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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 이상의 다자녀 부모가 두 자녀를 둔 부모보다 노년 시기에 인지 기능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산을 통해 자녀가 많아질수록 경제적 상황과 정신 건강 등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공중보건대학원과 프랑스 파리 도핀대 연구팀은 이탈리아 체코, 덴마크, 독일 등 유럽 20개국의 건강과 노령화, 은퇴 조사(SHARE) 등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적어도 두 명의 친자녀가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구성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는 두 명의 자녀를 둔 것보다 노년 시기에 인지 능력이 더 떨어졌다. 이같은 결과는 남녀 모두에게서 비슷하게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재정적 문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자녀를 낳으면 상당한 경제적 비용이 들고, 가족 소득이 감소해 생활 수준이 저하되고 재정적 걱정과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는 인지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산 기간 여성이 일하지 못해 (가계)수입이 낮아진다”고도 했다. 또 “출산·육아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고 수면 등 휴식을 취할 시간도 줄어들어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연구팀은 “자녀를 3명 이상 둔 경우 인지 기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면서 “이는 6.2년 정도의 노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유럽인이 감소하면서 노인의 인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다만 연구팀은 “(자녀가 없는 딩크족보다는) 아이를 갖는 것이 치매의 핵심 위험 요소인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 위험을 감소시키고 종종 사회적 상호 작용 등을 높여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선거운동 중 욕설한 시민을 향해 “범죄행위”라며 “다 채증돼 있으니까 조심하시라”고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19일 “아시는 분이 어쩌자고 형수께는 욕설을 내뱉으셨나”라고 비판했다. 이 전 지사는 전날 밤 인천 계양구 임학동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식당과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 인사하고 함께 셀카를 촬영하는 등 선거운동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와 윤환 계양구청장 후보도 함께 했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등을 연호하며 그를 뒤따랐다.하지만 이날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 속 이 전 지사는 골목길을 걷던 중 지나가던 차량에 탑승한 한 시민이 “아우 씨X”이라고 욕설을 내뱉자 차량을 ‘똑똑똑’ 친 뒤 다가갔다. 그는 시민을 향해 “욕하는 거 범죄행위다”라며 “다 채증돼 있으니까 조심하시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싫어하든 좋아하든 욕하는 거 안 된다”고도 했다. 시민이 “저 분이 먼저 욕했다”고 반박하자 이 전 지사는 “그런 소리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해당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욕하는 게 범죄라는 사실을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어쩌자고 형수께는 그런 상스러운 욕설을 내뱉으셨나”라면서 “유권자와 투닥이며 감정 싸움이나 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다”고 올렸다. 이어 “조금은 뒤를 생각하면서 행동하시라”고 전했다. 이 전 지사는 지난 11일에도 유세 도중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당시 계양구 일대를 돌던 이 전 지사는 한 치킨집에서 시민으로부터 “야, 계양이 호구냐. 왜 기어 왔어”라는 말을 들었다. 다만 이때는 “선생님 저 안 좋아하시는구나. 저런 사람도 있어야지. 하실 말씀 해보시라”며 다가가 시민의 말을 들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흉기를 든 강도를 상대로 강하게 저항한 편의점 직원의 모습이 공개됐다. 강도가 편의점을 빠져나가자 이 직원은 과도(果刀)와 가위 등을 들고 그를 뒤쫓기도 했다. 경찰청은 지난 17일 공식 유튜브 계정에 ‘편의점 직원을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을 요구했던 강도의 결말은’이라는 제목으로 1분 9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을 올렸다. 사건은 지난달 27일 오후 8시경 전남 무안의 한 편의점에서 발생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20대 남성 A 씨는 편의점 직원 B 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돈을 요구한다. 깜짝 놀란 B 씨가 “돈이요?”라고 되묻자 그는 흉기로 계산대 위에 올려놓은 가방을 가리키며 돈을 넣으라고 재차 소리쳤다. B 씨가 돈을 찾는 척 허리를 숙이자 A 씨는 계산대 위에 놓인 직원의 휴대전화를 가로채기도 했다. 이에 B 씨는 휴대전화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완강하게 저항했다. 그는 직원의 강한 저항에 그대로 달아났고, B 씨는 과도 등을 들고 강도를 뒤쫓아나갔다. 하지만 B 씨는 차량을 타고 도망간 강도를 잡진 못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건 발생 1시간 30여 분 만에 목포 인근에서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편의점 직원 B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무섭고 깜짝 놀랐지만, (경찰이) 일찍 와서 감사했다”고 전했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임명했다. ‘아빠 찬스’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을 또다시 미뤘다.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한 장관과 김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상태였다. 다만 국회에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한 기한이 지난 만큼 임명할 수 있는 여건은 갖췄다.이에 따라 인선이 완료된 16개 부처 장관 중 6개 부처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박진 외교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했다.윤 대통령은 정 후보자의 임명은 또다시 유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정 후보자 임명 문제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만 했다.한편 18개 부처 가운데 16곳의 장관 임명이 완료되면서 남은 부처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2개 부처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김인철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새로 인선을 해야 한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고령에도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수명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년 이후에라도 생활 패턴을 건강하게 바꾸는 노력이 수명 연장에 도움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일본 오사카대 연구팀은 일본의 40~80세 남녀 4만9021명을 20년간 추적해 건강한 생활 습관이 평균 수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일본은 국민 기대수명이 평균 84.7세(2020년 기준)로, 초고령 사회로 유명하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83.5세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이 개선 가능하다고 답한 식습관과 체질량지수(BMI), 운동량, 흡연·음주 여부, 수면 시간 등을 체크했다. 