위암, 간암, 유방암, 전립샘암에 대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레지스트리)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놓았다. 추가로 폐암 레지스트리가 올해 안으로 구축된다. 나아가 향후 3년 이내에 모든 암의 레지스트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윤 병원장은 “이 레지스트리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다. 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치료 기간을 단축하는 등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상당히 많다”며 “결과적으로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로 만드는 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올해 6월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조직검사를 할 경우 그 전에는 슬라이드를 현미경으로 일일이 들여다보고 진단을 내렸다. 이 슬라이드를 디지털화함으로써 병리과 의사뿐 아니라 모든 의사가 자기 진료실에서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윤 병원장은 “이 시스템을 다른 지역의 성모병원과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먼 지역의 환자 조직 검사 결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은평성모병원과는 실제로 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의 대표적 6개 센터▼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총 11개 질환별 협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6개 센터를 소개한다. 5년이상 생존율 하버드대병원 능가 - 위암센터환자의 상태에 따라 내시경, 복강경, 로봇 수술 등 맞춤형으로 치료한다. 최근에는 위를 보존하면서 수술 부위를 더욱 최소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송 교수팀이 미국 하버드대병원과 공동으로 위암 수술을 받은 1만6600여 명의 생존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의 81.6%가 5년 이상 생존했다. 반면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백인은 39.2%만이 5년 이상 생존했다. 서울성모병원의 치료 성적은 하버드대병원을 능가했다. 이 논문은 위암 분야의 저명한 국제 저널 ‘Gastric Cancer’에 실렸다. 고령환자 심각한 수술합병증 단 5% - 대장암센터이 센터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83.9%로 국가 평균 76.3%를 웃돈다. 대장암에 복강경 수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병원으로 꼽힌다. 또한 수술 전 항암방사선 동시 치료요법을 통해 항문 보존 확률을 높이고 있다. 수술 전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케어 시스템인 이라스 클리닉도 이 병원의 큰 특징이다. 이명아 종양내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고령 환자 수술에서 강점을 보인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가톨릭대병원 4곳에서 2007∼2017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85세 이상의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수술 후 심각한 합병증은 5%에 불과했다. 수술부위 최소화하는 VATS 도입 - 폐암센터협진 시스템이 특히 우수하다. 2005년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폐암 협진팀을 가동했다. 요즘에는 최신 치료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인 비디오흉강경(VATS) 수술을 도입했다. 문석환 흉부외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문 교수는 흉막이나 복막에 발생하는 난치암인 악성중피종 전문 클리닉을 국내 처음으로 운영하고 있다. 악성중피종은 석면에 노출되는 직업 종사자들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신약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보통 제1상 연구라 한다. 시설 인프라와 인력 수준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연구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을 제1상 임상연구병원으로 선정했다.간 이식후 5년 생존율 세계 최고 - 간담췌암센터간암, 담도암, 췌장암을 주로 다루는 센터다. 이 수술 모두에 복강경을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을 주로 시행한다. 홍태호 간담췌외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간암 치료의 경우 최근 항암약물을 암 부위에 투입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미세구 색전술’을 도입했다. 이 치료법으로 환자들이 생존 기간을 평균 7개월 늘렸고, 사망률은 3분의 1로 낮아졌다. 2017년 4월 1000번째 간이식에 성공했으며 곧 1200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간이식 성공률은 국내 평균 89.5%를 넘어 95%까지 끌어올렸다. 서울성모병원의 간이식 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5%, 생존기간은 평균 8.5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2017년에는 현재 암 병원장으로 있는 윤승규 교수가 간암 가상세포시스템을 개발해 불필요한 반복 실험을 단축시키고 표적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복강경 이용 신장적출 국내 첫시행 - 비뇨기암센터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 수술 분야에서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복강경을 이용해 신장을 적출하는 수술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행했다. 방광암 수술에서도 처음으로 복강경을 도입했다. 2009년부터는 로봇 수술을 시행했고, 최근 1500건을 돌파했다. 홍성후 비뇨의학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전립샘암을 진단하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영상을 혼합해 진단하는 첨단 시스템(MR·TRUS Fusion biopsy system)을 도입했다. 신장 수술에서는 가급적 신장 전체를 제거하지 않고 암만 절제한다. 깊이 침투한 침윤성 방광암의 경우에는 인공방광을 만들어 삶의 질을 높인다. 자가조직으로 유방 재건 성공률 99% - 유방암센터이 센터의 유방암 수술은 매년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에만 800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올 6월 외래 진료 공간을 확대하기도 했다. 박우찬 유방외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유방암 수술에서는 치료 성적도 중요하지만 미용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유방 재건 수술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환자의 상태에 맞춤형으로 자가 조직을 이용하거나 보형물을 삽입한다. 자가 조직을 이용한 유방 재건 수술의 성공률은 99.7%에 이른다. 환자가 한 번의 병원 방문으로 임상진찰에서 유방촬영, 초음파, 조직검사를 받을 수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9월 19일 일본 후쿠오카 구루메 성마리아 병원 관계자들이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구루메 성마리아 병원은 암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방한의 목적. 당시 일본 병원 관계자들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의 시설 인프라와 빅데이터 구축, 다학제 협진 시스템 등에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2009년 설립됐다. 올해 건립 만 10년을 맞았다. 의료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병원 관계자들이 극찬을 하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 철저한 다학제 협진 시스템 63세의 여성 A씨는 수술이 불가능한 4기 위암 판정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의료진이 모여 치료 방법을 논의했다. 바로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다. 각 진료과 영역을 넘어 여러 분야의 의사들이 모여 치료방법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필요할 경우 환자와 가족도 참여시켜 회의를 연다. 수차례 협진 회의를 통해 치료 방법을 결정했다. 먼저 표적항암치료를 했다. 경과를 지켜본 뒤 다시 회의를 가졌다. 위암의 크기가 좀 작아졌으니 수술이 가능할 것 같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암이 발생한 부위와 전이된 부위에 대한 수술을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A씨는 이후로도 표적항암제 치료를 몇 번 더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암이 재발하지 않고 있는 상황. 이런 결과를 만들기까지 의료진이 실시한 회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A씨와 같은 사례는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에서 드물지 않다. 센터별로 최소한 5명 이상의 각 진료과 교수들이 매주 2회씩 협진 회의를 한다. 지난해의 경우 다학제 협진 회의가 총 527회 열렸으며 이 중 262회에는 가족이나 환자가 참여했다. 이 회의에서 논의된 환자는 2735명이나 된다. 서울성모병원은 암병원이 설립되기 전인 2005년부터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가동했다. 윤승규 암병원장은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경험한 환자와 가족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또 치료효과도 높기 때문에 우리 병원이 가장 경쟁력을 가진 부분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학제 협진 시스템 효과는 가장 먼저 이 시스템을 도입한 폐암 센터의 진료 실적에서 확인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7%였지만 2005~2011년에는 35%로 껑충 뛰었다. ●치료만큼 환자 케어도 중요 69세의 여성 B씨는 최근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 바로 전날, B씨는 당연히 금식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실제로 대부분 수술할 경우 전날 6~10시간 정도의 금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수술한 후에도 가스가 빠질 때까지는 금식하라고 한다. 하지만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의료진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미리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 후 수술 2시간 전까지 탄수화물 보충음료를 먹도록 했다. 수술이 끝난 후에도 4시간이 지나면 물을 마시게 했고, 다음날부터는 바로 죽을 제공했다. B씨는 의료진의 지시에 다라 하루 3회 껌 씹기를 하고 15분 이상 걸었다. 조금은 낯선 이 방식은 이 병원이 2017년 도입한 조기회복프로그램 ‘이라스(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에 따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화 기능을 촉진시켜 가스 배출을 빨리 하게 한다는 것. 실제로 B씨 또한 수술 후 3일 만에 퇴원했다. 병원이 신경 쓰는 대목이 또 있다. 바로 암 환자의 영양 상태다. 암 환자의 식단은 치밀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가령 간 수술을 받았다면 고깃국 같은 고단백 식품을 먹으면 혼수상태가 될 수도 있다. 암 종류에 따라 식단도 달라야 한다. 문제는 보호자가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 병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 환자용 음식인 ‘닥터의 도시락’을 곧 선보인다.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암 환자 치료식인 셈이다. 윤 병원장은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이 도시락을 만든 게 아니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스스로 치료를 하도록 돕자는 뜻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빅데이터 구축이 미래 성장 동력 윤 병원장은 “사실 거의 모든 대학병원의 암치료는 비슷하다. 근거중심의학을 따르며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따른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이 시행하는 표적치료, 면역치료, 최소침습치료 등이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구축과 활용은 병원마다 대응하는 관점이 다르다. 