이전에는 운동과 수면 시간이 적거나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지 못했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올바르게 바꿔나간 뒤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과거에 비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 이들은 평균 수명이 최대 6년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수면 시간 증가(5.5→7.4시간) ▲다이어트·운동 등으로 적정 BMI 유지 ▲금연 ▲음주 줄이기 등이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료토 사카니와 박사는 “건강한 행동 습관을 더 많이 늘릴수록 남녀 모두에게 장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중년 이상의 나이에도 건강한 습관을 들이면 수명을 늘리는 데 결코 늦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알려주는 민간 운영 사이트인 ‘코로나 라이브’가 이달 16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이트가 운영된 지 21개월 만이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코로나 라이브 측은 17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확진자 수의 중요성이 이전에 비해 없어지고 각 지자체에서 매일 제공하는 확진자 자료들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면서 실시간 집계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면서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알렸다.코로나 라이브는 수도권에서 대규모 유행이 시작되던 2020년 8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대학생 홍준서 씨(22)가 만든 사이트다. 지난 2년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질병관리청 등이 제공한 자료(재난문자 등)를 취합해 확진자 규모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해왔다. 코로나 라이브는 그간 보는 사람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고를 받지 않은 채 후원으로만 서버를 운영했다. 서버 비용 충당 후 남은 금액은 4100여만 원. 남은 후원금과 관련해선 “기부했다. 코로나 관련 단체를 지원하는 데 먼저 사용되고 일부는 취약계층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2년 여간 해당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며 확진자 규모에 안도하거나 마음 졸이던 누리꾼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각종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는 “위드 코로나가 실감난다” “개인 능력으로 공익에 기여한 게 대단하고 마지막 기부까지 완벽하다” “덕분에 힘든 시기 잘 이겨냈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했다. 2주 만인 이달 2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하는 등 연이어 방역을 완화하고 나섰다. 오는 20일에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 해제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방역당국이 지역사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연감염 규모와 정책 근거 확보 등을 위한 대규모 항체양성률 조사에 착수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브리핑에서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지역사회의 정확한 자연감염자 규모 확인 및 유행 위험 평가를 위해 분기별 1만 명씩 대규모 항체조사를 5월부터 착수한다”고 밝혔다. 조사 참여 대상자는 전국 17개 시·도의 만 5세 이상 국민 중 지역·연령·유병률 등을 고려한 통계적 표본추출을 통해 선정된다. 다만 우편을 통한 자발적 동의에 의해 참여가 결정된다.선정된 대상자는 지역의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조사원의 가정방문에 의해 채혈을 받고 설문조사에 임하게 된다. 연구소는 채혈된 혈청으로부터 코로나19 자연감염에 따른 N(Nucleoprotien)항원, 감염 및 백신에 따른 S(Spike)항원에 대한 항체를 검출해 양성률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설문조사 문항에는 지역·연령 등 기초자료와 확진력, 백신접종력, 기저질환력 등이 포함된다.항체 양성률 조사는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과학방역의 일환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전에는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을 통해 성인 기준 1000~3000명 수준에서 항체 양성률을 조사해왔다. 가장 최근에 한 항체 양성률 조사는 지난해 11~12월 헌혈자 9896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것으로,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 양성률은 1.2%로 나타났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항체 조사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자연감염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항체 수준이 어디까지 유지되느냐를 파악할 수 있다”며 “유행을 예측하거나 예방접종의 계획·시기 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상자로 선정된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도 당부했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최근 사의를 표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53·사법연수원 26기)이 검찰을 떠나며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모두가 소통과 화합에 더 힘쓸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리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이 지검장은 이전 정부에서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친 친(親)문재인 정부 성향으로 꼽혀왔다. 이 지검장은 17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공직의 길을 마무리하려 한다. 그동안 주어진 소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온힘을 쏟았다”며 “책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고동락했던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인사했다.2000년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한 이 지검장은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 단행된 첫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맡았다. 