윤 병원장은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적극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위암, 간암, 유방암, 전립샘암에 대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레지스트리)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놓았다. 추가로 폐암 레지스트리가 올해 안으로 구축된다. 나아가 향후 3년 이내에 모든 암의 레지스트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윤 병원장은 “이 레지스트리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다. 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치료 기간을 단축하는 등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상당히 많다”며 “결과적으로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로 만드는 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올해 6월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조직검사를 할 경우 그 전에는 병리과 의사가 슬라이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진단을 내렸다. 이 슬라이드를 디지털화함으로써 병리과 의사 뿐 아니라 모든 의사들이 자기 진료실에서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윤 병원장은 “이 시스템을 다른 지역의 성모병원과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먼 지역의 환자 조직 검사 결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은평성모병원과는 실제로 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총 11개 질환별 협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6개 센터를 소개한다. ●위암센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내시경, 복강경, 로봇 수술 등 맞춤형으로 치료한다. 최근에는 위를 보존하면서 수술 부위를 더욱 최소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송 교수팀이 미국 하버드대병원과 공동으로 위암 수술을 받은 1만6600여 명의 생존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의 81.6%가 5년 이상 생존했다. 반면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백인은 39.2%만이 5년 이상 생존했다. 서울성모병원의 치료 성적은 하버드대병원을 능가했다. 이 논문은 위암분야의 저명한 국제 저널 ‘Gastric Cancer’에 실렸다. ●대장암센터 이 센터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83.9%로 국가 평균 76.3%를 웃돈다. 대장암에 복강경 수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병원으로 꼽힌다. 또한 수술 전 항암방사선 동시 치료요법을 통해 항문 보존 확률을 높이고 있다. 수술 전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케어 시스템인 이라스 클리닉도 이 병원의 큰 특징이다. 이명아 종양내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고령 환자 수술에서 강점을 보인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4개 가톨릭대병원에서 2007~2017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85세 이상의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수술 후 심각한 합병증은 5%에 불과했다. ●폐암센터 협진 시스템이 특히 우수하다. 2005년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폐암 협진팀을 가동했다. 요즘에는 최신 치료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인 비디오흉강경(VATS) 수술을 도입했다. 문석환 흉부외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문 교수는 흉막이나 복막에 발생하는 난치암인 악성중피종 전문 클리닉을 국내 처음으로 운영하고 있다. 악성중피종은 석면 에 노출되는 직업 종사자들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신약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보통 제1상 연구라 한다. 시설인프라와 인력 수준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연구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을 제1상 임상연구병원으로 선정했다. ●간담췌암센터 간암, 담도암, 췌장암을 주로 다루는 센터다. 이 수술 모두에 복강경을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을 주로 시행한다. 홍태호 간담췌외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간암 치료의 경우 최근 항암약물을 암 부위에 투입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미세구 색전술’을 도입했다. 이 치료법으로 환자들이 생존 기간을 평균 7개월 늘렸고, 사망률은 3분의 1로 낮아졌다. 2017년 4월 1000번째 간이식에 성공했으며 곧 1200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간이식 성공률은 국내 평균 89.5%를 넘어 95%까지 끌어올렸다. 서울성모병원의 간이식 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5%, 생존기간은 평균 8.5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2017년에는 현재 암 병원장으로 있는 윤승규 교수가 간암 가상세포시스템을 개발해 불필요한 반복 실험을 단축시키고 표적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비뇨기암센터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 수술 분야에서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복강경을 이용해 신장을 적출하는 수술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행했다. 방광암 수술에서도 처음으로 복강경을 도입했다. 2009년부터는 로봇 수술을 시행했고, 최근 1500건을 돌파했다. 홍성후 비뇨의학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전립샘암을 진단하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영상을 혼합해 진단하는 첨단 시스템(MR/TRUS Fusion biopsy system)을 도입했다. 신장 수술에서는 가급적 신장 전체를 제거하지 않고 암만 절제한다. 앞이 깊이 침투한 침윤성 방광암의 경우에는 인공방광을 만들어 삶의 질을 높인다. ●유방암센터 이 센터의 유방암 수술은 매년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에만 800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올 6월 외래 진료 공간을 확대하기도 했다. 박우찬 유방외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유방암 수술에서는 치료 성적도 중요하지만 미용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유방 재건 수술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환자의 상태에 맞춤형으로 자가 조직을 이용하거나 보형물을 삽입한다. 자가 조직을 이요한 유방 재건 수술의 성공률은 99.7%에 이른다. 환자가 한 번의 병원 방문으로 임상진찰에서 유방촬영, 초음파, 조직검사를 받을 수 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공립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울나래학교가 올해 9월 문을 열었다. 27개 학급, 66명의 지체장애학생이 다닌다. 서울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문을 연 것은 2003년 서울경운학교 이후 16년 만의 일이다.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부분 같은 교실에서 배우게 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70% 정도만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선진국 통합교육 현장을 취재했다.》 “장애아의 엄마라는 막연한 죄책감에 갇혀 있던 제가 삶의 희망을 얻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이은경 씨(39)는 가족과 함께 올 3월 캐나다로 떠났다.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둘째 아이(10)의 교육을 위해서다. 아이는 특수학급(도움반)이 없는 일반학교에 다녔는데, 좀처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캐나다를 택한 건 교육 환경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7개월이 흐른 지금 이 씨는 “학교에서 늘 좌절을 겪던 둘째 아이가 달라졌어요. 우리 가족도 장애가 마냥 우울해할 일도 아니고 그 누구의 죄도 아니란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선진국에 살아보니 이 씨는 한국 장애인 교육의 현실에 대해 “모든 학교에 도움반이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장애 학생에게 필요한 개별 지도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보조 교사 수급도 현실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장애인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는 어땠을까. 이 씨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팀이 별도로 운영된다. 아이와의 면담, 설문을 통해 학습, 심리, 정서, 사회성 등 각 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교육 과정을 만든다. 이 씨는 “교육청 차원에서 교육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받았다”며 “경제적 부담 없이 양질의 장애 교육을 누리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도 차이가 컸다. 이 씨는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하루에도 수차례 접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테이블이 3개 있는 카페라면 그중 하나는 반드시 장애인 전용석이다.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따로 배정돼 있고, 장애 학생만을 위한 등하교 셔틀도 운영한다. 물론 장애 교육 선진국이라 해도 미흡한 점은 있다. 이 씨의 둘째 아이는 처음에는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들었지만 언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을 학기부턴 홈 스쿨링을 하고 있다. 행정 처리가 다소 늦은 것도 단점이다. 이 씨는 “장기 유학, 이민 등의 계획이 있다면 현지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씨 가족은 만 1년의 현지 생활을 마치면 귀국할 계획이다.○ “장애인 차별은 범죄다” 한국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의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 수준은 낮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2019년 현재 13.9%에 불과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이런 의식 수준은 그대로 나타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현상이 적잖게 발생한다. 사실 서울나래학교가 개교할 수 있었던 건 행운에 가까웠다. 주변 지역에 거주민이 적었기 때문에 행정예고 3년 만에 개교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다.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의 경우 2013년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지역 주민의 민원 때문에 개교가 연기된 상태다. 건립 계획을 2012년 세운 서울 중랑구 동진학교는 이보다 더 심해 아직 학교 터도 정하지 못했다. 취재팀이 이런 국내 상황을 장애 교육 선진국의 교육 당국자들에게 들려주고 소감을 물었다. 그들은 대부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장애를 문제로 교육 시설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핀란드 국립교육연구소 교육카운슬러 리야 팜크비스트 씨는 “극히 소수의 학부모가 장애 시설을 반대하거나 장애인에게 교육투자를 너무 많이 한다고 불만을 표시할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애 차별을 반대하는 공감대가 커서 장애 시설을 반대하는 부모가 머쓱해질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와 비장애 아동을 어릴 때부터 같은 공간에서 학습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프랑스 장애아동특수교육 국립연구원(INSHEA)의 자크 미쿠로빅 원장은 “프랑스는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는 ‘포용교육’을 목표로 한다. 