박범계 전 법무부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에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됐고, 같은해 6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앙지검장 재직 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 윤석열 대통령 가족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더불어민주당이 ‘협치의 조건’으로 지명 철회를 요구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과거 성비위 징계 처분 등으로 논란이 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거취 문제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후보자 임명은 절차대로 진행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어제까지 (인사청문보고서가) 안 왔기 때문에 출근해서 한 번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 임명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임명 안한 장관 후보자가 몇 명 있죠”라며 “검토해보겠다”고만 했다. 하지만 ‘윤 비서관에 대해서는 당에서도 우려가 나오는데 어떻게 판단하고 계시느냐’라는 물음에 윤 대통령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른 질문 없죠? 좋은하루 보내시라”고 말한 뒤 집무실로 향했다. 현재 장관 임명이 진행되지 않은 남은 부처는 △보건복지부(정호영) △법무부(한동훈) △여성가족부(김현숙) △교육부 등 4개 부처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김인철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새로 인선을 해야 한다.윤 대령은 이르면 이날 한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시한은 전날, 김 후보자는 지난 13일까지였다. ‘아빠 찬스’ 논란이 있는 정 후보자는 임명 요건을 갖췄으나 이미 한 차례 결정을 미루는 등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카자흐스탄의 한 남성이 건물 8층 창문에 매달린 3살 여아를 목격하고는 발 빠르게 구조해 목숨을 살렸다. 네 명의 자녀를 둔 남성은 아이 구조가 시급하다는 생각에 안전 장비도 갖추지 않고 아이를 구해내면서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 사는 사빗 손탁바예프(37) 지난 11일 오전 10시 21분경 친구와 함께 출근하던 도중 한 아이가 7층 창문에 매달린 모습을 목격했다. 아이는 부모가 외출한 사이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가 추락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사빗은 망설임 없이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이의 아랫집인 7층에 도착한 그는 문을 열어달라고 한 뒤 창문을 통해 아이가 매달린 쪽으로 다가섰다. 사빗은 아이에게 손을 놓으라고 하고서는 아이를 품 안으로 받아냈다. 뒤이어 집 안에 있던 자신의 친구에게 아이를 넘겨줬다.이후 사빗은 아이의 부모도 만나지 않고 출근을 위해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뒤늦게 그의 구조 영상이 화제가 되자 현지에서는 “영웅이다” “스파이더맨”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사빗은 “나는 내 행동이 영웅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모든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나처럼) 도움을 줘야 한다”고 했다.사빗은 공로를 인정받아 브라힘 쿨심바예프 도시비상부장관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또 일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그에게 방 3칸짜리 아파트와 TV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정부가 16일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과 관련한 실무 접촉을 제의했으나 북측이 이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북측의 응답을 재촉하기 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통일부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금일 오전 11시 코로나 방역 협력과 관련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우리 측 권영세 통일부장관 명의의 대북통지문을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 부장에게 보내려고 했으나, 북측이 아직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이어 “북측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과 관련해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마스크, 진단도구 등을 제공하고, 우리 측의 방역 경험 등 기술협력도 진행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며 “이를 위한 남북간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하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긍정적으로 호응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측 응답을) 여유를 가지고 볼 필요가 있다”며 “긴밀한 협력이 끊어진 상황에서 대답하길 기다리거나 재촉하기 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또 통지문이 권 장관 명의로 보내진 것에 대해선 “이슈가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해 격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북한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의료기구·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도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 내 코로나 확산 상황 및 신속한 대응 필요성 등을 감안해 조속히 북측에 관련 제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 2년 여만인 지난 12일 오미크론 발병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내 신규 발열자는 1만8000명(12일)→17만4400명(13일)→29만6180명(14일)→39만2920명(15일)으로 연일 증가세다.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비상협의회를 소집해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한 것을 질책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색(파란색)에 가까운 하늘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입·퇴장하는 과정에서 본회의장에 자리한 여야 국회의원들과 웃으며 악수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일어선 채 윤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경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중앙통로 좌우에 자리한 의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단상에 오른 윤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고 의원들을 향해 두 번에 나눠 인사했다.