포용교육이란 장애 아동들도 장애 정도에 맞춰 최대한 가능한 범위에서 비장애 아동과 함께 일반 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이 높이 평가하는 대목은 유치원에서부터 장애와 비장애 차별이 없는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8년째 살고 있는 윤모 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는 장애인과 다른 인종에 대해 편견이 있었는데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그런 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팜크비스트 씨는 “아이들은 장애를 문제로 차별하는 일이 없고, 모든 것은 어른들의 편견일 뿐이다”라며 “그 편견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일상에서부터 통합교육 어렸을 때부터 장애·비장애 구분 없는 통합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선진국 교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국내에도 이런 사례가 있다. 초중고교 일반 학교에 특수교사를 파견해 일반 교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며 장애아동을 도와주는 ‘정다운 학교’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정다운 학교는 전국에 74곳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교실에서 배우도록 하는 통합교육 수준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다. 2019년 현재 특수교육대상자 9만2958명 가운데 71.6%(6만6499명) 정도만 일반학교에 다니며 통합교육을 받을 뿐이다. 선진국에서는 극히 중증 장애인을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통합교육만 받도록 하고 있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도 한국은 대상자의 70∼80%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일상적으로 통합 노력이 이뤄진다. 프랑스 파리 장조레스 초등학교에서 일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 쥘리에트 안 씨는 “정신 장애 아이들도 적응기를 거치면 어려운 프랑스어 과목 등을 제외한 체육, 미술 수업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교육을 받는 게 필요하며 실제로 이렇게 했을 때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 학생을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교육청 통합트레이닝 담당자 엘리 호 씨는 “미국이라고 장애 차별 문제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장애와 비장애 통합교육은 인권 및 사회적 정의와 관련돼 있다는 인식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기에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 장애 학생의 94.7%가 일반 학급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 밖에도 다양한 통합교육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특수학교 ‘사이프레스 프라이머리 스쿨’의 네이선 예이츠 특수교사는 “장애 학생이 담당 교사와 함께 매주 두 차례 인근 식품점, 레스토랑 등에 가는 적응 훈련을 한다”며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차별을 막기 위해 해당 가게와는 사전 협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는 매주 2차례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음악 수업, 야외활동 수업 등 통합교육을 진행한다. 수업의 커리큘럼 또한 교육보다는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다.헬싱키=김상훈 corekim@donga.com / 페털루마·새너제이=강홍구 / 파리=황태훈 기자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공립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울나래학교가 올해 9월 문을 열었다. 27개 학급, 66명의 지체장애학생이 다닌다. 서울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문을 연 것은 2003년 서울경운학교 이후 16년 만의 일이다.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부분 같은 교실에서 배우게 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70% 정도만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선진국 통합교육 현장을 취재했다. “장애아의 엄마라는 막연한 죄책감에 갇혀 있던 제가 삶의 희망을 얻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이은경 씨(39)는 가족과 함께 올 3월 캐나다로 떠났다.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둘째 아이(10)의 교육을 위해서다. 아이는 특수학급(도움반)이 없는 일반학교에 다녔는데, 좀처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캐나다를 택한 건 교육 환경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7개월이 흐른 지금 이 씨는 “학교에서 늘 좌절을 겪던 둘째 아이가 달라졌어요. 우리 가족도 장애가 마냥 우울해할 일도 아니고 그 누구의 죄도 아니란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선진국에 살아보니 이 씨는 한국 장애인 교육의 현실에 대해 “모든 학교에 도움반이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장애 학생에게 필요한 개별 지도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보조 교사 수급도 현실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장애인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는 어땠을까. 이 씨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팀이 별도로 운영된다. 아이와의 면담, 설문을 통해 학습, 심리, 정서, 사회성 등 각 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교육 과정을 만든다. 이 씨는 “교육청 차원에서 교육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받았다”며 “경제적 부담 없이 양질의 장애 교육을 누리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도 차이가 컸다. 이 씨는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하루에도 수차례 접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테이블이 3개 있는 카페라면 그중 하나는 반드시 장애인 전용석이다.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따로 배정돼 있고, 장애 학생만을 위한 등하교 셔틀도 운영한다. 물론 장애 교육 선진국이라 해도 미흡한 점은 있다. 이 씨의 둘째 아이는 처음에는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들었지만 언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을 학기부턴 홈 스쿨링을 하고 있다. 행정 처리가 다소 늦은 것도 단점이다. 이 씨는 “장기 유학, 이민 등의 계획이 있다면 현지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씨 가족은 만 1년의 현지 생활을 마치면 귀국할 계획이다.● “장애인 차별은 범죄다” 한국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의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 수준은 낮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2019년 현재 13.9%에 불과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이런 의식 수준은 그대로 나타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현상이 적잖게 발생한다. 사실 서울나래학교가 개교할 수 있었던 건 행운에 가까웠다. 주변 지역에 거주민이 적었기 때문에 행정예고 3년 만에 개교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다.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의 경우 2013년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지역 주민의 민원 때문에 개교가 연기된 상태다. 건립 계획을 2012년 세운 서울 중랑구 동진학교는 이보다 더 심해 아직 학교 터도 정하지 못했다. 취재팀이 이런 국내 상황을 장애 교육 선진국의 교육 당국자들에게 들려주고 소감을 물었다. 그들은 대부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장애를 문제로 교육 시설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핀란드 국립교육연구소 교육카운슬러 리야 팜크비스트 씨는 “극히 소수의 학부모가 장애 시설을 반대하거나 장애인에게 교육투자를 너무 많이 한다고 불만을 표시할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애 차별을 반대하는 공감대가 커서 장애 시설을 반대하는 부모가 머쓱해질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와 비장애 아동을 어릴 때부터 같은 공간에서 학습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프랑스 장애아동특수교육 국립연구원(INSHEA)의 자크 미쿠로빅 원장은 “프랑스는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는 ‘포용교육’을 목표로 한다. 포용교육이란 장애 아동들도 장애 정도에 맞춰 최대한 가능한 범위에서 비장애 아동과 함께 일반 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이 높이 평가하는 대목은 유치원에서부터 장애와 비장애 차별이 없는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8년째 살고 있는 윤모 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는 장애인과 다른 인종에 대해 편견이 있었는데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그런 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팜크비스트 씨는 “아이들은 장애를 문제로 차별하는 일이 없고, 모든 것은 어른들의 편견일 뿐이다”라며 “그 편견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일상에서부터 통합 교육 필요 어렸을 때부터 장애·비장애 구분 없는 통합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선진국 교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국내에도 이런 사례가 있다. 초중고교 일반 학교에 특수교사를 파견해 일반 교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며 장애아동을 도와주는 ‘정다운 학교’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정다운 학교는 전국에 74곳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교실에서 배우도록 하는 통합교육 수준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다. 2019년 현재 특수교육대상자 9만2958명 가운데 71.6%(6만6499명) 정도만 일반학교에 다니며 통합교육을 받을 뿐이다. 선진국에서는 극히 중증 장애인을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통합교육만 받도록 하고 있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도 한국은 대상자의 70~80%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일상적으로 통합 노력이 이뤄진다. 프랑스 파리 장조레스 초등학교에서 일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 쥘리에트 안 씨는 “정신 장애 아이들도 적응기를 거치면 어려운 프랑스어 과목 등을 제외한 체육, 미술 수업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교육을 받는 게 필요하며 실제로 이렇게 했을 때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 학생을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교육청 통합트레이닝 담당자 엘리 호 씨는 “미국이라고 장애 차별 문제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장애와 비장애 통합교육은 인권 및 사회적 정의와 관련돼 있다는 인식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기에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 장애 학생의 94.7%가 일반 학급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 밖에도 다양한 통합교육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특수학교 ‘사이프레스 프라이머리 스쿨’의 네이선 예이츠 특수교사는 “장애 학생이 담당 교사와 함께 매주 두 차례 인근 식품점, 레스토랑 등에 가는 적응 훈련을 한다”며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차별을 막기 위해 해당 가게와는 사전 협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는 매주 2차례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음악 수업, 야외활동 수업 등 통합교육을 진행한다. 수업의 커리큘럼 또한 교육보다는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다. 헬싱키=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페탈루마·산호세=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