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시죠”라고 말해 장내에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이 끝나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과 함께 본회의장을 한 바퀴 돌면서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다가가자 대부분 일어나서 웃으며 악수에 응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에 다가간 윤 대통령에게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대통령이 연설 뒤 본회의장을 돌며 일일이 악수 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과 악수를 다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정부와 의회 관계에서 여야가 있겠나”라며 “국회에 와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우리 민주주의와 의회주의가 발전해나가는데 한 페이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기쁘고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고도 말했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6일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과거 출간한 시집의 일부 표현이 논란이 된 데 대해 “국민들께 충분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윤 비서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선 물러날 필요까지는 없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비서관이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했던 여러 표현은 지난 20여 년간 바뀐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윤 비서관은 검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에 실린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지하철 성추행을 두고 ‘짓궂은 사내 아이들의 자유’로 표현했다. 같은 시에서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등의 구절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탁현민 비서관도 과거 책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서술한 내용이 부적절했던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던 일이 있다”면서 “윤 비서관은 시인으로 활동하며 썼던 여러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윤 비서관은 1996년과 2012년 회식 자리에서 성 비위에 연루돼 각각 인사 조치 및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중징계가 아닌 가벼운 경고 처분을 받은 건 해당 기관에서 당시 상황을 참작해 드린 판단일 것”이라고 했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참석을 요청했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전원 광주행을 독려하며 “지역통합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 당 의원들에게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당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5·18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소속 의원들은 오는 18일 오전 7시 50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까지 단체 이동한다는 계획이다. 송 부대표는 “새 정부 출범 등 국민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역통합은 연설문에 통합을 몇 번 외쳤는지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우리 당 소속 의원들도 동참해달라고 요청하셨고, 당은 불가피한 일정이 있는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동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튀어나온 보행자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보행자와 부딪힌 차량 운전자는 “행인 시선이 휴대전화가 아닌 차량 쪽에 머물렀고, 이후 뛰어나온 행동으로 보인다”면서 보험 사기를 의심했다.유튜브채널 한문철TV에는 지난 12일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갑자기 뛰어나온 보행자’라는 제목으로 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사고는 지난 9일 오후 3시경 인천시 남동구의 한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발생했다.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휴대전화를 보던 한 남성이 튀어나온 것이다.제보자는 “사고 당시에 이상한 감이 있었지만 경찰, 119, 보험사 등에 연락해 사고처리 후 헤어졌다”고 했다. 다만 “사고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블랙박스를 확인해보니 행인 시선이 휴대전화가 아닌 (내) 차량 쪽에 머물렀다”며 “주변에서는 보험 사기 정황이 크다는 의견이고 저 또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한문철 변호사는 모자이크가 안 된 블랙박스 영상을 본 뒤 “휴대전화를 보다가 차량을 쳐다보고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처리와 관련해 “차주 잘못이 없으면 채무부존재 소송 걸어서 돌려달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는 못 피하지 않나. 건강보험으로 치료받는 게 현실적일 것”이라고 했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과 관련해 “9시 전에 출근도 안 한다”며 “북한 미사일 발사 때는 6시 땡 치고 퇴근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15일 전했다.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출근길마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대통령이 지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의 출퇴근을 포함한 취임 이후 동정은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대통령의 업무는 24시간 중단되지 않는다. 출퇴근 개념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당 지방선거 후보자 회의에서 “아침마다 대통령 출근길을 내어주기 위해 시민들이 20~30분 지각하고 있다”며 “시민의 불편이 심각하다고 하니까 이제는 아예 대통령이 매일 지각하는 거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9시 전에 출근도 안 한다”고 말했다.이어 “며칠 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3발을 발사했는데 NSC 회의조차 열리지 않았다. 그 사실을 보고받고 대통령은 그냥 6시 땡 치고 퇴근했다고 한다”고도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사일 도발 때 일찍 퇴근했다는 일부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은 그날 늦게까지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았다. 거짓말인 것은 윤 위원장이 잘 알 것”이라고 받아쳤다. 강 대변인은 “집권 경험이 있는 민주당이 이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거짓주장을 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통합과 협치의 기반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야당도 집권 경험을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검사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 후보자는 15일 검찰을 떠나며 “권력으로부터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린치를 당했지만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싸웠다. 그동안 두들겨 맞으면서 저는 제가 당당하니 뭐든 할 테면 해보라는 담담한 마음이었다”는 소회를 남겼다. 한 후보자는 내주 법무부 장관 자리에 임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전했다. 그는 “검사가 된 첫날, 평생할 출세는 그날 다한 걸로 생각하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생활인으로서, 직업인으로서 밥 벌어먹기 위해 일하는 기준이 ‘정의와 상식’인 직업이라서 이 직업이 참 좋았다”고 회상했다. 한 후보자는 이어 “정의와 상식에 맞는 답을 내고 싶었다”며 “사건에 따르는 상수인 외압 등에 흔들린 적 없었다. 덕분에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초년시절부터 꽤나 들었는데 세상에 공짜가 없으니 욕먹은 게 억울하지도 않다”고 했다. 그는 “단지 직업 윤리를 믿었다”며 “제가 한 일이 모두 다 정답은 아니었겠지만, 틀린 답을 낸 경우라면 제 능력 부족이지 공정이나 정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한 후보자는 조국 수사 등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에서 좌천 당했던 당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자기 편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린치를 당했지만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싸웠고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며 “권력자가 저한테 이럴 정도면 약한 사람들은 많이 억울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좌천성 인사에도 사직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저는, 누가 ‘왜 남아있냐’고 물으면, ‘아직 검찰에 남아 할 일이 있다’라는 대답을 해왔다”면서 “제가 말한 ‘할 일’이라는 건, 정당하게 할 일 한 공직자가 권력으로부터 린치 당하더라도 끝까지 타협하거나 항복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이겨낸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검사의 일은 ‘what it is’ 못지않게 ‘what it looks’도 중요한 영역이니, 저는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가 검사로서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 지 오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안에서 만나 힘이 돼준 인연들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 인연이 닿지 않은 이들에게도 인사를 남겼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6일 진행되는 국회 시정연설에서 ‘초당적 협치’와 ‘협력’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다. 59조 원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는 자리인 만큼 경제위기 상황을 강조하면서 협치의 가치를 내세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15일 “윤 대통령의 추경 국회 시정연설에서 ‘우리가 직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와의 초당적 협력 필요’ ‘수차례 위기를 극복해온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협치 통해 위기를 극복’ 등이 주요 키워드”라고 전했다. 여야는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59조4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심사에 돌입한다. 이번 추경은 여야 모두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신속 집행에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실보상 소급적용 여부와 재원 마련 방식을 두고 신경전이 예상된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은 15일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한 보수단체가 집회를 진행한 것을 두고 ‘평온과 자유를 깨뜨리는 반지성주의적 행동’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이 보수단체 집회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귀향 닷새 만이다.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등에 주말 일상을 공유하며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라고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소음으로 불편을 겪는 마을 주민들에게는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이 단체는 그의 사저 인근에서 확성기를 동원해 문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집시법 시행령 14조에 규정된 소음 기준을 준수하면서 이를 막을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의 불편이 야기되자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이 게시글에서 ‘반지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사를 통해 “정치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큰 원인으로 제기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고 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 바 있다.퇴임을 앞두고 “(퇴임 후) 잊힌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수차례 밝힌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지자들에 근황을 알리고 있다. 귀향 사흘 만인 지난 12일에는 첫 게시글을 올려 “저는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도 “양산 덕계성당에서 미사. 돌아오는 길에 양산의 오래된 냉면집에서 냉면 한 그릇”이라고 알렸다.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원치않는 회식에 끌려다녀야 하는 직장인의 속앓이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불참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는 등 회식과 관련한 갑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회식 관련한 갑질 제보가 지난 1~3월에는 3건이었으나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11건으로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달 18일부터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리면서 미뤘던 회식이 이어지자 이와 관련한 제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단체에 따르면 직장인 A 씨는 “휴무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상사가 술을 마신다고 무조건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며 “술을 안 마신다니까 차를 가져오라고 해 사람들의 ‘셔틀’을 시켰다”고 했다. 또 “(다른 회식은) 참석을 거부하니 괴롭히고 못살게 굴어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금융기관에서 일하는 B 씨는 “직원회의가 끝나면 항상 회식을 하는데 그나마 코로나 시국에는 덜했는데 코로나가 주춤해지니 회식을 더 많이 하게 됐다”면서 “회식에 불참했다고 그만두라는 퇴사 협박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선약이 있어도 대표의 말 한마디에 회식 참석을 강요당했다는 사례도 있다. 직장인 C 씨는 “사전에 공지하거나 상의도 없이 대표가 오늘 회식이라고 하면 그날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 가족 행사가 있어도 대표가 무서워서 말도 못 하고 회식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단체는 “회식비를 월급에서 공제한 회사도 있었다”면서 “회식 강요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다. 사장이나 상사가 회식을 강요하는 건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최연재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반복적인 술자리 강요나 회식 불참 노동자에 대한 따돌림·폭언 등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노동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며 “회식 자리에서 일어나는 상사의 폭언이나 성희롱도 엄연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강조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